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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아 변호사, 공정위 비상임위원 위촉

    김동아 변호사, 공정위 비상임위원 위촉

    공정거래위원회가 부장판사 출신인 김동아 변호사를 새 비상임위원으로 위촉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신임 위원은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치며 21년간 판사로 재직하다 현재 법무법인 지평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융·경제 분야 전담재판부에 주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이슈의 경제 문제와 민형사 소송을 직접 처리하는 등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日 극우단체 연구원과 남다른 친분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日 극우단체 연구원과 남다른 친분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와 일본 극우단체 연구원의 친분이 조명됐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럽법경제학저널의 ‘사회 자본과 기회주의적 리더십의 문제 : 일본 내 한국인들의 사례’ 논문 첫 장에서 램지어 교수는 제이슨 모건 일본 레이타쿠(麗澤)대 교수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2019년 램지어 교수가 쓴 위안부 왜곡 논문이나 간토대지진 대학살 왜곡 논문에도 모건 교수에 대한 감사 인사가 담겨있다. 1977년 미국 루이지애나주(州) 출생으로 동아시아 역사를 전공한 모건 교수는 일본 극우 이념의 전도사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정당했다는 주장도 폈다.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권은 공산주의 정권이었고, 일본은 공산주의를 응징하기 위해 미국과 전쟁을 벌였다는 색깔론이다. 모건 교수는 2016년부터 일본 시장에서 이 같은 왜곡된 역사관을 담은 책 ‘미국은 왜 일본을 무시하나? 오점투성이의 대일역사관을 손본다’, ‘미국·중국·한국도 반성하고 일본을 배우세요’ 등을 출판했다.모건 교수는 위안부 납치 부정 세력이 ‘교과서’로 간주하는 일본 역사학자 하타 이쿠히코(秦郁彦)의 저서 ‘위안부와 전장의 성’을 지난 2018년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램지어 교수도 위안부 논문에서 인용한 이 책의 영어 번역은 일본 극우파 싱크탱크인 ‘일본전략연구포럼’의 역점 사업이었다. 모건 교수는 일본전략연구포럼의 선임 연구원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일본대사가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일본 극우세력이 전면에 나선 이 단체는 일본 정부의 연구비까지 지원받으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단체의 선임 연구원인 모건과 램지어 교수와의 친분을 놓고 일각에선 일본 극우세력의 촉수가 하버드대에까지 뻗친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램지어 교수와 모건 교수의 관계는 단순한 학문적 친분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램지어 교수는 지난해 3월 산케이(産經) 신문의 해외판 선전지 저팬 포워드에 모건 교수가 쓴 일본 법 관련 서적을 ‘환상적’이라고 극찬하는 평론을 기고했다. 모건 교수는 2019년에는 저팬 포워드에 램지어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기고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일본 전범 기업들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대화를 나눴다. 모건 교수는 최근엔 위안부 왜곡 논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일본 극우 학자 5명과 함께 램지어 교수를 지지하는 공개서한을 하버드대 측에 발송하기도 했다. 경제법을 전공한 램지어 교수가 모건 교수와의 친분이 확인된 2019년부터 역사 현안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잇따라 발표한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한 역사학자는 “램지어 교수가 역사 현안에 대한 사료 자료를 다 찾아 구해 읽고 공부해 논문들을 써내기엔 시간상으로 불가능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록보관소에 직접 가서 찾아야 하는 1차 사료들도 램지어 교수가 직접 구해 읽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 그는 “일본의 우익이 램지어 교수에게 논문 자료를 보내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논문 초안을 써서 보내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라고 꼬집었다.앞서 지난 1일 일본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램지어 교수의 ‘태평양전쟁 당시 성(性) 계약’(Contracting for sex in the Pacific War)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일부 공개했다. 이 논문에서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여성들은 성매매를 강요당한 성노예가 아닌 매춘부”라고 주장했다. 또한 “위안부는 일본 정부나 일본군이 아닌 모집 업자의 책임”, “위안부는 돈을 많이 벌었다” 등의 주장을 해 논란이 일었다. 유소년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램지어 교수는 지난 2018년 일본 경제와 사회를 홍보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 정부 훈장인 ‘욱일장’ 6가지 중 세번째 등급인 ‘욱일중수장’을 수상한 바 있다. 또 램지어 교수는 지난 1972년 미쓰비시가 하버드 법대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개설한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Mitsubishi professor of Japanese legal studies)’라는 직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부산 지지율 국민의힘 앞서…전국 지지율은 초접전

    서울·부산 지지율 국민의힘 앞서…전국 지지율은 초접전

    4월 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서울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전국 18세 이상 3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2.6%로 전주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은 2.2%포인트 하락한 29.5%였다. 두 정당의 격차는 3.1%포인트다. 전주와 마찬가지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 이내에 머물렀지만, 순위는 바뀌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예정된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1주일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한 36.1%, 민주당 지지율이 2.4%포인트 하락한 25.6%였다. 격차는 10.5%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전국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0.7%포인트 상승한 31.8%, 민주당이 1.4%포인트 하락한 31.6%로 조사됐다. 양당간 지지율 격차는 0.2%포인트다. 이어 국민의당 7.9%, 열린민주당 6.0%, 정의당 4.7% 순이었다. 리얼미터는 이명박(MB) 정부 시절 불법사찰 논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박범계 법무부 장관 갈등 노출,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 공방,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토론 등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보다 0.7%포인트 하락한 40.6%였다. 부정평가는 1.4%포인트 상승한 56.1%로 조사됐다. 모름·무응답은 3.3%다. 긍·부정평가 차이는 15.5%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8%), 무선(72%)·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p, 응답률은 5.2%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법원장 후보’ 현직 부장판사, 김영란법 위반 檢 송치

    ‘법원장 후보’ 현직 부장판사, 김영란법 위반 檢 송치

    광주지법에서 근무해온 현직 부장판사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부장판사는 최근 법원장 후보에 올랐다가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찰과 대법원 등에 따르면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0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A판사를 수사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A판사는 지인에게 법률 상담을 해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A판사는 사건 당시 광주의 한 법원에서 근무했으나, 22일자로 다른 지역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 압박 지시 의혹도 A 판사는 올해 고위 법관 정기인사에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 따라 광주지법 소속 판사들이 추천한 법원장 후보 중 1명으로 파악됐다. 당시 후보를 낸 법원 중 광주지법만 추천 후보가 아닌 외부 인사가 임명돼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당시 법원 내부망 게시글에서 “광주지법 법관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마땅하지만 일부 후보자의 동의 철회 등 사정 변경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이 2019년 인사권을 내려놓겠다며 도입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스스로 무력화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근에는 김 대법원장이 대법원 고위관계자에게 지시해 A판사를 법원장 후보에서 물러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관계 동의했어도 ‘필름’ 끊기면… 대법 “강제추행”

    성관계 동의했어도 ‘필름’ 끊기면… 대법 “강제추행”

    상대방이 성관계에 동의했어도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준강제추행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블랙아웃은 일시적으로 기억상실에 빠지지만 의식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동안 피해자의 블랙아웃을 준강제추행·준강간죄의 구성 요건인 심신상실 상태로 인정하지 않았던 사법부 판단이 달라진 것이다. 여성계도 “성범죄 가해자의 처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환영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경찰 공무원 A씨(당시 28세)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2월 새벽 술을 마시고 귀가 중 화장실에 가기 위해 들른 건물에서 우연히 만난 10대 B양을 모텔로 데려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A씨는 B양에게 “예쁘시네요”라며 말을 걸어 대화를 나눈 뒤 함께 호프집으로 이동했다. B양은 술집에서 엎드려 잠을 자기 시작했고, A씨가 집에 갈 것을 권하자 “한숨만 자면 된다”고 답했다. 이에 A씨가 “모텔에 가서 자자는 것이냐”고 묻자 B양이 “모텔에 가서 자자”고 대답했다는 게 A씨 측 주장이었다. B양은 A씨를 만나기 전 화장실에서 구토한 뒤부터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B양은 1시간 만에 소주 2병을 마신 뒤 노래방을 찾았다가 휴대전화와 외투 등도 소지하지 않은 채 화장실에 갔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첫눈에 서로 불꽃이 튀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사건 당시 B양이 스스로 모텔 1층에서 3층까지 계단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등을 근거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를 다시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알코올 영향으로 추행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다면 준강간죄나 준강제추행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대법원, ‘윤석열 출마 방지법’ 입법 추진에 반대 의견 내

    대법원, ‘윤석열 출마 방지법’ 입법 추진에 반대 의견 내

    대법원이 검사와 판사가 퇴직한 후 1년 동안 공직 후보자로 출마하는 것을 제한하는 입법 추진과 관련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검사와 판사는 공직선거 90일 전에 사직하면 출마할 수 있다. 야권에서는 해당 개정안을 두고 임기가 오는 7월까지인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한 ‘윤석열 출마 방지법’이라고 비판해왔다. 21일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 등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최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등이 발의한 ‘검찰청법·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최강욱 의원 대표발의)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회신했다. 법원행정처는 “직업선택의 자유·공무담임권에 대한 침해 여부, 다른 공직 분야 종사자와 비교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 존재하는지 여부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다”며 “입법목적과 취지에 비추어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과도한지, 평등권 침해 소지가 있는지 등을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행정처는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여러 공무원(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경찰, 감사원, 국세청 등)이 있을 수 있음에도 검사와 법관에 한하여 특별히 이와 같은 제한을 두는 것이 적절한지도 추가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헌재, 선관위, 경찰 등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여러 공무원이 있을 수 있음에도 유독 검사, 법관에만 이런 제한을 두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원행정처는 유사한 취지의 법률에 대한 헌재의 위헌결정 사례를 들며 최 의원의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행정처는 “과거 헌재는 ‘검찰총장은 퇴직일부터 2년 이내에는 공직에 임명될 수 없고, 정당의 발기인이 되거나 당원이 될 수 없다’는 검찰청법 제12조 제4항과 제5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바 있다”며 “이 위헌결정을 받은 조항들은 개정안과 규율대상 및 기간 그리고 내용 등에서 차이가 존재하나, 그 입법 취지와 방식 등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해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부장 사회의 여성 승리” 아프리카 소녀, WTO 첫 여성 수장으로 [김정화의 WWW]

    “가부장 사회의 여성 승리” 아프리카 소녀, WTO 첫 여성 수장으로 [김정화의 WWW]

    “세계무역기구(WTO)엔 리더가 필요합니다. 새롭고 신선한 얼굴, 외부인, 개혁을 실행하고 회원국과 협력해서 현재의 기능 마비를 해결해줄 사람이요.” 지난 15일(현지시간) 신임 사무총장으로 추대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가 CNN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1995년 WTO 창립 이래 수장 자리에 오른 첫 여성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이다. 그 자신의 말처럼 오콘조이웨알라 신임 사무총장은 WTO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국가 간 자유무역을 표방하며 세계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게 설립 목적이지만, WTO는 수년간 미중 간 갈등의 장으로 전락했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에 관세를 매기며 WTO의 의미가 퇴색했고, 코로나19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백신 전쟁’까지 벌어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오콘조이웨알라가 사무총장에 임명된 건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할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수십년간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며 쌓은 그의 정치력과 협상력이 구성원간 분쟁과 불일치로 무너져가는 조직을 다시 세울지 주목된다.가난한 어린 시절과 내전 상처…“빈곤 경험에서 힘 키워” 1954년 나이지리아 남부 델타주 오그워시 유쿠에서 태어난 오콘조이웨알라는 지독히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이바단대 교수였는데, 독일 장학생으로 유학하느라 오콘조이웨알라는 9살 때까지 할머니 밑에서 컸다. 그는 “5살 때 요리를 시작했다”며 “마을에서 여자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다 했다”고 돌아봤다. 물 긷기, 땔감 가져오기, 농장의 잡일 모두 그의 몫이었다. 10대 때 벌어진 비아프라 내전(1967~1970)은 삶을 완전히 바꿨다. 나이지리아 동남부의 반란군이 ‘비아프라 공화국’을 세우고 분리 독립을 시도한 것인데, 비아프라군의 준장이었던 오콘조이웨알라의 아버지를 지원하는 데 집안의 모든 돈이 들어갔다.사촌의 집에 놀러 갔을 때 갑작스런 공습이 벌어져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그는 “집 안에 지하 대피소가 없어서 밖으로 달려나갔는데, 한 청년이 내 옆에서 총알을 맞았다”며 “청년이 죽지는 않았지만 그가 없었다면 내가 대신 총에 맞았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실패로 끝난 이 전쟁 이후 극심한 빈곤에 시달렸다. 오콘조이웨알라는 “우리는 하루에 한끼만 먹었다. 차가운 바닥과 벙커,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잠을 청해야 했고 아이들이 내 주변에서 죽어가는 걸 봤다”며 “나는 고통을 겪는다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안다”고 말했다. BBC는 “그의 업무 추진력은 실제 빈곤의 경험에서 비롯됐다”며 “결단력과 독립성은 그가 나이지리아에서 개혁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평했다.나이지리아 전면 개혁 앞장…‘트러블 메이커’ 별명에도 “신경 안 써” 오콘조이웨알라는 경험과 이론에 두루 능한 재무·경제 전문가다. 나이지리아에서 학업을 마친 뒤 1970년대 미국으로 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MIT에서 지역경제개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나서는 고국으로 돌아가 재무장관을 두 차례 지냈고, 2006년에는 외무장관을 잠시 맡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여성이 두 부처 장관을 지낸 건 처음이다. 또 25년을 세계은행(WB)에서 개발경제학자로 근무하며 국제무대에서 인지도를 높였다. 그가 장관직을 역임하며 일군 것은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다. 유가와 연동해 재정수입을 정비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전자 재무관리 플랫폼을 만들어 ‘유령 공무원’에게 새나가는 세금을 막았다.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2005년 나이지리아가 파리클럽으로부터 300억 미국달러의 부채를 탕감 받는 데 기여한 것이다. 이런 노력 덕에 나이지리아는 2006년 피치와 S&P 신용등급이 BB-로 올라갔다.강단 있는 그의 성격과 업무 추진 방식은 당연히 반대 세력의 큰 반발에 부딪혔다. 석유 관련 산업의 개혁을 추진하던 당시, 반대 측에서 어머니를 납치했지만 물러서기를 거부했던 일화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트러블 메이커’라는 뜻의 ‘오콘조 와할라’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별명은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파이터’”라면서 “누구든 내 방식을 방해하면 내쫓길 것”이라고 했다. 자연히 화려한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그는 각종 잡지와 기관 등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100명, 아프리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명 중 하나다.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WB) 총재는 2011년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오콘조이웨알라는 변동 폭이 큰 식량 가격으로 타격을 입은 국가를 돕는 데 중추 역할을 했다”며 “그의 리더십으로 식량위기대응프로그램(GFRP)을 마련했고, 44개국에서 4000만명 이상을 도왔다”고 했다. 앞으로 2025년까지 2억 2000만달러의 예산과 직원 650명을 아우르며 그가 해야 할 일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축소된 글로벌 무역의 회복, WTO 분쟁 해결 절차에서 대법원 역할을 하는 상소 기구의 재정비, 주요 회원국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 과제가 많다. “가부장 국가 희망” 국제기구 여성 참여에도 영향 미칠까오콘조이웨알라는 여성의 역량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민단체 글로벌시티즌은 “정치와 공적 생활에서 여성의 평등한 참여와 리더십 발휘는 필수적이지만, 유엔(UN)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19개국은 한번도 여성 지도자를 가져본 적이 없다”며 “오콘조이웨알라의 사무총장 임명은 특히 아프리카 여성에게 권력을 분배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앞서 오콘조이웨알라는 장관 시절부터 소년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도 활발히 펼쳤다. 국내 소녀와 여성 프로그램(GWIN)을 통해 여성의 권한을 강화했고, 청년 창업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나이지리아 여성 운동가 조세핀 에파추쿠마는 “나이지리아 같은 가부장적이고 여성혐오적인 국가에서 오콘조이웨알라는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훌륭하게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했다”며 “그의 정직함과 투명함, 책임감은 나이지리아 고위공직자 대다수에게선 볼 수 없는 미덕”이라고 말했다.1000만명이 넘는 아동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도 희망이다. 소말리아 최초로 여성 대통령 후보로 나선 파두모 다이브는 “오콘조이웨알라의 임명은 아프리카 여성에 대한 구조적인 장애물에도 여성의 역량과 리더십, 탁월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성의 발언권 확대는 WTO에서도 중요한 업무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제 무역에 더 많은 여성이 참여하는 도전에 화답해야 한다”며 “특히 공식 부문에 여성 소유 기업이 포함되는 게 어려운 개발도상국에서 더 그렇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는 누구 · Ngozi Okonjo-Iweala1954 나이지리아 델타주 출생1977 하버드 경제학 학사 졸업1981 메사추세츠 공대(MIT) 지역경제개발 박사2003~2006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2006년 외무장관도 역임)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통화 및 재무위원회위원 2004 세계은행(WB) 개발위원회 의장2007 WB 전무이사2011~2015 나이지리아 재무장관2020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 의장2021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임명
  • ‘사랑의 불시착’ 효과?... 일본 국민 “한일관계 개선” 평가 늘었다

    ‘사랑의 불시착’ 효과?... 일본 국민 “한일관계 개선” 평가 늘었다

    지난해 한일 관계가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일본 국민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최악으로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한류 콘텐츠 등을 계기로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일본 내각부가 지난해 10~12월 전국의 만 18세 이상 국민 3000명(답변 회수율 62.2%)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 ‘양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82.4%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조사 결과 87.9%에 비해 5.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한국에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자의 비율도 전년 71.5%에서 64.5%로 7.0%포인트 낮아졌다. 또 ‘양호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전년 대비 9%포인트 높아진 17%로 나타났다. 2019년 10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일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양국 관계가 양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답변자 비율이 1년 전인 2018년 조사 때와 비교해 22.2%포인트 급등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에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도 2019년 조사 때 기록된 71.5%가 같은 질문 항목으로 조사를 시작한 1978년 이후로 최고치였다. 지난해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 내에서 큰 흥행을 거두는 등 한류 붐이 재확산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양호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81.8%를 기록해 직전 조사 때보다 6.3%포인트 높아졌다. 중국에 대해서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도 2.4%포인트 증가한 77.3%로 집계됐다. 센카쿠 열도를 놓고 중국이 영해 침범을 반복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게 교도통신의 분석이다. 다만 일본 내각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존의 면접 방식이 아닌 우편 방식으로 조사 방식을 변경해 이번과 지난번의 설문 결과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전문]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거짓해명 논란에 “깊은 사과”(종합)

    [전문]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거짓해명 논란에 “깊은 사과”(종합)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 소추와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 사법부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19일 법원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린 일이 있었다”며 “저의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이 거짓 해명 논란으로 사과한 것은 지난 4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4월 정치권의 판사 탄핵 논의 등을 언급하면서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져 ‘여권 눈치보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논란이 불거졌을 때 “탄핵 관련 언급을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가 임 부장판사 측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거짓 해명을 했다는 비판까지 더해졌다. 그는 “취임 이후 제도 개선의 궁극적 목표는 독립된 법관에 의해 좋은 재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장의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은 것도 재판의 독립에 미칠 위험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제가 정치권의 교감이나 부적절한 정치적 고려를 해서 사법의 독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 부장판사 탄핵 소추와 관련해서도 “대법원장으로서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고 결과와 무관하게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 보답은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재판을 위해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해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헌법적 책무의 엄중함을 다시 새기고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더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다음은 김명수 대법원장 글 전문 안녕하십니까. 대법원장입니다. 최근 우리 사법부를 둘러싼 여러 일로 국민과 가족 여러분의 심려가 크실 줄 압니다. 우선 현직 법관이 탄핵 소추된 일에 대법원장으로서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고 그 결과와 무관하게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편 그 과정에서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린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저의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해당 법관의 사직 의사 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은 관련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뿐,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여러 제도개선을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의 궁극적 목표는 ‘독립된 법관’에 의한 ‘좋은 재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법행정 구조를 개편하고 대법원장이 보유한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은 것 역시 그러한 권한이 재판의 독립에 영향을 미칠 추상적인 위험조차 허용되어서는 아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가 해당 사안에 대해 정치권과의 교감이나 부적절한 정치적 고려를 하여 사법의 독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이라는 것이 대법원장 취임사에서 밝힌 저의 다짐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하여 저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법부와 재판 독립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수호하기 위하여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헌법적 책무의 엄중함을 다시금 되새기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더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 2. 19. 대법원장 김명수
  • [속보] 김명수 대법원장 “부주의한 답변으로 실망 드려…깊은 사과”

    [속보] 김명수 대법원장 “부주의한 답변으로 실망 드려…깊은 사과”

    김명수 대법원장이 19일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 소추와 거짓 해명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망에 쓴 글에서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린 일이 있었다”며 “저의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법관의 사직 수리 의사 여부에 대한 결정은 관련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뿐 정치적인 고려가 있지 않았다는 점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주호영, 김명수 법원 인사에 “내 편 넣어 승부조작하는 것”

    주호영, 김명수 법원 인사에 “내 편 넣어 승부조작하는 것”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9일 김명수 대법원장 하에서 이뤄지고 있는 법원 인사에 대해 “내 편을 심판으로 넣어서 승부를 조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농단 재판을 담당하는 윤종섭 부장판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재판을 맡은 김미리 부장판사가 서울중앙지법에 통상적인 부임 기간인 3년을 넘어 각각 6년과 4년씩 재임하는 것을 예로 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 절망적인 것은 이제 국민들이 내 사건이 어느 검사, 어느 판사에게 배당됐을 때 어떤 결과 나올 거라 미리 예단하는 일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공정을 잃은 수사와 재판은 국가공권력의 외형을 빌린 폭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불법 촬영물, 보고 저장한 사람도 공범입니다”

    “불법 촬영물, 보고 저장한 사람도 공범입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성착취물 ‘소비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보는 사람도 공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n번방에 접속한 ‘관전자’에 대한 처벌 여론이 들끓었다. 정부는 성착취물 구매·소지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관련 법을 강화했다. 다만 실효성 있는 처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검거한 3575명 중 1875명이 구매·소지 사범이다. 전체 불법 성착취물 관련 사범의 52.4%에 해당한다. 여성계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알려진 초기부터 성착취 영상 제작자나 유포자뿐만 아니라 영상을 소지한 이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단순 소지자를 처벌하는 법 조항이 마련된 점은 긍정적인 변화로 꼽힌다. 지난해 5월부터 성폭력 특례법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그 전까지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소지한 경우만 처벌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 본격 적용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에도 ‘구매 사범’이 포함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구매 사범의 기본 형량은 징역 10개월~징역 2년인데, 상습범이거나 가중처벌 요소가 있으면 최대 징역 6년 9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성인 불법 촬영물 소지 사범의 경우 징역 6개월~1년이 기본 형량으로 권고된다. 다만 실제 법정에선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처벌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n번방 운영자 ‘켈리’ 신모씨가 텔레그램에서 판매한 영상을 구입한 문모(23)씨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2254개를 다운받아 휴대전화에 소지하고 있었지만 처벌은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에 그쳤다. 문씨와 같은 방식으로 영상 4785개를 내려받은 이모씨도 지난달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영미 변호사(법무법인 숭인)는 “과거 비범죄의 영역이었던 소지·저장 등 행위가 범죄화되며 처벌 범위가 넓어진 건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아직까지 성착취 영상을 ‘내가 찍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다운로드하는 것만으로 죄가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 계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n번방 그놈들, 한 명 빼고 감방 갔지만… 절반은 5년형 이하

    n번방 그놈들, 한 명 빼고 감방 갔지만… 절반은 5년형 이하

    ‘#n번방_끝까지_지켜본다’ 지난 한 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성들의 선언이 어어졌다. 신고부터 선고까지 ‘그놈’을 감시하겠다는 일종의 다짐이기도 하다. 그 속에는 성범죄자에게 관대한 사법부를 향한 불신이 녹아 있다. 지난해 2월 ‘n번방 사건’에 분노한 여성들이 모여 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고 이어진 연대행동은 변화의 물꼬를 텄다. 대법원이 강화된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을 마련했고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통과된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을 비롯해 여러 법안이 제정됐다.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된 지 1년, 성착취물 제작·유포·판매 사범들의 처벌 수위는 실제로 달라졌을까. 서울신문이 최근 1년간 검거된 성착취 영상을 공유하는 단체대화방 주요 운영자 및 공범 35명의 선고 형량을 분석한 결과 1명을 제외한 34명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 불과 2~3년 전과 비교해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2017년 형이 확정된 아동 성착취물 제작 사범의 35.5%만 징역형이 선고됐다. 다만 중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35명 중 절반에 가까운 16명이 5년 이하 징역형에 그쳤다. 징역 5~10년형은 10명, 징역 10~20년형은 7명이다. 도합 징역 45년형이 선고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은 예외적인 사례다. 사회적 주목도에 따라 선고 형량이 달라진다는 지적도 있다.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 지난해 신상공개가 결정돼 주목받은 7명 중 1심 선고가 난 5명은 모두 징역 10년 이상 중형이 선고됐다. 조주빈과 공범 강훈(15년)·이원호(12년), ‘갓갓’ 공범 안승진(10년), ‘제주도 오픈채팅방 사건’의 배준환(18년) 등이다. 반면 ‘고액방’ 10대 운영자 4명은 성착취물 1만 5000개를 판매해 3500만원에 달하는 이득을 챙겼는데도 징역 1년 6개월~5년형에 그쳤다. 9세 아동을 유인해 제작한 성착취물 11개를 유포한 ‘어린이갤러리방’ 운영자 정모씨도 지난해 11월 징역 5년형에 처했다. 공범들에 대해서는 범죄집단죄 적용이 변수가 되기도 했다. 박사방 일당은 범죄집단으로 인정되면서 범죄집단가입·활동죄가 적용된 공범들도 대체로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박사방 유료회원 2명에 대해 각각 징역 7년과 8년형이 선고됐을 정도다. 반면 범죄집단죄가 미적용된 n번방 운영자 ‘갓갓’의 공범 일부는 집행유예로 풀려나기도 했다. 여전히 제작이 아닌 유포나 소지 사범에 대한 경미한 처벌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경남형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주범 김모(24)씨는 피해자 50여명의 나체 사진과 성착취 영상을 유포하고 영상 삭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노출 사진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1월 징역 1년 2개월이 선고됐다가 반년 뒤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로 감형됐다. 김씨가 영상을 올린 텔레그램방은 참여자가 8000여명에 달해 피해 규모가 컸는데도 항소심 재판부는 “직접 영상물을 제작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로 선처했다. 김현아(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변호사는 “벌금형과 집행유예 선고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n번방 사태를 계기로 실형 선고가 늘어난 추세”라면서도 “강화된 법정형과 양형 기준을 제대로 적용해 앞으로도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벌 강화와 더불어 예방적 대책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천정아 변호사(법무법인 소헌)는 “n번방 사건이 충격을 준 건 가학적 성범죄 영상을 돌려보며 즐거워한 수많은 회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인권 감수성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코드인사 논란 재판부 ‘조국·사법농단’ 계속 맡는다

    코드인사 논란 재판부 ‘조국·사법농단’ 계속 맡는다

    법원이 야당의 ‘정권 편향 진행’ 반발을 사고 있는 김미리(52·사법연수원 26기)·윤종섭(51·26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기존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에 유임했다. 다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사건 재판을 심리 중인 김 부장판사가 속한 형사합의21부는 비슷한 경력의 부장판사들로 구성되는 대등재판부로 변경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정기 인사에 대비한 사무분담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야당이 서울중앙지법 장기 근무 문제를 지적해 온 김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 사건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1부에 유임됐다. 법원은 김 부장판사의 유임을 결정하는 대신 그간 김 부장판사 홀로 재판장을 맡아 왔던 형사합의21부를 대등재판부로 지정해 김상연(49·29기)·장용범(50·30기) 부장판사가 새로 부임했다. 대등재판부는 부장판사 3명이 사건에 따라 번갈아 재판장과 주심을 맡는 재판부로, 수평적 관계에서 실질적인 3자 협의를 구현하기 위해 도입됐다. 조 전 장관 사건과 울산시장 사건의 재판장과 주심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사법농단 사태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윤 부장판사는 형사합의32·36부 재판장에 유임됐다. 일반적으로 같은 법원에서 3년 이상 근무한 부장판사는 다른 법원으로 옮기는 데 비해 윤 부장판사는 6년째, 김 부장판사는 4년째 서울중앙지법에 남게 되면서 야권에서는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전날 대법원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이런 문제를 지적했고, 이에 김 대법원장은 “여러 요소를 살펴 인사를 하는 것이며 일일이 만족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성폭행 미수·노래방 난동·택시기사 폭행…공무원 물의(종합)

    성폭행 미수·노래방 난동·택시기사 폭행…공무원 물의(종합)

    동부지법 소속 30대, 강간미수 혐의대법원 소속 50대, 노래방 업주 폭행 공무원들이 술에 취해 여성을 성폭행하려 시도하고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잇따라 물의를 일으켰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서울동부지법 소속 30대 공무원 A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전날 밤 송파구 문정동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 술에 취한 채 처음 보는 여성을 마구 때리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가 반항하자 달아났다가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대법원 소속 50대 기능직 공무원은 폭행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입건됐다. 관용차량을 운행하는 B씨는 지난 10일 오후 8시쯤 서초구의 한 노래방에서 만취 상태로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한 업주 등과 시비를 벌이다 주먹 등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인근 파출소로 연행된 뒤에도 30여분 동안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B씨에게 관공서 주취소란 혐의도 추가할 방침이다.“마스크 써라” 요구에 택시기사 폭행도 한편 부산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사상구청 공무원이 입건됐다.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사상구청 공무원 C씨는 전날 오후 9시 55분쯤 50대 택시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하며 기사를 밀고 폭행했다. 당시 C씨는 만취한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C씨를 검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헤어지자” 통보한 여친 집 찾아가 아버지 살해한 20대…대법, 징역 28년 확정

    “헤어지자” 통보한 여친 집 찾아가 아버지 살해한 20대…대법, 징역 28년 확정

    헤어지자고 통보한 뒤 연락을 피하는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그녀의 아버지를 살해한 20대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헤어진 뒤 연락을 받지 않는 전 여자친구 B씨의 집에 찾아가 그녀의 남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이를 막아선 B씨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B씨는 A씨가 평소 집착이 심하고 수차례 자신을 폭행하는 등 폭력적 성향을 보이자 두려움을 느끼고 A씨와 헤어지기 위해 연락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며칠 전부터 B씨에게 평소 가지고 다니던 흉기를 보여주면서 “가족들까지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범행 당일 B씨의 가족들이 자신을 기분 나쁘게 대한다는 이유로 분노가 치밀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이 선고한 벌이 가볍다며 형량을 징역 28년으로 늘렸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집착과 폭력 끝에 B씨는 아버지를 잃는 참혹한 결과를 맞았고, B씨의 남동생은 어린 나이로 살인미수 피해를 당했을 뿐 아니라 아버지가 무참히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해 평생 잊기 힘든 고통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심이 선고한 형은 그 책임에 비하여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 측은 형량이 무겁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김명수 출석 공방’ 법사위 결국 파행…野 대법 항의 방문… 金 “사퇴 안 한다”

    ‘김명수 출석 공방’ 법사위 결국 파행…野 대법 항의 방문… 金 “사퇴 안 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7일 여야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국회 출석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인 끝에 결국 파행됐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직접 김 대법원장을 찾아가 사퇴를 압박했으나 그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 김도읍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 대법원장은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 여부와 관련해 몇 번에 걸쳐 대국민 거짓말을 했다. 이런 분은 탄핵 대상”이라며 “국회에 나와 의혹들에 답변해야 한다”고 김 대법원장 출석 요구 안건을 이날 회의에 올려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간사 백혜련 의원은 “대법원장 출석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이 문제 됐을 때조차 민주당이 양 전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받아쳤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해당 안건을 표결에 부치자 국민의힘은 발언 기회를 막았다며 강력 항의했다. 김 의원이 “위원장이 위원 발언을 막고 독재, 독단적 진행을 한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윤 위원장은 “위원장의 권한이다. 의사진행을 김 의원 결재를 받고 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안건은 법사위 재석 의원 17명 중 국민의힘을 제외한 모든 의원(12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날 오후 업무보고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후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대법원을 항의 방문해 직접 김 대법원장을 면담했다. 3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김 대법원장은 대부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의원이 “우국충정으로 말씀드린다. 사퇴해야 법원이 산다. 사퇴 안 할 것이냐”고 묻자 김 대법원장은 “그렇다”고만 짧게 답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변호인이었던 홍기태 변호사를 사법정책연구원장에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김 도지사를 변호한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전주혜 의원이 “이번 법원장 인사를 앞두고 법원행정처 관계자를 통해 18기 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 ‘대법원장이 부담스러워하신다’는 말을 전했고, 결국 그 부장판사가 사표를 냈다는 보도를 봤냐”고 묻자 김 대법원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거짓 해명’ 김명수 “사퇴할 생각 없어…대국민 사과는 검토”

    ‘거짓 해명’ 김명수 “사퇴할 생각 없어…대국민 사과는 검토”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법원을 찾아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종용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도읍·장제원 의원 등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의원 6명은 17일 오후 3시 30분쯤 대법원을 항의 방문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출석 요구 안건에 대한 투표 자체가 부결되자 직접 대법원을 찾았다. 이들은 김 대법원장을 만나 ‘거짓 해명’ 의혹 등을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사퇴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서울중앙지법 윤종섭 부장판사와 김미리 부장판사의 장기 유임에는 “여러 요소를 살펴서 인사를 하는 것이며 일일이 만족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윤 판사와 김 판사는 각각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1심을 맡고 있다. 의원들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여론조작 사건의 법률대리를 맡은 홍기태 변호사를 사법정책연구원장에 임명한 것에 대해 “김경수 재판을 맡은 법관에게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법원장은 “홍 변호사가 해당 사건을 맡았다는 사실을 몰랐고 원장직은 공모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사퇴 종용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사법부 위기에 대해 대국민 사과나 국회에 출석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30분간 이어진 면담에는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이 배석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KCC 정몽익, 2번째 이혼소송에 부인 ‘1100억대 재산분할’ 요구

    KCC 정몽익, 2번째 이혼소송에 부인 ‘1100억대 재산분할’ 요구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59)이 부인 최은정씨를 상대로 또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19년 9월 배우자 최씨를 상대로 한 이혼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재차 제기했다. 정 회장은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최씨는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외조카다. 정 회장은 2013년에도 이혼소송을 냈지만 1·2심에 이어 2016년 대법원에서 패소한 바 있다. 정 회장은 다른 여성과 결혼식을 올리고 아들 둘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법원은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파탄난 것은 맞으나 그 원인이 중혼관계를 이어온 정 회장에게 있다고 봤다. 혼인관계가 깨지게 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책주의’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2019년 9월 최씨를 상대로 또 한번 이혼소송을 냈고 변론기일과 조정기일이 각각 두 차례 열렸었다. 그러나 조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최씨는 올해 1월 이혼과 더불어 1120억원대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최씨가 요구한 1120억원은 정 회장 재산의 40%에 해당한다. 최씨 측은 원래 이혼을 원치 않는 입장이었으나 세 자녀와 아버지의 관계 등을 고려해 결국 이혼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재판부에서 심리하던 사건은 최씨의 재산분할 소송 제기로 합의부 재판부로 이송됐다. 변론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독도 문제도 다퉈보자고 할텐데”...위안부 ICJ 제소 딜레마

    “독도 문제도 다퉈보자고 할텐데”...위안부 ICJ 제소 딜레마

    이용수 할머니, ICJ 제소 필요성 주장정부, 신중 검토 입장..“신중에 방점”강제징용 판결 때보다 상황 크게 악화쟁점 놓고 한일 간 합의 가능성 ‘제로’“청구권 협정 통해 해결해야” 주장도문재인 정부가 한일 관계 복원에 나선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해 해결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부 측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정부는 “신중 검토” 입장을 내놓았지만 ‘검토’보다는 ‘신중’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3)는 17일 하버드대 아시아태평양 법대 학생회(APALSA)가 연 온라인 세미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설득해 ICJ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기자회견에 이어 이틀째 ICJ 제소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최악으로 평가받는 한일 관계를 풀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강경 일변도인 일본 정부를 설득해야 되는 상황에서 피해 당사자의 주장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날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위안부 할머니 등 입장을 조금 더 청취하고, ICJ 제소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신중 검토 입장과 관련해 “특정 방향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ICJ 제소는 한일 간 외교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뜻이나 다름 없어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2018년 10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을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분쟁이 심화되기 전에 한일 양국이 ICJ에 공동 제소를 하면 결론이 나올 때까지 사태 악화를 막을 수 있고, 도중에 화해를 할 가능성도 있었다. 실제 정부는 ICJ 제소와 관련해 득실 관계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지금은 과거사 문제로 양국 국민들 간 감정이 악화돼 있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가 ICJ 제소를 하려고 해도 일본 정부가 응해야 하며, 나아가 어떤 걸 쟁점으로 삼을 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일본 측은 위안부 문제 뿐 아니라 강제징용, 독도 문제도 함께 다퉈보자고 할 수 있는데, 한국 정부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에서 합의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이며 영유권 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강제징용은 일제 식민지배의 불법성 여부를 따질 수 밖에 없는데, ICJ가 당시 열국들이 외교적으로 승인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합법’이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우리도 검토했지만 여러 요인 때문에 접었고, 일본도 ICJ로 갔을 때 여러 분위기를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도 섣불리 ICJ 제소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은 ICJ 재판 과정에서 법적 공방 내용이나 문서가 공개됐을 때 일본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이용수 할머니의 ICJ 회부 발언에 대해 “어떤 의도로, 어떤 생각으로 발언한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논평을 삼가겠다”고 했다. 최봉태 대한변협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은 “1965년 청구권협정과 관련해 해석상 분쟁이 발생했을 때 ICJ에 가자고 합의하지 않았다”면서 “협정에 따라 협의를 해보고 중재를 가든지 하면 된다. 한국 정부가 이성적 협의의 장을 만들면 일본과 싸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청구권 협정 3조는 우선 외교상의 경로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해결할 수 없을 때 중재위원회 결정에 회부하도록 돼 있다. 일본은 2019년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중재위 회부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신중 검토” 입장을 밝힌 뒤 결국 일본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일본 측이 ICJ에 제소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현실화되진 않았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사법부 판결로 인해 한일 간 관계가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면서 “양국의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이 단계에선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원덕 교수는 “과거사 문제로 대일 외교 뿐 아니라 전체적인 외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면서 “우리의 요구는 배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도덕적 우위에 선 외교를 펼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이보시 고이치 신임 주한 일본대사는 지난 15일 주한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부임사에서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는 일한·일한미의 협력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한 관계가 전에 없이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으며 책임의 무거움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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