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대미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3000여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3살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605
  • 반도체의 봄

    반도체의 봄

    3월 반도체 수출이 117억 달러로 21개월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우리 경제는 6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와 10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거뒀다. 대미 수출은 3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대중 수출을 앞질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증가한 565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12.3% 감소한 522억 8000만 달러로, 무역수지 42억 8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35.7% 늘면서 5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 갔다. 또 디스플레이(16.2%)와 무선통신기기(5.5%), 컴퓨터(24.5%) 등 정보통신(IT) 품목이 강세를 보였다. 선박(102.1%), 바이오헬스(10.0%), 석유제품(3.1%)도 증가했다. 반면 전년 동월보다 1.5일 줄어든 조업일수 영향으로 자동차(-5.0%), 일반기계(-10.0%)는 줄었다. 대미, 대중 수출 모두 늘었다. 특히 대미 수출은 109억 달러로, 11.6%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 가며 0.4% 늘어나는 데 그친 중국(105억 달러)을 앞섰다. 지난해 12월 20년 6개월 만에 중국을 넘어 최대 수출국이 된 미국은 1월에 잠시 1위를 내줬으나 2월에 탈환하더니 지난달 격차를 4억 달러까지 벌렸다. 대미, 대중 최대 수출품목은 각각 자동차(24억 달러)와 반도체(29억 달러)였다.
  • [생생우동]‘벚꽃엔딩’만 듣지 마세요…봄 맞이 공연 풍성

    [생생우동]‘벚꽃엔딩’만 듣지 마세요…봄 맞이 공연 풍성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벚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서울 자치구들 역시 각 지역의 벚꽃 명소에서 봄의 정치를 한껏 느껴볼 수 있는 축제 준비에 분주하다. 축제하면 흥겨운 공연이 빠질 수 없다. 화사한 풍경과 더불어 일상의 즐거움과 여유를 선사할 다채로운 공연들을 만나보자. 양재천 수변무대서 서초뮤직페스티벌 서초구와 서초문화원은 29일부터 31일까지 양재천 영동1교에서 영동2교 구간의 벚꽃길에서 ‘양재천 벚꽃 등(燈)축제’를 연다. 축제는 29일 오후 6시 30분 양재천 수변무대에서 열리는 ‘서초뮤직페스티벌’로 시작한다. 개막식에서는 국내외 최정상 오페라 가수들의 수준 높은 갈라 콘서트가 마에스트로 서희태의 지휘, 해설로 진행되고,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불새가 날아오르는 불꽃쇼로 그 대미를 장식한다. 다음날인 30일 오후 2시부터는 한국판 태양의 서커스, 국내 유일의 서커스단인 ‘동춘서커스’ 초청공연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고난도 곡예들을 온 가족이 손에 땀을 쥐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서대문에서 만나는 봄빛과 음악 서대문구는 오는 30~31일, 4월 5~7일 닷새 동안 서대문 안산과 홍제천 일대에서 2024 서대문 봄빛축제 ‘봄빛 서대문에서 만나 봄’을 개최한다. 안산(鞍山)은 봄마다 장관을 이루는 벚꽃으로, 홍제천은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서대문 홍제폭포’와 ‘카페 폭포’로 잘 알려져 있다. 3월 30일과 4월 6일 오후 6시 홍제천 카페 폭포 야외무대에서 펼쳐질 ‘봄빛 콘서트’에는 각각 가수 이솔로몬과 홍지윤 등이 출연한다. 서대문 벚꽃 라이브는 오는 31일, 4월 5·7일 사흘간 오후 3시부터 열리며 각각 가수 윤성, 케이시, 박현빈 등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4월 5일 오후 6시에는 ‘함신익과 심포니송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공연이 홍제천 카페 폭포 인근 서대문구청 제2부설주차장에서 펼쳐진다. 같은달 6일 오후 3시 안산 벚꽃마당에서는 서대문구립여성합창단 등이 출연해 ‘가곡으로 만나는 봄’ 공연을 펼친다. 케이팝부터 클래식, 재즈까지…송파 호수벚꽃축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는 ‘호수벚꽃축제’가 진행 중이다. 하이라이트는 축제 마지막날인 오는 31일 열리는 ‘벚꽃만개 콘서트’다.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케이팝(K-pop)·클래식·재즈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이날 콘서트에는 ▲전자현악 그룹 트리니티의 화려한 퍼포먼스 ▲재즈밴드 업댓브라운의 감성적인 무대 ▲아카펠라 그룹 엑시트의 신나는 메들리 ▲여성4인조 걸그룹 ‘하이키’의 공연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 [세종로의 아침] ‘영원한 현역’에게서 배운다

    [세종로의 아침] ‘영원한 현역’에게서 배운다

    마흔 중반으로 향해 가며 누군가 안부를 물어오면 “늙고 병들고 살쪘다”는 3종 세트를 늘어놓곤 한다. 나이 핑계를 대는 일은 부쩍 늘었다. 사람 이름이나 장소 등이 떠오르지 않아 ‘그거’, ‘저거’를 연신 찾을 때나, 출근길에 이미 진이 빠져버릴 때도-체력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나이 탓을 쉽게 하곤 한다. 나이 핑계를 ‘간편하게’ 대다 보면 핑계 삼을 목록은 무한히 늘어나기만 한다. 제풀에 위축되는 기분도 엄습한다. 미지의 영역에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새 내 것이 아닌 것만 같고, 늘 뭔가에 분주하면서도 제자리걸음은커녕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리번거리게 된다. 이런 어리석은 마음에 가차 없이 빗금을 내주는 ‘영원한 현역’들을 최근 잇달아 마주했다. 구순에 자신의 몸체보다 더 육중한 나무를 옮기고 전기톱으로 잘라내며 40년간 아르헨티나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일궈 온 김윤신(89) 작가. 최근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그는 여전히 생기 넘치는 눈빛으로 나이 얘기에 이렇게 일갈했다. “나이가 들어서 못 한다, 그런 건 생각해 본 적 없어요. 한국에 오니 주변에서 ‘그 나이에 일을 하다니’, ‘저렇게 무거운 톱을 들다니’ 그래요. 그런데 나는 나이 상관없이 그냥 작업이 생활인 사람이에요.” 이렇게 매일 작업장에서 나무와 씨름해 온 그는 구순에 이르러 미술계에서 재발견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 초 국제갤러리, 리만머핀 등 상업갤러리와의 첫 전속 계약·전시에 이어 새달에는 베네치아비엔날레 본전시 작가로 참여하게 됐다. “아침이면 ‘주님, 왜 제게 이렇게 힘든 일을 맡기셨나요’ 좌절하면서도 평생의 직장인 아틀리에로 출근해 매일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그는 자신의 작업이 어떻게 구현될지, 그게 보는 이에게 어떻게 다른 느낌을 만들어 낼지 궁금해 끊임없이 일에 매달렸다고 한다. 작품이야말로 자신이 세상에 건넬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라는 생각에서다. 오는 4월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로, 영화 ‘땅에 쓰는 시’로 대중들을 찾아갈 1세대 조경가 정영선(83)의 이야기도 최근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미리 건너다봤다. 올림픽공원, 선유도공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호암미술관 희원 등 한국 조경 역사를 써 온 그는 우리 풀, 꽃, 나무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공간에 온전히 어울리게 구현해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 꿈으로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누구보다 뜨거운 현역으로 일하며 만들어 온 그의 정원은 자살하러 온 이의 마음을 돌려 놓기도, 아픈 환자들의 생의 의지를 북돋우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96세로 별세한 김남조 시인도 문단의 ‘영원한 현역’이었다. 수년 전 심장 수술을 하고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 그가 들려준 ‘마르지 않는 시심’의 배경은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노년기 문인이지만 여기에도 생의 오묘함과 은혜로움은 넘치고 있어요. 이즈음에 깨닫는 삶의 선물, 그때라야만 듣는 목소리, 가슴 안에 끌어모이는 것들이 있죠. 오래된 풍금이 낡으면서 깊어지듯, 지금의 시는 젊었을 때 갖지 못한 서정과 진심으로 감지한 타인의 슬픔을 담아냅니다.” 이들의 말이 하나하나 다 ‘선생’이다. 몸담은 분야나 살아가는 형태와 관계없이 삶과 업을 대하는 태도를 바투 고쳐세우게 하는. ‘나다움’을 지키며 지속가능한 현역으로 성장하는 궤적을 보여 주는. 나이를 핑계 삼아 뒤로 내빼거나 한계를 미리 그어 놓지 말아야 함을, ‘영원한 현역’으로 살아가는 선생들에게 배운다. 정서린 문화체육부 차장
  • 권오갑 HD현대 회장, 외국인 근로자 42명 초청 오찬

    권오갑 HD현대 회장, 외국인 근로자 42명 초청 오찬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조선소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만나 타국 생활의 어려움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권 회장은 27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영빈관에서 HD현대 협력사 등에서 일하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7개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 42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때 건강하게 금의환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안전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루스탐존씨는 “회사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3500여 명)과 HD현대미포(2200여 명), HD현대삼호(3000여 명) 등 HD현대 산하 기업 및 협력사에 모두 8700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사내에 외국인지원센터를 설치했고, 통역 지원과 글로벌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현지어 안전교육 교재 제작·배포와 법정교육 외 특별안전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 “美, 중국산 전기차 차별” “中, 비시장적 관행 활용”

    “美, 중국산 전기차 차별” “中, 비시장적 관행 활용”

    중국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공정 경쟁을 해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미국은 ‘비(非)시장 정책과 관행을 이어 가는 것은 중국’이라고 맞받아쳤다. 한동안 잠잠하던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WTO는 “중국 상무부가 IRA에 기반한 차별적 보조금 집행의 시정을 요구하면서 분쟁 해결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WTO 규정에 따라 미국에 양자 협의를 요청했다. 미국은 30일 안에 중국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 여기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중국은 WTO에 분쟁 해결 패널 설치를 요구할 수 있고, 정식 재판이 개시된다. 중국 상무부는 “IRA가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을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줘 중국산 제품을 배제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IRA를 시행하지만 실제로는 미국과 우방국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보조금을 제공해 중국을 배제한다는 주장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022년 8월 IRA를 시행하고 전기차 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10만원)를 주기로 했다. 그런데 중국 기업의 지분이 25%가 넘는 합작사는 해외우려기관(FEOC)으로 지정되고, 여기서 조달한 부품·소재로 배터리를 만들면 보조금이 차단된다.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전기차·이차전지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워싱턴의 속내가 반영됐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 경영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중국이 WTO에 제소한 것은 올해 말 미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돼도 더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요구를 단호히 일축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중국의) 협의 요청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IRA는 미국이 기후 위기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미국의 경제적 경쟁력에 투자하려는 획기적인 도구”라고 못박았다. 이어 “중국은 자국 제조업체들의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비시장 정책과 관행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맞서고자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WTO의 분쟁 해결 절차는 판정 패널 구성 뒤 최소 6개월이 걸리지만, 실제로는 2~3년 넘게 이어지는 사례가 허다하다. WTO가 중국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 미국은 항소할 수 있는데,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19년 12월 WTO 상소위원 선임을 보이콧해 기능이 마비됐다. 앞서 중국은 2022년 12월 ‘미국의 대중 반도체 및 장비 수출 통제 조치가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한다’며 WTO에 제소했지만, 미국은 이를 비웃듯 중국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번 제소 역시 실익 없는 상징적 조치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그럼에도 중국의 WTO 제소는 그 자체로도 국제사회에 ‘미국은 불공정 무역 주체’라는 인식을 퍼뜨릴 수 있다. 유럽연합(EU)도 IRA에 불만이 커 대미 핵심 통상 쟁점으로 삼는 만큼 중국과 ‘공동 전선’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 EU 모두 전기차 분야에서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한 만큼 한국도 통상 관련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미중 WTO 충돌…“美, 중국산 전기차 차별”vs“中, 비시장적 관행 계속”

    미중 WTO 충돌…“美, 중국산 전기차 차별”vs“中, 비시장적 관행 계속”

    중국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공정 경쟁을 해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미국은 ‘비(非)시장 정책과 관행을 이어가는 것은 중국’이라고 맞받아쳤다. 한동안 잠잠하던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WTO는 “중국 상무부가 IRA에 기반한 차별적 보조금 집행의 시정을 요구하면서 분쟁해결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WTO 규정에 따라 미국에 양자 협의를 요청했다. 미국은 30일 안에 중국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 여기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중국은 WTO에 분쟁해결 패널 설치를 요구할 수 있고, 정식 재판이 개시된다. 중국 상무부는 “IRA가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을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줘 중국산 제품을 배제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IRA를 시행하지만 실제로는 미국과 우방국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보조금을 제공해 중국을 배제한다는 주장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022년 8월 IRA를 시행하고 전기차 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10만원)를 주기로 했다. 그런데 중국 기업의 지분이 25%가 넘는 합작사는 해외우려기관(FEOC)으로 지정되고, 여기서 조달한 부품·소재로 배터리를 만들면 보조금이 차단된다.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전기차·2차전지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워싱턴의 속내가 반영됐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 경영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중국이 WTO에 제소한 것은 올해 말 미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돼도 더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요구를 단호히 일축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중국의) 협의 요청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IRA는 미국이 기후 위기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미국의 경제적 경쟁력에 투자하려는 획기적인 도구”라고 못 박았다. 이어 “중국은 자국 제조업체들의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비시장 정책과 관행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맞서고자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WTO의 분쟁 해결 절차는 판정 패널 구성 뒤 최소 6개월이 걸리지만, 실제로는 2~3년 넘게 이어지는 사례가 허다하다. WTO가 중국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면 미국은 항소할 수 있는데,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19년 12월 WTO 상소위원 선임을 보이콧해 기능이 마비됐다. 앞서 중국은 2022년 12월 ‘미국의 대중 반도체 및 장비 수출 통제 조치가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한다’며 WTO에 제소했지만, 미국은 이를 비웃듯 중국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번 제소 역시 실익 없는 상징적 조치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그럼에도 중국의 WTO 제소는 그 자체로도 국제사회에 ‘미국은 불공정 무역 주체’라는 인식을 퍼뜨릴 수 있다. 유럽연합(EU)도 IRA에 불만이 커 대미 핵심 통상 쟁점으로 삼는 만큼 중국과 ‘공동전선’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 EU 모두 전기차 분야에서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한 만큼 한국도 통상 관련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타이타닉’ 잭과 로즈가 붙들었던 그 문짝, 10억에 팔렸다

    ‘타이타닉’ 잭과 로즈가 붙들었던 그 문짝, 10억에 팔렸다

    대서양을 횡단하던 타이타닉이 빙산과 충돌한 후 침몰한다. 바다에 빠진 잭과 로즈는 문틀에 의지해 목숨을 건졌고, 두 손을 꼭 붙든 채 마지막까지 대화를 나눈다. 잭은 로즈를 문짝 위로 올려 구하고 자신은 서서히 체온이 떨어지다가 천천히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잭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던 로즈는 눈물을 흘리며 끝까지 삶의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영화 타이타닉 장면 中> 영화 ‘타이타닉’(1997)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잭과 로즈가 마지막 대화를 나누며 붙들고 있던 문짝이 경매에서 약 10억원에 팔렸다. 실제 잔해를 본떠 만든 영화 소품이지만 상징성을 고려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가디언은 지난주 헤리티지 옥션이 진행한 경매에서 이 문짝이 71만 8750달러(약 9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낙찰자의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길이 8피트(약 2.5m), 폭 3.5피트(약 1m) 크기의 이 문짝은 캐나다 노바스코샤주(州)에 있는 대서양 해양박물관이 소장한 실제 타이태닉 잔해를 본떠 제작됐다.문짝 앞면에는 목조 형태의 화려한 꽃무늬가 조각돼 있고 뒤판에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케이트 윈즐릿’ 등 잭과 로즈를 연기한 배우의 이름이 적힌 명판이 붙어 있다. 명판 아래에는 ‘잭이 로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문짝’이라는 설명도 달려있다. 헤리티지 옥션은 “이 소품은 실제 영화 속 타이태닉호 일등석 라운지 입구를 장식했던 문짝”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아직까지도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 문짝 위에 과연 잭과 로즈 모두 올라갈 수는 없었냐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타이타닉을 제작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잭은 죽어야 했다. 이는 사랑과 희생, 죽음에 관한 영화이고 희생은 곧 사랑의 척도이기 때문”이라고 우문현답을 내놓기도 했다.
  • [사설] 일북 대화, 미일 동맹 강화 움직임 예의 주시를

    [사설] 일북 대화, 미일 동맹 강화 움직임 예의 주시를

    일본과 북한의 접근,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 등 한반도 주변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북한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은 그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부터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받았다고 했다가 어제 일본과의 어떤 접촉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정은 지난 2월 “일본 수상이 평양에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여정 언급이 오락가락하는 것 자체는 평양 지도부가 일북 정상회담을 재촉했다고도 해석된다. 기시다 총리의 4월 미국 국빈 방문은 여러 면에서 주시할 행보다. 미일 안보조약을 개정해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유기적 결합을 공고히 할 것이라는 게 해외 유력 언론들의 분석이다. 전 세계에서 미군을 가장 많이 주둔시키는 나라가 5만 4000명을 둔 일본이다. 동북아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현재는 하와이의 4성 장군 관할 인도태평양사령부가 3성 장군의 주일미군을 지휘한다. 미일 정상회담에 따른 양국의 군사적 결합 고도화 외에 주일미군사령관 계급 격상도 주목된다. 미일의 동맹 강화는 대만 침공이 거론되는 중국의 위협 때문이다. 미군 재배치를 항시적으로 진행하는 미국이 일본에 비해 군사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주한미군을 감축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이 통용되지 않는 시기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도 과제다. 기시다 총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나 일북 정상회담의 양해를 얻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일본이 일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납치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의도는 이해된다. 하지만 11월 미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 내다본 북한의 공세적 대미·대일 외교에서 자칫 한미일 공조가 흐트러질 우려가 있다. 3국 간 충분한 소통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 울산 동구, 외국인 노동자 공공 체육시설 사용료 감면

    울산 동구, 외국인 노동자 공공 체육시설 사용료 감면

    울산 동구가 외국인 노동자에게 공공 체육시설 사용료를 감면한다. 울산 동구는 26일 8개 유관기관 관계자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외국인 노동자 지원 협의체 2차 회의’를 통해 이런 계획을 밝혔다. 울산 동구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조선소가 위치한 국내 최대 조선업 도시다. 동구지역 외국인 인구는 올해 1월 기준 7714명으로, 전년 동월(4261명) 대비 81.0% 늘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등 기관별 올해 외국인 노동자 지원 계획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6월 외국인 노동자 관련 지원 계획 등을 공유하려고 구성된 협의체는 외국인 노동자로 구성된 자율방범대 운영, 지역 주민과의 소통의 장 마련을 위한 세계문화 축제 개최 등을 추진해왔다. 올해는 외국인 노동자의 공공 체육시설 사용료를 감면해 한국 생활 적응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미술시장 열린다… 더 젊어진 화랑미술제

    미술시장 열린다… 더 젊어진 화랑미술제

    미술 시장의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올해 첫 대형 아트페어 ‘화랑미술제’가 젊은 작가와 신선한 감각의 작품을 전면에 포진시키며 컬렉터들을 공략한다. 오는 4월 4~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 D홀에서 열리는 ‘2024 화랑미술제’에는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900여명의 작품 1만여점을 선보인다. 화랑미술제를 주최하는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올해 화랑미술제는 예년보다 신진 작가들이 더 많이 출품해 젊어진다”며 “기존 컬렉터들에게는 또 다른 취향 발견의 기회가, 신규 컬렉터들에게는 미술 시장 입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모든 갤러리가 6명 이하 작가의 작품만 부스에 내걸도록 했다. 나열식이 아닌 세심하게 기획된 전시로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다.‘젊어진 아트페어’라는 기조에 맞게 젊은 작가들을 내세운 화랑들의 시도가 특히 눈에 띈다. 옛것과 새것의 교감에 주목해 온 학고재는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갈 새 주자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PKM갤러리는 ‘붓질’이라는 근원적 행위로 회화의 본질을 파고든 신민주를 조명하는 부스를 마련한다. 갤러리바톤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서 주목한 신예 노은주의 작품을 내놓는다. 갤러리위는 회화와 실크스크린을 접목한 작품으로 인기를 끄는 고스(gosce)와 허필석 등의 작품을, 이유진갤러리는 일상에서 마주한 대상을 스냅사진처럼 표현하는 전병구와 익숙한 풍경을 특유의 붓 터치로 추상화하는 김혜나의 작품을 선보인다.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기량을 발휘해 온 만 39세 이하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신진 작가 특별전 ‘줌인’은 미술계 새 흐름을 짚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570여명의 작가가 지원해 10명의 작가가 선발된 가운데 관람객 투표, 전문가 심사를 통해 수상자 3인을 가려낸다. 그간 미술 시장에서 고전하던 한국화 분야의 젊은 작가들이 대거 지원해 관심을 끈다. 화랑미술제를 시작으로 미술계에서는 대형 아트페어가 이어진다. 4월 11~14일에는 부산화랑협회가 부산국제아트페어(BAMA)를 열고 5월에는 대구와 부산에서 대구국제아트페어(Diaf)와 아트부산이 각각 막을 올린다. 6월에는 한국화랑협회가 수원 광교에서 신생 갤러리, 신진 작가들을 내세운 ‘제2의 화랑미술제’를 새로 선보인다.
  • 임금 체불·협력사 복지 개선…원·하청 보상 및 재하도급 최소화 등 과제

    임금 체불·협력사 복지 개선…원·하청 보상 및 재하도급 최소화 등 과제

    지난해 산업계 최초로 상생협약을 체결한 조선업에서 임금 체불 개선과 협력사 복지 수준 상향, 인력난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원·하청 보상 격차 및 내국인 숙련 인력 양성, 재하도급 최소화 등은 지속적인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고용노동부는 25일 경기 성남의 삼성중공업 R&D센터에서 조선 5개 사 원·하청 대표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업 상생 협약의 중간 점검 및 향후 과제 모색을 위한 1주년 보고회’를 개최했다. 삼성중공업·HD현대중공업·한화오션·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5개 사와 협력사, 정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지난해 2월 27일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상생협의체 위원인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조선업 상생 협약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원·하청이 소통하고 실천 방식을 논의한 새로운 사회적 대화 모델”이라며 “협의체를 통해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실천이 이뤄지면서 협력사 복지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력난 완화와 협력사 지원 확대, 협력사 임금 인상 등의 효과와 함께 내국인 숙련 인력 양성, 공정한 계약 관행 확대, 재하도급 최소화, 원·하청 간 보상 격차 축소, 숙련과 기량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상생 협약 이행 실적과 관련해 원청이 임금 체불을 방지하기 위한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제도 도입과 공동 근로복지기금 출연금을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격차 해소 노력을 들었다. 박 박사는 “원청의 적정 기성금 지급 노력 등으로 협력사 임금 인상률이 2022년 6.02%에서 2023년 7.51%로 상승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원청과 협력사 종사자 수가 1년 전보다 약 1만 5000명 증가하는 등 인력난이 일부 완화됐다”라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그간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자리가 아닌, 상생 협약을 완수할 때까지 ‘우공이산’의 자세가 필요하다”라면서 “원·하청의 자율적인 상생 지원을 통해 근로조건 완화 및 경쟁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 왜 중국 공산당은 돌연 총리 기자회견을 취소했을까? [이철의 차이나 핀홀]

    왜 중국 공산당은 돌연 총리 기자회견을 취소했을까? [이철의 차이나 핀홀]

    <13> 中, 총리 회견 취소 미스터리해외매체-중국 지도부 간 유일통로‘개혁개방 전통’ 하루 아침에 폐지해외매체 중심 다양한 가능성 제기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이유 못찾아‘시진핑 3기’ 폐쇄성 상징 사건으로 중국이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큰 파장을 남겼다. 전통적으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회 뒤 가졌던 국무원 총리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한 것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앞으로 수년 간 총리의 기자회견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필자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결정이 갑자기 내려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미 중국대사인 셰펑은 관련 질문을 받고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홍콩 입법위원이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인 웡캄파이도 “그런 일이 있었나”라고 기자들에게 되물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에서 숙의를 거쳐 나온 결론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발표가 나오자 기자들 사이에서 “아!”하고 탄성이 나왔다고 한다. 기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회를 비롯해 중국의 지도자급 인사의 기자 회견은 기자들이 사전에 질문을 제출하고 관련 부처가 이를 조율해 준비된 답변을 읽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약속대련’(미리 약속된 방법으로 대결)이다. 돌발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기에 서구세계의 ‘각본 없는’ 기자회견보다 부담이 적다. 그럼에도 중국 국무원 총리의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이 뉴스는 지난해 말 열렸어야 할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가 아직도 열리지 않았다거나,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 내용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다거나, 중국의 국방예산이 지난해보다 7% 넘게 증가하고 과학기술 예산도 10% 이상 늘어났다는 소식을 압도했다. 일각에서는 이 발표를 두고 ‘다른 뉴스를 덮기 위한 연막’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외신의 분석을 보자면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를 시진핑 권력 강화로 인한 총리의 위상 추락으로 평가했다. 한국 언론들도 대부분 이 관점을 그대로 수용해 전달하는 모양새다. 한 술 더떠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시진핑이 리창을 모욕했다”고 논평했다. 그런데 리창 총리의 권력 약화는 지난해 3월 ‘시진핑 3기’ 공식 출범 당시 ‘당이 정책 결정을 하고 국무원은 집행만 한다’는 원칙이 정해질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이미 중화권 언론에서 리창을 ‘역대 최약체 총리’로 평가하지 않는가. 약화된 총리의 위상을 굳이 ‘약속대련’ 형태의 기자회견까지 취소하면서 더 모양 빠지게 만들 이유는 없어 보인다. 총리의 위상을 더 낮추는 것이 공산당이나 시진핑 국가주석에 무슨 이익이 있다는 말인가. 더구나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줄 리 없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양회의 총리 기자회견은 ‘외국과 중국 지도부 간 거의 유일한 직접 대화 통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 기업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하는 중국 정부가 총리의 기자 회견을 취소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필자는 중국 정부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이 시진핑의 권력 강화나 총리의 위상 격하 같은 피상적 이유는 아닐 것으로 본다.다른 가능성을 살펴보자. 어떤 이들은 중국 정부가 이번 양회에서 현재의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갈 비전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본다. 중국 정부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5% 안팎)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보니 리창 총리가 이에 부담을 느껴 기자회견을 접었다는 추측이다. 쉽게 말해서 리창이 올해 양회 발표에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사실상 자신의 머리로 결정한 사안도 아니고 목표 달성 가능성도 높지 않기에 기자회견을 피했다는 것이다. 주요 경제 정책과 관련 인사를 논의하는 3중전회가 아직도 열리지 못하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가 바탕에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리창은 중국 내 ‘2인자’다. 정책 수행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해서 그럴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중국 정부의 올해 GDP 성장률 목표만 해도 ‘5% 내외’이지만 인플레이션 목표를 ‘3% 내외’로 잡은 것을 보면 이 둘을 합친 경상 성장률(명목 성장률)이 무려 8%에 달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보는 것도 지금의 중국 현실에서 8% 성장이 쉽지 않은 도전 과제여서다. 그래서일까. 리창은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자신의 입으로 정책 발표를 하면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리창이 정부 발표에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는 추정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중국 정부의 누적된 데이터 모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 통계가 문제가 많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전문가와 기관들이 꾸준히 지적해 온 문제다. 인구 통계 불일치와 실업률 통계 비판 등 중국 정부의 데이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많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최근 통계 데이터를 검증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데이터가 오염되거나 왜곡돼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설이 나온다. 그래서 당분간 제대로 된 데이터를 공개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향후 수년간 총리가 기자 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지 않아도 이들 데이터는 결국 이런 저런 일들로 인해 외부로 노출되게 마련이다. 국가 통계를 수정하면 각 지방정부의 데이터도 모두 달라져야 하므로 조만간 누군가에게 지적당해 알려지게 돼 있다. 그래서 이런 추론 역시 신빙성이 크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리창이 시진핑 그룹의 정책 방향과 다른 주장을 펼치다가 충돌을 빚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리창은 시진핑에 ‘충성의 노래’를 불러온 사람이지만, 2022년 상하이 봉쇄 당시 시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등 자신만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가끔씩 독자 행보를 보이려는 리창의 태도에 격노(?)한 시진핑 그룹 쪽에서 마치 벌을 주듯 리창의 기자회견을 금지했다고 볼 수 있다. 총리의 기자회견을 취소할 결정을 할 수 있는 이는 오직 시진핑뿐이다. 하지만 중국 내 정세를 누구보다 잘 아는 리창이 시진핑 그룹의 의사에 반해 자기 주장을 펼치려 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국무원 총리의 기자회견 돌연 취소라는 드라마틱한 사건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는 양회 기간에 연출됐다는 점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다른 가능성은 중국 공산당이 올해 정책 내용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폐막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특파원들의 질문에 모호한 답변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향후 수 년간 총리의 기자회견이 없을 것이라는 선언도 당분간 정책의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현재 미중 관계나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일촉즉발의 상태다. 중국이 대미·양안 전략에 쏟는 자원이 매우 커졌다. 대미·양안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세부사항을 공개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여러 프로젝트 내용은 이미 이번 양회 직전 각 지방에서 치러진 지방 양회에서 대부분 노출됐기에 이 가설도 설득력이 떨어진다.필자가 생각하는 마지막 추측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 내 권력 투쟁이다. 중국 정부의 거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행정부 격인 국무원과 그 수장인 총리다. 과거보다 위상과 역할이 축소됐다고는 해도 총리의 권한과 이권은 여전히 크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리창과 차이치(서열 5위) 중앙판공실 주임 간 권력 투쟁에 대한 소문은 끊이지 않고 나왔다. 이른바 ‘넘버2’ 자리를 둘러싼 암투다. 1997년 한국 영화 ‘넘버3’에서 조직의 2인자 자리를 두고 서태주(한석규 분)와 박재철(박상면)이 갈등한 것처럼 말이다. 시 주석을 포함한 7인의 상무위원회 직무 가운데 총리는 직접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자리다. 차이치가 맡고 있는 중앙판공실 주임은 시진핑의 비서실장이다. “몸과 마음뿐 아니라 영혼까지 시 주석에 충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차이치의 시각에서 리창은 ‘한 번쯤 제압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가정해 보면 굳이 총리 기자 회견을 없애고 수년 내에는 하지 않는다고 밝힘으로써 당내에 ‘당신들이 줄을 서야 할 곳은 총리 집무실이 아니라 중앙판공실’이라고 신호를 보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내부 권력 갈등을 이런 식으로 외부에 알리는 것이 과연 시진핑 3기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이 또한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결국 필자는 이번 양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총리의 기자 회견을 중단한 배경이나 이유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러한 불투명성과 예측불가능성은 14억 중국 인민들과 중국을 바라보는 외국 기업에 결코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만의 운동장에서 그들만의 논리로 돌아가는’ 중국이라면 결코 세계 무대에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다. 결국 이번 양회는 중국의 미래가 밝지 않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얼쑤~ K말맛 더한 셰익스피어… 더 강렬하고 광기 어린 리어왕

    얼쑤~ K말맛 더한 셰익스피어… 더 강렬하고 광기 어린 리어왕

    “모두 더 깊게 감정을 끌어올리고 자신의 소리를 한껏 우려내 봅시다.” 창극 ‘리어’의 연출·안무를 맡은 정영두 연출가의 신호로 배우들이 각자 목과 몸을 풀던 연습실 공기가 바뀌었다. 1막을 알리는 배우들의 판소리 합창 코러스가 울리는 순간 리어왕을 맡은 소리꾼 김준수(33)가 지팡이를 짚은 채 세 딸에게 충성과 사랑의 맹세를 요구한다. 아비와 자식 간 비극이 잉태되는 순간이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의 국립창극단 연습실. 정 연출가는 배우들의 연기와 소리가 만족스러울 때마다 ‘옳지~ 얼쑤’ 추임새를 넣었다. 2022년 3월 초연 이후 오는 29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를 채울 ‘리어’의 연습실 열기는 뜨거웠다. 젊은 관객들의 창극 팬덤을 일으킨 화제작이 2년 만에 올 시즌 레퍼토리로 재공연된 건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쏟아진 덕이다. 일찌감치 전 회차 매진 기록을 세운 ‘리어’는 올 하반기 첫 해외 공연으로 창극의 글로벌 진출을 타진한다. 연출 정영두, 극본 배삼식, 작창 한승석, 작곡 정재일, 무대미술가 이태섭 등 쟁쟁한 창작자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리어가의 몰락은 ‘세대 갈등’처럼 비치지만 본질은 욕망과 위선으로 점철된 골육상쟁의 권력 다툼이다. 두 딸에게 배신당한 리어와 두 눈을 잃고서야 진실을 깨닫는 글로스터 백작 등 구시대 권력의 추락이 드러내는 건 인간의 어리석음과 광기, 권력의 비정함이다.셰익스피어의 비극은 극작가 배삼식을 통해 세상 이치를 물로 통찰한 노자의 철학으로 재창조됐다. 거대한 비극이 20t의 물이 채워진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유다. 인물들은 각자의 욕망을 좇아 부유하고, 넘어지고, 허우적거린다. 정 연출가는 초연과 달라진 점을 “대본과 노랫말을 수정하고 극적 짜임새를 더해 더 강렬한 무대와 음악을 기획했다”며 “물이라는 오브제와 대비된 강렬한 색감의 배경 등 시각적 표현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말맛’도 생동감 넘치고 힙하다. ‘색즉시공 공즉시생 공수래공수거라’, ‘호랭이가 덥썩 물어갈 년! 오살에 급살, 험사, 악사할 년’ 등 배우들이 랩을 하듯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소리에 흥이 차오른다. 국내 연극 ‘리어왕’(2021)에서 최고령 배우 이순재가 연기한 80대의 리어를 창극에서는 30대 김준수가 그려 낸다. 서른둘의 유태평양이 늙고 추레한 글로스터로 김준수와 호흡을 맞춘다. 김준수는 2년이 흐른 만큼 더 농익은 연기와 깊은 소리를 보여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초연 때 리어왕이 나도 모르게 잔뜩 힘이 들어간 캐릭터였다면 이제 여유를 갖고 그를 다시 마주 본다”며 “젊은 소리꾼들이 합심해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연출가는 오는 10월 영국 초연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리 소리에 얹힌 창극 장르와 물이라는 장치를 통한 셰익스피어 고전을 재창조한 독특한 해석에 해외 공연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 관객들이 비극적 서사와 어우러진 한국적 소리에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이기흥 “문체부와 미래지향적 관계로”

    이기흥 “문체부와 미래지향적 관계로”

    체육 정책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이기흥(69) 대한체육회 회장이 대정부 건의서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답변을 받은 뒤 한 발 물러섰다. 그는 그러나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등 이견이 뚜렷한 논점에 대해서는 “한덕수 총리의 검토 내용을 기다리겠다”며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 회장은 1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체육계 주요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에 전달했던 대정부 건의서에 대해 문체부로부터 답변을 받은 만큼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체부가 전달한 문서에는 학교 체육의 정상화,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여론 수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체부와 체육회 갈등의 도화선은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였다. 지난해 12월 문체부가 국무총리 산하 민관 합동 기구인 해당 위원회를 발족했는데 당연직 위원인 이 회장은 체육회가 추천한 인사가 원천 배제됐다고 반발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이 회장은 이날도 “광범위한 분야를 관리하는 문체부는 체육 전문성과 이해도가 부족하다”며 체육회가 주도하는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의 필요성을 연신 강조했다. 하지만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은 이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체육 분야별 학회장들과 ‘제1차 스포츠 진흥 기본계획’을 논의하며 위원회 업무를 이어 갔다. 이 회장은 위원회 참여 여부를 묻자 “지난달 총리님이 방안을 찾아보자고 했다.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내년 1월 두 번째 임기를 마치는 이 회장은 3연임에 대해 “임기가 1년 남아 지금 의사를 밝히면 리더십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 美 대선을 기회로… 한국, 위상·역할 보여줘 동맹관계 지렛대 삼아야[美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2.0]

    美 대선을 기회로… 한국, 위상·역할 보여줘 동맹관계 지렛대 삼아야[美대선 ‘바이든 vs 트럼프’ 2.0]

    바이든 재선하면한미, 외교·안보·경제 안정성 유지동맹국에 더 많은 역할 요구 부담상원 다수당 뺏기면 ‘조기 레임덕’트럼프 재집권하면불필요한 대외 갈등 개입 최소화주한미군·방위비 분담금 등 압박외교 일선 촘촘한 협상력 갖춰야누가 되든 기회로한국, 국가 이익 목표 분명히 설정한미동맹 속 국제 관계도 재정비‘글로벌 사우스’까지 외교 넓혀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우리가 이미 한 차례씩 풀어 본 문제들이다. 그러나 미국 차기 정부가 내놓을 문제는 더 복잡하고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빠르게 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2기 행정부라는 동력을 토대로 명확하고 강하게 자신들의 구상을 끌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각의 기회와 위기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한미동맹과 국제 관계의 틀을 다시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진다.●바이든도 ‘미국 우선’ 대외정책 바이든 대통령 재선이 주는 가장 큰 기회 요인은 안정성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양국은 정상회담을 비롯한 여러 외교·안보·경제 고위급 교류를 강화했고 한미일 3각 구도의 안보 협력 체계까지 마련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에 대비해 대미 투자도 크게 늘렸다. 한국은 미국이 지향하는 가치 중심의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의 핵심 국가로 자리잡았고, 우리 역시 인태 전략을 기반으로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다만 동맹을 중시하는 만큼 동맹국에 더 많은 역할을 기대할 것이란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18일 “바이든 대통령은 체계적으로 정책을 만들어 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 뿐이지 치밀하게 미국의 이익을 챙기는 건 마찬가지고 대응하기에도 만만치 않다”며 “한국에 통상 이익이나 한미동맹을 통한 대북 공조 등을 대가로 계속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를 두고 “바이든은 정밀 폭격, 트럼프는 융단 폭격”이라는 비유가 있듯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우선’ 대외정책 역시 쉽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민 교수는 “통상 분야에서 ‘스몰야드 하이펜스’ 전략을 고수하며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한국 같은 동맹들에 재투자를 더 요구할 수 있고, 중국과 경쟁하는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과 관련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인 한국에 인태 전략을 더 강화하자며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에 한국이 어떤 외교적 수사를 펴는지를 두고도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한반도를 뛰어넘는 외교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내세울 수 있는지 고민을 지속해야 하니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안정성이 곧 조기 레임덕과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었는데도 4년 동안 공화당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시민들을 자극하는 정책을 끌고 가는 스타일이 남다르다”면서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고 고령이라 상대적으로 레임덕이 더 빨리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드노믹스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계속 이어 가려 할 텐데 이번 대선과 함께 치르는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에 상원 다수 의석을 넘겨주게 되면 예산 지원도 잘 안 되고 정책 집행이 제대로 안 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불법 이민자 갈등 우려 불확실성이 크고 동맹이나 주변국들을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스타일은 그의 이름 뒤에 ‘리스크’, ‘포비아’, ‘트라우마’라는 단어가 따라붙을 만큼 국제사회를 긴장하게 만든다. 동맹국에도 언제든 청구서를 들이밀며 압박할 수 있고 여러 국가가 얽혀 있는 이해관계도 단번에 끊어 내기 때문이다. 한국은 당장 주한미군 주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IRA 폐기 등 예상할 수 있는 과제부터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이민법 강화 등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가시적인 성과는 많이 없었다고 보지만 이미 바이든 정부와 4년간 발을 맞춘 한국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청구서를 내밀며 압력을 줄 테니 트럼프 1기 집권 때보다 우리의 포지셔닝이 더 안 좋아졌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꾸준히 우리가 ‘협상가’로서의 여러 이점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보여 주는 것부터 외교 일선의 촘촘한 협상력까지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디에서 어떤 카드를 쓸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 과연 안보와 경제를 서로 거래하며 해결할 수 있는지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이 감내해야 할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반면 트럼프 2기가 대외정책 측면에선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김성해 대구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국 내에서 불법 이민자 문제나 인종 차별 등의 내부 갈등은 더 커지겠지만 대외정책의 관점에서 봤을 때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전통적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을 이끌었던 기득권 주류세력과 거리가 멀고 실용주의를 지향하고 있어 기득권층이 움직이던 군산복합체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문제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경제적 이익이 별로 안 되는 대외 갈등에 가능한 한 개입을 줄이고 전선을 늘리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명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한미 관계를 너무 양자에 국한해서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는데 결국 우리가 미국의 전략에 부합하는 동맹의 역할을 충분히 잘할 수 있고 누구보다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면 되는 것”이라며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더라도 인태 지역에 방점을 두는 것은 마찬가지일 거라 한국이 그에 부합하는 전략을 수립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을 빨리 인식시키면 된다”고 했다. ●국회에 국가이익위원회 설치해야 미국 대선을 계기로 한미 양국 관계가 서로에게 얼마나 ‘윈윈’이 될 수 있는지를 보다 정교하게 모색해야 하며 이후에도 서로를 지렛대 삼아 동맹관계를 더욱 다져야 하는 과제는 공통으로 주어진다. 민 교수는 “산업계의 경우 바이든·트럼프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게 우리에게 유리한지가 업종별, 분야별로 다르다”며 “매우 세부적으로 미국의 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하고 거래할 수 있는 것인지를 분명하게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정세의 판도를 움직이는 미국 대선을 한미동맹은 물론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재정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주로 강대국 시각에서 바라봤던 한국 외교의 시각을 이제 ‘글로벌 사우스’처럼 새롭게 부상하는 국가들로 더욱 넓힐 필요가 있다”며 “동맹인 미국에 편승하는 게 우리의 생존을 담보하는 것 같지만 이제는 많은 것이 달라진 만큼 미국과 안보 협력은 강화하되 그 안에서 우리의 자율성과 입지를 얼마나 다지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신종호 한양대 교수는 “미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국가 이익에 관한 대외 전략과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수단만 달라진다”며 “우리는 목표 자체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지 않게 국회에 국가이익위원회(가칭) 등을 설치해 국가 이익에 대한 일관된 전략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여의도 봄꽃 축제,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열린다

    여의도 봄꽃 축제, 3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열린다

    서울 영등포구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여의서로(서강대교 남단 ~ 여의2교 입구, 1.7㎞) 및 여의서로 하부 한강공원 국회 축구장에서 봄의 대표 축제인 ‘여의도 봄꽃축제’를 전면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제18회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봄꽃 소풍(Picnic under the Cherry Blossom)을 주제로, 행사장 전체를 캠크닉(캠핑+피크닉) 컨셉의 피크닉 존으로 꾸며 도심 속에서 여유롭게 봄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영등포 지역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영등포 아트큐브’를 처음 선보인다. 아트큐브에서는 100만 원 이하의 소규모 작품들을 소개하고 판매를 연계한다. 현대미술의 블루칩으로 불리는 김우진 작가의 조각품 ‘개(Dog)’를 중심으로 문래동 및 지역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서울시 최초로 시각 장애인들에게 축제 해설을 제공하는 ‘마음으로 걷는 봄꽃 산책’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영상 해설사가 동행해 청각과 촉각으로 함께 봄을 느끼며, 한강 요트 체험을 더해 색다른 경험을 선물한다. 오는 29일부터 4월 2일까지 1일 1회 운영하며, 올해 시범 운영한 뒤 보완을 거쳐 내년 정규 프로그램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1800여 그루의 벚꽃나무가 장관을 이룰 이번 축제에는 다채로운 볼거리들과 먹거리, 즐길 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축제의 첫날 500여명의 주민들과 함께하는 ‘꽃길 걷기’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매일 오후 다채로운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봄꽃 스테이지’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된 ‘푸드 피크닉존’ ▲벚꽃길에 생동감을 더해주는 ‘거리 공연’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쉼터’ ▲서울 마리나 리조트와 함께하는 ‘요트 투어’ ▲벚꽃과 함께 사진찍기 좋은 ‘포토존’ 등이 마련돼 있다. 아울러 구는 여의도 봄꽃축제를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음식점, 호텔 등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영등포 봄꽃 세일 페스타’를 운영한다. 오는 25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하며, 자세한 할인 내용과 사용 장소는 ‘영등포 세일 페스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구는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오는 28일 정오부터 4월 4일 오후 10시까지 국회 뒤편 여의서로(1.7㎞), 서강대교 남단 공영주차장 ~ 여의 하류IC 구간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할 계획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올해는 봄꽃 소풍을 주제로 바쁜 생활 속 여유롭게 봄을 줄기실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들과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며 “봄꽃 축제에서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따뜻한 바람을 느끼며 완연한 봄을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예술도, 낭만도, 커피향도 흐른다… 책덕의 성지니까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은 불과 20년 전까지 연초제조창이었다. 해마다 약 100억 개비의 담배를 만들었다. 현재는 청주 문화예술의 심장으로 변신했다.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의 제일 높은 층을 차지한다. 구조는 전형적인 도서관과 거리가 있다. 백화점 고층의 서점 같기도 하다. 정숙을 강조하는 도서관도 아니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긴장과 경계를 허문다. 물론 더는 담뱃잎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당연히 금연 공간이다. 단 커피 등 음료 반입은 제한하지 않는다. 서가에서 책 한 권을 꺼내서는 ‘몰링’(쇼핑몰에서 시간 보내기)하듯 돌아다니다 자리를 잡는다. 봄날의 청주는 커피와 담배 대신 책과 커피지 하며.●소리 내 읽는 도서관 영국 런던에 테이트모던이 있다면 청주는 문화제조창이다. 역사가 뒤질 뿐 시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중추인 본관과 수장고형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시민예술놀이터 동부창고 등은 한나절 내내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다채롭다. 오늘 소개할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 본관 5층 전체를 아우른다. 공연장, 키즈 카페 등이 공존하는데, 구석구석 책의 띠가 선처럼 번진다. 대출은 불가하지만 원하는 신작 도서가 항상 비치돼 있다. 또한 도서관 책을 들고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당당히 입장할 때는 내 집 서재인 양하다(그래도 책은 조심히 아껴 봐 주시길).본관의 강렬한 첫인상은 아트리움이다. 천창에서 1층까지 내리는 봄빛이 깊고 눈부시다. 1층만 얼핏 봐서는 음식점, 카페, 뮤지엄숍이 입점한 쇼핑몰 같다. 칠이 벗겨진 벽과 기둥은 옛 연초제조창의 흔적으로, 자연스레 레트로 감성을 연출한다. 공기는 2층부터 달라진다. 청주시청의 제2임시청사, 한국공예관 전시실, 공예스튜디오 등이 층층이다. 문화와 예술이 점점 목소리를 높인다. 그 끝에서 5층 청주열린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텐트 두 채와 캠핑 소품으로 꾸민 캠핑존 ‘책멍’이 기다린다. 이미 만원이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딸이 마주 앉아 색칠 공부 중이고, 건너편에는 어린 자매가 나란히 책을 읽는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는 책 속 글자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맹렬하다. 이번 달 책멍의 주제는 ‘그럴 때도 있지’다. 실수에 관대한, 이해받을 수 있는 주제라 좋다. 주제 큐레이션 도서 중 ‘지각’(허정윤 글·이명애 그림·위즈덤하우스)은 제목만으로 공감 백배다. 도서관 이용 안내문도 눈길을 끈다. 열린도서관의 개념을 가볍게 정의한다. 소리가 있는 도서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란다.●음악 속으로 쏙! 책 속으로 폭! 보통 도서관 중앙 서가가 있을 법한 위치에는 직선의 긴 서가가 있다. 박물관처럼 은은한 조명이 내리고 통로 가운데는 전시대가 놓여 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과 도서관이 협력해 지역 공예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달 주제는 ‘영광의 꽃 어사화’다. 전시 주제와 연계한 책 큐레이션은 그림 에세이 ‘꽃 그리고 초록’(김소라·EJONG) 등이다. 역시 봄은 꽃이지, 하며 한 권 한 권을 살핀다. 서가의 중심은 안내데스크 앞이다. 동선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긴 독서 테이블이 뿌리내렸다. 서가 사이사이 홈을 파듯 열람석을 만든 것도 재미난다. 몇몇 좌석은 CD플레이어를 갖췄다. ‘이곳은 열린도서관이라 얼마간 시끄러울 수 있어, 그러니 이 자리는 어때?’ 하고, 도서관이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열람석이다.서가 사이로 쏙 들어가 음악에 폭 안긴다. 한 권의 책처럼 앉아 CD플레이어를 재생한다. 살짝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린다. 영화 ‘라붐’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 헤드셋을 씌워 주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 나만 홀로 멈춰 선다. 오늘의 선곡은 ‘그래스’(Grass)라는 단어에 끌려 택한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I think we should take it slow.’ 삶은 너무 빠르니 천천히 살아 보자는 가사가 귓가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핑크 마티니는 느린 삶을 지향하는 매거진 ‘킨포크’의 고향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결성된 12인조 재즈 밴드다. 그들의 노래는 음표로 쓴 시집을 읽는 듯하다. 왠지 도서관과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다음은 이어지는 부분이다. ‘rest our heads upon the grass and listen to it grow’(잔디에 머리를 기대고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뜻). 박웅현 작가는 ‘책은 도끼다’에서 이 곡의 이 노랫말에 귀 기울여 보라고 했다.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간이라니. 3월이 우리에게 음악을 빌려 권하는 독서법이다. 그 여유는 짧게 타는 담배보다는 길게 남는 책에 가깝다. 일과 생활도 그리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헤드셋은 안내데스크에서 대여한다. CD장은 서가 가장 안쪽에 있어 공연이 있는 날엔 접수대에 가려지는데, 가장자리 틈새로 진입하거나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라붐’ 다음은 ‘러브레터’ 흥미로운 게시판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안내데스크 옆 완독을 목표로 하는 ‘나의독서기록’이다. 영화 ‘러브레터’에도 등장하는 옛날 독서카드를 활용했다. 독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서관을 방문할 때마다 읽은 쪽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확인 도장은 직접 찍는다. ‘기죽지마그럴수있음’, ‘이걸해냄’, ‘찢었다!’ 같은 재미난 응원과 위로의 문구를 새겼다. 또 카드 뒷면에는 마음에 드는 책 속 문장을 적을 수 있는 칸을 마련했다. 도서관에서 내키는 분량만큼만 읽는 걸 좋아해 전국 도서관에 읽다 만 책이 넘치는 나 같은 이에게는 제법 흥미로운 도전이다. 웹존(웹툰과 웹소설)과 초등학습만화 서가도 존재한다. 각각 키즈카페의 좌우 복도에 자리잡았다. 5층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적합하다. 그에 앞서서는 카페 분위기의 너른 휴게실이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주말에는 보드게임을 무료로 대여해 즐길 수도 있다. 물론 5층에는 아직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 공간들이 더 있다. 카페나 서점 등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독서와 책이라는 행위는 구석구석에 번져 있다. 도서관은 잠시 머물며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기에 카페보다 좋은 곳인데, 청주열린도서관의 이 같은 특징은 그 장점을 극대화한다. 문화제조창 이곳저곳을 관람하다 여행의 쉼터로 머물기에 최적이다. ●크루아상· 맥주·욕조가 있는 봄날 그래도 도서관은 독서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되는 이를 위해서는 추천 도서 목록 책장이 있다. 2020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청주열린도서관 큐레이션과 사서들이 추천한 책 목록을 스크랩해 비치한다. 청주열린도서관 사람들은 봄날에 어떤 책을 권하고 읽었을까? 매해 3월의 추천 목록을 차례로 넘겨 본다. 그중 지난해 3월 이주리 사서가 추천한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필리프 들레름)을 고른다. 단순히 크루아상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으로! 이 사서는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을 담은 책”이라 소개했다. 이미 제목부터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냄새가 바스락댄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 ‘일요일 저녁에서’라는 글에 꽂힌다. 마침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날이 일요일 오후라서. 작가는 일요일 저녁 ‘푸르스름한 거품이 바글대는 욕조에서 뽀얗게 낀 수증기와 보드라운 솜 같은 사소한 것들 사이로 둥실 몸을 내맡기’는 목욕의 기쁨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다음 글은 ‘첫 맥주 한 모금.’ 맥주의 첫 모금만이 줄 수 있는 찌릿한 행복을 누군들 거부할까. 하지만 작가는 ‘동시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최고의 기쁨을 벌써 맛보아 버렸다는 것’이라고 쓰며, 그 상실감을 얄밉게 애통해한다. 욕조의 나른한 휴식과 시원한 맥주의 전율이 있는 일요일. 핑크 마티니의 노랫말이 맞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특히 일요일 오후의 시간은 ‘마시면 마실수록 기쁨은 점점 더 줄어’드는 맥주와 닮았다. ‘우리는 첫 모금을 잊기 위해 계속 마신다’라는 들레름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라면 내가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오늘은 일요일 오후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오늘은 금요일이라는 사실. 작은 위안이 되려나?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봄날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플라타너스 터널을 지나면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를 듣고 있으면 청주는 이 곡과 어울리는 여행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가로의 드라마 같은 플라타너스 고목들, 번화한 중앙로 한가운데 버티고 선 국보 당간지주, 옛 도지사 관사로 쓰던 언덕 위 충북문화관으로 가는 정겨운 오솔길,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휘게문고 같은 책 공간, 대통령의 옛 별장 청남대 등 굳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 도시는 온전히 발산하지 않았을 뿐 아름다운 여행지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어느 쪽을 좋아하는 여행자든 만족할 만하다.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은 현시점에서 제일 반짝이는 장소다. 청주열린도서관 외에 한국공예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꼭 들러 보라 말하는 이유다. 도서관 아래 4층 한국공예관엔 예스튜디오, 아카이브실, 윈도우갤러리 등이 모여 있다. 중앙홀에는 2023년 출품작인 ‘우리 서로 다리가 되어’를 전시 중인데, 17인이 6개월 동안 작업한 대형 옻칠 의자가 공간을 장식한다. 3층은 6개의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상설전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 전시로, 지난 20여년간 비엔날레를 빛낸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연초제조창에서 문화제조창으로’는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과 우리나라 담배의 변천사가 관심을 끈다.●비밀스러운 미술관, 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 본관 남쪽에 이웃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청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하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다. 비밀스러운 공간의 문을 여는 설렘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뒷걸음질치다 ‘툭’ 하고 고가의 미술품을 훼손하는 염려부터 할 까닭은 없다. 전시 방식은 다르지만 관람법은 여느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개방 수장고는 1층과 3층에 위치한다. 1층은 조각, 3층은 회화가 주다. 1층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는 여러 개의 철제 선반이 관람 동선을 형성한다. 가장자리는 주로 대형 작품들이다. 현재는 기획전 형식으로 전뢰진 작가의 조각 10점과 드로잉 7점을 전면에 배치했다. 평소 미술관 전시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3층 개방 수장고는 ‘디지털 스토리 : 이야기가 필요해’라는 제목으로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집중 전시 중이다. 3층 안쪽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이 있다. 유화작품보전처리실과 유기분석실, 무기분석실 등을 평일 오후 1~3시(화~금요일)에 하루 한 차례 개방한다. 2층 보이는 수장고는 꼭 들러야 한다. 대형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장고 안의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명작전을 전시한다.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안 미로의 일곱 작품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두고 소파에 앉아서 감상한다. 웬 호사인가 싶다.●책 덕후들의 성지, 또 하나의 도서관 청주에는 책 ‘덕후’들이 주목하는 사설 ‘도서관’이 하나 더 있다. 건축과 책 그리고 커피가 어우러진 인문 아카이브 양림(養林)&카페 후마니타스다. 출입구는 북쪽에서 지하층으로 난 통로다. 콘크리트 벽 사이로 걷는데 바로 앞에 3층 한옥이 웅장하다. 통로 벽에 전시한 잡상은 김창대 제와장(국가무형문화재)의 솜씨다.인문 아카이브 양림&카페 후마니타스는 한 장소에 있지만 그 이름처럼 크게 두 곳으로 나뉘며 서로 넘나든다. 두 공간의 갈림길 뜨락정원(sunken garden)에는 우리 전통 한옥의 귓기둥(모서리에 있는 기둥) 목구조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우뚝 서 있다. 곁에는 독서토론이나 소모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위치한다. 폴딩 도어를 열면 봄바람이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인문 아카이브 양림은 뜨락정원 오른쪽에 있다. 밖에서 볼 때 3층 한옥의 지하 1층에 해당한다. 목가구와 노출 콘크리트 벽이 조화로운 북카페다. 반면 2층과 3층은 전형적인 도서관의 서가다. 이무희 성익건설 대표의 소장 도서와 기증자료 3만여권으로 꾸민 서가는, 십진분류법에 따라 청구기호를 붙여 구분했다. 그 가운데 문화재 관련 분류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문화재 보수 건설회사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서가 사이 테이블이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때 남쪽으로는 주봉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지하 1층 카페 후마니타스는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저수지를 마주한다. 여름에는 연꽃이 코앞에서 아른댄다. 공립도서관에 비하면 책 권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도서관 대신 인문 아카이브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여행수첩] ●청주열린도서관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연중무휴, 설, 추석 당일 휴관 www.cj-openlibrary.co.kr, (043)241-0651.
  • 미중 갈등에 나란히 주가 급등…‘이 종목’ 봄날 오나

    미중 갈등에 나란히 주가 급등…‘이 종목’ 봄날 오나

    조선·해운산업이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무역전쟁의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14일 개장한 주식시장에서 장 초반 조선업종이 나란히 상승세를 보였다. 오전 10시 30분을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이 11.31% 오른 8860원, 한화오션이 7.62%오른 2만 6100원, HD현대중공업이 8.55%오른 12만 600원, HD한국조선해양이 6.64% 오른 12만 400원, STX중공업이 5.77%오른 1만 630원, 현대미포조선이 5.43% 오른 6만 6000원에 거래되는 등 업계 전체의 주가가 올랐다. 특정 회사만 오른 게 아니라 조선업 종목들이 동반 상승 중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대기업 종목들이 회사를 막론하고 오른 것도 이례적이다. 최근 미국 5개 노조가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핵심 해양, 물류, 조선 분야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행동과 정책, 관행을 조사해달라고 청원한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조선업이 수혜를 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노조의 청원 소식을 보도하며 핵심 주장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지적하는 동시에 중국산 선박에 대한 요금 부과, 조선업 지원기금 조성 등을 포함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라고 소개했다. FT는 이에 대해 “한 산업 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군사력 증대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해운산업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조선업은 지난 50년간 미국과 중국이 극과 극을 보인 산업 중 하나다. 1975년 미국 조선업은 연간 70척 이상의 상선을 생산하며 세계 생산능력 1위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전 세계 상선의 1% 미만을 생산해 세계 19위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최근 20년간 연간 미국 생산량의 3배 이상을 만들어냈다. 특히 미국이 지난해 10척을 만드는 데 그쳤던 원양 선박을 중국은 1000척 이상 건조해냈다. 중국 정부가 조선업을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한 영향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선박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전 세계 선박 발주량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조선업이 호황을 맞는 국면에서 미중 갈등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그 영향이 국내 조선업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USTR은 청원을 접수하면 그 내용을 검토해 45일 내로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FT는 청원 수용시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해야 하지만 이를 신속히 수용하지 않는다면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노동계 지지를 잃을 수도 있고 중국에 약해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 ‘스드메’ 가격표시제 도입… 깜깜이 웨딩 관행 없앤다

    ‘스드메’ 가격표시제 도입… 깜깜이 웨딩 관행 없앤다

    미술관·박물관도 예식장으로 개방네일 등 청년 창업 간이과세 전환웹 콘텐츠 창작자 표준계약서 보급 오는 31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송모(31)씨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에 450만원이란 거금을 들이고도 심기가 불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양가 부모님 도움을 받아 예산을 마련했지만 막상 스드메 업체에 방문해 보면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홈페이지 등에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방문·상담해야 가격을 알려 주는 관행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송씨는 “생각지도 못한 추가 요금이 붙는 경우도 많다”며 “스튜디오에서 수천 장을 촬영한 후 수정을 맡길 수 있는 사진은 20장 내외고, 기본 장수를 넘어가면 한 장당 3만원이 붙는데 업체는 추가 요금을 내고 수정본을 더 신청하라고 눈치를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생에 한 번뿐인 경사를 준비하면서 기분 나쁜 내색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국내 웨딩시장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예비 신혼부부들을 울리는 ‘깜깜이 웨딩’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결혼과 관련된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가격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청년 친화 서비스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2020년 한국소비자원 조사를 보면 홈페이지에 상품별 세부 가격을 표시한 예식장은 전체의 8.0%에 불과했다. 결혼 관련 업체들이 과도한 추가 요금을 요구해도 소비자들은 다른 업체와의 합리적인 가격 비교가 어려워 피해가 빈번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결혼 관련 상품·서비스를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누리집 ‘참가격’에 공개하는 ‘가격표시제’를 도입해 소비자 피해를 막기로 했다. 결혼준비대행업체(웨딩플래너)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면책조항이나 과도한 위약금 등을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표준약관 마련도 추진한다. 결혼식 자금 부담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현재 한옥과 공원 등 120여개의 공공시설이 예식장 용도로 개방돼 있지만 청년세대의 선호도와 편의를 고려한 공공예식장을 더 늘리겠다는 취지다. 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 국립민속박물관(서울 종로), 국립중앙도서관(서울 서초), 국립현대미술관(경기 과천), 관세인재개발원(충남 천안), 중앙교육연수원(대구 동구) 등 6곳이 활용된다. 올 3분기부터 피부미용과 네일 등 뷰티 분야 청년 창업자는 지역과 매출에 상관없이 간이과세를 적용받는다. 간이과세는 연 매출액 1억 400만원 미만 사업자에 대해 과세 절차를 간소화하고 낮은 세율(1.5~4.0%)을 적용하는 제도다. 현재 서울과 광역시의 경우 매장 규모가 40㎡(약 12평)를 넘는 뷰티 업체는 간이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뷰티 업계에 청년 창업자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규제를 풀기로 한 것이다. 유튜버 등 청년층 선호가 높은 미디어 관련 업종(크리에이터)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미디어 업계에서 영상 제작자 등에게 대금을 미지급하거나 대가 산정 기준을 부당하게 잡는 유형의 불공정 계약이 만연하다는 점을 고려해 크리에이터의 외주 계약과 관련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기로 했다. 계약서에는 업무 내용과 근로시간, 보상 산정 기준에 대한 내용이 남긴다. 웹 콘텐츠 창작자의 권익 보호와 처우 개선도 추진된다. 웹툰과 웹소설 작가들이 저작권 침해와 불공정 계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상담을 확대하고 웹소설 분야의 표준계약서를 오는 6월까지 보급한다. 반복해서 대여, 구매하는 웹 콘텐츠 특성을 감안해 웹툰과 웹소설에는 도서정가제 적용을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플랫폼에서 창작자에게 할인 비용을 전가할 우려가 있어 창작자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악성댓글에 노출되는 경우가 빈번한 웹 콘텐츠 창작자를 위해 현재 연 12회까지 지원하는 예술인심리상담 지원도 강화한다. 전국에 40곳이 있는 예술인심리상담센터를 47곳으로 늘리고 정신건강 진단과 관리를 위한 심리상담 사례집도 발간한다.
  • 중구의 풍부한 역사문화자원, ‘학교 밖 교육’ 고등 커리큘럼 된다

    중구의 풍부한 역사문화자원, ‘학교 밖 교육’ 고등 커리큘럼 된다

    서울 중구의 풍성한 역사문화자원이 고등학생들의 학교 밖 교육 교과과정이 된다. 중구는 지난 2월 동국대학교, 성동고등학교와 업무 협약을 맺고 오는 3월부터 12월까지 ‘글로컬 시대의 지역문화 이해’ 교과목을 학교 밖 교육과정으로 공동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교육 대상은 성동고등학교 1·2학년이다. 학교 밖 교육 운영 주체로 지자체가 선정된 것은 중구가 서울에서 최초다. 중구 관계자는 “중구는 600년 역사를 가진 서울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역사문화 콘텐츠가 풍부하고 남산,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도 많다”며 “생생한 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양도성, 숭례문, 동대문, 남산골한옥마을, 광희문을 탐방하면서 전‧근대 역사문화를 생생하게 익힐 수 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구세군 중앙회관, 덕수궁 석조전, 정동교회 등 근대 역사 문물이 교과서처럼 펼쳐진다.또 현대 건축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세한빌딩, 경동교회, 장충체육관, 국립극장을 둘러보면 된다. 남산, 서울N타워, 한양도성, 청계천, 장충단공원, 서소문역사공원도 지역의 경관과 무형 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장소다. 이 밖에도 서울시립미술관, 국립극장, 정동극장,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을 따라 걷다 보면 수준 높은 전시회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가 펼쳐진다. 학교 밖 교육은 학교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과목을 일정한 요건을 갖춘 지역사회 기관을 통해 이수토록 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성동고가 제안한 ‘글로컬 시대의 지역문화 이해’를 이수학점이 인정되는 교과목으로 지난해 말 정식 승인했다. 수강생들은 동국대 대학원생과 현장을 탐방한 뒤 외국인을 대상으로 지역의 문화를 홍보하는 자료도 직접 만들 예정이다. 강의와 홍보 자료 제작은 을지로에 위치한 ‘을지유니크팩토리’에서 진행된다. 권영기 성동고 교장은 “중구가 학교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 교육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협력하면서 학교 밖 교육 교과과정을 만들수 있었다”며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며 “중구 곳곳에 자리한 역사문화자원이 곧 성동고 학생들의 생생한 교육 현장이 될 수 있도록 중구는 동국대와 힘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