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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황제 보석‘ 이호진 보석 취소 요청…“건강 보석유지 상태 아냐”

    검찰 ‘황제 보석‘ 이호진 보석 취소 요청…“건강 보석유지 상태 아냐”

    소위 ‘황제 보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호진(55)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보석 취소를 검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 전 회장은 병보석 기간에 거주지 제한을 위반한 모습이 방송에 포착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에 ‘보석 취소 검토 요청서’를 전날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사실상 유죄 취지로 사건이 파기돼 실형 선고가 예정되는 상황이라 보석 취소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언론 보도 등을 봐도 이 전 회장의 건강 상태가 보석을 유지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보여서 의견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 전 회장이 음주·흡연을 하고 거주지와 병원 이외의 장소에 출입하는 모습 등이 언론에 포착됐다. 시민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회장에 대한 병보석 취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검토해 가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재판은 내달 12일 오전에 열린다. 앞서 이 전 회장은 2011년 40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63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이후 보석 결정을 받아 현재까지 7년 8개월째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이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그의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들과 분리해 재판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CNK 주가조작’ 김은석 前 대사, 파기환송심 패소 “강등 처분 정당”

    ‘CNK 주가조작’ 김은석 前 대사, 파기환송심 패소 “강등 처분 정당”

    CNK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강등 처분을 받은 김은석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 대사가 파기환송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형사 재판에서는 무죄 판단을 받았지만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를 다하지 않아 징계조치가 정당했다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 양현주)는 지난 9일 김 전 대사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사는 다이아몬드 매장량 및 개발사업의 경제성, 사업자의 신뢰성 등에 관한 별다른 확인 조치도 없이 부실한 CNK 측을 에너지협력외교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고 지원했을 뿐 아니라 부정확한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해 그 사업을 지원·홍보하고 CNK 측이 주식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도록 했다”면서 “외교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 및 외교적 신인도를 손상시켰고, 부정확한 보도자료를 구체적인 설명 없이 발표해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혼란과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심각한 신뢰 훼손 등을 고려해 볼 때 성실의무 위반의 정도나 직무태만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대사는 지난 2012년 1월 오덕균 CNK인터내셔널 대표 등과 공모해 전문가 등의 엄격한 검토로 다이아몬드 광산의 매장량이 인정된 것처럼 외교부 명의의 보도자료를 낸 혐의로 감사원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감사원의 해임 요구로 외교부는 김 전 대사를 해임하고 공무원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같은 해 9월 징계위는 김 전 대사의 직급을 1급에서 3급으로 두 단계 내리는 강등처분을 했고, 검찰 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지자 2014년 1월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사에 대해 지난해 6월 무죄를 확정했다. 보도자료를 낸 것과 관련, 김 전 대사가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했다거나 오 전 대표와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김 전 대사는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강등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냈고, 1심과 2심은 모두 김 전 대사의 일부 징계사유를 인정하면서도 강등처분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담당 공무원은 해당 정보의 진실성 여부 및 주식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등에 관해 보다 면밀히 살펴 사실과 다르거나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정보가 담기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며 김 전 대사의 성실의무 위반 및 직무태만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보고, 사건을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이 같은 취지를 받아들여 강등처분이 적정한 징계였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감옥 갈 각오로 소송… 종교 없는 ‘신념의 병역거부’ 통할까

    “모병제 안 하고 강제징집은 위헌” 주장 입영 거부자 1·2심서 징역형 선고받아 대법 2부 지난해 9월부터 심리 진행중 여호와의증인 신도 이어 무죄 여부 촉각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성립되면서 종교뿐 아니라 일반적 신념 역시 합법적 병역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병역 거부자도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일반적인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A(22)씨 상고심을 지난해 9월부터 심리 중이다. A씨는 지난 2016년 “모병제라는 대안이 있는데도 대체복무제 없이 강제징집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현역 입영을 거부했다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가 헌법적 의무에 의한 법익보다 더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다”며 강제징집에 의한 개인의 선택권 침해를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병사의 급여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하진 않아 A씨는 현재 불구속 상태로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 거부와 관련,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이라는 점만 증명되면 병역법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거부) 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함에 따라 A씨 병역 거부에 대한 하급심 판단도 뒤집힐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종교적인 이유로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해 하급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 상고심에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은 양심의 정의를 “신념이 굳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이며 상황에 따라 타협하거나 전략적으로 선택하지 않는 것”, “인격적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정도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제시했다. 현재 법원에 계류된 양심적 병역 거부 관련 피고인 대부분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이지만, 대법원이 정의한 양심은 꼭 ‘종교’라는 조건 안에 국한돼 있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A씨가 2016년 입영 거부 뒤 지금까지 하급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도 확고하게 입영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신념이 ‘굳고 확고하고 진실한 신념’임을 적극 주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 소부 판결이 전원합의체 판례를 꼭 따를 필요는 없지만, 앞서 전원합의체 판단이 종교에 국한돼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류 중인 소부 사건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올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도 “한 해 전체 병역 거부자 500~600명 중 종교적 사유가 아닌 사람은 4~5명 정도”라며 A씨 사건의 이례성을 설명하면서도 “A씨에게도 같은 (무죄 취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격적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정도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란 측면에서 A씨의 신념은 집총 자체를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신념과 결이 다르다는 견해도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사법농단 키맨의 묵비권

    “법은 내가 제일 잘 알아” 사법농단 키맨의 묵비권

    檢, 비공개 수사하며 15일까지 구속 연장 추가 조사 뒤 직권남용 등 재판 넘길 듯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기한을 오는 15일까지 연장하고 ‘윗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추가 조사 뒤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최근 임 전 차장에 대한 추가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구속기한을 열흘 연장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은 구속 피의자의 신병을 기본 10일, 최장 20일간 확보할 수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재판거래, 법관 사찰, 대법원 비자금 조성 등 사법농단 의혹 전반에 연루돼 있는 ‘중간 책임자’라고 보고 있다. 지난 27일 임 전 차장을 구속한 검찰은 이후 열흘간의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한편,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주요 사법농단 관련자들도 비공개로 부르는 등 ‘물밑’ 수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이 구속된 뒤 “부당 수사”를 주장하며 모든 진술을 일체 거부하면서 검찰 수사는 ‘윗선’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 행사로 일관하며 변호인도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임 전 차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및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공범으로 적시돼 있어 이달 초 이들에 대한 소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팽배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 수사가 지연되면서 남은 구속기한인 열흘 내에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 4명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임 전 차장 기소 이후에야 본격적인 소환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법원 내부에선 임 전 차장 구속 이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법원내부망 ‘코트넷’을 통한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판사들은 대체로 심야 조사, 법원 통로 이용 등 기존 검찰 관행을 비판하거나, 검찰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파기환송심 재판장으로서 사법농단 의혹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두 차례에 걸쳐 검찰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자신이 올린 글을 전체 메일로 동료 법관들에게 보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판사가 여론전을 의식하듯 글을 올리는 모습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에 ‘48쪽 짜리 딴지’ 건 고법 부장판사

    檢 비판하며 2차례 걸쳐 억울함 토로 소장 판사들 중심으로 반박글 줄 이어 “수사 대상자가 일방적 주장 부적절”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입을 닫고 있던 법원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을 계기로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자 고위 법관들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소장 판사들이 이를 반박하며 대립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의혹에 얽힌 당사자와 사법농단의 피해자로 꼽히는 법관이 직접 맞붙었다.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관해 법원 가족들께 드리는 글(2)’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피의사실과 관련 없는 이메일 자료를 ‘별건 압수’하는 등 위법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박노수 전주지법 남원지원장으로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자 답변을 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A4 용지 48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특히 자신은 사법농단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2015~16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장을 맡았는데 최근 발견된 당시 법원행정처 문건 중에는 이 재판에 양승태 대법원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끝내 파기환송심 선고를 하지 않고 2017년 2월 서울고법 민사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문건의 작성자나 경위,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문건 작성 행위가 저의 업무에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판사는 익명으로 “글 대부분이 자기가 위법한 짓을 안 했고 자기 사건과 관련해 행정처의 직권남용이 없다는 사실관계 및 법리다툼”이라면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참고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사안을 장외에서 판사들을 상대로 죄가 아니라고 토로하는 것은 직무윤리 위반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원장도 “수사 중인 사안의 관련자가 수사 절차 외에 있는 법원 구성원들을 상대로 해당 사안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일방의 주장을 미리 전달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지원장은 2016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시 행정처로부터 사찰을 당한 피해자로 꼽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 직설적·전향적 판결에 놀라… 이제 안도감 든다”

    “대법, 직설적·전향적 판결에 놀라… 이제 안도감 든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선고를 듣고 법정을 나선 오두진(45·사법연수원37기) 변호사는 담담한 얼굴이었다. 선고 당사자인 오승헌씨를 비롯해 수백명을 변호하는 등 변호사 생활 전부를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해 일한 그에게 소감을 묻자 “안도감이 든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받아준 성숙한 인권의식에 감사드리고, 그런 한국 사회가 자랑스럽다”며 “무죄 확정 판결까지 할 일이 많지만 일단 안도감이 든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1일 오후 대법원 선고 직후 서울 서초동에서 만난 오 변호사는 처음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과 인연을 맺은 2007년을 회상했다. 법원 시보 당시 옆자리 동료가 관련 사건을 맡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평소 인권 보호에 관심이 많던 오 변호사는 피고인 국선변호를 하고 싶다고 담당 판사를 찾아가 부탁했다. 담당 판사는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자청해 국선변호를 맡은 오 변호사를 배려해 피고인을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오 변호사는 “유죄 판결 뒤 바로 법정구속할 때여서 굉장히 감사했다”면서 “그해 말 대법원에 상고할 때 상고이유서에 ‘공개변론을 열어 달라’고 요구했는데 11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을 듣고 놀랐다고 했다. 오 변호사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뇌한 흔적이 보였고,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직설적이고 전향적으로 판단해준 기념비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병역법 위반 형사소송을 변호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입법부작위 소송까지 제기했던 오 변호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광주지법 형사항소부가 처음으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사건이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김영식)는 2016년 10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오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무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궁극적으로 무죄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만 기다릴 게 아니라 법원에서 무죄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지만 그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해당 사건이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는 게 첫 번째 임무다. 오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밝힌 ‘깊고, 확고하고, 진실한’ 판단 기준에 피고인이 해당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변호인의 역할”이라며 “현재 수감된 양심적 병역 거부자 90명에 대해 다시 사면 청구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에 ‘48쪽 딴지’ 건 판사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입을 닫고 있던 법원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을 계기로 양승태 사법부 최고위층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자 고위 법관들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소장 판사들이 이를 반박하며 대립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개입 의혹에 얽힌 당사자와 사법농단의 피해자로 꼽히는 법관이 직접 맞붙었다.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1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관해 법원 가족들께 드리는 글(2)’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검찰이 피의사실과 관련 없는 이메일 자료를 ‘별건 압수’하는 등 위법한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박노수 전주지법 남원지원장으로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자 답변을 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A4 용지 48페이지 분량의 글을 통해 압수수색의 위법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특히 자신은 사법농단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2015~16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장을 맡았는데 최근 발견된 당시 법원행정처 문건 중에는 이 재판에 양승태 대법원이 개입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끝내 파기환송심 선고를 하지 않고 2017년 2월 서울고법 민사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문건의 작성자나 경위,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문건 작성 행위가 저의 업무에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과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판사는 익명으로 “글 대부분이 자기가 위법한 짓을 안 했고 자기 사건과 관련해 행정처의 직권남용이 없다는 사실관계 및 법리다툼”이라면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참고인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사안을 장외에서 판사들을 상대로 죄가 아니라고 토로하는 것은 직무윤리 위반이 아닌지 심각하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원장도 “수사 중인 사안의 관련자가 수사 절차 외에 있는 법원 구성원들을 상대로 해당 사안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일방의 주장을 미리 전달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매우 부적절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 지원장은 2016년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시 행정처로부터 사찰을 당한 피해자로 꼽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죽음 택하고서야 다시 받는 재판… 어느 부부의 비극

    성폭행 가해자에 대한 무죄 판결에 반발해 피해자 부부가 동반자살한 사건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뒤집혔다. 대법원은 특히 하급심의 무죄 판단에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됐다”고 질책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는 강간 및 폭행·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38)씨의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1일 밝혔다. 충남 지역 폭력조직원인 박씨는 지난해 4월 친구 A씨가 해외 출장을 가자 그의 아내 B씨를 불러내 폭행·협박하고, 나흘 뒤 B씨를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1, 2심 모두 강간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폐쇄회로(CC)TV 화면상 B씨가 모텔에 들어가며 겁을 먹은 것으로 보이지 않았고, 성관계 후 박씨와 10여분간 대화를 나눈 점, 곧바로 A씨에게 알리지 않은 점 등을 “강간 피해자 모습으로 보기에 지나치게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 1심은 특히 B씨를 향해 “모텔에 끌려가며 강간 위험을 알았을 텐데 이를 피하기 위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진술하지 않는다”며 “불륜 사실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남편에게 허위로 말했을 여지도 있다”고 의심했다. 반면 대법원은 “B씨의 일관된 진술에서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려운데도 신빙성을 배척한 것은 성폭력 피해자의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자가 피해 이전에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섣불리 단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A씨 부부는 항소심이 시작된 지난 3월 전북 무주의 캠핑장에서 함께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고 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정희 부부에 ‘종북 주사파’ 표현, 명예훼손 아냐”

    “이정희 부부에 ‘종북 주사파’ 표현, 명예훼손 아냐”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부부가 보수논객 변희재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이 ‘종북 주사파’ 표현은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종북 주사파’란 말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는 30일 이 전 대표와 남편 심재환 변호사가 변씨, 뉴데일리, 디지틀조선일보, 이상일 전 의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언론이 공인을 상대로 정치적 비판을 하는 경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쟁점이 된 ‘종북 주사파’라는 용어도 사실 적시가 아닌 의견 표명이라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대법원은 또 “정치적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면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공허하고 불안한 기본권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법 “식민지배 책임 인정 않는 日인식, 대한민국 헌법 가치 위배”

    대법 “식민지배 책임 인정 않는 日인식, 대한민국 헌법 가치 위배”

    1997년 日 패소 뒤 2005년 국내서 소송 1·2심 日 판결 국내서도 효력 유지 판결 2012년 大法 “3·1정신 위배” 판결 뒤집고 “청구권, 손배소 적용 안 해” 배상 명확히 2013년 고법 배상 판결…재상고심 지연 양승태 재판 거래 의혹 딛고 역사적 결정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은 배상책임을 부정하는 일본 법원의 판단이 국내에선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천명해 의미가 깊다. 나아가 식민지배에 따른 불법행위의 존재와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인식이 “대한민국 헌법 가치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1943~1945년 당시 일본제철(이후 신일본제철을 거쳐 현재 신일철주금으로 바뀜)에 강제징용돼 노역에 시달리고 임금조차 받지 못한 강제징용 피해자 여운택·신천수씨는 1997년 일본 오사카지방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일본을 상대로 국제법 위반 및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금과 강제노동 기간에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3년 10월 9일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여씨와 신씨,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인 이춘식(94)·김규수·이종철씨 등은 2005년 2월 28일 서울중앙지법에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3년 8개월에 이르는 긴 싸움의 시작이었다. 일본 소송처럼 우리 법원에서의 소송도 결코 녹록지 않았다. 1심과 2심은 “일본 법원 판결이 국내에서도 효력을 가져 우리 법원으로서는 일본 판결과 모순된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5월 24일, 이인복·김능환·안대희·박병대 대법관으로 구성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는 하급심을 뒤집는 극적인 판결을 내놓았다. “일본의 판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일본 법원 판결이 국내에선 효력을 갖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일본 법원이 피해자들을 일본인으로 보고, 한반도를 일본 영토의 한 부분으로 여겨 국제사법이 아닌 일본법을 적용한 점 등이 일제의 식민지배에 맞선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우리 헌법과 양립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1965년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맺은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피해자들이 배상청구권을 더이상 주장할 수 없는지도 핵심 쟁점이 됐다. 한·일 정부는 청구권협정을 통해 “양국 및 양국 국민의 재산과 청구권 문제를 해결할 것을 희망”한다며 일본이 대한민국에 3억 달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2억 달러의 차관을 주기로 정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확인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2012년 대법원 재판부는 “청구권 협상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아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反)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날 전원합의체도 “일본 정부가 불법행위와 배상책임의 존재를 부인하는 마당에 피해자인 대한민국 정부가 스스로 강제동원 위자료청구권까지도 포함된 내용으로 청구권협정을 체결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풀이했다. 2012년 대법원 판결에 이어 2013년 파기환송심에서 “신일철주금이 원고들에게 1억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며 피해자들의 눈물이 닦이는 듯했다. 그러나 신일철주금의 상고로 접수된 대법원 재상고심은 2013년 8월 접수된 뒤 5년 2개월 만에야 결론이 나왔다. 대법원의 재판 지연 의혹은 서울중앙지법 수사팀에 의해 단서가 상당수 드러났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의 고위 간부들이 2013∼2016년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수차례 만나 강제징용 소송의 진행을 미루거나 결과를 뒤집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발견됐다. 특히 행정처가 외교부로부터 전범 기업의 입장을 반영한 의견서를 제출받아 이를 빌미로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넘겨 2012년 대법 판결을 뒤집는 방안을 정부 측에 직접 제시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를 위해, 법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숙원 사업인 상고법원 도입과 법관 해외공관 파견을 늘리기 위해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소송은 대법원 2건, 서울고법 1건 등 전국에 14건이 계류돼 있다. 이날 판결로 다른 재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강제징용 75년 恨 풀렸다

    강제징용 75년 恨 풀렸다

    “책임 부인한 日판결 국내서 효력 없어 신일철주금, 피해자에 1억씩 배상하라” 아베 “있을 수 없는 일”…외교마찰 격화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을 명령하는 최종 판단을 내놓았다. 2005년 2월 소송이 접수된 지 13년 8개월 만의 결론이다. 70여년간 쌓인 피해자들의 한을 푸는 판결이지만, 한·일 관계는 얼어붙을 전망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까지 나서 격렬하게 반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는 30일 이춘식(94)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신일철주금은 원고들에게 1억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한 파기환송심을 확정했다. 전원합의체는 “일본 법원의 판결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어긋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법리에 비춰 모두 타당하다”고 밝혔다. 1995년 일본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가 2003년 패소한 여운택·신천수씨에 대한 일본 법원의 판결이 국내에서는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일본 법원의 판단은 식민지배가 합법적이었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어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우리 헌법 정신과 양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일철주금은 청구권의 소멸시효(10년)가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전원합의체는 “피해자들이 소를 제기한 2005년 2월까지 한국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사유가 있었다”는 2012년 대법원 소부 판단을 인용했다. 원고 4명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이씨는 기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혼자만 남아 슬프고 서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제징용 소송은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정황이 드러난 대표적인 사건이다.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차한성·박병대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공모해 재판 과정에 개입하고 재판을 일부러 연기시켰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판결이 나오자 곧바로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했다. 아베 총리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청구권 문제는)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국제법에 비춰 볼 때 있을 수 없는 판단으로,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권 침해 논란을 무릅쓰고 한국 사법부의 최종 판결을 전면 부정한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대법관 2명 “청구권으로 최종 해결” 반대 의견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기업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을 심리한 김명수 대법원장 등 13명의 대법관 중 권순일·조재연 대법관 2명만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우리 국민이 일본이나 일본 국민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권리행사가 제한된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또 대법관 4명이 신일철주금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7명의 다수 의견과는 다른 근거를 제시했다. 김재형·김선수 대법관은 보충 의견을 냈다.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 제외” 보충 의견 권순일·조재연 대법관은 “청구권협정에 의하여 대한민국 국민이 일본 또는 일본 국민에 대하여 가지는 개인청구권이 바로 소멸되거나 포기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소송으로 개인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제한되게 되었으므로, 원고들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국내에서 강제동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소송을 제기하는 권리는 제한된다”며 사건을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두 대법관은 청구권협정 2조 1항 때문에 이렇게 판단했다. 2조 1항에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란 문구가 있는데, 이는 한·일 간 청구권이 정부대 정부뿐 아니라 두 나라 국민 사이에서도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되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김재형·김선수 대법관은 “청구권 협정의 문맥, 목적, 문언에 나타난 통상적인 의미에 따라 해석할 경우 청구권협정에서 말하는 청구권에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이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보충 의견을 제시하며 다수 의견에 한층 힘을 실었다. ●“재상고심 빠르게 결정 했어야” 지적도 이기택 대법관은 “이미 2012년 5월 대법원 소부(주심 김능환)에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그 환송 판결의 기속력에 의하여 재상고심인 이 사건에서도 같은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속력이란 파기환송심 등에서 상급심 판단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이 대법관 견해에 따르면 2013년 7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패소한 신일철주금이 재상고를 했더라도 재상고심은 첫 상고심 판결대로 빠르게 결정을 내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에 1억원 배상”…13년 만에 결론

    대법원 “강제징용 피해자에 1억원 배상”…13년 만에 결론

    일제강점기 때 강제징용된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13년 만에 최종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해당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부가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공모해 재판을 고의로 지연하고, 청와대가 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0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2014년 사망한 여운택씨 등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체절(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배소송 재상고심에서 신일철주금이 피해자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해배상을 부정한 일본 판결은 우리 헌법에 어긋나다”면서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징용 배상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신일철주금은 가해자인 구일본제철과 법적으로 동일한 회사이므로 배상 책임을 지고, 가해자인 신일철주금이 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 오사카지방재판소는 1941∼1943년 구일본제철에서 강제노역한 여씨와 신천수(사망)씨가 낸 손해소송에서 “구일본제철의 채무를 신일본제철이 승계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2003년 10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피해자 4명은 2005년 우리 법원에 다시 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 모두 “일본 판결 내용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과 기타 사회질서에 비춰 허용할 수 없다고 할 수 없다. 일본의 확정 판결은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된다”면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2년 5월 “일본 법원의 판결 이유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라면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사건을 다시 심리한 서울고법은 이듬해 7월 “일본의 핵심 군수업체였던 구일본제철은 일본 정부와 함께 침략 전쟁을 위해 인력을 동원하는 등 반인도적인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신일본제철이 원고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었다. 피해자들이 우리 법원에 소송을 낸 후 8년 만에 거둔 성과다. 하지만 신일본제철이 불복해 재상고하면서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5년이 넘도록 시간을 끌었고, 이춘식씨를 제외한 피해자 3명이 그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재판거래’ 日 강제징용 소송 내일 선고… 김명수 대법은 ‘13여년의 恨’ 풀어주나

    사법농단 수사·한일 관계 후폭풍 예고 피해자 손배청구권 인정 여부가 핵심 ‘양심적 병역 거부’ 판례 뒤집을지도 관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어 13년 8개월 만에 끝맺음을 할지 주목된다. 판결에 따라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는 물론 한·일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0일 오후 2시 이춘식(94)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재상고심 선고 기일을 연다. 대법원에서만 두 번째 판단으로, 재상고심이 접수된 지 5년 2개월 만이다. 지난 2005년 2월 이씨 등은 1941~43년 신일본제철의 전신인 일본제철에 강제징용돼 고된 노역에 시달렸지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1인당 1억원의 위자료를 달라고 소송을 냈다. 4명의 원고 중 여운택·신천수씨는 앞서 1997년 일본 법원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냈다가 패소해 2003년 10월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원고들은 우리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과 2심은 모두 일본 확정 판결의 효력을 인정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012년 5월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는 “일본 법원의 판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국내에서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또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해서도 “식민지배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었다”며 원고의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어 파기환송심은 신일본제철이 원고들에게 각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신일본제철이 재상고하면서 이 사건은 2013년부터 대법원에 계류됐다. 그 사이 원고 4명 중 3명이 세상을 떠나고 이씨만 남았다. 전원합의체가 기존 소부 판단을 유지하게 되면 일본과의 외교 갈등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소부 판단을 뒤집으면 국내에서 비판 여론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외교부, 청와대와 재판을 고의로 지연하거나 결론을 뒤집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을 빚었다. 한편 전원합의체는 같은 날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병역을 거부한 오모(34)씨의 상고심 선고를 통해 개인의 신념 등 양심이나 종교적 이유가 병역법 88조 1항에 따른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인지 판단한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도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뒤여서 판례가 뒤집힐지 관심을 모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핵심 ‘일제강제 징용’ 김명수 대법 결론은

    ‘사법농단’ 핵심 ‘일제강제 징용’ 김명수 대법 결론은

    2005년 소송제기→1·2심 “개인청구권 소멸”→2012년 대법 1부 “소멸 되지 않았다”→2013년 일본 기법 상고→2018년 10월 30일 대법 결론은?대법 판결 딜레마…인용시 대법판결 국제재판 우려, 기각시 여론 역풍 예상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의 구속을 몰고온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판결이 30일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소송 시작 13년 만인 이날 내릴 결론에 주목된다. 전원합의체에는 김명수 대법원장도 참여한다.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은 2005년 소송을 냈지만 1·2심 재판부는 배상시효가 지났다는 등 이유로 기각했다. 그러나 2012년 5월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고 소멸시효도 완성되지 않았다고 파기 환송해 2심으로 돌려보냈다.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고, 일본 기업들이 불복하며 사건은 2013년 8월 대법원에 다시 접수됐다. 이후 사건은 올 7월에야 전합에 회부됐다. 이 과정에서 ‘양승태 사법부’가 재판거래를 위해 외교부 의견서를 독촉해 제출받는 등 고의로 판결을 늦췄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쟁점은 우선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원고들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됐는지다. 협정은 양국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청구권 문제를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한다고 돼 있다.대법원의 파기 환송에 따라 서울고법과 부산고법은 피고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 중공업이 피해자 1인당 8000만~1억원씩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다른 유사 사건 하급심에서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원고 승소 또는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와 있다. 신일본제철 주장처럼 배상 소멸시효가 완성됐는지도 쟁점이다. 2012년 대법원은 소송이 제기된 2005년 2월까지는 “원고들이 대한민국에서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고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그러나 2005년 2월을 청구권 행사에 장애가 없어진 시점으로 봐도 그로부터 13년여 지난 현재는 민법 766조2항이 규정한 소멸시효 10년을 넘긴 상태다. 개인 청구권이 인정되더라도 배상시효는 끝났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건을 담당하는 김세은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가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배청구권은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발표한 뒤에도 (1·2심)법원에선 계속 기각 판결을 했다”며 “그래서 2005년부터 소멸시효를 기산하면 안 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뉴스1이 전했다. 한일 관계 문제는 법리논쟁은 아니지만 대법원이 고려할 수 있어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대법원이 배상판결을 인용하면 일본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 협정 문제가 전후 국제 질서와 관련된 불복 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반면 대법원이 일본 기업 측의 배상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 국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제징용 피해자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은 원고 패소로 확정됐다. 2012년 5월 10일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의 상고심에서 “피해자들의 개인청구권은 한·일협정으로 소멸됐다”며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前태광 회장, 세 번째 2심 재판 받는다

    ‘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前태광 회장, 세 번째 2심 재판 받는다

    “조세포탈 심리·선고 절차 위법” 파기환송 법무부 검사에게 격려금·식사 제공 혐의 이영렬 前검사장 ‘청탁금지법’ 무죄 확정4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세 번째 2심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2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횡령 혐의 유죄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조세포탈 혐의는 최다출자자일 경우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다른 혐의와 분리해 심리·선고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취지다. 분리 선고되면 감형 가능성이 높다. 이 전 회장은 생산량을 허위로 꾸며 빼돌린 제품을 거래한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총 42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2004년 법인세 9억 3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곁들여졌다. 1·2심에서 각각 징역 4년 6개월과 벌금이 선고됐지만 대법원에서 횡령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파기환송했다. 두 번째 2심에서 대법원 취지대로 횡령액을 줄여 감형됐다. 이 전 회장은 구속 뒤 지병을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됐다가 보석이 허가되며 지금까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논란이 됐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무죄를 확정했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4월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 검사 6명과 저녁식사를 하며 법무부 검사 2명에게 각각 현금 100만원과 9만 5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위로와 격려 목적으로 제공한 금품인 만큼 처벌 예외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결이 옳다고 판단했다. 대형 법조비리 사건이었던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는 재상고심에서 징역 5년 6개월과 43억 1250만원의 추징금을 확정받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CJ그룹 손경식 회장에게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이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호진 태광 前회장, 2심 재판만 세번째···대법 또 파기환송

    이호진 태광 前회장, 2심 재판만 세번째···대법 또 파기환송

    이 전 회장, 불구속 상태는 당분간 유지400억원대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56) 전 태광그룹 회장이 2심만 세번째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3년6개월 및 벌금 6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횡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대해서는 잘못된 부분이 없다며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 원심이 일부 절차적 위법이 있었다고 판단해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다고 인정되면서, 이 혐의와 함께 묶여 선고된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양형을 다시 판단하게 됐다.재판부는 “이 전 회장은 금융사지배구조법 32조 1항에서 규정하는 ‘금융회사인 몇몇 주식회사의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원심으로서는 피고인이 적격성 심사대상인지 아닌지를 확정한 후 적격성 심사대상에 해당하면 조세포탈 부분에 대한 죄는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경합범 관계에 있는 다른 죄와 분리해 심리·선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이날 2번째 파기환송을 결정하도록 한 쟁점이던 금융사지배구조법 관련 사항은 앞선 재판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이 전 회장 측에서 상고심 재판 전략으로 이 쟁점을 들고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른 법적 쟁점은 이번 대법원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이 새롭게 주장한 내용이어서 첫 번째 대법원 재판에서는 미처 다뤄지지 못한 사안이다. 이 전 회장은 불량품을 폐기한 것처럼 꾸미는 방식으로 생산품을 빼돌려 거래하는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총 421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2004년 법인세 9억3천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이 전 회장에 대한 2번째로 열린 2심은 대법원 취지대로 206여억원을 횡령액으로 다시 산정해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6억원으로 감형했다. 2004년도 법인세 포탈 혐의도 포탈액 9억 3000여만원 중 공제받을 수 있었던 액수를 제외한 5억 6000여만원만 유죄로 봤다. 대법원이 3번째 2심 재판을 결정하면서 이 전 회장은 당분간 불구속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2011년 1월 구속기소 된 이 전 회장은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그해 4월부터 구속집행이 정지됐다가, 이듬해 6월 보석이 허락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00억 부당 수임료’ 최유정 변호사 징역 5년 6개월 확정

    ‘100억 부당 수임료’ 최유정 변호사 징역 5년 6개월 확정

    대표적인 법조비리 사건인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약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의 형이 징역 5년 6개월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5년 6개월에 추징금 43억 12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25일 확정했다. 최 변호사는 2015년 12월∼2016년 3월 상습도박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이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부에 선처를 청탁해주겠다는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5년 6∼10월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창수씨로부터도 재판부 청탁 취지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총 50여건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65억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매출로 신고하지 않고 누락해 6억원 상당을 탈세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도 받았다. 이 사건은 정운호씨와 최 변호사가 2016년 4월 최 변호사가 정씨를 구치소에서 접견하는 중에 수임료 반환을 둘러싸고 다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1·2심은 “재판부와 교제하거나 청탁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의뢰인들에게 심어줘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금원을 받았다”면서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추징금만 1심이 명령한 45억원이 2심에서 43억 1250만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주된 혐의인 변호사법 위반은 유죄로 인정하되 탈세액 중 일부는 정당한 세금계산서 발생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 부분에 한해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은 여러모로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면서도 공소사실의 범위가 줄어든 점을 반영해 최 변호사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추징금은 당초 2심에서 명령했던 43억 1250만원으로 책정했다. 대법원도 이번에는 하급심 판결이 옳다고 판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 “시세조종 부당이득은 조종 전후 주가 따라 계산” 스포츠서울 대표 사건 파기환송

    회사 주식을 단타로 사고 팔면서 주가를 조작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유죄 선고를 받은 김광래(52) 전 스포츠서울 대표가 2심 재판을 다시 받는다. 시세조종 범행 기간 동안의 주가 차액으로 부당이득을 계산해야 하는데, 원심은 실제 피의자가 얻은 이득 만큼을 전부 부당이득으로 봤기 때문에 잘못됐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는 자본시장법의 시세조종 행위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 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2012년 4월 주당 500원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을 받은 김씨는 4월 말 주당 980원에 거래되던 주가를 석 달여 만에 주당 1810원까지 시세조종했다”면서 “원심은 김씨의 신주 취득가인 500원과 시세조종 후 주가인 1810원 간 차액을 주당 부당이득으로 계산해 잘못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거래되는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자체는 위법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그 만큼의 차액 역시 김씨가 거둔 부당이득 총액 계산에서 빼야 한다는 논리다. 김씨는 2012년 5~7월과 2013년 4~8월 스포츠서울 주식을 반복적으로 사고 팔아 2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주식 시장의 공정 가격형성을 방해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이 부당이득 산정을 다시 하라고 원심을 파기했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에선 김씨에게 다소 유리하게 부당이득 재계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법원 판결 뒤집고 ‘동성애 박해’ 우간다 여성 난민 인정

    대법원 판결 뒤집고 ‘동성애 박해’ 우간다 여성 난민 인정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 때문에 난민 인정 소송을 낸 우간다 여성이 대법원 패소 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 양현주)는 최근 A(29)씨가 낸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A씨의 난민 자격을 인정하는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14년 2월 어학연수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자신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귀국할 경우 박해를 받을 수 있다며 난민 인정 신청을 냈다. 그러나 서울출입국관리소가 난민 불인정 처분을 내리자 법무부에 이의 신청을 냈고, 법무부 역시 기각 결정을 내리자 소송을 냈다. A씨는 “내가 동성애자인 걸 계모가 소문을 내는 바람에 경찰에 체포됐고, 친구의 도움으로 보석으로 풀려나 한국에 입국했다”면서 “우간다는 동성애 혐오 분위기가 만연해 돌아갈 경우 체포되거나 살해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A씨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동성애자에 대한 박해 가능성에 대해 우간다 정부의 사법적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난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우간다 정부로부터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처음 동성과 성관계한 시점을 두고 A씨의 진술이 여러번 바뀌고, A씨가 우간다에서 체포됐을 때 경찰에게 당한 성폭행 피해를 면접조사에서는 말하지 않다가 재판에서 주장한 점이 이상하다고 봤다. 당시 대법원 판결을 두고 우간다 내 동성애자의 처우 현실을 외면한 판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난민 불인정 판단은 파기환송심에서 또다시 뒤집혔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원고는 우간다에서 이미 자신의 성적 지향이 공개돼 생명, 신체에 대한 위협을 당하는 등 구체적인 박해를 받아 한국에 온 사람”이라면서 “우간다에 돌아갈 경우 동성애를 혐오하는 타인이나 우간다 정부로부터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 진술 내용이 세부적인 부분에서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에 대해 “난민 면접 당시 의사소통의 어려움, 시간 경과에 따른 기억력의 한계, 우리나라와 우간다의 언어 감각 차이 등을 감안할 때 면접 당시 통역상의 오류나 심리적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자국 경찰에 체포되고 박해를 받았다는 진술의 핵심적인 내용에서는 모순이 없는 점도 유리한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아울러 “우간다에는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 있고 성 소수자들에 대한 구금이 경찰에 의해 빈번하게 이뤄지는 등 각종 범죄와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보호 조치를 적절히 수행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A씨가 우간다 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안정된 생활을 할 가능성도 낮고,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명백히 소멸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자료도 없는 이상 A씨의 난민 신청을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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