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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부 수호 나선 김명수...여당 주도 사법개혁법안 ‘반대’

    사법부 수호 나선 김명수...여당 주도 사법개혁법안 ‘반대’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의견서외부 위원 다수인 사법행정위대법 “법관 정치화 가능성”삼권분립 원칙 거론하며 반대대법원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 중인 사법부 개혁 법안에 대해 “위헌”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법 개혁을 넘어 사법부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는 26일 취임 3주년을 맞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호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난 7월 민주당 이탄희 의원 등 31명이 사법행정에 관한 심의·의결기구로서 합의제 기관인 ‘사법행정위원회’를 도입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에 대해 대법원이 공식 입장을 국회에 전달한 것이다. 대법원은 “사법 행정을 담당하는 수평적 회의체의 설치,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분산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개정안에 따른 회의체 권한, 구성 등에 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위원회의 3분의 2인 8명을 비법관인 외부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우리나라 헌법 해석상 사법행정권은 법관이 행사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정안은 위헌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사법행정권 행사의 중심은 ‘판사’가 돼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인 표준이자 사법부 독립의 핵심 내용이란 설명이다. 사법부 독립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법행정위가 법관 인사 권한을 보유하는 것도 반대한다고 했다. “판사의 전보, 보직, 근무평정까지 결정하면 법관 역시 신속하게 정치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반박 근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 영장전담 판사의 인사를 정치적으로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사법행정위는 법률상 기구에 불과한데 헌법상 기구인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을 그대로 승계하는 부분도 법 체계상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헌적이라고 적시했다. 또 사법행정위 위원을 추천하는 위원회를 대법원이 아닌 국회에 설치하도록 한 점도 반대한다고 했다. 헌법상 권력분립원리에 따라 사법행정권을 포함한 사법권을 사법부에 부여한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개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이란 점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해외 사례까지 들어 개정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삼권분립 위배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대법원이 이번 사안을 굉장히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여당도 대법원 입장을 무시하고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12월 사법행정회의를 설치해 사법행정 권한을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대신 ▲대법원장 ▲판사 5명 ▲판사가 아닌 법원사무처장 ▲법원 외부 인사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사법행정회의를 설치하는 게 골자다. 1년 전 취임 2주년을 맞아 사법행정자문회의도 출범시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용 수임은 ‘잭팟·로또’” …법조계 들썩이는 회장님 재판

    “이재용 수임은 ‘잭팟·로또’” …법조계 들썩이는 회장님 재판

    “변호인단 면면을 보세요. 일반인은 꿈도 못 꿀 경력의 사람들이죠. 원래도 재벌 총수 사건이 있으면 변호사 시장 전체가 들썩일 정도인데, 의뢰인이 삼성 이재용이라면 수임료에 숫자 ‘0’이 얼마나 더 붙을지는 가늠도 안 되죠. 일단 수임만으로도 ‘잭팟·로또 당첨’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재판 앞두고 새 변호인단 꾸리는 이재용 검찰이 1년 9개월 수사 끝에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을 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이 부회장의 ‘초호화 변호인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는 검찰 ‘특수통’ 출신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해 수사팀의 허를 찔렀던 이 부회장은 검찰이 자신을 재판에 넘기자 판사 출신 변호사들로 변호인단을 재편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부회장 재판과 관련해 “어느 로펌의 누가 참여하는지도 업계의 관심사”라면서 “경험과 능력, 인맥 등을 총망라한 전관 변호사가 속속 선임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법무법인 태평양 송우철(58·사법연수원 16기)·권순익(54·21기)·김일연(50·27기) 변호사, 법률사무소 김앤장 하상혁(48·26기), 최영락(49·27기), 이중표(47·33기) 변호사 등 6명을 선임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법무법인 화우의 유승룡(56·22기) 변호사도 선임하는 내용의 변호사 추가 지정서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유 변호사를 포함해 이날까지 12명의 변호사가 이 부회장 변호인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는 10월 22일 이 부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만큼 변호인단은 재판 경험이 풍부한 판사 출신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 재편은 이미 사건이 검찰의 손을 떠나 법정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공판 방어권’ 중심의 전략 수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변호인단 12명 중 10명이 판사 출신으로 구성됐다.변호인단 중 사법연수원 최선임인 송 변호사는 ‘국정농단’ 재판에 이어 약 3년 만에 이 부회장 ‘방패’로 나선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서울고법 부장 판사 등을 지낸 송 변호사는 재판 경험이 풍부하고 법리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수사부터 1심까지 변호를 맡았지만, 2심에서 사건이 서울대 법대 동기인 정형식 부장판사가 재판장인 서울고법 형사13부에 배당되자 사임했다. 태평양의 권 변호사와 김 변호사 역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 재판 실무와 법리에 밝다는 평을 받는다. 특수통 검사 출신에서 판사 출신 변호사로 대거 교체 매출 규모와 각종 평가에서 국내 로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앤장 소속 변호인 참여도 검찰 기소를 기점으로 변화를 맞았다. 대검찰청 조직범죄과장 등을 지낸 이준명(55·20기) 변호사를 비롯해 검찰 수사에 대응해온 김앤장 소속 7명의 변호사가 기소 이후 사임했고, 기존 안정호(52·21기), 김유진(52·22기), 김현보(52·27기) 변호사에 이어 최근 3명의 김앤장 변호사가 추가로 합류했다. 이 부회장의 김앤장 소속 변호인 6명 모두 판사 출신으로 구성됐다. 현재까지 선임된 변호인 12명 가운데 10명이 판사 출신이고, 수사 단계부터 변호를 맡아온 최윤수(53·22기)·김형욱(47·31기) 변호사 2명은 검사 출신이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국정원 제2차장 등을 지낸 최 변호사는 공판 시작 지원 단계까지 참여한 뒤 본격적인 재판 단계에서는 사임할 것으로 전해졌다.수사 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던 대검 중앙수사부장 출신 최재경(58·17기) 변호사와 검찰 특수부 요직을 두루 거친 김희관(57·17기), 김기동(56·21기), 이동열(54·22기), 홍기채(51·28기) 변호사를 비롯해 판사 출신 한승(57·17기), 고승환(43·32기) 변호사 등은 이 부회장 기소 이후 사임했다. 화우 소속 유 변호사의 합류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유 변호사는 2018년 삼성전자의 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수사 당시 삼성 측 변호를 맡은 이력이 있다. 삼성그룹은 2011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일가의 상속 소송에서 화우가 CJ 측 대리를 맡은 것을 계기로 상당 기간 불편한 관계를 갖기도 했다. 이 부회장처럼 재벌 총수의 송사에서는 언제나 대형 로펌의 유력 변호사들이 단계별로 힘을 합쳤다. 수사 단계에서는 주로 검찰 출신 변호인단이 불기소나 불구속 기소를 위해 후배 검사들과 법리공방을 펼쳤고, 재판 단계에서는 고위 법관 출신 변호인단이 무죄와 최소 형량을 목적으로 법정에 섰다. 법정구속 신동빈 회장, 집행유예 이끌기도 2018년 3월 4300억원대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중근(79) 부영그룹 회장은 법무법인 평산과 광장, 율촌 등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24명을 선임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이 회장 변호인단에는 김능환(69·7기) 전 대법관과 채동욱(61·14기) 전 검찰총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후 이 회장은 1심에서 366억원 횡령 및 156억 9000만원 배임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이 선고됐지만, 2심은 형량을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원으로 낮췄고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원심 그대로 최종 확정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제3자 뇌물공여)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던 신동빈(65) 롯데그룹 회장은 2심 재판을 앞두고 기존 김앤장 변호사들 외에 이광범(61·13기)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이 변호사는 특별검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수사를 지휘했고, 법관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과 인사실장, 대법원장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이후 2심은 징역 2년 6개월을 유지하면서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면서 신 회장을 석방했고,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문]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지난 과오 바로잡고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전문]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지난 과오 바로잡고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김명수 대법원장은 11일 ‘대한민국 법원의 날’을 맞아 “사법부가 지난 과오를 바로잡고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헌법적 사명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린 ‘제6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사에서 취임 이후 이어온 사법부 독립을 위한 노력을 설명하면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사법부 구성원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법원의 날 기념식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열리지 않았다.김 대법원장은 기념사에서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의 의미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운을 뗀 뒤 “어떤 상황에서도 정의가 무엇인지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이야말로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사법부를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 충돌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법과 양심의 저울로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동요할 리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에 대한 법원의 보석 허가와 지난 8월 15일 일부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법원 결정을 두고 판사 개인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김 대법원장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아래는 김 대법원장의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올해 대한민국 법원의 날은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평온한 일상을 잃고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감염병의 확산 속에서도 의연한 모습으로 맡은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법원 가족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9월 13일 대한민국 법원의 날은 우리나라 사법주권의 회복을 기념하는 날이자, 사법부 독립의 참된 의미와 사법부의 책임을 되새기는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매년 돌아오는 법원의 날이 우리에게 새삼 큰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사법부 독립의 가치와 이를 지켜 내고 이어갈 사법부의 책임이 무겁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취임 이래, 사법부가 지난 과오를 바로잡고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헌법적 사명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드려 왔습니다. 지난해 사법행정자문회의의 출범, 법원행정처 상근법관의 지속적 감축과 외부 전문인력의 등용은, 대법원장 한 사람이 아닌 수평적 회의체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전문가에 의해 책임 있게 구현되는 새로운 사법행정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사법부가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사법부 관료화의 폐해를 방지하고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자 추진해 왔던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위 폐지와 윤리감사관의 개방직화는, 올해 3월 법원조직법 중 일부가 개정됨으로써 우리의 의지가 입법으로 결실을 맺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법행정 구조의 전면적 개편은 결국 큰 폭의 법률 개정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대법원은 합의제 의사결정기구로서 사법행정회의 신설, 법원행정처 폐지 및 법원사무처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의견을 이미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사법행정은 오롯이 재판의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추호도 재판에 개입할 여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법부의 의지와 결단의 산물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사법부의 진심을 깊이 헤아려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사법의 본질은 재판에 있으므로 사법부의 사명은 근본적으로 ‘좋은 재판’을 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상고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나 전문법원의 도입을 검토하는 것도 모두 ‘좋은 재판’을 위한 것입니다. 형사사건에서 전자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폭증하는 상고사건 속에서 상고심 기능의 정상화를 위해 상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 왔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상고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미루어 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 노동, 해사 등 전문적인 심리가 필요한 사건에 대하여는 해당 사건의 특수성, 사건 수, 전문 지식의 정도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전문법원 설치의 필요성과 우선 순위, 관할사건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형사전자소송은 형사기록의 전자사본화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등 법원이 선제적으로 도입을 준비해 왔던 것이기도 합니다. 형사재판에 전자소송이 도입되면 재판절차가 보다 투명해지고,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도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부의 노력이 비단 현재에 머물 수만은 없습니다. 올해 사법부가 차세대전자소송시스템과 미래등기시스템 구축사업에 착수한 것도 미래의 ‘좋은 재판’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대비한 사법부의 노력이 사법접근성의 획기적 향상과 사용자별 맞춤형 서비스로 실현될 수 있도록 각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좋은 재판’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재판제도와 함께 법원공무원 인사제도의 개선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시험 중심의 승진제도는 특정시기에 업무역량이 재판에 온전히 집중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이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습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춘 실질적 평정의 도입을 전제로 시험에 의한 승진을 폐지하고, ‘좋은 재판’을 위해 성심을 다한 사람이 높이 평가받는 구조로 인사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법원공무원 인사제도개선 분과위원회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의견이 수렴되어 훌륭한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하지만 사법부의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과연 어떤 재판을 ‘좋은 재판’으로 평가할 것인가는 오로지 국민의 몫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사건의 선고를 모두 생중계하고, 통합열람·검색시스템을 이용해 손쉽게 각급 법원 판결서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에서 나아가 그 공개 범위를 미확정 판결로까지 확대하려는 것도 책임 있는 자세로 재판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받기 위함입니다. 변호사에 의한 법관평가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그 맥락이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외부로부터의 평가가 당장은 낯설지 모르지만, 두려워 말고 오히려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는 성숙하고 겸허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법원 가족 여러분!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시기일수록 법과 양심에 따른 공정한 재판의 의미는 무겁고 사법부 독립의 가치는 더욱 소중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정의가 무엇인지 선언할 수 있는 용기와 사명감이야말로 제아무리 곁가지가 거세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지금껏 사법부를 지탱해 온 버팀목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충돌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법과 양심의 저울로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면 그 어떤 풍파가 몰아쳐도 동요할 리 없습니다. 판결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 근거 없는 비난이나 공격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不動心)으로 재판에 더욱 집중하여, 재판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가 수호되고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한편, 열린 마음으로 사회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나가는 것도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합니다. 익숙함에 대한 과신을 경계하고, 어느새 스스로가 사회 현상과 조류에 둔감해져 있지는 않은지 항상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법부의 앞날을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이룬 작은 성취는 오히려 우리의 각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뿐입니다. 비록 더디고 힘든 길일지언정, 아직 가보지 않아 두려운 길일지언정 ‘좋은 재판’의 가치를 가슴속에 새기고, 사법부가 본래 있어야 할 자리를 향해 담대한 걸음을 내디딥시다. 우리의 간절한 노력으로 국민에게 존중과 신뢰를 받는 사법부로 거듭나, 오랜 훗날 오늘을 기념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물려줍시다. 그것이야말로 사법부 독립의 가치와 그에 따른 책임의 무거움에 우리가 응답하는 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는 그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기꺼이 동행해 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 사회가 겪는 고통과 희생이 매우 큽니다. 그러나 한마음으로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습니다. 우리 법원의 재판업무도 코로나19로 많은 지장을 받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주어진 기술과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여 노력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이나 재산권 보장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어 코로나19로 인한 역경을 이기고, 하루빨리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 9. 11. 대법원장 김 명 수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흥구 대법관 취임… 진보색 짙어진 대법원

    이흥구 대법관 취임… 진보색 짙어진 대법원

    이흥구(57·사법연수원 22기) 신임 대법관이 8일 ‘김명수 코트’에 합류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제청한 8번째 대법관으로 대법원의 진보적 색채가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법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사법부 구성원들이 어떤 외부 힘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철한 정의감과 용기를 가지고 있음을 판결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재판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이 언제든지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법관은 또 “인권 보장이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라고 강조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6년 임기를 채우고 떠난 권순일(61·14기) 대법관의 퇴임식과 이 대법관의 취임식 모두 열리지 않았다. 이 대법관이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일각에서는 ‘정치적 편향’ 우려를 제기한다. 앞으로 이 대법관이 주심을 맡는 사건마다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더 엄격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대법관 입장에서는 균형 잡힌 판결을 내리면서도 법리로 꽁꽁 무장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 대법관의 합류로 대법원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을 포함해 11명으로 늘었다. 이 중 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은 8명이다. 전원합의체 구성원 13명 중 절반이 넘는다. 전합 판결은 출석 대법관의 과반 의견으로 결정된다. 특히 진보 성향 단체로 분류되는 우리법연구회(김 대법원장, 박정화·노정희·이흥구 대법관), 국제인권법연구회(김상환 대법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김선수 대법관) 출신이 6명으로 늘어 발언권이 더 세졌다는 평가다. 내년 5월과 9월에는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보수 성향의 박상옥, 이기택 대법관이 각각 퇴임한다. 사법부 최고 법원으로서 대법원이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데 앞장서려면 대법관 구성부터 실질적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퇴임식·퇴임사 없이 떠나는 대법관 권순일...민변은 왜 불만?

    보수·진보 넘나든 권순일6년 임기 마치고 8일 퇴임사법농단 사태 연루 의혹도민변 ‘사죄 없는 퇴임’ 비판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8일 퇴임한다. 퇴임식도 퇴임사도 없이 후임 이흥구(57·22기) 대법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다. 사법부의 최고 권위인 대법관 자리를 명예롭게 끝마치는 날이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권 대법관의 사죄 없는 조용한 퇴장에 비판 성명을 냈다. 권 대법관은 2014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그의 판결들은 꼭 그렇지도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여기에는 대법관 중 최선임인 권 대법관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 지사의 후보 토론회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놓고 대법관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권 대법관이 유죄 의견을 냈다면 무죄와 유죄 의견이 5대 6으로 바뀌었을 것이고, 김명수 대법원장도 유죄 의견이 다수인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다. 그러나 권 대법관은 무죄 취지 의견을 냈다. 지난달 산재 유족 특별채용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권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 손을 들어줬다. 사망한 근로자의 자녀를 단체협약을 통해 특별채용하는 것은 고용 세습이 아니라 유족 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규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이다. 권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정부 조치는 위법하다는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역시 다수 의견에 섰다. 전교조가 7년 만에 합법적 지위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다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사건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 제재가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반대의견을 내고 소신을 유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법관 12명의 의견이 6대 6으로 맞선 상황에서 김 대법원장의 캐스팅보트로 권 대법관과 다른 결론이 다수의견이 됐다. 그렇게 판결문 속 권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권 대법관은 사법농단 사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검찰이 그를 기소하진 않았지만 시민단체는 그를 탄핵 명단에 올렸다. 민변 사법센터는 이날 “권 대법관의 퇴임사는 오로지 진실에 대한 고백과 사죄여야 한다”는 성명을 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변은 “권 대법관의 무사한 퇴임으로 우리 사법 오욕의 역사도 또 한 줄 남겨지겠지만 이것이 사법농단 사태의 완결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아직 할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권 대법관이 못 다한 퇴임사는 이흥구 신임 대법관이 완결지을 수 있을까. 과거 권 대법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청년 이흥구’에게 실형을 선고했지만 이 청년은 역경을 이겨내고 35년 만에 대법관 자리에 올랐다. 이 대법관의 취임사에 관심이 쏠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통과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통과

    이흥구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임명동의안은 총투표수 280표 가운데 찬성 209표, 반대 65표 기권 6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2일 이흥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도덕성과 자질을 검증했으며, 그다음 날인 3일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흥구 후보자는 8일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의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회의장의 가장 뒷줄 좌석부터 한 줄씩 일어나 투표에 참여했다. 이흥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수자 보호를 중요한 책무로 강조한 데 따라 향후 대법관으로서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에 무게를 둔 판결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순일 대법관이 퇴임하면 재판부를 구성하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2명의 대법관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은 박상옥·이기택·김재형 대법관 3명만 남게 된다. 이흥구 후보자의 대법관 임명 절차가 끝나면 대법원 재판부는 흔히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우국민’(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으로 절반 가까이 채워진다.다만 대법관들의 출신 배경만으로 판결 방향을 예단하는 것은 기계적이고 일차원적인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법부의 판단을 정치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빌미로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도 있다. 실제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판결 중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법관들이 예상과 다른 의견을 내놓은 사례가 적지 않다. 전교조 사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3명의 대법관 중에서 박상옥·김재형 대법관이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김재형 대법관은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에서 TV 토론회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며 이 지사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박상옥·김재형 대법관은 임명 과정에서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임명 동의에 반대했던 인물들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7년 만에 합법노조 지위 회복한 전교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어제 해직 교원이 가입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 처분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 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노동 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전교조는 법외 노조 처분 후 7년 만에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했지만, 파기 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법외노조다. 그동안 쟁점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할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노동조합법 2조 4항을 둘러싼 해석이었다.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는 법률 유보 원칙에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노동 3권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행정관청이 적법한 법령 없이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대법원이 지적한 법적 문제를 고용노동부와 국회는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해야 할 것이다.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에 9명의 해직 교원이 있다는 이유로 6만여명의 회원이 소속한 전교조에 팩스 한 통을 보내 법외노조로 전락시킨 것은 당시에도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과정에서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박근혜 정부와 ‘재판거래’를 한 의혹이 그것이다. 한국 교육 현장에는 많은 관행이 민주화됐다고 해도 아직 잘못된 관행과 빗나간 권위주의 잔재가 남아 있다. ‘참교육’을 내걸고 1988년 출범한 전교조가 천신만고 끝에 합법노조의 지위를 회복한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교육 현장을 돌봐 주길 바란다. 교원 권리도 보호해야겠지만, 우선순위를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에 두고 최선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
  • 대법 “노조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 노동3권 제약 판단

    대법 “노조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 노동3권 제약 판단

    고용부, 2010~2013년 해직교원 탈퇴 요구전교조 불응하자 법외노조 통보… 소송전 대법 전원합의체 1·2심과 정반대 판단“행정부가 폐지된 노조 해산명령제 부활”소수 의견 “법 해석 안 하고 스스로 법 창조” ‘양승태 대법원 靑과 재판 거래’ 논란 키워文대통령 사법부 힘 빌려 대선 공약 이행“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법외노조 통보를 한 것은 노동조합 지위를 박탈한 것을 넘어 사실상 노조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이다.” 대법원이 지난 7년간 법 밖에 서 있던 전교조가 다시 합법화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법률에 분명한 근거가 없는 법외노조 통보로 강력하게 보호받아야 할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제약했다는 판단에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진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에서 극적으로 뒤집혔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로 부담을 덜게 됐다. 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는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원고인 전교조 측이 법외노조 통보 근거 규정이 된 교원노조법과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법률에 근거를 두지 않아 위법”이라고 주장했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8명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문제의 시행령에는 노조 설립신고서 반려 사유가 생기면 시정요구를 하고, 이를 불응하면 ‘노조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앞서 고용부는 2010년 3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전교조에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허용하는 규정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가 불응하자 고용부는 2013년 10월 24일 전교조에 “교원노조법에 의한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전교조는 소송전에 돌입했지만 1·2심은 “노동조합법 시행령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정부 손을 들어줬다. 전원합의체는 정반대 판단을 했다. 노동조합법이 법외노조 통보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아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는 해석이다. 다수의견(8명)은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의 결단에 따라 1987년 폐지된 노조 해산명령 제도를 행정부가 법률상 근거 없이 행정입법으로 부활시킨 것”이라고 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으나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의 교원노조법 합헌 결정을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였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맡은 파기환송심이 항소심 판결까지 효력 정지를 결정하면서 불법노조 신세를 면했으나 두 달 뒤 2심 패소로 합법노조 지위를 잃었다. 이후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 등 법원행정처 문건이 발견돼 사법부가 전교조 재판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전교조 측은 “재판개입 의혹이 드러났다”며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당장 직권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듯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사법부 힘을 빌려 공약을 이행하는 모양새가 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고 노동자의 노조 가입 문제, 결격사유가 있는 노조에 대한 규율 문제 등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와 입법·정책적 해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법을 해석하지 않고 스스로 법을 창조하고 있다”는 반대의견도 있다.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법이 정한 요건은 지키지 않으면서 법적 지위와 보호만 달라는 식의 억지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법체계는 현대 문명사회에서 존재한 바 없다”고 비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전교조 7년 만에 합법화 길 열렸다

    전교조 7년 만에 합법화 길 열렸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해직 교원을 가입시켰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노조 지위를 박탈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전교조가 법외노조 처분을 통보받은 지 7년 만에 합법화의 길이 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는 3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날 선고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변호사 시절 전교조 사건을 대리한 김선수 대법관은 심리에서 제외됐다. 다수 의견 8명은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법률상 근거 또는 위임 없이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하고 있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법외노조 통보는 이미 적법하게 설립된 노조에 결격사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상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재형·안철상 대법관도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고 봤지만 다수 의견과 판단 근거(별개의견)는 달랐다.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법외노조 통보는 적법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전교조가 ‘대법원 판결 확정 때까지’ 법외노조 통보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 사건은 이날 기각됐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지위는 유지되지만 파기환송심에서 전교조가 다시 효력정지 신청을 하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해직자의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전교조는 곧바로 합법 노조 자격을 얻게 된다. 2013년 법외노조 통보 당시 전임자 교단 복귀 등에 나선 교육부도 “고용부 등과 협의를 통해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지연된 정의’ 다시 세웠다” 조희연 전교조 판결 환영

    “‘지연된 정의’ 다시 세웠다” 조희연 전교조 판결 환영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처분이 위법하다며 서울고법에 다시 재판하도록 사건을 돌려보낸 대법원 판결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며, 전교조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전교조는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의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며 “최근 진행된 수사에서 드러났듯, 당시 재판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부의 물밑 거래가 영향을 미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판결을 통해 법원의 편법과 부당한 행정이 만들어낸 적폐를 바로잡는 시대정신을 후세와 함께 나눌 계기가 마련되었다”며 “만시지탄이지만, ‘지연된 정의’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조 교육감은 이번 판결은 비단 전교조에만 해당하는 판결이 아닐 것이라고 전망하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특히 선진국으로서 국제기준에 맞는 노사관계 선진화에 한발 다가서게 된 역사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의 비준을 앞두고 있기에 이번 전교조 판결을 계기로 조속한 비준을 통해 노동에 대한 사회 인식의 전향적 전환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도성훈 인천시 교육감도 “대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에 감사드린다”며 “조속하게 후속 판결이 이뤄져 전교조의 법적 지위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 교육감은 11∼12대 전교조 인천지부장을 지낸 바 있다. 전교조는 앞서 2013년 10월 해직 교원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아 법규에 따른 노동쟁의 조정과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등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교조의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특별3부는 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전교조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일단 법외노조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7년만에 ‘해법’ 받은 전교조…민주당 “대법원이 전향적 판단했다”

    7년만에 ‘해법’ 받은 전교조…민주당 “대법원이 전향적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합법 노조가 아니라고 통보했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마음속 짐을 덜게 됐다. 전교조 법적지위 회복과 관련한 문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아픈 손가락이었다. 노동계의 숙원이었지만 사법부의 판단에 기댄채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7년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2017년 1월 전교조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조치를 규탄하며, 신정부 들어서면 우선적으로 법외노조 조치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당선 뒤에는 지방선거 이후에 하겠다며 미뤘다. 고용노동부가 직권 취소 “검토”를 말하자 청와대 대변인이 “불가”를 발표했다. 결국 최종심까지 가는 7년의 싸움 끝에 전교조는 노조를 법외로 만든 시행령이 무효라는 대법원이 판단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대법원의 판단에 대해 민주당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안호영 의원은 통화에서 “대법원이 전향적으로 잘 판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라며 “이번에 ILO 협약과 관련해 국회 비준해야하는 상황이고 관련법안 처리해야 하는 상황인데 대법원이 이런판단 했기 때문에 법안 통과시키고 비준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동전문가로 국회에 진출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비례대표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입법미비인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에서도 신경써서 입법을 해야하고, ILO 핵심협약 추진과 관련해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ILO 비준과 대법원이 이번에 드러난 입법미비사항에 대한 조치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판결에서 “법외노조 통보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법률이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며 입법 미비를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도 관련 법개정을 준비 중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고용노동부는 해직자의 노조 활동을 허용하는 내용의 노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이들 협약 비준을 위해 국회에 제출한 노조법 등 관련법 개정안에는 실업자뿐 아니라 해직 교원의 노조 가입과 활동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의당도 이날 판결에 대해 환영을 보냈다. 동시에 지금껏 문제를 끌어온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교조 법외노조는 국정교과서 추진과 함께 국정농단 세력의 정치적 의도가 명백한 폭거였으며,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도 강력하게 저항한 바 있다”며 “정권교체 후 민주당의 침묵을 삼권분립, 사법부의 독립성 때문이라는 구차한 핑계로 갈음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합법화 길 열린 전교조…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종합)

    합법화 길 열린 전교조…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종합)

    가처분 신청은 기각…파기환송심 나와야 지위 회복 해직된 교원이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무효 판단을 내렸다. 이로써 전교조는 법외노조 처분을 받은 지 7넌 만에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할 길이 열렸다. 대법 “노동3권 본질적 침해…시행령 조항이 무효”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3일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이 시행령 조항이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법외노조 통보를 했는데, 시행령 조항이 무효이기 때문에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를 상실해 위법”이라고 말했다. 소수의견 2명 ‘반대’ 의견…“법외노조 처분 적법”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소수의견으로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은 적법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관련 법 규정에 의하면 전교조는 법외노조이고 시행령 조항에 의하면 고용노동부는 반드시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 한다”라며 “통보하지 않으면 오히려 책임을 방기한 셈이 돼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날 선고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에 변호사로서 전교조 사건을 대리한 이력이 있어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직교원 9명 가입’ 이유로 2013년 법외노조 통보전교조는 해직교원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2013년 10월 합법화 14년 만에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쟁점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교원노조법·노동조합법의 규정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이 조항을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로 삼았다. 전교조 측은 법내노조 지위를 박탈하려면 해직 교원 가입으로 전체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됐는지 우선 심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전교조는 이후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위헌법률심판 신청 등으로 대응했고 가처분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인용됐다. 그러나 가처분 인용 결정 뒤에 이어진 1심·2심 본안 소송에서 전교조가 모두 패소하면서 합법노조 지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법외노조가 되면 노조법상 노동쟁의 조정,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할 수가 없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 대법원이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지만,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 효력은 계속 유지된다. 곧 이어진 대법원 3부 재판에서 전교조가 낸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전교조는 즉시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지만, 결국 파기환송심 판결까지 기다리게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교조 기사회생, 합법화 길 열려…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

    전교조 기사회생, 합법화 길 열려…대법 “법외노조 처분 무효”

    해직된 교원이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통보한 법외노조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무효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3일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말했다. 대법원이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지만,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 효력은 계속 유지된다. 다만 곧 이어질 대법원 3부 재판에서 전교조가 낸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전교조는 즉시 합법노조 지위를 회복하게 된다. 전교조는 해직교원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2013년 10월 합법화 14년 만에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전교조는 이후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위헌법률심판 신청 등으로 대응했고 가처분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인용됐다. 그러나 가처분 인용 결정 뒤에 이어진 1심·2심 본안 소송에서 전교조가 모두 패소하면서 합법노조 지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법외노조가 되면 노조법상 노동쟁의 조정,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할 수가 없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전교조 7년 만에 다시 합법노조 될까…오늘 최종 결론

    전교조 7년 만에 다시 합법노조 될까…오늘 최종 결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린다. 해직교원까지 가입해 전교조가 불법노조로 규정된 지 7년 만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일 오후 2시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 대해 선고를 한다. 이날 선고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한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변호사로서 전교조 사건을 대리한 이력이 있어 빠졌다. 앞서 전교조는 2013년 10월 해직교원 9명이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법외노조는 노조법상 노동쟁의 조정,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할 수가 없다. 전교조는 즉각 법외노조 통보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효력 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고, 가처분 소송에서는 전교조가 이겼지만 본안 소송에서는 1·2심 모두 패소했다. 쟁점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교원노조법·노동조합법의 규정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이 조항을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로 내세웠다. 전교조 측은 법내노조 지위를 박탈하려면 해직교원 가입으로 인해 전체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됐는지 우선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의 자주성은 노조가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지에 따라 판가름 난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방침에 따른 노조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노조법 등 관련법 개정안에는 실업자뿐 아니라 해직 교원의 노조 가입과 활동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대법원장 모욕에 16원 선고받은 인도 변호사 신드롬

    대법원장 모욕에 16원 선고받은 인도 변호사 신드롬

    부샨 “인도 민주주의 후퇴, 대법원장 역할 주목” 트윗인도 대법원에서 상징적 벌금 1루피(16원)를 선고받은 프라샨트 부샨(63) 변호사가 ‘신드롬’이 계속 되고 있다고 BBC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를 지지하는 변호사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전국적으로 거리 시위를 벌였다. 사건은 이렇다. 부샨은 지난 6월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휴가 중이던 인도 대법원장이 고향인 나그푸르에서 할리 데이비슨 CVO 2020에 앉아 있는 모습의 사진을 공유했다. 주변에 서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대법원장은 마스크를 걸치지 않았다. 또 한 건은 “인도가 비상사태도 없는 상태에서 최근 6년간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파괴된 대법원과 특히 마지막 4명의 대법원장의 역할이 주목된다”는 취지의 트위터를 남겼다. 나렌드라 모디 시절 민주주의 후퇴에 비판했다. 그의 트위터 팔로워는 160만명에 이른다. 대법원장이 오토바이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던 이들 가운데 인도 정치인의 아들도 있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그에게 무조건적인 사과를 요구했지만 부샨은 “언론의 자유에는 법원을 비판할 권리도 포함된다”며 거부했다. 또 비판은 “신념”에 근거한 것이고, “사과는 양심에 위배된다”며 굽히지 않았다. 교도소로 갈 수 있다는 위협에 그는 “나는 자비를 구걸하지 않겠다. 관용에 호소하지도 않겠다. 나는 법정이 부과하는 어떤 처벌에도 기쁘게 응하겠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로 답했다. “언론의 자유엔 법원 비판할 권리도 포함”영화에서 간디가 이같이 답변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1분짜리 ‘짤’로 만들어져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공유되었다. 퇴직 판사와 변호사 3000명이 성명을 내고 “부샨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최고 법원을 비판하는 사람을 얼어붙게 한다”고 주장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표현이 넘쳐났고, 일부 시민들은 그와의 연대의 표시로써 거리로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전직 델리 고법원장 A.P. 샤의 말을 인용하면서 “인도는 선출된 독재로 향하고 있다”며 모디 총리 집권 이후 법원은 총리의 도구가 됐다고 비판했다. 법원은 지난달 14일 법원 모독으로 그에게 유죄로 판결했다. 법원은 31일 대법원장 비판을 포함한 2건의 트위터에 상징적 벌금 1루피를 선고했다. 법원은 9월 15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징역 3개월을 살게 된다고 덧붙였다. 부샨은 이날 성명에서 “나는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며 벌금은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항소권이 있으니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벌금 1루피는 “도덕적 승리”… 항소 여부 검토그가 벌금을 내겠다고 한 결정은 ‘유죄 인정’을 의미하지만 ‘언론의 자유’와 ‘사법 책임’에 대한 그의 법정 투쟁은 인도에서 그를 ‘민주주의 수호자’, ‘시대의 영웅’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는 기소된 2건의 트위터에서 478자를 말했지만 법원은 부샨이 법정을 모독했다는 108쪽에 이르는 결정문을 내놓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법원이 지난달 20일 그를 심리하자 거리에서는 그의 법정 투쟁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진전”이란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1600km 떨어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는 변호사들이 “내가 프라샨트 부샨이다”는 푯말을 들고 고법 밖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다. 변호사뿐만 아니라 학생 일반 시민까지 참여한 시위는 벵갈루루, 란치, 자이푸르 등에서 열렸다. 31일 대법원이 체면을 살리는 상징으로서 벌금 1루피를 선고하자 부샨 지지자들은 “도덕적 승리”라고 주장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더 큰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며 판결을 평가했다. 전직 법무장관의 아들인 그는 인도에서 가장 존경받는 변호사 가운데 한 명으로, 평생 공익과 관련된 사건을 맡아왔다고 BBC가 전했다. 35년동안 정부 부패, 환경 오염, 법정 투명성 문제, 인권 문제와 관련된 사건 수백건을 법정에서 다투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법원·사법연수원 이어 법원행정처까지 확진…사법부에 닥친 코로나 위협

    법원·사법연수원 이어 법원행정처까지 확진…사법부에 닥친 코로나 위협

    지방의 한 법원과 법조인을 양성하는 사법연수원에 이어 사법부 행정을 총괄하는 법원행정처까지 코로나19에 노출되면서 사법부 전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조재연(대법관) 법원행정처장과 김인경 차장은 국회 일정을 취소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25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조직심의관 A씨의 부인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A씨는 이날 출근하지 않고 자가 격리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조 처장과 김 차장은 A씨로부터 대면 보고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이날 출근했다가 자택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 모두 국회 법사위와 예결위 출석 대상이었으나 국회 측과 협의를 통해 불참하기로 했다. 행정처는 지난주 A씨의 동선을 토대로 접촉자를 파악한 뒤 자택 대기를 지시했고, A씨의 검사 결과에 따라 정상 출근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행정처는 서울 서초동 대법원과 같은 건물을 쓰지만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은 A씨와 동선이 겹치지 않아 정상 출근했고, 대법원 재판 일정 또한 예정대로 진행된다. 앞서 전주지법에서는 지난 21일 현직 판사 중 처음으로 부장판사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행정처는 “긴급을 요하는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의 재판 기일을 연기·변경하는 등 휴정기에 준해 재판기일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재판장들께서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권고했고, 전주지법은 다음 달 4일까지 휴정기에 들어갔다. 청주지법과 대전고법·지법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행정처 권고에 따라 휴정기에 준하는 재판기일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밖에 경기 고양 소재 사법연수원에서는 윤대진(검사장) 부원장의 운전실무관이 지난 23일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윤 부원장을 포함한 밀접촉자 5명이 자가 격리와 검사를 병행했다. 윤 부원장 등 4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국보법 위반 실형 받았던 청년, 당시 판사의 후임 대법관 된다

    국보법 위반 실형 받았던 청년, 당시 판사의 후임 대법관 된다

    다음달 8일 퇴임하는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 후임 후보로 이흥구(57·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선정됐다.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부에 의해 구속된 청년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판사의 길을 걸은 지 27년 만에 사법부의 최정점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대법원은 10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 중 이 부장판사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이 후보자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통영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과 학과 동기다.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국보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권 대법관은 당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주심 판사였다. 그러나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사법시험에 도전해 1990년 합격했다.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라는 타이틀을 지닌 이 후보자는 초임 시절을 빼고는 부산·창원·대구 등 지방에서 근무했다. 근로자 등 소수자 권익 보호에 관심이 많고, 진보성향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노동법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법원행정처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았지만 공정한 재판 진행과 충실한 판결 선고로 지역에서 두 차례나 우수 법관에 선정됐다. 2015년 부산지방변호사회가 뽑은 10명의 우수 법관에는 이 후보자와 부인 김문희(55·25기·부산지법 서부지원장) 당시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국보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져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보법 위반 이력은 이미 검증이 돼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면서 “대법관의 다양성 확보에 실패한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도 결국은 50대·서울대·남성 등 ‘서오남’ 법관이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13명인 현직 대법관 중 호남 출신은 4명인 반면 영남은 2명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 안배가 고려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자 등 위원회가 당초 추천한 후보 3명 모두 영남 출신이다. 이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면 대법관 13명 중 10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으로 채워진다.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 대법관이 포진해 있는 대법원이 균형 잡힌 판결을 내릴지는 숙제로 남게 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국보법 위반 1호 판사”…새 대법관 후보에 이흥구

    “국보법 위반 1호 판사”…새 대법관 후보에 이흥구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로 최종 선정돼대법 “소수자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갖춰”‘국보법 위반’ 유죄 전력 있는 후보는 처음 다음달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로 이흥구(57·사법연수원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최종 선정됐다. 대법원은 10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신임 대법 후보 중에서 이 부장판사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을 받아들여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이 부장판사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이 부장판사와 천대엽 서울고법 부장판사,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 등 3명을 새 대법관 제청 후보로 추천했다. 대법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사법부 독립, 국민의 기본권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확고한 신념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충실하고 공정한 재판과 균형감 있는 판결로 법원 내부는 물론 지역 법조 사회에서도 신망을 받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재학 시절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이른바 깃발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 고무찬양)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권 대법관은 당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주심 판사였다. 이 후보자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고 2심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2005년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깃발 사건 수사 당시 민추위를 이적단체로 규정한 것에 대해 “자의적인 판단이며 당시 관련자들의 자백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제청·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는 울산지법 부장판사, 대구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20여년간 주로 부산·창원·대구 등 지역에서 판사를 지냈다. 한국전쟁 때 군사재판을 거쳐 사형당한 마산지역 국민 보도 연맹원들의 유족이 제기한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는 보도 연맹원들에게 대규모로 사형을 선고한 판결에 재심을 결정한 첫 사례였다. 부산지법과 대구고법에서 재직할 때 지방변호사회에서 선정하는 우수 법관으로 선정되는 등 법정에서 당사자를 배려하는 진행으로 신뢰를 얻기도 했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진석, 문 대통령에 “제발 그만하시라”

    정진석, 문 대통령에 “제발 그만하시라”

    “방송통신위원장이 ‘윤석열 한동훈 죽이겠다’ 떠들어”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장의 검찰 관련 발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말기에 부상한 여러 문제들을 거론하며 대통령에게 “이쯤에서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죽이겠다’고 떠들고 다녔고, 방송통신의 정치적 중립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당-정-청 회의에 참석했다”며 “이 정도로 당파적·편파적으로 공직을 수행할 지는 짐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KBS 방송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권-언 유착’으로 걸어서 나라를 한바탕 뒤집어 놓았다고 강조했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우리 법원의 징용문제 판결이 한일관계에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정부 측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사법 농단’으로 대법원장을 구속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현재 권력은 신문과 방송을 완전히 장악했고, 인터넷 여론조작으로 사법처리 대상인 도지사는 여당 당권후보들의 집중적인 구애를 받고 있다”며 “검찰과 경찰, 사법부, 헌법재판소, 모든 사법기구를 입안의 혀처럼 움직이도록 만들었고 마지막 마무리가 공수처”라고 주장했다. 집권세력을 늘 떨게 만들었던 검찰은 공수처가 출범하면 4급 공무원만 수사하는 껍데기 수사기관으로 전락한다고 부연했다. 정 의원은 “민주화 세력이 원하는 것은 그들이 그렇게 타도하려 했던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향유’”라며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아직까지 공석인 사실을 비판했다.“공수처는 민주당이 법 바꿔서라도 출범시킬 것”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한 이래 대통령과 청와대 핵심들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추천해달라고 국회에 단 한 차례도 공식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작은 감시장치마저 버거웠던 문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왜 대통령 권력을 감시하는 기구인 공수처를 야당이 반대하느냐’며 딴청을 피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만약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권을 행사한다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법을 바꾸어 8월 국회 또는 늦어도 9월 정기국회에 공수처가 출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원은 “이쯤에서 중지하는 것이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대비하는 최선의 길”이라며 “야당을 악에 받치게 몰아붙이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계층에게는 징벌적 ‘세금폭탄’을 쏟아부으면 주변의 참모들이 얘기하는 ‘(대통령 퇴임 이후) 안전판’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문 대통령이 보여준 의연한 태도에 봉하마을 조성 지원을 도왔지만, 집권 3년이 지난 지금 대통령은 ‘제가 알던 그 문재인’이 아니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극한적인 대립, 정파적인 국정운영, ‘나는 선, 너는 적폐’라는 정치선동과 오만불손한 국정운영을 보자고 지난 총선에서 176석이라는 의석을 국민이 준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가위 절도범에 종신형… 루이지애나 대법 “옳은 결정”

    가위 절도범에 종신형… 루이지애나 대법 “옳은 결정”

    전 판사 “끝없는 처벌 정당화한 비인간적 결정” 비판 23년 전인 1997년, 미국 루이지애나주 시리브로트 경찰이 운전하고 가던 페어 웨인 브라이언트를 정원 손질용 가위를 훔친 의혹으로 길가에 세웠다. 그의 차량이 최근 다른 가정집 절도 사건에 사용된 것처럼 보였다. 경찰은 당시 38세이던 이 흑인 남성과 잠시 말하다가 체포했다. 브라이언트는 차에서 나온 정원용 가위는 아내의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다른 경찰에게 이렇게 자백했다. “차량이 낯선 도로에서 갑자기 고장나 멈추는 바람에 연료통을 찾다가 간이 차고에 들어갔다” 이런 자백에 브라이언트는 평생을 교도소에서 보내고 있다. 루이지애나주 최고 법원이 고무 도장을 찍는 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그에게는 다른 범죄 경력도 있었다. 1979년 택시 무장강도 미수로 10년을 복역했다. 1987년에는 장물을 소지한 혐의로, 또 1989년에는 150달러의 수표 위조 혐의로, 1992년에는 가정집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인 혐의로 각각 처벌을 받았다. 정원 손질용 가위 절도 미수가 아무리 전과가 있다고 할지라도 범죄의 비례성이나 처벌의 목적에 합당하느냐에 깊의 의문이 든다. 그의 과거 범죄 가운데 3건은 폭력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주, 루이지애나주 대법원은 종신형을 재심해달라는 브라이언트의 요청을 기각했다. 대법관 6명이 이런 기각 결정을 지지했다고 뉴올리언스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비영리 뉴스사이트인 렌즈 놀라가 처음 보도했다. 유일한 흑인 판사만이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장인 버넷 존슨 대법원장은 브라이언트의 선고 형량은 루이지아내주의 가혹한 처벌 관행 때문이라며 이번 결정은 재건시대(1865~1877) 빈곤한 흑인을 가두어 두기 위해 제정된 ‘돼지법(pig law)의 현대판’이라고 비판했다. 재건시대 돼지법은 자유를 얻었지만 가난 때문에 가축이나 돼지, 빵을 훔치던 흑인들을 범죄인으로 만들어 중형을 선고한 것이라고 존슨 대법원장이 지적했다. 또 “돼지법은 자유를 얻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다시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꼬았다.여성인 존슨 대법원장은 “브라이언트는 이미 23년간 수감생활을 했고, 지금은 60세가 되었다”며 “만약 그가 또 20년을 교도소에서 보내면 루이지애나 납세자들은 정원 손질용 가위 절도에 실패한 그를 처벌하는 데 100만달러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를 가두어 두는데 51만 8667달러가 들어갔다. 루이지애나주 최초의 흑인 대법원장인 그녀는 브라이언트가 평생 앙골라에서 보내도록 조치한 검찰에 대해 노예제도의 연장선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앙골라에 있는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는 이 주에서 가장 큰 교도소로, 과거 노예 농장이었다. 형사 사법제도 개혁에 앞장서는 은퇴한 뉴올리언스 판사 캘린 존슨은 “브라이언트 재심 기각은 끝도 없는 처벌을 정당화시키는 한 예”라고 말했다. 그는 주 대법원장 존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존슨 전 판사는 지난 4일 렌즈 올라와의 인터뷰에서 “법을 떠나서, 존슨 대법원장이 말한 인종 역사를 잠시 접어두고, 우리 미국이 현재 어디에 있고, 루이지애나가 어디에 있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비인간적인, 너무나 비인간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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