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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연 “일본이 한국산에 관세 30% 올리면 수출 2조 8000억원 감소”

    한경연 “일본이 한국산에 관세 30% 올리면 수출 2조 8000억원 감소”

    한·일 관계 악화에 따라 일본이 한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대일 수출이 급감할 것이란 연구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김현석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가 용역 연구한 ‘일본의 관세율 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대일본 수출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이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대비 10%, 20%, 25%, 30% 인상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이에 따른 한국의 대일 수출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관세 인상률 별로 연간 대일 수출영향은 10% 인상 시 수출 -2.2%(6억 8000만 달러 감소), 20% 인상 시 수출 -4.8%(14억 8000만 달러 감소), 25% 인상 시 수출 -6.3%(19억 3000만 달러 감소), 30% 인상 시 -7.9%(24억불 감소)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원고 측이 일본 피고 기업의 한국 내 압류자산을 매각하면 관세 인상, 일부 일본 제품의 공급 중단, 비자 발급 제한, 송금 정지 등으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관세율이 인상되면 대일 수출품목 중 의료용기기, 정밀기기, 광학기기군(광섬유 등), 알루미늄군, 수산물군(참치, 굴 등), 유기화학품군(메탄올 등), 기계류군(원자로, 보일러 등) 등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율을 30% 인상하면 이들 품목군별 수출 영향은 광학기기군 -34.8%, 알루미늄군 -26.7% , 수산물군 -25.8%, 유기화학품군 -12.9%, 원자로·보일러·기계류군 -10.5%다. 김현석 교수는 “미·중 간 무역전쟁 격화로 하반기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의 관세인상조치가 있으면 우리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일 관계 악화가 관세인상 등 경제 분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관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반사회적 차명 부동산의 재산권 우선한 대법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어제 농지를 상속받은 A씨가 농지의 등기 명의자인 B씨를 상대로 소유권 등기를 자신에게 이전하라고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 농지는 A씨 남편이 2000년 관할 군수로부터 농지를 소유할 자격이 없으므로 팔라는 통지를 받고는 B씨 남편에게 불법으로 명의신탁한 땅이다. 부동산실명제가 1995년에 시행돼 벌써 20여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차명 부동산 원소유주의 재산권을 인정한다는 대법원의 주장은 해당 법의 안정성을 해칠 뿐 아니라, 국민의 법 감정과 정의 관념에도 어긋난다. 또한 이는 1997년 시행된 금융실명제가 이제는 사회질서로 자리잡은 것과도 비교된다. 부동산실명제와 금융실명제의 차이는 대법원이 2002년 9월에 이어 차명 부동산에 대한 반환청구 등 실소유자의 권리 행사를 계속 받아들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악영향이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을 내리면서 “부동산 명의신탁을 규제할 필요성과 현재의 부동산실명법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반대 의견(4명)과 같이 구체적 사건에서 불법원인급여(불법에 해당하는 원인으로 발생한 재산이나 노동의 제공) 적용을 긍정하는 법원의 판단에 의한 방법이 아니라 입법적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도 불법을 저질렀는데 소유권을 주는 것은 정의에 맞지 않고 부동산실명법 위반자에게 과징금(시가의 최대 30%)과 벌금(최대 2억원)까지 둬 등기를 회복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에 보완 대책을 요구하려면 대법원은 오히려 실소유자의 재산권을 이번에 부인했어야 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부동산 명의신탁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소수의견을 낸 조희대·박상옥·김선수·김상환 대법관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때와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유동적인 것으로 현재 우리 사회 일반인의 이성적이며 공정하고 타당한 관념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차명 부동산은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라고 지적했다. 한국 사회는 ‘부동산 공화국’이란 비아냥과 부동산 투기와 탈세, 위법행위 등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심각한 수준이다. 장관급 등 고위직 지명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 인사청문회가 어떻게 했는지를 대법원은 돌아봐야 한다. 차명 부동산을 막을 방법을 정부와 국회가 마련해야 한다.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들의 지적대로 차명 부동산은 “판례에 의해 유효성이 인정되기 시작한,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부끄러운 법적 유산”이다.
  • 대법 “차명 부동산, 실소유자가 되찾을 수 있다”

    차명 부동산에 대해 실소유자가 명의자로부터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존 판례를 변경할지를 놓고 대법원이 공개 변론까지 열어 고민했지만 결국 실소유자의 재산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부동산실명법상 금지된 명의신탁 소유권을 대법원이 재차 인정해 탈법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는 20일 부동산 실소유자 A씨가 명의자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대법관 9대4의 의견으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소송은 농지를 상속받은 A씨가 농지의 등기 명의자인 B씨를 상대로 소유권 등기 이전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1심과 2심은 2003년 확립된 판례에 따라 “이 사건 명의신탁 약정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불법원인급여란 불법적인 이유로 제공된 재산으로 민법상 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뒤집을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클 수 있다고 보고 지난 2월 공개 변론을 열었다. 이후 4개월간 심리 끝에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재산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수 없다”며 기존 판례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희대·박상옥·김선수·김상환 대법관은 “헌법상 재산권 침해가 진정으로 우려된다면 판례 변경의 소급효를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오시영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교수는 “정의를 실현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며 아쉬워했다. 다만 “소수 의견이 4명이란 점은 앞으로 대법원이 전향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라며 “타인 명의로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은 빨리 본인 이름으로 명의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오식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명의신탁이 불법이긴 하지만 반사회적 행위로는 보지 않은 것”이라면서 “국민의 법 감정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피해 상처 치유가 본질” 韓기업도 배상 동참 양보안으로 日 압박

    “피해 상처 치유가 본질” 韓기업도 배상 동참 양보안으로 日 압박

    해결방안 제안으로 일본으로 ‘공’ 넘겨 외교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희망” 日 “제3국 통한 중재위 설치” 공식 요청 중재 무산 땐 ICJ 회부 韓 고립시킬 속셈정부가 일본의 즉각 반대에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한일 기업이 함께 기금을 마련해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갈등을 키워 국제여론전으로 비화하려는 일본에 피해자의 고통 및 상처 치유가 문제의 본질임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제안을 일본이 거부했는데 향후 대응은 뭐냐’는 질문에 “정부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기본 입장하에 피해자 고통과 상처의 실질적 치유, 그리고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강제징용) 사안을 신중하게 다뤄 오고 있다”며 “일본 측이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 치유 그리고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신중하게 지혜를 모아 나가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요구·제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수 없으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한국의 제안에 대한 공식 거부로 인정했다. 하지만 피해자 상처 치유를 위한 신중한 접근, 한일 기업의 위자료 마련 방안 등을 한국 입장으로 고수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르면 배상 주체는 일본 전범 기업이다. 강제징용 피해자들도 일본 전범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 정부는 외려 우리 기업이 배상에 동참하는 양보안을 낸 셈이다. 반면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한일 청구권 협정상 마지막 3단계인 ‘제3국을 통한 중재위원회 설치 방안’도 공식 요청했다. 3단계도 무산되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일본이 한국 제안을 거부하고 국제법 절차에 집착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 외교를 고립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 문제, 경제 교류, 한·미·일 동맹 등을 감안할 때 한국에 일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했고,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일본 측 페이스를 따라서는 안 된다는 제언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원하던 대로 한국 정부가 해결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공은 일본 측에 있다”며 “일본이 국제법 절차만 고집한다면 1910년 한일병합조약의 합법성 판단 등을 조건으로 중재위를 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8회] 이번엔 “증거마다 출처 밝히라”… ‘임종헌 USB’ 또 공방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8회] 이번엔 “증거마다 출처 밝히라”… ‘임종헌 USB’ 또 공방

    하루 만에 다시 재판부와 검찰,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이 법정에 모였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열리는 재판을 이례적으로 화요일에 한 번 더 진행한 이유다. 서증조사와 검증기일. 수많은 파일을 열어보며 글씨체가 왜 다른지, 이 부분에 왜 형광펜이 그어져 있는지, 출처가 무엇인지, 재판의 내용과 방식도 거의 비슷했다. 한 가지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면 피고인석에 앉은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다. 전날과 달리 이들은 넥타이를 매지 않고 흰 셔츠에 양복만 걸쳤다. 전날 재판장이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협조 공문을 소개하며 여름에는 법정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된다며 “지금 바로 푸셔도 된다”고 농담을 건넨 뒤의 변화다. 넥타이 하나 풀렀을 뿐인데 고 전 대법관은 휴정시간에 다른 변호인들과 서서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등 한결 편안해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는 다르다. 고 전 대법관은 항상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의 옆에서 가장 분주하게 무언가를 적고 읽으며 매우 꼼꼼하게 재판의 진행상황을 체크한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의 7회 재판에서 고 전 대법관 측은 검찰이 압수수색한 증거들의 출처를 문제삼았다. 지난 14일부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확보한 법원행정처 문건 파일과 이를 출력해서 증거로 낸 검찰의 출력물 1142개가 서로 같은지 일일이 검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임 전 차장의 USB가 아닌 다른 곳에서 확보된 증거에 대해서 출처를 분명히 밝히라는 주장이다. 이른바 ‘실물 압수증거’라고 고 전 대법관 측의 의견서를 검토한 재판부가 언급했는데 형사소송법이나 관련 규정에 정식 명칭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흔히 쓰이는 개념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자료, 법원행정처나 이 사건의 고발인들이 임의로 제출한 문건 등 검찰이 입증자료라고 낸 문건들의 출처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재판에 이어 이날 재판에서 47건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것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원칙대로라면 기존에 신청된 증거들 가운데 입증자료라는 것을 다 서증조사 해야되는 게 맞겠지만 지금 서증조사의 목적이 실물 압수증거의 내용이 아니라 출처만을 심리하는 것이고 다른 변호인은 문제삼지 않고 고영한 피고인의 변호인만 문제삼고 있다”면서 “고영한 피고인의 변호인 측에서 문제삼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특정해서 출처를 입증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검찰과 변호인이 동의했고, 이날 점심시간 동안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검찰에 찾아가서 일부 ‘실물 압수증거’를 확인하고 오기도 했다. ●변호인들, USB는 압수수색 위법 주장 ·USB 외 증거는 ‘출처’ 문제삼아 ‘위법수집증거’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된 재판들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 사건의 ‘스모킹 건’으로 불릴 정도로 핵심 문건들이 확보된 임 전 차장의 USB가 검찰에 넘어간 과정은 임 전 차장의 재판 초반에도 치열하게 다퉈졌다. 이날 재판에서도 위법수집증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증거조사로 지난해 7월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이 담긴 문건들이 낱낱이 공개됐다. “지금부터 (증거순번) 1만 1705번부터 1만 1718번, 위법수집증거 관련 증거에 대한 서류증거를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재판부가 말했다.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되지 않았다는 것을, 또는 피고인들 입장에서는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것을 각각 입증하기 위한 증거를 조사하겠다는 말이다. 재판부는 이어 “지금 조사하는 증거들을 통해 재판부가 특히 알고 싶어하는 부분이 있는데 미리 말씀드리겠다”면서 “지난해 7월 21일 압수했던 임종헌 USB에서 일부 파일을 삭제한 정황이 있는지, 파일의 상세목록을 (임 전 차장에게) 교부했는지, 그리고 압수를 한 다음에 임 전 차장이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바탕화면에 8635개의 파일 리스트를 저장해 주었는지, 압수수색 조서에 압수수색할 장소가 다르게 기재된 이유가 무엇인지, 또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무관한 파일을 압수했다는 주장이 있다.” 변호인들이 임종헌 USB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하는 이유들을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7월 21일 검찰이 임 전 차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검증영장’이 공개됐다. 영장을 화면에 띄우고 검사가 주요 혐의를 요약한 소제목을 읽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관련: 피의자 양승태, 박병대, 고영한, 임종헌’, ‘이판사판 야단법석 카페 관련 범죄사실’, 이어 ‘상고법원 정책추진과정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범죄사실’ 이후가 눈에 띄었다. ‘조선일보를 통한 여론조작 시도’, ‘지역 언론을 통한 여론조작 시도’, ‘상고법원 정책추진 과정 법무부 상대 빅딜 시도’, ‘오연천 명의의 기고문 게재 관련: 피해자 조선일보에 대한 업무방해’(지난해 검찰 수사 결과 법원행정처는 상고법원을 찬성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울산대 오연천 총장의 이름으로 대필해 조선일보에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압수수색 영장 속 행정처…언론·국회 상대로 상고법원 협조 전략 영장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는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회의원들과 관련된 재판에 개입해 상고법원 도입에 힘을 얻으려 했다. 임 전 차장은 ‘상고법원 공동발의 가능 국회의원’ 명단과 설득전략을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새누리당 김재원·김학용·김회선·나경원·노철래·유기준·윤상현·이병석의원을 찬성 명단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박영선·서영교·양승조·우윤근·최원석·최재천 의원을 설득 거절 의원 명단에 담았다. 마찬가지로 상고법원 도입에 협조를 얻기 위해 ‘국회의원 안덕수의 회계책임자 선거법 위반 사건’을 비롯해 몇몇 의원들과 관련된 내용, 접촉루트 등이 영장에 범죄사실 중 하나로 담겼다. 최유정 변호사, 김수천 전 부장판사 관련 내용,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현직 법관이 관련된 형사사건 재판 개입 관련 사건도 영장에 기재됐다. 다만 재판에서 영장에 기재된 혐의 사실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이런 혐의들로 임 전 차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겠다고 했는데 임 전 차장의 USB는 압수수색에 적힌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발견됐다는 게 위법수집증거 주장의 주요 쟁점이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1. 주거지 2. 피압수자 등의 진술 등에 의해 압수할 문건이 다른 장소에 보관돼 있음이 확인되는 경우 그 보관장소’라고 적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동의로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했고 캐비닛에서 USB를 꺼낸 것이라며 압수수색 절차가 위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은 자신의 재판에서 USB를 꺼낸 캐비닛이 자신의 전용공간이 아닌 사무실 공용공간에 있던 곳이었고, 자신이 보관하지 않았다며 영장에 기재된 ‘보관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도 ‘“압수수색 영장의 취지는 주거지에 있는 대상 물건을 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권한을 준 것이고 원칙적으로 주거지나 기타 적시된 곳이 아니라면 위법하다고 보는 게 맞다는 것”이라면서 “검찰의 설명은 주거지 PC에 있던 USB가 어디 있느냐고 묻다가 사무실에 있다고 해서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했다는 건데 이미 임 전 차장의 협조로 물건을 제출받았음에도 사무실 PC도 보자고 하고 여러 흔적을 찾게 돼 추가로 USB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택에 있던 USB만 사무실에서 받아왔어야 하는데 USB를 핑계로 사무실 전체를 압수수색해 더 많은 증거를 찾아냈다는 주장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영장주의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강해 이 부분에 대한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종헌 공판조서 양승태 법정서 낭독…변호인 ”영장주의 위배“ 또 USB 5개에서 확보된 8635개 파일 가운데 혐의와 관련된 내용만 검찰이 확보를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파일들까지 모두 얻어 수사에 활용했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별도의 절차로 입수할 수 있는 증거가 아니었다면 혐의 사실이 아닌 파일이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파일이라도 눈감고 가셨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변호인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특히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의 혐의 중 하나인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법원장들에게 현금을 지급했다는 내용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정보들을 입수해 위법행위에 대해 의심이 있다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보관실 운영비는 독수독과로 증거능력이 없어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수독과(毒樹毒果)는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에도 독이 있다’는 말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독수)에 의해 발견된 2차 증거(독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도 비슷하게 다뤄진 USB의 증거능력을 두고 이날 법정에서도 임 전 차장의 공판조서가 줄줄이 낭독되며 공방이 오갔다. 오후 3시가 되기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약 4시간을 USB를 입수한 과정이 복기됐다. 이후에는 또 다시 USB 속에 담겼던 파일의 원본과 검찰이 증거로 낸 출력물이 동일한 것인지 검증이 이뤄졌다. 이 같은 검증과 서증조사는 21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던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자신의 재판 일정을 이유로 증인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정 부장판사는 재판부에 다음달 24일이나 26일이 법정에 출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오전에는 “불출석 이유를 아직 확인 못 했다”고 했다가 오후에서야 “재판 일정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증을 한 주요 목적은 증인신문에서 정 부장판사에게 제시할 문건의 출처를 정확하게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증인신문이 한 달이나 뒤로 미뤄지자 검찰은 또 한숨을 쉬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판사 매수’ 혐의로 법정 선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판사 매수’ 혐의로 법정 선다

    니콜라 사르코지(64) 전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불법 대선자금 사건 재판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 대가로 판사에게 고위직을 보장하며 매수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이로써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형사 법정에 출석하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AFP 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프랑스 최고 재판소인 파기법원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사법방해 혐의에 대한 예심재판부의 기소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신청을 기각하고 사건을 원심인 파리형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경제범죄전담검찰(PNF)에 따르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당시 자신의 최측근 인사가 세계 최고 여성 부호였던 로레알 상속녀 고 릴리안 베탕쿠르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베탕쿠르 사건’ 심리를 맡은 당시 파기법원 아지베르 판사에게 향후 대선에 당선되면 이웃 나라 모나코공국의 고위 사법 관련 직책을 주겠다며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측근은 재판에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자신의 친구 겸 변호인을 아지베르 판사와의 중간 연락책으로 이용했으며 ‘폴 비스무스’라는 가명의 대포폰(차명 전화)까지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대법 “명의 빌려 등기한 부동산, 소유권 인정”…기존 판례 유지

    대법 “명의 빌려 등기한 부동산, 소유권 인정”…기존 판례 유지

    부동산실명법이 무효로 규정한 ‘명의신탁 부동산’을 인정해 비판을 받아 온 기존 판례를 대법원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명의신탁이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보유한 사람이 대내적으로는 그 물권을 보유하기로 하고 그에 관한 등기는 타인의 명의로 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부동산 소유자 A씨가 명의자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부동산실명법(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은 명의신탁 약정과 이 약정에 따른 물권 변동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02년 9월 당시 대법원은 명의신탁 약정은 법에 따라 무효지만 그 약정 자체가 선량한 풍속이나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나지는 않는다며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날 공개한 결정은 기존 판례를 유지한 셈이다. 재판부는 “부동산실명법을 제정한 입법자의 의사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부동산실명법을 어긴 채 명의신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불법원인급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명의를 빌려준 사람의 불법성도 작지 않은데 부동산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것은 정의 관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명의신탁을 금지하겠다’는 부동산실명법의 목적 이상으로 부동산 원 소유자의 재산권 본질을 침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희대·박상옥·김선수·김상환 대법관 등 4명의 대법관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면서 반대의견을 냈지만 소수에 그쳐 채택되지 않았다. 앞서 농지를 상속받은 A씨가 농지의 등기 명의자인 B씨를 상대로 소유권 등기를 자신에게 이전하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부동산을 등기한 명의신탁은 범죄자가 범죄행위로 얻은 이익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한 민법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됐다. 1·2심은 기존 판례에 따라 “무효인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다른 사람 명의의 등기를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지난 2월 한 차례 공개변론을 열어 여러 의견을 수렴했다. 결국 대법원은 명의신탁 부동산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기존 판례를 유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日 “한반도 노동자 문제는 韓내부 문제… 일본 돈 들어가는 건 해결책 안 돼”

    고노 다로 “국제법 위반 상황… 수용 못해” 새달 선거 앞두고 아베 의중 영향 미친듯 한국과 일본이 각각 재원을 조성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한국 정부의 19일 제안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의례적인 검토의 시간조차 갖지 않은 채 즉각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일본 정부는 기존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고노 다로 외무상이나 오스가 다케시 외무성 보도관(대변인) 모두 한목소리로 한국의 제안에 대해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것이 될 수 없다”고 거부 이유를 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반도 노동자 문제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한국의 내부 문제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우리 측 돈이 한 푼이라도 들어가는 조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처음부터 한국 측에 밝혀 왔다”면서 “일본 정부의 이런 입장을 잘 알고 있는 한국 정부가 왜 한일 공동 재원 조성을 제안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 정부의 발표에 앞서 일본은 오전 김경한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한국 대법원 판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3국 중재위의 구성을 요구했다. 지난달 20일 양국이 직접 지명한 위원을 중심으로 중재위를 구성하자고 했던 제안을 한국 정부가 거부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일본은 어차피 제3국 중재위 구성 요구 또한 한국이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궁극적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본 정부가 지난해 대법원 판결 이후 8개월 만에 나온 한국의 첫 제안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보인 데는 다음달 치러질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한 아베 신조 총리의 의중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부안, 미흡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워…역사적 사실 인정·사과 내용도 없어”

    우리 정부가 한일 양국 기업의 공동 기금 방식으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일본에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를 대신해 싸워 온 변호사와 단체들은 “미흡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소송대리인단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는 ▲역사적 사실 인정과 진심 어린 사과 ▲배상을 포함한 적정한 피해회복 조치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와 역사적 교육 등을 통한 재발방지 노력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내놓은 입장에는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 인정과 사과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금전적 배상 측면에서도 정부 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소송대리인단은 “한국 정부 입장은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 14명에 대해서만 위자료를 지급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지난해 한국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한일 양국 간 일제 강제동원 문제의 종합적 해결을 요구해 온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소송절차에 나서지 않은 피해자들이 배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건 문제라는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日, 한일 기업 자율적 참여 제안 거부… G20 한일 회담도 안갯속

    日, 한일 기업 자율적 참여 제안 거부… G20 한일 회담도 안갯속

    대상 기업 포스코·한전·미쓰비시 등 거론 금액·재원 부담 비율 등 자율적 협의 사항 日 ICJ회부 강행 등 국제여론전 분석도 靑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려 있어 과거사 문제·실질협력 추진은 변함없다”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법적 배상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한일 기업 위자료 조성 방안’을 일본이 즉각 거부하면서 한일 관계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한일 정상회담 여부도 불투명한 양상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9일 오후 4시 11분에 해당 방안을 공개하고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문제는 그것대로 해결해 나가되 필요한 협력은 추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게 우리 입장이다. 일본 측의 진지한 검토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 측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 일본 외무성 오스가 다케시 보도관은 30분도 채 안 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방안은)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것이 될 수 없어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재팬스쿨(일본통)’ 출신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16~17일 일본에서 고위급 인사를 만나 이 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일본 측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끝났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사 문제와 미래 협력을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 속에서 대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혀 온 청와대로서는 달갑지 않은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사회원로 간담회에서 “일본과 좋은 외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안보나 경제, 미래발전 등을 위해서도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 앞서 나루히토 일왕 즉위 때는 ‘천황’이라는 표현을 쓰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천황’이란 표현을 두고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대일 관계 개선 의지를 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우리로서는 일본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주요 관련국이다. 경제 측면에서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도 필요하다. 미국이 최근 들어 한·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부담 요소다. 하지만 일본 측의 태도를 감안할 때 양국이 쉽게 접점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안은 한일 기업과 피해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위자료 액수를 협의하고 이를 지급하는 식이다. 대상 기업으로는 한국의 포스코와 한국전력, 일본의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거론된다. 위자료 지급 대상은 지난해 10월 신일철주금의 대법원 배상 판결을 받은 4명과 11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승소한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 6명 등이다. 추후 판결을 받는 피해자의 경우는 별도로 해당 전범기업과 자발적 화해를 할지 아니면 법적 조치를 강행할지 결정하게 된다. 한국은 일본이 이 방안을 받아들이면 청구권 협정상 분쟁 해결 3단계 중 1단계인 ‘외교 경로를 통한 협의’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은 올해 초 1단계를 제시했고, 지난달 20일 2단계인 한일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지만 한국의 답변을 기한 내 받지 못했다. 일본은 이날 3단계인 제3국을 앞세운 중재위 구성을 요청했고, 이마저 무산되면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재위 구성 및 ICJ 회부 등이 한국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본의 행보는 국제 여론전 성격이 크다는 분석도 많다. 일본은 그간 한국 정부에 대해 어떤 방안도 제안하지 않은 채 우리 정부가 관계 악화를 방관한다고 비난해 왔다. 일본 고위 관료가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결하라”고 언급하는 외교적 결례도 있었다. 일본이 이처럼 거칠게 나오는 것은 다음달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일 갈등을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셈법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일본의 즉각 거절이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새로운 제안을 발표한 배경에는 한일 관계 정상화의 ‘공’을 일본에 넘기고 국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위자료 재원 마련에 일본 전범 기업마저 자율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국이 양보했음에도 이를 거부하면서 일본 측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 부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 회담이 이뤄지면 양국 관계가 회복 수순에 접어들지 않겠냐는 기대도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다만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 가능성을 닫아 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과거사 문제는 그것대로 해결 노력을 하고, 양국 간 실질협력은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범기업·피해자 간 ‘자율적 화해’… 과거사 문제 우회적 협력

    전범기업·피해자 간 ‘자율적 화해’… 과거사 문제 우회적 협력

    기업·피해자 연결… 협의체 구성 등 지원 위자료·재원 부담 등 자율적 협의 사항 지급 대상은 작년 10월·11월 승소한 10명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법적 배상을 위해 정부가 19일 내놓은 ‘한일 기업 위자료 조성 방안’은 기업과 피해자 간의 자율적 화해에 방점을 두고 있다. 양국 정부가 직접 나서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키우기보다 전범기업과 피해자의 화해를 위해 지원에 나서자는 의미로 읽힌다. 외교부 관계자는 19일 “이번 방안은 한일 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피해자들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문제는 그것대로 해결해 나가되 필요 협력은 추진해 양국 관계가 발전하도록 하자는 게 우리 입장이다. 일본 측의 진지한 검토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위자료를 조성하는 방안을 일본 측이 받아들일 경우 일본이 올해 초 요구한 ‘한일 청구권 협정 3조 1항’을 수용할지 검토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한일이 외교상의 경로를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이 지난달 20일 청구권 협정 3조 2항인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청한 것과는 별개다. 중재위 구성 시한은 지난 18일 끝났지만 한국 정부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만일 일본 측이 이번 정부안을 받아들일 경우 양국 정부는 한일 양국 기업과 피해자들을 연결하고 협의체를 구성토록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금액은 적어도 대법원이 배상 판결을 했던 액수(약 1억~2억원)는 돼야 하지 않겠냐”며 “하지만 어떤 기업이 참여할지는 기업의 자발성에 달렸고, 위자료 액수나 한일 기업 간 재원 부담 비율 등은 기업과 피해자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재원 마련에 참여할 대상 기업으로는 한국의 포스코, 일본의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거론된다. 포스코의 경우 전체 청구권 자금의 24%에 해당하는 1억 1948만 달러가 투입됐었다. 이번 정부안에 따르면 위자료 지급 대상은 지난해 10월 신일철주금의 대법원 배상판결을 받은 4명과 11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승소한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 6명 등이다. 추후 판결을 받는 피해자의 경우는 별도로 해당 전범기업과 자발적 화해를 할지 아니면 법적 조치를 강행할지 결정하게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강제징용 피해자가 (전범기업의) 자산매각 등 법적 조치를 원하거나 일본 정부에서 직접 배상을 받겠다면 한국 정부는 개인의 법적 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도 “(피해자도 그렇고) 일본 기업들도 법적 강제집행보다 당사자 간 화해를 원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출구 안 보이는 ‘징용배상 갈등’

    출구 안 보이는 ‘징용배상 갈등’

    외교1차관 방일… 관계개선 해법 제안 日 외무상 “해결책 안 돼” 부정적 입장 제3국 앞세운 중재위원회 구성 요구 정부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안을 일본에 제안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즉각 거부하고, 오히려 한일 청구권 협정상 마지막 단계인 제3국을 앞세운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된 한일 갈등은 당분간 절충점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외교부 관계자는 19일 “소송 당사자인 일본 기업을 포함한 한일 양국 기업이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확정 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해당액을 지급함으로써 당사자들 간의 화해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며 “정부는 일본이 이런 방안을 수용할 경우 일본 정부가 요청한 바 있는 한일 청구권협정 제3조 1항 협의 절차의 수용을 검토할 용의가 있으며 이런 입장을 최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6~17일 일본을 비공개 방문해 일본 전범기업과 한국기업이 함께 재원을 조성해 확정 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내 사법 절차를 존중하고 피해자 권익을 실현하며 국제 규범을 존중하기 위해서”라며 “강제징용 피해자가 대부분 고령인 점을 감안해 빠른 구제가 필요하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사법부의 판단이나 피해자의 법적 구제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정부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실질 협력 관계를 분리해 접근한다는 투트랙 전략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피해 보상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인 일본 측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한국 측 제안은 한일 관계의 법적 기반이 되는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을 시정하는 것이 될 수 없다”면서 “한국 측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해 주는 것은 매우 고맙다고 생각하지만, 한일 양국의 법적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한국 측이 대응을 확실히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방안은 일본 기업의 참여 여부까지도 추후 결정할 수 있는 열린 협의”라며 “일본이 이를 거부한다면 다른 형식의 협상을 요구할 명분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부 “한일 기업 출연 재원으로 강제징용 위자료 지급”…일본에 제안

    정부 “한일 기업 출연 재원으로 강제징용 위자료 지급”…일본에 제안

    한일 관계의 큰 쟁점 중 하나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가 일본에 제안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소송 당사자인 일본 기업을 포함한 한일 양국 기업이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해당액을 지급함으로써 당사자들 간의 화해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일본 측이 이런 방안을 수용할 경우, 일본 정부가 요청한 바 있는 한일청구권협정 제3조 1항 협의 절차의 수용을 검토할 용의가 있으며, 이런 입장을 최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지난 주말 일본을 비공개로 방문해 이런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관계부처 간 협의와 각계 인사 의견 및 여론 청취, 제반 요소에 대한 종합적 검토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왔다. 정부가 7개월여 만에 내놓은 제안은 일본 전범기업과 한국기업이 함께 재원을 조성해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이 이런 제안을 수용할 시 재단에 참가할 한국기업은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이익을 본 기업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청구권협정을 체결하면서 일본 정부에 대한 청구권을 포기하는 대신 5억 달러의 경제협력자금을 받았고 이 중 일부가 기업 지원 자금으로 쓰였다. 대표적인 기업이 포항제철(현 포스코)로 전체 청구권 자금의 24%에 해당하는 1억 1948만 달러가 투입됐다. 한국에선 포스코 등이, 일본에서는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재원 조성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이어서,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불확실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반응에 대해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그 동안 “신중 검토”라는 입장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던 한일 간의 갈등이 실마리를 풀어가기 시작하는 계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제안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28~29일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한일정상회담이 열릴지도 주목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감형 논란 일어난 ‘10살 초등생 성폭행’ 사건, 결국 대법원으로

    감형 논란 일어난 ‘10살 초등생 성폭행’ 사건, 결국 대법원으로

    30대 남성이 10살 초등학생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사건이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보습학원 원장 이모(35)씨는 19일 서울고법 형사9부(한규현 부장판사)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해 4월 이씨는 채팅앱을 통해 만난 초등학생 여자아이(당시 만 10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후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으로 감형받았다. ‘13살 미만 미성년자 강간죄’에 해당할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정황이 입증돼야 한다. 1심은 피해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피고인이 양손을 잡아 누른 행위가 폭행 및 협박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증거로 제출된 피해자 진술 영상녹화물만으로는 폭행 및 협박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폭행과 협박이 인정되지 않아도 처벌할 수 있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적용했다. 이는 13살 미만 미성년자 강간죄보다 양형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한국여성변호사회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문을 냈다. 국민 법감정에 반한다는 비판도 뜨겁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와 현재 1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호주 대법원 “정자 기증자도 친권 가질 수 있다” 어떤 사례이길래

    호주 대법원 “정자 기증자도 친권 가질 수 있다” 어떤 사례이길래

    호주 대법원이 정자를 기증한 남성도 친부가 될 수 있으며 친권을 갖는다고 판결해 눈길을 끈다. 호주 대법원은 19일 동성애자인 여자친구가 인공 수정으로 출산해 지금은 열한 살이 된 딸을 자신이 키우고 싶다는 49세 남성의 손을 들어줬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여러 모로 상황이 특수하긴 하다. 친어머니는 친구 사이로 2006년 정자를 기증한 남성과 함께 지내며 딸을 키웠다. 출생 신고를 할 때도 부친으로 이 남성의 이름을 올렸고, 딸은 그를 아빠라고 불렀다. 그러나 언젠가 ‘부모’ 사이가 틀어졌고, 친어머니는 여자친구와 함께 뉴질랜드로 건너가 딸을 키우고 싶어했다. 그러자 실질적으로 양육을 책임졌던 남성은 딸이 뉴질랜드로 건너가지 못하게 소송을 내 친권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하급심에서는 정자를 기증한 남성은 친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결했는데 대법원은 이날 이를 뒤집었다. 전문가들은 호주에서 부모의 정의를 새롭게 확대 해석한 것이어서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은 5년 동안 끈 소송을 이기자 무척 들떠 했다고 변호인 타흘리아 블레이어는 전했다. 그녀는 법원이 “로맨틱한 파트너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이 아빠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정자 기증자를 아이의 친부로 규정하는 것은 그의 정자가 인공 수정을 편안하게 하도록 제공한 것, 그저 아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는 것보다 훨씬 제대로 역할을 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라 트로베 대학의 가족법 전공 교수인 피오나 켈리는 미혼 여성에게 정자를 기증한 남성도 아이의 인생에 역할을 했다면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법적으로 명확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어떤 수준으로 아이의 인생에 개입해야 친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며 “다른 시나리오들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제친 것이다. 장기를 기증한 것으로 알려진 많은 이들이 아이들의 삶에 다양한 정도로 간여하지만 그들은 아이의 법적 부모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해서 이번 판결은 기증자들에게 일종의 알람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출생 신고서에 아버지로 기록된 사례는 흔치 않아 보인다. 멜버른 대학의 벨린다 펠베르그 교수도 법적 불확실성이 매우 강한 영역에서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곱씹으며 들여다보는 가정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뒤에 서기

    [유정훈의 간 맞추기] 뒤에 서기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원제: On the Basis of Sex)을 봤다. 법률가로서 여성 차별 철폐를 위해 싸워 왔고 실제로 세상을 바꾼 변호사, 미국의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에 관한 영화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1970년대 변호사 시절, 처음으로 성별에 근거한 법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소송을 맡았던 실화에 기초했다. 이 영화를 두 번째 보는데도 불구하고 울컥했던 부분, 마음 깊이 새겨두고 싶은 대사가 무척 많았다. 대법관으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고 지금은 ‘페미니즘의 아이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긴즈버그 대법관에 대해서는 딱히 보탤 말이 없다. 오늘은 조연 마틴 긴즈버그 얘기다. 루스와 마틴은 코넬대 학부에서 만나 결혼했는데, 긴즈버그 대법관은 데이트 상대 가운데 여성인 자기가 뇌를 가지고 있다고 알아본 유일한 남성이 바로 남편 마틴이라 회고했다. 두 사람은 함께 하버드 로스쿨에 다닐 때부터 각자 법률가로서 원하는 경력을 쌓아가고 서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하버드 로스쿨에 여성이 입학한 지 불과 6년, 500여명의 재학생 중 여성은 단 9명이던 시절이다. 뉴욕 로펌에 취직한 마틴을 따라 긴즈버그 가족은 뉴욕으로 이사했고, 루스는 하버드가 아닌 컬럼비아에서 로스쿨을 마쳤다. 처음에는 마틴의 경력이 앞서갔고, 반대로 루스는 직장을 구하기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여성인권 변호사로 루스가 업적을 쌓아 가며, 두 사람의 역할은 바뀌었다. 1980년 루스가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되자, 마틴은 아내를 따라 직장을 뉴욕에서 DC에 있는 조지타운 로스쿨로 옮겼다. 마틴은 루스가 자기보다 뛰어난 법률가라는 것을 인정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신혼 시절 마틴이 요리를 더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영화에도 그런 장면이 여럿 나온다. 그의 말이다. “루스는 나에게 요리에 관한 조언을 하지 않고, 나는 루스에게 법에 관한 조언을 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같은 전문 분야를 가진 배우자가 상대방의 역할과 업적을 이보다 멋지게 인정하는 방법이 있을까 싶다. 단순히 루스가 연방대법관에 올랐기 때문이 아니다. 마틴은 세법 분야에서 인정받는 실무가이자 교수였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시대를 바꾼 인권변호사로 그리고 법관으로 경력을 쌓아 가면서, 마틴은 자연스럽게 위치를 바꾸어 늘 그녀의 뒤에 서서 걸었다. 마틴은 그건 희생이 아니라 가족이라고 말했다. 시대를 앞선 인격이다. 여성이 자기보다 앞서가는 것은 고사하고, 여성을 같은 눈높이의 동료로 인정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경우가 아직 많다. ‘내조’는 당연하나 ‘외조’는 찾아보기 어렵고, ‘경력 단절’은 늘 여성의 몫이지 남성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여성의 뒤에 서는 것이 별일이 아니어야 한다. 마틴 같은 삶 또한 예외가 아니어야 한다. 지금은 그저 매일의 날씨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기후 자체가 변하고 있다. 영화를 보시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안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7회]‘임종헌 USB’ 파일과 출력물의 동일성 검증 ‘쳇바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7회]‘임종헌 USB’ 파일과 출력물의 동일성 검증 ‘쳇바퀴’

    박병대 측 검찰의 조작 가능성 주장하며 파일 1142개 검증 요구지난 14일에도 7시간 내내 파일과 출력물 일일이 대조 작업 반복18일에는 “안과 진료 가야하는데”···재판부는 불허···검찰은 분통“파일의 제목은 HY수평선B체이고 날짜는 휴먼옛체입니다. 날짜도 지금 이의를 제기하십니까?”(재판장)“날짜는 비슷해 보입니다.”(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날짜는 빼고요. (작성자인) ‘기획조정실’이 다르다는 거죠? 기획조정실은 파일에는 HY수평선B체로 돼있고 출력물에는 제목과 기획조정실 표시는 글자체가 다른 것을 확인했습니다. 내용은 똑같고 글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설명해주시겠습니까?”(재판장) “네, 이 문건은 컴퓨터에 설치된 폰트 부족 등으로 글자체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출력 시에 기본 글자체로 출력된 것으로 보입니다.”(검사)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들어있던 267번 파일과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885번의 문건은 같은 내용이다. 2015년 1월 18일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최민호 판사 관련 대응방안’ 문건이다. 그런데 PC로 보는 파일 내용과 종이로 보는 문건의 제목과 기획조정실 표기가 글씨체가 달랐다. 변호인은 이의를 제기했다. 2014년 12월 3일 작성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문건은 임 전 차장의 USB 7636번 파일에서는 1쪽부터 8쪽까지 페이지 번호가 매겨졌는데 검찰이 출력물로 제출한 증거 932번 문건에서는 77쪽부터 84쪽까지 페이지 번호가 적혀있었다. 문건의 내용은 같다. 변호인들은 이의를 제기했고 검찰은 “여러 파일을 하나로 합쳐놓으면서 페이지 순서가 1쪽이 77쪽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헌 USB’ 속 파일과 출력 문건 같은지…일일이 열어 글씨체까지 확인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6회 공판기일에서는 오전부터 내내 이 같은 검증이 이뤄졌다. 지난 14일 5회 공판에서도 오후 2시 20분부터 밤 9시 20분 남짓까지 7시간을 내내 파일과 출력물을 비교했지만 검증해야 할 전체 양의 15%에 불과하다고 검찰은 말했다. 검증하기로 한 파일의 양은 무려 1142개. “증거 순번 871번, 2015년 10월 1일자 사법정책실 양형위원회 작성의 ‘헌재 관련 비상식 대처 방안 검토(대외비)’ 문건, 임종헌 USB 파일 목록 순번 3872번 출력물입니다.” “네. 871번 출력물 같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재판장) 검증 방식은 이렇다. 검찰이 해당 문건의 한글 파일을 열어 페이지 끝까지 천천히 스크롤을 넘긴다. 재판부와 변호인들은 빠르게 출력물과 비교를 한 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가 동일한 내용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선언하면 그 다음 파일로 넘어간다. 이렇게 온종일 재판이 이어졌다.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이 발견되면 곧바로 변호인들이 설명을 요구했다. PC 화면에서 파일을 하나씩 모두 열어보고 페이지수와 글자체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며 갖고 있는 출력물과 같은지를 확인하는 작업은 애초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의 문제 제기에서 비롯됐다. 재판준비 절차에서부터 박 전 대법관 측은 ‘동일성’과 ‘무결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임 전 차장의 USB를 통해 많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문건들이 확보됐지만, 임 전 차장이 받은 파일이 심의관 등 전·현직 법관들이 사용한 파일 그 자체인지는 사실 분명하지 않다. 임 전 차장이 수정을 해서 USB에 담아놨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변호인단이 문제삼는 건 그것이 아니다.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검찰이 압수한 파일과 법정에 증거로 낸 출력물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조차 용납할 수 없다는 얘기다. 공판준비기일에서부터 몇 차례 논쟁을 벌이며 핵심 문건 30여건에 대해서만 검증을 하도록 의견을 좁혔다가 박 전 대법관 측에서 전체 파일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증거로 쓰기로 한 1142건의 파일을 모두 법정에서 열어보게 됐다. 지루한 검증에 검찰과 변호인은 예민해진다. 거의 매 재판마다 “증거를 파일 원본으로 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변호인들의 항의가 있었지만 검찰은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있어 원본은 제공할 수 없다. 확인이 필요하면 검사실로 오시라”는 대응을 반복했는데 이날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또 한 차례 고성이 오갔다. 박 전 대법관 측에서 임 전 차장의 USB에서 확보되지 않은 144건의 출력물에 대해서도 원본 파일과 동일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였다. 예를 들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410개의 파일과 같이 법원행정처에서 임의로 제출했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확보된 문건들에 대해서 또 다시 무결성과 동일성을 주장한 것이다. ●박병대 측 “안과 진료 위해 오후 변론 분리해 달라”…검찰 “무책임” 발끈이와 함께 박 전 대법관 측에서 박 전 대법관이 이날 오후 3시 30분 안과 진료가 예약돼 있어 이날 재판만 변론을 분리해 따로 재판을 진행해 달라는 의견서를 냈다고 재판부가 소개하자 검찰은 불만을 터뜨렸다. 검찰은 “주로 박병대 피고인의 변호인들이 검사가 증거를 조작했을 수 있다는 중대한 의혹을 계속 제기했고 결국 재판장님께서 문건 하나 하나를 확인하겠다고 하고 지난 기일부터 원본과 출력물을 일일이 대조하고 있다”면서 “임 전 차장의 USB 속 파일만 1142개인데 그 중 15%만 검증을 했다. 이런 검증 절차를 마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시며 부득이 오늘 추가 기일을 또 지정했는데 정작 박병대 피고인의 변호인은 어제 오후에서야 오늘 오후 재판을 분리하겠다고 한다. 지금 이걸 박병대 피고인의 변호인 때문에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피고인은 불출석하고 변호인은 방청석에서 보겠다고 하니 매우 무책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실제 지난 기일에 밤 9시까지 검증을 했음에도 문제될 만한 증거는 없었다. 오히려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변호인의 문제 제기 근거는 ‘검사가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것이 아니라 ‘왜 원본에는 간인이 돼있는데 여긴 안 돼있느냐’, ‘원본에는 주민등록번호가 있는데 출력물엔 왜 가려져있느냐’는 것들이었다. 이런 점을 근거로 증거가 조작됐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매우 놀랍다. 경력이 풍부한 여러 변호인도 계시지만 검찰의 신뢰와도 직결된 증거 검증 과정에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1명(박현상 변호인)에게만 맡겨두고 다른 변호인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변호인들이 웅성웅성하며 일어나서 반박하기 위해 몸을 들썩거렸다. 재판부가 잠시 조용히 하라고 제지하자 검사가 발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계속된 근거 없는 이의를 제기하고 있고, 다른 피고인의 변호인들은 방관자적인 태도를 보인다.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쪽수와 날짜가 다르다는 것이 의혹의 전부인지, 다른 내용이 의심되는 무언가 있는지, 박병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인지 재판부께서 변호인들에게 설명을 요구해 주시고 향후 이런 근거없는 의혹 제기가 아무런 검토 없이 법정에 노출돼 국가의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적절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해주시기 바란다.” ●현직 법관들 “재판일정 때문에 증인신문 못 나간다”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 중 한 명이 일어섰다. “변호인으로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 따지는 것을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한다면 지금 (법정에) 앉아 계신 기자들을 위한 말일지는 모르나 재판부에 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판부는 결국 박 전 대법관에 대한 변론을 분리하지 않기로 했고 이날 오후 박 전 대법관은 안과를 갈 수 없었다. 파일 하나 하나에 대한 확인은 금방 지나갔지만 양이 너무 많다 보니 마치 빠르게 돌아가는 쳇바퀴 같이 법정의 시간이 흘렀다. 양 전 대법원장은 눈을 질끈 감고 피곤한 기색을 자주 보였고, 두 전직 대법관도 고개를 뒤로 제꼈다가 또 고개를 푹 숙이고 열심히 메모를 했다가, 표정은 지루했지만 경계를 놓지 않아 보였다. 오는 21일 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를 시작으로 핵심 문건들을 작성한 현직 법관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 부장판사를 비롯해 시진국(6월 26일)·김민수(7월 3일) 부장판사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재판 일정을 이유로 정해진 날짜에 법정에 나올 수 없다고 재판부에 알렸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을 하지 못하게 되는 날에도 계속해서 이 같은 검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오후 3시 45분부터 15분 휴정을 한 뒤 다시 시작된 재판에서 박남천 부장판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지난달 30일 하계 법정에서의 복장에 관한 협조요청 공문을 법원에 보내왔다”면서 “6월부터 8월까지 변호인들이 넥타이를 하지 않도록 권고했으니 법원에서도 적극 협조를 해달라는 내용이다. 법원장님도 결재를 하셨으니 넥타이를 매지 않으셔도 된다”고 알렸다. 박 부장판사는 이어 “피고인들도 넥타이를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장 지금부터 넥타이를 푸셔도 됩니다”라면서 “검사님들은 여기(공문)에 없네요. 검사님들은 어떻게 되시는 건지”고 말하자 상기됐던 법정에 잠시 웃음이 돌았다. 그리고 다시 파일들이 열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검사장 기수 27기까지 내려간다…주목받는 ‘윤석열 사단’

    검사장 기수 27기까지 내려간다…주목받는 ‘윤석열 사단’

    윤석열(59·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후배 검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7기까지 내려간 검사장 승진 후보군도 대부분 여기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18일 검찰에 따르면 윤 후보자와 함께 ‘대윤(大尹)·소윤(小尹)’으로 불릴 만큼 가까운 윤대진(55·25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유력한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손꼽힌다. ‘쓴 사람을 믿고 또 쓰는’ 윤 후보자의 스타일상 ‘윤석열 사단’이 주요 보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2년 전에도 ‘윤석열 사단이 중앙지검을 점령했다’는 말이 나왔다. 윤 국장은 2006년 옛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1과에서 윤 후보자와 함께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며 인연을 맺었다. 2017년 윤 후보자가 국정농단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임명되면서 윤 국장은 같은 지검 1차장검사에 보임됐다. 이후 지난해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법무부 핵심 부서인 검찰국장을 맡았다. 특히 윤 국장이 윤 후보자에 이어 서울중앙지검 수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코오롱 인보사 사건 등 주요 수사가 남아있는 만큼 윤 후보자와 ‘코드’가 통하는 윤 국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 이성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57·23기), 문찬석 대검 기획조정부장(58·24기), 조남관 대검 과학수사부장(54·24기), 여환섭 청주지검장(51·24기)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적폐 수사를 전두 지휘하는 한동훈(46·27기) 3차장검사도 ‘대윤·소윤’과 함께 대검 중수부 연구관으로 근무했을 만큼 인연이 깊다. 국정농단 관련 박영수 특검팀에도 윤 후보자와 함께 파견됐던 한 차장은 2017년 특수수사를 전담하는 3차장검사로 발탁됐다. 이후 한 차장은 2년에 걸쳐 박근혜 정부 특수활동비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횡령 및 뇌물 수수 의혹,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주요 적폐수사를 이끌었다. 윤 후보자의 선배·동기 검사장 30명 가운데 상당수가 옷을 벗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 차장 역시 차기 검사장 승진 후보에 포함됐다. 법무부는 전날 윤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27기 검사들을 상대로 검사장 승진 관련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통상 24~26기가 검사장 승진 후보군으로 여겨졌으나, 상대적으로 기수가 낮은 윤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인사 폭이 넓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 검찰 내부 관계자는 “한 차장이 차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마평을 내놨다.한 차장과 마찬가지로 박영수 특검팀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장검사로 발탁된 이들로는 신자용(47·28기) 특수1부장(현 법무부 검찰과장), 양석조(46·29기) 특수3부장, 김창진(44·31기) 특수4부장 등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고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의 선봉을 맡았던 신봉수(49·29기) 현 특수1부장도 윤 후보자와 함께 2008년 BBK 의혹 관련 정호영 특검팀에 파견된 인연이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 피의자 신문에 투입된 조상원(47·32기), 단성한(45·32기), 박주성(41·32기)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도 윤 후보자의 ‘복심’으로 꼽힌다. 조 부부장검사와 박 부부장검사는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됐고, 단 부부장검사는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서 윤 후보자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재선’ 트럼프 vs ‘중도’ 바이든 빅매치 유력… 역대 최고 투표율 찍나

    ‘재선’ 트럼프 vs ‘중도’ 바이든 빅매치 유력… 역대 최고 투표율 찍나

    2020년 11월 3일 제46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16개월의 긴 정치 여정이 이번 주 시작된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약진했던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취임 첫날부터 재선 준비를 해 왔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재선을 향한 출정식을 갖는다. 민주당은 오는 26~27일 1차 후보 TV토론회를 열고 공식적인 경선 일정에 돌입한다.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 조지프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결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긴 대선 여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시동을 건 미국 대선을 이해하기 쉽게 5개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민주당 대선 경선에는 2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까지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모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연방상원의원과 부통령으로서의 오랜 정치적 경험과 연륜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26~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첫 경선 후보 TV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에는 여론조사 지지율과 기부자수 등 민주당 내부 기준을 통과한 20명의 후보만 참여한다. 진보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연방상원의원 중 누가 살아남을지, 전체적으로 좌클릭한 민주당 분위기에서 중도 성향의 후보가 경쟁을 뚫고 대선 후보로 뽑힐 수 있을지,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6명의 여성 후보들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이 관심사다. 미국의 정치전문가들과 언론은 대체로 5~6명으로 후보가 압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바이든, 샌더스 또는 워런, 파멜라 해리스, ‘다크호스’로 꼽히는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인 37세의 피트 부티지지, 코리 부커 상원의원 등이 꼽힌다. 경선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에 버금가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지 주목된다.바이든은 경험과 인품, 중도 성향 등이 장점이지만 76세라는 나이가 변수다. 샌더스도 77세로 바이든보다 한 살 많다. 지난 10일 발표된 로이터와 입소스 공동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48%가 70세 이상 후보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갖는 것으로 조사돼 고령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중간선거를 치르면서 복지와 경제정책이 진보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이는 전통적 지지층과 젊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선에서도 통할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암웨이센터에서 재선 출정식을 갖는다. 재선 슬로건은 2016년 대선 때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에서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로 바꾸었다.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낸 중도 성향의 윌리엄 웰드가 트럼프에게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 등록 유권자들의 지지가 워낙 공고해 경선 과정을 거치지 않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먼저 선거자금이 두둑하다. 현재까지 1억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메시지 전담 직원만 40명이며 앞으로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선거전략이나 전문가의 자문보다는 자신의 직관에 의존해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언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경계선상의 무당파 유권자들을 겨냥해 강경한 이민정책과 낙태금지 등 폭발력 강한 이슈들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된 특별검사 조사에서 보듯,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족, 사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재선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를 최대 이슈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3%의 경제성장률, 반세기 만의 최저 실업률 등 경제성적표를 내놓으며 4년 전보다 경제적 상황이 좋아진 점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종신직인 연방 대법관 2명을 보수적인 인물로 지명함으로써 보수적인 사회가치를 지킬 수 있게 된 점을 성과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으로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주요 교역대상국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개정해 미국의 이익을 최대화하고, 이슬람무장단체를 격퇴하고 북한의 김정은을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한 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벌이는 무역전쟁을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이라며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노림수는 ‘사회주의 논란’이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자칭 사회주의자 내지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여럿 있어 이를 부각시킬 공산이 크다. 올해 국정연설에서 이미 “미국은 결코 사회주의 국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운을 뗐다. 젊은층에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반감이 덜하지만, 냉전을 경험한 65세 이상 유권자들에게는 예상보다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제, 특히 소득의 양극화 문제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감세 조치로 부가 더욱 편중됐다며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등을 주장한다. 대학등록금 감면과 건강보험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등 친환경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무너진 미국의 전통적인 질서와 위상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이른바 ‘가짜뉴스’가 판을 쳤다면 2020년 대선에서는 ‘딥페이크’(Deepfake)에 대한 우려가 벌써 만만치 않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동영상 편집 기술을 뜻한다.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로 한마디로 가짜 동영상을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편집기술이 뛰어나 가짜와 진짜 동영상을 가려내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고도의 전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정도 컴퓨터를 다룰 줄만 알아도 어렵지 않게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 유포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논란이 됐던 미국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동영상은 누군가 속도를 75% 수준으로 느리게 작동하도록 조작하는 ‘초보’ 수준이었다고 한다. 펠로시가 마치 술에 취해 말을 하는 듯한 이 동영상은 유튜브가 내릴 때까지 300만명 이상이 봤다. 미 하원 정보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AI 전문가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열었다. 애덤 시프 위원장은 청문회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해 “악의적인 인물이 혼란과 분열, 위기를 조장할 수 있고, 이 기술은 대통령선거를 포함한 선거운동 전체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2020년 대선 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표율이 6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과 시민권을 획득한 이민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투표율 상승을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밀레니얼세대(1981~2000년 출생한 세대)와 2000년 이후 출생한 포스트 밀레니얼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34.2%와 3.4%다. 이는 베이비부머(28.4%)와 침묵과 대공황을 경험한 세대(9.4%)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2018년에는 달랐다고 한다. 45세 이상 유권자들보다는 낮았지만, 투표율이 36%에 달했다. 4년 전의 20%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 그리고 이들이 민주당 지지 성향이라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밀레니얼세대와 여성표 못지않게 고졸 이하 백인 블루칼라층의 투표율에 주목한다. 고졸 이하 백인 블루칼라층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으로 확인됐다. 고졸 이하 백인 블루칼라층의 투표율을 얼마나 끌어올리고, 민주당이 과연 트럼프에게 빼앗긴 전통적인 지지층의 표를 얼마나 되찾느냐가 관건이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위력을 보여 준 여성 유권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최근 주한미국대사관 초청으로 젠더 이슈 취재차 방문한 미국에서 만난 매기 하산 미 연방상원의원(뉴햄프셔주)은 “더 많은 여성이 투표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결속돼 있으며 조직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여성들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또 공소장 물고 늘어진 사법농단 혐의 판사들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검찰의 수사 상황을 수집하고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측이 검찰의 변경된 공소장도 ‘공소장 일본주의’(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를 어겼다고 거듭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 심리로 17일 열린 현직 법관 3명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신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변경된 공소장에도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 주장은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성 부장판사의 변호인도 “여전히 피고인들과 관계없는 부분들이 적힌 것이 많다”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0일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세 피고인의 변호인뿐 아니라 재판부까지 “피고인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법원행정처 사정 등은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정리를 요청하자 검찰은 지난 12일 17쪽 분량의 공소장을 15쪽 분량으로 수정해 제출했다. 검찰은 “처음 기소한 공소사실 자체도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보면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심리 자체가 지연될 수 있어 최대한 논란이 안 되도록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전히 검찰의 공소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일단 ‘정운호 게이트가 법조 비리 의혹으로 불거졌다’는 부분은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들어가는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영장 재판 가이드라인을 전달하고 일부 기각하도록 했다’는 부분은 명백히 아니다. 이는 공무상 비밀누설과 관계없어 죄가 되면 다른 걸로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장의 모두 사실을 많이 가지치기해서 임 전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과는 무관하게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면서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되면 첫 공판기일에서부터 변론을 종결하고 공소 기각 판결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재차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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