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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표 차로 당락 갈린 인천 부평갑, 투표함 보전 결정

    4·13총선 인천 부평갑에서 26표 차이로 낙선한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투표용지 등을 보전해 달라고 낸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인천지법 이연진 판사는 문 후보가 인천시 부평구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투표용지 등 보전신청을 인용했다고 21일 밝혔다. 법원은 문 후보가 요구한 투표함 등을 확보해 봉인한 뒤 법원 청사에 보관하기로 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선거무효 및 당선무효 소송의 증거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투표함 등을 보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부평구선관위원장을 상대로 선거무효 및 당선무효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 두 소송 모두 대법원 단심으로 진행된다. 문 후보는 “선관위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화에 대해 ‘야권단일후보’ 표현을 허용함에 따라 선거 결과를 뒤바꿨다”고 주장했다. 4·13총선 인천 부평갑 선거구에선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가 4만 2271표(34.21%)를 얻어 4만 2245표(34.19%)를 득표한 문 후보를 26표(0.02%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세테크] “증여세 2번 매긴다고?”…이중과세 피하는 조세불복제도

    [세테크] “증여세 2번 매긴다고?”…이중과세 피하는 조세불복제도

    최근 과세당국이 자녀 등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증여 행위’에 세금을 철저히 매기고 있다. 과세당국은 2003년부터 증여세를 매길 때 완전포괄주의를 적용해왔다. 즉 세법에서 규정한 증여 행위 외에도 증여와 유사한 행위라면 모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 원칙을 깨는 판례들이 나오면서 법조계와 세무업계는 물론 증여를 계획하고 있는 납세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 2심은 물론 대법원에서도 과세당국이 주식의 시세 차익에 증여세를 매긴 사례에 “증여세를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려 납세자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자녀들과 함께 지분을 나눠 회사를 세운 뒤 예금채권을 증여하자 세무서에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내세워 주식의 가치 상승분에 증여세를 부과했지만 취소된 것이다. 이처럼 과세당국이 증여세를 부당하게 부과했다면 납세자는 조세불복제도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다. 20일 조세불복 전문가인 법무법인 명율의 정필규 변호사를 만나 증여세 이중과세를 피하는 조세불복제도에 대해 알아봤다. -최근 증여세와 관련된 소송이 많은가.→과세당국의 증여세 부과에 대해 완전포괄주의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초에도 한 대기업 그룹 2세들이 증여세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됐다. 법인세를 낸 증여 행위에 대해 추가로 증여세를 매기자 고등법원이 증여세 부과를 취소했다. -증여세가 부당하게 부과되는 경우가 많은가.→세금 부과는 과세당국에서 사실 관계를 엄밀히 조사하고 판단해 이뤄지지만 복잡한 사실 관계나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부당하게 부과되기도 한다. -납세자는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조세불복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국세청에 이의신청이나 심사청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하면 부당하게 매겨진 세금을 취소할 수 있다. -심판청구 등에서 납세자가 진다면 세금을 내야 하나.→납세자는 조세행정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 심판청구 등 행정심판에서 납세자가 지면 90일 안에 조세행정소송을 걸 수 있다. 해당 소송에는 부과처분취소소송, 무효등확인청구소송, 부작위위법확인소송, 조세환급청구소송, 국가배상청구소송 등이 있다. -조세소송에서 이기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조세소송은 조문해석의 논리성 싸움이다. 법적인 판단과 사실적 판단을 정확히 따져서 과세당국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세법은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전문가 집단인 과세당국과 법률적으로 싸워서 이기기도 쉽지 않다. 다른 사건보다 조세소송은 법률 내용을 명확하고 폭넓게 아는 전문가로부터 법률적 조력을 받는 게 필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로스쿨 입시 의혹 감사원이 감사 나서야

    로스쿨의 ‘불공정’ 입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근 교육부의 전수조사에서 전·현직 대법관과 검찰 간부 등 고위 법조인 자녀 40여명이 로스쿨에 ’불공정 입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에 변호사 133명과 전국법과대학원 교수회는 교육부에 관련자들의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로스쿨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 문제는 이제 더이상 방치하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 담당 부처인 교육부에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감사원이 로스쿨 입시 전반에 대한 감사에 나설 때다. 교육부의 전국 25개 로스쿨 입시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수백 건의 입시 비리 의혹이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고위 법조인들의 자녀를 포함해 사회지도층의 자녀 수백 명이 자기소개서에 부모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내용을 기재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전직 대법관 자녀는 아버지의 출신 학교에서부터 사법연수원 기수, 대법관 경력까지 빼곡히 적었다는 웃지 못할 소리도 들린다. 과연 로스쿨 입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과연 이들이 보기에도 민망한 ‘아버지 소개서’를 썼겠는가. 사실 자기소개서에 부모 스펙을 드러낸 것만으로 부정 입학이라고 몰고 갈 수는 없다. 하지만 한 로스쿨 교수가 “자신도 사회지도층 인사들로부터 자녀의 입학 청탁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고 고백했듯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녀 로스쿨 입학 청탁 로비가 엄연한 현실에서 부모의 배경이 어떤 식으로든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 대학의 로스쿨 면접 때 “아버지 뭐하시느냐?”라는 식의 황당한 질문이 괜히 나온 게 아닐 게다. 중·고교 입시에서도 자기소개서든 면접이든 부모의 신분이 드러나면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그런데 로스쿨 입시가 중·고교 입시보다야 허술해서야 말이 되는가. 면접관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는 정량평가가 많은 것도 문제다. 최종 합격 점수 등은 아예 ‘깜깜이’이니 입학에서부터 취업까지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도록 잘 짜인 제도나 다름없다. ‘현대판 음서제’라는 말이 나온 까닭이다. 로스쿨에 대한 불신은 교육부의 책임도 크다. 로스쿨 도입 후 한 차례도 실태 조사를 하지 않다가 뒤늦게 전수조사를 하고도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감사원이 교육부를 비롯해 로스쿨 전반에 대한 감사에 나서야 한다. 이참에 의학전문대학원과 외교아카데미의 입시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감사도 같이 하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부실한 제도라면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 구글 북스, 11년만에 저작권 면죄부

    도서관의 책을 디지털로 스캔해 원작자 동의 없이 공개한 것은 ‘공정한 이용’이며 저작권 위반이 아니라는 미국 법원의 최종 판단이 11년 만에 나왔다. 미 연방대법원은 18일(현지시간) 책을 스캔해 전자문서로 만들어 제공하는 구글의 ‘라이브러리 프로젝트’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노벨 문학상 수상자 등 작가들이 제기한 심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대법원은 짧은 명령서에서 “개별 소송은 성립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구글이 디지털로 스캔된 도서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았고, 전자도서들이 독서를 위한 직접적인 도구가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2013년)과 연방순회항소법원(2015년)의 1, 2심 판단을 인용한 것이다. 논란은 약 12년 전인 2004년 구글이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비롯됐다. 전 세계 도서관과 합의해 장서를 스캔하고 디지털화한 뒤 데이터를 도서관에 기부하는 일종의 공공 서비스였다. 저작권 인정 기간이 끝난 책들은 전문을 공개했고, 저작권이 만료되지 않은 책은 목차와 내용 일부만 제공했다. 도서관 이용자들은 전자기기에 접속해 간단히 검색어를 입력한 뒤 책을 찾거나 일부 내용을 발췌해 읽을 수 있게 됐다. 작가협회는 이듬해 소송을 제기했다. 원작자의 동의 없이 책을 복제하고 가공한 것 자체가 저작권 침해라는 주장이었다. 소송에는 200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존 맥스웰과 베스트셀러인 ‘아웃라이어’의 작가 맬컴 글래드웰 등이 동참했다. 영국 BBC는 구글이 소송에서 패소했다면 권당 750달러씩, 수십억 달러의 돈을 물어줘야 했다고 분석했다. 구글북스의 사업은 물론 그룹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변호사들 “로스쿨 자소서에 적힌 대법관 밝혀라” 공개청구

    전직 고위 판검사의 자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불공정하게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달 말 교육부가 발표하는 25개 로스쿨 입학 전수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부터 법조계 등에서는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 1월 28일까지 진행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전직 대법관과 전직 검찰 고위 인사 등의 자녀가 로스쿨 입시 자기소개서와 면담 등에서 부모의 직업 등을 기재한 사례를 상당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법학적성시험(LEET)과 학부성적(GPA), 공인영어시험과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합산해 매년 2000명씩 선발한다. 지원자의 ‘스펙’이 대부분 비슷해 자기소개서 등을 토대로 한 면접에서 당락이 갈리는 추세다. 하지만 자기소개서 등에 부모의 이야기를 쓰고 면접 등에서 실명을 거론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불공정 입학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로스쿨 입시는 대학 자율로 돼 있어 교육부가 자소서의 기재 지침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있다. 대학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어 입시 부정으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투명한 로스쿨 입학을 둘러싼 법조계 자제의 특혜 가능성이 제기되자 변호사 133명은 이날 교육부를 상대로 의혹이 제기된 대법관이 누구인지, 해당 로스쿨은 어디인지를 묻는 정보공개청구 요구서를 접수했다. 나승철 변호사는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법조인 선발의 공정성’이라는 공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교육부가 공개를 거부한다면 즉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전직 대법관 자녀가 입학했다가 학교를 그만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 대학 로스쿨 관계자는 “학적 자료에 부모에 대한 신상 정보를 기재하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세월호 2주년, 정부는 잊었다

    세월호 2주년, 정부는 잊었다

    세월호 참사가 지난 16일 2주기를 맞았다. 서울 광화문 광장과 안산 합동분향소, 진도 팽목항에는 굵은 빗방울과 강풍에도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국민은 잊지 않았다. 2년 전 대한민국을 비탄에 빠트린 참사와 피지도 못한 채 스러진 단원고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과 승객들을. 또 유가족들과 함께 울었다. 하지만 “잊지 않겠다”던 정부는 그날의 아픔을 벌써 잊은듯하다. 19일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부처 공식 페이스북 등 SNS 계정에서 세월호와 세월호 참사 2주기와 관련된 내용을 찾아본 결과 세월호 참사를 언급한 정부 기관은 대법원 등 8곳에 그쳤다. 청와대, 국회, 헌법재판소, 행정자치부, 경찰청 등 주요 정부·공공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SNS에는 16일을 전후로 기관장 소식과 부처 사업 홍보 게시물만 있을 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청와대는 15일 SNS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노르웨이 총리의 정상회담 소식을 올렸다. 17일에는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SNS에 담았다. 국회는 15일 SNS를 통해 정의화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알렸다. 18일에는 정의화 의장이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한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세월호 참사와 가장 밀접한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국민안전처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15일 세월호 추모 사진을 SNS 계정 배경으로 설정했다가 17일 오후 해양수산부를 홍보하는 그림으로 바꿨다. 국민안전처는 16일 SNS를 통해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다짐대회 관련 영상을 게시했다. 반면 대법원은 48개 정부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세월호 추모 게시글을 자체 제작했다. “이 기록의 높이와 무게.. 그 이상으로 그 날을 아프게 기억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세월호 사건 재판 서류가 180cm 높이로 쌓여있는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사진에는 세월호 관련 대법원 판결 내용도 짧게 언급되어 있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추락하는 ‘무능’ 대통령… 경제·정치 위기 겹쳐 암울한 브라질

    추락하는 ‘무능’ 대통령… 경제·정치 위기 겹쳐 암울한 브라질

    하원 3분의2 이상 367명 찬성… 상원 3분의2 찬성땐 최종 가결 실제로 탄핵되면 역대 두 번째 지우마 호세프(68)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7일(현지시간) 연방하원에서 통과됐다. 아직 상원 표결 및 심리 절차가 남아 있으나 반정부 게릴라 출신에서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호세프는 최대 고비를 맞았다. 탄핵안을 두고 국론이 두 쪽으로 갈라져 당분간 사회적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신들 “민주주의 30년만에 후퇴 기로” 외신들은 20여년간의 군부 독재 이후 어렵게 싹튼 민주주의가 30년 만에 후퇴 기로에 놓였다고 전했다. 하원은 이날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2 이상인 367명의 찬성으로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146명이다. 탄핵을 주도한 제1당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의 에두아르두 쿠냐 하원의장은 표결 직후 “대통령은 정부를 운영할 힘을 잃었으며 우물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우물 밖으로 빠져나와야 한다”며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관한 최종 결정은 상원에서 이뤄진다. 상원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최장 180일간 탄핵 재판이 시작된다. 재판이 종료된 뒤 상원 전체 81명 중 3분의2인 54명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최종 가결된다. 이렇게 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우게 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탄핵안에 대해 상원의원 44~47명이 찬성하고 19~21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탄핵 재판은 열릴 가능성이 크나 탄핵이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집권 노동자당(PT)의 하원 원내대표인 호세 구이마레스는 개표 막바지에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하원에서는 반역자들이 이겼지만, 상원에서는 우리가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며 반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전국의 주요 대도시에서는 탄핵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AFP에 따르면 브라질리아 의사당 앞에서는 경찰이 설치한 철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탄핵 지지자 5만 3000여명과 호세프 지지자 2만 6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탄핵안 가결에 지지자들은 축포를 쏘며 환호했고, 호세프 지지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쿠데타”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위기는 야당 의원들이 호세프가 2014년 재선 도전 당시 정부의 재정적자를 감추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며 탄핵 절차를 돌입하며 시작됐다. 호세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하나둘씩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에 연루돼 구속당하면서 야당의 사임 요구는 높아졌으나 개인적 비리는 없는 까닭에 비교적 민심의 지지를 유지했다. 결정적으로 여론이 악화된 데는 최악의 경제 불황과 더불어 자신의 정치 멘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복권을 시도한 탓이 컸다. 페트로브라스 스캔들에 연루된 룰라 전 대통령을 수석장관으로 임명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는 호세프의 시도에 분노한 민심으로 지지율은 8% 아래로 떨어졌고, 이는 야당이 탄핵안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결정적 빌미가 됐다. ●국론 분열 등 사회적 혼란 불가피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국론 분열과 계층 간 갈등이 앞으로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호세프 대통령을 대행하거나 그의 자리를 승계할 인물들도 현재 처한 정치적 상황이 녹록지 않아 호세프 탄핵 이후에도 홍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테메르 부통령도 호세프 대통령과 같이 정부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에 연방대법원은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도 개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테메르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승계 순위 2위인 쿠냐 하원의장은 페트로브라스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기소당한 상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옥새 파동’ 과정서 공천 무효돼 출마 못한 이재만 선거 무효소송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4·13총선 대구 동구을 공천을 받고도 최고위원회의 의결 무산으로 출마 길이 막혔던 이재만(57) 전 동구청장이 18일 대법원에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 전 구청장은 보도자료에서 “총선 출마가 무산된 것에 대해 개인의 아쉬움과 억울함, 분노는 감내할 수 있다. 하지만 헌법에 보장된 선거권을 침탈당한 지역 유권자들의 분노를 외면할 수가 없어 주민 25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이 전 구청장은 “이번 대구 동구을 국회의원 선거는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을 봉쇄하는 등 법률적으로 무효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그 결과 선거의 자유와 공정성이 현저히 저해되고 선거에서 민의가 왜곡되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구청장은 “이번 소송이 지역구를 무공천으로 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새누리당의 기강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구청장은 새누리당 공천 대상자였지만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 과정에서 공천이 무효화돼 4·13 총선 출마가 봉쇄됐다. 이 지역구에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57) 의원이 당선됐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먹방, 쿡방이 유행하면서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챙겨 먹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연일 매스컴에 얼굴을 내비치는 연예인급 셰프들의 역할이 컸다. 요리 분야에 셰프가 있다면 주류 분야에는 바텐더가 있다. 인기 셰프 못지않은 비주얼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바텐더들이 술자리라면 폭탄주 일색이던 한국 사회에서 한 잔을 마셔도 맛있고 멋있게 마시는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흔히 바텐더의 뜻은 일본 만화 ‘바텐더’에 나온 대사처럼 ‘Bar(바)+tender(부드럽게 하는 사람)’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바텐더가 가져야 할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해석일 것이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Bar’와 돌보다라는 뜻의 ‘tender’가 합쳐져 바의 전반적인 면을 돌보는 전문적인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텐더는 일반적으로 클래식 바텐더, 플레어 바텐더, 믹솔로지스트로 나뉜다. 바의 신사로 불리는 클래식 바텐더는 조주기구를 이용해 전통적인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든다. 그리고 과거 유행했던 웨스턴바에서 병을 돌리고 불꽃을 뿜는 등 볼거리 위주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를 플레어 바텐더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손님의 기분과 취향에 맞게 새로운 레시피로 수만 가지의 맛을 만들어 내 술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바텐더를 믹솔로지스트라 칭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에서 ‘알버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수석바텐더로 근무 중인 이진용씨는 5년차 바텐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까지 바에서 일하는 그의 낮 시간은 밤만큼이나 바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칵테일에 사용할 잔을 찾기 위해서 남대문 그릇상가를 구석구석 뒤진다. 외국 식재료가 즐비한 푸드마켓도 즐겨 찾는 장소다. 그에게는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뱅크 같은 곳이다. 요즘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칵테일 대회인 월드클래스 출전권이 걸린 월드클래스코리아에서 우승하기 위해 식재료 관련 원서까지 탐독하고 있다. 이씨는 “월드클래스에서 꼭 우승해 전 세계에 한국 역시 바의 강국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2년째 출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강남의 한 바. 70여명의 바텐더들이 외국인 바텐더들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이들은 영국의 권위 있는 주류전문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하는 월드 베트스 50 바에 4년 연속 1위로 오른 영국 ‘아르티잔 바’의 메인 바텐더들이다. 이 강의는 칵테일 창작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고객 응대법 그리고 바의 운영까지 바텐더의 전반적인 기술과 자세를 알려주는 ‘마스터 클래스’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재광 코리아바텐더길드 수석부회장은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의인데 통역하는 시간도 아까워 통역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의 집중도가 다른 학술 세미나 못지않다”며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는 바텐더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바’라는 공간에 대한 오해가 많다. 퇴폐적인 느낌의 바에서 술을 따라주는 예쁜 아가씨를 바텐더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한국 바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독주와 폭음으로 대변되는 한국 술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바텐더들이 기울이는 노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갑자기 낯선 부서로 발령난 40대 우울증 인한 자살은 업무상 재해

    20년 동안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근무한 A(당시 47세)씨는 2012년 1월 신설된 부서에 자금지원 담당 부장으로 발령받았다. A씨는 입사 이래 자금지원 업무를 해 본 경험이 없었고, 팀원들 중에도 이 일을 1년 이상 해 본 사람이 없었다. 결국 발령 두 달 만에 ‘사고’가 터졌다. 거래처와의 중요 업무가 잘못되는 바람에 소속팀이 목표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하게 된 것이다. ●회사 일 잘못 됐다며 통곡하기도 평소 꼼꼼한 성격이던 A씨는 아내에게 “내가 회사에서 큰 실수를 저질러 부서원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됐다”며 자책했다. 동료나 후배들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집에서 자다가 새벽에 벌떡 일어나 “회사 일 처리가 잘못됐는데 복구할 수 없다”며 통곡을 한 적도 있었다. A씨는 아내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의사에게 “책임감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싶고 자살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우울증 판정을 받았다. ●다른 부서 배치 요구했지만 묵살 A씨의 부인은 남편의 증상이 심해지자 회사 측에 다른 부서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듬해에는 담당 거래업체가 공단에서 지원해 준 돈을 갚지 않고 연락을 끊자 A씨의 우울증은 극도로 악화됐다. 결국 A씨는 새 부서로 옮긴 지 1년 5개월여 만인 2013년 5월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부인은 “남편이 업무상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에 숨졌다”면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신청을 했다. 그러나 공단은 “개인적인 취약성에 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이진만)는 A씨의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낯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을 한 직장인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업무상 스트레스 재해 폭 넓어져 최근 법원은 업무상 스트레스 재해에 대해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지난 2월 대법원은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맡은 중학교 교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목숨을 끊은 데 대해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한 대형 건설사 부장이 영어 스트레스로 회사 옥상에서 뛰어내린 사건에 대해서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2012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회사 권고로 퇴직한 뒤 자살한 택시기사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과 대비된다. 법원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라는 시각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재판부들이 근로자의 입장에서 업무 강도 등을 감안해 산재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성인잡지 모델 같네” 성희롱 사무장 파면 정당

    여성 승무원에게 성희롱을 일삼고 승진을 빌미로 금품을 강요했다가 파면된 항공사 승무원이 회사 측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대한항공 전 객실 사무장 A(55)씨가 “파면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1988년 입사한 A씨는 부하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말을 한 사실이 밝혀져 2014년 7월 파면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성인잡지 모델 같다”, “나 오늘 한가해요 느낌이다”처럼 외모 등과 관련해 수시로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자기 팀원들에게 “물질과 마음은 하나다”, “몇십만원 투자해 진급하면 연봉이 몇백만원 오른다”며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자기가 해야 할 보고서 작성이나 내부평가 시험 등도 부하 직원들에게 떠넘겼다. A씨는 절차적인 부분을 문제 삼으며 해고가 부당하다는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포토 다큐] 맛의 연금술사 ‘바텐더’

    먹방, 쿡방이 유행하면서 하나를 먹어도 제대로 챙겨 먹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연일 매스컴에 얼굴을 내비치는 연예인급 셰프들의 역할이 컸다. 요리 분야에 셰프가 있다면 주류 분야에는 바텐더가 있다. 인기 셰프 못지않은 비주얼과 서비스 정신 그리고 전문성으로 무장한 바텐더들이 술자리라면 폭탄주 일색이던 한국 사회에서 한 잔을 마셔도 맛있고 멋있게 마시는 ‘파인 드링킹’(Fine drinking)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흔히 바텐더의 뜻은 일본 만화 ‘바텐더’에 나온 대사처럼 ‘Bar(바)+tender(부드럽게 하는 사람)’라고 알려져 있다. 아마도 바텐더가 가져야 할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해석일 것이다. 하지만 원래의 뜻은 ‘Bar’와 돌보다라는 뜻의 ‘tender’가 합쳐져 바의 전반적인 면을 돌보는 전문적인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텐더는 일반적으로 클래식 바텐더, 플레어 바텐더, 믹솔로지스트로 나뉜다. 바의 신사로 불리는 클래식 바텐더는 조주기구를 이용해 전통적인 레시피로 칵테일을 만든다. 그리고 과거 유행했던 웨스턴바에서 병을 돌리고 불꽃을 뿜는 등 볼거리 위주로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를 플레어 바텐더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손님의 기분과 취향에 맞게 새로운 레시피로 수만 가지의 맛을 만들어 내 술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바텐더를 믹솔로지스트라 칭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바에서 ‘알버트’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수석바텐더로 근무 중인 이진용씨는 5년차 바텐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새벽까지 바에서 일하는 그의 낮 시간은 밤만큼이나 바쁘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칵테일에 사용할 잔을 찾기 위해서 남대문 그릇상가를 구석구석 뒤진다. 외국 식재료가 즐비한 푸드마켓도 즐겨 찾는 장소다. 그에게는 새로운 칵테일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뱅크 같은 곳이다. 요즘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칵테일 대회인 월드클래스 출전권이 걸린 월드클래스코리아에서 우승하기 위해 식재료 관련 원서까지 탐독하고 있다. 이씨는 “월드클래스에서 꼭 우승해 전 세계에 한국 역시 바의 강국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2년째 출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강남의 한 바. 70여명의 바텐더들이 외국인 바텐더들의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이들은 영국의 권위 있는 주류전문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하는 월드 베트스 50 바에 4년 연속 1위로 오른 영국 ‘아르티잔 바’의 메인 바텐더들이다. 이 강의는 칵테일 창작에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고객 응대법 그리고 바의 운영까지 바텐더의 전반적인 기술과 자세를 알려주는 ‘마스터 클래스’다. 이 행사를 주최한 유재광 코리아바텐더길드 수석부회장은 “4시간 동안 진행되는 강의인데 통역하는 시간도 아까워 통역 없이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의 집중도가 다른 학술 세미나 못지않다”며 “새로운 것을 습득하려는 바텐더들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바’라는 공간에 대한 오해가 많다. 퇴폐적인 느낌의 바에서 술을 따라주는 예쁜 아가씨를 바텐더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런 한국 바에 대한 이미지를 재정립하고 독주와 폭음으로 대변되는 한국 술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바텐더들이 기울이는 노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사설]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재판 신속히 하라

    검찰이 제20대 총선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선거법 위반 사범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선거일인 13일 기준으로 당선자 104명을 포함해 선거사범 1451명을 입건했다고 그제 발표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당선자 가운데 1명은 이미 기소, 5명은 불기소 처분됐다. 수사 대상이 무려 98명인 것이다. 지역구 당선자 253명의 40%에 가깝다. 19대 때 당선자 79명을 비롯한 선거사범 1096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당선 무효와 함께 재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까닭에 검찰에 눈길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의 수사는 신속하고 엄정해야 한다. 검찰의 처벌이 빠를수록 무자격 의원을 빨리 퇴출시킬 수 있다. 검찰은 오로지 법의 잣대로만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여소야대라는 정치 구도에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사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 선거사범 유형과는 별도로 정당별 선거사범 및 당선인 수도 확실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검찰은 외견상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긴 하다. 당선 무효가 될 정도로 혐의가 짙으면 부장검사가 직접 수사를 지휘해 신속하게 수사를 마치도록 했다. 검찰은 선거 이튿날 사전 선거운동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수원무), 무소속 윤종오(울산 북구)·이철규(강원 동해·삼척) 당선자의 선거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선상에 오른 당선자들은 당선의 기쁨을 충분히 만끽하기도 전에 일단 검찰의 칼 앞에 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행 선거법은 당선자가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거나, 배우자·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 등이 징역형이나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18대 국회에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15명, 19대에서는 10명이 국회의원직을 잃었다. 20대 국회에서도 여느 총선 때보다 선거사범이 많아 적잖은 의원이 당선 무효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재판도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선거사범이 범죄를 저질러 입건된 뒤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될 때까지 평균 19.7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4.4개월 동안 불법을 자행한 자격 없는 당선자가 국회의원직을 수행한 셈이다. 법원 역시 1·2심을 각 2개월 이내에 마무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은 적절하다. 사법부는 선거 때마다 신속 재판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번에야말로 선거사범 재판을 속히 마무리 짓기 바란다.
  • 토막 살인범 박춘풍 무기징역 확정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의 피고인 박춘풍(57·중국 국적)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15일 확정했다. 박춘풍은 2014년 11월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집에서 동거녀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팔달산 등지에 버린 혐의(살인 및 시체손괴 등)로 기소됐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세월호 반목 접고 소통·화합으로 상처 치유해야”

    “세월호 반목 접고 소통·화합으로 상처 치유해야”

    유족 “진실 일부 규명됐지만 아직은 부족” 가족 죽은 이유 알자는 호소 묵살 안 돼 광화문 천막 철거는 유족 또 고통 주는 격 “광화문 세월호 천막을 지날 때면 2년 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기억나 마음 한 부분이 불편하지만 그래도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잊지는 말아야죠.” 15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향소에서 만난 회사원 강모(35·여)씨는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사진 앞에 국화를 올렸다. 그녀는 “유족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추모하는 마음이 모여 세월호의 기억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2주년인 16일 추모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지난 2년간 바다 밑 세월호는 인양될 준비를 거의 마쳤다. 참사에 직접 관련된 사람의 처벌 과정도 마무리되고 있다. 그러나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진실 규명’ 활동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유족의 트라우마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이젠 반목보다 소통을 통한 화합을 도모해야 할 시기라고 제언했다. 지난 2년간 있었던 광화문 천막은 이념 논쟁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모든 시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광장을 서울시 조례를 어겨 가며 정치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 천막을 철수하는 것은 유족에게 고통을 한 번 더 주는 것”이라며 “가족이 죽은 이유라도 알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가 탄압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서울시도 세월호 천막에 연 300만원의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강제 철거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다. 지난해 1월 시작한 특조위의 활동 기한은 오는 6월이면 끝난다. 지난 2월 특조위가 국회에 제출한 특별검사 요청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했다. 참사에 희생된 단원고 5반 김건우군의 어머니 김미나(48)씨는 “2번의 청문회를 통해 어느 정도 진실이 규명됐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2주기를 맞아 분향소를 찾은 시민 중에 모진 말을 하는 분들이 여전한 것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전했다. 참사 핵심 인물에 대한 처벌은 꽤 진행됐다. 이준석(71) 세월호 선장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김석균(51) 전 해양경찰청장은 사법 처벌을 피했다. 특조위는 특검 수사를 요청했다. 사망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6)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정부는 세월호를 오는 7월 인양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망자 295명 외에 실종자(미수습자) 9명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해상 재난 사건을 겪은 원인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책임자를 정확히 정하는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진보와 보수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따라서 특조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세월호 유족을 위로하기보다는 잘잘못을 가리는 데 너무 치우쳤다”며 “유족의 아픔을 보듬고 잊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16일 오전 10시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에서는 ‘기억식’이 열리고 오후 2시에는 ‘진실을 향한 걸음’이라는 걷기 행사 등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브라질 하원, 호세프 탄핵표결 절차 착수…17일 전체회의 표결

     브라질 하원이 15일(현지시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 절차에 돌입했다.  하원은 이날부터 이틀 일정의 전체 회의를 열어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17일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상·하원 모두에서 탄핵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호세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나선 주제 에두아르두 카르도주 전 법무장관은 의회에 출석해 “탄핵안 통과는 헌정 질서 파괴를 뜻한다”며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하원에선 각 정당 대표 의원들이 차례로 연단에 나와 탄핵에 대한 찬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호세프 대통령은 카르도주 전 장관을 통해 탄핵 추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연방대법원 전원 합의체 판단이 나올 때까지 절차를 멈춰달라고 요청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오는 17일 탄핵안 표결은 오후 2시부터 7시간 가량 이어진다.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해 상원으로 넘어간다.  대세는 이미 탄핵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최소 342명의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원의 탄핵 심판은 전체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상원의 경우 44명이 찬성 의사를 밝힌 가운데 17명 가량이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있으나 무난히 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성소수자 커플, 중남미 최초 유대식 전통혼례 올린다

    성소수자 커플, 중남미 최초 유대식 전통혼례 올린다

    동성혼인이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유대인회당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성커플의 결혼식이 열린다. 동성커플이 유대인 전통 결혼식을 올리는 건 중남미에서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유대인 게이협회는 9일(현지시간) "유대인공동체 NCI 임마누엘이 최근 열린 회의에서 여자커플의 결혼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이달 중 열릴 예정이다. 유대인 전통 혼례를 올리게 된 여자커플은 2014년 혼인신고를 하고 정식 부부가 됐지만 아직까지 결혼식을 올리진 못했다. 두 사람은 유대인답게 전통 혼례를 올리겠다고 했지만 보수적 성향이 강한 유대인공동체 NCI 임마누엘은 동성커플의 결혼식을 불허했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동성커플의 권리를 인정하라"며 투쟁을 시작했다. 지루한 투쟁을 벌이던 두 사람에게 대반전의 기회가 온 건 지난달 3월 21일 유대인공동체 NCI 임마누엘이 2006년 유대교 보수파가 내린 의견을 따르기로 결정하면서다. 당시 유대교 보수파는 "동성커플도 유대법과 전통 의식에 따라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면서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유대인공동체 NCI 임마누엘은 중남미 유대인공동체 중에선 처음으로 유대교 보수파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극적인 반전이 현실화하면서 유대인 여자커플에겐 전통 의식에 따라 결혼을 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 유대인 성소수자 사이에선 환호가 터졌다. 유대인 게이협회는 "이번 결정이 종교적 권리에 대한 평등에 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NCI 임마누엘의 결정을 환영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식 부부가 된 후에도 전통 의식에 따라 결혼을 올리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은 두 사람이 인간승리를 거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대인 공동체의 결정으로 아르헨티나는 동성혼인에 관한 한 중남미 선구자로 다시 한 번 우뚝 서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2010년 중남미 국가로는 사상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2년 뒤 아르헨티나는 여장남자와 성전환자에게 '심리적 성별'을 인정한다는 법까지 제정했다. 생물학적 정체성과 심리적 성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신분증에 '심리적 성'을 표시해도 된다는 게 법의 핵심 내용이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법조인 49명·경찰 8명 역대 최다

    법조인 주호영·곽상도 등 7명 늘어 전체 16.3% 경찰 출신 이철규·표창원·김석기·이만희 등 당선 지난 13일 치러진 제20대 총선에서 49명의 법조인이 금배지를 달게 됐다. 앞서 제19대 총선에 비해 7명이 늘었다. 경찰 출신도 역대 최다인 8명이나 당선됐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모두 126명(비례대표 6명 포함)의 법조인 출신 후보가 출마해 지역구 46명과 비례대표 3명 등 총 49명이 당선됐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의 16.3%다. 정당별로 새누리당이 44명의 법조인 출신 후보를 공천, 15명이 당선됐다. 41명의 법조인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절반이 넘는 22명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국민의당은 26명의 후보 중 11명이 당선됐다. 11명의 무소속 법조인 출신 후보 중에서는 대구 수성을에서 주호영(56) 의원이 유일하게 당선됐다.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곽상도(57)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대구 중구남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최교일(54)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경북 영주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의 안대희(61) 전 대법관은 새누리당 깃발을 들고 서울 마포갑에 나왔지만, 더민주 노웅래 후보에게 1만 6000표 차이로 패했다. 세월호피해자가족협의회 법률 대리인으로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 박주민(43)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더민주 공천을 받아 서울 은평갑에서 압승을 거뒀다. 미용직업전문학교 출신의 김해영(39) 변호사는 여당 텃밭인 부산 연제에서 더민주 후보로 나와 재선 의원이자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김희정 후보를 꺾었다. 경찰 출신은 14명이 출마해 8명이 당선됐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16대(5명)보다 3명 늘었다. 강원 동해·삼척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철규(58) 전 경기경찰청장이 당선됐다. 당초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공천에서 제외되자 탈당했다. 더민주 표창원(49) 후보는 경기 용인정에서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표 당선자는 경찰대 5기 졸업생으로 1999년부터 13년간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9년 ‘용산 참사’로 낙마했던 김석기(61) 전 서울경찰청장은 경북 경주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됐다. 경북 영천·청도 지역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나온 이만희(52) 전 경기경찰청장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기문(63) 전 경찰청장이 대결을 펼쳤는데 이 전 청장이 승리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가습기 사망’ 책임 피하려?… 유한회사로 슬쩍 바꾼 옥시

    당시 책임있던 주식회사 없애… 형사처벌 면하기 위한 ‘꼼수 논란’ 가습기 살균제 제조·유통사인 영국계 기업 옥시레킷벤키저가 ‘폐질환 사망’ 논란이 일었던 2011년 12월 기존 법인을 해산하고 새로운 법인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옥시가 민형사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옥시는 2011년 12월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조직을 변경해 새롭게 설립 등기를 했다. 앞서 그해 4월 임산부 등 7명의 원인 미상 폐질환 환자가 사망하자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벌였다. 그해 11월 “가습기 살균제가 피해의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중간발표를 하고 제품들을 강제 수거했다. 보건당국의 강제수거 조치 후 한 달 뒤 옥시는 조직변경 절차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판매해온 기존 법인을 해산한 뒤 주주·사원, 재산, 상호만 그대로 남겨두고 완전히 다른 법인을 신설했다. 파산했을 때 주주·사원 책임이 제한되는 유한회사는 외부 회계감사 등을 받거나 경영실적 등에 대한 공시를 할 의무가 없다. 이런 이유로 옥시의 조직변경 사실은 지금까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과 관련한 옥시의 혐의가 인정되면 위법 행위자뿐 아니라 해당 법인도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형사 책임을 진 기존 법인이 소멸하면서 옥시는 처벌을 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형사소송법 제328조는 피고인이 사망하거나 피고인인 법인이 존재하지 않을 때 공소기각 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이 조항에 근거해 2005년 조직 변경으로 기존 법인이 소멸했을 때 형사책임이 존속 법인에 승계되지 않는다는 판례를 남겼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다음주 옥시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법인 고의 청산과 살균제의 유해성 은폐 시도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는 사태의 책임을 법인이 아닌 개인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면서 “조직 변경만 했고 사원이나 상호 등이 그대로일 경우 이를 다른 법인으로 봐야 할 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옥시는 이뿐만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의 유독성을 인정한 정부의 실험 결과를 반박하기 위해 용역 실험 보고서를 조작하고 살균제 사용 후유증을 호소하는 소비자의 인터넷 게시글을 삭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4·13 총선] 남양주 유권자 7명, 투표소 실수로 정당투표 못 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3일 국토 최남단 마라도부터 최북단 서해5도까지 전국에 설치된 1만 3837개 투표소에는 유권자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110세 노인이 가족들의 부축을 받아 투표소를 찾았고, 교통사고를 당한 50대 남성은 구급차를 타고 달려오기도 했다. 이날 오전 제주 마라도 주민들은 투표를 못 하게 될까 봐 안타까워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궂은 날씨로 마라도를 출발하는 선박이 결항되면서 서귀포시 대정읍에 마련된 투표소에 갈 수 없게 된 탓이었다. 다행히 오후에 비가 그치면서 주민들은 특별 여객선편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이들은 투표 후 섬으로 돌아가는 배편이 없어 투표소 인근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했다. 인천 강화군 미법도에 사는 유권자 26명은 배로 15분 정도 걸리는 석모도로 이동했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 있는 경기 연천군 횡산리 주민들도 차를 몰고 민통선 밖에 있는 중면사무소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경기 안산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참사 2주년(4월 16일)을 사흘 앞두고 투표소를 찾았다. 100세 이상의 고령 유권자들도 투표에 참여했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사는 110세 송화분(1906년생) 할머니가 가족의 부축을 받아 투표장에 나왔고, 충북 충주시 동량면 제1투표소에서는 장선례(102·여)씨가 아들과 함께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1910년생인 강근익(106) 할아버지는 인천 남구 서화초등학교에서 투표했다. 경북 영주에서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모(52)씨가 영주2동 투표소에 구급차를 타고 와 투표했다. 충북 옥천에서는 부친상을 당한 상주 전모(59)씨가 오전 7시 30분쯤 상복 차림으로 옥천읍 장야초등학교를 찾아 투표했다. 전직 대통령 내외와 총리, 대법원장 등 주요 인사들도 한 표를 행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사저 인근의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여사는 오전 9시 30분쯤 서대문구 연희동 주민센터 제1투표소를 찾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주 거소투표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오전 8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진영문화센터 제5투표소에서 국회의원 김해갑 선거와 김해시장 재선거 투표를 했다.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가 제때 주소를 옮기지 못해 정작 자신이 출마한 선거구에서 투표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세종시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문흥수 후보, 강원 속초·고성·양양 선거구에 출마한 더민주 김주학 후보, 서울 영등포갑 강신복 후보(국민의당), 경기 안양만안 곽선우 후보(국민의당) 등이다.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쯤 남양주 해밀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7명이 투표 관리원의 실수로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당 투표는 못 했지만 후보 투표는 유효하다. 선관위의 실수로 투표권을 박탈당한 경우 국가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동명이인으로 인한 신원 확인 착오도 잇따랐다. 오전 9시 4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제7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할 유권자가 가경동 제9투표소에서 동명이인의 선거인 명부에 서명하고 투표하는 일이 발생했다. 선관위는 나중에 신원을 확인하고 유효표로 처리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는 오후 2시 22분부터 약 3분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홈페이지에 있는 ‘내 투표소 찾기’ 서비스에 디도스 공격이 발생했으나 공격 즉시 사이버대피소와 위원회 보안 전용 장비에서 공격을 전량 차단한 후 집중 관제를 실시해 피해 없이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광주 빛고을체육관에 마련된 광주 서구개표소에서는 개표 10분도 안 돼 20여분간 개표가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 선거사무원이 사전 투표함을 거꾸로 놔둬 개표 과정에서 서구갑인 양3동과 서구을인 화정3동의 표가 섞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종합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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