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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GO / 시민단체 “과거 분식회계 사면 불가”

    증권 집단소송제 입법과정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분식회계 사면론’ 또는 ‘시행유예론’에 대해 경실련,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불가’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제도 도입에는 찬성하지만 과거의 분식회계 행위는 눈감아 주거나 시행을 1∼2년간 유예하자는 정치권의 주장은 기존 분식회계 관행을 합법화해 주는 결과를 초래,국제금융시장에 우리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 정부의 시장개혁 의지를 반감시킴으로써 투자유치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덧붙인다. ●누가 돌을 던질 것인가 SK글로벌의 대규모 분식회계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과거 분식회계 부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전경련은 유예기간을 최소한 4∼5년은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0개 기업중 5∼7개 정도가 분식을 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일반화돼 있으며,이는 길게는 수십년전 발생한 부실이 대물림된 것”이라면서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하면 극히 일부 우량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이 소송에 휘말려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될 형편”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양보는 없다 참여연대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정부법안은 지나친 소송비용 부과와 자격요건으로 인해 정당한 소송제기마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제한돼 있다.”면서 “정치권은 한술 더 떠 분식회계 시행유예 등 제약요건을 추가해 제도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 관계자도 “제도도입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한나라당의 수정안 등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면서 “6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정치권의 이같은 수정안 제시는 생색만 내면서 실제로는 시행하지 말자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재계의 ‘사면론’에는 노림수가 배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사면론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다음 단계로 집단소송제의 적용을 1∼2년 연기,사실상 집단소송제를 유명무실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물론 집단소송 제기요건을더욱 까다롭게 만들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기업의 경영진은 마땅히 과거의 권리와 의무를 함께 승계하는 것”이며 “재계가 사면론을 주장하는 본질은 금육감독원이나 검찰이 조사권을 발동하지 말라는 압박”이라고 일축했다. 노주석기자 joo@
  • 메디컬 라운지

    남성불임 ‘유전자 이상' 첫 확인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이수만·김현주 교수팀은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불임환자 95명과 정상인 남자 200명의 유전적 차이를 염기서열 비교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불임 남성의 24.2%에서 정상인과 다른 염색체 및 Y염색체 결실 등 유전적 이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이는 유전자 이상이 대물림되는 불임의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불임남성 중 1명은 황체형성호르몬(LH) 유전자가 정상인과 달리 특정 부분에서 염기의 결합순서가 바뀌어 있는 등 부모에게서 유전적 이상이 대물림된 사실을 확인했다.이 경우 LH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남성이 같은 조건의 여성과 결합해 2세가 불임일 확률은 25%에 달하나 부모 중 한쪽만 이상이 있는 경우 불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LH는 정자 생산에 필수적인 호르몬으로,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촉진,2차 성징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이 연구 결과는 미국 생식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이 교수는 “유전자 이상이 남성불임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이 규명된 것”이라며 “특히 LH유전자의 이상에 의한 불임이 대대로 유전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의사협 ‘사스 위원회' 구성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는 사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사스위원회’를 구성했다.이 위원회는 앞으로 사스 예방 및 치료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시행하게 된다. 의협은 이와 함께 사스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일반인이나 의료인이 사스와 관련된 응급상황에 직면했을 경우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협회에 긴급연락망(02-797-8177)을 개설,운영키로 했다. 갱년기증상 임상시험자 모집 한양대병원은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성 중 안면 홍조와 발한 등 갱년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지원자를 모집한다.인원과 기한은 제한이 없다.시험은 폐경 여성의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전문 의약품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지원자에게는 시험 기간동안 유방암 진단과 관련된 외래 검사비용과 혈액검사,유방 사진촬영검사,자궁경부암 검사,진찰비,특진비 및 약이 무료 제공되며 교통비도 지급한다.(02)2290-8455. 진료예약등 인터넷서비스 세브란스병원이 첨단 시스템을 갖춘 인터넷 홈페이지(www.severance.or.kr)를 구축,서비스에 나섰다. 국내 병원으로는 처음 도입한 CM시스템을 통해 이용자들끼리의 신속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내과,외과 등 모든 진료과 예약도 해결할 수 있다.
  • 부모 건강해야 자식도 건강

    대학원등서 자녀교육 단기과정 운영 ●좋은 엄마란? 오늘날 ‘좋은 엄마’란 ‘인자한 어머니’와 달리 철저하게 세속적인 기준에서 아이들의 앞날을 위해 노력을 하는 사람을 일컫게 됐다. 누군가는 아이의 대학진학을 기점으로 좋은 엄마는 확연하게 구별된다고도 한다.아이가 명문대학에 진학하면 남편은 아내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당신 수고했어.”라고 칭찬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빚어지면 입시에 실패한 책임은 정작 수험생인 아이보다 어머니 몫이다.남편은 “당신은 집에서 하는 일이 뭐야?”라고 윽박지를 수 있어도 아내가 “당신도 아버지로서 부족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든가…. 그래서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면 아이들 뒷바라지는 못한다.”는 편견은 진실로 여겨지고 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첫 아이를 낳거나 첫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대학입시 뒷바라지를 위해 중년여성의 퇴직이란 새로운 직장문화도 있다. ●부모노릇도 배우는 시대 그래서 ‘부모노릇도 배워야 한다.’‘부모자격’‘부모면허’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내세운 부모교육이 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아이의 발달과정에 맞춰 ‘이렇게 키워야 한다.’는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고,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행히 아이가 아니라 부모들 그 자체의 인생에 초점이 맞춰지는 등 교육 내용이 최근 달라지는 추세다.‘부모가 건강해야 자녀도 건강하다.’는 식으로 부모의 건강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대물림되는 양육태도,그러나 “나는 이담에 엄마 되면 아이를 우리 부모처럼 키우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그러나 비교당한 아픈 기억이 있는 사람은 늘 아이들을 비교해 상처를 주고,매를 맞고 자란 사람은 아이들을 마주하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손이 먼저 올라간다. 부모에게서 보고 배운대로 부모노릇을 하게 된다.그렇다면 절대로 ‘나쁜 부모’를 가진 사람은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는가?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다.몸에 배어 있는 부모의 모습을 떨쳐버리고,무의식에 잠재해 있는 부모의 모습을 수정할 기회를 마련하는 정서체험으로 이를 바꿀 수있다는 것이다.자녀를 변화시키려는 교육이 아니라 부모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그것이 바로 참된 부모교육이며 건강한 부모교육이다.어린 시절,자신에게 상처로 남아있는 감정들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즉 부모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좋은 부모=건강한 부모 부모훈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기 사랑’이다.사람들은 이전의 정신적인 문제가 치료되지 않고 무의식에 각인(刻印)되면 교정되지 않는다.그래서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부모교육이란 자신의 어린 시절의 아픔을 털어내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즉 좋은 엄마가 되는 길은 의외로 간단하다.부모 자신이 건강한 인간으로 스스로 자유롭고,행복해지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먼지 한 톨 떨어지지 않도록 집안청소를 하고 더 좋은 학원을 찾아 헤매는 이 땅의 어머니란 이름의 여성들이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어디서 부모교육을 받을까? 경희대 교육대학원은 1년 정규과정의 ‘자녀교육전문가 양성과정’을 2001년 신설,운영해오고 있다.또 동서심리연구소(www.selfone.com 02-564-3231)는 8주과정으로 ‘건강한 부모훈련’을 하고 있다. 한국심리교육연구소(www.mindip.com 02-3472-3296)와 한국청소년상담원(www.kyci.or.kr 02-2253-3811),한국부모교육센터(www.koreabumo.com)에서도 부모교육을 받을 수 있다. 허남주기자
  • 돌아온 ‘판매여왕’ 백숙현 대우일렉트로닉스 본부장

    요즘 대우일렉트로닉스 백숙현(43) 특별판매사업 본부장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옛 대우전자 시절 ‘세일즈업계의 슈퍼스타’로 불렸던 만큼 재입사에 따른 각오가 비장하다. 3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2000년 당시 대우전자가 어려워지면서 방문판매 조직이 사라지자 불가피하게 회사를 떠났다.지난해 11월 회사가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새 출발하면서 김충훈 사장에게 직접 특판팀 재건을 건의,함께 일했던 판매 여왕 출신 20명을 데리고 컴백했다.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대우일렉트로닉스 특별판매 사업본부를 본격 가동했다.특판팀은 상근 직원처럼 뛰지만 기본급 없이 판매액에 따른 성과급만 받기로 했다. ●아줌마의 힘 백 본부장은 ‘아줌마의 힘’을 여지없이 보여준 대표적 인물이다. 집안 일과 병행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다가 1986년 대우전자에 방문판매 주부사원으로 입사했다.큰 욕심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5년 연속 판매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단일 계약으로 22억원을 팔아치우는 등 13년간 총 148억원의 누적 판매액을 올리면서 세일즈업계 달인으로 우뚝섰다. 기업과 대리점에서 초빙하는 강사로서도 인기가 높다.많게는 한달에 32차례 강의를 뛴 적도 있다.‘움직이는 대리점’(89년·18쇄),‘백숙현 고객 발굴 이벤트 전략’(91년·13쇄) 등 그녀가 펴낸 책들은 방문판매의 필독서가 됐다. 2000년 판매조직이 해체된 뒤에는 고객관계관리(CRM)회사인 ‘CRM넷’을 창업,꽃집·음식점 등을 상대로 고객정보 관리를 대행하면서 고객 관리 전문가로 자리매김을 했다. ●“노하우요? 열심히 발품을 파는 거지요.” 처음부터 순탄하게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입사 이후 첫 4개월동안은 실적이 없어 해고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당장 물건만 팔려는 장사꾼 마인드로 접근해선 안 되더라고요.처음엔 남이 팔아놓은 대우 제품은 물론 삼성,금성(현 LG) 등 경쟁사의 애프터서비스까지 챙기면서 해결사 역할로 고객들에게 다가갔어요.애프터서비스보다 중요한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 개념이랄까요.그러다 보니 고객정보는 물론 신뢰까지 덤으로 따라오더라고요.” 맞선주선,경로잔치 등 판매로 이어질 수 있는 이벤트 만들기는 물론,고객에게 필요한 각종 정보를 챙겨주다보니 ‘움직이는 혼수 토털 정보센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웨딩 컨설턴트로서도 손색이 없는 정보우먼이 됐다.고객의 신혼집까지 구하러 다니는 등 고객의 일이라면 발품 파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올해 매출 목표요? 딱 100억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한 번 만든 고객을 어떻게 ‘나의 고객’으로 계속 관리하느냐는 것이지요.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는 게 새로운 고객을 찾는 가장 빠른 길이거든요.” 예컨대 특판은 숙박업소나 중소 건설업체 등 가전제품을 대량으로 필요로 할 만한 곳을 찾아야 하는데,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이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발로 뛰고,머리로 고객을 만나는 게 방문판매의 키포인트라고 강조한다. 조만간 옛 대우전자 서비스 센터에서 일했던 우수 사원들을 영입해 방문판매 인원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특판팀은 회사에 공언했던 대로 모두 비상근이 원칙이다. 특판팀의올해 매출 목표는 딱 100억원.이를 위해 무엇보다 올해안에 모든 판매 사원들을 일당백의 성과를 내는 ‘슈퍼 프로’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정보 및 아이디어 교환 등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각종 계획도 마련해 놓았다. ●고객은 대물림할 재산 그녀는 꾸준히 관리해온 자신의 고객들은 단순히 아는 사람들의 차원을 넘어 자식에게도 대물림까지 해줄 수 있는 재산이라고 여긴다.그래서 현재 웬만한 쇼핑몰 하나는 운영할 수 있는 6000여명의 고객을 올해안에 1만명으로 늘릴 작정이다.아울러 자사의 모든 방문판매 사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고객관계관리 기법을 접합시킨 시스템을 각각 갖도록 해 고객 규모를 더 빨리 늘려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인 딸들에게 최고의 재산인 고객 리스트를 물려주겠다고 했다.“나중에 우리 딸 아이가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사람이 있어야 한의원도 영업이 되는 것인데….1만여명의 확실한 고객이라면 대물림해줄 만한 재산이 되지 않겠어요?” 주현진기자 jhj@
  • [여성으로 살기 엄마로 살아가기] 1부.정체성 고민하는 엄마

    가정에서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발언권이 세다고 말한다.경제권은 물론 자녀양육도 전적으로 아내 몫이라 말하는 남자가 많다.그러다 보니 위기에 이른 교육현실조차 여성,어머니에게 그 원인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실제로 여성들은 모성의 이름으로 기꺼이 가정을 이루고,아이를 낳고,키우지만 늘 “과연 잘 하고 있는가?”라는 스스로의 물음에 부딪히고,때로 아이가 잘못되면 자책으로 괴로워한다. 딸로 태어나 여성으로 성장해서 아내로,어머니로 살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지만 여성의 정체성과 어머니의 역할은 때로 충돌한다.희생의 상징인 지난 시대의 어머니와 비교하면 오늘의 엄마노릇은 편해 보인다.그러나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여성이 변해야 한다는 절대명제는 여성을 괴롭히고 동시에 어머니를 괴롭힌다.여성이면서 어머니인 데 대한 정체성 문제로 고민해야 하는,이 시대에도 여전히 녹록치 않은 여성들의 삶을 3부로 나눠 짚어본다. ●딸이 바로 30년전 내모습 딸들은 말한다.“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엄마처럼 희생하면서,엄마처럼 고생하면서,엄마처럼 할 말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산다는 것에 대한 비판은 여성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 세대 전 여성의 삶의 실체다.물론 이 말을 할 때 딸은 엄마편이 아닐 때가 더 많다.엄마를 이해하기보다는 정면으로 엄마를 비난하기 위한 말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속깊은 곳에는 타인을 위한 배려만이 있을 뿐 정작 인간으로서,여성으로서 ‘자신’을 빠뜨린 채 살아온 엄마에 대한 딸의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남편이나 아들,남성들이 모성을 담보한 생활의 안락함과 편안함을 부담없이 즐길 때 딸은 어머니의 삶이 남녀평등한 시대와 떨어져 있음에 눈뜨고,자신의 삶에 드리운 불평등의 냄새를 맡게된다.그렇게 딸은 여성으로 자란다. “그래 그래,엄마처럼 살지 말거라!”,한숨을 섞었지만 소망을 담아 내 딸은,내 딸만은 좋은 세상을 살 것을 어머니는 기원한다.“너도 살아봐라.여자가 별 수 있나….”라고 얼핏 듣기에는 악담처럼 ‘뻔한 여자의 삶’을 지적하는 어머니도 있다.그러나 딸로부터 이런 비난을 들을 때 어머니들은 똑같이 회상에 젖어들고 만다.딸이 쏟아내듯 던진 불평은 자신이 바로 20년 전 혹은 30년 전,자신의 어머니에게 쏟아놨던 말이기 때문이다. ‘왜 여성으로서의 삶과 어머니로서의 삶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동시에 지키고,만족시킬 수는 없을까.’하는 문제의식이 딸의 불평에는 분명 들어 있다.“엄마처럼 살지는 않을 테야.” 어머니처럼 안 살겠다고 그렇게 선언했지만 ‘정서적 문제의 대물림’에서는 자신만이 예외일 수 없다.‘어머니처럼 좋은 어머니가 돼야 한다.’는 생각은 ‘현대 여성’에게도 강박관념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대의 어머니가 기준이기 때문에,‘엄청나게 여자들이 살기 편해진’ 지금의 여성은 대부분 그의 어머니만큼 부지런하지도,그만큼 살림을 잘 하지도,그만큼 품이 넉넉하지도 않아 보인다.“요즘 여자들은∼”으로 운을 떼면 쏟아질 흉은 웬만한 그릇에는 담을 수도 없을 것 같다. 결혼한 직장 여성들이 갖고있는 ‘슈퍼우먼 콤플렉스’도 전업 주부였던 자신의 어머니를 기준삼아 자신을 비교했기 때문이라는말에 직장여성들은 한결같이 동의한다. ●능력 있는 여자,능력 없는 여자 격변하는 세상은 여성에게 다양한 역할을 요구한다. 희생하고,인내하던 옛날의 어머니상은 영원한 칭송의 대상으로 이 시대에도 여전히 요구되는 덕목이다.그외에도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는 다양하고 유능한,시대에 맞는 여성상까지 함께 요청된다.그래서 전업 주부도 직장을 가진 여성도 힘들긴 마찬가지다.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또는 좋은 아내가,엄마가 되지 못한다는 열등감에 시달린다. 더욱이 여성이 맵고짠 살림솜씨만으로 전적으로 인정받는 시대는 지났다.“나는 집에서 살림만 하는 아내가 좋다.”며 결혼 초,직장을 그만두게 했던 남편도 은근히 ‘능력 있는 마누라’를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한다고 말하는 여성들도 있다. 전업주부 이정화(43·서울 성북구 돈암동)씨는 요즘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고있다.주변에 살림만 하던 전업주부들이 하나 둘 파트타임 직업을 찾기 시작하더니 요즘에는 아예 ‘집에서 노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막상 직장을 갖는다는 것도 쉽지 않지만 남편이 실직을 한 것도 아닌데 좀 어렵다고 팔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은 내 남편 기죽이는 일 같아 더 어렵다.”고 말했다.“남들처럼 고액과외는 못 시켜도 학원 갔다오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차려줘야 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알면서도 요즘 전업주부라는 말이 ‘무능’과 동의어로 느껴진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단다. 더욱이 엄마가 집에 있다는 사실을 마냥 좋아하던 아이들도 초등학교 상급학년만 되면 직업 가진 친구엄마의 명성이나 세련됨,풍족함을 부러워하기도 한다고 공허함을 표현하는 여성들도 많다. 20년 경력의 고교 교사 서경은(47)씨는 “아침마다 ‘엄마,학교 안갔으면 좋겠다.’고 말리던 딸에게 ‘네가 초등학교 5학년까지만 직장 갖겠다.’고 약속했었다.그런데 정작 5학년이 되자 딸은 ‘직장을 갖고 있는 엄마가 더 근사하다.’고 말했다.”고 경험을 털어놓았다.아이에게 작은 문제만 터져도 일하는 엄마탓으로 여겨져 “자아 실현한답시고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은 아닌가.”하고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금만견뎌라.아이들도 직장가진 엄마를 더 좋아한다.”고 말해주며 서로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달라진 세상… 사회 보수성은 여전 여성의 위치가 유사이래 가장 높아졌다는 이 시대,오히려 남자들이 역차별 당한다고 비명이다.대부분 직장남성들은 월급은 명세서에서나 확인할 뿐,아내의 손에 고스란히 들어간다며 ‘여자들 세상’이라 확신한다. 그렇다면 남녀차별은 시효가 지난 사어(死語)인가.아내들은,여성들은 지난 시대의 삶과 확연히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가. 대부분 여성들은 “여자들 사는 것은 시대가 지나도 비슷하다.”고 말한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하나 참으면 된다.”는 말로 어려운 삶의 고비를 넘긴다는 것이다.지난 시대,그의 어머니가 바로 그랬듯이. 주부 남현숙(38·서울 서초구 반포동)씨는 때때로 찾아드는 무력감의 원인을 “나만 참으면 남편이나 애들이나 다 편안하다.”는 생각으로 넘겨버린 일들이 때때로 덫처럼 나를 죄는 것 같다.”고 한숨을 섞어 말했다. 이렇게 인내의 한계에 이를 때쯤 아내는 남편을 향해 쏟아놓는다.“나도 귀하게 자랐다.”“나도 귀한 딸로 자랐다.” 이 말 한마디는 여성으로서의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는 뜻이다.이쯤이면 ‘아내는 한 손에 꽈∼악 쥐고 산다.’는 남편도 물러설 준비를 해야 한다.가정의 평온을 유지하려면 말이다. 어떤 남편은 불뚝 성을 냈다가도 아내의 이 말 한마디에는 그만 풀이 죽는다고 말했다.“아내는 무엇이든 받아줘야 하는 사람으로,어머니 같은 존재로 그냥 믿겠거니 하고 지냈다는 생각,그동안 ‘남의 딸’을 너무 고생시켰다는 생각으로 번쩍 정신이 든다.더욱이 나도 딸이 있는데….”라면서. 내 딸은 좀 나은 세상살기를 바랐던 부모들 덕에 현재의 중년 여성들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았다.집안내 사소한 남녀차별은 있었지만 그래도 ‘달라진 세상’이라 믿었다.그러나 결혼과 함께 부딪힌 이 사회의 보수성은 여성들에겐 참으로 드높은 벽이었다. 그 벽에 부딪혀 상처입기도 하지만 여성이나 인간으로서의 자신보다는 ‘엄마처럼 사는 것’이 가정을 지키는 지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궁상맞아 보이고,답답해 보이던 어머니의 삶을 자신도 답습하고 있음에 소스라차게 놀라게 되지만 ‘가정의 평화’‘아이들을 위해서’라는 모성 앞에서 평등이나 여성성은 단숨에 허물어지고 만다. 최근 회사원 김영형(4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동갑내기 아내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일요일이면 하루종일 텔레비전 리모컨을 돌리며 베개만 껴안고 지내도 불평하지 않았던 ‘무던한’ 아내가 옹골차게 내뱉은 말,“잠들어 있는 나의 여성의식을 깨우지 말라.”는 말 때문이다.“솔직히 놀랐어요.대학시절 활동적이었던 아내가 결혼 후 꼭 내 어머니처럼 억척같이 아끼고 살림만 했어요.그런 아내의 입에서 ‘여성의식’이란 말이 새삼스럽게 나왔으니까요.아내도 장인어른의 귀여운 막내딸이었는데 말입니다.” 허남주기자 hhj@
  • [스포츠 라운지] 인간기중기 이봉걸

    지난 1978년 제15회 대통령기 씨름대회 장사결정전이 열린 경남 진주체육관.205㎝·120㎏의 거구에 까까머리인 고등학생이 통산 9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김성율(현 경남대 교수) 장사와 맞붙었다.느릿한 몸짓으로 모래판을 두어번 돌며 틈을 노리던 까까머리는 순식간에 상대를 번쩍 들더니 메다 꽂았다.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지자 촌스러운 얼굴에 순박한 미소가 번졌다.왠지 어색한 듯 손도 흔들어 보였다.‘인간 기중기’ 이봉걸(47)의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2003년.그는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그의 일터는 대전시 유성구 충남대 건너편의 한 빌딩.신용카드 결제기와 전자 선불카드를 생산하는 ‘파이월드 코리아’ 대표이사가 그의 공식 직함이다.경북 안동이 고향이지만 지난 81년 뒤늦게 충남대에 입학한 인연으로 대전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그의 인생은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80년대 함께 모래판을 호령한 이준희(47·신창건설 감독) 이만기(41·인제대 교수) 등은 일찌감치 탄탄대로를 걸었지만 그는 그의 말마따나‘책 한권은 쓸 만큼’ 곡절을 겪었다.그는 “불우했던 학창시절과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지난 69년 대구 영신중에 입학한 이봉걸은 176㎝의 키를 탐낸 유도부 감독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그러나 큰 체구에 맞지 않게 내성적인 그는 연습경기에서 선배의 목조르기에 세차례나 기절을 한 뒤 운동과 함께 학업도 팽개쳤다.가출을 해 5년간을 제과점과 제재소 종업원 등으로 전전하다 남의 집 머슴살이까지 했다.74년 다시 집으로 돌아온 뒤 당시 김택수 대한체육회장에게 “열심히 하겠으니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편지를 쓴다.체육회의 도움으로 18세에 영신중 3학년에 편입,영신고를 졸업할 때까지 씨름에 매달렸다. 졸업 직후인 79년 창단멤버로 현대건설 씨름단에 들어갔지만 방열 당시 현대농구단 감독(현 경원대 교수)의 권유로 공을 잡았다.거액의 계약금에 끌려 외도를 한 셈이다.그러나 석달만에 충남대에 입학,모래판으로 돌아왔다.85년 LG건설에 입단한 이후 4년 7개월동안 이준희 이만기 홍현욱 등 당대의 씨름꾼들과 자웅을 겨루며 두차례 천하장사,네차례 백두장사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운명의 89년.서울 천하장사대회를 사흘 앞두고 오른쪽 다리 인대가 파열돼 더이상 운동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듬해 결국 모래판을 떠났다. 은퇴한 뒤 벌인 수차례의 사업에서 동업자들로부터 당한 사기와 배신 등은 지금도 대못으로 그의 가슴에 박혀 있다.이봉걸은 “처음 시작한 죽염 제조업으로 40억원 이상을 벌었지만 동업자에게 속아 한푼도 건지지 못했죠.두번째 사업은 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부도나는 바람에 망했고,친구에게 사기까지 당하면서 인생 쓴 맛을 많이 봤다.”면서 “인생공부치고는 참 수업료 많이 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2000년 초부터 시작한 다단계 판매 사업이 성공을 거둬 지금은 ‘늦깎이 인생’에 새 보람을 느낀다.대학 졸업반 때 족발집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와 올해 대학에 입학한 맏딸,초등학교 5학년짜리 늦둥이 막내 등 2남2녀도 삶의 큰 밑천이다. 이봉걸은 “사업이 번창해 인생의 정상에 서는 것이 마지막 욕심”이라면서 “씨름꾼이 아니라 사업가로서 세상을 들어 보이겠다.”고 말했다.또 “은퇴하고 나니 부상밖에 남은 게 없어 선수시절을 되돌아 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면서도 “새 팀이 창단되면 이끌어 보고 싶은 생각도 있다.”며 모래판에 대한 미련을 끝내 감추지 못했다. 글·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 ◆모래판 골리앗 계보 모래판 ‘골리앗’에도 계보가 있다.2m를 훌쩍 넘는 거인들의 계보는 씨름의 프로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그러나 이 대물림은 80년대 ‘인간 기중기’로 불리며 모래판을 호령한 이봉걸에서 그 꽃을 활짝 피웠고,올해 프로무대에 이름을 올린 최홍만(LG투자증권·218㎝)으로 이어졌다. 골리앗 씨름꾼의 원조는 지난 60년대 초 활약한 김용주.키는 무려 214㎝.당시는 2m대의 장신을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어서 김용주는 키 자체가 인기몰이의 무기였다.고작해야 180㎝인 상대 선수들은 샅바를 잡을 때부터 큰 키에 눌려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주저앉기 일쑤였다. 이후 70년대 중반까지는 204㎝의 박범조가 뒤를 이었지만 도중에 모래판을 떠나 육상과 레슬링을 전전했다.골리앗 계보는 80년대 이봉걸에 와서 무르익었다.205㎝·135㎏의 덩치로 이만기 이준희 등과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이룬 그는 이겨도 화제,져도 화제였다.90년 부상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254전 184승 70패(승률 72.4%)의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 90년대 중반부터는 김영현(신창건설·217㎝)이 뒤를 이었다.선배들에 견줘 밀어치기·잡치기 등 다양한 기술까지 갖춰 한동안 무적을 자랑했다.그러나 대물림은 계속되는 법.올해 동아대를 졸업한 최홍만이 등장,서서히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최병규기자
  • [길섶에서] 대물림

    값어치 나가는 물건이나 애지중지하던 물건은 흔히 대물림된다.우리의 어버이 세대에겐 흔한 일이었다.부엌살림살이와 제기(祭器)가 그랬고,농이나 함 종류 등도 그랬다.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한 탓보다는 집안의 전통이 스며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일전에 손때가 묻은 운동기구를 후배에게 물려준 적이 있다.후배에게 물건을 내주기 전 흙먼지를 닦아내며 섭섭한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했다.5년 정도 함께 ‘희비’를 경험하는 동안 꽤 정이 들었던 모양이다.목수가 연장 탓하듯 성능이 시원치 않다며 화낸 적도 수없이 많았는데….미안함 속에서 되새기고픈 추억만 스쳐가는 것은 왜였을까. 어른들이 대물림할 적의 심정을 미루어 짐작했다.며느리나 아들이 자기만큼 물건을 아껴주기 바랐으리라.비록 닳고 닳아 원래 모습은 잃은 지 오래지만 새 주인이 ‘역시’했으면 하는 것이다.쓸모가 괜찮을 때 절로 나오는 말일 것이다.사람도 마찬가지다.쓸모가 있을 때 버림받지 않는 것이다. 이건영 논설위원
  • [길섶에서] 결혼반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철제 반지를 선물한 것은 고대 로마시대 이전이라고 한다.왼쪽 약지가 심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어 ‘영원’ ‘불멸’을 뜻하는 원형의 반지를 끼워줬다는 것이다. 결혼반지로는 화려한 다이아몬드가 최고 인기다.이제 금가락지는 끼일 틈이 없다.우리 어머니 세대는 금가락지,그것도 쌍가락지를 으뜸으로 쳤다.재산목록에도 오르고,정표도 되고…. 금가락지엔 내리사랑도 얽혀 있다.손자며느리를 보게 되면 우리 할머니들은 끼고 있던 금가락지에다 서너 돈을 더해 금반지·목걸이 세트를 만들어 대물림을 하곤 했다.돌아가신 할머니도 그러셨고,어머니도 그렇게 받으셨다고 했다.그러나 각박한 생활에 소리없이 약지에서 빠져 나와 살림에 보태지곤 했다. 가난한 시절,결혼반지를 잃어버린 부부들이 요즈음 커플링으로 불리는 사랑의 반지를 새로 주고받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금가락지를 대신할 수는 없어도 부부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양승현 논설위원
  • [시론] 재벌개혁의 수단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재벌그룹들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소유구조와 출자현황 등을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하는 등 재벌개혁을 강력히 추진키로 했다. 또한 국세청은 재벌 일가를 포함한 고액재산가를 개인·세대별로 특별관리해 변칙적인 부(富)의 세습을 막기로 했다.특히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 신종 사채를 이용해 부를 대물림하거나 상속·증여세를 누락하는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개인별 금융자산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재벌 문제가 재벌 특유의 소유·지배 형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총수에게 지나치게 편중된 재벌의 소유·지배구조는 결국 오너의 경영전권 및 전횡체제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현재도 상장사의 경우에는 소유상황 및 출자현황은 알 수 있지만,그룹 전체 계열사의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재벌 계열사인 데도 자산이 70억원 미만인 비상장사는 일반인들이 소유상황 등을 알 수가 없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유구조 공개 의무화대상을 모든 재벌 계열사로 확대해야 한다. 요즘 검찰이 최태원 SK㈜ 회장의 편법상속 및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의혹 사건에 대해 전격 수사에 착수한 것을 놓고 시기나 형평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K그룹이 받고 있는 혐의는 SK글로벌과 미국 JP모건사 사이의 주식거래를 둘러싼 배임 혐의와 최 회장과 SK글로벌,SK C&C,워커힐호텔 사이의 주식거래를 둘러싼 부당내부거래 혐의 등이다.특히 부당내부거래는 최 회장의 소유·지배구조를 좀더 확실하게 구축하려는 작업과 연관된 것이어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당내부거래에 의한 편법 소유구조 개편은 최근 거론되는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와 깊은 관련이 있다.한국은 세법에 열거된 상속·증여행위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는 ‘열거주의’를 기본으로 하고,‘유형별 포괄주의’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완전포괄주의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법에 열거되지 않더라도 ‘사실상의 상속·증여’가 발생하면 모두 세금을 매겨 세법의 허점을 뚫고 부를 세습하는 행위를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재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수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 총수가 순환출자 등을 통해 경영전권을 가지고 선단식 경영,황제경영 등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이와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상속·증여에 대한 완전한 포괄과세를 실시하면 세월이 흐르면서 저절로 전문경영인 제도가 정착될 것이다.또한 조세정의와 부의 재분배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재벌 계열사가 순자산액 대비 법이 정한 일정비율 이상을 초과하여 다른 회사의 주식을 취득·소유하는 것을 금하는 것으로 재벌들이 순환출자로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것을 막으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향후 바람직한 한국 재벌의 형태는 현재의 소유구조를 인정하면서도 경영책임을 물을 수 있는 합리적인 지주회사 제도이다. 그러나 지주회사가 총괄하는 계열사들은 상호출자,상호지급보증,내부거래 등의 금지를 통한 철저한 독립경영을 유도하되 계열사간의 시너지효과는 인정하는 독립기업들의 연합체가 바람직하다.따라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구조조정본부의 인위적인 폐지보다는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경영책임을 좀더 명확히 할 수 있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현재의 지주회사 설립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강 명 헌
  • 독자의 소리/폭력남편 재활교육 시스템 마련을

    가정폭력이 가정과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다.존엄해야할 한 개인의 인권이 무참히 유린당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 전체가 폭력의 피해자가 된다. 가정폭력은 예상치 못한 불행 속으로 가정을 끌고 들어간다.잠시 참으면 될 것을 순간의 감정폭발로 부부가 서로 원수가 되고 전과자로 전락하고 만다. 무엇보다 폭력의 대물림 현상을 직시해야 한다. 가정 폭력을 막으려면 가정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가정이 무너지면 사회도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피해여성을 보호하고 폭력 남성을 재활시킬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윤수진(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 국세청, 재경위 업무보고/고액재산가 가구별 세무관리

    주식·부동산 등을 많이 보유한 고액재산가에 대해 ‘가구별’ 세무관리가 이뤄진다.‘개인별 금융자산 데이터베이스’도 구축돼 자본거래를 통한 변칙 상속·증여행위에 대한 과세가 강화된다. 변호사·의사 등의 전문직 사업자와 자영업자에 대해 벌어들인 만큼 세금을 내게 하기 위해 ‘현금영수증 카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대한매일 2월3일자 1면참조) 국세청은 19일 국회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변칙 상속·증여를 통한 부(富)의 대물림을 막고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와 자영사업자에 대한 과세를 정상화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주식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고액재산가에 대해 전산시스템을 이용,개인뿐 아니라 가구별 관리를 추진키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액재산가의 기준은 부동산 과다 보유자로,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일정 금액 이상 납부한 사람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또 주식·채권·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변칙적인 상속·증여행위의 수단이 될 수 있는 금융자산에대한 개인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자본거래 등에 대해 철저히 과세키로 했다. 아울러 현금거래 때 사업자의 단말기를 통해 영수증을 발행하고,거래내역이 실시간 국세청에 자동 통보되는 ‘현금영수증 카드제도’를 도입,술값 등을 현금으로 치를 때에도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때처럼 소득공제 및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사설]검찰수사 경제 충격 없게

    검찰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와 배임 혐의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나섰다.공정거래위원회도 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제재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대기업 오너의 재산증식을 둘러싼 편법·탈법적인 혐의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이것이 사실이라면 부당한 재산의 대물림은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최 회장은 지난해 3월말 자신이 소유한 워커힐호텔 주식을 계열사에 시가보다 비싸게 팔아 남긴 차익으로 SK(주)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탈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업 오너들의 떳떳지 못한 부의 세습과 경영권 장악은 국민들의 위화감을 조장하고 근로의욕을 저하시킨다. 따라서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 같은 행위는 단죄하는 게 마땅하다. 이번 검찰 수사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해당기업이 소명하고 있는 대목은 억울함이 없도록 공정하게 법집행이 따라야 한다.또한 검찰의 수사 배경을 두고 이런저런 해석이 분분한 만큼 수사가 투명하게 진행돼야 할 것이다.다른 대기업 총수의 탈법사례를 수사할 경우에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번 수사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충격은 최소화해야 한다.일부 대기업과 협력업체,해외투자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검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자칫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투자위축 등 경제활동에 지장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그렇다고 재계가 구태의연하게 ‘경제위축’ 운운하며 검찰 수사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투명한 경영체제를 다지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배제의 사회

    “한국에서 판잣집이 다 없어지면 그 때 일본을 보내주겠다.” 70년대초 내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한국인으로 귀화한 당시 중국인 수녀 학장은 일본 수학여행을 중단시키면서 이렇게 말했었다.그 말 한마디는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처럼 일본을 가겠다고 한 학생들을 졸지에 부끄럽게 만들었다.30년이 지난 오늘,판잣집 대신에 노숙자가 많아졌고 해외 골프여행자들도 늘어났다.이 시점에서 그 분처럼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고,또 그 말에 부끄러움을 느낄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 말에 큰 감동을 받았던 나 자신도 과연 그 뜻을 얼마나 잘 새기고 또 실천에 옮기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최근에 우리 사회는 부와 가난이 대물림되는 구조로 고착되어 간다는 경고가 거듭되고 있다.그 실증적 근거를 굳이 제시할 필요도 없다.계급이동이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세습적 신분계급사회가 되는 것을 우리의 눈으로 직접 보고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이러한 현상을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있다.소득격차가 얼마나 벌어졌고 분배구조가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를 수치와 정책을 들어 지적하고 비판한들,기존의 부익부 빈익빈 체제를 근원적으로 깨뜨릴 수 없다는 기본적 합의(?)나 체념이 깔려 있는 듯하다.이 체제를 문제시하는 것 자체를 불경시하거나 심지어는 색깔논쟁으로 끌어가는 경향도 없지 않다.신자유주의가 20대80의 양극화된 계급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경고를,아니 그 세계적 현상을,‘지나친 비관론’으로만 외면해버리면 그만이란 말인가? 배제(排除)의 사회가 다수의 탈락자와 ‘쓸모없는 인간’을 양산하고,노동의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노예노동이 확산되는 현상을 정말 당연시할 수 있다는 말인가? 체제를 살리기 위해서 인간의 존엄성은 포기해야 한다는 말인가? 서구에서 자유주의의 역사는 ‘최대다수의 최대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공리주의와 그 궤를 같이했었다.그런데 그 최대다수가 부르주아 계급이 아닌 노동계급으로 나타난 당시의 현실속에서 존 스튜어트 밀은 공리주의로부터 사회개량주의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었다.이처럼 이념은 역사적 맥락의 변화에 따라 자기모순을 드러낸다.그렇다면 오늘에 와서 중산층을 몰락시키고 실업과 고용불안정을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가 과연 다수의 행복을 말할 수 있겠는가? 이념과 정책을 말하고 구조를 따지기 이전에 양식(良識)으로 말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인간의 행복이 점점 더 부의 척도로 평가되고 그 부가 점점 더 극소수에 의해 독점되는 상황에서 과연 그 극소수는 불편한 마음도 전혀 없이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인지 물어보자. 평소에는 특권층의 일상을 살던 정치인들이 선거운동때만 되면 장바닥에서 서민들과 형식적인 악수세례를 ‘베푸는’ 모습은 역겹고 지겹다.게다가 눈도 제대로 맞추지 않는 그들과 허리굽혀 두 손으로 악수하며 황송해하는 서민들의 얼굴은 애처롭기만 하다.그들이 진정 다수의 서민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그동안 얼마나 많은 밤을 잠 못이루며 지새워야 했을까? 노무현 당선자는 서민 출신이고 ‘서민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다.약자의 운명을 어렵게 탈출한 사람들은 처절한 경험을 한 만큼 그 누구보다도 강자의 세계에 도전할 수 있는 의지와 용기가 있을 것이라 믿기 쉽다.그런데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예들이 적지 않다.확실한 자기소신이 없는 한,오히려 강자가 향유하는 특권과 문화를 모방하는데 열중하거나 아니면 무의식중에 강자의 놀음에 길들여지기 십상이다.노당선자는 변호사가 된 이후 골프도 치고 요트도 타면서 한때 부자들의 문화를 즐겼던 것 같다.그런데 이제 ‘서민대통령’을 자처하는 그가 “노숙자가 다 없어질때까지 골프나 요트는 자제하자.”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는 지나친 기대일까? 이 영 자
  • 소아마비 지체1급 박상준·오수연씨 사재털어 ‘브니엘의 집’ 운영 26명 돌봐

    “장애인의 고통은 장애인이 가장 잘 알지요.” 소아마비 지체1급 장애인인 박상준(37)·오수연(36)씨 부부는 지난 97년부터 서울 구로동에서 ‘브니엘의 집’을 운영하며 정신지체,뇌성마비,지체부자유 장애인 26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7살 때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못 쓰게 된 박씨는 19살 때 상경,가내수공업을 하던 중 폐결핵에 걸려 91년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사회복지시설에 들어갔다. 간간이 찾아오는 자원봉사자 말고는 사람 만나기가 힘든 외로운 생활을 하던 박씨는 장애인이 사회 속에서 이웃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을 자기 손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이듬해 복지시설에서 나온 박씨는 휴대전화 납땜 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95년에는 교회에서 만난 오씨와 결혼했다. 부부는 97년 3월 열심히 모은 2400만원을 털어 ‘브니엘의 집’ 건물 1층 한쪽을 세내 장애인 6명과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박씨는 “월세가 밀려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부인 오씨는 “주민으로부터 ‘동네 분위기를 망친다.’는 원성을 사지 않기 위해 쾌적하고 화사한 집을 꾸미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장애인 시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부부의 목표는 장애인을 위한 전문 교육시설을 세우는 것이다.이를 위해 내년에는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배울 생각이다. 박씨는 “장애인이 빈곤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비장애인보다 더 열심히 배워야 하는데 지금은 학교 가기도 힘들고,배울 곳도 마땅치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연합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⑥ 끝.바람직한 재벌개혁

    새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상속·증여세에 대한 완전포괄주의 과세,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재벌 소속 금융기관의 계열분리청구제 추진 등 기존 재벌체제의 잘못을 고치기 위한 고강도 정책들을 연일 쏟아놓고 있다.반면 재벌들은 세계화시대 경쟁력을 위해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하는 판에 오히려 목줄을 죈다며 반발하고 있다.대한매일은 지난 13일부터 5차례에 걸쳐 게재된 ‘재벌-노무현 시대의 개혁’ 기획시리즈를 정리하고 바람직한 개혁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경제연구원 이규황(李圭煌) 부원장,단국대 강명헌(姜明憲·경제학과) 교수,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주영(金柱永·변호사) 소장과 함께 좌담을 마련했다. ●강명헌 교수 재벌이 우리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폐해도 많았습니다.외환위기 이후 지배구조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소수 지분을 보유한 재벌총수가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리는 황제식 경영은 여전합니다. ●이규황 부원장 우리나라 재벌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많은변화를 경험했습니다.경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금융·자본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됐고,공시제도 강화와 기업회계제도 개선 등으로 투명성도 놀랄만큼 높아졌습니다.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사외이사제도,소액주주 감시제도 등을 통해 한층 건전해졌습니다. ●김주영 소장 재벌들의 행태가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이 바뀐 데 따른 파생적 결과에 불과합니다.과거 주주들은 재벌총수의 소유권·경영권 이전에 너그러웠지만 외환위기 이후 잘못된 소유구조가 일반 시민들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시기능을 강화했습니다.정부도 정경유착에서 벗어나 사외이사제도 등을 도입,재계와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이런 변화로 가장 수혜를 입은 쪽은 재벌입니다.그러나 순환출자를 통한 소유의 집중,제왕적 지배권의 상속과 같은 지배구조는 개선됐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 부원장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과거처럼 재벌총수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황제식 경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또한 금융·자본시장의 감시가 강화돼 윤리경영을 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김 소장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은 닮은 면이 많습니다.정치개혁이 대통령의 제왕적 통치권을 바꾸자는 것이라면 경제개혁은 재벌총수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자는 것입니다.주식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상속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습니다.하지만 재벌들은 회사지배권을 검증절차 없이 대물림합니다.이미 주요 재벌들이 2∼3세의 경영승계 수순을 밟고 있지 않습니까.외환위기 당시 우리는 재벌 2세가 경영에 실패하는 모습을 수도 없이 지켜봤습니다.단순히 개인능력 탓일까요.그보다는 검증없이 회사지배권과 경영권을 상속하는 것 자체에 큰 위험요소가 내포돼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원장 제도가 정착되고 제대로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또한 재벌 2세라서 경영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역차별이 아닐까요.현재 2세의 경영참여와 경영능력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통해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칩니다. ●강 교수 재벌개혁은 속도가 다소 빠르다 해도 정권 초기에입안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역대정권을 보더라도 초기에 시작한 재벌개혁이 얼마 후 맥이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김 소장 그렇습니다.개혁은 신속이 생명입니다.동시에 충분한 논의도 필요합니다.언뜻 상충되는 말처럼 들리지만 이 사회 지식인들의 역량을 총동원한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이 부원장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목표가 구체적이어야 하고,국민적 합의도 있어야 합니다.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강 교수 요즘 논의되는 재벌개혁의 각론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인수위 가동 초기,재벌들의 구조조정본부 폐지 검토에 대한 보도가 있었습니다.과거 그룹 기조실이나 비서실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구조본으로 탈바꿈한 것인데,기업구조의 재정립 과정에서 순기능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그러나 현재 구조본은 과거 기조실과 다르지 않습니다.재벌총수의 친위대를 자청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그렇다고 해서 구조본을 인위적으로 폐지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대신 지주회사 설립요건을 완화해 지주회사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가야 합니다.상속·증여세에 대한 완전포괄주의 과세는 서둘러 도입해야 합니다.소유와 경영을 인위적으로 분리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완전포괄주의를 통해 부당한 상속을 막는다면 장기적으로 전문경영인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집단소송제는 가능한한 서둘러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특히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를 우선 도입하고 단계별로 상품 등으로 확대해야 합니다.출자총액한도제는 존속돼야 합니다.현행 순자산의 25% 이내로 돼 있는 총액제한 기준은 이 제도를 처음 만들었을 때 수준인 40%로 완화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김 소장 인수위가 추진중인 개혁성향의 제도들은 재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파격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출자총액한도제의 경우,총액한도를 늘리더라도 예외규정을 줄여야 한다고 봅니다.해외 자회사를 통해 계열사에 출자하는 등 법망을 피하는 사례들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지요.재벌이 지주회사로 탈바꿈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이는 연결납세제도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면 가능합니다.현행 공정거래법 등을 잘 활용하면 부당거래를 주도하는 재벌에 대해 구조본 해체 등 강력한 제재가 가능합니다. ●이 부원장 구조본은 중복투자 조정과 인력의 효율적인 배치 등 많은 순기능을 담당해 왔습니다.때문에 구조본 해체 여부는 기업에 맡겨야 합니다.출자총액한도제는 문어발식 확장을 막고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제 폐지돼야 합니다.대기업 계열회사 수나 보유지분이 상당히 줄었기 때문에 더 이상 실효성이 없습니다.출자라는 것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기업의 퇴출이 자유로운 현재 상황에서 자율성을 저해하는 제도는 과감히 없애야 하는 것입니다. 제한요건이 많을수록 차기 정부가 구상하는 연간 7% 성장과 50만개 일자리 창출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2000년에 도입된 상속·증여세 유형별 포괄주의는 완전포괄주의에 버금가는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다시 완전포괄주의로 바꾸는 것은 혼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업투명성 확보와 소액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해야 하다고 주장하지만 그 효과는 실제 과장되게 알려진 측면이 많습니다.상법에 경영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는 얼마든지 있습니다.집단소송제 도입으로 기업공개나 공시를 기피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소액투자자의 이익도 보장되지 않습니다.기업이 소송에 휘말리면 주가는 급격히 하락하기 마련입니다. ●강 교수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도 중요한 문제입니다.현재 금융계열분리청구제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재벌기업으로부터 금융기관을 인위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대신 재벌을 비(非)금융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로 분리해 둘 사이의 내부거래를 완벽하게 차단한다면 산업·금융자본의 분리는 자연스레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부원장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현행 제도를 통해서도 금융기관의 부당한 거래는 충분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개혁의 목표가 분명하다면 현행 제도로 안전하게 개혁을 하자는 것이지요. ●강 교수 재벌들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이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입니다.이를 도입하면 다른 많은 문제점이 한꺼번에 개선될 것입니다.분식회계,주가조작이 예방될 뿐 아니라 시장이 기업을 감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이 부원장 규제적 성격의 제도를 새로 도입하기보다는 현재 법·제도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풀어 기업에 대한 판단을 시장에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김 소장 재벌개혁의 핵심은 소유지배구조의 개선입니다.창업주는 주식은 물론 기업의 지배권을 상속하고 싶어합니다.이는 재벌 총수가 엄청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경영권 세습차단 등 재벌개혁의 시작은 지배주주가 보유한 높은 프리미엄을 제거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김태균 정은주기자 windsea@
  • [씨줄날줄] 넘치는 장관감

    어제 오늘 사이에 ‘장관에 추천은 되었겠지요.’라는 농담 섞인 인사말이 회자되고 있다.발탁은 안 되더라도 장관에 추천은 받아야 행세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인가.대통령직인수위에서 새로 출범할 정부의 18개 부처 장관감을 공개적으로 추천받았다.지난 10일부터 닷새 동안에 무려 677명에 이르렀다.대상이 아닌 국무총리나 국방부 장관을 포함하면 689명이었다.추천 기간이 아직도 남아 있고 보면 장관감이 얼마나 더 불어날지 모를 일이다.세상에 이렇게 인재들이 넘쳐 난다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 널리 알리어 인재를 구한 효시는 과거제일 것이다.고려의 4대 광종은 중국 사람 쌍기의 건의로 과거제를 처음 도입했다.그럼에도 나라의 감투를 공훈 대작들이 자자손손 대물림하는 장치는 여전했다.문음(文蔭),남행(南行),음사(蔭仕),음직(蔭職)이라 해서 능력이나 자질은 묻지 않고 고관의 피붙이라 해서 관직을 거저 주었다.과거로 인재를 뽑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요즘으로 말하면 장·차관 이상 고관에게는 특채 추천권을 주었던 셈이다.문제는 특채가 공채를 제치고 세상을 좌지우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쯤이었다고 한다.국무총리의 경질을 앞두고 내로라하는 조야의 ‘인물’ 70명을 대상으로 내부 검증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그런데 참신성이나 개혁성을 두루 갖춘 사람은 단 1명에 불과했다고 한다.이번에 장관의 경쟁률은 평균 잡아 37.6대1이다.70대1의 절반 수준이다.무리를 해서 총리와 장관의 격을 같이 놓고 확률을 적용하자면 이번에 추천된 장관감에 적임자가 포함됐을 확률이 50%를 약간 웃돈다. 앞서 국무총리 적임자로 평가받은 그 분은 끝내 총리직을 고사했다고 한다.장관다운 장관 발탁의 어려움을 말해 준다.장관은 학문이 깊은 정책 입안자를 등용하는 것이 아니다.경력이나 사회적 지명도는 참고 사항에 그쳐야 한다.비전이 있고 개혁이라는 시대 정신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그러나 진짜 적임자는 장관직을 고사하는 바로 그 사람일 것이다.추천되는 것조차 경계했던 그 사람을 발굴해 장관을 맡기는 노력이야말로 인터넷 장관 추천의 참다운 의미일 것이다.추천은커녕 장관직을 고사한 장관이 몇 명이나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정인학 chung@
  • 국세청,재벌등 2세증여 정밀분석

    국세청이 지난해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은 2세들에 대해 증여세를 제대로 신고·납부했는지 여부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국세청은 15일 “재벌과 부유층의 세금 부담없는 재산 대물림을 근절한다는 것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의지인 만큼 지난해 상장·등록기업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은 2세들이 증여세를 제대로 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국세청은 이를 위해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위원회로부터 넘겨받은 해당 기업들의 지분공시 관련자료와 세무당국에 신고한 내용을 비교하고 있다. 국세청은 특히 지난해 10월 주가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하면서 상당수 상장·등록사들의 대주주들이 증여세 부담을 덜기 위해 2세들에게 지분을 집중적으로 넘겨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의 지분공시 자료에 따르면 태영 윤세영 회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중순 아들 윤석민 ‘SBSi’ 대표에게 보유 중인 태영 주식 105만 7123주를 전량 넘겨줬다.이어 같은 달 말 금강고려화학 정상영 명예회장도 금강고려화학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전무,금강종합건설 정몽열 부사장에게 각각 38만주와 18만주,9만주를 증여했다. 오승호기자 osh@
  • [노무현시대의 개혁-재벌] ②뿌리깊은 대물림이 문제

    “재벌이 없으면 우리경제가 어떻게 버티겠나.규제 일변도로 가서는 안된다.출자총액 제한같은 제도는 없애는 게 좋다.그러나 한가지는 용납 안된다.자녀들에게 나쁜 방법으로 재산을 물려주려는 행태다.이것이 고쳐지지 않으면 재벌들은 영원히 ‘개혁대상’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경제부처 고위관료) 재벌의 공과(功過)를 따질 때,‘부(富)의 대물림’은 부정적인 항목의 첫머리에 항상 오른다.재벌시스템에 우호적인 사람들조차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재벌들이 보이는 잘못된 행태에 대한 반증이다. ●재벌들의 편법상속 실태 재벌들의 재산상속은 늘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법에 규정되어있지 않은’절세 방법을 이용한 것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가를 동원해 법의 허점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과거에는 주식 저가매각 같은 단순한 기법이 많이 이용됐지만 1990년대 말부터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채권자에게 일정기간이 지난뒤 특정가격에 신주 인수 권리를 부여한 사채) 같은 신종채권이 자주 등장한다.비상장회사와 상장회사를 합병하면서 비상장회사의 보유지분을 과도하게 높이 평가하는 수법도 심심찮게 쓰인다.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자녀들인 이재용(李在鎔)씨 등은 99년 삼성SDS로부터 초저가에 BW를 매입한 뒤 지난해 2월 신주인수권을 행사,수천억원대의 평가차익을 냈다.LG는 99년 계열사를 통해 구본무(具本茂) 회장 일가에게 주식을 싸게 팔아넘기는 수법을 썼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현대자동차의 경우,지난해 현대모비스와 본텍(옛 기아전자)의 합병을 통해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鄭義宣) 부사장의 지분을 확대하려다 여론의 집중 포화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계획을 백지화했다. 두산도 99년 발행한 BW와 관련,편법상속 의혹을 받고 있다.동부는 최대주주인 김준기(金俊起) 회장이 지난해 10월 보유 지분의 일부를 동부문화재단에 출연,2대주주인 김남호(14.6%)씨를 최대 주주로 올려놓음으로써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다양하게 ‘사전상속’ 성격의 증여가 이뤄지다보니 오너들의 사망후 상속세 납부액은 크지 않다.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나 SK 최종현(崔鍾賢) 회장이 사망한 후에도 ‘정당한 상속' 에 대한 시비가 불거졌다. ●조세제도와 금융시스템 선진화가 해법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는 상속·증여세의 과세 그물망을 촘촘하게 엮는 ‘완전포괄주의’ 도입을 강력히 추진중이다.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14가지의 의제(擬制) 사례를 예시하고 여기에 들어맞거나 유사한 경우에만 세금을 물리고 있어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그러나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있어 최종 입법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편법을 이용해 부당한 방법으로 이득을 챙긴 데 대한 책임과 비난은 여전히 남기 때문이다.참여연대 세제개혁팀 윤종훈(尹鍾薰·회계사) 위원은 “재벌 일가가 편법으로 거액의 부를 얻는 것은 계열사로 들어갈 돈을 오너의 호주머니로 낚아채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해당 회사의 채권자나 소액주주들은 물론,회사이익 감소로 법인세수가 줄어들어 나라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세금 문제로만 다뤄서는 불로소득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는 지적이다.이와 관련,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부당하게 증식한 재산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거래였을 때의 가치로 환산해 세금을 매기는 ‘부당행위 계산의 부인(否認)’ 규정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스템의 선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조세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일정액수 이상은 모두 실명으로 거래하고 통보하게 돼 있는 금융실명제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차명계좌 등을 활용한 편법 상속·증여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진단한 뒤 “금융실명제법은 물론 자금세탁방지법 등 금융투명성의 확보가 세제개선에 버금가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전광삼기자 windsea@kdaily.com ◆富 대물림 심리 최근 들어 재벌세습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새삼 높아지고 있다.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홈페이지에는 “노무현개혁의 성패는 족벌개혁에 있다.”-정책위원,“모그룹 셋째딸 대학생이 870억원 재산상속했다.”-재벌개혁,“재벌개혁의 창에 찔린 타워팰리스”-김태환 등 14일 하루동안만 해도 재벌의 부세습에 대한 수백편의 글이 쏟아졌다.노 당선자는 “한 두사람의 독단에 의해 엄청난 규모의 기업이 움직이는 재벌세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하고 있다. ●부의 세습은 왜 이루어지나 우리나라에는 ‘복(福)신앙’이 있다.기독교신자나 불교도들은 교회나 절에 가서 천당이나 극락세계에 가게 해달라기보다 복을 많이 줘 우리집,가족이 잘되기를 빈다.부가 아들,손자에게로 이어지는 것은 이러한 심리구조와 연관이 있다.나에게 복을 많이 달라는 것은 주위,나아가 사회전체로 시각을 넓히는 것을 제약한다.재산의 사회환원,기증 등의 의식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신경정신과전문의 김진세 박사는 “유한한 삶을 돈을 통해 영속시키려는 본능과 자식에게 고통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유전적 무의식’ 때문에 부의 세습이 생겨나고 있다.”며 심리적 요인을 꼽았다. 또 다른 정신분석학자들은 우리나라가 유독 부의 세습이 많은 것은 ▲곡간에 곡식을 잔뜩 채워야 마음이 놓이는 농경문화적 요인과 ▲일제시대와 6·25전쟁,군사정권 등을 거치면서 수탈을 많이 당해 반사적으로 생겨난 ‘정신구조’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도 여러 원인을 찾을 수 있다.권영준 경희대교수(경실련정책협의회의장)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세방법이 법률적 편의주의적이다보니 신상품과 파생되는 금융상품 등으로 생겨나는 탈법·불법적인 부(富)를 차단하지 못하면서 부의 세습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만우 사회학박사(국회도서관연구원)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신분세습을 유지하려는 구조적 측면과 지나친 온정주의(Paternalism) 등에서도 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의 경우는 미국의 대기업총수들은 기업경영을 자식에게 결코 물려주지 않는다.이들은 부자란 ‘사회적 재산의 관리인’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자본주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일본의 경우도 2차대전 직후의 재벌해체를 통해 부의 세습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일거에 해결했다.가족의 기업지배가 일부 남아 있는 유럽의 경우도 소유 지배와 경영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전문가들은 재벌은 영문자로도 ‘Chaebol’일 정도로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업형태로 단정짓고 있다. 김문기자 km@
  • [데스크 시각]재벌개혁, 오너개혁이 먼저

    #1 “오너가 계열상장사 주식을 최근 집중 매입한 것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소수 지분을 갖고 전체 계열사를 다스리는 ‘황제식 경영’의 지적을 피하려는 조치가 절대 아니다.” #2 “오너 아들이 총괄지위에 앉는 게 뭐 이상하냐.오너의 선택 사안이 아니냐.계열사 업무를 종합조정할 뿐 절대 대외적 활동에는 나서지 않는다.새 정부 출범 이전에 개혁조치의 예봉을 피하려는 술수가 아니다.” #3 “인사내용을 보는 시각 차이다.집안 잔치는 아니다.일각에서 주장하는 족벌경영이나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오너일가의 인사파괴 현상은 아니다.” #4 “도대체 누구를 위한 기사냐.정치적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글로벌경영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렇지 않아도 심기가 불편한데…” 최근 대기업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전화통화의 유형이다.워딩과 화법에 다소 차이는 있어도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의 요체는 다르지 않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쏟아지는 뉴스 가운데 단연 관심이 가는 부문이 바로 ‘재벌’의 개혁을 위한‘대기업정책’이란 점과 결코 무관치 않다. 뉘앙스는 달라도 느낀 ‘오너십’의 본질은 똑 같다.즉 오너가 여전히 ‘황제적’ 존재로 군림한다는 것이며 구조조정본부로 대표되는 조직 또한 그 역할이 너무 편향적이란 사실이다.대기업 체질의 일단으로 치부하기에는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여기서 오너가 황제적 존재로 의심을 받는 것은 인사권 남용과 계열사 지분구조,후계자의 전문성 검증미흡으로 파악된다.인사권 남용은 적법한 이사회 의결절차를 제대로 거쳤느냐는 지적과 함께 직계존속 및 친인척에 대한 승진이 과연 능력과 전문성에 따른 합당한 대우냐가 관건이다.최소한 내부에서조차 비난을 사는 인사는 잘못됐다는 시장의 평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 무엇보다 한자릿수의 상장계열사 지분과 비상장사를 연결고리로 수십개에 달하는 기업을 좌지우지하는 경영행태야말로 재벌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인 듯 싶다.2,3세에 대한 경영의 대물림도 정당한 상속증여를 통한 승계와 능력이 갖춰졌다면 그리 화살을 맞을 일만으로는 볼 수 없다. 또 오너와 연계해 빼놓을 수 없는 조직이 구조본이듯 대기업의 장래를 담보하는 곳도 현재의 구조본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구조본은 모든 대기업의 지휘통제소나 심장부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지난 5년간 대기업이 외환위기를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이들이 자원을 ‘집중과 선택’에 따라 적절히 안배한 데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아직 구조본의 정책 및 인사 등 의사결정 과정이 전적으로 오너의 입김과 심기에 따라 결정된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조직내 번듯하게 선진시스템이 가동되지만 결정적인 것은 주로 오너의 인치로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재벌이 글로벌 경쟁력있는 대기업으로 거듭 나려면 오너의 의식변화가 급선무라고 꼽고 싶다.은둔과 신비주의에서 벗어나 책임경영의 비전을 제시하는 오너로 출발하면 어떨까. 전경련 회장 선출을 두고 서로 떠넘기기보다 이제는 한국경제와 국정의 동반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어엿한 오너를 기대해 본다. pshnoq@
  • 변칙 증여·상속 고강도 세무조사

    재벌 등 부유층에서 일어나는 변칙증여와 상속에 대해 국세청이 강도높은 세무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국세청은 이를 위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2세 등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변칙증여 행위 및 상속세 불성실신고 행위에 대해 정밀 세무조사에 나서기로 하고 대기업 등 법인이나 고소득자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9일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재산의 대물림을 근절하기 위해 1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올해 업무계획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면서 “정확한 방침은 인수위와의 의견조율을 거친 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매년 법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기 주식변동조사를 정밀하게 진행할 방침이다.주식변동조사 대상은 명의신탁 등을 이용하거나 거래 및 매매 등을 위장한 변칙증여·상속 행위다.아울러 부동산을 이용한 상속·증여 부분에 대해서도 감시 및 세무조사를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법인이나 개인이 상속·증여세를 제대로 내지 않았을 경우에는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인수위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호기자 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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