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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예의없는 것들’ 촬영장을 가보니…

    한강이 시원스레 내려다 보이는 서울 당산역 부근 어느 건물의 옥상. 검은색 옷에 검은 선글라스를 낀 사내가 하얀 옷을 입은 다른 사내의 스트레칭을 돕는다. 카메라가 돌아갈 땐 자못 진지하더니 컷 소리와 함께 검은 옷의 사내는 킥킥거리기 바쁘다. 영화 ‘예의없는 것들’(제작 튜브픽쳐스,5월 개봉예정)에서 ‘킬라’(신하균)가 존경하는 킬러 선배 ‘발레’(김민준)의 스트레칭을 돕는 촬영현장. 다리를 쫙 찢는 스트레칭이라 해도 전직 발레리노다운 우아한 동작이 나와야 한다.“어제 밤잠을 못 잘 정도로 긴장된 장면”이라는 김민준은 약간 민망한 표정이다. 끙끙대는 김민준을 내리 눌러야 하는 신하균 역시 큭큭대면서도 그런 김민준이 안쓰러운 모양이다. 지난해 ‘월컴 투 동막골’로 대박을 터뜨린 배우 신하균이 이번 영화에서 혀가 짧아 슬픈 킬러,‘킬라’역을 맡았다.제목,‘예의없는 것들’ 역시 킬라가 세운 살인의 원칙이다. 너는 예의가 없으니까, 싸가지가 없으니까 죽어 마땅하다는, 정말 예의에 어긋난 원칙에서 따왔다. 살인의 목적도 약간 어처구니 없다. 혀 짧은 것을 고치기 위해 수술비 1억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물론 돌팔이 의사에게 속았다는 것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 혀가 짧은 콤플렉스 덕분에 전체 영화에서 신하균이 소화하는 킬라의 대사는 두어마디 정도. 나머지는 모두 내레이션으로 처리된다. 촬영 뒤 간담회에서 신하균은 “대사가 없어서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출연했는데 더 어려워요.”라고 농담했다. 외려 대사가 없어 연기는 더 어렵다. 내레이션 시간까지 계산해 연기해야 하는데다 자기는 가만히 있어도 주변 배우들이 알아서 움직여 줘야 한다. 그나마 표정연기라도 하려니까 선글라스마저 씌워 버렸다. 신하균의 말 그대로 “얼굴 아랫부분만으로” 연기해야 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출연을 결정한데 대해 신하균은 ‘세상을 보는 독특한 시각’을 꼽았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류통신] TV드라마 한류 돌풍 음식문화로 뿌리내려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홍콩 전역과 중국 화남지역으로 방영되기 시작한 90년대 초 한류의 태동을 일찌감치 감지한 한 홍콩 교포가 라면과 김치 등을 유통해 홍콩 대형슈퍼마켓에 공급하며 단숨에 대박을 터트렸다는 신화는 홍콩 교포사회에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로부터 10여년 후,‘먹기 위해 산다.’는 중국인에게 산해진미 궁중음식과 더불어 아름다운 여인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하는 ‘대장금’이 소개되자 중화권 한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극에 달했다. 한국식당을 찾은 현지인들과 홍콩의 양대 TV 방송국은 있지도 않은 ‘대장금 메뉴’를 만들어 내라며 성화를 해댔고, 몇몇 한국식당들이 급기야 ‘대장금 특선메뉴’를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한국 연예인들 사진을 한 꾸러미씩 들고 한국식당을 찾은 홍콩인들은 주문한 한국음식이 나올 때까지 대장금 주제가나 아리랑 등을 흥얼대며 대장금의 나라 한국과 함께 한다는 사실에 마냥 행복해 한다. 혹자는 한류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나 미식의 천국 홍콩에서는 음식문화 저변에 한류가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어 뿌듯하기 이를 데 없다.‘대장금 특선 메뉴’가 대장금의 인기와 함께 서서히 사라졌지만 한국음식점을 찾는 고객의 70%는 홍콩인을 비롯한 외국인이라는 게 한국식당 매니저의 전언이다. 이들은 외국인 전용으로 준비된 밋밋한 반찬을 마다하고 굳이 한국인이 먹는 맵고 짠 반찬을 특별 주문하기도 하고, 비빔밥이나 불고기, 갈비 등으로 한정돼 있는 외국인들의 전용메뉴도 전골이나 찌개로까지 옮겨갔다. 그뿐만 아니다. 패스트푸드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맥도널드’에서는 한국의 불고기가 들어간 햄버거 ‘대단해요’를 내놓았고,‘대가락’과 같은 홍콩식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도 육류를 이용한 한국식 바비큐를 정식 메뉴로 올렸다. 대형 중국 음식점에서는 ‘한국의 맛’을 중국음식에 접목시켜 새로운 퓨전음식을 만들어 내는데 열을 올리고 있으며, 현지인들이 가장 많은 침사초이 중심부에 한국식 대형 패스트푸드점이 생겨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렇듯 홍콩에서는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 열풍이 홍콩의 음식문화까지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홍콩을 찾는 외국인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하는 한류가 홍콩에서처럼 음식문화로까지 확산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권윤희 <위클리홍콩 교민신문 대표>
  • [씨줄날줄] 록 애국가/진경호 논설위원

    애국가 록 버전으로 인터넷에 불이 났다. 한·일 월드컵의 가수 윤도현이 애국가를 록으로 편곡, 독일 월드컵 응원가로 내놓자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에 나선 것이다.“경건한 애국가를 제멋대로 불러도 되느냐.”“신나게 부를 수 있으면 더 좋은 것 아니냐.” 이런 논전을 펴는 네티즌이라면 순수, 아니 순진하다 하겠다. 사실 국가를 편곡해 부른 경우는 동서고금에 즐비하다. 미국 팝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2004년 미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자기 스스로 편곡한 국가를 불렀다. 우리나라만 해도 파페라 가수 임형주가 대통령 앞에서 애국가를 팝으로 편곡해 불렀고, 이은미와 박화요비는 각각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재즈와 R&B로 편곡한 애국가를 불렀다. 논란의 본질은 이 ‘퓨전 애국가’의 경박함 또는 경쾌함에 있질 않은 모양이다. 한·일 월드컵에 이어 2라운드를 맞은 이통통신회사 SK텔레콤과 KTF의 ‘월드컵 대전’이 본질인 것이다. 알려진 대로 한·일 월드컵 당시 공식 후원사는 KTF였고,SKT는 붉은악마를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대박은 SKT가 터뜨렸다. 윤도현의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와 붉은악마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지금까지 나라 안팎에서 막대한 홍보효과를 거뒀다. 문제는 SKT와 붉은악마가 결별하면서 터졌다. 한·일 월드컵 이후 SKT와 마찰을 빚은 붉은악마가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후원사를 KTF로 바꾼 것이다. 다급해진 SKT는 전속모델료로 10억원을 주고 윤도현을 붙들었고, 결국 ‘KTF-붉은악마’ 대 ‘SK텔레콤-윤도현’의 대결구도가 짜여졌다. 록 애국가 논란은 여기서 비롯된다.SK텔레콤이 윤도현과 함께 록 애국가를 내놓은데 맞서 KTF는 붉은악마와 공동으로 월드컵 공식음반을 다음달 내놓는다. 마야, 버즈, 부활, 봄여름가을겨울 등이 참여했다. 당연히 붉은악마는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이들의 응원가를 부른다. 윤도현의 록 애국가를 부를지는 미지수다. 안익태기념재단마저 록 애국가에 거부감을 나타냈다니 SK텔레콤으로선 일단 궁지에 몰린 셈이다. 그나마 네티즌 상당수가 록 애국가에 찬성의 뜻을 밝힌 것이 위안거리다. 목 터져라 부르는 응원가 뒤로 거대자본이 입을 벌리고 있다. 둘, 셋, 넷으로 갈린 응원가에 월드컵의 감동마저 갈라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국립미술관에도 국적불명 작품 있어요”

    “성덕대왕신종,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불화 등 한국 미술문화재의 상당수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미술사에 20세기 현대미술도 넣어야 하는데 어떤 작가를 넣고 뺄 것이냐에 대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미술사학계의 최고 권위자이자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휘준(66)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오는 28일 정년퇴직으로 23년째 몸담았던 서울대를 떠나 명지대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해 5월 문화재위원장을 맡은 뒤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했던 안 교수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1961년 개설된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1기생으로 미술사와 인연을 맺은 뒤 한 우물만 파온 그의 인생에서 우리 문화와 역사를 사랑하는 노학자의 멋과 격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명지대를 택하신 이유는.-미술사학과가 독립된 몇 안 되는 대학이죠. 박사과정 한 과목만 맡을 예정입니다. 방을 비우려고 책을 정리 중인데 서울대박물관에 8400권을 기증했고, 몇 천권 정도 더 기증하려고 해요. 고등학교 때 스승의 조언으로 고고인류학을 택했고, 대학 때도 좋은 스승을 만나 미술사 전공으로 유학도 갔죠. 돌아와서 홍익대 공채 1호 교수가 됐고, 모교에서도 20년 이상 일했으니 이제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죠. 저는 스승들의 도움이 컸지만 요즘 후배들은 스스로 알아서 잘 해내니까 대견합니다.▶현대미술에도 관심이 크신데.-홍익대 교수를 하면서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많았죠. 전시회·옥션 등도 빠지지 않고 봅니다. 미술사학자 입장에서 민중미술 등 20세기 현대미술도 한국미술사 차트에 넣어야 하는데 한국성과 창의성, 대표성, 시대성이 있어야 미술사에 포함될 수 있어요. 요즘에는 난해한 국적불명 작품들이 많은데 그런 작품들은 미술사에 편입되기 어려워요. 국립현대미술관에도 왜 이런 작품들이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어요. 혹시 제 기준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평론가가 있다면 함께 토론하고 싶습니다. 물론 20∼30대 작가들 중 눈에 띄는 훌륭한 작가들도 많이 있어요. 그들이 누구라고 밝힐수는 없어요. 미술사가는 한 방향으로 취향이 생기면 안됩니다. 작품 모두가 사료이기 때문에 호·불호를 따지면 사료 선정에 방해가 돼요. 그래서 작품 수집도 하지 않는데, 정표로 받은 작품들에 대해서는 “나에게 맡긴 것이니 언제든지 찾아가라.”고 말합니다.▶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자유롭게 여행도 하고 독서도 하고 싶지만 밀린 숙제가 있습니다. 영문판 한국미술사와 한국회화사, 한국회화사 논문집을 준비 중입니다.‘한국의 현대미술, 무엇이 문제인가’(서울대출판부)의 수정판도 준비하고 있어요. 미대생을 위한 실용적인 한국미술사도 쓰고 싶고, 세계 제일의 한국미술문화재를 소개하는 책도 써볼까 합니다. 성덕대왕신종은 단연 세계 최고죠. 완벽한 구성의 고구려 벽화와 다보탑, 고려불화, 고려청자는 물론 석굴암 본존불도 그리스·로마 조각보다 더 뛰어납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우리가 이렇게 최고 문화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몰라요. 일반인을 위한 ‘한국의 산수화’와 고구려 미술 관련 책도 묶으려고 합니다. 지난 30여년간 학술논문 117편에 28권의 책을 펴낸 안 교수. 최근 ‘항산’(恒山)이라는 호를 지었다는 그는 ‘항상 변하지 않는 산’처럼 한국미술사를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10대 외계어 30대 75% “무슨 뜻이야”

    10대 외계어 30대 75% “무슨 뜻이야”

    오나전, 솔대, 엑박, 안습, 다굴…. 당신은 이 중 몇개나 뜻을 알고 있는가. 친구들 사이에 ‘인터넷 외계어의 도사’로 통하는 생기발랄 20대인데도 모르겠다고? 속상해할 것 없다. 이건 ‘10대 나라’의 언어니까. 언어의 연령대별 격차가 커지고 세분화하면서 30대는 물론,20대도 모르는 10대만의 외계어가 확산되고 있다. 그 속을 들여다봤다. 서울 잠실의 한 보습학원에서 3년째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향숙(30·여)씨는 가끔 10대들이 쓰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된다. 최근 학원에서 장난을 치던 아이들이 한 학생을 두고 “너 자꾸 그러면 다굴해 버릴 거야.”라며 놀리는 말을 듣고선 고개가 갸우뚱해졌다.‘다굴하는 것’의 뜻을 물으니 아이들은 “에이∼선생님은 그것도 몰라요. 여러 명이 한명을 따돌리는 걸 말하는 거예요.”라고 했다. 게임용어에서 왔단다. 김씨는 “아이들만의 언어를 들으면 왠지 소외감도 느끼고 세대차이도 명확하게 인식하게 돼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0대들만의 ‘외계어’… 세대언어 격차 심화 회사원 이모(27)씨도 최근 인터넷을 검색하다 ‘안습하네요.’라는 희한한 문장을 봤다. 뜻을 이해하지 못해 또래 친구들에게 물어봤지만 역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안구에 습기가 차다.’는 문장의 줄임말로 10대들이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돼 스스로 신세대라고 생각하고 있던 이씨에게 자기가 10대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이씨는 “10대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사를 쏟아낼 정도지만 사실 그들만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땐 ‘내가 벌써 그렇게 나이가 들었나.’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대,10대들 외계어 60% 이해 못해 서울신문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10대들이 자주 쓰는 ‘외계어’ 12개를 선정, 포털사이트 다음과 조사기관 ㈜시노베이트코리아에 의뢰해 20∼30대 750명을 설문조사했다.10대들의 언어를 얼마나 알고 쓰는지에 대한 조사였다. 그 결과 20대들은 10대들이 쓰는 외계어의 60% 정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0대 초반은 75%였다. 설문은 12개 단어 및 문장과 뜻을 적어두고 각각 (1)전혀 모른다 (2)의미를 몰라 사용하지 않는다 (3)의미는 모르지만 대충 사용한다 (4)의미는 알지만 사용하지 않는다 (5)의미를 완벽하게 알고 있고 사용한다 등 다섯 단계로 나눠 물었다.750명 가운데 20대 초반(20∼25세)과 후반(26∼30세),30대 초반(31∼35세) 참가자가 각각 200명이었고 35세 이상 참가자는 150명이었다. 20대 초반은 12개 단어에 대해 중복해서 답한 결과 1391명(58.0%)이 (1)∼(3)번을 선택해 뜻을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20대 후반은 1475명(61.5%)이 모른다고 답했다.30대 초반은 1802명(75.1%)이,35세 이상은 1493명(82.9%)이 대체로 모르는 편에 속했다. 컴퓨터 타자 실수에서 파생된 단어로 10대들에게 ‘완전’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오나전’이란 단어에 대해 20대 초반 139명(69.5%)이 (1)∼(3)번을 선택해 뜻을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뜻을 알고 있다는 의미인 (4)번과 (5)번을 선택한 사람은 61명(30.5%)에 불과했다.20대 후반은 156명(78%),30대 초반은 171명(85.5%)이 뜻을 몰랐다. ‘솔직히 말해 대박나다.’의 줄임말로 쓰이는 ‘솔대’ 역시 2030 10명 중 8명 이상이 모른다고 답했다.20대 초반의 86.5%,20대 후반의 82.0%가 이 단어 뜻을 몰랐다.30대 초반은 85.0%,35세 이상은 86.0%가 모른다고 답했다. ‘엑스박스’의 줄임말로 인터넷 상에 이미지가 안 나오거나 그림이나 동영상의 링크가 잘못 걸렸을 때 ‘X’표시와 함께 뜨는 작은 상자를 뜻하는 말인 ‘엑박’도 2030들에겐 남의 나라 말이었다.20대 초반은 45.0%가 모른다고 대답했지만 20대 후반은 59.5%,30대 초반은 83.0%가 모른다고 답했다.35세 이상 가운데 모르는 사람은 84.7%였다.‘안습하다.’란 단어 역시 20대 초반의 74.5%,20대 후반의 74.0%가 뜻을 몰랐다. ●20대보다 30대가 10대 외계어에 더 부정적 10대 언어에 대한 반응은 20대와 30대가 다르게 나타났다. ‘앞으로 10대들이 사용하는 은어를 계속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20대 초반은 30.0%(60명),20대 후반은 39.0%(78명)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반면 30대 초반은 56.0%(112명),35세 이상은 62.0%(93명)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해 30대가 20대보다 10대들의 외계어에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그들만의 언어’ 외계어 변천사 가상공간을 오가는 ‘외계어’변천사는 어떻게 될까. 가장 먼저 한글을 파괴한 ‘주범’은 1990년대 초중반 보편화된 무선호출기(삐삐)다. 당시 숫자만 전송할 수 있었던 호출기를 통해 ‘486(사랑해)’‘7942(친구사이)’‘8255(빨리오오)’‘1004(천사)’ 등 메시지가 10대부터 30,40대까지 폭넓게 쓰였다. 비슷한 때 하이텔과 천리안, 나우누리 등으로 대표되는 PC통신이 대중에 확산되면서 가상공간 언어는 더 늘어났다. 이 시기의 특징은 전화선으로 연결된 통신비용을 아끼기 위해 줄임말을 많이 쓰게 된 것. ‘안녕하세요’의 줄임말인 ‘안냐세요’와 ‘반갑습니다.’를 뜻하는 ‘방가’를 비롯해 ‘ㄱㅅ(감사)’‘ㅊㅋ(축하)’‘냉무(내용없음)’‘강추(강력추천)’‘드뎌(드디어)’‘글구(그리고)’‘열공(열심히 공부하다)’ 등이 대표적이다. 반가움을 뜻하는 ‘하이루’와 대화방에 다시 들어온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리하이’ 등 신조어도 생겼다. 90년대 후반 초고속 인터넷이 전국에 보급되면서 가상공간 언어는 제2세대로 진화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네티즌’, 타인의 글에 붙이는 자신의 의견인 ‘덧글’과 ‘답글’, 악의적으로 덧글을 다는 사람을 일컫는 ‘악플러’ 등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함께 등장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도 가상공간 언어가 진보하는 데 한몫했다. 무언가를 살필 때 ‘옵서버(정찰용 캐릭터)로 본다.’, 다쳐서 치료할 때는 ‘메딕(치료 캐릭터) 불러라.’ 등의 게임 문장이 일상 생활에서 버젓이 사용됐다.‘포트리스’라는 게임에서 여러 캐릭터가 한 캐릭터에게 공격을 가한다는 의미인 ‘다굴하다.’란 단어가 가상공간 사전에 포함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디지털카메라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의 정보 공유 사이트로 성격이 바뀐 ‘디시인사이드’가 인기를 끌면서 가상공간 언어는 더 이해하기 힘든 세계로 빠져들었다. 기분이 좋거나 황당하고 어리둥절할 때 느끼는 감정을 대신해 ‘아’, 돈을 함부로 쓰는 행위를 두고 ‘지름신이 강림하셨다.’ 등 표현이 사용됐다. 드라마나 만화, 영화 등 하나의 콘텐츠에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폐인’,‘위협하다.’는 의미를 가진 ‘방법하다.’,‘당신이 최고’라는 의미인 ‘원츄’ 등도 이때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하삼체’가 유행이다.‘하삼체’는 말끝마다 ‘삼’자를 붙이는 것으로 ‘밥먹었어?’를 ‘밥먹었삼?’ 등으로 쓰는 말투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단국대 부지 12년만에 전격 개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 서울 캠퍼스 부지 4만여평의 개발계획이 이르면 이달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대학 이전-주택단지 개발사업 윤곽이 나온지 12년 만이다. 22일 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 시행사인 공간토건과 시공사인 금호산업 건설부문은 이 땅에 얽힌 채권 관계를 이달 중 정리하고 다음달 부지 매각 계약을 한 뒤 4월 중순 이전에 단국대 용인 캠퍼스 이전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이 땅은 학교부지라서 대체 교육시설이 확정돼야 개발할 수 있는데다 채권 관계도 복잡해 사업이 미뤄졌고,시행사도 여러차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금호건설은 지난해 10월 용인 캠퍼스 이전 공사 도급 계약을 하고도 이런 이유로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 등서 5000억 대출 약속 받아 공간토건 관계자는 “단국대 부지 채권 관계가 이달 중 정리되면 정식 개발 사업권이 생긴다.”면서 “부실채권을 해결하기 위해 시공사인 금호건설의 지급보증을 받아 농협 등으로부터 5000억원 상당의 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1200억원대의 관련 부실채권을 가진 예금보험공사 등이 조만간 공매를 통해 채권 매각을 추진 중인데,공간토간이 이 채권을 인수하면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공간토건,금호건설,농협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할 금융회사들은 조만간 ‘금호PF V1’이란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계획이다.앞으로 개발사업 시행은 이 회사를 통해 이뤄지고,금호는 채권문제가 정리되면 4월부터 단국대 용인 캠퍼스 이전 공사를 시작한다.금호건설은 상반기 중 한남동 캠퍼스 개발 계약을 하고,2008년까지 용인 캠퍼스를 완공할 계획이다. ●주택높이 16∼36m로 제한 금호건설은 한남동 캠퍼스 부지에 한국형 베벌리힐스 건립을 구상 중이다.최상류층 고객인 ‘VVIP’를 겨냥해 최고 분양가에 최고급 주택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금호 관계자는 “한남동 캠퍼스 부지는 풍치지구여서 개발 가능한 주택 층고가 18∼36m로 제한돼 있어 용적률이 평균 150% 정도 나온다.”면서 “최상층을 겨냥해 4∼12층 6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한남동 부지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서울 도심과 강남을 오가는 데 편리한 입지를 지녀 분양 ‘대박’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이다. 단국대 서울 캠퍼스 부지 개발사업은 1994년 세경진흥이 주도했으나 풍치지구 특혜 논란으로 고도제한구역으로 묶이며 무산됐다.이어 1998년 외환위기 때 시행사와 시공사가 모두 부도나면서 복잡한 채권 관계를 형성,지금까지 공사를 막는 걸림돌이 돼왔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단국대부지 개발계획 월말 확정

    단국대부지 개발계획 월말 확정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 서울 캠퍼스 부지 4만여평의 개발계획이 이르면 이달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이전-주택단지 개발사업 윤곽이 나온지 12년 만이다. 22일 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 시행사인 공간토건과 시공사인 금호산업 건설부문은 이 땅에 얽힌 채권 관계를 이달 중 정리하고 다음달 부지 매각 계약을 한 뒤 4월 중순 이전에 단국대 용인 캠퍼스 이전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이 땅은 학교부지라서 대체 교육시설이 확정돼야 개발할 수 있는데다 채권 관계도 복잡해 사업이 미뤄졌고, 시행사도 여러차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10월 용인 캠퍼스 이전 공사 도급 계약을 하고도 이런 이유로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 등서 5000억 대출 약속 받아 공간토건 관계자는 “단국대 부지 채권 관계가 이달 중 정리되면 정식 개발 사업권이 생긴다.”면서 “부실채권을 해결하기 위해 시공사인 금호건설의 지급보증을 받아 농협 등으로부터 5000억원 상당의 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1200억원대의 관련 부실채권을 가진 예금보험공사 등이 조만간 공매를 통해 채권 매각을 추진 중인데, 공간토간이 이 채권을 인수하면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공간토건, 금호건설, 농협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할 금융회사들은 조만간 ‘금호PF V1’이란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계획이다. 앞으로 개발사업 시행은 이 회사를 통해 이뤄지고, 금호는 채권문제가 정리되면 4월부터 단국대 용인 캠퍼스 이전 공사를 시작한다. 금호건설은 상반기 중 한남동 캠퍼스 개발 계약을 하고,2008년까지 용인 캠퍼스를 완공할 계획이다. ●주택높이 16∼36m로 제한 금호건설은 한남동 캠퍼스 부지에 한국형 베벌리힐스 건립을 구상 중이다. 최상류층 고객인 ‘VVIP’를 겨냥해 최고 분양가에 최고급 주택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금호 관계자는 “한남동 캠퍼스 부지는 풍치지구여서 개발 가능한 주택 층고가 18∼36m로 제한돼 있어 용적률이 평균 150% 정도 나온다.”면서 “최상층을 겨냥해 4∼12층 6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남동 부지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서울 도심과 강남을 오가는 데 편리한 입지를 지녀 분양 ‘대박’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이다. 단국대 서울 캠퍼스 부지 개발사업은 1994년 세경진흥이 주도했으나 풍치지구 특혜 논란으로 고도제한구역으로 묶이며 무산됐다. 이어 1998년 외환위기 때 시행사와 시공사가 모두 부도나면서 복잡한 채권 관계를 형성, 지금까지 공사를 막는 걸림돌이 돼왔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美서 복권사상 최고액 당첨 3544억원

    누적당첨금이 사상 최대인 3억 6500만달러(한화 3544억원)로 불어나 미국을 로또 열풍으로 몰고 갔던 파워볼 복권의 당첨자가 18일 네브래스카주에서 탄생했다. 1억 4610만분의 1의 확률을 뚫고 대박을 터뜨린 사람은 네브래스카주 링컨 시에서 이날 복권을 구입했으나, 아직 행운의 주인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브라이언 로키 네브래스카주 복권업체 대변인은 “복권이 한사람 이상에게 팔려 나갔으며 당첨권은 분할해 지급될 것”이라며 “아직 파워볼 운영업체인 ‘다주(多州) 복권협회’로부터 네브래스카주에서 유일한 파워볼 당첨자가 탄생했는지에 대한 공식 입장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번 파워볼 당첨금은 지난 2000년 두명의 당첨자가 나눠가진 복권사상 최고 당첨금 3억 6300만달러(빅게임)보다 200만달러가 더 많다. 파워볼 복권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는 지난 17일 분당 매출이 1만 100달러에 이르고, 웨스트버지니아의 로또 소매점에서는 초당 29장의 속도로 팔릴 정도로 폭발적 판매를 기록했다. 워싱턴 연합뉴스
  • 대박 좇는 부동산 브로커 ‘돌다리’ 두드리는 은행원

    대박 좇는 부동산 브로커 ‘돌다리’ 두드리는 은행원

    ‘은행원을 속여야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지난 10일 아침 A은행 본점 프로젝트 파이낸싱(PF)팀에는 부동산 개발 브로커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찾아와 “인천 부평구에 있는 시유지의 아파트 건설 사업권을 땄다.”며 금융지원을 요청했다.10년째 부동산 PF를 해온 김모(40) 차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오후가 되자 똑같은 사업계획안을 들고 다른 브로커가 찾아왔고, 퇴근 무렵에 또 다른 브로커가 찾아왔다. 김 차장은 “매일 접하는 사람들이 부동산 브로커들이지만 하루에 같은 사업계획서를 미끼로 은행돈을 빼내려는 사람이 3명이 찾아오기는 처음”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같은 서류들고 하루 3명 찾아오기도 전문 브로커나 사기꾼이 가장 많이 몰리는 은행 부서는 단연 부동산 관련 PF팀이다.PF는 은행이 아파트나 상가 리조트 등을 개발하려는 시행사 및 시공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분양이 끝난 뒤 거액의 수수료와 투자수익을 받는 일종의 투자은행(IB) 업무다. 부동산 개발 특성상 시행사와 은행을 연결해 주는 브로커들이 많을 수밖에 없고, 브로커들 중에는 ‘황당한’ 사기꾼도 많다는 게 PF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B은행 부동산 PF 담당자 장모(37) 과장도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 브로커가 서울 송파구 방이동 국유지 11만평의 등기부등본을 가져와 “정부와 2400억원에 매입하기로 수의계약했다.”고 말했다. 이 브로커는 “재정경제부 담당자가 수의계약 조건으로 500억원이 입금된 통장을 보여달라고 했다.”면서 “500억원만 입금해주면 은행도 큰 수익을 낼 것”이라고 설득했다. PF팀으로 발령난 지 얼마 안된 장 과장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팀 선배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선배들은 껄껄 웃으며 “정부가 국유지를 개발할 때에는 일반인과 수의계약을 하지 않는다.”면서 “500억원을 통장에 넣어달라는 것은 그 돈을 먹고 튀겠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C은행 PF팀이 들려주는 사례도 황당하다. 한 브로커가 여의도에 있는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게 돼 이 대사관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게 됐다는 것. 이 브로커는 “계약을 끝내려면 인도네시아 군부 실력자에게 ‘커미션’을 보내야 하는데 은행이 우선 돈을 대달라.”고 말했다.PF팀 직원들은 화를 버럭 내고 그를 은행문 밖으로 내보냈다. 은행의 PF 전문가들은 “브로커들이 가져오는 토지매매계약서나 각종 인허가 서류를 보면 사기꾼인지 아닌지 대체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수많은 브로커들의 손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복사가 자주 이뤄져 글씨가 흐리고 여백이 시커멓다는 것이다. ●한번만 성공하면 수억~수십억 챙겨 브로커들이 꼼꼼한 은행원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는 것은 ‘대박’을 좇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은 최소 백억원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 번만 성공해도 수억원을 챙길 수 있다. 더구나 정상적인 PF 계약도 은행과 시행·시공사가 직접 하기보다는 중개인을 거치기 때문에 사기꾼의 성공 확률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우리은행 PF 담당자는 “정상적인 중개인들도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사업 이익을 부풀리기 마련”이라면서 “대박을 좇는 브로커와 돌다리도 두드리며 걷는 은행원 사이의 신경전은 오늘도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안현수 ‘金 대박’

    안현수와 이호석의 첫 금·은메달 가치는. 안현수는 우선 4500만원을, 이호석은 3360만원의 포상금을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받는다. 안현수는 연금점수 90점을 획득, 자신의 총점수를 468점으로 끌어올렸다. 이미 기존 연금점수(378점)가 상한선(110점)을 넘어 매달 100만원씩 연금을 받는 그는 4500만원의 포상금을 일시불로 받을 수 있게 됐다.2관왕에 오르면 1억 500만원,3관왕에 오르면 1억 6000만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있다. 이호석은 이번에 연금점수 30점을 처음으로 얻어 3360만원의 포상금을 일시불로 받거나 매달 45만원씩 나눠서 지급받을 수 있다. 올림픽 메달당 월정금은 금메달 100만원(연금점수 90점), 은메달 45만원(30점), 동메달 30만원(20점)이다. 연금점수 상한선(110점)을 넘으면 금메달은 10점당 500만원씩의 일시 장려금이 추가된다. 여기에 두 선수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000만원 이상의 포상금이 기다리고 있고,4주간의 기본훈련으로 병역혜택도 받게 된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왕의 남자’ 대박 이준익 감독

    ‘왕의 남자’ 대박 이준익 감독

    왕의 감독. 관객 동원 1000만명을 눈앞에 두니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러댄다.‘왕의 남자’의 이준익(47) 감독. 연출에 공동제작까지 맡은 그가 영화인생 최대의 “고비”(이 감독의 표현)를 맞았다.‘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에 이어 1000만 관객을 넘기며 한국영화의 기록을 다시 쓰려는 이 마당에 ‘고비’라니? 기실, 그가 그런 사람이다.“1000만이란 숫자에 불과한 거 아니냐.”며 “인간지사 새옹지마인데 기대밖의 대박 이후에 뭔 난감한 일이 기다릴지 불안하다.”고 정색부터 했다. 이 감독을 인터뷰 대상으로 마주 앉는 일이 영화기자들에겐 솔직히 좀 멋쩍다. 그의 충무로 영화사(씨네월드) 사무실은 문턱없는 사랑방이다. 오며가며 약속없이 쓰윽 들어가도 사는 모양새 있는 대로 다 털어보이는 푼푼한 사랑방 주인이 그다. 8일 저녁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결의대회를 마치고 온 그를 만났다.“정부의 (쿼터축소)기습발표가 우리 영화의 흥행시점에 교묘하게 맞춰진 것같다.”며 “1000만 운운 자체가 이 국면에선 무척 부담스럽다.”고 했다. 흥행배경을 자평해 보라는 질문에 즉답이 돌아오지 않을 밖에. 요즘엔 차기작 ‘라디오 스타’의 촬영장 헌팅 작업에 매달려 있다는 얘기부터 오래 했다. 한참 뒤 “소박한 목표로 절박하게 매달렸다.”고 불쑥 말머리를 돌려 “주류(왕)가 비주류(장생)에게 선망의 눈길을 돌리고, 주류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는 비주류 이야기란 점이 먹힌 것”이라고 흥행포인트를 짚었다. 늘 그렇듯 그는 이야기의 벽을 치지 않는다. 어디까지만 얘기하자, 이건 기사로 쓰면 안된다 따위의 단서가 붙지 않는 선명한 인터뷰.“월급 더 준다기에 영화판에 발 들였을 뿐” 그는 원래 그림(세종대 회화과 중퇴)을 그리고 싶었던 사람이다.1986년 서울극장 선전부장으로 시작했으니 ‘영화밥’ 먹은 지 꼭 20년이다. 지금의 영화사를 만든 것이 1993년. 그해 호기롭게 내놓은 감독데뷔작 ‘키드캅’은 무참히 깨졌다. 감독으로 재기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2003년 10년 만에 ‘황산벌’을 찍어 흥행했다. 그렇게 기사회생해 내놓은 작품이 ‘왕의 남자’였다. “제작, 배급, 외화 수입업, 감독… 이 바닥에서 해볼 건 다 해봤어요. 지금 내 결론은 이거예요. 관객은 예측대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 예측대로 따라오면 이미 그건 관객이 아니란 것. 외화수입으로 한창 비즈니스에 매달릴 때도 있었는데, 그땐 관객을 계량화의 대상으로만 봤던 거죠. 오만했다는 걸 이젠 알아요. 덕분에 까먹은 돈이 70억원쯤 돼버린 거였어.” “‘왕의 남자’가 관객 700만명을 확보한 순간 산술적으로 그 빚은 갚은 셈”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것저것 손대봤지만 감독이 제일 속편하고 체질에 딱”이란 결론을 새삼 내렸다. 이제 쉬지 않고 영화만 찍기로 삶의 방향을 붙박았다. 까마득하던 빚을 다 갚았고, 끊겼던 안부전화가 30년 만에 다시 걸려올 만큼 인기감독으로 뜬 지금. 여태껏 그랬듯 비주류의 자세로 영화를 만들겠다는 선언적 다짐을 서너번쯤 했다. 톱스타로 영화를 찍을 일도, 대자본의 우산을 쓰고 제작사의 덩치를 키우는 모험도 자신에겐 없을 거라고 잘라말했다.‘배우로서의 인간’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배우’를 만나는 일이 즐거울 것이고, 우직한 순수제작자로 충무로에 남는 일이 의미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왕의 남자’는 그런 희열을 주고 갔다.“진영이(정진영)야 워낙 내겐 가족같은 존재였고… 기자들에게 까다롭다는 소릴 듣는 감우성, 정확하고 담백하고 효율성 높은 그 친구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이 감독에겐 앞으로도 ‘사람’이 자산일 것이다.“정진영이 멜로를 찍자고 떼를 써도 난 찍을 것”이라며 한바탕 웃어제끼는 ‘왕의 감독’은 이제 휴먼드라마를 찍는다. 박중훈, 안성기 주연으로 이달 말 크랭크인할 ‘라디오 스타’는 한물간 DJ, 그러니까 또 비주류 이야기다.“체질적 비주류”라는 그의 말이 맞는 모양이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왕의 남자’ 개봉 45일만에 관객 1000만 돌파

    ‘왕의 남자’ 개봉 45일만에 관객 1000만 돌파

    영화 ‘왕의 남자’(제작 씨네월드·이글픽쳐스)가 금주말 전국 관객 1000만명 고지를 넘어선다. 제작사측은 9일 “방학이 끝난 시점이라 평일 하루 9만여명의 관객이 들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볼 때 11일이면 1000만명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8일까지 관람한 사람은 971만 5000명이었다. 이로써 1000만명 기록을 세운 한국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1174만명) ‘실미도’(2003년·1108만명)에 이어 3편으로 늘어난다.‘왕의 남자’가 개봉 45일(11일 돌파 기준)만에 1000만명을 넘어서면, 흥행속도에서는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어 2위를 기록하게 된다.‘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 39일,‘실미도’는 58일 만에 각각 1000만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왕의 남자’의 흥행에는 기존의 1000만명 기록 작품들보다 더 각별한 의미가 실려 있다. 업계는 “메이저 배급사들이 1000만 기록을 목표로 스크린 확보경쟁에 무리수를 뒀던 기존의 블록버스터들과는 달리, 관객의 호응으로 꾸준히 스크린을 확장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왕의 남자’의 대박행진이 한국 사극영화의 제작경향까지 바꾸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역사에 바탕해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Faction)영화’가 주류 장르로 급부상하는가 하면, 화려하고 대범한 시대의상이 관전포인트가 되는 이른바 ‘코스튬(Costume)드라마’가 사극의 새 경향으로 각광받고 있다. 명성황후를 조명한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비롯해 ‘미실’‘황진이’ 등 영상미 돋보이는 사극물이 메이저 제작사들의 기획으로 잇따라 제작될 전망이다. 황수정 조태성기자 sjh@seoul.co.kr
  • [낚시사랑과 함께-월척 樂漁 웰빙 樂漁] 청양군 무한천 용당보 수초낚시

    [낚시사랑과 함께-월척 樂漁 웰빙 樂漁] 청양군 무한천 용당보 수초낚시

    청양군 무한천 용당보 수초낚시 오후로 접어드는 시간. 바람없는 햇살은 봄날처럼 따사롭기만 하다. 모처럼 아내(49)와 동행하여 충청남도 청양군 화성면에 위치한 무한천수로 용당윗보로 수초낚시 길을 나섰다. 용당윗보는 보령시와 청양군의 경계를 이루는 차령산맥 서쪽에서 발원, 청양군 화성면과 홍성군 장곡면을 거쳐 예당저수지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예산시를 지나 삽교천에 이르는 총길이 53㎞에 달하는 무한천 상류다. 일상에 밀려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때, 가끔 짧은 낚시를 즐기기 위해 찾던 곳이다. 지난해 이곳에서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씨알좋은 당찬 돌붕어를 몇차례 만나기도 했다. 추위때문인지 물가 가장자리는 살얼음을 만들어 놓았고, 물색 또한 맑기만 하다. 그러나 수초 속을 공략하는 수초낚시를 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수로의 흐르는 물을 가두어 놓은 곳이 보인다. 이런 곳은 갈대나 부들 그리고 줄이 잘 발달되어 있기 마련이고, 수온이 조금 상승하는 시간대면 붕어의 입질을 어렵지 않게 받아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햇볕이 가장 좋은 오후시간이어서 그런지 수초가의 살얼음은 사라지고 있었다. 아내와 수초대 한 대씩을 들고 포인트로 다가가 살얼음이 녹아 없어진 부들속에 지렁이 미끼를 바늘에 달아 넣어 보았다. 보의 특성상 중앙부쪽으로는 물흐름이 있고, 수초대 형성도 안 되는 곳이 많다. 수심이 깊고 수온 상승 또한 어렵다. 자연적으로 물흐름이 없거나 적은 가장자리 쪽으로 수초형성이 잘되어 있으며, 수심 또한 낮아 수온 상승효과가 좋다. 물흐름이 있고 수심이 너무 깊은 곳은 피하여야 한다. 비교적 수온 상승 효과가 좋은 햇볕이 잘드는 수초속 낮은 수심이 최고의 포인트다. 수초중에도 열발생이 가장 많은 부들속이 대체적으로 좋다. 부들속이라도 물색이 탁하면 대가 서있는 곳, 즉 부들대가 꺾여져 어느 정도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곳이 좋다. 수온이 낮거나 물색이 맑으면 부들대가 꺾여져 물속으로 가라앉은 부들잎 속의 빽빽한 곳이 좋다. 어느덧 시간은 오후 2시로 가고 있었다. 부들속에 세워놓은 찌를 바라보던 아내는 부드러운 햇살이 비춰주고 있었지만 가느다란 바람에 추위를 느끼는지 자동차에서 파커와 겨울모자를 꺼내와 완전 무장을 하며 “입질이 없지?” 하고 조금은 실망하는 기색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봐. 수온이 오르면 입질이 있을거야.” 수년간 아내와 함께한 낚시지만, 이럴 때는 미안한 마음이 살며시 찾아 오곤 한다. 잠시후 아내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리 깊지 않은 수초 속인데도 낚싯대를 세우지 못하고 쩔쩔 매고 있었다. 턱걸이 월척쯤 될 만한 붕어의 모습이 보인다. 아내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어 나고 있었다. 여섯치와 일곱치 등 모두 4마리 붕어모습을 더 보며 짧은 오후 낚시지만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겨울을 보내며 해빙된 수로에서 즐기는 수초낚시는 짧은시간 낚시로 매력적이다. 얼음이 녹아든 수로나 자그마한 실개천가 수초 속에서 당찬 붕어의 손맛은 물론, 가족과 함께 이른 봄을 만나 보는 즐거움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글 김원기낚시사랑 취재팀 편집부장 studozoom@naver.com (무한천 용당보 가는길) 서해안 고속도로 당진나들목을 나와 예산과 예당저수지를 지나 광시면 소재지에서 보령 방향으로 약 10㎞ 직진하면 우측으로 약수휴게소가 나온다. 그곳에서 다리를 건너면 용당보이다. ■ 얼음낚시는 빙질이 약화되어 출조시 주의가 필요하다. 붕어물낚시는 영호남권과 충청권에서 부분적으로 시작됐다. 지금이 마릿수는 적지만 대물을 만날 수 있는 호기. 바다낚시는 고성·통영권에서 학꽁치와 볼락 등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 감성돔은 전체적으로 낱마리 조황이지만 대물 손맛을 볼 수 있는 시기다. 자세한 조황은 낚시사랑(fishnet.co.kr)참조. 지역별 출조기상도 #민물 수도권-오산 황구지천과 평택 백봉수로 대박조황. 강화 망월수로도 호조황. 충청권-아산지역은 빙질약화로 얼음낚시 전면금지. 온양 곡교천 7∼8치급 마릿수 조황. 영남권-합천호 밤낚시에 5∼10수. 호남권-해남 문내수로 월척 다수 배출. 고흥호 상류수로 5∼7치급 마릿수조황. #바다 강원권-거진항에서 이면수 호조황. 영남권-욕지도에서 감성돔 씨알 손맛. 고성, 통영 등은 학꽁치, 볼락 호조황. 부산권 선상낚시에서 열기 마릿수 조과. 호남권-여수일대 갯바위에서 감성돔 낱마리로 다소 부진.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왕의 남자’ 원작가 겸 연극연출가 김태웅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왕의 남자’ 원작가 겸 연극연출가 김태웅씨

    누가 왜 그를 ‘광대’라 했나. 광대론을 처음 정리한 신재효(1812∼1884)의 ‘광대가’(廣大歌)를 살짝 들여다보자.‘…금상첨화 칠보단장 미부인(美婦人)이 병풍에 내리는 듯 삼오야 밝은 달이 구름밖에 나오는 듯 새눈 뜨고 웃게 하기 대단히 어렵구나.(중략)도도와 울리는 목 만장봉이 솟구는 듯 장단고저 변화무궁 이리 농락 저리 농락’ 요즘 ‘광대’가 새삼 화두로 떠올랐다.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무려 1000만명 가까이 불러내 희희낙락 ‘농락판’을 질펀하게 벌이고 있는 것. 천당과 지옥이면 어떠랴. 시공을 사뿐사뿐 뛰어넘는 재주, 미부인 뺨치는 여장남자의 색기 또한 범상치 않다.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걸쭉하게 놀아본 적이 있을까. 아무도 예상 못한 것을 마치 조롱이나 하듯 첨단 디지털 시대에 홀연히 나타나 새해 벽두부터 돌풍놀이를 실컷 즐기고 있지 않은가. 왕과 ‘맞짱’ 뜨는 광대의 모습은 절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어쨌거나 천의무봉의 이 광대는 마흔을 갓 넘긴 한 사나이에 의해 만들어졌다.‘왕의 남자’의 원작가 겸 연극 연출가 김태웅(41)씨.1999년 동아신춘문예 희곡 ‘달빛유희’로 당선, 연극계에 처음 명함을 내밀었다. 이듬해 희곡 ‘이(爾)’를 쓰고 극단 연우무대에서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이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극협회선정 베스트5 작품상과 희곡상, 평론가협회선정 베스트3 작품상, 서울공연예술제 희곡상 등을 수상했다. 이처럼 광대 ‘공길’은 ‘이’를 통해 처음부터 화려하게 등장한 셈이다. 그러던 차에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왕의 남자’가 지난해 말 개봉되자 ‘공길’은 영화와 연극을 넘나들며 얼씨구 절씨구 덩실덩실 춤을 춘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원작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지만 ‘영화-연극’의 동시 ‘대박’이라는 새로운 문화 마케팅으로 성공한 케이스가 됐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의 ‘극장 용’에서 상연중이던 연극 ‘이’는 매일 800여석을 모두 유료관객으로 채우는 이변을 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영화 못지않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두차례의 앙코르 공연을 거듭하면서 지난 2일 일단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김해 대구 부산 등 전국 투어에 나설 예정이어서 ‘공길’의 희희낙락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 하반기 뮤지컬로 다시 무대에 올려질 예정인데다 일본에서 판권계약 제의가 오는 등 즐거운 비명이다.‘극장용’에서 김씨를 만났다. 먼저 소감을 물었다.“연극을 공연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관객들이 올 만하면 막을 내리곤 한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어 “영화 티켓을 가지고 오면 30% 할인혜택을 주었는데 영화와 연극을 비교하려는 관객들이 의외로 많아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심지어는 10회 이상 관람할 정도의 마니아들도 생겨났다고 귀띔했다. 수익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유료관객이 3만명정도 된다. 공연하느라 생긴 빚도 갚고 나머지는 배우들에게 개런티를 후하게 줄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원작의 배경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김씨는 평소 전통연희에 관심이 많았다. 서양은 드라마 중심이었지만 우리는 놀이문화였다는 점에 착안, 전통에 내장된 웃음을 집요하게 찾아들어갔다. 대학원 시절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한국공연예술연구’ 시간에 사진실(41·중앙대 음악극과)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궁중 광대놀음인 ‘소학지희(笑謔之戱)’였다. 김씨는 이어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일기를 꼼꼼이 뒤져 흙속의 진주 ‘공길’을 찾아낸다. 공길이가 임금 앞에서 군군신신(君君臣臣), 즉 ‘왕이 왕다워야 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어디 밥맛이 나겠는가.’하는 대목에 큰 감동을 받는다. 왕의 권력과 광대의 권력이 어떻게 다른지, 웃음과 놀이가 어떤 상황으로 몰고 가는지에 초점이 모아졌다. 아울러 공길과 장생이 당시 궁중 희락원에 소속된 광대임을 확인하는 등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이’를 쓰게 됐다. “영화가 비교적 원작에 충실했다고 봐요. 다만 영화에서 공길과 장생이 궁궐에 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이들을 통해 연산군이 피비린내를 불러들이는 장면을 새로 담은 것 같아요. 원작에는 연산이 일을 다 끝낸 후 밀려오는 허무를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두었어요. 놀아도 뒤끝이 늘 허해 공길과 장생을 불러들였지요.” 영화에서는 연극의 압축적 의미, 즉 연극무대에서 형상화하기 어려운 공간변화나 줄타기 등의 기교를 매우 흥미롭게 다뤘다고 설명했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과는 2001년 대학로에서 처음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영화감독을 제의받았지만 거절했다. 단지 내키지 않아서였다. 얼마 후 이 감독이 다시 찾아와 ‘이’를 영화화하자고 했다. 이때 김씨는 추진력이 강하고, 산전수전 다 겪은 이 감독의 성품과 스타일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둘은 ‘300만 관객’을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어릴 적 김씨는 연극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버지가 교회 장로여서 집안 분위기로 볼 때 장남인 그가 당연히 뒤를 잇는 것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태어났다. 처음에는 목사가 돨 생각을 했지만 1년 재수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서울대 사범대 역사교육학과에 진학했으나 한문을 잘 몰라 곧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치러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한다. 이때 후배들의 권유로 연극반에 가입했다.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느꼈지만 곧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회의에 빠져 연극반 출입을 하지 않았다. 하루는 학교 도서관에 갔다.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공부하는 모습에 ‘어, 한국 사람들 왜 이러지.’하는 반성과 감명을 동시에 받았던 것. 이후 며칠동안 술만 퍼마시며 방황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일까. 배우? 아니야…. 고민끝에 결국 극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전공인 철학공부는 뒷전이었다. 졸업논문 내용을 묻자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브레히트의 소외와 헤겔의 소외가 어떻게 다른가’였으니….”하며 피식 웃는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좋아한다는 김씨. 이번 ‘이’를 통해 느낀 바가 적지 않다. 글을 쓰는 것, 공연을 하는 것, 관객을 만나는 것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에 어떤 깨달음을 느꼈다고나 할까. 관객의 수치가 곧 작품성의 잣대일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아울러 이번 ‘대박’을 계기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접목해 상승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도 실감했다. “지금 이 순간 대학로 후진 곳일지라도, 불과 10명의 관객만이 있더라도 얼마든지 작품성 높은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지요.”‘장생’과 ‘공길’이 연산군 권력에 항거한 것처럼 연극인의 역할도 이와 다름없지 않으냐는 의지가 엿보여진다. 어쩌면 ‘공길’은 자신의 분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벌써 신작을 준비 중이란다. 한국 근현대사의 과거청산 문제를 다룬 ‘반성’이란 작품을 하반기 무대에 올릴 예정. 비운의 일가족 5명을 통해 반성을 전제로 하지 않는 화해와 용서가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다룬다. 또한 올 4월까지 지방공연을 하면서 틈틈이 뮤지컬 각색작업에도 몰두할 예정이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65년 남양주 출생 ▲84년 문일고 졸업 ▲85년 서울사대 역사교육과 입학 ▲87년 서울대 철학과 재입학 ▲94년 동대학 철학과 졸업 ▲97년 연우무대 20주년 신예작가발굴 시리즈 ‘파리들의 곡예’ 작·연출. ▲99년 ‘동아신춘문예’ 희곡 ‘달빛유희’ 당선 ▲2000년 ‘이’ 작·연출(연우무대).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극협회선정 베스트5 작품상과 희곡상, 평론가협회선정 베스트3 작품상, 서울공연예술제 희곡상 등 수상. ▲01년 ‘풍선교향곡’ 작·연출(악어컴퍼니),‘불티나’ 작·이성열 연출(극단 백수광부). ▲02년 ‘꽃을 든 남자’ 작·연출(극단 우인 창단공연). ▲04년 ‘즐거운 인생’ 작·연출(예술의 전당) 등.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강사, 극단 우인 대표.
  • [청약제도 확 바뀐다](상)문제점·파장 진단

    [청약제도 확 바뀐다](상)문제점·파장 진단

    청약통장제도에 대한 대수술이 시작됐다. 지난 1978년 ‘입주자 저축제도’로 출발해 28년 동안 서민들이 내집마련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줬던 청약통장제도가 근본부터 바뀌는 것이다. 저소득 무주택자들은 내집마련이 한결 쉬워졌지만,1주택 소유자들은 공공택지에서 지어지는 중소형 아파트는 원천적으로 분양받을 수 없게 됐다. 청약제도가 어떻게 바뀌고, 어떤 파장을 미치는지 시리즈로 짚어본다. ■ ‘1주택’ 200만명 반발 거셀듯 정부가 7일 마련한 청약제도 개편안은 청약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민간택지에서 민간업체가 분양하는 주택을 제외하고 정부가 주도하는 주택공급은 무주택자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청약통장 1순위라도 1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공공택지내 아파트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청약제도를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다. ●중소형기준 25.7평 이하 될듯 현재 청약통장에 가입한 720만명 가운데 1순위자는 4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1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입자들은 2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비록 1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보다 나은 위치의 아파트 또는 보다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청약통장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들 1주택자들은 이르면 2008년부터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중소형 아파트는 원천적으로 분양받을 수 없게 됐다. 중소형 아파트의 기준에 대해서는 주택산업연구원의 연구결과 등을 종합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종전의 중소형 규모인 25.7평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전국에 공급된 25.7평 이하의 주택물량은 15만 6400여가구에 달한다. 이 중 공공택지 물량을 25%라고 감안해도 3만 9100여가구에 대해서는 1주택자들의 청약이 사실상 차단되는 것이다. ●1주택자 유예기간내 소화해야 현재 1순위자 중 1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200만명과 앞으로 1순위자가 되는 1주택 소유자들은 청약제도가 본격 시행되기 전에 청약통장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무주택자 우선배정에 이어 가점제까지 본격 도입되면 당첨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점제는 무주택기간, 가구주 연령, 가구 구성원 수 등 항목을 정해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를 합산한 종합 점수로 당첨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1주택 소유자들이 유예기간내에 청약통장을 한꺼번에 쓰게 되면 당첨확률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즉 유예기간내에 청약통장을 쓰더라도 1주택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당첨확률이 떨어지고, 제도 시행 이후에 청약통장을 쓰면 가점제 등에 밀려 역시 당첨확률이 적어지는 것이다. 개정안이 1주택 소유자들에게 특히 불리하도록 돼 있지만 위헌 소지 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무주택자들에게 중소형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정책적 판단이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1주택자들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승 우려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힘들어지면 아파트 수요는 자연스럽게 민간택지 아파트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게 되면 민간택지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올라가게 되고, 분양가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수년전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분양하기만 하면 대박을 터뜨렸던 것처럼 청약제도가 바뀌게 되면 민간택지 아파트는 한동안 대박신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주택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예상된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무주택자가 많은 강북이나 수도권 외곽지역 등지에서는 기존 주택을 사는 대신 원하는 지역의 청약이 시작될 때까지 주택구입을 미뤄 매매값은 점점 떨어지는 반면 전세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중소형 청약예·부금 가입자들의 해약이나 큰 평수 전환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무주택자만 가입할 수 있는 청약저축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중소형 청약예·부금 통장 가입자를 배려하는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전문가·시민 반응 부동산 전문가와 시민들은 달라지는 청약제도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서는 청약 자격을 더욱 세분화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0년째 청약부금통장을 갖고 청약에 도전해 서른 여섯번 떨어졌다는 회사원 강모(39)씨는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이 당첨되는 것을 볼 때마다 억울함을 느꼈다.”면서 “이번 나온 가산점제가 빨리 적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 강북구에 18평짜리 주공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는 김성아(32·서울 송파 잠실동)씨는 강남 지역 중형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수년째 돈을 모으고 있는데 가산점제가 도입되면 당첨 기회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청약통장은 가입자가 워낙 많고 경쟁률이 높지만 1주택자와 무주택자에 대한 최소한의 구분도 없었던 만큼 이번 계기에 대상을 세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형 주택을 가진 1주택자들이 중형 주택으로 갈아탈 기회를 빼앗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다. 신한은행 부동산팀 고준석 팀장은 “1주택자들이 중형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이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별도의 풀을 구성하도록 가산점제가 무주택자들과 소형 1주택자들로 이원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 한 임원은 “지금도 잘못지으면 줄줄이 미분양 사태가 나는데 중·대형 평형에 대해서까지 유주택자들을 배척시킨다면 앞으로 사업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면서 “중·대형 평형에 대해서는 유주택자들의 분양 기회를 줄이는 일이 없도록 종전의 방식을 조금 개선하는 수준에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공택지내 중소형 물량을 모두 무주택자에게 분양하는 것과 관련, 국민은행 주택청약 담당 관계자는 “기존에도 공공택지내 공공분양은 전량 무주택자에게 주었고, 민간분양의 75%도 무주택자에게 주었다.”면서 “1주택자들이 분양받을 수 있었던 나머지 25%의 민간분양 물량을 무주택자들에게 주는 것인 만큼 대세에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어떻게 바뀌나 ‘청약제도 대수술’로 700만 청약 통장 가입자들의 내집 장만 계획도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공공·임대분양을 청약하려면 청약저축이 필요하고, 민영주택을 분양받으려면 예·부금에 가입해야 한다. ●가점제 무주택자 우선 순위 당첨은 동일 순위내에서 무작위 추첨을 통해 결정되는 로또식이다.2주택 소유자는 1순위에서 배제되지만 1주택자나 무주택자에 대한 구분은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무주택기간, 가구주 연령, 가구 구성원 수 등 항목을 정해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를 합산한 종합 점수로 당첨자를 결정한다. 가구주의 나이와 가족수가 많고 무주택 기간이 긴 청약자의 당첨 기회가 높다. 나이가 어리고 핵가족인 청년층 당첨 가능성은 낮아진다. 가점제 방식은 오는 2007년 이후 시행될 전망이다. ●공공택지 25.7평 이하 모두 무주택에게 배정 기존에는 공공택지내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중 25.7평 이하 민영주택 및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민간이 건설하는 민영 분양주택 중 75%만 무주택자에게 배정했다. 나머지 25%는 1가구를 가진 사람들도 함께 경쟁해 당첨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제 이 25%마저 모두 무주택자에게 돌아간다. 시행 시기는 2008년 이후다. 단 중소형 주택의 기준은 지금의 전용면적 25.7평 이하로 할지는 향후 주택산업연구원 용역 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여론 수렴을 거쳐 정한다. 민간분양 아파트의 무주택자 공급분은 18평 이하로 한정될 가능성도 있다. 무주택자의 기준도 바뀐다. 소형 다세대주택 보유자 등 초소형 주택소유자들은 지금도 유주택자로 분류되고 있어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 청약제도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순위를 주는 쪽에 무게를 두어 개편되는 만큼 정부는 초소형주택 소유자를 무주택자로 간주하고 초소형 주택의 기준을 추후 정비하기로 했다. ●3자녀 이상 특별분양 대상에 포함 저출산 문제 해소 지원 차원에서 자녀를 셋 이상 둔 가구도 국가유공자,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등과 같은 특별분양 대상으로 간주한다. 공공택지내 공공·민영 분양주택의 10% 범위내에서 추첨을 통해 우선 공급받을 권리를 갖는 것이다.6월전에 주택공급규칙 개정을 마무리하고 이를 시행할 방침인데 우선 공공택지내 분양주택을 대상으로 하고 추후 민영주택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8월 분양될 판교 25.7평 이하 중소형 주택(1774가구)에도 적용된다. 판교의 경우 철거주택 소유자, 국가유공자 등의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보여 특별분양대상 177가구 중 20∼40가구 정도만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튀는 지식 팝콘(EBS 오후 8시5분) 술을 마시면 왜 필름이 끊길까? 술을 마시면 진심이 술술 나오는 이유는? 이 모든 궁금증의 열쇠는 바로 뇌. 알코올 양에 따라 뇌도 취하게 하는 순서가 있다는데, 소뇌가 취하게 되면 걸음걸이가 비틀비틀 혀가 꼬부라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취중진담의 비밀과 술에 관한 알찬 지식을 알아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경찰 행세하며 수갑 채운 남자에게 죄가 있을까. 스토커에게 시달리다가 월세로 이사를 했는데, 세입자 허락없이 집주인이 방에 습기가 차는지 확인하면 주거침입죄가 적용될까. 건강검진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판명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위암이 발견된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세계 6대박물관에 버금가는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국립중앙박물관. 개장한 지 45일 만에 백만명을 돌파하고 박물관 신드롬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광복60주년인 동시에 박물관도 개관 60주년을 맞았던 국립중앙박물관의 최첨단 시설과 PDA와 MP3 등의 특별한 관람방법을 소개한다.   ●이제 사랑은 끝났다(MBC 오전 9시) 신욱이 묵는 여관에서 나오던 홍도는 낙천과 마주치고, 둘은 아무 말 없이 일순간 얼어붙는다. 다음날, 낙천이 아침 일찍 낚시터로 간 사실을 알게 된 홍도는 뒤따라 나서고 자신에게 신욱이 어떤 존재인지 자세히 얘기한다. 한편 오빠의 보드복을 사러 백화점에 간 희재는 신욱과 마주친 그날을 회상한다.   ●TV소설 고향역(KBS1 오전 8시5분) 준호의 하숙방에서 덕우를 만난 정인은 당황해서 선경의 부탁으로 하숙비를 주러 온 것이라고 둘러대고, 준호는 선경에게 전화해 정인에게 하숙비를 부탁했었다고 덕우에게 말해 달라 부탁한다. 준호의 전화를 받고 선경은 마음이 심란하지만 덕우에게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해 준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독특한 무대로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임동창. 국악 피아니스트로 입지를 굳히기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비타민 팀 닥터로 국민의 건강 한 삶을 위해 활약하고 있는 권오중 박사.30년 전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는 건강비결, 행복한 가족 이야기 등을 공개한다.
  • 부유층 해외부동산·펀드 ‘기웃’

    금융권에서 일하는 최모(36)씨는 올해 초 중국 상하이에서 아파트를 한 채 샀다. 올 들어 해외주택 취득가 제한이 100만달러로 확대됐지만 국세청 조사를 염두에 두고 신고는 하지 않고 편법으로 장만했다. 중국은 수출을 위해 위안화를 달러에 연동시켜 놓았고,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 언젠가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A은행의 한 PB담당자는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해외 부동산 구입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부자들의 ‘돈’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에 ‘달러 사재기’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는 게 시장의 분석. 주식시장은 조정 장세이고 부동산도 재건축 규제 등 정부의 서슬퍼런 정책으로 국내에선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부자들이 많은 이유다. 변호사 강모(43)씨도 지난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주식·채권시장에 투자하는 브릭스(BRICS) 펀드에 투자해 대박을 냈다. 수익률이 무려 40%에 달했다. 달러에 대한 투자 상품들은 당분간 환차손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제3시장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유통업계 설 매출 ‘대박’

    백화점 등 유통업체가 설 대목 경기 덕을 톡톡히 봤다.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설을 열흘 앞둔 지난 19∼26일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8% 늘었다. 지난해 설의 경우 10만원대가 많았던 정육세트에서 20만원대의 비중이 전체의 40%를 차지해 10만원대(32%)보다 높았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19∼26일)에 14.5%의 매출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와인은 25%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에 9%의 선물세트 매출 증가를 보였고, 설 전날까지 포함하면 12% 안팎의 매출 증가를 나타냈다.할인점들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이마트는 와인(66%), 멸치(47%), 올리브기름(35%)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데 힘입어 선물세트 판매가 21% 뛰었고, 홈플러스는 1만∼3만원짜리 건강식품 등 중저가 선물 판매 증가로 15% 안팎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청과, 버섯, 건강식품 등 4만∼10만원대 선물 판매가 큰 폭으로 늘면서 매출이 13%가량 증가했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가슴속 그림 한폭]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가슴속 그림 한폭]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먹고살기 힘든 시절, 몇몇 미술 작가와 평론가들의 전유물이었던 그림의 애호층이 경제 성장과 함께 한층 넓어진 것이지요. 서울신문은 이같은 미술애호 문화를 더욱 확산하기 위해 미술을 사랑하는 명사들의 그림 사랑 이야기 ‘가슴속 그림 한 폭’을 매주 1회 연재합니다. 문화계를 비롯한 각계 명사들을 찾아가 좋아하는 그림과 화가, 그림 편력 사연 등 흥미롭고 생생한 이야기들을 듣고 전해드릴 것입니다. 겸재와 단원. 이 두 거장이 없었다면 조선의 미술, 아니 한국 미술은 얼마나 심심했을까. 겸재가 중국 그림 베끼기 일색이었던 당시 조선 화풍에 한국 자연 특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면 단원은 이를 보석처럼 다듬었다. 국립중앙박물관장과 한국문화재위원장을 지낸 원로이자 국내 고미술품 감정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정양모(72) 문화재위원. 그는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로 주저없이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를 꼽는다. 대학(서울대 사학과)을 나와 20대 후반 박물관 학예직에 첫발을 디뎠던 시절. 중국과 일본 고미술의 다양함과 화려함에 견주어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한국 고미술에 실망했을 때, 한 가닥 위안을 준 이들이 바로 두 거장이었다. 정 위원이 겸재 그림에 빠져든 것은 중국 그림과 완전히 다른 차별성. 그가 보기에 겸재는 그때까지 판치던 중국풍 진경산수에 한국 산하의 미학을 우뚝 세운 화가였다. 당시 다소 거칠면서 단순해 보이는 겸재의 그림을 처음 본 중국의 평론가들은 코웃음을 쳤다.‘무슨 그림이 이 모양이지.’라며. 하지만 한국에 와서, 북한산, 금강산을 둘러본 그들은 비로소 무릎을 쳤단다. 중국과 다른 한국 자연미의 진수를 겸재만이 제대로 그려냈던 것. 겸재의 진경산수의 포인트는 우리 산하에서 느끼는 생동감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꿈틀거리는 듯한 바위, 청정한 빛을 뿜어내는 소나무. 생생한 산하에선 자연의 기운이 솟고, 이 청신한 기운은 보는 이의 몸속으로 파고든다. 겸재의 천재성은 특히 실험성에서 빛난다. 그의 작품 ‘혈망봉’을 보면 전통 산수화가 아닌 현대 추상화 냄새가 난다. 골짜기와 폭포, 바위, 나무 등을 단숨에 갈겨 그린 듯한 필치가 놀랍다. 정 위원이 단언컨대 겸재는 ‘흉중구학(胸中丘壑)’, 즉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산수를 제대로 구현한 화가다. 비교적 장수한 겸재(1676∼1759)는 작품을 많이 남긴 편이다. 특히 60대 이후에 뛰어난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중 정 위원은 금강산 만폭동(萬瀑洞) 그림을 좋아한다. 겸재는 7점 안팎의 만폭동 그림을 남겼는데, 그중 서울대박물관 소장 작품이 가장 맘에 든단다. 작지만(33㎝×22㎝) 자연의 기운이 꽉찬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배경으로 폭포가 사방에서 꽂혀 소용돌이 치면서 시선을 집중케 하는 풍경을 담았다. 강한 필치와 대담하고 깊이 있는 농담(濃淡)을 구사했다. 단원 김홍도는 겸재가 세운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석처럼 깎고 다듬은 화가다. 그래서 그의 산수화는 단아하면서도 절묘함이 배어 있다. 두 거장은 우리 산하를 깊이 관조함으로써 각기 다른 맛의 작품들을 남겼다. 정 위원은 겸재와 단원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정도는 나이에 따라 달랐다. 어깨너머 지식이었지만 그 느낌과 즐거움이 20대 후반에 보았을 때와 30대가 달랐다. 또 40대와 50대,60대가 각기 달랐고,70대에 들어선 지금 또 다르다. 연륜과 함께 보는 눈과 느낌도 자꾸 변한다는 것을 그는 요즘 새삼 깨닫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설연휴 영화]

    ●간 큰 가족(SBS 오후 9시35분)자칫 어둡거나 침울하게 흐를 수밖에 없는 ‘분단’ 소재를 코미디로 잘 풀어낸 작품이다. 병으로 쓰러진 열혈 공산당원인 어머니를 위하여 통일을 숨긴다는 내용의 독일 영화 ‘굿바이 레닌’(2002)과 설정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재 ‘왕의 남자’(2006)가 대박 나며 한껏 주가가 오르고 있는 감우성의 색다른 모습을 맛볼 수 있다. 김 노인(신구)은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만나는 게 소원인 실향민. 남쪽 아내와 자식들에게는 구두쇠 노인일 뿐이다. 계단에서 구른 김 노인은 병원에 갔다가 간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가족들은 아버지가 50억원대 자산가였다는 사실을 접한다. 그러나 유산은 김 노인이 죽기 전 통일이 됐을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남한 가족들은 병석에 누운 김 노인에게 통일 상황을 연출한 가짜 뉴스를 보여주고, 아버지가 이를 믿게 만드는 데 성공하는데….2005년작.102분. ●도라!도라!도라!(XTM 오전 11시)미국으로서는 잊고 싶은 기억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전면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후 같은 소재로 ‘미드웨이’(1976),‘더 파이널 카운트다운’(1980),‘진주만’(2001) 등이 잇달아 만들어졌다. 가장 최근 개봉한 벤 에플렉 주연의 ‘진주만’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원래 일본 부분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 미국 부분을 데이비드 린 감독이 연출한다는 조건에서였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 실력을 쌓아온 리처드 플레이셔 감독이 미국 연출을 맡으며 무산됐다. 현재의 영화 기술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감독의 사실적인 연출력에 특수효과가 가미돼 전쟁 장면의 리얼리티가 뛰어나다.71년 열린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을 받았다.‘도라’는 일본 말로 호랑이라는 뜻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일본, 이탈리아는 3국 동맹을 맺는다. 이에 일본 군부는 미 해군 함대가 모여 있는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키로 한다. 전투기를 동원한 침투작전으로 일본군 비행사들은 혹독한 훈련을 거쳐 기습공격을 빈틈없이 준비한다. 진주만 미국 사령관은 방심한 채 휴일을 보내려 한다.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미 정보부는 주미 일본대사관에 전달된 암호를 해독, 전쟁 위기를 경고하지만, 상부는 이를 무시한다. 마침내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상공에 도착한 일본 전투기들은 작전 성공을 알리는 암호 ‘도라!도라!도라!’를 외치며 무차별 폭격을 시작하는데….1970년작.144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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