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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46년 냉전장벽 스스로 허물다(남북 「화해시대」로 가는가:1)

    ◎외세분단 딛고 「평화통일장전」 첫 마련/북,남의 경협·대일 수교에 유연성 보여/직교역·합작투자등 인적·물적교류 급속히 늘듯 남북관계가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게 됐다. 남북은 12일 역사적인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이제 46년간 계속돼온 대립과 대결의 시대를 청산하고 평화공존,더 나아가 통일로 나아가는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그리고 남과 북의 이번 합의는 냉전의 사생아로 태어난 남과 북이 탈냉전의 세기적 조류에 발맞춰 분단극복의 토대를 확고히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외세에 의한 강요된 분단을 살아온 남과 북은 이제 「통일장전」으로 기록될 이번 합의서를 주체적 협상을 통해 타결함으로써 분단극복의 주체로서의 제 몫을 되찾았으며 하나의 뿌리,하나의 핏줄,하나의 문화를 공유해온 민족공동체회복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특히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의 기본관계를 정립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함께 「한반도 핵의 제거」라는 의외의 큰 성과를 거둠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항구적 보장장치를 마련했다. 아울러 남북이 이번 합의과정에서 지난 46년간 일관돼온 북한대남정책의 기본노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은 평가할만한 일이다. 북한은 사실 이번 5차회담에 나오면서 합의서 쟁점조항으로 남았던 「평화체제로의 전환」과 관련,남한을 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의 주체로 볼수 없다며 대미평화협정체결을 주장했다.또 「하나의 조선」논리에 배치된다며 서울·평양상설연락사무처 설치에도 반대했다.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등 언론개방에 대해서는 「독일식 흡수통일기도」라며 반발했으며 교류협력부문의 실천기구인 3통위원회구성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북한은 그러나 당초 수용을 거부했던 이런 모든 쟁점사항에 있어 남측의 주장을 대폭 수용하면서 집요하게 고집해왔던 그들의 논리를 대부분 철회했다. 북측의 이같은 국면전환은 회담진행과정에서도 감지되듯 최고지도자 김일성주석의 결심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바로 이점은 북한의 대남정책의 최고결정권자인 김일성주석의 대남관이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김주석의 이같은 인식전환은 남북관계가 이번 합의를 계기로 더 이상 후퇴할 수 없으며 합리적인 방향으로 거듭 발전되어 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는 곧 다소 「선언적이고 원칙적인」성격의 이번 합의서가 72년의 7·4공동성명과는 달리 실효성과 실천성을 보장하는 진정한 「합의문건」이 되리라는 평가를 가능케 한다. 물론 남북이 이번에 합의서를 채택하게 된데는 통일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서로의 긴요한 내부적 필요성이 크게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 특히 사회주의권의 몰락 이후 극심한 물질적·정신적 황폐감에 젖어온 북한은 상황타개의 돌파구를 대남관계의 개선,그리고 이를 통한 남한경제력의 유입,남북관계개선을 고리로 한 대일 대미관계 진전에서 찾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인적·물적교류를 통한 개방」에 반대해온 북한은 4차회담이 끝난후 4차례 열렸던 판문점대표접촉에서 이미 합의서조항중 남북경제협력부문에 적극적인 대응을 보였으며 이번 회담 기조연설에서는 실천기구인 남북경제공동위원회를 비롯한부문별 공동위원회 구성에 선뜻 호응하고 나왔다. 특히 최근 직·간접교역을 통해 이뤄진 2억달러이상의 남북물자교역 경험은 외화부족,식량부족,에너지부족 등으로 파산직전에 놓인 북한경제에 남북경협의 매력을 강하게 느끼게 했으며 이같은 유혹은 북한의 대남기본원칙마저도 바꾸도록 했다는게 회담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또 이같은 남북경협에 대한 유혹과 함께 남북관계의 진전을 심화되고 있는 국제적 고립탈피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것같다.특히 북한은 미국등 국제사회의 거센 핵사찰압력에 맞서 한반도핵의 당사자해결주장을 내세우면서 대일수교및 대미관계개선의 결정적인 계기를 이번의 남북합의에서 찾을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북한은 주한미군핵철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국제핵사찰압력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하에서 핵사찰수락에 앞서 남측의 핵재처리시설포기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남측에 직접적인 대북경제 지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동시에 미국측의 요구이기도 한 이 문제를 수용함으로써 대미관계개선의 보다 확실한 길을 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남북관계는 이번 합의결정으로 질·양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직교역이나 합작투자등 남북간 경제협력·물적교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며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한 인적 교류의 길도 열릴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구체적 실천조치들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및 군사공동위원회 등 합의서실천기구들 역시 남북간 합의에 의해 구성,운영될 것이다. 서울과 평양의 길은 더욱 넓어질 것이며 분단의 아픈 현장이던 판문점도 남과 북을 연결하는 관문,이산가족의 극적인 해후를 거듭하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다. □주요 남북대화 일지 ▲71.8.12 남,적십자회담개최 제의 ▲71.9.20 적십자회담 첫 예비회담 개최 ▲72.7. 4 7·4남북공동성명 발표 ▲80.2. 6 총리회담을 위한 실무대표 접촉 ▲84.9.29 북한 수해물자 인도·인수 ▲85.9.20 남북이산가족고향방문단 및 예술단공연 동시교환 ▲90.9.4∼7(서울),10.16∼19(평양),12.11∼14(서울),91.10.22∼25(평양),12.10∼13(서울) 남북고위급회담
  • 남북 화해의 새 장이 열리다/기본합의서 타결의 의미(사설)

    냉전의 먹구름에 덮여있던 한반도에 평화정착을 위한 화사한 햇빛이 비쳐 들었다.서울에서 열린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는 한편 핵문제에도 「한반도에 핵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함으로써 남북간에 대립과 대결의 시대를 청산하고 평화공존,더 나아가 통일로 가는 대장정의 이정표를 확고하게 세웠다.냉전시대가 막을 내리고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소련연방이 와해되는가 하면 유럽합중국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때 유일한 분단지역인 한반도에 평화공존의 기틀이 마련된 것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구축과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긴요한 일일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염원을 풀어줄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남북분단 이후 46년만에,남북고위급회담이 시작된지 15개월만에 「통일장전」으로 기록될만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 것은 남북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기필코 이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의지와결단이 상승작용을 일으켰고 이에따라 서로가 기존의 주장을 대폭 양보한 데서 얻어진 값진 결실이다. 합의서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은 ▲화해부문에서 판문점상주연락사무소 설치,상대방체제 존중,상호내정 불간섭,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및 전복행위금지 ▲불가침부문에서 상대방에 대한 무력불사용 ▲교류협력부문에서는 이산가족문제 해결,육·해·공통로개설,경제교류나 협력실시,신문·TV·잡지등의 상호교류등으로 되어 있다. 이번 서울회담에서 최대의 쟁점이었던 휴전상태의 평화상태로의 전환,군사적신뢰구축과 불가침보장장치에서 남북양측은 화해와 호양의 정신으로 합의를 이끌어 냈는데 이러한 결실은 통일을 향한 힘찬 거보로 높이 평가해도 좋을 것 같다.남측으로서는 북한의 핵개발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부수적인 문제들을 양보한 것이고,북측으로서는 핵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을 더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점과 파탄상태에 이른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일수교와 대미관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절박한 입장때문에 종전의 주장에서 크게후퇴한 것이다.어쨌든 남북양측이 「우리끼리 우리문제를 해결하자」는 민족적인 염원을 바탕으로 남북간에 얽혀있는 미묘하고도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간에는 71년에 발표된 「7·4공동성명」이 있었지만 그것은 조선로동당과 중앙정보부사이에 이루어진 합의였을뿐 아니라 실천의지의 부족으로 북한의 정치선전용으로만 이용되어 왔을 뿐 남북관계개선에는 아무런 실효도 거두지 못했었다.그러나 이번 서울회담의 합의서 채택은 남북정부간에 이루어진 최초의 공식합의라는 점과 구체적·실천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문제해결의 시작이다.앞으로 계속 토의될 문제들은 하나같이 남북한간 입장차이와 이견을 내포한 것들이다.핵문제가 대표적인 것일 것이다. 서울회담의 양측 기조연설에서도 명백해졌듯이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의 핵」해결은 남북한문제 접근 해결에 있어 그야말로 핵심적인 과제가 되고있다.특히이와 관련해서 우리측이 내놓은 「비핵화공동선언」(안)은 그동안 북측이 시종 주장해온 조선반도 비핵지대화선언 내용을 사실상 거의 포용했다는 점에서 가장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북한은 이제 더이상 핵개발을 고집하거나 핵사찰을 거부할 명분도 이유도 잃게 된 것이다.아울러 이번 양측이 합의한대로 한반도 비핵과 관련,본회담과 별도로 마련되는 협상기구를 통해 비핵실험노력이 경주돼야 하리라고 본다. 이번 합의서 채택과정에서의 남북쌍방 노력과 성의에 비추어 앞으로 남북대화발전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문제는 합의서라는 그릇에 가득 채울실천을 위한 세부사항을 마련하는 일이다.그러나 대치되는 부분과 미진한 부분은 시간을 갖고 합의할 마음만 갖는다면 반드시 타결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은것 또한 이번 회담의 성과이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는 분위기를 축적해 나간다면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길은 틀림없이 열릴 것으로 믿는다.그것이 바로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 「합의 문건」 이견 못좁혀/북서 대미 평화협정등 포함 요구

    ◎총리회담 대표접촉 남북고위급회담 합의문건 절충을 위해 계속돼온 판문점 남북대표접촉이 남북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26일 있은 제4차대표접촉을 마지막으로 끝이났다. 이에따라 오는 12월 10∼13일 서울에서 열릴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동복대변인은 이날 제4차대표접촉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측이 대미평화협정체결·국가보안법폐지등 그간 상당히 자제해온 주장을 합의문건에 포함시키자고 요구해옴에따라 협상이 진전될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4차례 대표접촉에서 남북한은 ▲불가침보장장치 ▲평화체제설정 ▲상주대표부설치 ▲언론개방 ▲기존협정및 조약존중 ▲3통위원회 설치 ▲핵무기등의 우선제거등 남북관계개선에 필수적인 조항들에있어 근본적 의견차를 보인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그러나 ▲합의서의 전문 ▲상호체제인정 ▲내부문제불간섭▲비방·중상중지 ▲무력불사용 ▲철도·도로연결 ▲우편·전기통신교류 ▲물자교역실시등에서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룬것으로 전해졌다.
  • 한·중 조기수교 「묵시적 합의」 이른듯

    ◎한­중 한­미 한­일 개별회담의 성과/차별 관세 철폐 합의,무역적자 해소 기대/한·중/핵 포기·수교 연계로 북한에 실질적 압력/한·일/북한 핵저지 유엔등서 「연합전선」 펴기로/한·미 서울 아태각료회의(APEC)의 막후는 뜨거웠다.한국과 미·일·중국사이에는 잇따른 양자회담이 열려 북한의 핵재처리시설 폐기및 핵무기개발 저지를 위한 정치적·외교적 대응 방안을 구체화시켰다. 대표적인 양자회담은 한일외무장관회담(12일 하오)및 한미외무장관회담과 한중통상장관회담(13일 상오)이다.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노태우대통령·전기침중국외교부장의 12일 하오의 개별면담에서도 북한의 핵무기개발저지 문제가 주의제로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회담 내용을 간추려 보면 북한의 핵무기개발및 재처리시설폐기를 위해서 모든 나라가 개별적인 대북압력을 가해야 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엔 등 다자간 협의체를 통해 다중의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 2가지로 집약된다. ▷한·중회담◁ 전중국외교부장이노대통령과 전격 개별면담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미수교국간에는 최고수준의 만남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일치된 평가이다. 노대통령과 전외교부장간 면담 내용은 북한을 의식,공개하지 않겠다는 쌍방 합의에 따라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한중 조기수교문제 ▲노대통령의 비핵화정책 내용설명 ▲이에따른 북한의 핵재처리시설 폐기를 위한 중국의 협조문제등을 거론한 것으로 관측된다.노대통령은 중국의 대미관계개선등을 위해 우리가 외교력을 경주한다는 대중메시지와 함께 북한을 흡수통일하지 않으며 북한의 국제사회 참여및 경제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대북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논의 의제는 14일 한중외무장관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협의될 예정이다. 북한의 핵사찰문제와 관련,중국은 「한반도에는 핵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본입장을 갖고 있는 만큼 핵무기개발 저지를 위해 공동협력할 것을 다짐했을 것이라는게 외교문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 한중외무장관 회담(10월초)을 한지 1달여만에 전외교부장의 노대통령 단독면담,이봉서상공장관과 이람청중대외경제무역부장과 연내 무역협정체결 합의,이·전장관간 두번째 회담등 일련의 흐름을 보면 중국은 우리와의 관계개선 속도를 상당히 빨리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이와관련,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일련의 쌍무 접촉및 회담은 북한을 의식해 다자간차원에서만 한국과 관계개선을 추구하던 중국이 양자간 정치·외교관계를 확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이제 양국 수교도 형식과 절차만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양국은 어느 일정시점을 택해 수교의정서에 서명하는 일만 남은 셈이며 그 시기는 매우 임박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에 중국의 대한차별관세 연내폐지에 관해 합의한 것은 최근 심각한 국면에 접어든 무역수지적자폭을 크게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최저세율과 보통세율등 두가지 세율을 상품수입때 적용하고 있는데 다른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매우 불리한 보통세율을 적용하고 있다.이때문에 올들어 9월까지의 대중무역수지적자액은 8억달러로 4번째 무역수지 적자국이다. 그러나 차별관세가 폐지되면 대중국수출은 현재보다 10∼20%가량 늘어 적자폭 개선은 물론 중국과의 교류도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일회담◁ 이장관이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일본외상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재처리시설 폐기를 북·일수교의 새로운 전제조건으로 추가키로 합의한 것은 경제난 탈피를 위해 대일수교를 서두르고 있는 북한에 대해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압력 수단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이에따라 5차 북·일수교협상회담(18∼19일·북경)에서 일측은 핵재처리시설 폐기를 북에 대해 강력히 촉구하고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한 국교정상화는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며 이장관이 와타나베외상에게 설명한 노대통령의 비핵화정책의 취지및 내용은 이러한 압력을 위한 중요한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뿐만 아니라 양국 외무장관은 국제적 「연합전선」구축차원에서 중국과 소련에도 북한의 핵무기개발 저지를 위해 협조해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한·미회담◁ 이장관과 제임스 베이커미국무장관도 회담에서 북한핵무기개발 저지문제를 중점 협의,한미간 공동대응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유엔등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간 외교적 정치적 압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두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개발저지를 위한 동북아 국가 협의체(포럼)구성에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장관은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6자포럼에 대해 『핵개발 저지를 위해 다자적 차원에서 공동노력을 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6자포럼은 독일식 「2+4」방식도 아니고 더욱이 제도화 또는 공식화된 협의체가 아니며 남북한문제는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이장관은 『남북한통일문제·평화체제구축문제등은 당사자끼리 직접 해결할 문제이며 이같은 기본원칙 아래 다자간 공동노력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북한 핵 저지/다자간 압력 가중된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 후속조치 전망/우선 내년 2월까지 핵부재 선언할듯/북서 거부땐 경제제재 강제사찰 검토/핵개발 포기면 대미일 수교 지원·경협 노태우대통령의 비핵정책 선언으로 정부가 앞으로 취할 조치는 북한의 핵무기개발 저지및 핵재처리 시설 포기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노대통령의 선언 자체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정착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의 핵무기개발 저지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단계로 북한에 대해 외교적 압력을 강화할 계획이다.외교적 압력은 쌍무적 차원과 다자간 협력체를 통한 방안등 2가지의 「연대외교압력」이 있다.쌍무적 차원에서 볼때 북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는 역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안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미·일·중·소를 들 수 있다. 외교적 압력이란 「말로만」핵무기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것 같지만 국제적인 고립에서 탈피하려는 북한 입장에서 볼때는 그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평가된다.다자간 협력체를 통한 압력방안으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대북핵사찰촉구 결의 ▲유엔내 연설을 통한 촉구 ▲국제회의에서의 북한핵무기 개발 거론등을 들 수 있다. 노대통령이 비핵정책 선언에서 『이제 북한이 국제사찰을 피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명분도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듯이 북한이 상응하는 긍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대응책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정부는 11일 남북고위급회담 대표접촉등의 대북대화 창구를 통해 이같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면서 북한이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고 핵무기개발 의사를 포기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도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다시말해 화전양면 전술을 펼 것이라는 것이다. 그 반대급부란 제4차 고위급회담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는 흡수통일 의사가 결코 없으며,남북연합을 통해 북한의 체제가 유지되고,북한의 대미·일 관계개선을 지원하며,대북경제지원을 보장한다는등의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북한은 체제보존 차원에서 핵무기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설득및 압력에도 불구,쉽사리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정상회담개최가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남한의 핵불재 발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저지를 위한 한단계 진전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그렇다면 남한의 핵불재는 언제쯤 밝혀질 것인가.우선 남한에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 핵무기 철수 시기와 반드시 연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핵불재확인은 북한이 우리의 비핵선언에 상응하는 긍정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 또다른 압력의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주한미군의 핵무기 철수와 핵부재 확인의 상관관계를 보면 ▲핵무기는 이미 철수됐으며 일정시점에서 핵불재를 확인 ▲현재 철수가 진행중이고 완료 이후 일정시점을 택해 핵불재 확인 ▲완료와 동시에 확인하는등의 방안을 상정할 수 있으며 내년 2월쯤부터는 대북핵무기개발포기 압력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정부당국자는 전망하고 있다.따라서 핵부재확인은 늦어도 내년 2월 이전에는 이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92년2월은 IAEA가 북한과의 핵안전협정 체결교섭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결국 이때까지 북한이 핵안전협정을 체결,핵무기개발의사를 포기했음을 밝히지 않으면 대북조치는 압력 수준을 지나 「강제」차원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그 수순은 정부당국자와 미국관리및 학자들의 발언을 종합해 볼때 ▲유엔 안보리의 핵사찰 촉구 결의안 채택 ▲대북 경제제재조치 결의 ▲강제사찰 결의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적 대응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의 비핵선언과 함께 한반도 핵무기 불재 확인이 되면 한반도의 힘의 공백은 어떻게 될 것인가.주한미군도 단계적으로 감축되는 추세이고 보면 힘의 균형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결코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재래식 무기만으로도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을 저지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미국의 핵우산보호가 유효하게 작용하리라는 것이다.핵우산 보호의 구체적방법은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ICBM)·전략핵 미사일·잠수함 탑재미사일등 3가지가 사용될 수 있다.
  • 「흡수통일」 우려에 「남북연합」 대응/평양 남북총리회담 결산

    ◎북의 대일·대미접근 필요성이 합의 촉매역/단일안 합의까진 「비핵지대화」등 장애 많아 정원식국무총리가 24일 양형섭최고인민회의의장이 주최한 만찬에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언급하면서 통일로 가는 중간과정으로서 「남북연합」의 발족을 다시한번 촉구한 것은 앞으로 고위급회담 또는 별도의 남북회담을 통해 남북간 통일방안을 협의하자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낸 것이다. 정총리는 남북연합의 최고기구로 남북정상회의를 두고 남북각료회의,남북평의회등을 설치·운영함으로써 통일의 현실적 방도를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는 북측이 고집하고 있는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의 추상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남북간 합리적 통일방안의 모색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총리는 그러나 우리측의 통일방안이 「흡수통일」을 기도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함으로써 북측의 경계심을 덜고 허심탄회하게 통일방안을 논의하자는 직접적인 제의를 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남북은 특히 단일의제에 담길 내용등을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 대표접촉」을 5차회담전 갖기로 합의함에 따라 양측 실무책임자들간의 심도있는 내용절충이 뒤이을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의외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 남북이 「내용물」을 담을 「그릇」의 모양을 만드는데 합의했다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이 진정한 의미의 결실을 맺기까지에는 넘어야할 길이 아직도 멀고 또 험난한 것이 현실이다. 남북이 다소 전격적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합의를 만들어 내기까지에는 「가시적 회담성과」를 필요로 하는 양측의 긴요한 필요성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북측대로 대일수교및 대미접근을 촉진시키기 위해 남북대화의 「의미있는」진전을 과시해야하는 입장에 처해있고 남측은 남측대로 국민들의 통일열기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남과 북은 이번 회담에서 서로가 중시하는 내용들에 손상을 입히지 않은채 외양에만 합의함으로써 내용 토의에 대한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고위급회담에 대한 양측 국민들의 기대와 지지를 유지해 나갈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보인다. 남측이 상주대표부의 설치,신문·방송·출판물의 상호개방과 교류,이미 체결한 조약이나 협정의 효력존속등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북측은 이를 외면했다.북측은 또 불가침의 이행보장장치문제와 통신·통행·통상을 포함한 구체적 교류협력방안의 채택에 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북측이 흡수통일에 대한 경계심을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한다.따라서 교류협력의 확대를 통해 남북간 화해와 신뢰를 구축하고 이 토대에서 정치·군사적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남측과 불가침·비핵지대화선언등 정치군사적 문제의 해결을 통해 포괄적 타결을 주장하는 북측간의 줄다리기는 상당기간 계속될 것 같다. 또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새로 제기했던 「한반도 비핵지대화문제」는 앞으로 북측의 수요에 따라 그 비중을 달리하면서 회담의 진척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경원대신 개방」 배우는 김일성/방중나들이 중간결산

    ◎경원 요청에 “시장경제 배워라”/지방여행선 개혁 성과 “견학”/“핵은 동북아 안정 저해” 경고에 당황 중국을 공식방문중인 북한주석 김일성은 3일간에 걸친 북경지도자들과의 연쇄회담에서 줄곧 경제개혁 권유를 받았다.7일부터 시작되는 장기간의 지방여행도 중국의 10여년에 걸친 경제개혁·개방정책의 성과를 직접 피부로 느껴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사실에 비추어 김의 이번 중국방문 성격은 「경제여행」이라해도 좋을듯 하다. 김일성은 북의 경제사정에 대해 올해는 풍년이 들었으며 현재는 수력발전건설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이는 중국측에 좀더 많은 에너지원공급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지금까지 국제가격보다 터무니없이 싼값으로 연간 1백만t씩 공급되는 석유를 좀더 많이 달라는 얘기이다. 이에반해 이붕총리는 중국경제의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면서도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이룩한 성과를 자랑했다.강택민 당총서기도 김에게 『세계는 진보를,사회는 발전을,인민은 평화를 염원하고 있으며 이는 거역할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라고 말해 개혁·개방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적응토록 권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중국지도자들의 입장표명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앞길을 개척해가라는 뜻을 담고 있다.다시말해 김은 이번에 중국에서 얻어가는 것보다는 배워가는 것이 더 많을 것같다는 얘기이다. 중국측이 이번에 김을 전에없이 환대한 것은 두나라의 단결을 과시하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중국 최고지도자들이 줄줄이 북경역까지 마중나간 것이나 외국국가 원수에게 12일간이나 체류토록 한점,그리고 김일성이 『친척집 나들이같다.북한은 안정돼 있다』는 말을 한것등은 동구·소련공산당 몰락에도 불구하고 굳게 사회주의를 지키며 양국간 유대를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같다. 김의 이번 방중발언에서 주목되는 것중의 하나는 김이 강택민총서기에게 중국지도자들과의 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당신들은 세계 많은 나라들과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사실이다.이에대해 이곳 외교관측통들은 앞으로 중국지도자들로부터 국제정세를 바라보는 안목을 배우겠다는 의미와함께 국제문제,예컨대 대 미·일과의 수교나 잔존공산권문제등을 풀어나가는데 중국에 적극 협력 내지는 의존하고 싶다는 의사표명으로 풀이되고 있다.일부에서는 이를두고 『북한이 중국의 품속으로 들어왔다』고 까지 해석할 정도이다.반면 중국지도자들은 한반도 안정이 동북아는 물론 세계정세 안정에 중요하다고 강조함으로써 종전과 같은 대남한도발을 자제토록 부탁함과 동시에 핵개발 문제로 말썽을 부리지 말도록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핵사찰문제에 대해 양국지도자들간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전혀 발표되는게 없으나 소식통들은 북한의 핵무장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초래,동북아정세를 초긴장상태로 몰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중국지도부가 이번에 뭔가 결말을 얻어냈을지도 모른다고 보고 있다. 핵문제뿐아니라 북한의 대미·일수교,한중수교등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외교·국방문제에대해 양측은 회담내용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때문에 이들에대한 온갖 추측이 나돌고 있으나 보다 정확한 내용은 김이 귀국한뒤에나 하나 둘씩 터져나올 것으로 기대해볼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전 김일성 통역관겸 고위외교관 고영환은 말한다:5

    ◎평양추파의 겉과 속/형식적 대미 접근… 「한·미 유대 끊기」 치중/“미국은 악”… 체제지탱 위한 세뇌교육 여전/핵사찰 압력도 “대일 수교 훼방놓기” 간주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을 계기로 미·일·중·소 등 주변 4대 강국의 남북한교차승인문제가 최근 한반도의 평화보장장치의 하나로서 활발히 검토되고 있는 듯하나 그 실현가능성은 북측의 소극적인 자세로 매우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북한이 요즘 대미접촉 움직임을 부쩍 강화하고 있긴 하지만 북한외교가에서 추구하는 중단기적 전략목표는 북한과 미국간 대사급외교관계의 수립이라는 질적인 관계변화가 아니다. 북한은 다만 일정한 수준의 대미 관계개선을 통해 남한에 대한 미국측의 일방적인 지지를 흐트러뜨리는 한편 미국의 방해로 늦춰지고 있다고 믿고 있는 일·북한 수교교섭을 조기에 매듭짓기를 희망하고 있을 뿐이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의 긴밀도가 마치 「태아와 산모」의 관계와 같으며 서로가 「짝짜꿍」이돼 자신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또 일·북한 수교교섭시 핵사찰문제를 제기,일본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사에 「코코히」 맞서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싫든 좋든 미국을 「얼르지」(달래지) 않고서는 북한주도의 통일은 물론 일·북한 수교든 뭐든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는 현실인식을 하게됐다. 이 결과 북한의 대미접근은 그 자체가 목표라기 보다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주체사상과 반미주의는 정권수립후 지금까지 북한체제를 지탱하고 있는 두가지 사상적 버팀목이다. 북한의 통치자들은 지난 반세기에 걸쳐 미군은 6.25때 1백만명이상의 인민을 학살한 원수이며 주한미군은 또 분단전 조국의 통일을 가로막는 방해세력이자 남조선에는 에이즈(AIDS)등을 유포시키는 등 모든 화의 근원이라고 선전해왔다. 주한미군만 나가면 통일에 유리한,결정적인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세뇌교육으로 북한주민은 미국과 악을 하나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불과 7∼8세의 어린이들도 소꿉놀이장난을 하면서 「강도」나 「나쁜놈」을 말할때 「저놈은 미국놈과 같다」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쓰고 있다. 이처럼 북한주민의 반미주의는 상상을 초월한다. 북한정권 창립일인 9·9절과 같은날 김일성광장에 모인 1백만명이상의 주민들이 절규하듯 외치는 반미구호를 생각해 보라. 머리칼이 곤두서는 듯한 그 전율은 마치 1933년 독일의 뮌헨 라이프치히에서 갈색제복을 입고 횃불행진을 벌였던 나치병정들의 광기를 떠올리게 한다. 북한외교부에서조차 나치의 파시즘이 세웠던 독일 제3제국이 오늘에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말이 나돌 정도이다. 따라서 반미주의가 무너지면 북한정권의 절반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다. 같은 적대국가로 상정해온 일본과 미국이 북한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강도는 전혀 다르다. 때문에 북한은 미·북한간 북경접촉이 이뤄지는 요즈음도 대내적으로는 반미주의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접촉은 오직 종교·외교 등 특정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그 접촉내용도 일반 주민이 들을 수 없는 대남전용방송인 평양방송에만 보도된다. 종종 일본언론이 인용보도하는 북한방송은 평양방송의 내용을 청취한 것이다. 북한은 「일본이 무릎을 꿇고 들어왔기 때문에」라는 식으로 대일수교 교섭과정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으나 미국과의 접촉사실은 외교관 및 당중앙위 해당일꾼 등 극히 소수에게만 설명하고 있다. 그것도 『미국내에도 우리의 평화애호적인 노력을 지지하고 우리의 자주적 입장을 이해하는 세력이 있어 이들의 요청으로 한시해 외교부 부부장 등이 서너차례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는 식이다. 북한은 외교관들에게 서로 상반된 두개의 제스처를 미국측에 취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 하나는 『우리는 절대 호전적이 아니며 당신네(미국)를 칠 힘도 없다. 우리를 의심하지 마라. 세상에 영원한 벗도,영원한 적도 없지 않느냐』며 미국의 호감을 사도록 노력,『북조선도 이제 참해졌구나. 관계개선을 해야지 않겠느냐』는 식의 여론을 미국내에서 불러일으키도록 하라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핵사찰문제 등에 관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단호히 비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가령 북한외교부가 지난해초 해외의 각 공관에 내려보낸 핵사찰관련 활동지침에 따르면 『핵은 어느 한 열강의 독점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이는 자주권을 짓밟는 행위다. 어느 한 나라가 받아들이면 모두가 받아들여야 되고 결국 온천지는 모두 미국놈의 세상이 된다』는 논리를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인도 등 핵무기를 개발했거나 개발중인 제3세계국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설득하라는 것. 이렇듯 북한 외교의 현 당면과제는 대미 관계개선을 통해 핵사찰압력등 자신들의 체제를 위협해오는 직접적인 압력을 떨쳐 내는 한편 앞길을 곳곳에서 막아서는 미국의 방해를 제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간에 앞으로 5년이내에 대사급외교관계의 수립이라는 질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북한과 미국의 접촉은 이미 80년대초부터 뉴욕 모스크바 북경등지에서 여러차례 비밀리에 있어 왔다. 그러나 이는 대미 수교가 목적이 아니라 지난 80년 6차 노동당대회때 이미 세워진 『조선문제의 책임당사자인 미국과 직접협상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유엔사령부를 해체하는 방안을 논의,통일문제를 푼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측의 이러한 직접 협상요구에 대해 『당신들이 남한을 괴뢰라 하는데 남한도 하나의 정치적 실체가 아니냐. 거기에도 대통령과 헌법,군대가 있는데 남한을 제외하고서는 회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해 왔다. 이에 따라 북측이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해 나온 것이 3자회담(남·북한과 미국) 개최 주장이다. 이후 이 문제는 4자회담(남·북한·미국·중국) 6자회담(남·북한·미·중·일·소)등으로 발전돼 왔다.
  • “당당한 회원국”… 남북한에 거는 기대/뉴욕현지 좌담(유엔코리아)

    ◎“유엔무대서 한반도 새 역사 창조를”/“민족경사,통일 디딤돌로 이어지길/함마슐드 훈풍 평양에도 불었으면”/“아시아에서 중·일과 함께 평화 주도역할 맡아야” ▲사회=지난 17일 마침내 우리가 유엔의 정회원국이 됐습니다. 유엔본부가 자리잡고 있는 이곳 뉴욕에 사는 분들의 감회가 남달랐을 것으로 밑습니다만…. ▲김광원박사=불과 1년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유엔에 의해 승인되고 6·25때는 역사상 최초의 유엔군이 직접 참전했던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가 유엔에 가입하지 못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유엔과 같은 세계의 무대에서 떳떳한 정회원국으로 활동하게 됐다는 것은 더없이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일본 다음으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남북관계에서도 유엔의 훈풍이 평양으로 불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영근교수=제게는 개인적인 감회 또한 적지 않습니다. 6·25 참전때 유엔기는 마치 구원의 깃발처럼 보였습니다. 이제 우리도 유엔기를 들고 세계무대를 누비게 된것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근안씨=저는 함마슐드언덕에 우리의 태극기가 처음 게양되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옴을 느꼈습니다.더구나 북한인공기도 함께 오른다는 것이 한편으로 착잡하면서도 더욱 감회를 깊게 해주었습니다. ▲사회=뉴욕이 우리 한국인들에게 갑자기 중요한 곳이 됐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유엔무대가 한반도의 평화,나아가 분단극복의 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일 것으로 압니다. 그동안 여러차례 논의가 돼왔습니다만 남북이 동시가입된 유엔무대가 한반도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보십니까. ▲김영=서울과 평양에서 직접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유엔이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얘기도 있으나 나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뉴욕은 개방된 도시이며 모든것을 용해하는 곳입니다. 여기는 판문점 같은 긴장이 없는 곳 아닙니까. 판문점에서 못하는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을 유엔에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광=판문점이나 서울과 평양은 남북한만이 있으나 유엔은 세계가 함께 있는 곳입니다. 유엔가입으로 이제 한결자유로워 진 북한이 미국내 활동을 강화하게 될것이고 미국도 북경같은 제3국을 통하지 않고 북한과 직접대화를 시도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남북한관계는 분명히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김영=남북문제도 기존의 사고 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세계가 변하는데 어떻게 우리만 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남북도 이제 새로운 무대에 섰습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가 창조 될 것으로 믿습니다. ○북한도 달라질것 ▲사회=저도 그런 기대를 갖고 뉴욕에 왔었습니다. 그런데 뉴욕에 와서 막상 두들겨 본 북한대표부의 벽은 너무나 높았습니다. 말씨 행동 분위기 모두가 10년,20년전 판문점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배신감이라고나 할까…주저 앉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이곳 뉴욕교포들도 북한측과 접촉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만난다기보다 북쪽대표부에서 선택해서 접촉하고 있습니다. 북한측이 믿을수 있다고 믿는 몇몇 사람들의 추천이나 사전 조사없이는 전혀 일반교포를 만나는 일이 없습니다. ▲김영=북한측의 그런 태도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활동을 하게되고 세상 변해가는 것을 느끼다 보면 달라지게 될것입니다. ▲이=여기 와있는 대표부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진다고 해서 평양의 정책이 달라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김영=평양도 달라지게 될 것이란 얘기지요. ▲사회=북한측은 「하나의 조선」정책에는 변화가 없으나 남한의 단독가입을 막기 위해 마지못해 유엔에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유엔가입으로 실익면에선 북한이 남한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우선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나라와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미국내에서의 활동도 자유로워 질 것이고요. 지금까지 맨해턴 대표부에서 25마일로 행동반경이 제한돼 있지만 유엔정회원국이 됐으니 미국도 언젠가 「제한」을 풀게되지 않을까요. ▲김영=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회원국이 됐다고 다푸는 것은 아닙니다. 쿠바는 정회원국이지만 25마일 제한에 묶여 있습니다. ○쉽게 문열지 의문 ▲김광=동구가 무너진데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경제때문 아니었겠습니까.북한의 가장 무서운 적도 경제일 것입니다. 북한의 유엔가입은 북한경제에 다소의 숨통을 터줄게 분명합니다. 국제적 크레디트(신용도)도 나아지겠고요. ▲김영=북한은 유엔가입으로 스스로 변화의 구실을 찾았다 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의 관계개선 노력도 시작이야 이미 됐지만 대내적으로 명분찾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은 미국의 위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엔무대는 북한의 대미유화창구로서도 제격이지요. ▲김광=북한이 「개혁」쪽에 관심을 두고는 있지만 중국의 모델을 따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중국엔 지금 외국사람이 수없이 드나드는데 북한이 그렇게 문을 열어놓고 견딜 수 있을까요. 북한의 한계가 여기 있는 것입니다. ▲사회=노태우대통령이 뉴욕에 도착합니다. 그뿐아니라 각계대표가 모이고 있어 서울이 마치 뉴욕으로 옮겨 온 것같은 느낌입니다. 이곳에 사는 분들의 느낌은 어떻습니다. ▲김광=세계 어딜 다녀봐도 우리처럼 잔치벌이는데 신명을 내는 민족은 없는 것 같습니다.우리문화의 일면이지요. 너무 요란을 떠는데 대해 비판적 시각도 있으나 우리식으로 할수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다만 이런 요란이 유엔가입경축에 그치지 말고 통일의 디딤돌로 연결이 돼야 할 것입니다. ▲김영=저도 동감입니다. 민족적경사가 이왕이면 국제적 경사로 이어졌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소련사태가 우리의 뉴스가치를 상당히 잠식해 버린 것 같아 다소 아쉽습니다. ▲이=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유엔가입의 의미가 남다르고 경축할 것을 경축하는거야 누가 뭐라겠습니까. 다만 문제는 그 정도에 있지요. 요즘 이곳 교포들은 어안이 벙벙하다는 느낌입니다. ▲김영=이것도 민주화의 부산물 아닌가 싶습니다.내년에 선거도 있고 하니 너도 나도 유엔행버스를 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사회=교포사회가 양분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나누어져 있던것도 하나로 돼야 할텐데 없던것까지 생기는 분위기가 아주 생경했습니다. ○분위기조성 필요 ▲김영=문제를 그렇게 단순화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북한에 혈육을 둔 교포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북한에 다녀온 사람도 많고 민주화과정에서 서울에 비판적인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묶어 「친북」으로 보는지 모르나 여기 북한가서 살라면 살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서울에서 민주화만 착실히 진행되면 아무 문제될게 없습니다. ▲이=저도 동감입니다. 내 주위에도 북한다녀온 사람이 있습니다만 그것이 문제가 된다거나 교포사회의 분열이란 차원에으로 보지 않습니다. ▲사회=뉴욕이 남북화해 내지 분단극복의 용광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그러기 위해 교포사회가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는 없을까요. ▲김영=통일문제 같은 정치적 문제에 민간인이 중심이 되다보면 이용당하는 경우가 생길 것입니다. 대중은 지나치게 감상적이어서 속도 조절에도 문제가 있고요. ▲김광=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유럽에 여러해 있어 봤는데 서독에서 통일시위 같은것을본 일이 없거든요. 그러나 정치지도자들은 통일을 꾸준히 추진했지요. ▲김영=민간인이 밖에서 분위기 조성을 할 필요는 있지요. 그런점에서 교포들도 의무감 같은게 있습니다.
  • 역대 유엔대사는 말한다(유엔코리아)

    ◎남북 새 관계 정립·통일의 발판 구축/세계 무대에 당당히 참여… 민족 자긍심 회복/남북 외교 소모전 지양,「통일플랜」 만들때 17일(한국시간 18일 새벽)은 우리외교사에서 매우 뜻깊은 날이다.꿈에도 그리던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이 유엔회원국들의 만장일치속에 실현되기 때문이다.남북한유엔가입은 남북한관계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지각변동에도 한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런 점에서 그동안 유엔가입을 위해 현지에서 동분서주해왔던 전직유엔대사들의 감회는 남다르리라 생각된다.이들의 소감을 간추려본다. ▷한표욱씨◁ 그동안 유엔외교에서 우리나라가 정식회원국이 아니라는데 깊은 공허감을 느낄 정도로 유엔가입은 우리외교의 최대현안이었다.그만큼 늘 아쉬움의 대상이었던 유엔가입 실현으로 인류의 대명제인 세계평화유지를 위해 우리나라가 회원국으로서 떳떳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싶다.또한 우리외교의 활약무대가 보다 넓어짐으로써 그야말로 전방위외교를 소신있게 펼쳐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특히 남북한 모두 회원국이 된만큼 앞으로 유엔은 남북대화의 커다란 광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전세계 대표들이 지켜보는 마당에 북한이 어찌 판문점에서나 할 수 있는 엉뚱한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때문에 유엔에서의 남북한고위접촉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유엔가입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것으로 전망됨은 물론이다. 이제 전세계를 대상으로 유엔외교를 펼치게 된다는 점에서 주유엔대표부 진용의 보강과 함께 유엔근무 외교관들의 전문성이 보다 강화돼야할 것이다. ▷윤석헌씨◁ 이번 유엔가입은 그동안 우리정부가 꾸준히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산물로 볼수 있다.70년대와 같이 비동맹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남북이 경쟁적으로 「달러외교」를 펼쳤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유엔가입으로 남북간 접촉도 늘어나겠지만 결국 유엔가입은 분단이라는 냉전체제 아래서 생긴 종적인 문제일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는 통일이라는 사실을 이번기회에 확실히 알았으면 한다.유엔가입에 너무 들뜬 나머지 통일을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북한의 개방과 개혁만이 통일을 앞당길수 있고 여기에 우리 정부당국이 가일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특히 이를 위해서는 남한사회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그중에서도 경제력이 국력의 척도인 오늘의 현실에서 볼때 우리는 통일실현이라는 목표를 위해 다시한번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발전에 진력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무시하거나 도외시한 통일노력은 분명 경계해야 될 대목이다.북한도 국제사회에서 나름대로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씨◁ 유엔가입은 첫째 남들이 다 하는 것을 하지 못한다는 심리적 수치심에서 벗어나 민족적인 자긍심을 회복시켜 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둘째로는 남북한 모두 동시가입을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서로 상대방을 부인해온 허구를 깨고 현실에 입각한 새로운 관계정립의 계기가 된다는 사실이다.바로 이점에서 북한도 현실인정을 바탕으로 한 대남관계및 대서방외교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당국도 종전과는 달리 훨씬 유연한 자세로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그리고 경제력 신장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그러나 유엔동시가입이 자칫 잘못하면 통일을 지체시킬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유엔가입이 실현됐다고 곧바로 통일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엔가입 이후에 새로운 출발이 이뤄지지 않고 안주하려는 자세를 보인다면 통일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동서독유엔동시가입때 서독이 보여준 행태가 우리에게는 좋은 모델케이스라 여겨진다.서독은 수많은 동독인들이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베를린장벽을 넘는 사태에 직면하고서도 유엔에서 이 문제를 일체 거론한 적이 없다.민족문제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우리도 남북간의 문제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유엔에서 끄집어낼 필요가 없다.오히려 북한이 체면을 의식,경직될 가능성도 높다. ▷한병기씨◁ 유엔가입은 한소수교와 함께 우리외교의 커다란 분기점이다.북한도 국제조류에 밀려 빠른 시일내 개방을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우리당국은 능동적으로 이에 대비해야만 한다.그러나 산모가 아기를 조산해서 좋을 것이 없듯이 남북통일도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은 다음에 이뤄져야 바람직하다.따라서 북한이 갑자기 무너져서는 안되며 경제력등에 의한 남한의 북한흡수통일은 파생되는 많은 부작용으로 해서 지양해야 될 것이다. 더욱이 남한 자본주의와 북한 통제경제간의 통합으로 야기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남북 양측 모두가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된다. 따라서 우리는 주요시설의 공유화등 사회민주주의적인 요소를 보다 많이 가미해야 하며 북한도 지나친 통제경제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시장경제방식을 점차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특히 남북통일에 대비,치밀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시점이 바로 지금부터다. ▷박쌍용◁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정세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신호탄임이 분명하다.정부수립 이후 절대절명의 과제인 유엔가입이 이뤄짐으로써 이제 남은 것은 통일밖에 없다. 북한의 경우 유엔회원국이 된만큼 그전같이 터무니없는 엉뚱한 수작을 부리지 못할 것으로 본다.결국 북한도 어느정도 합리적인 사고로 우리와 대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다.북한의 대미·일관계개선도 유엔가입을 계기로 진척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외교적인 측면에서는 전방위외교에 걸맞게 내실있는 외교를 펼쳤으면 한다. 유엔가입으로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 외교의 나아갈 길을 생각해볼 때다.
  • 통일원,남북대화사무국 20돌 기념 세미나

    ◎“남북대화 이젠 통일 차원서 추진을”/“신뢰 회복… 「한겨레인식」 가져야/북한,핵문제 정치카드로 최대 이용할듯” 통일원 산하 남북대화사무국(국장 정시성)창설 20주년 기념토론회에서 서울대의 박태식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남북대화는 이제 정권적 차원의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서는 안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박교수는 따라서 향후의 남북대화와 접촉은 통일을 상정,정권적 동기나 정권적 차원의 효과만을 노린 도식에서 탈피하여 서로를 껴안는 인식의 대전환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태식교수의 주제발표 요지이다. ▷북한의 태도 전망◁ 북한이 앞으로 전개할 대화에 대한 정책의 기본은 대남기본전략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다방면적 대화공세를 전개하는 것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내외에 그들의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다.북한은 대외적으로 활동(유엔가입을 기해)을 확대하면서 남북대화의 진행이 부진한 것을 남한의 소극적 자세 때문으로 돌리려 할 것이며 대일수교에 이어 대미관계개선에 나설 때까지 핵사찰문제나 6·25전쟁중 행방불명자의 확인등에 성의를 보이면서 일본과 미국에의 접근을 적극화할 것이다. 북한의 대화에 대한 기본자세는 가능한 다방면으로 적극화하되 그것이 북한사회의 개방에는 이르지 않게 하는 방법을 취할 것이다.따라서 대화가 교류로 이어지고 교류가 북한사회의 개방으로 연결되기를 전제로 하는 우리의 대화개념과는 다른 방법을 취할 것이다. 그리고 대화에서 정치적 선전효과가 큰 문제를 택할 것이다.예컨대 유엔에서의 활동과 대남선전활동에 일관성을 부여하기 위해 주한미군철수,한반도 비핵지대화 그리고 군축등의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한국의 국내정치에도 충격을 주는 효과를 노릴 것이다. 특히 국제적으로 민감한 핵문제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구를 받아들이더라도 북한의 정치체제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아니다.따라서 핵문제에 있어서 일본과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대외관계에서 북한은 핵카드 이외에는 국제적으로 반향을 불러일으킬만한 소지가 없다. 그리고 핵연료 재처리의 문제는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로서도 만전을 기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미·일의 대북한 압력은 물론 소련도 여기에 동참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이렇게 되는 경우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문제등 군사문제가 주변열강에 의해 논의될 가능성이 많아진다.이러한 점은 북한도 충분히 이용하려 할것이다. ▷우리측 대화 전략◁ 우리의 대화전략은 대북대화전략과 이와 관련된 대내홍보전략으로 나누어 생각해야 하겠다.먼저 대북대화전략이다.기본적으로 우리의 기본적 주장을 보다 솔직히 보다 당당히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북한의 대화공세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정치이념과 가치관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수립,이를 실천에 옮겨야 할 때가 온것 같다. 북한은 위에서도 언급한대로 정치군사위주의 대화공세로 나올 것이다.시기적으로는 9월 유엔가입에 맞춰 내외적으로 군사문제,즉 한반도비핵화와 군축문제를 제기할 것이 예상된다.이 문제는 국제사회와 남한내부에도 영향을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따라서 핵문제에서 미국의 불시인 불부인정책에 따르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리고 핵사찰문제는 핵불확산조약가맹국으로서 의무라는 법이론만 가지고는 충분치 않으므로 우방과 협의하여 명백한 태도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하나의 안으로서는 북한의 비핵지대화 주장을 다른면에서 받아 처리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군축 문제이다.이 문제는 일반론으로서는 원칙적으로 군사력관리의 차원에서 수동적인 자세에 놓이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북한도 10만 감군을 수십년 전부터 외치고 있는 선전차원 이상으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핵문제처럼 구체적인 대응은 필요없다고 생각된다. 이와관련된 주한미군문제는 미국방부에서 밝히고 있는 3단계구상으로 내외에 대응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고위급회담은 그대로 유지하되 총리접촉의 횟수를 줄이더라도 사안에 따르는 각료급회담을 추진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겠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남북대화는 이제 정권적 차원의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서는 안되는 단계에 왔다고 하겠다.종래까지는 어차피 대화가 통일과 연결지어 질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남북대화를 정권차원에서 이용하더라도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그러나 지금부터는 모든 대화와 접촉에서 통일이 되는 경우를 상정하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정권적 동기나 정권적 차원의 효과를 노리지 말아야 한다.
  • “통일주도”… 우리외교 대전환

    ◎유엔가입 이후 방향/이 외무가 밝힌 전망/대중 수교등 탄력성 붙이는 계기/헌장정신 입각,남북 협력을 모색 『유엔가입이 우리 외교에 새로운 탄력을 불어 넣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43년 한국외교의 최대 과제로 남아 있던 유엔가입문제를 해결한 이상옥외무장관은 유엔안보이가 남북한 유엔가입 권고결의안을 채택한 다음날인 9일 하오 외무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대유엔외교방향·유엔을 통한 대북외교 등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부임이후 연내유엔가입·대미외교강화 등 6대외교목표를 세우고 매진해온 이장관은 8개월만에 결실을 거두었다. 이장관은 이날 『우리의 유엔가입 신청을 안보리 이사국 전원의 찬성으로 총회에 권고하기로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라며 『특히 남북한 유엔가입신청이 안보리에서 일괄 처리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엔가입을 계기로 우리의 외교방향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유엔외교」는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요. ▲현 단계에서 외무부는 유엔가입이후의 외교 방향을 2가지로 모으고 있습니다.첫째는 남북한이 유엔에 가입,신규 회원국이 되는 것을 계기로 유엔헌장 정신과 제반규정을 준수하면서 유엔이 추구하는 세계의 평화및 안정 그리고 인류공동번영을 위해 남북이 함께 기여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통해 평화적 통일이 촉진될 수 있도록 대유엔외교를 전개,남북이 진지한 대화를 갖고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러나 유엔에 가입하더라도 우리외교의 근간이 바뀔 수는 없습니다.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유엔내에서 남북간 대화가 필요하리라고 생각하는데 유엔주재 대표부를 통한 남북간 접촉을 감행할 복안은 없습니까. ▲지난5월말 북한이 유엔가입 의사를 밝힌 직후부터 우리는 유엔주재 대표부 외교관간 접촉을 북측에 제의했지만 그동안 실현되지 않았습니다.그러나 이번 안보리의 가입권고 절차와 관련,남북대표부간 부대사및 참사관급 접촉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유엔가입후 쌍방 대사및 대표부 직원간자연스럽게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미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양국간 고위정책협의회에서 양국은 주로 무엇을 논의했으며 한반도 핵문제도 협의대상이었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한미양국은 안보문제를 비롯한 주요정책문제를 그동안 수시로 협의해 왔습니다.이번 하와이 정책협의회도 양국간 정례적 협의의 일환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현재로서는 한미간 안보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폭넓게 논의했다는 것 외에는 밝히기 어렵습니다. 진행중에 있는 외교교섭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게 외교상식이듯이 우방국간 주요 정책협의 내용도 진행중에 있을 경우 미리 공개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적절한 시기에 그 내용은 공개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한·중수교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한중수교가 영사처등 중간단계를 거칠 것인지 아니면 곧바로 수교로 이어질 것인지요. ▲한중수교가 북방외교의 주요한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양국수교는 꾸준히노력해야할 사항입니다.따라서 수교시한을 정해 놓고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양국 국교정상화가 가능한 빨리 이뤄지는 것이 양국 이익에도 부합되고 동북아 평화·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한반도 핵정책 변화/한·미 현안 조율 안팎/북 사찰전제,쌍방협의로 구체화/“미군핵 있건 없건 「우산효과」 동일”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중요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한미정부가 한반도핵문제를 재검토하고 있는 것은 걸프전이후 미국주도의 국제정치질서형성,북한의 핵개발 완전포기유도,남한내 미전술핵무기배치의 의미축소,남북한 유엔가입및 동북아의 새 질서태동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핵문제는 남한핵과 북한의 핵문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남한핵문제는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상전술핵무기의 철수를 의미하며 북한의 핵문제는 녕변등 핵시설에 대한 국제핵사찰과 핵재처리시설의 폐기등 핵개발기도의 완전포기를 뜻한다고 할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핵문제에 대한 입장은 미국의 입장과 궤를 같이해 왔다.그것은 한국내의 핵존재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는 NCND정책기조속에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는 한반도주변 핵보유국인 미·소·중국간에 핵전략협상을 통해 논의될 성질의 것이고 동시에 이들 주변국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만의 비핵지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달말 모스크바 미소정상회담에서 있은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에서도 나타났듯이 걸프전이후 미국은 군사면에서 대소우위를 사실상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굳이 남한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정도의 고밀도 핵전략이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된 것이 핵문제변화의 줄기를 이루고 있다. 뿐만아니라 남한내에 전술핵을 배치하거나 아니면 육상에서 철수하는 대신 해상이나 오키나와기지를 중심으로한 미공군에 배치하더라도 미국의 한국방위에 따른 「핵우산정책」의 효과는 마찬가지라는 현실적인 전략평가도 배경의 하나가 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북한의 핵개발의사를 완전히 포기토록 하는 대북카드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한미양국은 지난달 노태우­부시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저지를 위해 기본입장을 밝혔다. 즉 북한의 핵개발이 지역변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따라서 북은 핵안전협정에 서명하는 것은 물론 사찰에 응해야 하며 그같은 서명·사찰은 무조건적(주한미군의 핵과 불연계)이어야 한다.한미 양국은 나아가 이를 위한 「외교적 공동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특히 노­부시회담에서는 대북 핵협상은 한국이 주도한다는 점을 분명히 다짐했다. 지난 6,7일 미하와이에서 열린 한미고위정책협의회의 중점논의대상의 하나도 바로 「한국주도의 대북 핵협상」에 따른 사전조율작업이었다. 미국무부는 9일 이번 회의와 관련,『북한의 핵개발문제가 심도있게 다뤄졌으며 한미양국은 북한의 핵안전협정서명이 핵확산금지조약 당사국으로서의 의무라는 견해에 인식을 함께 하면서 북한이 다른 문제와 결코 연계시킬 수 없는 이같은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계속 경주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미국무부의 발표는 기존의 대북핵개발저지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호놀룰루회의가 미국의 한반도 핵정책에 대한 재평가기류속에 오는 27일의 평양 남북한총리회담을 앞두고 열렸고 또 오는 9월24일 노대통령이 유엔총회연설을 하게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대북핵협상과 관련한 「중요한 내부조정」을 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먼저 국제법상의 의무를 이행,핵안전협정에 서명하고 사찰을 받은후 남북한이 주도적으로 한반도의 핵문제를 협의한다는 기본수순을 이번 회의에서 설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북한이 한반도 핵문제를 협의한다고 할때 우리의 대북협상카드는 말할 것도 없이 남한내의 미군 핵철수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이 카드의 사용수순은 어디까지나 「선북한핵개발포기 후미군핵철수」가 될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공식적으로는 북한의 핵사찰과 주한미군핵이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핵재처리시설폐기를 포함한 핵개발 능력 및 의사를 완전히 포기할 경우 주한미군의 핵도 철수될 것임을 북측에 인식시키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안전협정서명 및 핵사찰 수락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핵개발의사의 완전포기를 유도하고 있는 것은 핵무기제조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핵재처리시설의 폐기는 「서명」이나 「사찰」수락만으로 달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북한간의 핵문제협상도 결국 남북한 군축 또는 군사적 신뢰구축과 병행해 이뤄질수 있을 것이다. 「선북한핵포기 후남한전술핵철수」와 관련,북한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주한미군핵철수」를 알리느냐는 문제는 좀더 시간을 두고 논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적절한 시점에 「남한내에 상시 배치된 핵무기가 없음」을 공식선언하는 방안이 집중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핵문제에 대한 정책변화의 핵심은 핵배치여부와 관계없이 핵전략상 「우산효과」에 별영향이 없는 주한미군의 전술핵 카드를 최대로 활용하여 북한의 핵개발의사를 완전히 포기시키자는 것이라고 할수있다.
  • 핵협상의 주체도 남북한이다(사설)

    핵문제가 한반도의 긴장완화및 평화정착과 관련하여 핵심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북한이 지난달 30일 「한반도 비핵지대화」제의를 내놓아 그 실현성 여부나 제의의 진의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앞으로 남북한간에 핵확산 방지문제가 남북한 당국자간에 논의 될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 문제가 남북당사자간 협의의 과제가 될수 있음을 명백히 했다. 정부가 북한의 핵안전협정서명문제 등을 포함한 한반도 핵문제를 북한과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수 있다.정부는 그러나 북한이 핵 재처리 시설을 포함해서 모든 핵물질과 핵시설에 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벽한 사찰에 응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북한이 국제적인 핵사찰 수용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국제적 반응을 살피는 중이고 그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지대화 등을 제의하는 등 그들의 저의가 드러나지 않는 상태인 만큼 우리 정부의 이같은 전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서 우리는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첫째 그동안 한반도 핵문제를 놓고 북한측과 논의를 유보했던 우리측이 남북문제의 기조인 당사자 해결원칙에 따라 정면대응 하겠다는 정책의지다. 둘째 한반도 핵 논의에 관한한 핵확산방지조약(NPT)회원국으로서 북한이 의무적으로 수락해야할 핵 사찰문제로 논의를 국한하고 주한미군 핵문제는 거론하지 않는다는 측면이다. 특히 주한미군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측의 전통적인 핵정책,즉 「확인도 부인도 않는 정책(NCND)」이 계속되고 있고 한반도 비핵지대화 논의에 대한 공식적인 반대입장이 천명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미국무부의 솔로몬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차관보는 얼마전 『미국은 북한이 제안한 바 있는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지지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말한 바 있다.여기에는 주한미군이 한미 방위공약사항이고 그에 따른 전술핵문제는 그것이 한반도에 국한된 사항이 아니라 미국의 세계전략의 일환이라는 미측 기본입장이 그 기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한반도의 평화정착이나 핵문제에 있어 북한이 미국과 직접 협상을 시도하려는 책략을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최근 북한은 6·25 때의 미군유해 송환 등을 내세워 빈번한 대미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그것이 한반도문제 3자회담이나 미·북한 직접협상을 노린 것이라면 우리는 이를 모두 반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나 마찬가지로 핵문제는 남북한간의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남북관계를 정상화 하고 군축을 논의하는 것이 북한측의 진정한 의도라면 그 해결점은 주권국가로서의 한국의 권능안에서만 찾아질 것임을 평양측은 인정해야 한다.즉 협상의 주체는 남북한 양 당사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 김일성/유화책이냐/변혁 신호냐/“세계 조류 수용” 발언의 안팎

    ◎동구변화 인정한건 정책변화 예고/“외교고립 탈피·경제난 타개 겨냥한 복선”/대일수교 타결 겨냥한 실리찾기 분석도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24일 방북중인 일·조우호촉진의원연맹대표단과 대좌한 자리에서 『세계조류에 맞춰 현실적인 정책을 취해나가겠다』고 한 발언은 향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특히 김주석이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민주화 행보를 인정한다고 밝힌 것은 공식·비공식을 막론하고 처음 있는 일로 이는 북한이 이들 국가의 정치변혁에 냉소적 시선을 보내던 종전의 입장을 바꾼 것이어서 향후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의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북한은 그동안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민주화과정을 지켜보면서 주체사상에 입각한 「북한식 사회주의」고수방침을 기회있을 때마다 밝혀왔었다. 당·정부의 관료주의와 부패가 만연했던 동구와 달리 북한은 완벽한 사회주의를 꽃피우고 있기 때문에 개혁의 필요성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게 그들의 일관된 논리였다. 따라서일련의 동구 민주화를 인정한다고 한 김주석의 발언은 이같은 논리대응과 궤를 달리하는 것이 역시 눈길을 끈다. 그러나 김주석의 이같은 동구민주화 인정발언을 북한의 동구식 민주화 추진의지표명으로 해석하기에는 부연설명이 부족하다는 게 북한전문가들의 지적이다.즉 김주석의 동구 민주화 인정발언이 나온 대목이 어디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김주석이 일본의원들과의 면담과정에서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식으로 전해진 발언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그렇지 않고 김주석이 동구변혁의 필연성을 제대로 인식,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정·경분리원칙에 따른 실용주의 노선으로의 선회를 천명한 것이라면 주목할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그러나 김주석은 『사회주의는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해 동구에서와 같은 개방과 다당제 실시등 민주화 조치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김주석의 7·24발언은 경협목적의 대일수교조기타결에 쫓기고 있는 그가 북한의 개방·개혁가능성을 슬쩍 비쳐 일본의 호감을 사려는 의도에서 취한 제스처라는게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주석은 또 미·북한관계에도 언급,『양국 관계는 내정 불간섭,상호존중 원칙에 따라 행한다면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유엔가입,핵사찰서명에 이은 대미 유화자세를 함축한 것으로 현재 참사관급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미접촉수준의 대사급 격상을 성사시키기 위한 양보로 해석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이같은 김주석의 태도연화가 가능했던 것은 지난6월 북한을 방문했던 폴 월포위츠 미국방차관의 설득이 주효했던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즉 북한의 대미접촉수준을 현재의 참사관급에서 그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을 미정부당국에 설명하기 위한 「명분」(대서방유화책 제시)을 월포위츠가 김주석에게 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김주석의 이날 발언은 밑으로부터의 요구에 의해 민주화가 이루어졌던 동구와 달리 「위로부터의 개혁」에 의한 점진적인 대외개방을 추진,대일수교타결,대외이미지 제고,대미관계개선의 실리를 거둬들이겠다는 복선을 깐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김주석의 이번 발언 가운데 북의 불가침선언과 남의 3통(통신·통행·통상)협정과의 절충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은 지난해 12월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이 제시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별로 달라진게 없는 것이다. 당시 남북은 이 문제를 놓고 「실효성을 보장하는 조건」이란 대목에서 의견이 엇갈려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했었다. 이와 관련,정부당국자는 북한이 3통협정에 대한 우리측 제안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수용하느냐에 남북의 절충 가능성이 달려있다고 말해 다음달 27일 평양에서 열릴 4차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현안으로 다시 떠오를 것임을 시사했다. 국내적으로 북한은 지금 심각한 경제난에 빠져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여있다. 이렇게 볼때 김주석의 7·24발언은 ▲대일국교협상 조기타결 ▲대미 접촉수준의 격상 ▲국제사회에서의 고립탈피를 겨냥한 다목적용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북한이 대남관계에 있어선 체제수호적 차원에서 기존의 노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 북한의 대미 미소 접근(사설)

    미국과 북한의 관계개선 문제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외교 관심의 새로운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의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동의와 핵사찰 수용의사 표시에 따른 당연한 순서요 관심의 이동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한소 관계 만큼이나 한반도 안보 및 통일환경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란 점에서 특별한 주목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유엔 동시가입과 핵사찰 수용문제는 북한이 갈망하는 대미·일 관계개선의 가장 중요한 장애요인이었다.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장애요인의 연이은 제거는 미·일과 북한 관계개선의 개시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대미 관계의 개선없는 대일 관계 타결의 전망이 어둡고 「이은혜 문제」라는 새로운 복병에 직면한 북한은 대미·일 관계개선 노력의 역점을 일본에서 미국 쪽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것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대미 화해제스처와 관계개선 호소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유엔가입 및 핵사찰 수용발표와 병행,대미 관계개선 공세를 활발히전개하고 있다. 한시해 전 유엔 주재 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미,각계각층의 미국 지도자들과 접촉을 벌이게 하는 한편 관계개선의 돌파구 마련을 위하 「러브·콜」을 연발하고 있다. 시거 전 미 국무차관보를 비롯,미 학자·전직관리·예비역 장성 등의 북한방문이 줄을 잇는 가운데 북한은 한국전 실종 미군유해 2차 인도를 제의,23일엔 판문점에서 11구의 미군유해를 미국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미·북한간의 미군포로·실종자 문제에 관한 최초의 공식회담도 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얼마나 열심인가를 보여주는 사태의 전개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초조하고 서두르는 북한에 비해 미국은 비교적 냉정하고 조심스런 태도다. 미국은 대북한 관계개선의 5개항 전제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①핵안전협정의 서명 ②남·북 대화의 진전 ③6·25 실종 미군유해 반환 ④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⑤국가테러리즘의 포기 등의 그것이다. 북한은 그 동안 격렬한 반발을 보이면서도 결국 이들 조건을 충족시키거나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성의를 보이는 듯해왔다. 북한이 발표한 대로 오는 9월까지 핵안전협정에 무조건 서명하면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관 접촉수준 격상 및 인적 교류의 확대 등 관계개선 조치를 확대해갈 것이라는 등의 최근 보도는 북한의 그러한 변화와 노력을 근거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7월에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선 남·북 문제와 미·북한 관계개선 문제가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한·미 정상의 합의를 기초로 하는 미국의 대북한 관계개선조치 발표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갈망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한 관계개선 조치가 한·소 수교처럼 극적으로 단행되거나 급속히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대북한 태도는 단계적이고 신중하다. 핵사찰 문제만 해도 미국은 아직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자세이며 북한은 아직도 국가테러의 포기를 선언하고 있지도 않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한국과의 대화도 중단시킨 상태로 있다. 북한은 대미·일 관계개선의 가장중요한 돌파구가 남·북 대화의 진전과 남·북한 관계의 실질적인 개선에 있다는 사실을 하루속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한국과의 실질적 관계개선은 미·일과의 관계개선뿐 아니라 그것을 통해 북한이 달성하려 하는 외교적 고립탈피와 경제·기술지원 획득의 상당한 부분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은 왜 애써 외면하려 하는가.
  • “탈고립”… 평양의 「워싱턴승부수」/잇단 유화제스처…양국관계 전망

    ◎“큰 매듭 풀려야 대일수교 실현” 인식/핵사찰 수락·유해 송환… 돌파구 마련 안간힘/미선 남북대화 진전과 연계… 본격 협상 회피 북한의 대미 접근공세가 가열되고 있다. 북한은 20일 리처드 스틸웰 전 유엔군 사령관이 이끄는 미국의 고위민간 군사사절단의 평양방문을 받아들이는 데 이어 24일엔 판문점에서 정전 이후 두 번째로 미군유해 11구를 송환할 예정이다. 북한의 외교통인 한시해는 지금 미국을 누비며 평양이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접촉과 대화에 여념이 없다. 그는 특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초청,주목을 끌었다. 이 밖에도 2,3건의 미국 학자 초청이 평양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이 밝힌 유엔가입 결정이나 IAEA(국제원자력기구) 핵안전협정 체결방침도 따지고 보면 대미 관계개선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이 같은 대미 공세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미군 유해 11구를 판문점을 통해 송환키로 한 것은 한마디로말해 북한측의 후퇴다. 지난해 5월 미군 유해 5구를 휴전협정 후 최초로 미국에 인도한 북한은 이해 9월 제12차 미·북한 북경접촉에서 두 번째 유해송환 용의를 표명하다 이를 대미접촉 다각화의 미끼로 삼기 위해 정부간 협상을 제의하는 한편,미 정치인들로 구성된 유해인수단을 평양에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은 북한이 인도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든다고 비난하며 유해소환은 판문점의 군사정전위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북한의 유엔주재 차석대사 허종은 지난 2월 뉴욕에서 미 상원 원호위 소속 로버트 스미스 의원과 접촉,유해 인수를 위한 그의 방북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1차 송환 때처럼 미측이 주장한 절차를 따른 것이 북한의 이번 미군 유해 송환이다. 1976년 북한의 도끼만행 사건 당시 한국에서 유엔군 사령관을 지낸 스틸웰 장군은 이번 평양 방문에 앞서 북한측에 대해 고위 군사지도자 면담과 군사문제의 협의를 요구했다. 그는 특히 면담 희망대상자로 오진우 인민무력부장 최광 인민군 총참모장 등을 거명하면서 이들과의 면담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방북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웰 장군이 18일 평양으로 향발한 것은 그의 주장이 관철됐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워싱턴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무언가 대화를 트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그 동안 일본과의 수교협상을 통해 무엇보다도 대미관계의 선결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통절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왜냐하면 일본이 북한에 대해 내세우고 있는 수교의 전제조건이란 미국의 주장을 사실상 되풀이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워싱턴을 상대로 「큰 매듭」을 먼저 풀지 않고서는 일본과의 수교나 서구제국과의 관계개선을 원만하게 진행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북한이 미·북한 관계개선의 선행조건으로 워싱턴이 가장 중시해온 국제 핵사찰 수용을 천명하고 북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대미교류에 적극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바로 「큰 매듭」을 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핵사찰 수용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미·북한 관계의 급속한 진전 가능성을 뜻할 수 있다. 미·북한 관계는 오는 9월이 국면 전환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IAEA이사회에서 북한은 9월까지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9월엔 남북한의 역사적인 유엔 동시가입이 실현될 예정이다. 이때 북한은 연형묵 총리를 유엔에 보내 대미 평화공세를 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일들이 가시화되면 그땐 워싱턴이 지금까지 공언한 대로 평양에 「화답」할 차례다. 워싱턴의 화답으로는 우선 ▲북한에 대한 통신개방을 비롯해 ▲무역규제 완화 ▲미·북한 접촉수준 격상과 접촉장소 확대 ▲고위 인사교류 허용 등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미·북한간 수교협상의 개시나 대표부 교환 같은 조치는 아직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평양의 후속조치까지 지켜본 뒤 화답을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핵문제만 하더라도 미국은 북한의 IAEA 안전협정 서명만으로는 미흡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내 협정발효 조치의 완료와 핵무기 개발포기에 대한 확인 절차까지 마친 뒤 관계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워싱턴은 북한의 남북대화 호응 여부와 유엔가입 후 북한이 취할 태도도 중요한 척도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나타날 평양의 정책이 서울과 워싱턴에 대해 과거처럼 적대적이냐,아니면 현실 인정 쪽이냐에 따라 관계개선의 폭과 강도가 좌우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이 평양과의 관계개선에서 가장 크게 고려할 요소의 하나는 서울의 반응과 입장이다. 미국은 미·북한 협상이 한국을 훼손시켜서는 안 되며,남북대화가 획기적 성과를 거두기 이전엔 북한과 본격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작년 6월 한미정상회담 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에게 미·북한 관계개선에 대한 한국정부의 견해를 물었다. 이 질문은 오는 7월2일의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다. 워싱턴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별 실익이 없는 평양과의 관계개선 문제를 위해 맹방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피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 평양·서울관계 어떻게 전개될까(남·북한 유엔시대:3)

    ◎남북,체제유지 속 개방속도 조절 부심/평화공존의 기본구도 마련된 단계/“북의 속셈 관계없이 이미 변혁물결 탔다” 시각도/단기적 급속접근은 성급한 기대 그 동안 우리가 꾸준히 주장해 온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안의 수용을 의미하는 북한 외교부의 27일 성명발표로 이제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되고 통일의 길이 언제쯤 열릴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당국과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점에 대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즉 장기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남북한간의 평화공존의 기본틀이 마련됐으며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가 한 단계 성숙된 형태로 발전되리라고 예상 할 수 있으나 단기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별 다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남북의 유엔 동시가입을 추진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공존을 담보할 수 있는 국제적 안전장치의 마련」을 대내외적인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수용하고 난후 우리 당국은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 남북관계개선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의 이런 반응은 북한의 이번 선택이 북한정책 당국자들의 「신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벼랑에 몰린」 위기상황에서 대외적인 국면전환을 모색하기 위해 취한 전술적 변화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북한은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 『조선을 둘러 갈라놓는 천추에 용서 못할 대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있어서가 아니라 『남조선괴뢰들에 의해 조성된 일시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서』 취한 결정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대남정책 및 대외정책을 당분간 바꾸지 않을 것이며 남북관계를 오히려 일시적으로 후퇴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이번 결정이 북한국정의 커다란 세 갈래,다시말해 대외정책·대남정책·대내정책 가운데 하나인 대외정책에 있어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북한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체제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대외적인 개방으로 초래될 수 있는 내부적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내적인 사상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결과 긴장의 분위기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하듯 북한의 한시해 조평통부위원장은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남북학자들의 세미나에 참석,『(유엔에)가입하더라도 하나의 조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나 앞으로 (남북)대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이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시해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기회있을 때마다 표명해 왔던 우려,즉 「먹고 먹히는 통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그리고 이에 이은 대외개방,남북간의 교류확대 등이 결과적으로 「독일식 흡수통일로 이어질 수 있음에 북한당국이 무엇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북한은 따라서 당분간은 유엔가입이란 카드를 십분 활용,대일수교를 조속히 매듭지으며 대미관계개선 등을 꾀해 일본의 경협자금,미국 등 서방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함으로써 경제적 난국을 돌파함은 물론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한에 필적할 만한 경제적 성장을 추진,남북간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데 보다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상적으로 표출된 것만을 과대 해석한 부정적 사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이 물론 유엔가입결정을 발표하면서 남한당국을 강력히 비난했으며 대내적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의 고수」를 거듭 천명하고 있으나 이는 정책전환에 따른 대내외적인 명분을 찾기 어려운데서 오는 곤혹스러움을 반영한 것일 뿐 내부적으로는 이미 탈냉전의 물결,세기적 대변혁의 흐름을 타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북한은 일정한 조정기를 거친 다음에는 대외정책뿐 아니라 대남·대내정책에 있어서의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급격한 정책전환으로 빚어질 체제와해의 소지를 취소화하기 위해 그 폭과 속도를 극히 제한적인 형태로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주목해야 할것은 남북관계가 지난 2∼3년간 예측했던 것 이상의 속도로 급진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단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굳게 닫혀있던 남북간의 문호가 불과 2∼3년 사이에 고위급회담 3차례 개최,탁구 및 축구단일팀 구성,남북간 물자교류,예술단 및 축구단의 상호교환,제3국에서의 문화·학술·종교계 인사들의 잦은 접촉,그리고 유엔 동시가입 등 「혁명적인 개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한반도에도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음을 실증하는 것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듯 「불변의 진리」였던 김일성 주석의 「교시」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함으로써 남북관계는 북한당국자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급속한 지각 변동을 겪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유엔동시가입의 방향타를 쥐었던 우리 정부가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얼마나 유연성 있고 합리적인 통일정책을 제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피해의식에 몰려있는 북한당국을 동반의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도 변해야 할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정책대안을 과감히 개발해야 할 것이다.
  • 「유엔가입 신청」 이후의 행보 전망(긴급대담)

    ◎북한,「핵사찰」도 결국 수용할 것/미·일 등과 관계개선 “실익찾기”/유연외교속 내부통제 강화할듯/완전개방 등 성급한 기대 금물/한미훈련 중단요구등 대남 군사분야 공세는 더욱 거세질듯 분단의 고착화라는 이유로 남북한 동시 유엔가입을 적극 반대해오던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돌변,27일 성명을 발표하고 유엔가입의사를 밝힘으로써 국내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북한문제전문가인 정세현 박사(민족통일연구원 부원장)와 김승환 박사(미 조지타운대 국제정치학 교수)의 긴급 대담을 통해 북한이 입장을 바꾸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본다. ◇정세현 민족통일연구원 부원장=북한이 유엔가입 의사를 밝힌 것은 전혀 예상못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김일성이 금년 신년사에서 연방제 내용을 수정할 것 같은 표현을 했고 손성필 주소 북한대사가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에게 연방제 수정안을 언급했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수정안의 내용은 연방가맹지분국에 외교·국방·경제면에서 권한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죠. 4월말 열린IPU(국제의회연맹) 평양총회에서도 윤기복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위원장이 연방제 수정안을 언급했습니다. 외교권을 연방제 테두리 안에서 지분국에 줄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의 유엔가입이 거역할 수 없는 필연으로 돼 가는 상황에서 남북한 동시가입을 정당화하려는 징후가 아니냐고 봤었습니다. 이에 더해 5월 들어 이붕 중국총리의 평양방문에 이어 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방소해 열린 중소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단일의석 유엔가입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중국의 입장이 잇따라 천명됐습니다. 북한은 마지막 보루인 중국마저 자세를 바꾸자 불가피하게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으로 봅니다. 이를 종합하면 북한이 객관적 주변상황에 밀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정부가 유엔 우선단독가입 의지를 굳히고 추진하는 상황에서 9월에 열리는 46차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가입문제가 함께 논의되려면 8월까지는 유엔 안보리에서 총회에 가입심사가 통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5월 이내에 북한측이 유엔문제에 대해 가부간 결단을 내려야 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동구붕괴에 고립감 ◇김승환 미 조지타운대 교수=북한의 이번 유엔가입 의사표명은 내부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외부적인 압력에 의해 어찌할 수 없이 이뤄졌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어쨌든 북한이 여태까지의 입장을 갑자기 바꾼 것은 획기적 사건인데 크게 2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 같습니다. 첫째로는 지난 2∼3년간 일어난 동구사회주의의 몰락,독일통일,소련의 개방,중국의 대외정책 변화 등 국제정세의 변화를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같은 세계정세의 변화추세에 발맞춰 북한은 미국·일본 등으로부터 상당한 개방압력을 받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과 소련의 외교관계가 수립되면서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을 맞았다고 볼 수 있고 이같은 국제적 고립에 대응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유엔가입을 불가피하게 들고 나왔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외교상황에서 중시하고 있는 것이 대일 관계인데 일본과 북한의 수교협상과정에서 일본이 유엔가입 문제를 강하게 들고 나온 것이 한 요인이라고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과 북한이 참사관 레벨에서 중국 북경에서 14차례 만났는데 거기서도 유엔가입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어쨌든 북한은 외교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미일과의 관계개선이 시급하고 이들 두 나라로부터 유엔가입에 대한 외교압력을 받아온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소련과 중국으로부터도 그같은 권유를 받아왔습니다. ◇정 부원장=북한의 이번 조치로 그들의 유엔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북한의 대외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또 논리적으로 판단할 때 대외정책이 변화할 때 대남·대내 정책도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됩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대남·대내 정책은 변화되기가 힘들 것으로 봅니다. 북한이 대내정책을 변화시키려면 상당히 많은 이론적 설명이 필요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조선은 하나」라는 논리를 강조하면서 그 토대 위에서 남조선 해방뿐 아니라 부자세습체제도 정당화시켜왔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를 계기로 그같은 분야에까지 수정을 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자신이 유엔가입의사를 밝힘으로써 더욱 허구적 명분으로 전락한 「조선은 하나」를 대내 통치에 있어서는 계속 강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개방사회에서는 대내외 정책이 밀접연관되어 있지만 북한처럼 특수한 폐쇄체제는 대내외 관계가 상당히 효율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예외사회입니다. 북한의 대남정책도 대내정책과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입각한 종래의 대남전략은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북한이 이번 조치로 노리는 용도는 다른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북한측의 이번 행동은 대미·일 관계개선을 위한 사전 정치적 포석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게 되면 일·북한회담이나 미·북한 접촉에서 북한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어낼 명분이 일부 생길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것처럼 북한의 대미·일 관계개선이 바로 남북한 관계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의 대외관계는 유연해지겠지만 대내·대남 관계는 기존입장을 계속 유지해야만 체제붕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김 교수=북한이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동북아의 정치적 구조가 크게 변모하리라 봅니다. 우선 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이고 미국의 태도도 달라질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핵사찰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미 소련이 한국을 인정했고 북한이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중국이 한국을 인정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겠죠.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견지에서 보면 남북교차승인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둘째로 북한의 국제사회에서의 외교적 위상에도 큰 변화가 올 것입니다. 북한이 미일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다른 서방국과의 관계개선에도 도움이 돼 궁극적으로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완전개방으로 국제사회로 뛰어들 것으로 생각하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사회를 완전개방해 서구와 활발한 교류를 할 경우 북한의 하부구조가 흔들릴 정치적 위험성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북한은 가능한 한 외교적으로는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되 내부적으로는 정치·사회적 통제를 위해 당분간 폐쇄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개방으로 나아가고 남북관계도 개선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겠지만 이는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추구할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유엔가입에 대한 큰 기대는 버려야 하며 아울러 남북관계에 획기적 개선이 이뤄지리라는 예상을 하기는 현재로선 어렵습니다. ◇정 부원장=북한이 유엔문제에 대해 이같은 태도로 나온 것을 전적으로 대세에 밀린 것이라 보기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북한은 그 동안 남북대화의 3대 걸림돌로 우리의 유엔가입시도·임수경양과 문익환 목사문제·팀스피리트 훈련 등 3가지를 들면서 우리측의 자세전환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유엔문제를 양보함으로써 팀스피리트문제를 비롯한 군사분야에 있어 그들의 요구가 드세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우리측의 대처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사찰이라는 국제압력마저 수용할 경우 한반도 비핵문제 등 군사사안을 적극 제기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공이 우리 쪽에 넘어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일을 우리 외교의 일방승리라고 단정짓기에는 다소 다른 측면도 있다 하겠습니다. 남북고위급회담을 전망해본다면 북한의 이번 태도변화에도 불구,당정 고위급회담이 재개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한은 최근 우리의 여러 시국관련 사건이 6,7월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고 이에 편승,8월15일을 전후해 범민족대회 개최 등 다각적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때 가까운 시일내에 고위급회담을 열어 우리 정부를 도와줄 필요가 있느냐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크며 고위급회담이 열린다 해도 8,9월에 가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이제까지 북한은 고위급회담을 우리의 단독유엔 가입을 막는 장으로 이용하려 했는데 유엔문제가 그들의 양보로 풀렸기 때문에 고위급회담에 소극적 부정적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큽니다. ○통일전선전술 계속 ◇김 교수=정 박사님 말씀대로북한의 유엔가입의사 표명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방해가 되는 3대 장애물 중 하나가 제거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적 시각이나 남북문제 및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위상과 관련해 가장 중시되는 문제가 북한의 핵사찰문제인데 결론적으로 말해 여러 여건으로 비춰보아 북한측이 핵사찰문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신 북측은 뭔가를 대가로 받아들이려할 것인데 이럴 경우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핵무기 철수 및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커미트먼트(commitment)의 약화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군사력이 감소될 것인가라는 점은 여전히 의문입니다. 이같은 견지에서 유엔가입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와 이로 인한 주변 4대 강국의 변화 등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응해 우리 나름대로 대북정책 및 국방·외교정책을 재정립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방정책 재정립을 ◇정 부원장=결론적으로 북한의 유엔정책이 바뀌었다 해서 대내·대남정책까지 곧 따라서 변화되지는않을 것이라 분석됩니다. 도리어 앞으로 우리의 정치일정과 관련,북한이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북한 교차승인 분위기도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북한이 우리의 실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으리란 것은 아직은 논리적 얘기일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하더라도 북한이 우리의 실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리란 관측입니다. 북한은 금년 가을까지는 내외정세를 탐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이후에도 우리의 차기 정부 출범시까지는 우리 정부와 공식레벨에서 성의있는 대화에는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리라 전망됩니다.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이 이뤄졌다고 해서 독일식으로 남북관계에 획기적 개선이 이뤄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낭만적 발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이해되지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지요. 우리의 내부안정이 없는 한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입각한 이중전략은 계속될 것이므로 국민적 각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김 교수=이번 북한의 유엔가입의사 표명은 기본적으로 이보전진을 위한 전술적인 일보후퇴이지 북한 외교정책의 골격의 변화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측으로선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의 사회적 혼란,급진세력의 등장 등으로 소위 혁명적 여건이 잘 무르익어가고 있다고 오판할 수도 있습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결론적으로 말해 북방외교정책이나 남북관계 진전은 국내안정과 경제발전의 뒷받침 없이는 곤란합니다. 다시 말해 국내문제를 잘 해결해나가는 길이 통일의 길이며 남북관계를 진정하게 발전시키는 첩경이라고 하겠습니다.
  • 통일방안 「중간단계」 설정 용의 없는가/24일 본회의(의정중계)

    ◎고르비 퇴진 때 한국에 미칠 영향은/북측,「핵사찰」 문제 공식입장 안밝혀/대북교류 확대 대비,청산계정 검토 ◇박실 의원(평민)=소련이 제안한 우호조약은 아태안보체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한·미·일 3각 체제를 교란하고 소련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려는 패권주의적 요소는 없는가. 대외수지 적자가 커지고 있는 마당에 이미 집행하고 있는 30억달러 외에 20억달러 추가경협 밀약설의 진상을 공개하라. 북한측이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을 수용하고 핵안전협정에 가입할 것을 촉구하며,우리 정부도 한반도의 비핵지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황병태 의원(민자)=우리의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 가운데 동서독에 없었던 우리 만의 장애는 무엇인가. 이제 북한을 군사도발의 진원으로 보고 한미 군사방위체제상의 가상적으로,경제외교면에서는 궁핍국가로 전락시켜야 하는 냉전구조적 시각틀에서 벗어나 북한을 우리와 공존하는 동반자로 다루는 평화공존적 시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견해는. 북한의 대일·대미 수교를측면지원할 용의는 없는가. 유엔 연내 단독가입이 남북관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중간단계국가를 거치는 현실적 방안으로 우리의 통일방안을 보완할 용의는 없는가. ◇지연태 의원(민자)=대소 30억달러 차관 제공이 과대액수이며 저자세외교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소련으로부터 어떠한 정치외교적 대가와 시장진출 기회가 부여될 것인지 밝혀달라. 이번 한소정상회담을 계기로 대소 어업협력증진 계획을 밝히고 소련의 경제수역 내에서 직접 어로작업의 허용여부와 어획쿼터문제의 타결 전망은. 미국은 우리 정부의 급속한 대소 접근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정부의 견해는. 미국과 북한간의 수교접촉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 진전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조홍규 의원(신민)=대미·일 외교 및 대소외교 등 지역별 외교,군사·무역·환경·통신 등 사안별외교에 있어 종합적인 목표 및 전략이 있는가. 소련에 대해 유엔가입·교차승인·북한의 핵사찰 수락 등을 요구함으로써 결국 우리의 북방정책이 추구하는 목표가 북한 고립화가 아닌가. 대소 경협자금 30억달러는 세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특히 제주회담의 성과로 이미 상쇄돼 그 가치가 소진된 것은 아닌지. 정부는 미일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대소 진출을 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에 대해 어느 나라,어느 기업과 협의하고 있는가. 만약 고르바초프가 조기퇴진할 경우 소련의 정권교체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이광로 의원(민자)=이번 걸프전을 통해 조기경보능력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현재 우리는 막대한 예산관계로 전략적 조기경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자주적인 조기경보능력확보 방안은. 국방의 과학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계획을 밝히고 북한의 무기과학화 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가. 차세대전투기 사업은 어느 정도 진전되고 있으며 현재 공군의 주력기종은 앞으로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보는가. 장병들의 급식비 현실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강구하고 있는가. ◇노재봉 국무총리=현재 우리나라의 외채는 3백17억달러이며 대출금은 2백68억달러로 순외채는 49억달러이다.순외채가 외채의 20% 이상을 차지하면 곤란하지만 우리는 10% 미만이기 때문에 부담의 문제는 없다. 한소 경협자금 30억달러는 양국이 상호 보완성을 갖고 있고 3억 인구에 이르는 소련시장·과학기술을 감안한 총체적 투자이다. 북한은 한소정상회담과 관련,대남선전방송을 통해 우리의 유엔 가입과 핵사찰 주장을 간접비난했으나 공식입장은 삼가고 있다. 김일성은 고르바초프 방한 당일 남북대화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주변국들의 대화재개 현상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소정상회담에 따라 남북간 대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상당기간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통일저해요인은 북한이 동독과는 달리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고 폐쇄노선을 견지하는데 있다. 미국이 한미 방위체제 재검토를 희망할 경우 우리는 우리의 안보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겠다. 북한은 일본이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고 전쟁시 미국을 도운 이유로 45년간의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일본이 북한에 배상할 경우 우리와 국교를 맺어온 사실 자체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반대하고 있다. ◇최호중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남북 경제교류와 관련,3월31일 현재 정부에 남북 직교역을 신청한 업체는 없으며 간접교역 승인을 신청한 업체는 71개에 이르고 그 액수는 7천6백88만달러에 달한다. 앞으로 남북한간 물자교류확대 등 교류협력에 대비하기 위해 북한의 심각한 외환사정을 고려,청산계정의 설정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 또 북한의 사회간접시설 투자문제도 같은 민족의 발전이라는 측면과 통일비용이라는 점에서 좋은 결실을 맺도록 북한측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결국 이같은 북한내 자본투자는 북한사회의 개방을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효과를 수반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강산 공동개발문제는 정부가 그 동안 수 차례 밝힌 남북협력의 시범사업인 만큼 이의 실현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종구 국방장관=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강력응징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대남도발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한미 연합사의 군사전략은 전쟁예방과 억제에 주 목적이 있으며 전쟁유발이나 선제공격은 근본전략과 상치된다. 한미 전투기사업은 별도 중개상을 통하지 않고 미 정부 및 해당사와 직접 교섭했으므로 커미션 수수 등은 있을 수 없다. 북한의 대남 무력적화노선에 변화가 없는 한 현재의 징병제를 지원병제로 전환하기 힘들다. 주한미군의 감축 및 역할조정은 대북 억지력이 유지되는 선에서 점진적·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은 피해나가지 않고 원만히 타결되도록 해 주한미군 전력을 적절히 활용토록 하겠다. 북한이 보유한 프로그미사일은 수원까지,스커드미사일은 남한 전지역을 사정거리로 하고 있으며 특히 스커드미사일은 화학탄이나 핵투발까지 가능하다. 이에 대비 미사일 소재 등을 추적하고 있으며 투발시 즉각 대응토록 하겠다. 남북군사력은 양적인 면에서 우리가 북의 66%에 불과하며 주한미군을 포함해도 72%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질적인 면까지 감안한다면 주한미군을 포함해 전쟁억제가 가능하다. ◇유종하 외무차관=KAL기사건과 관련,한소 제주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은 조속한진상규명을 요청했으며 피해자 가족의 현장방문을 요청한데 대해서도 소련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의해 징용됐던 인원은 70만명에서 1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지난해와 올해초 일본정부로부터 전달받은 징용자 명단은 9만여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앞으로도 추가명단을 일본 전역에서 파악,통보해줄 것을 일본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사단 구성문제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 이 상공 방미활동 이모저모

    ◎“작년 UR결렬은 한국탓 아니다” 설득/“우리 백화점에 와봐라”… 반수입운동설 일축/“대소경협 치중”우려에 “대미교역 가장 중시” ○“한·미 관계 크게 개선”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봉서 상공부 장관은 22일 낮(현지시간) 칼라 힐스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오찬을 함께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두 나라의 통상현안을 광범위하게 논의. 당초 상오 11시30분부터 예정됐던 이날 면담은 힐스 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승인절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백악관회의 때문에 1시간 정도 늦은 낮 12시30분부터 시작. 이 장관과 첫 상견례를 가진 힐스 대표는 『지난해 한미 통상관계가 냉각됐으나 최근엔 크게 개선돼가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 이에 이 장관은 『한국으로서는 원만한 양국 통상관계 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 힐스 대표는 양국 통상관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잦은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전화연락을 통해 수시로 접촉을 하자』며 한미간 「통상 핫라인」 설치를 제의,이 장관이 이를 흔쾌히 수락. USTR사무실에서 면담이 끝난 뒤 인근 헤이애덤스호텔에서 있은 힐스 대표 주최의 오찬에서도 한미 양측은 마치 구면처럼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계속. 오찬을 마친 뒤 호텔 정문에서 힐스 대표는 걸어서 10분 거리인 USTR본부 건물까지를 차량보다는 함께 걷기를 제의,이 장관과 나란히 걸으면서 또다시 진지한 대화를 나눠 눈길. ○기자들과 열띤 공방 ○…이에 앞서 이날 상오 워싱턴 중심부의 내셔널프레스클럽(NPC)에서 열린 이 장관의 미 기자들과의 회견은 열띤 공방 속에 1시간10분 동안 일문일답 방식으로 진행. 미 기자들은 「한국의 과소비억제운동이 반수입운동이 아니냐」며 집요하게 추궁하자 이 장관은 『모스배커 상무장관도 처음엔 한국을 상당히 의심했으나 백화점 수입매장을 직접 확인한 뒤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명. 이 장관은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협상에서 한국의 입장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지난해 브뤼셀회의에서 한국의 농림수산부 장관이 다른입장을 보였더라도 미국과 EC의 의견차이로 UR협상이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은 UR협상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 NTC품목을 대폭 줄이는 등 협상 입장을 수정했다』고 역설. 통상문제에 관한 개인적 철학을 묻자 이 장관은 『한국은 앞으로 모든 부문에서 지속적인 자유화를 추구할 것이며 농산물도 예외가 아니다』고 밝히고 『비록 관계부처간의 의견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시장개방원칙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개방속도에 관한 입장차이 때문』이라고 부처간의 다른 입장을 설명.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질문도 쏟아져 미 기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음을 반영. 이 장관은 「한국이 소련과의 경제협력에 치중하면 대미 교역이 소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미국이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상대국이기 때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변. ○의원간담회도 참석 ○…이밖에도 이 장관은 이날 아침 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장인 기본스 의원이 주최한의원조찬간담회에 참석,한국의 시장개방계획 등 통상정책을 설명. 이날 조찬간담회에는 전날(22일) 미 하원의 본회의가 휴회로 의원들이 대부분 지역구에 내려갔는데도 7명의 의원이 참석,대한 통상 관심이 높음을 반영. 미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농산물개방계획,지적재산권 보호입법,UR협상에서의 한국입장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일문일답식으로 열띤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장관은 한국의 최근 통상정책을 차분히 설명,미 의원들을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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