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법관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기초단체장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연말정산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무안공항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정몽구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874
  • 대법, 미쓰비시 현금화 결론 언제쯤?…한일관계 진전 여부가 변수일 듯

    대법, 미쓰비시 현금화 결론 언제쯤?…한일관계 진전 여부가 변수일 듯

    한일관계 진전 여부, 변수될 듯대법원, 8월 중 결론낼 가능성 대법원이 일본 전범 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자산 강제매각 여부에 관한 ‘심리불속행’ 결정 기한을 넘기며 고심하는 모양새다. 주심인 김재형 대법관이 퇴임하는 다음달 4일 전 결론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보다 한일관계 진전 여부가 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 19일 미쓰비시가 특허권 2건에 대한 특별현금화(매각) 명령에 불복해 지난 4월 19일 재항고한 사건에 대해 심리불속행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심리불속행은 대법원이 사건을 더 따져보지 않고 원심을 유지하겠다고 기각하는 결정으로 사건 접수 4개월 내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이 추가적인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 같은 결정에는 한일 양국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부도 지난달 26일 대법원에 ‘해법을 찾기 위한 외교적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이 2018년 강제동원 배상 판결을 내린 것이 한일 외교 갈등의 중요 요인이 됐고 당시 판결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면서 “판례에 대한 재검토 등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김성주·양금덕 할머니 등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미쓰비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2018년 11월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배상금을 받지 못하자 두 할머니는 미쓰비시의 국내 특허권과 상표권에 대한 압류·매각 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은 받아들였다. 미쓰비시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2심은 기각했고 현재 대법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주심인 김 대법관의 퇴임이 다음달 4일 예정된 만큼 8월 중 최종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미 심리불속행 기간을 넘겨 결정에 신중을 기하기로 한 만큼 한일관계 진전 여부 등 사건을 둘러싼 요인을 대법원이 폭넓게 검토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 내 방침을 정한 것은 없다”면서 “대법관 사이에서 전체적인 합의가 덜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대법, ‘세월호 보고 조작’ 김기춘 재판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대법, ‘세월호 보고 조작’ 김기춘 재판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시간을 사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9일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실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던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함께 기소된 김장수·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은 검찰의 상고를 기각해 무죄가 확정됐다. 2020년 7월 상고장이 접수된 지 2년여 만에 나온 판결이다.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상황 보고를 받은 시각 등을 사실과 다르게 적어 국회에 제출한 혐의를 받았다. 김관진 전 실장은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가 청와대라는 내용의 대통령 훈령(국가 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변경한 혐의(공용서류손상)로 기소됐다.검찰의 수사 결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 당일 박 전 대통령이 머무르던 관저에 서면 보고서가 도달한 시점은 오전 10시 19∼20분쯤이었다. 당시 김장수 전 실장이 대통령에게 첫 전화 보고를 한 시각은 오전 10시 22분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쯤 서면 보고서를 받고 오전 10시 15분쯤 김장수 전 실장과 통화하면서 ‘총력 구조’를 지시했다며 실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심 재판부는 김기춘 전 실장이 2014년 7월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서가 허위였다고 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김장수·김관진 전 실장에 대해서는 굳이 무리하게 범죄에 가담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대법원은 다시 원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처벌을 하려면 문서의 기능을 훼손해 그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김기춘 전 실장이 의견을 표명한 내용이어서 처벌이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 내용엔 사실확인 부분과 의견 부분이 혼재돼 있다”면서 “사실관계를 밝힌 부분은 실제 대통령비서실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부속 비서관이나 관저에 발송한 총 보고 횟수, 시간, 방식 등 객관적 보고 내역에 부합하기 때문에 사실에 반하는 허위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또한 “(서면 답신 내용 중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는 부분은 결국 피고인(김기춘 전 실장)의 주관적 의견을 표명한 것에 불과하고 사실확인에 관한 대상 자체가 아니다”고 봤다.
  • 대법 “가게 접는다며 열쇠 맡긴 세입자 점포 들어간 건물주, 건조물 침입 무죄”

    대법 “가게 접는다며 열쇠 맡긴 세입자 점포 들어간 건물주, 건조물 침입 무죄”

    가게를 빼기로 한 상가 세입자에게 받은 열쇠로 건물주가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물건을 무단으로 치워버렸다면 재물손괴죄는 성립하지만 건조물침입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 18일 재물손괴와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임대인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재물손괴 혐의는 유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A씨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건물 2층 점포를 B씨에게 2017년 5월부터 2년간 빌려줬다. B씨는 2018년 12월 까페 영업을 중단하면서 A씨에게 다음 임차 희망자가 방문했을 때 사용하도록 열쇠를 맡겼다. 그러나 A씨는 2019년 3월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점포에 설치된 B씨 소유의 프린터, 전기오븐, 커피머신, 주방용품, 조명 및 간판 등 약 1000만원 상당을 철거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A씨의 재물손괴와 건조물침입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점포에 들어갈 당시 임대차계약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상태였고 연체 차임 등을 정산해 상계해도 남은 보증금 90만원은 소멸하지 않은 채 여전히 남아있었다”며 “A씨가 새로운 임차를 할 요량으로 철거를 위해 무단으로 점포에 들어간 것은 점유관리자인 B씨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변경된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객관적·외형적 출입행위가 주거의 사실상 평온상태를 침해해야 한다며 건조물침입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점포 관리자인 B씨가 A씨에게 점포 열쇠를 맡김으로써 출입을 승낙했고 통상적인 출입 방법에 따라 들어간 이상 건조물칩임죄에서 규정하는 침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대법 “죽으면 재산 준다는 각서도 유언처럼 철회 가능”

    대법 “죽으면 재산 준다는 각서도 유언처럼 철회 가능”

    자신이 죽으면 혼외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약속한 각서도 유언처럼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죽은 뒤 재산을 증여를 하겠다는 계약도 유언과 마찬가지로 증여자의 최종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17일 A씨가 내연관계였던 B씨를 상대로 제기한 근저당권말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내연관계에 있던 B씨와의 사이에서 출생한 혼외자 C군에게 자신이 사망할 경우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A씨는 이를 담보하기 위해 경기 남양주 소재 부동산에 15억원의 근저당권을 B씨 명의로 설정해줬다. 그러나 이후 내연관계가 파탄되면서 A씨는 각서를 철회하겠다며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근저당권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각서를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칠 무렵 A씨와 C군 사이에 사인증여계약이 체결됐다”고 봤다. 그러나 이 계약의 채권이 C군이 아닌 B씨에게 실질적으로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를 담보하기 위해 설정한 근저당권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2심은 반대로 근저당권은 인정했지만 관계의 파탄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인증여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며 1심과 같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특별한 사정이 없더라도 사인증여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언자는 언제든 유언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한 민법 1108조 1항이 사인증여에도 준용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사인증여의 철회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부적절하지만 사인증여계약의 철회를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 대법 “집행유예 기간 끝났다면 재심 이유로 누범 가중 안돼”

    대법 “집행유예 기간 끝났다면 재심 이유로 누범 가중 안돼”

    집행유예 기간이 이미 끝났다면 같은 사건의 재심 선고로 다시 받은 집행유예를 기간 중이라고 하더라도 누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미 처벌이 끝난 만큼 재심을 받았다고 새로운 불법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1997년 9월 특가법상 상습절도 등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집행유예 기간 3년을 문제없이 보냈다. 이후 2010년 1월, 2016년 3월에 또 절도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았고 추가 범죄로 인한 형 집행은 2017년 10월 모두 끝났다. 그러던 중 헌법재판소는 2015년 상습절도범을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특가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에 A씨는 1997년 9월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2017년 2월 다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A씨는 재심에 따른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지 않은 2020년 1월 손가방을 훔치다 또 붙잡혔다. 검찰은 A씨가 2010년과 2016년 절도죄에 따른 징역형에 이어 2017년 2월 재심에서 추가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보고 특가법을 적용해 그를 기소했다. 1·2심 법원은 모두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심 판결의 집행유예 기간이 남아있어 ‘3번 이상의 징역형’이 충족됐고 이에 따라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1997년 판결이 확정된 후 형 선고 효력이 소멸한 마당에 재심에서 다시 징역형이 선고됐다 해서 특가법 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처럼 재심 판결 결과까지 가중처벌 기준에 넣는다면 위헌 결정 난 법 조항을 두고도 피고인이 선뜻 재심 청구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월급 20만원 줄어도 차별 아니라고? 육아휴직 복귀 ‘법 기준’ 세웠다[우리 삶을 바꾼 변론]

    월급 20만원 줄어도 차별 아니라고? 육아휴직 복귀 ‘법 기준’ 세웠다[우리 삶을 바꾼 변론]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복귀 후 업무와 승진에서 배제될 것이란 불안감, 그래서 ‘이대로 내 커리어(경력)가 끝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입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근로자들이 그런 차별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셈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부부가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했더라도 마음 편한 복직은 사실상 쉽지 않다. 휴직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자신의 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이들에게는 실존하는 위협인 까닭이다. 지난 6월 30일 대법원의 판결은 그래서 우리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다. 재판부는 “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의 업무가 복귀 전과 ‘같은 업무’에 해당하려면 업무의 성격·내용·범위·권한·책임 등에서 사회 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법적 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사측의 손을 들어준 1심과 2심의 판단을 뒤집고 마침내 대법원에서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을 이끌어 낸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김세희(45·변시 4회) 변호사를 지난 4일 만났다. ●돌아오니 업무·권한 싹 바뀌어  2011년부터 롯데쇼핑에서 ‘생활문화매니저’로 일하던 남직원 A(47)씨는 2015년 6월 육아휴직에 들어갔다가 이듬해 1월 복직을 신청했다. 그런데 사측은 이미 해당 지점 매니저 자리에 다른 직원이 근무 중이라며 두 달 뒤 A씨를 매니저 직급이 아닌 식품 냉장냉동 영업담당으로 보직을 바꿔 복직시켰다.  당장 업무 내용과 권한부터 달라졌다. 휴직 전 A씨의 직급은 대리였지만 맡은 업무는 ‘발탁매니저’로서 영업실적·담당사원 관리 등 현장 모니터링과 함께 제품 발주, 입점, 진열, 판매, 처분 등 매장 운영을 총괄하는 관리자 직무였다. 그러나 복직 후 맡은 ‘영업담당’은 인사평가권도 없었고, 매니저의 지휘·감독을 받아 제품 진열과 판매 등을 하는 실무직이었다.  임금도 줄었다. 발탁매니저로 근무할 때는 매달 업무추진비 15만원과 사택수당 5만원 등 20만원을 추가로 받았지만, 영업담당으로 복직한 후에는 해당 수당이 삭제됐다. A씨는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법률원의 도움을 받아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사측을 상대로 부당 보직변경 등에 대한 구제 신청을 했다.  노동위원회는 잇따라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발탁매니저와 영업담당은 업무 성격이나 권한, 임금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A씨의 인사 발령은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부당전직’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언뜻 마무리되는 듯 보였던 사건은 사측이 중앙노동위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부당전직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곧 긴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김 변호사는 “육아휴직 후 전보로 인한 불이익은 해고와 달리 직무상 권한 축소나 경력에서의 불이익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인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 보니 구제의 실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측을 상대로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을 소송으로 다툰다는 게 쉽지 않고, 사건 자체가 굉장히 드물어서 관련 판례를 찾아봐도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사측 “임시직 변경 문제없어”  재판의 쟁점은 우선 A씨가 복직 후 맡은 영업담당이 이전에 맡았던 발탁매니저와 같은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4항은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원래 대리 직급이던 A씨가 인력 사정상 임시로 과장 이상이 맡는 발탁매니저로 일했던 것이므로 대리급 영업담당으로 복직시킨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추가로 받았던 수당도 실비 성격이기 때문에 이전 업무와 같은 수준의 임금에 해당한다고 했다. 반면 A씨 측은 발탁매니저가 임시직이 아닌 정규 직급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사측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니저 직책 267명 중 121명이 이미 발탁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 45.3%,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었다.  김 변호사는 “매니저에서 담당으로 내려온 사람들의 명단 16년치를 받아 일일이 확인해 보니 1년에 4건 정도 수준이었고, 그마저도 내용을 살펴보면 회사 인사 규정을 위반한 징계성 인사가 대부분이었다”며 “사측이 증거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탄핵하는 식으로 변론을 이어 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발탁매니저는 인력 사정의 수요에 따라서 부여되는 임시 직급인 만큼 육아휴직 후 영업담당으로 복직시킨 것도 다른 업무에 복귀시켰다고 볼 수 없다는 사측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또 삭제된 수당인 월 20만원은 전체 임금의 4.3%가량에 불과한 만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A씨 측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김 변호사는 “전보라는 건 회사의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되기 때문에 통상의 전보와 육아휴직 후의 전보는 판단 기준이 달라야 한다고 봤다”며 “누군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대체 인력을 구해야 하니 당연히 조직 환경의 변화는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직자에게 다른 보직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면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은 언제나 업무상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휴직, 당연한 일처럼 돼야”  2017년 12월, A씨 측이 포기하지 않고 상고한 재판은 5년 만에 대법원에서 극적으로 뒤집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6월 30일 원심을 깨고 피고(중노위·A씨)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육아휴직 후 복귀한 근로자의 업무가 휴직 전과 같은 업무에 해당하려면 업무의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서 사회 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한다”며 “휴직 기간 중 발생한 조직 체계나 근로 환경의 변화 등을 이유로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에도 복귀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선 안 된다”고 봤다.  법원이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차별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도 이미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전직시키면 안 된다는 일반 규정이 있지만, 남녀고용평등법에서도 복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한 것은 결국 근로자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본 판단이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바로 ‘복귀 후 맡게 될 업무가 휴직 이전과 현저히 달라져서 생기는 생경함과 두려움으로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 것이었다”며 “재판부도 A씨가 육아휴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계속해서 발탁매니저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육아휴직자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이 기업에 불리한 판결이 아니라는 점을 곱씹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연차 휴가를 자유롭게 쓰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된 것처럼 육아휴직도 당연히 쓸 수 있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회사가 직원들을 ‘우리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육아휴직 후에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돕는다면 근로자들도 회사에 최선을 다해 기여하지 않을까요.”
  • 월급 20만원 줄어도 차별 아니라고?…육아휴직 복귀 ‘법 기준’ 세웠다 [우리 삶을 바꾼 변론]

    월급 20만원 줄어도 차별 아니라고?…육아휴직 복귀 ‘법 기준’ 세웠다 [우리 삶을 바꾼 변론]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복귀 후 업무와 승진에서 배제될 것이란 불안감, 그래서 ‘이대로 내 커리어(경력)가 끝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입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근로자들이 그런 차별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셈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부부가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했더라도 마음 편한 복직은 사실상 쉽지 않다. 휴직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자신의 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이들에게는 실존하는 위협인 까닭이다. 지난 6월 30일 대법원의 판결은 그래서 우리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다. 재판부는 “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의 업무가 복귀 전과 ‘같은 업무’에 해당하려면 업무의 성격·내용·범위·권한·책임 등에서 사회 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법적 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사측의 손을 들어준 1심과 2심의 판단을 뒤집고 마침내 대법원에서 승소 취지의 파기환송을 이끌어 낸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김세희(45·변시 4회) 변호사를 지난 4일 만났다. 과장급 ‘매니저’였다가 복귀하니 대리급 ‘영업 담당’ 2011년부터 롯데쇼핑에서 ‘생활문화매니저’로 일하던 남직원 A(47)씨는 2015년 6월 육아휴직에 들어갔다가 이듬해 1월 복직을 신청했다. 그런데 사측은 이미 해당 지점 매니저 자리에 다른 직원이 근무 중이라며 두 달 뒤 A씨를 매니저 직급이 아닌 식품 냉장냉동 영업담당으로 보직을 바꿔 복직시켰다. 당장 업무 내용과 권한부터 달라졌다. 휴직 전 A씨의 직급은 대리였지만 맡은 업무는 ‘발탁매니저’로서 영업실적·담당사원 관리 등 현장 모니터링과 함께 제품 발주, 입점, 진열, 판매, 처분 등 매장 운영을 총괄하는 관리자 직무였다. 그러나 복직 후 맡은 ‘영업담당’은 인사평가권도 없었고, 매니저의 지휘·감독을 받아 제품 진열과 판매 등을 하는 실무직이었다. 임금도 줄었다. 발탁매니저로 근무할 때는 매달 업무추진비 15만원과 사택수당 5만원 등 20만원을 추가로 받았지만, 영업담당으로 복직한 후에는 해당 수당이 삭제됐다. A씨는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법률원의 도움을 받아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사측을 상대로 부당 보직변경 등에 대한 구제 신청을 했다. 노동위원회는 잇따라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발탁매니저와 영업담당은 업무 성격이나 권한, 임금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A씨의 인사 발령은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부당전직’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언뜻 마무리되는 듯 보였던 사건은 사측이 중앙노동위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부당전직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곧 긴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김 변호사는 “육아휴직 후 전보로 인한 불이익은 해고와 달리 직무상 권한 축소나 경력에서의 불이익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인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 보니 구제의 실익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측을 상대로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을 소송으로 다툰다는 게 쉽지 않고, 사건 자체가 굉장히 드물어서 관련 판례를 찾아봐도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발탁매니저는 임시직, 보직변경 정당” VS “휴직 전후 같은 업무·같은 임금 원칙” 재판의 쟁점은 우선 A씨가 복직 후 맡은 영업담당이 이전에 맡았던 발탁매니저와 같은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4항은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원래 대리 직급이던 A씨가 인력 사정상 임시로 과장 이상이 맡는 발탁매니저로 일했던 것이므로 대리급 영업담당으로 복직시킨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추가로 받았던 수당도 실비 성격이기 때문에 이전 업무와 같은 수준의 임금에 해당한다고 했다. 반면 A씨 측은 발탁매니저가 임시직이 아닌 정규 직급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사측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니저 직책 267명 중 121명이 이미 발탁매니저로 일하고 있었다. 45.3%,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었다. 김 변호사는 “매니저에서 담당으로 내려온 사람들의 명단 16년치를 받아 일일이 확인해 보니 1년에 4건 정도 수준이었고, 그마저도 내용을 살펴보면 회사 인사 규정을 위반한 징계성 인사가 대부분이었다”며 “사측이 증거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 탄핵하는 식으로 변론을 이어 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발탁매니저는 인력 사정의 수요에 따라서 부여되는 임시 직급인 만큼 육아휴직 후 영업담당으로 복직시킨 것도 다른 업무에 복귀시켰다고 볼 수 없다는 사측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또 삭제된 수당인 월 20만원은 전체 임금의 4.3%가량에 불과한 만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A씨 측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김 변호사는 “전보라는 건 회사의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되기 때문에 통상의 전보와 육아휴직 후의 전보는 판단 기준이 달라야 한다고 봤다”며 “누군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대체 인력을 구해야 하니 당연히 조직 환경의 변화는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직자에게 다른 보직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면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은 언제나 업무상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같은 업무’ 해당하려면 사회 통념상 전과 차이 없어야” 2017년 12월, A씨 측이 포기하지 않고 상고한 재판은 5년 만에 대법원에서 극적으로 뒤집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6월 30일 원심을 깨고 피고(중노위·A씨)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육아휴직 후 복귀한 근로자의 업무가 휴직 전과 같은 업무에 해당하려면 업무의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서 사회 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한다”며 “휴직 기간 중 발생한 조직 체계나 근로 환경의 변화 등을 이유로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에도 복귀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선 안 된다”고 봤다. 법원이 육아휴직 복귀자에 대한 차별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도 이미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전직시키면 안 된다는 일반 규정이 있지만, 남녀고용평등법에서도 복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한 것은 결국 근로자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본 판단이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바로 ‘복귀 후 맡게 될 업무가 휴직 이전과 현저히 달라져서 생기는 생경함과 두려움으로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 것이었다”며 “재판부도 A씨가 육아휴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계속해서 발탁매니저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육아휴직자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이 기업에 불리한 판결이 아니라는 점을 곱씹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연차 휴가를 자유롭게 쓰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된 것처럼 육아휴직도 당연히 쓸 수 있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회사가 직원들을 ‘우리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육아휴직 후에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돕는다면 근로자들도 회사에 최선을 다해 기여하지 않을까요.”
  • 대법, 신천지 이만희 ‘역학조사 방해혐의’ 무죄…업무방해·횡령 등 유죄

    대법, 신천지 이만희 ‘역학조사 방해혐의’ 무죄…업무방해·횡령 등 유죄

    코로나19 초기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91) 총회장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다만 업무방해와 건조물침입, 업무상횡령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선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2일 이 총회장의 상고심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고 업무방해와 건조물침입, 업무상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총회장은 2020년 2월 질병관리본부 산하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역학조사 실시를 위해 신천지 측에 요청한 ‘신천지 전체 시설현황 및 교인명단’을 제출하면서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이 총회장의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방대본의 신천지 측에 대한 신천지 전체 시설현황 및 교인명단 자료 제출 요구는 감염병예방법 규정에서 정한 역학조사의 내용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며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역학조사로 볼 수 없으므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거짓 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감염병예방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또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선 “방대본이 신천지에 요구한 시설현황과 교인명단의 내용·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신천지가 방대본의 담당 공무원에게 오인, 착각, 부지 등을 일으킬 목적으로 일부 내용을 누락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방대본의 방역업무가 방해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다만 이 총회장이 허위로 다른 단체 명의로 행사계획서를 제출해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평화만국회의’ 기념행사를 개최한 데 대해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건조물침입죄를 인정했다. 특히 이 총회장이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신천지 소유 자금 약 52억원을 횡령한 혐의와 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소유 동성서행 경비 후원금 등을 횡령한 혐의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방역당국의 교인 명단 제출 요구가 역학조사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감염병예방법상 정보 제공 요청에는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정보 제공 요청에 불응한 사람을 형사처벌하는 규정은 이 사건이 문제된 후인 2020년 9월 신설돼 이 총회장에게는 소급 적용할 수 없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 [속보] 신천지 이만희 ‘방역방해’ 무죄 확정…횡령 등은 유죄

    [속보] 신천지 이만희 ‘방역방해’ 무죄 확정…횡령 등은 유죄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91) 총회장이 코로나19 방역활동 방해 혐의 재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2일 이 총회장의 상고심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고 횡령과 업무방해 등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됐다. 그는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교회 자금 등 5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와 2015∼2019년 지방자치단체 승인 없이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연 혐의(업무방해) 등도 받았다.코로나19 유행 초기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방역 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지는 이번 재판의 최대 관심사였다. 법정에서의 쟁점은 신천지 측이 교인 명단 등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것이 감염병예방법이 금지하는 ‘역학조사 방해’에 해당하는지로 압축됐다. 1심과 2심은 정부의 방역활동을 조직적·계획적으로 방해했다는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역학조사는 감염병 환자 발생 규모 파악과 감염원 추적,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원인 규명 등에 대한 활동이고 환자의 인적 사항과 발병일, 장소, 감염원인 등과 관련된 사항을 내용으로 하므로 당시 방역당국이 신천지 측에 요구한 명단과 시설 등은 역학조사 내용에 해당하지 않고, 축소 보고를 했더라도 감염병예방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방역당국의 교인 명단 제출 요구가 ‘역학조사’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감염병예방법상 ‘정보 제공 요청’에는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정보 제공 요청에 불응한 사람을 처벌할 규정은 이번 사건 발생 이후인 2020년 9월에야 신설됐기 때문에 이 총회장에게 소급 적용할 수는 없었다. 반면 교회 자금 횡령과 업무방해 등 이 총회장의 다른 혐의는 1심과 2심에서 유죄나 일부 유죄 판단이 나왔다. 1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고, 2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처벌 수위를 다소 높였다. 대법원은 이 같은 처벌을 그대로 확정했다.
  • 김학의 前차관 ‘뇌물 의혹’ 9년 만에 무죄 확정

    김학의 前차관 ‘뇌물 의혹’ 9년 만에 무죄 확정

    박근혜·문재인 정부에 걸쳐 과거 성접대·뇌물 의혹 등이 제기됐던 김학의(66·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의혹 제기 9년 5개월 만에 모두 무죄·면소 판결로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김 전 차관 관련 의혹은 차관 내정 직후인 2013년 3월 처음 불거졌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의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까지 공개되자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검찰은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동영상 속 여성 이모씨가 이듬해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재차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2018년 4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사건을 수사하라고 권고했고, 검찰은 2019년 5월 김 전 차관을 구속기소했다.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다른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공소사실에는 윤씨가 제공한 13차례 성접대도 뇌물로 포함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금품의 직무관련성이나 대가 관계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최씨가 공여한 4300여만원을 뇌물로 보고 김 전 차관에게 징역 2년 6개월,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씨의 법정 진술이 왜곡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씨를 재차 신문한 끝에 김 전 차관의 유죄를 인정할 증거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재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 대법, 성접대·뇌물 의혹 제기 9년여만…김학의 사건 무죄·면소 확정

    대법, 성접대·뇌물 의혹 제기 9년여만…김학의 사건 무죄·면소 확정

    박근혜·문재인 정부에 걸쳐 과거 성접대·뇌물 의혹 등이 제기됐던 김학의(66·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의혹 제기 9년 5개월 만에 모두 무죄·면소 판결로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차관 관련 성접대·뇌물 의혹은 차관 내정 직후인 2013년 3월 처음 불거졌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의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까지 공개되자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의 김 전 차관 체포 영장 신청을 반려하고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동영상 속 여성 이모씨가 이듬해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재차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4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하라고 권고했고, 검찰은 재수사 끝에 2019년 5월 김 전 차관을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다른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공소사실에는 윤씨가 강원 원주 별장 등에서 제공한 13차례 성접대도 뇌물로 포함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금품의 직무관련성이나 대가 관계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공소시효 10년이 경과한 뇌물과 성접대 혐의에 대해선 면소 판결을 내렸다. 면소는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공소권이 사라졌을 때 선고 없이 재판을 끝내는 절차를 의미한다.2심은 최씨가 공여한 4300여만원을 뇌물로 보고 김 전 차관에게 징역 2년 6개월,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씨의 법정 진술이 검사의 사전 면담 과정에서 회유나 압박 등으로 왜곡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씨를 재차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 끝에 김 전 차관의 유죄를 인정할 증거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재상고심에서 법리 오해 등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 ‘아동 성착취물 6954개 제작’ 최찬욱, 징역 12년 확정

    ‘아동 성착취물 6954개 제작’ 최찬욱, 징역 12년 확정

    미성년자 성 착취물 6954개를 제작하고 유포한 최찬욱(27)에게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11일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상습 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1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 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명령도 유지했다. 최씨는 2014년부터 2021년 5월까지 약 7년 여 간 초·중학교 남학생 70명에게 성적 행위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뒤 자신에게 전송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아동 3명을 유사 강간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도 있다. 그는 자신을 여자아이나 축구 감독인 것처럼 속여 아이들에게 접근했다.1심과 2심은 모두 최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최씨가 상습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아동인 피해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범행 하나 하나만 보더라도 매우 중한 범죄이고, 특히 상습으로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물을 제작한 행위는 중대한 범죄”라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피해자들과의 관계,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등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최씨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한편 대전경찰청은 지난해 6월 최씨를 검찰에 송치하기 전 신상공개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그의 이름과 나이 등을 공개한 바 있다.
  • 대법, 화성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양부 22년형 확정

    대법, 화성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양부 22년형 확정

    입양한 두 살짜리 유아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제2의 정인이’ 사건의 양부에게 징역 22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1일 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부 A(37)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편의 학대 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피해 아동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양모 B씨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경기 화성시 소재 주거지에서 당시 생후 33개월이던 입양아 C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얼굴과 머리 부위를 4회에 걸쳐 바닥에 넘어질 정도로 강하게 내리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A씨는 폭행으로 반혼수 상태에 빠진 C양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7시간가량 방치했다. C양은 뒤늦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해 7월 외상성 뇌출혈로 인한 고도의 뇌부종 등으로 사망했다.이에 앞서 A씨는 지난해 4~5월 C양이 말을 잘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는 이유로 등긁이 등으로 손바닥, 엉덩이 등을 때리거나 손으로 뺨을 때리는 등 수차례 신체적 학대행위를 했다. B씨는 남편인 A씨의 학대행위를 알고도 적절한 보호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1심은 A씨가 C양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과 위험을 인식한 살인의 미필적 고의로 범행을 했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B씨에게도 아동학대치사 등의 책임을 물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B씨에 대해서는 남아 있는 자녀들의 양육 문제 등을 고려해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고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 [속보] ‘별장 성접대’ 이어…김학의, ‘뇌물’도 무죄 확정

    [속보] ‘별장 성접대’ 이어…김학의, ‘뇌물’도 무죄 확정

    김학의(66) 전 법무부 차관이 두 차례 대법원 재판 끝에 뇌물 혐의까지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로써 ‘별장 성접대 동영상’ 등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 전 차관 사건은 의혹 제기 9년 만에 전면 무죄로 마무리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재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차관은 2000∼2011년 이른바 ‘스폰서’ 역할을 한 건설업자 최모씨로부터 43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김 전 차관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2심 재판부는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보고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유죄판결의 결정적 근거가 된 최씨의 법정 증언에 문제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뇌물을 준 사실을 인정하지 않던 최씨가 법정 증언 전 검찰에 소환돼 면담한 뒤 재판에서 기존 입장을 바꿔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대법원은 최씨가 면담 과정에서 회유·압박을 받아 진술을 바꾼 것이 아니라는 점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사건은 2013년 3월 김 전 차관이 법무부 차관에 내정된 직후 언론에 별장 성접대 동영상이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검찰 고위 간부의 성범죄 의혹은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지만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김 전 차관 체포 영장을 반려했고, 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송치되자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임을 확신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동영상 속 여성이 2014년 직접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이 역시 무혐의로 결론내렸다. 사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4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김 전 차관 사건 수사를 권고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검찰은 재수사 후 2019년 6월 김 전 차관을 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했으나 재판은 두 차례의 대법원 판단 끝에 결국 무죄로 마무리됐다.
  • 대법 “금고·집행유예받은 체육지도자, 특별사면 받아도 자격취소”

    대법 “금고·집행유예받은 체육지도자, 특별사면 받아도 자격취소”

    금고형 집행유예를 받은 체육지도자가 특별사면을 받았더라도 자격 취소까지 되돌리지는 못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0일 체육지도자 A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자격 취소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2급 장애인스포츠지도사,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을 가졌던 A씨는 2019년 5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치상죄로 금고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같은해 12월 대통령의 특별사면·복권명령이 나오면서 A씨가 받은 형의 효력이 상실됐고 복권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이듬해 6월 A씨의 체육지도자 자격을 취소하는 처분을 했다. 국민체육진흥법상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경우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서다.1심과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특사에 의해 A씨가 관련 형사판결에서 받은 형 선고의 효력 자체가 상실됐다”며 “A씨는 더 이상 ‘금고 이상의 형’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때에 해당하지 않게 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A씨에 대한 체육지도자 자격 취소는 사유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되돌려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국민체육진흥법상 자격 취소사유는 그 사유가 발생한 사실 자체를 의미하므로 특사를 받았더라도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체육지도자가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 그 자격이 취소되도록 함으로써 체육지도자 자격제도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며 “체육지도자가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면 그것이 존속하고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그 자격을 취소하는 것이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특사를 받으면 형 선고의 법률적 효과는 소멸되나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의 모든 효과까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70세 판사’ 인력난·전관예우 해법 되나

    ‘70세 판사’ 인력난·전관예우 해법 되나

    경력 출신으로만 판사를 선발하는 법조일원화 제도가 시행 10년차로 접어들면서 법조계에선 인력 변화에 맞춰 판사 정년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판사 정년 연장론은 원칙적으로 최소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법조인만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3년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 이후 법관 지원 필수 경력 요건은 최소 3년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었다. 2025년부터 최소 7년, 2029년부터 최소 10년 이상 기준이 적용된다. 자연히 신임 법관의 평균 나이는 2013년 30.4세에서 2020년 35.1세로 5살 가까이 늘었다. 사법부가 고령화하는 현실에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대안으로 정년 연장이 꼽힌다. 특히 지금도 정원에 못 미치는 판사 수로 만성적인 과로와 재판 지연 문제가 제기되는데 향후 10년 이상 경력법조인이 법관으로 지원할 유인책도 마땅치 않아 인력난 심화가 예견되는 점도 주된 요소다.현재 법관 인원은 2800~2900명 수준으로 판사정원법상 3214명에 못 미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판사 한 명이 연간 담당하는 사건은 2019년 기준 464건으로 독일보다 5배, 일본보다 3배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법조일원화가 시행된 9년간 실제 임용된 법관 중 10년 이상 경력자는 42명에 불과했다. 법원 내부에선 대체로 정년 연장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인력난은 물론 고질적인 전관예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판사 업무 특성상 더 오래 근무하며 전문성을 발휘하면 사법서비스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4일 “65세 이후에도 판사로서 쌓아 온 역량을 공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평생법관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괄적인 정년 연장 대신 미국식 시니어 법관제 도입 주장도 나온다. 정년퇴임을 한 법관이 계약직으로 다시 재판 업무에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로 일반 판사보다 업무량도 더 적고 급여도 70% 수준만 받는다. 한국에는 정년이 남은 상태로 고위직에서 물러난 판사가 다시 1심 법원으로 돌아가는 원로법관 제도만 있다. 2018년 퇴임한 박보영 전 대법관이 여수시법원 판사로 자원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면서 시니어 법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륙법계 국가인 일본의 경우 일반 법관의 정년은 65세로 두고 업무량이 적은 간이재판소 판사는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법조일원화 제도를 채택한 영미법계 국가인 영국과 캐나다는 법관 정년을 70세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입법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가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판사 정년 연장을 건의한 이듬해 여상규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75세 정년의 원로법관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 판사 정년 70세 시대 올까…인력난·전관예우 극복할 ‘시니어 판사제’

    판사 정년 70세 시대 올까…인력난·전관예우 극복할 ‘시니어 판사제’

    경력 출신으로만 판사를 선발하는 법조일원화 제도가 시행 10년차로 접어들면서 법조계에선 인력 변화에 맞춰 판사 정년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판사 정년 연장론은 원칙적으로 최소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법조인만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3년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 이후 법관 지원 필수 경력 요건은 최소 3년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었다. 2025년부터 최소 7년, 2029년부터 최소 10년 이상 기준이 적용된다. 자연히 신임 법관의 평균 나이는 2013년 30.4세에서 2020년 35.1세로 5살 가까이 늘었다. 사법부가 고령화하는 현실에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대안으로 정년 연장이 꼽힌다. 특히 지금도 정원에 못 미치는 판사 수로 만성적인 과로와 재판 지연 문제가 제기되는데 향후 10년 이상 경력법조인이 법관으로 지원할 유인책도 마땅치 않아 인력난 심화가 예견되는 점이 주된 요소다. 현재 법관 인원은 2800~2900명 수준으로 판사정원법상 3214명보다 적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판사 한 명이 연간 담당하는 사건은 2019년 기준 464건으로 독일보다 5배, 일본보다 3배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법조일원화가 시행된 9년간 실제 임용된 법관 1000명 중 10년 이상 경력자는 42명에 불과했다. 법원 내부에선 대체로 정년 연장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인력난은 물론 고질적인 전관예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4일 “입직 연령 자체가 높아지다 보니 정년 연장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 “판사 업무 특성상 더 오래 근무하며 전문성을 발휘하면 사법서비스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65세 이후에도 판사로서 쌓아온 역량을 공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평생법관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괄적인 정년 연장 대신 미국식 시니어 법관제 도입 주장도 나온다. 정년퇴임을 한 법관이 계약직으로 다시 재판 업무에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로, 일반 판사보다 업무량이 적고 급여도 70% 수준만 받는다. 한국에는 정년이 남은 상태로 고위직에서 물러난 판사가 다시 1심 법원으로 돌아가는 원로법관 제도만 있다. 2018년 퇴임한 박보영 전 대법관이 여수시법원 판사로 자원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면서 시니어 법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륙법계 국가인 일본의 경우 일반 법관의 정년은 65세로 두고 업무량이 적은 간이재판소 판사는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법조일원화 제도를 채택한 영미법계 국가인 영국과 캐나다는 법관 정년을 70세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입법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가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판사 정년 연장을 건의한 이듬해 여상규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75세 정년의 원로법관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 대법, “뇌수술 노인 폭행 혐의받은 간병인 무죄 확정…섬망 증상 진술 신빙성 없다”

    대법, “뇌수술 노인 폭행 혐의받은 간병인 무죄 확정…섬망 증상 진술 신빙성 없다”

    뇌수술 후 입원한 고령의 노인을 몰래 꼬집고 때렸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간병인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4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7월 자신이 간병하던 B(82·여)씨를 가족면회 때 자신의 먹을 것을 사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용 고정 장갑으로 침대에 손을 고정시킨 후 팔과 다리를 꼬집거나 젖꼭지를 비틀고 주먹으로 턱밑 부위를 수회 때렸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를 폭행한 적이 없고 B씨가 뇌수술 후 섬망 증상이 심해 허위사실을 진술했다고 항변했다. 섬망은 뇌수술 등을 받은 고령의 노인에게서 나타나는 뇌의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주의력 저하, 의식수준 및 인지기능 저하를 특징으로 한다. 1심은 B씨가 범행 일시에 다소 혼돈을 보인 점은 인정하나 진술 내용의 신빙성이 있다며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B씨가 섬망 증상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B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는 “당시 3인실 병실에 A씨와 B씨를 제외하고도 다른 환자와 간병인 등 4명이 더 있었다”며 “같은 병실에 있던 C씨가 촬영한 핸드폰 동영상에서 들리는 B씨의 흐느끼는 소리와 ‘사람 좀 살려줘’라고 말하는 소리는 팔에 고정용 장갑이 착용돼 불편함을 호소하고 풀어 달라는 의사를 표현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하는 등 잘못이 없다고 보고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 대법 “폐업으로 해고당한 軍이발소 미용사, 구제이익 없다”

    대법 “폐업으로 해고당한 軍이발소 미용사, 구제이익 없다”

    구제신청 전 근로계약 종료, “구제이익 없어”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기 전 이미 정년이 됐거나 폐업 등으로 근로계약 관계가 끝났다면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받아낼 이익이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군부대 미용사로 일한 A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8월 육군 B사단에 간부이발소를 열기로 하고 사단장과 1년짜리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2016년 8월까지 두 차례 갱신된 뒤 무기한 근로계약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사단 측은 2018년 5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이발소 폐쇄를 결정하며 A씨에게 해고 통보했고 이발소는 문을 닫았다. A씨는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했으나 “원고를 복직시킬 사업장이 없어져 구제의 이익이 소멸했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재심 신청을 기각하자 A씨는 행정소송을 냈다. 쟁점은 부당해고 구제신청 ‘이전’의 폐업으로 근로계약 관계를 회복시킬 수 없게 된 경우에도 부당해고에 관한 구제명령을 신청할 이익이 인정되는지였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이후’에도 사건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정년이 도래하거나 사업장 폐지 등으로 근로관계를 회복시킬 수 없는 경우라도 구제신청 자체는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1심은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A씨 패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이발소가 폐업해 A씨가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지만 구제의 이익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당시 이미 폐업이나 정년 등의 사유로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돼 근로자 지위가 소멸했다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도 소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제신청 당시 이미 폐업으로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됐다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된 시점을 구제신청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 대법 “‘펙사벡’ 임상중단 공시 전 87억 주식 판 신라젠 전 대표, 무죄 확정”

    대법 “‘펙사벡’ 임상중단 공시 전 87억 주식 판 신라젠 전 대표, 무죄 확정”

    바이오벤처기업 신라젠이 개발하는 항암치료제인 ‘펙사벡’ 임상시험 결과가 부정적일 것을 미리 알고 수십억원의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았던 신현필(51) 전 대표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 전 대표는 2019년 4월부터 전략기획센터장으로 근무하며 펙사벡 간암 대상 임상 3상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정보를 알고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주식 16만 7777주를 총 87억 9331만여원에 팔아 64억여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때 코스닥시장 주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은 같은 해 8월 1차 중간분석 결과가 공시된 후 임상이 중단돼 주가가 급락했다.1심과 2심은 검찰의 범죄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전 대표가 주식 매각 이전 1차 중간분석에 대한 부정적 임상결과를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신 전 대표는 주식 매도 당시 갚아야 할 대출금이 14억 4000만원이었고 주식 매도대금 중 37억여원을 차용금 및 세금 납부에 사용해 주식을 매도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신 전 대표가 주가가 급락한 8월 3일로부터 약 한 달 전 5일에 걸쳐 주식을 순차 매도한 것은 정보 공개일과 시간적 거리가 있고 주식을 일시에 매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생존분석을 위한 군별 사망자수 대조, 생존기간 계산, 모의실행절차 데이터 수령행위만으로는 미공개 중요정보가 생성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원심에 법리 오해 등 잘못이 없다고 보고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