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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사정권에 땅 빼앗겼던 구로 농민들도 ‘라임’에 당했다

    군사정권에 땅 빼앗겼던 구로 농민들도 ‘라임’에 당했다

    신한금투 지점장 “안전 펀드” 투자 권유 국가 상대 승소 판결금 중 40억원 넣어 “한 맺힌 돈… 이자와 원금 다 사라질 판” 480억원 횡령 前 신한금투 본부장 구속“이대로 자금을 날리면 피 같은 농토를 뺏긴 채 눈감은 선친을 무슨 낯으로 뵐지 걱정입니다.” 1960~70년대 군사정권에 의해 농지를 강제로 빼앗기고 범죄자가 됐던 ‘구로 분배농지 사건’ 피해자들이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공권력의 피해자였던 이들이 40~50년 후 다시 금융사기의 희생양이 됐다. 구로 분배농지 사건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 모임인 ‘구로 군용지 명예회복 추진위원회’는 “신한금융투자가 위험한 상품을 마치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속였다”면서 신고서와 진술서를 각각 금융감독원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구로 분배농지 사건은 박정희 정권이 지금의 서울 구로구 일대의 농지에 공업단지와 주택 등을 조성하기 위해 1961년부터 농사짓던 농민들을 쫓아내고 형사처벌한 사건이다. 농민들은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1968년 대법원으로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박 정권은 피해자들을 불법으로 긴급체포하고 가혹행위를 가해 농지 소유권을 포기할 것을 강요했다. 이를 거부하면 소송사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7월 ‘국가가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민형사 재심을 청구했고, 2017년 11월 대법원은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승소 판결금을 받은 회원 650여명은 2018년부터 추진위 회비를 납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모인 회비 일부를 한무섭(77) 위원장 등 추진위 임원들은 2018년 초에 신한은행 A지점 계좌에 넣었다. 그런데 그해 12월 은행 A 지점장이 “매우 안전한데 수익률도 높다”며 라임 펀드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 신한금투 B 지점장도 “1년 만 맡겨 놓으면 높은 수익을 돌려주고 원금도 지켜 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추진위 임원들은 말만 믿고 라임 펀드에 총 40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라임 사태가 터졌고, 신한금투는 지난해 12월로 예정된 환매일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추진위에 통지했다. 한 위원장은 “안정적으로 돈 관리가 가능하고 이자가 4% 이상이라고 해서 돈을 넣었다”면서 “공권력에 의해 탄압받은 아버지 대의 한이 서린 돈이 사라질 수도 있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당국의 수사와 조사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군사정권에 땅 뺏겼던 농민들도 ‘라임 사태’ 피해자였다

    [단독] 군사정권에 땅 뺏겼던 농민들도 ‘라임 사태’ 피해자였다

    1960~70년대 군사정권에 의해 농지를 강제로 빼앗기고 범죄자가 된 이후 50여년이 지나 누명을 벗고 권리를 되찾은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도 이번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구로 분배농지 사건’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의 모임인 ‘구로 군용지 명예회복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가 위험한 상품을 마치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속였다”면서 피해사실을 적은 신고서와 진술서를 각각 금융감독원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신한금투는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 판매사 19곳 중 한 곳으로, 라임의 무역금융펀드(모펀드 중 하나인 플루토 TF-1호)에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 중인 것으로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구로 분배농지 사건’은 1961년부터 박정희 정권이 지금의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일대의 농지에 공업단지와 주택 등을 조성하기 위해 해당 농지에서 경작하던 농민들을 쫓아내고 형사처벌한 사건이다. 농민들은 해당 농지는 자신들의 소유하며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1968년 대법원으로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박정희 정권은 1970년 피해자들을 불법으로 긴급체포 또는 연행하고 가혹행위를 가해 농지 소유권을 포기할 것을 강요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소송사기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 2008년 7월 국가가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화해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2006년 결성된 추진위 회원들은 민·형사 재심을 청구했고, 2017년 11월 대법원은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승소 판결금을 받은 회원 650여명은 2018년부터 추진위 회비를 납부하기 시작했다. 회원의 약 40%는 70~80대 고령의 노인이다. 이렇게 모인 회비 일부를 한무섭(77) 위원장 등 추진위 임원들은 2018년 초에 신한은행 A지점 계좌에 넣었다.“선조들 한 서린 돈인데…” 그런데 2018년 12월 신한은행 A지점장이 “매우 안전한데 수익률도 높다”며 라임 펀드 가입을 적극 권유했고, 그 후에 만난 신한금투 B지점장도 라임 펀드를 안내하며 “목돈을 1년 정도만 맡겨놓으면 높은 수익을 돌려주고 원금도 지켜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단 한 번도 펀드에 투자한 적이 없는 추진위 임원들은 안전한 상품이라는 말을 믿고 라임 펀드에 총 40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라임 사태가 터졌고, 신한금투는 지난해 12월로 예정된 환매일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추진위에 통지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회비는 모두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었다”면서 “투자 목적으로 돈을 넣은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돈 관리가 가능하고 이자가 4% 이상이라고 해서 넣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전이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돈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탄압받은 선조들의 한이 서린 돈이다. 이자는커녕 원금도 거의 사라질 수도 있다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한금투 관계자는 “라임 펀드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금감원이 현장 조사를 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면서 “소명 절차에서 최대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라임 사태’ 관계자 잇따라 구속 한편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지난 27일 임모 전 신한금투 본부장을 구속했다. 임 전 본부장은 신한금투를 통해 라임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직접 투자를 하는 것처럼 속여 480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는 라임 펀드 구조를 설계할 때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본부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은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면서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라임 사태의 주범인 이종필(42·수배) 전 부사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한모씨, 성모씨를 전날 구속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행방을 감췄고 현재까지 도주 중이다. 이 전 부사장은 출국이 금지돼 있으며 출국한 기록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이 전 부사장이 밀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경찰청을 통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호와의 증인이라고 무조건 ‘양심적 병역거부’ 아니다

    여호와의 증인이라고 무조건 ‘양심적 병역거부’ 아니다

    서울북부지법, 양심적 병역거부 유죄 결론“주변 환경으로부터 영향 받은 종교적 양심양심적 병역거부 근거 안돼”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5명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달 여호와의 증인 신도 111명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확정했었다. 그러나 이번 1심 재판부는 “(이들 5명이) 주장하는 종교적 양심이 가족 등으로 인한 수동적이고 무비판적인 것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유죄의 이유를 설명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부장 남기주)는 병역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방모(25)씨 등 5명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여호와의 증인으로 2015~2016년 현역으로 육군 훈련소에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의 종교적 양심이 스스로 형성된 것이 아닌 가족이나 주위 신도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에 가깝다고 결론 냈다. 병역 거부 외에 양심을 실천하기 위해 특별히 활동한 바가 없기 때문에 양심적 병역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교리에 따라 사랑, 봉사, 평화와 관련된 특별한 활동을 한 사실이 없고 양심적 병역거부의 근거로 내세우는 성서 일부 구절의 반전, 평화, 생명존중 활동 요구도 이행한 바가 없다”고 했다. 지난달 대법원은 현역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111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8년 제시한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 기준에 따라 무죄를 확정받은 첫 사례였다. 당시 피고인들은 주로 입영과는 관계없이 지속적인 종교활동을 해온 점을 인정 받았다. 대법원은 “인간 내면의 양심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므로 양심과 관련이 있는 간접적·정황적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했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판깨스트]‘#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솜방망이 처벌 비판에 고심하는 법원

    [판깨스트]‘#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솜방망이 처벌 비판에 고심하는 법원

    檢 ‘n번방’ 사건 관계자들 추가 수사에 재판 연기조주빈 등 운영진들 ‘범죄단체조직법’ 적용 관건“제작·배포 외 소지·시청도 엄벌해야”현직 법관들 “양형 기준 전면 재검토 해야”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공유·배포·관전한 ‘n번방’ 사건을 두고 조주빈(25·구속) 등 주동자를 포함해 영상을 본 사람들까지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조씨의 후계자격인 이모(16)씨(대화명 ‘태평양’)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의 이전 판결들을 근거로 오 부장판사를 재판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28일 기준 동의자 수만 26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와 함께 온라인상에는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는 해쉬태그 운동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그간 유사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내린 ‘솜방망이’ 판결이 n번방 사태를 키웠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입니다. ■n번방 운영진들 재판 재개…‘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관건 실제 조씨처럼 아동 성착취 영상을 제작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사례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아동청소년보호법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살인죄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 것을 고려하면 법정형 자체는 낮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추세와 동향분석 결과’를 보면 2017년 신상정보등록 대상자들 중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실형을 확정받은 경우는 한 것도 없습니다. 전체 57%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고 실형도 1년 이상 3년 미만인 사례가 56%에 달했습니다. 아동·청소년 등의 성착취 영상을 배포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n번방을 닉네임 ‘갓갓’에게 물려받아 운영하면서 2500만원의 이득을 챙긴 신모(32)씨(대화명 ‘켈리’)의 경우 지난해 1심에서 징역 1년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3년간 취업 제한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반성을 하고 있고 수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음란물 9만 1890여개를 저장해 이 중 2590개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고 1심 결과에도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기소 당시 ‘켈리’가 n번방과 관련성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었다”면서 “항소심 공판에서 적극 대응하고 보완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국 오는 27일로 예정됐던 항소심 고안은 검찰의 변론 재개 신청으로 다음달 22일로 연기됐습니다. 또 다른 n번방 전 운영자인 전모(38)씨(대화명 ‘와치맨’)의 재판도 선고를 앞두고 재개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19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으나 이후 n번방과의 연관성이 확인되며 추가 조사를 위한 변론 재개를 신청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내달 9일로 예정됐던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6일로 공판기일을 다시 잡았습니다. 전씨는 유사 범죄로 이미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받은 전적이 있습니다. 검찰에 송치된 조씨는 현재 12개에 이르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은 조씨 등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 여부를 살피고 있습니다. 범죄단체조직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한 경우 적용됩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조직 내 지위와 관계없이 조직원 모두 목적한 범죄의 형량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재판이 재개된 주요 운영진들도 중형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적용하려면 지시복종과 통솔체제가 있었는지를 밝혀내야 합니다. 단순한 공범 관계를 넘어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통일체로서 범죄를 저지른 것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현행법상 ‘관전자’ 엄벌 어려울 듯 n번방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운영진뿐만 아니라 단체 대화방에서 이를 본 관전자들도 엄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동·청소년과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물을 보는 이들이 있는 한 계속해서 유사한 형태의 대화방이나 사이트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동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을 소지하면 1년 이하의 징역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가능한 것으로 규정돼 있지만 형량 자체가 낮고 초범의 경우 벌금형에 그치고 있습니다. 올해 2월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송유림 판사는 지난해 1월 자신의 집에서 파일 공유 프로그램인 ‘토렌트’를 통해 아동 성착취 영상물을 160회 걸쳐 다운받아 저장하고 8회에 걸쳐 자신이 받은 영상을 공유한 최모씨에 대해 징역 1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2년간의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최씨는 이미 동종 범행으로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 24일 법무부는 “관전자도 그 행위가 가담·교사·방조에 이를 경우 공범으로 적극 의율하고 불법 영상물을 소지한 경우에도 관련 규정에 따라 상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성착취 영상을 휴대전화 등에 저장하지 않고 단순히 재생만 한 경우 현행법상 처벌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영상물 피해자가 성인일 경우 소지를 하고 있더라도 법적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n번방 사건의 경우 입장료를 받아 차등적으로 접근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에 영상을 소지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처벌 수위는 경미할 것으로 보입니다.■현직 판사들 “양형기준 설정 전면 재검토해야” 솜방망이 처벌 비판에 직면한 대법원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범죄 양형기준을 새롭게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현직 판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설문조사 항목에 범죄의 심각성과 중대성이 담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에 따르면 젠더법연구회 소속 판사 13명은 지난 25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양형기준 마련을 위한 심의를 전면적으로 다시 해달라”고 건의했습니다. 판사들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범죄는 보다 교모하고 집요하게 이뤄지지만 설문에서 예로 든 사안이나 기준이 되는 형량 범위, 가중·감경 사유로 든 사유 등 그 무엇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설문조사는 14세 여아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 영상 제작의 양형 보기의 범위를 2년 6개월~9년 이상, 영리 목적 판매·배포의 경우 4개월~3년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판사들은 영상물 제작 범죄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임을 고려하면 보기에 제시된 양형범위가 지나치게 낮게 제시됐다고 봤습니다. 또 형량 감경 사유로 아동 피해자의 처벌 불원이나 의사능력 있는 피해아동의 승낙 등이 포함된 것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의 제작·판매·유포·소지에 있어 그 피해가 경미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라 법관들은 양형기준 마련을 위한 설문을 다시 진행할 것과 법관뿐 아니라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렵할 수 있는 공청회 개최, 양형위원회 구성에서의 성비 다양성 확보 등을 요청했습니다. 류영재 대구지법 판사는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형사절차에서의 피해자 소외 현상이 결합하며 전반적으로 낮은 양형 관행이 형성된 것이 문제의 본질이란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류 판사는 대법원 양형위의 설문에 현직 판사들의 건의문을 공유하며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마련 절차에 관심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그래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말을 들었습니까?”, “격노까진 아니고 불쾌하셨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쾌함’을 느낀 뒤 법관들을 통해 헌재에 대한 ‘비상대처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당시 사법부 핵심 고위관계자가 증언했다. 다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러 방안들을 정리하도록 했을 뿐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선을 그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7회 재판에는 이 재판의 핵심 증인 가운데 한 명인 이규진(58·사법연수원 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나왔다. 공소사실에 연관된 내용이 워낙 많아 강형주·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해서는 여러 날에 걸쳐 증인신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판부가 예고한 바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부터 앞으로 네 차례 이상 더 재판에 나올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사실 가운데 헌재에 대한 위상 강화를 위해 법원행정처가 헌재 내부 정보를 빼내거나 관련 재판에 개입하려 한 의혹들이 주로 언급됐다. 통합진보당 의원들 및 서기호 전 의원의 행정소송에 개입하려 한 혐의,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의 대응 과정에서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도 거론됐다. 2015년 7월, 이 전 상임위원은 문성호 당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에게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0월 16일 36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던 문 판사는 “(대법)원장님 지시사항이라는 말과 함께 여러 방안을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이 전 상임위원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일정 파일에 기재된 것을 보고 추정한 것이 대법원장께서 2015년 7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비상적 상황에 대비해 검토해 보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전 상임위원의 그해 7월 13일자 업무일지에는 ‘大(대법원장). 헌재의 적극적 시기 도래. 우리도 적극적 대처 필요. 합리적 대처수단 아닌 비상적 극단적 대처 방안. 시간 얼마 안 남았음’이라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문 판사와 함께 석 달 가까이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뒤 그해 10월 1일 대외비 문건을 완성해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헌재 역량을 약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 ‘좋지 않은 소문 활용’,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 적절히 활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비상적 대처 방안’ 아이디어 차원에서 짜낸 것…실현 의도 없었다” 이와 관련 이 전 상임위원은 “저 보고서 작성은 기본적으로는 저하고 문 심의관하고 둘이서 여러 이야기를 해왔던 것인데 거의 대부분은 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라면서 “제가 첨언하고 싶은 것은 저것은 대법원장께서 비상적 상황으로 가정해서 검토해 보라는 것이라 실행 가능한 방안이 없고 그저 아이디어 차원에서 비상적 방안을 검토하라고 해서 짜낸 것이지, 저걸 무슨 정책적으로 실현 의도를 갖고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양 전 대법원장이 ‘비상적 대처’를 주문한 결정적인 계기는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조 업무방해 사건으로 꼽힌다.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이 2010년 3월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방해죄로 기소돼 2012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자 노조 간부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에서 한정위헌 결정을 한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판단이 되고, 대버?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우려를 했다는 것이다. 한정위헌은 법률 자체의 효력이 아닌 법의 해석에 대한 위헌을 판단하는 것으로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하면 대법원이 판단을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2015년 4월 헌재에 파견된 법관 등을 통해 이 전 상임위원이 다수의 헌재 재판관들이 한정위헌 의견을 갖고 있다는 평의 결과를 보고하자 양 전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 전 상임위원은 또 “5~6월쯤 교대역에 헌법재판소 광고판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며 “당시 행정처 회의에서도 안국역에 헌재에 대한 비난 광고를 게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다”며 당시 고위 간부들의 헌재에 대한 반감을 전하기도 했다. ●“통진당 행정소송 문건, 재판부엔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 헌재에서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뒤 통진당 의원들이 낸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에 개입한 혐의와 관련해서 이 전 상임위원은 앞선 증인들과는 다른 증언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6일 42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015년 5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때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전 상임위원과 점심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전 상임위원에게 서류봉투를 하나 받았다고 했다.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문건으로, 해당 재판부가 헌재의 결정과 연관된 이 사건을 각하 판결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조 부장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이 문건을 서울행정법원 재판부에도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걸 어떻게 재판부에 주느냐”고 반발하자 “그럼 잘 읽어본 뒤 법리를 전달해 주면 어떻겠느냐”고 이 전 상임위원이 말했다고도 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3회] “재판부에 법리 전달 좀…” 동기법관의 ‘찜찜한 요청’ 거절못한 이유는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 “저는 문건을 주면서 ‘이걸로 공부를 좀 해주고, 재판부에 이러한 법리도 있다는 걸 간단하게 얘기를 해주면 좋겠다. 그런데 문건은 전달하지 말라는 게 기획조정실장(임 전 차장)의 지시’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조 부장판사의 법정 증언을 확인한 뒤 다시 조 부장판사와 통화하며 “문건은 주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도 한다. 임 전 차장이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진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그 이유를 묻자 “왜냐고 묻진 않았지만 문건을 주는 게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명확히 기억했기 때문에 재판부에 문건을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행정처가 수립한 판단의 방향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에 대해선 “조금 무리는 되지만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법리가 있다는 정도는 알려줘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당시 재판장이었던 반정우 부장판사에게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감지했고 이 역시 행정처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상임위원은 “(전해들은 반 부장판사의 반응을) 대법원장께는 보고하지 않았고 법원행정처 차장과 기조실장에겐 했다. 처장께는 보고했는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고, 양 전 대법원장이 누구를 통해서든 전달을 받았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양승태 사법부에서의 블랙리스트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뒤 총선에 출마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도 거명됐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행정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접촉할 당시 2015년 4월 이수진 전 부장판사(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서 전 의원과의 “다리를 놔달라”고 해 함께 만났다는 게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이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상고법원에 반대 입장인) 서기호·서영교 의원을 접촉하라는 말씀이 있으셨던 것 같고, 제가 서기호 의원을 만난 적은 없지만 인권법연구회와 관련돼 있어 제일 말하기 편하다고 해서 제가 만난 것”이라면서 “이수진 연구관에게 ‘서기호 판사를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상고법원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데 다리를 좀 놔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전 상임위원은 서 전 의원과의 대담 내용을 담은 파일을 작성해 이 전 부장판사에게 보내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메일 내용에 따르면 서 전 의원은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법원의 노력과 입장을 이해하지만 상고법원이 최선의 방안은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 전 부장판사 측은 28일 “상고법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인권법위원회 초기 활동을 같이 한 선배가 만남을 조율해 달라는 것까지는 거절할 수 없어 서기호 전 의원에게 이규진 전 상임위원의 면담 신청 목적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서라] 7년 전 ‘위조 잔고증명서’로 법정 서는 윤석열 총장 장모

    [법서라] 7년 전 ‘위조 잔고증명서’로 법정 서는 윤석열 총장 장모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가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과거 동업자와 공모해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 등으로 27일 불구속 기소된 것입니다. 공소시효를 나흘 남기고 이뤄진 기소에 ‘늦장 수사’라는 지적과 함께 그 배경에 윤 총장의 영향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죠. 7년 전의 일이 왜 이제서야 검찰에서 마무리 됐는지, 사건의 내용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의정부지검 형사1부(부장 정효삼)는 이날 최씨와 최씨의 과거 동업자였던 안모(58)씨를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잔고증명서를 허위로 만들어 행사한 혐의입니다. 잔고증명서 위조에 가담한 혐의로 최씨의 지인 김모씨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최씨와 안씨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에게 자금력을 보여 부동산 정보를 얻기 위해 잔고증명서를 위조하기로 하고 이들의 부탁을 받은 김씨가 2013년 4월 1일쯤 신안저축은행 명의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 등 2013년 10월 11일까지 총 4장을 위조했다”는 것이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입니다. ●최씨와 동업자 안씨 분쟁에서 불거진 ‘350억원대 가짜 잔고증명서’ 위조 잔고증명서 의혹은 2015년 최씨가 안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피고인(안씨)은 2013년 1월쯤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숍에서 피해자 최씨와 피해자 강씨에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10년간 근무하다가 임원인 선배의 비리를 대신 책임지고 퇴직했다. 그 선배로부터 캠코 관리 부동산 정보, 수의계약이나 입찰 혜택을 받고 있어서 부동산 전매를 통해 수개월 안에 굉장한 수익을 볼 수 있다. 한나라당 예산실장을 지낸 양오빠가 곧 캠코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고 내 앞으로 걸려있는 100억 상당 공탁금도 있어서 나중에 문제되더라도 돈을 회수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 최씨가 안씨를 고소한 사건의 공소사실의 전제가 되는 내용입니다. 안씨가 자신을 캠코 출신의 인물로, 주변에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공매가 진행되고 있는 시가 177억원 상당의 경기 성남시 도촌동의 땅을 40억원 정도로 매수할 수 있다고 최씨에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 가평요양병원, 파주 부동산 등을 캠코를 통해 정보를 얻어 큰 수익을 내 매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수십억원을 받아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1심에선 모든 혐의가 유죄로 판단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안씨는 2심에서 도촌동 땅을 비롯해 여러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됐고 이 형이 대법원에서도 확정됐습니다. 문제가 된 잔고증명서는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2013년 4월 1일자(100억여원), 6월 24일자(71억여원), 8월 2일자(38억여원·10월 2일자로 날짜를 바꾼 것으로 추정), 10월 11일자(138억여원) 4장으로 총 350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최씨는 2016년 안씨에 대한 검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잔고증명서가 위조됐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왜 허위 잔고증명서를 만들었는지는 최씨와 안씨의 진술이 그 때에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두 사람이 2016년 1월 검찰에서 가진 대질신문 내용을 바탕으로 보면 서로의 입장은 이랬습니다. ●4년 전 대질신문에서도 “안씨 요청으로 만들어” vs “최씨가 먼저 가져와” - “최씨가 저에게 잔고증명서를 보여주면서 ‘나는 이렇게 돈이 많으니까 물건을 가져오라고 하면서 잔고증명서를 보여줬습니다. 2013년 4월 1일자 100억원 잔고증명서는 기억이 가물하고, 6월 24일자 잔고증명서는 제가 가평 요양병원 관련 잔금이 필요하다고 하자 최씨가 (가짜) 잔고증명서를 갖고 돈을 빌려서 잔금을 내라고 해 제가 임모씨에게 잔고증명서를 보여준 뒤 임씨 소개로 25억원을 빌렸습니다. 10월 2일자(8월 2일자) 38억원 잔고증명서는 김씨가 자기 회사에 돈이 이렇게 많다며 보여준 것입니다.” (안씨의 설명) - “안씨가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안씨가 캠코 선배가 부동산을 하려면 잔고증명서에 금액에 맞는 물건을 작업해야 한다며 먼저 잔고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4월 1일자 100억원 잔고증명서는 안씨가 경기 김포시의 한 미분양 아파트를 싸게 사려면 잔고증명이 있어야 한 것이고, 6월 24일자 71억원 잔고증명서는 평택시에 캠코가 땅을 갖고 있는데 이걸 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필요하다고 했고, 10월 2일자(8월 2일자) 38억원 잔고증명서는 분당의 주상복합 아파트 미분양 세대를 50% 싸게 살 수 있다며 필요하다 했고 10월 11일자 138억 잔고증명서는 캠코 선배가 반포의 아파트를 분양가의 45%에 사는데 필요하다고 해 잔고증명서를 준 것입니다.” (최씨의 설명) 결국 부동산 투자를 위해 잔고증명서를 조작한 것은 맞는데 그것을 누가 먼저 지시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사용이 됐는지는 전혀 상반된 입장입니다. 안씨는 지난 19일 의정부지검에 출석하며 “최씨에게 위조를 요청하지 않았고 최씨가 마음대로 위조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함께 투자를 하게 된 것도 최씨가 검사 사위와 교수인 딸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먼저 접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최씨 측 변호인은 이날 “최씨는 수십 억 사기 피해자로 사기 피해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안씨의 말에 속아 잔고증명서를 만들어줬다”고 반박했습니다. 최씨는 지난 21일 의정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검찰은 이날 최씨와 안씨를 모두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행사한 혐의(위조사문서 행사)로도 기소했습니다. 2013년 1월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하지 못해 계약금이 몰취(법원이 소유권을 박탈해 국가에 귀속시키는 결정)되자 계약금 반환소송을 제기하면서 2013년 4월 1일자 잔고증명서를 냈다는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가 최씨와 안씨에게 모두 적용됐고, 2013년 8월 임모씨에게 돈을 빌리는 데 위조된 잔고증명서(2013년 6월 24일자)를 사용한 혐의에 대해선 최씨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고 안씨에게만 적용됐습니다. 잔고증명서가 위조된 지 2~5개월이 지난 뒤에 안씨가 임씨 등에게 돈을 빌리는 데 사용했고, 임씨가 최씨에게 잔고증명서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하자 안씨가 말리는 등 독단으로 한 행동이라고 본 것입니다. ●‘잔고증명서 위조 공모’ 고발된 윤 총장 부인은 “증거 없다”며 불기소 처분 또 이들이 냈던 계약금 반환 소송은 기각됐는데, 검찰은 소송에 위조한 증명서를 낸 두 사람에게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당시 판결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판단해 기소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나머지 2장의 가짜 잔고증명서는 사용을 했는지, 어디에 사용했는지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검찰은 두 사람이 2013년 10월 도촌동 땅을 매수하면서 안씨의 사위와 한 업체 명의로 계약을 체결했고 두 달 뒤 이들의 명의로 등기를 하는 등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도 위반했다며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최씨와 함께 잔고증명서를 위조했을 거라며 고발된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각하)했습니다. 워낙 등장인물도 많고 복잡하게 돈 문제가 얽혀서 사건에 대한 설명이 길어졌습니다. 사실 잔고증명서 의혹의 핵심은 검찰이 왜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입니다. 혹시 윤 총장이 장모 사건에 개입해 후배 검사들에게 영향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게 가장 의심받고 있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최씨는 2016년에도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사실 자체를 인정했고 법정에서 “그걸로 말미암아 제가 처벌을 받으면 받겠습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최씨의 변호인도 기소 직후 입장을 내고 “2015년 안씨를 고소한 사건 수사과정에서 문건이 허위임을 인정하고 ‘잘못한 부분은 처벌받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다”고 말했는데요. ●최씨가 위조 인정했는데…검찰은 왜 수사 안 했나 최씨 측이 이해한 바와 일부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검찰이 최씨를 수사(또는 처벌)하지 않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위조 잔고증명서로 피해를 입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의 고소가 없었다 ▲최씨와 안씨의 주장이 완전히 상반된다 ▲당시 수사 중인 사건은 최씨가 안씨를 고소한 것으로, 최씨는 사기 사건의 피해자였던 구도에서 일부 불법행위를 인지해 수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럼 여기에 대해선 “언제부터 검찰이 꼭 고소·고발이 있어야만 수사를 했느냐”는 반론과 함께 특히 최근엔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과정을 비교해 무엇이 다르냐는 반론이 따라오는 모양새입니다. 검찰의 수사 관행상 입시비리나 채용비리와 같이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사건의 경우 고소·고발이 없어도 인지 수사를 하지만 사인 간의 분쟁이 얽힌 재산 범죄의 경우 그와 같은 인지 수사를 하면 사건의 전체적 구도가 흔들리거나 아예 바뀔 수 있고, 상대방의 ‘청부·청탁 수사’가 가능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제한이 있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지금까지도 위조 잔고증명서의 피해자나 이해관계자들의 고소는 없습니다. 잔고증명서가 위조된 신안저축은행이나 안씨에게 잔고증명서를 보고 돈을 빌려줬다는 임모씨 등 아무도 최씨를 고소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계속 이뤄지지 않았다가 지난해 9월 최씨의 측근과 추모공원 시행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소송 중인 노덕봉씨가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에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냈습니다. 사건은 대검찰청을 통해 의정부지검에 보내졌는데, 의정부지검은 배당 5개월 만인 최근 관련자들을 조사했습니다. ●윤 총장 “전혀 알지 못한다…수사 상황 보고도 말라” 윤 총장은 이날 최씨의 기소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합니다. 최근 의정부지검이 수사에 들어가자 자신에게는 보고하지 말라고 했던 윤 총장은 이 사건에 아예 관여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고 이날도 공식적으로 어떠한 의견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재직할 때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불거졌고 지난해 검찰총장 청문회에서도 일부 의혹 제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오히려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공세를 펼쳤고 여당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옹호했던 사안입니다. 윤 총장은 2018년 국감에서 최씨의 잔고증명서 의혹 관련 질의를 한 장제원 의원에게 “국감장에서 이런 말씀하시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 저는 정말 모르는 일이고 중앙지검에는 제 친인척 관련 사건이 없다. 왜 도덕성의 문제가 되나. 제가 관여했다는 증거가 있나. 몇 십억 피해를 입을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민사 소송을 걸거나 형사 고소를 할 텐데 저는 그 사람이 어디에 고소했는지도 모른다. 해당 검찰청에 왜 수사가 안 되는지 물어야지 너무 하신 것 아닌가“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최씨 측도 “윤 총장이 최씨가 자신의 사건 관련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들어줄 사람도 아니고 딸에게도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윤 총장의 관여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의 직무와 무관한 과거 사건을 들어 정치적 공세를 벌이는 것”이라는 불만도 내비쳤습니다. 이제 사건은 법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집니다. 다만 윤 총장과의 연관성까지 법원에서 정리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누군가에겐 끝까지 석연치 않은 의심으로 남을 수도 있겠습니다. 최씨 변호인은 최씨가 앞으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제3자(노덕봉씨)가 진정서를 낸 사건에서 제 의뢰인이 입건돼 기소되는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라며 불편한 기색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불법 정치 자금’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집유 확정

    ‘불법 정치 자금’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집유 확정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인배(52)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이번 판결에 따라 송 전 비서관은 앞으로 10년간 공직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지난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비서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 9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송 전 비서관은 2010년 8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급여 등 명목으로 약 2억 92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시그너스컨트리클럽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던 고 강금원 회장이 소유한 골프장이다. 송 전 비서관 측은 고문료를 정치 활동에 쓰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2011년 11월 이후 받은 급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 4519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골프장 고문으로 실제 활동을 한 업무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돈을 받은 기간이) 수년이 넘고 은밀하며 고액인 점을 볼 때 죄가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심 재판부도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송 전 비서관과 같은 전업 정치인이나 그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제3자로부터 돈을 받은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치 자금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공소 사실을 추가로 인정해 추징금 액수를 2억 9209만원으로 상향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송 전 비서관은 향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피고인은 10년간 피선거권을 잃게 된다. 송 전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대선캠프였던 광흥창팀 출신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정무비서관을 역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檢 항소 없어서… ‘인천 영아사망’ 부모 대폭 감형

    檢 항소 없어서… ‘인천 영아사망’ 부모 대폭 감형

    생후 7개월 난 영아를 방치해 사망케 한 부부가 2심에서 1심보다 훨씬 낮은 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아 1심보다 무거운 형을 부과할 수 없었던 탓이다. 26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는 지난해 5월 딸을 집에 6일간 방치한 채 돌보지 않아 탈수와 기아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편 A(22)씨와 부인 B(19)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A씨는 징역 20년을, 미성년자인 B씨는 장기 15년~단기 7년형을 선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감형됐다. 재판부는 “B씨는 2심 재판 과정에서 성인이 됐고 검찰 항소가 없었기 때문에 징역 7년이 넘는 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성인에게 소년법상의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와 피고인만 항소할 경우 1심 판결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는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A씨도 B씨와의 양형 비교와 함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잔혹한 범행 수법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이 고려돼 감형됐다. 재판부는 지난 5일 공판에서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는 ‘검찰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부는 해당 발언을 의식한 듯 “검사가 항소를 했어도 오늘 선고한 형과 동일한 형이 선고됐을 것”이라면서 “사건 경위와 피고인들의 나이, 자라 온 환경 등을 고려하면 1심 양형이 다소 과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인천지검은 판결 직후 “B씨에게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1심의 단기형 이하만을 선고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적정하지 않고 A씨의 감형도 마찬가지”라며 상고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피해자가 추행 즉시 저항하지 않아도 강제추행죄 성립

    피해자가 추행 즉시 저항하지 않아도 강제추행죄 성립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대법원 판결로 2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피해자가 기습추행을 당한 뒤 곧바로 저항하지 않았더라도 강제추행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26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미용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2016년 초 경남 밀양시의 한 노래방에서 직원들과 회식을 하던 중 여직원 B씨를 옆자리에 앉힌 뒤 귓속말로 “힘든 게 있으며 말하라”며 갑자기 볼에 입을 맞추고 허벅지를 쓰다듬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폭행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신체적 고통을 주는 물리력) 행사가 있는 경우에만 강제추행죄가 성립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B씨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것을 봤는데 B씨는 가만히 있었다’는 취지의 증인들 진술 등에 비춰 보면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B씨 볼에 갑자기 입을 맞췄다는 취지의 B씨 진술도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반면 대법원은 “성적 수치심,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이뤄진 것인 한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로서 추행 행위로 봐야 한다”며 2심 판단을 뒤집었다. 폭행 행위 자체가 추행 행위라고 인정되는 기습추행에서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은 따지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B씨가 즉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A씨 행위에 동의했거나 B씨 의사에 반하지 않았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7개월 딸 방치해 살해’ 부부,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

    ‘7개월 딸 방치해 살해’ 부부,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

    생후 7개월 딸을 5일간 집에 혼자 방치해놓고 외출해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부부가 2심에서 일부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이준영 최성보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부의 항소심에서 남편 A(22)씨에게 징역 10년을, 아내 B(19)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A씨와 B씨가 각각 징역 20년과 장기 징역 15년~단기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것에서 대폭 감형된 것이다. 재판부는 “아내 B씨가 2심에 이르러 성인이 됐고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징역 7년을 넘을 수 없다”고 B씨의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1심 선고 당시 미성년자였던 B씨가 2심으로 넘어오면서 성인이 됐고, 성인에게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소년법상의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검찰이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점도 고려했다. 피고인만 1심 판결에 불복한 경우 1심보다 무거운 형을 내릴 수 없는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남편 A씨는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형량이 낮아졌다. 재판부는 “A씨의 경우 범행이 미필적 고의에 따른 것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1심은 범행이 양형 기준상 잔혹한 범행 수법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미필적 고의는 잔혹한 수법으로 보기 어려워 1심 형량이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5월 26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5일간 인천시 부평구 아파트에 생후 7개월 딸 C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C양에 대한 육아를 서로 떠밀며 각자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는 등 외면하다가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C양은 6월 2일 오후 7시 45분쯤 숨진 상태로 외할아버지에 의해 처음 발견될 당시 아파트 거실에 놓인 종이 상자에 담겨 있었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숨진 딸을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집에 방치한 채 주변에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사체유기죄도 적용했다. 이들은 C양의 장례식에도 “전날 과음을 했다”는 이유로 늦잠을 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검찰은 이날 판결에 대해 “B씨가 항소심에서 성년이 됐다는 점을 이유로 재판부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한 뒤 1심에서 내렸던 단기형 이하의 형량을 선고한 것은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직원 허벅지 쓰다듬은 50대가 무죄? “다시 재판하라”

    여직원 허벅지 쓰다듬은 50대가 무죄? “다시 재판하라”

    1심 유죄→2심서 무죄…대법 “다시 판단”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유죄 취지로 다시 재판을 받는다. 26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허모씨(52)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후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허씨는 지난 2016년 초 경남 밀양시의 노래방에서 직원들과 회식을 하던 중 20대 피해 여성 A씨를 옆자리에 앉힌 후 볼에 입을 맞추고 허벅지를 쓰다듬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것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며 허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폭행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있는 경우에만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봐야한다”며 “허씨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폭행행위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없어 강제추행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여성인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부위인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이뤄진 것인 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 행사로서 추행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2심 판단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더이스트라이트 폭행 방조‘ 기획사 회장, 집유 확정

    ‘더이스트라이트 폭행 방조‘ 기획사 회장, 집유 확정

    김창환 회장, 아동학대·방조 혐의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확정상습 폭행 혐의 문 PD는 징역형10대 아이돌그룹 ‘더이스트라이트’ 멤버들에 대한 폭행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연예기획사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26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창환(57)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같은 회사 소속 문모(32) PD에게는 징역 1년 4개월이 확정됐다. 문 PD는 더이스트라이트에서 활동한 이석철·승현 형제를 엎드려 뻗쳐 자세를 시킨 뒤 수 십회 때리는 등 상습 폭행한 혐의(상습아동학대)로 기소됐다. 김 회장은 문 PD로부터 폭행 당한 승현군으로부터 “살려주세요”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문 PD에게 “살살 해라”라고 말하며 방조한 혐의와 함께 승현군에게 전자담배를 권하고 머리를 때리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연예인을 지망하는 청소년들이 많은 상황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포기하도록 하는 인재 양성 시스템은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폐해”라면서 “이를 이용한 범행에 대해서는 엄단할 필요가 있다”며 김 회장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문 PD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김 회장은 “승현군에게 전자담배를 권한 것이 장난기 섞인 단순한 농담에 불과하고, 처벌받아야 할 정도의 정서적 학대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항변했지만 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문 PD는 2심에서 피해자들을 위해 5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이 감안돼 징역 1년 4개월로 감형됐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고위법관 7명 100억대 재력… 윤석열 총장 66억 8389만원

    고위법관 7명 100억대 재력… 윤석열 총장 66억 8389만원

    김동오 의정부지법 원로법관 217억 최고 경찰 고위직 31명 평균 11억… 민갑룡 7억사법부 고위법관 중 100억원대 자산가는 7명이나 됐다. 법무·검찰 고위직 중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약 67억원을 신고해 재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정부·대법원·헌법재판소의 각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고위법관 등의 재산내역을 살펴보면 법조계에서는 김동오 의정부지법 원로법관이 217억 3761만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고위법관 163명의 평균 재산은 29억 8697만원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평균 재산에 못 미치는 14억 172만원을 신고했다. 장남의 서울 잠원동 아파트 등 신규 재산 신고로 지난해보다 4억 6323만원이 늘었다. 대법관 중에서는 안철상 대법관이 63억 7992만원으로 가장 많다. 헌재에서는 이미선 재판관이 49억 130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남석 헌재소장은 배우자 상속 등으로 지난해보다 6억 7757만원 늘어난 26억 7519만원을 신고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대검찰청 소속 재산공개 대상자 41명 중 가장 많은 66억 8389만원을 신고했다. 예금이 1년 사이 6000여만원 불어난 52억 4700만원으로 늘었는데, 예금 대부분(50억 2732만원)은 부인 김건희씨 명의다. 윤 총장의 재산 신고액은 중앙부처 소속 공무원 중 상위 10번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5억 6446만원으로 법무·검찰 평균인 19억 600만원을 밑돌았다. 재산공개 대상인 치안감 이상 경찰 고위직 31명은 평균 약 11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이 중 7명은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7억 5980만원,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24억 2152만원을 신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고위법관 7명 100억대 재력…윤석열 총장 66억 8389만원

    사법부 고위법관 중 100억원대 자산가는 7명이나 됐다. 법무·검찰 고위직 중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약 67억원을 신고해 재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정부·대법원·헌법재판소의 각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고위법관 등의 재산내역을 살펴보면 법조계에서는 김동오 의정부지법 원로법관이 217억 3761만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고위법관 163명의 평균 재산은 29억 8697만원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평균 재산에 못 미치는 14억 172만원을 신고했다. 장남의 서울 잠원동 아파트 등 신규 재산 신고로 지난해보다 4억 6323만원이 늘었다. 대법관 중에서는 안철상 대법관이 63억 7992만원으로 가장 많다. 헌재에서는 이미선 재판관이 49억 1307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남석 헌재소장은 배우자 상속 등으로 지난해보다 6억 7757만원 늘어난 26억 7519만원을 신고했다. 윤 총장은 법무부·대검찰청 소속 재산공개 대상자 41명 중 가장 많은 66억 8389만원을 신고했다. 예금이 1년 사이 6000여만원 불어난 52억 4700만원으로 늘었는데, 예금 대부분(50억 2732만원)은 부인 김건희씨 명의다. 윤 총장의 재산 신고액은 중앙부처 소속 공무원 중 상위 10번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5억 6446만원으로 법무·검찰 평균인 19억 600만원을 밑돌았다. 재산공개 대상인 치안감 이상 경찰 고위직 31명은 평균 약 11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이 중 7명은 다주택자로 나타났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7억 5980만원,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24억 2152만원을 신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코로나19 불안 속 집에서도 온라인 출생신고

    코로나19 불안 속 집에서도 온라인 출생신고

    병원이 아닌 조산원을 통해서 출산을 해도 온라인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와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온라인 출생신고 참여 기관에 조산원 6곳을 지난 20일 추가했다고 25일 밝혔다. 행안부는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병원이 아닌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 출산하는 사례가 증가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출생신고는 아이를 출산한 부모가 관공서에 방문하지 않고 대법원의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efamily.scourt.go.kr)에 접속해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지금까지는 전국 121개 의료기관에서 출산했을 때만 온라인 출생신고가 가능했었다. 여기에 조산원 6곳이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임신부가 조산원을 방문해 출산을 하는 경우, 조산원에 소속된 조산사가 가정을 방문해 애를 낳는 경우 모두 온라인 출생신고가 가능하다. 정부는 또 의료기관의 참여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다음달 3일까지 긴급 수요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재영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출산하는 가정의 걱정이 클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온라인 출생신고 참여 기관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조주빈,억울함 풀도록 방송 출연 미끼로 윤장현 전시장에게 돈 뜯어내

    조주빈이 윤장현(71) 전 광주시장 등을 상대로도 사기 행각을 벌여 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조주빈은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속아 공천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던 윤 전 시장에게 “TV에 출연해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돕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윤 전 시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9~10월쯤 텔레그램으로 접근한 ‘최 실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최 실장은 당시 “나는 서울의 모 기관에 근무한다”고 사칭했다. 그는 윤 전 시장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혼외자인 줄 알고 사기범 자녀들을 도와주셨다는데 자녀 관련 자료를 주시면 살펴보겠다”고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믿은 윤 전 시장은 “사기범의 말을 믿었을 뿐 자료가 없다”고 말하자 최 실장은 “그럼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최 실장은 당시 뉴스룸 앵커였던 손석희 사장과 잘 안다면서 윤 전 시장을 서울로 불러 함께 JTBC 방송국을 찾아갔다. 윤 전 시장은 직접 손 사장과 인사를 나누진 않았지만,스튜디오에서 손 사장에게 아는 체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최 실장을 먼발치에서 봤다고 한다. 윤 전 시장은 “기회가 되면 조만간 인터뷰 방송을 잡자”는 최 실장의 말을 믿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출연 날짜는 계속 잡히지 않았고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지난 17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윤 전 시장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중 중간에 활동비를 요구하는 최 실장에게 돈을 건넸으며 최근 경찰의 연락을 받고 사기임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최 실장은 ‘박 사장’이라는 사람을 광주로 내려 보내 돈을 받아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윤 전 시장의 측근은 “당시 윤 전 시장이 변호사 비용도 내기 힘든 형편이었던 만큼 ‘박 사장’에게 많은 돈을 뜯기진 않았을 것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조주빈이 ‘박사방’을 운영하기 전 텔레그램에서 다수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함께 조사하고 있었다. 평소 전면에 나서지 않고 공범 등을 시켜 범행한 전력으로 볼 때 이번에도 조주빈이 ‘최 실장’이라는 제 3자를 통해 배후에서 조종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시장은 사기행각을 한 사람이 조주빈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아직도 구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과 의사인 윤 전 시장은 지난해 말쯤 제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페이 닥터’로 일하고 있으며, 이틀전 경찰로부터 참고인 소환을 통보 받은 뒤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조주빈은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손석희 사장님,윤장현 시장님,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급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사건 피해자로 조사 중이며 수사 중이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면서 “다만 이들이 성 착취물을 보거나 (n번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조주빈, 윤장현 전 시장에 ‘뉴스룸 출연’ 미끼로 사기”

    “조주빈, 윤장현 전 시장에 ‘뉴스룸 출연’ 미끼로 사기”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조주빈(25)은 처음 얼굴을 드러낸 25일 정작 성 착취 피해를 입은 피해 여성들은 언급하지 않은 채 뜬금없이 “손석희 사장님, 김웅 기자님, 윤장현 시장님을 비롯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조주빈이 언급한 인물들 중 ‘윤장현 시장’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조주빈이 윤장현 전 시장을 상대로 벌인 사기 행각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25일 윤장현 전 시장 측 관계자를 인용해 조주빈이 지난해 텔레그램으로 윤장현 전 시장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당시 윤장현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속아 공천 대가성 금품을 건넨 혐의였다. 당시 윤장현 전 시장은 서울의 모 기관에서 근무한다는 ‘최 실장’이라는 인물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고 전화 통화를 했다. 최 실장이 “노 전 대통령 혼외자인 줄 알고 사기범 자녀들을 도와주셨다는데 자녀 관련 자료를 주시면 살펴보겠다”고 접근했다는 것이다.윤장현 전 시장은 최 실장의 말을 믿었지만 자료가 없다고 했다. 이에 최 실장은 “그럼 JTBC에 출연해 억울함을 해명하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최 실장은 당시 JTBC 뉴스룸 앵커였던 손석희 사장과 잘 안다면서 윤장현 전 시장을 서울로 불러 함께 JTBC 방송국을 찾아갔다. 윤장현 전 시장은 직접 손석희 사장과 인사를 나누진 않았지만, 스튜디오에서 손석희 사장에서 아는 듯 이야기를 나누던 최 실장을 먼 발치에서 봤다는 것이다. 윤장현 전 시장이 “기회가 되면 조만간 인터뷰 방송을 잡자”는 최 실장의 말을 믿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인터뷰 출연 날짜는 계속 잡히지 않았다. 그 사이 윤장현 전 시장의 재판은 계속 진행돼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17일에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윤장현 전 시장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일 때 활동비를 요구하는 최 실장에게 돈을 건넸으며, 최근 경찰의 연락을 받고나서야 사기임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 최 실장은 ‘박 사장’이라는 사람을 광주로 내려보내 돈을 받아갔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조주빈이 ‘박사방’을 운영하기 전 텔레그램에서 다수의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함께 조사하고 있었다. 평소 전면에 나서지 않고 공범 등을 시켜 범행한 전력으로 볼 때 이번에도 조주빈이 ‘최 실장’이라는 제3자를 통해 배후에서 조종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장현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윤장현 전 시장은 사기 행각을 한 사람이 조주빈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아직도 구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조주빈의 손석희, 김웅, 윤장현 언급에 대해 “언급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사건 피해자로 조사 중이며 수사 중이라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면서 “다만 이들이 성 착취물을 보거나 (n번방에) 가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주빈, 뜬금없이 ‘손석희·김웅·윤장현’ 언급 의아

    조주빈, 뜬금없이 ‘손석희·김웅·윤장현’ 언급 의아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조주빈(25)이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낸 자리에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을 언급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조주빈은 25일 오전 8시쯤 그 동안 입감됐던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얼굴을 드러냈다. 무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석희 사장님, 김웅 기자님, 윤장현 시장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답했다. 조주빈이 피해자에게 사죄한다는 발언 중 이 사건과 관계없는 인사들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다. 조주빈이 언급한 ‘김웅 기자’는 손석희 사장에게 불법 취업 청탁과 금품 요구를 하는 등의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윤장현 시장’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윤장현 전 시장은 최근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여성에게 속아 공천 대가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조주빈이 이들을 언급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미리 준비한 듯한 이 답변 외에 ‘혐의를 인정하나’, ‘범행 후회 안 하나’,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주빈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 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이라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을 통해 피해 여성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이를 협박과 강요의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주빈은 성 착취물 제작·유포 혐의 외에도 지난해 12월 개인방송을 하는 기자에게 접근해 정치인 정보가 담긴 USB를 넘기겠다며 150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n번방 가해자 전원 끝까지 추적”… 운영자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n번방 가해자 전원 끝까지 추적”… 운영자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법무부가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공유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관여한 피의자들에게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한다. 경찰도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들은 디지털성범죄의 양형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4일 오후 서울고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미온적 대응이 빚은 참사임을 반성한다”며 고개 숙여 사죄했다. 이어 “가해자 전원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n번방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 데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다. 법무부는 우선 n번방 사건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결론 내렸다. 수사 결과로 밝혀야 할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운영자 조주빈(25)과 수많은 적극 관여자들의 지휘통솔 체계를 입증하면 형법 114조의 ‘범죄단체 등의 조직’에 따른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현재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사건에도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 엄중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전자’로 불린 대화방 회원들도 가담, 교사, 방조 정도를 따져 공범으로 수사하도록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조주빈뿐 아니라 ‘박사방’ 조력자, 영상 제작자, 성착취물 영상을 소지·유포한 자 등 가담자 전원에 대해 모든 역량을 투입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 방조자도 끝까지 추적·검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방조자’는 채팅방에 입장해 성착취 영상을 본 사람들을 일컫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이 이들에 대한 검거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이어 “디지털 성범죄에 체계적·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즉시 설치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여가부 등 관계부처들도 이날 범정부 대응방안을 통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범죄 등 디지털 성범죄의 양형기준 마련을 (대법원에) 요청했고, 대법원 양형위도 이를 받아들여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을 이른 시일 내 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 행위나 아동·청소년에 대한 온라인 그루밍(길들이기) 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도 마련한다. 양형기준은 법원이 형을 선고할 때 참고하는 기준이다. 법조계에서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없다 보니 실제 처벌에서 형량이 낮게 나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n번방 ‘와치맨’ 형량 줄이려 반성문 12번 제출

    n번방 ‘와치맨’ 형량 줄이려 반성문 12번 제출

    ‘와치맨’ 전모씨, 법원에 총 12차례 반성문 제출 검찰, 전씨에 징역 3년 6개월 구형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였던 ‘와치맨’(탤레그램 닉네임) 전모(38)씨가 기소된 이후 법원에 총 12번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 2주에 한 번꼴로 반성문을 제출했는데 새해 전날인 12월 31일에도 설 연휴 전에도 반성문을 제출했다. 형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전씨는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게시한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재판을 받던 중 아동·청소년이 나오는 영상을 포함한 불법음란물 9000여건을 n번방에 유포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지난달 26일 공소장에 관련 혐의가 추가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한 상태다. 새해, 설 연휴 전날에도 반성문 내 전씨는 총 세 차례 재판에서 총 12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공판 준비기일 다음 날인 11월 1일에 첫 번째 반성문 제출을 시작으로 결심공판 일주일 전인 3월 12일을 마지막으로 2주에 한 번꼴로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했다. 특히 전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새해 전날과 1월 23일 설 연휴 전날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물론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은 대법원 양형기준에도 명시된 감경 사유 중 하나다. 피의자가 반성문을 통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피해자와의 합의했다든지 재범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이면, 판사들은 이를 고려해 형량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n번방 관련 주요 피의자 가운데 첫 번째 선고인데다 ‘박사방’ 등 다른 피의자들의 재판에 주요 참고가 될 수 있어 반성문이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은의 변호사 “반성문은 판사를 향한 러브레터” 성범죄 사건 전문가인 이은의 변호사는 “죄목마다 정해진 형량 안에서 판사들은 대법원 양형기준을 참고해 판결하지만, 실제 형량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판사의 주관적 판단”이라며 “그런 만큼 피의자들은 판사에게 자신이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어필하는 내용으로 반성문을 작성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사죄는 사라지고, 반성문은 오직 판사를 향한 러브레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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