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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예진 “대본 80% 실제…기자정신 보여줄 것”

    손예진 “대본 80% 실제…기자정신 보여줄 것”

    방송가에 전문직 드라마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방영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달 14일 첫 방송되는 MBC 미니시리즈 ‘스포트 라이트’(극본 이기원, 연출 김도훈)가 그것. 방송국 사회부 여기자가 좌충우돌 끝에 앵커자리에 앉는 성공 스토리를 그리는 드라마이다.주인공은 부드러운 멜로 연기에 강세를 보여온 손예진과 지진희. 각각 3년차 여기자 서우진, 사회부 캡(경찰팀장) 오태석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특히 극중 손예진은 탈옥범을 단독 인터뷰해 특종을 건질 생각으로 다방 아가씨로 위장할 정도의 저돌적인 인물. 캐릭터의 질감을 살리느라 노메이컵은 물론이고 방송 4회까지 검정색 단벌 의상으로만 출연한다. 겹치기 촬영을 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깨고 영화 촬영 도중 출연을 결심한 그녀는 “80% 이상이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특종 강박에 사로잡혀 여자이기를 포기한 우진을 보니 기자들이 대단해 보였다.”면서 “사건을 파헤치고 진실을 말하지만, 기자들이 느끼는 인간적인 회의 등도 사실적으로 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본은 지난해 초 의학드라마 ‘하얀거탑’으로 전문직 드라마 붐의 불씨를 댕겼던 이기원 작가가 맡았다. 드라마는 우진의 ‘멘토’인 태석을 통해 이 시대의 기자상에 대해서도 신랄히 해부할 예정이다. 지진희는 “초반 대본은 관계자들만 파악할 정도로 무척 전문적”이라면서 “뉴스를 전달할 땐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해야 하며, 펜이 총보다 강하다는 사실도 새삼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기자가 등장하는 작품은 흥행에 실패한다는 속설이 있는 게 사실. 이에 대해 지진희는 “그런 편견을 과감히 깨보고 싶은 데다, 그동안 미처 몰랐던 에피소드들로 내용이 꽉 찼기 때문에 시청률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여유를 보였다. 드라마 속 우진은 결국 앵커 자리에 오르며 멘토의 대상이었던 태석을 존경하고 점차 사랑에 빠지게도 된다. 손예진은 “기자도 사람이기에 충분히 그런 감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태석에 대한 사랑은 동지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앞으로 한동안 ‘기자 인생’을 살아야 할 이들은 요즘 열심히 ‘기자 정신’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결국은 나라를 위하고 긍정적인 삶의 터전을 만들기 위해 특종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겠냐.”면서 “진실을 알리기 위한 소명의식이 곧 기자정신인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극중 태석은 가족을 포기하면서까지 진실을 밝히는 강단 있는 인물이다. 지진희는 “이번 역할을 맡은 이후로는 신문의 어떤 사건을 보더라도 그 이면을 한번 더 의심하게 됐다.”며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는 냉철하고 철두철미한 기자정신이 모든 것에 앞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라마는 보도국 조직 내부를 어둡거나 무겁지 않게 유쾌한 블랙코미디의 성격으로 그리겠다는 복안이다. 탄탄한 대본에 화려한 출연진을 앞장세운 ‘스포트라이트’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얼마나 받을지 기대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긴박한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생사가 찰나에 갈라지는 공간, 영동세브란스병원 응급실. 그곳에 올해 나이 서른 한 살의 남자 간호사 김화덕씨가 있다. 여자 간호사만큼 익숙하고 다정한 모습은 아니지만, 환자를 향한 사랑만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남자 나이팅게일 화덕씨의 넘치는 인간미를 엿본다.   ●세계 테마 기행(EBS 오후 8시50분) 소설가 성석제가 마푸체족이 모여 사는 칠레의 한 마을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전통을 잃지 않고 추장의 망토를 만드는 할머니와의 진심 어린 대화를 통해 마푸체족의 자부심을 엿본다. 숱한 외부의 핍박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마푸체족의 전통과 함께 격동의 칠레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미국의 경기침체로 전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호주에서도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동포 사회와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2년 사이에 7차례나 인상되는 등 지금 호주는 지난 12년 동안 최고의 금리를 기록하고 있다. 대출금을 갚을 길이 없어 집을 팔려는 동포들이 늘고 있다.   ●코끼리(MBC 오후 8시20분) 덕배의 방에서 함께 잠을 청하던 주현은 그만 덕배의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치명적 실수를 하고 만다. 덕배의 입을 막아야 하는 주현과 주현의 약점을 잡은 덕배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한편, 한 번 스쳤다 해도 파스를 발라야 하는 한영의 주먹이 무서워 이코빌라 사람들은 모두가 바짝 긴장한다.   ●온에어(SBS 오후 9시55분) 경민을 부른 강 국장은 1,2회가 80분 방송으로 나가기로 결정되었으니 1,2회를 추가 제작하라고 명령한다. 대본을 더 써야 한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영은은 편집실에서 시간을 계산하다가 광고가 반도 팔리지 않았다는 소리를 듣고 긴장한다. 한편,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은 승아에게 장엔터로 간 이유를 묻는데….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돌 직후 바이러스로 소아마비 장애를 얻고 난 뒤 단 한번도 목발 없이 걸어본 기억이 없는 남자. 지금까지도 양 손에서 목발을 떼어내지 못하고 살아가는 남자. 세상의 편견 어린 시선과 싸우며 살아가지만 한치의 구김살도 없이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는 사람이 박마루씨다. 그에게 장애는 결코 삶의 장애가 아니다.
  • 올가미에 걸린 유부녀 “슬로 퀵퀵”

    올가미에 걸린 유부녀 “슬로 퀵퀵”

    「댄스」를 배우다 바람을 피우고, 바람을 피우다 몸까지 빼앗기고 끝내는 올가미에 걸려들어 돈까지 강요당한 어느 가정주부의 사련극(邪戀劇) 시말기. 5년동안이나 놀아나던 불륜행각에 끝내는 제3의 여인이 등장했고 가진 수법으로 거액을 협박당하다 버틸수없게 되자 남편과 시부모앞에 무릎을 꿇고 과거를 고백,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로써 정절을 맹세했던 것. 또 돈을 우려내려고 협박과 공갈을 하며 끈덕지게 달라붙던 여인은 꼬리를 잡혀 철창신세를 지게됐고, 파탄을 불러일으켰던 「댄스」교사는 전국에 수배중이다. 의남매(義男妹) 가장하고 몸과 돈 모두 바쳐 사건전모를 가려달라고 경찰에 고발한 이 여인은 취조형사들앞에서 『춤바람이 이렇게 무섭게 번질줄은 몰랐다』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서울 성동구 인창동에서 남부럽지않은 살림을 꾸려오던 임(林)모여인(38)이 유혹의 수렁으로 스스로 빠지게된 것은 지난 67년 가을 어느날, 중구 묵정동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2층방에 차려놓은 비밀「댄스」교습소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부터다. 『사교에 도움이 될것같아서』이 막연한 생각이 알뜰한 가정주부를 자유부인으로 타락시켜버리고 벗어날수없는 굴레속에 빠뜨릴 줄이야. 『배워서 남주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그럴싸한 권유도 있었다. 임여인은 그날로 부끄러움도 잊은채 「댄스」교사 유(劉)모씨의 품에 안겨버렸다. 「슬로…슬로…퀵·퀵」감미로운 선율이 뇌리를 스쳐간다. 「스텝」을 익혀갈수록 교습시간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남자의 체취가 온몸을 감쌀때는 야릇한 느낌마저 들었다. 임여인의 행동반경은 「댄스」를 배우면서 날로 넓어지기만 했다. 새 친구들을 알게된 임여인은 유교사와 함께 시내 「카바레」로 가 춤실력을 과시하기도 했고, 유원지로 몰려나가 집안에 갇혀 쌓였던 고달픈 심정을 마음껏 풀어헤치기도 했다. 이러던중 임여인은 유씨와 자신도 모르게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버렸다. 67년12월15일. 『친구집에 놀러간다』고 적당히 둘러댄 임여인은 유씨와 함께 인천 모「카바레」로 가 춤을 추다 시간이 늦어져 여관으로 끌려들어갔다. 술이라곤 입에도 안대본 임여인은 유씨가 억지로 권하는 맥주반병을 마시고 정신이 몽롱해지자 모든것을 술에 취한 탓으로 돌리고 유씨와 정을 나눴다. 그후 임여인은 유씨의 예속물이 돼버렸다. 임여인도 주위 사람들에게 유씨를 의동생으로 소개, 유흥장과 여관등을 돌아다니며 마음껏 사련을 불태웠다. 정을 나눈지 한달도 못된 68년 1월초순이 되자 유씨는 임여인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방을 얻어야겠으니 10만원만 달라』는 유씨의 말을 달리 거절할수 없게된 임여인이었다. 두달후에는 「오토바이」를 산다며 20만원을 받아갔다. 지난 69년 8월에는 정부 권희연(權希姸)여인(33)과 약혼을 한다며 약혼반지 살돈 5만원을 요구했다. 그해 8월15일 유씨가 권여인과 약혼식을 할때까지도 임여인은 권여인에게 『유씨와는 남매지간일뿐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불륜의 정사를 계속했다. 놀아난 현장 사진 내놓고 “네 남편한테 보여주겠다” 세사람사이의 묘한 관계는 임여인이 수세에 몰리며 백일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유씨는 권여인에게 임여인과의 관계를 모두 털어놓고 『지금까지 40여만원의 돈을 손쉽게 빼앗아 썼다』고 자랑까지 하며 임여인을 등칠 새로운 방법을 모의했다. 혼인신고를 한 정식부부로 가장하기로한 유씨는 권여인을 시켜 임여인을 협박, 돈을 긁어내도록 사주했다. 지난6월초 임여인을 전화로 불러낸 권여인은 『그동안 받아온 정신상의 피해를 현금1백50만원으로 보상하지않으면 당신과 우리남편 유씨를 간통죄로 고소하겠다』고 다그쳤다. 이들의 올가미에 여지없이 걸려든 임여인은 권여인을 붙잡고 『가정주부가 무슨 돈이 있느냐』고 애걸을 했고 권여인은 『유부녀 주제에 남의 남편과 놀아나고도 말이 많으냐』며 쏘아댔다. 지난6월19일 유씨와, 임여인이 놀러다니며 단둘이 찍은 사진을 1백80장이나 복사 해 갖고 나타난 권여인은 『돈을 내놓지 않으면 당신 남편 점포앞에 이 사진을 뿌리겠다』며 임여인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다. 이들의 사기극을 눈치채지 못했던 임여인은 사랑하는(?) 유씨를 집근처 독탕에서 만나 권여인의 감정을 달래줄 것을 부탁했으나 유씨는 『1백50만원이 벅차면 1백만원만 내라』고 오히려 호통을 쳤다. 백(百)50만(萬)원 마련하지 못해 시부모앞에 혈서(血書)로 고백 사면초가가 돼버린 임여인은 『70만원으로 잘 해결하자』고 권여인을 달랬으나 권여인은 『당신네 집은 돈푼깨나 있어보이는데 무슨 엄살이냐』고 7월 10일까지 1백만원을 갖고 시내 모다방으로 나오라고 못박아 말했다. 시한이 지나도록 돈을 마련하지 못하고 벙어리냉가슴이 돼버린 임여인앞에 지난 19일 다시 나타난 권여인은 『당신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들과 학부형에게 모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고 임여인은 『오는 20일까지만 참아 달라』고 사정했으나 아무소용 없었다. 다음날 임여인의 남편 김(金)모씨(40)가 경영하는 상점부근 다방으로 임여인을 불러낸 권여인은 『더이상 날짜를 연기할수 없다. 당장에 당신 남편을 찾아가겠다』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앞이 캄캄해진 임여인이었다. 상점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을 바라본 임여인은 남편이 이미 권여인으로부터 모든 사실을 전해듣고도 시치미를 떼고 있는것 같아 더이상 속일 힘조차 없었다. 임여인은 남편과 시부모가 모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지난 과거를 모두 자백하고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써 앞으로는 정숙한 아내가 될것을 다짐했다. 임여인은 그 길로 경찰에 고발-길고긴 사련의 막은 내렸다. 서울J여고를 거쳐 S여대 국문과를 나온뒤 친구들과 시내 일류다방을 동업으로 경영해왔다는 권여인은 여자로서의 당연한 질투심 때문에 유씨가 시키는대로 금품을 뜯어내고야 말겠다는 독부의 집념을 갖게됐다고 흐느꼈다. <우홍제(禹弘濟)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8월 1일호 제4권 30호 통권 제 147호]
  • [방송영화 대결] 김정우 감독 VS 장항준 감독

    [방송영화 대결] 김정우 감독 VS 장항준 감독

    충무로 감독들의 방송행이 활발하다. 장진 감독은 4부작 단편영화 ‘유턴(U-turn)´을 지난 1일부터 케이블채널 OCN에서 발표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은 배우 이병헌과 SBS에서 내년 상반기 방영할 20부작 첩보 드라마 ‘아이리스’를 만든다. ‘인어공주´의 박흥식 감독은 6월 SBS에서 ‘나의 달콤한 도시´를 16부작 미니시리즈로 선보인다. 이번에는 감독 둘이 방송에서 자웅을 겨룬다. 주인공은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의 장항준(39)감독과 ‘최강로맨스´의 김정우(35) 감독. 격전지는 극장과 TV다. 1차는 17일 전국 롯데시네마 20개관에서,2차는 25일 케이블 영화채널 OCN에서 이뤄진다. 장 감독의 무기는 ‘전투의 매너´ ‘음란한 사회´, 김 감독의 무기는 ‘색다른 동거´ ‘성 발렌타인´이다. 승패의 관건은 얼마나 더 많은 관객·시청자를 끌어들이느냐다. 그러나 사실 두 감독 모두 ‘대결´이 썩 내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나선 이유는 뭘까.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1. 배틀에 나선 이유는 “제작사 대표가 술먹다 제안했는데 술 먹고 하기로 했다가 술깨고 나서 못하겠다고….”(웃음) 장 감독은 농부터 던졌지만 5년간의 공백을 깨는 만큼 제대로 준비해 작품을 내놓을 심산이었다. 방송에서는 열악한 제작비나 짧은 제작기간이 충분히 예측됐기 때문이다. ‘은행나무 침대’‘쉬리’등 대박영화의 조감독을 맡아온 김감독도 쭈뼛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경쟁을 한다기에 아, 꼭 그렇게 해야 하나. 누구 하나 지면 어떡하나. 쪽팔린 거예요. 그래도 한 편이라도 더 만들어보고, 방송의 고화질(HD) 영화 시스템을 배우고 싶어 참여해봤어요.”(김) 2. 마지막 승자는 누가 될까 ‘흥행 부담’에 시달렸던 김 감독은 이미 일가친척에게 엄포를 놓았다.‘일당 100’이라고. 그러나 벌칙만은 소박했다.“제가 이기면 선배가 제 영화에 출연해주셔야 돼요. 물론 무보수로요.”(웃음) 장 감독은 두 손부터 들었다. 데뷔작 ‘라이터를 켜라’ 개봉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맞부딪혔던 그는 이후 ‘경쟁’에는 마음을 비웠단다.“우리 둘이 싸워서 1등,2등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저는 관객수가 한 영화의 바로미터라는 것이 늘 딜레마고 불만인 사람이었거든요.” 3. 방송 환경에 맞닥뜨려보니 제작비는 2억 5000만원. 충무로에서는 엄청난 저예산이지만 방송에서는 블록버스터급이다.3개월간 같은 제작진을 공유해가며 네 편의 영화를 번갈아 촬영했으니 제작기간도 턱없이 짧았다. 각각 9∼11회차로 영화를 완성했다. 충무로 제작진들이 들으면 “거짓말!”하고 경악할 횟수. 두 감독은 돈 100만원에 머릿 속에서 상상했던 장면을 지울 때가 제일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이별 장면에서 아련하게 눈이 내렸으면 했어요. 특수효과팀 형한테 ‘눈 준비됐지?’하니까 ‘대여료 100만원 내야 되는데’하더라고요. 몇분 생각하다 접었어요.”(김) 준비 중이던 영화 ‘메이드인홍콩’에서 자동차 추격신 3분에 11억원을 쓸 생각이던 장 감독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컸다.“차를 50대 파괴하고 200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작업을 하다가 여기 와서 경찰차 한대를 못 빌리고 엑스트라 10명도 못 쓴다니 아, 이게 뭔가 싶었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마인드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작업이었어요.” 4. 충무로의 과거 돌아보다 감독들은 충무로의 과거를 다시 반성하게 됐다고 했다. 투자가 끊기고, 신인들의 입봉이 끊긴 요즘 충무로는 아직도 겨울이다. “다 우리가 잘못한 거예요. 영화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죠. 누가 캐스팅됐다면 대본도 안 보고 50억원씩 배팅하고, 작가는 골방에 쳐박아놓고 만날 시나리오값은 깎으려 하고요. 이제 관객들이 대본이 중요하다는 걸 먼저 가르쳐 주고 있어요. 요새 투자자들은 대본만 본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부터는 우리 몫이에요.”(김) “앞으로 2∼3년은 이 상황이 지속될 거예요. 일본 핑크영화 전성기 때 극도의 침체기에 접어드니 훌륭한 기성 감독들도 생활고 때문에 벗기는 영화를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기존 제작자도 뛰어들고 참신한 신인들도 데뷔하고 영화가 예술성을 갖춰 장르화됐죠. 그래서 불황을 끝낼 시점에는 감독들이 제도권 안으로 다시 진입했어요. 영화 인력이 없다보면 다시는 복구가 안 돼요. 우리도 방송이든 어디로든 일단 살아남아 영화 궤도를 제자리로 돌려놔야죠.”(장)
  • 골라서 즐기는 특별공연 다섯 무대

    골라서 즐기는 특별공연 다섯 무대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엄마·아빠는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즐겁고 보람도 있을까. 이런 부모라면 공연장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좋겠다. 설화를 바탕으로 한 국악 어린이극에서부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클래식음악, 바비인형이 나서는 가족음악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족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온 가족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낮시간에 열린다. ■ 국립국악원 어린이음악극 ‘오늘이’ 아득한 옛날, 적막한 들판에 한 여자아이가 나타난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아이, 하늘에서 날아온 학이 날개로 덮어주고, 먹을 것도 가져다 주었다는 아이를 마을사람들은 오늘 만났다고 이름을 ‘오늘이’로 지어준다. 어느날 부모님이 보고 싶지 않으냐는 백씨부인의 물음에 오늘이의 긴 여행은 시작된다. 부모를 찾아 떠나지만, 결국은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거쳐야 할 성장을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오늘이는 ‘원천강 본풀이’라는 제주의 무속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그동안에도 이성강 감독이 ‘오늘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고,‘춘하추동, 오늘이’라는 아동극으로도 선을 보였다. 국악원의 ‘오늘이’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참여해 어린이들을 흥미진진한 상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한국 전통문화에도 이런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다는 사실을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류이의 대본을 조태준이 각색하고 이병훈이 연출한다. 오늘이 역에 강효주가 출연하는 등 국립국악원의 민속악단과 무용단, 창작악단이 대거 참여한다. 우면당.3∼5일 오후 1시·5시.1만∼2만원.(02)580-3300. ■ ‘백혜선이 들려주는 바바이야기’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의 한 사람인 백혜선의 어린이를 위한 콘서트이다. 장 드 브르노프의 동화그림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백혜선의 동화구연이 더해지고, 피아노로 연주하는 프랑스 작곡가 풀랑의 ‘아기코끼리 바바이야기’가 어린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모차르트의 ‘작은 별 변주곡’에서부터 체르니의 ‘비엔나 행진곡’, 클레멘티의 소나티네, 슈만의 ‘꿈’, 쇼팽의 ‘즉흥 환상곡’ 등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울 때 만나는 명곡들을 백혜선의 흥미로운 해설과 연주로 들려준다. 국립호암박물관 극장 용(龍).3∼4일 오후 2시·4시,5일 오전 11시·오후 2시.3만∼5만원.1544-5955. ■ 신애라와 함께하는 어린이 음악회 배우 신애라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재미있는 구연동화로 소개한다. 소프라노 김수연과 바리톤 이규석은 ‘마술피리’에 나오는 재미있는 아리아들을 소개한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피아니스트 김나영과 서현석이 지휘하는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5일 오후 3시.1만∼2만원.(02)580-1300. ■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장, 국립극단 단원들이 절정의 예술적 완성도와 재미를 보여준다. 객석에서 조용히 숨죽여야 하는 공연이 아니라 마음껏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는 가운데 우리 장단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2∼10일 오전 11시·오후 4시.1만 5000∼3만원.(02)2280-4115. ■ 세종문화회관 바비심포니 가족음악회 바비인형이 스크린에 등장한 가운데 지휘자가 악기와 작곡가, 작품을 설명하여 어린이들이 공연에 빠져들 수 있도록 이끈다. 바비를 주인공으로 한 ‘라푼젤’을 비롯하여 ‘호두까기 인형’,‘백조의 호수’,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 등을 소개한다. 조프리 발레단의 작곡가 출신인 아니 로스가 음악감독과 지휘를 맡고 디토 오케스트라가 나선다. 대극장.4∼6일.4·6일은 오후 7시30분,5일은 오후 3시·7시30분.1577-5266.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X파일’ 속편 제목은 ‘I Want to Believe’

    ‘X파일’ 속편 제목은 ‘I Want to Believe’

    영화 엑스파일(X-file)이 10년 만에 찾아온다. 오는 7월 25일 현지 개봉하는 속편의 제목은 ‘The X-files: I Want to Believe’ (나는 믿고 싶다)로 이는 원작인 TV 시리즈에서 주인공 멀더 (데이비드 듀코브니 분)의 책상 위에 붙어있는 포스터의 문구와 같다. 제작자인 크리스 카터는 이 제목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는 멀더의 신념과 과학사이의 충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영화는 드라마 엑스파일의 연장이 아니다.”며 “드라마를 모르는 어린 관객들과 팬들 모두를 만족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엑스파일은 2002년 9시즌으로 막을 내릴 때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국 SF 드라마 시리즈다. 첫 번째 극장판 영화인 ‘엑스파일: 미래와의 전쟁’ (The X-Files)은 98년도에 제작됐으며 이번에도 폭스 멀더 역의 데이비드 듀코브니와 대나 스컬리 역의 질리언 앤더슨이 다시 뭉쳤다. 한편 영화 관계자는 “영화를 비밀리에 만들기 위해 주요 제작진만이 카메라가 설치된 방 안에서 대본을 읽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화 제목 역시 제작 시점부터 비밀로 붙여져오다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사의 허락 하에 지난 16일(현지시간) 아침에 공개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재용이의 순결한 19’ 한밤의 촬영현장을 가다

    ‘재용이의 순결한 19’ 한밤의 촬영현장을 가다

    케이블 채널 M.net에서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재용이의 더 순결한 19’(이하 순결19)가 다양한 호평과 비평을 받아가며 100회를 훌쩍 뛰어넘는 방송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2류 문화의 대표주자’를 표방하는 ‘순결 19’는 M.net는 물론 한국 케이블 방송계에서도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손꼽히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런 인기는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는 DJ.DOC 정재용 외에도 개장호, 개철민, 은석작가, 털피디 등 제작진까지 스타덤에 오르는 반향을 얻고 있다. 서울신문 NTN에서는 ‘순결 19’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인 서울 논현동 CJ미디어 사옥을 찾아가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날 인터뷰에는 송상엽 PD, 권기수AD, 김현서AD, 김장호AD, 김종민 작가, 정은정 작가, 추정흔 작가가 참석해 상호 비방을 벌이는 등 뜨거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어느덧 100회를 훌쩍 넘었다 송상엽 PD: 예전 다른 방송국에서 비슷한 일을 한적 있는데 당시 한 인기 여자그룹을 조금 심하게 묘사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기획사 사장이 우리 팀을 수배령까지 내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요즘 항의는 가끔 들어오지만 다들 재미 있게 봐주고 있다고 한다. 살기 좋은 세상이 된 것 같다.(웃음) ‘순결19’때문에 MKMF(엠넷 케이엠 뮤직 페스티벌)에 출연 섭외가 힘들었다고 한 적이 있는데 사실인가? 송상엽 PD: 사실이다.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톱스타 A양 등 몇몇 연예인들이 ’순결 19’에 거론 되면서 출연 거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외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슈퍼주니어와는 무척 친한 사이다. 슈퍼주니어 멤버들도 평소에 우리 프로를 즐겨 본다고 하니 너무 고맙다. 개인적으로 미안한 연예인이 있다면? 정은정 작가: 나 역시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데 왜 미안하지 않겠나? 사실 ‘순결 19’출연 비중이 높을수록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이다. 왜곡된 사랑으로 빅뱅 출연 비중이 높은 편인데 빅뱅이 직접 따지러 와 주면 좋겠다.(웃음) 송상엽 PD: (김)장호AD의 경우 아이비 팬이다. 실제로 아이비가 한창 활동 할 때 편집하는데 진도가 안 나가더라. 김장호 AD: 아이비 무대를 재현하기 위한 안무 연습 때문이었다. (웃음) 지금까지 방송을 만들며 가장 힘든점이 있다면? 송상엽 PD: 소재고갈이다. 재탕을 할 때 마음이 아프다. 정은정 작가: 나 역시 소재고갈이다. 소스만 나오면 대본이야 워낙 잘 쓰니…(웃음) 김장호 AD: 편집이다. 사실 출연 같은 건 부담되지 않는다. 아! (정)재용이 형이 늦게 오거나 늦어지는 것도 고충이다. (이날도 역시 정재용은 당초 약속시간인 밤 10시를 훌쩍 넘은 11시에 도착했다) 송상엽 PD: 초심을 잃은 거다. (김)장호나 (김)철민이나 억지로 연기를 하는 그 자체가 웃겼던 건데 이제는 연기를 즐기는 단계에 도달했다. 전업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김장호 AD: (불편한 표정으로)의상이 없으면 싫을 때도 있다. 나는 2년 동안 빨지도 않은 옷을 돌려 입게 하고 있다. 송상엽 PD: 암암리에 개철민, 개장호의 이름으로 행사도 뛰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 (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분이 있다면? 송상엽 PD: 100회 특집 ‘이제는 말할 수 있다’편이다. 인터뷰 식의 진지한 프로그램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는데 색다르고 좋았다. 지금 인터뷰처럼 진지했다. 정은정 작가: 푸켓에서 촬영한 해외특집 편이다. 뒷이야기가 있는데, 원래 문어공주 역할은 내가 아니라 김장호 AD였다. 그런데 (김)장호가 호텔에서 술 먹고 아침 촬영에 나타나지 않아서 나로 대체됐다. 송상엽 PD: 다른 방송국이었다면 바로 징계를 받거나… 김장호 AD: 술이 죄다. 그 놈의 데킬라가 너무 좋아서… ‘순결19’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은? 송상엽 PD: 보통 대본이라고들 하는데 사실은 (정)재용이 형이다. 재용이 형의 컨디션에 따라 그날 녹화 시간이 결정된다. 뒷얘기지만 행사가 많은 연말이나 대학축제가 많은 시기에는 촬영이 힘들다. 요즘 같을 때야 수월한 편이다. 이렇게 촬영 하는 날은 즐거운 날이다. 일주일에 한번 와서 놀다가는 기분으로 하고 있다. 재용이 형이야 힘들지 모르지만…… (김장호 AD에게)방송 이미지가 좋은 편은 아닌데, 주변 반응은? 김장호 AD: 친구들이 창피하니깐 떨어져서 걸으라고 한다. 가끔 친구들과 술집을 갔을 때 ‘순결19’재방송을 할 경우가 있는데 손님들이 나를 알아보고 “이 XX 개장호다!”라고 한 적도 있다. 송상엽 PD: (김)철민이나 (김)장호나 부모님들 초청해서 대접을 해야 하는데 여의치가 않다. 꼭 모셔서 사죄를 하고 싶다. 앞으로 출연 해줬으면 하는 연예인이 있다면? 송상엽 PD: 장동건과 서태지다. 그들이 출연해 준다면 최고의 꽁트로 대한민국을 예능계를 뒤흔들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서태지의 경우 CF를 패러디 해 뽀글이 파마 가발과 함께 멜로디언 연주를 한다는 구상까지 잡아놨다. ‘순결 19’가 종영되면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 송상엽 PD: 아프리카 초원에 가서 다큐멘터리를 찍던가 정말 순결한…사죄하는 마음으로 보는 사람도 뿌듯하고 모든 사람이 좋아할 방송을 하고 싶다. 김현서 AD: 많은 연예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프로? 일부 신인들의 경우 우리프로에 출연 시켜달라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 방식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좋다. 끝으로 ‘순결19’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송상엽 PD: 정말 순결하고 고결한 프로그램이다. 역설적인가? 최홍만과 밥샵이 언약식을 하는 그런 느낌이다. (웃음) 김종민 작가: 전에 잡지에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는데 ‘순결 19’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말한대로 “하고 싶은대로 해서 성공한 프로”다. 한창 제작에 열중할 때 정말 즐거웠다. 이렇게 재미있는 프로는 없었다. 김장호 AD: 연예인 극성팬을 위한 프로? 자기들이 보고 화내고 좋아하는 그런 프로인 것 같다. 서울신문 NTN 김경민 기자 / 사진= 한윤종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ISS 생방송 ‘각본’과 다른 이유

    ‘ISS 생활은 각본 없는 드라마’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이소연(30)씨의 언행이 ‘톡톡 튄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당초 예상과 크게 달라진 주변 환경 및 스케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러시아측과 협의해 이씨의 우주생활을 5∼10분 단위로 계획했던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측은 이씨의 행동과 대화가 ‘각본’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이씨의 침착한 대응 태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모든 방송이 그렇듯이 대통령과의 대화, 라디오·TV 생방송에는 주고 받는 대화와 취해야 할 행동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대본이 존재하기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시간 제약과 연결 상태의 문제로 인해 상당부분 내용이 달라지거나 생략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씨가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부터 15분가량 진행한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도 당초의 각본과 큰 차이가 있다. 각본에는 처음 화면에 등장한 이씨가 ‘가부좌 틀면서 앉은 자세로 위로 솟아오르거나, 공중에서 한 바퀴 돈다.’라고 적혀 있지만 이씨는 이같은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또 한국우주인을 상징하는 별동이 인형, 복주머니, 낱말블록, 부채 등을 꺼내는 등의 행동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문화 홍보를 유도하도록 했지만 실제로는 진행되지 않았다. 소도구를 이용한 각종 우주생활 체험도 매일 방송을 연결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대부분 간단한 시연에 머물거나 대화로 교체되고 있다. 이는 당초 계획을 수립할 때 무중력상태에 대한 적응이 채 이뤄지지 않은 이씨의 행동패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험과 강연 일정이 ISS 내부사정 탓에 시시각각 바뀌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실제로 이씨가 14일 예정했던 한국 고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우주 강의와 17일의 ‘훈민정음’ 강의는 18일로 미뤄졌다. 또 18가지 우주실험 일정도 ISS 사정에 따라 계속 바뀌고 있다. 항우연측은 “무중력 상태의 ISS에서 이뤄지는 생방송이 예정대로 진행되리라고 애초부터 기대하지는 않았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처하고, 맥을 짚는 대화를 통해 당초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는 이씨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가정의 음식창고 역할을 하는 냉장고. 건강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냉장고의 위생 상태는 특히 신경을 많이 써주어야 한다. 수납만 잘해도 널찍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냉장고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청소할 수 있을까.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과 바람직한 식품 보관법까지 알아본다.   ●60분 부모-2.0(EBS 오전 10시) 자신이 원하는 것조차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손짓, 몸짓으로 대신하는 27개월된 지현이. 지현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말도 안 하고 행동도 느려 주위의 걱정을 사고 있다.27개월 지현이의 사례를 통해 엄마가 직접 해보는 아기발달 놀이와 발달이 늦는 아기를 위한 양육법에 관해 알아본다.   ●누구세요?(MBC 오후 9시55분) 승효와 영인, 영애는 함께 새봄보육원으로 향한다. 식약청 직원으로 위장한 호중은 창고를 살펴보다 일건의 그림이 숨겨진 곳을 발견한다. 영인은 아이들과 축구하고 아이들을 씻겨주는 승효를 바라보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영인은 일건이 승효의 몸을 빌려 돌아온 것 같다는 영애의 말에 충격에 휩싸인다.   ●아빠 셋 엄마 하나(KBS2 오후 9시55분) 면접을 보고 덜컥 취직이 되어버린 나영. 하선이를 돌봐줄 사람을 찾지도 못한 채 급하게 지방 출장까지 가게 된다. 졸지에 애를 맡아 키우게 된 세 남자, 분유 먹이기부터 기저귀 가는 일까지 모든 게 생소하다. 한편, 모델하우스 도우미로 열심히 일하는 나영의 모습을 찬영은 눈여겨 보게 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멕시코시티 외곽에 있는 쓰레기를 뒤지며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매일 2000t의 쓰레기가 버려지는 이곳이 주변에 사는 3000가구의 주요 소득원이 된다. 아이들은 쓰레기를 갖고 놀고, 쓰레기로 집을 짓고 산다. 이곳 사람들은 항상 쓰레기를 뒤지는 게 일이어서 심각한 감염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온에어(SBS 오후 10시) 미용실에서 혜정과 마주친 승아는 캐스팅 논란이 없도록 작품 잘하라며 혜정이 빈정거리자 열을 받는다. 경민은 대본집필과 배우들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영은에게 하루만 쉬자고 한다. 티켓투더문 배우와 스태프들은 MT를 떠난다. 체리는 진실게임을 하자고 제안하고, 모두 마음에 두었던 궁금증을 하나씩 꺼낸다.
  • [10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테마 기행(EBS 오후 8시50분)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종착역인 모스크바를 둘러본다. 먼저 연상되는 건축물이자 게임 ‘테트리스’의 배경이기도 했던 성 바실리 성당을 비롯해 길거리 예술가들의 천국인 아르바트 거리에서 무명의 화가도 만나본다. 또 에르미타슈 미술관을 찾아가 러시아 예술의 근원적 힘은 무엇인지 느껴본다.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18대 총선 최고의 스타! 판사 출신의 ‘얼짱’ 대변인 나경원과 전 KBS 앵커출신 신은경이 서울의 심장부 중구에서 한판 진검승부를 벌였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금배지를 향해 달리는 그녀들의 하루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승리를 향해 선의의 경쟁을 펼친 두 ‘여걸’의 지난 2주 동안의 여정을 되짚었다.   ●코끼리(MBC 오후 8시20분) 미경은 저렴한 디디크림이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해영에게 주기로 한다. 디디크림을 바른 해영의 피부가 좋아 보인다며 식구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미경은 점점 더 해영에게 준 디디크림이 아까워진다. 자신의 물건을 굉장히 아끼는 성현. 그런 성현의 만화책을 빌려간 현지가 성현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호주 동포 젊은이들을 위한 축제 ‘코리안 유스 페스트’가 시드니에서 열렸다. 동포 젊은이들을 위한 첫 행사로, 최근 한국인 유학생 살해 사건으로 침울했던 동포 사회에 활력소가 됐다. 한식과 중식, 일식 등 먹을거리와 제기차기, 다트, 마술쇼, 즉석 장기자랑 등 다양한 오락프로그램들이 펼쳐졌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한때 길수씨는 100평짜리 넓은 집에 사는 교사였다. 그런 안정된 삶을 버리고 선택한 3평짜리 집과 떠돌이 생활. 남들에겐 불안해 뵈는 삶이지만 그의 3평짜리 집에서는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떠나는 여행길. 오늘도 목적지 없는 여행을 떠나는 길수씨 가족이다.   ●온에어(SBS 오후 10시10분) 기준은 승아에게 에이든이 남자 주인공으로 결정되었다고 통보하고, 승아는 영은을 찾아가 어떻게 에이든을 연기파트너로 낙점할 수 있냐고 따진다. 영은은 체리에게 의사답게 머리를 당장 자르라고 명령하고, 체리는 눈물을 흘리며 미용실을 찾는다. 한편, 영은과 경민은 5,6부 대본수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다.
  • 청와대 경호원들의 사랑과 야망

    ‘이번엔 청와대 경호원이다!’ 올 봄, 청와대를 소재로 한 또 한편의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간다.14일부터 방영되는 KBS 월화 미니시리즈 ‘강적들’(극본 강은경·연출 한준서)이다. 지난 2006년 청와대 요리사를 다룬 MBC 주말연속극 ‘진짜진짜 좋아해’와 청와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다룬 KBS 미니드라마 ‘특수수사일지:1호관 사건’ 등이 잇따라 방송되면서 청와대는 미니시리즈의 인기 소재로 주목받아왔다. ‘싱글파파는 열애중’ 후속으로 방영될 ‘강적들’은 철저히 통제된 청와대 경호원들의 일상과 사랑을 그린 휴먼 멜로드라마. 채림, 이종혁, 이진욱이 주연을 맡았다. 채림은 이 작품에서 저돌적인 성격에 체력까지 겸비한 여성경호원 차영진 역으로 전례없이 ‘센’ 이미지를 선보인다. ‘오필승 봉순영’‘달자의 봄’에 이어 강은경 작가와 세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채림은 “강 작가의 대본은 언제나 솔직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이번에는 어떤 따뜻한 이야기를 펼칠지 나 역시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채림과 극중 경호원 동기이자 경호실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인물 유관필 역은 이종혁이 맡았다.‘싱글즈’와 ‘라듸오데이즈’ 등 뮤지컬과 영화를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는 그는 이번엔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캐릭터로 연기변신을 노린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어시티’ 등으로 얼굴을 알린 이진욱은 대통령의 외동아들 강수호 역으로 영진을 놓고 관필과 삼각관계를 엮는다. 제작진은 사격·특수경호 훈련을 비롯해 특수 차량경호, 야간행군 등 고강도 액션을 섞어 청와대 신입 경호원들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려보일 예정이다. 특히 연기력이 탄탄한 조연들을 극중 곳곳에 배치해 드라마의 흥미를 한층 부풀리겠다는 복안이다. 영화 ‘올드보이’와 ‘세븐데이즈’에서 주연 못지 않은 맛깔난 조연을 소화한 배우 오광록을 주목해볼 만하다. 극중 채림의 아버지이자 삼류 사교댄스 강사가 되어 따뜻한 부성애를 엮어낸다.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기하기도 했던 이덕화가 다시 대통령 강민국 역을 맡았다. 영부인 역에는 중견 탤런트 이경진. 연출을 맡은 한준서 PD는 “경호원들의 활약과 애환 등 대통령 경호실의 속살같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싶다.”면서 “작가와 청와대에 직접 들어가 자료조사도 했으며, 경호실 측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정준호 “훈남 역할, 연구 좀 해봤죠”

    정준호 “훈남 역할, 연구 좀 해봤죠”

    방송 3주가 지나서 시청자들의 뒤늦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MBC 주말 특별기획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극본 문희정·연출 이태곤)이다. 서른아홉살 유부녀 선희(최진실)와 톱스타 재빈(정준호)의 로맨스를 그린 이 드라마의 인터넷 게시판은 요즘 “중년 커플의 연애담에 주말마다 가슴 설렌다.”는 반응으로 뜨겁다. 지난 26일 서울의 한 놀이공원에서 만난 최진실과 정준호는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촬영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정준호의 재발견´ 격찬 쏟아져 “제 생애 한자릿수 시청률로 드라마를 출발한 적은 처음이에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죠. 무엇보다 제가 직접 준호씨를 출연 섭외했는데 결과가 안좋으니 무척 미안했어요. 이젠 그런 고민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게 되어 다행이에요.”(최진실, 이하 최)“‘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비난을 가장 걱정했는데, 아마 20대 연기자였다면 굉장히 흔들렸을 거예요. 하지만 최진실씨나 저나 살아온 내력이 있는 만큼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자는 정신이 통했던 것 같아요.”(정준호, 이하 정) 이 드라마가 이처럼 뒷심을 발휘한 데는 연기자들의 만만찮은 연기 내공 덕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정준호는 기존의 조폭코미디와 로맨스연기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매력을 발산해 ‘재발견’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사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부족하고 실수도 많이 하지만, 연기자는 결국 드라마안에서 연기로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밤샘연기에 지치더라도 감독의 큐사인이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피가 끓어요. 무조건 대본 많이 보고 달달 외우고 노력하는 것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는 것 같아요.”(최) “그동안 제가 영화속에서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고정된 이미지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전작들이 강하다 보니 역할 변신을 해도 잘 먹히지 않았고요. 극중 재빈은 워낙 감정폭이 크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저도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얻고 있는 중이에요.”(정) ●‘중년판 풀하우스´ 로 인기몰이 이 드라마는 이른바 ‘중년판 풀하우스’로 불리며 주부시청자들의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커플의 귀여운 매력에 끌린다는 젊은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우리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아줌마들의 사랑’을 꿈꾸게 했다는 점이죠.‘난 사랑은 끝났다.’고 생각한 주부들이 닫힌 마음을 열고 공감을 해주신 것이 가장 주효한 것 같아요. 젊은 친구들은 ‘톰과 제리’같은 선희와 재빈의 코믹적인 요소에 열광하는 것 같아요. 악동 같은 재빈의 모습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최) “며칠 전 친누나가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 네가 나온 작품 중에 가장 재미 있다.’고 하더군요. 사실 이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여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뭔지 조사도 했어요. 재빈은 선희에게 틱틱거리다가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정감 있고 믿음직한 ‘훈남´으로 돌아가죠. 아마 20∼40대 여성분들이 그런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정) 20대때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멜로드라마의 남녀주인공을 자주 맡았던 두사람. 이젠 30대 끝자락의 로맨스 연기를 하는 감회가 색다를 법도 하다. “드라마 ‘별은 내가슴에’할 때만 해도 키스신이 나오면 스태프가 상대배우를 부러워 했는데, 이젠 저에게 ‘좋겠다.’는 반응들이더군요. 앞으로 영영 로맨스 연기는 못할 줄 알았는데, 정준호씨 덕분에 하게 됐어요. 앞으로 제게 한번 정도 더 기회가 있을까요?(최) “국경도 나이도 성별도 없는 게 사랑이잖아요.30대는 10∼20대들과는 달리 사랑에 책임을 지는 나이예요. 상대의 이름 석자를 가슴에 묻을 수 있는 사랑이죠. 진정한 사랑이야기는 나이에 상관없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정) ●“진짜 사랑 얘기는 언제나 통하죠” 극중 송재빈은 톱스타 역으로 나온다. 실제로 대한민국 톱스타인 두사람이 보는 재빈의 캐릭터는 어떨까. “똑같아요. 단순하고 감정 변화도 심한 편이죠. 정에 약하고 앞에선 욱하지만 뒤돌아서 후회하는 경우도 많아요. 외로움도 많이 타 인간관계는 물론 무언가에 ‘올인’하는 경우도 많죠.”(최) “작가가 연기자 마음을 들여다보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드라마 찍을땐 샐러드로 체중조절을 하고, 자기 삶이 없는 로봇처럼 지내죠. 스캔들 걱정 때문에 좋은 만남이 어긋나는 경우도 많아요. 아무래도 다른 역할보다 이해가 빠른 건 사실이에요.”(정) 마지막으로 연기자이자 동료로서 서로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사람이 너무 잘 생겨도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잖아요. 감독님이 비련의 남자 주인공 같았던 정준호씨의 기름기를 쫙 빼고 ‘훈제’로 만들어서 앞으로 연기의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준호씨, 나한테 많이 고맙지?”(최) “진실씨가 대범한 줄은 알았지만, 열 남자가 안 부러워요. 전쟁터에 나가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통도 크고, 카리스마도 있어요. 너무 칭찬했나요? 지나친 칭찬은 독인데…”(정)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토요영화]미지의 코드

    [토요영화]미지의 코드

    ●미지의 코드(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0분)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미지의 코드’(원제 ‘Code Inconnu’,2000년)는 수수께끼를 내는 한 농아를 비추면서 시작한다. 주위를 둘러싼 아이들은 아무도 답을 알아맞히지 못한다. 이같은 수수께끼 같은 장면은 ‘소통 불가’라는 영화 전체의 모티프를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배경은 프랑스 파리. 구걸하는 여인에게 지나가던 사람이 구겨진 종이를 던진다. 이 종이는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여러 주체들을 잇는 연결고리가 된다. 안(쥘리에트 비노슈)은 영화 배우로 데뷔할 예정이고, 그녀의 남자친구 조르주(티에리 뉴빅)는 전쟁사진가로 늘 외국을 돌아다닌다. 조르주의 아버지는 농부인데, 또 다른 아들 장 역시 농장을 물려받을 생각이 없다. 농아학교 음악 교사인 아마두(오나 루 옌케)는 청각장애인인 여동생 때문에 이 직업을 택했다. 아프리카 출신인 아마두의 아버지는 택시를 운전한다. 구걸해서 번 돈을 고향으로 부치는 루마니아 출신 마리아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출발한다. 이렇듯 영화는 시간적 혹은 극적 순서는 무시한 채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상황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훑는 형식의 실험을 했다. 언젠가 감독 자신도 이에 대해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는 것을 거부하는 영화”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파편화된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관계의 폐쇄성’ ‘소통의 실패´ 라는 주제의식을 효과적으로 웅변한다. 연극 희곡과 텔레비전 대본을 쓰던 미카엘 하네케는 45세에 ‘일곱 번째 대륙’(1989년)을 만들며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TV에서 활동한 이력을 경험 삼아 이후 ‘베니의 비디오’‘우연의 연대기에 관한 71개의 단편들’로 이어지는 폭력 3부작을 통해 폭력과 미디어의 관계에 관한 고유의 성찰을 보여준다.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1997년 칸국제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 진출한 ‘퍼니 게임’에서도 잘 드러난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국제적인 반향을 일으킨 미카엘은 2001년 ‘피아니스트’로 칸영화제 남녀 연기상과 심사위원 대상,2005년 ‘히든’으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상복도 푸짐하게 누렸다.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총선D-16] “부활하겠다”

    “오늘은 통합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이 부활하는 날이다.” 통합민주당이 23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총선 공천자 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들어갔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을 꼭 사흘 남기고 선거대책본부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늦었지만 이제 진짜 전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장은 비장한 분위기였다. 수도권의 한 공천자는 “암울한 상황에서 돌격대로 뽑힌 느낌이다.”면서 “마냥 웃고 있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는 후보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노력했다. 손 대표는 “오늘은 부활절이다. 우리도 오는 4월9일 우리의 부활을 축하하고 환호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나부터 종로에서 승리해 살아 돌아오겠다.”고 다짐하면서 “한곳 한곳 절박감을 갖고 끝까지 분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는 ‘견제론’에만 안주하지 말 것도 주문했다. 손 대표는 “국민에게 한나라당을 찍어 주지 말라고만 하는 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에게 줄 거리를 찾아서 변화의 길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부는 공천배제 기준에 걸려 끝내 총선 출마가 좌절된 김민석 최고위원과 신계륜 사무총장 등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손 대표는 “아픔을 견딘 김 최고위원과 선대본부장으로 일할 신 총장을 보며 제 가슴이 저며지는 것을 느낀다. 이 아픔만은 잊지 말자.”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나라 의원25명 탈락 ‘영남 대학살’

    한나라 의원25명 탈락 ‘영남 대학살’

    한나라당이 13일 18대 총선 영남권 공천 심사에서 5선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3선의 김무성 최고위원 등 현역 의원 25명을 탈락시키는 대규모 ‘물갈이 공천’을 단행했다. 이미 불출마 선언을 한 김용갑·김광원 의원을 포함하면 영남권에서만 27명이 바뀌는 셈이어서 현역 교체율이 43.5%에 이른다. 영남권 의원 2명 중 거의 1명꼴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격이다. 이는 ‘탄핵 역풍’이라는 특수 상황에 직면했던 17대 총선의 영남 공천 물갈이 폭 42.8%보다도 큰 교체 비율이다. 이에 따라 14일 이어지는 서울 강남 등 공천에서도 ‘현역 대학살’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안강민 위원장은 “의정 활동, 도덕성, 당선 가능성 외에도 당내 화합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공천 탈락된 25명 가운데 친이(親李·친 이명박) 계열은 14명, 친박(親朴·친 박근혜) 계열은 10명이다. 기존 영남권 전체 친박 의원 수가 20여명이란 측면에서 보면, 이날 물갈이 공천으로 친박계는 10명 규모로 왜소화되는 셈이다. 친박측 관계자는 공천 결과에 대해 즉각 “친박 씨말리기나 다름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여, 향후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측의 대응 강도가 주목된다. 친박계 김무성·이해봉·서병수·유기준 의원 등은 이날 밤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긴급회동을 갖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런 가운데 공천 탈락자들은 친이와 친박을 막론하고 공심위에 재심 청구는 물론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 극심한 ‘공천 후폭풍’을 예고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이명박 대선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으로 활약했던 친이측 핵심 박 부의장은 재심을 요청할 예정이며, 친박 진영 좌장격인 김 최고위원과 유기준 의원 등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공천으로 공심위 공천 확정 후보는 모두 224명으로 늘었다. 공심위는 현역 탈락 지역 중 대구 달서병과 경북 김천, 부산 남을, 경남 통영·고성, 양산, 남해·하동 등 6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규정해 14∼15일 추가 모집을 받는다고 밝혔다. 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법규집 이젠 클릭하세요”

    양천구는 책자형태의 ‘자치법규집’과 ‘대한민국 법령집’을 폐지 또는 줄이는 대신 인터넷 검색기능을 강화해 어디서나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10일 밝혔다. 법제관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 것은 물론 매년 바뀐 법규를 집어넣는 일에 들어가던 예산 1900만원과 5년마다 새로 펴내는 자치법규집 대본 발간비용 3000만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치법규와 법령을 더욱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 홈페이지(www.yangcheon.go.kr)를 통하여 누구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하고 직접 열람을 원하는 민원인을 위해 대한민국 현행법령집 1질만 종합민원실에 남기고 나머지 법령집은 오는 4월까지 모두 폐지하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방법은 홈페이지에 접속,‘투명한 행정정보’메뉴로 들어가면 된다. 박명하 기획예산과장은 “예산절감은 물론 방대한 분량으로 민원인 뿐 아니라 전문가도 찾기 힘들었던 법규들을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은성’ 캐릭터 보면 ‘지성’이 보인대요

    ‘은성’ 캐릭터 보면 ‘지성’이 보인대요

    “꼴통, 니가 있어서 행복했다.” 21회 ‘뉴하트’, 광희대 병원에 사표를 낸 최강국 흉부외과 과장(조재현)이 병원을 떠나면서 이은성(지성)에게 남긴 말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지난해 12월부터 MBC 수목드라마 ‘뉴하트’(극본 황은경, 연출 박홍균)를 봐온 시청자들의 마음속에는 아마도 이런 구절이 오버랩되지 않았을까. “지성, 니가 있어서 지난 겨울 행복했다.” ●제대후 복귀작이라 애착 더 가 종영을 일주일 앞둔 지난 21일, 전화로 만난 배우 지성(31)의 목소리에서는 아쉬움과 섭섭함이 함께 묻어났다.“작년 6월 군에서 제대한 뒤 처음 찍는 복귀작이라 선택에 신중을 기했어요. 은성이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그 속에서 저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극중 은성을 빼닮았다는 이야기는 촬영현장에서나 네티즌들 사이에서나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저를 빗대어 가능한 한 범위 내에서 은성이란 인물을 만들어 내려고 했어요. 비슷하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 것 같아요.” 은성이처럼 늘 ‘니들 홀더(수술용 바늘을 잡는 도구)’를 주머니 속에 넣어다니며 틈틈이 꿰매는 기술을 손에 익혔다. 잠자는 시간도 부족한 레지던트가 헤어 스타일링 할 시간이 있겠냐는 생각에 손질이 쉬운 푸들형 파마머리도 그 자신이 제안했다. 준비 기간에서 촬영까지 5개월 반에 이르는 기간에 말 그대로 지성은 은성이었다. “넌 바닥을 아는 놈이잖아.” 최강국 교수는 훌쩍 떠남을 원망하는 은성이에게 이렇게 말하며 힘을 북돋운다. 최 교수의 말대로, 은성은 고아원·지방대 출신이라는 핸디캡 때문에 현실에서 번번이 선입견에 부딪히고 좌절감을 느낄 때가 많지만,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꿋꿋이 극복해 낸다. 혹시 지성도 바닥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누구나 살면서 난관을 만나기 마련이잖아요. 저도 물론 서러운 일들을 많이 만났겠지만, 그렇다고 그 이유에 특별한 의미를 두진 않아요.” ●군 생활이 성공적 컴백에 큰 도움 군 복무 생활은 성공적 컴백에 도움이 되었을까.“연예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던지고 나이 어린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새롭게 배우게 됐어요. 그런 것들이 연기 생활에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뉴하트’ 찍으면서도 정신적·체력적으로 고통스러울 때가 많았지만, 이 시간마저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모두가 2년간의 군 생활이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준 덕분이죠.” 주연이라서 일주일에 5∼6일은 꼬박 밤샘 촬영을 해야 했고, 까다로운 의학 용어 외우기도 예삿일은 아니었다.2∼3분짜리 수술장면을 찍기 위해 보통 9시간, 길게는 22시간까지 촬영을 하고 나면 몸은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성은 정작 어려운 건 딴 데 있었다고 말한다. ●삼성의료원 레지던트들에 감사 “물론 그런 점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고민했던 건 진짜 의사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었어요. 삼성의료원 흉부외과 레지던트 1년차 분들에게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드라마가 끝나면 우선 그분들을 찾아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요.”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무엇일까.“정신대 할머니가 숨을 거두는 장면과 에이즈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나눈 혜석(김민정)과의 키스 신이었어요. 심폐 소생술로 끝까지 할머니를 살려내려 했지만 결국 돌아가시는 장면에서, 정말 내 환자가 죽은 것처럼 가슴이 아팠어요. 또 혜석이 에이즈 감염 가능성 때문에 힘들어할 때 목숨을 걸고 위로해 주는 부분도 정말 감동적이었고요.” 네티즌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왔다걸스’의 ‘텔미’ 댄스 장면(17회)도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 그거요? 가장 애먹은 신 중 하나예요. 저같은 경우는 쉬지 않고 촬영분이 있는 바람에 춤을 연습할 시간이 아예 없었거든요. 새벽 4시쯤 그 장면을 찍기 시작했는데, 해가 뜨기 전에 촬영을 끝내야 해서 얼른 분장만 하고 들어갔죠.” “차기작이요? 대본이 들어오고 있는 걸로 알아요. 시간이 없어서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좋은 작품 즐거운 작품으로 또 찾아뵐 게요.”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제공 비타민 이엔티)
  • ‘틀’ ‘공’ 레퍼토리

    ‘틀’ ‘공’ 레퍼토리

    국립무용단은 다음달 6∼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기획 ‘레퍼토리 공연’행사를 갖는다. 지난해 ‘안무가 페스티벌’ 명작 시리즈로 선보인 ‘틀’(안성수 안무)과 ‘공’(空·김윤수 안무) 등 두 작품을 이 무용단의 레퍼토리로 삼아 다시 보여주는 자리. ‘창작의 문호 개방’ 차원에서 외부 안무가들의 안무에 국립무용단원들의 춤을 결합한 ‘레퍼토리 공연’은 국립무용단의 틀에 갇히지 않은 다양한 춤들을 발굴해 나간다는 뜻에 따라 만든 기획. 지난해 ‘안무가 페스티벌’ 명작 시리즈를 통해 선정한 세 작품 중 두 작품을 골랐다. 이 가운데 ‘틀’이 아름다운 음악을 따라 흐르는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의 섬세한 움직임이 일품이라면 ‘공’(空)은 채우기 위해 비워내는 자아의 모습을 깊이있게 담은 레퍼토리. 중견 그룹의 리더로 평가받는 두 안무가의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안성수 교수의 정교한 안무로 눈길을 끈 ‘틀’은 예술가들이 갖는 고정관념과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예술혼을 음악과 몸의 조합으로 드러내는 작품. 아무런 무대장치 없이 무용수의 몸짓과 음악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독특하다. 미리 만들어진 대본의 줄거리에 맞춰 움직이는 동작이 아니라 먼저 음악을 해부한 뒤 무용수들이 몸짓으로 음을 형상화해가는 안무가 이채롭다. 국립무용단 출신의 성균관대·한국체대 강사, 김윤수의 ‘공’(空)은 2002년 ‘평론가가 뽑은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해 기존의 것을 비우려는 자아의 갈구”를 주제로 삼았다. 무용수들의 몸으로 공간에 한 획 한 획을 그어가는 듯한 춤사위들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완성시켜가는 과정을 연상케 한다. 네 명의 무용수가 잘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호흡을 맞춰가며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용수들의 동작 선과 무대의 빈 공간이 일궈내는 여백의 미가 독특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6·7일 오후 8시,8일 오후 4시.(02)2280-4114.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오락프로, 개인기 지고 솔직함 뜨고

    오락프로, 개인기 지고 솔직함 뜨고

    최근 방송트렌드가 달라지면서 TV속 ‘엔터테이너’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능력도 변하고 있다. 개인기보다는 솔직함과 능동성 등이 가장 큰 덕목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여기에는 인터넷 등을 통한 참여가 확대되는 등 시청자들의 참여와 수용자들의 달라진 패턴도 한몫했다. 요즘 방송가의 오락프로그램은 가수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KBS ‘해피선데이-1박 2일’에는 가수 은지원, 김C, 이승기,MC몽 등이 출연하며,SBS ‘일요일이 좋다-김서방을 찾아라’에도 문희준, 알렉스, 김성수 등이 나온다.17일 첫방송한 ‘일요일이 좋다’의 새코너 ‘체인지’에도 이효리를 비롯해 god 출신의 손호영,‘슈퍼주니어’의 강인 등이 고정 출연한다. 이처럼 가수들이 대거 오락프로그램으로 진출한 것은 인지도 상승 효과 외에도 달라진 방송 경향과 무관치 않다. 최근엔 정통 코미디 프로는 줄고, 체험을 강조한 리얼버라이어티쇼가 각광받고 있다. 특출난 개그실력보다는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순발력과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는 끼와 솔직함이 더 큰 미덕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영역간의 넘나듦도 많이 늘었고, 데뷔 때부터 가수, 연기자,MC 등 자신의 분야를 한 가지로 규정짓지 않는 만능 엔터테이너들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1박2일’의 이명한 PD는 “2∼3년전만 해도 개인기를 지닌 연예인들이 각광받았지만, 요즘은 본인들의 인성과 성품이 프로그램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 캐릭터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무리 유명연예인이라도 자신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나 프로그램에 능동적으로 임하는 성실성이 없으면 오락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요즘 엔터테이너들에게 더욱 중요해진 것이 바로 제작진과 시청자들과의 ‘소통 능력’이다. 요즘 시청자들은 인터넷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참여하고, 방송 이외에도 각종 매체를 통해 연예인의 모습을 흔히 접한다. 최근 인기있는 오락프로그램들은 대본이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캐릭터들도 제작진, 시청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만들어진다. 그만큼 출연자가 얼마나 능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느냐가 중요하다.‘무한도전’이 현재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멤버들간의 팀워크와 성실성, 인터넷 투표 등을 통한 시청자들과의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요일이 좋다’의 이지원 PD는 “요즘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방송전후의 대기실 풍경 등 과거에는 보지 못한 연예인의 사적인 모습들을 이미 많이 접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에서 포장된 모습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연예인들의 과대포장된 부분은 제작진이 판단하기 전에 시청자들이 더 빨리 판단하는 만큼 연예인들도 자신의 본모습이 아닌 특정 이미지만을 고수할 경우 생각보다 빨리 식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7) 일 하다 먹는 ‘들밥’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7) 일 하다 먹는 ‘들밥’

    장정이 7명, 젖먹이 어린애가 한 명, 더벅머리 꼬마가 한 명, 그리고 젖을 먹이는 아낙이 한 명이다. 뙤약볕에서 일을 했는지 장정 다섯은 웃저고리를 벗고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큼지막한 밥사발을 들거나 앞에 놓고 먹고 있는데, 가난한 살림이라는 것은 절로 짐작이 간다. 김홍도 그림 ‘들밥’의 왼쪽을 보면 두 사내가 한창 밥을 먹고 있는데, 반찬 그릇은 오직 하나다. 그림 중앙의 사내는 아예 반찬 그릇조차 없다. 모든 밥은 아낙네의 앞에 놓인 보자기를 덮은 방구리에서 나온 것이다. 장정 일곱의 밥이 방구리 하나에서 나오다니, 좀 쓸쓸하다. 방구리는 한쪽이 열려 있는데, 조심스럽게 보면 그릇을 담은 것이 아니라, 단일한 품목의 물건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데, 내 눈에는 보리밥으로 보인다. 아닌가. 하기야 들밥에 무슨 음식의 종류가 있을까. 보리밥에 풋고추와 된장이면 족할 것이다. 하지만 빠질 수 없는 것이 막걸리가 아닌가. 그래서 새참은 동시에 ‘술참’이 된다. ●김 매는 노동뒤에 배불리 먹는 포만감 흔히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하지만, 사실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 편안하고 쾌적한 사무실에서 깔끔한 복장으로 앉아 커피를 마시며 업무를 보고 월급을 받는 것과, 저 땅 속에서 비지땀을 흘려가며 석탄가루를 뒤집어쓰고 석탄을 캐는 노동으로 대가를 받는 것이 선택사항이라면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양반들은 언필칭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곧 농민이 가장 고귀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량은 인간의 필수적 생존조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농사가 가장 중요한 것일 뿐, 뙤약볕에 몸을 내맡기고 허리가 끊어져라 김을 매는 노동은 사실상 선택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실 농사일은 엄청난 중노동이다. 농업의 기계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농사는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이 인간의 손끝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노동의 강도는 대단히 높고, 칼로리의 소모도 엄청난 것이다. 그 소모되는 칼로리를 공급하는 것이 들밥이고 새참이 것이다. 강희맹이란 분이 있는데, 한국한문학사에 꽤나 이름이 높은 분이다. 그 분의 저술에 ‘금양잡록(衿陽雜錄)’이란 책이 있는데, 농사일에 관한 책이다. 금양은 지금의 과천인데, 그는 한때 과천에서 씨를 뿌리고 채소를 가꾸고 나무를 심는 등 직접 농사일을 하여, 농사 제반에 대해 제법 알게 되었다. 강희맹은 먹물이었으니, 그는 또 먹물답게 거기서 얻은 지식을 ‘금양잡록’이란 책으로 엮는다. 책의 내용은 곡식의 종류, 농사짓는 법, 농민과의 대화 등등이지만, 뜻밖의 것도 있다. 농민들이 농사를 지을 때 노래를 부르는데 듣고 보니, 괜찮다. 그래서 한시로 옮긴다. 이것이 ‘농구(農謳)’ 14편이다. 말이 길었지만, 여기에 ‘들밥을 기다리며’란 시가 있는 것이다.(‘농구’는 모두 14수다. 그 중 여덟 번째 작품이 ‘들밥을 기다리며’이다). 작품을 읽어보자. 큰 며느리 절구질 서둘러 작은 며느리 부엌으로 들어가자 푸른 연기 모락모락 피어나고 주린 창자에선 우레 소리 울린다 들밥 기다릴 때는 호미 들 힘조차 안 남았네 남자들이 들에 나가서 김을 매고 있을 때 집안에서 부녀들은 들밥 준비에 바쁘다. 고된 노동을 하면서 오로지 들밥만을 기다릴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한 끼 밥을 즐겁게 먹기 위해 오전의 노동을 견디고, 한 끼 저녁밥을 즐겁게 먹기 위해 오후의 노동을 감내한다. 농사일은 강도 높은 노동이다. 새벽에 나와서 허리를 꼬부리고 계속 일을 하다가 정오 때가 되면 뱃속에서는 우레 소리가 울리고 호미 들 힘조차 남지 않는다. 드디어 들밥이 오고, 배불리 먹는다. 그 다음은 ‘배를 두드리며’란 작품이 이어진다. 광주리 향기로운 보리밥 아욱국 달디 달아 숟갈에 매끄럽게 흐르네. 어른 젊은이 차례로 둘러앉아 왁자지껄 밥 먹는 소리 요란하다. 달게 포식하매 속이 든든하니 배를 북처럼 두드리고 그저 흡족할 뿐 어떤가, 힘든 노동 끝에 배불리 먹고 흡족해 하는 농민의 심정을 느낄 수 있으신지. 전근대 사회는 농업사회이니 당연히 농사에 관한 한시가 많이 남아 있다. 그런 한시 중에서 들밥을 내 가는 여성은 단골로 등장하는 제재다. 성종 때 관료로서 시인으로서 대제학 벼슬까지 했던 서거정의 ‘전가(田家)’란 시를 보자. 고사리나물을 반찬삼아 밥을 먹고 농담을 하며 웃음소리가 낭자하다. 봄비도 넉넉히 내렸다. 굳이 두레박으로 논물을 퍼 올리지 않아도 된다. 여유 있는 풍경이다. 한데 들밥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고려 말 시인인 안축이 삼척 죽서루를 읊은 8수의 한시 중 ‘밭이랑에 들밥을 내어가는 아낙네’란 시를 보자. 아낙은 들밥 차리느라 자기 밥도 아니 먹고 새벽부터 마음이 논밭에 가 있네 점심나절 밭이랑으로 걸음을 재촉하여 남편을 배불리 먹인 뒤 신이 나서 돌아오네. 남편은 꼭두새벽에 들로 나갔다. 한여름의 농사일은 너무나 고되다. 아내는 그 남편이 너무나 안쓰럽다. 그것을 생각하고 서둘러 밥을 지으며 정작 자신의 식사는 잊어버린다. 정오가 되어 서둘러 들로 나가 남편이 배 불리 먹는 것을 보고는 그제서야 편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앞서 들었던 서거정의 시보다는 현실에 훨씬 더 가깝다. 김홍도의 그림도 그렇다. 김홍도의 그림에서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여성의 표정을 보라. 자식에 대한 따스한 눈길을 느낄 수 있다. 사랑하는 대상에게 무언가를 먹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먹이는 것은 인간의 생명의지를 충족시켜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남편 배불리면 굶어도 흐뭇한 아낙 그런데 이 시에 꼭 맞는 그림이 남아 있다. 역시 김홍도가 그린 ‘들밥 내가는 아낙네’라는 그림이다. 논에서 농부들이 김을 매고 있고, 그 아래에 아낙네가 머리에 밥을 담은 광주리를 이고 있다. 그 앞의 사내는 지게를 지고 있는데, 역시 먹을 것이 담겨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조선후기 가사체 농서인 ‘농가월령가’를 보자.‘농가월령가’는 월령이란 말대로 달마다 농사꾼이 해야 할 일을 열거한다.6월령의 점심 먹는 부분을 인용해 보자.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 막히고 맥 빠진 듯 때마침 점심밥이 반갑고 신기하다 정자나무 그늘 밑에 앉을 자리 정한 뒤에 점심 그릇 열어 놓고 보리단술 먼저 먹세 반찬이야 있고 없고 주린 창자 채운 뒤에 맑은 바람 배부르니 낮잠이 맛있구나 농부야 근심 마라 수고하는 값이 있네 아마 이 부분은 김홍도의 그림과 흡사할 것이다. 점심밥의 내용물은 무엇인가.5월령을 보면,“보리밥 찬국에 고추장 상추쌈을, 식구들 헤아리니 넉넉히 준비하소”라고 했으니, 보리밥에 찬국에 고추장과 상추쌈이었던가 보다. 논문 실적이 개인 능력에 대한 야박한 평가가 된 요즘, 원고를 내놓으라는 독촉에 시달리며, 뜬금없이 다시 태어나면 들밥을 먹으며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근골을 움직여 나와 내 가족이 먹을 정도로만 수확을 얻는다면, 나머지 시간은 그냥 놀다가 늙어지면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그런 삶 말이다. 욕심이 너무 과한가. 한국의 농업이 무너지고, 수천㎞ 바다를 건너온 식량에 목을 매고 사는 이 시대를 생각하면 그런 생각 더욱 간절하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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