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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김병찬 용산경찰서장 국정원 댓글수사 축소 시도 정황 포착

    검찰, 김병찬 용산경찰서장 국정원 댓글수사 축소 시도 정황 포착

    김병찬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2012년 12월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으로 경찰의 국가정보원 댓글공작 수사를 맡았을 당시 수사 축소를 시도했다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1일 경향신문은 김 서장이 당시 ‘상황이 심각하다’며 국정원 관계자에게 수사 정보를 알려주고 ‘분석범위를 줄여주겠다’며 수사 축소를 시도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국정원 연락관 안모씨가 최근 검찰에 출석해 기존 법정 증언을 번복하면서 당시 김 서장과 통화한 내용을 상세히 진술했다. 김 서장은 지난 28일 조사를 받으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2012년 12월 당시 서울경찰청을 담당하던 안씨는 “김 서장과 통화하며 국정원 댓글 수사상황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12월 14일 경찰은 국정원 직원인 김하영씨의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복구해 댓글공작에 활용됐던 아이디와 닉네임이 적힌 메모장 텍스트파일을 발견했다. 안씨는 검찰에서 “다음날 김 서장이 저와 20여분간 통화하며 ‘큰일났다. 상황이 심각하다. 뭐가 나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김 서장이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다 알아서 (조사) 분석범위를 줄여주겠다’라고 했다”는 취지로도 검찰에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안씨는 2013년 11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김 서장과 통화하며 메모장 텍스트파일이 발견됐다는 등의 수사상황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수사상황을 알아보려 노력했는데 알려주지 않아 서운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안씨는 4년이 지난 최근 검찰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김 서장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선상에 올린 것이라고 경향신문은 밝혔다. 김 서장은 지난 28일 검찰 조사에서 “5년 전 상황을 기억하라는 것은 무리”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서장은 당시 조사 과정에서 검찰 측과 말다툼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검찰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이 난 김 전 청장의 사건에 대해 신문하자 김 서장이 “다 확인된 사실인데 왜 물어보느냐”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서장은 검찰에 출두하기 전 경찰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경찰 내부통신망 게시판에 “당시 안씨에게 국정원 여직원 아이디, 닉네임 등이 기재된 메모장 파일의 발견 사실 등 수사 상황을 알려준 적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벤젠 범벅’ 용산기지, 미군이 책임지고 복구해야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와 환경부는 지난해 실시한 용산 미군기지 내부와 외부의 지하수 오염도 조사 결과 유독성 물질이 대거 검출됐다고 밝혔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은 미군기지 20곳 중 11곳에서 기준치를 넘었고, 일부는 기준치의 672배에 이르렀다고 한다. 중추 신경계 손상을 초래하는 석유계 총탄화수소는 10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다른 유해 물질도 최고 13배 넘게 나왔다고 한다. 한마디로 용산 기지는 오염 범벅임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사실 그동안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렇기에 이번 조사 내용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 발표 과정에 우리 정부 측만이 아니라 주한 미군 측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2015년부터 이곳을 세 차례 조사했으나 미군의 눈치를 보며 저자세로 일관하면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냐”는 비난을 받았던 터다. 시민단체들이 오염도 조사 결과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시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안인데도 환경부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핑계 삼아 쉬쉬해 온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만약 대법원이 지난 4월 조사 내용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면 환경부는 어떻게든 기지 오염을 숨기려는 미군과 한통속으로 움직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군 역시 마찬가지다. 용산 기지 내 기름 유출 사고가 나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해 온 미군 아닌가. 아무리 우리 국가 안보 지킴이로서 주한 미군의 역할을 인정한다고 해도 탈법·위법 행동까지 묵인할 수 없다. 서울의 한복판 금싸라기 땅을 발암물질과 신경 독성 물질로 오염시킨 데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조만간 진행될 용산 기지 반환 협상에서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오염시킨 자 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미군이 오염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든지 아니면 복구 비용을 정산해야 한다. 정부는 이미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기지 52곳의 환경 정화 비용으로 2000억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용산 기지의 정화 비용까지 덤터기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참에 오염 사고가 나도 한국 당국에 통보하지 않아도 되는, 말도 안 되는 SOFA 조항도 손봐야 한다.
  • [생각나눔] ‘중증노인 몸 씻기’ 보호사 2명 필요하나요

    방문목욕 ‘반드시 2명 이상’ 규정 법원 “존엄·가치 등 기본권 제한”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로 제공되는 방문목욕 서비스를 반드시 2명 이상의 요양보호사들이 해야 한다는 보건복지부의 고시를 두고 법원이 잇달아 위헌·위법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해당 고시를 바꿀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고 토로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지난 2일 제주의 A요양기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기관은 2012년 1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수급자 6명에게 2명의 요양보호사를 보내 방문목욕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은 목욕 준비와 입욕 시 이동, 목욕 후 정리 등을 함께했지만 수급자들의 희망에 따라 ‘몸 씻기’만 동성인 요양보호사 1명이 했다. 그러자 건보공단은 지난해 1월 A기관이 방문목욕에 대한 요양급여 1948만여원을 부당하게 받았다며 환수 조치했다. 복지부의 ‘장기요양급여의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의 산정기준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몸 씻기의 과정은 반드시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에 의해 제공되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급여 제공기준도 2명 이상의 요양보호사가 60분 이상 서비스를 했을 때인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고시규정 자체가 위헌이라 무효라면서 건보공단의 환수 처분은 잘못됐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수급자들이 강제로 타인에게 알몸 노출을 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헌법 제17조)와 인간의 존엄과 가치(헌법 제10조)에 의한 자유권적 기본권이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월 서울고법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있었다. 이 재판부는 특히 판결문 앞부분에 ‘이 법원의 위헌·위법 고시 심사 결과’를 별도로 명시했다. 헌법재판소에서 법률의 위헌 여부를 심판하듯 고등법원에선 행정부처의 고시나 규칙 등을 심판할 수 있다. 재판부는 해당 고시에 대해 “수급자의 인권을 침해해 노인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34조 4항에 반한다”고도 판단했다. 이 판결을 내린 지난해 서울고법 행정10부의 재판장은 현 김명수 대법원장이다. 그러나 건보공단 측에선 문제가 된 고시 개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방문목욕은 노인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매우 고난이도의 서비스라 2명 이상이 필요한 게 맞다”면서 “일부 법적 다툼으로 고시의 취지와 원칙을 뒤흔들 순 없다”고 주장했다. 만약 규정을 ‘1명 이상’으로 고치면 대부분의 기관들이 요양보호사를 1명만 보내게 될 것이고, 그러면 노인들의 안전과 서비스의 질에 당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장기요양서비스가 의료행위가 아니라 늘 다양한 상황과 예외가 있다”면서 수급자들의 희망과 환경을 고려해 요양보호사 1명이 목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구별해 환수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양보호사 교육이나 기관점검 시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어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차라리 몇 건 소송에 지는 것이 고시를 변경하는 것보다 더 큰 부작용을 막을 수 있어 고시는 그대로 두고 현장에서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승덕 “파출소 이전하라” 소송에 주민들 “막아달라” 탄원 맞대응

    고승덕 “파출소 이전하라” 소송에 주민들 “막아달라” 탄원 맞대응

    고승덕(60) 변호사 부부가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 이촌파출소 철거를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주민들은 ‘파출소 철거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29일까지 3000명 넘게 서명했다고 전한다.3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에 이 같은 내용의 소송을 낸 주체는 부동산 개발·투자 등을 하는 ‘마켓데이 유한회사’라는 법인이다. 고승덕 변호사의 아내가 유일한 임원으로 등재돼 있고, 회사 주소도 고 변호사의 사무실 주소와 같다. 소송 대리인은 고승덕 변호사다. 고승덕 변호사 측은 소유권이 정부에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 넘어간 3149.5㎡(약 952평) 규모의 이 부지를 2007년 공단으로부터 42억여원에 사들였다. 지하철 이촌역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이곳은 대로변에 접한 노른자 땅으로, 건물을 지으면 그 가치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파출소와 놀이터가 있어 개발은 쉽지 않다. 고승덕 변호사 측이 공단과 체결한 계약서에는 ‘파출소로 인한 부지 사용 제한 사항은 매입자가 책임진다’는 특약 조건이 들어있다. 살 때부터 파출소로 인한 제약을 알고 땅을 샀다는 의미다. 고승덕 변호사 측은 2013년 파출소가 땅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며 밀린 사용료 4억 6000여만원과 월세 738만원을 내라고 소송을 냈다. 지난 4월 대법원은 파출소 측이 1억 5000여만원과 매월 243만원씩 고 변호사 측에 지불하라고 확정판결했다. 그런데 이 판결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1만 가구의 3만여 주민을 관할하는 파출소를 철거하라는 소송을 새로 낸 것이다. 용산경찰서 측은 가능한 월세를 내고 남고 싶다는 입장이다. 고승덕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경찰청 예산에) 이촌파출소 이전(移轉)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부득이 소송을 낸 것”이라며 “굳이 파출소를 빨리 내보낼 이유는 없고, 조정에서 원만한 해결 방법을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소송은 다음달 11일 양측 간 조정 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순실에 분노한 굴삭기 기사 근황 “정읍교도소 수감중”

    최순실에 분노한 굴삭기 기사 근황 “정읍교도소 수감중”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분노로 대검찰청 청사에 굴삭기를 몰고 돌진한 정모(46)씨의 근황이 전해졌다.중장비 기사인 정씨는 지난해 최순실씨가 검찰에 출석한 다음날 대형 트럭에 포클레인을 싣고 전북 순창을 출발해 청사 인근까지 온 뒤 포클레인을 몰고 정문을 통과해 청사 입구까지 돌진했다. 방호원이 가스총 2발을 쏘며 정씨를 막다가 굴착기에 치여 갈비뼈 골절 등으로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고, 청사 출입문과 차량 안내기 등 시설물이 부서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테이저건을 1발 발사해 정씨를 현행범 체포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찰과상을 입었다. 정씨는 “최순실이 죽을죄 지었다고 했으니 내가 죽는 것을 도와주러 왔다. 최순실이 검찰에 출석할 때 텔레비전에서 죽을 죄를 지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최씨 소원을 들어주려 한 것”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정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지난 3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6월 23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기각됐고 대법원 상고를 포기한 그는 1심대로 징역 2년이 최종 확정됐다. 항소심까지 서울구치소에서 생활하다 지난 7월 전북 정읍교도소로 이감됐다. 그는 피고인 최후 진술에서 “저희는 하루하루 목숨 걸고 일하고 있는데 최순실씨는 법을 어겨가며 호의호식하는 걸 보고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30일 중앙일보는 그의 고향인 전북 임실을 찾아 가족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막내동생은 “그때 놀란 심정은 가족밖에 모른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친구나 선후배들에게는 간·쓸개 다 빼주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파손된 대검 시설물 변제금 1억5000만원과 방호원 치료비 등을 물어줘야 한다. 모아놓은 재산도 없고 굴삭기 할부금도 400만원가량 남아있다. 막내가 굴삭기 할부금을 대신 갚아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김 대법원장, ‘사법부 공격’ 의연히 대응해야

    문재인 정권에서는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지기를 기대했던 것의 하나가 사법부 공격이다. 불행하게도 내 입맛에 맞지 않는 결정을 내리는 법원에 침을 뱉는 후진적 언행들이 사라지기는커녕 다시 기승을 부린다. 적폐 수사를 받다가 구속된 김관진 전 국방장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구속적부심에서 풀어준 판단은 무죄 추정 원칙을 지향해야 하는 법원으로선 합리적 결정이었다. 그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게다가 추미애 대표까지 가세해 “사법부 불신” 운운하며 법원을 한바탕 흔들었다. 심지어는 석방 결정을 내린 판사를 적폐로 규정하고 “국민과 떼창으로 욕하고 싶다”는 발언도 나왔다. 상식 이하이며 도를 넘어선 일이다. 문 대통령이 임명하고 사법 개혁의 중임을 수행하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역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이 흔들리는 일이 생길 때마다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 의견을 밝히고 경계하며 후배 법관들을 독려해왔다. 전임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그랬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나 기각 등 법원의 판단을 두고 정치적 이해가 다른 단체·개인이 비난하고 판사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자 큰소리로 꾸짖었다. 지난 4월 신임 법관 임명식 때의 일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우려스러운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법관은 이런 위협에 당당한 기개와 각별한 사명감으로 맞서야 한다”고 일갈했다. 내일 또 신임 법관 임명식이 열린다. 김 대법원장이 여권의 사법부 독립 침해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 한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9월 취임식에서 사법부 독립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적 사고와 진영을 앞세운 흑백논리의 폐해는 판결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 급기야 법관마저도 이념의 잣대로 나누어 공격의 대상으로 삼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냉엄한 현실인식이다. 사법·입법·행정부의 독립을 보장하는 민주주의에서 사법부의 독립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정신이며,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지켜져야 할 가치이다.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겠다”고 다짐한 김 대법원장이다. 판결에 가타부타하고,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권의 적폐를 준열하게 꾸짖고 사법부의 독립을 국민에게 천명하기를 바란다.
  • [씨줄날줄] 여성 대법관/손성진 논설주간

    [씨줄날줄] 여성 대법관/손성진 논설주간

    미국도 여성이 연방 대법원 문을 뚫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초의 미국 여성 대법관은 샌드라 데이 오코너(현재 87세)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임명했다. 미국은 대법관이 종신제인데 오코너는 2006년까지 25년 동안 대법관을 지내고 스스로 은퇴했다. 일본 최초의 여성 최고재판소 재판관(대법관)은 다카하시 하시코 전 재판관으로 1994년 호소카와 총리 때 임명됐다. 위헌법률심사권도 가진 일본 최고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따로 없고 정년이 70세다. 67세에 임명된 다카하시는 3년 동안 재판관으로 일하고 퇴임했다. 한동안 여성 재판관이 없었다가 2001년 요코 가즈코 전 재판관이 ‘2호’를 기록했고 2007년에는 사쿠라이 료코가 여성으로서는 세 번째로 최고재판소 재판관에 임명됐다. 1947년생인 그녀는 올해 9월까지 재직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법관은 잘 알다시피 ‘김영란법’의 주창자로 2004년 임명된 김영란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다. 위헌법률심판권을 가진 헌법재판소의 첫 여성 재판관은 2003년 취임한 전효숙 전 재판관이다. 그래도 미국과는 22년, 일본과는 9년의 격차가 난다.여성 대법관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여성 또는 소수자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자는 것이다. 대법관에 여성이 한 명이라도 없으면 남성 중심의 판례가 쌓일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법원 판결은 하급심을 기속(羈束)하므로 전체 판결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그런 점에서 여성 대법관 임명은 단지 구색 갖추기가 아니다. 같은 이유로 대법관의 지나친 보수화도 경계해야 하며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은 존중돼야 한다. 오코너 전 미국 대법관은 보수 정권에 의해 임명됐고 전체적인 성향은 중도 보수로 분류되지만 20여년 동안 보혁을 넘나드는 ‘스윙 보트’(swing vote)를 행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2년에는 낙태 규제의 위헌 결정을, 2003년에는 미시간대 로스쿨의 소수인종 우대 정책 합헌 결정 등을 내리는 등 진보적 판결을 했다. 김영란 이후 여성 대법관은 전수안·박보영·김소영·박정화 대법관 등 모두 5명이 탄생했다. 김영란·전수안 대법관은 퇴임했고 나머지 3명은 현직이다. 김소영 대법관은 지난 7월 여성 최초로 법원행정처장에 임명됐다. 박보영 대법관은 김용덕 대법관과 함께 내년 1월 임기가 끝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여성인 민유숙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안철상 대전지방법원장을 후임 후보로 제청했다. 민 부장판사가 대법관에 임명되면 대법관 13명 중 3명이 여성인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sonsj@seoul.co.kr
  • [김균미 칼럼] ‘낙태 논쟁’, 靑 대신 헌재가 중심에 서라

    [김균미 칼럼] ‘낙태 논쟁’, 靑 대신 헌재가 중심에 서라

    미국 뉴욕타임스는 올해 2월 20일자 신문에 ‘낙태 논쟁의 상징, 노마 맥코비 69세에 사망’이라는 제목을 붙여 한 여성의 부음 기사를 비중 있게 실었다. 맥코비는 1973년 미국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연방대법원 판결, ‘로 대(對) 웨이드’ 사건의 청구인으로 실명보다는 가명인 로(Roe)로 더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신문은 낙태를 합법화한 대법원 판결이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의 사회·정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동시에 가장 극명하게 나라를 찬반으로 갈라놓은 사건이라고 평했다. 불행했던 젊은 시절과 대법원 판결 이후 낙태 지지론자에서 1997년 낙태 반대론자로 입장이 바뀐 뒤 텍사스의 요양원에서 숨을 거둘 때까지 반대론자로 살다간 극적인 인생 스토리를 전했다. 판결 이후 미국에서는 약 5000만건의 합법적인 낙태가 이뤄졌지만 44년이 지난 지금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단골 이슈로 떠오르고, 일부 주·시 정부와 여성·시민단체들과의 싸움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미국 얘기를 꺼내는 건 한국 사회가 또 낙태죄 폐지를 둘러싼 찬반 논쟁으로 뜨겁기 때문이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26일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에 대해 정부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을 댕겼다. 정부는 내년에 8년간 중단됐던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법률심판을 검토하고 있어 공론의 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찬반이 첨예하게 갈리는 민감한 사안이라 한발 물러선 모양새이나 어떤 방식으로 종교계와 여성계, 의료계, 시민단체 등 평행선을 달리는 입장을 공론화를 통해 수렴해 나갈지 궁금도 하고 걱정도 된다. 청와대 발표 직후 여당에서 검토했던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국민 여론 수렴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낙태죄 논란은 1992년 형법 개정 때와 2010년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불법 낙태 시술 병원 제보로 낙태 단속이 강화됐을 때, 그리고 2012년 정부가 피임약의 재분류 작업을 추진하면서 사회쟁점화됐었다. 그 와중인 2012년 8월 23일 헌재가 ‘동의낙태죄’에 대해 1년 10개월 만에 합헌 결정을 내려 일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헌재는 합헌과 위헌 의견이 4대4로 팽팽히 맞섰는데 위헌 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론의 불씨를 남겨 놓은 셈이다. 당시 결정에 관여했던 재관판은 모두 퇴임했다. 대신 낙태죄에 대해 다소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는 소장과 재판관들이 포진해 이전과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물꼬를 청와대가 튼 만큼 다양한 의견들과 대안들이 충분히 논의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청와대가 공론화 과정을 주도하는 것과는 다르다. 헌재에 헌법소원이 접수되지 않았다면 몰라도 이미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헌재 결정에 압박을 주려 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헌재가 중심이 돼 해묵은 낙태죄 논란을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헌재에는 현재 낙태죄 조항인 형법 269조와 270조가 위헌인지 확인해달라는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돼 심리가 진행 중이다. 아직 평의에는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헌법소원의 경우 결정까지 1년 반에서 2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올 상반기는 탄핵심판으로 다른 사건을 들여다볼 여지가 없었고 9인 체제가 갖춰진 지 얼마 안 돼 이제 시작인 셈이다. 정부는 실태조사와 함께 필요하다면 공청회 등을 열어 헌재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0년·2014년 낙태 정책에 대한 개선 방안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추적 조사를 통해 내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헌재 결정과 상관없이 당장 실시할 수 있는 청소년 피임교육과 전문상담 실시, 비혼모에 대한 지원 등부터 진행하면 된다. 낙태죄 폐지 논쟁은 결론을 서둘러 내리는 것보다 제대로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수석논설위원 kmkim@seoul.co.kr
  • 건국 이래 최대사기…‘조희팔 오른팔’ 강태용 징역 22년 확정

    건국 이래 최대사기…‘조희팔 오른팔’ 강태용 징역 22년 확정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과 함께 5조원대 유사수신 사기 범행을 주도한, 조희팔 조직의 2인자 강태용에게 선고된 징역 22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태용에게 징역 22년과 추징금 125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29일 확정했다. 강태용은 2006년 6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조희팔과 함께 보조기구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7만여명을 상대로 5조 715억원을 끌어모은 혐의(유사수신행위)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범행 액수와 피해 규모가 커 ‘건국 이래 최대사기’로도 불렸다. 강태용은 또 2007~2008년 3차례에 걸쳐 조희팔 사건 수사를 담당한 정모 전 경사에게 2억원을 건네 수사정보 등을 빼냈고, 돈세탁을 맡겼다가 떼인 돈을 회수하기 위해 조폭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는 범죄수익금 가운데 521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 돈은 중국 도피자금으로 쓰이거나 강태용 주변 인물들에게 흘러들어 간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2008년 11월 중국으로 달아나 도피 생활을 하던 강태용은 2015년 10월 현지 공안에 붙잡힌 뒤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앞서 1·2심은 “다수 피해자가 경제적 손실은 물론 사회적 유대 관계까지 끊어지는 피해를 당했는데도 중국으로 도주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건식 김제시장 낙마…권한대행 “흔들림 없는 시정운영 하겠다”

    이건식 김제시장 낙마…권한대행 “흔들림 없는 시정운영 하겠다”

    후배의 사료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이건식(73) 김제시장이 집행유예 확정으로 시장직을 잃게 됐다. 시장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천 김제 부시장은 민선 6기의 차질 없는 마무리를 약속했다.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9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시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시장은 2009년 10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농가에 무상으로 가축 면역증강제를 나눠주는 사업을 벌이면서 단가가 비싼 정모(63)씨 회사의 가축 보조사료를 납품받아 시에 1억 7000여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장의 고향 후배인 정씨는 1985년부터 이 시장과 친분을 유지하며 용돈과 차량을 무상으로 주는 등 후원자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선거 과정에서 이 시장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무소속 3선 연임’의 기록을 썼던 이 시장은 사적 인연에 얽매이는 바람에 불명예를 안게 됐다. 3선인 이 시장은 그간 새만금 국제해양중심도시 도약과 미래 먹거리 농생명 수도 육성을 역점을 두어 추진해왔다. 내년 지방선거 당선자 취임 전까지는 이후천 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이후천 부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시장이 대법원 확정판결로 시장직을 상실하는 안타까운 사태를 맞아 시민들께 많은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시장 권한대행으로서 민선 7기 출범 전까지 이 시장이 펼쳐온 정책들을 잘 관리하고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만금 신항만·국제공항 건설, 김제공항부지 관리전환, 국가종자클러스터 조성 등 현안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 2018년도 예산안 6187억원 반영, 조류인플루엔자(AI) 차단방역, 민생안정 등을 다짐했다. 또 긴급간부회의를 소집, 주요 현안사업을 점검하고 공직기강 확립과 선거 중립 등을 주문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분권광장] 대한민국 미래는 지방분권 실현에 달려 있다/이시종 충북도지사

    [분권광장] 대한민국 미래는 지방분권 실현에 달려 있다/이시종 충북도지사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 국민들은 대통령이 약속한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에 거는 기대가 크다. 대통령 권력집중에 따른 국정 폐해를 반복 경험한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지방분권이 되어야 온전한 지방자치가 가능하고,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가운영체계가 신축적이어야 하고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중앙집권체제와 단일성보다는 지방분권체제와 다양성이 우월하다는 것은 민주주의 역사를 통해 이미 검증된 일이다. 필자는 임명제 영월군수와 충주시장, 민선 충주시장 그리고 현재 충북도지사로 지방자치의 최일선을 지켜왔다. 지방자치가 어느 정도 성숙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온전한 지방자치와는 거리가 멀다. 입법권은 철저히 중앙정부와 국회가 독점하고 있고, 국세와 지방세 비중은 8대2 정도로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아무런 사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직·인사도 중앙정부가 정해준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선진 민주국가가 되려면 국가운영체계를 지방분권국가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헌법을 바꿔야 하고, 관련 법령과 관행을 바꿔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대통령이 ‘연방제에 준하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하고,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분권형 개헌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개정 헌법에는 지방분권국가로서의 의지가 천명돼야 한다. 개헌 내용은 중앙권력구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보다 지방분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방분권이 잘 돼 있으면 내각제든 대통령제든 그것은 문제가 안 된다. 지방분권만 되면 대통령제가 됐든 내각제가 됐든 둘 다 정답이고, 지방분권이 안 된 상태에서는 대통령제가 됐든 내각제가 됐든 둘 다 오답이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991년 청주시는 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정보공개 조례를 제정했다. 중앙정부는 청주시가 법에 없는 일을 했다고 반발했지만 대법원은 청주시 손을 들어 줬고, 결국 1996년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이어졌다. 26년이 지난 지금도 입법권은 여전히 국회와 정부가 독점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가 독점한 법령의 범위를 벗어나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특성에 맞는 시책을 발굴하고 제도화할 수 없다. 이래서는 급변하는 행정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없다. 지방에 입법권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다. 충북도는 매년 반복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올해 시·도 중 처음으로 겨울철 오리사육휴지기제를 전격 실시한다. 그러나 부족한 재정 형편상 일부 농가만 선별해서 추진한다. 더 확대하려면 국비를 받아와야 하는데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재정 여건이 충분해서 규모를 확대했다면 더 좋은 성공 사례를 창출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세와 지방세 비중 8대2 구조를 6대4까지 바꿔야 한다. 국세와 지방세 종류를 재조정하고 지방에 과세자주권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구변화, 소득 양극화, 남북 문제,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 복잡한 국제정세 등등 어느 하나 녹록지가 않다. 이 난제들을 슬기롭게 헤치고 대한민국이 선진민주국가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대한민국을 온전한 지방자치가 실현되는 지방분권국가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는 30여년에 걸쳐 지방자치를 실천해 왔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들을 더이상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는 행동할 수 없는 능력부족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 ‘태완이법’ 첫 확정 판결…‘16년 전 살인’ 무기징역

    16년 전 단독주택에 침입해 대학교수의 아내를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뒤늦게 붙잡힌 50대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없애도록 한 ‘태완이법’이 적용된 첫 확정 판결 사례다.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는 28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53)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20년 부착명령도 그대로 유지됐다. 김씨는 2001년 6월 28일 새벽 대학교수 A(당시 55세)씨 부부가 사는 경기 용인의 한 단독주택에 공범(52)과 함께 침입해 A씨의 아내(당시 54세)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A씨에게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경찰이 범인 검거에 실패하면서 이 사건은 2007년 2월 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 그러다 지난해 8월 공범이 가족에게 “15년 전 김씨와 남의 집에 들어가 흉기로 사람을 찔렀다”고 털어놓은 뒤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김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범행이 일어난 2001년 당시에는 강도살인죄의 공소시효가 15년이었다. 따라서 지난해 6월이면 공소시효가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07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강도살인죄의 공소시효가 25년으로 연장되긴 했지만, 소급적용하지 않도록 하면서 김씨의 범행은 영구미제로 남을 뻔했다. 그러나 2015년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없애고 과거에 일어난 범죄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하는 내용의 ‘태완이법’이 시행되면서 김씨는 끝내 형사재판 법정에 서게 됐다. 앞서 국회는 1999년 발생한 ‘김태완(당시 6세)군 황산테러 살인사건’의 범인이 공소시효 15년이 지날 때까지 붙잡히지 않자, 2015년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살인죄의 공시시효를 없애 강력범죄자 처벌의 길을 넓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신임 대법관 ‘서오남’ 깼다

    신임 대법관 ‘서오남’ 깼다

    非서울대 출신 안철상 첫 女영장판사 민유숙대법원이 신임 대법관에 안철상(왼쪽·60·사법연수원 15기) 대전지방법원장과 민유숙(오른쪽·52·18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이번에 임명 제청된 후보들은 사법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공언한 대로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으로 불리는 대법관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났다. 28일 김 대법원장은 안 법원장과 민 부장판사를 김용덕, 박보영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다.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첫 대법관 임명 제청이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를 각별히 염두에 두고, 사회 정의의 실현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인식,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안 법원장은 건국대 법대 출신으로 약 30년간 각급 법원에서 일한 ‘정통 법관’이다. 법원 내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도 없다. 2005년 행정기관의 추후 행정처분에 대한 약속인 ‘확약’도 행정처분에 해당한다는 판결과 2007년 암 수술 이후 복무에 장애가 없음에도 비자발적인 전역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 등을 통해 국민 권리 범위를 확장했다는 평가다.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3년, 수석부장판사로 2년 근무했고 서울고법 행정재판부를 맡아 행정법 분야의 권위자로 불린다. 민 부장판사도 1989년 인천지방법원 판사 임관 이후 28년간 법관으로 재직한 ‘정통 법관’으로 여성 법관으로서 사법부 역사상 첫 영장전담 판사를 지냈다. 문병호 전 국민의당 의원의 아내이기도 하다. 민 부장판사는 행인이 자연재해로 피해를 볼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국민에 대한 보호 의무를 법률적으로 명확히 했다. 또 ‘이혼 시 부부 간의 재산분할제도에 관한 연구’ 등 가족법 관련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수지 기사에 ‘국민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 댓글…2심서 무죄

    수지 기사에 ‘국민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 댓글…2심서 무죄

    가수 겸 배우 수지(23·본명 배수지)를 향해 모욕적인 인터넷 댓글을 단 3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박이규)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이모(39)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씨는 2015년 10∼12월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수지 관련 기사의 댓글란에 ‘언플이 만든 거품, 국민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 수지’ 등의 글을 게재한 혐의로 수지에게 고소당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약식명령은 벌금·과료·몰수 등 비교적 경미하게 처벌되는 혐의에 한해 정식재판 없이 형벌을 정하는 처분이다. 이씨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정식 재판을 청구했으나 1심은 혐의를 유죄로 봤다. 1심은 “‘국민호텔녀’, ‘영화 폭망’, ‘퇴물’ 등 표현이 고소인 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적 언사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대형 연예기획사가 인터넷 신문 등을 통해 특정 연예인을 긍정적으로 다룬 기사를 유통시키는 경우도 존재한다”며 댓글로 ‘언플이 만든 거품’이라고 쓴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국민호텔녀’ 라는 표현을 “과거 피해자(수지)의 열애설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어 피고인(이씨)이 이를 기초로 ‘국민여동생’이라는 홍보문구를 비꼰 것”이라고 봤고, ‘영화 폭망’이라는 표현도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것을 거칠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유죄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인터넷 공간이라도 보다 절제되고 타인을 배려하는 표현을 사용할 것이 권장되지만, 이런 윤리를 형벌이라는 최후 수단으로 관철하려 할 때는 더욱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최근 2심의 무죄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이창명 ‘음주운전 혐의 무죄’ 판결에 대법원 상고

    검찰, 이창명 ‘음주운전 혐의 무죄’ 판결에 대법원 상고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항소심까지 음주운전 혐의에 무죄가 선고된 방송인 이창명(47)씨가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도로교통법(음주 운전·사고 후 미조치)·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항소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23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 삼거리 교차로를 지나다 교통 신호기를 들이받고 차를 버린 채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씨는 사고를 낸 지 9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해 “술을 못 마신다”면서 음주 운전을 부인하며 잠적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은 1심에서 이씨의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의무보험 미가입 혐의만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고, 음주 운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이달 16일 항소심에서 음주 운전 혐의는 무죄로 보고 다른 혐의에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명수 대법원장, 새 대법관에 안철상·민유숙 첫 임명 제청

    김명수 대법원장, 새 대법관에 안철상·민유숙 첫 임명 제청

    내년 1월 퇴임 예정인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을 이을 차기 대법관으로 안철상(60·사법연수원 15기) 대전지방법원장과 민유숙(52·18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 제청됐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후 첫 대법관 임명제청이다.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9명의 후보자 중 안 법원장과 민 고법부장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법관으로 임명해달라고 28일 제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후보자 중 사회 정의의 실현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인식,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전문적 법률지식 등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고 판단된 인물을 제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합천 출신인 안철상 법원장은 건국대 법대를 졸업했다. ‘비서울대’ 정통 법관인 안 법원장 임명제청은 ‘서울대·50대·법관’이라는 남성 대법관의 전형적인 틀을 벗어났다는 의미가 있다. 안 법원장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한 경험을 토대로 행정소송 저서를 펴낼 정도로 이 분야에 조예가 깊으며, 민사소송·민사집행 분야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사·형사·행정 등 각종 재판업무를 두루 담당하고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도 일해 해박한 법률지식과 뛰어난 실무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서울 출신인 민유숙 고법 부장은 여성 법관으로서 사법부 역사상 첫 영장전담 판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남편은 국민의당 문병호 전 의원이다. 2002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5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다. 민사조 및 형사조의 조장을 맡아 여러 사건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는 등 법률 분야 전반에 걸쳐 뛰어난 실무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임명제청은 현직 판사인 법원장과 여성 고위법관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안정을 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두 사람 모두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은 없다. 안 법원장은 권리구제·제도개선 등을 강조하는 판결을 적극적으로 내리면서도 성향은 중도 내지 중도 보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 부장판사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후보자들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동의안을 표결한다. 국회에서 가결되면 문 대통령은 이들을 새 대법관으로 임명하며 이 과정은 한 달 안팎이 걸릴 전망이다. 김 대법원장 취임 후 대법관 인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법제도 개혁을 일환으로 대법관 다양화를 공언한 김 대법원장이 이번 인선을 시작으로 대법관 구성의 다변화를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촉구… 새달 15일 연가 투쟁

    “정부, 적폐청산 차일피일 미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수능 연기’로 중단됐던 대정부 총력투쟁을 다시 시작했다. 법외노조 철회와 교원평가·성과급 폐지가 투쟁의 요구 사항이다. 전교조는 27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주요 교육 적폐 청산을 차일피일 미루고 실무 협의마저 게을리하고 있다”면서 “포항 지진과 수능 연기로 잠정 중단했던 총력투쟁에 재돌입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애초 지난 24일 연가투쟁을 벌이기로 했었지만 수능 연기의 여파로 연기했다. 전교조 조합원들은 다음달 15일 상경해 ‘일일 연가·조퇴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교사들이 한꺼번에 연차휴가를 내는 연가투쟁은 파업권이 없는 전교조가 벌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쟁의행위다. 전교조 관계자는 “2003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을 반대하며 연가투쟁을 했을 때 약 1만명이 동참했다”면서 “그때보다 조합원이 줄기는 했지만 최대한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창익 위원장과 박옥주 수석부위원장은 투쟁 중단으로 멈췄던 단식농성을 내달 4일 재개한다. 전교조는 내달 1일에는 서울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8일에는 민주노총 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또 조합원들은 27일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 동료평가, 교원업적평가 다면평가 등의 업무에 불참키로 했다. 전교조는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뒀다는 이유로 2013년 10월 법외노조(법상 노조 아님) 통보를 받았다.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요구해 온 전교조는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직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전교조는 이날 고용노동부가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하도록 권고할 것을 요구하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미국판 이태원 살인’ 범인, 도피 6년만에 한국서 검거

    미국 애틀랜타에서 한국인 유학생을 살해한 뒤 한국으로 도피한 30대 남성이 6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진범으로 지목된 피의자가 모국으로 피신하고, 공범들은 보석으로 풀려난 이 사건은 ‘미국판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미국에서 고모(당시 32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박모(31)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1년 12월 8일 오전 6시 40분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식당에서 유학생 3명과 술을 마시고 나오다가 식당 앞에서 오모씨가 몰던 차에 치여 넘어졌다. 박씨는 운전자인 오씨를 끌어내려 했다. 오씨의 차에 타고 있던 고씨가 이를 말리려고 하자 박씨는 흉기를 휘둘러 고씨를 숨지게 했다. 박씨는 사건 이틀 후인 같은 달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도피했다. 박씨 일행이었던 유학생 3명은 미국 현지에서 살인 혐의로 검거됐다가 법원에서 결백을 주장해 풀려났다. 미국 수사 당국은 지난 8월 말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법무부에 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8월 29일 인도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박씨를 약 2개월간 추적한 끝에 지난 1일 서울역에서 검거했다. 박씨는 살인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박씨는 귀국 후 보험사의 콜센터 직원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조만간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라면서 “박씨의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형량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될 것이라는 게 미국 고등법원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4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이 살해된 사건으로, 당시 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리와 아서 존 패터슨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고 진범인 패터슨은 1999년 미국으로 도주했다. 검찰의 재수사 끝에 패터슨은 2015년 9월 국내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1월 25일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을 확정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추미애, 김관진·임관빈 석방에 “법원, 국민 높은 불신 직시해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7일 김관진 전 국방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구속적부심 뒤 풀려난 데 대해 “법원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짐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원의 판단에 검찰은 일희일비 말고 전 정권의 국가 권력기관에 의해 자행된 불법 정치개입 사건을 흔들림 없이 수사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추 대표의 이런 발언은 적폐청산을 둘러싼 법원의 판단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지난 8월 한명숙 전 총리의 석방 당시 대법원의 판결이 끝난 사건에 대해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고 언급하며 재판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라이프 톡톡] 전기공사 5일 줄여… 기업환경 세계 4위로 올린 ‘열정맨’

    [라이프 톡톡] 전기공사 5일 줄여… 기업환경 세계 4위로 올린 ‘열정맨’

    “전기공사를 13일 만에 할 수 있다구요? 그게 가능한가요?” “저희가 준비한 동영상을 한번 보시죠.”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올해 4위를 차지했다. 2년 만에 역대 최고 순위를 탈환했다. 지난해에는 홍콩에 자리를 내주고 5위로 밀려났었다. 기업환경평가는 창업을 준비하거나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 입장에서 행정 절차가 얼마나 잘돼 있는지를 본다. 건축 인허가나 재산권 등록, 통관 행정, 세금 납부 절차 등이 복잡하거나 규제가 많을수록 등수가 낮고, 제도 개선 노력을 통해 규제를 줄이면 높은 점수를 받는다. # 해외서 못하는 내·외부 동시 공사로 높은 평가 우리나라가 지난해보다 한 단계 높은 평가를 받은 데는 전기시설 설치시간을 5일 단축한 덕이 컸다. 전동표(32) 기획재정부 기업환경과 사무관의 아이디어가 빛났다. 제58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전 사무관은 지난해 4월 지금 자리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공장 등 건물을 짓고 전기를 공급하려면 전력발전소로부터 새 건물까지 전선을 끌어오고 내부 공사도 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보통 순차적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나라는 외부 송전시설 공사와 내선 공사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 기재부는 지난해에도 이 부분을 평가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각국에 있는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을 통해 해당 정부가 제출한 기업환경평가의견서가 실제와 일치하는지 검토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 전기공사 동영상 찍어 세계은행 찾아가 설득 전 사무관은 “잘되어 있는 시스템이 박한 평가를 받는 게 답답했다”면서 “전기공사하는 장면을 찍어 직접 보여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이메일로 세계은행에 평가의견서를 보낸 전 사무관은 한 달 뒤 한국전력 관계자들과 함께 워싱턴 DC행 비행기에 올랐다. 세계은행 회의실에서 그는 기업환경평가 총괄 담당자, 전기공급 분야 평가 담당자 등을 상대로 준비한 영상 자료를 공개했다. 내·외부 전기공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현장을 편집 없이 길게 찍은 ‘롱테이크’ 영상이 나오자 담당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전 사무관은 “기업환경평가 순위는 외국인 투자와 국가 이미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공정한 평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원스톱 온라인법인 만들어 창업 23→11위로 지난해 기업환경평가에서도 전 사무관은 창업진흥원과 함께 원스톱 온라인법인 설비시스템에 대해 설명해 창업 부문 순위를 23위에서 11위로 끌어올린 바 있다. 그는 내년도 기업환경평가를 앞두고 현재 7단계인 재산권 등록 절차를 확 줄여 보고 싶다고 밝혔다. 재산권 등록 부문에서 한국은 2년 연속 39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전 사무관은 “우리나라는 민원 24,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처럼 온라인 행정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각각의 시스템을 한군데에서 연결하면 재산권 등록 절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관계부처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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