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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김기춘·조윤선, 지원 배제 유죄”… 직권남용은 엄격 적용

    대법 “김기춘·조윤선, 지원 배제 유죄”… 직권남용은 엄격 적용

    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 입장에 반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왼쪽·81)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오른쪽·54)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이 지원 배제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지만 직권남용 적용 범위를 좁게 해석하고 ‘일부 행위에 대해 법리 오해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한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재판 등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철상)는 3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 전 수석도 2심 재판을 다시 받는다. 대법원은 직권남용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가 미진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2심 재판을 다시 하라는 취지일 뿐 나머지 혐의가 유죄라는 점은 수긍한다고 했다.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려면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한 행위에 더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해야 한다. 대법관 다수는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이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을 통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등 소속 직원들에게 지원 배제를 지시한 것은 직권남용 행위”라고 인정했다. 예술위 등의 직원들이 지원 배제를 위한 명분을 발굴하거나 지원배제 방침을 심의위원에게 전달하는 행위도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직원들이 각종 명단을 송부하거나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한 행위 등은 직무범위 내에 속하고, 이를 의무 없는 일로 본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합이 직권남용죄와 관련해 법리적 해석을 명확히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같은 혐의를 받는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양승태(72) 전 대법원장 재판 등에서도 직권남용 행위가 협소하게 인정될 소지가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삼성 이부진 부부 이혼 확정…대법 “임우재에 141억 지급”

    삼성 이부진 부부 이혼 확정…대법 “임우재에 141억 지급”

    임우재, 이부진 재산 절반 1조 2천억 요구1999년 오너 3세와 평사원간 결혼 화제21년 5개월 만에 이혼으로 마무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이 5년 3개월에 걸친 소송 끝에 법적으로 확정됐다. 법원은 임 고문에 이 사장이 141억원을 지급하는 대신 친권과 양육권을 갖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달 16일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낸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마무리 짓는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의 결정으로 자녀에 대한 친권·양육권이 이 사장에게 있으며, 재산분할을 위해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141억 1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2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다.이로써 두 사람은 1999년 8월 삼성그룹 오너 3세와 평사원간 결혼으로 화제를 뿌린지 21년 5개월 만에 결혼 생활을 정식으로 끝냈다. 이 사장이 2014년 10월 이혼 조정신청을 내며 이혼을 공식화한지 5년 3개월 만이다. 임 전 고문은 소송 과정에서 이 사장의 전체 재산이 2조 5000억원대 규모라고 주장하며 절반가량인 1조 2000억원대의 재산분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까지의 국내 재산분할 소송 청구액 중 최대 규모로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앞서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을 맡은 서울가정법원은 “두 사람은 이혼하고,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이 사장을 지정한다”고 판결했다. 재산분할과 관련해서는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86억여원을 지급하라고 결론 내렸다.항소심 재판부도 자녀의 친권·양육권자로 이 사장을 지목하며 이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임 전 고문에게 분할해줘야 할 재산 액수를 86억원에서 141억원으로 늘렸다. 임 전 고문의 자녀 교섭 기회도 월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여름·겨울방학에도 자녀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추가시켰다. 당시 재판부는 “1심 선고 이후 이 사장의 재산이 증가하고 임 전 고문의 채무가 추가된 부분 등을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을 15%에서 20%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임 전 고문 측이 1조원이 넘는 재산분할을 요구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패소한 것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았다.혼인 이후 형성한 공동재산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이 사장의 보유 주식 등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빠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사장 측 대리인은 “재판부에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임 전 고문 측은 “(판결에) 여러 의문이 든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임 전 고문은 대법원의 문까지 두드렸으나, 대법원은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을 그대로 확정시켰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로버츠 탄핵 심판위원장의 나비효과, ‘pettifogging’이 대체 뭐야

    로버츠 탄핵 심판위원장의 나비효과, ‘pettifogging’이 대체 뭐야

    미국 상원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 첫날 심판위원장을 맡은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단어 ‘pettifogging’을 입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공연한 데 신경을 쓰는’, ‘하찮은’, ‘교활한’, ‘비열한’ 등의 뜻을 갖고 있다. 영국 BBC의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로버츠 위원장은 전날 하원 소추위원들과 대통령 변호인단이 상원 토론 과정의 예절을 놓고 언쟁을 벌이자 “1905년 스웨인 재판 때 소추위원 가운데 한 명이 이 단어를 쓰자 한 상원의원이 이의를 제기했고 심판위원장이 그 단어를 쓰면 안된다고 한 적이 있다”고 상기시킨 뒤 “기준을 그렇게까지 높여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상원에서 그 말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다시 한 번 언급하는 게 좋겠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구에서 가장 즐겨 찾는 백과사전 메리엄 웹스터 사전을 들추면 이 단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세세함을 놓고 언쟁하는 일’이라거나 ‘법적 핑계, 발뺌(chicanery)에 가담하는 일’이라고 돼 있다. 이 동사는 16세기 수수료의 세세한 항목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을 가리키는 명사 ‘pettifogger’에서 왔다. 메리엄 웹스터 사전은 또 이 용어가 규모가 미미한 사건만 맡는 하급 변호사들을 가리킬 때 쓰였다고 전했다.책이나 잡지들에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를 측정하는 구글 엔그램스에도 아주 희귀하게 등장하며 1900년에 가장 많이 쓰였다가 시나브로 없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돼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의 언어 칼럼니스트 벤 짐머 같은 이는 나름 휘황했지만 대중의 외면을 받아 법조계에만 남은 단어라고 단언했다. “변호사들과 판사들은 늘 잘나 보이려고 낡은 텍스트를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짐머는 법관 중에 촌철살인의 옛말을 잘 끄집어낸 이도 있었다고 했다.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이런 일로 유명했는데 ‘아글 바글(argle bargle)’이 대표적이었다. 언쟁을 뜻하는데 신기하게도 우리 의성어처럼 들린다. “법정에서 어떤 말이 인기를 끌면 대중들이 그 단어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니나다를까,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로버츠의 언급 이후 이 단어를 찾아본 사람이 3만% 정도 껑충 뛰었다. 트위터에서도 아닌 밤중에 홍두깨 두드리듯 이 단어가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사람들끼리 헷갈려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밤늦게까지 일한 김 과장, 일한 시간만큼 제대로 수당 받는다

    밤늦게까지 일한 김 과장, 일한 시간만큼 제대로 수당 받는다

    기존엔 1시간 근로를 1.5시간으로 산정 대법, 8년 만에 연장근로 노동자 혜택 20시간 초과근무 땐 1만 8200원 더 받아 “장시간 노동 줄이는 신호탄으로 작용” 대법원이 초과근무 수당을 정할 때 기초가 되는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방식을 바로잡은 것은 노동자들이 실제 근무한 시간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기업들은 시간급 통상임금을 정하면서 연장 근로시간에 1.5배 가산율을 적용해 왔다. 그러다 보니 초과근무 수당이 줄면서 노동자들은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도 그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했다.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는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이모(46)씨 등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 종전의 대법원 판례를 뒤집고 8년 만에 새로운 법리를 꺼내 들었다. 시간급 통상임금을 계산할 때는 노동자가 실제 제공하기로 약속한 근로시간 수 자체를 합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급 통상임금은 통상임금 총액 대비 총근로시간 수로 계산된다. 총근로시간 수는 주중 근로시간과 연장 근로시간, 야간(오후 10시~오전 6시) 근로시간 등을 모두 더한 값이다. 2012년 대법원은 근로시간을 더할 때 연장·야간 근로시간에는 가산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에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담지는 않았다. 이번 전합 선고에서 13명의 대법관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이기택 대법관의 논거를 통해 사후적으로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대법관은 “근로기준법 56조는 연장·야간 근로 1시간의 가치가 주간 근로 1.5시간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고 선언한 것”이라면서 “이러한 가치 평가는 고정수당의 시간급을 산정하는 과정에서도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봤다. 근로기준법 56조는 노동자가 연장·야간 근로를 하면 사용자가 통상임금의 1.5배 이상 가산해 지급하도록 한 규정이다. 하지만 12명의 대법관(다수 의견)은 연장·야간 근로의 가치를 주간 근로 가치보다 더 높게 보고 1.5배 가산율을 적용하면 오히려 시간급 통상임금이 줄어들어 노동자에게 손해가 되는 ‘모순’이 생긴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루에 기준 근로 8시간에 연장 근로 2시간 등 총 10시간 근무를 해 10만원을 받는 노동자의 시간급 통상임금은 기존에는 10만원을 11시간(8시간+2×1.5시간)으로 나눈 9090원이었다. 그러나 이번 판례를 적용하면 10만원을 10시간(8시간+2시간)으로 나눈 1만원으로 대략 10% 정도 오른다. 한 달에 20시간 정도 초과근무를 했을 때 초과근무 수당은 기존 18만 1800원에서 20만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적용해야 하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판례 변경 이유다. 박상옥·민유숙·김선수 대법관은 보충의견에서 “종전 판결(2012년 판례)이 오히려 그 합리적 근거를 찾기 어려운 무리한 해석론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합 판결은 고용노동부의 통상임금 관련 행정지침 등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권오성 성신여대 교수는 “근로감독 등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면서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신호탄”이라고 밝혔다. 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은 “버스 기사 등 고정 근로와 연장 근로의 구분이 모호하거나 연장 근로를 많이 하는 노동자들의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 “초과근무 수당, 실제 일한 시간으로 따져야”

    대법 “초과근무 수당, 실제 일한 시간으로 따져야”

    노동자들 초과 수당·퇴직금 더 받을 듯 “장시간 근로 잘못된 관행 바로잡은 것”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연장·야간 근로시간도 실제 근로시간으로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연장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적용하지 않게 되면서 시간급 통상임금이 커져 초과근무 수당이 늘어나게 된다. 노동자 입장에선 앞으로 더 많은 초과근무 수당과 퇴직금을 받게 됐지만 기업의 야근 수당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는 22일 이모(46)씨 등 7명이 대전의 A버스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시간급 통상임금을 다시 산정하라”며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 등은 A업체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직원들로 “근속수당 등 고정 임금들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연장근로수당 등을 재산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원고 청구를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면서 연장·야간 근로시간에 가산율 1.5배를 적용했다. 시간급 통상임금은 통상임금 총액을 총근로시간 수로 나눈 값이다. 2012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야간·연장 근로 1시간’을 통상임금 계산 때 ‘1.5시간’으로 쳤다. 연장·야간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곱하면 총근로시간이 늘어나 그만큼 시간급 통상임금이 줄어든다. 대법관 12명의 다수 의견은 “근로기준법은 법정 수당인 연장·야간 근로 ‘수당’을 지급할 때 준수돼야 할 가산율을 정한 것”이라면서 이 규정을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적용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수당이 아닌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적용하면 시간급 통상임금이 실제 가치보다 더 적게 산정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뒤집고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방식을 명확히 하면서 앞으로 초과근무 수당도 상향될 전망이다. 권오성 성신여대 지식산업법학과 교수는 “통상임금을 부당하게 낮춰 장시간 근로에 활용하는 잘못된 관행을 대법원이 바로잡은 것”이라면서 “전원합의체 판결은 준(準)입법에 가까운 만큼 정부도 행정지침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인력에 대한 초과근무 수당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신규 인력 채용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고용 증대 효과도 기대할수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대법 “초과근무 수당, 실제 일한 시간으로 따져야”

    대법 “초과근무 수당, 실제 일한 시간으로 따져야”

    노동자들 초과 수당·퇴직금 더 받을 듯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연장·야간 근로시간도 실제 근로시간으로 따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연장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적용하지 않게 되면서 시간급 통상임금이 커져 초과근무 수당이 늘어나게 된다. 노동자 입장에선 앞으로 더 많은 초과근무 수당과 퇴직금을 받게 됐지만 기업의 야근 수당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는 22일 이모(46)씨 등 7명이 대전의 A버스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시간급 통상임금을 다시 산정하라”며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 등은 A업체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직원들로 “근속수당 등 고정 임금들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연장근로수당 등을 재산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은 원고 청구를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면서 연장·야간 근로시간에 가산율 1.5배를 적용했다. 시간급 통상임금은 통상임금 총액을 총근로시간 수로 나눈 값이다. 2012년 대법원 판례에서는 ‘야간·연장 근로 1시간’을 통상임금 계산 때 ‘1.5시간’으로 쳤다. 연장·야간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곱하면 총근로시간이 늘어나 그만큼 시간급 통상임금이 줄어든다. 대법관 12명의 다수 의견은 “근로기준법은 법정 수당인 연장·야간 근로 ‘수당’을 지급할 때 준수돼야 할 가산율을 정한 것”이라면서 이 규정을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적용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수당이 아닌 근로시간에 가산율을 적용하면 시간급 통상임금이 실제 가치보다 더 적게 산정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뒤집고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방식을 명확히 하면서 앞으로 초과근무 수당도 상향될 전망이다. 권오성 성신여대 지식산업법학과 교수는 “통상임금을 부당하게 낮춰 장시간 근로에 활용하는 잘못된 관행을 대법원이 바로잡은 것”이라면서 “전원합의체 판결은 준(準)입법에 가까운 만큼 정부도 행정지침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인력에 대한 초과근무 수당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신규 인력 채용을 늘리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고용 증대 효과도 기대할수 있다”고 말했다.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금난새, 가족관계부상 성씨 ‘김’→‘금’ 고칠 수 있게 됐다

    금난새, 가족관계부상 성씨 ‘김’→‘금’ 고칠 수 있게 됐다

    금씨 선친, 광복 후 소리대로 읽으려고 변경전산 착오로 가족관계부만 ‘김’씨…상속 차질지휘자 금난새(73)씨가 가족관계등록부에 김씨로 돼 있던 성씨를 금씨로 변경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금난새씨가 “가족관계등록부상 ‘김’으로 기재된 성을 ‘금’으로 바꿔 달라”며 낸 등록부 정정 신청 사건에서 불허를 결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금난새씨의 아버지인 고 금수현 작곡가는 1945년 광복이 되자 성을 김에서 금으로 바꾸고, 자녀의 성도 금으로 지었다. 한자인 쇠 금(金)을 한글 그대로 읽은 음으로 이름에 쓰기 위해서였다. 금난새씨는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이름이 ‘하늘을 나는 새’라는 뜻이라며 “우리나라 최초의 순한글 이름”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금난새씨는 주민등록증과 여권, 운전면허증 등 다른 공문서에는 성이 금으로 돼 있지만 가족관계등록부엔 여전히 김씨로 적혀 있어 금씨 성을 지닌 부친으로부터 상속을 받을 수 없었다. 1999년부터 진행된 호적부 전산화 과정에서 성명을 한자와 한글로 병기하며 생긴 착오로 알려졌다. 이에 금난새씨는 가족관계등록부의 성을 ‘금’으로 바꿔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1, 2심은 한글 표기상 성이 ‘김’으로 기재돼 있는 것은 가족관계등록법상 정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신청을 불허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어떠한 신분에 관한 내용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됐어도 그 사항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음이 분명한 경우, 그 내용을 수정해 진정한 신분관계를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적 장부들의 기재 불일치로 인해 상속등기 등 권리 실현에 장애가 발생했다”면서 “신청인이 유년 시절부터 한자 성 ‘김’을 한글 성 ‘금’으로 사용하며 오랜 기간 공·사적 생활 영역을 형성해왔다면 성을 ‘금’으로 변경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신임 대법관 후보에 제청된 노태악, ‘박근혜의 나쁜 사람’ 노태강 동생

    신임 대법관 후보에 제청된 노태악, ‘박근혜의 나쁜 사람’ 노태강 동생

    ‘퀄컴 갑질’ 판결서 공정위 손 들어줘오는 3월 4일 퇴임하는 조희대(63·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 후임으로 노태악(58·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 제청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4명의 신임 대법관 후보자 중 노 부장판사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고 20일 대법원이 밝혔다. 노 부장판사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계성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한양대 출신 대법관은 박보영(59·16기) 대법관 이후 두 번째다.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한 뒤 30년간 재판 업무를 담당한 ‘정통 법관’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북부지법원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노 부장판사는 외국도산절차 대표자의 법적 지위나 중재법 제17조 권한심사규정 등과 관련해 최초로 법리를 밝혔다. 최근 다국적 통신업체 퀄컴이 휴대전화 제조업체 등에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사회적 소수자, 약자의 기본권 증진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도 받는다. 노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됐다가 현 정부 들어 승진한 노태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이다. 문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인사청문회와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신임 대법관 후보 노태악 부장판사는 누구

    신임 대법관 후보 노태악 부장판사는 누구

    약자 배려한 소신 판결 다수노태강 전 문체부 차관 동생 새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된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계성고,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한양대 출신 대법관은 박보영(59·16기) 대법관 이후 두 번째다. 그는 1990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30년간 주로 재판 업무에 매진해왔다. 법원행정처 근무 이력은 없지만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 서울북부지방법원장 등을 두루 거치며 굴곡 없는 이력을 쌓아왔다. 민사, 형사, 행정, 특허 등 다양한 분야 재판에 모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대법관 후보자는 전임 정부에서 좌천됐다가 현 정부 들어 영전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이기도 하다. 노 부장판사는 중도성향으로 분류된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인 2018년 2월 구성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의 단원으로 활동한 정도가 눈에 띄는 이력이다. 그는 외국도산절차 대표자의 법적 지위나 중재법 제17조 권한심사 규정 등과 관련해 최초의 법리를 밝힌 법관으로 잘 알려졌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기본권을 증진하기 위한 법원의 역할에도 오랫동안 관심을 둬왔다.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 행위를 한 것처럼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KBS 드라마 ‘서울 1945’ 제작진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실존 인물에 의한 역사적 사실보다 가상 인물에 의한 허구의 사실이 더 많은 드라마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뇌출혈이 발병한 경찰관, 혈관육종이라는 희귀병으로 사망한 소방관에게 공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도 있다. 최근에는 다국적 통신업체 퀄컴이 휴대전화 제조업체 등에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은 정당하다는 판결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대법관에 임명되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 수는 7명으로 늘어나 13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과반을 처음으로 넘기게 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삼성 이번 주 사장단·임원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혁신’

    삼성 이번 주 사장단·임원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혁신’

    금융 등 CEO 대폭 교체설·60세 룰 주목 준법경영 조치도 조직 개편에 반영할 듯국내 5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말 정기 인사를 내지 못했던 삼성이 이번 주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0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SDI·SDS·전기·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삼성그룹 계열사의 정기 인사가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6일부터 퇴임 대상이 된 임원에게는 통보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퇴임 통보가 가면 통상적으로 일주일 안팎으로 인사가 나기 때문에 이번주 설 연휴 직전까지 인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8년 복귀 이후 두 번째로 지휘하는 이번 인사는 기존처럼 ‘신상필벌’을 기조로 하면서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안정 속 혁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 IT·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업부를 이끄는 김기남(62) 부회장, 고동진(59) 사장, 김현석(59) 사장 등 세 명의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될 거라는 관측이 높다. 하지만 금융 등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우 대폭 교체설도 나온다. 그간 삼성이 만 60세가 넘는 사장급 이상 CEO를 대부분 교체해 온 만큼 이번에도 ‘60세 룰’이 적용될지 주목된다. 현재 7개 주요 계열사 가운데 1963년생인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을 제외하고 물산·SDI·SDS·전기·생명 CEO들은 올해 모두 ‘60세 룰’ 대상자에 해당된다.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이 1959년생, 전영현 삼성SDI 사장,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홍원표 삼성SDS 사장이 1960년생이다. 지난해 말 대규모 세대교체와 여성 임원 약진 등으로 요약된 재계 주요 그룹의 인사 트렌드가 이번 삼성 인사에서도 반영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통상적으로 매년 12월 초 이뤄졌던 삼성그룹의 사장단·임원 인사는 지난해 말 이 부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경영진이 국정농단, 노조와해 사건 등 재판에 연루되며 해를 넘겼다. 이런 가운데 설 연휴를 넘기지 않고 인사 문제를 마무리 지으려는 것은 안팎으로 위기가 가중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에서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2년 만에 인텔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고 모바일 부문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쫓기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도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지난 17일 4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적 운영을 양형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이를 평가할 외부 전문심리위원 도입을 주문하고 5차 공판(2월 14일)에서 전문심리위원단 구성과 활동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삼성의 부담과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이와 관련,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는 준법경영 노력을 위한 조치도 반영될 전망이다. 다음달 초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함에 따라 위원회 활동을 지원하는 사무국 신설 등 관련 조직 구성·확대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BBC 진행자 “그 사피로 씨가 아니라고요?” 웃어넘긴 게스트

    BBC 진행자 “그 사피로 씨가 아니라고요?” 웃어넘긴 게스트

    “아, 그 로버트 사피로 씨가 아니라고요? 맙소사!” 영국 BBC 라디오4의 PM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지 얼마 안된 이반 데이비스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생방송 도중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원래 BBC 2채널의 뉴스나이트를 진행했던 그는 채널을 옮겨 새 프로그램을 맡은 지 얼마 안된 터였다. 이날은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형사법원 판결 때에 한해 카메라 촬영을 허용하게 한 것과 관련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참이었다. 그가 섭외한 인물은 OJ 심프슨 사건을 변호해 유명해진 로버트 사피로 전 변호사였다. 그런데 정작 생방송 도중 전화로 연결된 인물은 동명이인이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의 경제 및 안전보장 관련 정책을 조언했던 로버트 사피로 전 고문이었다. 데이비스가 자신을 엉뚱하게도 저유명한 심프슨 변호인단의 일원이었으며 역사적인 생중계 법정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음에 틀림없다고 소개한 뒤 영국 대법관 출신인 로드 섬슨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겠다고 소개하자 사피로 전 고문은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베테랑 방송인 데이비스의 얼굴은 홍당무가 됐다. 그는 이내 정신을 되찾아 “법정 안에 카메라를 들여놓는 일이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고 있는 것인지 당신에게 묻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사피로 전 고문은 “무엇보다 먼저 섬슨과 함께 해 영광이며, 둘째로 난 그 변호사가 아니라 미국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의 고문인 로버트 사피로란 점을 말씀드린다. 당신은 엉뚱한 로버트 사피로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맙소사, 이런 실수를 했군요. 당신 전화번호는 분명 우리 (섭외 명부인) 로돌렉스(Rolodex)에 있었어요. 사전 대화를 통해 걸러내지 못한 점이 놀랍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사피로는 법정 안에 카메라가 들어오는 일이 어떤 효과를 낳을 것이며 나중에 사회과학자들이 이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길게 이어갔다. 그는 “미국인들도 이제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재판 진행에 익숙해져 있으며 TV로 판결 내용을 중계하는 일이 경천동지할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다시 한 번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실수였다”며 머리를 조아렸다.그런데 BBC가 출연자를 혼동한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2006년 가이 고마가 정보통신(IT) 관련 일자리에 채용 면접을 보러 방송국에 나왔다가 리셉션 직원이 애플 로고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 대해 토론자로 초빙된 IT 전문기자(그의 퍼스트 네임도 ‘가이’였다)로 착각해 스튜디오에 나와 진행자와 문답을 주고받는 황당한 일까지 있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당시 고마는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그는 BBC에 일자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방송 사고의 ‘전설’(?)로 남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이광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광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종락 논설위원

    지난달 30일에 사면복권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여권에선 4월 총선에서 이 전 지사를 핵심 키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지사를 두고 고향 강원도는 물론 서울 험지 출마까지 거론되고 있다. 총선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나면 이후에는 대권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정작 이 전 지사는 원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여시재’ 일정으로 3주간 미국·싱가포르·이스라엘·네덜란드를 돌고 있다. 여시재는 2015년에 출범해 동북아시아 외교와 한반도 통일문제, 미래 산업 등을 연구하는 민간 싱크탱크다. 다음달 초에 귀국하면 그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일단 이 전 지사는 강원도에서는 춘천이나 강릉에서의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열세였던 강원도에서 이 전 지사가 맹활약해 총 8석 가운데 3~4석만 더 가져오면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그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해 서울 광진을에서 자유한국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대결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이 전 지사의 광진을 출마를 가정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역구민들의 표심을 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 당내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물론 김경수 경남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친노·친문 대권주자들이 줄줄이 낙오한 데 대한 고민을 이 전 지사가 덜어 줄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커지는 상황이다.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김부겸 의원 등은 모두 ‘친노 적자’가 아니고, 친문 주자는 전부 추락한 상황에서 범친노 결집의 구심점으로 이 전 지사가 제격이라는 게 친문들의 시각이다. 안 전 지사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벌써 이 전 지사 쪽으로 옮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번 사면도 청와대 내 친문 인사들의 요구가 커 발표 보름 전에 전격 결정됐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총선 이후 여권의 대선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이광재 전 지사를 사면시키고,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총리로 기용하고, 김포가 지역구인 김두관 의원을 부산·경남(PK)에 내보내려 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왜 다시 기용하려는지를 유심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정적으로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총리에게 쉽게 대권을 주지 않겠다는 게 친문 세력의 일관된 생각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지사는 친노의 핵심이면서 확장성이 넓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와 JTBC 회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중도보수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는’ 현 정치구도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인물로 이 전 지사만 한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8년간의 정치 공백기에 여시재에서 내공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에 발간한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 “문명화된 대한민국이 되려면 보수는 복지를, 진보는 성장을 연구해야 한다. 교육혁신이 살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지사가 총선을 넘어 차기 대권주자로 우뚝 서려면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사면복권은 됐지만 2011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9만 5000달러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전력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낙연 전 총리도 ‘호남 인사’라는 프레임에 갇히는데, 호남보다 더 인구가 적은 강원 출신으로 지역의 벽을 넘을 수 있느냐는 시각도 있다. 행정안전부의 2017년도 지자체 인구현황에 따르면 강원도는 155만명인 데 반해 전남은 190만명, 광주시는 147만명이다. 정치적 스킨십이나 대중과의 소통력 부족도 그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 전 지사는 피선거권이 박탈된 지난 8년이 넘는 기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주위에 토로해 왔다. 그런 그가 총선정국에서 공백 기간에 비축한 내공을 어느 정도 내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정치 행보가 가려질 전망이다. 어쩌면 앞으로의 몇 개월이 8년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결단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시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jrlee@seoul.co.kr
  • [금요칼럼] 안태근,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원/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안태근,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원/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1991년 10월 11일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인준을 위한 청문회가 열렸다. 예일대 법학박사와 기회균등위원장을 지낸 흑인 남성 클래런스 토머스가 후보자였다. 흑인으론 당시 두 번째였던 대법관 인준을 위한 이 청문회는 미국 의회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을 남겼다. 기회균등위원회에서 같이 근무했던 애니타 힐이 후보자를 성희롱 가해자로 고발했고 청문회는 힐과 그녀의 증언을 의심하고 조롱하는 백인 남성 상원의원들의 전쟁터가 됐다. 사흘간 TV로 중계된 청문회에서 힐은 토머스의 집요한 데이트 요구와 파렴치한 언어적 성희롱에 대해 증언했지만 결과는 58대42 토머스의 승리로 끝났다. 이유는 논쟁의 프레임이 ‘성희롱’이 아니라 ‘인종차별’로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토머스는 자신의 성희롱에 대한 고발을 흑인 남성의 대법관 임명을 막으려는 인종차별적 음해로 몰아붙였고 남성 상원의원들은 이에 동조했다. 지난 주말 한국의 대법원은 1심, 2심에서 부하인 여검사를 성추행한 뒤 보복 인사 조치해 유죄판결을 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7쪽 분량의 판결문 취지는 직권남용죄는 성립하지 않으며 인사권의 재량 범위를 위법적인 수준으로 넘어섰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판결에 대한 보도의 지배적 해석은 인사권자의 재량을 지극히 넓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법조계 최고 권위자들의 판단에 문외한으로서 일일이 따져 묻는 것이 민망하기는 하나 그렇기 때문에 더 분명하게 물어야겠다. 사실심리보다 법리판단에 비중을 두는 대법원 판결이라도 개별 사건은 사실과 법리의 연관 속에서 판단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첫째, 이 사건의 핵심은 무엇인가? 어떤 이해관계도 없는 인사권자가 사심 없이 내린 결정의 위법성을 따지는 문제인가? 아니면 성희롱 행위자로 지목돼 불편한 관계에 있던 인사권자가 피해자에게 검찰인사준칙과 관행을 깨면서까지 유례없이 불리한 조치를 행한 사건의 정당성을 가리는 것인가? 후자라면 이 사건은 단순히 인사권의 재량 범위가 아니라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맥락이 우선적인 조건이 되고 그 위에서 행위의 적법성을 따져야 할 것이다. 둘째, 대법원 판단 과정에서 박균택 전 법무연수원장이 후배의 가정생활을 배려한 민원을 넣고 이것이 수용돼 서지현 검사가 통영지청으로 갔다는 주장은 원심 판결을 뒤엎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 검사도 어린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근무 부담이 많은 지청에 근무했었다. 권력자를 통해 청탁해 온 검사를 위해 이미 지청 근무를 마친 비슷한 상황의 검사를 희생시키는 결정의 투명성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인사준칙까지 깬 행위는 단지 ‘부적절’한 수준인가? 이중, 삼중의 부적절한 판단이 중첩될 때 그것은 ‘부적절’보다는 ‘위법’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위법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에 문제는 없는가? 셋째, 이 판결이 가져올 후폭풍이다. 앞으로 공공은 물론 민간 부문에서도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는 더욱 입을 다물고 움츠려들 것이다. 대부분 상사와 부하직원 관계에서 발생하는 직장 내 성희롱은 인사 조치로 마무리된다. 여기서 인사권을 가졌거나 인사권자와 가까운 사람이 가해자일 경우 피해를 따지는 행위는 위험천만한 일이 될 것이다. 법은 결국 권력자의 편에 선 것일까? 대법원은 미투운동의 역사를 지우려는 것일까? 그들의 의도에는 관심 없다. 문제는 그 판단이 가져올 결과다. 참고로 교수로 활동하던 애니타 힐은 2017년 말 미국영화산업 직장내성희롱?평등증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청문회 당시 상원 법사위원장이던 조 바이든은 이후 힐에게 사과했고, 청문위원들은 ‘준비가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2020년 한국의 대법원은 준비가 돼 있는지 묻고 싶다.
  • [속보] ‘세월호 보도개입’ 이정현 벌금형 확정…방송법 첫 유죄

    [속보] ‘세월호 보도개입’ 이정현 벌금형 확정…방송법 첫 유죄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한국방송공사(KBS)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현(62) 무소속 의원이 1000만원의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방송법 제정 32년 만의 첫 유죄 확정판결이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의원직은 유지된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거나, 선거법 위반 외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6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 뒤인 2014년 4월 21일과 30일, KBS가 정부와 해경의 대처를 비판하는 보도를 잇따라 하자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간다’ ‘10일 후에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 하라’고 편집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새달 준법감시위 출범 앞두고 삼성전자 준법경영 실천 서약

    새달 준법감시위 출범 앞두고 삼성전자 준법경영 실천 서약

    새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삼성전자 사장단과 임원들이 13일 ‘준법실천 서약식’을 가지며 준법경영 실천 의지를 다졌다.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날 오전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행사에서 준법실천 서약서에 직접 서명했다. 나머지 임원들은 전자 서명으로 동참했다.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서약의 주요 내용은 ▲국내외 제반 법규와 회사 규정을 준수하고 ▲위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인지한 경우 묵과하지 않고 ▲사내 준법문화 구축을 위해 솔선수범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서약식은 사장단을 포함한 전 임원이 준법경영 실천을 위한 의지와 각오를 밝힘으로써 ‘법과 원칙의 준수’가 조직 문화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크고 작은 조직의 책임자는 법과 원칙에 저촉되는 어떤 의사 결정이나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물산도 각각 사별로 서약식 행사를 가졌다.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도 이번주 초까지 서약식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새달 초 출범할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삼성 그룹 내부에 속하지 않고 외부 독립기구로 활동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계열사는 이달 말쯤 각 이사회를 거쳐 준법감시위 설립·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협약을 맺는 7개 계열사는 준법감시위의 감독을 받게 된다. 준법감시위는 총수를 포함한 최고경영진의 준법 위반 리스크를 사전·사후에 살펴보고 직접 조사에 나선다. 법 위반 내용을 확인하면 시정·제재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 방안을 회사에 요구할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차별에 맞선 87세 美대법관, 그녀가 쏟아낸 말들

    차별에 맞선 87세 美대법관, 그녀가 쏟아낸 말들

    긴즈버그의 말/루스 베이더 긴즈버그·헬레나 헌트 지음/오현아 옮김/마음산책/200쪽/1만 5500원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87세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자 최고령 현직 연방대법관인 그는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노터리어스(악명 높은) RBG’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50년 법조 인생을 공정과 평등에 바쳤고 보수성 짙은 지금 대법원에서도 반대의견을 가장 많이 낸다. 마음산책이 열세 번째 말 시리즈로 낸 ‘긴즈버그의 말’은 그 ‘노터리어스’ 긴즈버그의 법 철학과 삶을 오롯이 볼 수 있는 어록으로 눈길을 끈다. 법정 의견서와 언론 매체, 강연 등에서 찾아낸 긴즈버그의 말을 관통하는 가치는 역시 ‘평등과 중립’이라는 법 정신이다. ‘변론 기술만 좋은 변호사는 기술자와 다름없다’, ‘판사는 그날의 날씨가 아닌 시대의 기후를 고려해야 한다’고 외친다. ‘나는 사람들을 세뇌하려고 애쓰지 않지만 나 자신을 중립적인 사람으로 제시하지도 않는다’는 외침은 상대방에 대한 무시와 대립 일색인 우리 사회상에 겹쳐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유대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은 차별 속에서 건져 낸 속 깊은 언사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분노처럼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감정에 굴복하지 말라’고, 또 ‘상대편 체스 말을 모조리 쓸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긴즈버그는 ‘자유롭게 너와 내가 되도록’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법의 지향과 존재의 이유일 것이다. 편집자인 헬레나 헌트는 서문에 이렇게 썼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법을 활용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지형 “이재용 부회장, 삼성준법감시위 자율·독립성 약속”

    김지형 “이재용 부회장, 삼성준법감시위 자율·독립성 약속”

    金위원장 “처음엔 면피용 아닌가 의심” 경영권 승계·오너 일탈 예외 없이 감시 참여연대 “실효성 위해 전력투구해야”‘오너의 일탈도 예외 없이 감시한다.’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2월 초 출범시킨다고 9일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삼성 내부,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를 직접 조사하고 신고받는 권한을 가진다. 준법감시 분야는 대외 후원금, 내부거래, 하도급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분야를 비롯해 뇌물수수, 부정청탁, 노사관계, 노조문제, 경영권 승계까지 모두 아우른다. 준법감시위는 위원장인 대법관 출신인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를 포함, 모두 7명의 삼성 내·외부 인사로 꾸려진다. 김 위원장은 이날 최근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 준법감시위의 독립적인 운영을 확약받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에게도 준법감시위 구성이 삼성 총수인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양형을 낮추기 위한 ‘면피용’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삼성의 진정한 의지에 대한 의심이 있었다”며 “완전한 독립성·자율성, 변화의 의지를 확인받고 싶었는데 이 부회장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스스로 준법감시위의 조사·제재 권고 대상에 들겠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의 약속에 그것까지 다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준법감시위 외부 위원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인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6명으로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분야에서 두루 선정됐다. 삼성 내부에서는 해체된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지낸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이 합류했다. 그룹 내부에 속하지 않고 외부 기구로 활동할 준법감시위는 활동 시한을 정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물산·생명·SDI·전기·화재 등 주요 7개 계열사들이 이달 말 협약을 맺고 위원회에 참여해 준법 감시를 받는다. 참여 계열사는 앞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위원회 활동 자금은 7개 계열사에서 지원한다. 위원회는 법·위반 리스크를 사전·사후에 들여다보고 리스크를 인지하면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법 위반을 확인하면 시정·제재와 재발방지 방안을 회사에 요구한다. 각 계열사에 준법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감독하고 계열사 이사회에 직접 권고·의견을 제시한다. 김 위원장은 “만약 준법감시위의 요구를 삼성 측이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해 외부에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범 이후 발생한 사안을 다룬다는 계획이라 삼성이 준법감시위를 만들게 된 원인이 된 사안은 다룰 수 없어 근본적인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적 권한이 없는 외부 기구가 내부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팽배하다. 참여연대는 “그간 삼성은 불법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될 때마다 쇄신안을 거듭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삼성이 준법위를 설치한다면 쇄신의 시늉을 할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운영과 조직의 윤리적 재탄생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김지형 “이재용 부회장, 삼성준법감시위 자율·독립성 약속”

    김지형 “이재용 부회장, 삼성준법감시위 자율·독립성 약속”

    ‘오너의 일탈도 예외 없이 감시한다.’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2월 초 출범시킨다고 9일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삼성 내부,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를 직접 조사하고 신고받는 권한을 가진다. 준법감시 분야는 대외 후원금, 내부거래, 하도급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분야를 비롯해 뇌물수수, 부정청탁, 노사관계, 노조문제, 경영권 승계까지 모두 아우른다. 준법감시위는 위원장인 대법관 출신인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를 포함, 모두 7명의 삼성 내·외부 인사로 꾸려진다. 김 위원장은 이날 최근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 준법감시위의 독립적인 운영을 확약받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에게도 준법감시위 구성이 삼성 총수인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양형을 낮추기 위한 ‘면피용’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삼성의 진정한 의지에 대한 의심이 있었다”며 “완전한 독립성·자율성, 변화의 의지를 확인받고 싶었는데 이 부회장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스스로 준법감시위의 조사·제재 권고 대상에 들겠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의 약속에 그것까지 다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준법감시위 외부 위원은 김 위원장을 비롯해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인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6명으로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분야에서 두루 선정됐다. 삼성 내부에서는 해체된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지낸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이 합류했다. 그룹 내부에 속하지 않고 외부 기구로 활동할 준법감시위는 활동 시한을 정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물산·생명·SDI·전기·화재 등 주요 7개 계열사들이 이달 말 협약을 맺고 위원회에 참여해 준법 감시를 받는다. 참여 계열사는 앞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위원회 활동 자금은 7개 계열사에서 지원한다. 위원회는 법·위반 리스크를 사전·사후에 들여다보고 리스크를 인지하면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법 위반을 확인하면 시정·제재와 재발방지 방안을 회사에 요구한다. 각 계열사에 준법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감독하고 계열사 이사회에 직접 권고·의견을 제시한다. 김 위원장은 “만약 준법감시위의 요구를 삼성 측이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해 외부에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범 이후 발생한 사안을 다룬다는 계획이라 삼성이 준법감시위를 만들게 된 원인이 된 사안은 다룰 수 없어 근본적인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적 권한이 없는 외부 기구가 내부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팽배하다. 참여연대는 “그간 삼성은 불법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될 때마다 쇄신안을 거듭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삼성이 준법위를 설치한다면 쇄신의 시늉을 할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운영과 조직의 윤리적 재탄생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오너도 예외없다” 삼성 준법감시위, 경영권 승계까지 들여다본다

    “오너도 예외없다” 삼성 준법감시위, 경영권 승계까지 들여다본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월 초 출범 “이재용 부회장 위원회 독립·자율성 약속” 총수 포함 경영진 위법행위까지 감시·제재 전자·물산·생명·SDI 등 7개 계열사 참여 ‘오너의 일탈도 예외 없이 감시한다.’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고경영진들의 위법행위까지 들여다보고 시정·제재하는 준법감시위원회를 2월 초 출범시킨다. 국정농단 사건, 노조와해 사건 등 각종 불법행위로 거센 변화의 요구에 직면한 삼성이 준법감시위에 ‘윤리경영 파수꾼’ 역할을 맡기며 내부 쇄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준법감시위는 대법관 출신인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를 위원장을 비롯해 7명의 삼성 내·외부 인사로 꾸려진다. 9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지형 변호사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을 직접 만나 준법감시위의 독립적인 운영을 확약받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스스로에게도 “준법감시위 구성이 삼성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양형을 낮추기 위한 ‘면피용’이 아닌지 우려와 삼성의 진정한 의지에 대한 의심이 있었다”며 “완전한 독립성·자율성, 변화의 의지를 확인받고 싶었는데 이 부회장이 흔쾌히 수락을 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스스로 준법감시위의 조사·제재 권고 대상에 들겠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이 부회장의 약속에 그것까지 다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준법감시위 외부 위원은 김 위원장을 비롯,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권태선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인 봉욱 변호사,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6명으로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분야에서 두루 선정됐다. 삼성 내부에서는 해체된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지낸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이 합류했다.그룹 내부에 속하지 않고 외부 기구로 활동할 준법감시위는 활동 시한을 정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물산·생명·SDI·전기·화재 등 주요 7개 계열사들이 이달 말 협약을 맺고 위원회에 참여해 준법 감시를 받는다. 참여 계열사는 앞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위원회 활동 자금은 7개 계열사에서 지원한다. 준법감시위는 삼성 내부, 특히 최고경영진의 법위반 행위를 직접 조사하고 신고받는 권한을 가진다. 준법감시 분야는 “성역은 없다”는 김 위원장의 공언대로 대외 후원금, 내부거래, 하도급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 분야를 비롯해 뇌물수수, 부정청탁, 노사관계, 노조문제, 경영권 승계까지 모두 아우른다. 위원회는 법·위반 리스크를 사전·사후에 들여다보고 리스크를 인지하면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법 위반을 확인하면 시정·제재와 재발방지 방안을 회사에 요구한다. 각 계열사에 준법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감독하고 계열사 이사회에 직접 권고·의견을 제시한다. 김 위원장은 “만약 준법감시위의 요구를 삼성 측이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해 외부에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범 이후 발생한 사안을 다룬다는 계획이라 삼성이 준법감시위를 만들게 된 원인이 된 사안은 다룰 수 없어 근본적인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적 권한이나 책임 없는 외부 기구가 내부 변화를 추동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팽배하다. 이날 참여연대는 “그간 삼성은 불법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될 때마다 쇄신안을 거듭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런 우려에도 삼성이 준법위를 설치한다면 준법위에 감시의 역할을 맡기고 쇄신의 시늉을 할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운영과 조직의 윤리적 재탄생을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논평을 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지현 “안태근에 면죄부 준 대법 판결, 도저히 납득 안돼”

    서지현 “안태근에 면죄부 준 대법 판결, 도저히 납득 안돼”

    서 “직권남용 범위 지나치게 좁게 해석”대법원이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서지현 검사에 대한 인사발령은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내자 사건을 처음 폭로한 피해자인 서 검사가 강력 반발했다.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인 서기호 변호사는 9일 대법 판결 후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직권남용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대법원 판결문을 입수해 면밀히 검토·분석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이것이 서지현 검사와 상의한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직권남용죄의 ‘직권’에 ‘재량’을 넓히고 ‘남용’을 매우 협소하게 판단했는데 납득이 어렵다”면서 “유례없는 인사발령을 통한 보복을 ‘재량’이라니…”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다만 서 검사는 “법리는 차치하고, 그 많은 검사들의 새빨간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제도에 위배해 인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1·2심 판단이 유지됐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한 제 진술이 진실임은 확인된 것”이라면서 “끝까지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취지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수감된 상태였던 안 전 국장은 이날자로 직권보석결정을 받아 석방됐다. 형사소송법 취지상 무죄취지 파기환송의 경우 피고인은 당연히 석방되어야 한다는 게 대법의 설명이다.대법은 “인사권자는 법령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전보인사 내용을 결정할 필요가 있고 상당한 재량을 갖는다. 검사 인사 직무를 보조·보좌하는 인사 실무담당자도 마찬가지”라면서 “서 검사를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다시 전보한 사정만으로 ‘경력검사 부치(部置)지청 배치제도’ 본질이나 검사인사 원칙·기준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란 3개청 이상 근무한 경력검사가 소규모 지청인 부치지청에 근무하며 후배 검사들을 지도하고 어려운 사건을 우선적으로 배당받는 등 높은 강도로 근무하는 대신 다음 인사 때 희망지를 적극 반영해주는 방법으로 보상하는 인사 원칙이다. 대법은 이어 “안 전 국장이 인사담당 검사에게 서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내게 하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법령에서 정한 ‘검사 인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법은 안 전 검사장의 행위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검찰에 따르면 안 전 국장은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 이후 서 검사가 이를 문제삼으려 하자 2014년 4월 정기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서 검사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났다. 1심은 “당시 인사담당 검사는 서 검사 의견을 듣지 않고 통영지청에 배치해 자연스럽지 않은 업무처리를 했다”면서 “안 전 국장 지시로 서 검사 인사안이 작성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서 검사처럼 부치지청 배치경력이 있는 검사가 다시 곧바로 부치지청에 배치된 경우는 제도 시행 뒤 한 번도 없었다”면서 “안 전 국장이 본인 경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려 인사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사직을 유도하거나 치명타를 가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이에 대해 대법원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부치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인사기준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과거 안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2018년 1월 폭로했다. 이 폭로는 한국 사회 각계의 미투(me too) 운동으로 번졌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안 전 검사장이 이러한 성추행 사실을 덮기 위해 서 검사를 좌천시켰다고 기소했다. 1·2심은 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안 전 검사장에게 실형을 선고했으나, 이날 대법원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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