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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유학생 사망’ 음주운전자, 윤창호법 위헌에도 감형 없었다

    ‘대만 유학생 사망’ 음주운전자, 윤창호법 위헌에도 감형 없었다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대만인 유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윤창호법’ 위헌 결정으로 가중처벌의 근거가 사라져 다시 재판을 받게 된 첫 사례였는데 형량이 줄어들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부장 차은경·양지정·전연숙)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김모(53)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파기환송 전 1·2심 재판 때와 같은 형량이다. 재판부는 “형량을 다시 정하는 데 있어 음주운전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침해할 위험이 매우 높은 범죄로 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을 우선해서 고려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법 가중처벌의 근거가 사라진 대신 위험운전치사에 따른 양형을 결정적으로 반영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술에 취해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과속하다가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릴 여지가 전혀 없는 반면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는 매우 무겁다”며 “피해자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사죄하고 합의를 위해 노력하는 태도만으로는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씨는 2020년 11월 서울 강남구에서 술에 취해 과속 운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28세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씨를 치어 숨지게 했다. 사고 당시 김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079%였고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된 전력이 있었다. 1·2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형량 가중요소를 적용해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김씨의 재판은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의 윤창호법 위헌 결정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상습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일부 조항(도로교통법 148조의2)이 과잉 처벌이라는 이유로 효력이 상실된 것이다. 한 달 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우윤식 변호사는 선고 직후 “유족이 혹시라도 형량이 줄어들지 않을까 많이 불안해했다”며 “유족께서 이번 판결에 대해 ‘정의가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 ‘종교적 신념’ 예비군 훈련 거부한 30대, 파기환송심서 무죄

    ‘종교적 신념’ 예비군 훈련 거부한 30대, 파기환송심서 무죄

    항소심서 벌금형 선고받았지만대법원,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검찰 상고로 다시 대법원으로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30대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이 이번 판결에 불복하고 상고 결정을 하면서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부상준)는 예비군법·향토예비군 설치법 위반 혐의를 받는 A(31)씨의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30만~300만원을 선고한 4건의 원심을 깨고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군 복무를 마친 이후 2016년 여호와의 증인 신자가 됐다. 같은 해 11월 동원훈련 미참석자 보충 훈련을 받으라는 향토예비군 훈련소집 통지서를 받은 뒤 훈련에 불참하는 등 훈련장에 여섯 차례 나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벌금형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판결의 각 죄가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돼야 한다”면서 직권으로 판결을 모두 파기한 뒤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 직후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 제도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규정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는 정당한 거부 사유로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 내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 A씨의 재판에서 예비군법상 훈련을 받지 않을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A씨가 헌재 결정과 대법원 판결 이전부터 일관되게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재판부는 “21개월 군 복무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단기간인 예비군 훈련만을 거부하고 있을 뿐”이라며 “징병제나 군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 진정한 양심과 관련 없는 사유에 따른 단순 입영 기피와 동일하게 보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 대법, ‘산재 손해배상액 계산법’ 노동자에 유리하게 변경

    대법, ‘산재 손해배상액 계산법’ 노동자에 유리하게 변경

    일정 부분 본인 책임으로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금액은 전체 금액에서 지급받은 산재 보험금을 먼저 뺀 뒤 나머지를 책임 비율대로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기존보다 노동자에게 좀 더 유리한 방식으로 배상 금액을 계산하도록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일치 의견으로 판례 변경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4일 근로복지공단이 한국전력공사 등을 상대로 한 보험급여액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기환송했다. 전기통신설비 노동자인 A씨는 2017년 5월 광케이블 철거를 위해 전봇대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쓰러진 전봇대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공단은 이를 산재로 보고 관련 법에 따라 A씨 유족에게 요양급여, 장의비, 유족연금 등 보험금 약 2억 2000만원을 지급했다. 그 뒤 공단은 전봇대 사고에 책임이 있는 한전 등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공단이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산재의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신 행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험금을 먼저 뺄까, 노동자 책임분을 먼저 뺄까 재판의 쟁점은 손해배상액 계산법이었다. 2심 재판부는 노동자 측 책임이 30%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전체 금액에서 노동자 측 과실 비율만큼을 먼저 제한뒤 나머지에서 보험금을 빼는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으로 구상권을 계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체 금액에서 보험금을 먼저 빼고 그 나머지를 노동자측 과실 비율만큼 계산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판례를 바꿨다.가령 노동자가 산재로 1000만원 피해를 입고 공단에서 보험금 800만원을 받았을 경우 기존 방식을 적용하면 1000만원에서 노동자 책임분 300만원을 먼저 빼야 한다. 그러면 이미 받은 800만원보다 적은 700만원만 남기 때문에 노동자는 가해 회사에 손배를 요구할 수 없었다. 대신 공단이 700만원에 대한 구상권을 가졌다. 산재 피해자 부담을 공단이 나눠진 방식 이날 바뀐 판례에 따라 계산하면 노동자는 1000만원에서 보험금 800만원을 뺀 나머지 200만원 중 30%만 책임이 있다. 나머지 140만원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공단은 560만원만 구상권을 가진다. 판례 변경에 따라 노동자의 권리가 커지고 대신 공단이 피해자들의 부담을 나눠지는 형태가 된 것이다. 재판부는 “재해 근로자의 과실 유무를 불문하고 보험 급여를 하도록 하는 취지는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산재보험의 책임보험적 성격의 관점에 치중했던 종래의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에서 벗어나 건강보험에 관해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선언된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따르는 것이 법질서 내 통일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 대법 ‘쪼개기 공사 수주’에 제동, “내용·방법 같다면 동일한 공사”

    대법 ‘쪼개기 공사 수주’에 제동, “내용·방법 같다면 동일한 공사”

    대형 공사의 경우 작업 구역과 일정이 분리돼 있어도 그 내용과 방법이 같다면 하나의 같은 공사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건설업 등록 의무를 면제받고자 미등록 업체가 대형 공사를 여러 건으로 ‘쪼개기 수주’ 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3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차 공사는 3개의 계약으로 2차 공사는 10개의 계약으로 분할해 공사계약을 체결하기는 했으나 각 공사계약에서 정한 공사는 그 계약 당사자, 공사 대상 목적물, 공사 내용 및 방법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공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13년 5월부터 건설업 등록 없이 방수공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적용되던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은 공사예정금액이 1500만원 미만인 ‘경미한 공사’는 미등록업체도 수주가 가능하도록 했다. 반면 1500만원 이상 규모의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에 건설업 등록을 해야 했다. A씨는 2014년 11월 B아파트가 10개 동에 대한 방수공사 사업공고를 내자 총사업비 8155만원으로 견적서를 제출했다. 본인이 맡을 수 있는 범위를 넘은 것이다. 당시 아파트 입주민 사이에서는 A씨가 건설업 미등록업체라는 점을 들어 아파트 방수공사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그럼에도 A씨는 아파트 자치관리회와 ‘쪼개기 수주’ 방식으로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4월 1차로 965만원의 계약서 3개를 작성했다. 같은 해 5월에는 2차로 350만~660만원의 10개 계약으로 나눠 계약서를 작성했다. 미등록업체가 수주할 수 없는 대규모 공사를 총 13개 소규모 공사로 쪼갠 것이다. 1심은 이를 유죄로 판단했으나 2심에서는 무죄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동일한 공사를 2건 이상의 계약으로 분할 발주한 경우 각 분할된 공사가 시간적·공간적으로 분리돼 진행되면 ‘경미한 공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 대법 “원고 주장 벗어나 심리한 법원…당사자 주장만 판단해야”

    대법 “원고 주장 벗어나 심리한 법원…당사자 주장만 판단해야”

    법원이 원고가 주장하지도 않은 사유를 심리해 판결했다면 변론주의 원칙에 어긋나 다시 재판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조합원 A씨가 경남 창원시 한 재개발정비조합을 상대로 낸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7월 조합장에 재선출된 B씨가 2019년 12월 정비구역 내 주소로 전입했다는 이유로 일정 기간 정비구역 내에서 거주해야 한다는 ‘조합장 지위 자격’을 상실했다며 소송을 냈다. 도시정비법 41조 1항에는 조합장은 선임일부터 관리처분계획의 인가 전까지 해당 정비구역에서 거주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1심은 증거 불충분으로 B씨가 이 사건 정비구역 내 거주하지 않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B씨가 조합장으로 선임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도시정비법 41조 1항에는 조합장 선임 자격요건으로 ‘정비구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자로서 선임일 직전 3년 동안 정비구역 내 거주 기간이 1년 이상’이거나 ‘정비구역에서 위치한 건축물 또는 토지를 5년 이상 소유하고 있을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1년 이상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의 변론주의 위반 여부를 지적했다. 법원은 변론주의 원칙상 당사자의 주장만을 판단해야 하고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사항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는 B씨가 조합장으로 선임된 이후 이 사건 정비구역 내에서 실제로 거주하지 않아 자격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다”면서 “원심은 B씨가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선임 자격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해 피고의 조합장 지위에 있지 않다고 하여 원고가 주장하지도 않은 사항에 관해서 판단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 대법 “기소된 줄도 몰랐던 피고인 유죄는 재심해야”

    대법 “기소된 줄도 몰랐던 피고인 유죄는 재심해야”

    연락을 제대로 받지 못해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는데 유죄를 선고받았다면 어떻게 될까. 대법원은 이런 경우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7일 절도와 사기,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인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1월 18일 오전 1시쯤 한 복권가게에 있는 현금출납기에서 30만원을 몰래 빼낸 뒤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해 4월 자신이 묵고 있던 고시원의 다른 거주자 방에 들어가 돈과 시계, 옷 등을 훔치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돈을 내지 않은 혐의 등도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은 A씨가 출석하지 않은 채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재판을 다시하라고 결정했다. 피고인이 1·2심 재판이 열렸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면 ‘재심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처음 A씨가 기소된 뒤 법원은 등록된 주소지로 공소장과 소환장 등 서류는 보냈지만 폐문부재(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 수취인불명(받는 사람을 알 수 없음) 등 사유로 전달이 안 됐다. 1심 재판부는 첫 재판이 A씨의 불출석으로 두 차례 연기되자 이듬해 3월 ‘공시송달’을 하기로 결정한다. 이는 서류 전달이 어려울 경우 일정 기간 서류를 공개적으로 게시한 뒤 송달이 된 것으로 간주하는 절차다. 공시송달 절차까지 끝나 행정적으로는 송달이 완료됐지만 A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재판부는 6개월이 지나도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할 수 있게 한 ‘소송촉진법’ 특례규정에 따라 A씨가 없는 상태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 항소로 열린 2심도 비슷한 사정에 따라서 같은 결론을 내렸다. A씨가 이를 알게 된 것은 2심 선고 후 9개월여가 지나서다. A씨는 일단 구속된 뒤 상소권을 회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 내에 상소를 못 했다면 상소권 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 금호타이어 존폐 기로에 섰나

    금호타이어 존폐 기로에 섰나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파기환송심 3차 변론이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금호타이어가 소송에서 지면 회사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광주지역 경제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차례 연기된 금호타이어 통상임금 파기환송심 3차 변론이 예정대로 열린다면 늦어도 4~5월 중에는 최종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지만 2심에서는 추가 임금 청구액이 노사가 합의한 기존 임금을 훨씬 뛰어넘어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회사 측의 신의성실 원칙(신의칙)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근 원심(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노동자에게 추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무조건 회사에 중대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신의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이번 소송에서 최종 패소할 경우 회사 존립을 걱정할 정도의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최근에 금호타이어가 천연고무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악화로 경영적자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가 워크아웃 기간이었다. 2015년 워크아웃 졸업 후 최장기간 파업(35일), 판매 부진, 임금인상으로 경영적자가 누적된 데다 2018년 중국 타이어제조업체 더블스타에 매각되면서 발생한 900억 원대 차입금에 따른 이자 비용으로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 말 1조 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부채 만기가 다가오고 있고 현금 보유액도 1,0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경영 위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 생산직 노동자 A씨 등 5명은 2013년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상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함에도 사측이 이를 빼고 통상임금을 산정해 수당을 지급해 왔다며 2012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2년 5개월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들이 청구한 금액은 각각 1,000만~2,700만 원인데 2015년 금호타이어 전체 노조원 3,000여 명과 최근 5년 입사자들의 추가 소송 검토 등이 이뤄지면서 회사 측이 부담해야 할 채무액이 2,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한 관계자는 “현재 법원이 회계 감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서 3차 변론기일이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상승에다 통상임금 파기환송심,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까지 겹치면서 경영리스크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 “무기계약직 동일임금 원칙 확인했지만… 사회적 차별 해결해야” [우리 삶을 바꾼 변론]

    “무기계약직 동일임금 원칙 확인했지만… 사회적 차별 해결해야” [우리 삶을 바꾼 변론]

     “현행법에는 기간제계약직과 정규직 사이 차별만 금지하고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간 차별에 대해선 언급이 없습니다. 이런 ‘입법의 불비(不備)‘ 속에서 대법원이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에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됨을 확인해 줬다는 점은 의미가 큽니다.” 무기계약직 노동자가 겪는 임금차별을 개선하는 일은 지난했다. 이봉재(50·사법연수원 33기) 법률사무소 내일 변호사가 그를 찾아온 대전MBC 무기계약직 노동자 12명을 대리해 사측을 상대로 임금청구 소송을 처음 낸 것은 2013년 4월이었다.  대법원으로부터 원고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은 그로부터 6년 뒤인 2019년 12월 24일이었다.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도 정규직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취업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었다.  이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사측과 합의에 이르기까지 과정도 치열한 다툼의 연속이었다. 무기계약직 노동자의 임금차별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 온 이 변호사를 지난 7일 대전 서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무기계약직 전환됐지만…취업 규칙 만들지 않은 회사  이 변호사를 찾아온 대전MBC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1995~2001년 기간제로 입사해 모두 10년 이상 회사에서 일한 이들이었다. 이들은 2007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2010~2011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해 기간제 노동자로 고용하면 의무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법 규정 덕분이었다.  하지만 차별은 여전했다. 카메라맨과 방송기술, 미술감독 등 여러 직종에 있던 이들은 정규직 직원과 같은 부서에서 같은 직책으로 똑같은 업무를 맡았으나 기본급과 상여금은 정규직의 80% 수준에 불과했다. 근속 수당도 받지 못했다. 2012년 5월부터는 정기 호봉 승급에서도 제외됐다.  이 변호사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여전히 기간제일 때와 똑같은 계약서를 쓰고 있는 상태였다”며 “사측이 이들에 대한 취업 규칙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송 과정에서 대전MBC 측은 “사내 취업 규칙의 직제규정상 ‘직원’은 일반직과 기능직만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기간제에서 전환된 무기계약직은 여전히 계약직일 뿐 직제규정에 따른 직원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1심 승소…판단 달랐던 2심, 대법에서 깨져  재판의 쟁점은 무기계약직 노동자의 지위가 무엇인지와 이들에게 정규직 취업 규칙을 적용할 수 있느냐였다. 1심 재판부는 노동자의 손을 들어 줬다. 사건을 심리한 대전지법 민사11부는 “기간제계약은 계약 기간 만료와 함께 모두 해지됐다”며 “회사에 별도의 무기계약직에 대한 규정도 없어 이들은 정규직 직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대전고법 민사2부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직원의 업무 내용과 범위, 업무량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인정된다”면서도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부서장 보직까지 직급 승진이 이뤄지는 정규직과 달리 계약직에 대해 임용 경로와 업무 책임이 달라 기본급과 상여금에 차이를 둔 것은 차별적 처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법에서 정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려면 이들이 정규직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이며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한 처우를 받았어야 하는데 이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재판부가 장기근속수당 등에 대해 채용 경로나 책임 범위, 직급체계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는 정규직과 차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 준 점을 주목했다.  “일부 패소하기는 했지만 2심 판결은 내용 측면에서는 오히려 혁신적이었습니다.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간의 처우 차이는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 상고를 준비했다. 처음 12명이었던 소송 당사자는 그사이 7명으로 줄었다. 장기간의 법정 다툼에 지쳐 일부가 2심 판결에 수긍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임금 청구 소송의 소멸시효가 3년이라 처음 소를 제기한 2013년 이후의 임금에 대해서는 다시 1심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그는 헌법재판소 판례 등을 모아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활로를 모색했다.  “헌재는 사회적 신분을 ‘한 개인이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한 번 계약직이 되면 정규직이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현실에서 무기계약직도 근로기준법상 차별이 금지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었던 셈이죠.”  2019년 12월 24일 대법원은 마침내 2심을 깨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노동자 측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도 정규직과 같은 취업 규칙을 적용해 호봉이나 임금·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최초의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기간제법은 사업장 내에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있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환된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도 적용된다고 해석해야 타당하다”면서 “동일한 부서 내에서 같은 직책을 담당하며 동종 근로를 제공하는 정규직 직원에게 적용되는 대전MBC의 취업 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은 무기계약직 노동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기간제계약직과 정규직 간의 차별을 금지한 기간제법 제8조 1항에 대해서도 폭넓게 해석했다. 재판부는 “문언상으로는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규정 취지와 공평의 관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전환된 무기계약직의 근로조건은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다른 정규직의 근로조건보다 불리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무기계약직 차별 철폐는 ‘미완의 과제’  이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 철폐는 ‘미완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상고심에서 이기긴 했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2심에서 주요하게 다퉜던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 여부에 대한 판단은 보류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적 처우들을 고려하면 이들이 사실상 사회적 신분으로서 차별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 대한 대법원의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간제계약직으로 2년이 지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경우 이들에 대한 차별적 취업 규칙이 존재하는 것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난제다. 이 변호사는 “대전MBC의 경우에는 전환된 무기계약직에 대한 별도의 취업 규칙이 없어 오히려 기존 정규직의 취업 규칙과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대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 취업 규칙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만큼 여전히 무기계약직에 대해 불리한 취업 규칙이 있는 사업장은 빠져나갈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결국 사회 분위기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낮은 임금을 받게 한 비정규직 계약은 저비용으로 저렴하게 노동력을 이용하려 하는 사용자의 경제적 논리죠. 우리는 그런 계약직 노동자들의 희생 속에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경제를 이룬 겁니다. 사회적으로 집단화되지 못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계약직들의 목소리에 대해 우리가 좀더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 세금철·지옥철 안 되려면… 수요예측 다각화로 승객 늘릴 공약 고민을 [전경하의 실패학]

    세금철·지옥철 안 되려면… 수요예측 다각화로 승객 늘릴 공약 고민을 [전경하의 실패학]

    ‘세금 먹는 하마’ 경전철부산김해부터 우이신설선까지수요예측 실패… 年 수백억 지원용인은 시행사에 소송당하기도 수요 예측여전히 사업자에게 유리한 예측제대로 했는지 검증 절차도 없어김포는 예상 승객수 맞았지만몰리는 시간대·구간 고려 못 해 공약의 방향출퇴근 맞춤형 버스 운행처럼유연하고 지속될 방안 따져야관광지 연계·셔틀 승차장 등이용객 늘리는 방법 제시 필요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6월 1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 공약 중 대중교통 개선은 ‘약방의 감초’다. 공약은 치명적인 유혹이지만 실행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전국 곳곳에 운영되고 있는 경전철이 대표적인 예다. 중앙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시작했건 해당 지자체장의 공약으로 출발했건 애물단지가 된 경전철이 더 많다. 대중교통 개선 공약이 표를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따져 봐야 한다. ‘지하철보다 작은 차량에 무인 운전’. 전국에 운행 중인 경전철의 특징이다. 여기에 ‘세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이 붙어다닌다. 국내에서 경전철이 처음 논의된 것은 1992년 정부시범사업으로 추진된 부산김해경전철이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이용승객이 예측치를 밑돌면 최소운영수익을 보장하는 계약(MRG)의 민간투자사업으로 시작했다. 2011년 개통 이후 하루 평균 이용승객은 5만명으로 예상치(17만명)를 훨씬 밑돌았다. 부산시와 김해시의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2017년 MRG를 최소비용보전(MCC) 방식으로 변경했지만 여전히 두 지자체는 매년 수백억원을 지원한다. 늦게 개통한 경전철이어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의 첫 번째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의 신설동 역사에는 시행사와 서울시에 대책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17년 9월 개통한 우이신설선은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세운 뒤 소유권을 서울시에 넘기고 30년 동안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시작했다. 손해가 발생하면 시행사 부담이다. 우이신설선은 하루 평균 이용승객이 예상치(13만명)의 절반(7만명)에 그치면서 2018년 말부터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파산 위기에 처해 서울시가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형태로 사업 방식을 바꾸는 중이다. 시행사가 파산하거나 운영권을 포기하면 서울시가 대신 운영하거나 다른 사업자를 찾아야 한다. 2012년 7월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은 시행사가 바뀌었다. 2017년 5월 파산한 사업자들은 의정부시에 투자금 일부를 돌려 달라고 소송해 1심에서 이겼다. 의정부시와 사업자들은 의정부시가 1720억원을 지급하는 2심 조정안을 받아들였다. 의정부경전철은 개통 당시 하루 평균 8만명 이용이 예측됐으나 코로나19 발생 이전 4만명이 최고 수준이다. 시행사가 파산하지 않더라도 해당 지자체를 궁지에 몰아넣은 경우도 있다. 용인경전철은 1999년 용인시장 보궐선거에서 공약으로 등장했고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의 주요 공약이었다. 용인시는 2004년 캐나다 건설사 봄바디어가 구성한 컨소시엄과 MRG를 맺고 경전철을 추진했다. 당시 하루 평균 13만명이던 이용승객 예측치가 경전철이 완공된 2010년 3만명으로 줄었다. 그동안 예측기관은 한국교통연구원에서 경기개발원으로 바뀌었고 용인시 인구는 64만명에서 87만명으로 늘었다. 용인시는 개통을 미루고 MRG를 해약하면서 소송을 당했고 봄바디어컨소시엄에 8500억원을 물어줬다. 지금도 용인시는 경전철 운영에 자금을 지원한다.●사업 담보하는 ‘뻥튀기’ 수요 예측 감사원은 2014년 당시 추진 중인 6개 경전철 사업을 감사했다. 국내에 경전철이 없다 보니 민간사업자가 만든 모델로 수요 예측을 하면서 역사 접근시간을 임의로 줄이거나, 경전철 이용률을 높이고, 정부 통계인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KTDB)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지금도 대중교통 사업의 수요 예측은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대중교통 사업은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 등 다른 개발계획과 함께 진행된다. 개발계획은 자주 늦춰지거나 무산되는데 이는 수요 예측에 반영되지 않는다. 수요 예측을 잘했는지 검증하는 절차도 없다. 지난해 12월 국회예산정책처의 ‘교통시설 수요 예측을 위한 추정교통량 보정 기준 연구’ 용역을 진행한 서울과학기술대 산학협력단은 기준연도, 장래연도 등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체계적인 검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요 예측 방법의 보정도 필요하다.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경전철(김포골드라인)의 하루 예상 승객수는 8만~9만명으로 실제 이용승객과 비슷하다. 문제는 한강신도시 입주 등으로 출퇴근 시간에 이용객이 대거 몰렸다는 점이다. 김포경전철은 플랫폼의 여유 공간은 물론 차량 증차도 안 되는 구조로 지어졌다. 승객이 몰리는 김포공항~고촌~풍무 구간은 다른 교통수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경전철은 여전히 건설되고 있다. 여의도와 서울대를 잇는 신림선 경전철이 오는 5월 개통 예정이고 은평구와 관악구를 잇는 서부선이 민자적격성심사를 통과해 2028년 개통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서부권 경전철을 약속했다. 일부 지자체는 트램(노면전차)으로 이동하고 있다. 트램은 도로에 깔린 철로 위를 달리기 때문에 건설비가 경전철의 절반이다.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 약자의 접근성도 높다. 그래도 수천억원이 든다. ●기존 시설 활용이 먼저다 잘못 탄 버스를 종점까지 타고 갈 수 없듯이 경전철이나 트램이 공약이라고 해서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적 쌓기가 아닌 교통복지 차원이라면 땅을 파 지하철을 뚫거나 땅 위에 고가차로를 건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동이 많은 시간대에 맞춤형 버스를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 주요 광역시가 출퇴근 맞춤형 버스를 운행 중이다. 버스는 기존 도로를 이용하는 방식이고, 인구 변화에 경전철 등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대중교통망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있다면 본인의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방안인지 따져야 한다. 그 후보가 당선돼 임기가 끝난 뒤에도 주민들은 공약 때문에 허튼 세금을 낼 수도 있다.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주민소송도 가능해졌다. 대법원은 2020년 용인시민들이 경전철 사업 초기 MRG 계약을 한 이정문 전 시장과 잘못된 수요 예측을 한 한국교통연구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원심을 뒤집고 주민소송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경전철 도입이 지자체의 재무회계 행위 등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책임을 다시 판단하라는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경전철이 있는 지자체에서 출마하는 후보들이라면 경전철 사용을 늘리기 위한 공약을 내놔야 한다. 부산김해경전철 이용승객을 늘리기 위해 부산시는 노선이 겹치는 시내버스를 줄이고, 김해시는 주요 관광지의 접근성과 홍보를 강화했다. 평일 퇴근 시간대에 타 보니 직장인이 많았고 정차역에 대한 설명도 용인경전철이나 의정부경전철보다 친절했다. 용인경전철 출발점인 기흥역은 수인분당선으로 환승이 가능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백화점, 대형병원, 아파트단지 등이 기흥역 주변에 세워지면서 승객이 늘어나고 있다. 종점인 전대·에버랜드에 에버랜드 무료셔틀 승차장도 설치돼 있다. 그래도 여전히 적자 운영이다. 도농복합지역에 건설된 역사의 유동인구를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 인천2호선, 대구3호선도 경전철이지만 민간투자가 아닌 재정사업이다. 인천·대구의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 합쳐져 순익을 계산하고 환승 등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보다 넓은 범위에서 가능하다. 일부 지역에서 지자체의 경전철 직접 운영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수익자부담원칙으로 하되 균형발전, 교통복지 등의 차원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합리적인 분담 비율을 고민해 봐야 한다.
  • 대법 “시내버스에 휠체어 설비 없으면 차별”

    대법 “시내버스에 휠체어 설비 없으면 차별”

    시내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두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라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그렇더라도 즉시 모든 버스에 관련 설비를 설치할 의무는 없다며 세부 기준에 따라 범위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 등 장애인 3명이 2014년 3월 대한민국과 서울시, 경기도, 버스회사 2곳을 상대로 낸 차별구제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교통 사업자에게는 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누구든지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에 이르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성실하게 차별금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은 버스 회사들이 ‘즉시 모든’ 버스 노선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판결한 2심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차별행위가 맞더라도 법원이 ‘즉시 모든’ 조치를 명령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차별행위 시정의 구체적 기준도 제시했다. 피고의 재정 상태나 부담 정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 규모, 그동안 차별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 해 온 노력 등을 고려하라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두 버스회사의 휠체어 탑승 설비 설치 의무를 원고 A씨 등이 탑승할 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으로만 한정했다. 대법원은 또 저상버스 제공은 의무가 아니며 탑승 설비 미제공에 대해 국가나 지자체 책임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 ‘2회 이상 음주운전’ 대법서 줄줄이 파기환송

    ‘2회 이상 음주운전’ 대법서 줄줄이 파기환송

    2회 이상 반복적인 음주운전으로 윤창호법(구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을 적용받아 재판을 받던 피고인에 대해 대법원이 최근 잇달아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에서 해당 조항이 위헌 결정을 받으면서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회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돼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등 3명의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각각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혈중알코올농도 0.146%의 만취 상태로 차를 11㎞가량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음주운전 전과가 4회나 있던 A씨에게 검찰은 윤창호법을 적용했고 1심 법원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도 항소가 기각됐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헌재가 윤창호법 조항을 위헌이라고 결정하며 A씨는 기사회생했다. 헌재는 이 중 2회 이상 음주운전자에 대해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조항은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 “개돼지만도 못한 대우” 104세 강제징용 피해자, 日기업 상대 손배소 또 패소

    “개돼지만도 못한 대우” 104세 강제징용 피해자, 日기업 상대 손배소 또 패소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김한수(104)씨가 일본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2018년 일제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유사한 사건에서 “뒤늦게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는 하급심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23일 김씨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씨는 1944년 8월 황해남도 연안읍에서 징집돼 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1년 동안 강제노역을 했다. 1945년 8월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당시 폭심지에서 3km 떨어진 공장에서 근무했던 김씨 역시 피폭 피해를 입었다. 그해 10월 고국으로 돌아온 김씨는 2019년 3월 “개나 돼지 대우도 못 받는 인간으로 살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날 또다른 강제동원 피해자 박모씨의 유족이 쿠마가이구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역시 기각했다. 박씨는 강제징용 과정에서 사망해 자녀들이 2019년 4월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건 모두 재판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소멸시효’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민법상 소멸시효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 후 만료된다. 원고 측은 대법원에서 “개인 청구권을 인정한다”고 본 재상고심 판결을 확정한 2018년 10월을 그 기준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멸시효 기산점을 대법원이 파기환송 판결을 한 2012년 5월로 보고 시효가 이미 완성됐다고 판단하는 하급심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두 사건을 대리하는 김성주 변호사는 선고 직후 “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며 “항소심에서 쟁점에 대한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는 것이 변호인단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2018년 대법원 최종 판결이 있기 전까지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법적으로도 정리가 안 되어 있었고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이라 권리를 다툴 수 있다는 판단 자체를 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면서 “소멸시효가 2018년 전에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도 선고 결과에 대해 “계속 (소멸시효로) 이런 판결이 나오니까 법원이 정치적 부담을 피해가려고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날 선고기일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언제쯤 판결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우리의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셨다”고 전했다.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4년반 만에 무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4년반 만에 무죄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73)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까지 갔다가 돌아온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판결하자 검찰이 재상고를 포기한 것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고 전 이사장의 무죄 판결에 대한 재상고 기한인 지난 18일까지 법원에 재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고 전 이사장의 형사 재판은 검찰의 기소가 이뤄진 지 4년 6개월여 만에 무죄로 마무리됐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문 대통령이 재심 변호를 맡았던 부림사건도 “민주화 운동이 아닌 공산주의 운동이었으며 문 후보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뒤인 2017년 9월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무죄였다. 고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해당 발언이 표현의 자유 범위를 벗어났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다시 이 판단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11일 “공산주의자 발언은 피고인의 경험을 통한 피해자의 사상 또는 이념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 표명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구체적 사실 적시라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 대법 “독서실 남녀 혼석 금지 조례 헌법 위반”

    대법 “독서실 남녀 혼석 금지 조례 헌법 위반”

    독서실 ‘남녀 혼석’을 금지한 전북도의 조례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독서실 운영업체 A사가 전북 전주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교습정지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독서실을 운영하던 A사는 2017년 교육청의 현장 점검에서 남녀 이용자가 뒤섞여 있다는 이유로 교습정지 처분을 받았다. 남녀별로 좌석이 구분되도록 배열하라는 전북도의 학원 열람실 관련 조례에 따른 조치였다. A사는 이 처분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조례가 상위 규정인 학원법에도 없는 ‘남녀 혼석 금지’를 규정한 것은 위임 입법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고 해당 처분을 취소했다. 하지만 2심은 “좌석 구분이 원하지 않는 이성과의 불필요한 접촉 등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 사건 조례는 과잉 금지 원칙에 반해 독서실 운영자의 직업수행 자유와 이용자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면서 “남녀가 한 공간에 있으면 성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불합리한 인식에 기초해 정당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2007년 남북정상 회의록 폐기… 백종천·조명균 9년 만에 유죄

    2007년 남북정상 회의록 폐기… 백종천·조명균 9년 만에 유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폐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참여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이 파기환송심에서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통령기록물 인정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 기소가 이뤄진 지 9년 만에 나온 유죄 선고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배형원·강상욱·배상원)는 9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로 기소된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비서관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회의록 내용을 확인한 후 (첨부된) 문서관리카드에 서명해 공문서로 성립한다는 의사 표시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로 생성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피고인들이 문서관리카드의 기본정보를 삭제한 행위는 범죄에 해당하는데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후세에 전달해야 할 기록물을 무단 파기한 죄책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들이 형사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장기간 공직자로 성실하게 근무했고 회의록 내용을 임의로 변경하려고 하지는 않았고 국가정보원에도 자료가 보존돼 내용 확인이 가능한 점은 유리하게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백 전 실장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판결문을 받아 보고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 전 비서관도 “판결문 내용을 받고 검토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회의록 폐기 의혹은 2012년 10월 당시 새누리당이 “노 전 대통령이 남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뒤 여야가 회의록을 열람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이듬해 11월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이 기소됐지만 1·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삭제한 회의록 초본은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0년 12월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면서 재판은 새 국면을 맞았다.
  •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조명균·백종천 9년만에 파기환송심 유죄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조명균·백종천 9년만에 파기환송심 유죄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폐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참여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이 파기환송심에서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통령기록물 인정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 기소가 이뤄진 지 9년 만에 나온 유죄 선고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배형원·강상욱·배상원)는 9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로 기소된 백종천 전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비서관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회의록 내용을 확인한 후 (첨부된) 문서관리카드에 서명해 공문서로 성립한다는 의사 표시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로 생성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피고인들이 문서관리카드의 기본정보를 삭제한 행위는 범죄에 해당하는데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후세에 전달해야 할 기록물을 무단 파기한 죄책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들이 형사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장기간 공직자로 성실하게 근무했고 회의록 내용을 임의로 변경하려고 하지는 않았고 국가정보원에도 자료가 보존돼 내용 확인이 가능한 점은 유리하게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백 전 실장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판결문을 받아 보고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 전 비서관도 “판결문 내용을 받고 검토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회의록 폐기 의혹은 2012년 10월 당시 새누리당이 “노 전 대통령이 남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한 뒤 여야가 회의록을 열람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이듬해 11월 백 전 실장과 조 전 비서관이 기소됐지만 1·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삭제한 회의록 초본은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이 2020년 12월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면서 재판은 새 국면을 맞았다.
  • 日 기업 상대 강제징용 피해 손배소 또 기각

    日 기업 상대 강제징용 피해 손배소 또 기각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또 패소했다. 정해진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정된다.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청구권 소멸시효를 둘러싼 법원의 엇갈린 판결이 이어지는 것이다. 대법원에서 관련 기준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비슷한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8일 강제징용 피해자 민모씨의 자녀 5명이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민씨는 1942년 2월 가마이시제철소로 끌려가 혹독한 무임금 노동에 시달리다 같은 해 7월 도망쳤다. 민씨는 1989년 사망했고 유족들은 2019년 4월 ‘1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원고 측 임재성 변호사는 “재판부에서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해 기각한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일본 기업이 원만하게 응하지 않자 소송밖에는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추가 대응에 나섰는데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박성인 부장판사는 지난해 8~9월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이 미쓰비시 마테리아루와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청구를 기각하면서 “대법원에서 파기환송한 2012년부터 청구권 행사가 가능했는데 뒤늦게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민법상 청구권 소멸시효는 피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후 만료된다. 패소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그 기준 시점을 2012년 5월로 판단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광주고법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2012년 5월 사건을 원심 재판부로 돌려보냈고 이후 다시 재판을 거쳐 2018년 10월에 최종적으로 재상고심 확정판결을 선고했다. 광주고법은 확정판결이 나온 2018년 10월을 소멸시효 기준 시점으로 봤다. 임 변호사는 “하급심에서 강제동원 소송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대한 판단이 갈리는 상황을 대법원에서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광주고법 사건을 비롯해 강제동원 관련 소송 일부가 대법원에 가 있는데 신속하게 판단이 나와야 하급심에서 혼란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회견에 나선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2012년 이후 (강제징용 재판 관련) 사법농단 상황이 있었는데도 형식적으로 판결한 것이 대단히 유감”이라며 “사법부가 피해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뇌물수수 무죄‘ 김학의, 檢 재상고로 다시 대법원 간다

    ‘뇌물수수 무죄‘ 김학의, 檢 재상고로 다시 대법원 간다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27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다시 한번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김 전 차관의 사건을 심리했던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이 김 전 차관에 무죄를 선고한 파기환송심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김 전 차관은 다시 대법원에서 유·무죄 판단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앞서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최씨로부터 4300여만원 상당의 현금 등 뇌물을 받은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씨의 법정 증언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최씨가 법정에서 검찰 수사 당시 진술과 말이 달라졌고, 심급을 거치면서 김 전 차관에게 점점 불리하게 증언을 바꾼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결국 해당 사건은 대법원이 파기환송했고, 김 전 차관이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도 불복하게 된 셈이다. 검찰의 재상고로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는 다시 한번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사실심이 아니라 법규 해석의 오류를 판단하는 법률심이라 사실관계 자체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이미 대법원을 한 차례 거친 만큼 김 전 차관의 사건 결론도 이변이 없는 한 크게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김학의, 9년 만에 뇌물 사건 무죄

    김학의, 9년 만에 뇌물 사건 무죄

    뇌물 사건으로 법정구속까지 됐던 김학의(66) 전 법무부 차관이 파기환송심에서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별장 성접대 및 수억원대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돼 차관직에서 물러난 지 9년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김규동·이희준)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품 제공자 최모씨의 진술은 증거능력은 있지만 일관성이 없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찰이 제출한 다른 증거로는 금품 대가성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핵심 쟁점이었던 최씨의 증인신문 전 검찰 사전면담과 관련해 “회유나 압박이 없었다는 사정을 명확히 해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심 전 면담에서 최씨가 검찰조서와 1심 증인신문 녹취서 내용을 제시받았는데 최씨에게 답변을 유도하거나 암시하는 게 될 수 있다”면서 “최씨는 당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은 별장 성접대 및 3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의 재수사 끝에 2019년 기소됐다. 당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일면서 이 사건이 검찰개혁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건설업자 최씨에게 43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씨 증언의 신빙성을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와 별장 성접대 혐의 등은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면소 또는 무죄가 확정됐다.
  • ‘뇌물 의혹’ 김학의 전 차관 결국 무죄…“금품제공자 진술 신빙성 없어”

    ‘뇌물 의혹’ 김학의 전 차관 결국 무죄…“금품제공자 진술 신빙성 없어”

    뇌물 사건으로 법정구속까지 됐던 김학의(66) 전 법무부 차관이 파기환송심에서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별장 성접대 및 수억원대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돼 차관직에서 물러난 지 9년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김규동·이희준)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품 제공자 최모씨의 진술은 증거능력은 있지만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검찰이 제출한 다른 증거로는 금품 대가성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씨는 2심에서는 대가를 바라고 금품을 제공한 것처럼 증언했지만 이 법정에서는 1심과 같은 취지로 뇌물이라고 생각하고 준 것은 아니라고 하는 등 진술에 일관성이 없거나 진술 자체가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핵심 쟁점이었던 최씨의 증인신문 전 검찰 사전면담과 관련해 “회유나 압박이 없었다는 사정을 검찰이 명확히 해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심 전 면담에서 최씨가 검찰조서와 1심 증인신문 녹취서 내용을 제시받았는데 최씨에게 답변을 유도하거나 암시하는 게 될 수 있다”면서 “최씨는 당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명확하게 진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장을 입고 법정에 나온 김 전 차관은 선고를 마친 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원을 떠났다. 재판부는 선고 도중 “피고인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자리에 착석해 선고를 듣도록 조처하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별장 성접대 및 3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의 재수사 끝에 2019년 기소됐다. 당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이 일면서 이 사건이 검찰개혁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건설업자 최씨에게 43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씨 증언의 신빙성을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와 별장 성접대 혐의 등은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면소 또는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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