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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사 「FM 경쟁」 치열/SBS 개국으로 청취자 확보전

    ◎인기DJ 대거 영입·맞편성 전략/중장년층 겨냥 프로그램 신설도 공중파 방송사들의 FM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14일 개국을 앞둔 SBS­FM이 KBS­2FM의 인기DJ들을 무더기 영입했는가 하면,이에 맞서 KBS­2FM이 맞편성 전략을 구사하는등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KBS­2FM은 지난 4일 가을개편을 단행하면서 이숙영·최화정·전영혁 등이 SBS­FM으로 이적함에 따라 가수 겸 작곡가인 윤상을 앞세운 「0시의 스튜디오」를 신설,새벽 2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KBS­2FM은 이와 함께 청취율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이는 「서세원의 가요산책」(하오2∼4시)과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하오8∼10시)외에 신세대 아나운서 최은경이 진행하는 「최은경의 FM대행진」(상오7∼9시),모델 이소라를 내세운 「이소라의 가요광장」(낮12시∼하오2시),미국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 정원영이 진행하는 「정원영의 음악세계」(상오2∼3시) 등을 SBS 시간대에 맞편성했다.또 중장년층 청취자를 겨냥,구수한 이미지의 김창남이 진행하는 「김창남의스튜디오 891」(하오6∼8시)을 신설했다. 「파워 FM」을 표방하고 나선 SBS­FM은 새로운 FM방송의 전형을 개척한다는 목표 아래 인기DJ를 대거 영입했다.통통 튀는 여자 아나운서 이숙영,탤런트 김지호·최화정,대머리 작곡가 남궁연 등 DJ 면모만 놓고 볼때 그야말로 호화멤버를 구성했다. 특히 「이숙영의 파워 FM」(상오7∼9시),「최화정의 파워타임」(낮12시∼하오2시),「전영혁의 FM 107.7」(상오1∼3시)은 KBS­2FM에서 진행자와 시간대까지 그대로 옮겨온 경우.SBS­FM은 이밖에도 탤런트 김미숙,가수 전영록·태진아,인기 VJ 박현영 등을 가세시켜 초강수(초강수)로 경쟁사에 맞선다. 한편 MBC­FM은 두 사(사)에 비해 조용한 상태.지난달 21일 가을개편에서도 프로그램 신설이나 폐지없이 부분적인 손질만으로 내실을 기한다는 전략. 아나운서 황인용,탤런트 김현주,가수 배철수·김현철·신해철·김창완,MC 허수경,방송인 김기덕,연극배우 배유정 등으로 이어지는 DJ 진용을 그대로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 기적의 발모제 개발/사기극 40대 구속

    『머리에 바른 지 수분 안에 머리카락이 자라난다』는 「기적의 발모제」 사건은 사기극임이 드러났다. 서울지검 형사2부 박진만 검사는 20일 특유의 비법으로 획기적인 대머리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주장,화제를 모았던 LO코스메틱 대표 김만순씨(42)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 연극인 박정자(인물탐구:102)

    ◎출연작마다 대히트… 한국 연극의 자존심/타고난 목소리·정열적 연기로 「천의 얼굴」 창조/무대인생 34년… 침묵만으로도 관객을 숨죽여 83년 8월 실험극장이 여름무대에 올렸던 연극 「신의 아그네스」를 관람한 연극배우 박정자는 닥터 리빙스턴 역할에 은근히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매춘부이자 알코올중독자인 아그네스와 종교적 기적으로 그녀를 구원하려는 수녀원장, 종교의 무지와 어리석음속에서 아그네스를 구해내려는 정신과 의사 리빙스턴 등 세 역할중에서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인 리빙스턴은 장렬한 휴머니티를 발산할 수 있는 색다른 연기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무렵 KBS와 MBC에서 이 연극을 라디오드라마로 만들면서 그에게 출연요청을 해왔을때 양쪽 책임자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근엄한 「미리엄 수녀원장」을 그에게 맡겼다. 4년전 실험극장이 「신의 아그네스」를 리바이벌하면서 그에게 출연을 제의해오자 그는 『나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가』를 물었고 연출을 맡은 윤호진은 당연히 「수녀원장」이라고 대답했다. ○「위기의…」서 완벽 변신 그는 연출자에게 『나는 왜 수녀만 해야하느냐, 내가 하고싶은건 닥터』라고 건의해보았다. 그러자 윤호진은 『그렇다면 수녀원장은 누가 하겠는가, 닥터 리빙스턴은 누구나 할수 있지만 미리엄은 아무나 할수 없다』고 받아넘겼다. 이처럼 박정자의 이미지는 재치있고 이지적이며 흐트러짐이 없는 요조숙녀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고집불통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불굴의 의지와 강인한 인간상」이 그의 연기패턴으로 굳어져 버린지 오래다. 그러기전 그는 극단 산울림이 소극장 개관 1주년 기념으로 막올린 「위기의 여자」에서 「모범적인 주부」「헌신적인 아내」「희생적인 엄마」라는 미명하에 남편을 「한낱 월급장이」로 몰아붙이는 이기적이고 히스테리컬한 여성의 속성을 유감없이 창조해낸적이 있었다. 시몬느드 보봐르 원작의 이 연극은 86년 8월, 뜨거운 한여름에 시작됐으나 장사진을 이루는 관객들로 극장은 즐거운 비명을 올렸고 한달공연에서 1주일 연장, 다시 연장을 되풀이 한끝에 5개월간의 장기공연으로그는 새로운 연기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극단 자유의 대표 이병복씨는 분장실로 찾아와서 『정말 잘했다』고 그를 격려해 주었고 자유에서 크고 자란 배우를 객원출연으로 변신시킨 임영웅씨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잊지않았다. 물론 이 역할도 우연히 얻어진 것은 아니다. 임영웅씨는 인생에서의 성공을 사랑과 결혼으로 저울질하려는 한 평범한 가정주부가 그의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데서 비롯한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과 배신의 파장을 그린듯이 누벼 나갈 이모셔널한 연기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때 이제까지의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를 벗고 복합적이고도 미묘한 여성적 연기에 도전하고 싶었던 박정자는 『나는 위기의 여자가 될수없겠느냐』고 임영웅씨에게 물었다. 연출자는 처음에는 『박정자라는 배우는 여성의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박정자의 다양한 연기의 가능성은 어쩌면 여성의 변덕스러운 갈등변환을 절묘하게 끌어낼 수 있을것 같은 예감』에 그에게 주역인 모니크역을 내주었고 그대신 그의 「오만과 정열을저온으로 낮출것」을 부탁해 마지않았다. 연기에 몰입하면 「극과 극을 넘나드는 자유분방과 야생마처럼 분출하는 에너지」가 불처럼 폭발해 버릴 것을 우려해서다. 막이 오르자 매스컴은 그의 신선한 변신을 다투어 조명했다. 그는 과연 「불같기도 소슬바람같기도한 섬세하게 계산된 연기」로 주변의 노파심을 잠재워버렸다. 그가 무대에서 우뚝 솟아 눈부신 빛을 발하는 이유는 작품에 대한 엄밀한 이해와 준엄한 탐구정신, 그리고 극예술이 지닌 무한한 깊이에 철저하게 빠져들어 「사실주의와 부조리극을 폭넓게 넘나들고 항상 새로움과 창조성」을 찾아내는데 있다. 「위기의 여자」를 본 한수산이 이렇게 말한 것이 기억된다. 『그의 장점은 한치도 소홀함이 없는 완벽한 대사의 전달, 유려하고도 감동적인 연기의 호소력, 빗겨가는 조명을 받고 서있을때의 긴 침묵속에서도 관객의 숨소리를 죽게하는 힘』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확실한 캐릭터를 지니면서도 역할에 따라 묵직한 울부짖음으로 관객의 가슴에 녹슨 못을 박는가하면 호수의 수면같은 속삭임으로 듣는 이의 정감에 물비늘이 일게 하는 마력같은 묘미를 지니고 있다. 이른바 「세상을 알만큼 알고 인생을 살만큼 산 배우가 시간의 체에 걸러서 보여주는 원숙함」일 것이다. 박정자는 인천에서 사업을 하던 집안의 1남 4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3살되던해 아버지를 여의고 여장부같은 어머니 김진옥 여사 밑에서 자라면서 극단 신협의 단원이던 오빠(박상호)를 따라 극장출입을 한것이 어릴때부터 배우의 길을 예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상대방을 압도하는 장중한 목소리와 자신도 모르게 역할의 내면에 파고드는 집착은 지령을 내리는 북조선 고위 여간부, 타협을 모르는 형무소 여간수, 신들린 무당, 악녀, 마녀, 촌부, 과부, 변덕스럽고 수다스러운 백작부인에서 파란과 고초를 이겨낸 지사의 현처등을 종횡무진으로 연기해내었고 그의 연기가 무대에서 현란하게 교직되는 순간은 「연기는 두뇌가 아닌 가슴으로 한다」는 미국의 명배우 줄리아 말로의 말을 그대로 실감시킨다. 「신의 아그네스」를 장기공연한 적이 있는 손숙은 『저 불같은 열정으로 어느날 무대에서 활활타서 산화하지나 않을까. 그와 함께 공연을 하면 느슨하게 풀린 신경이 팽팽하게 조여지고 긴장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흐트러지기 쉬운 장기공연때도 그는 빈무대에 나와 한치도 연습에 소홀함이 없이 관객들에게 「언제나 첫 장면, 언제나 새 얼굴을 보여야한다」는 각오를 철저히 지킨다. 나이들수록 당당하고 아름다웠던 배우 캐서린 헵번처럼 「영원한 무대의 영혼」으로 남기위해 그는 「좋은 작품 좋은 연출 좋은 상대역 그리고 반드시 좋은 관객이 있어야만 그 배우의 무대가 빛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릴때부터 극장 출입 그는 평소 차분하고 점잖은 편이다. 또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이세상에서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쟤고 이를 관리하는 성의가 대단하다. 자신을 따르는 팬을 위해 연말에는 5천장이 넘는 카드를 직접 써서 우송하는가 하면 박정자를 후원하는 모임인 「꽃봉지회」를 만들고 89년에는 「아직은 마흔네살」이라는 음반을 출반하여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되돌리는 것등이 그렇다. 72년에 결혼한 CF감독 이지송씨(50)와의 사이엔 남매가 있다. 「위기의 여자」에서 그가 맡았던 모니크의 대사중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람은 결국 옳건 그르건 자기방식대로 살게 마련이니까요.나는 아직 마흔 네살이고 저 굳게 닫힌 문뒤에는 어떤 형태일지 모르지만 내 미래가 있다는 걸 나는 굳게 믿고 있어요』 미래의 문이란 두말할 것도 없이 그의 삶이자 숙명인 연극이며 한결같이 늠름하고 든든한 대형배우의 모습을 보이는 그를 보면 이병복씨의 지적대로 「박정자는 우리 연극의 텃세이자 자존심에 틀림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연보 ▲1942년 인천 소래 출생 ▲61년 진명여고 졸업, 이대 신문학과 입학, 대학극 「페드라」 출연 ▲63년 동아방송 1기 성우 입사, 극단 실험극장 「팔려가는 골동품」으로 데뷔, 「악령」「담배내기」 출연 ▲66년 극단 자유창단멤버 「따라지의 향연」 출연 ▲79∼현재 「국군의 방송 5분 실화극」 출연이후 5천회이상 방송중 ▲89년 「아직은 마흔네살」 출반▲92∼현재 한국배우협회 부회장 ▲94년 10월부터 실험극장 「오늘의 명배우」시리즈 「11월의 왈츠」 장기공연 및 뉴욕 LA공연 ▲97년 1월 일본 스바루극단 초청 도쿄서 1인극 공연 예정 「대머리 여가수」(69년) 「그 여자 사람잡네」(78년) 「위기의 여자」(86년) 모노드라마 「웬일이세요, 당신」(88년) 「굿나잇 마더」(90년) 「무녀도」 「그 자매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91년) 「신의 아그네스」(92년) 「햄릿」 「내사랑 히로시마」(93년) 2백50회에서 3백50회 공연기록외 1백여편과 영화 출연 수필집 「사람아, 그건 운명이야」(예음·93년) 동아연극상(70·71·85년) 백상예술대상(70·81·85년) 서울신문문화대상(71년) 서울극평가그룹상(85년) 한국연극예술상 대종상 여우조연상(75·84년) 영희연극상(79년) 이해랑연극상(96년)외 다수
  • 무덤속 베토벤 「비밀」 밝혀질까

    ◎머리카락 분석… 「매독」 여부도 곧 판가름 루트비히 반 베토벤이 1827년 사망했을 때는 무덤까지 비밀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하지만 그는 잘못 생각한 것이다.베토벤은 사랑하는 도시 빈에 정중하게 묻혔지만 그의 머리카락만은 그렇지 못했다.수집광들이 그를 매장하기 전에 갈기 같은 은발의 대부분을 싹둑 잘라서 챙겼기 때문이다.베토벤은 무덤에 들어갈 때는 거의 대머리가 됐을 정도였다. 베토벤의 사후에 머리카락을 자른 것으로 어떤 비밀을 풀 수 있을까. 법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많은 것을 밝혀냈다.우선 머리카락에는 DNA정보가 담겨 있다.이것으로 친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애너 앤더슨이라는 여인이 그녀의 주장처럼 러시아 공주인 아나스타시아가 아니라는 것도 머리카락 분석을 통해서 확인됐다. 유전적인 질병도 이 방법으로 알 수 있다.링컨대통령이 키가 비정상으로 커지고 호리호리해지는 유전자이상으로 생기는 질병인 「마펀 신드롬」에 걸렸는지를 확인할 때도 머리카락 분석으로 가능했다. 약물이나 인체외부에서 흡수된 다른 물질의 성분도 분석할 수 있다.나폴레옹황제의 머리카락에서는 저단위의 비소가 검출되어 그가 독살되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됐다.아직 몇몇 사가는 그의 독살설을 굳게 믿고 있지만… 이제는 베토벤의 차례다.애리조나에서 온 두 명의 음악광은 94년 경매에서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구입,과학적인 분석을 의뢰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베토벤은 기생충이 없었고 신장결석이나 간경변치료를 위해 모르핀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요즘 그들은 베토벤을 귀머거리로 만들 수 있는 성분인 수은과 납성분을 추적하고 있다.수은이 검출된다면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그 당시 수은은 매독을 치료하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일부 학자가 줄기차게 주장해온대로 베토벤이 매독환자였는지 여부도 곧 판명될 것이다. 또 베토벤이 알려진대로 끔찍한 설사병을 실제로 앓아서 약을 복용했었는지도 밝혀질 것이다. 모든 해답은 그의 머리카락에 들어 있다.〈김성수 기자〉
  • 금속공예가 이종옥씨/제대로 된 자연사박물관 건립에 힘 보태고자…

    ◎평생 모은 희귀표본 1만점 기증/40년간 세계곳곳 누비며 동식물·광물 등 수집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유희열)이 전문전시관으로서 오는 2001년 완공할 예정인 자연사과학관에 한 개인소장가가 자신이 평생 모은 자연표본 1만여점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최근 중앙과학관측에 패류·조류·곤충·어류·동물·광물등 희귀표본 1만여점을 기증키로 약속한 이는 금속공예가 이종옥씨(71). 『자연사박물관은 우리 인간과 한순간이나마 호흡을 같이 한 동물·식물·광물·어류등을 모아 보관하는 곳이지요.후세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라도 자연사박물관건립에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그는 『일본이 2천개이상의 자연사박물관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는 제대로 된 시설물 한곳 없는 실정』이라며 국립중앙과학관의 자연사박물관건립이 때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립중앙과학관이 내년부터 오는 2001년까지 건립하는 자연·과학기술사관은 과학관내 1만평부지에 연건평 5천평의 규모(전시면적 3천평)로 조성되는 독립 전문전시관.국립중앙과학관은 이곳을 국내 최고수준의 전문전시관으로 만들기 위해 개인소장가의 기증의사를 적극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씨가 평소 애지중지하는 1만여점의 희귀표본을 기증키로 한 것은 이처럼 뜻깊은 사업에 수집가로서 일조를 해보겠다는 뜻에서다. 그가 지난 40년간 생업을 팽개친 채 세계 곳곳을 찾아 수집한 동물·식물·광물·패류등 희귀표본은 무려 수십만점.표본수가 너무 많아 일일이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씨의 수집창고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대머리독수리와 왜가리를 비롯,나비·하늘소·패류등 온갖 생물이 원형에 가까운 상태로 박제,보존돼 있다. 이씨는 이 수집물을 좀더 체계적으로 진열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구수동일대 3백여평의 대지에 지상 6층,지하 2층규모의 사설 자연사박물관을 올 8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자연사박물관을 값비싼 골동품이나 모아두는 곳으로 잘못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요.특히 행정관료까지 이런 생각에 젖어 있는 사람이 많아 자연사박물관건립에 큰 제약이 뒤따르고 있습니다.자연생태계연구는 이제 선진국처럼 자연사박물관 중심체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씨는 『일본이 자연사박물관의 중요성을 일찍이 터득한 결과 개체수가 13만개인 패류의 대부분을 일본학명으로 바꿔놓을 수 있었다』면서 우리정부도 개인이나 기업의 자연사박물관건립에 따른 불필요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중앙과학관은 오는 26일 이씨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운석광물연구소 김동섭 소장의 소장품기증서를 받을 계획.기증자에게는 기념전시실과 연구실을 마련해준다.〈박건승 기자〉
  • 전남 나주 불회사 암장승(한국인의 얼굴:73)

    ◎으스스한 표정뒤로 계면쩍은 웃음이/주름투성이 코·왕방울 눈… 두번보면 친근감 나주시 다도면 마산리 불회사 어귀의 돌장승은 풍채가 당당하다.이 절장승은 절에 부정이 들지않게 절 초입을 지키는 수문장격의 돌장승이라서 좀 무서운 얼굴을 했다.그래서 범접한 잡귀를 한차례 쯤을 쫓아버릴 수 있겠으나,두어번 만나 낯이 익고나면 잡귀도 그리 두려워할 얼굴은 아니다. 그렇듯 무서워 보이면서도 곧 친해질 수도 있는 불회사 돌장승.그 연유는 본래의 천성이 특악하지 않기때문일 것이다.절장승의 특성이 바로 여기 있다.불교와 무속신앙이 어우러진 불회사 돌장승 한 쌍은 짐짓 으스스한 표정을 짓고나서 오히려 계면쩍어 했다.그러다 보니 웃음이 흘러나올 수밖에….암장승은 소 웃음 같은 웃음을 흘렸는데,달관한 웃음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암장승 주장군키는 1백80㎝로 수장승 키(3백15㎝)에 비하면 작다.자연석 생김새를 그대로 살려 장승을 다듬었다.돌 생김새를 살려 장승을 만드느라 암장승인 데도 머리는 그만 민대머리가 되었다.하기야 암장승 코 밑에 몇 가닥의 수염까지 달렸으니까 민대머리를 이러고 저러고 할 처지는 아니다.그리고 돌장의 치장을 말하면 암장승 보다 수장승이 더 화려한 터여서 암장승 코를 밋밋하게 비워두기가 섭섭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불회사 돌장승 얼굴은 대체로 희한하게 생겼다.코와 눈이 다른 지역의 돌장승들과 특이하게 구별되었다.이마에 지는 주름이야 어쩔 수 없지만,콧 날에 가로 세 줄의 주름을 잡았다.그것도 모자라 코허리에도 주름을 잡아 코는 온통 주름 투성이다.눈은 왕구슬을 박아놓은 듯 컸다.코허리에서부터 둥글게 시작하여 관자놀이 쪽으로 돌았으니 엔간히 큰 눈이다.눈 위에는 두 줄의 선각이 있다.가느다란 실금은 장승눈의 쌍꺼풀이고 깊게 골이 진 선각은 눈썹이다. 이빨 여러 개가 박혔으나 윗 이빨 치열은 고르지 않아 듬성듬성 했다.그러나 돌장승에 흔히 보이는 송곳니는 드러내지 않았다.불회사 암장승 얼굴에 나타난 특징 하나는 눈과 코,입가를 따라 오목새김한 선각이다.그 선각은 장승 얼굴의 광대뼈를 강조하면서 입 밑으로 내려와서는자연스럽게 턱을 그렸다.이는 자칫 통째로 붙어버려야 했을 얼굴과 몸통을 구분하는 선이 되었다. 그리고 오랜 나날을 같이 늙어 해로해온 수장승 하원당장군은 암장승에 비해 치장이 대단했다.콧방울을 고사리 무늬로 돌리고 턱수염은 댕기머리를 땋듯 촘촘히 땋아내렸다.수염이 얼마나 긴지 왼쪽 옆구리로 치렁치렁 내려왔다. 이들 불회사 돌장승 한쌍과 사촌쯤은 되어 닮아보이는 장승이 이웃에 있다.덕룡산을 끼고 이쪽은 불회사이고 저쪽은 운흥사인데,두 절의 장승들이 서로 닮았다.한 사람 석수의 솜씨인지는 몰라도 조각 수법이 비슷했다.다만 운흥사 돌장승에는 1719년에 해당하는 숙종45년에 세운 사실을 밝히는 간기가 들어있다.그래서 불회사 돌장승도 그 무렵에 세웠을 가능성이 많다.〈황규호 기자〉
  • 5만원에 팔려간 현대판 노예/「가출소년 강제노역」 실태

    ◎2명이 감시… 말 안들으면 구타 예사/식사시간 5분… 공장쪽방서 새우잠 『…(공장에)가자마자 구두가죽에 본드칠하는 것을 시켰다.다음날부터 큰 형이 일을 못한다며 따귀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때렸다.먼저 온 다른 애들은 망치 손잡이와 연탄집게 등으로 여기저기 얻어맞았다』 지난 95년 4월 「노예 소굴」로 팔려갔다 1년1개월만에 구출된 김모군(15)은 경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청량리 등지에서 배회하는 가출소년들을 단돈 5만원에 산 구두공장 주인 황래성씨(37)는 아이들을 마치 노예처럼 부렸다.툭하면 주먹을 들이대는 「큰 형」 황씨와 「작은 형」 전선진씨(23·공원)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김군은 머리카락을 쥐어뜯겨 앞쪽 이마가 대머리처럼 됐다.온 몸을 구타당해 부분적인 신체 마비 및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모군(15)은 작업중 화장실에 간다고 했다가 불에 달군 연탄집게로 등을 마구 맞았다. 「노예생활」의 하루는 상오 8시부터 시작됐다.세수 시간 30분이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유일한 휴식시간이었다.8시30분부터 다음날 상오 1∼2시까지 일했다. 환각성이 강한 본드를 가죽에 바르거나,무두질 작업 등을 강요당했다.하루 17∼18시간씩의 치가 떨리는 중노동이었다. 식사는 하오 1시30분과 7시30분 두차례.각각 5분씩 주어졌다.미처 다 먹지 못해 형들에게 빼앗길까봐 허겁지겁 뱃속으로 음식을 밀어넣어야 했다. 모든 창문은 철망으로 막혀 있었다.작업장 바깥으로는 나갈 수 없었다.머리가 길면 「작은 형」이 가위로 마구 잘랐다. 잠은 지하공장에 딸린 10평 남짓한 쪽방에서 다닥다닥 붙어 잤다.제대로 씻지 못해 몸에서는 악취가 풍겼다.작업장의 본드,가죽냄새가 진동해 골치가 아팠다. 연탄집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뜨겁게 달아오른 연탄에는 항상 집게가 꽂혀 있었다.손놀림이 둔한 김군은 『게으르다』는 이유로 자주 연탄집게 찜질을 당했다. 이들이 풀려난 것은 막내 정모군(13)의 기지 덕분.영화 「빠삐용」이나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처럼 두 달 남짓 작업 연장으로 철망의 나사를 조금씩 풀어 놓았다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낮 도망쳤다.〈김태균 기자〉
  • 저마다“정치혁신”·“지역개발”목청(4·11총선 합동연설이모저모)

    ◎생활정치·대선자금 공개 등 역설­서울 영등포을/여 “인물보고 선택” 야 「핫바지」 들먹­충북 진천·음성 30일 전국의 각 지역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는 후보자들이 저마다 정치혁신과 지역개발 등을 내세워 뜨거운 표몰이 대결을 벌였다. 첫 합동연설회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각 후보들은 단상에서의 유세전은 물론 유세장 주변에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유권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다툼도 치열했다. ▷서울 영등포을◁ 봄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대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영등포을 합동연설회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1천여명의 청중들이 몰렸다. 출마자 전원이 한자리에 모여 유권자들의 평가를 받는 만큼,각 후보들은 각자 「비교우위」를 역설하며 한표를 호소했다.일부 후보들은 상대후보의 연설중 지지자들과 퇴장,눈총을 받기도 했다. 첫 연사로 나선 민주당 김연동후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3김정치가 우리의 정치문화를 병들게 했다』며 3김청산에 초점을 맞춰 「명분의 민주당」을 강조했다.이어 등단한 국민회의 김민석후보는 『장학노씨는 매일 1억원의 돈을 챙겼는데 청와대에서 한푼도 받지 않았다는 말을 누가 믿겠냐』며 『김영삼 대통령은 노태우씨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을 공개하라』며 고삐를 죄었다. 자민련 전홍기후보는 『책임정치가 가능한 내각제만이 비자금 등 대통령제의 악습을 바로 고칠 수 있다』며 차별화를 호소했다.「탤런트 최불암」으로 더 유명한 신한국당 최영한의원은 『오염된 정치,파벌정치 나아가 투사정치는 더 이상 필요없다』고 목소리를 높인후 『서민정치 1번지인 영등포을에서 생활정치를 펼치겠다』고 호소했다. ▷인천 남동갑◁ 남동구 구월동 체육공원에서 열린 남동갑 연설회는 가랑비가 내리는 날씨 탓인지 청중들이 5백명에 불과했으나 후보들은 인천의 「신정치1번지」답게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KBS 앵커 출신인 신한국당 이윤성후보는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뒤 『잘나가던 방송인 생활을 마감하고 더럽고 치사하다는 정치판에 뛰어든 것은 고향이자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인천을 위해 무언가 해줄 때가 되었다는 사명감 때문』이라며 수도권정비법 완화 등 지역발전을 위한 50개 공약을 제시. 국민회의 유재희후보는 『지난 3년간 김영삼정부는 밖으로 세계화를 외치고 안으로는 개혁을 부르짖었지만 달라진 것은 거의 없고 삼풍백화점·성수대교 사고 등 부끄러운 것들만 세계에 알리고 있다』며 정부시책을 일일이 성토. 민주당 김종용후보는 등단하자마자 자신의 대머리를 만지며 『인천의 고르바초프,김대머리』라고 소개하고 『원내에 진출하면 세금을 도둑질하며 호의호식하는 사람이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강조. 자민련 이상만후보는 『현정부는 사고공화국,교도소공화국,경제파탄공화국으로 이번 총선은 실정을 저지른 집권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가 있다』고 맹공. ▷충북 진천·음성◁ 하오 2시 진천군 공설운동장에서는 정치거목으로 키워줄 것을 호소하는 여권후보와 선거혁명을 기대하는 야권·무소속후보들이 열변. 첫번째로 등단한 민태구후보(61·신한국당)는 『4년 키운 나무 한차례 땔감으로 쓰고 말것이 아니라 8년째 키워 못되도 서까래나 대들보감으로 키워달라』며 충북도지사 등 요직을 지낸 자신의 경력과 14대 국회에서의 의정활동을 소개. 두번째로 나선 박병남후보(43·국민회의)는 『지난 13대때 야당후보를 당선시킨 진천군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달라』며 『농민을 사랑하는 농민의 아들이 국회의원이 되는 선거혁명을 후손들에게 이번에 보여주자』고 한표를 부탁. 또 정우택(42·자민련)후보는 『더 이상 충청도 핫바지론이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자민련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절규. 구자웅후보(47·민주당)는 장학로 사건을 들어 『자기집 안방이 썩는 마당에 어떻게 남의 부정을 치유하겠느냐』며 3김정치 종식을 강조. ▷경북 구미갑◁ 구미공단 운동장에서 1천5백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구미갑 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 4명의 후보들은 근로소득세 인하와 노동관계법 개정 등 봉급생활자들을 위한 공약을 경쟁적으로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 특히 공천때부터 경합을 보였던 신한국당 박세직후보와 자민련 박재홍후보는 「화려한 경력」과 「지역 공헌도」를 내세워 양보없는 공방을 보였다.신한국당 박후보는 국무위원,국가안전기획부장,서울시장,88서울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의 경력을 내세우며 『2천년대에 구미에 전자 산업박람회를 유치해 정부가 구미의 발전을 위해 돈을 쓸수 있도록 하고 경북도청을 유치해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 시킬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언. 자민련 박후보는 『정부 여당은 선거철만 되면 공명선거를 내세워놓고 묘하게 야당을 박해하고 있다』고 비판. 이어 민주당의 윤상규후보는 3김씨를 맹공격한뒤 근로소득세를 50% 감면하고 사교육비를 줄이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공약. ▷광주동◁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는 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로 청중이 4백여명에 불과했으나 초반 기선을 잡으려는 후보들의 유세 열기는 화끈. 첫번째 연사로 나선 국민회의 신기하후보는 『장학로씨가 37억원의 뇌물과 떡값을 챙긴 사건을 계기로 김영삼 대통령은 청와대의 모든 전·현직 비서관을 파면하고 수사하라』고 포문을 연 뒤 『유일 야당인 국민회의에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 민주당 김범태후보는 『민주당은 분가해 나간 작은집(국민회의)이 잘되길 바라는데 작은집은 큰집(민주당)을 여당의 2중대라 부르며 욕만 한다』며 『어떤 사과가 썩은 사과인지 진짜인지 유권자들이 비교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국민회의를 겨냥. 신한국당 조규범후보는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특정정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지금까지 지역주민을 무시하고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해왔다』고 인물론을 제기.〈전국 종합〉
  • 신한국 「반DJ」 선봉 이철용전의원/“DJ는 거짓 지도자” 독설

    ◎신한국당보 1호에 기고 통해 공개비판/쿠데타 세력에 합류한 비굴한 지식인/「20억원 수수설」 손으로 하늘 가리는 격/지역감정 악용해 뱃속 채우는 정치가 신한국당 이철용전의원이 「반DJ」선봉에 본격 나섰다.12일 발행된 신한국당보 1호에 기고를 통해 공개적으로 특유의 독설을 퍼부었다. 이전의원이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를 겨냥해 이처럼 신랄하게 비판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김총재에 대한 반감이 누구보다 더 깊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3대 총선 때 평민당으로 정계에 입문,김총재와 동지관계로 출발했지만 14대 공천에 탈락하자 악연으로 번지게 됐다. 이런 그는 이번 총선에 신한국당 후보로 나서 DJ를 향해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부었다.「거짓 야당 지도자의 비명」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나타나듯이 표현 하나하나가 격렬하기까지 하다. 이전의원은 『야당 지도자의 더러움이 가발 벗겨진 대머리처럼 사실로 확인돼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고 글을 시작했다.『김총재가 제1야당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원동력은 광주항쟁에서 희생된 분들의 덕』이라고 전제,『때 늦은 감이 있지만 참회의 기도를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총재의 「이중성」을 꼬집는 말들은 계속 이어졌다.「대통령병에 걸려 세상을 거짓과 불신으로 몰아붙이는 자」「양의 탈을 쓴 이리 같은 소수의 무리」「정치인이라는 허구적 타이틀을 빙자한 자」「간사한 노래」「교활한 웃음」「돼지 같은 욕심」「쿠데타세력 앞에 굴복,합류했던 비굴한 지식인」「제5공화국이라는 사생아 산실에서 피를 손에 묻히고 탄생한 어용야당」…. 그러면서 DJ의 20억원 수수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5공 청문회 당시 전두환전대통령에게 『살인마」라고 외쳤던 자신에게 DJ가 삿대질을 해대며 역정을 낸 사실을 떠올리며 그 이유를 뒤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J와 국민회의에 대해 「지역감정을 악용해 자신의 뱃속을 채우는 정치지도자」「공천장사에 혈안이 된 정치지도자」「공당이 아닌 사당으로 전락한 독재정당」「국민의 정당이 아닌 지역당으로 전락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상태에서 국민의 여망인 개혁은 과연 이뤄지겠는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뜻에서 몇자 적어 보았다』고 원고를 마감했다.
  • “크렘린 다음 주인은 대머리”라고?(박갑천 칼럼)

    『크렘린의 다음 주인은 대머리』.지금 러시아에 번져나고있는 우스개라 한다.역대의 크렘린주인이 한사람 걸러 대머리였기에 나오는 말이다. 우선 소비에트연방을 건설한 레닌이 대머리였다.그를 이은 스탈린이 다보록머리였고 그다음의 흐루시초프는 대머리였다.다시 브레즈네프의 다보록머리에 이어 안드로포프 대머리,다보록머리의 체르넨코를 대머리 고르바초프가 잇고 그를 이은 옐친은 새하얀 다보록머리다.그런데 다음의 강력한 대통령후보 두사람(주가노프와 체르노미르딘)이 모두 대머리니 어느 쪽이 되든 대머리­다보록머리 전통은 이어진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기묘한 우연의 일치를 곧잘 찾아낸다.그러면서 망상스런 의미부여를 하며 즐긴다.미국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한때 나돌았던 입방아도 그것이다.그건 링컨대통령으로 거슬러오른다.그가 암살된건 재선된 다음해인 1865년이었다.한데 처음 당선된 해는 1860년.그해로부터 쳐서 20년마다 당선된 사람은 재임중에 죽어온다는 내용이다. 정말이다.1880년 당선된 가필드는 이듬해 20대대통령으로 취임하여 넉달만에 암살된다.25대 매킨리는 1900년 재선됐으나 다음해 무정부주의자의 저격으로 숨진다.1920년 당선된 하딩은 샌프란시스코 여행중에 급사하고 1940년에 3선된 루스벨트는 44년 4선된 다음 종전을 앞두고 병사한다.60년당선자 케네디도 암살된다. 그「법칙」대로라면 80년,70줄노령으로 당선된 레이건대통령도 이승사람이 아니어야한다.하지만 재선임기 마치고 퇴임하여 며칠전엔 85회생신을 맞고있다. 역시 호사가들의 언거번거한 주먹구구놀이엔 구멍이 뚫린다.그러므로 크렘린의 다음 주인으로도 남몰래 근사모아온 털북숭이가 들어설지 누가 알랴. 땅이름에 부여하는 예언성·신비성도 사람들의 그런 호기심과 맥이 통한다.가령 평양서쪽 30리에 있다는 부산현의 신비를 보자.그 왼쪽언덕에 석장군상이 있는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전 거기서 흐른 피가 부산현에서 멎었다.임란때 평양까지 온 왜군이 부산현을 못넘었으니 전해내려오는 비참­『왜놈들이 부산으로부터 쳐들어와 부산에서 멈춘다』가 그럴싸해진다(「국포쇄록」).남녘부산과 북녘부산을 꿰어맞춘 견강부회 전설이다. 흥미로운 우연의 일치에 상식과 논리를 뛰넘는 일들이 세상엔 많다.하지만 관심은 가져볼망정 별쭝나게 신비성에 빠져들 일은 아니다.생각하자면 이승을 영위하는 섭리의 뜻이 하나같이 신비 그것 아닌가.
  • 영상 혁명/임청산 공주전문대 교수(굄돌)

    버그형제가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날아와 영상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털보 영화감독인 스필버그와 대머리 만화영화 제작자인 카젠버그가 제일제당과 합작하여 영상산업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킨 일이다.또한 위너부라더스가 독립기념관 서쪽에 50만평의 영상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충남도청과 합의한 사건도 전한다.이들이 전진기지로 택한 이유야 무엇이든 기대할 만하다. 세계 제7위라는 우리나라 영상산업의 수출액 가운데 만화영화가 9할인 데 비하여,극영화는 1할도 못미치는 실정임을 재음미하여야 한다.그것도 영세하기 이를 데 없는 만화영화업계에서 쌓아온 실적임을 높이 평가할 수 없을까.실제적으로 영상분야에는 영화 외에도 사진·TV·비디오·오디오·컴퓨터·멀티미디어 등 새로운 영역의 디지털영상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자생력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스필버그 감독의 말처럼 「영화가 20세기의 기적」이라면,빌 게이츠처럼 디지털영상은 21세기의 비전이 될 것이다.특히 컴퓨터로 영상을 제작하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정보화사회와선진예술,그리고 첨단산업을 주도적으로 변혁시키고 있다. 디지털영상은 영화를 비롯한 TV·게임·테마파크·디자인·패션·하이비전·토목건축·인쇄출판·지도제작·기업경영·과학기술·도시개발·지구환경 등의 문화·예술·교육·산업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실사영화도 컴퓨터영상의 특수효과를 지원받아야 성공하는 추세다. 최근 대학에 만화와 영상관련 학과가 개설되고 정부에서 만화문화상을 시상하며,국제만화페스티벌을 개최하여 업계의 반응이 좋아서 세계적인 영상산업국으로 부상하길 고대한다.
  • 유전자 전환 요법 대머리 치료 시도

    ◎미 제약회사,효소 이용 탈모시기 예측법 개발/DNA 조작 성공여부가 “열쇠” 아직까지 대머리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첨단의학자들에게도 요원한 것으로 생각돼 왔다. 그러나 이제 대머리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미 샌디에이고에 있는 한 제약회사가 최근 대머리를 근본원인부터 치료해낼 수 있는 약품개발에 착수한 것이다.미 과학월간지 디스커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첨단 유전자요법을 도입해 대머리를 초기단계에서 예방하거나 심한 대머리라도 완치해낼 수 있는 약품개발에 거의 성공했다. 연구팀이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은 베타갈락토시데이즈라는 효소를 생성하는 DNA를 세포내 리포좀에 주입한 것이다.리포좀이란 지방성분이 뭉쳐 있는 동그란 공모양의 세포구성물질로 세포벽과 융합해 세포내로 신진대사를 위한 물질이 유입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리포좀을 쥐의 등을 면도시키고 여기에 주입했다.그리고 3일후 이 피부 부분을 추출했다. 여기에 베타갈락토시데이즈가 생기면 푸른색으로 변하도록 하는색소를 첨가한 다음 현미경으로 관찰했다.이 효소는 모낭세포에 존재하는 것으로 신체에서 손톱이나 머리칼 등이 떨어져 나가게 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즉 최소한 언제 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하는가를 알아내는 것에는 성공한 것이다. 호프만 박사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연구팀은 현재 단순히 감시병 역할을 하는 유전자요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예 머리칼을 강제적으로 돋아나도록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을 시도하고 있다.다만 문제는 아직까지 자연에는 이러한 과정을 통제하는 DNA가 없다는 점으로 완전히 새로운 DNA를 하나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 동물 내세운 우화소설 눈길

    ◎「대머리 원숭이」­동물만 못한 인간 우매함 질타/「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정치적 명분의 허망함 꼬집어 시끄러운 세상을 비틀어 보여주는 우화소설 두권이 관심을 끈다.「인터넷에 들어간 대머리 원숭이」(실천문학)와 「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문학동네)이 그것.유럽 계몽주의의 산물인 이 책들은 인간세상의 위선과 분탕질을 은근한 거리를 두고 비춰봄으로써 더욱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19세기 프랑스 정치풍자만화가인 그랑빌의 「인터넷∼」은 동물과 곤충의 생태를 의인화해 인간사회를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솝우화를 연상시킨다.인간의 박해에 분노,국제회의를 소집한 동물들은 캥거루의 모성애,나이팅게일의 노래,구걸을 하느니 굶어죽는 곤충의 자존심 등 동물왕국의 덕목을 조목조목 내세워 하등동물보다 열등한 인간의 오만함을 공격한다. 18세기 독일 인문주의자 뷔일란트 원작을 레온하르트가 고쳐쓴 「당나귀∼」는 고대 그리스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당나귀 그림자를 둘러싼 재판이 어처구니 없는 국가적 싸움으로 번져가는과정을 그리고 있다.당나귀를 빌릴때 그림자도 포함되느냐를 두고 온 국민이 두파로 갈려 전쟁일보직전까지 치닫는 상황을 통해 지은이는 정치적 명분의 허황됨을 드러낸다. 두권 모두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로 풍자의 생생함을 더한다.
  • MBC「제4공화국」·SBS「코리아게이트」전직대통령 연기경쟁 치열

    ◎노 전대통령­「비자금 파문」에 김기섭·김성원 서둘러 투입/전 전대통령­박용식 강경한 이미지­정종준 희화적 모습/박 전대통령­이창환 닮은 얼굴·독고영재 카리스마 연기 유신시대를 그리는 정치드라마 MBC「제4공화국」과 SBS「코리아 게이트」는 「대통령들의 전쟁터」이다.온 국민의 초미의 관심을 끌고있는 비자금 파문의 주인공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박정희·최규하·전두환·김영삼 등 전·현직 대통령이 5명이나 양 드라마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드라마중 현직 대통령은 박정희·최규하 전 대통령뿐이고 나머지는 아직 「예비 대통령」이다. 이와 함께 동일한 대통령이 등장하는 양 드라마에서 대통령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만도 10명이다. 자연히 어느 탤런트가 자신이 맡은 대통령과 비슷하며 어떻게 잘 묘사하느냐가 시청자들의 관심속에 제작진 및 연기자들의 큰 과제가 되고 있다. 「제4공화국」은 「대통령들의 전쟁」에다 비자금 파문으로 노 전 대통령에게 관심이 쏠리자 「발빠른 기민성」을 보였다.다음주 5부부터 등장할 예정이었던 노 전 대통령을 지난26일 4부 쿠데타 모의장면부터 등장시킨 것이다. 노 전 대통령역은 「제4공화국」은 김기섭,「코리아 게이트」는 김성원이 맡았다.주로 30사단장때 모습이 많고 10·26과 12·12사태 당시에는 9사단장으로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함께 하나회 핵심인물로 묘사된다. 다음 주부터 양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노 전 대통령은 당초 전두환 전 대통령과 대조적인 다소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묘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자금 파문으로 인해 드라마속 비중이 갑작스럽게 변경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아마도 출연장면을 늘리기 위해 12·12나 광주항쟁 당시의 역할을 보다 자세히 묘사할 것으로 보인다. 「돈」과 관련된 부분이 나올 지는 미지수이다.다만 「제4공화국」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청와대의 박 대통령 금고에 들어있던 9억원에 「손 대며」 돈을 뿌리는 것을 4부에서 묘사했다.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연행과정에서도 「돈」문제를 거론해 비자금여파를 반영하고 있다. 이창환과 독고영재가 그리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모습은 엇갈린다. 사실적 묘사에서는 「제4공화국」 이창환이 더 어울린다는 평.외모도 흡사하며 다소 온화해졌고 「귀도 얇아졌던」 노년의 박 전 대통령 실제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비판과 함께 인간적인 모습을 그리기에도 주력했다는 느낌을 주지만 실제보다 확연히 젊어보이는 점이 일부 시청자들의 불평이다. 「코리아 게이트」 독고영재는 박 전 대통령의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독선적이고 카리스마적 모습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자연인으로서의 묘사보다는 독재체제 주역이라는 점에 주력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10·26 당시의 재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코리아 게이트」의 박정희는 서해안 공업단지 조성결정,부마사태에 대한 강경진압과 김영삼 구속구상 등에서 독선적 말투와 독재적 정국 운영 등 전형적인 독재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제4공화국」에서는 차지철이 부마사태 강경진압과 김영삼 구속을 주장하고 박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시각의 차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묘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코리아 게이트」의 경우 대머리와 뚱뚱한 모습의 정종준이 지나치게 희화적이어서 노골적인 멸시감을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제4공화국」 박용식의 경우는 너무 늙어보이고 단호한 맛이 없다는 평이다. 다만 최근의 집권자였던데다 광주항쟁 문제때문에 강경한 독재의 이미지는 잘 맞는다. 김영삼 현 대통령의 경우는 당분간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10·26의 도화선이 된 부마사태의 한 요인이 김영삼 당시 야당총재제명이긴 했지만 초점이 핵심 권력의 내분에 맞춰져있기 때문이다.현직 대통령의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 쉽지않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 이·미용요금 “천차만별”/도쿄 대머리 남자에 “바가지”

    ◎뉴델리서 90달러짜리 가발 일선 4천달러/여자퍼머는 방콕이 미·싱가포르 보다 비싸 일본 도쿄는 물가가 비싸기로 소문나 있다.이·미용 요금도 예외가 아니다.「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신호는 아시아국가와 미국등 12개국의 이·미용 관련 15개 항목의 비용을 조사,도쿄가 역시 「최고의 비싼 도시」임을 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다. 도쿄에서 특히 살기 힘든 사람은 대머리 남성이다.대머리 남성이 가발을 사려면 4천달러라는 거액을 줘야 한다.같은 가발을 뉴델리에선 90달러면 살 수가 있어 무려 50배나 차이가 난다.여성용 가발도 도쿄에선 값비싸기는 마찬가지다.뉴델리가 90달러면 여성용 가발구입이 가능한데 비해 도쿄에선 2천달러를 줘야 한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에선 1백달러,싱가포르 1백39달러,한국 2백34달러,홍콩 5백달러면 거뜬히 가발을 장만할 수 있다. 이발 비용도 국가별로 편차가 크다.이발관에서 머리만 자를 경우 도쿄가 20달러로 가장 비쌌고 반면 뉴델리는 50센트에 불과하다.만약 컷과 머리감기를 할 경우 값은 껑충 뛴다.특히도쿄의 경우 비용은 1백25달러로 6배나 뛴다.가장 저렴한 마닐라(11달러)와는 11배나 차이가 난다. 여성이 미용실에서 컷과 머리감기를 할 경우에도 도쿄는 85달러로 꽤 비싼 편이다.다소 비싸다는 한국과 미국이 각각 55달러와 45달러인 점을 감안한다면 도쿄에선 머리 손질을 되도록이면 피하는게 좋을 성싶다. 그러나 퍼머값은 예상외로 방콕이 1백20달러로 비싼 곳으로 꼽힌다.도쿄는 85달러로 미국(65달러),싱가포르(66달러)등 비교적 비싼 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이·미용실에서 사용이 잦은 스프레이나 무스의 경우 도쿄가 월등히 비싼게 사실이지만 몇배씩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둘다 도쿄에선 10달러인데 비해 미국이 각각 3.35달러와 3.7달러로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퍼머등 머리손질에 필수적인 전기 컬 클립은 90달러인 방콕이 가장 비쌌고 도쿄는 그 뒤를 이어 88달러.그러나 15달러면 구입이 가능한 뉴델리에 비해 이마저 턱없이 비싼 편이다.또 헤어드라이어는 75달러선에 팔리는 마닐라가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일본은 마쓰시타제품이39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었지만 「브라운」(23.6달러)과 「내셔널」(22∼15.2달러) 드라이어를 판매하는 방콕과 마닐라 및 콸라룸푸르에 비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전자왕국에 걸맞는 「저렴함」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에선/일본 주재원(한국속의 일본,일본속의 한국:22)

    ◎총독부청사 첨탑 철거에 착잡한 “선린”/2천여사 직원·가족 등 1만여명 체류/툭하면 “쪽바리” 시비… 봉변당하기 일쑤/물가많이 올라 내핍생활… 교통난도 고민거리 광복 50주년이던 지난 15일 무로오카 데쓰오씨(35·일본 무역진흥회 서울사무소 조사부장)는 착잡한 하루를 보냈다.일본인에게는 패전 50주년인 이날 구총독부의 첨탑 제거식장에서 환호하는 한국인을 바라보면서 결코 좁힐 수 없는 한·일간의 거리를 새삼 느꼈다.한국생활에서 평소 느끼던 당혹감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었다.개인적으로 그렇게 친절한 수 없는 한국인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선 혐오감으로 바뀌는 그 뿌리엔 일제 36년이라는 과거의 악몽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현판 상처투성이 유키 모도아키씨(39·일본 규슈철도 서울사무소장)는 최근 한 술집에서 당한 봉변이 잊혀지지 않는다.일본인 친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쪽바리 조용히 해』라는 술취한 젊은이의 소라가 들렸다.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라 목소리를 높여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한바탕 싸움이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반일감정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한국이지」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이 사건 이후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선 경계심을 풀 수 없다고 한다. 고하리 스스무씨(32·일본 국제관광진흥회 서울사무소 차장)는 말한다.『한국에서 오래 근무한 주재원을 보면 흰머리나 대머리가 많은데 저는 그 원인을 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한국인 직원과의 갈등과 반일감정에 대한 경계심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지요』 주한 일본인(6개월이상 장기체류자)의 대부분은 반일감정으로 인한 실랑이를 한두차례 경험하고 있다.광복 50주년을 맞아도,국교정상 30주년을 맞아도 스러지지 않는 일본혐오가 한·일 양국의 발전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한 일본인의 자녀 4백여명이 교육을 받는 일본인학교(서울 강남구 개포동 산84)의 현판은 항상 상처투성이다.현판을 달아놓기가 무섭게 누군가 떼어버리거나 돌멩이를 던져 망가뜨리기 때문이다.이 학교의 관계자는 『주로 국민학생이나 중학생이 장난삼아 현판을 망가뜨리지만 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일본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복 이후 한·일 양국간의 정치·경제·사회 등 전분야에 걸친 교류확대는 주한 일본인의 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현재 1만명선으로 전체외국인(9만명) 가운데 11%,화교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한·일 국교정상화 이듬해인 66년의 1백48명과 비교하면 무려 60배가 넘는 수다. ○유학생 1천명선 이 가운데 경제관련 인사와 그 가족이 75∼80%,단독 및 합작형태로 진출한 기업은 2천여개에 이르고 있다.1백% 단독에서 3∼5%의 합작 등 다양하다.대부분 상사주재원이나 합작회사·은행등에 종사한다.한국기술의 자존심을 세운 현대자동차의 경우 미쓰비시상사와 중공업이 각각 5.7%와 4.5%의 지분을 갖고 있을 정도다. 88올림픽을 기점으로 유학생도 크게 늘고 있다.보통 1년이상 한국에 머문다.1천여명정도로 추산되며 국내 대학에서 일본어를 강의하는 교수 등 학교관련 인사가 60여명이 있다.아사히와 요미우리등 일본 언론사 특파원이 25명.한국인 남편과 결혼,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여성도 1천명선으로 추산된다.미미하지만 목사와 간호사·수녀 등도 한국에서 활동중이다. 최근 주한 일본인은 한정된 거주지에서 벗어나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한국어를 습득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한국사회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이해된다.80년대말까지만 해도 서울 동부이촌동이나 한남동 등에서 집중적으로 모여 살았지만 지금은 50%선으로 떨어졌다. 한국생활에서 주한 일본인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교통문제다.한국에서의 자가운전은 『목숨을 걸고 해야 한다』고 지적할 정도다.무로오카 데쓰오씨는 『한국에서 자가운전을 한다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그래서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일본에 비해 너무 열악한 상태』라고 말했다. 날로 치솟는 물가도 이들의 생활을 위협한다.외식비의 경우 88년을 1백으로 기준삼아 지난해 1백94로 뛰어 6년 새 2배가 올랐다.야채나 농산물가격은 일본의 3분의 1수준이지만 옷이나 생필품값은 일본과 별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6∼7년전만해도 가정부를 두는 등 일본에서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렸지만 지금은 일본에서 익숙한 내핍생활이 서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관행달라 당혹감 한국인과의 거리설정도 주재원에게 고민거리다.친하게 되면 너무 참견이 심하고 친하기 전에는 너무 쌀쌀하고 무섭기 때문이다.마이니치신문의 서울특파원 나카지마 데쓰오씨(38)는 『한국인은 거리감을 안두고 솔직하지만 형제·친구간에도 언행을 조심하는 일본식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볼때 한국인의 툭 터놓고 사는 분위기가 때론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일본이 싫다」는 사람이 69%로 84년의 39%보다 크게 늘었다.「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이웃」인 한·일 양국을 「가까운 이웃」으로 돌려놓는 것은 광복 50주년을 맞는 한국과 일본인 모두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 보스니아서 숨진 미특사 프레이저/6차례 발칸 방문…분쟁해결 노력

    ◎“탁월­솔직한 외교관” 명성 남겨 보스니아 평화협상차 사라예보로 가다가 19일 장갑차 전복사고로 숨진 로버트 프레이저(53) 미특사는 발칸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외교노력의 핵심인물이었다.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발칸분쟁의 외교적 해결을 위한 그의 탁월한 역할은 클린턴 대통령,동료 외교관,유렵전역의 지도자들이 인정하고 존경하고 있다』며 애도했다. 미국무부 유럽 캐나다 담당 부차관보인 그는 지난 4월 전임 찰스 토머스로부터 이른바 「보스니아 사태 중재를 위한 국제 접촉그룹」의 특사직을 인수한 후 세르비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화국 인정에 노력을 집중하면서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여러차례 회담을 갖느라고 최소한 여섯차례나 발칸을 방문했다. 큰 키와 마른 체격에 대머리와 턱수염을 기른 그는 솔직한 성격의 외교관으로 명성이 나 있었다.그는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을 졸업하고 런던대학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74년 외무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주로 유럽·아프리카지역을 담당했다.
  • 이농현상/개방바람 타고 돈벌이 찾아 도시로(두만강 7백리:14)

    ◎문혁이후 젊은이 떠나고 부녀자만 남아/7백가구 부동촌엔 농사꾼 한사람도 없어 연변의 조선족들은 지금 식생활에는 걱정이 없다.해방전 대지주들 보다 더 잘 먹고 산다.옛날의 지주집이래야 호주만 이밥을 먹어대고 다른 식구들은 조밥에 된장국이 고작이었다.그러나 요즘은 웬만하면 모두가 이밥을 밥상에 올려놓는다. ○옛 지주보다 더 잘살아 농촌의 소득도 높아졌다.용정시 백금향의 1인당 연간수입은 1천6백원으로 조사되었다.화룡시 숭선진은 1천3백원,두만강 연안 산골의 향진지역도 1천2백원을 웃돌았다.문화대혁명 시기 뙤약볕에서 동이땀을 이틀은 흘려야 10원을 벌었던 때에 비하면 천양지판이다.당시 편지 한통 부치는데 8원이었으니 기가 막힌 노임이었다.그래서 문화대혁명 이야기만 나오면 목청 안 높이는 사람이 없다. 『사시사철 뼈 빠지게 일하고도 굶기는 밥먹듯 했수다.쑥에 소나무 껍질에 안먹어 본 별식이 없드랬시요.그런 주제에 밭고랑 타고 앉아서 세계 혁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족쳐댑데다.미친 광대놀음을 한 거디요.등소평동지 개혁개방 안했더라면 모두 굶어죽었을 겁네다』 연변지역 신문에는 농촌소식들이 왕왕 실린다.예전같이 해방전 살림에 비교하는 잠꼬대는 없어졌으나 농촌수입이 해마다 올라간다는 기사가 많아졌다.그런데 물가가 오른 것을 생각하면 농촌소득 높아진 것 만을 자랑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한다.이러한 사실은 농가와 인구가 함께 줄어드는 것을 보아도 알수 있다.화룡시 숭선진의 경우 지난 1990년 1천25가구의 농가가 지금은 9백90가구로 줄었다.호적만 숭선진에 두고 도시로 빠져나간 사람만도 6백20명이나 된다. ○초가집 한채에 1천원 두만강 연안에 임자를 잃은 밭들은 풀이 무성하고 마을마다 주인없는 집들이 쓸쓸히 서 있다.화룡시 노과진 호곡촌은 무산과 마주한 오붓한 17호 인가를 가진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3개의 굴뚝에서만 연기가 날뿐이다.그리고 화룡시 덕화진 부동촌은 독립군 안무 일가가 자리잡고 항일을 해온 유서깊은 마을로서 광복후 7백여호였다.그런데 이제는 황폐해져 농사꾼은 한 집도 없다.두만강 언덕에 자리 잡은 초가들은 문짝이 떨어져나가고 대머리 모양으로 볏짚이엉이 훌렁 벗겨져 귀신 살기 알맞는 마을이 되었다.그같이 을씨년스러운 마을에 유독 한 집만이 앞마당에 닭 몇마리가 구구구 모이를 쪼고 개가 행인을 보고 콩콩 짖는다. 지나가던 걸음에 그 집을 들렀다.늙은 양주가 따뜻한 온돌에 앉아서 이불을 꿰매고 있다가 내가 들어서니 대단히 반가워했다.아이들 소꿉장난 모양으로 개와 닭 하고 동무하며 적적하게 살아가던 양주는 낯도 성도 모르는 길손이지만 찾아온 것이 무척 기뻤던 모양이다.인간무리에서 살면 인간이 혐오스럽다가도 인간이 없는 곳에 살면 오히려 그리워 한시도 인간을 떠나 살수 없는 것이 사람인가 보다. 주인의 이름은 이성국(60)인데 화룡시에 거주하는 퇴직 노동자였다.지난해 8월 4백원에 버린 집을 사서 들었다고 한다.오랜 간염환자라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휴양삼아 와 있다는 것이었다.화룡시에 있는 자식들이 쌀이며 채소며를 날라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영감이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고 십리 밖 남평에 가서 사오기도 한다는 것이다.농사꾼들이 삶을찾아 버리고 간 산수 좋은 이 땅은 서서히 주인이 바뀌고 있다.텃밭이나 가꾸면서 여생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휴양지로 변해가고 있다. ○도시인 「별장」 구입 늘어 도문시 위자구진 하남촌은 20여호의 마을인데 2∼3년 사이에 절반정도의 초가를 도시에서 퇴직한 노인들이 차지했다.연길에서 40리 거리라 집값이 꽤나 비싸다고 하는데 한채의 초가가 1천원 내외다.마을을 통째로 산다고 해도 3만원이면 남는다.한국을 드나들면서 현대 문명에 머리가 튼 젊은 사람들은 초가를 사서 주말 별장삼아 쓰고 있다. 화룡시 덕화진 용현촌 박서양(69)노인은 일제때 울릉도에서 속아 이민을 온 사람이지만 연변의 농촌을 지키고 있다.일본인들이 만주로 가면 들판에서 해가 뜨고 지는데 감자가 하도 커서 둘이서 하나를 다 못먹는 복지라고 하는 말을 듣고 19 38년 고향을 등졌다.그런데 웬걸,무산에서 두만강을 건넜더니 하늘만 보이는 산골이었다.아름드리 나무를 베어 부지런히 농토를 개간,그런대로 배불리 먹었다. 그러다 해방에 이어 문화대혁명을 맞았다.문화혁명 시기에는 겨우 감자톨을 구워먹으면서도 거지로 빌어먹고 산다는 고향(한국)으로 돌아가지 안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고향에서 연변땅 밀림지대로 함께 이주했던 24가구가 해방 이후 거의 귀국해버린 뒤였다.혼자 남은 그는 그저 공산당 은덕에 감사했다. 『일본놈한테 속고 공산당에 속아 살다가 이 나이가 됐제.지난 90년에 고향 울릉도에 갔더니 없는게 없이 살데.나도 밥술이나 먹어 잘 사는줄 알았더니 그게 아이데.그래도 여기 살수 밖에 없제.땅파먹고 사는 사람은 땅 떠나면 몬 산다구…』 노인은 「농자천하지대본」이 다시 올 날을 기다렸다.고지식한 땅을 믿는 노인 역시 고지식한 마음으로 또 한해 농사철을 맞고 있다.
  • 극단 자유/극단 가교/창단 30돌 기념 무대

    ◎자유/13일부터 「피의 결혼」등 5편 잇달아 공연/가교/윤문식·최주봉 출연 「철부지들」 막 올려 극단 자유(대표 이병복)와 극단 가교(대표 김진태).30년 역사를 나란히 기록하며 한국적 연극미학을 유달리 강조해온 두 극단의 창단 30주년 기념공연이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오는 96년 30주년을 맞는 극단 자유는 이달 13일부터 21일까지 기념공연 시리즈 제1탄으로 스페인의 극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피의 결혼」(연출 김정옥)을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난 83년 초연된 「피의 결혼」은 프랑스와 독일,이탈리아등지의 초청공연과 88년 서울국제연극제를 통해 널리 알려진 작품.결혼식날 밤 신부가 옛 애인과 함께 달아나자 신랑은 그 남자를 추격하지만 결국 격투끝에 두 남자 모두 죽고 만다는 비극적인 이야기다.원작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한국의 전통정서와 연희기법에 의해 철저히 한국적 비극으로 탈바꿈시킨 것이 특징.「코르도바」란 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원작자 로르카는 안달루시아지방의 민요적 전통을 시,역사극등으로 다뤄온 스페인어권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극작가다.이 작품은 오는 6월 일본 도쿄 삼백인극장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월셔 이벨극장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며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국제극예술협회(ITI)주관 세계연극제에 동양권을 대표하는 개막기념공연작으로 초청돼 우리연극의 세계화에 기여하게 된다. 지난 66년 무대미술가 이병복씨와 연출가 김정옥 교수(중앙대)를 중심으로 창단된 극단 자유는 초창기엔 프랑스의 고전극,부조리극등을 주로 소개했다.19 70년대부터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무엇이 될꼬하니」등의 작품을 통해 집단창조와 토털 시어터(총체적 연극)를 표방,서구연극과 우리 전통 연극유산과의 접목에 의한 「제3의 연극」찾기 작업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다.지금까지 모두 50여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 극단 자유는 이번 작품에 이어 그동안 선보였던 「따라지의 향연」「대머리 여가수」등 대표작 16편 가운데 5편을 최종선정,내년까지 기념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이번 공연에는 초연때부터 어머니역을해온 박정자씨를 비롯,연극배우 박웅,국악인 박윤초,탤런트 이휘향·정동환씨 등이 출연한다. 한편 우리 전통악극을 고정레퍼토리화해 중장년층의 큰 호응을 얻어온 극단 가교는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아 톰 존스원작 뮤지컬 「철부지들」(연출 양재성)을 마련한다.오는 6월16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이 작품은 극단 가교가 지난 73년 텐트공연을 통해 첫선을 보인 이래 3백회이상 무대에 올려진 화제작.아득한 지평선을 향해 사라져가는 캐러밴처럼 환상을 좇아 무작정 방랑의 길을 떠나는 주인공 마트(유청운·송연두반).하지만 꿈에 부푼 유랑의 삶도 잠깐,마트는 이내 만만찮은 현실에 상처를 입고 사랑하는 여인 루이자(이영미·김수정반)와 가정의 품안으로 돌아온다는 줄거리다.현재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성황리 공연중인 서사극형태 뮤지컬로 웅장한 맛은 없지만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윤문식 박인환 최주봉 김진태 등 22년전 초연당시 천막공연을 펼쳤던 원년 멤버들이 다시 뭉쳐 향수의 무대를 꾸민다.
  • 「사린」 수사용 카나리아 “탈모증”

    ◎“독가스에 노출”·“스트레스탓” 해석 분분 카나리아는 깃털이 아름다울 뿐아니라 기르기도 쉬워서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다.풍광 좋은 대서양 카나리아제도가 원산지인데서 이름이 유래한 이 새는 탁한 공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탄광등지에서 유독가스 검출을 위해 종종 이용되는 익조이기도 하다.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옴진리교 사건에 대한 수사도 예외는 아니다.사린이라는 독가스를 제조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야마나시현 가미쿠이시키촌 옴진리교 시설물들에 대한 수색에는 매일매일 카나리아가 동반 입장하고 있다. 이 카나리아가 「대머리」가 될 위기에 처했다.연일 동원되고 있는 수색작업이 가공할 만한 사린가스의 검색이라는 사실을 알아서인지 탈모증에 걸린 것이다. 특히 머리주변의 깃털이 많이 빠지고 있는데 대해 일본 경찰은 「3주간에 걸친 수색동원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탓」이라고 진단하고 있지만 일부 기동대원 사이에는 「사린가스 때문이 아닐까」라면서 불안해 하는 기색도 있다.이에 대해 지바현의 한 조류연구소측은 『사린가스때문이라면 벌써 죽었다.환경의 변화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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