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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피해 고객들 1개월 요금 감면… 소상공인 보상은 별도 검토”

    KT “피해 고객들 1개월 요금 감면… 소상공인 보상은 별도 검토”

    금전적 피해 인과관계 증명도 어려워KT가 지난 24일 서울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와 관련 피해 고객에게 1개월치 요금을 우선 감면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은 별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KT가 제시한 보상이 약관에 적시된 보상 범위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추가적인 손해 배상 청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25일 “이번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유선 및 무선 가입고객에게 1개월 요금을 감면하기로 했다”며 “1개월 감면금액 기준은 직전 3개월 평균 사용 요금이며, 감면 대상 고객은 앞으로 확정해 개별 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의 보상 대상 고객은 유선 전화와 인터넷의 경우 장애지역 가입자들이 선정될 전망이다. 무선 기지국 불통 피해 고객은 우선 대상 지역 거주 고객을 중심으로 보상할 예정이라고 KT는 설명했다. KT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약관은 고객 책임 없이 연속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피해 시간에 해당하는 월정액(기본료)과 부가사용료의 6배를 기준으로 고객과 협의를 거쳐 손해배상을 하게 돼 있다. IPTV는 시간당 평균요금의 3배를 보상한다. KT의 보상안은 피해 시간에 상관없이 우선 1개월 요금을 면제하겠다는 것이라, 약관 이상의 보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아직 복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피해 시간당 요금의 6배가 1개월치 요금을 상회하는 고객도 나올 가능성은 있다. KT는 “이번 통신 장애로 금전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은 별도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판례에 따르면 KT가 자발적으로 내놓을 보상 외에는 실제 피해를 회복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4년 SKT 통신장애로 피해를 입은 대리운전 기사 등 23명이 약관에 따라 받은 보상액이 너무 적다며 1인당 10만~20만원씩 달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에서부터 대법원까지 전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피해자가 입은 손해는 피해자 측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 특별손해라는 취지였다. 특별손해는 통상손해와 달리 원칙적으로 배상하지 않지만 손해를 입힌 자가 피해를 미리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배상 책임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이번 피해 역시 특별손해 입증이 어렵고 피해 범위가 넓어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중권 변호사는 “특별손해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피해를 미리 알거나 알 수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렵다”면서 “피해자가 많을 경우 법원은 더 엄격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영희 변호사는 “개인별 손해가 있었는지, 얼마를 손해로 인정할지가 중요한데 피해가 너무 광범위하고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KT 통신장애 피해, ‘약관 보상’ 이외 손해배상 어렵다

    KT 통신장애 피해, ‘약관 보상’ 이외 손해배상 어렵다

    KT가 피해 보상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약관에 적시된 보상 범위 외에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법원이 통신장애 피해자가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피해자들은 KT가 내놓을 보상안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실제 피해를 회복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KT는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 약관상의 피해 보상은 물론 이 사고로 피해를 본 통신 가입자 등 소비자들에게 적극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KT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이용 약관에 따르면 고객들이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 시간당 월정액과 부가사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고객과 협의를 거쳐 배상한다. IPTV 서비스 이용자들은 시간당 평균 요금의 3배를 보상받는다. 그러나 과거 판례에 비춰 보면 약관 이외 추가 피해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2014년 대리운전 기사 등 23명은 약관에 따라 받은 보상액이 너무 적다며 SK텔레콤 통신장애로 입은 피해를 1인당 10만~20만원씩 보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에서부터 대법원까지 전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원고가 입은 손해는 피해자 측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 특별손해라는 취지였다. 특별손해는 통상손해와 달리 원칙적으로 배상하지 않지만 손해를 입힌 자가 피해를 미리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배상의 책임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이번 피해 역시 특별손해 입증이 어렵고 피해 범위가 넓어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중권 변호사는 “특별손해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피해를 미리 알거나 알 수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워 인정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피해자가 많을 경우 법원은 더 엄격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영희 변호사는 “개인별 손해가 있었는지, 손해를 입었다면 얼마를 인정할지가 중요한데 피해자가 너무 광범위하고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檢, 하급심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에 잇단 항소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 취지 판례를 새로 정립한 뒤 처음으로 관련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하급심에 검찰이 항소 방침을 결정했다. 비슷한 사유의 예비군법 위반 무죄 사건에서도 검찰은 항소했다. ‘양심’을 제대로 저울질해 보자는 것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형사6단독 허윤범 판사는 지난 16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백모(2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허 판사는 “14세에 세례를 받고 여호와의 증인이 된 피고인은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진정한 양심에 따라 병역거부를 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1일 대법원 전합은 종교적 이유의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의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고 판단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하급심에서 병역법 위반 무죄를 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검찰은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 판단 기준으로 밝힌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신념에 대한 부분이 제대로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심리가 미진한 점을 이유로 들어 항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3단독 송영환 부장판사도 지난 19일 종교적 양심을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 홍모(3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 취지도 무조건 무죄라는 게 아니라 신념을 제대로 판단하라는 것”이라며 “신념을 어떻게 판단할지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법 판결 후 양심적 병역거부 첫 무죄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 취지 판례를 새로 정립한 뒤 하급심에서 첫 무죄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 허윤범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역병 입영대상자인 A씨는 지난 1월 자택에서 ‘육군 모 사단으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여호와의 증인인 부모 밑에서 자랐고 2010년부터 여호와의 증인 교회에 소속돼 세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병무청에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허 판사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진정한 양심에 따라 병역거부를 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 증명이 없는 상황에 해당해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군대 간 난 비양심? ‘양심적 병역거부’ 파헤치기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군대 간 난 비양심? ‘양심적 병역거부’ 파헤치기

    지난 1일 대법원이 주목할 만한 판결을 내놨습니다. 14년 만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형사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건데요. 양심적 병역거부는 말 그대로 양심적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걸 말합니다. ‘양심이 그럼 뭐야!’ 이런 생각이 바로 들죠.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거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로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 저희가 일상에서 쓰는 착한 마음, 올바른 생각이라는 뜻과는 다릅니다. 정리해보면 단순히 착하고 안 착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궤적이 병역의무를 왜 질 수 없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주목 받는 이유는 뭘까요. 제가 앞서 말한 양심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 할 수 있다고 처음 선고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근차근 한번 풀어볼까요. 병역법 88조를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군대에 안가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처벌 조항인데요. 여기서 주목할 건 ‘정당한 사유’라는 부분입니다. 2004년 대법원 판결 때만 해도 양심적 이유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질병 같은 객관적인 기준만 인정을 했죠. 그런데 14년이 흐른 지금 정반대의 판결이 나온 겁니다. 물론 앞으로 양심이라는 주관적 사유를 어디서, 어떻게 측정할지, 얼마나 엄격하게 할지에 대한 과제는 남아있죠. 대법원 판례에 대해 잠깐 짚고 가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3명이 모여서 출석 인원의 과반수로 판결을 합니다. 그리고 이 판결은 1심, 2심과 같은 하급심 판단의 지침, 방향이 됩니다. 자연스레 대부분의 판사들이 판례를 따르게 됩니다. 강제성을 갖는 건 아니지만요. 앞으로의 판결에 끼칠 영향을 생각해보면 그만큼 이번 판결이 중요한 겁니다. 대체복무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데요. 배경은 이렇습니다. 먼저 병역법 5조 1항을 보면 현역, 예비역 이런 식으로 병역의 종류를 나눠놨습니다. 근데 대체복무제는 여기서 빠져있습니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이 부분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내년 12월 31일까지 대체복무제를 명시해 병역법을 개정하라고 했습니다. 뭐 이런겁니다. “헌법에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고 해놓고 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가 택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는 법에 없냐. 이건 기본권 침해야”라고 한 거죠. 그래서 지금 정부는 부랴부랴 안을 다듬고 있습니다. 현재는 ‘교정시설에서 현역병 18개월의 2배 수준인 36개월 합숙 근무하는 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인권이사회는 1.5배(육군 기준 27개월)을 초과할 경우 징벌적 성격을 가진다고 밝힌 바 있어 더 논의가 필요할 듯 한데요. 앞으로 정부 안이 국회로 넘어갈 예정인데 입법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논쟁은 긴 시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상 대다수의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논의를 모아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범수의 시사상식설명서> 팟캐스트는 ‘팟빵’이나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 팟빵 접속하기 - 팟티 접속하기
  • [그때의 사회면] 음주운전과 대리운전

    [그때의 사회면] 음주운전과 대리운전

    음주운전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회적인 문제였다. 1928년 4월까지 서울에서 교통사고가 58건이 있었는데 그중에 음주 사고도 있었던 모양이다. 경찰이 과속 등과 함께 ‘용서 없이 처벌하겠다’고 한 항목 중에 음주운전이 들어 있다(동아일보 1928년 4월 29일자).자동차 수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던 1960년대에도 음주 사고는 빈발했다. 1962년 10월 말까지 전국에서 426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는데 149건이 음주 때문이었다. 음주 측정 기구도 없던 때여서 단속은 거의 하지 않았고 운전자들의 각성을 촉구할 뿐이었다. 그러면서 음주 적정량이라며 운전자가 술을 마셔도 되는 기준을 제시했는데 지금 보면 터무니없다. ‘술에 강한 자’의 기준은 ‘소주 2홉(360㎖), 탁주 6홉(1080㎖)’이라고 했으니 술이 센 사람은 소주 한 병(당시 소주의 도수는 30~40도), 막걸리 한 병 반까지는 마시고 운전해도 괜찮다는 뜻이었을까. 음주운전이 늘어나자 1967년 경찰은 음주 사고에 살인·상해죄를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음주운전을 본격적으로 단속하고자 음주측정기를 처음 도입한 것은 1968년이다. 그해 미국에서 ‘주정검정기’ 20대를 들여와 경인가도에서 단속에 사용했다(경향신문 1968년 5월 7일자). 그래도 음주운전이 줄어들지 않자 1979년 대법원은 음주운전자의 동승자도 공동정범으로 처벌하는 판례를 확립했고 1981년 경찰은 단순 음주운전자를 처음으로 구속했다. 당시 숙취 정도가 0.5% 이상이면 형사입건 대상이었는데 구속된 사람은 무려 13%였다. ‘통금’ 해제와 더불어 ‘마이카’ 시대에 들어서면서 음주운전자는 급속도로 늘어났고 그때마다 당국의 단속과 처벌은 더욱 강화됐다. 특히 연말 망년회 시즌에는 음주 운전이 기승을 부렸는데 이에 대응해 경찰은 단속 강도를 높이는 한편 음주운전자의 명단을 공개했다(경향신문 1984년 12월 13일자). 술 취한 오너 드라이버들을 위한 대리운전 업체가 등장한 것은 1982년 1월이다. 당시에는 ‘이색업종’이었다. ‘서울운전대행상사’가 경력 7년 이상의 운전자 10명을 고용해 대리운전업체 1호로 등록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요금은 지금과 비슷할 정도로 비쌌다. 포니류의 소형차 1만 5000원, 레코드 등 중형차는 2만원, 그라나다 등 대형차는 3만원이었으니 지금 가치로는 최고 수십만원을 주고 운전을 맡긴 셈이다. 다만 초창기의 대리운전 기사는 미리 술집 근처에서 고객이 술을 다 마실 때까지 기다렸던 것은 지금과 다르다. 단속 강화, 차량 증가와 함께 대리운전은 기업형으로 바뀌어 갔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감옥 갈 각오로 소송… 종교 없는 ‘신념의 병역거부’ 통할까

    “모병제 안 하고 강제징집은 위헌” 주장 입영 거부자 1·2심서 징역형 선고받아 대법 2부 지난해 9월부터 심리 진행중 여호와의증인 신도 이어 무죄 여부 촉각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가 성립되면서 종교뿐 아니라 일반적 신념 역시 합법적 병역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병역 거부자도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일반적인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A(22)씨 상고심을 지난해 9월부터 심리 중이다. A씨는 지난 2016년 “모병제라는 대안이 있는데도 대체복무제 없이 강제징집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현역 입영을 거부했다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2심 재판부는 “양심의 자유가 헌법적 의무에 의한 법익보다 더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다”며 강제징집에 의한 개인의 선택권 침해를 “헌법상 허용된 정당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 “병사의 급여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하진 않아 A씨는 현재 불구속 상태로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 거부와 관련,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이라는 점만 증명되면 병역법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거부) 사유’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함에 따라 A씨 병역 거부에 대한 하급심 판단도 뒤집힐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종교적인 이유로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해 하급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던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 상고심에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은 양심의 정의를 “신념이 굳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이며 상황에 따라 타협하거나 전략적으로 선택하지 않는 것”, “인격적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정도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제시했다. 현재 법원에 계류된 양심적 병역 거부 관련 피고인 대부분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이지만, 대법원이 정의한 양심은 꼭 ‘종교’라는 조건 안에 국한돼 있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A씨가 2016년 입영 거부 뒤 지금까지 하급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도 확고하게 입영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신념이 ‘굳고 확고하고 진실한 신념’임을 적극 주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 소부 판결이 전원합의체 판례를 꼭 따를 필요는 없지만, 앞서 전원합의체 판단이 종교에 국한돼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류 중인 소부 사건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올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도 “한 해 전체 병역 거부자 500~600명 중 종교적 사유가 아닌 사람은 4~5명 정도”라며 A씨 사건의 이례성을 설명하면서도 “A씨에게도 같은 (무죄 취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격적 존재 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정도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란 측면에서 A씨의 신념은 집총 자체를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신념과 결이 다르다는 견해도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설] 대법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 대체복무제 서둘러야

    대법원이 어제 병역 거부자인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대법원이 정당성을 부여한 첫 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는 현 병역법 제5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금까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일반적인 병역 기피와 동일시해 기계적으로 형사처벌해 온 관행에 쐐기를 박은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본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국민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는 대체복무제를 서둘러 도입하는 등 논란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대법원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이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못박았다. 이 조항은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관들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것인지는 대체복무제의 존부 논리와 필연적 관계에 있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대체복무제와 무관하게 양심적 병역거부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으로, 대체복무 도입에 초점을 맞춘 헌재보다 ‘양심의 자유’ 측면에서 한발 앞선다. 14년 만에 기존 판례를 뒤집은 이번 판결은 당장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에 영향을 줄 것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대기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상고심이 200여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1000여명이다. 젊은이 대다수가 군에 가는 현실에서 이들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 박탈감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커질 수 있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이 시급한 이유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 도입 방안 검토가 마무리 단계”란 입장을 냈다. 교정기관 등에서 복무하게 하되 복무 기간은 현역병의 1.5배와 2배를 놓고 막판 조율 중이라고 한다. 국민 공론화 등을 통해 병역 기피 악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징벌적 가혹함을 피할 수 있는 합리적 안을 도출하기를 바란다.
  • ‘소극적 양심’ 처벌은 기본권 침해… 수감자 71명 구제 힘들 듯

    ‘소극적 양심’ 처벌은 기본권 침해… 수감자 71명 구제 힘들 듯

    ‘대법관 13명 중 9명 다수의견… 무죄 판단양심의 진정성’ 어떻게 가늠할지 논란될 듯 반대 4명 “진정한 양심 존재 심사 불가능” 檢, 양심적 병역 거부자 무혐의 처분 전망 법원서 계류 930여건도 무죄 판단 가능성 일각선 “수감자들 특별 재심 등 구제해야”대법원이 1일 종교와 신념이라는 ‘양심’이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14년 만에 판례를 변경한 데에는 양심적 병역 거부가 국방의 의무라는 공익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소극성’에 주목했다. 현재의 병역제도 아래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불이행에 따른 어떠한 제재도 감수하겠다는 이들의 입장이 헌법상 국방의 의무 자체를 적극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사실 이 지점까지는 이번 전합과 2004년의 전합이 같은 판단이었지만 ‘그렇다면 소극적 양심의 실현을 국가가 제한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정반대의 답을 내놨다. 이번 전합은 “국가가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한 것에 대해 단지 소극적으로 응하지 않은 경우에 형사처벌 등 제재를 가해 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상 병역의무의 가치를 뒤흔들지 않는 이상 개인들의 양심의 실현까지 국가가 제한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이번 전합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 또한 시대가 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에도 맞지 않다고 봤다. “다수결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민주주의도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 있어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시는 그동안 인정되지 않은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신념도 포용해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역설한 것이다. 권순일·김재형·조재연·민유숙 대법관은 “최소한의 소극적 부작위조차 허용하지 않으면 헌법이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게 사실상 아무런 의미를 가질 수 없다”는 의견을 보태기도 했다. 하지만 ‘양심의 진정성’을 어떻게 가늠할지는 새로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합은 “양심이란,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는 자기 인격적 가치가 파멸될 거라는 진정한 마음으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라며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고 진실해야 하며 삶의 전부가 신념의 영향력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등 전반적인 삶의 모습을 살펴 “좀처럼 쉽게 바뀌지 않은” 신념을 지켜왔는지를 통해 ‘양심의 진정성’이 증명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반대(유죄) 의견을 표명한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진정한 양심의 존재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다수의견이 제시한 사정들은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한 충분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검찰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27건을 비롯해 전국 법원에 계류 중인 930여건도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처벌이 확정되어 복역 중인 71명의 경우 구제가 힘들 수 있다. 대법 판결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도 지난 6월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도 처벌조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이재승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면·복권하거나 특별 재심 등의 규정을 만들어서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법원 “종교·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대법원이 양심과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병역 기피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돼 무죄라고 판결했다. 2004년 유죄를 선고한 대법원 판례가 14년 3개월 만에 바뀐 것이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과 맥이 같지만, 대법원은 한발 더 나아가 “양심적 병역 거부와 대체복무제는 논리 필연적 관계에 있지 않다”며 양심의 자유를 더욱 강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는 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호와의 증인’ 오승헌(34)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창원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대법관 13명 가운데 9명이 무죄로 판단한 결과다. 재판부는 “국가가 개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형사처벌 등의 제재를 가해 소극적 양심 실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은 “질병이나 재난 등 일반적 사정이 아닌 종교적 신념이라는 주관적 사정은 병역 기피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의 판단으로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 대해 검찰이 앞으로 무혐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오씨는 선고 직후 “대법원의 용감한 판결과 국민의 찬성 의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쟁 게임’ 즐긴 병역거부자의 양심은…“검사 감별”

    ‘전쟁 게임’ 즐긴 병역거부자의 양심은…“검사 감별”

    대법 “병역거부자 양심, 자료 신빙성 통해 검사 감별”검사 “한사람 인생 확인해 가짜 양심 구별은 불가능”변호사 “기준 없어 궁예의 공포정치 관심법 수사 우려”종교 없는 ‘반전주의자’ 병역 거부 양심 판별은 난제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일 무죄라는 확정 판단을 내리면서 병역거부자가 주장하는 ‘양심의 진정성’ 판단을 검사에 맡겨 논란이 일고 있다. 범죄를 수사해 기소하는 검사에게 인간의 내밀한 양심을 재단하라는 과도한 권한을 넘겼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피고인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할 경우, 그 양심이 과연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인지 심사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소명자료를 제시하면 검사는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방법으로 진정한 양심의 부(不)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병역 의무를 거부하는 개개인의 양심을 판·검사가 평가해서 기소·불기소나 유·무죄를 판별해야 한다는 것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 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삶의 모습 전반을 살펴보는 식으로 인간 내면에 있는 양심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주장하는 이가 일상 생활에서 사격을 하는 ‘슈팅 게임’을 즐겼을 경우 어떻게 판단될까. 젊은 층이 모바일이나 온라인, PC방 등에서 많이 즐기는 전쟁 게임도 양심을 판단하는 기준에 포함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병역 이행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의 일부 1·2심에서는 피고인의 신념을 확인하기 위해 개종 시기, 세례 여부, 가족들의 종교, 부모 형제의 병역기피 처벌 여부, 종교활동 참석 상황, 종교 관련 사회활동 등을 검증해왔다. 백종건 변호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법원에 학생 생활기록부를 제출하거나 면접을 보듯 재판부에 본인의 신념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진술서를 써내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와 지인을 증인으로 세워 피고인이 평소 어떤 생활을 했으며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을 묻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백 변호사는 병역 이행 거부를 교리로 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을 두고도 피고인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인지, 양심의 가면을 쓴 병역 기피자인지 가려내는 일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검찰로서는 난제를 떠안은 셈이다. 질병 등 명확한 요건이 아닌 사유로 병역을 거부한 경우, 종전까지는 병역거부 사실만으로 기소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수사 대상자가 제출한 자료의 신빙성을 따져 양심을 감별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검찰의 고민은 특정 개인의 사생활이나 성향을 낱낱이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확인해 ‘진짜 양심’, ‘가짜 양심’을 구별하라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판례가 쌓이기 전까지 일선에서 굉장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종건 변호사도 “검찰이 자료의 신빙성을 탄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청년들이 많이 하는 ‘오버워치’처럼 전투에 참여해 총을 쏘는 게임 등을 즐긴 이력 같은 것은 검찰이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특히 여호와의 증인처럼 특정 종교 신자가 아니라 반전주의자 등 독자적인 신념을 근거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의 경우, 그 양심의 진정성을 어떻게 가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판결에 반대의견을 낸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도 “진정한 양심의 존재를 심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다수의견이 제시한 사정들은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 발견에 부합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대법원의 판결이 판사·검사에게 내밀한 양심의 영역을 들여다보고 평가할 수 있는 과도한 재량 권한을 부여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가의 수사·재판권이 개인 양심의 자유를 재단하는 상황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연합뉴스를 통해 “병역거부자를 ‘양심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정립되기 전까지 ‘관심법’ 같은 수사와 재판이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관심법(觀心法)은 남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으로, 미륵을 자처했던 궁예가 이를 가졌다고 주장하며 공포정치를 펼쳤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법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무죄로 판례 변경

    대법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는 ‘정당한 사유’“…무죄로 판례 변경

    대법원이 종교와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는 병역을 기피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6월 28일 헌법재판소의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병역법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14년 만에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는 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의 상고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로 유죄로 결정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며 사건을 창원지법 형사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오씨는 2013년 7월 육군 현역병으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일인 2013년 9월 24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고 정해 존엄성의 기본 조건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로 삼고 있다”면서 “국가가 개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불이익에 대해 형사처벌 등의 제재를 가해 소극적인 양심 실현을 제한하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기서 ‘양심’이란 착한 마음이나 올바른 생각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한 개인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 가치가 파멸될 것이라는 진정한 마음으로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하므로 어떤 제재도 감수하고서 의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의무 이행을 강제하고 형사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거나 본질적 내용이 위협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거부자들에게 병역 의무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불이행에 대해 형사처벌 등 제재하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실제 배상까진 ‘험로’…위안부 등 일제 피해 소송 영향도 미지수

    신일철주금 국내 자산만 강제집행 가능 日, 위안부 소송 무대응…정식 재판 0건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지만 실제 배상이 이뤄지거나, 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 피해를 다루는 다른 소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미지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이 강제징용 피해자 4명에게 각각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원칙적으로 한국 법원은 일본에 있는 신일철주금 자산이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 대신 이 회사의 국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은 가능하다. 신일철주금은 현재 국내 기업인 포스코 지분 3.32%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 7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우리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원고들이 일본 법원에 다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원고 2명이 이미 2005년 일본에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가 최종 확정됐기 때문에 일본 법원이 이번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측이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 지연 전략을 펼 여지도 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위안부 소송의 경우엔 ICJ 판례로 정립된 ‘국가면제원칙’의 적용을 받을 소지가 커서 이번 대법원 판결과 구별되는 측면이 있다. 앞서 2004년 이탈리아 법원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에 징집돼 강제 노역을 했던 루이키 페리니 등 자국 국민들에게 독일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페리니 판결’을 내렸지만, 독일 정부는 “이미 이탈리아에 배상 의무를 이행했는데, 이탈리아 법원이 독일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제소로 사건을 심리한 ICJ는 국가면제원칙을 적용해 독일 손을 들어 줬다. 강병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안부 사건에서나 강제징용 사건에서나 일제가 저지른 행위는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국가를 상대로 행사될 수 없다는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페리니 사건을 판단할 때 ICJ도 독일의 불법행위를 심리한 게 아니라 국가면제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청구해 2016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 계류된 2개의 소송에 ‘무대응’ 중이다. 법원 관계자는 “일본 외무성에 서류를 보내도 계속 반송되고 있다”면서 “피고(일본 정부) 송달이 이뤄지지 않아 정식 재판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법, 2013년 화성 ‘불산누출 사고’ 삼성전자 무죄 확정

    대법, 2013년 화성 ‘불산누출 사고’ 삼성전자 무죄 확정

    2013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와 관련, 삼성전자는 직접적 책임이 없다는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치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 전 삼성전자 인프라기술센터장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받은 삼성전자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이 전 센터장은 2013년 1월 27일부터 불산공급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시스템에서 이틀간 불산이 누출되는데도 사고 예방의무를 게을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사고로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STI서비스 직원 박모씨가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삼성전자와 STI서비스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삼성전자 임직원 3명과 STI서비스 임직원 3명에게 300만원~1000만원의 벌금형이 각각 선고됐다. STI서비스에도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그러나 1심과 2심 모두 이 전 센터장에 대해선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관리책임자가 아니다”라면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위반의 ‘위반행위 행위자’로도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하급심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다”며 직접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인은 사법상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을 뿐 법률에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범죄능력이 없고, 법인의 업무는 법인을 대표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의 의사결정에 따른 대표행위에 의해 실현될 수밖에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것이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에 대해 “법리상 오해가 없다”며 옳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국회 고발’이 국회증언감정법 소추요건인데…뒤늦게 요청한 서울중앙지검

    ‘국회 고발’이 국회증언감정법 소추요건인데…뒤늦게 요청한 서울중앙지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영장청구서에 적시된 국회증언감정법 위반과 관련 검찰이 뒤늦게 국회에 고발을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임 전 차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임 전 차장의 변호인은 국회 고발이 소추요건이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고발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전 차장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임 전 차장의 변호인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속고발이 없는 한 피의자를 국회증언감정법 상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의견서와 법정 구술 변론을 통해 “국회증언갑정법 15조 1항은 국회 위원회에서 위증을 전속고발사항으로 규정한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도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에서 위증죄 고발 여부는 국회의 자율권에 맡기고 있어 위원회의 고발 요건을 소추요건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박영수 특검은 지난해 1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에 국회증언감정법 상 위증죄로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위 종료 이후에 이뤄진 고발은 위법하다는 취지로 지난 5월 이임순 순천향대 교수에 대해 공소 기각 판결을 했다.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 등도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국조특위는 2016년 11월 17일부터 2017년 11월 15일까지 활동했고, 고발은 그 뒤에 이뤄졌다. 재판부는 “국회증언감정법의 위증죄는 특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이다”고 명시했다.  뒤늦은 고발 요청에 국정감사장에서는 법무부 패싱 논란까지 일었다. 전날인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발 공문이 접수되자 여야 의원들이 감사 도중 법무부를 거치지 않고 법사위에 직접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보낸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임종헌에 대한 고발요청’ 문서에는 “임 전 차장이 2016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법원행정처가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행정소송 결과 보고서’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있는데도 ‘법원행정처 차원에서 작성한 적은 전혀 없다’고 위증했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의 비판에 박상기 법무장관도 “(윤 지검장이 고발요청을 한 사실을) 잘 몰랐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법무부 검찰국을 통해 다시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뒤늦은 고발 요청이라는 지적에 대해 “26일 대검에 고발 의뢰를 먼저 했고, 공문은 29일에 접수했다”며 “국회 고발이 소추 조건이지 구속영장 조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법무부 패싱 논란까지 커지자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이 26일 대검을 경유해 고발요청할 예정이라고 법무부에 보고했지만, 담당 과장인 진재선 형사기획과장 실수로 박상기 장관이 이같은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26일 박 장관이 외부 일정 후 퇴근했고, 29일 국정감사 때문에 국감장에 있어서 보고하지 못했을뿐 중앙지검은 정식 보고한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재판거래’ 日 강제징용 소송 내일 선고… 김명수 대법은 ‘13여년의 恨’ 풀어주나

    사법농단 수사·한일 관계 후폭풍 예고 피해자 손배청구권 인정 여부가 핵심 ‘양심적 병역 거부’ 판례 뒤집을지도 관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어 13년 8개월 만에 끝맺음을 할지 주목된다. 판결에 따라 검찰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는 물론 한·일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등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0일 오후 2시 이춘식(94)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재상고심 선고 기일을 연다. 대법원에서만 두 번째 판단으로, 재상고심이 접수된 지 5년 2개월 만이다. 지난 2005년 2월 이씨 등은 1941~43년 신일본제철의 전신인 일본제철에 강제징용돼 고된 노역에 시달렸지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1인당 1억원의 위자료를 달라고 소송을 냈다. 4명의 원고 중 여운택·신천수씨는 앞서 1997년 일본 법원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냈다가 패소해 2003년 10월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원고들은 우리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과 2심은 모두 일본 확정 판결의 효력을 인정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012년 5월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는 “일본 법원의 판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국내에서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또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해서도 “식민지배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었다”며 원고의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어 파기환송심은 신일본제철이 원고들에게 각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신일본제철이 재상고하면서 이 사건은 2013년부터 대법원에 계류됐다. 그 사이 원고 4명 중 3명이 세상을 떠나고 이씨만 남았다. 전원합의체가 기존 소부 판단을 유지하게 되면 일본과의 외교 갈등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소부 판단을 뒤집으면 국내에서 비판 여론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외교부, 청와대와 재판을 고의로 지연하거나 결론을 뒤집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을 빚었다. 한편 전원합의체는 같은 날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병역을 거부한 오모(34)씨의 상고심 선고를 통해 개인의 신념 등 양심이나 종교적 이유가 병역법 88조 1항에 따른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인지 판단한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도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한 뒤여서 판례가 뒤집힐지 관심을 모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야권 “초헌법적 국회 패싱” 반발… 靑 “남북 합의, 국가간 조약 아냐”

    한국당 비준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바른미래 “동의 필요없다는 건 모순” 靑 “남북, 특수관계… 헌법 적용 안돼” 문재인 대통령의 전격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비준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청와대는 24일 문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를 열어 군사분야 합의서를 심의·의결하고 재가한 데 대해 보수 야권이 위헌이라고 주장하자 “근본적인 법리 오해이며 야당 논리가 오히려 위헌적”이라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은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비준안이 국회의 비준 동의 사항을 규정한 헌법 60조 1항의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에 해당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했다. 바른미래당도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국회 계류 중인 상황에서) 순서가 잘못됐다”며 비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야당 주장의 근거로 든 헌법 60조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 ‘조약’의 요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조약은 문서에 의한 ‘국가’ 간 합의를 말하는데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과 맺은 합의와 약속은 조약이 아니며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2005년 제정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3조 1항을 보면 ‘남북 관계는 국가 간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며 “여기에서도 조약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남북합의서라 함은 정부와 북한 당국 간 문서 형식으로 체결된 모든 합의’(4조 3항)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준을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례에 위반하는 것이며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위헌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안위에 중요한 안보적 사항을 포함하는 부속 합의를 대통령이 일방 비준하는 것은 국회를 패싱,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중요한 건 북한이 헌법상 국가냐, 반국가냐 하는 법리보다 평양선언이나 군사합의서에 포함하는 내용이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청와대의 오만한 발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 ‘결’은 달랐지만 비판에 가세했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끝까지 야당을 설득하든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철회하고 독자 비준하는 떳떳함을 보였어야 한다”며 “추상적인 판문점선언은 비준 동의가 필요하고 (구체성을 띤) 평양공동선언은 동의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靑 “‘군사합의서 비준 위헌’이란 주장이야말로 위헌적 발상”

    靑 “‘군사합의서 비준 위헌’이란 주장이야말로 위헌적 발상”

    청와대는 24일 일부 언론과 야당, 학계에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를 비준하고, 국회 동의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을 제기한 것과 관련, “근본적 법리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를 열어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서를 심의·의결하고 재가했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위헌)주장의 근거로 든 헌법 60조는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조약의 요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조약은 문서에 의한 국가의 합의를 말하고 주체가 국가이지만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과 맺은 어떤 합의와 약속, 이건 조약이 아니며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럼 북한은 무엇이냐고 했을 때, 2005년에 제정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3조1항을 보면 ‘남한과 북한의 관계는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정의돼 있다”며 “여기에서도 조약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남북합의서라 함은 정부와 북한 당국 간에 문서의 형식으로 체결된 모든 합의를 말한다’(4조3항), 이렇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전에 체결된 남북합의서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명백하게 헌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며 “헌재와 대법원 모두 남북합의서는 한민족공동체 내부의 특수 관계를 바탕으로 한 당국 간 합의로 보아서 헌법상 조약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남북 합의서 비준에 대해서 헌법 60조를 근거로 위헌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헌재 결정과 대법원 판례에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이를 위헌이라고 규정한다면 북한을 엄연한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기에 위헌이라는 주장 자체가 오히려 위헌적 발상”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실제 헌재는 지난 1997년 1월 “1991년 체결된 남북합의서는 한민족공동체 내부의 특수관계를 바탕으로 한 당국간의 합의로서 남북 당국의 성의있는 이행을 상호 약속하는 일종의 공동성명 또는 신사협정에 준하는 성격을 가진다”고 결정한 바 있다. 대법원도 지난 1999년 7월 “1991년 체결된 남북합의서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특수관계 사이에 채택한 합의문서로서 남북한 당국이 각기 정치적인 책임을 지고 상호 간에 그 성의 있는 이행을 약속한 것이기는 하나,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를 국가 간의 조약 또는 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앞서 정부가 국회에 비준 동의를 요청한 판문점 선언도 동의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판문점 선언은 중대한 재정적 부담과 입법 사안과 관련한 것으로 남북관계발전법에 있는 근거 조항에 의해서 비준을 받는 것”이라고 답했다.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21조3항에 따르면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남북합의서의 체결ㆍ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돼 있다. 다만, 평양공동선언이나 군사합의서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강서구 PC방 살인’ 유사 사건?…“우울증 전력만으로 ‘심신장애’ 인정 안돼”

    ‘강서구 PC방 살인’ 유사 사건?…“우울증 전력만으로 ‘심신장애’ 인정 안돼”

    16년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고 치료감호 전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범행 당시 심신장애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 임광호)는 이웃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하모(50)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하씨는 지난 4월 10일 오후 7시 25분쯤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 A씨의 배와 등, 목 부위를 흉기로 6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씨는 흉기가 부러지자 범행을 멈추지 않고 다른 흉기를 들고 나와 계속 휘둘렀고, A씨가 달아나자 추격하며 범행을 이어가는 잔혹함을 보였다. 하씨는 “A씨의 집에서 망치질 소리, 창문 닫는 소리 등 시끄러운 소리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저질렀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집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음은 없었고, 하씨가 그저 A씨가 소음을 일으키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 때문에 하씨는 ‘심신장애’로 인한 감경을 주장했다. 그는 2002년부터 약 16년간 우울증으로 70여 차례 통원치료를 받은 전력과 2012년에도 우울증으로 중상해 범죄를 저지르고 2년 6개월간 치료감호를 받은 전력을 근가로 내세웠다. 그러나 법원은 하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중형을 선고했다. 정신적 장애가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 변별 능력이나 행위 통제 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를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2016년 증상이 호전돼 치료감호가 종료됐고, 심각한 정신병적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입원치료 등의 조치는 없었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도구를 숨기고 찾아갔고, 피해자가 달아나자 복도 창문으로 피해자 위치를 확인하고 쫓아가 저항하는 피해자를 제압하고 살해하는 등 피고인은 범행 당시의 상황, 범행의 의미,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씨에 대해 정신감정을 수행한 감정의도 “하씨가 공격성을 참는 수준이 낮거나 충동성,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결여 등을 보이지만 이는 ‘성격적인 문제’이지 정신병적 상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과 공포, 무력감을 느끼다가 결국 허망하게 삶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행동으로 범행이 유발됐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등 범행을 합리화하려는 태도를 보였고, 지금까지 유족들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한 점을 고려해 엄벌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강서구 PC방 살인’ 피의자 김성수가 우울증 치료 전력으로 치료감호소로 이송돼 정심감정을 받는 데 대해 심신미약 범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판결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5부 능선 넘었다”…국정감사 통해 엿본 ‘사법농단’ 수사 추이

    “5부 능선 넘었다”…국정감사 통해 엿본 ‘사법농단’ 수사 추이

    1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선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이 진행 중인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 진행 현황이 보였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5부 능선은 넘지 않았다 생각한다”면서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이날 수사팀 관계자들이 국감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사법농단 수사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2·3·4부에서 30여명의 검사들이 투입됐다. 이 중에서 타청에서 파견된 검사는 11명이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들어간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직접 불러 조사한 전현직 법관은 80명에 달한다. 윤 지검장은 “검사 1명이 1주일에 법관 2명 정도를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윤 지검장은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환조사할 계획이 있나”는 질문에 “현재로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요새 소환조사를 받는 중인데, 진행 경과에 따라 윗분들이 조사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변했다. ‘윗분’들은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과 양 전 대법원장을 의미한다. 검찰은 재판거래를 비롯해 법관 사찰, 인사 불이익 등 사법농단 사건 대부분에 연루돼 있는 임 전 차장을 1주일 사이 세 차례나 불러 조사했고, 추가 소환조사도 준비하고 있다. 대법원 비자금 조성 의혹에 관한 내용도 이날 언급됐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가 2015년 각급 공보관실 운영비를 법원장들에게 ‘격려금’ 형태로 지급한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3억 5000만원 비자금은 횡령 혐의인가, 배임 혐의인가”라고 묻자, 윤 지검장은 “횡령이 될지 배임이 될지 더 조사해봐야 한다”면서도 “일단 기업이든 공무원 조직이든 간에 허위장부를 놓고 돈을 현금화시켜서 쓰면 횡령으로 의율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2016년~2017년에도 증빙이 된 예산을 제외하면 6억여원이 현금으로 지급됐다”면서 “증빙이 없는데도 안철상 현 법원행정처장은 ‘제대로 썼다’고 주장했는데, 대법원 판례에 비춰보면 사용한 사람들이 증빙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지검장은 “지금 2015년 건이 마무리되는 대로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국감장에선 피의사실공표 여부를 놓고도 공방이 펼쳐졌다.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영장 기각 사유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이 적절한가”라고 질의하자, 한동훈 3차장검사는 “통상 안하지만 (이번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간수사 발표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루머 오해 확산으로 공익을 저해할 수 있지 않냐”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너무 지나치게 많이, 재판 확정 전에 유리한 결과를 위해 피의자 신뢰성을 저하하는 행태로 공표가 이뤄져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지검장은 “이 사건은 그야말로 재판의 독립을 침해한 사건이기 때문에 (공표를) 한 것이니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저희가 일부러 괴롭히기 위해 (피의사실공표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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