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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인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른 이유는?”…작곡가에 물어보니

    “홍콩인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른 이유는?”…작곡가에 물어보니

    김종률 전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인터뷰당시 소설가 황석영 등 모여 노래극 제작4시간 만에 만든 노래…감시 피해 녹음“5.18 영령 추모·민주주의 지키겠단 염원이웃 나라 시민들에게도 위로 전달한듯” “홍콩시민들도 노래의 정서나 곡이 가지고 있는 느낌에 공감했을 것입니다.” 한국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61) 전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1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열망을 담은 이 노래가 홍콩에서 불려지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에서 관련 동영상을 봤다는 그는 “5·18 영령들을 추모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는 마음으로 부른 노래의 정신이 곡 속에 박혀 이웃 나라의 시민들에게도 위로와 의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5·18 2주년을 앞두고 세상에 나왔다. 당시 광주에 와 있던 소설가 황석영씨가 “시대상황이 어려워 집회는 못하더라도 기념은 해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김 전 사무처장을 비롯한 문화예술인 10여명이 뭉쳐 노래극 ‘넋풀이-빛의 결혼식’을 만들었다. 노래극은 5·18 당시 전남도청에서 숨진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윤 열사의 들불야학 동료로 1978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박기순 열사의 영혼 결혼식을 소재로 했다. ‘젊은 넋’ 등 7곡이 쓰였는데,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미를 장식하는 합창곡이다. 6곡은 김 전 사무처장이 기존에 만들어놨던 곡에 단어를 조금 바꾸는 수준이었다. 새로 만든 마지막 곡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김 전 사무처장은 “당시 감시가 심해 1박 2일로 모인 자리에서 노래극을 녹음했는데, 임을 위한 행진곡은 4시간 만에 만들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당시 행진곡은 장조로 밝고 경쾌하게 부르는 것이 상식이지만 5·18 광주의 희생과 장엄함을 표현하고자 과감하게 단조를 사용했고, 이 점이 사람들에게 울림을 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사로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980년 12월 서대문구치소 수감 중인 1980년 12월 광주민주화운동의 실패로 인한 절망감을 이겨내기 위해 쓴 시 ‘묏비나리’가 차용됐다.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라는 노랫말에는 광주 학살을 보고 풀죽어 있는 광주 시민과 민주화를 꿈꾸는 전국의 시민들에게 ‘우리는 민주를 위해 먼저 가니, 여러분도 기죽지 말고 우리를 따라오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노래극의 일부였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단독으로 불린 것은 1983년부터다. 김 전 사무처장은 “1983년 3월 서울 신촌 앞 연세대 앞을 지나가는데 학생들이 데모하면서 이 노래를 엄청 불렀다”면서 “대학생중심으로 불리던 노래가 19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 거치면서 노동자 학생 시민들이 다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사무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의미는 존경과 찬사와 각오”라고 강조했다. 목숨을 내놓고 민주주의를 지켰던 시민들의 용기에 대한 존경, 윤·박 열사의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찬사,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싸우겠다는 각오라는 것이다. 이어 “노래를 통해 시민들이 광주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을 볼 때마다 위로가 되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고 뿌듯해했다. 지난해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임기를 마친 그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뮤지컬이나 문화 예술로 승화돼 광주만의 노래가 아니라 민주와 자유를 사랑하는 전 세계에 울려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비핵화 지분’ 과시하는 시진핑… 대내외 위상 높이려는 김정은

    ‘비핵화 지분’ 과시하는 시진핑… 대내외 위상 높이려는 김정은

    무역전쟁·홍콩 시위서 시선 분산 유도 쌀·비료 안기며 영향력 내세울 가능성 北 일대일로 참여 땐 제재 위반 논란도 中정부 “북미대화 재개 줄곧 격려했다”…무역협상 압박카드 질문엔 “지나친 생각”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 차례 방중 끝에 20~21일 1박 2일 평양 답방에 나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교착상태인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중요한 국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방북 기간 신시대 북중 관계의 발전 방향, 자국의 발전 상황,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김 위원장과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새로운 진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대화 재개는 당연히 좋으며 중국은 줄곧 격려해 왔다”면서 “대화의 기회를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되며 중국도 국제사회가 이를 격려해야 한다고 호소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 방북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대미 압박 카드의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선 “지나친 생각”이라고 일축한 뒤 “그 어떤 사람도 이번 방문을 통해 북중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중국의 의지를 가볍게 봐선 안 되며 다른 필요 없는 것과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 담판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방북이 이뤄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미 무역 마찰은 이미 1년이 지난 일”이라며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보다 지금이 더 민감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초청을 시 주석이 받아들인 것은 이번 방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미 무역전쟁에다 송환법을 반대하는 홍콩인 200만명의 거리시위로 내우외환에 직면한 시 주석으로서는 북한 방문을 난국을 타개하는 카드로 삼은 셈이다. 미국과 1년여 무역전쟁을 끌면서 방북을 미뤄 온 시 주석은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담판을 앞두고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힘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10월 쌀 1000t, 비료 16만 2007t을 북한에 무상 지원한 시 주석의 방북 선물도 관심을 끈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이날 서울신문에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단히 좋은 일로 북핵 문제를 미국과의 무역협상 카드로만 이용할 걸로 보지는 않는다”며 “한국으로서는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북한에 대한 중국의 답방이 드디어 이뤄져 부담을 더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시 주석의 방북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등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북한을 끌어들여 중국과 미국이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에는 양국 모두 무역협상 등 현안이 많아 버거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방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영향력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북한이 경제난 타개를 위해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일대일로 참여는 북중 양국이 합의만 하면 가능한 일이나 사업 성격에 따라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도 있다. 위샤오화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하노이 북미 회담의 결렬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핵 협상에 비관적이었기 때문에 외부의 관여가 비핵화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최악 시나리오는 확전… 대중관세 25% 인상땐 수십억 달러 증발

    최악 시나리오는 확전… 대중관세 25% 인상땐 수십억 달러 증발

    이달 말 전 세계의 이목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쏠린다. 글로벌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전격 타결은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게 현재로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다. 중국도 ‘결사항전’의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미중이라는 고래 싸움에 낀 ‘새우’ 신세다.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와 그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본다.[장기화] 미중 정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G20 정상회담에서) 타결 자체가 쉽지 않고, 설사 타결이 된다고 해도 이후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1.3%를 시작으로 올해 5월(-9.4%)까지 6개월째 마이너스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G20 상품교역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 수출은 1386억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7.1% 감소해 G20 국가 중 가장 타격이 컸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중국에 소재·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도 쪼그라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5월까지 대중국 수출액은 55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감소했다. 또 전체 반도체 수출은 21.9%, 석유화학은 10.5% 줄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의 장기화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줄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나는 등 제한적이지만 반사이익을 얻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미중 무역분쟁의 수출 영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수입 증가율은 -24.7%를 기록한 반면 한국산은 20.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기계류, 플라스틱·고무제품,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의 대미 수출이 늘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 증가국은 대만(29.1%), 베트남(28.3%), 한국 순이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일부 반사이익이 있다지만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이 소재·부품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좋지는 않다”면서 “다만 최악은 아닌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전] 우리로서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다. 한국의 G2(미국·중국) 수출 비중은 38.9%로 절대적이다. 여기에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79.0%에 이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0.5%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기존 10%에서 25%로 관세를 올렸을 때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감소액만 4억 1000만 달러에 이르고, 소비 부진과 세계 교역 침체 등을 고려했을 땐 피해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중이 입을 타격도 적지 않기 때문에 확전이 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지금보다 전선이 넓어지고 실제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상황이 되면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이 세계 교역량과 경제성장 둔화를 넘어서 세계 경제의 패권 전쟁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전면전을 벌인다는 것은 단순히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최근 군사 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 안보 등을 매개로 각국에 자신들의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 편에 선다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되면 계속해서 정부는 물론 기업도 ‘너는 누구 편이냐’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이 세계 경제의 블록화를 더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종전] 가장 가능성이 낮지만, 우리에게는 ‘최선’으로 꼽히는 시나리오다.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보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전에도 수차례 만나 무역전쟁의 종전 가능성을 밝혔지만, 실무진 협의 과정에서 번번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종전이 어려운 이유로 미국이 원하는 게 단순히 대중국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분석해서다. 김정식 교수는 “1980년대 미국이 일본을 다루는 방식이나, 1990년대 우리가 대미 무역흑자를 많이 낼 때 다루는 방식을 살펴보면 단순히 ‘미국 물건을 더 사라’는 요구를 넘어 환율이나 자본시장을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을 강요한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미국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는 것을 중국이 봤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행이 된다면 우리 수출과 경제는 현재보다 나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미국으로 가는 중국 수출품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중국산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우리의 소재·부품 수출도 활로를 찾을 수 있어서다. 중국의 대한국 가공무역 수입 비중은 2014년을 기준으로 반도체 65.2%, 전기기기 61.1%, 플라스틱 40.9%, 철강제품 40.2%, 화학제품 27.7%, 기계류 20.7% 등이다. 주원 실장은 “대중 수출품 중 80% 가까이가 중간재”라면서 “결국 미국에 중국산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확실한 종전보다 현재보다 낮은 수준의 미중 간 긴장 완화가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돼 대미 수출에선 반사이익을 보고, 대중 수출 여건은 개선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혈투’도, ‘화해’도 아닌 어정쩡한 긴장관계를 선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측면에서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대미수출 반사이익 극대화… 장기적으론 수출시장 다변화

    대미수출 반사이익 극대화… 장기적으론 수출시장 다변화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칫 양국 중 한쪽 편을 드는 모양새가 만들어질 경우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어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발성 변수가 아니라 장기적인 상수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물밑에서 실리를 챙기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9일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관세, 환율, 기술 등 경제 전반의 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무역갈등의 여파가 신흥국 경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정책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미국,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보호무역주의, 자유무역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들의 위기감을 전달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재부가 내놓은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G20 등 다자간 국제 공조를 강화해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공동 대응하고, 무역·투자 자유화 확대에 기여한다”는 표현을 쓴 점을 감안하면 ‘톤 조절’이 좀더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G20 발언 수위도 갈등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상 갈등은 세계적인 구도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한국 정부가 자력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정부 대처로는 당장 무역갈등 심화 국면에서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미중 무역분쟁의 수출영향’ 자료를 보면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6.1%에서 올 1분기 12.5%로 3.6% 포인트 하락했지만, 한국산 제품은 3.4%에서 4.1%로 0.7% 포인트 상승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구상하는 국제 분업구조를 무시하기 힘든 만큼 물밑 접촉을 통해 미국 수출 시장에 대한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국제무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 쪽을 살리는 것도 대응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상 환경이 바뀌더라도 최신 트렌드를 갖춘 제품에 대한 수요는 있기 마련”이라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연구개발 예산을 늘리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중국,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수출시장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본질은 ‘기술 패권경쟁’

    美, 1980년대 무역적자 줄이려고 日 압박 현재는 “中 첨단기술, 美안보 위협” 주장 미중 무역전쟁은 1980년대 미국이 대일 무역 적자에 반발해 진행했던 ‘일본 때리기’와 일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무역 역조 때문만이 아닌 패권경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미국은 1980년대 일본산 전자, 자동차, 철강 제품을 대거 수입하면서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 국가보조금 정책 등을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했다. 1981년 미국의 무역 적자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였으며,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달한다. 미국이 과거 일본과 현재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내는 원인을 보호주의 정책, 환율 조작, 지적재산권 절취 등 부당한 방법에 있다고 지적하는 점도 비슷하다. 현재 미중 무역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980년대 USTR 차석대표로 일본과의 통상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다. 미국은 대일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1985년 달러화 가치를 내리고 일본 엔화 가치를 높이는 ‘플라자 합의’를 체결한다. 이를 통해 1988년까지 일본 엔화 가치는 86% 상승했고, 미국은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 경쟁력을 회복해 나갔다. 하지만 정치·외교적으로 보면 미국의 동맹으로 안보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중국의 상황은 다르다. 일본은 1980~90년대 미국의 무역 보복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 자동차와 전자제품 공장을 설립하는 등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 중 하나인 미국 농업 부문을 겨냥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대응하고 있다. 미국이 1980년대 일본에 대해 동반자적 관계를 염두에 두고 무역적자 해소에 역점을 뒀다면, 현재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서 보듯 기술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세계 경제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꺾어 놓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8일 “현재 미국 엘리트층은 중국의 반도체, 철강, 통신 기술 등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3만 5000명 열광한 도심 속 피크닉 ‘파크 뮤직 페스티벌’

    3만 5000명 열광한 도심 속 피크닉 ‘파크 뮤직 페스티벌’

    ‘2019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이 약 3만 5000명의 관객을 맞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올해 2회째를 맞는 ‘파크 뮤직 페스티벌’은 지난 15~16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다. 국카스텐, 장범준, 혁오, 자이언티, 10센치, 헤이즈, 폴킴, 김재환 등 메이저 뮤지션들은 물론 아도이, 카더가든, 죠지, 소수빈,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 등 모두 41팀의 아티스트가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도심 속 피크닉 콘셉트에 어울리는 운영이 돋보였다. 메인 스테이지 양편으로 맥주 부스가 차려졌고 곱창, 스테이크, 대만식 치킨 등 다양한 먹거리가 판매돼 큰 호응을 얻었다. 삼성 갤럭시 스토어와 이케아 등 부스에서는 제품 체험과 경품 이벤트 등을 통해 페스티벌을 한층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템 등이 증정됐다. 미세먼지 없이 화창한 날 열린 파크 뮤직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은 가수들의 무대와 페스티벌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찍어 SNS에 공유했다. 88잔디마당의 파크스테이지, 88호수수변무대의 튠업스테이지, 핸드볼경기장의 그루브스테이지를 분주히 오가며 다양한 공연을 알뜰히 챙기기도 했다. 장범준은 이틀째 공연의 피날레 무대에 등장해 이번 페스티벌의 대미를 장식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린 휴대전화 플래시라이트가 어두워진 하늘의 별처럼 무대 주변을 밝혔다. ‘꽃송이가’, ‘여수 밤바다’, ‘당신과는 천천히’ 등 히트곡들을 함께 열창하며 축제를 만끽했다. 파크 뮤직 페스티벌 관계자는 “올해 관객들이 보여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내년에는 더욱 차별화 된 콘텐츠로 찾아오겠다”며 “체험형 콘텐츠, 먹거리 콘텐츠,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음악 콘텐츠를 지금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美, G20 앞두고 中관세 의견 수렴… 확전이냐 봉합이냐 ‘갈림길’

    추가관세 품목 3000여개 달해 美도 타격 中 “대미 희토류 카드 조속히 발표할 것” “미중 무역전쟁, 확전이냐 극적 봉합이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대중국 추가관세 부과를 위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두 나라 정상이 담판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극적 봉합’도 기대돼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USTR은 17일(현지시간)부터 일주일간 대중 추가관세 부과 관련 공청회를 열고 각 업계의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25일까지 계속되는 공청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3000억 달러(약 356조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추가관세 대상은 가전제품과 신발, 의류 등 소비재 상품이 주축을 이룬다. 그동안 고율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중국 수입품에 해당되는 만큼 추가관세 부과가 이뤄질 경우 중국산 제품 전체에 25%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공청회에는 미 최대 가전 소매기업 베스트바이, 진공청소기 제조업체 아이로봇 등 관련 대표 업체를 비롯해 300여곳이 참석한다. USTR은 공청회가 끝난 뒤 7일간 여러 의견을 서면으로 접수하는 방식으로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는 경기 둔화에 시달리는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대상 품목에 소비재 제품이 대거 포함된 까닭에 미국에도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WSJ는 추가관세 대상 품목은 3000여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중 휴대전화(연간 430억 달러)와 노트북컴퓨터(370억 달러)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월마트, 코스트코 등 520개 업체와 141개 관련 단체로 구성된 ‘태리프스 허트 더 하트랜드’는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추가관세 부과가 미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관세 부과를 굳이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16일 ABC 인터뷰에서 ‘추가관세를 부과해야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그것(관세 부과)은 엄청난 돈”이라며 “5500억∼5850억 달러에 대해 25%를 거두면 수천억 달러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17일 대미 희토류 카드를 조속히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멍웨이(孟瑋)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관련 정책 조치를 내놓을 것이다. 그래서 희토류가 전략적 자원으로서의 특수 가치를 잘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중 정상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양국 정부는 아직 회담 개최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한반도 문제 정치적 해결 추진… 대미 무역협상 카드 가능성”

    中네티즌 “먼 친척보다 이웃” 환영 日 언론 “핵 향후 대응·경제 논의 할 듯” 중국 정부는 1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이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중국 최고 지도자의 14년 만의 방북으로 양국 관계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방북 소식은 공산당 대 노동당의 교류로 이어져 온 북중 관계의 전통에 따라 중국 외교부가 아니라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발표했다.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이날 “14년 만의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양국 관계와 미래에 큰 의미를 갖는다”며 “중국 정부는 항상 북한과의 관계를 중시했다”고 말했다. 쑹 부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와 안정을 관련된 모든 당사자가 바란다며, 중국은 북한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 노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의 방북은 양국 관계 발전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여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쑹 부장은 “중북은 문화, 교육, 과학기술, 스포츠 등에서 높은 수준의 교류 전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 제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중국 당과 정부는 중북 관계 증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네 차례 시 주석을 만나 중북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협객도는 “시 주석의 방북은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 “중조(북) 우의와 교류는 원래 역사가 깊다”며 시 주석의 방북 성공을 미리 기원했다. 정지융 푸단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시 주석이 북미 양국 지도자를 이달에 모두 만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은 한반도 핵 문제의 중요한 당사자들이 교착 상태를 풀 중요한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으로 중국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베이징 798 예술구의 조선만수대창작사에서는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 1주년과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한 ‘조선사진, 도서 및 미술전람회’가 열렸다. 베이징 화위엔미술관에서는 지난 14일 북한 문화전이 개막해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북한 문화전은 세계평화재단, 주중 북한대사관이 주최한 것으로 조선 인민예술가들의 유화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한편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의 방북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전쟁 담판을 앞두고 이뤄지는 것에 주목했다. 소식통은 “시 주석의 방북은 미국과 맞대응하겠다거나 북한이 대미카드를 제시했다는 두 가지 의미로 분석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북핵문제 관련 진전된 안을 받아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무역전쟁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본 언론은 시 주석의 방북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하며 비핵화 협상과 경제 협력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도통신은 “지난 2월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인 가운데 향후 대응과 경제 협력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통신은 “전통적 우호 관계의 회복을 안팎에 과시해 전략적인 연대 강화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중국을 후원자로 삼아 대미 협상에 대한 발판을 굳히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 NHK는 “중국으로선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국의 열연강판 관세율 인하로 철강업계 ‘화색’

    美 상무부 상계관세율 0.55%로 낮춰 미국 상무부가 국내 철강기업의 열연강판에 대한 관세율을 인하했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 부진, 지방자치단체의 ‘10일 조업정지’ 조치 등으로 울상이던 철강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1차 연례재심에서 포스코 열연 제품에 적용할 상계관세(CVD)율을 기존 41.57%에서 0.55%로 낮췄다. 앞서 미국 산업부는 2016년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원심에서 포스코 제품에 대해 58.68%의 상계관세를 물렸다. 하지만 지난달 1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상무부가 고율 관세 산정에 대한 합당한 근거를 대지 못했다”며 해당 관세를 약 1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1차 연례재심 최종판정까지 적용되는 한시적 결정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부와 적극적으로 공조해 이번에 상계관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면서 “추후 반덤핑 관세도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대(對)미국 수출을 재개할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예비판정 당시 0.65%의 상계관세를 받았지만 이번에 0.58%로 내려갔다. 나머지 한국 업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중간 수준인 0.56%의 상계관세를 적용받는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가공해 나온 평평한 판재 모양의 철강 반(半)제품인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한 뒤 누르고 늘여서 두께를 얇게 만든 강판이다. 자동차용 강판, 강관재, 건축자재 등으로 주로 쓰인다. 지난해 열연강판의 대미 수출량은 47만 7000t이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미국 의회, 홍콩 당국 겨냥 “특별대우 매년 재검토” 압박

    미국 의회, 홍콩 당국 겨냥 “특별대우 매년 재검토” 압박

    홍콩 재야단체, 16일 ‘송환법’ 저지 100만명 시위 예고 미국이 홍콩 당국을 겨냥해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홍콩 당국이 대규모 반대 시위에도 아랑곳 없이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개정을 추진하자 미국 의회가 해마다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고도의 자치를 재평가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공화·민주 양당의 상·하원 의원 10명이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1992년 홍콩정책법’에 따라 중국 홍콩특별행정구가 받는 특별대우가 정당한지 평가하기 위해 해마다 국무장관에게 홍콩의 자치권을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기준에 미달하면 홍콩이 누리고 있는 대미 특권을 박탈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1997년 홍콩 반환을 앞두고 제정된 미국의 홍콩정책법은 미국이 비자나 법 집행, 투자를 포함한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과 달리 특별대우하도록 하고 있다. 짐 맥거번 민주당 하원 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이 주도하는 이 법안은 상하 양원의 심의를 거쳐 정식 발의될 예정이다. 법안을 공동발의한 상원의원 8명과 하원의원 2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이 법안은 홍콩의 자치권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간섭으로 공격받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또 미국 대통령에게 반중국 서적을 판매한 홍콩 출판업자 등 홍콩인 납치 사건의 책임자를 확인하고 이들을 제재하라는 내용도 포함했다. 지난 2015년 10월 이후 홍콩에서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서적을 출판·유통한 출판업자 5명이 연쇄 실종돼 중국 공안의 납치설이 확산한 상태다. 중국 공안은 첫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100여일 만에 실제로 이들을 중국 본토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홍콩 내 반중 감정에 불을 지폈다.법안에는 미국 대통령에게 홍콩의 송환법 개정에 대응해 미국의 시민과 사업을 보호할 전략을 발표할 것을 요구하고, 미 상무부에 홍콩이 대이란·북한 제재 등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적절히 이행하고 있는지 평가해 발표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홍콩 시민이 시위로 체포·구금되더라도 미국 비자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셔는 “현재의 상황이 2014년 우산혁명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미국 상하 양원 모두 중국에 보다 강경책을 써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 해당 법안이 무사히 상하 양원을 통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중국과 대만, 마카오 등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그러나 친중파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들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에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홍콩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지난 9일에는 주최 측 추산 103만명의 홍콩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이에 당황한 홍콩 입법회는 12일 개정안의 2차 심의를 연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간인권전선은 16일 시위에서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와 12일 입법회 인근 시위에 대한 경찰의 과잉 진압 사과,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특히 ‘검은 대행진’으로 이름 붙여진 16일 시위에서는 홍콩 시민들이 오후 2시 30분 검은 옷을 입고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정부청사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민간인권전선 측은 “지난 9일 시위에 나온 100만 명의 시민이 다시 나올 것이며, 당시 나오지 않은 시민들도 12일 시위 때 경찰의 과잉 진압에 분노해 16일 시위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국, 포스코 등 한국산 열연강판 상계관세 대폭 인하

    미국, 포스코 등 한국산 열연강판 상계관세 대폭 인하

    미국 정부가 포스코 등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상계관세를 대폭 인하했다 미 상무부는 13일(현지시간)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1차 연례 재심을 열고 포스코 열연 제품에 적용할 상계관세(CVD)율을 기존 41.57%에서 0.55%로 크게 낮췄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상무부는 앞서 2016년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원심에서 포스코 제품에 대해 58.86%의 상계관세를 물린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1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상무부가 고율관세 산정의 합당한 근거를 대지 못했다며 해당 관세를 1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1차 연례재심 최종판정까지 적용되는 한시적 결정이었다. 현대제철은 예비판정 당시 3.95%의 상계관세를 받았지만 이번에 0.58%으로 인하됐다. 이밖에 다른 한국 업체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중간 수준인 0.56%의 상계관세를 적용받는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가공해 나온 평평한 판재 모양의 철강 반(半)제품인 슬래브를 고온 가열한 뒤 만든 강판이다. 자동차용 강판과 강관재, 건축자재 등으로 주로 쓰인다. 지난해 열연강판의 대미 수출량은 47만 7000t이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LG 시그니처’ 북유럽 출시

    ‘LG 시그니처’ 북유럽 출시

    LG전자가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에 ‘LG 시그니처’를 출시했다.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에서 현지 거래선과 기자, 오피니언 리드 등 200여명을 초청해 LG 시그니처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LG 시그니처는 기술 혁신으로 이룬 압도적인 성능, 본질에 충실한 정제된 디자인, 직관적인 사용성을 표방한 초프리미엄 가전이다. 출시 행사에는 LG전자 유럽지역대표 나영배 부사장,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이혜웅 부사장, 북유럽법인장 이범섭 상무를 비롯해 LG 시그니처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디자이너 톨스텐 밸루어가 참석했다. 행사장인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를 건축한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곳이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의 본질이 드러나도록 ‘LG 시그니처 갤러리’를 조성해 가전제품들을 예술 작품처럼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북유럽에 선보일 냉장고, 세탁기, 올레드TV를 비롯해 가습공기청정기, 건조기, 와인셀러,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등 7종이 전시됐다. 나영배 부사장은 “LG 시그니처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 북유럽에서 LG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16년 LG 시그니처를 처음 선보인 뒤 최근까지 세계 50여개 국가에 출시했다. 국내에선 LG베스트샵 강남본점, 대체본점, 강서본점 등에서 LG 시그니처를 체험할 수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칸에서는 기생충, 베니스는 ‘윤형근’ 열풍…회고전 찬사 연이어

    칸에서는 기생충, 베니스는 ‘윤형근’ 열풍…회고전 찬사 연이어

    “베니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탑(Top) 3전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새역사를 쓴 가운데 이탈리아 베니스에서는 한국 미술가 윤형근(1928~2007) 회고전에 연일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베니스 시립 포르투니 미술관(Palazzo Fortuny)에서 순회전시 중인 ‘윤형근’ 회고전이 해외 언론의 큰 관심을 받으며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14일 전했다.윤형근 회고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전시(2018.8~2019.2) 당시 31만 관객을 모으며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이끌어낸 후 미술관 첫 수출 전시로 베니스에 진출했다. 베니스 유력 미술관인 포르투니 미술관이 전시 초청을 제안했고,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5월 11일~ 11월 24일) 기간 내내 현지 전시가 성사됐다. 비엔날레 외부에서 열리는 괄목할만한 전시 12개를 선정한 포브스는 그 중 첫 번째로 윤형근 회고전을 소개했다.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계간지 셀렉션즈는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중 “베니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탑(Top) 3 전시”로 윤형근, 쿠넬리스, 션 스컬리의 전시를 꼽았다. 영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미디어 아이 페이퍼(I paper)에서도 8개 주요 전시 중 하나로 윤형근 회고전을 소개했다. 이탈리아 원로 평론가이며 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했던 프란시스코 보나미는 이탈리아 일간지 리퍼블리카에서 “전 지구상의 수백 개의 전시가 만든 소음들 한가운데에서 어떤 고요의 순간, 숨을 쉴 수 있는 안식처를 원한다면 포르투니 미술관의 윤형근 전시회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다”고 평했다.세계적인 미술전문지 프리즈의 시니어에디터 파블로 라리오스는 비엔날레 기사에서 윤형근 회고전을 깊이 있게 다루며 “윤형근의 능력은 나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나는 아직도 내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알아내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고, 미술지 아폴로는 비엔날레 외부 전시 중 유일하게 윤형근 회고전을 소개하며 “오늘 본 모든 이슈 중심의 전시를 뒤로하고, 마침내 이 인상적인 작품들에 안착하게 된 것은 특별한 선물이다”라고 전했다. 프랑스 일간지 라 크로아는 “윤형근 회고전은 이번 비엔날레의 진정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베니스에서는 약 200개의 크고 작은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바젤리츠, 쿠넬리스, 한스 아르프, 아쉴 고르키, 뤽 튀이만 등 세계적 거장들의 회고전도 줄을 잇고 있다. 이 중에서도 윤형근의 전시가 특별히 주목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것”이라고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평가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앞으로도 한국 작가들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사업을 지속함으로써 대중음악과 영화를 넘어 미술 한류 시대를 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넉넉함 품은 막걸리 길, 골목골목 인심을 맛보다

    넉넉함 품은 막걸리 길, 골목골목 인심을 맛보다

    전주의 맛을 찾아 떠날 차례다. 전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비빔밥뿐 아니라 시장 음식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갖가지 먹거리가 풍성하다. 좋은 음식은 좋은 식재료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전주 음식을 알기 위해서는 시장을 먼저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풍남문과 전주천 사이에 전주를 대표하는 남부시장이 있는데 하천 맞은편에는 아침에만 서는 특이한 시장이 있다.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싸전다리 서쪽, 하천 남쪽 둔치에는 매일 오전 4시부터 10시까지 ‘도깨비 시장’이 열린다. 동트기 전부터 하루 내다팔 물건을 바지런히 준비해온 상인들이 하천을 따라 자리를 깔고 천막을 펼친다. 맞은편 공영주차장은 빈자리 없이 꽉 찬다. 사과, 배, 참외, 파, 가지, 파프리카 등 싱싱한 과일과 채소들이 수북이 쌓였다가 아침부터 몰려든 손님들의 손에 들려 간다. 생선, 미숫가루, 잡다한 공산품도 볼 수 있다. 해가 중천에 오르기 전 물건을 다 판 상인들은 미리 자리를 정리한다.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시장이라 활기가 더 넘친다.도깨비 시장을 둘러본 뒤 돌다리를 건너 남부시장으로 향한다. 남부시장은 조선 중기 전주성 남문 밖에 섰던 남문장의 역사를 이은 시장으로 4개 성문 밖 시장이 일제강점기 때 통합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 여느 전통시장처럼 간판 정비 등을 통해 현대화됐지만, 시장과 함께 평생을 보낸 상인들과 가게의 모습에는 옛 시절 추억이 서려 있다. 2000년대 들어 시장의 중심 건물 2층에 청년몰이라는 이름의 젊은 가게들이 둥지를 틀었다.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일본 카레와 우동, 피자와 파스타, 미국식 브런치 등을 파는 음식점과 예쁜 카페, 디자인 용품 가게가 생기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늘었다. 오랜 역사의 전통시장 위에 청년몰이 공존하는 풍경이 재미있다.남부시장에는 전주만의 특색을 품은 먹거리가 풍성하다. 콩나물국밥은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삼백집, 현대옥, 왱이집을 3대 맛집으로 꼽는다. 그중 ‘토렴’을 한 국밥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 현대옥이 남부시장에도 있다. 전국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지만 전통 방식의 토렴에 ‘남부시장식’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원조 맛집을 자랑한다. 시장 좁은 골목골목을 따라 들어가 봤다. 뜨끈한 김이 새어나오는 커다란 솥을 마주하고 주방을 보며 일렬로 앉는 좁은 좌석에 아침부터 손님이 빼곡하다. 그릇에 밥을 퍼담고 그 위에 국물을 반쯤 붓는다. 국물을 적당히 따라낸 뒤 다시 솥에서 뜬 국물을 가득 붓는다. 또다시 국물을 덜고 이번에는 콩나물을 듬뿍 올린다. 붓고 덜기를 한 번 더 반복하고 양념장을 얹은 뒤 다시 국물을 채운다. 현대옥에서는 이렇게 세 차례 국물을 더는 방식으로 토렴을 한다. 여름철 금세 쉬는 쌀밥을 장기간 보관하기 힘들던 과거에 찬밥을 국물로 따뜻하게 데워 내놓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토렴이다. 밥을 계속 끓여 걸쭉하게 되는 것을 막고 국물을 부었다 따르는 걸 반복하면서 밥알 사이사이마다 국물이 배게 해 맛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원한 콩나물국밥에 쫄깃한 오징어가 섭섭지 않게 더해진다. 여기에 김을 직접 손으로 찢어 넣고 수란을 곁들이니 국밥이라고 얕볼 수 없는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된다. 남부시장에서 먹어 봐야 할 음식 중 하나는 피순대다. 두부, 채소, 곡류 등 순대소를 선지에 버무려 색이 검은 피순대는 일반 순대보다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부추·고추·마늘 등 쌈채소와 초장, 쌈장이 함께 나와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전주는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술 문화로도 유명하다. 유행을 타고 지금은 서울에도 전파된 ‘가맥’ 문화가 전주 태생이다. 가게에서 파는 맥주를 뜻하는 ‘가맥’은 1980년대 전주의 작은 슈퍼들에서 조촐한 안주를 팔면서 시작됐다. 작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저렴한 술과 안주를 즐기는 것이 전주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맥으로 유명한 가게가 여럿 있지만 제일 이름난 곳은 ‘전일갑오’다. ‘전일슈퍼’라고도 불리는 이곳에는 평일에도 애주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세 지긋한 사장님이 발갛게 타고 있는 연탄불에 직접 황태를 굽는다. 맥주 한 병과 함께 식탁에 오른 황태구이의 은근히 풍겨 오는 냄새에 절로 군침이 돈다. 손으로 쭉 찢어 입에 넣자 포슬포슬한 식감이 입속 가득 퍼진다. 이어 고소한 맛이 혀를 타고 전해진다. 맥주잔과 황태를 오가는 손이 그칠 새 없다.‘가맥’과 쌍벽을 이루는 재미있는 음주 문화를 막걸리 골목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막걸리 두 주전자에 푸짐하다 못해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안주가 나오는 가게들이 300여m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다. 튀김, 조림, 전 등 20가지 이상의 음식으로 구성된 상차림이 막걸리와 함께 나오는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술과 안주를 먹으면서 도란도란 담소를 즐기다 보면 홍어삼합, 산낙지, 게장밥, 삼계탕, 홍합탕 등이 빈 접시를 치울 틈도 없이 차례로 나온다. 넉넉한 전라도 인심이 그대로 전해진다. 젊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개성 있는 카페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객리단길은 침체해 가던 구도심에서 최근 몇 년 새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거리다. 전주객사길 일대로 서울 경리단길의 이름을 빌려 객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색 맛집과 카페가 하나둘씩 생기면서 어느덧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북서쪽 외곽 산업단지 내에는 독특한 카페 하나가 들어섰다. 25년간 방치되던 카세트테이프 공장이 ‘팔복예술공장’으로 새 옷을 입고 지난해 3월 개관했다. 1층 카페는 옛 공장 ‘썬전자’와 노동자 소식지 ‘햇살’에서 이름을 따 ‘써니’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당시 여공을 닮은 대형인형 ‘써니’가 카페에서 오는 이들을 반긴다. 2층과 옥상 전시실에는 국내외 작가들의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야외 컨테이너에는 만화방과 그림방이 있어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전주에서 받은 인상을 그림으로 그리며 동심의 예술가로 돌아가 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여행의 괜찮은 마무리일 것이다. 글 사진 전주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2030 세대] 1987년의 6월과 1989년의 6월/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30 세대] 1987년의 6월과 1989년의 6월/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한국의 1987년 6월과 중국의 1989년 6월만큼 자국에서 역사적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달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1987년 6월은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끝내 성취해낸 영웅적인 달로, 2년 전에는 30주년 행사가 거행되기도 하였다. 그날은 오랜 독재와의 투쟁을 끝내고 마침내 대한민국이 참된 민주국가로 들어섰다는 민주화 세력의 승전기념일과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하지만 중국의 1989년 6월은 전혀 달랐다. 그달은 톈안먼광장에서 인민해방군이 인민을 무참히 쏴죽인 그런 달이고, 중국 정부가 결코 인민에게 민주화의 기억을 소생시키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은폐하려는 그런 달이다. 아마 이웃나라에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비슷한 사건으로 이렇게까지 극명하게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기념(?)하는 일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빚었을까? 운동가들의 절실함이 차이점은 아니었을 것이다. 중국 현대사가 한국 현대사보다 더욱 비극적이면 비극적이었지 딱히 그 질곡의 크기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톈안먼에 핏자국을 남긴 학생들도 1980년 광주의 시민만큼 절실했다. ‘87년의 6월’과 ‘89년의 6월’을 가른 차이는 결국 두 가지로 종합될 수 있다. 첫 번째는 민주주의에 우호적인 외부세력, 즉 미국의 개입 여부였다. 당시 미국은 신군부를 억제할 수 있었지만, 중국공산당을 억제할 수는 없었다. 두 번째는 교육받은 광범위한 도시 중산층의 유무였다. 한국에서는 군부독재 시절을 거치며 팽창한 도시 중산층이 ‘넥타이 부대’로 뛰쳐나와 정권에 최종적 타격을 입혔지만, 중국은 여전히 대다수가 민주주의보다는 경제성장을 염원하는 극빈층 농민이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당대 중국은 민주주의 역량이 미약했고 권위주의 세력의 역량은 너무나 강력했다. 하지만 톈안먼 사건 이후 30년간 중국도 비슷한 변화를 겪으며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폭발적 경제성장과 도시화, 대미 의존도의 증가 등이 최근 중국이 겪은 변화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박정희 시대부터 전두환 시대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일과 대동소이하다. 온전히 일대일로 등치할 수는 없겠지만, 어쩌면 지금 100만명씩이나 운집한 홍콩의 시위가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한국이 가진 자산 중 하나가 갑작스럽게 각광받을 수도 있다. 바로 시민저항의 전통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노동쟁의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몇몇 네티즌들은 불법으로 영화 ‘1987’을 내려받아 보는 상황이다. 물론 억압적 중국 국가 질서 아래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어느 정도 크기로 분포하고 있는지 알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무역전쟁이라는 외부 충격과 내부 반발이 중국을 거세게 압박하는 지금, 1987년 6월의 기억이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중국인들에게 영향을 끼칠지,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혹시 아는가, 그리하여 1989년 6월의 기억도 살아날지.
  • 트럼프, 폴란드에 미군 1000명 배치·F35판매… 러 견제 본격화

    러의 中과 연합·동유럽 군사력 확대 차단 獨엔 “러에 가스관땐 주둔군 이전할 수도” 미국이 중국과 대미 연합전선을 펴는 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폴란드에 미군을 추가 배치하고 러시아 천연가스관 프로젝트와 관련된 독일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폴란드와의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폴란드에 미군 1000명을 추가 배치하겠다며 “폴란드는 1000명의 미군을 지원하기 위한 기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폴란드가 미국산 F35 전투기 32대를 구매하겠다고 요청했다며 감사의 뜻도 전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언급은 동유럽 지역에서 러시아의 군사활동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폴란드의 방어 능력을 높이고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한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이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과 함께 유럽 내 군사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의 다음 군사 목표가 될 것을 우려하는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 4개국이 미국과 나토에 보호를 요청해 온 것이다. 미국은 또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인 ‘노드 스트림 2’와 관련해 제재와 미군부대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독일을 강하게 압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 가스관에 의존하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나쁜 일이 벌어질 경우 독일이 러시아의 인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나토 회원국인 독일의 방위비 분담금까지 문제 삼으며 독일 주둔 미군 일부를 폴란드로 이전할 수 있다고 독일을 거듭 압박했다. ‘노드 스트림 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까지 가스를 수송하는 1225㎞의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완공되면 러시아의 공급량이 현재보다 2배로 늘어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트럼프 오판 말아야... 북한은 美대선에 큰 변수 못돼”

    “北, 트럼프 오판 말아야... 북한은 美대선에 큰 변수 못돼”

    美 한반도 전문가들 “北, 트럼프 압박해도 양보 안 할 것”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정상회담을 가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핵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협상 시한으로 연말을 제시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공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외교 성과를 거둬야 하는 트럼프 정부가 기존의 ‘선(先)비핵화 후(後)제재완화’ 입장에 다소 변화를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이달 5일까지 공동으로 진행한 한미언론교류 프로그램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워싱턴 DC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 문제는 미국 대선에서 큰 변수가 되지 못하며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압박을 통해 미국이 양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미국은 그렇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대선에서 북한 문제가 그리 큰 이슈가 아닌데, 북한이 이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비난한 것도 어리석은 행보”라며 “누가 당선이 되든 김 위원장은 새로운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특별히 북한 이슈에서 성과를 거둬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북한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크게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뽑을 사람은 뽑을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은 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경기 호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 성과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작은 무기’로 의미를 축소한 것으로 볼때 북한에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지 않아 북한이 추가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으나 미국이 북한이 예상한 것과 정반대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선과는 별개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하면 아주 긴장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데해 트럼프 대통령이 괜찮다고 했지만, 다음번에는 다를 수 있다. 북한은 이런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데니 로이 미국 동서센터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대미 압박 차원에서 내년 초에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더 나은 제안을 해주거나, 다른 합의를 해줄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예전의 적대관계로 돌아가자고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로이 연구원은 “북한이 계속 압박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하면 미국 내 입지가 좋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미국으로서는 (북한에) 추가 제안을 내놓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정상간 톱다운 방식에 크게 의존했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실패 원인을 분석했는데, 워킹 레벨에서 충분히 대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준비가 안 됐고 양 정상이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미뤘던 점이 오히려 문제가 됐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들이 이끄는 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은데, 한국이 북미 간 물밑작업을 돕는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 항미 카드, 한 방이 없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 항미 카드, 한 방이 없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은 결사항전 중이다. 지난달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정부가 대미 독전(督戰)에 나서면서 중국 전역은 ‘항미’(抗美) 열기가 들끓고 있다. 국무원은 “필요할 때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전의를 불태웠고, 장한후이(張漢暉) 외교부 부부장은 “무역분쟁을 일으키는 것은 경제적 테러리즘이자 쇼비니즘(광신주의)”이라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영 언론도 가세했다. 인민일보는 공산당 기관지답게 연일 비판 논평을 이끌고 있다. 인민일보는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도 내 것”이라는 “강도의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미국에 있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관세 몽둥이로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말폭탄을 터뜨리며 ‘중화주의’를 부채질했다. 중화주의 고창(高唱)과 함께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와 여행금지, 미국채 매각 등 여러 보복카드를 꺼내 놓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하명’만 기다리는 형국이다. 한데 보복카드를 쓰려니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필살기’ 카드가 실제로 미국에 얼마만큼 치명상을 주고 그 후폭풍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힘든 탓이다. 미국이 무릎 꿇을 정도로 파괴력이 있었으면 애초에 꺼내 들었을지 모른다. ‘차이나 불링’(중국 경제보복)을 통해 심기를 건드린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에 백기를 들게 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희토류 수출규제 카드는 중국이 2010년 일본을 굴복시키는 데 요긴하게 써먹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미국의 희토류 생산량이 미미한 것은 채광기술이 없어서도, 매장량이 없어서도 아니다. 저렴한 중국산이 있는데 굳이 환경오염과 비싼 돈을 들여 가며 만들 까닭이 없다.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미국은 곧장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에스토니아 희토류 업체를 인수했고 호주 업체와 합작으로 미국 내 생산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미 국방부는 아프리카에서 희토류 생산을 추진 중인 캐나다 음캉고, 영국 레인보 등과 전략 광물 공급을 논의하는 등 수입처 다변화에도 나섰다. 여행 카드도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전미여행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 방문 중국 관광객은 290만명이고 이들이 쓴 돈은 188억 달러(약 22조 2000억원) 정도다. 여기에 유학생들이 연간 쓴 140억 달러를 합해 봤자 328억 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미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0조 달러를 넘어선다. 20조 달러 가운데 328억 달러라면 0.16%,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미국채 매도 역시 실효성이 작다.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 국채 가격이 곤두박질친다. 가격이 하락하면 중국 자산은 그만큼 쪼그라든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이를 사들일 ‘큰손’ 찾기도 힘들다. 대량 매도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미 수출가는 낮아지고 수입가는 올라가 미 무역적자가 줄어드는 만큼 오히려 미국에 이롭다. 더욱이 관세 25% 일률인상에 나선 미국과 달리 중국은 미 제품 600억 달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5~25%로 차등적용하는 데다 미국의 대체 수입처를 찾지 못하면 보복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었을 정도로 맞대응치고는 옹색하다.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hkim@seoul.co.kr
  •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미 수출 ‘반사이익’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한국이 지난 1분기 미국 수출에서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2일 발표한 ‘미중 무역분쟁의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로 해당 중국산 제품 수입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4.7% 감소한 반면 한국산은 20.5% 증가해 대비를 이뤘다. 자동차, 기계류, 플라스틱·고무제품,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미국의 중국산 수입이 줄어든 반면 한국산 수입은 늘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 품목 수입이 증가한 나라는 대만(29.1%), 베트남(28.3%)에 이어 한국 순이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 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6.1%에서 올해 1분기 12.5%로 3.6% 포인트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한국산은 3.4%에서 4.1%로 0.7% 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의 대미 제재 품목 수입시장에서도 미국(-36.9%)과 베트남(-20.2%)의 수입이 가장 크게 줄어든 반면 한국은 -5.9%로 감소폭이 적었다. 미중 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보다 제재 상품의 대체재로 한국산을 찾는 ‘무역 전환 효과’의 작용이 더 컸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쓴 문병기 무역협회 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수출 경합도와 한국산 점유율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문 수석연구원은 “이 싸움이 장기화되면 투자 및 소비 둔화, 금융 불안, 중국의 아세안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결국에는) 한국의 수출 피해는 커질 것”이라며 ‘장밋빛 예측’을 경계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영화 ‘엔드게임’ 속 아이언맨 오두막은 실제…하루 임대료 800달러

    영화 ‘엔드게임’ 속 아이언맨 오두막은 실제…하루 임대료 800달러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토니 스타크가 머물던 오두막이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CNN 등 외신은 토니의 오두막이 촬영장 세트가 아닌 실제 주거지이며 에어비앤비를 통해 임대도 가능하다고 전했다.엔드게임에서 토니는 영웅계를 떠나 외딴 오두막에서 페퍼 포츠와 함께 딸을 키우며 살아간다. 반짝이는 호수와 넓은 잔디밭이 한눈에 들어오는 오두막은 그가 바라던 평범한 삶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집이다. 토니의 장례식도 이곳에서 치러졌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토니의 장례식 장면은 ‘포스트 어벤져스’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런 중요한 장면의 배경으로 사용된 토니의 오두막이 세트가 아닌 실제 가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토니의 오두막은 숙박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를 통해 임대도 가능하다.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도심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페어번에 있는 차타후치 힐스 농장. 8000에이커에 달하는 대지를 소유한 이 농장은 각종 승마 이벤트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토니의 오두막은 이 농장 사유지에 자리하고 있다. 영화 개봉 전에도 계속 에어비앤비를 통해 일반에 임대됐다는 이 오두막은 최근 엔드게임에서 토니의 오두막으로 등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농장 관리인 에드 더든은 CNN에 “오두막은 항상 에어비앤비로 운영돼 왔다. 최근 누군가 인터넷에 엔드게임 관련 정보를 올리면서 대여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든에 따르면 토니의 오두막은 '블랙팬서'와 '더 뮬' 등 영화는 물론 각종 TV프로그램에 등장한 바 있다. 세 개의 침실과 세 개의 욕실, 부엌과 식당은 물론 실내 벽난로가 있는 아늑한 거실을 자랑하는 오두막은 아이언맨의 최첨단 기술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 그러나 영웅계를 떠난 토니가 딸과 함께 다시 어벤져스와 조우했던 넓은 베란다에서는 평화로운 호수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영원한 아이언맨 토니를 추억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토니의 오두막 임대료는 하루 800달러(약 94만5000원)이며 최대 3일까지 머물 수 있다. 청소료는 별도로 지불해야 하며 3박에 최소 2700달러(약 319만 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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