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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교 121년만의 첫 한국계 주한 美대사 Sung Kim

    수교 121년만의 첫 한국계 주한 美대사 Sung Kim

    서재필이 갑신정변에 실패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을 얻은 때가 1890년 6월 19일이다. 이로써 서재필은 첫 한국계 미국인이 됐다. 그로부터 121년 만에 한국계 미국인이 주한 미국대사에 내정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차기 주한 미국대사에 성김(51) 국무부 북핵 6자회담 특사를 내정하고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을 요청한 것으로 지난 3일 확인됐다. 성김은 1970년대 중반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1980년 미국 시민권을 얻은 재미교포 1.5세다. 성김이 한국 정부의 임명동의에 이어 미 상원 인준을 통과해 8월쯤 22대 주한 미대사로 부임할 경우 1882년 양국 수교 이후 12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과 똑같은 얼굴을 한 미국대사가 서울에 오는 셈이다. 성김의 한국 이름은 김성용이다. 1960년생인 그는 부촌인 서울 성북동에 살면서 은석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녔고,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 갔다가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갔다. 1994년 미국에서 작고한 그의 아버지 김재권씨는 1973년 일본에서 ‘김대중 납치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주일공사로 재직 중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재권씨가 당시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성김 가족이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 간 것도 이 사건의 여파 탓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김대중 납치사건의 핵심인물인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자서전을 통해 김재권씨가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성김이 6자회담 특사로 임명됐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에서는 내부적으로 적절성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 대통령 자서전을 정리한 유시춘씨는 2009년 한 시사주간지 인터뷰에서 “성김이 당시 (납치)사건에 관여했던 김재권(일명 김기완) 주일공사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물론 미국대사관 관계자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련 내용을 자서전에 몇 줄 담을까 생각했는데 김 전 대통령이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도 말고, 쓰지도 말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성김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과거 아버지 얘기를 거론하는 것은 교포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유씨는 밝혔다. 충북 음성 출신의 김재권씨는 1958년 부산발 서울행 경비행기에 탔다가 탑승자 30여명과 함께 괴한에 의해 북한으로 납치된 뒤 20여 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송환됐다는 얘기도 있다. 성김은 또 방송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인기를 모은 가수 임재범씨와 사촌지간으로 알려졌다. 성김의 어머니 임현자씨가 임재범씨의 아버지 임택근(79) 전 MBC 전무와 남매지간이라는 것이다. 성김에겐 임재범이 외사촌 동생이고, 임재범에겐 성김이 고종사촌형인 셈이다.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과는 어릴 적부터 친구로 지내왔다. 성김 내정자가 어린 시절 성북동에 살 때부터 친구로 지냈고 그가 미국으로 간 뒤에도 꾸준히 교분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성김이 결혼할 때는 부인과 어학연수원을 함께 다닌 정 수석이 함을 지기도 했다고 한다. 성김은 펜실베이니아대, 로욜라 로스쿨을 거쳐 로스앤젤레스 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하다가 외교관으로 전직했다. 그는 2003년 주한 미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후 6자회담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며, 북한을 10차례 이상 방문했다. 2006년 주한 미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차관보에 의해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탁돼 전시전작통제권 전환, 북핵문제, 한국 대선 등의 업무를 처리했다. 2008년 상원 인준을 거쳐 ‘대사’(ambassador) 직함을 얻은 이후 6자회담 특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는 언론을 통해 한국민들에게 얼굴이 알려졌다. 그는 윗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인성의 소유자다. 성격이 온화하고 겸손하며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발언을 절제하고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등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성김이 조지 W 부시 정부 에 이어 오바마 정부에서도 고속 승진을 하는 것은 이 같은 장점 때문이다. 물론 북한 문제에 대한 그의 전문성도 신임을 받는 주요한 이유다.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대북정책 결정과정에서 성김에게 의존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그를 “성”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한다고 한다. 성김은 한국어로 웬만한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원어민만큼의 완벽한 어휘는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과의 협상 등 공식석상에서는 영어를 쓴다. 그는 “한국말을 할 때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더 긴장이 된다.”고 말하곤 한다. 그는 2남 3녀 중 넷째다. 어머니는 LA에 살고 형제들도 모두 미국에서 변호사 등으로 활동한다. 성김은 이화여대 미대 출신 한국 여성과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성김은 누구] ▲1960년 서울 출생 ▲1975년 미국으로 이민 ▲펜실베이니아대, 로욜라 로스쿨 졸업 ▲로스앤젤레스 검사 ▲주한 미대사관 1등 서기관 ▲미 국무부 한국과장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미 국무부 대사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
  • [열린세상] 김정일의 오산과 딜레마/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김정일의 오산과 딜레마/황병무 국방대 명예교수

    ‘온갖 힘을 다해 경제 건설을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발언이다. 김정일이 중국의 안보전략 기조인 경제 건설과 안정적인 주변 환경을 연계시킨 이 발언의 전략적 의미는 무엇일까. 김정일은 핵과 남북관계, 경제 건설이라는 세 가지 연계정책이 중국의 과거 안보전략 유형을 모방하고 있음을 비치면서 중국의 이해와 협조를 얻으려는 의도가 있었으리라 본다. 북한은 냉전 때 중국이 동맹국인 구소련의 핵우산을 마다하고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했음을 알고 있다. 내부 논쟁에서 마오쩌둥은 핵무기를 가져야 강대국의 들볶임(麻煩)을 받지 않고 평화로운 주변 환경의 조성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선 핵, 후 경제 건설’의 정책을 추진했다. 북한 또한 동맹국인 중국의 핵우산에 의존하지 않고 선 핵, 후 경제 건설 노선을 선택했다. 북한은 제 1차 핵실험 후 핵 국가로 자처하면서 강성대국 건설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개발 과정은 중국과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초래해 국내 경제 건설에 필요한 국제적 지원과 개혁에 불리한 주변 환경을 만들었다. 중국은 이로 인한 북한의 내부 붕괴를 더욱 우려한다. 1978년 말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 노선을 선포했다. 그러나 1979년 초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을 위해 평화롭고 안정적인 국제환경을 조성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베트남에 대한 단기 속결 응징전을 감행했다. 하지만 중국은 아세안 국가 및 국제사회에 중국 위협론을 확산시켰으며 베트남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10여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북한의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은 한국 정부로 하여금 대북 전략 기조를 바꿔 그들이 원하는 ‘무조건 대화’에 응하도록 강요하려는 데 있었다. 이는 북한의 오산이다. 북한에 대한 남한의 제재는 더욱 강화됐다. 북한의 의도를 인지한 중국은 북한 도발을 공식적으로 질책하기보다 상황의 악화를 막는 데 주력했다. 북한은 도발이 목적 달성에 실패하면 또 시도한다. 최근 북한이 이례적으로 남북정상회담 비밀 접촉을 폭로한 행위는 정상회담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남한이 주장하는 ‘선 사과’ 등 수뇌회담 개최의 ‘조건’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하지만 북한의 돌출행동은 남북관계를 경색시켜 남북대화의 재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김정일은 중국의 동북 3성과 남부지역의 산업 시찰을 마친 후 ‘많은 변화에 감탄을 금치 못 한다.’고 말했다. 북·중 양국은 나선 선봉지대와 황금평에 대한 합작 개발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리라 본다. 문제는 전면적 개혁·개방에 대한 북한의 결심이다. 지난 10년간 북한은 개혁·개방에 대한 시행착오를 하면서 중국식 큰 그림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이 아직도 김일성 유훈인 ‘우리식 사회주의’노선을 떨쳐버릴 수 없다는 증거이다. 또 엄중한 한반도 안보환경이 김정일로 하여금 통 큰 개혁·개방을 서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김정은으로의 안정적 권력 이양은 무엇보다도 김정일의 건강상태와 김정은의 권력 장악, 평화로운 주변 환경이 주요 변수이다. 하지만 김정일의 건강이 유지되고 주변 환경이 위태로울 때 국정 경험과 카리스마가 부족한 김정은에게 권력을 이양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의 후계 승인은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 북한은 핵개발로 야기된 국제적 고립과 제재라는 불안한 주변 환경 하에서 진정한 개혁·개방이 어려워 경제적 빈곤을 탈피할 수 없다. 김정일은 권력 이양 전에 이 딜레마 해결의 가닥을 잡아야 한다. 내우외환에 처한 북한은 치킨 게임에서 주도권 장악을 위해 온갖 공세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의 진의와 영향력의 한계는 밝혀졌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하면서 남북대화의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 북한은 남남 갈등을 노리면서 다음 정권의 대북정책 변화를 기다릴 수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은 대북정책의 정치 이슈화에 신중해야 한다. 또 대북정책 기조의 지속과 변화에 대해 냉철하고 합리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 최초의 한인 미국대사 오는 성김, 개인사 화제

    최초의 한인 미국대사 오는 성김, 개인사 화제

     서재필이 갑신정변에 실패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을 얻은 때가 1890년 6월19일이다. 이로써 서재필은 첫 한국계 미국인이 됐다.그로부터 121년만에 한국계 미국인이 주한미국대사에 내정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차기 주한미국대사에 성김(51) 국무부 북핵 6자회담 특사를 내정하고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을 요청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성김은 1970년 대 중반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1980년 미국 시민권을 얻은 재미교포 1.5세다. 성김이 아그레망에 이어 미 상원 인준을 통과해 8월쯤 22대 주한미대사로 부임할 경우 1882년 양국 수교 이후 129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인과 똑같은 얼굴을 한 미국대사가 서울에 오는 셈이다.  대사는 외국에서 자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직책이다. 따라서 애국심과 충성심이 남달라야 한다. 그런 자리에 한국계 미국인을 내정했다는 것은 미국 주류가 한국계 미국인을 이방인이 아닌 보편적 미국인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성김의 한국 이름은 김성용이다. 1960년생인 그는 서울 성북동에 살면서 은석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녔고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 갔다가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갔다. 1994년 미국에서 작고한 그의 아버지 김재권씨는 1973년 일본에서 ‘김대중 납치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주일공사로 재직 중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재권씨가 당시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성김은 펜실베이니아대, 로욜라 로스쿨을 거쳐 로스앤젤레스 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하다가 외교관으로 전직했다. 그는 2003년 주한 미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후 6자회담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며, 북한을 10차례 이상 방문했다. 2006년 주한 미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차관보에 의해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탁돼 전시전작통제권 전환, 북핵문제, 한국 대선 등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했다. 2008년 상원 인준을 거쳐 ‘대사(ambassador)’ 타이틀을 얻은 이후 6자회담 수석대표 겸 대북특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는 언론을 통해 한국민들에게 얼굴이 알려졌다.  그는 윗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인성의 소유자다. 성격이 온화하고 겸손하며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발언을 절제하고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등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성김이 조지 W 부시 정부 때에 이어 오바마 정부에서도 고속 승진을 하는 것은 이같은 장점 때문이다.  물론 북한 문제에 대한 그의 전문성도 신임을 받는 주요한 이유다.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대북정책 결정과정에서 성김에게 의존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그를 “성”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한다고 한다. 성김은 한국어로 웬만한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네이티브 한국인’만큼의 완벽한 어휘는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과의 협상 등 공식석상에서는 영어를 쓴다.  그는 2남3녀 중 넷째다. 어머니는 LA에 살고 형제들도 모두 미국에서 변호사 등으로 활동한다. 성김은 이화여대 미대 출신 한국 여성과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다. 외삼촌은 60∼70년대 아나운서로 명성을 떨쳤던 임택근 전 MBC 전무다. 그의 아들인 가수 임재범씨와는 외사촌 간이 되는 셈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폴리시 인사이트] 남북 비밀접촉 설명할 건 설명해야

    최근 북한의 대남행위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공식 매체를 통해 남북관계 이슈에 대한 정보를 남한보다 더 많이 공개하는 것이다.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이 여전히 밀실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노리고 남한 국민들을 흔들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남북 군사실무회담 당시 “북한이 저자세로 매달리듯 회의에 임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회의 분위기를 상세하게 공개한 일이 그랬고, 이번 비밀 접촉 폭로 역시 비슷한 수법으로 읽히고 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남남갈등이다. 원칙적이고 꼿꼿하기만 한 줄 알았던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었다니 보수진영에는 배신감을, 진보진영에는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불렀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외부의 적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폭로 내용 가운데 북측에서는 누가 나섰는지, 우리의 요구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는지 등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배신감이 잦아든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주장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하다. 북한은 어떤 협상 조건을 내걸었는지, 무엇을 요구했는지,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북측의 입장에는 변화가 있었는지 협상의 전모가 궁금하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북한의 주장은 진의를 왜곡한 것”이라는 통일부 대변인의 논평이 전부였다. 특히 비밀 접촉에 있어서 우리 외교안보라인의 아마추어적인 행동은 아쉬운 부분이다. 비난받을 부분은 받더라도 “돈봉투를 내놓고…정상회담을 구걸했다.”는 표현을 쓰고 실명을 거론했으면 최소한 책임 있는 사람의 진솔한 해명이 필요하다. 비밀 접촉은 말 그대로 양측이 ‘절대 함구’라는 기본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신뢰의 문제다. 우리에게 치명타를 입혔다면, 상대방에도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신뢰 훼손의 문제다. 책임 있는 사람의 책임 있는 의혹 해명이 필요하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부 외교안보라인 문제 없나

    정부 외교안보라인 문제 없나

    남북 간 비밀접촉을 폭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도록 만든 1차적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집권 4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과 외교안보 부처 간의 팀워크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대북정책의 원칙이 흔들리면서 과거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외교안보라인의 인적 구성이나 청와대, 국가정보원, 통일부, 외교부 등 관련 부처가 줄곧 엇박자를 낸 것도 남북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는 상황을 초래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임기 1년 8개월여를 남겨두고 이미 경제, 외교 분야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상대적으로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부진하다는 조바심이 ‘아마추어적인’ 대북 접근의 원인이 됐으며, 남북관계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접근한다는 기본 원칙마저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대북 문제 전문가는 “남북관계, 특히 정상회담은 조심스럽고 차분하게 단계적으로 논의해야 하는데, 남북관계가 전혀 개선이 안 된 가운데 정상회담 목표에만 너무 조급성을 띤 것이 이번 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의 협상 행태나 협상 과정에 대해 알고 있었더라면 무리하게 (남북접촉을) 추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부 내 외교안보라인에 북한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대북 정책의 부재와 유연성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비핵개방 3000’으로 대표되는 대북정책이 있지만, 지난해 터진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한 대북 제재 조치에 얽매여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는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했고, 결국 이 같은 상황이 북한의 비밀접촉 폭로에 이어 남북 비핵화회담, 6자회담까지 발목을 잡는 악순환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학자 출신(현인택 통일부 장관·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강경파가 주도하는 외교안보라인이 한계를 드러낸 만큼 중도성향의 대북 문제 전문가들을 투입하는 등 전반적인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관계는 청와대와 국정원, 통일부 등 관련 부처의 상호 협조체계가 중요한데 이 같은 시스템이 톱니바퀴처럼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특히 청와대가 국방개혁, 한·미동맹, 비핵화 추진 문제 등에 치중하면서 남북문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 내 주도 세력인 강경파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관계 부처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대북 문제의 주도권을 놓고 번번이 갈등을 빚어 온 국정원과 국방부, 천안함·연평도를 분리하더라도 비핵화를 먼저 추진하려는 외교부와 남북관계 우선 원칙에 따라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통일부 사이의 입장 충돌 등 외교안보 부처 간의 엇박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현 정부에 사실 북한 전문가가 있느냐. 북한에 한번 가 본 사람이 있느냐.”면서 “(이번 사태는) 아마추어리즘과 고지식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불상사”라고 말했다. 김성수·김미경·윤설영기자 sskim@seoul.co.kr
  • [드러난 남북 비밀 접촉] 北, 비밀 접촉 폭로 왜

    북한이 1일 남측이 세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며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렸던 남북 비밀 접촉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 폭로 배경이 주목된다. 북측이 이명박 정부의 ‘이중성’을 앞세워 남측 정부와 더 이상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만큼, 향후 남북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우선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관련 접촉을 상세히 밝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북 간 진행 중인 사안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공개한 것은 전례가 없다.”며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사과 및 정상회담 관련 주제로는 더 이상 남측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의도는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성명은 “시간이 급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이명박) 역적패당일 것”이라며 남측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말 바꾸기’와 세 차례 정상회담 제안 등을 밝히며 쐐기를 박은 것이다. 북측은 특히 지난달 18일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하는 문제에 대한 남측 정부의 진의가 북측에 전달됐다고 밝힌 것에 대해 “남측이 비밀 접촉을 날조해 먼저 여론에 공개하고 허튼소리를 내돌리는 이상 우리도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까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책임을 남측에 돌렸다. 북측이 남측 정부의 이중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남측 국민에게 메시지를 던져 여론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중국 등 남북대화를 먼저 하라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남북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남측으로 돌려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북측 국방위 대변인 대답이 ‘평양의 최후통첩’이라고 평가한 뒤, 북한이 ‘정세의 긍정적 발전’을 바라고 있다며 남측에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조선신보는 “조(북)중수뇌회담에서는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목표 견지’ ‘6자회담 재개 등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추구’ 등 정책방향이 확인됐고 그 직후 평양에서 동족대결정권을 향한 최후통첩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측이 남북대화를 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드러낸 만큼 북·미 대화로 건너뛰거나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제쳐 두고 핵문제를 먼저 협의하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상종(相從)/주병철 논설위원

    상종(相從)은 사전적 의미로 서로 따르며 친하게 지냄을 뜻한다. 듣기에 좋은 말이다. 요즘에는 ‘끼리끼리‘ ‘초록은 동색’이라는 다소 비꼬는 뜻으로 변질됐다. 사람의 인격이 고양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는, 즉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상종의 매력이다. 귤나무도 조건과 환경이 다른 곳에서는 엉뚱하게도 탱자 열매를 맺는 잡목이 될 수 있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도 넓게 보면 상종의 어원과 맞닿아 있다는 학설도 있다. 상종이란 의미가 잘 와 닿는 사자성어 가운데 유유상종(類類相從)이 있다. 주역의 계사(繫辭) 상편에 방이유취 물이군분 길흉생의(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라는 구절이 있다. “삼라만상은 그 성질이 유사한 것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 나누어 산다. 거기서 길흉이 생긴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순우곤과 관련한 고사도 이와 비슷하다. 제(齊)나라 선왕(宣王)이 순우곤에게 각 지방에 흩어져 있는 인재를 찾아 등용하도록 지시했다. 며칠 뒤 순우곤이 일곱 명의 인재를 데리고 왕 앞에 나타나자 선왕이 이렇게 말했다. “귀한 인재를 한번에 일곱 명씩이나 데려 오다니, 너무 많지 않은가?”라고. 그러자 순우곤은 “같은 종의 새가 무리지어 살듯 인재도 끼리끼리 모입니다. 그러므로 신이 인재를 모으는 것은 강에서 물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상종엔 상극이란 뜻도 있다. 갈등의 골이 깊은 유대인과 사마리아인. 기원전 970년 무렵부터 기원전 926년까지 유다와 이스라엘 민족을 다스린 솔로몬왕이 죽은 뒤 이스라엘은 사마리아가 수도인 북쪽의 이스라엘왕국과 예루살렘이 수도인 남쪽의 유다왕국으로 분열됐다. 이스라엘왕 여로 보임이 유다왕국의 예루살렘 성전 순례를 막으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유다왕국이 고레스의 칙령으로 다시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하려는 데 이스라엘왕국이 훼방을 놓으면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후 사마리아인들은 유대인들에게 멸시당하고 상종도 못하는 존재가 됐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그제 이명박 정부가 반북 대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더 이상 남측과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남한의 대북정책 변화를 노린 압박시위의 성격이 짙은 것 같다. 하지만 천안함·연평도 포격사건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북측의 만행을 감안하면 ‘상종’ 선언은 우리가 해야 하지 않을까.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만으로 언제까지 참고 견뎌야 하나.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나와 통일] (17) 렌젤 미클로시 주한 헝가리대사

    [나와 통일] (17) 렌젤 미클로시 주한 헝가리대사

    1980년대 말 주북한 헝가리 대사관에서 4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22년 후인 2009년 북한을 다시 방문했을 때 나는 매우 우울했다. 20여년 전과 비교해 북한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평양의 건물들은 페인트칠이 새로 됐거나 리노베이션이 조금 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도시의 모습은 내가 기억하는 1980년대와 거의 비슷했다. 북한 대사를 겸임하고 있기 때문에 1년에 한두 번은 북한에 꼭 가려고 하지만,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자주 방문하지 않으면 효과적인 대화를 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나는 남한과 북한이 통일을 할 수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같은 나라였고, 같은 언어를 쓰는 나라다. 국제사회에서 이제 분단된 나라는 거의 없다. 헝가리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곳곳에 흩어져 살았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에 가입하고 나서 국경이 사라지면서 헝가리도 일종의 통일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남북한은 반드시 통일이 될 것이다. 문제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이뤄지느냐다. 통일은 늦추면 늦출수록 어려워진다.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감성이 사라지면 통일을 힘들게 한다. 남한 정부는 통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여건인지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지, 효율적인지는 정부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공산권 국가로서 헝가리와 북한은 비슷한 면도 있다. 그러나 헝가리와 북한은 역사, 문화, 언어, 지리적 환경이 모두 다 다르다.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헝가리의 사례를 통해서 교훈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헝가리는 일당 정치체제로 중앙정부의 권한이 강했고, 통제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다. 헝가리에서도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1956년 헝가리는 국내외적으로 시스템 변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국내적으로는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만큼 충분히 준비가 안 돼 있었고, 국외적으로는 소련이 여전히 강력한 힘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헝가리가 혁명을 일으켰을 때 외부의 어떤 지지도 받지 못했고 결국 실패했다. 그리고 동유럽에서 변화가 생겼을 때 그때 비로소 변화하기 시작했다.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소련의 힘도 약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처음으로 헝가리에서 일어났고, 그 다음 폴란드 등으로 번져나간 것이다. 북한 역시 아직은 국내적으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외적인 상황은 더 복잡하다. 지정학적 상황, 두 최대 라이벌인 ‘슈퍼 파워(미국·중국)’가 경쟁하고 있다. 대국이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북한은 국내외적 환경이 더 어렵다는 얘기다. 나는 북한의 주민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북한이 어엿한 국제사회의 멤버가 됐으면 좋겠다. 국제법을 준수하고, 핵이 없는 나라였으면 좋겠다. 그러나 북한 정부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조언하지는 않을 것이다. 헝가리 정부와 나는 남북통일을 지지하며 분단된 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나는 지난 정부의 햇볕정책도 존중하고 이명박 정부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도 존중하고 지지한다. 그러나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국내 정치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다. 할 수 있는 말은 한반도 상황이 진정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도발과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 긴장은 물리적 충돌을 유발하고, 이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긴장의 완화와 협력, 대화, 평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중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한다면 많은 경제전문가나 기업가들이 북한의 초청을 받아 경제특구 등을 방문할 것이다. 이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경제 개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협력과 대화가 바로 정보다. 이런 것들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헝가리는 아주 작은 나라이고 내가 북한을 방문한다고 해서 어떤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그러나 작은 생각이나 정보들이 결국은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될 것이고,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진심으로 북한 사회의 변화를 보고 싶다. 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北, 외부세계에 대해 왜곡된 정보 가져…한국이 여러 채널 통해 정보 퍼 뜨려야”

    “정보는 핵무기보다 강합니다. 북한에 외부세계에 대한 정보를 퍼뜨려야 합니다.” 한국과 북한의 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9개국 대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근 북한 소식과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7일 서울 방배동 한국외교협회에서 열린 ‘북한겸임대사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두산 벨라 슬로바키아 대사는 “북한이 외부세계에 대해 매우 왜곡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한국이 가능한 한 많은 교류 채널을 가동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벨라 대사는 “김영남 위원장 등 북 고위층과의 만남에서 그들이 햇볕정책과 6·15공동선언 등에 향수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면서 “북한 당국자들이 미국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외세의 간섭없이 평화적이고 독립적으로 통일을 이루고 싶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1980년대에 4년간 주 북한 대사를 지낸 바 있는 렌젤 미클로시 헝가리 대사는 “20년이 지나 북한을 다시 방문했는데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을 보고 기분이 매우 우울했다.”면서 “진심으로 북한 사회의 변화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3번째 방문했지만 북한이 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한국에 좋을 것이 없다.”면서 “모든 당사국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 멘크벨트 네덜란드 대사도 “인권문제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으나 ‘우리는 유엔의 지침에 따르고 있다. 당신들이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위대한 지도자의 업적을 미화하는 데 급급했다.”고 전하면서 “외교관으로서 처음 겪은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멘크벨트 대사는 네덜란드가 집을 지어주거나 6~9세 어린이에 대한 식량지원을 돕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호텔에 렉서스를 타고 온천을 하러 온 사람들을 봤는데 식량 살 돈은 없다고 한다. (식량지원 요청이) 2012년 강성대국을 준비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북한에서 돌아온 멘크벨트 대사는 북한을 안전하고, 깨끗하고, 훈련이 잘된 사람들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 스파이를 보듯 눈을 잘 맞추려 하지 않고 한국어를 조금이라도 하면 불쾌해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1990년대 초반의 중국과 비슷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벨라 대사는 가난에 빠진 북한의 풍경을 ‘절망적’이라고 표현한 뒤 “날씨는 좋았지만 중국 국경을 넘어가면서 녹색은 거의 없는 벌거벗은 산을 봤다.”고 설명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당내 노선투쟁? 민생·서민정책 말하는데 이념은 무슨…”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당내 노선투쟁? 민생·서민정책 말하는데 이념은 무슨…”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이 목표 →‘반값 등록금’ 정책의 추진 배경은. -황우여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화두를 던지기 이전에 한나라당은 2006년부터 반값 등록금이라는 이름으로 등록금 완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특히 국가 장학금 제도를 확충해 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900억원 수준이던 국가 장학금이 현재는 5300억원 규모로 늘었다. 그리고 든든학자금 대출제(취업 후 학자금상환제)도 공부는 하고 싶은데 돈 때문에 학교를 못 다니는 학생이 있으면 안 되겠다는 취지로 연간 1000억원 정도 규모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이자율도 아주 저렴하게 낮췄다. 그런데도 과중한 등록금 문제로 매 학기 초가 되면 학내에서 소란이 일어나고 있다. 아직까지 학생과 학부모의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등록금 부담 완화가 충분치 못하다는 취지에서 던진 화두다. →정책 목표는 이름대로 ‘반값’인가. -등록금 자체 인하보다는 부담을 절반 수준까지 내리는 게 목표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확충해 갈 것이다. 정책위 차원에서는 조만간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등록금 문제, 높은 진학률, 대학구조조정 문제 등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산업 각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수급 인력에 대해서도 구조적으로 판단하는 새로운 디자인이 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직접 예산 투자는 한계가 있다. 국민 세금으로 무한정 투자한다는 것은 무리다. 대학 자체적으로도 재원 확보책을 강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 적립금을 꺼내 쓸 필요가 있다. ●한·미 FTA 7월 처리할 수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은 어떻게 하나. -일단 미국이 전향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 갈 생각이다. 너무 빨리 서두를 필요가 없다. 다만 정부에서 어느 정도 제안할 준비가 됐다고 하면 일단 상정할 것이다. 핵심은 FTA 발효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 보전책 마련 문제인데, 각계 의견을 듣고 여야 간에도 논의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 →처리 시기는. -미국이 7월 초에 처리한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도 7월에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야당의 협조를 전제로 한다. →한·유럽연합(EU) FTA 비준안 처리에 따른 부수법안 처리 시기는. -야당과도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이 된 부분이니만큼 가능한 한 조속히 처리하겠다. →감세에 대한 입장은. - 지금 이 시점에선 추가 감세 방침을 중단하는 게 맞다. 거기서 나오는 재원, 세계잉여금,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나오는 예산을 서민에게 더 돌아가게 해야 한다. →법인세 감세 철회 방침이 후퇴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당내에선 대체로 소득세 감세 철회는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러나 법인세 부분은 이견들이 있다. 기업의 투자 여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는 논거를 댄다. 그런 의견까지도 모두 참작해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서 총의를 모아갈 것이다. 감세 철회 입장은 불변이지만 논의를 해 보겠다는 취지다. →정책 방향을 놓고 당내 노선 투쟁이 진행중이다. -우리 정책의 출발점은 경제 회복의 온기가 서민에게까지 제대로 감지될 단계까지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기조가 서민의 기대에 못 미친다면 정부를 설득해서 그쪽으로 가겠다는 취지다. 민생, 서민 정책을 말하는데 거기에 무슨 이념이 있는가. 도리어 민생 챙기기가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더 맞다. 부익부빈익빈을 줄이는 획기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 청와대와의 부분적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입장에선 민심을 국정에 적극 반영해서 한나라당 쪽으로 되돌려야만 한다. 정무적인 판단에 있어서 당보다는 청와대·정부가 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 정부를 설득하는 노력을 더 배가할 것이다. →대북정책 전환 문제가 거론된다. -아직까지 황 원내대표나 나나 정부와 다른 입장을 얘기한 적이 없다. 남쪽의 믿음과 신뢰를 터무니없이 저버리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응징이 필요하다. 북쪽에서 아무런 반응도 취하지 않는데 교류 협력만 강화해서 나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북 정책에 대해선 정부의 일관된 태도를 지지한다. 국민 다수의 의식 흐름도 그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북한인권법은 처리하나. -6월 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할 것이다. 이것은 이념의 문제와는 또 다르다. 전 세계에서 북한 인권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자료 수집도 하고 거기에 필요한 상응조치도 취하고 국제 연대도 해야 북한 인권이 개선되고, 교류 협력을 통해 통일을 이뤄 갈 수 있다. 야당에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전관예우 방지법 반드시 관철 →전관예우 방지 차원에서 발의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의 처리 계획은.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다. 지금까지 발의된 15개 개정안을 검토해서 부실 감독 체계를 실효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강화할 것이다. →한국은행에 검사권을 부여하는 한은법 개정안 처리 방침은.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다만 국회 기획재정위와 정무위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 차원에서 방침을 정하기보다는 법사위 의원들의 객관적인 판단에 맡기는 게 맞다고 본다. →통신료 인하는 관철시킬 수 있나. -지난 18일 방송통신위와 당정협의를 하려고 했지만 인하 수준이 너무 미약해 무산됐다. 우리나라 통신비가 세계 각국의 수준에 비해 너무 비싸다. 특히 스마트폰 통신료가 비싸다. 통신사업자의 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통신 소비자들을 위해 통신사업자의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고엽제 매몰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우선 진상 규명이 더 시급하다. 미국과의 협조가 잘 안 되거나 할 때는 국정조사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를 논의할 수는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이주영 프로필 ▲1951년 경남 마산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대,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서울지법·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경상남도 정무부지사 ▲16, 17,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인권위원장, 수석정책조정위원장 ▲대통령선거 중앙선대위 정책상황실장 ▲한나라당 경남도당 위원장 ▲국회미래한국헌법연구회 대표, 국회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美 국무차관에 웬디 셔먼 유력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이 새로운 미 국무부 정무차관으로 유력하다고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린폴리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오랜 측근인 웬디 셔먼이 국무부 서열 3위 직위인 정무차관으로 유력시된다.”면서 “100%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거의 인선이 마무리된 단계”라고 국무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셔먼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밑에서 대북정책 업무를 주도했으며,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시절에는 의회담당 국무부 차관보를 역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톰 도닐런 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국무부 업무 인수팀에 들어가 주도적으로 일했다. 북한 등 동북아 전문가인 셔먼이 정무차관을 맡게 되면 국무부 상층부가 동북아 문제를 소홀히 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곧 퇴임할 현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이 동북아 전문가인 반면 스타인버그의 바통을 이어받는 현 정무차관 빌 번스가 중동 전문가라는 측면에서 그 같은 우려가 제기돼 왔다. 국무부 서열 2위와 3위가 각각 중동통(通)과 동북아통으로 균형을 이루게 되는 셈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난 진보적 중도…보·혁장점 ‘정책믹스’ 정치인 해야할 일”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난 진보적 중도…보·혁장점 ‘정책믹스’ 정치인 해야할 일”

    여야의 정책 대결이 뜨거워지고 있다. 각 당에서 정책을 매개로 ‘노선 투쟁’이 빚어지고 있는 데 따른 영향도 크다. 마침 양당 지도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서민 정책’을 놓고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주영,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이 대결의 선봉에 서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당의 정책은 차기 총선과 대선의 밑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리다. 특히 이들이 잡는 방향타는 각각 진행 중인 당내 노선 투쟁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어 더욱 민감하다. 그 중요성을 반영하듯, 두 의장의 사무실은 ‘축하 난’으로 가득했다. 특히 야당의장의 방에 여야, 재계, 관계 가릴 것 없이 쏟아진 축하는 그 미묘한 위상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한나라 반값등록금 정책 환영 →반값 등록금 정책이 이슈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어떻게 다른가. -한나라당이 3년 반 동안 나 몰라라 하다가 이제라도 들고나온 것 자체는 환영한다. ‘반값 등록금 여야정협의체’를 빠른 시간 내에 만들 것을 제안한다. 우선 6월 임시국회 안에 등록금 재원 5000억원을 추가경정 예산으로 편성하고 등록금 관련 5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5대 법안은 ‘등록금 상한제법’,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 개선법’, 장학금 확대법, ‘지방교육재정확대법’, ‘교육재정확대법’이다. 민주당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소득구간 10분위 중 가장 낮은 1분위(연소득 1238만원) 이하에게 등록금 전액인 700만원 지원 ▲정부에서 현재 지원하고 있지 않은 소득구간 2~4분위(3270만원) 학생에게 등록금 절반인 350만원 지원 ▲소득 5분위 이하에게 30%인 210만원 지원 등의 정책도 담고 있다. ●한·미 FTA 우격다짐으로 안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은. -한·미 FTA는 우격다짐으로 할 게 아니다. 6월 임시국회에 상정하지 말아야 한다. FTA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 마련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미국 국회에서도 한·미 FTA 체결로 실직하게 될 자국 노동자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해 주는 무역조정지원(TAA) 연장 법안을 FTA와 연계해 처리하지 않으면 상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 공감대도 필요하다. →대안만 마련되면 한·미 FTA는 통과시키는 건가. -참여정부 시절 협상 선이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 FTA는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 경제성 효과 평가를 민주당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명의로 추진할 것이다. 상정 전에 부문별 경제성 평가를 한번 더 할 필요 있다. 특히 미국 의회의 움직임과 연계돼야 한다. 이익의 균형이 깨졌는데 미국이 여름 국회에서 조정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전략적 차원에서 재재협상이 필요하다. ●대북정책 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한나라당 일각에서 대북정책 기조 수정 요구도 나온다. 민주당은 어떤가. -남북 대화를 해야 한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평화가 돈이고 경제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 대화를 안 한 결과는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나타났다. 금강산 사업이 없어지면서 강원 경제가 망가지는 것을 접경지역 국민들이 느낀 것이다. 선명성 경쟁이 아니라 대세다. 가야 할 방향과 대세에 누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 →북한인권법 처리 방침은. -정부·여당이 먼저 입장을 정리한 통일안을 가져와야 한다. 북한인권법은 알려진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다르다. 인권재단 설립이 주요 내용인데 통일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서로 재단을 가지려고 각을 세우고 있다. →소득세 및 법인세 추가 감세 문제에 대한 입장은. -부자 감세를 즉각 철회하고 법인세도 대기업 특혜 조항을 재검토해야 한다. →대여(對與) 정책협의 원칙은. -‘상선약수.’ 흐르는 물처럼 낮은 데로 임해 강을 만들고 바다를 만들 것이다. 원칙을 지키면서 ‘악센트’ 있는 정책을 펴고 싶다. 지켜야 할 원칙은 지키되 양보할 건 과감히 양보할 것이다. 그동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로서 한나라당 주성영 간사와 한번도 다툰 적이 없다. 정부는 야당과도 당정협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원하면 먼저 야당과 소통해야 한다.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법안)은 어떤 건가. -우리 사회의 기회균등을 위한 부분이다. 재벌기업, 사법개혁 분야는 물러설 수 없다. 금산분리는 견제와 균형을 위한 필수 장치다. 지난 3년간 특혜를 받지 못한 중산층 서민들의 가슴에 너무 많은 멍이 들었다. 생활고와 연결되면 하나둘씩 밖으로 표출될 것이다. 이대로 가면 민심이 폭발할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중요한 시기이다. 어떤 부분에 주력할 건가. -거대 담론도 중요하지만 여성으로서의 섬세함과 포용력은 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육아·보육·전세난·대학등록금·물가대란 등 민생고·생활고가 모두 여성의 문제와 직결된다. →민주당은 어떤 정책 노선을 지향해야 하나. -‘민생 진보’다. 보수, 진보의 축을 따지는 것은 의미 없다. MB노믹스로 혜택받지 못한 서민·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신뢰 있게 지속적으로 펴가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진보다. 정책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다. 시대가 요구하고 국민이 바라는 정책이 무엇인지, 어느 정당이 진정성 있게 담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정책이 특정 대선 후보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007년 대선에서 다음 대통령 선거는 복지가 화두일 거라고 예측했다. 복지 화두는 국민소득 2만~3만 달러로 넘어가는 모든 나라가 겪은 공통 어젠다다. 세금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꿔 줄 시기가 왔다. ‘세금=미래=보험’이란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정책 노선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건 진보적 중도다. 오바마 정부를 예로 들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연히 진보적인 사람이지만 정책은 반드시 진보적이지 않다. ‘정책 믹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보와 보수의 장단점은 국민이 판단할 것이고 양쪽의 장점을 어떻게 배합하느냐가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김진표 원내대표와는 어떤 점이 통하나. -김 원내대표가 처음 전화를 걸어와 “박 의원은 내가 갖고 있지 못한 부분을 갖고 있기에 서로 보완이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 김 대표 하면 관료 출신의 중도적 성향이라고 하는데 대표가 된 이후 (진보 성향이) 강해진 것 같다. 상대적으로 내가 좀 더 부드러워져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첫 여성 당 정책위의장인데, 여성 정치인의 현 주소는. -우선 굉장히 부담스럽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여성 정치인의 상징적 인물이지만 박 대표와 정책은 연결고리가 쉽게 맺어지지 않는다. 국회를 정쟁이 아닌 정책의 대결 장소로 바꾸고 싶다. 정책 대결이 생활정치로 연결되고 이것이 정치의 본질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2008년 통합민주당 시절 손학규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했다. 다시 지도부로 만나니 어떤가. -담금질을 통해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손 대표를 통해 느낀다. ‘우리 사람이다’란 단어를 쓰게 된 계기는 지난해 겨울 천막농성 때다. 천막 속에서 진정성 있게 생활하는 모습이 의원들에게 감동을 줬다. →손 대표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보나. -손 대표가 신임 지도부들을 모아 놓고 “나는 독점할 생각이 없다. 많이 듣고 논의해 가는 구조로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좀 더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어떨까 싶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박영선 프로필 ▲1960년 경남 창녕 출생 ▲수도여고, 경희대 지리학과, 서강대 언론대학원 졸업 ▲MBC 보도국 기자, 앵커, 경제부장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열린우리당 대변인 ▲17, 18대 국회의원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 지원실장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민주당 FTA대책 특위 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국회 사법개혁특위 검찰소위 위원장 ▲민주당 정책위의장
  • “감세철회는 친서민” vs “감세 보수정책 기본”

    “감세철회는 친서민” vs “감세 보수정책 기본”

    반값 등록금, 감세 철회, 대북정책 전환 등 ‘정책 좌클릭’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노선 투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 쇄신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는 25일 정례회동에서 추가감세 철회가 바람직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책위 부의장인 김성식 의원은 “추가감세 철회는 정부·여당이 친서민정책을 제대로 하느냐를 상징하는 사안이 됐다.”며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에 대한 추가감세 철회를 주장했다. 김성태 의원도 “현 정부 경제정책은 강만수 사단의 전횡 구조이자 강만수 학파의 학술 경연장이었다.”면서 “감세 철회는 쇄신과 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친이(친이명박)계 조해진 의원은 “정부가 세금을 더 많이 거둬서 복지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방식보다는 세금을 줄여줘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를 확대해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복지 증대로 연결되게 해야 한다.”면서 “감세는 보수주의 경제정책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표적인 감세론자인 나성린 의원은 “30일 ‘감세 의총’에서 법인세 감세를 철회하는 대신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유지하고, 소득세 감세는 철회하든지 최고세율 구간을 하나 더 만들든지 하는 방식으로 타협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법인세와 소득세 추가 감세 철회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값 등록금’에 대해서는 대선주자인 정몽준 전 대표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반값 등록금을 시행할 경우 다른 주요 사업을 못 하게 된다.”면서 “우선 고등학교 의무교육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우여 원내대표가 열심히 일하지만, 우리는 시민단체가 아니라 집권 여당”이라고 쏘아붙였다. 소장파 당권 주자인 남경필 의원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대북정책 수정을 촉구했다. 국회 외통위원장인 남 의원은 “1년이 된 ‘5·24 대북제재’ 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악행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것과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한다는 것이 큰 방향이지만, 북한은 고통을 느끼지 않고 있고 북한에 대한 채찍은 거꾸로 우리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왔다.”면서 “정경 분리에 따라 경협이나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갖는 등 근본적인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종부세 원상회복·대북정책 전환… 한나라 ‘좌클릭 논쟁’

    ‘반값 등록금’으로 불붙은 한나라당의 ‘좌클릭 논쟁’이 종부세 부활과 대북정책 전면 전환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조세 정책 변화를 통한 복지강화와 남북화해 정책을 놓고 여권은 앞으로 계속 노선 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원내대표 등 신당권파와 소장파 및 친박(친박근혜)계는 당 노선을 중도개혁 쪽으로 틀려고 하고 있고, 친이(친이명박계)계 및 청와대·정부, 정몽준·오세훈·김문수 등 또 다른 대권주자들은 보수강화를 외치고 있다. 친박계이자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인 송광호 의원은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종부세를 원상회복해야 한다.”면서 “종부세를 내고서도 못 내는 사람보다 잘살 수 있으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종부세를 ‘노무현 정권이 잘못 박은 대못’이라고 규정하고 대폭 완화했다. 송 의원은 또 법인세 추가감세 논란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감면하면 대기업이 투자를 한다든가, 노동력 창출을 해준다든가, 이런 걸 해야 하는데 지금 재벌은 탈세, 분식회계 등으로 국민들이 얼굴을 찌푸리는 행동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황우여 원내대표-이주영 정책위의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신선한 정책들이 나와 기쁘다.”면서 “정부와 싸워 꼭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광호 “종부세 원상회복해야” 종부세 부활 주장은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친이계인 정옥임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훼손해선 안 된다.”면서 “종부세는 실현되지도 않은 이익에 부과하는 부유세로 사회주의적 조세”라고 비판했다. 친박계인 이한구 의원도 “종부세는 부동산 관련 부유세로 사유재산 보호라는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소장파로 감세 철회를 이끌고 있는 김성식 정책위부의장은 “송 위원장의 발언 취지는 세금을 낼 사람은 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현행 종부세는 적용 대상의 범위를 축소하고 세율을 낮추는 등 합의를 통해 나온 것이어서 과거로 되돌릴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다른 소장파 의원은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종부세 원상회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대북지원 검토할 시점” 한편 소장파 내에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를 줘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국회 외통위원장이자 소장파의 유력 당권후보자인 남경필 의원은 ‘5·24 남북경협단절조치 1년,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제는 인도적 대북 지원 재개와 남북 경협 재개를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정부가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남 위원장은 “지난 정부의 햇볕정책에 공과가 공존하는 것처럼, 현 정부의 강경한 대북 정책도 공과 과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강경한 응징을 외치는 것만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소장파인 홍정욱 의원도 “남북관계는 대화와 경제협력, 인도적 지원으로 해결하고, 북핵문제는 6자회담 등 국제사회의 틀에서 해결하는 투 트랙 전략이 맞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치가 아니라 안정”이라고 주장했다. ●홍정욱 “경협·6자 투 트랙 전략 필요” 그러나 친이계의 김영우 의원은 “대북정책을 지금 시점에서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설령 우리가 유화정책을 펴더라도 북한은 개혁·개방은 하지 않은 채 ‘퍼주기’를 할 만한 남한정권이 들어서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옥임 의원도 “현 정부가 전술적인 시행착오를 범했다 하더라도, 지난 정권의 전략적 시행착오가 합리화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로버트 킹, 北으로

    로버트 킹 미국 대북인권특사가 북한 식량 평가팀을 이끌고 24일부터 28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국무부가 20일 발표했다. 킹 특사의 방북팀에는 미국의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해외재난지원국의 존 브라우스(전 북한담당관) 부국장 등 식량 전문가들이 포함된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킹 특사는 북한의 식량 수요를 평가하기 위해 현장 조사 활동을 벌이고 평양에서 북한 당국자들과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9년 3월 대북 식량지원이 중단됐다.”며 “방북팀의 평가는 이번 조사는 물론 세계식량기구(WFP)와 다른 미국의 비정부기구들에 의해 이뤄진 판단들을 종합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방북 활동은 무엇보다도 철저한 수요 조사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외에 식량지원을 위해서는 적합한 프로그램 관리와 모니터링, 배분 현장 접근도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식량 평가팀이 미국으로 돌아오면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량을 지원 할 것인지 검토 절차가 진행될 것이며 대북식량지원 단체들은 물론 한국 정부와도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대북 인도적 지원에 부정적인 한국 정부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 킹 특사의 방북은 2009년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미 행정부 당국자로서는 첫 방북이어서 이를 계기로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도 관심이다. 하지만 킹 특사가 방북 기간 중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져 오히려 갈등이 깊어질 소지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23일 노무현 前대통령 2주기 학자들의 참여정부 재평가

    23일 노무현 前대통령 2주기 학자들의 참여정부 재평가

    “그의 도전은 의미 있었지만 정책을 시행하는 세밀함이 부족해 아쉽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하루 앞둔 22일 학계를 중심으로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상당수 학자들은 “지역주의 타파와 복지 확대 등 새로운 사회적 의제를 제시한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정책 집행 과정에서 세밀함이 부족해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추진과 지역균형 개발정책은 현 정부도 계승할 만큼 시대적 화두를 던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제시한 지방균형 발전과 복지의 확대, 참여민주주의 등은 이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중요한 화두가 됐다.”면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보여 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지역통합이라는 과제가 중요했지만 행정수도 이전 등의 개발 공약과 선거제도 개편이라는 방식으로 접근이 이뤄지면서 지역개발을 둘러싼 갈등을 유발했다.”며 “대연정도 정책적 유사성을 중심으로 모이자고 한 것은 참신한 발상이긴 했지만 순진한 측면이 있어 결국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에서 권력기구 민주화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강화라는 측면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 후반기에 속도를 냈던 동시 다발적 FTA 추진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FTA라든지 대외정책에 있어서 이념보다 실용을 강조한 측면이 의외였다.”면서 “대외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합리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석우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개방정책은 취임선언문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개방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FTA 결과로서 경제·외교 정책이 우리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됐다는 점도 성과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에선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집권 초기 친노동정책을 많이 펼 것으로 예상됐으나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노동계와 각을 세웠다.”면서 “국가 지도자로서 경제발전이라는 목표를 버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에 있어서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이라는 기조를 천명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종만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가재정운영 계획도 30년 이후의 복지상황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연금제도 개혁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순환의 틀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노 전 대통령이 표방한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학계는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를 했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햇볕정책을 계승한다는 큰 틀을 유지했지만 더 이상 발전시키지는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철희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국의 성장으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는 시기에 미국에 대한 의존보다 주변국과의 연대를 고민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그러나 “미국 부시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동현·김소라기자 moses@seoul.co.kr
  • 美,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 방북 검토

    미국 정부는 18일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식량사정에 대한) 우리 자체의 평가를 하기 위해 킹 특사를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토너 대행은 미국의 자체 평가가 식량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부분 중 하나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식량난 관련 사안을 매우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곳에 이를 제공하는 것은 미국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식량난 원인과 관련, “북한이 그 상황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면서 “나쁜 정책들과 자원의 잘못된 분배 및 관리로 초래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양국 간에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식량지원 필요성 문제와 관련, 한국과 강한 일치가 있다고 말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해소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것과 관련, “우리는 보고서 공개를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위성락 본부장·보즈워스 美대표 면담…北식량 실사후 지원재개 결정

    위성락 본부장·보즈워스 美대표 면담…北식량 실사후 지원재개 결정

    한·미는 미 정부 당국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조만간 북한에 보내 북한의 식량 평가를 실시한 뒤 결과에 따라 대북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이뤄진 국제식량기구(WFP)의 북한 식량 평가 결과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보여온 한·미 정부가 자체 평가단을 북한에 보내기로 함에 따라 결과에 따른 대북 지원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에 이어 오찬을 한 뒤 이 같은 입장을 정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한·미 간 남북대화를 출발점으로 6자회담으로 가는 접근법을 평가했으며,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대응, 북한의 식량 문제에 대한 평가 등이 이뤄졌다.”며 “각국이 진행 중인 식량 평가를 교환하고, 좀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사람(대표단)을 보내기로 의견을 모았고, 그 평가에 기초해 (지원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를 단장으로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오는 23일쯤 평양을 방문, 모니터링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킹 특사의 방북은 지난 2009년 8월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이 중단된 이후 처음 이뤄지는 미 고위당국자의 방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결과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 대북 소식통은 “킹 특사의 방북은 식량 지원 재개를 고려한 조치”라며 “방북 이후에도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한 소식통은 “WFP 등 국제기구의 평가에 대한 신뢰가 낮아 직접 가서 보겠다는 것인데, 킹 특사가 인권 문제를 거론할 수도 있어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회담때 北UEP 불법성 짚고 가야”

    최근 남북 당국 간 비핵화 회담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고위당국자는 “남북 간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이 열리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의 불법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지난 7일 외교안보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의 UEP를 중단·해체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6자회담 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UEP의 불법성을 짚고 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를 위해 남북 수석대표회담에서 “안보리를 거쳐서 6자회담으로 가는 방안을 협의해야 하며, 북한이 안보리에 가느니 자발적으로 없애겠다는 확약을 받는 등 UEP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과 중국이 UEP 문제를 6자회담으로 가져가서 협의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사전 해결론’으로 쐐기를 박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당국 간 고위급 회담과 관련, “북한이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진실과 화해를 결심하고 이에 대해 사과해야 남북대화 복원을 위한 문턱을 넘는 것”이라며 “천안함·연평도 사과로 다 풀리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대북 지원 등 남북 대화의 본질이 달라지려면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진정성과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동시에 보여야 남북대화도, 6자회담도 진전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현인택 통일부 장관 유임에 의한 대북정책과 관련, “대북정책은 통일장관이 바뀌느냐 안 바뀌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달려 있다.”며 “북한이 천안함·연평도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준비가 돼 있으면 어떤 통일장관이더라도 남북대화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현인택 그대로

    현인택 그대로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이번 개각에서 유임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임기 후반의 대북 정책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북한에는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시인, 사과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임과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보수 세력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정부는 현 장관을 교체할 경우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지 않으냐. 류우익 전 대사가 통일부 장관이 될 경우 대북정책이 유화모드로 바뀔 수 있다는 잘못된 기대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북한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밝혀 북한을 의식하지 않고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국내적으로는 그동안 지켜온 원칙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남북대화를 재개할 경우 보수 세력의 비난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면 지지세력이 다 떨어진다.”고 말해 정상회담의 의지가 별로 없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대북전략을 짜야 하는데 내부 비판에 겁을 먹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를 걸었었는데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은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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