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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에 32억弗 투자·고속철 기술이전”

    中 “美에 32억弗 투자·고속철 기술이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통 큰 ‘보따리’가 하나씩 풀리고 있다. 후 주석 방미 기간에 중국은 450억 달러에 이르는 각종 물품 수입 계약을 미국 측과 맺을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미 미 보잉사의 737과 777 여객기 200대를 향후 3년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 규모로 190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 들어 중국 내 항공사들은 유럽의 에어버스 구매에 치중해 왔던 터다. 보잉사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 내에 최소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신규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에서는 더 큰 보따리가 풀린다. 중국 기업인 400여명이 미국 파트너들과 1대1로 만나 각종 수입계약을 성사시킬 계획이다. 후 주석 도착 전부터 미국 동·서부와 남부 지역을 둘로 나눠 활동하고 있는 중국 투자무역촉진단의 구매계약까지 합치면 계약 규모가 24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왕차오(王超)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투자무역촉진단은 이미 텍사스주에서만 6억 달러 규모의 면화, 실리콘결정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투자무역촉진단은 미국 내 12개주를 돌아다니고 있다. 중국은 또 미국에 32억 4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은 “이처럼 거대한 무역 및 투자계약은 양국 간 경제무역 관계가 얼마나 중요하고, 잠재력 또한 얼마나 큰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돈 보따리만 푼 것도 아니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속도의 고속철도 기술을 미국 측에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중국 철도부는 중국이 고속열차 기술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로 하는 내용의 의향서를 교환했다. GE는 중국 측 철도차량 업체와 손잡고 미국 내에 고·중속 전동차량을 만드는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어서 최소한 35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전망이다. 미국은 크게 고무됐다. 백악관은 “양국이 합의한 수출입 패키지는 미국 내에서만 모두 23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수출 배가를 통해 9%대의 고실업률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있을 수 없다. 미국이 최고 품격의 의전을 베풀며 후 주석을 맞이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백악관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 걸쳐 국경을 뛰어넘는 양국 간의 협력은 통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경제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통 큰 선물에 미국도 120억 달러의 중국 상품을 수입하고, 중국에 19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화답했다. 중국이 이처럼 후 주석 방미 기간에 대규모 구매계약을 맺은 것은 미국을 상대로 한 막대한 무역흑자 등 현실적 이유와도 무관치 않다. 실제 중국의 지난해 무역흑자 1831억 달러 가운데 99%인 1813억 달러가 대미 무역흑자로 기록됐다. 중국은 “다른 주요 무역상대국과의 교역에서는 오히려 중국이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다.”고 강변하지만 미국 내 의회와 기업인, 근로자들을 설득하기는 역부족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오바마, 두차례 만찬 특급예우… 후진타오, 기업인 500명 동행

    오바마, 두차례 만찬 특급예우… 후진타오, 기업인 500명 동행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미국 방문 길에 오른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국빈 자격으로 나흘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사실상 주요 2개국(G2)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지구촌의 이목이 이번 후 주석의 방미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32년 전인 1979년 1월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처음 워싱턴을 방문해 국교를 맺은 일을 상기시키며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하는 묵직한 시각도 있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1인자의 방미가 처음이 아닌데도 이번 후 주석의 방미가 유독 지구촌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까닭은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이 향후 10~15년간 미·중 관계를 넘어 국제 사회 전반의 질서를 새롭게 규정하는 기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림)의 시대를 끝내고 본격적인 ‘대국굴기’(大國崛起·우뚝 일어섬)의 시대를 열기 시작한 중국의 부상과 함께 현대 국제사회의 흐름이 ‘미국과 소련의 양강구도→미국 1극 체제→미국과 중국의 G2체제’로 재편됐음을 공식화하는 이벤트가 이번 회담이라는 평가다. 특히 무역 불균형을 둘러싼 기존 미·중 간 경제적 갈등을 넘어 최근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거치면서 형성된 ‘북·중 대(對) 한·미·일’의 신(新)냉전구도는 미·중 정상 간 안보 대화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정세를 감안할 때 이번 후 주석의 방미는 미국과 중국이 윈윈하는 친구가 될 수 있는지, 아니면 제로섬 게임으로 치고 받는 사실상의 적국(敵國)으로 치달을지를 가늠해볼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양국 모두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가 후진타오를 공항에서부터 영접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2차례나 만찬을 베푸는 등 특급 예우를 준비해 놓고 있다. 후진타오도 중국 기업인 500명과 동행함으로써 ‘선물 보따리’의 크기를 암시했다.  재선을 의식하고 있는 오바마로서도, 아직은 더 성장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도 서로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 양측은 얼굴을 붉히는 일은 피하면서 한껏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는 크게 돈(경제)과 힘(군사력)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과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흑자 문제 등에서 ‘제1전선(戰線)’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명쾌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신 중국으로서는 대규모 대미 투자와 미국의 대중 투자 환경 개선 등 비교적 수월한 쪽에서 미국을 배려할 개연성이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북한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과의 혈맹관계를 하루아침에 흔들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역으로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 등에서 미국이 중국을 배려할 개연성도 낮다. 따라서 이런 민감한 문제보다는 이란 핵문제, 테러리즘 등 ‘낮은 단계의 이슈’에서 타협하는 모양새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후진타오의 방미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물론 두 거인이 싸우지 않고 웃으며 악수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 의미는 작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새 경제팀, 통큰 상상을 펼쳐라/박정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새 경제팀, 통큰 상상을 펼쳐라/박정현 경제부장

    토정비결은 화투만큼 우리 국민에게 친숙하다. 연초면 내남 없이 토정비결로 한해 운수를 점치곤 한다. 미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인간으로서 미래를 알고 대처하려는 욕구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래 불안이 대책과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미신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를 알아보는 호기심 차원에서라면 토정비결의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한해 신수가 정말로 맞아떨어지느냐 여부를 떠나 나쁜 신수를 접하면 우리는 기분이 상하면서도 조심하게 마련이다. 한해를 맞아 교만함보다는 조신함을 갖게 하는 효과와 교훈이 토정비결에는 있는 듯하다. 토정비결상 올해 우리 경제의 운수는 물가 인상과 일자리 창출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물가를 잡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경제정책 당국은 온 힘을 쏟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못하면 국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신년 특별 연설에서 올해 정책운용의 두 축을 경제와 안보로 삼은 것도 경제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경제 운수를 반영한다. 신묘년이 밝은 지 며칠 되지 않아 벌써부터 우울한 경제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넘치는 유동성 탓에 코스피 지수가 최고치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는 뉴스에 기분 좋을 이는 주식투자자밖에 없을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주유소에서 치솟은 기름값에 가슴이 철렁하고, 도시가스비와 겨울철 의류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난방 걱정만 늘어놓는다. 다음 달 초 설날을 앞두고 물가 상승은 불문가지다. 문제는 얼마나 오르느냐일 것이다. 정부는 설날 물가 대책을 내놓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약발이 받을지 미지수다. 중국발 인플레이션인 차이나플레이션의 파도는 금방이라도 한반도로 넘쳐 흐를 태세다. 차이나플레이션의 쓰나미에는 물가대책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견고한 성장, 물가안정과 서민생활 지원, 경제 체질 개선과 건전성 제고 등 5개의 거시경제정책 운용방향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뜀박질해 대는 물가를 보면 정부의 나열형 대책은 한가해 보인다. 학점 4.5 만점에 4.3인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한 구직자의 얘기가 새해 첫날 한 방송에 보도됐다. 방송 사회자들도 이런 사연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구하기 어려운 인턴은 ‘금턴’이 되어 버렸고, 어지간한 스펙으로는 취업이 안 되니까 이제는 스펙 중의 스펙인 ‘슈퍼 스펙’이 나왔다고 한다. 공공부문 1만명 일자리 창출은 45만명의 취업준비생에게는 가뭄을 적셔줄 단비가 될 리 없다. 신묘년을 하루 앞둔 12·31 개각에서 경제팀이 일부 바뀌었다. 새 경제팀은 팀장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빼고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 새 얼굴로 채워졌다. 새 경제팀이 첫날부터 전임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제팀은 성장과 물가잡기와 동시에 경제 혁신에 나서기 바란다. 혁신이 없이는 성장 속에서 물가를 잡을 수도 없다. 일자리도 만들기 어렵다. 그러기에 통 큰 치킨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물가잡기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 통 큰 치킨이 나오기 전에 우리는 ‘5000원짜리 치킨’이 나올지 몰랐다. 불가능한지는커녕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통 큰 치킨을 만든 해당 업체가 부정적인 이미지에 비해 홍보 효과가 큰 대미지 마케팅까지 계산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업체 직원들이 6개월 동안 머리를 쥐어짠 끝에 통 큰 치킨이라는 상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통 큰 치킨은 발상의 전환이다. 경제정책 당국이 고민하면 통 큰 치킨에 버금가는 정책을 내놓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실업자에게는 일자리를 안겨주고, 물가를 잡는 정책을 내놓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통 큰 경제정책은 상상력에 달려 있다. 국민이 환호할 수 있는 통 큰 경제 정책을 새 경제팀에 기대해 본다. jhpark@seoul.co.kr
  • [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GDP 10년간 80조 증가… 농업피해 年 6700억

    [한·미 FTA 타결-달라지는 생활] GDP 10년간 80조 증가… 농업피해 年 6700억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는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 가운데 가장 크다. 2007년 4월 3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1개 연구기관은 한·미 FTA 체결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0년간 80조원(6%) 늘어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 국민을 5000만명으로 계산하면 1명당 실질소득이 연 16만원 정도 증가한다는 계산이다. 10년간 소비자에게 돌아갈 후생 혜택도 20조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산 수입품이 싸게 들어오는 덕에 한 사람이 1년에 4만원의 돈을 아낄 수 있다는 말이다. 10년간 무역수지는 46억 달러, 전체 무역흑자는 200억 달러가 각각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도 230억~320억 달러 정도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지만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에 비해 외국인 직접 투자가 미진하다. 최석영 통상교섭본부 FTA 교섭대표는 “2007년 타결된 한·미 FTA보다 후퇴할 것이라는 비판을 무릅써 가며 협상을 이어간 것은 그래도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는 많다는 판단에서였다.”고 말했다. FTA를 더 잘살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전체 GDP에서 수출입의 비중이 80%인 우리나라로서는 경쟁국보다 한 발 먼저 좋은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 FTA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낮은 생산원가를 경쟁무기로 수출을 늘려가는 브릭스 등 신흥경쟁 국가에 밀리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비롯된 미래 생존전력”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선점 효과와 시너지 효과다. 이미 발효된 칠레, 싱가포르, 아세안(ASEAN) 등은 물론 내년 7월 잠정발효되는 한·유럽연합(EU) FTA에 이어 한·미 FTA까지 효력을 갖게 되면 우리나라 교역 중 FTA 체결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를 넘어선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FTA는 그만큼 한국의 무역 경쟁력이 강해진 것을 의미한다. 당장 일본과 중국이 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미 FTA 추가협상 타결 직후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이 다자간 무역협정 등으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과 미국의 FTA로 2020년 자동차·전자·기계분야 등 수출에서 1조 5000억엔, 국내 생산에서 3조 7000억엔의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미 무역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중국도 불편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한·미 FTA 타결 직후 한국을 방문했던 중국 총리는 “한·중 FTA도 빨리 체결하자.”고 채근한 바 있다. 물론 한·미 FTA가 장밋빛은 아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농업 생산이 연 평균 67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축산업 예상 피해액은 매년 4664억원으로 전체 농업 피해액의 70%에 달한다. 생산이 줄면 일자리가 없어진다. 특히 자동차 관세 철폐 연기로 예상됐던 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우리 몸속 별 그리니 스타워즈 뺨치네”

    “우리 몸속 별 그리니 스타워즈 뺨치네”

    “과학자들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가 어떻게 에너지를 얻는지에 대해 열심히 설명합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눈으로 볼 수 있다면 훨씬 이해가 쉽지 않을까요? 분자생물 애니메이션은 생명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인체 내부서 일어난 일 전달 효과 평범한 생물학 연구원에 불과했던 자넷 이와사 박사는 5년 전 직업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말로 설명된 개념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세포 속 움직임을 형형색색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하버드 분자생물학 교실의 작품 ‘세포 속의 생명’을 보면서였다. 미국 과학재단(NSF)의 시각효과 교실과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학교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현재 하버드 의대에서 세포와 분자 속 세계를 스크린에 재현하는 분자생물 애니메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세포와 분자의 세계를 영상으로 구현하는 분자생물 애니메이터가 주목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인체 내부의 별을 그리는 사람들’로 소개한 분자생물 애니메이터는 분자생물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기본이고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작업에도 능통해야 한다.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그리지만, 철저한 과학적 사고에 기반해 거짓이나 과장을 보태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분자 애니메이션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하버드대 과학교육학 로버트 루 교수는 “시각자료들은 사람들이 생물을 배우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면서 “영화 스타워즈의 장면들을 보면서 일반인들이 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도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분자 애니메이터들의 작업은 기존의 데이터를 연구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와사 박사는 미국 단백질 데이터은행에 보관된 수많은 정보들을 3차원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현미경 관찰 자료와 엑스레이, 결정학 등 지금까지 쌓인 연구 성과들도 모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와사 박사는 “자료를 모은 뒤 분자생물학, 생물학 박사들과 함께 논리적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면서 “분자생물 애니메이션이 영화와 다른 점은 100% 과학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엘리자홀 메디컬 센터의 세포생물학자 드류 베리 박사는 ‘분자생물 애니메이션계의 스티븐 스필버그’로 불린다. 그가 작업한 분자생물 애니메이션들은 뉴욕현대미술관(MOMA),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 전시돼 있고, 2008년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세포와 재즈’ 공연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단백질 정보 6만 3000개 보유하기도 베리 박사는 지난 10월 창의적인 인재들에게 주어지는 ‘천재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했다. NYT는 분자생물 애니메이터들이 이미 어떤 영화 소재보다도 많은 6만 3000개의 단백질 정보를 갖고 있으며 “이들의 유일한 장애는 상상과 현실의 데이터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뿐”이라며 미래가 밝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특정세력, 개헌 안되는 줄 알면서도 정국 몰아가”

    “특정세력, 개헌 안되는 줄 알면서도 정국 몰아가”

    “연출은 아무리 잘해도 부자연스러워요.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합시다.” 28일 오후 2시45분,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인터뷰에 앞서 연출 사진을 제안했다. 국회의 민주당 대표실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두 사진 사이에 손 대표가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손 대표는 손사래를 치며 회의용 책상에 앉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손 대표가 앉은 자리도 김·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한꺼번에 카메라에 담기 좋은 위치였다. 손 대표는 인터뷰에서 10·27 재·보선과 개헌, 정치권 사정 움직임 등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이 1시간 10분 동안 진행했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 ●재·보선 평가 →정치부 기자들이나 교수, 최고경영자들이 뽑은 차기 대통령 1위로 여러 번 선정된 적이 있지만, 대중적인 지지도는 정치 엘리트들의 지지만 못한 것 같다. -가까이 아는 사람들은 능력이나 배경, 입장, 자세를 보고 나를 평가하지만, 일반 대중은 그럴 기회가 드물다. 외향적 이미지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그럼 대중과의 소통을 늘리면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보나. -대중과의 접촉도 중요하지만 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 당의 신뢰를 높이는 게 우선이다. →10·27 재·보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서 패했는데. -글자 그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이 무섭다. 광주 시민들이 민주당에 다시 채찍을 들었다. 지난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표로 나를 뽑은 것과 같은 변화 요구이다. 으레 민주당을 찍어 줄 것이라는 안이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자세로는 민주당이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엄격한 교훈을 얻었다. →비록 손 대표가 공천은 안 했지만, 선거는 손 대표 지휘로 치렀다. 선거 패배에 책임감을 느끼나. -공천을 누가 했건 책임은 현 지도부가 져야 한다. 광주에서 ‘지금 우리가 어려우니 도와 달라.’는 게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큰 가르침을 준 것이다. →민주당이 지금까지 호남에 과도하게 의지해 온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뜻인가. -호남에 기대고 안 기대고의 문제가 아니다. 호남의 애정과 신망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그 애정은 민주당의 필수적인 조건이다. 다만 호남이라고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안이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결국 전국적인 지지를 확장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수 있나. -다른 거 없다. 진정성을 갖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걸 하나하나 챙겨 아픔 덜어주고 어려움을 도와주고, 그런 모습이 쌓일 때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실천 능력을 보여 줄 때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대선 구도 →박근혜 전 대표가 호남 지역에서도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대선에서도 그 정도 득표를 할까. -지금 그걸 논할 때는 아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당이나 지역을 떠나 상당한 맹목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 현상을 좀 생각해 봐야 한다. →손 대표는 영남·호남·충청도 출신이 아니다. 이들 지역 외에서도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나. -지역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본다. 영·호남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갖췄느냐가 중요하고, 당의 선택이 중요하다. 당의 선택과 후보가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문제인데, 그런 게 시대정신이다. 지역보다는 시대정신이다. 역대 대통령도 시대정신에 의해 뽑혔다. →한나라당이 이른바 부자감세 철회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가. -한나라당이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박수치고 찬성할 일이다. 우리가 계속 부자감세를 철회하라고 하지 않았나. 그렇게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면 된다. 우리의 목표가 집권이지만, 최종목표는 국민이 잘사는 것이다. 국민이 잘사는 문제를 놓고 겨뤄서 한나라당이 이기면 우리가 깨끗하게 승복하면 된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설령 부자감세를 철폐한다고 해서 반서민적인 철학이 바뀌겠나. 두고 보자. ●사정 정국 →검찰이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을 압수수색했다. 어떻게 보나. -진정으로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뤄지는 수사라면 환영할 일이다. 무늬만 하고 말 거면 이 정권 사정이 뭔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한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천신일 회장의 비리가 나와도 개인적인 것이고, 현 정권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는데. -그렇게 얘기하겠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들을 적극 보호할 것인가, 일단 법 집행을 지켜볼 것인가. -법 앞에는 누구나 평등하다. 그래서 정권과 권력에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라고 하는 것이다. 비리는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공정하게 집행될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 여태껏 편파적으로 법의 잣대가 적용돼 왔기 때문이다. 법의 집행이 공정하면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공정하게 집행될 것이라고 누구도 기대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법이 부당하게 운영되면 분명하게 맞서 싸울 것이다. 사정이란 이름 아래 전 정권에 대한 보복이나 야당 탄압이 이뤄지면 국민들이 먼저 알 것이다. 국민들과 함께 불의에 맞서 싸우겠다. →국민과 함께 싸운다면 장외로 나간다는 뜻인가. -장외라는 말 하지 말라. →손 대표 주변은 정치자금 문제에서 깨끗하다고 봐도 되나. -깨끗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고, 다짐한다. ●개헌 논란 →손 대표 취임 직후 이재오 특임장관이 예방했는데 그때 개헌 얘기는 안 했나. -나에게는 ‘개’자도 꺼내지 않았다. 떳떳하지 않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는 개헌과 관련해 많은 얘기를 한다고 하는데, 왜 내 앞에선 말 한마디 안 꺼내나.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개헌 논의 자체가 불순하고, 온당치 않기 때문이다. 이건 세상이 다 안다. 개헌해서 서민생활이 나아지나 물가가 안정되나. 세상이 아는 얘기를 놓고 언론은 제대로 말도 못한다. 정권 내 특정 세력이 권력을 연장하려는 것 아닌가. →특정 세력은 누구를 말하나. -다 아는 거 아니냐. 이제 좀 성숙하고 솔직하게 말하자.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에서 개헌과 관련된 통일된 안을 가져 오면 얘기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그건 (그냥) 하는 얘기다. 지금 개헌 논의가 일어나면 모든 정책논의가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간다. 민생, 대북 문제 다 덮자는 얘기인가.정권말기가 됐으니, 어떻게든 권력을 연장하자는 의도가 아닌가. 하다가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정국을 그렇게 끌고 나가려고 한다. 지금의 헌법만 잘 지켜도 권력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그럼 당내 개헌 논의를 중단시킬 의사는 없나. -우리는 민주정당이니까 강제로 논의를 억누를 수는 없다. 이 정도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최근 관훈토론에서 다음 정권 출범 초에는 개헌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만일 집권을 하면 개헌 절차를 밟은 것인가. -그렇다. 시간은 충분하다. 그러나 현 정권은 사실상 1년밖에 안 남았다. 1년 뒤면 개헌 논의를 할 여유가 없다. ●FTA ·4대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당의 통일된 입장은 뭔가. -재협상 문제를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게 지금 상황이다. 미국은 강력하게 쇠고기와 자동차 부문에서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분명한 건 기존합의에서 우리가 더 불리한 쪽으로 간다는 것이다. 우리당 내의 재협상 주장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자는 게 아니라,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같은 독소조항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현 정부가 미국에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면 우리도 단순하게 판단할 텐데, 정부의 태도가 모호하다. 우리는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 정부의 재협상 태도를 보고 결정할 것이다. 독소조항 제거가 목적인 재협상 요구가 제기된 만큼 공청회, 특위를 통해 논의한 뒤 결정하겠다. →4대강 사업 문제는 충남·경남도와 공동 대응하고 있나. -당의 입장은 분명하다. 운하사업으로의 전환 반대, 대규모 보와 준설 반대다. 제발 더 이상 공사를 진전시키지 말고 검증특위를 만들어서 검증해 보자. 4대강 때문에 수 많은 복지, 교육, 지방사업도 못 하고 있다. →손 대표는 경부고속도로, 청계천 사업에 찬성했나. -경부고속도로는 1960년대 사업이다. 왜 50년 전 얘기를 하나. 그때는 반대했는데 지금 찬성했다고 하는 논리가 웃기는 것이다. 야당은 여당의 선거공약에 반대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경부고속도로와 청계천을 누가 그렇게 심하게 반대했나. 내가 반대했나. 억지 논리다. 어떻게 청계천과 4대강이 같은가. →4대강 공사가 끝난 뒤 여론이 좋아지면 민주당도 좋다고 인정하지 않겠나. -당장 좋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100년 이상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나. ‘다 파헤쳤으니 어쩔건데’ 하는 게 나쁜 거다. ●통일·외교 →이명박 정부는 한·미 관계가 역대 정부 최고라고 자평한다. -뭐가 최고인가. 정권과 정권과의 관계가 좋다는 것인지, 장기적인 국가 이익에서 최고인지 봐야 한다. 물론 한·미동맹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것만으로 대한민국이 성장할 때는 이미 지났다. 다변적 관계, 동북아의 새 질서, G2라는 새 경제 질서 속에 살고 있다. 대미일변도의 외교가 최고의 국익인가는 생각해 봐야 한다. 대미관계가 좋아야 하지만 다른 우방국과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이해가 충돌할 때 우리는 어느 쪽에 가까이 가야 하나. -냉전시대라면 둘 중 하나를 택해야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이해관계가 전부 다 걸려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외 경제 의존도가 미국이 70~80% 정도였지만 지금은 미국보다 중국, EU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북한이 권력 승계 과정에 있다. 통일방안을 가지고 통일에 대비하는 게 가능할까. 아니면 전혀 예상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까. -3대 세습은 정상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상대를 안 할 것이냐. 이건 현실의 문제다. 상대가 있는데도 상대를 안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 개념으로 규정하는 게 맞다고 보나. -어떤 게 현명할까. 국방은 우리나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게 최종 목적이다. 지금은 6·25 상황도, 1970년대 상황도 아니다. 과연 전쟁으로 승패를 판가름할 것인가. 가치의 문제다. 정부에 물어봐야 한다. ●당내 구도 →민주당 당원들이 손 대표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는데, 대선 국면에선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전략적 선택이란 게 그때그때 이용한다는 차원이 아니다. 당원들은 수권정당을 만드는 데 손학규가 적당하다고 본 것이다.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다. -내가 당권에 목표를 두고 있다면 기반을 강화하겠지만, 목표는 정권교체다. 어떻게 처신하는지 지켜보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롤 모델이라고 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섭섭하지 않겠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김 전 대통령을 다 존경한다. →한나라당이 공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도 개혁안이 나오나. -바람직한 모습이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보고 자극 받았을 것이다. 서로 긴장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변하면 우리도 긴장해야 한다. 그게 선의의 정치다. →경기지사 시절 대표적 업적은 뭔가. -많다. 흔히 외자유치, LG필립스 유치 얘기를 많이 한다. 나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지사직을 수행했다.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 데 경기도가 앞장섰다.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데도 앞장섰다. ●정치인 손학규 →손 대표의 이념은 뭔가. -굳이 얘기하면 중도진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념으로 묶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누가 보더라도 진보적인데, 그는 중도개혁을 말했다. 국민은 이념의 노예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병역을 마쳤다. 최근의 잇따른 병역기피 논란에 어떤 생각을 하나. -군대가 좋아서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35개월 육군 사병 생활을 하면서 특별 휴가도 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복무했다. 내가 민심현장을 자주 찾는데, 그 바탕이 사병 생활에서 나왔다. 군에서 손학규 DNA가 만들어진 것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는데, 두 전직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나. -재평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도전과 모험에 대해 상대적으로 두려움이 없다. 고초를 겪고 무모한 도전을 하면서 싸우고 투쟁하면서 인생관을 단련해 왔다. 중요한 건 운동권 출신이라는 사실보다 그 정신을 제대로 지키느냐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종교 문제가 불거진다. 손 대표도 기독교 신자인데 종교와 정치 문제를 어떻게 보나. -종교는 두 개의 가치가 있다. 믿음과 관용이다. 이창구·구혜영·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北 김정은 3대세습 공식화] 北 정책 불확실성 여전… 남북관계 탐색전 가열될 듯

    북한 정권이 28일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3대 세습을 공식화한 것은 북한 내부는 물론 대외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세습 공식화가 남북관계와 북·미, 북·중, 북·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본다. ■ 남-북 : 권력누수 차단하기 강경입장 낼 수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후계자 공식화로 남북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양상이다. 김정은은 물론, 측근으로 알려진 이른바 후계 구축의 핵심 엘리트들의 성향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을뿐더러, 세습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남북관계도 탐색전을 계속 하는 등 안갯속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지난해 9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사건 등 대남 공세를 진두지휘했다는 설이 있는 만큼 대남 정책에 대해서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보다 더욱 공격적이고 보수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측근들에 의한 섭정체제나 당·군이 가세한 지도체제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부 분란이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더욱 공세적인 대남·대외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의 남북관계는 남측이 주도할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지난 6월 내각총리로 임명된 최영림 등이 자립·주체 노선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제라인이기 때문에 후계 구축 과정에서 선군정치라는 정치 메커니즘과 함께 경제는 개혁·개방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며 “남북관계도 실용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북한이 아니라 우리 측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북-미 : 北 비핵화 이행 봐가며 속도조절 예상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자의 권력 승계에도 불구하고 당장 북·미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 옆에서 후계수업을 받는 과정에서는 특히 현재의 대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겸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 한국 연구실장은 “김정은의 성격이 알려진 것과 같다면 김정일이 펴온 정책과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이 후계승계를 공식화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자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선군정치와 핵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천명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마커스 놀란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노동당의 중요한 행사에서 김정은이 당이 아닌 군부의 주요 지위에 오른 사실을 발표한 것은 놀랍다.”면서 “이는 현재 북한에서 군부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최근의 유화 제스처를 이어가며 북·미 관계 개선을 희망할 수는 있지만 북·미 관계는 남북관계 및 6자회담 재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다른 사안들의 진전 없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향후 권력승계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지 군부의 반응과 내부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무엇보다도 남북관계 진전 여부와 북한의 비핵화 이행 진정성을 봐가면서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북-일 : 체제 변화로 교착상태 풀리나 기대감 일본 정부는 28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남인 정은을 군의 대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 정식으로 후계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향후 북·일 관계에 미칠 향배에 대해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은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이 대장으로 임명됐다는 보도는 들어서 알고 있지만, 동향을 제대로 판별해 가고 싶다.”며 앞으로 북한의 변화에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납치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일관계가 북한체제의 변화로 인해 다시 열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말 방북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일본과의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뜻을 피력했던 것으로 밝혀진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양국 간 대화의 통로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아직까지 원칙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북·일관계가 물꼬를 트기만 하면 급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2002년 9월과 2004년 5월 두 차례 방북을 통해 납치문제를 김정일 위원장과 논의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간 나오토 총리가 중국과의 관계 등 외교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일 정상회담 카드를 반전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북-중 : 대를 이은 우의… 경제 교류 활발할 듯 북한의 후계세습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중국 관계에는 근본적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 들어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 양국 간 우호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등 권력승계 연착륙에 공을 들였다.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지난달 중국 방문 때 3남 정은을 중국 최고지도부에 소개하면서 ‘대를 이은 우의 유지’에 대한 중국 측의 확약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28일 “중국 최고지도부는 북한의 안정이 자국의 핵심이익에 부합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내정 간섭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 드러내진 않겠지만 후계 체제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보이지 않게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경제교류가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피폐해진 경제상황을 복구하는 게 ‘후계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가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발구 등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는 ‘선물’을 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베이징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 두 차례 방중 때 김 위원장이 시찰한 산업시설 등은 모두 중국 측이 안배한 것”이라면서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의 경험을 북한에 전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달래는 中, 美 압박에 ‘소폭 절상’ 제스처

    ‘위안화 올리고, 구매단 파견하고.’ 중국은 미국의 통상 및 위안화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다양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달 말 원자바오 총리가 뉴욕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날 때 관련 현안이 돌출되지 않도록 사전 정비에 나선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위안화 환율이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다. 중국외환교역센터가 17일 고시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중간가격은 6.7172위안. 전 거래일보다 0.0009위안 하락했으며 엿새 연속 사상 최저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로써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는 지난 6월19일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선언 이후 1.6155% 절상됐다. 특히 지난 9일 이후 7일 동안에만 1.0824% 올랐다. 미국 의회의 위안화 환율 관련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절상 압력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최소한도의 수준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을 상대로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또 연말까지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구매단을 미국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4일 50명의 기업인이 포함된 구매단을 이끌고 왕차오(王超) 상무부 부부장이 미국에 도착, 에너지 분야 등에서 무역과 투자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965억달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해 미국인들의 지갑과 일자리를 빼앗아 가고 있다는 극단적인 주장과 함께 “위안화 절상 및 무역역조 시정을 위한 강력한 대책을 실시하라.”고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모닝 토크]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 “미술전 보면 아이디어 떠올라…해운업 재무약정 융통성있게”

    [모닝 토크]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 “미술전 보면 아이디어 떠올라…해운업 재무약정 융통성있게”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의 대외행보가 최근 잦아진 느낌이다. 2007년부터 경영일선에 뛰어들었지만, 그동안 외부로 노출되기를 부담스러워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달 서강대에서 대학생들에게 강연을 한 데 이어 16일에는 해운담당 기자들을 과천국립현대미술관으로 불러서 ‘한-스페인 수교 60주년 기념 미술전시회’를 관람한 뒤 간담회를 가졌다. ●잦은 대외행보는 계열분리 염두? 서강대 강연에서는 검은 가죽 재킷과 스키니진 차림으로 학생들에게 “고정관념을 깨라.”라는 메시지를 던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최근 공개행보를 자주하는 것이 한진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이 후원한 미술전을 함께 관람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변의 뜻을 받아들인 것일 뿐 별다른 뜻은 없다. 그는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는 없지만 미술을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라며 살짝 웃었다. 그러나 확실히 전문경영인 4년차로서 부쩍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15일 스페인 알헤시라스에서 스페인 최대 규모의 터미널을 개장했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이 동서 항로는 강한데 남북은 상대적으로 그러지 못하다.”면서 “알헤라시스는 지중해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거점으로서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올 하반기 실적과 관련해 “해운은 3분기가 성수기이기 때문에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2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U자형 회복이 아니라 V자형의 급격한 회복이어서 변수는 아직 많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임을 올리는 것에 대해 화주들의 불만이 많은데, 10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던 운임을 2008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임 인상은 2년전 수준 환원” 최 회장은 경쟁업체인 현대상선의 모기업인 현대그룹이 최근 외환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최 회장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은 (금융권에서) 융통성 있게 했으면 좋겠다.”며 현대 측을 두둔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해운이 세계 8위 수준인데 경영권 안정 문제는 해결돼야 하지 않나. 채권단이나 집안에서도 밀어주고 나서 뛰라고 해야 한다.”면서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한진해운은 현대그룹보다 앞서 지난해 10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다. 최 회장은 “하반기 재무구조개선약정과 관련해 채권단의 재검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약정 체결 당시 한진해운의 부채는 150%밖에 안 됐는데 대한항공 때문에 체결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도 말했다. 최근 대한항공 주식을 매각한 것과 관련해서는 “자녀들이 상속받은 것을 투자개념으로 판 것이다. 대한항공 주식은 다 팔 수도 있다. 지분경쟁과는 관계가 없다.”고 못박았다. 최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립경영은 ‘독도는 우리땅’처럼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中 · 美-브라질’ 이란 제재 ‘삐그덕’

    이란이 미국과 중국, 미국과 브라질 간 갈등의 핵심고리로 부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이란 추가 제재 결의를 근거로 미국이 이란 때리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미온적이거나 반대해 왔던 중국, 브라질과의 관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지난 6월 유엔 안보리가 대이란 추가 제재 결의안을 채택할 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떠밀려 찬성했던 중국은 미국이 계속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거론하며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5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중국과 이란과의 에너지 및 경제관계를 재고할 것을 촉구한 데 대해 “어느 나라도 중국과 이란과의 교역관계를 비판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장위 대변인은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실린 논평에서 “중국과 이란과의 경제관계는 정상적인 것으로, 다른 나라들과 국제사회의 이익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서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은 그동안 안보리의 결의들을 준수해 왔다.”고 반박했다. 장위 대변인의 논평이 나온 이날 이란 석유장관은 중국의 에너지 관련 기업인들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 중이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압박에 못 이겨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에는 찬성했지만 안보리 결의의 실질적인 이행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유엔 회원국은 모두 안보리 결의를 이행할 의무를 갖고 있으나, 이를 어느 정도로 이행할지 여부는 회원국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미국과 브라질의 대립은 더욱 노골적이다. 로이터통신은 5일 이란 문제를 놓고 올 초부터 대립각을 세워 왔던 두 나라의 마찰이 결국 통상 분야에서의 불협화음으로 치닫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터키와 함께 지난 6월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결의안에 반대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의회는 그동안 브라질로부터 수입되는 에탄올에 대한 관세를 인하해 주려던 조치를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 간에 진행 중이던 통상투자협정 협상도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 무역대표부 대변인은 브라질과의 통상투자협정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미국이 브라질산 일부 제품들에 대해 적용하는 일반특혜관세(GSP)를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은 대미 수출의 약 15%인 30억달러가량의 수출품에 대해 일반특혜관세를 적용받는다. 미 의회는 매년 브라질에 대한 일반특혜관세를 갱신하고 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中 “상반기 대미투자 360% 증가”

    미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올 들어 급증세를 보였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 인터넷판은 22일 중국 정부의 발표 내용을 인용,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미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올해 대미 투자 액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보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을 포함한 중국의 전체 해외투자 규모는 552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433억달러보다 더 늘어난 액수다.이처럼 해외 전체 투자액이 크게 늘고 있는 주요 배경은 대미 투자의 급증이다. 지난 한 해 동안의 대미 투자액은 약 50억달러로, 예년의 한 해 평균액인 5억달러 규모에 비해 무려 10배로 늘었다. 포천에 따르면 고용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미국의 주 정부들이 앞다퉈 중국 투자를 유치한 결과 중국의 대미 투자액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미주리주 등이 중국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서면서 중국 자본의 공장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포천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 대해 미국 내에 냉소적인 분위기가 없지 않으나, 주 정부들은 고용 및 경기 활성화를 위해 중국 자본을 유치하는 데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적 관점의 저출산 해법과 그 한계/허증수 경북대 신소재공학 교수

    [열린세상] 복지적 관점의 저출산 해법과 그 한계/허증수 경북대 신소재공학 교수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지구촌은 심각한 인구폭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했다. 억제되지 않은 인구증가로 식량과 에너지 그리고 자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보았다. 인구 증가는 지구 온난화와 환경의 급속한 파괴로 이어져 지구에 생태학적인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1750년에서 1950년 사이에 세계인구는 10억명에서 30억명으로, 그리고 1950년에서 2000년 사이에는 60억명으로 불어났다. 세계인구의 증가와 함께 증가율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 모델이 바뀌었다. 인간 수명이 길어지고 출생률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노령화와 저출산이라는 전대미문의 인구학적 변화가 21세기를 뒤흔들고 있다. 유엔 보고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50년 사이에 인구는 증가하지만 지난 50년간 증가율의 50%에 그칠 것으로 나타나고, 통계학적으로는 10% 정도만 증가한다. 또 다른 보고는 2100년에는 심지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출산율 2.1은 인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낳아야 하는 아이의 숫자이다. 유엔은 출산율의 세계 평균을 1970년 4.5명에서, 2000년 2.7명, 그리고 2050년에는 1.6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구 폭발의 문제가 저출산의 문제로 반전된 현실은 유아사망률의 감소와 평균수명의 증대에서 비롯됐다. 예전의 고출산율은 유아사망률 감소로 인구증대로 이어졌다. 많은 자녀가 가족의 번영과 은퇴 이후를 보장해 주었기 때문에 자녀는 가치 있는 재산목록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정보화가 지속되면서 더 많은 교육이 필요했고 양육 부담감으로 최소한의 자녀를 낳기 시작했다. 우리 나라도 평균 수명이 80세로 늘어가고 교육기간이 길어지며 출산율이 1.06명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젊은이들의 결혼이 20대 후반으로 밀리면서 거의 평생을 출산과 양육에 매달려야 했던 여성의 삶의 양식은 달라졌다. 평균 연령을 80세로 보고 두 자녀를 낳는다면 출산과 양육에 보내는 시간은 8년으로 인생의 10%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인구 감소는 국력 감소를 의미한다. 엊그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의 중장기 경제전망을 담은 OECD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한국의 잠재고용 성장률은 2010~2011년에 0.8%로 전망됐지만 2012~2025년에는 -0.4%로 마이너스 반전이 예상된다고 했다. 노동연령 인구 증가율이 2010~2011년 0.7%에서 2012~2025년엔 -0.4%로 마이너스로 반전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저출산과 인구구조의 고령화가 한국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노동연령 인구 증가율의 마이너스는 한국의 잠재 노동생산성 성장률을 2010~2011년 3.2%에서 2012~2025년 2.8%로 저하시키고, 잠재GDP 성장률을 2010~2011년 4.0%에서 2012~2025년 2.4%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는 저출산 문제 풀이의 첫번째 예시가 되었다. 1970년대에 저출산 문제에 부딪혔던 프랑스는 육아비를 보조하고 의료비를 지원하는 한편, 기업들로 하여금 탁아지원사업을 적극 시행토록 독려하여 출산율을 유럽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최근 5년 동안 출산·보육·육아비를 보조하면서 20조원을 지출하였지만, 출산율은 1.1명대로 하향곡선을 그리며 실패로 나타났다. 프랑스식 해법을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한 빈틈도 있겠지만 단순한 출산 보육의 복지적 정책이 한계를 드러냈음을 의미한다. 저출산 문제를 이제는 미래의 인구학적인 관점에서 국가 전략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의 필연적인 노인 복지부담을 계산한다면 저출산으로 빚어지는 노동연령 인구의 감소는 국가의 성장 추진력을 무력화시키는 멍에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호주의 저출산 풀이법은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사례다. 백호주의를 과감하게 버리고 투자·기술 이민을 적극 수용하여 인구도 늘리고, 1차산업 위주의 산업구조도 고도화하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선진화를 위한 인구정책과 더불어 보다 폭넓은 관용의 다문화정책을 진정성을 갖고 고려해야 한다. 저출산 문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서둘러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 “해외 핑계로 금리인상 미룰 때 아니다”

    “해외 핑계로 금리인상 미룰 때 아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3월 한국은행 총재 선임을 앞두고 설문조사를 했다. 경제학자 72명에게 누가 차기 중앙은행 수장으로 적합한 지 물었다. 김종인(7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압도적인 1위를 했다. ‘위기대응 및 관리능력’, ‘경제에 대한 장기비전’, ‘통화정책의 독립 의지’ 등 주요 항목에서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 김 전 수석을 14일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부암동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만났다. 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방향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단기 성과에 집착해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는 등 우리 경제의 중장기 건전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정책금리가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째 2.0%에 머물러 있다. -올 1·4분기 경제 성장률이 8.1%였다. 지난해 사정이 안 좋았던 데 따른 기저(基底) 효과의 측면이 있다고는 해도 통상적인 개념으로 볼 때 과열로 갈 조짐이 분명히 나타난 것이다. 마땅히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조금이라도 더 낫게 보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지금은 G20 공동보조나 남유럽 재정위기를 핑계로 금리 인상을 미룰 때가 결코 아니다. →저금리의 부작용이 당장 심각하게 현실화된 상황은 아닌데. -장기간 저금리는 필연적으로 딜레마를 낳게 돼 있다. 이미 가계부채가 850조원이 넘었다. 지금은 다소 괴롭더라도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 일본이 왜 어렵게 됐나.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펴다가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맞았다. 정부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단지 우리 재정이 선진국들보다 건전하다는 식의 안이한 생각은 곤란하다. 유럽국가의 사례에서 보듯 재정위기는 금융위기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정책 당국자들이 인기 없는 정책을 꺼리기 때문은 아닐까. -예전에 청와대 경제수석(1990~1992년)으로 갈 때 대통령과 단단히 약속을 했다. 당장 성과 날 일을 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경제기반을 다지겠다고 했다. 3~4%의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기보다는 정책에 의해 왜곡된 가격결정 메커니즘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내가 한 것 중 대표적인 게 두 자릿수 전기료 인상이었다. 경제수석 첫해 여름부터 전력난이 불가피했다. 이전까지 물가안정을 이유로 요금을 안 올렸으니 한국전력에 돈이 없어 발전시설 투자를 할 여력이 없었다. 당장의 국민 부담만 생각하고 무책임하게 물가정책을 운용했던 것이다. 그 해 전기료를 15% 올렸다. 당장은 비난을 받더라도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을 펴야 한다. 정책 당국자들이 욕 먹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것은 관료들의 어쩔 수 없는 속성인데. -관료들은 그럴 수밖에 없다. 결국 여기에 제동을 걸고 바로잡을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 현 정권 들어 고환율을 통해 전대미문의 수출 지원 정책을 편 것도 단기 성과주의 때문이었다. →환율 하락이 우리 수출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 아닌가. -원·달러 환율이 1달러에 900원대였을 때를 생각해 봐라. 그때에도 우리 수출은 연간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이 대목에서도 일본은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1970년대 초 오일쇼크 이후 일본 정부는 수출업체를 보호할 목적으로 고정환율을 유지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일본경제에 짐이 되고 있다. 고환율에 기대어 기업들이 편안하게 수출을 하다가 플라자합의로 엔화가 절상되면서 수익이 급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폈다. 기업들은 회사채를 마구 발행했고 개인들은 증권, 부동산 등 자산을 사들였다. 버블의 시작이었다. 반면 비슷한 수출대국인 독일은 환율을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했다. →우리 경제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인구 문제만큼 큰 게 없다. 세계 최저 출산율의 노령화 사회가 우리 코앞에 닥쳤다. 영국에서는 5자녀 시대에서 2자녀 시대로 떨어지는 데 130년(1800~1930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30년밖에 안 걸렸다. 이런 추세로 가서는 투자도 안 되고 소비도 될 수 없다. 국내에 시장이 형성될 수 없다. 저출산·고령화는 단기적으로 해결이 안 된다. 지금처럼 보건복지 담당부처가 아니라 모든 경제부처가 직접 나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다문화 이민 정책도 좀더 개방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글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한국 철강史 또 하나의 금자탑”

    “한국 철강史 또 하나의 금자탑”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충남 당진군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열린 일관제철소 준공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1970년 포항제철이 철강 한국의 첫 불을 붙이고,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오늘 당진에 일관제철소가 준공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천안함 침몰로 많은 해군병사들이 실종된 엄중한 상황속에서도, 산업의 불꽃은 꺼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면서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철강산업 ‘제2의 도약’을 선포하는 현장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는 곳으로 불렀던 당진벌 한가운데 110m의 용광로가 힘찬 불꽃을 토해내고 있다.”면서 “2006년 10월 황량한 갯벌을 막아 첫 삽을 뜬지 3년반만에 한국 철강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이 세워졌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금융위기는 투자를 주춤하게 했지만 현대제철은 연간 80억달러나 되는 철강수입 대체를 목표로 세계 철강시장을 향해 도전을 계속해왔다.”면서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남들이 멈칫할 때도 미래를 내다보며 계속 과감한 투자를 하여 오늘을 만들어 낸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잿더미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한국경제의 진정한 힘”이라며 “(제철소) 건설과정에서도 10만여명의 고용효과가 있었고, 앞으로 운영되는 과정에서도 8만여명의 직·간접적인 고용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업 지원과 관련, “모두에게 나눠주는 지원방식은 의미가 없다.”면서 “될성부른 쪽에 집중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혀 유망산업과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에 ‘선택과 집중’ 원칙을 적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재계의 갤러리 사랑

    재계의 갤러리 사랑

    천천히 망치를 두드리는 거대한 남자 조각인 조나단 브롭스키의 ‘해머링 맨’이 설치된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 건물 3층에 661㎡(200평)의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16일 미술계에 따르면 전날 개관 기념식을 가진 ‘일주&선화 갤러리’는 5월30일까지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를 총망라한 ‘추사에서 박수근까지’전을 개최한다. 이 갤러리는 태광그룹이 200억원을 기부해 만든 선화예술문화재단이 운영한다. 기업이 설립한 화랑치고는 몇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세제 혜택이나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한 뒤 미술관을 세우지만 태광그룹은 소장품이 거의 없을뿐더러 미술관이 아니라 갤러리란 이름을 걸었다. 또 미술을 전공한 기업 소유주의 부인이 아닌 재단과 소속 큐레이터가 실질적으로 갤러리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기업이 가진 미술품은 대중이 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지하 창고에 있는 미술품은 복사본 한 본 가진 것보다 못하다.”는 뜻에 따라 지하의 씨네큐브 영화관, 강익중 작가의 ‘아름다운 강산’ 등이 설치된 1층 로비 등과 연계해 편안한 가족 나들이 장소로 갤러리를 운영할 계획이다. 채문정 큐레이터는 “데미언 허스트는 알아도 박수근은 모르고, 서양미술사는 미술대학 필수과목이지만 한국 근대 미술사는 강좌가 없는 대학도 많다.”면서 “우리의 뿌리인 한국 미술을 차분하게 살펴보고 즐길 기회를 마련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선화문화예술재단은 미술품 수집보다는 전시와 작가 지원 사업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추사에서 박수근까지’전에서는 추사 김정희, 석파 이하응 등 조선 후기 화가를 시작으로 김환기, 박수근, 박래현 등 한국 대표작가 70여명의 작품 15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들은 모두 개인 수집가에게서 대여한 것이다. 한진그룹도 다음달 8일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에 갤러리 ‘일우 스페이스’를 연다. 547.2㎡(165평)의 화랑 개관전에는 사진작가 배병우의 신작이 전시되며, 올해는 사진 작품을 주로 전시할 예정이다. OCI(옛 동양제철화학)가 설립한 송암문화재단도 서울 수송동의 고미술품을 주로 전시했던 전시관을 오는 6월 OCI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해 재개관한다. 현대미술 작품 위주로 운영할 계획이다. 첫 사업으로 신진작가 공모전을 개최, 9명의 작가를 뽑아 창작지원금과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협력·경쟁으로 점철된 한일경제 45년

    [한·일 100년 대기획] 협력·경쟁으로 점철된 한일경제 45년

    1945년 광복 이후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인 지배 관계는 청산했지만 경제 분야에선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왔다. 양국이 협력과 경쟁을 반복하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일본은 40년대말 극심한 불황을 겪었지만 한국전쟁이 터져 눈부신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경제재건을 이뤄냈다. 90년대 이후 한국은 일본의 고급부품 소재의 안정적 시장을 제공함으로써 불황에 빠진 일본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2000년대 들어 양국은 전자, 조선, 통신,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혈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경제교류의 물꼬를 튼 시기는 65년 한·일국교정상화 교섭 이후부터다. 일본은 한국에 ‘10년간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 민간신용 3억달러 이상’을 제공했다. 이 자금들은 포항종합제철소 건설을 비롯해 철도, 고속도로 건설, 철교 복구, 댐, 화력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 및 건설기계 개량사업, 중소기업, 기계공업 육성사업 등에 활용됐다. 66년 한·일무역협정 체결을 계기로 양국은 최혜국 대우 설정, 수입쿼터 사전 협의를 통한 1차 상품수입촉진 등 교역을 확대해 나갔다. 71년에는 한국의 대일 수입이 총 수입의 40%를 차지했다.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제1의 수입국으로 등장한 셈이다. 일본은 제1차 석유위기를 극복한 이후 대미 수출확대를 통한 하이테크 산업의 양산체제를 구축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79년 무역액이 세계 전체의 7%를 차지하는 등 미국과 서독 다음으로 세계 3위에 올라섰다. 84년에는 사상 최대의 대미 흑자를 기록하는 등 호황기를 누렸다. 80년대 말에 일본은 1인당 국민소득에서 미국을 추월했고,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의 채권국으로 부상했다. ‘모방의 천재, 메이드 인 재팬’이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하지만 85년 9월 선진 5개국(G5)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뉴욕 플라자 호텔에 모여 단 20분 만에 달러화 약세 유도를 합의한 뒤 엔화가 급등했다. 엔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단기간 대폭 강세로 반전했다. 1달러당 235엔이던 환율이 이듬해 절반 수준인 120엔으로 떨어져 수출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의 대일 적자 규모는 점차 확대됐다. 85년 30억 1700만달러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해 94년 118억 7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100억달러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04년에는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08년에는 327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90년대 이후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으면서도 한국시장에 대한 수출과 투자를 확대해 디플레이션 완화와 경기회복에 도움을 줬다는 평가다. 한정현 KOTRA 일본사업단장은 “한국은 일본의 고급부품 소재의 안정적 시장을 제공함으로써 일본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셈”이라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45년 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사한 경제구조를 지니게 됐다. 전자, 조선, 통신, 반도체, 전관,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됐다. 한국의 전자산업은 이미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TV, 휴대전화 등에서 일본 경쟁사를 따돌린 지 오래다. 특히 최근 실적에서 일본 전자업계는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완패했다는 충격에 빠져 있다. 2009년 3·4분기(7~9월) 중 삼성과 LG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배씩 증가한 데 비해 일본 전자업체들은 겨우 적자를 탈피한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대표기업들의 선전으로 2009년 한국의 누적 무역 흑자는 404억달러를 기록, 일본을 넘어섰다. 일본은 지난해 1~10월 중 무역흑자가 200억 달러에 그쳤다. 무역흑자 규모로 한국이 일본을 뛰어넘기는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은 핵심 부품 소재를 대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264억 5000만달러의 무역적자 중 부품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2.9%였다. 올 들어 일본경제 추락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일본의 날개’로 일컬어졌던 일본항공(JAL)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메이드 인 재팬´의 신화를 이끌었던 도요타와 혼다 자동차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리콜로 ‘품질 신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한국이 일본 경제의 버팀목이 될지 경쟁분야의 우위를 확실히 굳힐지 주목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기고]호랑이 기상으로 무역강국 시대 열자/이동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

    [기고]호랑이 기상으로 무역강국 시대 열자/이동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

    경인년 범띠 새해에는 기대감이 크다. 12지(十二支) 동물 중에서 호랑이가 가장 용맹스럽고, 지혜롭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 호랑이가 으뜸일 것이다. 우리 무역도 한국 호랑이의 기질을 쏙 빼닮은 듯하다. 지난해 한국 무역은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수출 규모 순위 세계 9위, 세계 시장점유율 3%대, 사상 최대인 410억달러 무역흑자를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앞서 있던 영국과 러시아, 캐나다를 거뜬히 제치고, 10강 수출국에 진입한 것이다. 1982년 20위권에 처음 진입한 이후 27년 만이다. 물건을 열심히 팔고도 수지타산 측면에서 늘 뒤처지게 한 일본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 같은 성과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굽히지 않고 공세적으로 시장을 개척한 기업들과 내핍생활을 견뎌준 국민 여러분의 덕분이다. 위기를 기회로 순식간에 돌변시킨 저력이 바로 한국 호랑이가 눈 쌓인 죽림에서 먹이를 바람처럼 덮쳐 일격에 쓰러뜨리는 매서운 힘일 것이다. 우리 주력 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액정표시장치(LCD) 49.7%, D램 반도체 56.0%, 휴대전화 30.1%, 선박 41.1%, 자동차 7.3% 등으로 모두 전년보다 조금씩 늘었다. 게다가 지난달 27일에는 수출 역사상 최초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자력발전 4기를 수주해 2009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원전 4기의 수주는 조선업의 1년 수주 실적과 맞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전이 주는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마치 한국 호랑이가 먹이를 향해 조금씩 몰래 다가가며 덮칠 기회를 엿보는 것과 비슷하다. 새해에도 우리는 그 위세를 이어가 수출 4000억달러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섣불리 경계를 늦춰선 곤란하다.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 환율 불안과 유가 인상이 염려스럽고, 금융 위기의 여진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출 체질의 개선도 시급하다. 외향적 수출 성장뿐만 아니라, 국내의 고용 및 부가가치 창출도 확대함으로써 내실 있는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전문 무역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맞춤형 대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고 지역특화 연구대학 선정 지원 등을 통해 특화된 무역인력을 양성할 것이다. 특히 수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협력적 상생의 길을 더욱 다져야 한다. 호랑이는 잡은 먹이를 먹고 포만감만 느끼면 미련없이 남기고 떠난다고 한다. 남은 먹이가 덩치 큰 호랑이에게는 별것이 아닐 수 있어도 주변에 머물고 있는 삵 등에게는 알뜰한 요깃감이 될 것이다. 기업인들은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도전해야 한다. 만주와 시베리아를 호령하는 한국 호랑이의 기상처럼 세계 곳곳을 누비는 우리 기업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엄동설한에 더욱 위풍당당한 백두의 한국 호랑이처럼, 우리 무역은 위기에서 더욱 빛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제는 탄탄한 내실 다지기에 힘써 진정한 무역강국으로 거듭날 차례이다. 정보기술(IT) 강국에서 IT 패권국으로서 세계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새해에 한국 호랑이가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을 곱씹어 되새기자.
  • KBS연기대상, 첩보원-여왕-국민아들 ‘3파전’

    KBS연기대상, 첩보원-여왕-국민아들 ‘3파전’

    2009년 대미를 장식할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31일 오후 9시 50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리는 ‘2009 KBS 연기대상’은 탁재훈·이다해·김소연의 진행으로 생중계된다. 올해 KBS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아이리스’와 김아중, 황정민 주연의 ‘그저 바라만 보다가’(이하 그바보), 윤은혜와 윤상현의 ‘아가씨를 부탁해’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은 ‘아이리스’와 ‘꽃보다 남자’, ‘천추태후’, ‘솔약국집 아들들’ 등이었다. 하지만 ‘꽃보다 남자’가 배우들의 연기력보다는 톡톡 튀는 에피소드와 구혜선, 이민호 등 신예 스타들의 발랄함으로 승부수를 던진 작품임을 감안하면, 대상 후보는 첩보원 이병헌과 여왕 채시라, 솔약국집 아들 손현주 등으로 압축된다. 특히 2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한 첩보 드라마 ‘아이리스’는 올해 KBS 연기대상을 휩쓸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주연인 이병헌은 이미 최우수연기상과 인기상, 베스트커플상 등 총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데 이어 대상 수상도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천추태후’의 채시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제의 모습을 재현하며 “역시 사극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또 건강한 가족드라마로서 인기를 끈 ‘솔약국집 아들들’의 손현주도 코믹하면서 따뜻한 내면을 지닌 송진풍 역을 소화했다. 30일 방송된 ‘2009 MBC 연기대상’에서 ‘내조의 여왕’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윤상현은 윤은혜와 함께 출연한 KBS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로 우수상과 베스트커플상, 인기상 등 총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보낸 윤상현 역시 좋은 성적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크린을 정복하고 브라운관에 도전한 ‘그바보’의 황정민, 김아중 등은 배우의 이름값과 연기력, 드라마의 작품성 에 비해 참담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들의 아쉬움이 ‘2009 KBS 연기대상’의 수상으로 위안을 받은 수 있을지에도 시선이 모인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09 미리보는 가요축제…커플공연 ‘후끈’

    2009 미리보는 가요축제…커플공연 ‘후끈’

    SBS ‘가요대전’, KBS ‘가요대축제’, MBC ‘가요대제전’ 등 지상파 3사의 연말가요축제에서 시상식이 모두 사라진지 올해로 3년째다. 시상이 사라진 대신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퍼포먼스가 다양해지고 화려해졌다. 특히 올해는 더욱 뜨거워진 남녀 커플의 합동 공연으로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먼저 29일 오후 9시 55분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09 SBS 가요대전’은 소녀시대-슈퍼주니어, 소녀시대-2PM, 다비치-2AM, 브아걸 등 남녀 아이돌 그룹의 다양한 합동공연이 펼쳐진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승기와 배우 박신혜의 웨딩 퍼포먼스다. 2009년 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미남이시네요’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승기와 박신혜는 ‘가요대전’ 무대에서 화려한 웨딩마치를 울린다. 이승기는 자신의 프로포즈 곡인 ‘결혼해줄래’를 부르며 이날 ‘가요대전’의 MC를 맡은 박신혜를 지목해 함께 무대를 꾸민다. KBS는 오는 30일 오후 9시 55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2009 KBS 가요대축제’를 위해 마이클잭슨 추모공연과 드라마 ‘아이리스’의 뮤직드라마 공연 그리고 ‘1박2일’ 멤버들의 무대 등을 준비했다. 특히 이날 무대에서는 최고의 섹시커플이 탄생한다. 섹시 가이 박진영과 섹시 퀸 손담비는 이날 무대에서 화려하고 아찔한 커플 댄스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대미는 MBC가 장식한다. 오는 31일 오후 9시 50분부터 경기도 고양시 MBC 일산 드림센터에서 열리는 ‘2009 MBC 가요대제전’에선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가수들이 다양한 커플무대를 선보인다. 올해 최고의 남녀 아이돌그룹인 소녀시대와 2PM의 윤아와 택연이 준비한 ‘연인 퍼포먼스’는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퍼포먼스는 대기실과 전화 통화로 남몰래 사랑을 속삭이던 택연과 윤아가 사소한 오해로 다투자 다른 멤버들은 매니저들 몰래 외출을 시도해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준다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이날 ‘가요대제전’ 무대는 백지영-이승기가 선보이는 새로운 버전의 ‘내 귀의 캔디’, 줄리엣을 향해 구애를 펼치는 샤이니의 ‘줄리엣’, 김태우와 서현의 감미로운 ‘사랑비’ 무대 등 다양한 커플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3일간 열리는 지상파 3사 가요축제 중 어떤 커플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쳐 2009년 최고의 한 쌍으로 떠오를지 기대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옴니텔을 잇는 2010년 첫 잭팟 기대주 공개!

     2009년 하이리치 수익률 및 회원평가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렸던 별 중의 별 VIP골드방송 전문가 4인이 28일부터 3일간 <릴레이 무료 특집방송>을 준비, 올해의 대미를 장식한다.    2007년 에이치앤티와 서울반도체 각각 1300%, 5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 기록.  2008년 한양디지텍 200%, 디지텍시스템 123%, 한전KPS 70% 등 안정적인 고수익 창출.  2009년 삼성전기, 서울반도체등 LED테마의 급등 예고 적중과 LG화학 85%, 12월 추천 이후 95.5%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옴니텔까지!  이렇듯 매년 기록적인 수익률의 비결을 “시세 파동 초기의 선취매”라고 강조하는 하이리치 대표 애널리스트 ‘리얼’.  그가 12월 29일 오전 10시 30분, 2010년도의 大시세 사이클을 그려나갈 핵심 유망주를 공개, 새로운 수익률 신화를 이어갈 특집 무료방송을 진행한다.  이번 방송을 통해 “과연 어떤 종목들이 큰 파동을 그려 나갈 것인지 명확하게 분석하고 추천 종목을 제시할 예정”으로 “반드시 방송에 참여하여 폭발적인 수익의 기회에 동참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업종 가리지 않는 새로운 고수익 투자 대안!  시세선점의 최강자 리얼은 “상승할 종목을 명확하게 선정하고 이를 선점하는 것만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임을 오랜 주식투자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이라고 전했다.  이에 그가 이끄는 엘리트클럽에서는 대형주, 중/소형주, 테마주 등을 가리지 않고, 급등명분이 확실한 종목을 엄선해 시세를 선점하는 고수익 투자해법을 제시하며 회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 무료 특집방송과 관련해 리얼은 “2010년도 大 시세 종목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지막으로 마련했다”며 “내년 폭발적인 시세 분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이자, 주식시장의 승자로 살아남게 될 기회를 놓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오늘만 할인혜택까지!  29일 리얼의 무료특집방송에 참여한 회원을 대상으로 단 하루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고 전하며 자세한 관련사항은 부자 되는 증권방송 하이리치 홈페이지(www.hirich.co.kr) 또는 고객센터(1588-0648)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010년 1월 1일을 기하여 <VIP골드 증권방송>은 보다 수준 높은 정보제공을 위해 현실적인 서비스 비용을 책정, 인상하게 되었다고 하이리치 관계자는 밝히며 “하이리치 전 직원 및 전문가들이 보다 나은 퀄리티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하이리치는 “12월 31일까지 인상 전 가격으로의 마지막 가입 기회”라고 강조하며 “결제한 기간만큼 ‘솔로몬의 리서치클럽(월 33만원)’ 무료이용자격도 보너스로 제공되는 특혜”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출처 : 하이리치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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