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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8회] ‘법원 스파이’ 헌재 파견 판사, “헌재가 정보유출 용인했지만…부적절했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8회] ‘법원 스파이’ 헌재 파견 판사, “헌재가 정보유출 용인했지만…부적절했다”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했다. 특히 헌재가 ‘한정위헌’을 선고해 대법원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대법원은 헌재를 견제하기 위해 헌재 파견 판사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2월부터 2년간 헌법재판소에 파견돼 연구관으로 근무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예상 결과, 이정미 헌법재판관 후임 지명 문제, 매립지 관할 분쟁, 국회선진화법 권한쟁의 심판, 제주대 교수 뇌물수수 사건, 한일청구권 협정 등 총 325건의 정보를 대법원측에 전달한 최모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최 부장판사는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부장판사는 “법원과 헌재 사이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고 인식했고, 헌재에서도 (대법원으로 정보 유출을) 일부 용인한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부적절했고,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지난 5월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임 전 차장 지시로 헌재 정보를 대법원에 보고했다”며 “임 전 차장의 지시를 지금이라면 거절했을 것이고, 후회가 된다”고 진술했다.    ●“법원과 헌재 사이 소통창구라고 인식…‘법원스파이’라 놀림받기도”  최 부장판사는 헌재 파견 기간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통해 헌재가 심리 중인 사건과 동향에 대해 정보를 보고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최 부장판사에게 “인사평정권자는 법원행정처 처장이다”며 “법원과 관련된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는 그때그때 전달해달라”라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에게 정보를 전달하던 중 헌재의 한일청구권 협정 사건 예상 시기를 보고하자, 임 전 차장이 처음으로 직접 최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한일청구권 협정 관련 보고서를 강제징용 사건의 일본기업 대리인 김앤장 문의로 요청한 사실을 듣자 “전혀 알지 못했다”며 놀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 부장판사는 헌재 파견을 시작한 2015년 3월 발령 인사를 하러 가자,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법원행정처장도 “헌재 파견 법관들이 최근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중요한 일이 있으면 바로 알려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했다. 박 전 처장이 “파견 나온 검사들은 친정인 법무부나 대검을 위해서 노력한다는데, 헌재 파견 판사들은 한정위헌 보고도 하고 그런다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상임위원에게 전달한 헌재 사건 정보가 대법원장에게 보고될거라 생각했나’는 검사 질문에는 “중요한거면 보고되리라 생각했다”고 했다.  ‘직무상 명령’이라고 생각했냐는 검사의 질문에 최 부장판사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했다.  “글쎄요. 일이라는 게 사실 뭐 ‘이건 직무상 명령이야’라 말하고 시키는 경우가 힘드니까요. 어쨌든 지시같이 생각하고 하긴 했습니다. 물론 그때 거절했으면 어땠을까 후회됩니다. 용기를 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관성이 생겨서 보고를 하게 됐어요. 많이 요구도 하시고. 처음 느낌과 나중 느낌이 다르긴 한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서 안 한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안 하면 다른 분이 대신 하게될 수도 있는 생각이 드니까요.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보고를 드렸던 것 같습니다.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헌재 파견 법관이 그런 역할(헌재 소장 동향 전달)까지 부여받은 건 아니지 않나요.”(검사)  “저는 독특한…법원 대표로 양기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최 부장판사)  “헌재에서도 용인한건가요.”(검사)  “박한철 헌재 소장님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말은 저는 오히려 전달하기를 바랐던 거 같습니다. 대법원에서 헌재 소장을 오해하고 있는 것 같으니 그렇지 않다는 걸 알리기 바라는 취지로 이해했습니다.”(최 부장판사)  “명시적으로 알려주라고 한 적이 있나요.”(검사)  “재판관들이 ‘이런 건 법원에도 알려주라‘고 이야기했다기보다는 ‘법원도 이런 입장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제가 애매한 상황 속에 놓인 사람이었습니다.”(최 부장판사)  “지속적으로 행정처에 검토보고서, 평의 내용, 헌재 내부 동향, 헌재 보관자료 계속 보내준 이유가 무엇인가요.”(검사)  “계속 요구를 하시니까 하다보면 드리게 됐습니다.”(최 부장판사)  “증인이 소통창구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건가요.”(검사)  “그런 것도 섞여 있습니다.”(최 부장판사)  “헌재가 내부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까지 용인한건가요. 거기에 연구관 보고서나 평의 내용 제공까지 포함된건가요.”(검사)  “그 안에서, 재판관님들도 저를 ‘법원스파이’라고 많이 놀리긴 하셨는데요. 뭐랄까요… 참 모르시겠지만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최 부장판사)  “애매하다는게 이해가 잘안되는데 넘어가겠습니다.”(검사)  “적절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최 부장판사)  “대법원에서도 헌재 자료 필요하다면 증인이 아니라 행정처가 직접 자료 제공요청하면 되지 않나요.”(검사)  “그걸 양성화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 같습니다.”(최 부장판사)  “행정처 아닌 동료선후배 법관들에게 자료 제공하는 경우도 일부 있었는데 그럴때도 보안을 철저히 강조하고 알고만 있고, 인용도 하지말라는 메일도 있던데 이런것들도 증인 통해서 헌재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는걸 꺼려서 그랬나요.”(검사)  “꺼려집니다. 하여튼 양성화돼있는 상황은 아니니까요.”(최 부장판사)    ●헌재 분위기 자유로워 식사, 티타임에서 정보 수집…“법원 외부로 나가리라 상상 못해”  최 부장판사는 각종 헌재 정보를 어떻게 수집해서 대법원 혹은 법원행정처로 보고할 수 있었을까. 최 부장판사는 법관 신분으로 헌재에 파견갔다는 특수성때문에 법원내부망인 코트넷과 헌재 내부망에 모두 접근이 가능했다. 헌재 재판관부터 연구관까지 식사나 티타임 자리에서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해줘서 들을 수 있었다고도 증언했다.  최 부장판사는 전반적으로 “헌재와 대법원이 같이 가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헌법재판관이 자신에게 대법원의 입장을 물어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최 부장판사는 “헌재와 대법원 판단이 다를 경우 곤란해질 수 있기에 서로 사전에 조율해서 교통정리를 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재판관과 연구관이 증인에게 ‘법원스파이’라고 놀리면서 법원에 전달할 것을 예상했지만 중요 정보를 스스로 오픈했다는 진술이 있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최 부장판사는 “(대법원과 헌재가) 사건이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아서 법류이 위헌이냐 아니면 법률해석이 위헌이냐의 문제였다”며 “양쪽으로 똑같은 사건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증인이 이전 부장 연구관들이, 대법원과 헌재사이 소통역할한 사례나 내용 알거나 들은 것 있나요.”(변호인)  “옛날 연구부장 하셨던 어르신들께서 본인도 저같은 일했다는 얘기 들은적 있습니다.”(최 부장판사)  “식사자리에서 자연스레 의견을 들었고 2, 3차 평의 분위기나 사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나요.”(변호인)  “많은 재판관님과 식사자리나 티타임이 많은데 재판관님들이 저와 사건 얘기하는거 좋아했습니다. 편하게 의논할 만한 상대로 생각했는지 그런 뉘앙스나 생각 들었던 것 같습니다.”(최 부장판사)  “때로는 재판관 스스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담당 연구관이나 자신 신뢰연구관 따로불러 토의하기도 하죠? 그 과정에서 재판관 입장이 다수의견인지 소수인지 자연히 알게되는 경우가 있나요.”(변호인)  “그렇습니다. (헌재) 안에 있는 분들은 다 알게 됩니다.”(최 부장판사)  “검찰에 평의 관련 이규진 상임위원에게 전달한것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할 가능성 높다고 말했던 것 기억하나요.”(변호인)  “네.”(최 부장판사)  “재판관 식사자리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듣게 된 내용이라면, 특히 증인은 평의 당사자 아니고 당사자인 헌재재판관이 알려준거라면 증인이 외부에 유출해도 상관없는 내용 아닌가요.”(변호인)  “그렇게 볼 수 도…같은 법관이다보니 내부 울타리라고 생각한 측면이 있습니다. (법원) 외부로 나가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고 그건 믿었던것 같습니다.”(최 부장판사)  이날 재판은 오후 11시 30분이 돼서야 끝났다. 재판 말미에 좌배석 판사가 “파견 부장연구관의 위치가 애매하다고 말했는데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묻자 최 부장판사는 소회를 털어놨다.  “부조리극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불안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안할 수는 없는데 양쪽 기관에서도 사실은 저를 다 이용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헌재에서도 정식으로 줄 수는 없는데 저를 통해서 정보를 줄 수도 있고, 서로 또 통하는 면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중간에 끼어있던 셈입니다. 공식화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또 필요한 역할이 있을 수도 있는거죠. 애매합니다. 선배들도 해왔던 역할인데 강도가 세졌다가 약해졌다가 강도의 변화가 있기도 하구요. 불행하다는 생각도 들고. 30년동안 곪아오던 것이…법원도 그렇고 헌재도 그렇고 밝혀져서는 안될 내용 같은데 이런게 밝혀져서 되게 부끄럽습니다. 헌재 관계분들께도 죄송하고 여러 가지로 슬프고 그렇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폭침에 스러진 강제노역 귀향선 잊지 말아야”

    “폭침에 스러진 강제노역 귀향선 잊지 말아야”

    새달 1일 광화문광장 무대서 무료 공연 제작비 1000만원 마련에 크라우드펀딩“부끄러움과 책임감 때문이겠지요.” 김현성(47) 한국인플루언서산업협회장은 이력만 놓고 보면 과거사 청산이나 뮤지컬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서울시 디지털 보좌관을 역임하고 디지털사회혁신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그가 최근 몇 개월 동안 뮤지컬 ‘우키시마마루’ 프로듀서로서 홍보와 제작지원에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는 건 우키시마호의 비극을 모르고 살았다는 반성, 그리고 이제라도 이 사건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우키시마호는 해방 직후 일본 오미나토 해군 비행장 등에서 강제노역했던 조선인들이 귀국하기 위해 탔던 배 이름이다. 조선인들을 태우고 부산을 향하던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갑작스럽게 침몰했다. 일본 정부 공식발표로는 탑승자 3754명 가운데 549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실종했지만 생존자들은 약 8000명이 배에 탔고 이 가운데 사망·실종자가 약 6500명에 이른다고 반박한다. 침몰 원인 역시 공식발표로는 미군이 설치한 기뢰 때문이라고 하지만 생존자들은 여러 정황상 일본이 조직적으로 배를 폭파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김 회장은 “북한에선 해마다 8월 24일이 되면 조선노동당 명의로 진상규명과 일본의 책임을 묻는 성명을 발표한다. 우키시마호를 다룬 영화 ‘살아 있는 영혼들’를 제작하기도 했다”면서 “그 영화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고 우키시마라는 이름을 처음 알았다는 게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우키시마호를 다룬 영화와 책도 나왔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그동안 너무 우키시마호를 외면했다”면서 “뮤지컬 우키시마마루가 그날의 비극을 알리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우키시마마루는 바로 이 우키시마호 폭침 사고를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이다. 항구 곳곳에서 만세를 외치며 배에 탑승하는 사연으로 시작해 일본군 승무원들이 구명정을 타고 사라진 뒤 가라앉기 시작한 우키시마호의 비극을 음악과 연극으로 알린다. 지난해 대법원이 사법부 최초로 일제강점의 불법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던 걸 기념해 11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 가설무대에서 무료로 공연한다. 김 회장이 맡은 핵심 과제는 출연배우와 스태프가 60명이 넘는 등 만만치 않은 제작비를 마련하는 일이다. 그가 선택한 건 크라우드펀딩과 기업후원이다. 김 회장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 24일까지 1000만원 모금을 목표로 후원 모금 중이다”면서 “17일 현재 158명이 참여해 592만원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기업후원도 진행 중이다. 그는 “세계 안마기 시장을 독차지하던 일본 업체들을 제친 바디프렌드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이 더 올라갔는데 의미 있는 곳에 쓰자고 제안하자 흔쾌히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 사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방일 앞둔 이낙연 총리, 오늘 ‘지일파’ 신동빈 회장 만난다

    [단독] 방일 앞둔 이낙연 총리, 오늘 ‘지일파’ 신동빈 회장 만난다

    비공개 면담… 방일 성과 내려 광폭 행보 내일 일정도 없어 ‘한일 해결사’ 매진 관측 28일로 재임 881일째… 민주화 이후 최장이낙연 국무총리가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면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재계의 대표적인 지일파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개인적인 친분이 깊다. 이 때문에 오는 22∼24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이 총리가 방일에 앞서 한일 양국 간의 관계개선을 위한 사전 물밑 정지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의 한 소식통은 17일 “이 총리가 18일 신 회장과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본 방문에 앞서 아베 총리와 가까운 신 회장과 만나 방일 성과를 내기 위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총리와 신 회장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총리는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준공식 행사에 앞서 신 회장과 20여분 면담을 갖고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3월 도쿄에서 아베 총리를 예방하는 자리에서 이 총리의 서신을 전달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 일가와 신 회장 일가의 가까운 인연은 2015년 신 회장의 아들 유열씨 결혼식 피로연에 아베 총리가 하객으로 참석하면서 잘 알려졌다. 신 회장의 부인과 아베 총리 부인도 각별한 사이라고 한다. 이 총리의 신 회장과의 면담은 비공개 일정이다. 총리실이 이날 밝힌 이 총리 일정표에 18, 19일은 어떤 일정도 잡혀 있지 않다. 이를 놓고 관가에서는 평소 하루도 쉬지 않고 강행군을 하는 이 총리가 여느 때와 달리 이틀 동안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것은 일본 방문에서 최대의 성과를 얻기 위한 모종의 비밀 일정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열흘 뒤면 이 총리는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총리실에 따르면 2017년 5월 31일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임기를 시작한 이 총리는 오는 28일이면 재임 881일(2년 4개월 27일)이 된다. 이는 1987년 10월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총리로서는 최장 재임 기간이다. 직전 최장수 총리인 김황식 전 총리(880일)의 기록을 깨는 것이다. 최근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 총리는 조국 사태 이후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는 분위기다. 이번 방일 기간 아베 총리와의 회담으로 더욱 주가가 뛸 전망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 총리는 ‘최장수 총리’ 타이틀보다 냉각된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 데 역할을 하는 ‘해결사 총리’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서초구청, 사랑의교회 도로점용허가 취소하라”

    “서초구청, 사랑의교회 도로점용허가 취소하라”

    서초구 “판결 존중… 자문·검토 후 조치”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 사랑의교회에 도로 지하 공간 점용을 허가한 서초구의 처분이 부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초구는 자문 등을 거쳐 해당 판결에 따른 조치를 할 계획이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7일 황일근 전 서초구의원 등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허가 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서초구의 도로 점용 허가 처분을 취소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예배당 등 지하구조물 설치를 통한 지하 점유는 원상회복이 쉽지 않고 유지·관리·안전에 상당한 위험과 책임이 수반된다”며 “도로 지하 부분이 교회 건물의 일부로 영구적으로 사용돼 주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초구는 박성중 전 구청장이 재임하던 2010년 4월 신축 중이던 사랑의교회 건물의 일부와 교회 소유의 도로 일부를 기부채납받는 조건으로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일대 도로 지하 공간 1077.98㎡를 쓰도록 도로 점용 허가를 내줬다. 사랑의교회는 도로 지하를 포함한 교회 신축 건물에 예배당과 영상예배실, 교리공부실 등을 설치했다. 이에 대해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황 전 구의원과 주민들은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해 “구청의 허가가 위법”이라는 판단을 받아냈다. 하지만 서초구가 감사 결과에 불복하자 이들은 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도로 점용 허가권은 주민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도로 점용 허가의 적법 여부를 살피지 않고 각하했다. 이에 대해 2016년 5월 대법원은 “사랑의교회 도로 사용이 공익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 볼 수 없다”면서 사건을 다시 서울행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다시 진행된 행정소송 1심과 2심은 모두 서초구의 도로 점용 허가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초구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도로점용 허가를 내줬다”는 취지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결이 옳다고 봤다. 이에 대해 서초구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판결 내용에 따른 조치를 할 계획”이라면서 “원상회복 명령 등 구체적인 조치 내용과 시기는 판결문이 접수되는 대로 법률 전문가 등의 자문과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시아나 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간 중단… 매출 110억원 줄 듯

    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가 확정됐다. 110억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는 17일 아시아나항공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운항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 조 편성에 관해 주의를 게을리했고, 항공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의의무 위반이 사고 발생의 주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인천발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을 45일간 중단해야 한다. 국토부는 아시아나항공 OZ214편이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 앞 방파제에 충돌해 승객 307명 가운데 중국인 3명이 숨지고 총 187명이 다친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과실에 있다고 보고 2014년 11월 운항정지 처분을 내렸다. 아시아나항공이 2014년 12월 “운항을 멈추면 매출 162억원이 줄고 손실 57억원이 난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 판결 전까지 운항을 계속하게 해 달라는 집행정지(가처분) 신청도 했다. 법원이 2015년 1월 신청을 받아들여 아시아나항공은 운항을 계속했다. 하지만 1·2심은 “해당 항공기 기장들은 착륙 과정에서 운항 규범 위반이나 판단 오류로 부적절한 조치를 했고, 상황 대처도 미흡했다”며 운항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상고했지만 이날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 아시아나항공은 국토부와 협의해 예약 승객이 가장 적은 시기를 골라 운항정지에 들어간다. 아시아나항공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자체 분석한 결과 이번 판결로 매출 11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운항 중단 기간에 다른 노선에 대체편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실질적 매출 감소는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국정농단 70억 뇌물’ 유죄 판단에도…신동빈 실형 피했다

    ‘국정농단 70억 뇌물’ 유죄 판단에도…신동빈 실형 피했다

    “원심, 뇌물공여죄 등 법리 오해 없어” 신 회장, 피해자 보다 뇌물 공여자로 봐 영화관 매점 가족회사에 임대 배임 인정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70억원을 건넨 뇌물공여 혐의와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을 가족회사에 임대하는 등 경영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17일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특히 신 회장이 법정 구속까지 됐던 국정농단 뇌물 사건은 1·2심에 이어 유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서 제3자 뇌물공여죄에서의 부정한 청탁, 대가관계에 대한 인식, 강요죄의 피해자와 뇌물공여자 지위의 양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2016년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최씨가 만든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나와 법정 구속됐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2심 선고에서 같은 유죄 판단이 내려지면서도 수동적으로 뇌물 요구에 응한 강요 피해자 성격에 더 무게가 더해져 집행유예가 선고됐고 신 회장은 바로 석방됐다. 2심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서 대통령이 먼저 적극적으로 금원 지원을 요구했다”면서 “국가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원 요구는 불응할 경우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법리적 판단은 1심과 같으면서 뇌물제공의 실체를 달리 보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해 이른바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짐작은 가지만 비슷한 위치에 있는 기업인들이 모두 그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뇌물을 공여했다는 사정이 분명히 유리한 양형 요소이긴 하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은 신 회장을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기보다 뇌물 공여자로 판단했다. 다만 징역 10년 미만의 형량에 대해서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기 때문에 신 회장의 양형 부분은 법률심인 대법원에서 다뤄지지 않았고 뇌물공여 혐의가 유죄가 맞는지만 따졌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29일 최씨의 상고심에서 기업들에 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한 강요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하며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신 회장이 따른 것은 요구에 편승해 직무와 관련한 이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원합의체 판단은 이번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다만 사건 실체에 대한 2심과 대법원의 판단이 약간 다른 것”이라면서 “법리적으로 뇌물 혐의를 유죄로 본 2심 판단 자체는 옳다는 게 이번 대법원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그동안 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지적해 주신 염려와 걱정을 겸허히 새기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진안군수 당선무효형 확정-지역사회 술렁

    이항로 전북 진안 군수가 유권자들에게 홍삼 선물을 살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17일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자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공범 4명과 함께 2017년 설·추석을 앞두고 7만원 상당의 홍삼 제품 210개를 선거구민에게 나눠준 혐의로 기소됐던 이 군수는 이날 대법원이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해 군수직을 상실했다. 이 군수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2심에서 일부 무죄를 인정받아 징역 10개월로 감형됐으나,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 무효가 되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결국 군수직을 잃게 됐다. 전북에서 민선 7기 자치단체장이 직위를 상실한 것은 이 군수가 처음이다. 군수 공백으로 진안군이 역점을 두어 추진해 온 마이산, 청정 자연환경, 특산품인 홍삼을 활용한 관광산업, 생태환경 조성, 힐링 도시 추진 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4월 치러질 재선거와 맞물려 공직기강 해이도 우려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노골적 비하·좋지 않은 소문 활용 헌재 견제 ‘비상적 대처’ 검토‘헌재 무력화’ 각종 문건 쓴 현직 법관 “크게 후회하고 있다” 진술남부지법 ‘한정위헌’ 제청, 행정처 ‘직권취소“ “대법원장 지시일 것”통진당 행정소송 “행정처, 일선 재판부와 연락하는 것 알게 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들 가운데 한 축에는 헌법재판소를 견제한 부분이 있다. 헌재는 사법부와는 독립된 기관이었지만 ‘양승태 사법부’는 법률에 대해 위헌심판을 할 수 있는 헌재가 대법원의 판단과 비슷한 역할을 하거나 특히 대법원의 판단과 배치되는 결정을 할 경우 법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법원이 최고의 사법기관이 될 수 있도록 헌재를 견제하고 위상을 떨어뜨리자는 것이 당시 사법부의 중요 과제였다고 당시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판사들은 말한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6차 공판에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을 지낸 문성호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문 판사는 당시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지시를 받아 헌법과 헌재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관련 여러 문건을 작성하고 보고한 의혹으로 지난해 견책 처분을 받기도 했다.문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행정처가 헌재를 견제하기 위해 계획하거나 실제 실행한 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2014년 출범한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에서 사법부의 권한과 관할을 대폭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의견서가 채택된 상황이어서 행정처에서 고위 법관들은 헌재와 관련된 사안들을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는 게 문 판사의 설명이다. ●‘노골적 비하·좋지 않은 소문 활용’…헌재 견제 위해 ‘비상적 대처’ 검토한 행정처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2015년 7월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대외비)’ 문건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대법)원장님 지시사항”이라는 말과 함께 헌재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여러 방안을 불러줬다고 한다. 석 달이 지나 완성된 문건에는 ‘헌재 재판소원 관련 민감한 현안이 다수 계류 중이고 상고법원 국회 심사 등 주요 국면에서 법원의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임’, ‘헌재 역량을 악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서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 ‘(헌재 관련) 좋지 않은 소문 확인 활용’,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 적절히 활용’ 등의 내용들이 담겼다. 대부분 이 전 상임위원이 불러준 방안들을 토대로 적은 방안들이었다고 문 판사가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한 번도 ‘톤 다운’(표현의 수위를 낮추라는) 하라고 말한 적이 없고 점점 (수정 지시에서 요구한 표현의) 강도가 세졌나”라고 검찰이 묻자 문 판사는 “그런 기억은 안 나고 저로서도 어떤 것이 비상적인지 잘 떠오르진 않고 여러 방안에 대해 구두로 말씀해 주셔서 제가 가져간 메모지에 적어왔고 9월 중하순 무렵쯤부터 (문건 작성에) 착수했을 땐 메모에 있는 내용을 주로 활용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만 말했다. 톤 다운 지시를 받지 않았는지, 수정 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풀려지거나 양이 많아지지 않았는지 검찰이 거듭 묻자 “어느 부분을 누가 수정했는지 몰라도 ‘노골적 비하’ 이런 표현은 저로선 좀 생경하고 혼란스러웠다”고 답했다. 노골적인 표현들에 검찰은 “부당한 지시라고 생각했으면 작성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문 판사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문 판사는 “그 점에 대해선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그해 3월쯤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에게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지시에 따라 헌재 내부의 정보를 수집할 계획을 세웠다가 당시 헌재에 파견된 최모 부장판사가 헌재 내부 정보를 전달한 이후 직접 정보를 수집하진 않았다. 문 판사는 “사법정책심의관으로 부임한 초기였는데 이 전 상임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헌재 내부정보를 수집할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마음의 부담이나 걱정이 없었는가“라는 검찰 질문에 “완전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사실 나중에는 (최 부장판사를 통해) 보고서도 오고 평의 내용도 받고 해서 당시엔 그 정도까지는 생각 못했다”고 답했다. 문 판사는 “부연하자면 2015년 4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 전 상임위원이 업무방해 사건에 관한 헌재 보고서를 저에게 보내주셔서 헌재 내부 보고서를 어떻게 입수해서 보내시나 놀란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최 부장판사로부터 다른 자료까지 오게 돼 (헌재가) 보안이 매우 취약한 조직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해도 되는가 생각도 했지만, 제가 소극적으로… 나서서 저지하거나 뭐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진 못했는데… 다만 마음의 부담은 있었고 지금도 후회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전 상임위원이 누구의 지시로 문 판사에게 헌재 정보수집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임 전 차장 등은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조 업무방해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평의에서 한정위헌 의견이 다수였다는 보고를 받았다. 앞서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은 2010년 3월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져 2012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노조 간부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만약 헌재에서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들로 하여금 집단적 휴일 특근을 거부하도록 한 업무방해죄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한정위헌 결정을 하는 경우 대법원의 위상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해 이를 막으려 했다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헌재 무력화’ 각종 문건 쓴 현직 법관 “크게 후회하고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이 보고한 업무방해 사건 관련 헌재 내부 보고서에는 헌법재판연구관들의 1·2차 토론 결과와 헌법재판관들의 1차 평의 결과 한정위헌 의견이 다수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행정처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그해 4월 17일자 ‘업무방해죄 헌법소원 사건 대책 보고(대외비)’ 문건이 만들어졌는데 헌재의 평의 결과를 담은 뒤 대처방안으로 ‘헌법재판관들을 개별 접촉해 설득’, ‘법원 내 유사사례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무죄 취지 판결을 선고’ 등이 검토됐다. 특히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의 협조를 받아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 중 업무방해 관련 유사사건을 발굴해서 헌재 결정 이전에 조속히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선고하고 친(親)법원 헌법재판관들로 하여금 헌재 결정 일자를 최대한 늦추게 하는 방안’도 문건에 포함됐다. 한정위헌은 여러 해석이 가능한 법률 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두고 위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혀 법률 자체의 효력을 없애는 위헌과는 구분되고, 헌재가 특정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며 법원 해석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헌재와 사법부의 권한과 위상에 민감했던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당시 사법부 고위 법관들에게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이 대법원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린다고 봤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에 계류된 관련 사건을 대법원이 먼저 헌재의 결정과 정반대의 판결을 선고해 헌재의 결정에 힘이 빠지도록 해야한다는 게 앞서 문건에 담겼고 검토가 됐다. 심리를 서두르게 하거나 선고를 앞당기는 것 역시 엄연히 재판 개입에 해당한다. 이처럼 노골적으로 헌재를 견제하는 방안들이 검토되던 상황에서 특히 일선 법원에서 한정위헌 취지로 위헌법률심판을 해달라고 결정하는 행정처 윗선의 ‘우려’와 정면으로 부딪혔을 것이다. 2015년 4월 8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부에서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을 내렸다. 그 다음날 결정문을 받아본 문 판사는 고민 끝에 상부에 이를 보고했다. “보고하지 않고 곧바로 헌재에 보낼까도 잠깐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려졌을 때) 책임을 추궁당할 것 같기도 하고 보고하는 것이 원칙이라 동료들과 상의해 보고하는 게 맞겠다고 결론냈다”고 한다. 다만 문 판사는 보고서에 ‘논리상 한정위헌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없어 그대로 헌재에 송부해도 문제없다’는 문구를 담아 4월 10일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게 보고했다. “법률의 해석에 대한 위헌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법률 자체의 위헌성 문제인데 재판부가 착오해서 한정위헌 취지의 결정을 해서 실제로 한정위헌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보고했다”고 문 판사는 설명했다. ●남부지법 ‘한정위헌’ 제청 결정, 행정처가 ‘직권취소’… “대법원장 지시일 것” 문 판사의 표현을 빌리면 상부에 보고를 하자 “갑자기 일이 커졌다”. 한 전 실장은 “이 건이 발생한 자체는 법원행정처 차장, 처장이 아니라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돼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정책결정이 필요한 사안이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 향후 유사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까지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문 판사는 전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보고를 듣자마자 “그대로 보내면 안 되겠네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보고를 올린 그날 오후 이 전 상임위원이 문 판사를 불러 ‘정리’라는 제목의 문건을 주며 “직권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보고서를 준비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판사는 “상급자의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를 했거나 보고가 됐다고 듣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로 직권취소 방향이 잡힐 정도면 대법원장에게도 충분히 보고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미 제가 보고를 드리고 나서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일이 커져버린 셈이어서 이럴 바엔 그냥 (헌재에) 보낼 걸 그랬나 생각이 들었고, 당일 오후에 이 전 상임위원이 저를 불렀을 때는 이미 남부지법 재판장과 통화까지 마친 상태였다. 최초 보고할 때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너무 짧은 사이에 일이 커져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의 지시에 따라 다시 작성한 보고서에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을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신청대리인인 제청법원과 행정처 뿐’이라는 기재를 더했다. 그리고 법원 내부 전산망에 등록된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문이 보이지 않도록 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정보화심의관과 연락해 삭제 조치를 하기도 했다.위헌심판제청 결정을 한 재판장에게 삭제를 위한 공문까지 받았다. 이렇게 흔적까지 모두 지워낸 이유에 대해 “위헌제청결정의 직권취소가 법률적·윤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 판사는 “제가 이해하는 법률지식으로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고, 윤리적으로도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선 “일선 재판에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진당 행정소송 과정서 “행정처, 일선 재판부와 연락하고 있다는 것 알게 돼” 행정처의 헌재 견제는 통진당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 행정소송에도 이어졌다. 행정처에서 통진당 소송 관련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소송 진행상황 등을 검토한 문건을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문 판사는 “간담이 서늘했다”고 표현했다. “상당히 많은 양이 있었고 거북했던 것은 인용, 기각 시 설시 등이 다 적혀있어서 ‘뭐 이렇게까지 다 검토해봤나’ 하는 인상을 가졌던 것이고 이후 하나 둘씩 읽으면서 내용이 지나친 것이 있어 간담이 서늘한 감정까지 갖게 됐다”는 것이다. 2015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행정처의 의견과 달리 소송을 각하하는 판결이 나오자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크게 화를 냈다고도 증언했다.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절 불렀을 때 얼굴이 상기된 상태로 ‘처장이 뭐라고 한다’며 말끝을 흐리면서 ‘내가 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에게도 말을 했는데 (각하를) 했다’고 말했다”면서 “이러한 얘기를 듣고 어떤 식으로든 재판부에 의사를 전달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진당 지방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사건이 심리 중이던 전주지법에서는 2015년 11월 25일자로 행정처에서 작성된 ‘통진당 지방의원 행정소송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이 전주지법 공보판사를 통해 기자단에 배포된 이른바 ‘전주 공보사태’가 일어나자 박 전 대법관 등이 크게 당황하며 양 전 대법원장에게 달려갔다고도 말했다. 문건에는 ‘헌재가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의 국회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은 삼권분립을 위반한 월권행위’라는 행정처의 판단과 함께 소송에 행정처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담겼다. 이런 문건이 11월 26일자 신문에 보도되자 당시 행정처 간부들은 행정처 공식입장이 아닌 심의관의 개인 생각이라고 언론에 대응하기도 했다. 언론보도가 나온 직후 상황에 대해 문 판사는 “상황을 보고받은 처장이 놀라서 급히 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부속실 여직원은 11층에 전화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는데 대법원 11층은 대법원장 집무실이 있는 층이다. 문 판사는 지난해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법관들이 공동으로 입장을 내고 “재판 거래나 재판 개입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 “행정처 간부들이나 심의관들은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에 대해 검찰이 이날 법정에서 묻자 문 판사는 통진당 행정소송과 관련해서 이미 재판부랑 연락했다는 사정을 전해듣기도 했고 그래서 그 형태나 빈도는 잘 모르겠지만 간부들 중에 일부는···일선 재판부와 연락을 하는 것을 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국정농단’ 롯데 신동빈,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확정

    ‘국정농단’ 롯데 신동빈,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확정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네고, 영화관 매점을 가족회사에 임대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6일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신 회장은 2016년 3월 박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 등과 공모해 롯데시네마가 직영하던 영화관 매점을 회사에 불리한 조건으로 가족 회사 등에 임대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았다. 이 밖에도 롯데그룹에서 어떤 일도 하지 않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를 비롯해 신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씨와 그의 딸에게 급여를 지급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도 적용됐다. 1심은 뇌물공여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별도로 진행된 경영비리 재판에서도 매점 임대 관련 배임과 서미경씨 모녀 급여 관련 횡령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신 전 부회장 급여 관련 횡령 혐의 등을 포함한 나머지 경영비리 혐의는 모두 무죄를 인정했다. 이후 두 재판을 합쳐 진행된 2심에서는 서미경씨 모녀 급여 관련 횡령 혐의도 추가로 무죄가 인정됐다. 뇌물공여 혐의와 매점 임대 관련 배임 혐의는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뇌물을 공여했다는 점이 양형 이유로 반영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에 검찰과 신 회장 측이 각각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며 확정판결했다. 곽혜진 demian@seoul.co.kr
  • 혼인관계 파탄 중 외도… 상대女에 책임 못 물어

    A씨는 2002년 김모씨와 결혼해 아들을 1명 두고 있습니다. B씨는 A씨의 남편인 김씨와 2017년 말쯤부터 연인 관계를 맺고 있는 여성이고요. A씨 부부는 남편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A씨는 남편 휴대전화에서 남편이 B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뻐요♡’ 등의 내용이 담긴 댓글을 단 것을 보고 B씨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A씨는 지난해 4월 28일 B씨에게 “김씨의 아내 되는 사람입니다”라며 SNS 쪽지를 보냈고 몇 차례 연락을 달라고 했지만 B씨가 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생활 간섭 불가’… 이혼 각서 공증 사흘 뒤인 5월 1일 A씨 부부는 협의이혼 관련 각서를 써 공증을 받았습니다. 김씨가 A씨에게 매달 양육비를 지불하기로 하고 사생활은 서로 간섭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고 실제 이혼은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고는 같은 달 중순 A씨는 B씨에게 “유부남인 걸 알면서도 남편과 부정행위를 지속해 혼인을 사실상 파탄에 이르게 했다”며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30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이혼의 책임을 B씨에게 돌린 겁니다. 지난해 9월 1심은 “만나게 된 경위, 교제 기간 등을 종합해 볼 때 김씨에게 배우자가 있는지 몰랐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습니다. ‘제3자가 부부 중 어느 한쪽과 부정행위를 해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는 등 상대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이지만, 이미 실질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이 파탄돼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제3자가 부정행위를 했더라도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돼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따른 건데요. 2심은 우선 B씨가 언제 김씨가 유부남인 걸 알았는지 살폈습니다. 유부남인 걸 알고서도 부정행위를 지속해 혼인관계를 깨뜨렸는지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A씨가 SNS 쪽지를 보내기 전부터 김씨가 유부남이란 걸 알고 부정행위를 해왔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됐습니다. ●B씨가 혼인관계 파탄 원인, 증거 부족 B씨는 며칠 뒤에 쪽지를 읽고 김씨에게 따져 물었다 했고 그 무렵 김씨는 공증받은 각서를 B씨에게 보여 줬다고 했습니다. 2심은 각서 내용을 본 B씨로서는 이미 이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B씨가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이 됐다는 증거는 부족하고, 김씨가 유부남임을 B씨가 알았다고 명확히 입증된 때에는 이미 혼인 파탄 상태였으니 B씨의 책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판결은 지난 7월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 아베, 이례적 유화 제스처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 아베, 이례적 유화 제스처

    “북한 문제 비롯해 한·미·일 협력 중요” 관계 악화 책임 한국 탓 기존 발언도 외교부 “23~24일 중 면담 이뤄져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예식에 맞춘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을 앞두고 한국과의 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일 관계가 본격적으로 냉각된 뒤 양국 간 대화 등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왔다. 아베 총리는 16일 국회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국과) 대화는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런 기회를 닫을(차단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민당 소속 마쓰카와 루이 의원으로부터 이 총리 방일에 즈음해 어떤 자세로 대한 외교에 임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이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일한(한일) 또는 일미한(한미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답했다. 그러나 “한국이 신뢰 관계를 해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한국에 관계 악화의 책임을 떠미는 기존의 발언도 되풀이했다. 그럼에도 양국 관계 냉각 이후 나온 그의 언급 중에서는 전향적인 편인 데다 이 총리와의 회담을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다소나마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지난달 27일 “원만한 외교를 위해 한국도 노력할 필요가 있지만 우선 일본이 손을 내밀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해야 한다”며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일한 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외교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해 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한국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양국 관계 악화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는 인식을 이번 연설에서도 그대로 되풀이했기 때문에 전향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발언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자국의 대형 행사에 한국 총리가 방문하는 상황에서 유화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으며, 이것이 향후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양국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과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등을 논의했지만 양국은 입장 차만 확인했다. 김 국장은 일본 측에 이 총리의 방일 관련 협조도 당부했다. 이날 교도통신은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회담 일정과 관련해 “오는 23일 또는 24일 중 하루로 최종 조율 중”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22일 천황(일왕) 즉위식을 전후해 50개국 대표와 개별적으로 만날 예정이어서 이 총리와의 회담은 짧게 이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당일은 즉위식이라서 아베 총리가 누구를 면담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23~24일 중에 면담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檢감찰사령탑에 진보 ‘우리법’ 출신 한동수

    檢감찰사령탑에 진보 ‘우리법’ 출신 한동수

    ‘檢총장 측근’ 관행 깨… 감찰 강화할 듯전국 검사에 대한 감찰을 총괄하는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판사 출신 한동수(53·사법연수원24기) 변호사가 임명됐다. 통상 ‘검찰총장 측근’이 앉는 관행을 깨고 임명된 감찰부장인 만큼 검찰에 대한 감찰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18일자로 한 변호사를 대검 감찰부장에 신규 임용한다고 16일 밝혔다. 한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년간 판사로 일했다. 진보적 성향의 판사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인천지법·수원지법 부장판사를 거쳤다. 2014년부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로 활동했고, 지식재산권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검사장급인 대검 감찰부장은 전국 5개 고검에 설치된 감찰지부를 총괄하며 검사 직무를 감찰한다. 2008년부터 외부 공모를 통해 임용하고 있는데, 판사 출신은 이번이 세 번째다. 11년간 임명된 감찰부장 6명 중 3명이 검사, 3명이 판사 출신이다. 임기는 2년이다. 기존 감찰부장은 ‘검찰총장 측근´이 맡는 것이 관례였다. 전임 정병하 감찰부장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임기를 마쳤다. 윤석열 총장 취임 이후 8월 중순만 해도 검찰 출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국 전 장관 취임 후 법무부가 감찰부장을 통해 검찰 감찰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비검사 출신으로 방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퇴임 전인 지난 14일 청와대에 한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다. 조 전 장관은 감찰에 대해서는 검사 비위 발생 때 검찰청이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법무부의 1차 감찰권 확대와 검사의 감찰부장 임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무부 감찰규정´을 이달 중에 개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반전 노리는 이재명, 전직 대법관·헌법재판관 총동원

    반전 노리는 이재명, 전직 대법관·헌법재판관 총동원

    2심에서 당선무효형 선고 받아호화 변호인단으로 뒤집기 노려민변, 서울지방변회장 출신 합류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상고심 변호인으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인을 대거 선임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 이상훈 전 대법관에 이어 이홍훈 전 대법관과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이 최근 변호인 선임계를 추가로 제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최병모·백승헌 변호사와 나승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합류했다. 대법원에서 2심을 그대로 확정하면 당선 무효가 돼 이 지사의 정치 행보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풀이된다.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이 지사는 방송토론회 등에서 “관여하지 않았다”는 허위사실을 발언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2심에서 벌금 300만원이 선고돼 지사직 박탈 위기에 처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검 감찰본부장 한동수 변호사…검찰 감찰 강화되나

    대검 감찰본부장 한동수 변호사…검찰 감찰 강화되나

    전국 검사에 대한 감찰을 총괄하는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판사 출신 한동수(53·사법연수원24기) 변호사가 임명됐다. 통상 ‘검찰총장 측근’이 앉는 관행을 깨고 임명된 감찰부장인 만큼 검찰에 대한 감찰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18일자로 한 변호사를 대검 감찰부장에 신규 임용한다고 16일 밝혔다. 한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년간 판사로 일했다. 진보적 성향의 판사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인천지법·수원지법 부장판사를 거쳤다. 2014년부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로 활동했고, 지식재산권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검사장급인 대검 감찰부장은 전국 5개 고검에 설치된 감찰지부를 총괄하며 검사 직무를 감찰한다. 2008년부터 외부 공모를 통해 임용하고 있는데, 판사 출신은 이번이 세 번째다. 11년간 임명된 감찰부장 6명 중 3명이 검사, 3명이 판사 출신이다. 임기는 2년이다.  기존 감찰부장은 ‘검찰총장 측근‘이 맡는 것이 관례였다. 전임 정병하 감찰부장은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임기를 마쳤다. 윤석열 총장 취임 이후 8월 중순만 해도 검찰 출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국 전 장관 취임 후 법무부가 감찰부장을 통해 검찰 감찰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비검사 출신으로 방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퇴임 전인 지난 14일 청와대에 한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다. 조 전 장관은 감찰에 대해서는 검사 비위 발생 때 검찰청이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법무부의 1차 감찰권 확대와 검사의 감찰부장 임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무부 감찰규정’을 이달 중에 개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검 감찰부장에 판사 출신 한동수 변호사 임명

    대검 감찰부장에 판사 출신 한동수 변호사 임명

    검사 비위 감사를 총괄하는 대검찰청 감찰부장에 판사 출신인 한동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52·사법연수원 24기)가 임명됐다. 법무부는 오는 18일자로 석달여 공석이었던 대검 감찰부장에 한 변호사를 신규 임용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대검 감찰부장 자리는 전임인 검사 출신 정병하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59·18기)가 지난 7월 사의를 표하며 공석이 됐다. 판사 출신이 감찰부장에 임용되는 것은 이준호 전 감찰부장(56·16기) 이후 3년6개월만이다. 감찰부장의 임기는 2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한동수 변호사는 충남 서산 출신으로 대전 대신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8년 전주지법 판사로 임관해 특허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인천지법·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내고 2014년 3월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특허와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한 변호사는 진보성향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기는 남미] “장애인은 배우 못해?” 학교 상대 법정투쟁 승리한 청년

    [여기는 남미] “장애인은 배우 못해?” 학교 상대 법정투쟁 승리한 청년

    장애인은 배우의 꿈을 꿀 수 없는 것일까? 법정투쟁까지 벌이며 연기수업을 받고 있는 칠레 장애인 청년의 사연이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이름과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이 청년은 2015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페르난도 곤살레스 연기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어릴 때부터 키워온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청년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지만 입학엔 문제가 없었다. 청년은 등록금과 수업료를 냈고, 학교는 정상적으로 입학원서를 받아줬다.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을 낸 청년에게 학교가 첫 시련을 준 건 2016년. 학교의 총무과장이 청년을 면담을 하자고 하더니 학교에 낸 등록금과 수업료를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학교에 오지 말라고 통고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청년은 "학교 측이 장애인은 연기를 배울 수 없다는 취지로 말을 하더니 돈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했다"며 "나를 받아준 걸 학교가 후회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년은 학교가 장애인을 부당하게 차별한다며 소송을 냈다. 청년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소송에서 재판부는 합의를 권유했다. 합의를 거부할 경우 패소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교는 청년에게 계속 연기 수업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애인 청년이 거둔 첫 승리다. 하지만 같은 해 학교는 다시 청년에게 시비를 걸었다. 이번엔 학과목 낙제를 문제 삼았다. 문제가 된 과목은 '바디 익스프레션', 즉 신체를 이용한 표현이다. 휠체어를 타는 청년은 이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청년에게 비장애인의 잣대를 적용한 결과다. 학교 측은 청년에게 '바디 익스프레션' 과목을 통과하지 못했다며 "진급을 하지 못해 더 이상 수업을 받을 수 없다"고 통고했다. 청년은 다시 법정투쟁을 시작했다. 너무나 명백한 장애인 차별에 분통이 터졌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지루한 법정 공방은 최근에야 끝났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칠레 대법원은 "학교가 청년을 학생으로 받아들인 이상 장애인에 맞는 방법으로 (신체를 이용한) 표현력 평가를 하는 게 맞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학교 측이 교육의 자유를 근거로 방어논리를 폈지만 교육의 자유가 결코 부당한 횡포를 의미할 수는 없다"며 청년의 손을 들어줬다. 끈질긴 법정 투쟁 끝에 두 번째 승리를 거둔 청년은 "학교 측의 차별로 시간을 잃긴 했지만 꿈을 접진 않았다"며 "열심히 배워 꼭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故 윤창호 사건’ 만취 운전자 6년刑 확정

    만취 상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 윤창호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15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위험 운전 치사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뒤 상고한 박모(27)씨가 최근 상고취하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박씨는 2심 형량인 징역 6년이 확정됐다. 박씨는 지난해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BMW 승용차를 몰다가 건널목 앞에서 친구와 신호를 기다리던 피해자 윤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사경을 헤매다 46일 만에 숨졌다. 1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음주에 따른 자제력 부족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결과가 너무 심각하다”며 양형 기준을 넘는 징역 6년(검찰 구형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인 2심은 “원심 형량이 적정하다”며 검사와 피고인 항소를 기각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조카 성폭행하려던 목사… “돈 갈취하려 해” 무고까지

    조카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이를 고소한 조카를 ‘허위 고소’ 혐의로 무고한 60대 목사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는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과 무고 혐의로 기소된 박모(6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박씨는 2017년 4월 조카인 A씨의 집에서 A씨를 성폭행하려다 A씨 남자친구가 저지해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박씨는 자신을 경찰에 고소한 조카와 남자친구를 “어지러워 A씨 쪽으로 넘어졌을 뿐인데 돈을 갈취하려고 성범죄로 고소했다”며 경찰에 무고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외삼촌이자 20년 이상 피해자가 신앙 생활을 했던 교회의 목사였음에도 특별한 인척 신뢰 관계를 이용해 간음하려고 했고, 피해자가 합의해주지 않자 무고 범행까지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박씨가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며 징역 3년을 확정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제2의 홍콩’ 시위로 번지는 카탈루냐

    ‘제2의 홍콩’ 시위로 번지는 카탈루냐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 점거·100편 결항 총파업·대규모 시위 예고… 공권력 이동스페인 대법원이 분리독립을 추진했던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전 지도부에 중형을 선고하자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14일(현지시간) 국제공항까지 점거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항공편 100여편이 결항되고, 경찰과 충돌한 시위 참가자 7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법원은 이날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에게 선동·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하고, 카르메 포카델 전 자치의회 의장에게는 징역 1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당시 수반은 벨기에로 피신한 상태다. 지도부 12명은 2017년 10월 1일 카탈루냐 지방에서 스페인 정부가 불법으로 규정한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진행한 혐의로 지난 2월 기소됐다. 투표 결과 독립 찬성이 90%(투표율 42%)라는 결과를 바탕으로 독립을 선포했다. 분리독립을 주도한 지도부에 9~13년형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이날 알려지면서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카탈루냐 전 지도부의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진압 경찰에 의해 7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시위대가 도로와 철로에서 타이어와 목재를 불태워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고, 스페인 제2 공항인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빚어졌다. 카탈루냐의 주요 노동단체들도 스페인 정부에 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예정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대규모 시위에 대비해 카탈루냐 지역으로 전국의 경찰력을 속속 이동시켰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경제보복 日도 피해 커… 정부뿐 아니라 민간 교류 확대해야”

    “경제보복 日도 피해 커… 정부뿐 아니라 민간 교류 확대해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지난 11일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첫 번째 한일 간 양자협의가 열렸지만 소득 없이 종료됐다. 이런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일왕 즉위식 행사에 참석해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1일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동아시아팀장, 조양현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교수, 강명수(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 100일’의 상황과 전망을 짚어봤다.-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지 100일이 됐다. 이 기간 한국과 일본이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나. 정성춘 지금까지는 한국에 미친 영향이 많지 않다. 그동안 3개 품목에 대해서 총 7건의 수출허가가 일본 쪽에서 이뤄졌고 향후에도 민간 수요일 경우 큰 문제없이 허가를 내준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어서 이것이 그대로 실현되기를 희망한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조치도 우리나라로 향하는 수출품이 무기로 전용될 정황이 있을 때에만, 그리고 그 특정 안건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어서 아직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3개 품목을 개별허가 전환한 조치가 우리나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호사카 유지 이번 조치는 한국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 성격을 띠고 있는데, 일본 마이니치나 아사히 신문에서도 어리석은 조치였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고 있다. 또 최근 한 인터넷신문이 낸 기사를 보면 일본과 한국의 피해 상황을 점검해 봤을 때 일본 쪽의 피해가 크다는 결론을 냈다. 특히 여행 부문 피해를 주목했는데 한국 국민들이 일본을 찾지 않아 발생한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한국인 관광객이 90% 이상 준 대마도의 경우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해 나가사키현에서 실태조사를 시작했다. 일본 자동차가 60%가량 안 팔리게 됐다는 내용도 상세하게 써 있다. 맥주 산업을 보면 한국에서 잘 팔리는 아사히는 1위였고 기린과 삿포로 등도 10위 이내였는데, 아사히는 31위, 나머지는 50위권으로 추락했다. 조양현 한국에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를 국산화, 탈일본화하지 않겠냐는 경계감이 일본 내에 확산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한국에 유리한 뉴스만 국내에 알려지고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 일본의 여론은 아베 내각의 대한국 수출규제를 지지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 규모는 우리보다 훨씬 크고 산업구조 때문에 우리가 일본에 대해 갖는 취약성은 비대칭적이다. 국제 경제가 불확실하고 우리나라 수출, 성장률 부문에서 안 좋은 신호가 나오는 상황에서, 몇 개 분야를 단순 비교해 한국보다 일본이 더 타격이 크다고 보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 특히 한일 갈등이 지속되면 우리 정부는 대일 수출입 정책에 끊임없이 추가적인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그 자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없었다면 다른 곳에 쓰였을 것이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이나 상품, 일본의 지방 관광산업과 같은 분야를 제외하면 일본 경제는 한국의 조치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강명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발표 이후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수십년간 파트너십을 맺어온 일본 기업의 소재나 부품을 더이상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정부는 민간의 우려를 씻기 위해 민관 합동 소재·부품 수급 대응지원센터를 만들어 총력지원체계를 갖추었다. 초기부터 1만 2000여개 기업을 상대로 부품 재고는 부족하지 않은지 조사를 하고 상담을 진행했다. 지금은 재고를 아낄 뿐 아니라 추가 확보하고 수입 대체지를 알아보는 등 수급을 컨트롤하는 수준이 됐다. 또 수입 허가 기간 장기화에 따른 운전자금 증가를 돕기 위한 단기자금 지원도 900건, 1조 2000억원가량 이뤄졌다.-WTO 제소부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까지 우리 정부의 대응도 이어졌다. 적절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정성춘 국제 여론전에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좋은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예를 들면 미국의 중재를 이끌어 내서 우리 뜻을 일본이 받아들이도록 했어야 하는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주변국에 우리나라의 입장을 어떻게 이해시키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WTO 제소도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 우리에게 구체적인 피해가 있을 때 제소해야 판결에서 유리할 텐데 아직 구체적인 피해가 적고 향후에도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불확실하다. 다만 이미 제소가 이뤄졌기 때문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양자협의의 기회로 활용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필요가 있다. 지소미아 종료의 경우 경제와 안보는 다른 차원의 문제인데 이게 함께 얽혀 들어가니까 문제가 더 복잡해진 느낌이다. 호사카 유지 잘했다, 잘못했다로 나누기보다 어쩔 수 없는 대응이었다고 본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경제적인 조치를 보복으로 규정했다. 한국이 WTO에 제소한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보복적 성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이 ‘수출 관리’를 이유로 들기 시작했을 뿐이다. 일본의 고위 관료들은 사태 초기부터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한국이 답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고 누차 설명했다. 조양현 공공외교 분야에서 국제사회를 상대해야 하는데 한일 간의 과거사 갈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외국 학자들에게 개인청구권이나 한국의 사법 판결과 절차에 대해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서 통용되는 논리를 제3자적 관점에서 납득이 가는 논리로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강명수 역설적이게도 일본의 조치로 인해 우리의 기술이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소재·장비 산업에 대해 기존에 분절됐던 정책을 모아 진행하려고 한다. 중소기업 쪽에서는 이번 기회에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싶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산업은행 등과 연계해서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확전은 아니지만 한일 갈등은 지속될 것 같다. 이 문제를 풀려면 양국이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조양현 이낙연 총리와 아베 총리의 만남이 예정돼 있는데 상대를 자극하기보다는 출구를 찾기 위한 재료로 활용해야 한다. 사전 접촉에서 이것은 과거사를 해결하기 위한 만남이 아니고 한일 간 현재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모임이라는 식으로 무드를 만들어 가야 한다. 오히려 지금은 외교부보다도 비정부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민간 부문이나 지방자치단체 교류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대하게 접근하는 게 어떨지 싶다. 현재는 경제, 안보, 과거사 3중 갈등 관계이다 보니 정부 차원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명수 경제적인 부분만 보자면 한국의 요청 사항은 협의를 통해 풀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열릴 WTO 양자협의에서도 진척이 있기를 기대한다. 또 한일 사이에는 수십년간 공동사업을 했던 비즈니스 파트너가 민간에 두루 있다. 기업들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경제담당 부처끼리도 자주 만나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사카 유지 결국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뿌리에 있는 것이어서 이 부분을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다. 일본도 최소한 배상을 해야 했다. 또 과거사에 대해 ‘미안하다’는 입장을 보여 줘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극우 정부여서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양보하지 않는 일본을 어떻게 양보하게 만드느냐를 고민할 시점이다. 정성춘 앞서 얘기가 나왔지만 결국은 대화다. 예를 들어 일본 쪽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의 수출 관리와 관련해 부적절한 사안이 있어 대화를 요청했는데 우리가 응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가 실제로 수출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전향적인 입장에서 대화를 시도하면 일본도 응할 것으로 본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단기간에 철회시키기 어렵다면 차선책으로는 양국의 수출관리 분야의 신뢰를 회복해 일본의 수출허가 시스템 자체가 무리 없이 잘 작동하도록 관계를 안정시켜야 한다. 민간 분야에서도 경제단체 차원의 교류가 시급하다. 우리나라의 전경련이나 경총, 일본의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등이 한일 간 수평적인 분업이 양국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각국 정부에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청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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