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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0항쟁 세대 박철민씨·‘촛불소녀’ 김남미양 대담

    6·10항쟁 세대 박철민씨·‘촛불소녀’ 김남미양 대담

    21년. 6·10 민주화항쟁이 있었던 1987년과 촛불소녀들이 들고일어난 2008년의 세월차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서울신문은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21년 전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거리 시위를 주도했던 배우 박철민(41)씨와 촛불집회 첫날부터 촛불을 든 고등학교 3학년 촛불소녀 김남미(17)양의 대담을 통해 21년의 세월을 되돌아봤다. ●1987년 6월과 2008년 6월 박철민 전 학생운동 주변머리에 있던 ‘날라리 운동권’이었죠. 당시 전두환 정권이 음모적으로 체육관 선거를 통해 탄생했어요. 민주적이지 않았고 힘의 논리가 만연했었지요. 사회구조 극복을 위해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고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이한열 열사 장례식 때 서울시청 앞에 100만명이 모였어요. 결국 노태우씨가 항복했죠. 이명박 정부는 어쨌든 투표를 통한 정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정책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는 거죠. 지난 5월31일에 촛불집회에 갔는데, 자유발언을 하려다가 시민들이 행진을 원해 결국 발언을 못했어요. 시민들이 “이명박 물러가라.”고 하던데, 잠시 세대차이를 느꼈어요. 쇠고기 재협상과 대운하 반대는 가능하지만 정당성있는 정부에 대한 반대는 아니라고 봤거든요. 나이든건가 싶더군요. 김남미 수업 시간에 선생님들과 광우병 쇠고기 얘기를 하다가 먹는 것뿐만 아니라 생필품에도 성분이 들어갈 거라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겁을 먹게 됐어요. 여러가지 얘기를 나누다 지난달 2일 우리 반에서 18명이 함께 집회에 나가게 됐죠. 화가 났거든요. 물론 “안먹으면 되지 않나.”라고 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하지만 반대 의견은 반대 의견이고, 우리는 우리잖아요. 박 6·10땐 엄숙하고 비장하고 살떨렸죠. 잡히면 2∼3일씩 구류 살아야하고 구속도 되니까. 결국 단일한 지도부에 의해 단일한 대오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어요. 일사분란했고 조직적이었죠. 그런데 이번 집회는 정말 사람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더군요. 결국 세상이 21년 동안 자연스레 진보해온 거 같아요. 하루 아침에 그렇게 바뀌진 않거든요. 김 하지만 경찰은 안 바뀐 거 같아요. 저도 경찰이 물대포 쏜 날 현장에 있었는데, 사람을 향해 마구 물대포를 쏘고 스크럼 짠 시민들에게 소화기를 뿌려대고 하더군요. 주위에서 어른들이 “이게 2000년대 맞냐.”라고 하시더라구요. 박 위에서 내려오는 강경진압 지시 때문이겠죠. 상부에선 여전히 80∼90년대 생각을 갖고 진압만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압박을 가하니 결국 전·의경들은 그런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결국 안타까운 젊은이들 간의 비극이 되는 거죠. 그러니 시민들의 빛나는 생각을 퇴색시키지 않는 방법은 ‘비폭력 무저항’이라고 생각해요. 김 지금도 충분히 비폭력적이지 않나요. 시민들은 전·의경들에게 악감정을 내뱉기보다 비폭력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제 앞에 선 전·의경들에게 김밥을 건네는 사람도 있었어요. 박 그래요. 우리 때도 쇠파이프 들고 전·의경 헬멧을 때리다가 이성을 찾으면 동시대 살아가는 아픈 젊은이들이니까, 적이 아니니까 꽃도 달아주고 손도 잡고 했죠. ●소통의 도구는 어떻게 변했나 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메신저로 친구들과 대화하고, 포털 커뮤니티나 카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만난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생각을 나누죠. 박 우리는 경찰이나 안기부로부터 행동지침 등을 보호하면서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택(거리시위 장소)’을 은밀하고 음모적으로 전달했죠. 결국 조직적이고 단일한 생각을 줄 지도부가 있을 수밖에 없었죠. 김 요즘은 지도부가 있으면 싫어해요. 내가 나오고 싶어서 나왔는데, 왜 나에게 뭐라고 시키느냐는 거죠. 학교 분위기에서 이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친구들은 선생님도 상당히 편하게 대해요. 담임 선생님 별명을 정해놓고 자기 맘대로 별명으로 선생님을 부르기도 해요. 선생님들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죠. 지난 7일 밤에도 집회에 민주노동당에서 방송차를 끌고 나와 노래 틀고 구호외치라고 ‘강요’하는데 꼴도 보기 싫었어요. 사람들이 “가라.”고 소리쳤어요. 박 권위가 사라져가고 있네요. 우리는 교련 수업 등을 통해서 군대 문화를 배워서 그런지 간부에 의해서 움직이는 게 몸에 뱄어요. 지도부가 있는 게 싫고 지도부에 따르고 싶지 않다는 게 아름답고 신선하네요. 어떻게 보면 배후세력이 없으니 이렇게 큰 힘이 만들어진 거 같아요. 사실 우리 배우들은 그런 조직문화에 대한 거부감을 바탕으로 ‘딴따라’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번 촛불집회는 참 매력적인 거 같아요. ●10대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김 집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색깔은 그들이 느끼는 절실함에 따라 다양한 것 같아요. 등록금, 학교 자율화,0교시 폐지, 고시철회, 이명박 퇴진 등등. 우리 10대들은 억눌려 있었잖아요.10대들의 정치참여를 사람들이 이색적이라고 보는데, 그게 아니라 실은 당연한 거잖아요. 자기 목소리내는 건 나이와 상관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박 그럼.4·19도 10대가 주축이었는데. 김 그때도 그랬어요? 박 나도 잘 몰라요. 보기보다 나이가 그렇게 안 들었어.(웃음)그때도 힘은 10대 중반이었죠. 들불 일어나듯 막을 수 없는 큰 힘이 일어난거고. 희생자도 많았죠. 기성 세대들은 4·19 출신이라는 걸 당당하게 얘기하면서, 지금은 10대들이 나서는 걸 비판하니…. 김 그러니까요. 팬클럽이라서 나왔다니…. 극히 일부예요. 반면 10대를 규정하려는 움직임도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요. 그냥 개인과 개인이에요.‘웹 2.0세대’라고도 하던데,10대만 인터넷하나요. 박 큰 딸이 중3인데, 최근에 촛불집회 나간다면서 “청소년은 10시30분까지 들어와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걸 보면서 ‘이 아이들도 나름대로 정수기의 여과기가 있구나.’ 싶었어요. 김 전 좀 생각이 달라요. 아이들이 너무 미성숙하다고 생각하고, 어른들이 일찍 들어가라고 보호해야 하는 존재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현장에 나오는 교감 선생님들이나 일부 카페 운영자들이 청소년은 일찍 들어가라고 말하는 건 자신들이 비난받을 소지를 없애려는 거죠. 박 선거 연령을 낮추는 데는 동의하는데, 내 딸이 막상 나가 있으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딸이 밤새 시위하면서 집에 돌아오지도 못하고 여관가서 잘 수도 없고…. ●‘불법’으로 규정된 촛불집회는 김 집회할 수 있는 권리는 헌법에 보장돼 있다고 들었어요. 상위법이 하위법을 앞선다고도 배웠고요.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집회를 규정하는 하위법 자체가 집회를 못하게 만들어 놓은 데 있다고 생각해요. 주요 도로도 못 쓰고, 야간 집회도 막고, 아예 하지 말라는 거죠. 불법 운운하는 건 하지 말라는 말의 포장이라고 생각해요. 박 그 말을 들으니까 또 그렇네.(웃음)하지만 국회에서 절차를 거쳐 만들어진 법이고 그런 게 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이기도 하고, 법 자체를 존중하는 것은 당연한 모습일 거 같아요.1000명이 모일 거라 생각하고 서울광장에 모였는데, 시민들 요구가 높아 100만명이 모이면 자연스레 도로 점거가 되는 거죠. 그럴 때 최소한으로 도로를 점거해서 교통 방해도 최소화하는 식의 유연성이 필요한 거 같아요. 현장 경찰도 변하고 있잖아요. 지도부에서 강경진압 강압적 지시 내린 분들이 아름다운 경찰의 진보를 거꾸로 돌리지 않게 해야 해요. ●6·10민주화항쟁이 주는 의미는 박 그때는 희생한다고 생각했죠. 희생이 헛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너무나 옳은 거라 생각해서 가장자리라도 제가 섰죠. 지금은 축제더군요. 난장이기도 하고요. 딸에게 희생이나 의무가 아닌, 세상이 뭔가 잘못됐을 때 자연스레 저항하는 모습이 생긴 걸 보니 20년 동안 세상이 달라졌음을 느껴요. 김 저도 희생한다고 생각하면 집회 안나가요.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오는 거죠. 우리 힘으로 안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학교 자율화도 내 일이고, 수돗물 값 오르는 것도 내 일이죠. 박 이렇게 발랄하고 예쁘고 깜찍한 모습들이 조직되지 않은 예술을 창조하는 큰 힘이 되기도 하니까 자랑스럽네요. 김 몸이 좀 안 좋아서 오기 전에 긴장했는데,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정리 이재훈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20~30대 성인도 성장통 겪는다

    20~30대 성인도 성장통 겪는다

    성장통은 10대만 겪는다? 천만의 말씀이다. 최근 취업사이트 ‘사람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20∼30대 성인들의 79.5%가 ‘어른 성장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성장통은 나이와 무관하게 겪을 수 있는 고통.10∼20대에는 주로 입시, 친구, 탈선 등으로 아픔을 겪는다면, 중장년기 때는 이혼, 실업, 질병 등으로 좌절을 겪게 된다. EBS 다큐프라임 ‘성장통’(28∼30일 오후 11시10분)은 이같은 성장통에 대한 경험담을 인터뷰로 엮은 3부작 다큐멘터리다. 촬영분량만 30분짜리 테이프 600여개, 일반인 90여명과의 인터뷰. 총 제작기간이 8개월이나 소요된 땀의 결실이다. 1부 ‘만남’편에서는 결혼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어본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을 당한 정모(47)씨는 노숙자가 되어 거리를 떠돈다. 무능력한 남편을 미워했던 아내는 지금 파킨슨병에 걸렸다. 현재 정씨의 소망은 “이혼한 아내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는 것”이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큰 좌절을 겪은 임모(50)씨는 간병일을 한다. 그녀는 “다음 생에서는 결혼을 안하고 싶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 가는 것”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2부 ‘나이’편에서는 자식의 독립과 직장 은퇴로 ‘중심에서 밀려난’ 노인들의 생활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이미 인생의 모든 것이 완성됐을 법한 시기에 새로운 시련과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2년 전 아내와 사별한 이모(61)씨는 “속죄하듯 매일같이 빨래를 해보지만, 아내의 빈자리가 쉽게 잊혀지질 않는다.”고 말한다. 3부 ‘꿈’편에서는 10대 아이들의 꿈과 아픔에 귀기울여 본다. 일반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대안학교를 오게 된 아이, 음악이 좋아 밴드 활동에 빠져 사는 경기여고 학생, 어머니의 죽음으로 가출까지 하게 된 공고 재학생 등이 소개된다. 연출을 맡은 김현우 PD는 “나 자신이 30대 중반이 되도록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성장통을 앓는 시청자들이 개인의 아픔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성장통’의 영상은 내레이션 없이 인터뷰로만 구성됐다. 흑백 스틸 사진으로 출연자들의 일상을 소개하고 애니메이션으로 스토리를 연결하는 전개방식이 인상적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환경·생명] 녹색교통 ‘카셰어링’ 시대 열린다

    [환경·생명] 녹색교통 ‘카셰어링’ 시대 열린다

    2012년 1월, 회사원 장모(32)씨는 부산 출장을 위해 더 이상 서울에서부터 차를 가져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KTX 부산역에서 내린 뒤 역 앞 카셰어링 서비스 공용 주차장에서 원하는 차를 타고 업무를 본 뒤 반납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전의 렌터카 같았으면 최소한 하루를 빌려야 했다. 하지만 카셰어링 차량에는 시스템 단말기가 갖춰져 있어 사용한 시간만큼만 요금을 내면 된다.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아낄 수 있어 장씨는 이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살인적 고유가로 자동차 이용을 줄여야 한다는 경고가 확산되는 가운데 올해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자가용 한대를 여럿이 나눠 사용하는 ‘카셰어링’(자동차 나눠타기)서비스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본격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환경과 경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국민들의 인식 개선과 제도 보완 등의 과제도 적지 않다. ●올해 공공기관 중심 서비스 시작 장기간 특정인이 독점해 사용하는 ‘렌트(rent)’나 ‘리스(lease)’와 달리 카셰어링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본인이 필요할 때만 차를 빌릴 수 있다. 그 만큼 개인 차량 수요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도심 교통체증을 완화시켜 배기가스량도 줄여 준다. 보통 카셰어링 자동차 한대가 승용차 7∼10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친환경적 교통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1987년 스위스에서 첫 시행된 뒤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전 세계 이용자수만 해도 100만명이 넘는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카셰어링 회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우리나라 운전자의 하루 자가용 이용패턴과 자동차 내구성을 감안할 때 운전자 세명당 자가용 한대만 있어도 충분하다.”면서 “카셰어링이 자가용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해줄 경우 대기 오염 예방과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수많은 이용객을 확보한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이제 막 서비스가 소개되는 단계다.SK에너지의 ‘카티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회사 법인차량을 주중 근무시간(09∼17시) 이외의 시간에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알선하고 있다.1600㏄ 아반떼의 경우 월 유지비가 10만원(유류비 제외) 정도로 같은 차량을 직접소유할 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업체측은 “법인 영업차량 등에 카셰어링 시스템을 적용하면 보통 차량 수요가 20∼30% 줄어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은 지난해 10월부터 비영리 목적의 ‘자동차두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6가구가 1500㏄ 아반떼를 함께 사용하는데 연간 유지비는 가구당 20만원(유류비 별도) 정도 든다. 마포두레생협 이경란 이사는 “카셰어링을 시작하면서 각 가정의 ‘세컨드 카’ 수요가 사라졌다.”면서 “차량 한대를 여럿이 나눠쓰다 보니 자연스레 불필요한 자동차 이용도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지난해 말 국가청정지원센터를 통해 카셰어링 서비스에 대한 환경적·경제적 분석을 마치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녹색연합 부설 녹색사회연구소 정선미 연구원은 “이르면 올 초부터 몇몇 국가기관들이 시민단체와 연계해 본격적인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공공기관 서비스가 성공하면 1∼2년 뒤 지하철 역과 아파트단지 등을 중심으로 일반인 상대의 카셰어링 서비스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등기문화´ 개선·각종 제도 정비 시급 원칙적으로는 카셰어링에 공감해도 실제로 남과 차를 나눠타는 것을 꺼리는 이들이 많은 게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카셰어링 서비스가 번번이 실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렌터카 업체들은 이미 전국적 규모의 카셰어링 인프라를 갖춰 놓고도 국민들의 인식이 미치지 못하자 발만 구르고 있다. 임기상 대표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빌리면 격이 떨어지므로 뭐든지 자기 소유여야 한다.’는 이른바 ‘등기문화’ 의식이 강하다.”면서 “이동 수단인 자동차마저도 부(富)와 신분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에 카셰어링 서비스 도입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카셰어링 서비스 시행을 위한 보험·세제상의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SK카티즌 임종률 팀장은 “대중교통 수단과 경쟁해야 하는 카셰어링은 수익이 크지 않은 상품이기 때문에 당국이 환경적 차원에서 업체에 공영 주차장 무료 사용이나 보험료 절감 등 혜택을 줘야 한다.”고 제시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대중교통 올스톱… 발묶인 佛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전역이 다시 마비됐다. 공기업 특별연금 개혁에 반발하는 8개 국영철도(SNCF) 노조연맹은 예고대로 13일 오후 8시(현지시간)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파리 등 수도권 지하철과 버스, 전차, 지역 철도 등을 관할하는 파리교통공사(RATP)노조도 14일부터 파업에 가세하면서 대중교통망이 거의 마비됐다. 대학개혁에 반대하는 대학생 단체도 전국 16개 대학과 기차역을 봉쇄하면서 노동계와 연대, 거리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개혁은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혀 최소 주말까지는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95년 이후 최대 파업 이번 파업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잇는 초고속 열차(TGV)가 평소 700대 가운데 90대만 정상 운행됐다. 지방 도시를 오가는 기차인 코레이유(CORAIL)는 30여대만, 지역급행열차인 테르(TER)는 거의 운행하지 않았다.RATP 소속 지하철은 10%의 운행률에 머물렀고 버스, 전차도 거의 운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전역의 철도망을 비롯 수도권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서비스는 파업 이튿날인 14일부터 사실상 전면 중단 상태에 빠졌다. 게다가 이날부터 프랑스전력공사(EDF), 프랑스가스공사(GDF) 등 에너지 부문의 7개 노조도 특별연금 개혁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에 가세했다. 나아가 20일 공무원 노조,29일 사법 노조의 파업도 예고돼 있어 프랑스는 ‘파업 전쟁’의 소용돌이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이번 파업은 1995년 3주 동안 이어진 총파업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정부 “‘비타협 원칙속 협상은 병행” 사르코지 대통령은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연설에서 “개혁은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고 거듭 밝힌 뒤 “어떤 상황도 나의 방향을 바꾸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 선거 유세 당시 국민들에게 (특별연금) 개혁을 약속했다.”며 파업 정국을 정면돌파할 것을 밝혔다. 사르코지의 강경 대응에는 파업에 부정적인 여론도 작용했다. 르 피가로, 제 제코 등의 언론에 따르면 60%대를 웃도는 응답자가 파업에 반대했다. 또 남부 툴루즈에서는 처음으로 노조 파업에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한편 정부는 ‘비타협’ 원칙속에서도 노동계와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협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그자비에 베르트랑 노동장관은 이틀 동안 프랑스 최대 노조인 프랑스노동총동맹(CGT) 등 주요 노조 지도부를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CGF측도 협상에 적극적 자세로 돌아서면서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그러나 최대 쟁점인 공기업 노동자의 연금납입 기간을 37.5년에서 민간 부문처럼 40년으로 늘리는 방안은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대학생 단체의 행동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저지할 태세다.13일 파리10대학(낭테르대학)에서는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교내에 진입해 시위를 벌이던 학생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이 대학은 사르코지가 졸업한 대학이다.vielee@seoul.co.kr
  • KTF ‘쇼’ 전국 가입자 4개월만에 100만 돌파

    KTF의 3세대(G)이동통신 서비스인 ‘쇼(SHOW)’의 가입자가 전국서비스 4개월여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KTF는 “지난 6일 현재 쇼의 가입자는 100만 7756명”이라며 “주 타깃인 20대가 23%로 가장 많다.”고 9일 밝혔다.30대가 22%,10대가 20%로 뒤를 이었다. 또 남성이 55%로, 여성보다 더 많았다. 쇼 가입자의 한달 평균 요금은 4만 3000원으로,2G 고객의 평균요금인 3만 8000원보다 11% 이상 높았다. 월 평균 통화시간도 213분으로,2G 사용자보다 40분정도 더 길었다. 또 영상통화는 전체 쇼 가입자의 35.6%가 이용하고 있었다. 통화상대는 주로 가족이나 연인으로 조사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린 ‘쇼 100만 고객 돌파기념 행사’에서 조영주 KTF 사장은 “가입자 100만명 돌파는 3G서비스가 정착단계에 들어섰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초기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1000만 가입자 시대까지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다.”면서 “통화품질 서비스에서부터 영상통화에 이르기까지 고객 절대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KTF는 하반기에도 영화요금제를 비롯한 특색 있는 요금제와 스마트폰, 터치스크린폰 등 20여종의 쇼 전용단말기를 선보여 가입자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백제 초기역사 300년 수용해야”

    “백제 초기역사 300년 수용해야”

    올해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있는 풍납토성이 백제 왕경(王京)일 가능성이 처음 제시된 역사적인 발견이 있은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97년 1월, 이형구(왼쪽·63) 선문대 역사학과 교수는 풍납토성 내부의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백제 유적의 흔적과 초기 백제의 토기를 찾아냈다. 3세기 후반 것으로 치부되던 풍납토성이 ‘삼국사기’의 기록대로 기원전 1세기에 백제가 쌓은 도성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근거가 확인된 것이다. 이후 이 교수는 ‘목숨을 걸다시피’ 풍납토성을 보호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재산권에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토성 내부 주민들로부터 수없이 항의를 받은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몇 시간 동안 감금되는 일도 있었다. 이 교수가 이번에는 사재를 털어 ‘풍납토성 내 백제왕경 유적 발견 10주년 기념 학술 세미나’를 8일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갖는다. 이 교수는 6일 “10년 전, 학자로서 예지했던 대로 왕궁유적이 드러났을 때 마치 천상에 있는 것처럼 평안해지는 희열을 느꼈다.”며 감회 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 교수는 “그동안 물러서지 않고 학문적 견지를 지켜 왔기에 오늘날처럼 풍납토성이 국가사적으로 되살아나고, 백제 초기 역사도 300년이나 복원되어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이형구가 보아도 이형구가 해낸 일이 아닌 것 같다.”면서 웃었다. 그는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떠들썩하지만 일제의 식민사관에 의해 말살된 초기 백제의 역사를 복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면서 “공주와 부여뿐만 아니라 서울도 백제의 옛 수도라는 인식을 서울 시민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다.”고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풍납토성이 백제의 왕경이라는 것은 나의 주장이 아니라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한신대박물관 등 발굴에 참여한 사람들이 갖는 확신”이라면서 “풍납토성에서 나온 11개의 시료로 실시한 방사성연대측정에서도 모두 백제의 건국연대와 일치하는 ‘기원을 전후한 시기´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고고학적 증거에도 풍납토성이 곧 초기 백제의 왕성이라는 학설을 역사학계는 선뜻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국사 교과서에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사들이 공동 집필한 ‘화해와 공존을 위한 첫 걸음-마주보는 한일사’에도 황해도는 물론 경기도와 충청남도까지를 백제가 아닌 ‘대방’의 강역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식민사관에 입각해 3∼4세기에 백제가 건국됐다고 씌어진 책을 읽고 학위를 받은 뒤 학교에서 가르쳤으니 고정관념을 타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고고학적 연구 성과를 선입견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교수가 풍납토성에 쏟는 노력은 글자 그대로 ‘보존’에 모아져 있다. 그는 “풍납토성을 대대적으로 발굴하거나 복원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시개발에서 지켜 현상유지만 하자는 것”이라면서 “고고학도 아직은 일천한 상황인 만큼 학문의 수준이 진전되고 여러 가지 과학기술의 도움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때 능력 있는 후학들이 발굴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남겨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풍납토성 건너에 있는 서울 구의동 유적을 예로 들었다. 구의동 유적은 발굴보고서에 백제유적으로 명시돼 있지만, 최근에는 완전히 고구려 유적으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를 지으면서 유적을 깎아 버리는 바람에 진짜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앞으로도 영원히 알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은 조선시대만 생각하는 정도 600주년이 아니라 한성백제부터 2000년을 이어 왔다는 점에서 로마 다음가는 역사를 지닌 도시”라면서 “그럼에도 세계 10대 역사도시를 선정하는 데 서울이 빠지는 것은 스스로 역사를 폄하하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밤을 새워 자료집을 손수 복사하고 제본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이번 세미나를 여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고통을 겪고 있는 풍납토성 지역 주민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풍납토성이 사적으로 지정됨에 따라 재산권 행사가 어렵고, 최근 부동산값이 널뛰기하며 바로 이웃마을은 다락같이 아파트값이 오르는데도 살기 좋은 풍납동은 개발이 안 되는 데 따른 주민들의 박탈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주민들이 폭발 일보 직전의 상태에 이른 것이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이번 세미나에서는 주민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보상할 수 있는지 의견을 나누고, 그 결과를 정부에 전달해 실질적인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단풍 닮은 ‘낭만의 선율’ 연주할래요”

    “단풍 닮은 ‘낭만의 선율’ 연주할래요”

    “남자친구가 없네요. 아빠가 하는 농담이 ‘학교라도 가면 (남자친구가)생길텐데, 그래도 몇 년 뒤에 가게 되면 연하 친구가 생겨서 좋겠다.’고 해요.(웃음)” 오는 18일 금산을 시작으로 전국 7개 도시 순회 독주회를 갖는 첼리스트 장한나(23). 그는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맨스가 없느냐.”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강하게 손사래를 친다. 활기찬 목소리, 거침없는 대답, 또렷한 눈망울이 마치 ‘국민 여동생’과 닮았다. 가을에 연주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는 장한나는 그래서 독주회 타이틀도 “단풍의 계절임을 생각해 ‘로만틱’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낭만시대 초기의 쇼팽과 슈만, 그리고 “그 질주하고 아파하는 열정을 존경한다.”는 쇼스타코비치의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그는 “벌써 거장 소리를 듣는데 어떤 기분이냐.”고 묻자 “언론들은 10대는 신동이나 천재라고 이름붙이고,20대는 거장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고,30대면 거장이며 40대면 중견,50대만 되어도 마에스트로라고 한다.”고 좌중을 웃겼다.“2년 전 데뷔 10주년 연주회 소감을 물어봤을 때 ‘음악가로서 걸음마를 뗀 것 같다.’고 했는데, 자신이 혹독한 선생이자 열렬한 팬이 되어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것이 음악가의 소임이자 숙제”라고 겸손해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지휘자로 로린 마젤과 주세페 시노폴리 등을 꼽는 그는 “연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믿음과 직감적인 대응이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빼곡한 연주 일정 때문에 하버드대 철학과를 휴학했던 장한나는 “철학은 곡을 해석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은 주진 않지만 한 개인으로서 생활하고 생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시야를 넓혀준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학교에 달려가고 싶지만 당분간은 어렵다.”면서 5∼6년쯤 뒤 학업을 재개할 뜻을 비쳤다. 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車업계 내수 5%↑·수출 20%↑

    올해 상반기 자동차 내수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큰 폭으로 늘어 전체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 실적은 총 290만 480대로 작년 같은 기간 248만 6937대보다 16.6% 증가했다. 이 중 내수는 55만 4142대로 작년 동기 52만 80004대보다 5.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동차업계는 올해 내수판매가 125만대로 지난해(112만대)보다 11.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120만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자동차 내수가 61만대로 4.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수출은 234만 633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5만 8933대보다 19.8%나 늘어나면서 200만대를 돌파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경영공백으로 인한 판매 부진 등 악재 속에서도 상반기 132만 2863대를 판매해 작년보다 9.1% 늘었다. 하지만 6월 한 달간의 실적은 신형 아반떼의 출고 지연에다 월말 노조의 파업영향까지 겹치면서 작년 동기대비 1.6% 감소한 22만 2926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49.1%로 4개월 연속 50% 밑으로 처졌다. GM대우는 올 상반기 73만 3420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50만 7910대보다 44.4%나 늘어나며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내수는 4.0%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수출이 49.1%나 급증했다. 기아차는 70만 7073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고, 올들어 본격 수출에 돌입한 르노삼성은 7만 5515대를 판매해 30.2% 증가했다. 쌍용차는 내수가 작년 동기보다 2.4% 줄어드는 바람에 전체적으로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주거지역 주차환경 종로구 최악

    주거지역 주차환경 종로구 최악

    서울시 자치구별 주차장 확보비율이 천차만별이다. 송파구는 100%가 넘는 주차환경으로 쾌적한 환경을 자랑했고, 종로구는 50%로 열악한 주차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4년말 현재 자치구별 차장 확보율에 따르면 서울 주거지역의 주차장 확보율은 8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장 확보율은 각 자치구에 등록된 자가용 승용차 등록 대수와 주차면수의 비율로 계산했다. 종로구는 50.9%로 승용차 2대 가운데 1대만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취약했다. 다음은 은평구(65.5%), 중구(66.2%) 순으로 낮았다. 마포구(72.5%), 금천구(73.5%), 광진구(73.9%), 성북구(74.9%), 양천구(75.1%), 용산구(75.9%) 등도 승용차 10대 가운데 3대는 주차할 공간이 없어 주차전쟁이 심각함을 보여줬다. 반면 주거지역에서 주차장 확보율이 100%를 넘는 곳은 송파구(107.9%) 한 곳뿐이었다. 이는 담장 허물기 사업 등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서대문구(99.7%), 도봉구(99.5%), 관악구(98.6%), 노원구(97.6%), 중랑구(96.9%), 강동구(95.0%), 동대문구(93.7%) 등도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서울시의 주차관리가 주차장 건립 위주로 진행되고 있어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04년 개정된 주차장법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은 해당 지역의 주차장 확보율이 일정 비율 이하인 경우 ‘주차환경개선지구’로 지정·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서울시나 자치구가 주차환경개선지구를 지정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우승 연구위원은 “주차수요를 낳는 주택에 스스로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친환경 주차로 쾌적한 주거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자치구별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제시하기는 힘들지만 서울시의 경우 주차장 확보율 60% 미만인 곳을 주차환경개선지구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10대 외계어 30대 75% “무슨 뜻이야”

    10대 외계어 30대 75% “무슨 뜻이야”

    오나전, 솔대, 엑박, 안습, 다굴…. 당신은 이 중 몇개나 뜻을 알고 있는가. 친구들 사이에 ‘인터넷 외계어의 도사’로 통하는 생기발랄 20대인데도 모르겠다고? 속상해할 것 없다. 이건 ‘10대 나라’의 언어니까. 언어의 연령대별 격차가 커지고 세분화하면서 30대는 물론,20대도 모르는 10대만의 외계어가 확산되고 있다. 그 속을 들여다봤다. 서울 잠실의 한 보습학원에서 3년째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향숙(30·여)씨는 가끔 10대들이 쓰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된다. 최근 학원에서 장난을 치던 아이들이 한 학생을 두고 “너 자꾸 그러면 다굴해 버릴 거야.”라며 놀리는 말을 듣고선 고개가 갸우뚱해졌다.‘다굴하는 것’의 뜻을 물으니 아이들은 “에이∼선생님은 그것도 몰라요. 여러 명이 한명을 따돌리는 걸 말하는 거예요.”라고 했다. 게임용어에서 왔단다. 김씨는 “아이들만의 언어를 들으면 왠지 소외감도 느끼고 세대차이도 명확하게 인식하게 돼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0대들만의 ‘외계어’… 세대언어 격차 심화 회사원 이모(27)씨도 최근 인터넷을 검색하다 ‘안습하네요.’라는 희한한 문장을 봤다. 뜻을 이해하지 못해 또래 친구들에게 물어봤지만 역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안구에 습기가 차다.’는 문장의 줄임말로 10대들이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돼 스스로 신세대라고 생각하고 있던 이씨에게 자기가 10대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이씨는 “10대들의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사를 쏟아낼 정도지만 사실 그들만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땐 ‘내가 벌써 그렇게 나이가 들었나.’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대,10대들 외계어 60% 이해 못해 서울신문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10대들이 자주 쓰는 ‘외계어’ 12개를 선정, 포털사이트 다음과 조사기관 ㈜시노베이트코리아에 의뢰해 20∼30대 750명을 설문조사했다.10대들의 언어를 얼마나 알고 쓰는지에 대한 조사였다. 그 결과 20대들은 10대들이 쓰는 외계어의 60% 정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0대 초반은 75%였다. 설문은 12개 단어 및 문장과 뜻을 적어두고 각각 (1)전혀 모른다 (2)의미를 몰라 사용하지 않는다 (3)의미는 모르지만 대충 사용한다 (4)의미는 알지만 사용하지 않는다 (5)의미를 완벽하게 알고 있고 사용한다 등 다섯 단계로 나눠 물었다.750명 가운데 20대 초반(20∼25세)과 후반(26∼30세),30대 초반(31∼35세) 참가자가 각각 200명이었고 35세 이상 참가자는 150명이었다. 20대 초반은 12개 단어에 대해 중복해서 답한 결과 1391명(58.0%)이 (1)∼(3)번을 선택해 뜻을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20대 후반은 1475명(61.5%)이 모른다고 답했다.30대 초반은 1802명(75.1%)이,35세 이상은 1493명(82.9%)이 대체로 모르는 편에 속했다. 컴퓨터 타자 실수에서 파생된 단어로 10대들에게 ‘완전’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오나전’이란 단어에 대해 20대 초반 139명(69.5%)이 (1)∼(3)번을 선택해 뜻을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뜻을 알고 있다는 의미인 (4)번과 (5)번을 선택한 사람은 61명(30.5%)에 불과했다.20대 후반은 156명(78%),30대 초반은 171명(85.5%)이 뜻을 몰랐다. ‘솔직히 말해 대박나다.’의 줄임말로 쓰이는 ‘솔대’ 역시 2030 10명 중 8명 이상이 모른다고 답했다.20대 초반의 86.5%,20대 후반의 82.0%가 이 단어 뜻을 몰랐다.30대 초반은 85.0%,35세 이상은 86.0%가 모른다고 답했다. ‘엑스박스’의 줄임말로 인터넷 상에 이미지가 안 나오거나 그림이나 동영상의 링크가 잘못 걸렸을 때 ‘X’표시와 함께 뜨는 작은 상자를 뜻하는 말인 ‘엑박’도 2030들에겐 남의 나라 말이었다.20대 초반은 45.0%가 모른다고 대답했지만 20대 후반은 59.5%,30대 초반은 83.0%가 모른다고 답했다.35세 이상 가운데 모르는 사람은 84.7%였다.‘안습하다.’란 단어 역시 20대 초반의 74.5%,20대 후반의 74.0%가 뜻을 몰랐다. ●20대보다 30대가 10대 외계어에 더 부정적 10대 언어에 대한 반응은 20대와 30대가 다르게 나타났다. ‘앞으로 10대들이 사용하는 은어를 계속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20대 초반은 30.0%(60명),20대 후반은 39.0%(78명)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반면 30대 초반은 56.0%(112명),35세 이상은 62.0%(93명)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해 30대가 20대보다 10대들의 외계어에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그들만의 언어’ 외계어 변천사 가상공간을 오가는 ‘외계어’변천사는 어떻게 될까. 가장 먼저 한글을 파괴한 ‘주범’은 1990년대 초중반 보편화된 무선호출기(삐삐)다. 당시 숫자만 전송할 수 있었던 호출기를 통해 ‘486(사랑해)’‘7942(친구사이)’‘8255(빨리오오)’‘1004(천사)’ 등 메시지가 10대부터 30,40대까지 폭넓게 쓰였다. 비슷한 때 하이텔과 천리안, 나우누리 등으로 대표되는 PC통신이 대중에 확산되면서 가상공간 언어는 더 늘어났다. 이 시기의 특징은 전화선으로 연결된 통신비용을 아끼기 위해 줄임말을 많이 쓰게 된 것. ‘안녕하세요’의 줄임말인 ‘안냐세요’와 ‘반갑습니다.’를 뜻하는 ‘방가’를 비롯해 ‘ㄱㅅ(감사)’‘ㅊㅋ(축하)’‘냉무(내용없음)’‘강추(강력추천)’‘드뎌(드디어)’‘글구(그리고)’‘열공(열심히 공부하다)’ 등이 대표적이다. 반가움을 뜻하는 ‘하이루’와 대화방에 다시 들어온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리하이’ 등 신조어도 생겼다. 90년대 후반 초고속 인터넷이 전국에 보급되면서 가상공간 언어는 제2세대로 진화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네티즌’, 타인의 글에 붙이는 자신의 의견인 ‘덧글’과 ‘답글’, 악의적으로 덧글을 다는 사람을 일컫는 ‘악플러’ 등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함께 등장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도 가상공간 언어가 진보하는 데 한몫했다. 무언가를 살필 때 ‘옵서버(정찰용 캐릭터)로 본다.’, 다쳐서 치료할 때는 ‘메딕(치료 캐릭터) 불러라.’ 등의 게임 문장이 일상 생활에서 버젓이 사용됐다.‘포트리스’라는 게임에서 여러 캐릭터가 한 캐릭터에게 공격을 가한다는 의미인 ‘다굴하다.’란 단어가 가상공간 사전에 포함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디지털카메라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의 정보 공유 사이트로 성격이 바뀐 ‘디시인사이드’가 인기를 끌면서 가상공간 언어는 더 이해하기 힘든 세계로 빠져들었다. 기분이 좋거나 황당하고 어리둥절할 때 느끼는 감정을 대신해 ‘아’, 돈을 함부로 쓰는 행위를 두고 ‘지름신이 강림하셨다.’ 등 표현이 사용됐다. 드라마나 만화, 영화 등 하나의 콘텐츠에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폐인’,‘위협하다.’는 의미를 가진 ‘방법하다.’,‘당신이 최고’라는 의미인 ‘원츄’ 등도 이때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하삼체’가 유행이다.‘하삼체’는 말끝마다 ‘삼’자를 붙이는 것으로 ‘밥먹었어?’를 ‘밥먹었삼?’ 등으로 쓰는 말투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르노삼성車 본격 수출길 올랐다

    르노삼성車 본격 수출길 올랐다

    7일 낮 12시 경남 마산항 4부두. 한번에 4150대의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일본 닛산자동차의 자동차 운반선 ‘오션 스피리트’호로 르노삼성자동차의 SM3가 차례로 오르고 있었다. 르노삼성 로고 대신 닛산 로고가 찍혔고 SM3 대신 ALMERA(알메라)라는 브랜드가 붙었지만 뼈대는 SM3 뉴제너레이션이었다. 이날 선적돼 수출길에 오른 SM3는 모두 1694대. 삼성자동차 시절부터 시작해 르노삼성의 차량이 8년 만에 다시 본격적인 수출길에 오르는 순간이었다.SM3는 인도양, 수에즈운하, 지중해를 거쳐 영국 뉴캐슬항에 도착한 뒤 소형선으로 환적돼 핀란드 한코항으로 옮겨지고 다시 트럭으로 러시아 모스크바로 운송된다. 러시아 고객들은 4월 초쯤 닛산의 ‘알메라(ALMERA)’ 브랜드로 SM3를 만나게 된다. 르노삼성차는 3월부터 중동, 중남미 등지에도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러시아 및 동유럽에는 닛산의 알메로 브랜드로 나머지 지역에는 서니(SUNNY) 브랜드로 판매된다. 북미, 일본, 중국, 서유럽을 제외한 세계 40여개국에 판매되는 서니, 알메라는 모두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SM3로 대체된다. 올해 수출 물량은 닛산 브랜드로만 3만여대로 지난해 3610대의 8배가 넘는다. 이미 SM3 브랜드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칠레 등을 포함하면 르노삼성의 전체 수출량은 3만 3000대를 넘을 전망이다.2000년 9월 르노삼성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총 수출량은 8200여대에 불과했다. 르노삼성 김중희(프로그램 디렉터) 전무는 “올해 전체 생산량의 25% 이상을 수출하고 2009년 이후에는 수출 비중을 50%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애초 승용차시장에 진출하면서 3분의1 이상을 수출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삼성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수출은 중단됐고 르노로 인수된 뒤에도 수출길을 다시 열기 어려웠다. 르노삼성은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시간당 45대 생산체제를 60대로 늘리고 인력도 500명 이상 추가로 고용했다. 앞으로 수출물량이 더 늘어나면 현재 1교대 근무체제를 2교대로 바꿀 계획이다. 김 전무는 “닛산이 수십년간 키워온 알메라, 서니 브랜드를 르노삼성에 빌려준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처음에는 닛산 본사에서 SM3의 성능이나 부산공장의 생산능력 등을 의심했지만 직접 공장과 제품을 겪어 보고는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마산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부토건-조남욱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부토건-조남욱 회장家

    ‘부여 출신의 3형제가 서로 도와 세운 건설사.’ 국내건설업 면허 1호 업체인 삼부토건의 유래다. 삼부토건의 삼(三)은 삼각형과 안정,3형제 등을 의미한다. 부(扶)는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의 고향인 부여와 자조(自助)를 뜻한다. 즉 삼부는 부여출신 3형제인 조정구·창구·경구 3형제가 창업했다는 뜻이다.3형제가 서로 도우며 안정적으로 회사를 끌고 가겠다는 의미도 있다. 삼부토건은 60,70대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면허 1호 업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급순위 3위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업문화는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창업주인 조 총회장뿐 아니라 대를 잇고 있는 큰아들 조남욱(73) 삼부토건 회장은 지금도 10대 선조까지 제사를 지낼 정도다. 보수적인 기업문화 탓에 여러차례 도약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80년대부터는 기업순위가 밀려 현재는 도급순위 26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성실시공’이란 창업정신과 호텔업을 중심으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엄격한 한학교육 받으며 성장한 창업주 조정구 삼부토건의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은 1914년 11월 충남 부여군 장암면 석동리에서 부친 조동일씨와 모친 풍천 임씨 사이에서 4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 총회장이 5세때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면서 총명함을 보이자 부친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가정교사를 둬 조 총회장을 가르쳤다. 조 총회장은 15세때인 1928년 장암면장 남정국씨의 맏딸 삼순씨와 결혼을 했다. 이후 부여공립보통학교와 일광심상고등소학교를 다녔다. 고3 때에는 장남인 조 회장을 낳았다. 조 총회장은 자식까지 생겼으나 공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 경성공업고등학교(현 서울기계공고) 건축과에 입학했다. 경성공고를 졸업하고 1936년부터는 경기도청에서 건설관련 공무원으로 출발했다.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1948년 3월 사직서를 제출,12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곧바로 삼부토건을 설립했다. ●성실시공이 성공의 밑거름 창업 초기 삼부토건은 이렇다할 공사를 따내지 못했다. 삼부토건이 따낸 첫 공사는 창업 한달 뒤인 1948년 4월 성동소방서와 돈암동소방서의 부서진 문을 고치는 공사였다. 토목공사라기보다는 보수공사였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공사 규모에 연연해하지 않고 ‘성실시공’이라는 창업정신으로 임했다. 삼부토건의 성실성이 알려지면서 경기도 상공국의 지하식당 수리공사, 서울시 부녀병원 수리공사, 전매국 통상염고 신축공사 등 굵직한 공사를 도맡았다. 삼부토건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된 계기는 군공사를 싹쓸이하면서부터다.1951년 해군본부의 해군병원 수리공사를 맡은 3개 건설업체 가운데 삼부토건만이 예정된 기간에 공사를 끝내면서 군당국으로부터 신뢰를 쌓았던 것이다.1951년에만 삼부토건은 진해에서 4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1960년대 초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은 제주도였다.1948년 4·3 사건이라는 정치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제주도가 개발이 낙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건설업체들의 수익성 때문이다. 섬이라는 특성 탓에 장비, 자재, 인부 조달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도 정부는 건설단가를 제주도와 내륙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제주도 공사 참여가 바로 적자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조 총회장은 제주도 개발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해군공사를 도맡으면서 알게된 해군 준장 출신의 김영관씨가 제주도지사를 맡으면서 삼부토건이 제주도 사업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던 것이다. 수익을 생각하면 당연히 거절해야 했지만 조 총회장은 “우리가 공사를 하지 않으면 제주도민들은 한없이 열악한 환경 속에 살 수밖에 없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안한 끝에 수락했다. 제주도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40㎞에 달하는 제주∼서귀포 횡단도로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경부·경인고속도로, 잠실개발사업 등으로 한단계 도약 1968년에 착공된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는 삼부토건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에게는 모두 도약의 기회였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에는 종전 불도저나 포클레인 등 구식 장비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2000대에 달하는 당시로서는 첨단 중장비가 투입됐다. 건설업체들은 정부보증으로 부족한 중장비를 구입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부터 본격적인 기계화 시공이 이뤄진 것이다. 삼부토건은 충북 옥산∼충북 현도 구간 21.3㎞, 경북 봉산∼경북 금천 구간 16.2㎞을 맡았다. 경인고속도로는 합작회사 형태로 건설을 맡았다.1967년 경인고속도로가 착공될 때는 시공업체가 삼안산업이었지만 정부가 공기 단축을 위해 당시 도급순위 1∼3위였던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부토건을 공사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1970년대 초에 시작된 잠실개발사업도 오늘날의 삼부토건을 있게 한 대공사다. 잠실주변을 흐르는 성내천과 탄천을 막지 못하면 잠실개발은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삼부토건은 이들 지류를 막기 위해 하루에만 1000여명의 인력과 500대의 중장비를 투입하자 물 길이 멈춰서면서 100만평에 달하는 매립지가 생겨났다. ●90년대 들어 사세 주춤, 제2의 창업 선언 삼부토건은 60,7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도급순위 3∼4위에 달했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70,80년대 활발했던 해외건설 사업에 소극적이었다. 다른 건설업체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등 대규모 건설공사에서 재미를 봤지만 삼부토건은 제한적으로만 해외사업을 해나갔다. 철저하게 해외 현지시장을 조사해야 부실시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 건설업을 기반으로 제조업, 중공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꺼렸다. 주로 국내시장을 공략했다. 삼부토건이 처음으로 해외공사에 뛰어든 시기는 1973년. 말레이시아 제2연방고속도로 공사 성공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순환공사, 네팔의 쿨레카니 댐 건설공사, 사우디아라비아 상수도 확장공사 등을 잇따라 따냈다. 이처럼 삼부토건이 해외건설에 뒤늦게 뛰어들어 기회를 잃었지만 내실경영으로 인해 1979년의 제2차 석유파동을 견뎌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삼부토건 기술력이 빛을 발한 것은 국내 최초의 하저터널을 성공리에 마쳤을 때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해협의 유로터널도 두 번이나 무너졌을 정도로 하저터널 공사는 선진국에서도 어려워하는 공사였다. 그러나 삼부토건은 1990년부터 7년에 걸친 공사 끝에 별 사고없이 지하철 5호선 마포∼여의나루역 공사를 성공리에 끝냈다. ●미래 유망산업인 호텔업에 진출 삼부토건은 1980년 경주 도뀨호텔을 인수하면서 호텔업에 진출한다.1981년에는 강남구 역삼동에 부지 5000여평을 매입했다.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가 결정됐기 때문에 호텔을 짓게 되면 올릭픽 기간에 200만명으로 추산되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삼부토건이 호텔을 짓기로 한 데는 80년대 들어 국내외 건설 수주가 어려워져 자체 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자는 전략도 담겨 있었다. 삼부토건은 서울올림픽 개최 불과 70여일 전인 1988년 7월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을 준공했다. 호텔업에 진출할 때의 전략대로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은 개관 6개월동안 19억여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올해로 창사 58년을 맞은 삼부토건은 몇차례의 부침 끝에 현재는 2005년 기준으로 도급순위 26위(도급액 7938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삼부토건은 르네상스서울호텔, 삼부건설공업㈜, 경주 콩코드호텔,㈜여의상사, 삼부스포츠프라자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조 총회장의 장남인 조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른바 ‘KS’ 출신이다. 그렇다 보니 조 회장의 인맥은 정계, 재계, 경제계에 널리 퍼져 있다. 경기고 졸업 동기로는 성백인 서울대 명예교수, 이면영 홍익대 이사장, 최영철 변호사, 한건희 전 육군 소장 등이 있다. 서울법대 졸업 동기로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비롯해 박우동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이대순 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장 등이 있다. 조 회장은 대학 졸업 뒤에는 조달청의 전신인 외자청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20년 가까이 공무원 생활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선거계장, 선거과장, 총무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1973년에는 대통령으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 회장은 외자청에 다니던 29세때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사범대를 나온 후 교사를 하던 김양희씨와 결혼했다. 조 회장의 장인은 초대 상공부 전기국장을 지내고 한국전력의 전신인 조선전업 부사장을 지낸 김영년씨다. ●재계·관계에 퍼져 있는 혼맥 조 회장은 3남1녀를 뒀다. 연세대 가정학과 출신인 장녀 명선(47)씨는 이용걸(49)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과 결혼했다. 이 단장은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장인인 조 회장의 고교·대학 후배인 셈이다. 명선씨의 결혼에는 이 단장의 외삼촌이면서 삼부토건 상무까지 지냈던 신억상씨가 중매를 했다. 행정고시 23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단장은 기획예산처로 자리를 옮겨 재정정책과장, 기획총괄과장, 사회재정심의관 등을 두루 거친 기획예산처 내 선두주자다. 장남인 조승연씨는 1997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인창고, 경희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 MBA까지 마친 차남 조시연(44) 삼부토건 이사는 박선정(35)씨와 결혼했다. 조 이사의 장인은 신라교역 회장인 박준형씨다. 한국원양어업협회 제14대 회장을 지낸 박 회장은 신라수산, 신라엔지니어링, 비전힐스 골프장, 신라문화장학재단을 거느리고 있다. 조 이사의 부인 선정씨와 선정씨 언니인 민정씨는 모두 ‘미래회’멤버다. 미래회는 재계 유력 인사들의 부인과 며느리 등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불우이웃돕기 등 자선활동을 하는 미래회에는 선정씨 자매 외에도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씨, 한솔 조동길 회장의 부인 안영주씨,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며느리 이수연(이명박 서울시장 딸)씨 등이 회원으로 있다. 조 회장의 막내 성연(39)씨는 가톨릭의대 외래교수의 딸인 최지영(34)씨와 결혼했다. 성연씨도 아버지를 돕기 위해 삼부토건 공무부장으로 재직중이다. 조 이사는 삼부토건 현장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자재 조달과 구매 등을 맡는 핵심부서다. 조 회장이 삼부토건에 입사하기 전 조달청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조달업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때문에 삼부토건의 사실상 후계자인 조 이사에게 현장지원 업무를 맡도록 했다.MBA를 마친 조 이사는 영어실력도 유창해 해외사업도 관여하고 있다. 후계구도와 무관하게 삼부토건의 모든 업무는 아직까지는 조 회장이 좌지우지한다. 엄격한 유교집안 탓에 장자인 조 회장이 회사일과 집안일 모두를 결정한다. 한달이면 한두차례 모든 형제들은 조 회장 집에 모인다. 조 회장의 첫째 동생인 조남원(61) 부회장은 물론 경주에서 콩코드호텔을 경영하고 있는 조남립(53) 사장도 제사에 반드시 참석한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조 회장의 두 아들은 물론 조 회장의 동생들도 조 회장에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정도 가부장적인 분위기”라면서 “조 회장도 아버지인 조정구 총회장에게 그렇게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가풍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형을 끝까지 보좌하고 있는 조남원 부회장 조 총회장의 차남인 조남원 삼부토건 부회장은 금융인인 고 신동필씨의 딸인 용옥(60)씨와 결혼했다. 고려대를 나와 미국 로욜라대학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용옥씨를 만났고, 귀국과 함께 외환은행에 다녔던 용옥씨와 결혼한 것이다. 조 부회장은 1975년 삼부토건에 입사,30년동안 건설 외길을 걸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바 하수종말처리장, 타이프 스포츠센터, 말레이시아 MBA사옥, 파키스탄 물탄∼미안찬누 도로건설 등과 같은 해외건설 공사를 완벽하게 끝내 세계속에 ‘건설 한국’의 입지를 다진 토목 전문가다. 조 부회장이 삼부토건의 해외파트를 도맡았던 것은 유학생활을 통해 얻은 외국어 실력 덕분이다. 형인 조남욱 회장보다 1년 먼저 삼부토건에 입사했다. 조 부회장은 현재 대한건설협회 대의원 및 이사,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도로교통협회 부회장, 한국엔지니어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장학재단인 숙정재단을 설립하고 사회복지법인인 재활재단 이사를 맡아 사회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조 부회장의 부인인 용옥씨는 삼부토건의 유통업 계열사인 ㈜여의상사의 감사로 있다. ●호텔 계열사를 넘겨받은 조남립 회장 조 총회장의 3남인 조남립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경주콩코드호텔 대표로 재직중이다. 조 총회장의 장녀 옥주(68)씨는 이화여대를 다니면서 연세대를 다니던 정병렬(작고)씨와 만나 졸업 뒤 결혼했다. 잠시 공무원생활을 한 병렬씨는 결혼과 동시에 장인회사인 삼부토건에 입사, 금융담당 상무까지 지낸 뒤 81년 퇴사했다. 한때 선일레미콘이라는 별도의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숙명여대를 졸업한 정자(65)·남숙(작고)씨 등은 모두 연예결혼했다. 차녀 정자씨의 남편은 선도전기 대표이사 회장인 전경호(65)씨. 마산고와 성균관대 독문학과를 졸업한 전씨는 학창시절 친구의 소개로 정자씨를 만났다고 한다. 4녀 남숙씨는 학창시절 교회의 성가대에서 알게된 정홍식(58)씨와 결혼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홍식씨는 당초 삼성그룹에 입사, 그룹비서실에서 근무했다. 그는 삼부토건의 계열사인 여의상사의 총무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보문관광·도큐호텔·라마다르네상스 등 그룹내 계열사를 돌며 장인을 도왔으나,1987년 주방기기 납품업체인 HRS를 차려 독립했다.HRS의 홈페이지에 월요예배 코너를 따로 만들어 설교를 전할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chungsik@seoul.co.kr ■ 故조정구 총회장 11대 장남 조남욱 회장은 13대 父子 국회의원 삼부토건 창업주인 고 조정구 총회장과 큰 아들인 조남욱 회장은 공통점이 많다. 부자(父子)가 모두 국회의원과 대한건설협회장을 지냈다는 점이다. 조 총회장은 지난 1981년 3월 제11대 한국국민당의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대한건설협회장을 여러차례 역임했던 조 총회장은 건설업체들의 도움으로 국민당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건설업체의 뜻대로 조 총회장은 국회 경제과학위원회에 배정돼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갔다. 하지만 조 총회장은 당초 약속대로 4년동안만 국회의원을 지낸 뒤 기업인으로 돌아왔다. 정치에 미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도 아버지와 똑같은 길을 걸었다. 대한건설협회장을 맡고 있던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민정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1990년 노태우·김영삼·김종필씨가 합당했을 때는 김종필씨의 지역구였던 부여의 지구당 위원장직도 넘겨받기도 했다. 조 회장이 아버지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계속 정치를 할 뜻이 있었던 것이다. 부여 지구당위원장직도 넘겨받았기 때문에 다음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출마도 가능했다. 하지만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김종필씨가 부여에 직접 출마했다.1996년 총선에서는 김종필씨가 민자당을 탈당한 뒤 자민련 후보로 부여에 출마했다. 조 회장은 그 당시 여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지만 당선 가능성이 떨어져 아예 정치의 뜻을 접었다. 조 회장처럼 부자가 모두 국회의원을 한 경우는 현직에만 9명이 있다. 대표적으로 6선을 지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일 민주당 의원이 있다. 정주영(제14대 전국구 의원)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정몽준 의원은 무소속으로 활동중이다. 한나라당에는 김무성(김용주 전 의원 아들), 남경필(남평우 전 의원 아들), 정문헌(정재철 전 의원 아들), 이종구(이중재 전 의원 아들), 유승민(유수호 전 의원 아들) 의원이 있다. 국민중심당에는 정진석(정석모 전 의원 아들), 열린우리당에는 노웅래(노승환 전 국회 부의장 아들)의원이 있다. chungsik@seoul.co.kr ■ 조남욱회장 남다른 백제문화사랑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은 백제문화에 애정이 남다르다. 물론 조 회장 고향이 부여이기 때문에 백제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일 수도 있다. 부여는 백제가 서기 538년 천도(遷都)한 뒤 660년 패망할 때까지 문화적 전성기를 이룬 도읍지였다. 하지만 조 회장이 백제문화권개발에 앞장서는 데는 고향이라는 이유말고도 다른 사연이 있다. 백제문화는 일본에 전파돼 일본 고대국가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위대한 것인데도 신라문화권 개발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본격적으로 백제문화권 개발에 나선 것은 1990년대부터다.1990년 국립부여박물관 공사를 시작했고,1994년에는 ‘백제 작은길’과 ‘백제 큰길’을 착공했다. 또 그해 일본 규슈 미야자키 남향촌 등의 유적지를 답사한 뒤 백제문화가 일본문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남향촌은 ‘백제마을’이라고 불릴 만큼 백제문화의 영향이 깊이 서려 있는 곳이다. 1998년에는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 사업에 앞장섰다. 부여 규암면 합정리 일대 100만평 부지에 3700여억원을 들여 역사재현촌, 민속박물관, 호텔, 컨벤션센터, 예술인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그해 4월 열린 기공식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김종필 국무총리, 신낙균 문화관광부 장관, 심대평 충남지사 등 30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동안 공사는 속도를 냈고 조만간 백제의 역사와 백제인의 생활상·문화·유적 등을 총망라한 ‘백제역사문화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사비(지금의 부여)시대 백제 왕궁과 능사(능을 지키기 위해 세운 절) 5층 목탑도 일반에 공개된다. 또 2010년까지 산업교역촌, 개국촌, 장제묘지촌, 전통민속촌 등이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 백제역사재현단지에는 생태숲인 백제숲도 들어선다. 충남도가 2008년까지 8억원을 들여 단지내 왕궁촌 주변 43㏊에 백제풍의 생태숲을 조성키로 한 것이다. 백제숲에 백제시대에 많이 자생했던 것으로 옛 문헌을 통해 밝혀진 소나무와 박달나무, 느티나무, 떼죽나무 등 각종 나무 3만 8000그루와 가시연꽃, 감국, 개미취, 나리꽃, 원추리, 인 동덩굴 등 3만 2000포기의 초화류를 심어 백제시대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chungsik@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사설] 빈부차·학벌에 치여 비관적인 10대

    우울한 통계이다. 한창 꿈을 키울 10대 청소년들이 앞날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빈부 격차와 학벌 중심 사회에서 치인 탓이다. 분명 청소년 스스로의 문제도 아니다. 그렇기에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 원인은 심화되는 빈부의 양극화와 학벌에 얽매인 닫힌 사회에 있다. 열린 사회로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기성세대에서 비롯된 현상인 만큼 반성과 성찰이 요구된다. 청소년위원회와 한국YMCA가 그제 토론회에서 발표한 설문에서 청소년 10명 가운데 7명은 빈부차가 심하다고 봤다.2명 중 1명은 소득의 불균형에 따른 가난의 대물림을 당연하게 여겼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또 일류대만 가면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청소년이 10명 중 무려 7.5명이나 됐다. 적성·소질도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출신 대학을 매개로 한 끼리끼리의 학벌문화가 청소년에게 옮겨간 결과이다. 학벌특혜가 다소 완화되고 있다지만 씁쓸하기만 하다. 더욱이 청소년들은 옳은 일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꼬집었다. 정의로운 일에 가정에서는 “왜 위험한 일에 나섰느냐.”는 핀잔을, 학교에서는 “튄다.”는 비아냥을 듣는단다. 메마른 사회의 전형을 가르치는 꼴이다. 청소년들은 분출구가 필요하다. 빈부의 격차는 사회가 풀어야 할 몫이다. 우선 성적으로 됨됨이를 가늠하는 기성세대들의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 다양한 개인의 역량과 능력이 인정되는 사회를 위해서다. 청소년들에게 사회참여의 길도 터주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의 일원임을 느껴야 된다. 특히 모든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대입에 목매고, 대학이 인생을 결정짓는 사회에서 청소년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청소년이 희망을 가져야 사회의 미래가 밝아진다.
  • [서울 대일외고 초·중생 영어캠프] 원어민 교사에 무료로 배워요

    [서울 대일외고 초·중생 영어캠프] 원어민 교사에 무료로 배워요

    외국어는 원어민교사한테 배워야 효과가 가장 크다고 한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에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이 원어민에게 배울 기회를 갖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국어고등학교는 방학 동안 해당지역의 초등·중학생에게 원어민교사가 외국어를 무료로 가르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뜻이다. 그 현장을 찾았다. 지난 3일 서울 대일외고의 한 교실. 한 외국인 교사가 회화 수업을 하고 있었다. 데이브(54)는 영어로 질문을 던졌다.“이번주 토요일 파티에 올 수 있느냐”. 김현진(12·숭덕초 5학년)군은 작성한 답안을 보고 말했다.“난 이미 친구랑 콘서트에 가기로 약속했어.”데이브는 현진이에게 “천천히, 분명히, 크게 다시 말하라.”라고 권했다. 현진이는 다시 반복했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자 데이브는 직접 입모양을 크게 보이며 발음을 했다. 현진이가 이를 보고 정확하게 따라했다. 데이브는 “잘했다. 고맙다.”고 칭찬했다. 옆 반 안토니(32)는 치과에 와 있는 상황을 가정하고 수업을 하고 있었다.“당신이 치과의사라면 상한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이준경(14·고대부중 1학년)양은 “약을 처방해드리겠습니다.”, 이희주(12·석관초 5학년)양은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그만 드세요.”라고 답하자,“아주 좋은 대답입니다.”라고 극찬했다. 다음 차례인 박기태(12·정덕초 5학년)군이 “잠을 푹 주무세요.”라고 다소 엉뚱한 답을 하자 안토니는 학생들 앞에서 입을 벌리고 자는 흉내를 냈다. 교실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수업을 마치기 10분 전. 학생 15명이 영어로 ‘달 이름’을 차례대로 답했다. 만일 틀린 답을 말하면 일어나서 자기 순서가 다시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때 정확히 답해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September를 답하지 못 하고 머뭇거렸던 이형명(15·북악중 2학년)군이 일어섰다. 안토니는 큰 소리로 형명이가 틀린 단어 September를 발음했다. 모두들 따라했다. 현진이는 영어로 February를 답하지 못 해 일어났다. 두 학생은 다음 순서 때 자리에 앉기 위해서 친구들이 말하는 답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두 학생은 순서가 돌아왔을 때는 정확히 답했다. 친구들은 “오∼”하며 박수를 쳤다. 안토니는 악수를 권했다. 대일외고는 방학이 되면 원어민교사가 학교가 속한 성북구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무료로 가르치는 영어캠프를 운영한다. 외국어고등학교는 일반학교와 달리 원어민교사가 많다. 이런 특수성을 살려 원어민교사를 접하기 힘든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학생들은 암기식 위주로 진행되는 학교 수업과는 달리 원어민교사는 회화 위주로 재미있게 가르치고 특히 발음을 정확히 교정시켜줘 효과가 있다고 했다. 현진이는 “원어민교사한테 회화를 배우니까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형명이는 “적은 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원어민교사가 일일이 발음을 정확히 잡아주는 것은 학교수업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전우연(14·북악중 1학년)양은 “평소 외국인을 보면 피했는데 원어민교사를 접하면서 외국인이 낯설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평소 원어민교사를 접하지 못 하는 자녀가 살아 있는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간이 짧아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박진숙(42·여)씨는 “아이가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발음이 잘못됐다며 큰 소리로 복습한다.”고 좋아했다. 임혜경(50·여)씨는 “요즘 원어민교사한테 배우는 학생이 많지만 우리는 자녀가 셋이어서 원어민교사한테 배우기엔 사교육비 부담이 크다.”면서 “기간이 짧아 효과가 기대만큼 못 할까봐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영식(43)씨는 “언어는 원어민한테 제대로 배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아들이 뒤처지는 것 같아 내심 불안했다.”면서 “부담을 줄이려고 원어민 아르바이트생도 알아봤지만 효과를 확신할 수 없어 고민하던 중에 소식을 듣고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호응 속에 원어민교사가 방학 동안 영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기범근(43)씨는 “사설학원이 아닌 명문고의 프로그램인 만큼 학부모들이 믿을 수 있다.”면서 “다른 학교에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응연 성북구청 으뜸교육도시 추진단장은 “모집 경쟁률이 10대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좋았고 최근에도 중간에 들어갈 수 없느냐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면서 “내년부터는 관내 고려대와 성신여대, 한성대에서도 초등·중학생을 대상으로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가 지역주민에게 교육 서비스를 주는 것은 정보화사회에서 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지역사회 교육에 학교가 기여한 정도도 선진국처럼 학교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교가 지역에 도움을 주면 학교에 공헌하는 지역인사도 생기게 마련이므로 윈윈(win-win)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대일외고 오동석 교사 “지역주민을 위해 교육서비스를 베푸는 좋은 학교가 되고자 합니다.” 오동석(46) 대일외고 교사는 “원어민교사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기 위해 3년전부터 무료로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 좋은 학교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됐습니다. 성북구청에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정해 지난해 겨울방학부터 방학마다 지원금을 40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이 지원금은 전액 시간당 4만원인 강사비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그는 모집과 관련해 “수업을 시작하기 한 달전쯤 학교와 구청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관내 여러 지역에 공고물을 붙여 홍보한 뒤 3주 가량 모집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번 정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신청하기 때문에 컴퓨터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고 덧붙였다. 반 편성과 관련해서는 “추첨을 통해 선발한 만큼 학년과 수준이 다양하다.”면서 “교육효과를 내기 위해 수준별 학습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작할 때 간단한 시험을 본 뒤 상·중·하로 5개반으로 나눠 2주 동안 수업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모두 대일외고 영어교사가 수업을 맡는데 초급반만 한국인 영어교사가 담당하고 나머지는 전부 원어민교사가 가르친다고 소개했다. 기간이 짧은 이유에 대해서는 “원어민교사들의 개인 계획과 인건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인천외고 외국어체험교실 인천외고는 원어민강사가 인천과 부천시의 중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마다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등을 가르치고 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필수인 영어 외에도 제2외국어를 택하게 된다. 제2외국어를 택하기 전에 미리 경험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과목을 택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2003년 여름방학부터 운영되고 있는 외국어 체험교실은 하루에 4시간씩 5일 동안 진행된다. 7월 초에 학교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올리고 각 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모집한다. 너무 많은 인원이 지원할 수 있으므로 한 학교당 인원을 5명 이하로 제한했다. 선발은 각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지지만 주로 1학기 영어 중간고사 성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한 반에 20명씩 모두 5개 반으로 운영되는 게 기준이다. 하지만 보통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인원이 각 중학교로부터 전달되고 각 학교에서 선발된 인원을 따로 시험을 통해 걸러내지 않기 때문에 보통 25명이 한 반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외부 초빙없이 모두 인천외고 원어민교사가 담당하는데 영어 2명, 중국어 1명, 일본어 1명, 프랑스어 1명 등 모두 7명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기고] 호국보훈엔 때가 따로 없다/박종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지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동작동 국립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각종 기념행사를 치르며 동분서주(東奔西走)하다 보니 어느새 한 달이 지나갔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순국하신 애국선열과 자유수호를 위해 산화하신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보훈의 달을 보내며 새삼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겨 본다 현충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 국무총리를 서울보훈병원에 보내 입원중인 국가유공자를 위문·격려했고, 이어 우리 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전국 5개 보훈병원과 무의탁 고령 국가유공자와 유족이 생활하는 보훈원에는 각계각층의 단체와 인사들의 위문이 잇따랐다. 위문·격려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보훈행사 중 28년째 이어오는 ‘효자·효부상 시상식’과 ‘장한 어머니상 시상식’이 있었다. 이는 전쟁으로 홀로되신 어머니를 극진히 잘 모시고 있는 자식이나 며느리에게 주는 상이며, 또 남편을 잃고 가난과 모진 세파 속에서도 어린 자식들을 훌륭히 성장시킨 전쟁미망인에게 주는 상이다. 어디 부모를 정성스럽게 모시지 않는 자식이 있고,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마는 전쟁으로 가장(家長)과 든든한 자식을 잃고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미담은 우리에게 또 다른 감동과 함께 애틋한 마음을 갖게 한다. 6·25전쟁, 월남전 등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단장(斷腸)의 아픔, 남편을 잃은 아내의 애절한 몸부림, 그리고 아버지의 전사(戰死)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 의지할 곳이 없어진 유자녀들의 슬픈 성장기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미어진다. 지금이야 그 분들의 희생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강국이 되었지만, 그 분들이 희생했던 1950,60,70년대 한국의 시대상황을 생각하면, 가장의 죽음 앞에 남은 가족들이 겪었을 절망감과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까. 또 사별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슬픔과 인고의 세월을 살아온 전쟁미망인과 유자녀의 삶은 또 얼마나 고달팠을까. 시상식에서, 자식 잘되기를 기원하며 모든 것을 바쳐온 시부모님을 지성으로 보살펴 드리는 것은 자식의 도리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는 어느 며느리의 답사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또 성장한 자식들과 손자·손녀의 재롱을 보며 이제는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미소 띤 얼굴에 새겨진 깊은 주름살에서 쉼없이 달려온 고단한 우리 현대사를 볼 수 있었다. 보훈(報勳)에는 시기와 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고 유족을 받드는 일은 상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보훈이란 물질적 보답이나 거창한 배려만이 전부가 아니다. 일상에서 그 분들에 대한 공경스러운 태도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장 감동적인 보훈인 것이다. 보훈이란 국가유공자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며, 동시에 국민들에게 나라사랑을 각인하는 소중한 길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도 1.7%인 보훈예산을 선진국 수준(호주 5.5%, 미국 2.8%, 대만 2%)으로 늘려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의료와 복지시설 확충에도 적극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광복 60년,6·25전쟁 발발 55년을 맞는 올해의 호국보훈의 달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나라를 지키는 것이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처럼,6월만이 호국보훈의 달이 아니다. 고귀한 생명을 바친 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항상 우리들 가슴 속에 간직하며 보은할 때, 더욱 부강한 조국을 후손에 물려줄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박종권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 잠깐 참으셔요 - 방년 20세의 겨울

    잠깐 참으셔요 - 방년 20세의 겨울

    늘어나는 여성자살 전체 사인(死因)의 제2위 「덴마크」10만명에 29명 한국은 25명의 자살률 자랑스럽지 못한 기록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 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마태복음 27장 5절) - 「유다」이후 많은 인간가족이 저마다의「절박한 이유」로 자살을 했다. 「클레오파트라」나「오필리아」,「마릴린·몬로」는 결국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여심의 선각자지만 현대인에 있어, 특히 여자의 경우 자살은「아주 매력적인 것」으로까지 언제부터인가 심상에 뿌리 박혀져 버리고 말았다. 세계의 자살 추계는 10만에 대해 10명 꼴이 평균.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는「덴마크」로 10만 명에 대해 29명이며 가장 적은 나라는 이태리,「스페인」으로 2명 꼴이다. 우리나라는 25명 정도로 자랑스럽지 못한 세계기록. 우리나라의 자살이「가난형」인데 반해「덴마크」같은 쪽은「부자형」으로 통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너무나「스트레스」가 없어도 파멸적인 고적감을 느끼게 된다는데「덴마크」같은 선진국의 자살이 이런「케이스」. 일반적으로 자살 기도자는 여성쪽에 많은데 남자와의 비율은 1대 1.3 정도. 그러나 여자에겐「미수」가 많아 실제로 죽는 숫자는 남녀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최근 자살추세를 보면 10대와 젊은 여성층에서 특히 자살자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 한국적인 경향이라고-. 인간해약(解約) - 20세가 절정 67년 한 해 동안의 통계에 의하면 서울시내에서의 여성의 자살은 전체 사망원인의 제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결핵이며 3위는 암. 우석(友石)의대 산부인과 교실에서 최근 조사한 사인별 사망통계에 의하면 총 대상 1천 9백명 중 결핵으로 인한 병사는 309명이며 2위인 자살은 288명, 3위인 암은 209명이며 그 다음이 뇌일혈 167명, 모성사망 128명, 고혈압 110명의 순서로 되어있다. 자살자 중 36%인 105명은 겨울에 죽었으며 여름에는 80명, 가을에는 53명, 그리고 봄에는 50명이 각각 자신에 대한 살인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종전의 통계는 봄에 특히 자살기도자가 많음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겨울이 단연 으뜸. 이것은 또 다른 뜻에서 겨울이 자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계절이라는 의미도 된다. 자살을 가장 즐기는 여성군(群)은 어느 연령층일까? 우석의대의 이번 조사에 의하면 288명의 자살여성 중 33%인 95명은 20세에서 24세까지의 방년. 다음이 15세에서 19세까지의 10대 여성이며(47명), 25~29세는 46명, 30~34세는 36명, 35~39세는 21명, 40~44세는 18명, 그리고 45~50세는 21명으로 되어있다. 결국 많은 24세 이하의 꽃다운 처녀가 겨울이라는 낭만적인 계절을 택해 스스로「인간해약(人間解約)」을 하고 있다고 이번 조사를「리드」한 홍성봉(洪性鳳) 교수는 말하고 있다. 여자들은 왜 자살에 매료되는가? 장병임(張秉琳) 교수(서울문리대)는 가능한 자살예방수단으로「초자아(超自我)」를 역설한다. 『정신분석학상의「초자아」는 교육이다. 젊은 여성들의 자살은 90%가 애정문제에 원인이 있는데 이것은 가정교육이라는 하나의「절대수단」으로 극복될 수 있는 문제이다. 요즘 부모들은 딸에게 이성교제(정신적인)는 허용하면서 막상 정조관에 있어서는 애매하고 엄격한 자신들의 견해를 강요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결국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는 젊은 여성들의「의식의 파탄」은 부모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자살예비역 하루 20명꼴 「살 수 없어」아닌「싫어서」 예방센터 신세 4천여 성모병원 안에 있는 음독자살예방「센터」(소장 김종은(金鍾殷)박사)에는 해마다 약 9백명의 음독자가 들어온다. 67년 한 해 동안 이곳 신세를 진 자살기도자만 해도 남자 355명에 여자 488명 등 도합 843명. 그런가 하면 서울, 연세, 우석, 적십자 등 비교적 큰 종합병원의 응급실에 실려오는「자살예비역」만 해도 하루 20여명을 헤아린다. 김종은 교수에 의하면 지난 63년부터 67년까지 5년 동안 성모병원의 자살예방「센터」를 이용한(?) 음독자는 모두 4,548명에 이르고 있다. 남자는 1,975명이며 여자는 2,573명,「여성우세」는 여기서도 예외가 없다. 전체 자살기도자의 57%인 2,591명은 20대, 17.5%인 792명은 10대이며, 16.3%는 30대, 9.23%는 40대라는 것이 김종은 교수의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여성자살자에겐 자살원인, 자살방법, 연령분포 등 자살 주변에 얽힌 심리적「델리커시」가 현란하리만큼 많다. 한마디로 살 수 없어 죽는다는 것보다는 살기가 싫어서 죽는다는 것이 그녀들의 죽음의 변(辯). 20대 여성의 경우 자살원인의 46%가 애정 갈등으로 되어 있으나 간접적이고 충동적인 것까지 합하면 거의 90%가 애정문제에 귀착되고 있다.「도니제티」의「멜로디」같은「사랑의 묘약」이 그녀들의「목마른 상심」엔 필요하다는 얘기. 좀 묵은 통계지만 이 땅 춘향의 후예들에게는 거의「스폰테이녀스」할 정도로「자살에의 향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수년 전「가톨릭」의대에서 3천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여고생의 49%, 여대생의 62%가『자살을 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의지박약에서 오는 생활의 도피』라는「뒤르케임」의 자살론은 이젠 아무래도 너무 낡은 관념론인 것 같다. 한국 - 자살자의 천국 장병임 교수는 여자들, 특히 젊은 여자들의 자살을 최대한 막는 효과적인 처방으로『올바른 성교육의 실시』를 주창한다. 이성교제 자체를「타부」시 하든지, 그렇지 않을 바에야 최소한 정조관에 대한「개념의 정립」만큼은 딸들에게 세워 주어야겠다는 것이다. 한국「가이던스·센터」엘 찾아오는 여성 중「자살에의 의지」를 호소하는 층은「하이틴」과 25세 이전의 미혼여성들.「카운슬링」의 내용도 이상적인 상대를 얻기 위한 것보다는 이미 저질러진 사건들 - 이를테면 처녀성의 상실이라든지 혼전임신 같은 건강치 못한『어찌 하오리까』뿐이라고 장교수는 개탄한다. 「또 하고 말겠다」도 43%나 이유는 애정, 성교육 급무(急務) 김종은 교수는 이와는 좀 다른 각도에서 자살예방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자살자의 반이 약물에 의한 자살을 기도하고 있으며 약물의 58%가 정신신경안정제인 만큼 이들 약품의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면 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교수에 의하면 자살약으로 이용되는 정신신경안정제를 거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대만 그리고「타일란드」정도 뿐이라고. 외국의 경우 한 번 자살을 기도한 사람은 으레 정신과에 입원시키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35%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음독자살예방「센터」의 집계에 의하면 자살 재기도자는 전체의 10%이며『또 자살을 하겠다』는 사람만도 전체 자살기도자의 43%나 되고 있는 딱한 실정이다. 「딱한 여심(女心)」몇 가지 금년에 들어와서도 많은 생명이 자살의 길을 택했다. 현직 검사가 목매어 죽었는가 하면 대학교수가 채귀(債鬼:채무)에 시달리던 끝에 음독 자살했다. 국민학교 교장과 현직회사 사장이 빚에 쪼들려 투신을 했으며, 악명 높은 집단자살도 연달아 일어났다. 여자들의 자살은 그에 비하면 어울리지 않을 만큼 사뭇 분홍빛.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딱한 여심」의 명세(明細)는 이러했다. <케이스·1> 최X순(32)여인. 어머니날인 5월 8일 세 딸과 함께 음독, 두 딸과 함께 자살했다. 작년 10월 남편과 사별한 최여인은『남은 두 아들을 공부시켜달라』는 요로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겼다. <케이스·2> 김X자(27)양. 6월 5일 이룰 수 없는 결혼을 비관, 애인집의 연탄난로에 머리를 파묻고 자살했다. 노처녀인 김양은 애인과 깊은 관계까지 맺어 임신까지 했으나 사회적인 흠(전과자?)이 있는 남자에게는 딸을 줄 수 없다는 모정 앞에서 좌절, 자살했다.『엄마의 훌륭한 딸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그분을 버릴 수는 없었어요…』김양의 유서. <케이스·3> 이X관(21)양. 6월 22일 조흥은행본점 12층에서 투신자살한 이양은 모 공대건축과 2년생. 2년 동안 서울대, 연세대를 계속 낙방한 것을 비관하고 자살했다. <케이스·4> 홍X정(35)여인. 1월 4일 애인 황모(24)씨와 인천 모 여관에서 권총 자살했다. 손아래 남자와의 사랑이 빚은 정사 사건. [ 선데이서울 68년 10/6 제1권 제3호 ]
  • [데스크시각] 조용필로 본 서울/임태순 지방자치뉴스부장

    조용필이 누구인가. 우리 시대 최고의 가수 아닌가. 그런 그가 길거리 공연을 한다니. 지난달 30일 서울시청앞 잔디광장. 저녁 7시30분쯤 시작한다고 해서 시간에 맞춰 갔다. 늦게 가는 만큼 잔디광장 끝에서만은 볼 줄 알았지만 오산이었다. 광장은 사람들로 빽빽이 차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다. 2002년 서울 월드컵 때 생각이 나서 인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클럽으로 갔다. 거기에도 눈치 빠른 사람들이 미리 창가 자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하던 차에 시청광장 건너편 덕수궁쪽 인도가 한산한 것이 눈에 띄었다. 프레스센터를 빠져나와 덕수궁쪽 차도 옆 인도에 터를 잡았다. 이곳도 금세 많은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곧 막이 오르고 ‘단발머리’가 흘러나왔다. 무대와 멀리 떨어진데다 잔디광장의 인파와 차도를 지나는 차량들의 행렬로 조용필씨를 볼 수 없었지만 무대 옆에 설치된 대형 TV스크린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야외공연인 탓인지 분위기 있는 노래보다는 템포 빠른 노래가 이어졌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동안 차도로는 버스, 택시 등 많은 차량들이 부산하게 오갔다. 교통신호에 걸린 시내버스가 시야를 가리면 인도의 관객들이 빨리 가라고 손짓을 하기도 했다. 일부 택시기사나 승용차에 탄 사람들은 차가 잠시 멈춰 서 있는 순간 창밖으로 몸을 빼내 서울광장을 바라보기도 해 조용필의 식지 않은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시청앞 서울광장은 서울시민들의 사랑방이 된 지 오래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 잔디광장을 쉼터나 산책로로 이용하고 학생들도 분수대를 뛰어다니며 더위를 피한다. 차도에는 버스전용중앙차로 등을 골자로 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효과도 나타났다. 간혹 처우개선을 해주지 않으면 파업에 나서겠다는 안내문을 붙인 버스가 다니긴 했지만 버스기사들도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수많은 차량이 오갔지만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버스도 없었다. 친환경연료를 사용하는 버스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조용필씨의 인기도 여전했다. 길거리 관람객은 40대 이상이 많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50대의 모습도 보였고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도 많이 보였다. 물론 중·고교생으로 보이는 오빠부대들도 보였다. 관람분위기는 랩가수들처럼 열정적이지는 않았다. 간혹 아줌마, 아저씨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주책을 부려보지만 열기가 달아오르지는 않았다.10대 오빠부대들도 괴성을 질렀지만 기대만큼 주위의 호응이 없자 머쓱해졌다. 청계천복원을 기념하는 신곡 ‘청계천’이 첫선을 보이고 ‘서울 서울 서울’이 울려퍼지면서 공연은 정점에 올랐다. 얼핏 이번 행사는 이명박시장이 자신의 전리품 앞에서 승전고를 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 막바지에 조용필씨가 이명박시장을 소개했다.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오른 이명박시장이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하자 주위의 10대는 “하나도 안 반가운데, 에이 노래나 계속하지.”하고 핀잔을 준다. 그러나 청계천, 서울광장 등 자신의 치적을 이야기하자 여기저기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잠재적 대권후보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이명박시장의 인사가 끝나고 조용필씨가 노래를 몇곡 더 부른 뒤 공연은 끝났다. 시청광장에서 이어지는 빛의 공연과 폭죽쇼를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인도 옆에는 벌써부터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문을 열고 손님을 부르고 있었다. 2시간 가까이 길가에 서서 노래를 들어서인지 목이 칼칼했다. 시장했지만 노점상 음식에도 별로 눈길이 가지 않았다. 순간 청계천을 복원하고 서울광장을 만드는 등 화려하고 가시적인 큰 토목공사도 좋지만 작은 공원을 만들고 산길을 정비하는 생활토목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서울시장이 대권을 위한 징검다리, 정당들의 세과시를 위한 자리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서울시장은 서울의, 서울에 의한, 서울을 위한 시장이 되어야 한다. 마음씨 좋은 우체국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 시청에서 시민들에게 넉넉한 웃음을 던지는 시장을 기대해본다. 임태순 지방자치뉴스부장 stslim@seoul.co.kr
  • [마니아] 그들은 ‘늙음’을 불사른다

    [마니아] 그들은 ‘늙음’을 불사른다

    “나이가 들면 키가 오히려 줄어들어요. 공 던지고 나면 어깨가 아파 병원에 가기도 하고…. 하지만 야구에 미쳐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할아버지 투수’ 장기원(75)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야구 사랑을 노래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슬로건 아래 50세 이상으로 똘똘 뭉친 노노(No老·늙지 않는다는 뜻) 야구단의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노인 야구단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야구단에서는 막내가 56세인 주광수(2루수)씨로, 평균 연령이 60세를 훌쩍 넘겼다. 선수들은 저마다 의욕이 넘친다. 40대만 돼도 ‘할아버지 선수’라는 소리를 듣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놀랄 만하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하기야 팀을 소개하는 노노 야구단 타이틀부터가 이를 잘 말해준다.“늙은이들이 주책이라는 소리도 듣지요.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우리를 얕보다간 큰 코 다칩니다.” ●운동 버릇만은 ‘청년’ 장씨는 “야구가 좋아 일제 때부터 유니폼을 입었는데, 인연을 끊은 뒤 40여년이 지나 다시 뛰게 돼 젊음을 되찾은 기분”이라면서 “아들 둘 가운데 한 명은 직업군인, 또 한 명은 목회자여서 야구를 할 기회는 없다.”고 웃는다. 얼핏 자녀들이 동참하지 못한 데 대한 서운함마저 느껴지는 그의 얼굴에 야구 사랑이 묻어나는 듯했다. “어르신, 연세에 비해 아주 건강해 보이십니다.”라고 말을 건넸다. 장씨는 손끝으로 안경을 밀어올리며 “지금도 군데군데 아파 병원 신세를 진다.”면서도 “그러나 100세든,90세든 (볼을)던질 수 있을 때까지는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부인(72)도 “우리 할아버지는 잘 하는 편”이라고 거들었다. 아파트 베란다 한쪽에 놓인 아령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평소 어떤 운동을 하시는지요.”라는 물음에 그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기에 나설 꿈도 꾸지 못한다.”고 맞받았다. 매일 한 시간 이상 스트레칭을 한단다. 틈만 나면 아령 5㎏짜리 2개로 근육을 다지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무엇보다 달리기는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집에서 가까운 서강대교를 건너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돌아오는 5㎞코스를 매일 아침 뛰다가 최근 잠시 중단했다는 말로 얼마나 체력관리를 해오고 있는지를 그대로 내보였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최근 열린 프로야구 경기장면을 녹화해뒀던 비디오테이프에 눈길이 가고는 했다. 아마 손님을 두고 미안했던지 손녀를 돌보던 부인이 “텔레비전 끄고 얘기를 나눠야지, 나중에 봐도 되잖아요.”라고 핀잔(?)을 주자 실핏줄 굵은 손으로 리모컨을 눌렀다. 장씨는 1997년 3월 노노 야구단이 출범할 당시 엄연히 입단 테스트에 합격한 ‘원조 멤버’다. 광주시 광산동국민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광주공고를 졸업하던 1952년 한국전쟁에 징집돼 야구를 그만둔 지 45년만의 일이었다. “라디오를 통해 50세 이상 노인들만을 위한 야구단을 창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쏜살같이 달려갔지요.” 한국전쟁이 끝나고 58년 서울에서 일자리를 잡은 장씨는 야구단이 있는 직장을 수소문했으나 접하기 힘들어 뜻을 접어야만 했다. 대신 조기축구로 몸을 다지다가 놓칠 수 없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여기에다 박규채(67·김천대 방송연극영화과 초빙교수) 당시 영화진흥공사 사장을 단장으로, 윤동균(56) 전 OB 베어스 감독과 최동원(47) 해설위원 등 내로라하는 스타 2명이 감독을 맡아 뛸 듯이 기뻤다. 초창기 동료 37명 가운데에는 장씨에게 인생선배인 선수도 2명이나 있었다. 그 무렵 장씨는 67세였는데 좌익수를 맡은 배용해(2003년 작고), 우익수 홍재룡(이상 당시 73세) 회원이 형뻘이었다. 지난해 들어서는 홍씨도 노노 야구단을 떠나 장씨는 이제 최고령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노노 야구단은 젊은이들에 뒤지지 않는 노익장을 뽐낸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때 회원이 45명으로 불어났다가 지금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20명에 지나지 않아 정비작업 중이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아요 장씨는 어린이 날인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지하철 지축기지 쪽에 있는 구장에서 ‘피플’을 맞아 6회를 마무리짓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원진리그 AAA리그 소속인 팀은 1대5로 쓴맛을 봤다. 올 시즌 승리는 없고 4연속 패배의 성적이다. 그러나 그는 “사회인 야구라고는 해도 갈수록 기량이 쑥쑥 성장하는 20∼30대와 붙어 어쩔 수 없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하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마다 반타작, 최소한 5∼6승씩은 건졌는데….”라면서 “내 딴에는 최선을 다했는데, 아마추어는 실수 몇 차례로 죽을 쑤는 법”이라고 입맛을 다셨다.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뒷받침이 안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번엔 “그럴 때면 후배들이 야속하겠습니다.”라고 되물었다. 장씨는 “솔직히 져서 좋은 사람은 없지만 나이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라고 거듭 말했다. 타자 10명 가운데 1∼2명쯤은 삼진으로 돌려세운다는 그는 즐겨 사용하는 무기로 홈플레이트 앞에서 구부러져 들어가는 슬라이드를 들었다. 장씨는 “팀이 승리할 때의 기쁨은 더할 나위도 없지만 투수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삼진을 낚았을 때의 기분을 마운드에 서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즐기는 야구, 재미 백배 고교시절 키가 162㎝로 장신 축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보통은 넘었다는 장씨는 얼마 전 160㎝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팀에서 뛰다가 5년 전 회원으로 가입한 고인환(57) 감독은 “선배님은 전체 경기의 40∼50%를 책임진다.”면서 “팀은 내리막길을 걷더라도 ‘오기 때문인지 갈수록 힘이 생긴다.’고 얘기하는 데 후배들이 깜짝 놀라고 있다.”고 알려줬다.”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일화도 들려줬다. 한창 이기고 있는데, 교체한 선수 때문에 무릎을 꿇는 일이 이따금 나온단다. 어차피 회비를 거둬 팀을 운영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회원 모두에게 뛸 기회를 줘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원칙 때문이었다. 그런데 동료들이 거세게 항의해왔다. 그런 경우가 생길 때마다 “운동이 좋아서 모인 사람들인데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운동하자.”며 설득했으며, 노노 야구단 최고의 보람도 바로 이런 점이라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고 감독은 이어 “장 선배님 역시 아직도 기량이 녹슬기는 고사하고, 날로 힘이 솟아난다고 한 데에는 워낙 야구를 즐기기 때문 아니겠느냐.”면서 “선수들이 비가 쏟아져도 웬만하면 경기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등 잘 따라줘 고맙다.”고 말했다. ●일본도 무섭지 않은데… 장씨는 98년 6월19일 노노 야구단이 제주시 연동 신제주초등학교에서 열린 일본 실버팀과 친선경기 때로 옛날 기억을 더듬어 올라갔다. 양국 친선을 넓힌다는 취지에서 일본 아오모리(靑森) 히로카(弘前) ‘UFO 야구단’과 맞붙었다.77년 창단돼 노노 야구단으로서는 20년 선배인 UFO는 60세 이상 60여명으로 이뤄져 일본에서는 꽤 관록이 있는 팀이었다. 비록 친선경기이지만 노노는 10대 22로 매운맛을 봤다. 이 때의 인연으로 일본 UFO의 2루수 오무라 시로(大村耐郞·68)씨와 아직도 근황이 담긴 편지를 주고받게 됐다고 장씨는 말했다. 노노 야구단에서 선·후배로 운동을 통해 화목을 다졌던 고 배용해 회원과의 잊지 못할 인연도 있다. 일본 와세다대 출신이었던 배씨의 선배로 역시 야구를 통해 사귀었던 실버팀 지바(千葉) 마린스(Marines)의 곤도 에이지(近藤榮治·83)씨도 영원한 ‘야구 친구’로 남았다. 외국관광 등으로 만나 회포를 푼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엔 장씨가 초청을 받아 일본 지바를 방문했다. 마린스가 자신을 위해 마련한 자체 청백전에서 3회를 던졌는데, 자못 놀라워하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기자 양반, 내 얘기를 늘어놓는 것보다는 노노 야구단에 대해 잘 홍보해 나이 많다고 주저앉은 이들이 팀에 들어오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장씨는 이웃나라인 일본만 해도 실버팀이 150개나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노인 야구단 더 나와야 ‘50세 이상으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쌍수를 들어 환영’이라는 말도 되풀이했다. 그것도 50세 이상,60세 이상,70세 이상으로 나누어 리그를 벌이는 정도라고 귀띔했다. 우리나라 입장으로는 일본과 비교가 되지 않는 저변이라는 설명이다. “그나마 국내에서는 유일한 팀마저 사그라지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운 나머지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고인환 감독은 “2003년 7월 강원도 속초에서 지바 팀과 친선경기를 가진 뒤 올해 세번째로 한·일전을 가지려 했으나 독도 영유권 문제가 터지는 통에 무산된 것은 또 한가지 아쉬운 대목”이라고 한수 거들었다. 장씨는 실버팀 창단이 이른 시일 안에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는 현실 때문에 다른 대안도 내놓았다. “여성으로만 이뤄진 비밀리에(감독 안향미), 피치스(감독 정혜림) 등 이색 팀과의 경기는 하나의 이벤트로도 썩 괜찮은 작품이 될 것입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區체육관 맞아?

    區체육관 맞아?

    지난 23일 오후 7시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4동 ‘촬영소 고개’ 동답초등학교 인근에 자리잡은 동대문구체육관. 불이 환하게 켜진 저녁, 대체육관에는 40∼50명이나 돼 보이는 배드민턴 마니아들이 코트를 차지하고 있었다. 동네 동호인들과 함께 찾아왔다는 최상호(52·동대문구 전농동·자영업)씨는 “노천 운동장은 물론 각급 학교나 뚝섬 등에 있는 배드민턴장을 이용해보기는 했지만 이처럼 관람석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출입이 쉽지 않아 그림의 떡이었다.”면서 “일주일에 2∼3일 이곳에 와 이웃과 운동을 즐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바닥이 나무 등 다른 재질로 됐으면 나이 든 사람이 이용할 때 무릎에 무리가 따르지 않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동대문구, 115억들여 작년 10월 완공 그러나 이는 다른 시설과 눈에 띄게 비교되는 데다 지난해 10월 문을 열어 11월 넘어가서야 실제 이용객을 받은 ‘걸음마 시설’이어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 따른 오해일 뿐이다. “농구, 배구 등 여러 종목을 두루 치르도록 꾸며진 체육관의 특성상 특수 코팅으로 처리해 국제 인증을 받은 바닥”이라고 직원들은 자랑한다. 동북부 서울의 체육요람을 꿈꾸는 동대문구체육관은 2002년 5월 첫 삽을 떠 2년반 만에야 지하1층, 지상 2.5층짜리로 탄생했다. 사업에 들어간 돈만 115억원이나 된다. 대지 5746㎡(1738평), 건평 5743㎡(1737평) 규모다. 특히 평소에는 경기장을 넓게 쓰다가 필요하면 자동으로 좌석이 펼쳐지는 전동 관람석이 눈길을 끈다. 지난 17∼18일 대체육관에서 깜짝 국제대회까지 치를 예정이었다.‘세계 톱랭커 탁구 페스티벌’ 주최측이 시설을 둘러보고 대만족했지만 결국 전파 문제로 생방송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 다른 곳으로 장소를 바꿨다. 그냥 지나가기는 너무 아쉬운 마음을 ‘왕년의 제왕’ 김택수(KT&G)와 세계랭킹 10위인 칼리니 코스 크레앙가(그리스)가 회원들을 지도해주는 이벤트로 달랠 수 있었다. ●국제대회도 치를 수 있게 보완 체육관을 위탁운영하는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은 초기여서 발견하기 힘들었던 이같은 예상 밖의 문제점을 차차 보완해 언제든지 국제대회도 소화할 수 있는 명소로 가꿀 생각이다. 그 가능성을 알려주는 것이 대관 문의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종격투기 대회를 열고 싶다는 등 특별한 대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체육관 관리부 김면현 팀장은 “농구의 경우 ‘최희암 교실’을 마련하는 등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릴 계획”이라면서 “일반시민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 가운데 강당 형식이 아닌 체육관으로서는 유일한 시설”이라고 자랑했다. 넓이가 543평인 대체육관에는 득점판이 딸린 배드민턴 코트 10면, 탁구대 10대, 농구대 두 짝이 있다. 소체육관은 53평짜리다. 귀빈실도 있다. 건물 2층 바깥을 빙 둘러싼 200m 코스의 조깅트랙도 명물이다. 지금까지 정기회원이 월 300∼500명,1일 입장권을 끊어 이용하는 인원도 월 1000여명이나 된다. 개관 이후 지난해 11월∼올 1월까지 연인원 입장객은 4800여명이다. 체육관은 준비단계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인라인 코스, 어린이용 ‘정글방’ 개설, 스포츠댄스 등으로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자세한 사항은 동대문구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www.ddmgongdan.or.kr)를 참조하거나 전화 (02)2247-9611∼4로 문의하면 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10대여성‘ 국제심포지엄

    서울시 늘푸른여성지원센터는 오는 28∼29일 이틀간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10대 여성의 건강과 안전, 역량강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우리나라와 호주, 캐나다, 대만의 여성·청소년 관련 전문가와 정책담당자, 교사 등 2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심포지엄을 통해 국제사회에 가출·성매매 방지를 위한 예방사업의 강화와 십대 여성 지원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서울시 늘푸른여성지원센터(02-336-1366)는 지난 2000년 12월 설립돼 가출·성매매 경험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및 쉼터 지원사업, 학교방문 성교육 등을 펼쳐오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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