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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시,‘사회복지법인 족벌 방지’...고강도 혁신 추진

    부산시가 ‘사회복지법인 족벌화 방지안’을 마련하는 등 고강도 혁신에 나선다. 부산시는 사회복지시설 운영을 맡은 법인 이사장과 친인척 등의 부정·비리가 끊이지 않음에 따라 사회복지법인 족벌화 방지안을 마련,본격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복지시설 법인의 임원(대표이사, 이사, 감사), 운영자 개인 또는 시설장과 친·인척관계자 등을 채용 할 때에는 시설운영위원회 외부위원과 법인에 임명된 외부추천이사가 반드시 면접위원의 과반수 이상이 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이미 채용된 특수관계자에 대해서도 승진, 인사이동 등 보직이 변경되는 경우에 시의 강화된 공개모집 절차에 따르도록 했다. 또 그동안 시설 보조금 및 후원금 등의 경우 법인 이사장이나 시설장의 친인척이 수행하지 못하도록 권고했으나 내년부터는 보조금 집행기준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부정 비리가 적발되면 수사기관에서 기소 또는 기소의견으로 송치되는 시점부터 업무에서 배제하고 보조금 인건비를 집행할 수 없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과거에는 법인 특수관계자 등이 복지시설에 각종 부정·비리를 저질러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보조금 집행을 중단할 근거가 없어 대법원 확정 판결 때까지 수년간 보조금 인건비를 수령하고 퇴사하는 사례가 발생했었다. 부산시에 따르면 노인요양원인 A법인은 출연자의 며느리가 실제 근무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8000천만원을 챙겼으며,B법인에서는 이사장의 조카인 사무국장이 세금계산서를 위조, 수해복구 공사비 수천만원을 횡령했었다. 또 C법인은 기본재산을 이사장 형에게 부산시 승인없이 임의로 1억 이상 싸게 매각했고 , D법인은 이사장의 처가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령직원을 채용, 2억6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편취하고 입소 장애인 실비이용료 등 3억3000여만원을 횡령하다 적발됐었다. 올해 3월 부산시가 실시한 노인요양원 감사에서도 법인 후원금 등을 산하 복지시설 운영에 투입하지 않고, 법인 이사장이나 친·인척의 직책보조비로 집행한 사례가 확인됐었다. 이밖에 사회복지법인에서 운영하는 병원에서 법인 이사장과 친인척 다수가 고액의 인건비를 수령, 법인 명의의 고급차를 몰고 다니며 유흥비로 탕진하는 사례가 적발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부 사회복지법인의 비리로 인해 부사회복지시설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쌓이고 있다.”며 “이번 혁신안을 통해 복지대상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면,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울플러스 칼럼] 문화국가, 反日 넘어 克日 필요할 때/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서울플러스 칼럼] 문화국가, 反日 넘어 克日 필요할 때/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장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시절 이루어졌던 한국인 강제징용 노동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이 확정되면서 한일 간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이를 빌미로 일본은 한국 경제의 핵심 분야인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3대소재(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PR))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하고 ‘수출심사 우대국’(White List,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 이에 정부 차원의 대응뿐만 아니라,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No Japan´으로 대변되는 일본 상품의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안 가기 등이 2019년 여름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과거사 문제로 촉발된 일본의 치졸한 경제보복은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바꾸고, 한국 사회 내에서 일본을 극복하겠다는 움직임이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 날씨만큼 뜨겁게 진행 중인 노노재팬은 일상생활까지 바꾸고 있는 하나의 운동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상품 구매를 하지 않고, 일본 여행 안가기와 함께 우리 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일본 문화를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문화산업 분야에서 일본문화가 자연스럽게 침투하게 만든다. 일본의 역사나 의식을 담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게임을 하면서 일본식 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일본명 망가), 애니메이션, 게임은 일본 문화를 담고 있고, 일부는 군국주의와 성차별, 인권 유린 등과 같은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소재를 콘텐츠로 하기도 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한때,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 하청을 하기도 하였고, 지금도 일본의 콘텐츠를 번역하거나 차용한 문화콘텐츠물이 우리 문화콘텐츠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다 보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이루어진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이 분별없이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는 반대로 일본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자국의 문화콘텐츠 외에는 소비하거나 향유하지 않고 있다. 물론 한류의 시작이 일본이라고 하지만 실제 경제적으로 우리가 얻은 것은 생각보다 적고, 현재는 혐한 분위기에 주춤하고 있다. 일본의 소프트파워는 지식정보, 캐릭터, 만화, 게임산업에서 시장규모가 전 세계 2~3위권으로 문화산업에 있어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주요 소프트파워 지수를 5위(US New Best Countries 2017)로 내다보았다. 이러한 소프트파워인 문화콘텐츠산업은 눈에 두드러지지 않지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넓고 깊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눈에 띄는 산업부문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일본의 군국주의와 역사 인식 문제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일본의 문화콘텐츠를 넘어서고, 일본을 극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조건적인 반일(反日)은 일본 국민의 반감을 일으키기 쉬우나 극일(克日)은 일본 국민의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호감과 더불어 그들의 왜곡된 역사 인식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국외 소프트파워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수치로도 나타난다. 한국 대중문화 경험 이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60.3%·2018 해외한류실태조사) 했으며, 또한 경제성장 동력으로서도 나타난다. 한국콘텐츠 수출 75억달러, 연평균 9.2% 성장(2018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핵심전략, 관계부처 합동)으로 같은 기간 세계 GDP 성장률은 3.8% 내외(OECD, 2018)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한국에 대한 호감 이유로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50.7%(호감도는 22.9%)로 1위를 들었다(제6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2018). 광복절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No Japan´은 우리 경제를 주도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그리고 기계 산업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일본의 왜곡된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한 노력을 문화 관련 산업계와 정부지자체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문화국가’를 말씀하셨던 백범 김구 선생의 뜻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오랫동안 독일에서 교편을 잡았던 송두율(75) 전 독일 뮌스터대 교수는 한국과 독일의 역사적 경험, 중심·변경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바람직한 중앙과 지방의 관계에 대해 “변증법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원효대사가 말했던 ‘역동역이’(亦同亦異)를 방향으로 제시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적 경로가 다르다. “독일은 수백년간 분열 상태였고 프랑스는 중앙집권체제를 갖췄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파리가 단일 중심으로 자리잡다 보니 ‘프랑스는 파리 빼고는 모두 풀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독일은 프러시아, 작센, 바바리아 등 다양한 중심이 수백년간 자리잡았다. 통일 이후에도 프로이센이 절대권을 갖진 못했다. 나치 집권기 중앙집권화 경험은 분권과 견제, 균형을 제도화하는 반면교사가 됐다. 그런 것들이 독일이 전체와 부분이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된다.” -독일은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기관을 분산시킨 경험도 인상적이다. “독일은 중심을 일부러 분산시켰다. 중앙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 연방대법원은 남서부 카를스루에, 연방재정법원은 뮌헨, 연방사회법원은 카셀, 연방행정법원과 연방노동법원은 옛 동독지역인 라이프치히와 에르푸르트에 있다. 특히 카를스루에는 인구 30만, 에르푸르트와 카셀은 인구 20만 규모 소도시다. 통일 이후 수도를 베를린으로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일이라고 논쟁이 없었던 게 아니다. 유럽에서 베를린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뿐 아니라 동독 지역에 대한 국토 균형발전, 그리고 중부유럽도 시야에 넣는 의미도 고려해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서울 집중이 심하다. “한국은 모든 게 서울로 통한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괜히 나왔겠느냐. 과거 독재정부는 지방자치도 없었다. 군수까지 다 정부가 임명하니 통제하기 얼마나 좋았겠느냐. 중심이 하나뿐이면 그걸 차지하는 경쟁이 승자독식 구조가 된다. 갈등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단일한 중심이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균형 잡힌 다양성을 인정하고 추구해야 한다. 그걸 위한 재정과 권력 등 물질적 기반도 있어야 한다. 남북통일 역시 ‘누가 단일한 중심을 차지하느냐’는 문제가 된다면 서로에게 불행이다. 통일은 다양성을 가진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역사의 아이러니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중앙집권화가 선진국가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반대가 됐다. 균형발전이 깨지면 국가를 유지하는 구심력이 약해진다. 카탈루냐는 고유한 언어와 역사를 가진 데다 경제력 격차도 크니까 스페인에서 독립하려고 한다. 유고슬라비아는 경제가 가장 발달했던 슬로베니아가 가장 먼저 분리독립했고 결국 내전까지 이어졌다. 영국 브렉시트도 지역 간 격차 문제가 배경이다. 중앙과 지방 관계는 변증법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다. 금강삼매경에서 원효가 말한 ‘역동역이’가 바로 그것이다.” 글 사진 베를린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오랫동안 독일에서 교편을 잡았던 송두율(75) 전 독일 뮌스터대 교수는 한국과 독일의 역사적 경험, 중심·변경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바람직한 중앙과 지방의 관계에 대해 “변증법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원효대사가 말했던 ‘역동역이’(亦同亦異)를 방향으로 제시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적 경로가 사뭇 다르다. “독일은 수백년간 분열 상태였고 프랑스는 중앙집권체제를 갖췄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파리가 단일 중심으로 자리잡다 보니 ‘프랑스는 파리 빼고는 모두 풀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독일은 프러시아, 작센, 바바리아 등 다양한 중심이 수백년간 자리잡았다. 통일 이후에도 프로이센이 절대권을 갖진 못했다. 나치 집권기 중앙집권화 경험은 분권과 견제, 균형을 제도화하는 반면교사가 됐다. 그런 것들이 독일이 전체와 부분이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된다.” -독일은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기관을 분산시킨 경험도 인상적이다. “독일은 중심을 일부러 분산시켰다. 중앙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 연방대법원은 남서부 카를스루에, 연방재정법원은 뮌헨, 연방사회법원은 카셀, 연방행정법원과 연방노동법원은 옛 동독지역인 라이프치히와 에르푸르트에 있다. 특히 카를스루에는 인구 30만, 에르푸르트와 카셀은 인구 20만 규모 소도시다. 통일 이후 수도를 베를린으로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일이라고 논쟁이 없었던 게 아니다. 유럽에서 베를린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뿐 아니라 동독 지역에 대한 국토 균형발전, 그리고 중부유럽도 시야에 넣는 의미도 고려해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서울 집중이 심하다. “서울은 모든 게 서울로 통한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괜히 나왔겠느냐. 과거 독재정부는 지방자치도 없었다. 군수까지 다 정부가 임명하니 통제하기 얼마나 좋았겠느냐. 중심이 하나뿐이면 그걸 차지하는 경쟁이 승자독식 구조가 된다. 갈등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단일한 중심이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균형 잡힌 다양성을 인정하고 추구해야 한다. 그걸 위한 재정과 권력 등 물질적 기반도 있어야 한다. 남북통일 역시 ‘누가 단일한 중심을 차지하느냐’는 문제가 된다면 서로에게 불행이다. 통일은 다양성을 가진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역사의 아이러니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중앙집권화가 선진국가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반대가 됐다. 균형발전이 깨지면 국가를 유지하는 구심력이 약해진다. 카탈루냐는 고유한 언어와 역사를 가진 데다 경제력 격차도 크니까 스페인에서 독립하려고 한다. 유고슬라비아는 경제가 가장 발달했던 슬로베니아가 가장 먼저 분리독립했고 결국 내전까지 이어졌다. 영국 브렉시트도 지역 간 격차 문제가 배경이다. 중앙과 지방 관계는 변증법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다. 금강삼매경에서 원효가 말한 ‘역동역이’가 바로 그것이다.” 베를린 글·사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국민연금·삼성물산 압수수색… 檢 ‘삼바’ 경영권 승계 정조준

    검찰이 국민연금공단과 삼성물산을 압수수색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수사에 재시동을 걸었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정조준하며 수사를 확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이복현)는 23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플랜트 부문을 압수수색했다. 서울 서초구 KCC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삼성의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에버랜드 공시지가와 관련해 용인시청도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검찰이 다시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은 두 달여 만이다. KCC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주식을 매입하며 삼성 측에 섰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반대하며 표 대결까지 갔지만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합병이 성사됐다. 엘리엇은 지난해 국민연금의 개입으로 손해를 봤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약 8700억원의 투자자·국가간소송(ISD)을 제기했다. 검찰은 지난 5월 증거인멸 혐의로, 7월에는 분식회계 및 횡령 혐의로 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증거인멸 혐의로 삼성 임직원 8명을 구속 기소했지만 본류인 분식회계를 밝히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한 이후 8개월간 수사를 맡아 오던 송경호 특수2부장이 지난달 검찰 인사로 수사를 지휘하는 3차장으로 승진했고, 박영수 특검팀에서 삼성 사건을 전담했던 이복현 부장검사가 특수4부장으로 부임했다. 검찰은 수사팀 교체 후에도 삼성바이오 실무자들의 소환 조사를 이어 가며 압수수색을 준비해 왔다. 검찰이 국민연금과 삼성물산을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은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상고심 사건을 선고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삼성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이 존재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검찰 수사의 초점도 경영권 승계에 맞춰질 전망이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검찰의 의중이 공표된 셈이다. 검찰은 삼성 측이 2015년 말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기준을 종속회사(단독지배)에서 관계회사(공동지배)로 부당하게 변경하면서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 5000억원가량 늘렸고, 이 과정을 통해 삼성바이오의 지분 46%를 보유한 제일모직의 최대 주주인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획득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톨게이트 직고용 거세지는 압박…을지로위원회도 중재 나서

    톨게이트 직고용 거세지는 압박…을지로위원회도 중재 나서

    민주노총, 김천 도로공사서 대의원대회“1500명 정규직 출근 해야 투쟁 끝날 것”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노사 설득 나서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위한 투쟁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하는 등 도로공사와 정부에 대한 압박을 높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도 노사 대화를 위한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사가 수납원 직접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에 나설지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23일 조합원 250여명이 보름째 농성중인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69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11∼12월 비정규직 철폐를 전면에 내건 총파업을 하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특별 결의문에서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쟁취 투쟁이 오늘날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마중물이자 최전선에 있음을 자각하고 투쟁 승리를 위해 전 조직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침탈할 경우 민주노총은 도로공사 본사에 전 간부가 집결해 규탄 투쟁을 전개하고 전면적 노정관계 중단 및 강도 높은 정부 여당 규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반(反)노동 정책으로 폭주하고 있다”며 “이 싸움은 (요금 수납 노동자) 1500명 전원이 도로공사 정규직으로 출근하는 것을 확인해야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11월 9일 10만명 규모의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고 11∼12월 중 총파업을 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수납원 직고용 갈등이 장기화 기미를 보이자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노사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의원과 그동안 톨게이트 수납원 문제에 관심을 가져 온 우원식 의원이 지난주부터 노사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듣고 있다”면서 “이달 말까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목표로 양측을 만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로공사는 이날부터 경기도 화성 인재개발원에서 직접고용 대상자에게 직무교육을 시작했다. 도로공사는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은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499명 중 자회사 희망자와 근무 비희망자를 제외하고 총 328명이 교육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충북도 “일본 전범기업 제품 구매제한 조례안 재의해달라”

    충북도 “일본 전범기업 제품 구매제한 조례안 재의해달라”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23일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안’의 재의를 도의회에 각각 요구했다. 이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는 전국에서 충북이 처음인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타 지역에서도 재의요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정세, 경제상황을 바탕으로 국익·도익을 고려할 때 조례안 공포에 앞서 검토할 사항이 있다고 보고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입법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배인데다, 우리나라가 제소한 일본의 백색국가 지정 제외 조치 관련 판결에 이 조례안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실익보다 오히려 국내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례안에 전범기업 개념과 범위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조례시행도 어렵다”며 “국민운동으로 전개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지방자치단체가 법제화하는 데 따른 부담도 재고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도 이날 같은 이유로 재의를 요구했다. 재의 요구에 따라 도의회는 이 안건을 본회의에 다시 상정하거나 계류 상태로 놔둘수 있다.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이 조례안은 원안대로 확정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폐기된다. 재의요구에도 도의회가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도는 마지막 수단으로 대법원에 제소할수 있다. 이숙애 도의원은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도 입장에 공감한다”며 “일단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안건을 계류상태로 유지하면서 진지하게 재논의해 보자는 게 도의회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법에는 재의요구가 접수되면 본회의 10일 이내에 상정하도록 규정돼있다. 이를 위반했을 때 받는 처벌조항은 따로 없다. 이 때문에 아예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이번 도의회 임기가 끝날때까지 본회의 상정이 안되면 이 안건은 자동폐기된다. 지난 2일 도의회가 전국 처음으로 의결한 이 조례안은 ‘도지사는 전범기업 제품을 공공구매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전범기업 284곳 명단도 포함돼 있다. 도 관계자는 “중앙부처가 광역시도 의장단 협의회에 참석해 조례안의 문제점을 설명했다”며 “타 지역에서도 재의요구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현재 17개 시·도 가운데 의회가 조례안을 의결한 곳은 서울, 부산, 강원, 충북 등 4곳이다. 인천시는 아직 발의되지 않았고, 세종, 충남, 대구 등 나머지 12개 시·도는 본회의 보류나 입법예고, 발의예정 등의 과정을 밟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톨게이트 투쟁 승리”… 민주노총, 오늘 김천서 대의원대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앞에서 대의원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본사 로비와 서울요금소 캐노피 위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태 정부와 도로공사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22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19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23일 제69차 임시 대의원대회 장소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김천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전날 민주노총은 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톨게이트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뿐 아니라 톨게이트 투쟁을 승리로 만들고 민주노총이 함께 싸우겠다는 결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국제노동단체와 정의당도 정부와 도로공사를 상대로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제노총(ITUC) 섀런 버로우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도로공사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을 전원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튿날 도로공사 앞에서 현장 상무위원회를 열고 “정의당은 이번 국정감사에 이강래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직접고용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 총회 개막···한국에선 처음 열려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 총회 개막···한국에선 처음 열려

    131개국서 법률가 6000여명 참여27일까지 200여개 세션 진행 예정세계변호사협회(IBA) 연차 총회가 22일 시작됐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IBA 서울총회는 27일까지 서울 코엑스 등 일대에서 열리며 131개국에서 법률가 6000여명이 참여한다. 한국에서 IBA 총회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IBA 서울총회 개회식에서는 전 국제형사재판소 소장인 송상현 IBA 서울총회 조직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호라시오 베르나르데스 네토 IBA 회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 김형연 법제처장,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200여개 세션이 진행되며, 참가 변호사단체와 로펌들이 총회 기간 중 리셉션과 미팅을 열면서 교류한다. 대한변협은 IBA와 공동으로 법조계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영국 법조단체들과 양국 법제 및 현안을 소개하는 세미나도 개최한다. 1947년 설립된 IBA는 170여개국 개인변호사 8만여명과 변호사협회 190여개가 회원으로 가입된 세계 최대 변호사단체로 매년 총회를 열어 법률 분야 정보를 제공하고 친선을 도모하고 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이번 IBA 서울총회가 한국 변호사의 뛰어난 역량을 알리고, 한국 변호사의 국제화에 앞장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조현아 남편, 이혼소송 재판부 기피신청···“일방적 재판 진행”

    조현아 남편, 이혼소송 재판부 기피신청···“일방적 재판 진행”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혼 및 자녀 양육권 소송을 진행 중인 남편 박모(45)씨 측이 재판부 교체를 요구했다. 박씨 측은 “재판부가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하게 재판을 진행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씨 측 대리인은 지난 18일 서울가정법원에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냈다. 기피 신청 사건은 가사합의1부(수석부장 이태수)가 맡게 됐다. 두 사람의 이혼 등 소송은 가사합의4부(부장 김익환)가 담당해 왔다.  박씨와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4월부터 이혼소송을 시작했다. 박씨는 지난 2월 조 전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해 경찰에 고소했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조 전 부사장은 이에 ‘아동학대’라며 자녀와의 면접 교섭을 차단했다. 같은 해 3월 박씨의 친권을 박탈해달라는 취지의 사전처분도 법원에 신청했다. 그러자 박씨 측도 “조 전 부사장은 아동학대 등 혐의를 받는 가해자”라며 자녀를 만나게 해달라는 취지로 지난 4월 사전처분을 신청해 맞대응 했다.  박씨 측 대리인은 “재판부가 일방적으로 면접 교섭을 중단해 6개월 넘게 자녀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재판부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해야 면접 교섭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일방적인 재판 진행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판장인 김익환 부장판사와 조 전 부사장 측 대리인 1명이 서울대 법대 동문인 것을 내세워 “전관예우 문제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 측은 이번 재판부 기피신청이 기각되면 고등법원에 이어 대법원 판단까지 받아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2010년 경기초등학교 동창인 박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쌍둥이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2회]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대법원과 행정처 별개 조직이라 생각 안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2회]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대법원과 행정처 별개 조직이라 생각 안해”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서 질문하시는 걸 보면 제가 마치 법원행정처의 부하직원인양, 행정처에서 문건을 보낼 때마다 (무언가를) 했다고 하는데 명색이 수석재판연구관입니다. 제가 누구한테 지시받을 상황이 아닙니다. 대법원에서 일해보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은데, 제가 총괄하는 입장입니다. 행정처에서 문건을 보내오면 공손하게 답변하지만 제 책임과 권한 내에서 합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관계, 그에 관심 가지는 대법관 등을 고려해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제가 참모라 적절한 범위까지 의견을 냅니다. 행정처에서 메일이 왔을 때 검토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후에 자꾸 여러번 메일이 오니까 본격적으로 검토됐고 관련 사건 어떻게 처리할지 나름의 의견을 냈습니다. 자꾸 양측에서 지시했냐 전달했냐고 묻는데 제가 지금까지는 증인신문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표현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사법행정하기 위해 행정처에서 나름대로 연구관실에 의견을 전달하는 거고, 저는 적절한 범위까지 대법관 보좌하는 것으로 운영했습니다.”(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대법관의 31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증인 신문 말미에서 자신의 입장을 정확하게 피력했다. 김 전 연구관은 2016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2017~2018년 수석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며 대법원에서 다루는 사건을 총괄했다. 김 전 연구관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관계 설정을 두고 법원행정처가 예민하게 다뤘던 평택·당진항 매립지 귀속분쟁, 통합진보당 사건 관련 행정처의 문건을 유해용 수석재판연구관에게 전달했다. 당시 이규진 대법원 양형위원회 실장을 통해 김 전 연구관은 여러차례 행정처의 입장이 담긴 메일을 받았고, 이를 유 연구관에게 보고했다.  김 전 연구관이 수석으로서 지위에 대한 발언을 하자 고영한 전 대법관측 변호인도 이에 동조했다. 김 전 연구관과 변호인 모두 ‘설령 행정처에서 재판에 관여하려고 했더라도, 법관들은 그런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재판한다’는 판사들의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재확인하듯 주장을 펼쳤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가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인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규진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행정처가 대법원 재판에 개입한다는 생각은 못했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 전 연구관은 “재판연구관은 법관이나 재판 직접 담당이 아니고, 대법관님들 재판하시는데 정무적 판단까지도 취합해서 보고하는게 임무”라며 “행정처 차원의 배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지위 자체가 물론 대법관의 재판을 보조하는 역할에 불과하긴 하지만, 스스로 재판에 대해 엄청난 책임감을 갖고있는 사람들입니다. 법원행정처에서 문건이 왔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거기에 영향 받는단 전제 하에서 일처리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외부 참고의견 중 하나로 자기가 주체적 소화해서 얼마든지 독립적으로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주체고 존재라는 부분에 대해 얘기하셨다. 그 부분이 저희 사건에서 인과관계 측면에서 문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재판연구관도 그런 시기에 자존심을 갖고 업무를 처리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법원행정처와 특히 피고인들이 문건이나 공소사실서 비난하는 그런 행동한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고영한 전 대법관측 변호인)    “대법원과 행정처 구분이 이 사건으로 굉장히 논란됐는데, 저때는 행정처가 대법원이라 생각했습니다. 대법원과 행정처 엄격히 구분하는 건 저 당시에 없었고 지금도 대법원 식당 가면 행정처 실장님이랑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면서 생활합니다. 행정처 근무하는 사람도 대법관실에서 근무해서 전체를 큰 개념 없이 있었습니다.”(김현석)   ●강제징용 전원합의체 회부사실 비공개한 대법원  김 전 연구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주도적으로 강제징용 재판의 재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보안을 이유로 회람목록에서 강제징용 사건을 삭제했다고도 했다. 2017년 4월에는 소부에서 상고기각 안과 파기환송안 두가지 경우의 수에 대해 판결문을 써놨는데도, 양 전 대법원장이 ‘일부 대법관이 반대했다’는 이유로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보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경우가 극히 드물지는 않다고 말했다. 결국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사실은 2018년 7월에야 외부에 알려졌다. 검사와 김 전 연구관의 증인신문 내용을 들어보면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이 얼마나 많은 부침을 겪었는지 알 수 있다.    “전합 진행 안건 목록에 직접 기재 안한 이유 아나요.”(검사)  “정확히는 모릅니다.” (김현석)  “문건에는 보안관련으로 삭제한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전합논의 사실 비공개로 하자는 것이죠.”(검사)  “직접 전달 안받았지만 문건 보고 그런 취지라고 생각했습니다.”(김현석)  “수석재판연구관으로 2년 근무하셨는데, 전원합의체 관련 업무하면서 이처럼 보안을 이유로 실제 전합에서 논의될 예정임에도 진행안건에는 직접 기재안하는경우도 있나요.”(검사)  “제가 했을때는 그렇지 않고 저거는 내부 문서라 기재하고 외부에는 기재안 할 때도 있습니다.”(김현석)  “2016년 11월 17일 전원합의체 회의에서 강제징용 논의전 2016년 9월 29일 임종헌 실장이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을 만나 외교부 의견서 제출 계기로 전원합의체 추진한 것을 알고 있었나요.”(검사)  “잘 모릅니다.”(김현석)  “전원합의체 안건에 강제징용 포함안됐지만 실제로 논의된 것을 아나요.”(검사)  “나중에 알았습니다.”(김현석)  “전원합의체 안건 문건 중에서 2017년 3월23일 전합 안건 부분 제시하겠다. 양승태의 지시를 받고 이를 반영해서 속행 부분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사건 기재했나요.”(검사)  “어떻게 안건 포함했는지 기억 안나지만 아마 이날 전합이 논의된다고 생각해서 포함했을 겁니다.”(김현석)  “유해용은 보안 이유로 명시적으로 기재 안했는데 증인은 전합 안건에 기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검사)  “이 서류는 내부 서류라 기재해도 안알려지고 외부에 공개할 때는 제외했습니다.”(김현석)  “증인이 작성한 전합 안건에 의하면 2017년 4월 20일 전합 안건에 포함됐다가 다음달 2017년 5월 18일 안건에는 포함안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때는 논의 안하는 것으로 취합이 됐습니다.”(김현석)  “기억환기 차원에서 5월 18일차 안건 문건 보시면요. 말미를 보세요.”(검사)  “이걸보니까 아마 선고를 하시는 쪽으로 잠정적으로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요.”(김현석)  “2017년 4월 20일 전합 다음날 양으로부터 전날 회의결과 이야기들으면서 강제징용사건을 소부에서 선고하기로 잠정합의됐고 판결문 초안 가지고 5월 전합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들었나요.”(검사)  “네.”(김현석)    이후 강제징용 사건은 소부에서 판결하기로 한 합의가 변경돼서 2017년 6월 22일 다시 논의하게 됐다. 김 전 연구관은 검찰 조사에서 ‘개인청구권 소멸에 대해서 일부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양승태 대법원장께서 말씀해주셨다’고 진술했다.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8월 전원합의체 회의까지 1년 2개월동안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김 전 연구관은 “양승태 대법원장 임기 만료로 그 사이에 전합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해서도 이 사건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운호 상습도박 사건 기록 행정처 판사가 수석 사무실에서 열람  2016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기록을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가 열람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 대표는 상습도박으로 구속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 받고 상고했으나 일명 ‘정운호 게이트’가 알려지면서 상고를 포기했다. 김 전 연구관은 2016년 5월 심준보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으로부터 정운호 기록 열람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기록을 제공해줬다고 진술했다. 김 전 연구관은 “정식 절차에 따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확정 기록은 누구나 열람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식 열람 절차 따른 것은 아니지 않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정식 절차를 따르지 않은 ‘무단 열람’이라고 지적했지만, 김 전 연구관은 “행정처가 정운호 게이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사법행정의 목적으로 필요하다면 열람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법원 내부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만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심 실장의 연락 뒤 사법정책실 소속 심의관이 김 전 연구관 사무실에서 기록을 열람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이재용, 日재계 초청으로 럭비월드컵 참관…관람석엔 아베

    이재용, 日재계 초청으로 럭비월드컵 참관…관람석엔 아베

    “日초청과 수용 자체로 긍정적 시그널”불확실성 속 ‘삼성 총수’ 존재감 각인양국 경제 관계 개선 마중물될지 주목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최악의 한·일 갈등 상황에서도 다시 일본을 방문했다.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삼성전자의 가치가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을 초월했다는 재계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얼어붙은 양국 관계와 경제교류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일본 재계로부터 초청을 받아 이날 도쿄에서 열리는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일본행은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7월 4일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한 직후 대응 방안 모색 차원에서 사흘 뒤인 7~12일 일본에 다녀온지 2개월여만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을 초청한 인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재계에 따르면 럭비 월드컵 조직위원장이자 게이단렌 명예회장인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이 이 부회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광범위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부회장은 이날 귀빈석인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관람하며 미타라이 회장 등과 환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박스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과 국제올림픽(IOC) 위원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 부회장이 일본 정·재계 인사들과 한·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참관한 럭비 월드컵은 하계 올림픽, 축구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대규모 행사로 아시아에서는 처음 올해 일본에서 열렸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도쿄올림픽을 1년 앞둔 시점에 열린 국제 스포츠 행사여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날 일본 방문을 두고 비정치적인 이슈에서는 여전히 한국과 일본이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일본 국민 등 대내외에 알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계약한 최상위 등급 올림픽 공식 후원사로서 일본 도쿄올림픽을 후원한다.재계 관계자는 “양국 관계가 본격적으로 경색한 7월부터 양국 재계의 접촉도 거의 끊겼었다”면서 “이번 럭비 월드컵에 일본 측이 한국의 대표 기업인인 이 부회장을 초청하고 이 부회장이 응한 것 자체만으로 양국 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럭비 월드컵 개회식 참석에 앞서 삼성전자 일본법인 경영진들을 만나 현지 사업 상황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으로 날아가기 직전 추석 연휴였던 지난 15일 삼성물산 사우디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17일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파기환송심 재판과 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한 상황 속에 ‘삼성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2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진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2월), 미국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5월) 등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당·정·청, 26일 일본 수출규제 대책회의

    [속보] 당·정·청, 26일 일본 수출규제 대책회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오는 26일 일본 수출규제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3차 회의를 연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7월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달 2일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2차 경제보복을 감행했다. 이에 한국 정부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를 파기하고 최근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배제하는 맞대응 조치를 취했다. 20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정·청은 회의를 앞두고 안건과 보고사항, 참석자 등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 회의는 당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주재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열린 2차 회의에는 정 전 국회의장을 포함해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1회] “법원행정처 소송지휘 받아서 의견서 제출했다”는 김앤장 변호사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1회] “법원행정처 소송지휘 받아서 의견서 제출했다”는 김앤장 변호사

     “오늘 증언하면서 ‘소송 지휘’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그 표현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요.”(재판장)  “보통 소송 지휘라고 하지 않나요.”(한상호 변호사)  “당시에도 이런 게 소송 지휘라고 생각했나요. 임종헌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한 행동이 소송 지휘라고 봤나요. 일반적으로 재판부가 하는 거잖아요.”(재판장)  “네 저는 그리 봤습니다.”(한상호)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의 30회 공판에는 지난달 7일에 이어 한상호 김앤장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변호사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에서 일본 기업측 변호를 맡았다.  ‘소송 지휘’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재판부, 통상 재판장이 재판의 편의를 위해 결정해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형사재판에서 기일을 지정하거나, 불필요한 신문 등을 제한하는 것 모두 재판장의 소송 지휘권에 포함된다.  한 변호사는 법원행정처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에서 사실상 ‘소송지휘’했다고 증언했다. ‘강제동원 재상고 사건을 맡았을 때, 김앤장 입장에서도 외교부 의견서 제출을 추진할 필요가 있지 않았냐’는 양 전 대법원장측 변호사 질문에 “추진한 게 아니다. 법원(행정처)의 ‘소송지휘’를 받아 우리가 협조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소송지휘하듯, 당시 법원행정처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소송지휘하고 주도했다는 취지다. 한 변호사는 2015년 5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강제징용 재상고심 사건을 대법원 소부가 아닌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고, “김앤장이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을 요청하는 촉구서를 대법원에 내달라”고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런 임 실장의 발언을 ‘소송 지휘’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거듭 ‘법원행정처의 소송지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과 검찰의 신문이 모두 끝난 후 재판장 박남천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 인사를 비공식적으로 설득하는 방안을 김앤장에 말한적이 있냐’는 변호인 질문에 ‘비공식적인 것은 없다’고 했는데, 임종헌 실장에게 연락하는 건 비공식적인 것 아닌가”라고 묻자 한 변호사는 “처음에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절차에 관한 협조 요청 정도로 생각했다”며 “그쪽의 소송 지휘의 일환이라고 생각해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한 변호사가 또다시 소송지휘를 언급하자 재판장은 이유와 의미에 대해 물었다. 이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묻기도 했다.    “피고인 양승태를 만난 적이 많나요”(재판장)  “기억은 나지 않는데, 있습니다.”(한상호)  “재판에서 이야기 나온 것만 5, 6차례는 되는 것 같은데요. 친목인가요”(재판장)  “정기적으로 만난 모임은 없습니다. 대법원장께서도 보통 그런 만남을 안 하니까요.”(한상호)  “그 만남의 자리가 사석인지 집무실인지 기억나나요”(재판장)  “집무실도 있었고 밖에서도 봤지만 언제 어디였는지 생각나지 않습니다.”(한상호)  “증인이 피고인 양승태를 만난 장소가 대법원장 집무실인 경우는 몇 번인가요”(재판장)  “제가 대법원장 집무실에서 뵌 게 몇 번이나 되느냐는 거죠? 횟수까지 잘 모릅니다. 한 번은 아닙니다. 복수입니다. 다만 몇 번인지 잘 모르겠습니다.”(한상호)   한 변호사가 ‘법원행정처의 소송지휘를 따랐다’는 취지로 증언하자 박병대 전 대법관이자 법원행정처장의 변호인은 날카롭게 반응했다.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가 양승태 대법원장 뜻이라고 생각한 근거가 뭐냐’는 박 전 대법관측 변호인이 질문에 한 변호사는 “임 실장이 ‘전원합의체 회부 예정’이라고 하는 게 이상했다. 윗분의 허락 없이 기조실장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대법원이 (한 변호사에게) 미리 비밀리에 알려줬다는 검찰 프레임에 협조해준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제가 한 것도 아니고, 전화를 받은 거다. 그것 때문에 제가 여기에 나와 있는 겁니다. 제가 뭐 때문에 거짓말하겠나”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변호인이 “전합에 회부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왜 처음에 검찰에서 이야기하지 않았냐”고 따지자 한 변호사는 “기억의 한계다. 지금도 기억 다 못하지 않냐”고 답했다. 결국 변호인은 “그 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 다 기억하고 있는거 아니냐”고 압박하듯 질문했고, 한 변호사는 “그렇게 판단하는 건 좋은데 모욕적인 건 좀 힘들다”고 말했다. 검찰은 변호인의 질문을 제지하며 “변호인이 계속 질문을 열심히 하는데 기가 막히다. 증인을 신뢰할 수 없다는 표현을 쓰는건 위협적, 모욕적 신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장도 검찰의 이의를 받아들였다.    한 변호사와 박 전 대법관측 변호인의 충돌은 계속됐다. 변호인이 “대법원 사건이 소부냐 전원합의체냐의 문제가 대법원장이 기조실장에게 지시해서 결정되는 사항인가”라고 묻자 한 변호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드릴 말이 없다”고 답했는데, 곧이어 변호인은 “왜 대답을 못하냐”고 응수했다. 결국 재판장이 개입해 “변호인이 그렇게 질문하는 것은 곤란하다. 듣지 않은 걸로 하겠다”고 제지했고, 변호인이 사과하며 마무리됐다. 한 변호사는 연이어 “제가 드릴 말씀이 없다”, “모른다”,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증인은 법원도서관장을 역임했으니 대법원의 업무수행을 잘 알고 있지 않냐. 행정처는 사법행정 담당기관으로, 대법원 재판에는 관여하지 않는 조직이죠”라고 묻자 한 변호사는 잠시 침묵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행정처 안에 사무국이 있었다. 사무국으로 역할을 한다”고 답하며 사무국이 전합 회부 여부, 판결 이유, 주문에 영향력을 미칠 권한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지난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를 지키기 위해 당시 강제징용 재상고심 관련 김앤장의 논의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특히 김앤장의 대응 문건이 제시될 때마다 침묵했다.    “증인께서 임종헌 실장에게 들은 사실을 의뢰인에게 전달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한 기억은 없나요.”(변호인)  “의뢰인에 관한 질문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한상호)  “검찰에서는 시원시원하게 대답하시고 법정에서는 안하나요.”(변호인)  “그렇지 않다. 검찰에서도 다 거부했습니다.”(한상호)  “제가 시비를 걸자는 게 아니고요. 검찰 주신문에선 김앤장 메모는 다 제시했습니다. 증인께서 대답도 했습니다.”(변호인)  결국 검사가 이의를 제기했고, 변호인은 “검찰 주신문 때 의뢰인과 관계 있는 부분은 증언을 거부했지만, 업무상 메모는 진술했고 제시했다. 이것에 대해 증언을 거부한 적이 없다”고 항의했다. 한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압수된 걸 띄우는 건 공포스럽다”고 말했을 정도로 김앤장 관련 내용은 극도로 이야기하기를 꺼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화성 사건’ 용의자, 아내 폭행해 ‘살인 충동’ 눌렀나

    ‘화성 사건’ 용의자, 아내 폭행해 ‘살인 충동’ 눌렀나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모(56)씨가 3차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로 보내 조사를 진행했다. 이씨는 앞서 지난 18일과 19일 각각 이뤄진 1·2차 조사에서 “나는 화성 사건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사건 수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증거를 통해 이씨를 압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경찰은 이씨 DNA가 나온 5, 7, 9차 사건 이외에 나머지 사건들의 증거물에서도 DNA를 추가로 검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총 10차례 범행이 이뤄졌으며 그 중 모방 범죄로 밝혀진 8차 사건 외 나머지 사건은 모두 미궁에 빠져있다.한편 경찰은 마지막 10차 화성사건 이후 이씨가 처제를 살해한 혐의로 검거되기 전까지 2년 9개월 동안 추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사건 전담수사팀은 10차 사건 피해자가 발견된 1991년 4월과 이씨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실종되거나 살해된 채 발견된 여성이 있는지 다시 살펴보고 있다. 이씨는 화성에서 태어나 1993년 4월까지 계속 거주했으며 이후 청주로 이사했다. 현재까지 이씨의 ‘범행 공백기’에 실종되거나 살해된 채 발견된 여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비슷한 사건이 있는지 각종 자료 수집에 나섰다. 이씨의 본적은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현재 화성시 진안동)로 모방범죄로 드러난 8차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9차례 범행이 모두 이곳으로부터 반경 10㎞ 안팎에서 발생했다. 화성사건의 1차 범행 피해자는 1986년 9월 15일 발견됐고 마지막 10차 범행의 피해자는 1991년 4월 3일 발견돼 이씨가 화성에 거주하는 동안 모든 범행이 이뤄졌고 청주로 이사한 뒤에는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그는 이사한 이듬해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씨가 이 사건 진범이라면 10차 범행 피해자가 발견된 이후부터 처제 강간살인 사건 이전까지 2년 9개월이라는 공백이 발생한다. 이씨가 10차 범행 이후 사실상 범행을 중단한 것은 그가 결혼을 해 가정을 꾸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1991년 7월 아내와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차 범행 피해자가 발견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처제 강간살인 사건 대법원 판결과 2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 아내는 결혼 이듬해 아들을 출산했다. 당시 법원은 이씨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동기로 1993년 12월 부인이 2살짜리 아들을 남겨두고 가출한 데 대한 극도의 증오감을 꼽았다. 따라서 10차 범행까지는 독신생활을 하며 자유롭게 범행하다가 결혼 이후 중단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그가 공백기에 어떻게 ‘살인 충동’을 해소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씨는 이 시기 부인과 아들 등 자신의 가족을 상대로 폭행과 학대를 일삼는 등 가학적 행위로 이를 간접 해결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판결문에는 이씨의 아내가 가출한 이유가 그의 무자비한 폭행을 견디다 못했기 때문이라고 기재됐다. ㄱ는 아내를 방 안에 가둔 뒤 마구 때리고 어린 아들을 학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아내가 가출하자 극도의 증오감을 갖고 처제를 상대로 범행했다는 것이 법원이 판단한 처제 강간살인의 범행 동기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승준 측 “병역 기피 아니다…17년째 입국 불허 지나쳐”

    유승준 측 “병역 기피 아니다…17년째 입국 불허 지나쳐”

    대법원 판단으로 재외동포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 측이 법정에서 “병역 기피 목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씨 측 법률대리인은 20일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씨의 파기환송심 첫 기일에서 “상고심 취지에 맞게 사증 거부 처분의 위법성을 명확히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한 이후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한 유씨는 2015년 9월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해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적법한 입국 금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달 대법원은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는 행정처분이 아니고,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유씨 측은 재판에서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입국 금지 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과 함께 유씨가 미국 국적을 얻은 것이 병역 기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유씨가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을 가 시민권 취득 절차가 진행 중이었기 대문에 입국 금지 대전제가 된 병역 기피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씨 측은 “가족의 이민으로 영주권을 가진 상태에서 시민권 취득 절차를 진행해 얻은 것”이라며 “그에 대한 대중의 배신감이나 약속 위반 등은 둘째 치고 그것이 법적으로 병역 기피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국인도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은 등의 이유로 입국 금지가 되더라도 5년 이내의 기간에 그친다며 유씨에 대해 2002년부터 17년째 입국을 불허한 것은 지나치다고 호소했다. 또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하는 외국 국적 취득 사례가 매년 발생하는데도 유씨에게만 유일하게 과도한 입국 금지 처분이 가해졌다며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변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의 핵심은 국가 권력 행사의 한계”라며 “한국과 연결고리를 끊을 수 없는 재외 동포 개인에게 20년 가까이 입국을 불허하는 것이 과연 국가권력의 정당한 행사인지 그것을 소송에서 따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반면 LA 총영사관 측은 “사실상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재량의 여지가 없다고 볼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외동포비자는 비자 중에 가장 혜택이 많은 비자”라며 “단순히 재외 동포라면 발급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가 “신청할 수 있는 비자가 그것 뿐이냐”고 묻자 유씨 측은 “법률적 관점에서 법익의 침해 등을 다툴 수 있는지를 판단해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씨 측은 “재외동포 비자를 두고 ‘영리 목적이다, 세금을 줄이려는 것이다’는 등 근거 없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유씨가 하고픈 말은 전달되지 않고 나쁜 말만 떠도니 대중의 시선이 더 악화하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11월 15일 오후 선고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찰 상주시장 사무실 등 압수수색…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경찰이 지방선거 때 불법 자금을 주고받은 혐의로 경북 상주시장과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집,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일 오전 자유한국당 소속 황천모 상주시장실과 황 시장 집, 차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영문 자유한국당 상주·군위·의성·청송 당협위원장 집도 압수수색했다. 황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위원장에게 거액의 불법 선거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가 끝난 뒤 선거캠프 관계자 3명에게 모두 2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황 시장은 항소했으나 8월 8일 열린 2심 선고에서 기각됐으며,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는다. 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이강래 도공 사장, 대법원 판결 즉각 수용하라

    고속도로 요금 수납 노동자들이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에서 농성한 지 오늘로 12일째다. 추석 연휴에도 이들은 농성을 풀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도공이 이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의 판결은 12년 만에 정든 일터로 돌아가라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강래 도공 사장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이들에게 자회사 근무를 하거나 환경미화 업무 전환 배치를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노조의 거듭된 대화 제의를 일축하더니 노사관계를 파탄 낸 것이다. 12년 동안 해고와 송사에 고통받던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배려도 없었고, 노동 존중이나 상생적 노사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 노조원들은 도공 본사 농성 중 도공 측에 5차례 교섭 요청서를 보냈으나 ‘입장 변화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국제노동단체인 국제노총(ITUC)까지 나서 그제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도공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모든 요금 수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정규직화하길 촉구한다”면서 “단체교섭과 사회적 대화를 촉진하는 것은 ILO 회원국 정부가 지니는 의무”라고 밝혔다. 물론 톨게이트 업무가 무인화되는 추세 속에서 인력 운용에 대한 도공 측의 고민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권위마저 거부하는 도공의 태도는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옳지 못한 태도다. 어렵더라도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는 것이 이 사장의 책무다. 도공 차원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된다면 관련 부처들이 나서서 해법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노동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에서 도공 측의 위법성이나 부당노동행위가 있는지 살펴보고 시정 요구를 해야 한다. 이 사장은 일방통행식 노사관계에서 벗어나 대법원 판결을 이행할 방안을 대화로 찾아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조국 윤석열 끝까지 싸우라/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조국 윤석열 끝까지 싸우라/이창구 사회부장

    ‘조국’과 ‘윤석열’의 싸움이 위태롭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조국’은 조국 법무부 장관은 물론 조 장관에 투영된 청와대와 여당까지 포괄하는 말이다. ‘윤석열’ 역시 검찰총장 개인은 물론 한국에서 가장 힘센 집단인 검사 전체를 지칭한다. 양쪽 모두 명분 있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 화력(지지세력)도 든든해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조국’ 측의 명분은 검찰 개혁이다.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실시된 전격적인 압수수색, 피의사실 유포 의혹, 청문회 마감 직전의 기습적인 기소만 보더라도 검찰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검찰 개혁 의지가 확고한 대통령이 최적임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는데, 법무부 외청에 불과한 검찰이 극렬 반발하는 것 자체가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검찰이 정치 영역을 무력화하는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는 게 이쪽 진영의 생각이다. 반면 ‘윤석열’ 측은 “범죄 혐의와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덮으라는 말이냐”고 항변한다. 살아 있는 권력까지 수사하는 게 검찰 개혁이라고 누가 말했느냐고 되묻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적폐를 도려냈던 특수부의 ‘칼’을 지금 정권에 댈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검찰 개혁의 좌초 아니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을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은 물론 조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에 지지를 보낼 기미가 전혀 없는 사람들 중 상당수도 내심 검찰을 응원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활을 건 이 싸움이 국가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며 타협을 주문한다. 상대 진영을 향해 일방적인 항복을 요구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나는 양측이 타협·항복 없이 끝까지 싸웠으면 좋겠다. 타협은 집권 세력과 검찰 권력이라는 두 기득권의 야합일 뿐이며, 어느 한쪽의 투항은 권력에의 굴복 또는 검찰 개혁의 좌절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조국 사태에서 그나마 건진 건 우리 사회의 작동 원리와 각자의 위치를 확인했다는 데 있다고 나는 믿고 싶다. 이를 ‘계급’의 자각이라고 해 두자. 말과 행동이 달랐던 ‘조국’을 욕하면서 학벌과 부동산에 찌든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정 정치 진영에 대한 관성적인 지지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점도 깨달았다. 사회·경제적 자본의 세습과 그에 따른 필연적 결과인 불평등을 확인했으며, 이를 ‘조국’과 ‘윤석열’ 중 어느 한쪽이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도 명확해졌다. 다만 불평등 해소라는 장기적 과제와 달리 집권 세력의 도덕성 검증과 검찰 개혁은 양측이 끝까지 싸운다면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됐다. 검찰은 조국을 둘러싼 의혹은 물론 세간에서 회자되는 집권 세력의 다른 의혹까지도 철저히 밝혀 문재인 정부가 과연 촛불혁명 이후의 나라를 이끌 자격이 있는지 검증했으면 좋겠다. 청와대, 더불어민주당, 법무부는 차제에 검찰 수사권을 경찰에 적당히 나눠주는 수준의 개혁을 넘어 검사장 직선제를 도입해 검찰 권력을 시민에게 넘기는 개혁까지 밀고 갔으면 좋겠다. 과격한 주장이라고?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양측이 더 처절하게 싸워야 ‘조국’이라는 기득권과 ‘윤석열’이라는 기득권이 조금이나마 해체된다. 기득권을 가져 본 적 없는 대다수 민중은 이 싸움으로 잃을 게 없다. 고속도로 요금소 건물 옥상에서,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대법원 판결대로 직접 고용하라”며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는 50대 여성 노동자들에게 50대 ‘386 기득 진보’의 기득권이 아무 의미가 없듯 말이다. window2@seoul.co.kr
  • [금요칼럼] 수시와 정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수시와 정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외국의 어떤 제도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그것을 도입해 시행할 때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게 마련이다. 같은 과거제도라 해도 중국과 한국에서 서로 다르게 작동했다. 중국의 과거제도가 혈통에 기초한 귀족정치를 붕괴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데 비해 한국에서는 오히려 귀족적 지배층의 기득권을 굳히는 쪽으로 작동했다. 대간제도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대간제도가 황제를 위해 백관을 감찰하는 사정기구로 발전한 데 비해 한국에서는 국왕을 견제하는 간쟁기구로 발전했다. 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신생독립국이 미국식 민주주의를 수입했으나, 민주주의 모습은 그 제도를 수입한 나라 개수만큼 다양했다. 이처럼 같은 제도를 시행하더라도 각 나라의 풍토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켜켜이 쌓인 역사적 경험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식 로스쿨제도를 수입한 법학전문대학원도 같은 예다. 사법시험의 단점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아버지가 대법원장일지라도 스스로 사시를 통과해야만 법조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그런데 로스쿨제도를 도입하면서 법조인의 직업 대물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중에 법조계 인물이 있는 로스쿨 재학생 비율이 60%를 넘는다는 한때의 통계가 이제는 차라리 자연스러울 지경이다. 한번 법조계에 자리를 잡으면 웬만하면 자기 자식을 법조계에 진입시키는 대물림 현상이 구조화했다. 이것이 바로 같은 로스쿨제도를 시행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서로 다른 민낯이다. 수시전형을 고려한 입학사정관제도도 수입품이다.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도는 1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대학들도 천차만별이며, 명문대들도 각기 건학 이념이 다양하다. 엇비슷한 최고 A급 명문대도 최소 20개가 넘기에 대학 서열화도 강하지 않다. 대학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되 이왕이면 자기 학교의 건학 이념이나 학풍에 부합하는 학생을 뽑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사정관제가 강하게 뿌리를 내렸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역사적 경험과 필요의 산물이다. 한국은 1000년 가까이 과거시험에 익숙했고, 20세기에도 국가고시가 곧 출세의 관문이었다. 대학 입시도 시험을 통해 성적순으로 사정했다. 이런 역사공동체에 미국식 사정관제도(수시)를 무리하게 이식할 때 명분은 그럴듯했다. 획일적 교육의 지양, 사교육 문제 완화, 대학 서열화 완화, 입시지옥 완화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내신 성적을 위한 획일적 암기식 교육은 여전하고, 사교육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입시지옥은 여전하고, 대학 서열화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 예전에는 우수 학생을 서울대가 독식하지 못했다. 한 예로 동일 계열 서울대 최하위권 입학생의 학력고사 성적이 연세대 상위권 입학생의 성적보다 낮은 게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우수 학생들이 서울대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 퍼졌다. 그런데 미국식 복수 지원제도를 도입한 결과는 어떤가? 서울대와 연세대에 모두 붙는 학생이 적지 않은데, 그럴 경우 거의 100% 서울대로 진학한다. 이런 식으로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숨 막힐 정도의 일렬종대로 서열화했다. 한국의 대학들은 건학 이념이 사실상 없다. 그러니 학풍에도 거의 차이가 없다. 성적에 따른 서열화만 우심하니 대학교 학력 신분이 사회생활을 좌우할 정도로 강고하다. 이런 한국 사회에서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도(수시전형)는 오히려 불공정의 온상으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대학 스스로 다양성을 갖추지 못했는데, 다양한 재능의 학생을 서류심사로 뽑겠다는 발상부터 설득력이 떨어진다. 조선의 위정자들이 바보라서 과거제(정시)를 끝까지 고수한 게 아니다. 천거제(수시)의 폐단과 불공정성이 전자보다 더 심한 점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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