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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판결 뒤집고 ‘동성애 박해’ 우간다 여성 난민 인정

    대법원 판결 뒤집고 ‘동성애 박해’ 우간다 여성 난민 인정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 때문에 난민 인정 소송을 낸 우간다 여성이 대법원 패소 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 양현주)는 최근 A(29)씨가 낸 난민 불인정 결정 취소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A씨의 난민 자격을 인정하는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14년 2월 어학연수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자신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귀국할 경우 박해를 받을 수 있다며 난민 인정 신청을 냈다. 그러나 서울출입국관리소가 난민 불인정 처분을 내리자 법무부에 이의 신청을 냈고, 법무부 역시 기각 결정을 내리자 소송을 냈다. A씨는 “내가 동성애자인 걸 계모가 소문을 내는 바람에 경찰에 체포됐고, 친구의 도움으로 보석으로 풀려나 한국에 입국했다”면서 “우간다는 동성애 혐오 분위기가 만연해 돌아갈 경우 체포되거나 살해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A씨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동성애자에 대한 박해 가능성에 대해 우간다 정부의 사법적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난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우간다 정부로부터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대법원은 처음 동성과 성관계한 시점을 두고 A씨의 진술이 여러번 바뀌고, A씨가 우간다에서 체포됐을 때 경찰에게 당한 성폭행 피해를 면접조사에서는 말하지 않다가 재판에서 주장한 점이 이상하다고 봤다. 당시 대법원 판결을 두고 우간다 내 동성애자의 처우 현실을 외면한 판단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난민 불인정 판단은 파기환송심에서 또다시 뒤집혔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원고는 우간다에서 이미 자신의 성적 지향이 공개돼 생명, 신체에 대한 위협을 당하는 등 구체적인 박해를 받아 한국에 온 사람”이라면서 “우간다에 돌아갈 경우 동성애를 혐오하는 타인이나 우간다 정부로부터 박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A씨 진술 내용이 세부적인 부분에서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에 대해 “난민 면접 당시 의사소통의 어려움, 시간 경과에 따른 기억력의 한계, 우리나라와 우간다의 언어 감각 차이 등을 감안할 때 면접 당시 통역상의 오류나 심리적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자국 경찰에 체포되고 박해를 받았다는 진술의 핵심적인 내용에서는 모순이 없는 점도 유리한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아울러 “우간다에는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해 있고 성 소수자들에 대한 구금이 경찰에 의해 빈번하게 이뤄지는 등 각종 범죄와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보호 조치를 적절히 수행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A씨가 우간다 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안정된 생활을 할 가능성도 낮고,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명백히 소멸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자료도 없는 이상 A씨의 난민 신청을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새 진용 꾸린 헌재, 산적한 난제 처리 서둘러야

    국회가 어제 본회의에서 김기영·이종석·이영진 등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선출안을 마침내 가결했다. 당초 여야는 지난달 20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다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문제 등에 대한 여야의 이견으로 표결을 미뤄 왔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관련된 분쟁을 담당하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국회에서 만든 법률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심사하거나 대통령 등의 탄핵을 최종 결정한다. 국무총리·국회의장·대법원장 등과 더불어 헌법재판소장이 4부 요인으로 불리는 것도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헌재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그러나 헌재는 최근 한 달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국회 몫으로 선출된 김이수·안창호·강일원 전 재판관이 지난달 19일 퇴임했는데도 국회가 후임 선출 투표를 미룬 탓에 전체 9명 중 3명이 공석인 재판관 6인 체제가 계속됐다. 현행 헌재법에 따르면 사건을 심리하려면 최소한 7명의 재판관이 출석해야 한다. 6인 체제에서는 위헌 여부의 결론을 내리기는커녕 심리조차 진행하지 못했다. 중요 사안을 의결하는 헌법재판관회의 구성도 불가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회의 책무 소홀로 헌법기관의 공백 사태를 초래하고 국민의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하는 상황을 조속히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대법원 추천 몫이자 정치적 편향성 등의 문제가 있는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했다고 비판하며 국회 인준 표결 참여를 거부했다. 헌법기관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식물헌재’를 만든 책임에서 한국당의 처신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국회의 늑장 표결 등에 따른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는 과거에도 고질병처럼 반복됐다.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국회는 입법으로 공석인 재판관을 대체할 수 있는 ‘예비재판관’ 제도나 후임이 선출될 때까지 전임이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장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 헌재의 안정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해서는 하루라도 헌재의 기능이 멈춰서는 안 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은 국회의 책임이다. 재판관 공석 사태로 방치됐던 난제들을 서둘러 처리하는 건 새 진용을 갖춘 헌재의 몫이다. 낙태죄 처벌이나 최저임금제의 위헌 여부 사건이 대표적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된 행정조치의 위헌 여부에 대해서도 하루빨리 결론을 내려 이 사안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불신 해소에 나서야 한다.
  • [씨줄날줄] 사우디 눈치 보기/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우디 눈치 보기/황성기 논설위원

    2006년 12월 영국 정부는 다국적 군수업체 BAE시스템스의 뇌물 증여 수사를 중단한다고 발표한다. BAE는 1980년대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총액 430억 파운드(약 64조원)어치의 무기를 팔면서 사우디 왕자 등에게 1억 달러 이상의 뇌물을 준 의혹을 받았다. 2003년 영국 가디언지가 보도하면서 당국이 수사에 착수한다.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사우디는 테러나 중동 정세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나라로 수사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익에 반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석유와 무기)와 중동, 국익이라는 세 키워드가 사건을 유야무야로 만들었다.2000년 11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주모자로 영국인 윌리엄 샘프슨을 비롯한 다수의 외국인이 체포된다. 이들은 사형을 선고받지만 각국 정부의 노력으로 2004년 전원 석방된다. 샘프슨은 고문과 부당 감금 등의 혐의로 사우디 정부를 상대로 영국에서 소송을 일으키지만, 대법원에서 소송할 권리가 없다며 기각한다. 이 또한 사우디를 배려하고 국익을 고려한, 우리의 ‘사법 농단’과 닮은 영국 법원의 결정이다.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이 이목을 끈다. 터키 출신의 약혼녀와 결혼하기 위해 지난 2일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로 행적이 묘연하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현재로선 정확히 ‘카슈끄지 행방불명 사건’이다. 터키 언론은 영사관에서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토막 살해됐다고 보도한다. 하지만 사우디, 터키, 미국 등의 얼키고설킨 이해관계로 진상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터키의 발 빠른 대처가 눈에 띈다. 간첩 혐의로 2년간 구금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를 불러온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지난 12일 석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한 직후 사우디와 공동수사팀도 꾸린 터키다. 미국의 환심도 사고, 사우디와 협조도 하는 절묘한 카드다. 트럼프는 시시각각 말을 바꾸고 있다. 처음에 “엄벌에 처해야 한다”더니, 지난해 계약한 1100억 달러(약 123조원)어치의 무기 판매가 어른거렸던지 “계약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 언론들은 “암살 아닌 심문 중 사고사”로 관계국이 말을 맞췄다고 비아냥거린다. 영국을 비롯한 선진 7개국 외교장관들이 사우디에 투명성 있는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지만, 시늉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사우디 정부가 이 사건을 들먹거리며 압박하면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막대한 오일 달러를 앞세워 투자를 취소하는 행동에도 나섰다. 국제사회의 사우디 눈치 보기가 어디까지 이를지 우울하다. marry04@seoul.co.kr
  • 내부통제 실패 금융사고 책임 ‘이사회’에 묻는다

    내부통제 실패 금융사고 책임 ‘이사회’에 묻는다

    준법감시인 임직원 수의 1% 이상 유지 은행 부당 대출금리 ‘불공정 영업’ 제재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같은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하면 최종 책임을 이사회가 지도록 법에 명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준법 감시 담당 인력을 전체 임직원 수의 1%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감독 당국이 권고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태스크포스(TF)가 17일 내놓은 혁신 방안의 핵심은 금융 사고에 대한 이사회와 경영진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준법감시인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TF는 먼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개정해 금융회사 이사회와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행 법률에 내부통제 실패의 궁극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점을 감안한 것이다. 고동원(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TF위원장은 “금융기관 이사회는 과반수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책임을 묻는 것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이사회의 책임을 경감하는 것은 사외이사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자 하는 지배구조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TF는 내부통제 담당 임원 자리에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앉을 수 있도록 심사 결과를 감독 당국에 사후 보고하도록 했다. 준법감시인을 임원으로 선임해야 하는 금융기관 범위를 늘린 것도 주요 권고사항 중 하나다. 현재는 자산 5조원 이상인 금융투자·보험·여신전문금융사, 자산 7000억원을 넘긴 저축은행만 준법감시인을 임원으로 선임하도록 의무화돼 있는데, 자산 기준을 3조~4조원으로 대폭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준법감시 지원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담당 인력을 총직원수의 1% 이상으로 늘리도록 권고했다. TF에 따르면 외국 금융기관의 경우 준법감시 인력이 전체의 3~5% 수준이지만, 국내 기관은 0.5~0.7%에 불과하다. 금감원에는 금융기관에 대한 경영실태 평가 중 내부통제 평가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이렇게 되면 내부통제 평가에서 일정 등급 이하를 받을 경우 종합 등급에서 상위 등급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TF는 금융권역별 혁신 방안도 제시했다. 은행이 부당하게 대출금리를 산정한 것이 밝혀지면 은행법상 ‘불공정 영업 행위´로 볼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하는 방안이 가장 눈에 띈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금융 당국이 금리를 잘못 매긴 은행을 제재할 수 있다. 보험사에는 보험금 미지급 민원을 줄이기 위해 보험금 관련 대법원 판례를 내규에 빠르게 반영하도록 권고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카슈끄지 파문’ 확산… “손가락 절단 고문 후 참수”

    ‘카슈끄지 파문’ 확산… “손가락 절단 고문 후 참수”

    고문 과정서 총영사 목소리도 확인 “법의학자가 음악 들으며 시신 훼손” NYT “美에 1억弗 입금” 밀약 가능성 트럼프 “무죄 입증 전 유죄? 난 싫다”사우디아라비아가 비판적인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끔찍하게 고문하고 살해한 구체적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우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까지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면서 왕실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는 양상이다. 터키 친정부 언론 예니샤파크는 17일 카슈끄지가 피살된 상황이 담긴 오디오 내용을 확인한 결과 그가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지난 2일 당일 손가락 여러 개가 잘리는 고문을 당한 후 참수됐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살해 정황이 담긴 오디오 내용이 보도된 것은 처음으로, 사건의 실체에 가장 근접한 터키 측에서 나온 정보로 신빙성이 높다는 판단이 내려지고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에서 파견된 암살자들이 카슈끄지를 고문했으며 이 과정에서 무함마드 알오타이비 주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의 육성도 확인됐다. 알오타이비 총영사는 고문이 시작되자 “그건 밖에서 하시오. 당신들이 나를 곤경에 몰아넣고 있소”라고 말했고, 곧바로 신원 불명의 남성이 “사우디로 돌아갔을 때 살아남고 싶다면 조용히 해”라고 총영사를 위협했다. 알오타이비 총영사는 터키 경찰이 영사관을 수색한 직후인 16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중동의 사우디 비판 매체인 미들이스트아이(MEE)는 16일 터키 소식통을 인용해 “카슈끄지는 총영사 집무실에서 옆방 서재로 끌려가 신문 절차 없이 곧바로 책상 위에서 살해됐으며, 그 과정이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카슈끄지의 비명은 확인되지 않은 물질이 주사된 뒤 멎었고 사우디 당국이 파견한 법의학자가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시신을 토막 냈다”는 흉흉한 증언도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 왕실이 미 정부 계좌에 1억 달러(약 1127억원)를 입금한 게 확인됐다고 이날 전했다. 이 돈은 사우디가 지난 8월 시리아 재건 및 안정화 지원 명분으로 트럼프 정부에 송금하기로 약속했던 자금이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입금된 타이밍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트럼프 정부와 사우디 왕실 간 밀약이 있다는 걸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왕실의 기획 살해 의혹을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인준 논란에 빗대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유죄라는 논리를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캐버노 대법관을 조사했고, 그는 내가 아는 한 쭉 무죄였다”고 또다시 옹호했다. 전날 사우디에 급파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살만 국왕, 빈살만 왕세자 등과 회동한 후 “사우디 지도부는 이스탄불 주재 총영사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터키로 이동하기 직전 기자들에게 사우디 정부가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카슈끄지 실종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막하는 국제 투자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서 연설하기로 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사우디 방문을 전격 연기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헌재 한달 만에 재판관 9명 ‘완전체’ 됐다

    헌재 한달 만에 재판관 9명 ‘완전체’ 됐다

    野, 與추천 김기영 반대 불구 부결 못시켜 文대통령, 이탈리아 현지서 임명안 재가국회가 17일 본회의를 열고 김기영(50·사시 32회), 이종석(57·사시 25회), 이영진(57·사시 32회)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선출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탈리아 현지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국회 추천 몫으로 선출된 김이수·안창호·강일원 전 재판관 퇴임 이후 한 달여 동안 공백 상태였던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을 모두 갖춘 ‘완전체’가 됐다. 교섭단체인 여야 3개 정당이 각각 추천한 김기영(더불어민주당), 이종석(자유한국당), 이영진(바른미래당) 후보자의 선출안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른 무기명 자유투표 결과 모두 가결됐다. 김 후보자는 총 238표 가운데 찬성 125표, 반대 111표, 기권 2표를 받았다. 이종석 후보자는 찬성 201표, 반대 33표, 기권 4표를, 이영진 후보자는 찬성 210표, 반대 23표, 기권 5표를 각각 얻었다. 민주당이 추천한 김 후보자에 대해 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이 반대 투표에 나섰으나 선출안을 부결시키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인천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관 생활을 시작한 김 후보자는 지식재산권 관련 재판을 오랫동안 맡아 특허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갖춘 판사로 평가받는다. 2015년 법원 내 진보적 성향 판사 모임이라는 평가를 받는 법원 내 학술단체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지내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법원장도 이 단체의 회장을 지낸 바 있다. 2009년 광주지법 부장판사 시절엔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인 신영철 전 대법관의 이른바 ‘촛불재판 개입 의혹’을 폭로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같은 이력이 알려지면서 한국당 등 야당에서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된다며 재판관 임명을 반대해 왔다. 이들은 이르면 18일 오전 헌재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헌재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야 하는 재판관회의를 열지 못해 하지 못했던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이은애 재판관에 대한 지정재판부 편성도 이뤄져 헌재의 기능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여성 의원 47% “성폭력·죽음 위협 느꼈다”… 유럽 발칵

    의회 여직원 41%도 “성폭력당했다” “英하원 일부 男의원, 포식자처럼 행동” “그 (남성) 의원은 출장 도중 여성 보좌관의 방에 억지로 들어가려 했다. 의원은 보좌관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면서 따르지 않을 경우 해고하겠다고 협박했다. 여성 보좌관은 일을 그만뒀지만 그 의원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제의회연맹(IPU)과 유럽평의회 의회협의체(PACE)가 16일(현지시간) 유럽의 45개 회원국 의회 의원을 포함한 여성 123명에 대한 익명 인터뷰 보고서를 내놓자 유럽 전역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는 유럽 각국의 여성 의원 47%와 여성 의회직원의 40%가 남성 의원들로부터 성폭력 위협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유럽평의회 45개국 여성 하원의원 81명과 여직원 42명을 대상으로 했다. 유럽평의회에는 유럽연합(EU) 28개국과 EU 회원국이 아닌 노르웨이, 터키, 스위스 등이 포함돼 있다. 여성 의원의 47%는 죽음의 위협이나 성폭행, 폭력의 위협을 느꼈다고 답했고, 68%는 자신들의 외모나 성과 관련해 성차별적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또 실제로 추행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도 4명 중 1명꼴인 25%에 달했다. 여성 직원들의 경우에는 40.5%가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밝혀 여성 의원들보다 비율이 더 높았다. 하지만 성적 학대를 받았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비율은 여성 의원들이 23.5%, 여직원들은 6%에 불과했다. 영국에서도 의회 내 성폭력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하원 내 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로라 콕스 전 대법원 판사는 이날 자체 보고서를 통해 “하원에서 일한 전·현직 여직원 200여명을 면담한 결과 이들이 거의 일상적으로 욕설과 업신여김을 당했으며, 일부 남성 의원들은 포식자처럼 행동했다”고 밝혔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콕스 판사는 “의원들이 여직원들의 어깨나 무릎에 오랫동안 불편하게 손을 올려놓거나, 키스하려 하거나 껴안으려는 등 부적절한 접촉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여직원들은 그들이 요구받은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경우 성차별적인 비속어로 모욕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CNN은 “유럽 각국 의회 내 여성 구성원들이 남성 의원들과의 권력 관계에서 취약하지만 보호받을 장치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프라이드영화제, 국제앰네스티와 ‘양심적 병역거부…’ 특별전 마련

    서울프라이드영화제, 국제앰네스티와 ‘양심적 병역거부…’ 특별전 마련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퀴어영화제인 ‘2018 서울프라이드영화제’(SPFF)가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허용에 대한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의미로 세계 최대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와 함께 특별전을 마련했다.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매년 다양한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은 5개의 섹션을 구성해 관객들을 맞았으나, 올해는 오픈 프라이드 섹션이 한 개 더 추가됐다. 이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소수자와 연대하고, 소수자로의 담론 영역을 확장시키고자 신설됐다. 오픈 프라이드 섹션에는 실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강상우 감독의 ‘백서’가 상영된다. 이는 병역거부를 준비하면서 쉽사리 써지지 않는 병역거부 소견서를 써야 했던 강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밖에 배우 멜 깁슨 연출작 ‘핵소 고지’와 우리나라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이야기를 다룬 김환태 감독의 다큐멘터리 ‘708호, 이등병의 편지’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2018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오는 11월 1일(목)부터 7일(수)까지 총 7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개최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조덕제 아내, 명예훼손 등 혐의로 피소..경찰 조사 받아

    조덕제 아내, 명예훼손 등 혐의로 피소..경찰 조사 받아

    배우 조덕제가 아내와 함꼐 명예훼손 등 혐의로 피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16일 조덕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8년 10월 17일 오후 2시 남양주경찰서 사이버 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게 됐다”며 “저의 출석에 앞서 함께 고소된 저의 아내는 이미 오늘 오전 10시쯤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반민정은 조덕제가 인터넷 카페 등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자신에 대한 악성댓글을 달도록 선동했다며 조덕제를 상대로 추가 고소했다. 반민정은 제출한 고소장을 통해 조덕제의 행동으로 심각한 2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덕제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오늘 아내와 함께 남양주 경찰서에 다녀왔다. (아내가 조사받는 동안) 밖에서 대기를 하면서 기다렸다. 못난 남편을 위해 아내로서 할 수 있는 게 자료 정리뿐이라며 미안하다던 여자다. (이날 아내는) 피의자가 돼 5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평생 처음으로 불려갔다. 얼마나 힘들고 두려운 일인지 가능하기조차 어렵다”면서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어 “비록 아내까지 피의자로 만든 가장이지만 이따위 일로 꺾일 비겁하거나 연약한 조덕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덕제는 2015년 4월 영화 촬영 도중 남편이 부인을 강간하는 장면에서 합의하지 않은 채 여배우 반민정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 받았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9시간 만에 재소환된 임종헌, 사법농단 의혹 ‘모르쇠’ 일관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이틀 연속 소환하며 고강도 조사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6일 오후 1시 40분쯤 임 전 차장을 다시 소환했다. 전날 첫 소환돼 19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5시쯤 귀가한 지 약 9시간 만이다. 임 전 차장은 전날과 달리 검찰에 출두하며 ‘윗선 지시가 없다고 판단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취재진을 향해 비키라는 듯 팔을 휘두르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도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재판거래·법관사찰·인사 불이익·비자금 조성·헌법재판소 동향 파악 등 사법농단 의혹 전반을 강하게 추궁했다. 동시에 임 전 차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비롯해 공무상 기밀누설죄, 강요죄, 횡령죄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임 전 차장은 조사 과정에서 대부분 의혹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법원 문건 유출과 관련해서도 “연구관들이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윗선’의 지시·보고 여부를 계속 부인하는 임 전 차장에 대해 검찰이 이르면 다음주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설] 임종헌 소환, 이젠 사법농단 ‘몸통’ 밝혀야 한다

    검찰이 어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소환 조사했다. 사법농단 수사가 본격화된 지 4개월 만이다. 임 전 차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주요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임 전 차장은 조사에 앞서 “법원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 만큼 그 무거운 책임감에 걸맞게 사법행정권 남용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기획조정실장과 행정처 차장을 역임한 그는 재판거래와 법관 사찰 등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핵심 인사로 손꼽힌다. 전·현직 행정처 소속 법관들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연기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행정소송에 임 전 차장이 관여하고, 통진당 관련 행정소송 등에서 핵심 주도자 역할을 했다고 지목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직권남용죄 법리검토를 대신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법관을 사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임 전 차장의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법농단 의혹 문건 수천 건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를 통해 다수의 물증과 진술을 축적한 상태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또다시 부른 뒤 전직 행정처장들은 물론 사건의 ‘몸통’인 양 전 대법원장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사법농단 사태의 본질은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을 관철하려다 무리수를 둔 것인 만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사법농단 사태 해결의 가장 좋은 방안은 법원의 결자해지이다. 임 전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게 그들이 평생 몸담았던 사법부를 살리는 길이다. ‘김명수 대법원’ 역시 영장 기각 등으로 사법농단 세력을 보호하려는 행태와 결별하고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법원의 권위는 불가침적’이라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실현 가능하다. 전·현직 사법부가 자정하지 않는다면 검찰이나 국회 등 외부의 개입에 의한 환골탈태가 불가피하다. 일부에선 국정조사 등이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한다고 우려하지만, 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사법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검찰은 속도감 있으면서도 치밀한 수사로 사법부의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국회는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재판부 설치를 위한 관련법 제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
  • [데스크 시각] 고도가 온다면 재판이 나아질까/홍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고도가 온다면 재판이 나아질까/홍희경 사회부 차장

    사법농단 수사 때문에 소환된 수십 명의 전·현직 판사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전직 검사들도 검찰 조사를 앞두니 무섭더란다. 사법농단 의혹 때문에 소환된 수십 명의 법관과 법원 직원 중 대다수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은 참고인 신분인데도 떨렸단다. 그래서인지 각종 압수수색 영장을 무더기 기각한 ‘법원’의 기개와 다르게 검찰의 부름을 받은 ‘법관’들은 가급적 검찰이 원하는 시간에 출석해 성실한 태도로 조사를 받았다. 참고인이라 출석 의무가 없고 조사에 전부 협조할 의무도 없지만, ‘그저 집에 가고 싶어서’ 검찰의 절차를 충실히 따랐다고 일부는 소회를 밝혔다. 조사라는 압박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더란다.서생 같은 판사들이라 유독 위축된 것만도 아닌 것 같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 이뤄진 연구를 보면 조사받는 상황을 모면하고 싶다는 다급함은 혐의 인정을 넘어 허위자백의 동기가 될 때가 많았다. 검찰 피의자 신문 조서가 법정에서 자동 증거로 채택되고, 일단 검찰 자백 조서로 법정에서 간이공판이 시행되면 재판에서 제대로 따질 기회도 사라지는 한국 특유의 기묘한 사법 환경이지만 수사기관 추궁을 수용하려는 유혹 자체는 인간 보편의 심리인 것이다. 수사기관에서의 물리적 고문과 폭력이 줄어들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국내의 주요 허위자백 사례 46건을 분석한 이기수 전남대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2000년대 들어 협박, 기망, 회유, 장시간 조사 등이 허위자백 원인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피의자들은 그렇다 쳐도 ‘직업으로서의 검사·수사관’들은 왜 허위자백을 방치하거나 유도하는 것일까. 수사 당국이 나쁜 의도를 품었을 경우도 없지 않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 분명한 피의자에게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게 해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주는 한편 자신의 수사 업무를 마무리 하고 집에 가야 한다는 일상적인 의도가 대부분이란다. 이 교수의 연구와 일본의 허위자백을 연구한 ‘전락자백’, 미국 사례를 연구한 ‘허위자백과 오판’도 그런 취지로 설명한다. 이쯤 되면 피의자 입장에서든 수사 당국 입장에서든 허위자백과 관련해선 ‘집이 문제다’. 물론 일상 수사 업무가 허위자백 가능성과 맞닿은 이 구조를 한나 아렌트라면 ‘악의 평범성’, 막스 베버라면 ‘관료화’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다시 사법농단 수사로. 이 수사에선 ‘누가 처벌될 것인가’만큼 ‘이후 재판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하다. 법관 사찰, 재판 개입 의혹을 받는 이들은 사법부의 비주류가 아니라 공식 직함을 지닌 엘리트 간부였다. 단순한 일탈 행위가 아니라 사법부 내 업무 처리 프로세스 전반의 문제가 수사로 드러났단 얘기다. 이 거대한 문제를 법원은 해결할 수 있을까. 법관들의 논의에서 그런 의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 규칙에 근거해 정식 출범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금까지 법관 자신들의 인사 문제에만 관심을 드러내 왔다. 사법농단 수사 착수 이후 법관의 재판부 배치 기준 정비, 일선 법관 뜻을 반영한 지법원장 보임 방안, 법관 근무평정 개선, 법관회의 상영 내지 녹화 의안 등이 지금까지 법관회의 주요 안건이다. 그러니까 지금 전국 법관들이 모여서, 재판을 녹화할지가 아니라 법관회의를 녹화할지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허위자백을 걸러낼 수 있는 재판 제도 개편 방안 등에 대한 질문을 법관회의에 하기엔 생뚱맞고, 곧 사라진다는 법원행정처에 하기엔 민망하게 돼 버렸다. saloo@seoul.co.kr
  • 이재갑 고용 “최저임금 주휴시간 포함이 맞다”

    이재갑 고용 “최저임금 주휴시간 포함이 맞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경영계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산정기준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손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엔 일부 인정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할 경제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 장관은 1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용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 취지와 대비되는) 대법원 판례를 알고 있다”면서도 “(대법원은) 문구대로 해석한 것이라 이대로 적용하면 근로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불가피해도 최근 입법 예고한 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금을 월급으로 지급할 땐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에선 월 환산액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누라고 돼 있다. 고용부는 지금껏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행정해석했다. 지난 8월 입법예고한 시행령 개정안도 이런 행정해석에 법적 근거를 부여하는 차원이다. 앞서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이 장관의 답변을 보충하면서 “시행령 개정은 대법원 판례와 (고용부의) 행정해석 차이를 좁히려는 이유”라면서 “어떤 것이 우위에 있다는 게 아니라 법률적인 문제를 정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올 2분기 고용지표가 나빠진 것에 대해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에 동의했다. 다만 여러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지 최저임금만이 원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올라 특히 소상공인에게 많은 부담이 됐다”면서도 “인구 구조적인 부분과 경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올라서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률 자체를 따지기보다는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할 수 있는 우리 경제 상황을 구축해 나가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최근 재점화된 최저임금 차등화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장관은 “국회에서 (최저임금 차등화 관련) 여러 법안이 발의돼 있고 이를 심의할 때 행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임무이기 때문에 그것을 위한 장단점을 분석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사법농단 ‘키맨’ 임종헌 피의자 소환…윗선 규명 분수령

    사법농단 ‘키맨’ 임종헌 피의자 소환…윗선 규명 분수령

    임 “의혹 중 오해 부분은 적극 해명할 것” 박 전 대통령 탄핵 법리 검토 등에 개입 추가 조사 예정…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양승태·차한성 등 ‘핵심들’ 향방도 주목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수사 4개월 만에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 대한 직접 조사를 기점으로 양승태 사법부의 최고위층을 겨냥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은 15일 오전 임 전 차장을 불러 이날 밤늦게까지 ‘재판거래’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임 전 차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법원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헌신적으로 일했던 동료 후배 법관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쏟아지는 질문에는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하겠다”고만 답했다.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사법농단 수사는 수십명에 달하는 전·현직 판사들을 소환하는 등 저인망식으로 진행돼 왔다. 검찰은 특히 깊숙이 얽힌 것으로 알려진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업무수첩과 임 전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해 수사 초기 임 전 차장을 부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압수수색 영장이 연이어 기각되며 검찰은 임 전 차장 소환에 신중을 기해 왔다. 검찰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판결이 확정되면 나라 망신”이라며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임 전 차장이 청와대와 긴밀히 협력해 판결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법원행정처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결정에 대한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해 청와대에 제공한 과정에도 임 전 차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진으로 알려진 김영재 원장 부부의 특허소송 개입, 박 전 대통령 탄핵 관련 법리 검토, 법관 사찰 의혹 등의 중심에도 임 전 차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지금까지 제기된 사법농단 의혹 대부분에 임 전 차장이 연루돼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의혹이 방대한 만큼 임 전 차장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늦게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임 전 차장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그간 소환된 전·현직 판사들 대부분이 임 전 차장을 지시자 또는 핵심 주도자로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물어볼 내용도 많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 전 차장 소환은 양승태 사법부 내 ‘윗선’ 지시·보고 여부를 규명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일련의 사법농단 의혹의 최종 지시자가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차·박 전 처장이 각각 2013년과 2014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과 비밀 회동을 한 정황을 포착했다. 고 전 처장은 전교조 소송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 대법관의 주거지 및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불안한 우위 민주당, 트럼프 지지율 상승세에 긴장

    불안한 우위 민주당, 트럼프 지지율 상승세에 긴장

    WP·ABC 여론조사… 53% “민주당 선택” 40세 미만 유권자 67% “꼭 투표하겠다” 캐버노 대법관 성폭력 스캔들 주요 변수 트럼프 지지도 두 달 새 5% 상승해 41% 공화, 선거 3주 앞두고 막판 뒤집기 기대미국 민주당이 3주 앞으로 다가온 11·6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심판하겠다는 젊은층과 여성, 비(非)백인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참여율을 등에 업고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세라는 점에서 공화당의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공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오늘 선거가 실시된다면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3%가 민주당을, 42%가 공화당을 꼽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8~11일 유권자 114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번 선거에서 꼭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76%로, 2010년과 2014년 중간선거 당시의 응답률 70%, 65%보다 높다. 특히 선거 열기는 상·하원에서 모두 공화당에 밀리고 있는 민주당 진영에서 뜨겁다. 민주당 지지층의 적극 투표 의사는 2014년 10월 조사 당시의 63%보다 18% 포인트 높은 81%로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의 적극 투표 의사는 75%에서 79%로 4%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40세 미만 젊은층 유권자 가운데 적극적으로 투표 의사를 밝힌 수치는 2014년 42%에서 67%로 25% 포인트 올랐고 이 연령대의 59%가 민주당을, 35%가 공화당을 택했다. 아울러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비백인 유권자들의 적극 투표 참여 의사도 48%에서 72%로 24% 포인트나 상승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전체 여성 응답자의 59%는 민주당을, 37%는 공화당을 선택한 반면 남성 응답자들의 경우 공화당이 48%로 민주당(46%)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성폭력 스캔들로 빚어진 성(性) 대결과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투표 의향이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2014년 중간선거에서 하원과 상원의 주도권을 차례로 내준 민주당은 연방 하원의원 전원(435명)과 상원의원 3분의1(35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하원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41%로 지난 8월 조사 때의 36%보다 올라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해야 한다는 응답도 34%에서 41%로 높아져 트럼프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걸 나타내고 있다. CNN방송은 지난 4~7일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6%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47%는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조사에서 54%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견한 것을 감안하면 재선 기대감이 높아진 셈이다. CBS방송과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는 이날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보다 8석 많은 226석을 차지하고 공화당은 209석을 점유할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CBS는 젊은층의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아질 경우 공화당이 218석, 민주당이 217석으로 공화당이 과반을 사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샌더슨 백악관 대변인, 실직 위기에.. 대변인 역할까지 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

    샌더슨 백악관 대변인, 실직 위기에.. 대변인 역할까지 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

    미국 백악관의 공식 브리핑이 크게 줄면서 세라 샌더스 대변인이 개점휴업 중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뿐 아니라 TV 인터뷰, 기자회견 등을 통해 직접 자신의 정책 홍보에 나서는 등 백악관 대변인의 역할까지 도맡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백악관 브리핑이 자취를 감추면서 각종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 공영라디오 NPR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지난 4월 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6개월간 프레스 브리핑 횟수는 31회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집권 2년차 연도를 기준으로, 버락 오바마 정부는 58회, 조지 W 부시 정부 때에는 52회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크게 줄었다. 특히 중간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른 9~10월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책 홍보 전면에 나선 일이 많았다. 샌더스 대변인이 마지막으로 브리핑 자리에 선 것은 지난 3일이다. 앞서 18일 연속 쉬다가 가진 브리핑은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인준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렇게 지난 3일 브리핑 이후인 14일까지 또 개점휴업이다. 거의 30일 동안 한 번 브리핑을 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 앞에서 두 차례 약식 기자회견을 했고, 폭스뉴스와 세 차례나 전화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할 수 없다는 게 NPR의 지적이다. NPR은 “날카로운 질문을 거의 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홍보성 발언만 있는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정치권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대통령이나 백악관 대변인이 모든 기자들 앞에 서서 정책에 대한 평가와 지적,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법 농단’ 핵심 인물 임종헌 검찰 출석…“오해 적극 해명하겠다”

    ‘사법 농단’ 핵심 인물 임종헌 검찰 출석…“오해 적극 해명하겠다”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며 이른바 ‘사법 농단’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임종헌(59) 전 차장이 15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임 전 차장을 이날 불러 조사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중앙지검 건물에 도착한 임 전 처장은 “우리 법원이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데 대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법원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던 동료 후배 법관들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에 대해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도 밝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부터 ‘사법 농단’과 관련한 지시를 받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검찰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지내며 양 전 대법원장을 보좌한 임 전 차장이 여러 의혹의 실무 총책임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전 차장은 재판 거래·법관 사찰 등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해 지금까지 제기된 거의 모든 의혹에 연루돼 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화를 둘러싼 행정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이 소송의 재상고심이 대법원에 접수된 직후인 2013년 10월 임 전 차장이 청와대를 찾아가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소송의 향후 방향을 설명하고, 법관 해외 파견을 늘려달라고 ‘부탁’한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2014년 10월 법원행정처가 전교조 소송서류를 대신 작성해주고 청와대를 통해 고용노동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임 전 차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외에도 임 전 차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2016년 11월 당시 청와대의 부탁을 받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 273쪽짜리 ‘VIP직권남용죄 관련 법리모음’ 문건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양 전 대법원장 등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고, 그들에게 어떤 보고를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전망이다. 검찰은 차한성·박병대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2013∼2014년 차례로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관에 불려가 징용소송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고영한 전 대법관은 전교조 소송의 주심을 맡았다. 검찰은 이 재판들이 박 전 대통령의 관심 사안이었던 만큼 양 전 대법원장도 이런 내용들이 보고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보법 폐지 논의·업무 개편에 간판마저 흔들리는 ‘檢 공안부’

    ‘전담 업무’ 대공수사 축소 가능성에 촉각 檢개혁위 ‘업무 90%’ 노동사건 분리 권고 수사권 조정 논의서도 선거 사건만 남아 ‘공익부’로 명칭 변경 논의도 지지부진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대공 수사를 전담하는 검찰 공안부 개편도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공, 노동, 선거 사건을 담당하는 공안부는 현재 노동을 업무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대공 수사까지 축소될 가능성이 커 공안부 존폐를 둘러싼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공안부는 담당 분야에서 노동을 따로 떼어내 형사부로 넘길지, 독자적인 부서를 만들지 고민 중이다. 공안부의 노동 분리 방안은 지난 6월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하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토를 지시한 사항이다. 지난해 기준 공안부가 다룬 사건 중 노동 사건이 90.2%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출입국 관련 사건이 7.0%, 선거 사건 2.0% 순이었다. 과거 공안의 상징이었던 대공 사건은 0.1%에 불과했다. 공안부 검사 대다수가 고용노동청에서 송치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을 담당했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노동 아카데미를 정기 개최하는 등 노동 사건 수사지휘 업무를 위한 공안부 검사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대검 공안부는 지난 4월 노동법이론실무학회와 ‘형사법의 관점에서 바라본 노동법’이라는 공동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 대법관이 된 김선수 당시 변호사가 노동법 전문가로 강연에 나와 공안부 폐지, 축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남북 해빙 분위기를 타고 재점화된 정치권의 국가보안법 논쟁은 공안부 검사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앞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도 선거를 제외한 공안 업무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서 빠졌다. 공안부의 명칭을 ‘공익부’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업무 영역이 정해지지 않다 보니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노동이 공안부에서 분리되면 사실상 대공 업무만 남는데 그렇다면 공익부로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공안 검사들의 분위기는 착잡하다.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한 검찰 간부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공안 인기가 크게 줄었는데 이대로라면 공안을 지망하는 검사가 전무할 것”이라며 걱정을 나타냈다. 한 공안부 검사는 “최근 흐름을 보면 공안부에는 선거 사건만 남게 되는데, 선거 사건이 늘 있는 것도 아니라 사실상 공안을 없애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공안부 검사는 “국가보안법이 개정되거나 공안부가 사라지더라도 실질적 의미의 대공 수사 업무는 남을 수밖에 없다”며 “형법상 내란·외환의 죄 등도 공안 수사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인천 계양산 롯데골프장 조성사업 최종 무산, 시민공원 조성

    롯데그룹이 추진하던 인천 계양산 골프장 조성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2일 최종심에서 계양산 골프장 행정소송인 ‘도시관리계획(체육시설) 폐지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롯데는 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을 철회한 인천시를 상대로 2013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가 2014년 2월 1심, 2015년 7월 2심에 이어 이번 최종심에서도 패소했다.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명의로 1974년 계양산 일대 257만㎡의 땅을 매입하고 1989년부터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재임 중인 2009년에는 계양산에 체육시설로 골프장을 건설하는 도시관리계획이 통과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골프장 조성에 반대하자 인천시는 송영길 시장이 취임한 뒤인 2012년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계양산 골프장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롯데 측은 “안 전 시장 재임 당시 적법하게 결정된 골프장 건설사업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폐기한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종 패소함에 따라 골프장 건설사업을 더는 추진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계양산 목상동·방축동 일대 53만㎡ 일대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미투’ 해시태그 단 트윗 지난 1년간 1900만건...문베스 전 CBS 최고경영자 사임 때 트래픽 치솟아

    ‘미투’ 해시태그 단 트윗 지난 1년간 1900만건...문베스 전 CBS 최고경영자 사임 때 트래픽 치솟아

    지난 1년간 트위터에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해시태그를 단 트윗이 1900만건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 매일 5만 5319건 꼴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14일(현지시간) 미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는 지난 한해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얼마나 확산됐는 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집계는 지난해 10월 15일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수십 년간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회사 직원과 할리우드 여배우들을 성추행해왔다고 폭로한 뉴욕타임스(NYT)와 뉴요커 보도를 기점으로 한다.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인 영화배우 알리샤 밀라노는 SNS계정을 통해 “성희롱,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으면 ‘미투’라고 써달라”고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성희롱,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는 운동이 펼쳐졌다. 퓨리서치센터는 “1900만건의 트윗 가운데 71%는 영어로 쓰여졌지만 나머지 29%는 영어 외의 다른 언어로 작성됐다”면서 “이는 미투 운동이 국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투 해시태그를 단 트윗으로 트위터 트래픽이 가장 크게 증가한 날은 성폭행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미 유력 방송사 CBS 최고경영자(CEO) 레슬리 문베스가 사임한 지난달 9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성폭행 미수 의혹에도 신임 연방대법관으로 취임한 브렛 캐버노 당시 지명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달 27일과 ‘미투 폭로 1호’로 지목된 와인스타인이 자신이 설립한 와인스타인 컴퍼니로부터 해고된 지난해 10월에도 트래픽이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1년간 SNS를 이용한 성인의 65%는 미투 해시태그를 단 트윗을 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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