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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행안부 자문위, ‘사개추위’ 본뜬 대통령 직속 경찰개혁위 건의

    [단독] 행안부 자문위, ‘사개추위’ 본뜬 대통령 직속 경찰개혁위 건의

    “법 개정 등 논의 지속하고 실행력 담보”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 법적 근거 부족예산 편성·정책 심의 ‘국가경찰위’ 충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시로 구성된 ‘경찰 제도 개선 자문위원회’가 경찰 통제 방안과 관련한 논의를 마무리하면서 대통령 직속 경찰개혁위원회 설치를 권고안에 담기로 했다.행안부에 치안정책관을 직제화하고 경찰국(가칭)을 신설하더라도 법적 근거가 빈약해 결국 정권 차원의 자문기구를 만들어 논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실행력을 담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자문위 관계자는 13일 “경찰뿐만 아니라 각 기관이 참여해 전체적인 개혁 논의를 하려면 대통령 직속으로 해야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권고안에 담기로 했다”면서 “자문위가 행안부 장관에 건의하면 행안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위가 구상한 것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다. 사개추위는 대법원 산하에 있던 사법개혁위원회가 후속 논의를 이어나가기 위해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건의해 2005년 1월 설치됐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대통령이 위촉하는 민간위원이 공동으로 맡았고 국무위원과 법원행정처장 등 18명 이내로 구성된 본위원회, 실무위원회, 기획추진단 등으로 이뤄져 2년간 활동했다. 이때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국민 참여제도 방안, 집단소송 제도 도입 등의 사법제도 개선 논의가 이뤄졌다. 대통령 직속 경찰개혁위원회가 만들어지면 행안부 사무에 치안을 포함하는 안이나 현행 국가경찰위원회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등 경찰 통제를 위한 방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은 법무부의 검찰국과 유사한 형태로 행안부가 경찰 정책과 인사·감찰 등의 실질적 권한을 갖고 경찰국을 통해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진다. 경찰국 설치는 정부조직법 개정없이도 외형상 대통령령인 행안부 직제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자문위는 이밖에도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 임명 제청권을 실질화하고 순경 출신 경찰관의 경무관 이상 고위직 승진 확대를 건의하는 데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법률상 행안부 사무에 명시돼 있지 않은 ‘치안’ 담당 조직을 직제령 개정만으로 설치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 민간 위원으로 구성된 국가경찰위원회가 경찰 예산 편성권을 갖고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법상 기구라는 점에서 자문위가 구상한 행안부 경찰국과 역할이 충돌한다는 점도 논란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안부가 직접 경찰을 통제하려는 방안만을 만들려다 보니 근거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 불신받고 방호원도 없는 변호사… “테러 타깃 1순위, 남의 일 아니야”

    불신받고 방호원도 없는 변호사… “테러 타깃 1순위, 남의 일 아니야”

    서울 서초동에서 활동하는 4년차 변호사 A씨는 가방에 항상 호신용 삼단봉을 넣고 다닌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의뢰인의 협박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폭력 사건 피고인이었던 의뢰인이 갑자기 사무실로 전화해 “수임료를 환불해 달라”며 “안 해 주면 사무실로 찾아가 (집기 등을) 다 때려 부수겠다”고 폭언을 했다. A변호사는 12일 “이런 일을 당한 뒤부터는 사무실에서 혼자 야근을 할 때마다 괜히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재판에서의 잇단 패소에 불만을 품은 50대가 지난 9일 대구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본인을 포함한 7명이 사망한 사건을 접한 법조인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입을 모았다. 의뢰인이나 상대방으로부터 위협을 당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판사를 향한 석궁 테러 사건(2007년), 광주지검 부장검사 공격 사건(2008년),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 방화(2014년), 김명수 대법원장 관용차 화염병 투척(2018년) 등 법조인을 향한 테러는 반복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방호원이 상주하지 않는 사무실에서 의뢰인과 접촉하는 변호사가 ‘법조인 테러’의 주된 대상이 되고 있다. 경기 남양주의 8년차 변호사 B씨는 “법정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상대 당사자가 갑자기 면전에서 ‘냄새가 난다’며 말도 안 되는 조롱을 한 적이 있다. 사무실을 불사르겠다는 협박을 당한 적도 있다”면서 “심한 재판 스트레스 탓에 시비를 거는 것일 텐데 이만한 일로는 변호사들이 고소전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법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결국에는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과 같은 반사회적 행동를 하는 이유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건 이후 변호사단체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선 회원들을 대상으로 우선 실태조사에 나선다. 대구 방화 사건 발생 당일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대한변협은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 지원과 제도 보완 촉구 등을 검토 중이다. 하채은 대한변협 대변인은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변호사를 해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최악의 ‘법조인 테러’에 “남의 일 아니다”…호신용품도 챙겨

    최악의 ‘법조인 테러’에 “남의 일 아니다”…호신용품도 챙겨

    서울 서초동에서 활동하는 4년차 변호사 A씨는 가방에 항상 호신용 삼단봉을 넣고 다닌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의뢰인의 협박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폭력 사건 피고인이었던 의뢰인이 갑자기 사무실로 전화해 “수임료를 환불해달라”며 “안 해주면 사무실로 찾아가 (집기 등을) 다 때려 부수겠다”고 폭언을 했다. A변호사는 12일 “이런 일을 당한 이후부터는 밤에 홀로 사무실서 야근을 할 때마다 괜히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재판에서 잇단 패소에 불만을 품은 50대가 지난 9일 대구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본인을 포함한 7명이 사망한 사건을 접한 법조인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며 입을 모았다. 정도가 다를 뿐이지 의뢰인이나 상대방으로부터 각종 위협을 당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판사를 향한 ‘석궁테러 사건’(2007년), 광주지검 부장검사 공격사건(2008년), 서초동 변호사 사무실 방화(2014년), 김명수 대법원장 관용차 화염병 투척(2018년) 등 법조인을 향한 테러는 반복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무실에 방호원이 상주하지 않고 의뢰인과 접촉이 많은 변호사는 ‘법조인 테러’의 주된 대상이 되고 있다.경기 남양주의 8년차 변호사 B씨는 “법정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상대 당사자가 갑자기 면전에서 ‘냄새가 난다’며 말도 안 되는 조롱을 한 적이 있다. 사무실을 불사르겠다는 협박을 당한 적도 있다”면서 “심한 재판 스트레스 탓에 시비를 거는 것일 텐데 상황이 커지기를 원치 않기에 이만한 일로 변호사들이 고소전에 나서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사법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결국에는 대구 변호사사무실 방화사건과 같은 잘못된 반사회적 행동를 하는 이유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사건 이후 변호사단체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선 회원들을 대상으로 우선 실태조사에 나선다. 대구 방화사건 발생 당일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대한변협은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 지원, 제도 보완 촉구 등을 검토 중이다. 하채은 대한변협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볼 것은 아니다”라며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공무원들의 업무집행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사회구성원들간의 합의가 있듯이 변호사를 해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인사정보관리단 닻 올린다… ‘1호 검증’에 경찰청장 유력

    인사정보관리단 닻 올린다… ‘1호 검증’에 경찰청장 유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의 인사정보관리단이 7일 공식 출범한다. 한 장관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며 ‘소통령’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가운데 향후 운영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7일자 관보를 통해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의 시행을 공고할 예정이다. 관리단은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수행하던 고위공직자 후보의 인사검증 업무를 맡는다. 사무실도 공직기강비서관이 사용하던 서울 삼청동 감사원 별관을 물려받았다. 관리단 인선도 7일 발표된다. 최대 4명의 검사와 파견 공무원 등을 포함한 20명 규모로, 법무부에 검증 권한을 위임한 인사혁신처에서도 서기관급이 파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인사검증 업무를 했던 이동균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가 사회 분야 정보를 검증하는 1담당관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관리단의 첫 검증 대상은 다음달 23일 임기가 끝나는 김창룡 경찰청장의 후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정을 고려하면 후임 청장 후보는 이달 중순쯤 지명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당장 검증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의 시행을 앞둔 법무부가 인사검증으로 경찰 견제에 나선다면 검경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가 나올 수 있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 3명도 관리단에서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을 검증 대상에 포함할지는 미정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후보 심사·추천이 대법원장 책임하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동안 대법관은 14명 중 13명, 헌법재판관은 9명 모두 교체된다. 일각에선 판결을 구하는 입장인 검사들이 법관을 검증하는 것은 이해충돌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권한 집중 우려도 여전하다. 법무부는 단장을 비검찰 출신으로 임명하고, 인사 정보가 사정 업무에 이용되지 않도록 부처 내 ‘차이니스 월’(부서 간 정보교류 제한)을 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그럼에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 검찰을 통제하는 법무부가 인사검증 권한까지 지니며 ‘상왕 부처’가 됐다는 지적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정보수집 기능이 강화되면서 이를 사정에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된다. 양홍석 변호사는 “인사검증 대상자의 범위를 명확하게 구획하고 어떤 항목을 검증할지 사전에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뒷조사하는 식의 비위 조사가 인사검증의 영역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닻 올리는’ 인사정보관리단…한동훈 향한 ‘소통령’ 우려 극복할까

    ‘닻 올리는’ 인사정보관리단…한동훈 향한 ‘소통령’ 우려 극복할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의 인사정보관리단이 7일 공식 출범한다. 한 장관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며 ‘소통령’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가운데 향후 운영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7일자 관보를 통해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의 시행을 공고할 예정이다. 관리단은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수행하던 고위공직자 후보의 인사검증 업무를 맡는다. 사무실도 공직기강비서관이 사용하던 서울 삼청동 감사원 별관을 물려받았다. 관리단 인선도 7일 발표된다. 최대 4명의 검사와 파견 공무원 등 20명으로 규모로 법무부에 검증 권한을 위임한 인사혁신처에서도 서기관급이 파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인사검증 업무를 맡았던 이동균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가 사회분야 검증을 담당하는 1담당관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관리단의 첫 검증 대상은 다음달 23일 임기가 끝나는 김창룡 경찰청장 후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정을 고려하며 후임 청장 후보는 이달 중순쯤 지명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당장 검증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의 시행을 앞둔 법무부가 인사검증으로 경찰 견제에 나선다면 검·경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가 나올 수 있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헌법재판관 3명도 관리단에서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을 검증 대상에 포함할지는 미정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후보 심사·추천이 대법원장 책임 하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동안 대법관은 14명 중 13명, 헌법재판관은 9명 모두 교체된다. 일각에선 판결을 구하는 입장인 검사들이 법관을 검증하는 것은 이해충돌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권한집중 우려도 여전하다. 법무부는 단장을 비 검찰 출신으로 임명하고, 인사 정보가 사정 업무에 이용되지 않도록 부처 내 ‘차이니스 월’(부서 간 정보교류 제한)을 치는 등 대책을 내놨다. 그럼에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한 검찰을 통제하는 법무부가 인사검증 권한까지 지니며 ‘상왕 부처’가 됐다는 지적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정보수집 기능이 강화되면서 이를 사정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된다. 양홍석 변호사는 “인사검증 대상자의 범위를 명확하게 구획을 지어놓고, 어떤 항목들을 검증할지 사전에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뒷조사하는 식의 비위조사가 인사검증의 영역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檢총장 직무대리 체제, 중간간부 인선·주요수사 지휘 나서나

    檢총장 직무대리 체제, 중간간부 인선·주요수사 지휘 나서나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인선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의 직무대리 체제에서 검찰 중간 간부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9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 이전에 각종 주요 수사도 이 총장 직무대리의 지휘 아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30일까지도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추천위원 중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임명하는 비당연직 위원 4명도 아직 미정인 상태다. 추천위가 심사 과정을 거쳐 후보 3명 이상을 장관에게 추천하면 장관이 최종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당초 한 장관이 임명되면서 빠른 속도로 첫 총장 인사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추천위원 인선부터 늦어지면서 향후 내부 검증,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절차까지 고려하면 신임 총장은 7월쯤이 돼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검찰 중간 간부 인사는 총장 인선과 별개로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미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 상황에 총장 인선까지 기다리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 인사에 대해 “통상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제가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밝혔다.중간 간부 인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은 이 총장 직무대리의 지휘에 따라 6·1지방선거 사범 수사를 비롯한 주요 수사에 빠르게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차장은 지난 26일 월례회의에서 “신임 총장이 취임할 때까지 한 치의 빈틈없이 총장의 직무를 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 홍승욱 수원지검장 등 특수통 출신 지휘부는 최근까지 주요 수사 현황 등을 계속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 수사가 미진하다고 평가를 받는 주요 부장급 인사는 후속 인사가 날 것”이라며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수원지검 등에 중요 사건이 많은 만큼 수사 성과 등이 곧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동훈 “인사검증, 감시받는 업무로 전환…의미 있는 진전”

    한동훈 “인사검증, 감시받는 업무로 전환…의미 있는 진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직속 인사 검증 조직 신설에 대해 “과거 정치 권력의 내밀한 비밀 업무가 ‘늘공’(직업 공무원)의 감시받는 통상업무로 전환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30일 한 장관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르면 오는 6월 7일 출범할 ‘인사정보관리단’(관리단)에 대한 권한 비대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반박했다. 정부는 기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수행하던 공직자 인사 검증 기능을 법무부 장관 직속인 관리단으로 넘기는 대통령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31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방침이다. 한 장관은 “인사 검증 업무에 대해 (과거) 책임자인 민정수석이나 공직기강비서관에게 기자들이 질문한 적이 있나 싶다. 이제는 그게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민정수석은 국회 출석도 안 했지만 앞으로는 국회 질문을 받게 되고 감사원 감사 대상도 되고 언론으로부터 질문받는 영역이 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관리단에 현직 검사가 소속돼 있음에도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등 최고 법관에 대한 인사 검증을 하는 등 사법부의 독립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도 “인사 검증 업무는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진행되는 통상 업무로, 범위와 대상도 새롭게 늘리는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인사와 검증 업무에 전념해온 직업공무원을 책임자로 둘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검증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에 기존에 있던 우수한 분들을 모셔 체계적으로 통상 업무에 포섭시켜 업무 추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을 방침을 세웠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들은 바는 없다”고 했다. 검찰이 대통령 친인척 수사도 할 수 있게 됐다는 질문에는 “수사기관이 충분히 독립적으로 수사할 만한 시스템은 갖췄고, 결과적으로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후 김명수 대법원장과 약 20분 동안 환담을 한 뒤 “좋은 말씀 많이 나눴다”는 말을 남기고 대법원 청사를 떠났다.
  • [취중생]집회도 용산 시대...경찰은 ‘尹 집무실’ 사수할 수 있을까

    [취중생]집회도 용산 시대...경찰은 ‘尹 집무실’ 사수할 수 있을까

    용산서 집회신고 건수, 종로서 추월‘집회·경비 1번지’ 타이틀 넘겨줄판집무실 100m 집회 금지 놓고 소송법원 ‘조건부 허용’ 결정에 경찰 당황본안소송·즉시항고 투트랙 대응 나서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이른바 ‘용와대’(용산+청와대) 시대가 열리면서 집회·시위도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용산 쪽으로 몰리는 분위기입니다. 윤 대통령 취임 둘째 날인 11일 집무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는 오전부터 노동계 주최로 정규직 전환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대통령님께 호소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1인 시위자들도 집무실 인근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이들도 옮겨온 것입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집회신고 건수를 보더라도 지난달 18일부터 5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경찰서에 신고된 집회는 272건으로 종로경찰서에 신고된 167건보다 105건 더 많습니다. 용산은 하루 평균 7.16건, 종로는 4.39건입니다. ‘집회·경비 1번지’란 수식어도 이제는 종로가 아닌 용산에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실제 경찰은 용산서 정원을 50명 넘게 늘렸습니다. 이중 절반 이상은 종로서에서 수혈했습니다. 경찰은 “집회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는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정해놓았습니다. 시민 불편 최소화 명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실 기능이 위축되고 안전이 위협받지 않기 위해서는 ‘반경 100m 선’은 절대 넘어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는 게 경찰 입장입니다.문제는 현행 집시법 11조 3호가 100m 이내 집회 금지 대상으로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과 함께 대통령 ‘관저’라고 규정해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11조 1·2호에서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를 언급하면서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습니다. 이를 두고 경찰은 대통령 관저는 집무실 개념도 포함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곧 집무실이라는 얘기로 읽힙니다. 하지만 대통령 관저는 대통령과 그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공적 업무를 보는 집무실과는 엄연히 구분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주장이 맞다면 관저가 없는 용산 집무실에는 100m 이내 집회 금지 규정을 적용할 수 없게 됩니다. 법 해석의 차이인 만큼 사법부 판단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마침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측이 경찰에 집회·행진 신고를 했다가 일부 행진 구간이 ‘집무실 경계 100m 이내’ 장소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부분 금지통고’ 처분을 받으면서 이 사건이 법원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14일 집회가 예정돼 있었던 만큼 법원이 집회를 앞두고 경찰의 처분대로 행진을 금지할 지, 허용할 지가 쟁점이었는데 법원은 ‘조건부 허용’을 택했습니다. 행진을 금지했을 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김순열)는 지난 11일 결정문에서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이 같은 공간에 있었던 입법 연혁 등을 고려해 보더라도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통상적 의미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구 대통령 경호법’ 시행령에도 “경호구역 중 대통령 집무실·대통령 관저 등은 내곽 구역과 외곽 구역으로 나누며”라고 규정돼 있었다며 집무실과 관저를 구분한 법령을 소개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앞서 2017년 청년참여연대가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취소 소송에서도 대통령 관저의 경계 지점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관저는 국가가 마련한 대통령의 저택으로서 청와대 외곽담장 안에 대통령 집무실 및 비서관 업무시설 등과 단지를 이뤄 설치됐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저 경계 100m 이내 집회 금지 규정의 입법 목적은 “대통령과 그 가족의 신변과 주거의 평온 및 안전을 보호하고자 하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아직까지 법원은 ‘관저=집무실’ 개념에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경찰은 지난 12일 이 같은 법원 결정에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단 법원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 14일 무지개행동의 집회 및 행진도 관리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10일 심문기일 후 11일 결정이 날 때까지 충분한 소명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처분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에서 다시 다퉈보겠다는 얘기도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12일쯤 법원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추가 소명 자료를 제출하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법원 결정이 빨리 나오면서 추가 소명을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정리되는가 싶더니 1시간쯤 지나 경찰은 즉시항고 절차도 밟고 있다고 했습니다. 즉시항고는 상급심 판단을 다시 받아본다는 뜻으로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정을 알아보니 경찰은 여러 대응책 중 하나로 즉시항고도 검토했지만 법무부 장관 승인이 곧바로 나기는 어렵다고 보고 ‘실효적 카드’로 생각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본안소송에서 제대로 다퉈보겠다는 의지의 표현 정도로 즉시항고도 검토한 것일텐데 통상 시간이 걸리는 법무부 승인이 하루 만에 났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추정되는 대목입니다.서울고법이 14일 집회 전에 심리를 하고 결정을 낼 지는 미지수입니다. 하급심 판단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뒤집으려면 재판부에서도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텐데 하루 만에 결정까지 내리라고 하는 것이니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아보입니다. 경찰은 이번 법원 결정으로 집무실 100m 이내 집회가 허용된 것처럼 잘못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100m 이내 집회 신고에 대해선 금지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지통고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개별적으로 법원 판단을 받아보게 하고 법원이 허용하는 집회에 대해서만 열어주는 식으로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자의적 해석을 한 탓에 일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법이 ‘현실’(집무실 이전)을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집시법은 100m 이내 집회 금지 규정과 관련해 ‘절대 금지’에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원칙적 금지, 예외 허용’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각 헌법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면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경찰도 대통령실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는 집회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길섶에서] 문학이 된 편지/박록삼 논설위원

    [길섶에서] 문학이 된 편지/박록삼 논설위원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비롯해 이광수의 ‘유정’, 남정현의 ‘분지’ 등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편지 형식을 띤 소설이다. 편지란 원래 내밀하면서도 개인적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 줄 성격이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 자체가 유장한 이야기이듯 절절한 삶의 순간순간을 담은 편지는 그 유장함의 편린이다. 편지가 문학이 되는 이유다. 젊은 시절 구기고 또 구겨 가며 썼던 그 밤의 편지들이 기억나는지. 당신이 언젠가 받았을 편지 역시 또 다른 젊음의 용기와 고통의 고백이었다. 서울 도봉구에 있는 ‘편지문학관’에는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간송 전형필, 민주화운동가 김근태의 옥중편지 등이 있다. 시대와 역사를 사는 열정과 지성의 불끈거림이 있다. 머무는 내내 편지지를 연주하듯 사각거리는 펜 소리 같은 것에 취하고 젊음의 열병이 절로 떠오른다. 꼭 둘러보시길. 돌아가는 길 당신의 발걸음이 어느 문구점 앞에 멈춘다면 편지를 보낼 누군가가 떠올랐음이다.
  • 벙커·현충원·취임식·집무실·외빈만찬… 첫날 숨가빴던 13개 일정

    벙커·현충원·취임식·집무실·외빈만찬… 첫날 숨가빴던 13개 일정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0시 공식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숨 돌릴 틈 없는 하루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임기 시작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지하 벙커’에서 첫 직무를 수행한 뒤 밤 늦은 시간까지 10여개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날 윤 대통령의 24시간은 크게 오전 4개, 오후 9개의 일정으로 잘개 쪼개졌다. 우선 윤 대통령은 이날 0시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 벙커)에서 군 통수권을 이양받으면서 업무를 시작했다. 군 통수권자로서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대비 태세를 보고받으면서 집무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를 불식하고 용산 시대 개막을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같은 시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임기 시작을 알리는 타종 행사가 열렸다. 국민대표 20명과 일반 시민 등이 참여해 카운트다운 후 33차례 종을 울리며 새 정부의 출범을 알렸다. 윤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임기 첫날 밤을 보낸 뒤 오전 10시쯤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헌화·분향했다. 이때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동행하며 공식 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현충원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을 받들어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현충원 참배에는 김대기 비서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등도 배석했다. 이후 검은색 정장·넥타이를 짙은 남색 정장과 하늘색 넥타이로 교체한 윤 대통령은 국회로 이동해 오전 11시에 시작된 취임식 본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 내외는 국회 정문쯤부터 차량에서 내려 어린이들이 전달하는 꽃다발을 받은 뒤 본관 앞 단상까지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걸어갔다. 20명의 시민대표와 함께 취임식 무대에 오른 윤 대통령은 취임 선서를 하고 취임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비전과 철학을 밝혔다. 축하 공연을 끝으로 취임식이 모두 마무리되자 윤 대통령 내외는 취임식에 참석한 귀빈들과 한 사람씩 악수를 나누고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환송한 뒤 퇴장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용산에 새로 마련된 대통령 집무실로 다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업무를 시작하기 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 쉼터와 어린이 공원에 들러 지역 노인, 어린이, 주민 등과 만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용산 시대가 막을 올린 만큼 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역 노인들과의 대화에서 “관공서 들어왔다고 동네가 복잡하지 않게,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면서 ‘용산 대통령’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또 어린이들로부터 꿈이 담긴 편지도 전달받았다. 낮 12시 40분쯤 집무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새 정부 참모진 임명 관련 문서를 결재했다. 이를 통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여야 합의로 청문 보고서가 채택된 7명의 국무위원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 원탁에서 김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수석비서관 등과 10여분간 환담을 나누고 전복죽을 메뉴로 한 간단한 오찬을 함께했다. 또 오후 2시쯤부터 일본 사절단을 시작으로 취임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미국·일본·아랍에미리트 외교사절을 접견했다. 이어 오후 4시엔 국회로 돌아가 국회 본관 로비인 로텐더홀에서 열린 경축 연회에 참석했다. 연회에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국회의원, 주한외교관 및 외교사절 등 85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늘은 우리가 평화적으로 다시 한번 정권 교체를 이룩한 국민 승리의 날”이라며 새 정부 출범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건배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이제 한민족의 역사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뒤 윤석열 정부로 정정하자 장내에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다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중국 외교사절을 접견하고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정상환담을 가졌다.윤 대통령은 취임일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 5부 요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만찬 행사는 칵테일 리셉션과 내외빈 접견, 한식 만찬 순서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 하면 ‘위하여’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 ‘우리 온 세계 인류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라며 대통령 자격으로는 이례적인 건배사를 외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왔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소통 막는 ‘맨터럽션’… 여성들이 할 말 다 할 수 있게 하자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소통 막는 ‘맨터럽션’… 여성들이 할 말 다 할 수 있게 하자

    몇 년 전 어느 대기업의 부서 한 곳과 회의를 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다. 우리 쪽에서는 다섯 명, 그 부서에서는 열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석한 회의였는데,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부장이 발언 시간의 90% 이상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그 회사가 광고주였고 돈을 쓰는 쪽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내용을 듣고 있는 셈이었지만, 그 회사에서는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회의에 참석했는지 궁금했다. 왜냐하면 그건 회의라기보다는 40대 후반의 남성이었던 그 부장의 단독공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회의를 강조하는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에는 독특한 회의 룰을 가진 곳들이 있다. 가령 아마존에서는 ‘피자 두 개’라는 룰이 있다. 라지 피자 두 판을 시켜서 회의 참석자들의 끼니를 때울 수 없으면 참여 인원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대략 두 조각을 먹는다고 봤을 때 6~8명을 넘으면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다. 테슬라는 좀더 과격한 룰을 갖고 있다. 대규모의 미팅을 하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미팅에 자신이 기여하지 않고 있거나, 미팅이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순간 누구나 방을 나가도 된다는 것이다. ●조용히 입 다무는 여성들 회의의 효율성은 발언 기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참석 인원이 10명이 넘는 회의에서 발언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기는 힘들다. 자유롭게 입을 열 기회가 참석자들에게 동등하게 주어지지 않으면 회의가 아니라 전달(혹은 하달)이 되는 거고, 전달은 이메일처럼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대기업과의 미팅에서 더 기가 막혔던 건 부장의 단독 연설이 아니었다. 화이트보드 앞에서 열변을 토하던 부장은 간간이 물을 마시면서 “다른 사람도 좀 말해 보라”고 했지만, 그 조직의 문화로 봤을 때 부장이 쉬고 있을 때 그나마 입을 열 수 있는 건 차장(여성)뿐이었다. 그런데 차장이 어렵사리 발언 기회를 잡아 입을 열면 30초를 넘기지 못하고 부장이 말을 끊고 끼어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2시간 넘게 지속된 회의 내내 그 여성 차장이 자신의 발언이 부장에 의해 끊기지 않고 말을 마칠 수 있었던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그 대기업 부장이 성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던 건 아니다.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하고 따랐고, 업계에서 열린 사고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일하는 여성 차장의 말을 많은 부하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번번이 끊는 장면은 그 사람에 대해 들었던 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나 자신도 평소에 비슷한 행동을 하지 않는지 (나도 숱하게 그랬을 거다) 점검하게 됐다. 왜냐하면 그 부장은 자신이 그렇게 하고 있는 걸 전혀 깨닫지 못하는 눈치였기 때문이다. 일부러 하는 행동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관일 것이 분명했다. 우리나라 조직만의 문제도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나온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여성이 발언할 경우 누군가 말을 자르고 끼어들 확률이 10% 높아진다고 한다. 미국 의회는 그야말로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그런 곳에 진출한 여성들조차 발언을 끝낼 확률이 줄어든다는 거다. 더 흥미로운 건 여성이 발언하는 내용이 여성 문제에 관한 것일 경우 누가 말을 자를 가능성은 오히려 더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자르는 상황은 여성과 남성이 소통하는 경우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한국의 국회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최근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남성 의원들이 질문할 때는 고분고분하고 여성 의원이 질의할 때는 거꾸로 질문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시절, 청문회에 출석한 (나이 많은 남성) 장관은 해리스가 말할 때마다 끼어들어 자기 말만 이어 갔다. 그가 부통령에 출마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후보 토론을 벌일 때도 펜스가 끊임없이 말을 끊고 끼어드는 바람에 해리스가 말을 멈추고 “부통령님, 제가 지금 말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해야 했다. 이 표현은 여성의 말이 남성의 끼어들기로 잘리는 ‘맨터럽션’(manterruption=man+interruption)에 대한 항의 방법으로 널리 퍼졌다. 하지만 만약 회의 중에 끼어들기를 당한 여성이 “부장님, 제가 지금 말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 분위기는 차갑게 식을 것이고, 잘못을 공개적으로 지적당한 사람은 분을 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여성의 직급이 낮을 경우 인사고과에 ‘감정 조절을 잘 못한다’, ‘팀플레이어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게 끼어들기를 당해도 조용히 입을 다물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이런 방법은 미국에서도 상원의원, 부통령 후보 정도나 돼야 그나마 사용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 이 ‘대부분의 여성’에는 세계적인 가수도 포함된다. 2009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 시상식에서 ‘올해의 여성 비디오’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말하던 테일러 스위프트는 갑자기 무대에 난입한 래퍼 카니예 웨스트 때문에 하던 말을 멈춰야 했다. (지금은 예명을 ‘예’로 바꾼) 웨스트는 스위프트에게 “네가 하던 말을 끝내게 해 줄게”라고 말을 막은 후 “올해 최고의 비디오는 비욘세의 비디오”라는,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은 말을 혼자 감격에 차서 내뱉고 내려갔다. 그가 했던 “네가 하던 말을 끝내게 해 줄게”(Imma let you finish)만큼 남성의 발언권(아니, 발언특권이라고 하는 게 맞다)을 잘 보여 주는 말도 드물다. 스위프트는 1년 동안의 노력으로 수상을 했고, 그 결과 발언권을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은 남성조차 무대에 난입해서 스위프트에게 “말을 끝내게 해 줄게”라는 무례한 말로 여성의 발언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소토마요르 美대법관의 적극 대처 그런 무례함 앞에서 스위프트는 강하게 항의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놀라서 당황했던 탓이 컸지만, 그걸 지적하는 순간 ‘화내는 여자’, ‘감정조절 못 하는 여자’라는 스테레오타입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여성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여성들이 조직에서 자신의 말이 잘리고 남성들이 끼어들어도 ‘팀플레이’를 하고 넘어가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고, 그 순간 여성들의 머리에서 이런 복잡한 계산과 고민이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그 부장과 같은 사람들은 ‘여자들의 말을 잘라도 된다’는 무의식적인 강화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버릇이 몸에 밴 남자들이 다수 포진한 조직을 바꾸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가능하다. 그걸 보여 준 사례가 미국의 대법관 소니아 소토마요르다. 현재 미국의 연방 대법원은 여성 3명, 남성 6명이고 이번 여름이면 여성이 또 늘어나 4대5로 거의 비슷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여성 대법관이 발언을 할 때 남성 대법관이 끼어드는 일이 꽤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어느 법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남성과 똑같은 내용을 얘기해도 여성이 하면 사람들은 다르게 듣는다”면서 대법원 내에서 여성 대법관이 발언을 할 때 다른 대법관이 말을 자르고 끼어드는 패턴이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했다. ●성공한 남성일수록 뒤 살펴보길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이를 단순히 지적한 것이 아니라 대법관들 사이의 변론 과정(기록으로 남는다)에서 여성의 말이 잘리는 패턴을 연구한 2017년 연구 결과를 존 로버츠 대법원장에게 보여 주었다고 한다. 이를 본 로버츠 대법원장은 소토마요르의 제안을 받아들여 말을 함부로 끊지 못하게 했고, 필요할 경우 자신이 나서서 ‘심판’을 보기도 했다. 이후 대법원 내 소통이 많이 개선됐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회의를 녹음해서 남성들이 여성의 말을 얼마나 자주 자르고 끼어드는지를 수치화해 주는 앱까지 나왔다. 그만큼 흔한 문제라는 얘기지만, 결국 수치화해서 증명하고 이를 온 조직이 함께 고민해서 해결책을 도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희망적인 건 그렇게 할 경우 해결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글을 읽는 남성들은 내가 모임에서 습관적으로 남의 말을, 특히 여성의 말을 끊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길 바란다. 나이가 많을수록, 자신의 영역에서 성공한 남성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잊지 마시길. 오터레터 발행인
  • 0시 군 통수권 넘겨받은 尹… 용산 주민 만난 뒤 집무실 들어간다

    0시 군 통수권 넘겨받은 尹… 용산 주민 만난 뒤 집무실 들어간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0시 공식 임기 개시와 동시에 용산 대통령실 ‘지하 벙커’에서 첫 직무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9개가량의 일정을 소화하며 틈틈이 시민들과 소통하는 등 숨 가쁜 하루를 보낼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10일 0시 윤 대통령의 공식 임기 시작을 알리는 타종행사가 열렸다. 같은 시각 윤 대통령은 새롭게 마련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지하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군 통수권자로서 합동참모본부의 보고를 받으며 첫 직무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첫 보고를 받은 것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제기된 안보불안 우려를 불식시키고 용산 시대 개막을 알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이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잠을 잔 뒤 오전 10시쯤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해 참배한다. 참배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와 김대기 비서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등도 배석한다. 이동에 앞서 자택 앞에서 차량까지 30m가량의 거리를 걸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할 예정이다. 같은 시각 국회 앞마당에서는 취임식 식전행사가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참배를 마친 뒤 국회로 이동해 오전 11시쯤 20인의 시민대표와 함께 취임식 무대에 오른다. 이어 취임 선서를 하고 취임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 비전과 철학을 밝힌다. ‘청와대 개방’ 현장은 단상 좌우에 설치한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된다. 윤 대통령의 취임식 키워드는 ‘탈권위’다. 국회 정문에서 앞마당에 설치된 무대까지 입장과 퇴장 때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이동하며 시민들과 소통한다. 취임 선서도 무대 단상에서 내려와 따로 마련된 돌출 무대에서 한다. 취임식을 마친 뒤 ‘카 퍼레이드’도 생략했다. 대신 윤 대통령은 다시 용산 집무실로 향한다. 이동 도중에는 용산구 삼각지 쉼터와 어린이 공원을 찾아 지역 노인과 어린이들을 만난다. 여기서 윤 대통령은 새롭게 열린 ‘용산 시대’의 의미를 설명하고 대통령으로서 각오를 피력할 예정이다. 또한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편지도 건네받는다. 윤 대통령은 낮 12시 30분쯤 용산 집무실에 도착해 외빈 접견 일정을 소화한다.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주요국 공식 외교 사절단을 잇달아 면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에는 다시 국회로 돌아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리는 경축연회에 참석한다. 연회에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국회의원, 주한외교관 및 외교사절 등 850여명이 참석한다. 국회에서 윤 대통령은 박병석 국회의장도 접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일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외빈 초청 만찬에 참석한다.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리는 만찬에는 5부 요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 대법 ‘낙태권 뒤집기’에 둘로 쪼개진 美… 중간선거 판도 뒤집힌다

    대법 ‘낙태권 뒤집기’에 둘로 쪼개진 美… 중간선거 판도 뒤집힌다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 vs “낙태는 살인이다”(Abortion is murder). 미국 연방대법원이 약 50년간 지속돼 온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정문 앞 1번가에는 밤늦게까지 시민 수백명이 피켓을 든 채 항의 구호를 외쳤다. 펜실베이니아주 클리어필드에서 4시간을 운전해 온 대학생 애냐 프리치는 “낙태권은 단지 임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 보장의 상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크리스티나 롱은 “내 인생에 가장 비극적인 결정이다. 낙태가 제한되는 한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는 남성들도 많이 보였다. 직장인 패트릭 루이스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 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낙태 권리를 옹호했다. 반대편에서는 낙태 금지를 찬성하는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생명은 소중하다”, “삶을 우리가 결정해선 안 된다”고 외쳤다. 낙태권을 놓고 분열된 여론을 상징하듯 대법원 정문 앞 도로도 경찰차와 바리케이드로 막혀 통제됐다. 전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에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대법관이 ‘보수 6명·진보 3명’의 구성으로 재편되면서 커졌던 우려가 현실화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이라며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전성 측면에서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이 뒤집힐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권자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 사회에서 낙태 문제가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라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정치 쟁점화하는 양상이다. 초안이긴 하지만 판결 내용의 전무후무한 사전 유출에 대한 우려와 진상조사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번 일은 법원과 직원에 대한 모욕이자 신뢰를 손상하는 극악무도한 일”이라며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다만 로버츠 대법원장은 유출된 초안이 진본임을 확인하면서도 최종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화당은 대법원을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활동가들의 압력에 굴복하는 법원은 사법적 정당성을 약화할 뿐”이라며 정치적 반발을 무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르포]낙태권 시위에 연방대법원 ‘불야성’… 美 정국 폭풍 속으로

    [르포]낙태권 시위에 연방대법원 ‘불야성’… 美 정국 폭풍 속으로

    “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뒤집을 것” 보도에대법원 규탄 시위, 밤 10시 넘어서도 이어져“가장 비극적인 결정, 여성혐오·가부장제 지속”“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 멈춰야”바이든 “(낙태 관련)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 호소대법관 “법원에 대한 모욕”… 유출 조사 지시공화 매코널 “(진보의) 정치적 반발 무시해야”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개판 대법원”(Fu** Up Supreme Court)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정문 앞 1번가에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 대법원을 규탄했다. 이중에 ‘낙태를 합법화하라’, ‘판결을 지켜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100여명은 밤 10시가 훌쩍 지난 시간까지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집회 참여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클리어필드에서 4시간을 운전해 왔다는 대학생 애냐 프리치는 “낙태는 단지 임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 보장의 상징”이라며 “임신 6개월까지 낙태를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로 대(對) 웨이드’ 판결(1973년)은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여성인 크리스티나 롱은 “내 인생에 가장 비극적인 결정”이라며 “낙태가 제한되는 한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 애나 누먼은 “성폭력에 의한 출산이나 아이를 기를 재정적·심리적·육체적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낙태 금지는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규탄 시위에는 남성들도 적지 않았다. 인근 직장인 패트릭 루이스(50)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 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근에서 ‘낙태 금지’ 옹호론자들이 “낙태는 살인”, “생명은 소중하다”고 외치기도 했지만 극소수였였다. 경찰은 연방대법원 출입문마다 펜스를 쳐 통제했고, 찬반 진영의 충돌을 우려한 듯 경력을 곳곳에 배치했다.전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보수 성향 6명·진보 성향 3명으로 재편되면서 해당 판결이 뒤집힐 거라는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이라고 믿는다.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정성 측면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며 대응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만약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여성의 권리를 지켜야만 하고 유권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를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낙태 이슈가 자유와 생명 존중에 대한 가치, 종교적 신념 등이 맞물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대표적 현안이라는 점에서 보수 성향의 판결을 민주당 지지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극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의회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성문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판결문이 사전에 유출되는 현대 사법 사상 처음 있는 일을 당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에 대한 모욕이자 신뢰를 손상하는 극악무도한 일”이라며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또 유출된 초안이 진본은 맞지만 대법관의 최종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활동가들의 압력에 굴복하는 법원은 결코 사법적 정당성을 심화하지 못하고 이를 약화할 뿐”이라며 법원이 판결 초안 공개후 초래된 정치적 반발을 무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낙태 금지를 찬성해온 미국생명연합은 “낙태 판례를 폐지하는 대법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대법원이 정치적 동기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美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폐지한다”

    “美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폐지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반세기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에서 회람한 98쪽짜리 결정문의 다수의견서 초안을 입수한 결과 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여성의 낙태를 막는 미시시피주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1973년 확정한 로 대 웨이드 사건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대법원의 결정문 초안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것도 전무후무한 상황으로 사법 신뢰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 대 웨이드는 ‘낙태 행위 처벌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 침해’라며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기념비적 판결이다. ‘임신 약 24주’ 이후부터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 전까지는 낙태를 허용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우위로 바뀐 대법원이 지난해부터 미시시피주 법안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면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수의견서 초안을 작성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로(로 대 웨이드)는 시작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다. 논리가 매우 약하고 판결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했다. 낙태에 대한 국가적 합의를 끌어내기는커녕 논쟁을 키우고 분열을 심화했다”고 적었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임명된 다른 4명의 대법관도 얼리토와 같은 의견을 냈다. 다만 민주당 임명 대법관 3명은 소수의견을 작성 중이며,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떻게 결정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들은 오는 6월 미시시피주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여기서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무효화되면 최소 20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를 불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미국의 진보 성향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례 폐지 결정은 ‘시대를 반세기 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경우 미국의 주별 정치 성향에 따라 들쭉날쭉한 낙태법이 시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서 낙태권은 이념 성향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기준이다. 이날 다수의견서 초안이 공개되자 분노한 여성 낙태권 옹호론자 수백명이 워싱턴DC 연방대법원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성의 낙태권 보호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 美서 이제 낙태 금지될까?…“대법원 ‘낙태권’ 보장 없앨듯”

    美서 이제 낙태 금지될까?…“대법원 ‘낙태권’ 보장 없앨듯”

    미국 연방대법원이 반세기 동안 유지된 ‘여성의 낙태권 보장’ 판결을 폐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이런 판결을 내놓을 경우 각 주 차원에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돼 정치·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각) “연방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여성의 낙태를 막는 미시시피주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1973년 ‘로 대 웨이드’ 사건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고 98쪽짜리 다수의견 판결문 초안 전문을 공개했다.‘로 대 웨이드’ 판례는 ‘낙태 행위 처벌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 침해’라며 낙태권을 인정한 판결이다. ‘임신 약 24주’ 후부터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 전까지는 낙태를 허용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기념비적 판결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우위로 바뀐 대법원이 낙태 가능 기준을 ‘임신 15주’로 좁힌 미시시피주의 법률을 지난해부터 심리하면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초안에서 사무엘 엘리토 대법관은 “로(로 대 웨이드)는 시작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다”며 “논리가 매우 약하고 판결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했다. 낙태에 대한 국가적 합의를 끌어내기는커녕 논쟁을 키우고 분열을 심화했다”고 적었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임명한 다른 4명의 대법관도 엘리토와 같은 의견이다. 다만 민주당 임명 대법관 3명은 소수 의견을 작성 중이며,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떻게 결정할지는 불투명하다. 연방대법원이 오는 6월쯤 이번 판결로 낙태권에 대한 헌법 보호를 무효화하면 최소 20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가 불법화될 것으로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 임성근 전 부장판사 ‘사법농단’ 무죄 확정

    임성근 전 부장판사 ‘사법농단’ 무죄 확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일선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소위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전·현직 법관 14명 가운데 여섯 번째로 무죄가 확정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의 상고심에서 1심·2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하는 내용의 상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원심은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부당하거나 부적절한 재판 관여 행위라고 봤다. 하지만 직권남용죄 구성 요건인 일반적 직무권한이 임 전 부장판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애초에 ‘직권’이 없기 때문에 ‘남용’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결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검찰 수사팀은 판결 이후 입장문을 내고 “사법행정권자가 재판에 개입해 법관의 재판 독립을 침해하더라도 법리상 이를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 대법, ‘사법농단 의혹’ 임성근 전 부장판사 무죄 확정

    대법, ‘사법농단 의혹’ 임성근 전 부장판사 무죄 확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일선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소위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전·현직 법관 14명 중 6번째로 무죄가 확정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의 상고심에서 1심·2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하는 내용의 상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임 전 부장판사는 2015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 등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그가 담당 재판장에게 선고 내용을 미리 보고하게 하고 그 내용과 판결 이유 등을 수정하게 한 것으로 봤다. 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들의 서울 대한문 앞 집회 사건 판결문에서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삭제하게 한 혐의와 프로야구 선수의 원정도박 사건을 약식명령 처분하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원심은 임 전 부장판사의 행위가 부당하거나 부적절한 재판 관여 행위라고 봤다. 하지만 직권남용죄 구성 요건인 일반적 직무권한이 임 전 부장판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애초에 ‘직권’이 없기 때문에 ‘남용’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재판부가 논의 및 합의 과정을 거쳐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 아래 판결을 했을 뿐 임 전 부장판사의 요청을 지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결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임 전 부장판사는 “법리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신 대법원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앞서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 개입 의혹으로 헌정사상 최초의 법관 탄핵 대상이 되기도 했다. 국회는 지난해 2월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지만 임 전 부장판사는 20여일 뒤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안을 재판관 5(각하)대3(인용) 의견으로 각하했다.
  • ‘박근혜 탄핵 주심’ 재판관도 검수완박 비판…“다수당 일방적”

    ‘박근혜 탄핵 주심’ 재판관도 검수완박 비판…“다수당 일방적”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 주심을 맡았던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에 대해 “다수당의 일방적인 의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형사법 개정안이 이뤄진다면 향후 피해자 보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인권위원회 위원장인 강 전 재판관은 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위원회 회의에서 “국민 의견 수렴을 배제한 채 국회 다수당의 일방적 의도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형사법 개정안은 피의자 보호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피해자 보호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인권위는 검찰 제도개선과 개혁 등 검찰 업무와 관련된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자문하는 기구로, 강 위원장을 포함해 법조계·학계·언론계·문화계·시민사회단체 인사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강 전 재판관은 “우리 헌정사를 통해 검찰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소수 권력의 편에 서서 권한을 남용한 어두운 역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반성으로 지난 수년 동안 검찰의 수사권을 대폭 제한하고 기소독점주의도 완화하는 입법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전제했다. 그러면서 “헌법은 국가의 권한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하여 형사사법 운영에 관한 주요 사항을 직접 규율하고 있다”면서 “형사사법제도에 관한 사항은 인권에 직결된 사항으로 헌법과 헌법정신에 맞게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검찰의 수사 범위를 부패·경제범죄로 축소하고, 기소 검사와 수사 검사를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에 야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섰지만, 자정에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종료됐다. 박 의장은 오는 30일 새 임시국회 회기를 소집했다. 국회법에 따라 새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면 검찰청법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없이 바로 표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검찰인권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검찰 수사 공정성 확보 방안과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강 전 재판관은 서울형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원,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부장판사,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됐다. 2016∼2017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주심을 맡았다.
  • [속보] ‘세월호 7시간 재판 개입’ 임성근 전 판사 무죄 확정

    [속보] ‘세월호 7시간 재판 개입’ 임성근 전 판사 무죄 확정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를 지내며 ‘세월호 7시간’ 칼럼 관련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임성근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 전 부장판사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2015년 형사수석부장판사 재직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다. 임 전 부장판사는 당시 그 사건 재판장을 불러 칼럼의 허위 부분이 드러나면 선고 전에 재판에서 이를 고지하고, 판결 이유에도 박 전 대통령의 행적 관련 내용이 허위사실임을 명시하게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전 판사는 이밖에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들의 서울 대한문 앞 집회 사건 판결문에서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삭제하게 한 혐의와 프로야구 선수들의 원정도박 사건을 약식명령 처분하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일선 재판부의 판결에 개입할 권한이 수석부장판사에게 없고, 각 재판부의 권리행사는 임 전 부장판사에 의해 방해받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직권 없이는 직권남용도 없다’는 법리에 따른 판단이다.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임 전 부장판사의 행동이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으나, 2심은 ‘부적절한 재판 관여 행위’로 수위를 낮췄다. 앞서 임 전 부장판사는 재판 개입 의혹으로 헌정사상 최초의 탄핵 대상 법관이 된 바 있다. 국회는 지난해 2월 4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79표·반대 102표·기권 3표·무효 4표로 가결했다. 다만 20여일 뒤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안을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의 이날 선고로 임 전 부장판사는 ‘사법농단’(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전·현직 법관 14명 중 6번째로 무죄가 확정된 인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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