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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소 안 된 과거사 피해자도 국가 손해배상 받을 수 있다

    안기부 간첩 조작 고문 피해자 재심서 승소 “다른 피고인 재심 무죄 판결 전 소송 어려워 우연한 사정 따라 권리구제 다르면 부당” 양승태 사법부 판결 헌재 결정 이후 뒤집혀 과거 간첩 조작 사건에서 고문을 당했지만 기소되지 않았던 피해자도 유죄가 확정돼 수감 생활을 한 다른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국가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가 국가배상청구권 행사 기간을 민법상 단기 소멸시효(3년)보다 짧은 6개월로 보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것을 법원이 받아들이며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8부(부장 설범식)는 국가안전기획부의 불법체포·구금·폭행·고문을 당한 피해자와 가족 등 27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약 5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씨 등 8명은 1981년 3~4월 안기부에서 가혹행위를 당한 뒤 간첩이라고 거짓 자백했고, 이 중 5명이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1월 수사기관의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인정하는 진실규명결정을 했고, 이들은 그해 11월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듬해 10월 형사보상결정이 확정됐고,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1년 5월에야 피해자 8명과 그 가족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양승태 사법부는 민법상 단기 소멸시효(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를 적용하던 과거사 사건에서 국가배상 범위를 좁히는 판결을 잇따라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는 2014년 12월 하급심에서 승소했던 박씨 등의 사건을 “형사보상 결정이 확정되고 6개월 이상 경과 후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또한 기소되지 않았던 한모씨 등 3명에 대해서도 “과거사위의 진실규명결정을 받은 적이 없고,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적도 없다”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후 서울고법 민사28부(부장 박정화)도 2015년 9월 같은 취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헌재가 지난해 8월 30일 박씨 등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청구 사건에서 ‘재심판결 확정을 안 날부터 3년 이내에 국가배상을 청구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결정을 내렸다. 박씨 등의 사건을 재심한 서울고법 재판부는 “대부분 원고들은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2009년 11월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2011년 5월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청구를 받아들였다. 불기소된 한모씨 등 3명에 대해서도 다른 피고인들의 재심 무죄 판결 전에는 불법 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만약 기소됐다면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유죄판결을 받았을 것이고 재심을 거쳐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동일한 불법 감금과 고문 피해를 입었는 데도 검사의 불기소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권리구제 여부가 달라지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성인지 감수성 결여’ 재판한 부부 자살 사건, 대법 유죄 확정

    ‘성인지 감수성 결여’ 재판한 부부 자살 사건, 대법 유죄 확정

    ‘강간 무죄’ 선고에 동반 극단 선택한 지 1년 만에1심 재판부의 강간 무죄 판결에 대해 대법원 ‘성인지 감수성 결여’를 이유로 파기 환송한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1심의 강간 무죄 선고 이후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부부가 동반 자살한 지 1년 만에 나온 선고다. 이 남성(39)은 1·2심에서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으나, 대법원이 ‘성(性)인지 감수성’ 결여 등을 들어 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환송함에 따라 다시 열린 2심에서 강간 혐의도 유죄로 인정돼 형량이 늘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씨는 2017년 4월 충남 계룡시 한 모텔에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한 혐의 등도 받았다. 1, 2심은 박씨의 폭행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강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징역 1년6월,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협박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을 각 선고했다. 1심은 당시 모텔 주차장 폐쇄회로(CC)TV에 박씨와 함께 찍힌 피해자 모습이 ‘강간 피해자 모습이라기엔 지나치게 자연스럽다’ ‘피고인 담배를 피우고 가정문제에 대해 대화도 나눴다는 피해자 진술 역시 강간 당한 직후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등 ‘피해자다움’을 문제삼아 박씨의 강간 혐의를 무죄로 인정했다. 2심도 “피해자의 항거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해져 간음에 이른 것인지 의문”이라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강간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은 일관될뿐 아니라 매우 구체적”이라며 “해당 진술 신빙성을 배척한 원심은 성폭행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성폭행 사건 심리를 할 때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것이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 성정이나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오히려 박씨 진술에 대해 “일관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경험칙상 납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시 열린 2심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유·무죄 부분을 다시 판단해 박씨의 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4년 6월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을 선고했다. 2심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박씨 주장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두번째 재판에서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한편 피해자 부부는 1심이 박씨에게 ‘강간 무죄’를 선고하자 지난해 3월 전북 무주 한 캠핑장에서 ‘죽어서라도 복수하겠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함께 목숨을 끊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법정에 선 현직 판사 “임종헌이 불러준 대로 전교조 문건 작성”

    법정에 선 현직 판사 “임종헌이 불러준 대로 전교조 문건 작성”

    정다주 판사 “임 전 차장 지시 부담 느껴성창호, 수시로 대법원장 의중 전달해” 법정서 임 전 차장과 눈도 마주치지 않아 임 전 차장 “檢 유도신문” 예민하게 반응 재판부, 위법 수집 논란 USB 증거 채택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처음으로 출석한 현직 법관이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부담을 느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2일 열린 재판에는 2013~15년 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하며 당시 기조실장이던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각종 문건을 작성한 정다주(43·31기)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앞서 정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관련 품위 손상으로 지난해 12월 감봉 5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정 부장판사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 선고 이후 각계 동향을 파악한 보고서와 2014년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정지 사건 검토 문건을 비롯해 ‘상고법원 추진 관련 대(對)국회 보고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사건 보고서’ 등을 임 전 차장 지시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 조사 당시 ‘사법부 권한남용이 많이 포함된 위험한 내용의 문건들을 비밀스럽게 작성해 부담을 느꼈다’고 진술한 게 사실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그렇게 진술했다”고 답했다. 보고서들이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심의관들과는 공유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사실도 공개됐다. 임 전 차장이 이런 지시를 내린 데에는 당시 대법원의 최대 현안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사법부가 청와대를 상대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였다는 것도 정 부장판사를 통해 다시 확인됐다. 그는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 근무했던 성창호 부장판사에게 수시로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정 부장판사는 전교조 관련 문건에 ‘대법원이 고용노동부의 재항고를 받아들여 파기환송하는 것이 청와대와 대법원 모두에 윈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위헌 선고 전에 결정을 내려야 극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논리와 결론 등을 말해준 것을 정리한 것”이라며 “임 전 차장으로부터 ‘청와대가 전교조 사건을 최대 현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만약 재항고를 기각하면 역풍이 불 수 있고 사법부에 대한 보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배경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재판 결론의 방향을 정해 검토 보고서를 지시했다는 취지다. 그러자 임 전 차장의 변호인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법원의 대처 방안을 검토했을 뿐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검토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 부장판사는 당시 행정처가 일선 재판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게 아니냐고 검찰이 묻자 “과연 그런 것이 가능했는지 저로서도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일련의 사태에 비춰 저도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언론 노출에 부담을 느꼈는지 법원에 증인지원 절차를 신청해 법정 출석 전후 법원 직원들의 보호를 받았다. 법정에서 정 부장판사와 임 전 차장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임 전 차장은 후배 법관의 출석에 잔뜩 예민해진 듯 검찰 신문 과정에서 수차례 “유도신문”이라고 따져 검찰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위법수집됐다고 주장한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적법 증거로 채택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안희정 성폭력 사건’ 상고심 주심에 권순일 대법관

    ‘안희정 성폭력 사건’ 상고심 주심에 권순일 대법관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상고심 재판을 권순일 대법관이 맡는다. 대법원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및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상고심 사건을 대법원 1부에 배당하고 주심으로 권 대법관을 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권 대법관은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한 판결로 유명하다. 권 대법관은 지난해 4월 학생을 성희롱한 사유로 해임된 대학교수의 해임을 취소하라는 2심 판결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을 결여한 판단이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당시 권 대법관은 성별 권력 관계에서 비롯된 성범죄의 특수성, 즉 피해자의 불리한 처지와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해 피해사실 진술을 꺼리는 점이나 가해자 및 남성 중심의, 그리고 피해자를 의심하는 사회문화 안에서 피해사실을 알리는 진술은 그 의도를 쉽게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취지였다. 앞서 안 전 지사의 항소심을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홍동기)도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한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의 주장을 배척해 성인지 감수성을 반영한 판결을 했다. 2심 재판부는 선고공판 때 “당시 (안 전 지사의) 지위에 비춰 피해자가 7개월이 지나서야 폭로하게 된 사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면서 “피해 사실을 곧바로 폭로하지 않고 그대로 수행하기로 한 이상, 그런 행동이 피해자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1심에서부터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은 ‘피해자가 피해를 당한 이후 도저히 피해자라고는 볼 수 없는 행동을 했다’면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권 대법관이 제시한 ‘남성 중심의 사회문화에서 피해자의 피해사실 진술은 그 의도를 의심받을 수 있다’는 기준에 입각했을 때 안 전 지사 변호인단의 주장은 2심에서와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 29일부터 지난해 2월 25일까지 정무비서를 지낸 피해자 김지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해 김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되고 안 전 지사의 사회적 지위나 권세 자체가 비서 신분인 김씨에겐 충분한 ‘무형적 위력’이었다”면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마지막 남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수감자 가석방된다

    대법 판결 후 6개월 이상 수감자도 적용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로 교정시설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1명이 가석방된다. 남은 수감자는 없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가석방 심사위원회를 열고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 1명에 대해 가석방을 결정했다. 가석방은 28일 오전 10시 집행된다. 지난해 11월 초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법무부는 확정 판결을 받고 교정시설에 수용 중이던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같은 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석방했다. ‘여호와의 증인’ 기준으로 11월 57명, 12월 6명, 지난달과 이달에 각 1명씩 가석방됐다.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통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기를 2~3개월 남긴 상황에서 가석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부터는 수감기간이 6개월 이상만 돼도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가석방 결정이 내려진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오는 8월 형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다. 가석방된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가석방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사회봉사를 해야 한다. 국내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가 한 명도 없게 되는 것은 처음이다. 1950년대 이후 1만명이 넘는 병역거부자가 수감 생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고, 매년 수백명씩 수감 중이었다. ‘여호와의 증인’ 측은 이미 수감 생활을 모두 마친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권리 구제를 위해 이들을 특별사면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했지만 이번 3.1절 특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 마지막 남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 가석방된다

    [단독] 마지막 남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 가석방된다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로 교정시설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1명이 가석방된다. 남은 수감자는 없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가석방 심사위원회를 열고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 1명에 대해 가석방을 결정했다. 가석방은 28일 오전 10시 집행된다. 지난해 11월 초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법무부는 확정 판결을 받고 교정시설에 수용 중이던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같은 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석방했다. ‘여호와의 증인’ 기준으로 11월 57명, 12월 6명, 지난달과 이달에 각 1명씩 가석방됐다.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통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기를 2~3개월 남긴 상황에서 가석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부터는 수감기간이 6개월 이상만 돼도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가석방 결정이 내려진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오는 8월 형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다. 가석방된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가석방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사회봉사를 해야 한다. 국내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가 한 명도 없게 되는 것은 처음이다. 1950년대 이후 1만명이 넘는 병역거부자가 수감 생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고, 매년 수백명씩 수감 중이었다. ‘여호와의 증인’ 측은 이미 수감 생활을 모두 마친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권리 구제를 위해 이들을 특별사면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했지만 이번 3.1절 특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황제 보석’ 이호진, 재판 불복 아이콘 되나

    ‘황제 보석’ 이호진, 재판 불복 아이콘 되나

    대법원 판단만 세 번째 이례적 재상고‘황제 보석’ 논란으로 비판을 받다가 장기간 유지되던 보석 허가가 취소돼 재수감된 이호진(57) 전 태광그룹 회장이 2차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또 상고했다. 각 심급을 모두 합쳐 7번째 재판, 대법원 판단만 세 번째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전 회장은 21일 변호인을 통해 서울고법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 15일 이 법원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이 전 회장의 2차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횡령과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을 판결했다. 또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원을 판결했다.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 관련 무자료 거래로 421억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9억원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2011년 1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그해 3월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뒤 집행정지 연장 결정이 13차례나 이어졌고, 항소심 중이던 2012년 6월에는 병 보석 허가가 내려졌다. 벌금 액수만 달라졌을 뿐 1심, 2심 모두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 선고가 나왔지만 불구속 상태는 계속 유지된 셈이다. 2016년 대법원은 “횡령죄 적용 대상이 일부 잘못됐으니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2017년 1차 파기기환송심은 이를 받아들여 형량을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억원으로 감형했지만 이 전 회장은 또 불복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6번째 재판에서 징역 3년 선고

    ‘황제보석 논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6번째 재판에서 징역 3년 선고

    보석 기간 중 음주와 흡연을 하는 장면이 포착돼 ‘황제 보석’ 논란이 일었던 이호진(57) 전 태광그룹 회장이 3번째 2심 재판(재파기환송심)에서 이전 형량보다 낮은 징역 3년과 벌금 6억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따로 내려진 징역 6개월은 집행이 유예됐다.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는 1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 대한 재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열어 이같이 선고했다. 1차 파기환송심과 혐의는 똑같이 인정됐지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따로 떼어내 선고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징역 6개월만 집행을 유예하도록 한 것이다. 재판부는 “법률의 취지에 따라 조세범처벌법 위반에 대해서 분리선고를 하고록 규정돼있다”면서 “피고인이 저지른 조세범처벌법 위반은 포탈세액이 7억원 정도이고 피고인이 세액을 모두 국고에 반환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실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사유로 삼은 것은 분리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 있을 뿐 양형을 변경할 만한 큰 사유는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범행 액수가 200억원을 넘고, 피고인이 피해액을 변제했다는 사정만으로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을 한다면 본질적인 재벌기업의 범행으로서 횡령·배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이 생산하는 섬유제품 규모를 조작하는 ‘무자료 거래’로 총 421억원을 횡령하고 9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2011년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30억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 일부 배임 혐의가 무죄로 판단돼 벌금이 10억원 적은 20억원으로 정해졌고, 대법원은 횡령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징역 3년 6개월에 벌금 6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금융회사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에 해당하는지 살펴본 후 이에 해당하면 조세포탈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경합범 관계에 있는 다른 죄와 분리해 심리·선고해야 한다”면서 사건을 다시 파기환송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구속된 후 간암, 대동맥류질환 등을 이유로 63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됐고 이듬해 병보석으로 풀려나 7년 넘게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보석 기간 중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흡연을 하는 장면이 포착돼 ‘황제 보석’ 논란이 일었고, 급기야 지난해 10월 서울고법 국정감사에서 이 전 회장에게 1년간 13회에 걸쳐 구속집행정지를 연장해준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결국 법원이 지난해 12월 검찰의 보석 취소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이 전 회장은 2359일만에 다시 구치소로 돌아가 재판을 받았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법 “법정수당, 매출 비중 크지 않다면 추가 지급해야”

    “통상임금 신의칙 위반, 엄격히 판단해야” 매출액 등 구체적 기준 적용한 첫 판결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서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하라는 노동자들의 청구를 판단할 때 법정수당이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면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14일 인천 시영운수 소속 버스기사 박모씨 등 2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노동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해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더라도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면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상임금의 신의칙을 적용할 때는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을 고려해 보다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특히 매출액 등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설명한 첫 판결로 평가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회성 지도” “개인주의”… 치졸한 ‘판사 생활기록부’

    “사회성 지도” “개인주의”… 치졸한 ‘판사 생활기록부’

    “부족한 사회성 지도 필요”, “지나친 개인주의 성향 주시 필요”. 학창 시절 선생님이 기록한 생활기록부처럼 보이는 이 문구들은 다름 아닌 양승태 사법부가 문책성 인사 조치를 취한 법관들의 신상을 기록한 인사정보다. ●원세훈 판결 비판 김동진을 정신 이상 몰아 1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공소장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에 비판적이거나 부담을 주는 법관들에 대해 원칙을 무시한 인사이동을 단행하는 동시에 해당 법원장들에게 부정적인 인사정보까지 건넸다. 특히 허위로 정신 이상 증세가 있다고 통보하거나 개인 성향, 외부와의 교류 정황을 기재하는 꼼꼼함까지 보였다. 대표적으로 언론사에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글을 기고한 문유석 부장판사에 대해 행정처는 희망 임지인 서울행정법원 대신에 서울동부지법으로 전보했다. 기고글이 사법행정에 부담이 됐고 저서 ‘미스 함무라비’에서도 법원을 부정적으로 그려 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동부지법원장에게는 “과도할 정도로 언론에의 기고 활동, 저술 활동이 많다. 3년째 조정전담부를 맡으면서 담당업무에 전념하기보다는 그 여유를 다른 대외적 활동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개인적인 각광을 선호하는 것은 아닌지, 지나친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진 것은 아닌지 주시할 필요 있음”이라고 통보했다. 재판 능력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사안이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1심 판결을 비판한 김동진 부장판사에 대해선 법원장에게 “예민하고 사회성이 부족해 각별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함”이라고 통보했다. 심지어 행정처는 김 부장판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줄 만한 사유를 찾지 못하자 본인 몰래 정신감정을 진행하며 그가 복용하지 않는 약물을 의사에게 제시하고 조울증 소견을 억지로 받아내 인사정보에 기록하기도 했다. 국회 농성 당직자 퇴거불응 사건을 공소기각한 마은혁 부장판사에 대해선 “노동 사건에서 근로자 편향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법원 외부 인사와의 교류도 활발한 편”이라고 적었다. ●박병대 전 대법관, 고교 후배 소송 청탁받아 정작 사법부 최고위층은 적극적으로 외부와 교류하고 청탁을 받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황도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문책성 인사 조치에 가담한 박병대 전 대법관은 고등학교 후배로부터 “저의 사건이 형님네 재판부로 배당이 되면 안 돼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고법으로 내려갔는데, 한번 잘 살펴봐 주십시오” 등의 청탁을 받았고 이에 “응, 그래. 알아보자”고 답하고서 직접 사건 기록을 무단으로 검색했다. 양 전 대법원장 역시 일제 강제징용 소송 관련 전범기업 측 대리인인 김앤장 변호사를 직접 만나고, 나아가 재판 계획까지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법 “퀄컴 과징금 2730억 일부 취소하라”

    2009년 불법 리베이트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퀄컴에 부과한 과징금 2730억여원 중 일부는 취소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는 퀄컴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LG전자에 RF(무선송수신)칩을 공급하며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퀄컴은 2000~09년 모뎀칩과 RF칩의 일정량 이상을 자사 제품으로 구매하는 조건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분기당 수백만 달러의 로열티 할인과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2004년에는 삼성전자·LG전자·팬택과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라이선스 계약을 수정하면서 경쟁사 모뎀칩을 쓸 경우 차별적 로열티를 부과하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당시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1심인 서울고법은 2013년 6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 행위”라며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LG전자에 대한 RF칩 리베이트에 대해서도 “최소 40% 이상의 시장봉쇄 효과가 발생했다”며 불공정행위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LG전자의 2006~08년 국내 CDMA2000 방식 휴대전화 판매시장 점유율이 21.6~25.9%에 불과했고 퀄컴의 RF칩 시장점유율은 계속 줄었다”면서 “LG전자에 RF칩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해서 최소 40% 이상의 시장봉쇄 효과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퀄컴이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에 모뎀칩 관련 리베이트나 차별적 로열티를 제공한 것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 행위가 맞다며 퀄컴의 나머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결 취지에 맞춰 과징금을 재산정해 부과할지, 서울고법에서 과징금액을 다시 다툴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2016년 12월에도 “퀄컴이 칩세트 공급과 특허권을 연계해 확보한 시장지배력으로 정상적인 경쟁을 방해하고 특허권을 독식했다”며 1조 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사안도 1심 재판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자 무죄 확정 3대 공통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법원은 종교 교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확실한 점, 병역거부 신념을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하는 점 등을 주요 판단 근거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가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 무죄가 확정된 사례는 모두 10건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박정제)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유죄가 나왔던 병역거부자 5명에 대해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 판결은 검찰과 피고인 모두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대구지법,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도 무죄 확정 사건이 5건 이어졌다. 이들은 모두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침례(세례)를 받았고 ▲성경 구절에 따라 병역거부 신념을 진술하며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교리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는 양심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고 진실해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며 “피고인의 현역 입영 거부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20대 초반인 피고인들은 모두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부모 사이에서 출생했고, 7~17세 등 10대 시절 침례를 받고 정기적으로 교회에 나갔다. 전도 등 교외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또한 이들은 성경 구절에 따라 병역거부 신념을 수사부터 재판까지 일관되게 진술했다. 피고인 김모(23)씨는 “성경 구절에 따라 전쟁무기를 들거나 전쟁을 배울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들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도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 거부 의사를 유지한 점에 주목했다. 민간 영역에서 대체복무를 할 기회가 주어지면 수행할 의사를 밝힌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6월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결했고, 국방부는 2020년부터 대체복무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공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과거 행적이나 폭력성을 확인하기 위해 학교 생활기록부, 범죄 경력뿐만 아니라 FPS게임(1인칭 총쏘기 게임) 접속 기록에 대해 사실조회 신청을 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게임을 최근까지 오랜 기간 습관적으로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총쏘기, 전투 게임을 즐기는 것은 병역거부 신념에 배치되는 일로 보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경기 중 부딪쳐 장애… “상대 선수 책임 없어”

    경기 중 부딪쳐 장애… “상대 선수 책임 없어”

    경기 도중 상대팀 골키퍼를 다치게 해 사지마비 장애를 입힌 조기축구 회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6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조기축구 경기 중 다친 김모씨와 가족들이 상대팀 선수였던 장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4억 1000만원 배상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골 경합 상황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는 취지에서다. 지난 2014년 7월 조기축구 경기에서 골키퍼를 맡았던 김씨는 골문으로 날아오는 공을 쳐내기 위해 몸을 날렸다가 상대팀 공격수인 장씨와 부딪치며 목 척수와 척추 인대 등이 손상되는 사지마비 장애를 입었다. 이에 김씨 등은 “전방에 누가 있는지 살펴보지 않고 무리하게 공을 향해 달려가다 발생한 사고”라며 1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신체 접촉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공격수에게 골키퍼와 부딪칠 수도 있다는 추상적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을 선점하기 위한 행동을 멈추라고 하는 것은 축구 경기의 성질상 기대하기 어렵다”며 장씨의 손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2심 재판부는 “공격수가 골대 위로 넘어가는 공을 잡기 위해 달려가는 경우 골키퍼의 상황과 움직임에 유의해 골키퍼가 다치지 않도록 배려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어겼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 경합 상황에서 장씨는 공의 궤적을 쫓은 것이고, 김씨의 움직임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했더라도 충돌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변호사 자격 찾았다

    ‘양심적 병역거부’ 변호사 자격 찾았다

    변협 “대법원 무죄 취지 판시따라 결정”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살아 변호사 등록이 취소됐던 백종건(35·사법연수원 40기) 변호사가 3번째 재등록 신청 끝에 다시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이날 등록심사위원회를 열어 백 변호사의 재등록을 7대2 의견으로 의결했다. 변협 관계자는 “대법원이 지난해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상태”라면서 “인권이라는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등록거부 안건 부결 결정(등록인용)을 내렸다”고 말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백 변호사는 201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법무관이 받아야 하는 4주 군사훈련을 거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2017년 5월 출소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난 후 5년이 지나지 않으면 변협에서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백 변호사의 재등록은 2차례 무산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2번째 재등록 신청 때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마련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였지만 변협은 “실정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재등록을 거부해 비판받기도 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황제 보석’ 논란 이호진 “술집 간 적 없다” 울먹

    ‘황제 보석’ 논란 이호진 “술집 간 적 없다” 울먹

    횡령, 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받다 ‘황제 보석’ 논란으로 재수감된 이호진(57) 전 태광그룹 회장이 “술집에 가본 적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전 회장은 16일 서울고법 형사6부(오영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의 최후 진술에 앞서 “자중하고 건강 회복에 집중해야 하는데 술·담배를 해 물의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제가 반성 없이 음주가무만 하고 돌아다녔다고 하는데 저는 병원에 몇 년을 갇혀 있었다”며 “집을 왔다갔다 한 생활 자체가 길지 않고 술집에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 있는 기업가로서 여기 서있는 것이 정말 부끄럽다”며 “세상이 변하는 데 과거 관행을 용기 있게 벗어던지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또 “막내인 제가 선대의 ‘산업보국’ 뜻을 제대로 잇지 못해 정말 부끄럽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방청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모친의 사망을 언급하며 “수감생활 중 병을 얻으셨고 치료 과정에 유언 한 마디 못 남기시고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셨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이 전 회장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횡령액의 상당 부분이 회사를 위해 사용됐고 유죄로 인정된 액수 이상을 변제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심지어 이 전 회장의 가족사와 간 질환 병력 등을 설명하던 변호인도 함께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검찰은 이 전 회장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장기간 회삿돈을 조직적으로 빼돌려 오너의 재산증식에 악용한 재벌비리”라며 “그럼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모친과 임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황제 보석 논란에 대해서는 “재벌이 법을 경시하는 태도가 다시 드러난 것”이라며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내려 사회에 다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가 변제됐다고는 하지만 진정한 반성이 없으므로 선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400억원대의 배임, 횡령과 9억원대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2011년 구속기소 됐다. 그는 1·2심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에서 횡령 액수를 다시 정하라며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2017년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에서 206억여원을 횡령액으로 다시 산정해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6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사건을 재심리한 대법원은 이번엔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들과 분리해 재판하라는 취지로 지난해 10월 다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세 번째 2심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전 회장은 구속된 지 62일 만인 2011년 3월 24일 간암과 대동맥류 질환을 이유로 구속집행 정지 결정을 받고 이듬해에는 보석 결정까지 얻어내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대법원 판결 이후 그가 음주, 흡연을 하고 떡볶이를 먹으러 시내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돼 ‘황제 보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재판부는 다음 달 15일 오전 이 전 회장의 선고 공판을 열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법원, 이소선 여사 ‘불법 구금’도 국가 배상 판결

    법원, 이소선 여사 ‘불법 구금’도 국가 배상 판결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가 불법 구금된 데 대해 국가가 정신적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가 보상금을 받으면 국가배상을 받을 수 없도록 한 법률이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김행순)는 15일 이 여사 유족과 청계피복노조 구성원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1심과 같이 “국가가 이 여사의 유족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자살한 뒤 이 여사와 임모씨 등 7명은 1980년 초 청계피복노조를 결성해 노동교실을 개설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이로 인해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지속적인 탄압을 받았고 청계피복노조도 공권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이 여사 등은 불법 구금됐다. 이 여사 등 7명은 공권력에 의한 노동교실 강제폐쇄, 노조 강제해산, 불법 구금 등의 피해사실을 바탕으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지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가 노동 기본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해 이 여사 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해 국가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은 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이 여사 등 3명의 경우 재판상 화해가 성립해 별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자격을 잃었다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지원금을 받지 않았던 4명에 대해서만 위자료를 인정했다. 하지만 헌재는 민주화운동보상법 조항에 대해 “민주화운동보상법상 보상금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영교·전병헌·노철래·이군현 ‘재판 민원’ 들어준 임종헌

    서영교·전병헌·노철래·이군현 ‘재판 민원’ 들어준 임종헌

    2015년과 2016년 당시 여야 현직 국회의원들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통해 자신들의 지인 등이 연루된 형사사건에 대해 ‘재판 민원’을 넣었던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국회의원들의 민원 중 일부는 결과적으로 재판에 반영됐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안 입법 등 현안 해결에 있어 도움을 받으려고 국회의원들의 민원을 적극 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추가로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임 전 처장을 구속기소한 검찰은 이미 진행 중인 임 전 처장 재판에 이번 추가기소 사건을 병합해 심리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2015년 5월 서영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재판 청탁을 받고 문용선 당시 서울북부지법원장을 통해 담당 판사에게 선처를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의원은 임 전 차장에게 “총선 때 연락사무소장으로 일한 지인의 아들 A씨가 강제추행미수 혐의로 기소됐는데 죄명을 공연음란으로 바꿔주고 형량도 선처해달라”고 청탁했다. 재판 결과 죄명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A씨는 징역형을 피해 벌금 500만원의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임 전 차장은 또 같은 해 4~5월 전병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부터 전 의원의 보좌관이자 손아래동서인 임모씨의 형사재판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사법지원실 심의관에게 예상 양형 검토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임씨를 조기에 석방해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법원행정처는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던 2015년 5월 임씨의 미결구금 일수를 계산해 ‘형량을 8개월로 줄여야 보석 결정을 내리더라도 잔여 형기를 복역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문건대로 임씨를 보석으로 석방한 뒤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2016년 8∼9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돼 재판 중이던 노철래·이군현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도 비슷한 유형의 양형 검토문건을 만들어 법률 자문을 해준 사실을 확인했다. 임 전 차장은 노 전 의원 재판을 맡은 성남지원장에게 민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법원, 정부에 “고 이소선 여사와 청계피복 노조 정신적 피해 배상하라”

    법원, 정부에 “고 이소선 여사와 청계피복 노조 정신적 피해 배상하라”

    전태일 열사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와 청계피복노조 조합원들이 노조 활동으로 불법 구금된 데 따른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마침내 승소했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지 4년 만의 결실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부(부장 김행순)는 이 여사 소송을 이어받은 전태삼(전태일 열사 동생)씨 등 3명과 청계피복노조 조합원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1심과 같이 국가가 이 여사에게 1000만원을, 나머지 조합원들에게는 각각 500만~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15일 판결했다. ‘청계피복노조 사건’은 1970~80년대 국가가 노조를 강제로 와해시키기 위해 조합원들을 불법 구금하고 폭행하는 한편, 사직하거나 해고된 조합원들의 명단을 따로 관리해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한 대표적인 노조 탄압 사건이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 후 이 여사와 임모씨 등 7명은 1980년대 초 청계피복노조를 결성해 노동교실을 개설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그러나 청계피복노조는 공권력에 의해 강제 해산됐고, 이들은 불법 구금됐다. 이후 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국가의 탄압을 받았던 청계피복 등 11개 사업장 해고자들에게 국가의 사과와 명예회복 조치를 권고했고, 이 여사 등은 국가를 상대로 같은 해 11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국가가 노동 기본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해 이 여사 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면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해 국가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런데 2015년 대법원은 민주화운동보상법(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지급받은 이 여사 등 3명의 경우 재판상 화해가 성립해 별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자격을 잃었다며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지원금을 받지 않은 4명에 대해서만 위자료를 인정했다.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해 하급심을 기속하므로 하급심은 대법원 판단을 따르게 된다. 다만 파기환송 후 심리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돼 사실관계에 변경이 생기거나 파기 판결 후 법령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파기 판결의 기속력이 배제된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는 지난해 8월 민주화운동보상법 18조 2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민주화운동보상법은 이 법에 따른 보상금 지급 결정에 피해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에 대해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보상금을 받기로 했다면 더는 국가 상대 소송을 낼 수 없다는 취지다. 하지만 헌재는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등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다. 정신적 손해에 대해 적절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 청구권마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라고 판단했다. 과거사 사건과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가 보상금을 받으면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법률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이다. 이날 재판부는 “헌재 결정은 주문의 표현 형식에도 불구하고 구 민주화운동보상법의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양적 일부 위헌결정과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따라서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법원에 대해 기속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어 “이 사건 소송에 대해 헌재 결정의 효력이 미치고, 이 법원은 환송판결이 파기이유로 삼은 법률상의 판단에 기속되지 않는다 할 것이어서 이 여사 등이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법원 “성관계 영상 재생화면 찍어 전송한 행위는 처벌 못해”

    법원 “성관계 영상 재생화면 찍어 전송한 행위는 처벌 못해”

    성관계 동영상을 컴퓨터로 재생한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전송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단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안동범)는 10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모(26·여)씨의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의 파기 취지에 따라 이씨의 카메라 이용 촬영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다른 공소사실은 유죄가 인정돼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이씨는 2015년 12월 자신이 일하는 유흥주점의 손님 A(42)씨와 내연 관계로 지내다, A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합의 하에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A씨의 부인에게 보냈다. 이때 이씨는 성관계 동영상을 컴퓨터로 재생한 뒤 모니터에 나타난 영상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전송했다. 이에 검찰은 이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했다. 또 헤어지자는 A씨에게 ‘내 인생 이렇게 만든 대가, 당신도 치러야 한다’는 등의 협박성 문자와 사진을 보낸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도 받았다. 재판에서는 타인의 신체를 직접 찍은 것만 촬영물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성폭력처벌법 14조 2항은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뒤, 이 촬영물을 그 사람의 의사에 반해 상영·배포 등을 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다. 이씨 측은 다른 사람의 신체가 아니라 그 신체가 나온 ‘동영상 화면을 찍은’ 사진은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컴퓨터를 재생해 모니터 화면에 나온 영상을 휴대전화로 다시 촬영한 다음 이를 전송한 행위는 성폭력처벌법이 규정한 ‘다른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을 그 의사에 반해 제공한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성폭력처벌법은 촬영의 대상을 ‘다른 사람의 신체’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다른 사람의 신체 이미지가 담긴 영상을 촬영한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씨가 성관계 동영상 파일을 컴퓨터로 재생한 뒤 모니터에 나타난 영상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더라도 이는 피해자의 신체 그 자체를 직접 촬영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하는 촬영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9월 “원심의 유죄 판단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폭행 주장 자살한 30대 부부, 1·2심 뒤집고 가해자 유죄

    30대 부부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1·2심에서 성폭행 부분을 무죄 받은 남자가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8부(전지원 부장)는 7일 박모(39)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강간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4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에서 법정까지 구체적이고 일관되지만 피고인은 수사에서 성관계를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하는 등 납득하기 힘든 진술을 하고 있다”며 “1·2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되고 증명력이 떨어진다’며 무죄로 판단한 것은 자유심증주의 오해, 채증법칙 위반 등이 영향을 미친 잘못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30년 지기 친구가 출국한 틈을 이용해 그의 아내를 성폭행하고도 피해회복 조치 없이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는 노력이 없기 때문에 엄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폭력조직원인 박씨는 2017년 4월 충남 계룡시의 한 모텔에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해 친구의 아내인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력조직 후배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폭행한 혐의도 있었다. 1심은 2017년 11월 폭행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A씨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5월 2심도 “성폭행을 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원심을 인정할 만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A씨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며 성폭행 부분을 항소심 재판부에 돌려보냈다. A씨 부부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지난해 3월 전북 무주의 캠핑장에서 동반 자살했다. 부부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한지 10개월 만에 인정된 것이다. 부부는 유서에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 등의 내용을 남겼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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