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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인 정자로 인공수정해도 친자녀”…대법 전원합의체, 36년 판례 검토

    “타인 정자로 인공수정해도 친자녀”…대법 전원합의체, 36년 판례 검토

    다른 사람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태어난 자녀를 남편의 친자식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판단하기로 했다. 오는 5월 22일 공개변론도 열린다. 대법원은 송모(63)씨가 자녀들을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 사건을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고 8일 밝혔다. 주심은 김재형 대법관이 맡았다. 송씨 부부는 송씨의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자 1993년 다른 사람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으로 첫째 아이를 낳은 뒤 두 사람의 자녀로 출생신고를 했다. 이후 송씨 아내의 혼외관계로 1997년 둘째 아이가 태어났고, 이 아이도 송씨와 아내의 자녀로 출생신고했다. 그러나 2013년 가정불화로 송씨 부부는 협의이혼을 신청하게 됐고, 두 자녀들도 이 때 처음으로 송씨가 자신의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송씨는 아내와 양육비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자 2013년 9월 자녀들이 친생자가 아니라며 이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후 2015년 10월 부부는 이혼하기로 하고 조정이 성립됐다. 송씨는 인공수정을 한 첫째에 대해 “인공수정을 묵인했을 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둘째에 대해선 “부부관계를 통해 아내가 자연 임신, 출산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협의이혼 절차를 진행하던 중에야 혼외자임을 알게 됐다”며 두 자녀 모두 친자식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소송 제기 자체가 부적합하다”며 송씨의 청구를 잇따라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해당 사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결정이다 송씨의 소송이 부적합하다는 판단에는 1983년 확립된 대법원 판례가 주요 근거가 됐다. 민법 844조 1항은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1983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부부의 한 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부인이 남편의 자식을 임신할 수 없는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친생자 추정의 반증이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그런데 송씨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친생자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 달라고 소송을 낸 만큼 민법에서 규정한 친생자 추정 원칙을 깰 ‘명백한 반증’이 부족하다는 취지다. 1·2심은 우선 첫째 자녀에 대해서는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에 동의한 이상 소송 제기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송씨는 “동의한 적 없다”고 주장했지만, 남편의 동의나 협력 없이는 인공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내의 혼외 관계로 태어난 둘째에 대해서도 송씨가 아무리 늦어도 둘째 자녀가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 병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도 그로부터 소송을 낸 2013년까지 오랫동안 친자녀로 출생신고한 데 대해 문제를 삼지 않았고, 아내와도 동거하며 아버지로서 둘째 자녀를 양육하는 생활을 계속해왔던 만큼 양친자 관계가 성립한다고 봤다. 특히 송씨 부부가 이혼할 때 당시 미성년자였던 둘째 자녀에 대한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약속한 뒤 한꺼번에 3000여만원을 준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이번에 대법원이 관련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것은 1983년에 확립된 판례를 좀 더 신중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엔 유전자 확인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고, 사회분위기상 부부가 동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한 경우에만 친생자 추정 원칙을 부정할 수 있다고 봤지만, 그 때에 비해 친자확인기술 등이 매우 발달해 혼인과 친생자의 관계를 다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 이유에서다. 전원합의체는 오는 5월 22일 오후 2시 이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갖기로 했다. 대법원은 대한변호사협회, 법무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한국민사법학회, 한국가족법학회, 한국가족관계학회, 한국헌법학회 등에 참고 의견서 제출을 요청하고 민사법·가족법 전문가, 담당 부처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예산자료 유출’ 심재철 기소유예

    ‘예산자료 유출’ 심재철 기소유예

    국가 재정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로 7개월에 걸쳐 수사를 받아 온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혐의는 인정되나 자료를 모두 반환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진수)는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침해 등의 혐의를 받는 심 의원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가 충분하더라도 기존 전과, 피해 정도, 반성 정도 등을 고려해 기소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심 의원의 보좌진 3명도 기소유예 처분됐다. 검찰은 심 의원 측이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실, 대법원, 헌법재판소,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38개 국가기관의 카드 청구 내역 승인, 지출 및 지급 대장 등 208개 파일을 불법적으로 내려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산집행 건수 기준으로 827만건에 달한다. 다만 검찰은 유출 자료 대부분이 압수된 점, 심 의원 측이 보관하고 있던 일부 잔여 자료도 스스로 검찰에 반환한 점, 향후 유출 자료를 활용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수사협조, 사법부 미래 위한 것”…법관은 증인 불출석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수사협조, 사법부 미래 위한 것”…법관은 증인 불출석

    대법원장, 전국법관대표회의 참석해 수사 협조 관련 당위성 역설임종헌 재판 증인 채택된 현직 법관은 재판 불출석 사유서 제출 김명수 대법원장이 8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협조한 것은 사법부의 과거 잘못을 드러내려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또 강조했다. 그러나 사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현직 법관들은 또 재판에 불출석 했다.김 대법원장은 이날 경기 고양의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3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우리가 그동안 사법행정을 재판지원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되돌리기 위해 기울인 많은 노력은 과거의 잘못을 탓하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지난날을 알아야 했고, 과거로부터 교훈을 배워야만 했다”며 “오직 ‘좋은 재판’이라는 사법부의 사명을 위한 미래의 토대를 만들기 위함이었고, 우리는 이제 과거에서 배운 교훈을 밑거름 삼아 미래를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검찰 수사 협조로 사법부가 전례 없는 위기에 맞닥뜨렸다는 내부 반발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 대법원장의 바람과는 달리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은 법관의 증인 출석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증인 신문 예정이었던 김모 전 부장판사와 박모 전 부장판사 등 2명이 사전에 불출석 의사를 밝히고 불출석했다. 둘에 대한 증인신문은 24일로 연기됐다. 지금까지 제 날짜에 증인으로 출석한 현직 법관은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 검찰은 “증인으로 신청한 전·현직 판사의 60% 가까이가 출석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검찰 ‘정부 예산정보 불법 유출’ 심재철 의원에 기소유예 처분

    검찰 ‘정부 예산정보 불법 유출’ 심재철 의원에 기소유예 처분

    정부의 비공개 국가 재정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란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기소를 안 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진수)는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심 의원을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같은 혐의를 받은 심 의원 보좌진 3명에게도 같은 처분을 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심 의원 보좌진들이 지난해 9월부터 상당 기간 대통령비서실, 국무총리실,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등 30여개 정부기관의 47만건에 달하는 행정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내려받았다면서 심 의원 보좌진 3명을 같은 달 17일 검찰에 고발했다. 또 심 의원이 해당 자료를 반환하지 않고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청와대 업무추진비 등을 계속 공개한 점을 심각하게 보고 심 의원도 같은 달 27일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기재부의 고발장 제출 후 7개월이 지나서야 “불법 유출한 예산지출 내역 자료는 대부분 압수되었고 일부 보관하던 잔여자료도 스스로 검찰에 반환했으며, 향후 이와 같은 자료를 활용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기소유예 처분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심 의원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 무고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농단 수사협조, 미래를 위한 것”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농단 수사협조, 미래를 위한 것”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수사에 협조하고 각종 사법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사법부의 과거 잘못을 드러내려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8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제3기 전국법관대표회의 1차 회의에 참석해 “우리가 그동안 사법행정을 재판지원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되돌리기 위해 기울인 많은 노력은 과거의 잘못을 탓하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지난날을 알아야 했고, 과거로부터 교훈을 배워야만 했다”며 “오직 ‘좋은 재판’이라는 사법부의 사명을 위한 미래의 토대를 만들기 위함이었고, 우리는 이제 과거에서 배운 교훈을 밑거름 삼아 미래를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고 검찰수사로 확대되도록 방치해 사법부가 전례 없는 위기에 맞닥뜨렸다는 법원 내부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대법원장은 다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일부 법관들의 개인신상이나 성향을 문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 결과에 따라 일부에서 제기하는 법관 개인의 신상이나 성향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은 공정한 재판을 위한 법원의 노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진정한 의사는 법원이 어떠한 사회세력이나 집단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아니한 채 헌법의 명령에 따라 오직 법률과 양심에 의해 공정하게 판단해 줄 것이라는 데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각급 법원에 모인 대표판사들에게는 “국민이 바라는 법원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전국 각급법원에서 모인 대표판사들에게는 “국민이 바라는 재판을 잘하는 법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사법부의 이상은 누군가가 대신 성취해 주지도 않을 것이고, 몇몇 사람이 앞장서 목소리를 높인다고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면서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우리 법원이 국민이 바라는 법원으로의 변화를 스스로 이끌 힘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국 각급법원에서 선발된 총 125명의 대표판사들 중 120명이 참석해 1년간 3기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이끌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했다. 의장에는 오재성 전주지법 부장판사가 단독 출마해 당선했다. 부의장은 김동현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맡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류여해, 포항 지진 발언 ‘무당’ 표현한 목사에 손해배상 패소 확정

    류여해, 포항 지진 발언 ‘무당’ 표현한 목사에 손해배상 패소 확정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자신을 ‘무당’이라고 표현한 목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류 전 최고위원이 김동호 목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류 전 최고위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2017년 11월 16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포항 지진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하늘의 준엄한 경고, 그리고 천심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결코 이를 간과해서 들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김 목사는 그해 11월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당인가 그랬어요”라면서 “정치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무당 같고…무당이나 하는 소리지 어떻게 지진난 거 가지고 정부 탓하고 과세 탓하고” 등의 표현을 써 비판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김 목사의 발언이 자신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고,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넘어 자신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면서 1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가 말한 내용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하늘이 주는 준엄한 경고, 천심’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비판 또는 풍자를 한 것으로 보여 정당한 비판의 범위를 넘어 원고를 모욕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류 전 최고위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무당’을 사용한 표현들이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라 단지 원고와 원고의 발언에 대한 개인적 생각이나 의견 표명을 한 것으로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류 전 최고위원의 인격권을 침해한 위법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하급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 이유가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른 상고 가능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액사건심판법 3조에 따르면 소가 3000만원 미만의 소액사건의 경우 법률·명령·규칙이나 처분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에 대한 하급심 판결이 부당하거나 대법원 판례에 상반될 경우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다고 명시했는데 류 전 최고위원의 하급심 판결은 헌법이나 법률, 판례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윤중천 주변인 부른 檢…김학의 ‘뇌물’부터 겨냥

    윤중천 주변인 부른 檢…김학의 ‘뇌물’부터 겨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이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를 이어 가며 수사 초반부터 고삐를 죄고 있다. 의혹의 정점에 선 김 전 차관에 대한 범죄 혐의점을 찾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를 차례로 꺼내 들고 있지만 과거 여느 수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검찰이 과연 재수사 의지를 갖고 있느냐는 핵심 인물 소환 등 본격 수사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7일 검찰에 따르면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뇌물 혐의를 받는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압수수색 및 계좌·통화내역을 분석하면서 윤씨 주변 인물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수사단은 지난 5일 윤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모씨를 불러 김 전 차관과 윤씨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관심은 김 전 차관 소환 시기로 쏠리고 있다. 2013년 검찰은 수사 착수 넉 달 여 만에, 그것도 결과 발표를 앞두고 김 전 차관을 딱 한 차례 비공개 소환 조사하면서 형식적 조사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뇌물 혐의를 우선 쫓고 있어 상황이 좀 다르다. 지난달 해외 출국을 시도하다 발각돼 오는 22일까지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성범죄 의혹도 파헤쳐야 하는 상황까지 감안하면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을 조기 소환한 뒤 추가 조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적 관심사가 큰 만큼 공개 소환의 필요성도 제기되지만 수사단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 당시 불거진 포토라인 논란 때문에 공개 소환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전 차관과 윤씨의 대질신문이 이뤄질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윤씨는 최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서 “김 전 차관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전 차관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수사단은 “필요하면 대질신문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 여성을 언제 조사하느냐도 관심이다. 이 여성은 성폭력 혐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뇌물 혐의와 관련한 목격자다. 조사가 불가피하지만 소환 시점에 따라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이미 6년 전 경찰 수사 때 뇌물 혐의에 대해 충분한 진술을 했고, 성범죄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 여성을 일찌감치 불러 뇌물 관련 진술만 듣는다면 검찰이 성범죄 의혹을 파헤칠 의지가 없다고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수사단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수사 권고 대상자인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 전 민정수석을 현재 입건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곽 의원은 “당시 허위 보고한 경찰을 수사해야 한다”며 역공을 펼치며 현 청와대와 진상조사단의 관계에 대해 “감찰 요청서를 대검에 제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진상조사단이 “감찰은 조사단의 독립성, 공정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며 성명서를 낸 가운데 수사단이 현직 의원에 대한 수사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도 관전 포인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 “분만 중 다친 태아, 상해보험금 줘야”

    출생 전 피보험자로 보험계약을 한 태아가 분만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다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A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임신 중이던 2011년 8월 현대해상과 태아보험 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1월 분만 과정에서 A씨의 아기는 뇌손상으로 영구적 시력 장애를 입었고 A씨는 1억 22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사람은 출생 시부터 권리·의무 주체가 될 수 있으므로 분만 중인 태아는 상해보험의 피보험자가 될 수 없고 태아가 입은 장애는 의료행위에 인한 것이라 ‘우연한 사고로 인한 상해’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헌법상 생명권의 주체가 되는 태아의 형성 중인 신체도 그 자체로 보호해야 할 법익이 존재하고 보호의 필요성도 본질적으로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보험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자유의 원칙상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계약은 유효하고 보험계약이 정한 바에 따라 보험기간이 개시된 이상 출생 전이라도 태아가 보험계약에서 정한 우연한 사고로 상해를 입었다면 보험기간 중 발생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1·2심도 “보험료를 납부한 순간부터 A씨의 아이는 피보험자가 된다”고 판단했다. 의료행위로 인한 상해는 ‘우연한 사고로 인한 상해’가 아니라는 보험사 주장도 “A씨가 의료행위에 동의했더라도 아이가 영구적 시각 장애에 이르는 결과까지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軍 초동수사 잘못… 아들 의문사 21년째 못 밝히고 거짓말 계속”

    “軍 초동수사 잘못… 아들 의문사 21년째 못 밝히고 거짓말 계속”

    “이제부터 ‘제2의 김훈 중위 사건’ 시작입니다.” 두 시간 반 가까이 쉼 없이 말을 하면서도 ‘아버지’는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20년을 싸워 왔는데 아버지는 또 다른 싸움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경비 초소에서 근무하다가 사망한 김훈(당시 25세·육사 52기) 중위의 아버지 김척(76·육사 21기) 예비역 중장의 이야기다. 국방부는 세 차례의 수사를 거쳐 김 중위의 죽음을 ‘권총 자살’로 결론 냈다. 유족들은 “군 수사기관이 처음부터 자살로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진상을 은폐·조작하거나 요식적인 수사를 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은 패소, 2심과 3심에서는 1차 수사의 과실만 인정해 김 중위의 부모와 동생에게 모두 1200만원을 국가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대법원은 2006년 12월 “초동 수사가 잘못돼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도 2009년 10월 ‘진상규명 불능’으로 결론지었다.미궁에 빠진 죽음을 두고 2010년 육사총동창회와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자살’이 아닌 ‘순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로부터도 몇 년이 더 흘러 김 중위는 숨진 지 19년 만인 2017년 8월 31일에서야 국방부로부터 순직을 인정받았다. 김 중위의 부모는 지난해 다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2006년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국방부가 ‘자살’로 고집하며 순직 결정을 미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이동욱)는 지난달 27일 “진상규명 불능일 경우 순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 조항이 없었다”는 이유 등으로 국방부가 순직 결정을 미룬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 중위 부모는 곧바로 항소했다. 20년을 넘어선 싸움이 다시 이렇게 이어진다. 다음은 김척 예비역 중장과의 일문일답.●사건 처음부터 재조사까지 답 정해놓고 수사 -패소 판결을 받고 어떤 기분이셨나요. “정말 분노했습니다. 우리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하고 7조에는 ‘국가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 판결은 이 본질을 무시하고 국방부에 편파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여겨져요. 우리는 (육사총동창회가 순직 변경을 요구한) 2010년부터의 국방부의 거짓을 문제 삼고 싸우려 한 건데, 법원은 2006년 판결을 근거로 삼았어요. 대법원을 비롯해 국회와 권익위 등 다른 국가기관들이 훈이의 자살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국방부만 유일하게 자살 주장을 고집했어요. 아니라고 부딪치고 싸워도 다른 국가기관의 결론을 오히려 왜곡해 가면서 우리를 ‘정신질환 자살자’의 가족으로 매도했어요. 그에 대한 사과를 받고 싶어 소송을 한 건데 우리의 아픔은 보지 않은 것 같아요.” -판결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불만스러우신가요. “대법원 판결에 이어 군의문사진상규명위에서 훈이 죽음을 ‘진상규명 불능’으로 결정했고, 2012년 8월 권익위(당시 위원장이던 김영란 전 대법관이 2006년 대법원 판결 시 주심 대법관)가 훈이를 순직 처리하라고 시정 권고했어요. 그러나 국방부는 여전히 훈이가 자살한 게 맞다고 허위주장을 했어요. 2010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이 ‘대법원 판결에서 자살로 인정됐다’고 했고, 조정환 육군 참모차장도 ‘대법원이 ‘자살’ 내용을 그대로 확정한 것이라 번복하는 것을 육군에서 결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2010년 육사총동창회가 순직 변경을 요구하자 육군 법무계획과장은 ‘대법원은 2·3차 수사결과 자살이라고 한 결론을 긍정한 것’이라면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원고 등이) 유리한 자료들만 모아서 유리하게 주장한다는 것’이라고도 했어요. 한마디로 우리가 떼를 쓴다는 거예요. 이번 재판부는 이들의 거짓 언행이 잘못이라고 인정해 주는 듯하더니 ‘객관성과 정당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사소한 걸로 치부했어요. ‘판결 취지를 부적절하게 해석해 발언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유족들에게 아픔을 끼친 것을 넘어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해 위법하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는 거예요. 국방부 장관이, 고위직이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몇 년간 허위주장을 해 왔는데(2012년 국감 및 국회의원 요구 자료에도 국방부는 자살이 인정됐다고 주장) 과연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도 ‘분노’라는 단어가 유독 많던데요. “군은 애초에 훈이가 정신질환에 의해 자살한 것으로 사건을 덮기 위해 부실 수사와 조작·은폐를 일삼았어요. 훈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읽고 자살을 합리화했다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2006년 대법원 판결에서도 합동조사단이 다소 무리한 추측을 했다고는 인정했다.) 사건 직후 초동 수사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2·3차 수사도 잘못됐고 결국 지금까지도 제대로 진상을 밝히지 못했잖아요. 그에 대한 사과는커녕 거짓이 계속돼요. 훈이 오른손에 (권총 자살일 경우 나타나는) 화약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미군 수사 감정서를 자살이 입증된 자료라고 왜곡했고 이번 재판 과정에서도 국방부는 마치 정신질환으로 자살을 한 훈이에게 하지 않아도 되는 순직 결정의 은혜를 베풀어 준 것처럼 의견서를 냈어요. 권익위가 재심의하라고 하니 국방부는 2012년 9월 보강조사의 중점사항으로 ‘공무상 사유로 인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 여부’, ‘직무수행과 관련한 폭언, 가혹행위 등으로 인한 원인발생 여부’를 적시했어요. 사건 처음부터 재조사까지 훈이를 정신질환자로 몰기 위해서 답을 정해 놓고 한 거예요. 그런데 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객관적 정당성을 잃은 것까지는 아니라고 했죠.”●돈 받으려는 소송 아냐… 진심 사과 땐 소 취하 -‘장군의 아들’이었던 김 중위가 대표적인 군 의문사 사건의 주인공이 됐고,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네요. “제가 싸우는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저와 아들이 군에 몸을 바친 게 합쳐서 40년 가까이입니다. 그나마 저는 군을 잘 알고 육사총동창회 도움도 있었기에 자료도 더 많이 얻고 여기까지 왔지만 다른 부모들은 폐쇄적인 군으로부터 객관적인 자료 하나 받기도 힘들어요. 제가 싸워서 더이상 ‘군 의문사’라는 게 없어지길 바랍니다. 객관적인 감정서를 갖고 죽음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 달라는 겁니다. 군에서 사망사고가 나더라도 부모들에게 진실을 정확히 밝혀 준다는 믿음이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훈이의 죽음이, 우리 가족의 싸움이 젊은이들을 많이 구할 수 있고 군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저는 그것을 세상에 태어난 제일 큰 보람이라고 생각해요. 군 의문사와 싸우지 않으면 군은 더 큰 괴물이 되는 거예요.” -언제까지 싸움을 계속하실 건가요. “소송을 냈지만 돈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 국방부에도 계속 이야기했어요. 진심으로 사과하면 소를 취하하겠다고요. 잘못했으면 사과해야죠. 남들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해요. 제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방부에 보낸 내용증명만 47차례에요. 법을 잘 모르니 한 번 보내려면 2주를 꼬박 고생하죠. 거대한 국가기관과 20년을 싸우면서 우리 가정은 파탄이 났어요. 한 집안이 망하는 일이고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도 없어요. 그런데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지 않으니 싸울 수밖에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겁니다. 처음엔 그런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묻는다고 치유가 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그건 바보 같은 거죠. 싸워야 합니다. 내가 싸우다가 죽어도 그게 더 행복한 거예요. 훈이를 국립묘지에 안장하니 주변에서 ‘이제는 잊고, 용서하고 편히 사세요’라고들 하더군요. 상대방이 용서를 구하지 않는데 제가 어떻게 용서를 합니까.”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 분만 중 시력장애 입은 태아에 “보험금 지급해야”

    대법, 분만 중 시력장애 입은 태아에 “보험금 지급해야”

    분만 과정에서 태아가 상해를 입어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임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오늘(7일) 밝혔다. 임씨는 임신 중이던 2011년 8월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 계약을 현대해상과 체결했다. 그 후 이듬해 1월 병원에서 분만하다 아이가 뇌 손상으로 영구적 시력장애를 입게 되자, 현대해상에 보험금 1억 2200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보험금 지급 사유가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현대해상 측은 “분만 중인 태아는 상해보험의 피보험자가 될 수 없고, 아이가 입은 장해는 의료행위로 인한 것이어서 ‘우연한 사고로 인한 상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상해보험의 피보험자는 보험의 대상이 되는 자에 불과할 뿐 권리나 의무의 주체가 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태아가 피보험자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다”며 현대해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서 2심과 대법원도 “계약자유의 원칙상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계약은 유효하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판단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염전 노예’ 피해자들 국가 배상 확정…대법, 정부·지자체 상고 ‘심리불속행 기각’

    ‘염전 노예’ 피해자들 국가 배상 확정…대법, 정부·지자체 상고 ‘심리불속행 기각’

    ‘염전 노예’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에서 승소해 배상을 받도록 한 판결이 5일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는 이날 염전 노예 사건의 피해자인 김모씨 등 3명이 국가와 전남 완도·신안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이 법 위반 등의 특정한 사유가 없다면 더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로,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인정한 2심 판결에 불복해 국가 등이 낸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로써 염전 노예 사건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은 3년 5개월 만에 마무리됐고 피해자 3명은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각 2000~3000만원의 위자료를 받게 됐다. 염전 노예 사건은 전남 지역 염전에 감금돼 폭행을 당하며 장기간 노동착취에 시달렸던 장애인들이 2014년 1월 경찰에 구출되면서 드러난 사건이다. 김씨 등 피해자 8명은 2015년 11월 “경찰과 고용노동부, 지자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총 2억 4000만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1심은 염전에서 탈출한 박모씨에 대해서만 책임을 인정해 국가와 지자체가 박씨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1심 재판부는 “박씨가 염전에서 몰래 빠져나와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 공무원은 이를 무시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나머지 7명에 대해선 “염주가 임금을 주지 않은 채 일을 시키고 폭행과 감금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과정에서 경찰이나 감독관청 및 복지담당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로 위법한 공무집행을 했는지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와 피해자 4명은 항소를 하지 않아 이 판결이 확정됐고, 김씨와 또다른 김모씨, 최모씨가 1심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이들 3명의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인정하고 이들에게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각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장애가 있는 피해자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염주에게 되돌려 보낸 고용노동부와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그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않은 지자체, 피해자가 실종자로 등록돼 필요한 보호조치를 했어야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노동착취를 방치한 경찰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염전 노예 장애인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이날 대법원 판단에 대해 “정당한 판결로 환영한다”면서 “그러나 끝까지 책임을 부정한 정부와 완도군을 다시 한 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 2014년에 비해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장애인 대상의 착취와 학대에 대해 각 부처와 지자체가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강원 산불에 법원도 재판 축소·연기

     강원 산불로 인해 춘천지법 속초지원 재판이 대부분 축소·연기됐다.  대법원은 5일 강원 지역 산불로 인해 법원 방문에 불편을 겪을 속초시민을 위해 이날 진행될 재판 절차 중 당사자 출석이 필요 없는 선고만 진행하고, 나머지 재판 절차는 모두 연기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전산정보국은 속초 동명동에 자리한 속초지원까지 불이 번질 것에 대비해 전날인 4일 밤 전산요원을 속초지원에 급파해 파일 서버를 분리했다. 속초지원 소속 법관과 직원들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형사기록 등을 양양등기소에 이전할 준비를 바쳤다. 다행히 법원에 산불이 옮겨 붙지 않아 파일 서버 복구작업을 개시해 오전 7시부터 정상 가동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수사단계부터 국선변호인 도움 받는다

    수사단계부터 국선변호인 도움 받는다

     수사단계부터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가 도입된다.  법무부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위해 법률구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이달 중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입법예고한다고 5일 밝혔다.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는 기존에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제공되던 국선변호를 수사단계 피의자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법무부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체포·구속적부심사, 형사재판 단계에서 제공되던 국선변호인 지원을 수사단계까지 확대해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방어권을 강화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우선 징역이나 금고 단기 3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중죄로 체포된 피의자를 대상으로 국선변호를 제공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미성년자, 노인, 경제력 능력이 없는 사람 등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피의자까지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피의자국선변호관리위원회를 만들어 국선변호인 선발, 명부 작성, 운영 등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위원회는 대법원장, 법무부장관,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하는 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주 업무는 법률구조공단이 담당한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 1월 삼례나라슈퍼 사건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수사단계에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법률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미국, 영국은 각각 1964년, 1949년 피의자 국선변호 제도를 운영중이고 일본도 지난해 6월부터 국선변호 대상을 모든 범죄 피의자에게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변협은 피의자 국선 변호인 선정 업무를 법률구조공단에 맡기는 방안이 공정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대한변협은 전날 성명을 내고 “법률구조공단에 피의자 국선 변호인 선정 업무를 맡기는 건 심판이 선수 선발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개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협은 “법무부 장관은 법률구조공단의 이사장·이사 임명권과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다”며 “결국 법무부가 피의자에 대한 변호와 기소를 모두 담당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국정농단’ 최순실 오늘 구속 만료…미결수→기결수로 전환

    ‘국정농단’ 최순실 오늘 구속 만료…미결수→기결수로 전환

    최순실씨의 구속기간이 4일 밤 12시에 만료된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국정농단’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 등을 선고받은 최씨는 지난해 9월 대법원 상고심 재판이 시작된 후 그해 9월과 11월, 올 1월 이렇게 세 번 구속기간이 연장됐다. 각 심급 재판마다 구속기간 연장이 최대 세 번만 가능하기 때문에 3차 구속기기간 연장이 만료되는 이날에는 원칙적으로 구속이 종료된다. 다만 최씨는 지난해 5월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으로 징역 3년을 확정받았기 때문에 구속기간 만료 후에도 석방되지 않는다. 대신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채 재판을 받는 미결수 신분에서 확정판결에 따른 수형자인 기결수 신분으로 남은 국정농단 재판을 받게 된다. 통상 기결수는 미결수들이 구금된 구치소가 아닌 일반 교도소에 구금되지만 최씨는 아직 대법원 재판이 남아 있어 구치소 생활을 계속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구치소에서도 미결수와 기결수가 분리 수용하기 때문에 구치소 내 수감장소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현재 서울동부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또 기결수 신분으로 전환되면 일반 수형자들과 함께 ‘노역’에 투입돼야 한다. 다만 주요 혐의에 대한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에 이어 오는 16일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날까지 상고심 선고가 없을 경우 오는 17일부터는 기결수 신분으로 전환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지난해 11월 21일 옛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공천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이미 확정받았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 역시 기결수로 신분이 전환되면 구치소 내 수감장소가 변경되고, 상황에 따라서는 노역이 부과될 수도 있다. 한편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상고심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심리 중이다. 지난 2월 11일 사건을 넘겨받은 대법 전원합의체가 지난달 21일과 28일 두 차례 변론을 진행하면서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강남 피부과에서 필러 맞고 실명한 중국인···법원 “5911만원 배상”

    강남 피부과에서 필러 맞고 실명한 중국인···법원 “5911만원 배상”

    피해자 15억원 손해배상 청구했으나 법원은 4%만 인정“근로 수입보다는 자본적 수입이 커 그대로 인정은 무리”“중국 강소성 근로자 하루 평균 임금 3만원 기준으로 계산”국내·외 수십 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남의 한 대형 피부과에서 필러를 맞다가 한쪽 눈이 실명된 중국인 여성에게 병원 측이 5911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 심재남)는 중국인 정모씨가 A피부과 원장 박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15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5911만 665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정씨는 2013년 A피부과를 방문해 볼, 이마, 콧등 부위에 필러 시술을 받았다. 박씨가 직접 정씨의 콧등 부위에 캐뉼라(주사침)를 삽입해 필러를 넣는 과정에서 정씨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시술 중단과 함께 시야 검사를 했더니 정씨의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정씨는 그날 곧바로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좌안 중심망막동맥 폐쇄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왼쪽 눈의 시력은 소실돼 ‘교정 불가’ 진단을 받았다. 또 미간과 콧등 주위 피부가 괴사하기도 해 성형외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끝이 뭉툭한 캐뉼라로 필러를 주입하더라도 혈관벽이 약한 등의 경우에 혈관을 손상시켜 혈관 내에 필러가 유입될 수 있고, 혈관 바로 옆에 국소적으로 집중 투입되면 혈관을 폐색시킬 수도 있다”면서 “피고가 시술 과정에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캐뉼라로 원고의 눈 주위 혈관을 찌른 과실로 필러가 혈관 내로 주입됐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정씨에 대한 시술에 쓰인 필러의 사용설명서에는 ‘본 제품을 눈 주위와 미간 부위에 주입하지 마시오’, ‘혈관에 주입 신열관 폐쇄, 허혈,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재돼 있었다. 정씨는 재판에서 “중국에서 액세서리 영업점 38개를 운영하는 개인사업으로 인한 소득과 건물 임대소득을 합치면 월 평균 약 1억원이 된다”고 주장하며 일실수입 계산 결과 모두 15억원의 손해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개인 사업주인 원고의 수입이 자본적인 수익에 의존하는 바가 크고, 사업주 개인의 노무에 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경우에는 추정 통계소득을 기초로 장래 상실 수입을 산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결국 재판부는 “임대소득은 그 운영에 사업주의 육체적·정신적 활동 내지 근로를 요한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일실수입을 중국 강소성의 사영기업 근로자 평균 임금(하루 약 3만원)을 기준으로 배상액을 정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에콰도르 대통령 “줄리언 어산지 반복적으로 망명 조건 위반”

    에콰도르 대통령 “줄리언 어산지 반복적으로 망명 조건 위반”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7년째 피신 중인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8)가 “반복적으로 망명 조건을 위반했다”고 폭로하며 양측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모레노 대통령은 에콰도르 라디오 방송협회와의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개인 계좌나 전화를 해킹할 권리가 없으며 에콰도르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국가의 정치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위키리크스는 (대통령이 되기 전) 나의 통화 내역과 사적인 대화, 침실 사진, 아내와 딸이 춤을 추는 모습 등 개인정보를 소셜미디어에 유포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어산지를 대사관에서 추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미국이 수행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과 관련한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폭로해 1급 수배 대상에 올랐다. 스웨덴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그는 영국 대법원으로부터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주영 에콰도르대사관에서 망명자 신분으로 은신해 왔다. 어산지는 영국 경찰에 체포될 경우 미국으로 추방돼 2010년 미국의 군 관련 극비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조사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2017년 12월 어산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불체포 특권을 활용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외교관 신분을 부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어산지가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카탈루냐 분리독립 등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가 외부와의 통신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후 외부 소통 차단 조치를 일부 해제하는 대신 외부인사 면담 전 외교관 사전 승인, 외국에 대한 내정 간섭 금지 등 의무사항을 새로 부과했다. 이에 어산지는 지난해 10월 에콰도르 정부를 상대로 기본권 침해 등에 관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안희정 상고심 ‘성인지 감수성’ 권순일 대법관이 안 맡는다

    안희정 상고심 ‘성인지 감수성’ 권순일 대법관이 안 맡는다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의 상고심 사건이 대법원 2부로 재배당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일 대법원 2부에 안 전 지사의 상고심 사건을 재배당했다. 지난 26일 대법원 1부에 사건을 배당한 지 약 일주일만이다. 이는 당초 주심을 맡았던 권순일 대법관(60)이 안 전 지사와 같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지인 관계라며 재배당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위해 예규에 따라 재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법관은 대법원에서 ‘성(性)인지 감수성’을 판결에서 처음 언급한 인물이다. 지난해 4월 ‘소속 학과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성추행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해임당한 교수에게 해당 처분은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 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관련 사건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판단의 근거로 활용됐고 안 전 지사 사건의 2심 판단 기준으로도 적시됐다. 대법원 2부의 김상환 대법관은 대법관 후보시절부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인권 문제로 ‘여성 문제’를 꼽았을만큼 성폭력 범죄에 엄격한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법관이 주심을 맡은 대법원 2부는 친손녀를 8살 때부터 5년여간 수차례 성추행한 할아버지와 이를 알고도 방관한 할머니에게 징역형의 실형을 확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법정에 선 현직 판사 “임종헌이 불러준 대로 전교조 문건 작성”

    법정에 선 현직 판사 “임종헌이 불러준 대로 전교조 문건 작성”

    정다주 판사 “임 전 차장 지시 부담 느껴성창호, 수시로 대법원장 의중 전달해” 법정서 임 전 차장과 눈도 마주치지 않아 임 전 차장 “檢 유도신문” 예민하게 반응 재판부, 위법 수집 논란 USB 증거 채택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처음으로 출석한 현직 법관이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부담을 느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2일 열린 재판에는 2013~15년 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하며 당시 기조실장이던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각종 문건을 작성한 정다주(43·31기)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앞서 정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관련 품위 손상으로 지난해 12월 감봉 5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정 부장판사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 선고 이후 각계 동향을 파악한 보고서와 2014년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정지 사건 검토 문건을 비롯해 ‘상고법원 추진 관련 대(對)국회 보고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사건 보고서’ 등을 임 전 차장 지시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 조사 당시 ‘사법부 권한남용이 많이 포함된 위험한 내용의 문건들을 비밀스럽게 작성해 부담을 느꼈다’고 진술한 게 사실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그렇게 진술했다”고 답했다. 보고서들이 민감하기 때문에 다른 심의관들과는 공유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사실도 공개됐다. 임 전 차장이 이런 지시를 내린 데에는 당시 대법원의 최대 현안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사법부가 청와대를 상대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였다는 것도 정 부장판사를 통해 다시 확인됐다. 그는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 근무했던 성창호 부장판사에게 수시로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 정 부장판사는 전교조 관련 문건에 ‘대법원이 고용노동부의 재항고를 받아들여 파기환송하는 것이 청와대와 대법원 모두에 윈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위헌 선고 전에 결정을 내려야 극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논리와 결론 등을 말해준 것을 정리한 것”이라며 “임 전 차장으로부터 ‘청와대가 전교조 사건을 최대 현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만약 재항고를 기각하면 역풍이 불 수 있고 사법부에 대한 보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배경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재판 결론의 방향을 정해 검토 보고서를 지시했다는 취지다. 그러자 임 전 차장의 변호인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법원의 대처 방안을 검토했을 뿐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검토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 부장판사는 당시 행정처가 일선 재판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게 아니냐고 검찰이 묻자 “과연 그런 것이 가능했는지 저로서도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일련의 사태에 비춰 저도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언론 노출에 부담을 느꼈는지 법원에 증인지원 절차를 신청해 법정 출석 전후 법원 직원들의 보호를 받았다. 법정에서 정 부장판사와 임 전 차장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임 전 차장은 후배 법관의 출석에 잔뜩 예민해진 듯 검찰 신문 과정에서 수차례 “유도신문”이라고 따져 검찰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위법수집됐다고 주장한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적법 증거로 채택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임종헌 재판서 현직 판사 증언…“지시 부담됐다”

    ‘사법농단’ 임종헌 재판서 현직 판사 증언…“지시 부담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현직 법관이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따르며 부담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오늘(2일) 열린 임 전 차장의 속행 공판에서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나와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각종 문건을 작성한 것에 대해 증언했다. 정 부장판사는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했다. 정 부장판사는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을 선고한 후 임 전 차장 지시로 각계 동향을 파악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판결 선고 후 민정라인을 통해 취지가 잘 전달됐다”, “재판 과정에서 대법원이 정부와 재계 입장을 최대한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본다”는 등 청와대 측 반응이 담겼다. 이밖에도 임 전 차장 지시로 상고법원 추진과 관련한 국회 동향, 원세훈 전 국정원장 관련 보고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작성했다고 시인했다. 또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 중 ‘결재’란이 없는 보고서의 경우에는 임 전 차장에게 먼저 보고한 뒤 지시에 따라 법원행정처 차장, 처장 등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 근무했던 성창호 부장판사로부터 수시로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받았다고도 증언했다. 당시 작성한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의 업무 이관 방안’ 관련 문건을 살펴보면, 비서실 판사가 법원과 법관사회의 동향을 파악해 수시로 보고하고, 이에 대한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했다고 기재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국가기관·대학가 정부 비판 대자보

    국가기관·대학가 정부 비판 대자보

    주요 국가기관과 전국 대학가 등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신을 흉내 낸 정부 비판 대자보가 붙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1980~199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진보 단체인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전대협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보수 성향의 청년 단체로 확인됐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인천·부산·목포 등 전국 경찰에 대자보 관련 112 신고 20여건이 접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부착자를 확인한 뒤 모욕죄, 명예훼손죄, 불법 옥외광고물 부착 등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자보를 부착한 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0일 밤부터 1일까지 전국 450개 대학과 대법원, 국회의사당 등 주요 국가기관에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의 2장 분량의 대자보를 붙였다. 부착된 대자보는 약 1만 부로 확인됐다. 대자보에는 ‘최저임금을 높여 고된 노동에 신음하는 청년들을 영원히 쉬게 해 주시었다’는 등 현 정부 정책을 비하하는 내용을 적었다. 오는 6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촛불집회도 예고했다. 이 단체는 20~30대 청년을 주축으로 2017년 설립된 점조직 단체로 전국에 500여명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현 정부에 비판 의견을 가진 시민으로서 정부가 주력하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다른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김정은의 입장이라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길 바랄까’라는 상상력을 발휘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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