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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에서 창작 꿈★이뤘어요”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구상하고, 완성했어요.”도시철도공사 한 직원이 최근 막이 오른 대형 뮤지컬의 원작 대본을 써 화제다. 주인공은 공사 사내 기자인 조정아(31·여)씨. 조씨는 8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막이 오른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의 원작자다. 이 작품은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문화 게릴라’로 불리며 연극계에서 독창적인 한국적 연희 미학으로 입지를 다진 중견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윤택씨가 연출을 맡았다. 조씨는 지난해 12월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이 작품의 원작을 응모했으나 최종심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 작품을 눈여겨본 이윤택씨가 뒤늦게 뮤지컬 공연을 제안, 에피소드를 풍성하게 하고 대사를 집어 넣는 각색작업 끝에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 작품은 여성실용백과인 ‘규합총서’를 쓴 조선 최초의 여성 실학자 빙허각과 조선왕조의 임금인 정조가 만나 사랑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역사적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조씨는 중앙대 문예창작과 출신으로, 대학 졸업 뒤 도시철도공사 홍보실에 입사했다. 그러나 창작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창작 활동을 계속했고 지난해엔 문화일보 주최 ‘지하철 에피소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탔고 한국문인협회 계룡지부가 주관한 ‘제1회 김장생 문학상’에서 시 부문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수원에서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구상을 한다는 조씨는 “앞으로도 계속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용인 공공기관들 “학원 뺨치네”

    “여름방학은 공공기관에서 보내세요.” 용인시가 내놓은 여름방학 교육프로그램이 웬만한 유료 사설기관보다 낫다. 독서교실도 있고 종이접기와 이야기극장 등 여가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득하다. 6일 시에 따르면 용인시 관내 공공기관들이 준비한 교육프로그램은 방학기간동안 등한시하기 쉬운 독서를 비롯해 영화제, 뮤지컬배우기 등 사설학원에서 다룰 수 없는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처인구 역북동에 위치한 용인시립도서관은 어린이 독서교실(7월25일∼8월 4일),‘도서관장과 함께 하는 명심보감 이야기’(8월7∼18일), 어린이 사서체험 프로그램(7월24일∼8월31일)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시립도서관은 독서교실과 신문활용교육, 종이접기, 북아트 등으로 꾸며지는 독서교실 참가학생을 오는 11∼12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다. 이와 함께 다음달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 초등학생과 유아들을 위한 ‘작은영화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문의 (031)324-4606. 수지구 풍덕천동에 위치한 수지도서관에도 ‘어린이 독서교실과 방학특강’,‘이야기극장’,‘작가초청 강연회’,‘이야기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마당’,‘북아트 전시’,‘금요영화 상영’,‘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방학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여름 독서교실과 방학특강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진행되며 오는 13∼14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희망자를 모집한다. 독서교실과 방학특강을 제외한 프로그램들은 예약 없이 당일 행사장에 오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문의 (031)324-8972. 용인시 예절교육관은 다음달 7∼9일과 16∼18일을 초등학생 160명을 대상으로, 같은달 10∼11일 중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여름예절학당을 운영한다. 오는 10∼21일 전화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 참가 희망자를 모집한다. 문의 (031)324-4978. 용인 행정타운에 위치한 청소년수련관은 다음달 한 달 동안 관내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여름방학특강 6과목을 개설한다. 희망자 신청서는 오는 10∼13일 청소년수련관 홈페이지(www.youth.yonginsi.net)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문의 (031)324-3143. 시 여성회관은 학생들이 뮤지컬에 대한 개론을 배우고 대본 읽기와 노래, 안무, 무대발표회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뮤지컬 클래스’를 오는 18∼22일 개설한다. 문의 (031)324-8985.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KBS2TV 새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 유오성·채시라

    KBS2TV 새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 유오성·채시라

    She said:꿈꾸기는 왜 10∼20대 여자들의 전유물이 됐나.20대 초반에 남자 꾐에 빠져 결혼한 쌍둥이 아줌마는 꿈을 꾸면 안되는 걸까. 가계부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남편의 쥐꼬리 월급으로는 살 수 없어 직장을 찾아 맞벌이 아내가 됐다. 젊음과 열정은 가족을 위해 모두 쏟아버린 아줌마이지만 신데렐라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뒤늦게 찾아온 사랑을 꿈꾸며, 못나고 투박한 사람의 꿈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He said: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사는 것, 게다가 결혼해서 아이까지 둘 딸린 가장인데 어디 숨이나 제대로 쉴 수 있는 처지인가. 직장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아이들과 아내의 행복을 위해 사회에서 꼭 성공해야 한다며 달려왔다. 그런데 한순간 가족을 잃게 될 위기에 봉착했다. 여태껏 그렇게 한 것처럼 내 자신을 버려야 할까. 게다가 나한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다음달 5일부터 전파를 타는 KBS2TV 수목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연출 정해룡·극본 박계옥·제작 HB엔터테인먼트)의 주인공 남편 최장수(유오성 분)와 아내 오소영(채시라 분)의 독백이다. 드라마는 이혼이 너무 흔한 이 시대에 부부란 무엇인가,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가볍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게 풀어갈 예정이다. 특히 브라운관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유오성과 채시라의 ‘미녀와 야수’ 연기에 관심이 쏠린다. # 2년만에 안방 컴백 감성연기 도전 SBS ‘장길산’ 이후 2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한 유오성. 그가 맡은 최장수는 아버지 없이 자란, 강력반 형사다. 사랑하는 여인 오소영을 위해 유도를 포기하고 순경시험에 합격, 세상과 맞붙어 싸우듯 열심히 산다. 가족을 위해 죽도록 일했지만 가족관계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장애아인 둘째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결국 아내에게 이혼마저 강요 당한다. 그런 그가 갑자기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는다.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 닥친 갑작스러운 변화 속에서 장수는 주인이 아닌 손님 같은 가장이었음을 깨닫는다. 기억을 모두 잃기 전에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아내와 아이들을 위한 ‘위대한 유산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장수는 순박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남편이자 아버지입니다. 남은 삶을 가족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가족애를 그린 휴먼드라마인 만큼 선뜻 출연을 결심했습니다.”특히 이 시대 아버지·어머니에 바치는 헌사이고, 가족애를 제시하는 작품인 만큼 지쳐 있는 이들에게 세상은 살 만한 곳임을 알려주고 싶다고. 영화 ‘친구’‘챔피언’, 드라마 ‘장길산’ 등에서 건달 등 터프한 역할을 해봐서인지 처음 맡는 형사 역에도 도움이 돼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마초적 남성 역일수록 더 섬세한 표현을 요구한다.”면서 “불치병 환자 장수의 감성연기가 얼마나 눈물샘을 자극할 것인지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 전형적인 이 시대의 억척 아줌마 변변치 못한 남편에 쌍둥이 딸까지 둔 억척스러운 아줌마로 변신한 채시라가 상상이 되는가.1년 전쯤 KBS ‘해신’에서 보여준 넘치는 카리스마와 날카로운 눈매를 기억한다면 말이다. 그가 맡은 오소영은 타고난 미모에 만성신부전증이라는 병을 앓아 어릴 적부터 공주 대접을 받으며 자랐다. 건강에 대한 집착으로 오로지 체력만 갖춘 최장수의 끈질긴 구애로 결혼까지 하지만 최장수와의 만남이 곧 삶의 낭떠러지였다. 발달장애아인 쌍둥이 아들 뒷바라지에 박봉의 살림까지 혼자 떠맡아 이를 악물다가 결국 중고차 딜러로 변신,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남편보다 월등하게 돈을 긁어모은 그녀. 이제 장수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낡은 짐보따리 같은 존재에 불과하고 결국 늘 가지고 다니던 이혼서류를 내민다. 때마침 소영이 첫사랑이었다며 9년 만에 찾아온 대학 동창 하준호(조연우 역)의 등장으로 소영은 다시 스무살 소녀로 돌아간다. 여자는 끊임없이 꿈꾸고 사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신데렐라를 꿈꾼다. 그런데 애써 정을 떼려고 발악했던 남편이 알츠하이머라니, 게다가 준호와 엮어주려고 물밑작업까지 벌이고 있다니…. 채시라는 “억척스럽고 생활력 강한 전형적인 주부를 연기하기 위해 머리도 아줌마 파마로 바꿨고, 옷차림도 편안한 것 위주로 준비했다.”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공감이 커 대본을 읽는 내내 웃고 울고 했다.”고 말했다. 전 작품과 다른 배역을 고른다는 그는 소영 역에 애착이 크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나는 가슴 아픈 인생을 그릴 것”이라면서 “가슴 절절한 삶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사진제공 KBS>
  • 장애인PD의 장애인 위한 뮤지컬후원의 밤

    장애인PD의 장애인 위한 뮤지컬후원의 밤

    지난 20일 저녁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내년 4월 국내 최초로 막을 올리는 장애인을 위한 뮤지컬 ‘위드 러브(With Love)’ 제작비 모금을 위한 후원의 밤이었다. 그 어떤 매체에 단 한 줄의 홍보도 없었지만 작품이 갖는 의미, 뮤지컬이 기획되기까지의 아름다운 사연을 아는 700여명이 모였다. 이들에게 뮤지컬 연출을 맡은 KBS 김영진 PD는 “세상은 감사한 것투성이입니다. 열심히 만들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장애 가진 PD가 재활 성공해 연출 김 PD는 1998년 시청률 50.2%를 기록한 드라마 ‘야망의 전설’의 연출자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휠체어에서 일어날 수조차 없었던 장애인이었다.2000년 드라마가 끝난 뒤 회사로부터 받은 2주간의 포상휴가 때 미국에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목숨은 건졌지만 하반신과 뇌의 일부가 손상됐다.10억원이 넘는 수술비를 빚지고 귀국했지만 대부분 병원들이 “장례식을 준비하는 게 낫다.”며 비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피나는 노력 끝에 기적처럼 재활에 성공, 목발을 짚고 혼자 일어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연출을 할 수 없다. 아무도 그에게 일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최고”라는 말로 맺은 인연 김 PD를 위해 성우 권희덕씨가 장애인을 위한 뮤지컬 연출을 맡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오래 전 김 PD와 맺은 인연 때문이었다. 새내기였던 김 PD가 예고편 녹음을 위해 잘 나가는 성우인 권씨를 찾았다. 몇번 일을 함께한 뒤 권씨가 “더 잘하는 후배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 PD는 며칠 뒤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권씨에게 찾아가 ‘지금은 비록 조연출이지만 최고와 함께 일하고 싶다.’며 계속 함께 작업할 것을 부탁했다. 그 인연을 소중하게 여긴 권씨의 노력으로 ‘위드 러브’의 음악은 뮤지컬 ‘명성황후’팀이, 대본은 드라마 ‘신돈’‘왕과비’‘장녹수’ 등으로 유명한 정하연 작가가 맡게 됐다. ●야망의 전설은 장애의 전설로 후원의 밤에 참석한 사람들은 제작진 못지않게 화려했다. 사회는 아나운서 황인용씨가 맡고 부산에서 이해인 수녀가 시를 보내 왔다. 탤런트 채시라씨, 연극배우 박정자씨, 가수 심수봉·김종환씨와 그룹 클론 등이 무료로 무대에 섰다. 가수들은 노래로, 배우들은 좋은 시를 낭송하며 김 PD의 재기를 축하했다. 탤런트 채시라씨가 그의 병상일기를 낭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함께 병원생활을 한 인연으로 참석한 강원래씨는 “내가 장애인이 되고 새 출발(결혼)을 했던 곳이 바로 이 장소”라면서 “나한테 구준엽과 김송(아내)이 있었다면 김영진 PD에게는 여러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PD는 “다시 연출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야망의 전설을 장애의 전설로 만들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공연 후 수익금은 장애인을 위한 물리치료센터 건립 기금을 위해 쓰여진다. 후원계좌는 1002-030-298548(우리은행), 문의는 소리사냥(02-3445-5500).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성인 만화영화 ‘아치와 씨팍’ 더빙 참여 플래시애니팀 ‘오인용’

    성인 만화영화 ‘아치와 씨팍’ 더빙 참여 플래시애니팀 ‘오인용’

    육두문자와 폭력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 정지혁 병장. 대한민국 육군의 정복(?) ‘주황색 추리닝’의 고문관 김창후 이병. 온몸에 깔깔이를 말고도 항상 무릎과 허리가 시린 말년 병장…. 이 정도만 해도 아는 사람은 낄낄댈 것이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걸작, 오인용의 ‘연예인 지옥’이다. ●주변인물 목소리 연기도 도맡아… “애드리브 참기 힘들었어요”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 싶던 오인용이 ‘아치와 씨팍’에서 ‘일심파’ 목소리 연기로 되돌아왔다.“플래시 시절부터 ‘아치와 씨팍’을 재밌게 봤고요. 마음껏 내지른다는 점에서 우리 작품과 코드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연락받고는 두말 않고 출연했습니다.” 모르고 보면 오인용이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만한 애니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극장판 애니 더빙은 혹 어색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애드리브’를 참기 힘들었다 한다.“몇몇 분들은 플래시 대사를 MP3로 듣다가, 잘 안들리는 부분을 물어보세요. 그런데 우리도 몰라요. 플래시는 대본이 없거든요.” 플래시 때는 스토리만 만들고 일단 마음껏 내질렀다. 대사만 재밌으면 거기에 맞춰 그림을 늘리면 된다. 그래서 이번 더빙에선 ‘잔머리’를 썼다.“자세히 보시면 인물이 등 돌리거나 허리 숙이거나 하는 장면은 거의 애드리브예요. 입이 안 보이니까요. 크크크.” 이 덕에 3시간 예정돼 있던 녹음작업은 이틀로 늘었다. 톤도 조금 조절했다.“주연보다 조연이 더 튀면 안돼서”,“워낙 하드코어적인 수위를 낮추느라”였다. 고로, 일심파에 실린 오인용의 ‘포스’는 여전하지만, 플래시보다는 점잖다. 그리고 주요 캐릭터 외 주변인물의 목소리 연기도 이들이 도맡았다.“‘오신 김에 해주시죠.’, 뭐 그런 분위기였거든요.” 이들 목소리를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듯. ●“정지혁 병장의 욕설 생활밀착형으로 진화중” 오인용은 이제 보폭을 늘리려 하고 있다.2004년 말 활동을 잠정 중단한 뒤 1년 정도 옴니버스식 구성의 장편 애니를 준비했다. 그런데 투자를 못받았다.8년간의 제작 끝에 마침내 빛을 본 ‘아치와 씨팍’은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고, 한편으로는 배아파 죽겠단다.“‘블루시걸’(1994년) 이후 두 번째 성인용 장편 애니는 우리가 만들고 싶었거든요.” 장기적으로는 ‘기획’을 노린다.“게임이나 캐릭터사업 같은 부가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장편애니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플래시 300편을 제작한 노하우를 활용하고 싶어요.” 아, 아무래도 팬들에게는 제일 궁금한 점은 플래시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일 듯. 다행히 그동안에도 작업은 계속했다. 공개를 위해 몇몇 업체와 계약을 타진 중이다. 이번에는 네티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할 생각이다. 여기에다 희소식 하나 더. 정지혁 병장의 욕설이 ‘생활밀착형 욕설’로 진화하고 있단다. 최근 결혼한 정지혁씨가 살림하다 보니,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욕이 마구 떠오르고 있단다.“아∼ 이 채 썰어서 튀겨 먹을…….”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오인용은 누구인가 2002년 결성된 오인용(5p)은 정지혁(혁군)·장석조(데빌)·장동혁(씨드락)·민상식(씩맨)·천상민 5명의 팀이다. 계원조형예술대를 졸업한 이들은 원하는 애니를 마음껏 만들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자체 제작한 플래시 애니를 인터넷에다 띄웠다. 이 가운데 하나가 ‘무뇌중’과 ‘스티붕유’ 캐릭터를 등장시켜 욕설과 폭력에다 웃음을 버무린 ‘연예인 지옥’ 시리즈. 연예인 병역기피 이슈와 맞물려 네티즌들은 열광했다. 이마에 숫자 ‘5’가 찍힌, 모가지 싹둑 잘린 대머리 아저씨가 ‘오인용!’이라 외치는 이들 홈페이지에 하루 10만명이 몰려들더니, 누적 접속자 수가 4000만명에 이르렀다. 두달 만에 10만명을 모아 최단기간 최대회원수 모집 기록을 세운 팬클럽 카페의 회원 수는 지금 60만명 수준이다. 톱스타 연예인 이상이다.‘돼지’,‘폭력교실’,‘바나나걸’ 등 후속작도 히트했다.‘인터넷 하위문화’의 전범으로 이들 작품을 분석하는 글도 나왔다. 시련도 빨랐다.‘무뇌중’ 캐릭터 때문에 연예기획사에서 소송을 걸었고, 정보통신부에서는 과도한 욕설과 폭력을 이유로 ‘19금’ 딱지를 붙였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접속자로 인해 서버비용이 한 달에 700만∼800만원에 이르렀다.2004년 말 잠시 활동을 접었다가 얼마전 한 포털사이트에서 3개월 서비스한 뒤 다시 활동을 중단한 상태. 오인용은 지금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치와 씨팍’은 어떤영화 ‘아치와 씨팍’(제작 JTEAM)은 본격 극장판 성인용 애니다. 에너지 자원이 고갈된 미래의 어느 시점. 이젠 ‘똥’이 유일한 에너지원이다. 정부는 ‘하드’까지 주면서 배변을 격려한다. 문제는 이 하드가 중독성이 심하다는 것. 똥이 시원찮은 중독자들은 ‘보자기 킹’(신해철)을 모시고 ‘보자기 갱단’을 만들어 하드를 탈취하고, 이에 맞서 정부는 무적의 인조인간 ‘개코’를 투입한다. 개코의 활약에 밀린 보자기갱단은 대신 똥 한번에 많은 하드를 받아낼 수 있는 ‘이쁜이’(현영)를 쫓기 시작한다. 너무 많은 하드를 받아가는 이쁜이는 이미 정부의 추적대상이다. 이쁜이를 이용해 하드밀거래로 떼돈 벌던 ‘아치’(류승범)와 ‘씨팍’(임창정)도 이쁜이를 포기할 수는 없다. 이들 사이에 본격적인 이쁜이 쟁탈전이 시작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취는 시원한 액션이다. 영화 ‘이퀄리브리엄’처럼 예술적인 쌍권총술을 보여주는 개코가 화면의 상하좌우를 마구 뒤흔드는 바람에 액션신이 너무도 입체적이고 화려하다. 여기에다 유머는 양념. 오인용이 연기한 ‘일심파’는 물론, 막판 신해철의 엽기적 랩에는 웃지 않을 수 없다. “잿빛 디스토피아를 다루는 애니가 반드시 미야자키 하야오식의 동화여야만 하는가.”라는 반문이 설득력 있을 정도로 충실한 완성도를 보인다.18세 이상, 28일 개봉.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유리성에서 나온 성유리

    유리성에서 나온 성유리

    상당히 긴장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이 다섯 번째 안방 극장 나들이지만 늘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꼬리표처럼 쫓아다녔다.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선입견이 상당 부분 작용했을 터이다.“얼마나 잘하는지 한 번 볼까.”라는. 게다가 지난해 말 ‘봄의 왈츠’ 출연을 번복했던 일까지 있어 찜찜한 구석을 남기기도 했다. ‘황태자의 첫사랑’ 이후 공백 기간이 2년이나 될 정도로 길었다.그만큼 들려오는 이야기에 부담이 컸다는 뜻. 아직도 스스로 연기하는 모습이 민망하고 어색하다는 성유리는 그래도 다시 도전한다.2부까지 대본을 읽고 그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드라마는 31일 시작한 MBC 수목 미니시리즈 ‘어느 멋진 날’(연출 신현창, 극본 손은혜, 제작 사과나무픽쳐스). 그녀가 걸쳐야 할 옷은 서하늘이다. 어렸을 때 오빠 서건(공유)과 고아원에서 자랐으나(피를 나눈 남매 사이는 아니다) 오빠는 호주로, 자신은 부잣집에 입양되며 생이별하는 아픔을 겪은 인물이다.15년 동안 양어머니의 죽은 딸 ‘박혜원’으로 살다가 다시 서하늘로 살아갈 결심을 하게 된다. 때마침 호주에서 서건이 동생을 찾아 한국에 온다.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겠다는 절실한 마음은 없어요.” 성유리가 의외의 말을 한다. 그런데 설명을 듣고는 머리가 끄덕여졌다. 짧은 연기 경력이지만 그동안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현장에서 연기 자체를 즐기지 못했다는 것.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 ‘대사는 이렇게, 연기는 저렇게’ 노심초사했다는 이야기다.“잘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오히려 화면에 비친 모습은 좋지 못했어요. 여유를 가지고 연기 자체의 즐거움을 느껴 보려고 해요.” 두 번째 목표는 ‘성유리처럼 안보이기’.이전까지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캐릭터가 아니라 핑클 멤버 성유리로 받아들여졌다고 자평했다. 그래서 연기력 논란이 생겼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이 참에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버렸다. 서하늘이 대형 수족관에서 아쿠아리스트로 일하는 탓에 성유리도 물속을 자주 드나든다. 화장이 모두 지워지고 아쿠아리스트가 입어야할 슈트 탓에 얼굴이 찌그러지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성유리가 아닌 서하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신현창 PD가 “성유리가 상어가 있는 수족관 장면을 찍는데 머리 위로 상어가 지나가는 것도 모르고 연기에 몰두하더라.”고 한마디 거들자 “물속에서 호흡하고 연기하는 데 신경쓰느라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라고 미소지었다. 빼놓을 수 없는 질문은 역시 가수 활동이다. 다시 무대에 서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음악에 대한 매력은 잘 알고 있어요.”라면서 “연기에 있어선 부족한 점이 많아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빠져드는, 실제 제가 아닌 캐릭터에 빠져드는 매력이 큰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핑클 멤버들은 그녀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까.“만나면 진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아요. 서로 쑥스러워하죠. 편하게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라면서 “아마 방송이 시작되면 적나라하게 모니터링을 해주겠죠?”라고 했다. 편해지려고 노력하겠다는 성유리. 시청자도 성유리의 연기를 보며 편해지기를 기대한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찰칵~’ 셔터로 담아낸 求道

    소통과 절제, 그리고 삶의 구도. 종교적, 철학적 뉘앙스를 풍기는 듯한 이같은 주제를 사진으로 표현해 보면 어떤 모양일까? 사진을 통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민병헌, 김상수, 이일우는 최근 몇 년간 이같은 주제들을 붙들고 씨름해 왔던 모양이다. 이들이 최근 갖는 전시를 보면 사진이 이젠 예술의 문턱을 넘어 한 복판에 진입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만큼 일상의 소재로부터 치열한 사유의 과정을 끄집어낸 흔적이 역력하다는 이야기다. 서울 청담동 카이스캘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민병헌의 ‘Snow Land’전은 단순하면서도 다양하게 표현된 눈(雪)내린 풍경을 통해 고도로 절제된 모양을 부각시킨 전시다. 작가는 이미 ‘잡초’‘안개’‘하늘’‘몸’ 등의 연작을 통해 ‘별거 아닌 풍경’에서 특별한 것을 뽑아내는 재주를 보여왔는데, 이번 전시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산등성에 들풀처럼 솟아난 나목들을 통해 눈에 묻힌 산속의 장면을 복원한다든가, 있는 듯 없는 듯한 경계선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지우고 되살리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수묵의 단일한 색조와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동양의 문인화를, 작가는 카메라를 통해 구현하는 듯하다.6월17일까지.(02)511-0668. 김상수는 일찍이 예술의 전문화 현상을 거부한 작가다. 만 열아홉때 연극 대본을 직접 쓰는 등 극작가로, 연출가로, 설치미술가로 종횡무진 활동하며 토털아티스트를 지향해 왔다. 이는 예술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전면적으로 상관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난 3월 아무런 사전 홍보 없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 빌에 사진 12점을 내걸면서 찬사를 받았던 그가 이번엔 팔판동 공근혜갤러리에서 그의 사진작업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전시를 갖는다.‘도시의 색(色)-서울, 도쿄, 파리’란 전시 타이틀이 암시하듯, 작가는 세 도시가 보여주는 개성 있는 색깔을 통해 각기 다른 삶의 구도를 보여주고자 한다.세 도시에 체류하면서 그의 시선을 멈추게 한 사물들(상점 안 가구나 간판 등)의 한 부분을 근접촬영해 가장 미니멀하면서도 강렬한 색채를 포착해 냈다. 파리 사진들이 예술의 도시다운 다채로운 원색과 파스텔 톤을 조화시킨 것들이라면, 서울 도쿄에서 작업한 사진들은 선(禪)이라는 자연사상에 뿌리를 둔 무채색 계열의 이미지들을 보여준다.6월8일부터 7월16일까지.(02)736-7776. 서울 신설동 진흥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이일우의 ‘UNTITLED’전은 사진속의 초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 사이의 문제로 ‘소통’의 의미를 던져주는 전시다. 사진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한 방향만을 가리키는데, 이는 관객이 그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초상과 교감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작가는 소통을 위한 매개체로만 존재할 뿐이며, 작품은 어떤 주장도 아니라는게 작가의 생각이다.6월7일까지.(02)2230-5170.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스타들 애니메이션 더빙 바람 이젠 ‘입’이다

    이젠 ‘몸’이 아니라 ‘입’이다. 이름값 있는 배우들이 애니메이션 더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연기자가 무슨’하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한데, 이제 그런 얘기는 없다. 아예 애니 홍보문구도 누가 캐스팅됐다는 게 뽑힐 만큼 완연한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줄잇는 유명배우 더빙판 애니 스타트 테이프는 ‘빨간 모자의 진실’이 끊었다. 강혜정·김수미·임하룡·노홍철이라는 카드를 뽑아 들고 더빙판만 상영해서,1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보통 자막판과 더빙판은 8대2의 비율로 만들어져, 낮시간에 더빙판을 상영하기 마련이어서 ‘빨간 모자의 진실’이 거둔 성공은 이례적이었다. 이 때문인지 후속 애니들도 유명배우를 캐스팅한 더빙판 상영에 열 올리고 있다.31일 개봉하는 ‘헷지’ 역시 황정민·신동엽에 보아까지 캐스팅했다.‘아이스 에이지2’에서는 하일성·조오련 등이 목소리 카메오를 했다.7월 개봉예정인 한·미 합작 애니 ‘샤크 베이트’ 역시 그룹 SS501과 개그맨 박명수 등의 목소리를 쓴다. 여기에다 국산 애니 ‘아치와 씨팍’도 류승범·임창정·현영 등 유명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를 선보이기로 했다. ●일반 관객층을 넓혀라 유명배우들의 애니 더빙이 늘어나는 것은, 극장용 애니가 대개 아이들용으로 취급당하면서 흥행이 신통치 않은 경향을 뒤집기 위한 시도다. 실제 일본 문화개방 뒤 ‘재패니메이션’에 대한 공습경보가 울렸으나,‘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마니아층이 두텁고 한국에 처음 소개된 애니만 200∼300만명 동원이라는 성적을 거뒀을 뿐이다. 마니아층은 웬만한 애니는 외면하거나 미리 구해다 봐버리고, 일반 관객들은 아이들용이라며 고개를 돌리는 상황이 계속됐던 것. 이 틈을 뚫을 수 있는 게 바로 유명배우들의 더빙연기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배우들도 애니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실제 ‘빨간 모자의 진실’을 배급한 쇼박스측은 “강혜정씨는 원래 애니 마니아라며 대본연습까지 다해 왔고, 김수미씨는 재밌게 하겠다며 전라도 사투리로 대본을 다 고쳐왔다.”고 말했다.‘헷지’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마다가스카’에서 송강호씨가 목소리 연기를 시도한 게 파장이 컸었다.”면서 “그 뒤 배우들도 목소리 연기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다.”고 전했다.‘아치와 시팍’의 류승범·임창정도 애드리브까지 구사하며 재밌게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의 조화가 관건 성공적인 애니 더빙에는 ‘교묘한 줄타기’가 필수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애니를 본다.’가 아니라 ‘영화를 본다.’는 느낌까지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캐스팅에서부터 배우와 캐릭터간 조화가 관건이다. 토론과정 등을 통해 실제 성격이나 이미지와 비슷한 배우들을 캐스팅한다는 것은 이제 원칙처럼 되어 버렸다.‘빨간 모자의 진실’에서 더빙감독을 맡았던 신동식 투니버스 제작팀장은 “관건은 결국 배우와 캐릭터간 조화, 배우와 성우들간 조화다.”고 말했다. 실제 신 팀장이 초점을 맞췄던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배우들에게는 좀더 과장된 목소리 연기를, 성우들에게는 톤을 낮춰 연기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에 배우와 성우들의 목소리 간에 어색함이 없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Book & Life] 책·영화, 그리고 상상력

    [Book & Life] 책·영화, 그리고 상상력

    영화 ‘다빈치코드’ 개봉을 앞두고 원작소설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재작년 이맘때 국내에 번역출간된 지 5개월 만에 100만부 판매를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더니, 이젠 영화 덕까지 톡톡이 볼 태세다. 책 판매가 영화 덕을 보는 것은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1775∼1817)의 소설 ‘오만과 편견’도 이를 다룬 영화가 국내에 개봉되면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재일교포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 또한 영화 개봉후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한 책이다. 이젠 꼭 원작소설이 아니더라도 영화나 TV드라마가 히트하면 그 대본이 자연스럽게 책으로 엮여 나오는 시대다. 또 그 내용과 상관 없이 극중 드라마 주인공이 좋아하는 책이 느닷없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기도 한다. 영상을 좋아하는 세대가 늘어나다보니 영상산업이 출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 국민 독서량이 자꾸 떨어지는 형편에 이렇게라도 책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은 다행스럽기도 하다. 한데 가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볼 때 마음 한 쪽에 혼란스러움이 교차한다.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읽은 뒤 이를 원작으로 한 샘 우드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받았던, 마치 간 안된 국을 먹던 느낌이 종종 반복되기 때문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는 상상력의 문제인 것 같다.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열연을 펼쳤음에도,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수많은 풍경과 감정은 영화의 몇 장면으로 고정돼 버린 것이다. 이는 사실 맥풀리는 일이었다. 앞서 얘기한 ‘오만과 편견’이나 조디 포스터가 열연한 ‘양들의 침묵’, 허먼 멜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백경’ 등 많은 영화들이 영화로선 호평을 받았음에도 원작이 제공했던 상상력과 재미에는 대부분 미치지 못했다. 사실 두 시간 남짓한 시간에 모든 내용을 담아야 하는 현실적 한계가 있음을 안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것은 영화를 보고나서 원작소설을 처음 읽는 이들이 느껴야 할 상상력의 가로막힘이다. 영화를 보며 한번 뇌리에 각인된 장면들은 책을 읽으며 펼쳐질 수많은 상상의 장면(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들을 원천봉쇄할 것이 아닌가. 책 판매가 그 책을 읽는 독자의 상상력을 가로막는 영화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은 역설적이다. 그럼에도 영상이 문자를 압도하는 현대사회에서, 그나마 영상이 책을 읽게 도와주는 현상을 고맙게만 여겨야 하는지. 그저 혼란스럽기만 하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궁궐 잔치도 어엿한 극장史”

    “아직까지도 우리 연극학계에서는 연극의 특성을 허구적 이야기와 가상의 인물 창조로만 보아, 이야기가 아닌 것은 연극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단정하고 있습니다. 서사적 대본을 갖춘 가면극이나 인형극, 판소리만을 한국의 전통연극으로 간주하지요. 행동 중심의 산대잡희를 놀이로, 궁중의례를 즐거움을 베푼 정재로 축소해 정통 극장사의 범주에서 제외시키고 있어요.”●한국 연극사 지형도 그리는데 초점신선희 국립극장장이 펴낸 ‘한국 고대극장의 역사’(열화당)는 이런 그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국 연극사의 온전한 지형도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그동안 한국연극사 연구는 주로 희곡을 갖춘 극의 형태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굿은 민속학에서, 궁중의례는 국악사에서, 춤은 무용사에서, 사원연극은 불교의례에서 연구하는 등 따로따로였는데 이를 한데 묶어 종합적인 시각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책은 자연공간의 제장(祭場), 삼국시대 의례악의 공간연출, 고려시대 국가의례 축제극장, 조선시대 궁중의례 극장, 궁중의례 극장공간의 원리 등 모두 7장으로 이뤄져 있다.●극장 예술은 고대 제천의례에서 출발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극장예술은 고대의 제천의례에서 출발한다. 무(巫), 불(佛), 선(仙), 유(儒)의 종교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의례의 전통 속에서 제의적 연극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상고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에 이르는 제천의례와 불교의례를 극장예술의 한 형태로 접근한다. 조선시대 궁중의례를 20세기 서양의 환경극장과 비교한 대목이 눈에 띈다. 책에는 고분벽화와 유물, 향가 등 각종 자료를 통해 저자 자신이 직접 유추해 그린 8점의 고대 극장공간 추정도가 실려 있어 시선을 끈다. 돌무지 위의 환화목(桓花木)을 둘러싸고 제천가무를 연행하는 ‘환화의 제단’, 십이지신상이 서 있는 ‘대산대(大山臺)’, 수천 개의 연등이 대낮같이 길을 밝힌 ‘등석(燈夕)놀이’, 왕의 행렬을 전도하는 ‘예산대(曳山臺)’…. 오랫동안 연극 현장에서 무대미술가로 활동해온 저자의 세심한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3만 5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25일 개봉 ‘짝패’ 감독·주연으로 투맨쇼 류승완·정두홍

    25일 개봉 ‘짝패’ 감독·주연으로 투맨쇼 류승완·정두홍

    이쯤되면 이건 실험이다. 나름의 실험정신 없는 영화가 어디 있겠냐마는 ‘짝패’(제작 외유내강·25일 개봉)는 제대로 실험을 했다. 일단 형식이 그렇다. 류승완 감독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액션화면을 가로세로 요란하게 활강한다.‘죽거나 혹은 나쁘거나’‘피도 눈물도 없이’‘주먹이 운다’ 등 리얼액션의 독자적 계보를 그어온, 바로 그 감독이 말이다. 스크린의 절반은 정두홍 감독이 잘라갔다. 한국 액션영화의 무술지도를 도맡아온 그에겐 첫 주연작이다. 스타배우 없는 25억원짜리 액션 소품. 돈 되겠나, 충무로에 끌끌 혀차는 소리가 돌 만도 했다. 순도 100%의 리얼액션을 위해 기필코 뭉쳐야 했다는 두 사람. 흥행성적표야 받아봐야 알겠지만 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는 선도높고 다부졌다. 이 영화의 알맹이를 ‘소품’이라 몰아붙일 사람은 적어도 없을 것같다. “돈이 없어서 우리 둘이 찍은 게 아녜요. 우리 둘이 찍는다고 하니까 투자가 안 붙은 거지….”(류승완 오른쪽) “꼭 우리가 찍어야 했다니까요. 꽃미남 스타들이 두어달 연습해서 찍는 그런 액션 말고 진짜 액션. 우리라서 가능한 한국형 무술영화….”(정두홍) 지난 10일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두사람은 “액션 이상의 무엇을 담은 활극을 찍고 싶었다.”고 했다. 오랜 갈증 끝에 달게 냉수 한사발을 들이킨 표정들이 그럴까.‘액션 짝패(한 짝을 이룬 패거리)’의 인터뷰엔 나른한 포만감이 깃들었다. 류 감독은 이 영화에서 1인4역 했다. 제작, 감독, 주연에 시나리오(초고는 ‘혈의 누’의 작가 이원재)까지. 태생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작품인데, 정 감독의 참여가 경제성을 배가시킨 셈이다.“‘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촬영현장에서 정 감독의 제안으로 함께 꼭 진짜 액션 한편 찍자고 약속했다.”는 류 감독은 “지금껏 내 액션물들은 다른 장르에 많이 기대 늘 본격액션에 대한 갈증이 컸다.”고 했다. 그리고 “촬영현장에서의 라이브 액션 감도가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전달되지 못하는 게 항상 안타까웠다.”는 정 감독. 액션과 카메라의 생리를 두루 꿰고 있는 류 감독, 액션의 질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정 감독의 조합은 영화의 대본 같은 전제요건이었다. 영화는 개발바람이 불어닥친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두 남자의 진한 우정을 그렸다. 지역 주먹세계를 휘어잡던 보스 왕재(안길강)가 살해되자 그의 막역한 고향 후배 석환(류승완), 서울에서 형사로 뛰는 친구 태수(정두홍)가 함께 살인범을 추적한다. 살인범을 쫓는 미스터리극으로 출발한 영화는 비감(悲感)과 유쾌의 정조를 섞바꿔가며 몸으로 만들 수 있는 아날로그 액션의 끝점을 보여준다. 대역도, 그 흔한 와이어도 쓰지 않았다. 대역을 쓸 요량이었으면 류 감독이 주연하지도 않았을 것이고.“우리 능력으로 찍을 수 없는 장면은 처음부터 넣질 않았다. 대역은 대기시켰다가 앵글을 봐야 하는 리허설때만 썼다.”(정) “무릎 인대를 다치는 바람에 다리를 끌어야 하거나 가볍게 뛰어내리는 등의 간단한 몇 장면만 대역을 썼다.”며 류 감독은 “대역의 몸동작과 배우의 감정표현 장면을 따로 찍지 않아도 됐으니 액션과 감정이 율동감있게 묘사된 것같다.”고 만족해 했다. 제작자(서울액션스쿨 식구들을 투입하는 현물투자)로 참여한 정 감독 역시 ‘생날’액션에 대한 갈증이 엄청났다. 연기가 돋보이더라는 말에 “‘옹박’의 토니 자를 볼 때처럼 연기자 아닌 그냥 무술인으로 봐달라.”고 정색하더니 액션미학이 꽃피우기 힘든 한국영화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영화의 주요장치로써의 폭력이 우리나라에선 애매하게 정치적 피해를 봤다.”는 얘기였다. 기다렸다는 듯 거드는 류 감독,“영화 속 폭력은 으레 정치적 메타포를 담게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폭력(영화)의 반골정신이 정권의 색안경에 불순한 것으로 오랫동안 냉대받은 게 사실이다.” “흥행을 하든 못하든 원은 풀었다.”는 두사람.“촬영장에서 의견이 맞서 불편한 적도 있었죠. 취향이 많이 달라요.(웃음)”(류) “그래도 한번도 얼굴 붉혀본 적은 없어요. 영화에 대한 에너지가 똑같다는 사실만큼은 서로 아니까.”(정) “맞아. 어떤 경우에라도 손해보는 기분은 둘다 안 들었거든.”(류) 지난해 직접 제작사를 차렸으니 류 감독에게 ‘짝패’는 창립작이다.“16㎜로 찍은 단점을 보완하려고 지금까지의 내 영화들 중에서 가장 원색을 많이 썼다.”는 그에게 아주 진한 멜로라인의 액션을 찍을 마음은 없냐고 물어봤다.“‘피도 눈물도 없이’보다 더 진한 멜로는 못 찍겠고… ‘이터널 선샤인’같은 이를테면 변칙멜로는 찍어보고 싶네요.”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자금난 후보들 ‘실탄조달 비상’

    당장 돈 들어갈 곳은 많은 데 돈줄은 막혀 있고…. 5·31선거가 다가오자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선거자금 때문에 애를 태운다. 서울시장·경기지사의 경우 법정 선거비용은 각각 34억 5200만원과 34억 6800만원. 아무리 적게 잡아도 TV·신문 광고비만 10억원 든다. 여기에 사무실 운영비, 유세지원차량비 등을 보태면 웬만한 재력가가 아니면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이번 선거부터 후원금을 모을 수 있지만 선거운동 기간인 18일부터 가능하다. 막상 돈이 많이 필요한 시점은 등록 1주일 전이다. 선거홍보물, 유세차량 계약 등 목돈이 필요하기 때문. 중앙당의 국고보조금 지원도 당 홍보와 비례대표 등에 우선 지원하고 나면 개인 후보에게는 소액만 돌아간다. 그래서 후보마다 은행 대출 등 비상수단을 강구하고 후원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그나마 예상득표율이 낮은 후보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후원자가 적은 데다 득표율 15%가 넘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비용을 100%,10∼15%인 경우 50% 돌려받지만 10% 미만인 경우는 아예 돌려받지 못한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강금실 후보의 경우 8억원을 대출받았지만 재정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 강 후보가 선거 초반인 현재 홍보비·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지출한 5억∼6억원을 서울지역 의원들이 갹출해서 지원하기로 했다. 공동 선대본부장인 김영춘 의원의 ‘하소연’을 들은 유인태 시당위원장의 제안으로 의원당 3000만원 이상 대출 형식으로 내기로 했다. 선거가 끝나면 선관위의 보전금으로 돌려받을 계획. 한나라당 경기지사 김문수 후보의 사정은 더 어렵다. 당 경선에 참여하기 위한 후보 등록비용 7000만원도 간신히 구했던 그에겐 대출도 여의치 않다. 지역구의 25평 아파트는 담보대출에도 못미칠 정도의 저가다.‘특보’ 자리를 주면 후원금을 모아 주겠다는 지역구 인사의 제의를 거절했다.‘클린 이미지‘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당 3선의원 모임에서 ‘정성’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오세훈 후보의 경우 아예 법정선거비용의 60% 정도만 쓰기로 했다. 무리해서 모으지 말고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자는 취지다. 저축·대출로 50%, 소액 다수 후원금 모금캠페인 등 후원금으로 50%를 충당할 계획이다. 권영진 비서실장은 “오 후보가 자신이 제정한 ‘오세훈 선거법’을 위반하지 말자는 원칙이 강하다.”며 “선거참모진들도 대부분 자원봉사단”이라고 설명했다. 군소 정당의 사연은 눈물겹다. 당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웬만한 경비는 당원의 자원봉사로 떼운다.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김종철 후보 측의 문명학 선대본부장은 “울며겨자먹기로 홍보물을 줄이거나 신문광고·방송연설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종수 구혜영기자 vielee@seoul.co.kr
  • 우리·민주 ‘湖心탐탐’

    5·31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경쟁이 뜨겁다. 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각축전 양상을 띠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와 판세 분석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호남의 전통지지층마저 놓치면 끝장”이라며 ‘집토끼’ 사수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호남지역 선거결과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민주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아 결과는 불투명하다. 정치권에서는 호남 민심의 추이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 표심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여,“관건은 호남” 열린우리당은 7일 ‘반전’의 승부처로 삼고 있는 서울·경기에서 유난히 ‘호남’코드를 부각시켰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서울시장 선거가 이대로는 필패”라고 전제한 뒤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 호남을 잡은 후보가 승리했다. 호남 유권자가 많은 강북 서민을 집중 겨냥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오후 서울시 선거대책본부 발족식에서 “강북이 살아야 서울이 산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선숙 전 환경부 차관을 공동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구애에 나섰다. 진 후보는 논평에서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초의 글로벌 지도자로서, 북핵 6자회담 해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경의선 열차를 통한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호남 민심을 겨냥했다. 진 후보측 양기대 대변인은 “유권자의 30% 이상인 호남인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선거의 전략기획을 맡은 한 의원은 “최근 광주의 지역언론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처음으로 민주당을 2∼5% 앞선 것에 주목한다.”며 막판 호남표심의 쏠림 현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17대 총선 때 여당을 지지한 유권자의 55%가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민주당,“호남은 우리땅” 민주당의 반격도 우리당에는 부담이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정부여당은 관권선거 획책을 중단하라.’는 논평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출국 다음날인 8일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10일 이치범 환경·이상수 노동부 장관,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이재훈 산업자원부 차관이 ‘나비축제 참관’,‘일일교사 체험’,‘특강’,‘기관방문’ 등을 내세워 광주·전남을 방문하고, 한명숙 총리도 이달 하순 광주·전남을 찾을 계획”이라면서 “지방선거 참패가 기정사실화되자 장·차관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성토했다.또 박광태 광주시장·박준영 전남지사·정균환 전북지사 후보는 이날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호남 공동발전 빅 3연대’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30년 단결한 호남의 연대로 정통 민주세력을 부활시키자.”며 맞불을 놓았다. 한편 오는 13일 열린우리당의 광주시장 후보 선출을 앞두고 조영택 예비후보가 옛 내무부 행정과장 때 1000만여원 수수로 징계를 받은 사실 등을 놓고 조 예비후보와 김재균 예비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세력간에 ‘성명전’을 벌이는 등 내홍을 겪으면서 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박찬구 황장석기자 ckpark@seoul.co.kr
  • 8살 국내 최연소 VJ 윤선정양

    8살 국내 최연소 VJ 윤선정양

    “예의 바르고 인사도 잘 하는 ‘슈퍼주니어’ 오빠들이 제일 좋아요.” 최근 꽃미남 댄스그룹 등 신세대 가수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VJ가 있다.1999년생으로 올해 8살인 국내 최연소 VJ 윤선정양이 주인공이다. 키 116㎝에 18㎏으로 또래들보다 체구가 작지만 엄청난 ‘파워’를 자랑한다. 그에게 잘못 보이면 인기 스타들도 TV를 통해 이미지를 구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노래와 춤, 연기, 마술까지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소녀를 만나 어린이 연예인들의 세계와, 성인 연예인들의 세계를 함께 훔쳐봤다. ●‘국내 1호’ 어린이 VJ… 팬클럽도 생겨 그가 VJ로 활동 중인 프로그램은 케이블·위성채널 KM의 스타 인터뷰 프로그램 ‘쇼!쇼!쇼’(매주 화요일 오후 5시30분). 지난 2월 말 VJ 월리와 함께 진행할 새로운 얼굴을 찾던 중 어린이 VJ에 착안한 제작진이 공개오디션을 했고, 다양한 경력의 윤양이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지난해 3월 인터넷 싸이월드 아역스타클럽 5대 얼짱에 뽑힌 뒤 국내 유일한 어린이 응원단 ‘퍼스트’의 멤버로 활동한 경험이 VJ로 데뷔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VJ 발탁에 앞서 SBS ‘진실게임’에 어린이 응원단으로 출연했고, 덕분에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쇼!쇼!쇼’에서 그는 가수들이 무대에서 공연을 하기 전후 그들을 붙잡아 질문을 하고 장기자랑도 펼친다. 그동안 SS501과 슈퍼주니어, 테이, 파란, 채연, 백지영, 장나라 등이 그의 깜찍한 질문은 물론, 노래와 섹시댄스, 마술 등 돌발행동에 환호했다. 특히 SS501과 슈퍼주니어 등은 깜짝 뽀뽀와 선물까지 주면서 애정공세를 펼쳤다. 이 때문에 안티사이트도 생겼다고. “그동안 인터뷰한 가수 언니·오빠들이 다시 인사할 때 가장 기뻐요. 물론 모른 척하고 가는 사람도 있어요. 인기에 상관 없이 어디에 가도 인사를 잘 하는 슈퍼주니어 오빠들이 최고예요. 저도 오빠들을 본받아 예의 바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인기가 조금 올라가면 목에 힘을 주는 연예인들을 그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대본 연습에 잠 못자 힘들죠” 하루에 4시간씩 이뤄지는 응원단 연습에 VJ 방송 녹화,CF·뮤직비디오 출연 등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다며 웃었다. 하지만 8살짜리 소녀가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학교에 다녀오면 잠을 자게 해준다고 엄마가 말씀하시는데 집에 오면 바로 대본 연습을 시켜요. 잠을 더 자고 싶을 때가 많아요.”그러나 응원동작을 배우고 춤과 노래를 할 때는 누구보다 눈을 빤짝이며 타고난 끼를 보인다는 것이 소속사 IK엔터테인먼트 조인경 대표의 귀뜸이다. 기교를 부리거나 꾸미지 않고 순수한 어린이 모습 그대로 배우려고 하기 때문에 실력도 빨리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VJ로 인터뷰하기 전 가수들을 몇시간씩 기다리지만 불평을 하지 않아 주위 어른들을 놀라게 한다고. 또 촬영할 때 감기에 심하게 걸리고 눈병도 났지만 카메라 앞에만 앉으면 어린 아이 답지 않은 프로 근성을 보여준다. ●별명 ‘리틀 이효리´… 오빠들이 좋아해요 그가 속한 어린이 응원단은 독일로 날아가 월드컵 대표선수들을 응원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신기하게도 제가 응원하는 팀은 반드시 이겨요. 우리 축구대표팀 오빠들이 잘 싸우도록 독일에 가서 꼭 응원하고 싶어요.”VJ로서 인터뷰하고 싶은 가수는 비와 이효리라고 밝혔다. 이효리는 최근 광주 공연때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효리측 스케줄 때문에 인터뷰가 무산됐다고. 그러나 이효리를 만날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춤을 따라해 ‘리틀 이효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또 배우 문근영처럼 예쁜 연기자가 되는 꿈도 갖고 있다. “이번주에는 제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가서 공연하고, 어린이날에는 꽃박람회에 가서 꽃도 나눠드릴 거에요. 너무 신나요.”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초등학생의 순수함이 묻어나왔다. 글 사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5·31 지방선거-광역단체장 후보 24時] 경기지사-우리당 진대제

    [5·31 지방선거-광역단체장 후보 24時] 경기지사-우리당 진대제

    5·31 지방선거 선거전의 공식 개막일은 오는 18일이다. 하지만 선거전은 이미 불붙었다. 후보들은 아직은 ‘예비후보’로 불리지만,1분1초를 다투고 있다. 그들의 말, 제스처, 표정 하나가 유권자들에겐 검증 기회다. 서울신문은 유력 주자들의 동선(動線)을 24시간 밀착 취재, 인터뷰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동행기를 통해 후보들의 면면을 검증하자는 취지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을 포함해 관심지역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차례로 게재한다. 각종 여론조사와 정당 공천 과정을 통해 주요 후보군이 가장 앞서 구축된 경기도부터 시작한다. ‘먹고사는 문제는 목숨 걸고 해결하겠습니다.’ 지난 1일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의 선대본부 사무실을 찾았더니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띈다. 수원시청 인근의 한독건설 건물 15층에 자리잡은 선거 본부는 참모들과 보좌진, 외부 방문 인사들까지 뒤엉켜 상당히 북적거린다. 진 후보를 그날 하루종일 따라다니며 정치 신인으로서 그의 포부와 고민, 그리고 경기 도정을 이끌 비전과 철학을 들어봤다. ‘노동절’을 맞은 진 후보는 아침 5시에 기상, 가벼운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 10시 세계노동절 기념대회에 가서 ‘100만명 일자리 창출’을 역설하더니 선대본부로 돌아와 곧바로 정책 참모회의를 주재했다. 중학교·대학교 동창이자 숙적인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와의 일전에 대비한 것이다.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김성호 전 의원은 “그동안 제시했던 각종 정책 공약을 가다듬고 효율적이고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마디 거든다. 회의를 끝낸 뒤 낮 12시부터 1시간30분가량 도시락을 먹으며 ‘딴지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했다.“부부·애인을 교환하는 ‘스와핑 성 행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학생들의 두발 자유화에 대한 견해는?”,“포르노는 본 적이 있느냐?” 등 난감한 질문이 쏟아졌다. 진 후보는 간혹 너털웃음으로 넘기려 했지만 질문 공세가 잇따르자 “사회 통념과 법적 원칙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선에서 마무리 짓는다. 최고경영자(CEO)나 장관 시절 꽉 짜여진 틀에서 움직이지만 대중 정치인은 간혹 ‘임기 응변적인 쇼맨십’도 필요한 직업이다.TV 토론 준비를 위해 숙명여대 미디어센터로 옮기는 차량에서 인터뷰가 이뤄졌다. 진 후보에게 “잘 적응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중 정치인으로의 전환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대중연설이 특히 어렵다.”고 웃는다. ‘그럼 왜 정치인이 됐느냐.’고 되묻자 “경기도의 발전을 통해 국가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 보람 있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삼성전자 사장에서 정보통신부장관으로, 또 정치인으로의 변신도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그의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그는 ‘경제 도지사’를 꿈꾸고 있다.‘경기도의 발전을 통해 국가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 포부다. 가장 큰 고민은 낮은 인지도다.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의 절반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여론시장에서 관심이 적은 신상품에 불과하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신상품의 가치를 알게 돼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믿는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진 후보가 경기도지사의 적임자냐.’고 묻자 그는 ‘제3세대 리더론’을 펼쳤다. 공학도답게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는 달변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조해야 할 대목에서는 조리 있게 자신의 논리를 제시했다. ▶정치 신인으로서 자신의 가치는. -나의 장점은 미래가 잘 보인다는 것이다. 상상력과 창의력, 선견력이 남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삼성전자 재직시 반도체나 디지털 제품을 논의하다가 문득문득 떠오른 발상이 성공한 적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을 좋아했고 미술에도 재능이 있었다. 후천적인 노력과 접목돼 선견력이 좋아진 것 같다. ▶한나라당 김 후보의 평가는. -김 후보는 기업경영과 반대 쪽에서 투쟁했던 분이다. 문제를 만드는 데 익숙하지만 수습하고 해결하는 능력은 미지수다. 행정이나 기업이나 모두 조정 능력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을 안해 본 사람은 복잡한 도정을 이끌기가 힘들 것이다. 김 후보도 능력 있는 분이지만 누가 더 경기도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지 공정한 심판을 받겠다. ▶‘국민소득 3만달러의 경기도를 건설한다는 출사표를 던졌는데. -경기도는 50대 이하가 전체인구의 80% 가까이 된다. 노인들도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 일종의 유휴인력 풀제도인 ‘품앗이 뱅크’ 등을 활용해 100만명 일자리를 반드시 만들겠다.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완전 고용을 추구할 생각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주요 경력 경남 의령(54세), 경북중,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미 스탠퍼드대 전자공학 박사, 삼성전자 중앙연구소장,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대표이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정보통신부 장관 ●주요 공약 -3만달러의 알찬 경기도 -권역별 클러스터 육성 -팔당호 상수원 1등급 달성 -환상격자형 교통망 구축 -수도권 규제 패러다임의 대전환
  • 맹·홍 합류…오세훈 ‘초호화 캠프’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초호화 캐스팅으로 선거 진용을 꾸리고 있다.30일에는 당내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이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전날 밤 찾아간 맹형규 전 의원에게서도 같은 약속을 받았다. 당내 전략통인 윤여준 전 의원이 합류하면 선대위원장만 3명인 대선캠프급 진용을 갖추게 된다.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를 공약 1순위로 들고 나온 오 후보는 ‘강북 올인’으로 비쳐질 정도로 강남에는 의식적으로 발걸음을 자제하고 있다. 강남에서 국회의원을 했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강남 사람’으로 비쳐질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1일부터는 청계천 주변 옛 도심을 돌며 공약을 발표하는 ‘강북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주말 사무실도 강북에 얻었다. 서울시청이 내려다 보이는 ‘의미심장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시청 건너편 무교동길에 있는 건물로,150평 정도 규모라는 후문이다. 이미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도 화려하다. 이미 선대본부장직을 수락한 원희룡(기획), 박진(조직), 진영(홍보·미디어) 의원 외에도 KBS 앵커 출신인 박찬숙 의원이 홍보·미디어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변인으로 활약할 계획이다. 화려한 멤버 덕에 “오세훈 캠프에서는 서울대·고려대 법대 동문회를 두 개 차릴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대본부장 세 명과 대변인이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이고, 오 후보와 홍준표 선대위원장은 고려대를 나왔다. 오 후보는 이밖에도 서울대와 고려대 등의 30∼40대 젊은 교수 7,8명으로 자문 교수단을 꾸렸고, 공약을 다듬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오세훈 ‘黨心다잡기’ 잰걸음

    오세훈 ‘黨心다잡기’ 잰걸음

    ‘오풍(吳風)’을 ‘당풍(黨風)’으로’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당 후보경선 전보다 더 바빠졌다.27일엔 지난 2002년 대선 때 보좌했던 이회창 전 총재를 방문했다. 전날에는 원희룡 최고위원 등 서울 원내외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을 만났다. 앞서 경선을 다퉜던 맹형규 전 의원을 찾아갔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지난 25일엔 ‘선거 전략통’으로 꼽히는 윤여준 전 장관에게도 전화했다.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는 ‘본선 지원’을 당부하기 위해서다.‘클린 이미지’를 무기로 ‘오풍’을 일으키며 서울시장 후보로 부상했지만 당심은 완전히 잡지 못했다고 본다. 더구나 당을 떠나 이미지 관리만 하다가 바람몰이로 후보 자리를 ‘거저 주웠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가시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 차원의 지원인 ‘당풍’이 절실하다. 이 전 총재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오 후보에게 “참신·개혁 이미지가 바탕이지만 실제 선거를 치르는 큰 힘은 당이다.”며 “당과의 관계에 각별히 신경을 써서 혼연일체가 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전 총재는 “오 후보가 지난 총선 때 의원직을 버리고 소신을 관철시켰기 때문에 당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며 “당을 떠나 있다가 편리할 때 후보로 나왔다는 말은 틀렸다고 본다.”며 지원성 발언도 덧붙였다. 또 맹형규 전 의원에 대해서는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삼고초려’도 불사할 생각이다. 맹 전 의원은 이같은 소식에 “당분간은 쉬고 싶다.”며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맹 전 의원의 측근은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게 아니냐?”며 “기본 입장은 당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측은 “당명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는 전날 밤 원내외 당원협의회장들을 만나 선거 대책을 논의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25일에는 당의 ‘책사’인 윤여준 전 장관에게 “서울시장 선거를 도와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윤 전 장관도 “당의 일이니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 후보측의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본부장에는 원희룡·박진·진영 의원, 대변인에 나경원 의원이 내정됐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책꽂이]

    ●큰 나무사이로 걸어가니 내 키가 커졌다(호원숙 지음, 샘터 펴냄)소설가 박완서의 장녀이자 경기여고 경운박물관 운영위원인 저자의 첫 수필집. 고교 가톨릭모임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엮은 것으로 일상과 가족의 소중함을 담은 이야기와 다양한 미술 작품들에 대한 단상을 실었다.9000원. ●바덴바덴에서의 여름(레오니트 치프킨 지음, 이장욱 옮김, 민음사 펴냄)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을 다룬 소설. 옛 소련의 의사 출신 유대계 작가 레오니트 치프킨의 작품으로, 작중 화자가 모스크바를 떠나 페테르부르크로 향하는 여행중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을 추적하는 과정을 다뤘다.8000원. ●음모자들(샨사 지음, 이상해 옮김, 현대문학 펴냄)소설 ‘측천무후’로 필명을 날린 중국계 프랑스 여성작가 샨사의 신작 소설. 천안문 사태를 주도한 혁명가였으나 지금은 프랑스에서 중국 스파이로 활동하는 아야메이와 그녀의 뒤를 쫓는 미국 CIA요원 조너선의 운명적 사랑과 배신, 인간적 고뇌 등을 그린다.9000원. ●슬프지만 안녕(황경신 글, 김원 사진, 지식의숲 펴냄)월간 ‘PAPER’의 편집장으로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그림같은 세상’ 등을 펴낸 저자의 소설집.MBC ‘한뼘 드라마’의 대본으로 창작했던 마흔세편의 에피소드를 묶었고, 직장 동료인 아트디렉터 김원이 아름다운 사진을 보탰다.1만 1000원
  • 선사들이 들려주는 참삶·깨침의 소리

    한국의 100여개 선방(선원)에서는 2200여 불교 수행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화두(話頭)를 든채 치열하게 정진을 거듭하고 있다.이 선방은 수행처답게 규율이 엄격하며 일반인들의 접근조차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이 선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선방에서 길을 물었더니’(서화동 지음, 고즈윈 펴냄)는 10여년간 종교기자로 일해온 저자가 전국의 주요 선원 25곳과 프랑스 파리 도심의 사자후선원 등 모두 26곳을 훑어 그속의 치열한 구도 현장을 비롯해 선사들의 가르침과 선원의 역사·전통을 오롯이 담아낸 책이다.통도사 영축총림선원, 백양사 고불총림선원, 범어사 금어선원, 서귀포 남국선원, 쌍계사 금당선원, 은해사 백흥암선원, 선암사 칠전선원 등의 모습과 선원장 스님들과의 문답이 실려 있다. 책에는 외부인에겐 좀처럼 문을 열지 않는 ‘뜨거운 구도 현장’의 모습을 일반인들에게 전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해인사 해인총림선원은 ‘가야산 호랑이’로 유명한 성철 스님이 수행했던 곳이고 문경 봉암사의 경우 부처님 오신 날 이외에는 1년 내내 신자들의 발길조차 허용치 않는다.부산 범어사는 일제 때부터 선찰 대본산으로 정평 난 선원. 그런가 하면 백담사 무금선원은 밖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폐문정진(閉門精進)하기로 유명한 곳.보통 1∼3년, 길게는 6년씩 두문불출 수행하는데 밖에서 문을 잠가 나가려 해도 나갈 수가 없다고 한다. 이같은 선원의 모습에 더해 수행 현장에서 만난 선사들이 들려주는 깨침의 소리는 세속에 찌든 속인들에게 청량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바보 같은 사람들이 자기한테 속은 줄도 모르고 남한테 속았다고 한다.”(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세게 칠수록 공이 터 튀어오르듯 망상은 버리려 할수록 더 달려든다.”(쌍계사 조실 고산 스님).1만2800원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데스크시각] 변화의 타이밍 그리고 성공/최용규 산업부 차장

    30여년전 우리 나라 재계에는 ‘율산 신화’가 있었다. 만 스물일곱의 혈기방장한 젊은이들이 대본을 직접 쓰고 연출했다. 1974년 초가을 서울 남대문 인근에서 시작한 율산실업이란 오퍼상이 그 시초였다. 작은 사무실에 전화 한대가 고작이었을 만큼 출발은 보잘것없었다. 하지만 ‘중동바람’을 타고 4년 7개월만에 14개 계열사에 직원 8000여명을 거느린 그룹으로 키워냈다. 그 중심에 경기고·서울대를 나온 신선호가 있었다. 그러나 율산신화는 1979년 사장이던 신선호의 구속과 부도로 막을 내렸다. 눈부시도록 화사하게 폈다가 속절없이 지는 벚꽃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변화를 읽는 능력과 아이디어, 강한 추진력으로 대표되는 율산맨들의 정신이 구속되거나 종말을 고한 것은 아니다. 한 세대가 지난 지금 재계는 크게 변했다. 굴뚝산업이 아닌 최첨단 하이테크로 무장한 정보기술(IT)산업이 호령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LG전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삼성과 LG는 그렇다치고 관심의 대상이 된 또 하나의 IT기업은 팬택계열이다. 이 회사는 박병엽 부회장이 오너다. 그는 15년전 팬택이라는 상호로 회사를 차렸다.‘삐삐’를 만들었다. 직원은 고작 6명이었다. 같이 출발한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이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는 승승장구했다. 직원 4300여명에 매출 5조원을 넘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선호와 박병엽. 두 사람은 많이 닮았다. 젊은 나이에 거의 맨주먹으로 시작해 대기업을 일궈낸 점이 그렇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신선호는 5년 만에 망했고, 박병엽은 15년이 지난 현재 건재하다. 신선호와 마찬가지로 박병엽을 성공의 길로 이끈 것은 무엇일까? 박병엽은 올해 창사 15주년 기념사를 통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의 타이밍을 정확하게 읽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삐삐 생산 6년만에 휴대전화로 전환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거는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이 오늘의 박병엽을 만들었다. 또한 성공의 배경에는 IT가 있었다. IT는 하루, 한 시각이 다르게 진화를 거듭한다.IT업계는 새로운 기술과 새상품이 끝없이 출시돼 자칫 한눈을 팔면 트렌드를 놓칠 수 있는 벅찬 곳이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휴대전화로 공중파 방송 시청이 가능한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이 세계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지 제법 지났다. 우리는 이를 통해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게임, 월드 스포츠 등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를 맘껏 보고 즐긴다. 지하철이나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와이브로)도 최근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 등지에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또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면 인터넷TV(IPTV)라는 뉴미디어 ‘괴물’이 나온다.1000개에 육박하는 채널을 통해 뉴스 시청은 물론 게임·쇼핑 등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인터넷 세상이 열린다. 기존 언론 매체들이 크게 긴장해야 할 사안이다. 이런 IT 서비스의 전방위적 진화는 벌써 기존 미디어분야에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동영상으로 대표되는 ‘IT 뉴미디어’의 팽창이 먼 얘기가 아님이 도처에서 느껴진다. 뉴스를 포함한 많은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만들어가기가 진행 중이다. 신선호와 박병엽의 예에서 보듯 성공의 길로 인도하는 ‘변화의 타이밍’을 기존 언론들은 놓쳐서 안될 중요한 시점이다. 최용규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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