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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착] “미국 나와라!”…중국 첫 ‘사출형 항공모함’ 영상 공개

    [포착] “미국 나와라!”…중국 첫 ‘사출형 항공모함’ 영상 공개

    중국이 자체 설계해 건조한 최초의 사출형 항공모함의 전체적인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2일 중국관영 CCTV는 중국 육해공군의 각종 장비와 훈련 장면을 소개하는 보도에서 주변국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항공모함 푸젠함을 소개했다. 현재 계류 테스트가 진행 중인 푸젠함은 중국이 독자기술로 설계하고 건조한 최초의 캐터펄트 사출방식(CATOBAR) 항공모함이다. 이는 항모의 함재기가 캐터펄트의 도움으로 이륙하고, 어레스팅 기어로 착륙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미국 항공모함은 대부분 이 방식이다. 이같은 항공모함에서 함재기가 이륙하면 더 무거운 기체를 빠르게 이륙시킬 수 있어 전투력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이에비해 앞서 건조된 중국의 두 항공모함인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스키점프대로 이함하는 방식이다.푸젠함이 짧은 뉴스영상으로 공개되자 미 군사 전문매체 더워존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새 항공모함을 분석하고 나섰다. 더워존은 푸젠함이 예인선 2척과 함께 있으며, 갑판에 3개의 캐터펄트가 확인된다고 짚었다. 또한 항공모함 후미에 희미하게 전투기가 보이는데 이는 젠(J)-15 전투기 종류의 목업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3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은 배수량 8만여t으로 길이는 320m, 폭은 73m에 달한다. 캐터펄트 사출방식의 항공모함으로는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3번째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시작될 항해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푸젠함이 2025년 초 정식 취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관영방송을 통해 새해 벽두부터 푸젠함의 영상을 공개한 것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선거(대선)를 겨냥한 ‘무력시위’의 성격이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푸젠함 영상 공개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이 대만 해협과 대만 주변에서 매일 군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 폼페이오 “바이든 정부서 미 억지력 쇠퇴, 북중러 매우 위험”

    폼페이오 “바이든 정부서 미 억지력 쇠퇴, 북중러 매우 위험”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억지력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내가 재임하던 4년 동안 우리가 구축한 억지력의 붕괴 속도를 높이도록 허용했다”며 “독재자들은 더 이상 미국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 국민에게 실제로 해를 끼쳤고 위험하다”며 “이는 중동과 이스라엘 뿐 아니라 미 본토에도 위협”이라고 했다. 그는 불법 이민이 급증하고 있는 남쪽 국경 문제와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적대국들의 위협을 지목하며 “북중러 지도자들은 미국이 (위협에 맞서) 일어나 가장 신성한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통일 의지를 내비친 일을 두고 이를 무력 실현하도록 미국이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시 주석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대만을 무력 점령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하와이, 알래스카, 괌 등을 포함해 우리에게도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진핑이 정찰 풍선을 미국 영토 위에 보내 안보를 해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했다.
  • 고려사이버대, 대만 국립연합대와 업무협약 체결… 신·편입생 모집

    고려사이버대, 대만 국립연합대와 업무협약 체결… 신·편입생 모집

    고려사이버대학교는 지난해 12월 18일 대만 국립연합대학교와 양교의 지속적 협력과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대만 국립연합대 도서관 7층 회의실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고려사이버대 김정은 실용외국어학과 교수와 남은경 한국어·다문화학부 교수를 비롯해 대만 국립연합대 리웨이시엔 총장, 허시우렌 중문학과장, 어전귄 중문학과 조교수 등이 참석했다. 대만 국립연합대는 이공대학, 전기정보대학, 경영대학, 객가연구대학, 인문과사회대학, 디자인대학 등 6개 대학 19개 학과를 둔 종합대학이다. 이날 협약을 통해 양교는 대학 간 교육, 연구 및 학술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한국어와 중국어 간의 어학 관련 교류는 물론 양교 공과 대학의 다양한 학부·학과 간 소통을 진행함과 동시에 온라인 교육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재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김정은 고려사이버대 교수는 “우리 대학이 가진 온라인 교육 노하우와 국립연합대가 보유한 교육 역량이 더해진다면 양교 재학생들의 학업 역량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꾸준한 교류와 소통을 이어간다면 이번 협약이 향후 국내 사이버대학과 해외 대학 간 협약의 모범적 전범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사이버대는 2024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 중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지원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으며, 지원자는 지원 전형 선택 후 지원서를 작성하면 된다. 지원자는 학업계획서와 학업준비도검사 등의 응시 절차를 거치게 되며, 별도의 서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지원자가 편한 방식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고려사이버대 융합정보대학원은 오는 10일까지 2024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국내외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했거나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는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학업수행능력·전공적합성 등을 고려해 서류와 면접전형을 통해 선발한다.
  • 美연준 의사록 예상밖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에 시장 ‘충격’

    美연준 의사록 예상밖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에 시장 ‘충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현 기준금리가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이라는 견해를 공유했다. 그러나 일부 위원이 예상 밖으로 ‘추가 금리인상’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뉴욕증시는 연이틀 하락했다. 금리 인하 시기가 시장의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돼서다. 3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2023년 12월 12~13일 열린 FOMC 의사록을 공개했다.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올해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 전망을 논의하면서 “기준금리가 이번 긴축 사이클의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실제 통화정책 경로는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의 모든 연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해 “2024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 전환 시기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의사록은 “참석 위원들은 자신들의 전망이 ‘이례적으로 높아진 불확실성과 연관돼 있다’면서 ‘향후 경제 상황이 추가 금리 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긴축 유지’ 혹은 ‘추가 긴축’ 카드를 정책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재강조한 것이다. 일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내려오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심지어 어떤 위원은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조만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는 시장의 기대와 거리가 있다. 의사록은 “인플레이션이 분명히 위원회의 목표치로 꾸준히 하락할 때까지 한동안 제한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의사록 내용이 공개되면서 주식 시장은 낙폭을 키웠다. 지난해 말 미 증시 상승세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과도하게 반영했다는 우려가 커져서다.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4.85 포인트(0.76%) 하락한 3만 7430.1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8.02 포인트(0.80%) 떨어진 4704.81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73.73 포인트(1.18%) 밀린 1만 4592.21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미 기술주들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 조정장의 시작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매그니피센트 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의 주가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해 70% 넘게 올랐다. 미 시장을 주도하는 이들 기업의 동시 하락은 AI 주식이 조정장에 막 진입했을 수도 있음을 나타낸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국채금리는 다시 오름세를 보여 한때 10년물 금리는 4%까지 올랐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거절 가능성에 급락했다. 이날 가상화폐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의 전략 책임자인 마르쿠스 틸렌은 보고서에서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가상화폐를 수용하지 않고 있고 그가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한인 1월 10일이 가까워지면서 기대감이 치솟았다.
  • 킹달러 떠나고 금·구리 ‘반짝반짝’… 엔테크는 경고음

    킹달러 떠나고 금·구리 ‘반짝반짝’… 엔테크는 경고음

    지난 2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킹달러’의 위세가 저물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과 구리, 엔화 등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에도 달러 가치가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수혜주’에 관심이 쏠리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상당폭 상승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킹달러’ 현상이 저물자 가장 뚜렷하게 반등한 것은 금으로, 지난달 초 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선물 가격이 온스(약 28.35g)당 21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내의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금현물, KODEX 골드선물(H), TIGER 골드선물(H) 등은 지난해 많게는 14%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로 꼽히는 제이슨 솅커 프레스티지 이코노믹스 회장은 2일 미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수요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말 금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탓에 연초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과 이에 따른 달러 가치, 미 채권 금리 흐름에 따라 등락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이며, 1월 중 차익 실현 매물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리 등 달러로 거래되는 산업용 금속도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초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구리는 중국 경기가 부진에 빠지면서 급락했지만 하반기 들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과 공급 부족도 구리 가격 상승에 힘을 싣는다. 개인 투자자들은 구리 가격을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등에 투자할 수 있으나 중국의 경기 회복 흐름에 따라 출렁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유로화와 엔화 등 그 외 주요국 통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엔화에 투자하는 ‘엔테크’에 뛰어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100엔=850원대의 ‘초엔저’가 지나간 탓에 기대만큼의 환차익을 거두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전환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엔화 가치가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980원대를 오갈 것으로 내다본다. 920원대인 현시점에서 엔화에 투자해도 장기 평균인 ‘100엔=1000원’에 도달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 제조업에 발목 잡힌 中경제… 위축되는 亞경제

    미국 경제가 ‘연착륙’의 기대에 부풀어 오르고 있는 반면 중국 경제에는 새해 벽두부터 부진한 제조업 경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올해 중국이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는지 여부가 아시아 지역 전반의 경기회복 여부를 좌우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새해 첫 거래일부터 중화권 증시는 차갑게 식었다. 홍콩증권거래소(SEHK)에서 홍콩 항셍지수(HSI)와 홍콩H지수(HSCEI)는 나란히 1%대 급락했으며 중국상하이종합지수와 상하이A지수 등 중국 본토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됐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발표하는 12월 중국 제조업 민간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8로 집계돼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중화권 증시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국유·대형기업 중심의 제조업 PMI와 달리 중견·중소기업과 민간기업을 폭넓게 포함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라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그럼에도 증시가 위축된 것은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제조업 PMI가 부진했던 여파로 분석된다. 12월 중국 공식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49.0으로, 시장 예상치(49.6)를 밑돈 것은 물론 10월(49.5)부터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국유·대형기업과 민간·중소기업 간 경기지표가 엇갈리는 것은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지속되는 경기 부진은 아시아 제조업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S&P글로벌이 발표한 아시아 각국의 12월 제조업 PMI에 따르면 대만의 12월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47.1로 19개월째 위축 국면을 이어 갔다. 한국의 제조업 PMI는 전월(50.0) 대비 소폭 둔화한 49.9로 나타나 위축 국면에 다시 진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시아 지역의 부진한 PMI 데이터는 세계 제조업 중심지의 경기회복이 아직 요원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면서 “이 지역의 지속적인 경기 약세는 둔화되는 세계 경제에 역풍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하나의 중국’ 외친 시진핑 겨냥… ICC 참여 검토 나선 차이잉원

    ‘하나의 중국’ 외친 시진핑 겨냥… ICC 참여 검토 나선 차이잉원

    시진핑 무력 통일 의지 꺾기中 “양안 평화 해쳐” 맹비난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가 10일 뒤 열리는 가운데 차이잉원 총통이 신년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강조하자 중국 측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평화 발전을 해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2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년사에서 지난해보다 강한 어조로 “대만과의 ‘통일’은 불가피하다”고 한 데 대해 차이 총통은 즉각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민주주의”라고 대응했다. 이어 차이 총통은 “중국은 오는 13일 열리는 대만 선거 결과를 존중해야 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양측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인은 또 존엄성을 갖춘 평화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대만의 12개 석유화학 제품의 특혜관세를 중단한 것은 경제를 정치 수단으로 무기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거 직전에 중국이 관세 혜택 중단을 확대하는 경제 제재를 다시 단행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대만 민중은 (집권 여당인) 민진당 정책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대변인은 “대만 독립 입장을 고수하는 차이잉원 노선은 대만을 해치며 평화와 번영에서 멀어지고 전쟁과 쇠퇴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표 직후부터 새 총통이 취임하는 5월까지 중국이 군사훈련을 벌이는 방식으로 무력 압박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만 정부는 시 주석의 무력 통일 의지를 꺾기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은 현재 ICC 회원국이 아니며, 대만의 가입에 대해서는 전례에 비추어 강력 저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ICC에 가입하면 국제법에 따라 전범 조사와 체포영장 발부 요청이 가능하다. 한편 민진당의 라이칭더 대선 후보가 소폭 차이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가운데 3일 0시부터 여론조사 보도가 금지돼 열흘간 ‘깜깜이’ 선거 운동에 돌입한다.
  • 세계적 역사학자 “러, 우크라전 승리할 수 있다”…트럼프 당선 예상도

    세계적 역사학자 “러, 우크라전 승리할 수 있다”…트럼프 당선 예상도

    세계적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퍼거슨 교수는 지난해 12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세계가 커다란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현재 국제 정세와 현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영국 출신인 퍼거슨 교수는 ‘차이메리카(Chimerica)’라는 용어로 중국과 미국의 공생관계를 규정한 학자로,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관한 수정주의 시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먼저 “미래 역사가들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을 평가한다면, 억지력 측면에서 매우 못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이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퍼거슨 교수는 이어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는 봐야겠지만, 여기서도 실패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실패했고 이는 트럼프를 좋아 보이게 만든다”며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점쳤다.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 대해서도 서방의 무기 지원이 늦었으며 충분치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퍼거슨 교수는 “푸틴이 전쟁에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미국은 그를 막기보다는 단순히 이런 내용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며 “미국은 당시 우크라이나가 버틸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를 방어했을 때 다들 놀랐고 그제야 무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이길 만큼의 무기가 아니라 ‘지지 않을 만큼의 무기’만 지원했다”고 꼬집었다. 퍼거슨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지원은 줄고 탄약은 떨어져 가는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렸다며 “작년 우크라이나에 상황이 좋게 돌아갔을 때 휴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하자 그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면서 중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유럽의 외교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퍼거슨 교수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유럽이 두 슈퍼파워 사이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만약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뽑고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한다면 유럽은 ‘전략적 자율성’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면 유럽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게 되고, 미국이 없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할 것”이라며 “자체 무장할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퍼거슨 교수는 인공지능(AI)이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AI가 단순히 화이트칼라 사무직 일자리를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인지 능력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퍼거슨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은 우리의 사고 경로를 파괴할 것”이라며 “아이들로부터 LLM을 차단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챗GPT를 통해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인간들은 종(種)으로서의 미래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대선 열흘 앞두고 중국 정찰풍선 2개가 대만을 가로질렀다

    대선 열흘 앞두고 중국 정찰풍선 2개가 대만을 가로질렀다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중국의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2024년 새해 첫날 대만 상공을 가로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중국 풍선 2개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밝혔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풍선 하나는 1일 오후 9시 31분쯤 대만 중부 자이시 북서쪽 약 55해리(약 101㎞) 지점 상공, 다른 하나는 같은 날 오후 10시 40분쯤 대만 북부 지룽시 북서쪽 71해리(약 131㎞) 지점 상공에서 각각 관측됐다. 두 풍선은 각각 1일 밤 11시 43분과 2일 새벽 0시 43분쯤 사라졌다. 대만 국방부가 발표한 중국 풍선의 항로 궤적을 보면 풍선 중 한 개는 대만 상공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질러 통과했다.대만은 이 풍선이 정찰 활동에 사용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작년 초 중국의 풍선이 정찰 활동을 한다며 공군의 5세대 전투기인 F22가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한 바 있다. 국방부는 이와 별도로 1일 오전 6시부터 2일 오전 6시까지 대만 주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4대와 군함 3척이 활동하는 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용기 한 대는 대만 서남부 공역에 진입했다가 중국으로 돌아갔다. 대만군은 즉각 전투기를 출격시켰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중국 풍선은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지난달에만 중국 풍선 6개가 대만 주변에서 관측됐다고 밝혔다.대만 독립 성향인 집권여당 민진당 측은 풍선을 날리는 행위는 명백히 도발이며 대만 대선과 총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민진당의 린추인 입법위원은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 수단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으며, 수법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원로들을 중국으로 초청하고 가짜 여론조사까지 나오는 등 선거 개입 수단은 다양해졌지만,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문화적 공격과 군사적 협박은 변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 시진핑 “통일은 필연적”…대만, 시 주석 전범 기소 가능 방안 찾아

    시진핑 “통일은 필연적”…대만, 시 주석 전범 기소 가능 방안 찾아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가 19일 뒤 열리는 가운데 차이잉원 총통이 신년사를 통해 민주주의를 강조하자 중국 측은 양안(중국과 대만)의 평화 발전을 해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2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년사에서 지난해보다 강한 어조로 “대만과의 ‘통일’은 불가피하다”고 말하자 차이 총통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중국은 오는 13일 열리는 대만 선거 결과를 존중해야 하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양측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인은 또 존엄성을 갖춘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의 12개 석유화학 제품의 특혜관세를 중단한 것은 경제를 정치수단으로 무기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거 직전에 중국이 관세혜택 중단을 확대하는 경제 제재를 다시 단행할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대만 민중은 (집권 여당인) 민진당 정책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천 대변인은 “대만 독립 입장을 고수하는 차이잉원 노선은 대만을 해치는 노선으로 평화와 번영에서 멀어지고 전쟁과 쇠퇴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비판했다.개표 직후부터 차이 총통의 임기가 끝나고 새 총통이 취임하는 5월까지 중국이 군사훈련을 벌이는 방식으로 무력 압박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만 정부는 시 주석의 무력 통일 의지를 꺾기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은 현재 ICC 회원국이 아니며, 대만의 가입에 대해서는 전례에 비추어 강력 저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ICC에 가입하면 국제법에 따라 전범 조사와 체포영장 발부 요청이 가능하다. 한편 민진당의 라이칭더 대선 후보가 소폭 차이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가운데 3일 0시부터 여론조사 보도가 금지돼 열흘간 ‘깜깜이’ 선거 운동에 돌입한다. 전날 대선 후보 방송 토론 직후 TVBS가 유권자 128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라이 후보는 지지율 33%로 제1야당인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를 3% 포인트 앞섰다. 국민당과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선거 직전 중도 포기 여부도 승패를 바꿀 중요 변수다. 2위 허우 후보와 10% 이상 지지율 격차를 보이는 커 후보가 중도 포기와 함께 ‘정권 교체’를 주장한다면 국민당에 유리해질 수 있다. 대선 후보 토론에서 국민당 허우 후보는 커 후보와 연정을 구성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 북바인딩 수업/이지혜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단편소설]

    북바인딩 수업/이지혜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단편소설]

    책방 안에 희미하게 레몬빛이 돌았다. 창문에는 아이보리색 커튼이 드리워졌고, 형광등과 보조등에서 퍼져나온 빛이 커튼 위로 어우러져 따듯하면서도 산뜻했다. 윤재는 사람들과 함께 반대편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내 기척을 느낀 몇 사람이 얼굴을 돌렸고 윤재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는 줄지어 선 책장을 지나쳐 테이블 쪽으로 걸었다. 중앙에 자리 잡은 매대 위에는 윤재가 만든 책들이 놓여 있었다. 여기 있어요, 오래된 자리, 쓰고 만듦. 이모의 환갑을 열흘 앞두고 윤재는 나에게 다시 연락해왔다. 휴대폰 액정에 윤재에게 온 메시지 알림이 떴을 때 나는 윤재가 환갑잔치 일정을 알려주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메시지에 이모 이야기는 없었다. 윤재는 내가 사는 곳 근처 책방에서 북바인딩 수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날짜는 이틀 뒤였다. - 민정아, 와줄 수 있어? 나는 답장하길 망설였다. 윤재와는 한동안 거리를 두며 소원하게 지내고 있었다. 반년 만에 온 윤재의 연락이 반갑기보다는 어색했다. 윤재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여섯 살 때 아빠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나를 이모에게 부탁했다. 동생만 외할머니 집에 데려가 함께 살면서 식당에서 종일 일하며 돈을 벌었다. 아빠가 남긴 유산은 없고 병원비와 빚만 쌓여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훗날 엄마는 설명해 주었다. 일이 년 돈을 모아서 방이라도 얻을 수 있게 되면 나를 데리러 올 예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엄마의 결정과 계획을 당시에는 알지 못한 채로 나는 이모네 집에 들어갔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사촌인 윤재와 함께 자랐다. 윤재가 한 살 많았지만 나는 어느 순간부터 윤재를 오빠라고 부르지 않았다. 윤재의 형인 윤석을 꼬박꼬박 오빠라고 부른 것과 달리 윤재는 이름으로 부르며 친구처럼 대했다. - 이모 환갑은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되묻자 윤재는 만나서 얘기하자고 답장했다.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말을 우리는 반년 전에도 나눴다. 당시 그렇게 말한 건 나였고 윤재는 알겠다고 우선 만나자고 선뜻 대답했다. 그때 윤재도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윤재에게 답장을 보내 책방으로 가겠다고 말해 놓고도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오늘 점심을 먹으면서도 올까 말까 망설였다. 이런 마음을 모르는 윤재는 웃으면서 나에게 손짓했다. 유난히 하얗고 마디가 굵은 윤재의 손. 어린 시절엔 지금보다 훨씬 작은 손으로 윤재가 내 등을 쓸어내렸던 적도 있었다. 처음 이모네 집에 들어갔을 때 나는 잘 웃지 않았다. 울거나 떼를 쓰지도 않았다. 엄마가 나를 데리러 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고, 괜히 말썽을 부렸다가 이모네 집에서 쫓겨나게 될까 봐 불안해했다. 이모나 이모부가 나에게 눈치를 줬거나 윤재나 윤석과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모부는 이 년 동안 나를 거두어 키우면서도 싫은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를 돕는 일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윤재와 윤석을 대할 때는 태도가 엄격했고, 자녀의 교육과 생활 지도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확고했다. 거기 어긋나거나 미치지 못하면 납득이 될 때까지, 원하는 말을 들을 때까지 사람을 몰아세웠다. 왜 그렇게 했니. 말해봐, 왜.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야. 왜 말을 못 해. 어떻게 할 거냐니까. 윤석은 공부나 생활 면에서 이모부의 기대만큼 해내는 편이었고 이런 말을 듣는 건 대체로 윤재였다. 이모네 집에 들어간 지 세 달쯤 지났을 때 윤재가 이모부에게 크게 혼났다. 그날은 이모부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높았다. 도중에 이모부가 윤재를 때리려고 해 이모가 말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공부방으로 들어온 윤재가 테이블 앞에 주저앉았다. 윤재 눈에서 눈물이 한두 방울 떨어지는가 싶더니 줄줄 흘러내렸다. 소리 없이 우는 윤재를 보다가 나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왜 그랬는지 윤재가 하는 것처럼 숨죽여 울었다. 한번 터진 울음은 쉽게 멈춰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 내 등을 다독이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윤재가 테이블 앞으로 몸을 숙인 채 내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윤재의 눈에서도 계속 눈물이 흘렀다. 간식을 들고 온 이모가 우리 둘 사이에서 눈가를 훔치는 모습을 나는 봤다. 와달라는 윤재의 요청을 끝내 거절하지 못한 것, 머뭇거리면서도 뒤돌아 책방에서 나가지 못한 것, 이게 다 그 순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 나는 자주 울었고 또 웃기도 했으니까. 단지 그것뿐이라고 속으로 되뇌며 윤재에게 손을 흔들었다. 모두 여섯 사람이 색지와 실, 송곳 등이 놓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모서리가 둥근 사각 테이블은 밝은 갈색의 원목 상판과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철제 다리로 이루어져 있었다. 벽면 스크린 앞에 서 있던 윤재가 목을 가다듬었다. “저는 책 만드는 박윤재예요. 제 목소리가 좀 작은 편이죠? 혹시 안 들리시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빔 프로젝트 화면을 넘기자 윤재가 만든 세 권의 책이 스크린에 올라왔다. “그동안 이 책들을 만들었고요. 여러 책방에서 북바인딩 수업을 진행해 왔어요. 첫 번째 책을 만든 게 벌써 칠 년 전이네요.” 윤재는 책들을 소개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고, 어떤 상황에서 만들었으며,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고 판매하는 어려움은 또 어떻게 해결했는지, 하는 내용을 하나씩 이야기했다. 낮고 느린 목소리에서 나름대로 강약이 느껴졌다. 가끔 참여자들이 소리 내어 웃기도 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술술 이야기하는 윤재가 나는 좀 낯설었다. 윤재는 참여자들에게도 자기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첫 번째 참여자는 프랑스어를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곧 어학연수에 갈 예정이라며 거기서 보고 느낀 것들을 책으로 펴낼 거라고 했다. 두 번째 참여자는 입을 열기 전, 옆에 앉은 세 번째 참여자를 잠깐 봤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사내 커플이었다. 퇴근 후 함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걸 즐긴다고 했다. “우리가 같이 보낼 시간을 책에 기록하고 싶어요.” 두 번째 참여자가 말하자 세 번째 참여자가 잘 부탁드린다며 인사했다. 다른 사람들은 웃으며 박수했고 윤재도 따라서 손뼉을 쳤다. 나는 타이밍을 놓쳐 고개만 끄덕거렸다. 속없이 웃는 윤재가 내심 못마땅했다. 내 차례가 왔을 때 나는 나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 “저는 호텔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던 호텔에서는 팬데믹 시기에 나와야 했고, 요즘 다른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한다는 말을 덧붙일 순 없었다. 윤재의 사촌이라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니었다. 그 후 대화가 어떻게 이어졌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마지막 참여자가 평소에 책을 좋아해서 신청했다고 말하는 것만 귀에 들어왔다. 내가 처음 호텔에서 일하기 시작한 때는 윤재가 첫 번째 책을 만들 무렵이었다. 당시 나는 인턴으로, 정확하게는 프리인턴으로 호텔에 입사했다. 육 개월간의 프리인턴 과정을 통과한 사람만 일 년제 인턴이 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호텔이라는 공간이 꽤 그럴싸해 보였고 그 안에서 유니폼을 맞춰 입고 구성원이 되면 든든한 소속감을 느끼게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반년이 지나가고 인턴 전환 시험이 다가왔다. 개별 면담과 지필 시험, 조별 면접까지 마치고 며칠간 결과를 기다렸다. 어느 날 쉬는 시간, 직원 로커룸에서 친한 동기가 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내가 뭐 하냐고 묻자 동기는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나 집에 가.” 오후 세 시가 되기도 전에 동기는 양손 가득 짐을 들고 로커룸을 나갔다. 다음 날 나는 인턴이 되어 출근했고 평소처럼 유니폼을 입은 채 일했지만 호텔이라는 공간, 특히 매일 지나는 길고 어두운 직원 통로가 좀 무서워졌다. 나는 이런 일들을 그때그때 윤재에게 알렸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엄마는 이모네 집 가까이에 셋집을 얻었다. 윤재와 따로 살면서도 같이 밥을 먹고 숙제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이미 엄마보다는 이모를, 동생보다는 윤재를 더 친밀하게 느끼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윤재와 가깝게 지냈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윤재에게 연락했다. 내 친구들이 윤재와 내가 연인 같다고 놀린 적도 있었지만, 처음에는 그런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호텔에서 있었던 일들을, 윤재는 책 만드는 작업을 주로 이야기했다. 내가 인턴으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윤재도 첫 번째 작업에 대해 소식을 전해왔다. 윤재가 처음으로 만든 책 <여기 있어요>는 서울아트시네마가 많은 사람의 후원과 노력에도 낙원상가에서 철수하고 서울극장 삼 층에 단일 상영관으로 축소되어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었다. 윤재는 일이 벌어지는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위치를 옮긴 서울아트시네마가 오픈하던 날부터 백 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곳에 갔다. 많은 사람이 거기 서울아트시네마가 들어섰다는 데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에선 여전히 특별기획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새로운 독립영화가 상영됐고 또 누군가는 계속 극장을 찾았다. 나는 윤재의 책을 통해서 그런 일들을 알게 되었다. 당시 윤재는 대학교 사 학년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윤재가 색지를 테이블 가운데로 옮겨서 색깔별로 펼쳤다. “이 두꺼운 색지는 여러분이 만들 책의 표지가 될 거예요. 좋아하는 색으로 두 장씩 골라주세요.” 같은 크기로 잘린 흰 종이도 색지 옆에 꺼내두었다. “눈에 띄는 색이 없으실까 봐 걱정인데요. 그러면 흰 종이에 색연필이나 펜으로 표지를 꾸미셔도 좋을 것 같아요.” 마음에 드는 표지를 만드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윤재가 혼잣말하듯 덧붙이고 뒤통수를 긁적였다. 여러 색의 색지들은 다 손바닥만 한 크기로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진달래색 표지 두 장을 손에 들었다. 조금 촌스러운가 생각했지만 그대로 내 앞에 가져왔다. 진달래색 색지는 묘하게 기시감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내 매니큐어 색깔과 비슷했다. 며칠 전 나는 발톱에 짙은 분홍색 매니큐어를 발랐다. 꽃잎을 그려 넣듯 하나하나 두 번씩 덧칠했다. 매니큐어가 마른 발을 보면서 색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고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손을 보며 조금 씁쓸했다. 이제 정직원도 아닌데 적당히 넘어가도 되는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내가 답답하기도 했다. “이 얇은 종이들도 열 장씩 가져가세요. 이건 책의 내용을 담을 내지가 될 거예요.” 윤재는 표지와 같은 크기인 흰색 종이들도 테이블 위에 죽 늘어놓았다. 어차피 내지는 다 똑같은 흰 종이라 열 장씩 나눠줘도 될 텐데 한 장 한 장 직접 골라서 가져가라고 했다. 참여자들은 테이블 중앙에 세 줄로 놓인 종이들을 훑어보다가 한 장씩 집었다. 옆 사람이 고르기를 기다렸다가 가져가기도 했고 앞 사람과 손가락이 부딪히기도 했다. 그 과정이 나는 좀 번거로웠는데 옆에 앉은 연인 참가자들은 서로 종이를 골라주며 재미있어했다. 나는 윤재를 흘끔 봤다. 윤재는 테이블 반대쪽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윤재가 나를 왜 이곳에 불렀는지 알 수 없었다. 이모 환갑잔치 일정은 전화로도 충분히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이라서 나는 윤재가 그걸 핑계로 나에게 연락해 관계를 회복하려는 게 아닌가 짐작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윤재는 나에게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다 하셨으면 이렇게 표지 사이에 내지를 넣어 보세요. 벌써 책 같은 모양이 됐죠?” 다들 윤재가 말한 대로 표지 사이에 내지를 넣어서 앞뒤로 살폈다. 나도 앞에 놓인 종이들을 한 손에 잡고 어떤 책이 완성될지 가늠해 보았다. 잘 그려지지 않았다. 윤재가 실뭉치와 송곳 두 개를 테이블 가운데로 가져오더니 이제 구멍을 뚫을 차례라고 말했다. 이미 묶어둔 견본을 펼쳐서 우리에게 보여줬다. “구멍을 잘 뚫는 게 중요해요. 그 구멍으로….” 그때 책방 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대화 소리가 커서 윤재의 말이 끊겼다. 책방 직원이 다가가 수업 중이니 목소리를 낮춰달라고 말했다. “수업이요? 무슨?” 한 사람이 이쪽을 건너다보며 물었다. “책 만드는 수업을 하고 있어요.” 책방 직원이 목소리를 낮춰가며 대답했고 세 사람은 한 마디씩 말을 보탰다. 책이요? 그래, 책을 만든대. 그런 수업도 하는구나. “그걸 어떻게 만드는데?” 셋 중 한 사람이 물었고 실내가 조용해졌다. 세 사람은 서가 앞에 서서 이쪽을 들여다보더니 테이블 위를 둘러보고 윤재와 참가자들도 훑어봤다. “저렇게 만드는가 보네.” 그런가 보다고 몇 마디를 더 주고받고는 책방 직원을 향해 그러면 다음에 오겠다고 말했다. 문이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세 사람이 나간 뒤 닫힌 문 너머로 목소리가 들렸다. “근데 저걸 왜 만들지.” 발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윤재는 서너 차례 목을 가다듬었다. 잠깐 내 눈치를 살피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곧 견본을 손에 잡고 테이블 앞으로 내밀었다. “구멍을 잘 뚫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죠? 그 구멍으로 한 장 한 장의 낱장들이 모이고 묶여야 책이 되는 거니까요.” 목소리가 조금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윤재는 막힘없이 말을 마무리했다. 당황하는 기색은 없었고 마음이 상한 듯해 보이지도 않았다. 당황하고 마음이 흔들린 쪽은 오히려 나라는 것을 깨닫고 있을 때 윤재는 표지를 자세히 보라며 견본을 들어 올렸다. 구멍 사이의 간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모두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야 했다. 모든 구멍은 왼쪽 끝을 기준으로 가로 0.5cm를 띄워놓아야 했으며, 첫 번째 구멍은 왼쪽 끝 윗면에서 세로 1cm의 간격을 둬야 했고, 두 번째 구멍부터는 세로 2.5cm의 거리가 필요했다. 그렇게 간격을 유지하다 보면 마지막 다섯 번째 구멍은 자연스럽게 네 번째 구멍과는 세로 2.5cm, 종이의 아랫면과는 첫 번째 구멍과 마찬가지로 세로 1cm의 거리가 생겼다. 표지에 윤재가 알려준 간격대로 점을 찍어 두었다. 송곳이 나에게 넘어오길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책 만드는 모습을 둘러봤다. 옆에 앉은 커플은 알맞은 위치에 점을 잘 찍었는지 서로 확인하는가 싶더니 책을 바꿔 상대방의 책에 구멍을 뚫어주고 있었다. “제일 끝에 있는 구멍은 잘 안 되는데? 잘못했다간 종이 찢어질 것 같아.” “이리 줘. 내가 해볼게.” 여자가 마지막 구멍을 뚫어서 남자에게 건넨 뒤 나에게 송곳을 전해줬다. 여자가 몸을 돌렸고 두 사람은 테이블에 놓인 하늘색 표지 위로 손을 포갰다. 나는 내 앞에 놓인 송곳을 잡았는데 무언가에 찔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벼려진 바늘 끝으로 오래된 흉터를 짓누르는 기분. 송곳을 고쳐 쥐었다. 진달래색 표지와 흰색 내지들을 모아서 왼손에 잡고 오른손으로 송곳을 들어 첫 번째 구멍으로 가져갔다. 종이 위에 찍어 둔 점을 송곳으로 누른 뒤 힘을 줬지만 종이는 뚫리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종이를 내려놓고 왼손 손바닥으로 고정한 채 송곳을 좌우로 돌렸다. 손의 힘이 풀려 낱장들이 자꾸 흩어졌다. 윤재가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 윤재는 앞 장 표지만 가져가 송곳을 살살 돌려가며 구멍을 뚫었다. 뾰족한 송곳 끝이 표지 반대편으로 빠져나오자 내지를 서너 장씩 집어서 같은 위치에 구멍을 만들었다. 송곳을 돌리는 윤재의 손. 가까이서 보니까 작은 흉터가 많았다. 윤재가 종이를 다시 내게 건넸다. 가지런히 뚫린 다섯 개의 구멍이 흠집 같았고 그 자체로 고리 같아 보이기도 했다. 윤재는 사람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살펴보며 테이블을 한 바퀴 돌았다. 송곳 두 개를 한쪽에 모아놓고 실뭉치를 풀었다. 미리 준비해 둔 실을 손에 잡고 그 길이에 맞춰서 한 줄씩 잘라나갔다. “이제 구멍 사이에 실을 넣어서 책으로 엮어 볼게요. 실 한쪽 끝에 매듭을 만들어 주세요. 구멍에 매듭이 고정될 수 있도록이요.” 참여자들이 그 말에 따라 매듭을 묶고 있을 때 윤재 앞에 놓인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윤재는 한동안 테이블을 내려보다가 빠르게 말했다. “급한 전화라 잠깐 받고 올게요.” 테이블에서 조금 떨어져 통화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곧 몸을 돌려 책방 서가를 가로질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윤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지 걱정됐다. 반년간 왕래 없이 지내는 동안 윤재에게도 많은 일이 생겼을 것이다. 그전엔 윤재와 이렇게 오래 연락이 끊긴 적이 없었다. 윤재는 만들고 싶은 책이 떠오르면 나에게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며 작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나갔고, 책이 나오면 나에게 제일 먼저 보여줬다. 그런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는 윤재도 나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함께 있는 게 그저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느끼지 못한 동안 윤재와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대학을 졸업한 뒤 윤재는 내가 어디냐고 물을 때마다 대개 카페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은 윤재를 만나러 도서관에 갔다. 윤재는 열람실에서 책을 읽다가 나를 만나러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가지, 우선 나갈까? 내가 묻자 윤재는 여기에도 식당이 있다며 내려가 보자고 했다. 우리는 도서관 지하 식당에서 라면과 김밥을 사 먹었다. 내가 내려고 하는 걸 여기까지 왔는데 그럴 수 없다며 윤재가 막아섰다. 내가 한 번 더 나서자 윤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럴 땐 좀.” 식사 후에는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마시며 일 층 만남의 광장에서 조용조용 얘기를 나눴다. 윤재는 당시 구상 중이던 책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다. 내가 딴생각을 하지 않는지 가끔 눈치를 살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아마 멈추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질문을 부지런히 삼켰다. 그때는 내가 정규직이 된 지 육 개월쯤 지난 시기였다. 인턴 때에 비하면 생활이 조금 나아졌고 해고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졌다. 하지만 유니폼이 마치 내 일부인 듯 익숙해지면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나는 뭘 놓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애꿎은 매니큐어만 사서 모으고 있었다. 남들이 하는 것처럼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같은 값이 더 나가는 것은 사지 못했고 가끔 퇴근길에 매니큐어를 샀다. 화장대 위에 올려둔 매니큐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더니 두세 달이 지나자 두 줄 세 줄로 길어졌다. 업무 규정 때문에 손톱에는 바를 수 없어서 나는 발톱에만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날 도서관에서 윤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화장품 가게에 들러 매니큐어를 하나 더 샀다. 일하지 않은 날 매니큐어를 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내가 윤재를 사랑하는 마음이 발톱에만 바를 수 있는 매니큐어 같다는 생각도 그날 처음으로 했다. 이런 시간이 윤재와 나 사이에 난 구멍처럼, 적당하지 못한 간격처럼 느껴졌다. 구멍을 뚫는 건 종이에 손상을 주는 일인데도 그 구멍을 통과해야 낱장들이 하나로 묶여서 책이 된다는 윤재의 말을 곱씹었다. 지난 반년 새 우리 사이에는 확실히 거리가 생긴 것 같았다. 나는 윤재에게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지내는 근황을 알리지 못했고 어쩌면 윤재도 나한테 전하지 못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전화를 받으러 나간 윤재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불만을 내비치는 사람은 없었지만 하나둘씩 핸드폰을 꺼내기 시작했다. 십 분쯤 지났을 때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밖으로 나왔다. 복도는 어두웠고 아무도 없었다.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층계참에서 방향을 꺾고 뛰어 올라오는 윤재가 보였다. “미안, 많이 늦었지?” 윤재가 숨을 고르며 말했다. 방금 들은 말과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윤재의 모습이 어디선가 본 듯 낯익었다. “아니야, 다들 신경 안 써. 무슨 일이야?” 윤재는 발을 멈추고 주저하다가 그게, 하면서 입을 열었다.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윤재는 참여자들에게 여러 차례 사과했다. “일이 생겨서 시간이 지체됐어요. 죄송합니다.” “그럴 수도 있죠. 괜찮아요. 근데, 괜찮으신 거예요?” “그래요. 작가님 별일 없으면 됐어요.” 참여자들에게서 괜찮다는 반응과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이어졌다. 윤재는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거듭 시간을 확인했다. “매듭을 만드는 데까지 했죠? 이어서 나가볼까요?” 윤재가 테이블을 훑더니 작업하던 것을 위로 올렸다. “이제 표지 뒷장 두 번째 구멍에 바늘을 넣어서 매듭으로 고정해 주세요.” 두 번째 구멍에서 나온 실로 책등을 한 바퀴 돌려서 묶고 두 번째 구멍으로 다시 돌아왔다. 세 번째 구멍으로 이동해서 또 책등을 한 바퀴 돌리고 한 번 더 옆으로 바늘을 움직였다. 윤재의 손을 따라서 나도 구멍 안으로 바늘을 넣었다. 낱장의 종이들을 묶으려고 하니까 표지와 내지가 모이는가 싶다가도 금방 실이 풀려 흩어지고 말았다. “헐거워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당겨주는 게 중요해요.” 윤재의 말을 듣고 손에 더 힘을 줬다. 다시 옆으로 바늘을 돌려 책등을 만들고 아래로 이동해 나가며 종이를 엮었다. “이걸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옆에 앉은 사람이 혼잣말했다. 여러 방향을 오가며 구멍에 바늘을 넣었다가 빼야 하는 과정이라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시간이 지체된 것 때문인지 윤재는 윤재대로 조급해 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통화 내용이나 나와 나눈 이야기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을지도 몰랐다. 윤재는 사람들 사이를 분주하게 오갔는데 일의 진도는 빨라지지 않았다. 내 옆에 앉은 사람도 같은 자리에서 바늘을 넣었다가 빼기만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도와드릴까요? 순서가 바뀐 것 같아요.” 내가 손을 내밀자 그는 나에게 자신의 책을 건넸다. 오렌지색 표지 끝부분에 자리 잡은 구멍으로 실을 빼내고 윤재가 알려줬던 순서로 다시 바늘을 넣었다가 뺐다. 다른 사람의 책을 들고 있다는 게 왠지 긴장돼서 조심히 손을 움직였다. 복도에서 윤재에게 들은 얘기가 떠오를 때마다 심호흡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도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선 느슨해진 매듭을 꽉 묶어두고 바늘로 구멍과 구멍을 옮겨가며 그의 책을 엮었다. 팽팽히 묶인 책을 건네고 나자 반대쪽 테이블에서 참여자들을 도와주던 윤재가 고개를 들었다. 몸을 세우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식은 동양식 바인딩이라고 말한 뒤 이쪽으로 다가왔다. 옆을 지날 때 윤재가 내 어깨에 잠깐 손을 올렸다. 두 시간 전에 고른 열두 장의 종이가 제법 책의 틀을 갖췄다. 단단하고 부드러운 표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윤재가 입을 열었다. “이제 여러분 책에 내용을 채워 보도록 할 건데요. 책의 제목은 <북바인딩 수업>이라고 정해볼게요. 이 시간 동안에 여러분께 생긴 일, 느낀 감정, 떠오른 생각 등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윤재는 내지 첫 장에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책을 옆으로 돌려서 그 내용에 대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는 것으로 책 속 내용을 채워 나가자고 제안했다. “우리가 여기서 함께 시간을 보낸 건 맞지만, 다 같은 시간을 보낸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이 수업에 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으니 솔직하게 써볼까요.” 참여자들은 손에 색색의 책을 한 권씩 들고 있었다. 색연필을 나눠준 뒤 윤재는 내 맞은편에 와서 앉았다. 옆에 놓인 책장을 곁눈질로 가리켰는데 거기엔 윤재의 세 번째 책이 진열되어 있었다. 윤재가 나에게 색연필을 건넸다. 글씨 쓰기 편하도록 끝이 뾰족하게 깎여 있었다. 윤재는 나를 향해 살짝 웃더니 몸을 돌렸다. 앞에 놓인 책의 표지를 넘기고 하얀 바탕을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책으로 윤재는 독립출판 작가들의 인터뷰집을 만들었다. 다섯 작가의 인터뷰를 싣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 책을 만들기 직전, 윤재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윤재는 카페 아르바이트 휴무일에 물류 창고 일을 하러 갔다가 허리를 다쳐 원래 하던 아르바이트도 못 하게 됐다. 당시 나는 정규직 사 년 차로 호텔의 중식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거쳐 연회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각종 포럼이나 세미나를 위해 준비해야 했고, 결혼식이 주말마다 하루에도 두세 번씩 열렸다. 나는 손님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다가 또 상사에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길 반복했다. 정신이 없을 땐 명찰을 착용하는 것도 잊었다. 내가 호텔 얘기를 하면 이모는 그만둬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모가 윤재에게도 같은 말을 했다는 건 나중에 전해 들었다. 뭘 선택해도 길은 있을 거라고. 하지만 나는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했든 윤재도 나도 마음껏 살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윤재가 마지막 통원 치료를 받았다며 전화를 걸어와 독립출판 작가들을 인터뷰해서 책을 만들 거라고 얘기했을 때 나는 윤재가 답답하다고 느꼈다. 윤재가 책을 만들수록 윤재와 함께할 수 있는 미래가 멀어지는 것 같았다. 애초에 쉬운 관계도 아닌데. 불쑥 눈물이 나왔다. 이번에는 참을 수 없었다. “그걸 왜 만드는데?” 윤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윤재가 다시 입을 닫았고 나도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냥, 그냥 내가 남았어.” 윤재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지. 근데 지금 와서 보니까, 그냥 책을 만드는 내가 남았어. 나는 책이 남는 건 줄 알았지.” 윤재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테이블 위에는 손바닥만 한 책이 아홉 권 놓여 있었다. “다 적으셨으면 다른 사람의 책을 같이 완성해 봐요.” 책들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윤재 앞에 오른쪽에서 넘어온 책이 놓였고 나도 옆 사람이 만든 책을 건네받았다. 내 앞에 차례로 전해지는 책들은 이 시간에 대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어떤 책에는 책방 공간에 대한 묘사와 거기서 얻은 느낌들이 적혀 있었고, 다른 책에는 책 만드는 과정과 재미있었던 점이 쓰여 있었다. 참여자들과 겪은 에피소드를 적어둔 페이지에서 나에 관한 내용을 읽었을 때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느새 윤재의 책이 내 앞에 도착했다. 나는 민트색 표지를 넘겼다. 막상 쓰려고 하니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써봤어요.) 앞으로 북바인딩 수업을 쉬려고 했거든요. 책 만드는 것도 그만하려고 했고요. 엄마가 아프셔요. 큰 병은 아니지만 수술을 받고 잘 관리해야 한대요. 엄마 컨디션 때문에 일정이 당겨져서 오늘 수술을 받으셨는데 다행히 경과가 좋다고 연락이 왔어요. 한동안 엄마 옆에 있으려고 해요. 그래도 북바인딩 수업은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서툴게 진행한 부분이 있어서 이번 참여자분들은 다음 수업에 한 번 더 오실 수 있도록 할게요. (그만 사과하라고 하셨지만 정말 죄송해요.) 책, 책이요. 책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또 솔직하게 써보자면) 어영부영 책 만든다고 놓치고 산 게 많아요. 우선 옆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고 싶어요. 못 본 척해 온 것을 이젠 제대로 보고 싶고요. (더 솔직하게는) 할 수 있는 한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보고 싶어요. 오늘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모가 아프다는 말은 복도에서 들었지만 윤재가 그런 생각을 하는 줄은 몰랐다. 오늘로 북바인딩 수업을 그만하려는 줄은. 그래서 나에게 와달라고 한 건가. 예전에 윤재에게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말을 윤재가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책 만드는 걸 쉬겠다는 윤재의 말도 뜻밖이었다. 페이지를 넘기자 참여자들이 남긴 메시지가 이어졌다. 어머님 쾌차하실 거예요, 작가님 팬인데 책도 계속 만들어 주세요. 다음에 또 뵐 수 있다니 좋네요, 같은 말들이 페이지 가득 적혀 있었다. 내가 윤재에게 어떤 말을 남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병원에 있을 이모가 걱정됐다. 아까 복도에서 윤재가 한 말이 떠올랐다. “수술 전에 엄마가 괜히 겁을 내면서 나한테 당부하더라고. 너를 잘 챙기라고.” 이모는 어째서 윤재에게 나를 부탁했을까. 어째서 윤재에게 다른 사람도 아닌 나를. 어째서 엄마나 동생이 아닌 윤재에게 나를. 그래도 우선은 수술이 잘 끝난 게 다행이었다. 얼마 전 엄마가 두 번 연달아 전화를 걸어왔는데 아마 이모 소식을 전하려던 것 같았다.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뒤로 나는 엄마의 전화를 피하고 있었다. 그날도 일이 바쁘니 다음에 전화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은 없었다. 선뜻 색연필을 들지 못하다가 윤재의 글을 다시 읽어봤다. 아까는 급하게 읽느라 놓친 것인지 이번에 유독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윤재는 못 본 척해 온 것을 이젠 제대로 보고 싶다고 썼다. 나는 윤재가 어떤 일을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반년 전 그날은 이른 장마가 끝난 직후라 여름 한복판에 들어선 듯 무더웠다. 나는 아침에 윤재에게 불쑥 전화해 만나자고 했다. 윤재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와도 만나서 얘기하자고 대답했다. 그동안 만나왔던 루트를 벗어나 윤재와 새로운 곳에 가보면 좋을 것 같았다. 처음 가는 곳에서 윤재와의 관계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우리는 우선 경복궁역에서 만나 같이 버스를 타기로 했다. 윤재가 잠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한 뒤 오겠다고 해서 나는 십 분 정도를 더 계산해 집을 나섰다. 십 분 정도 늦게 나가면 시간이 딱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한 시간이 지나서도 윤재는 오지 않았다. 경복궁역 앞 잡화점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밖으로 나와 다시 십여 분을 기다렸다. 윤재는 일이 좀 꼬인다며 금방 온다고만 말했다. 금방 온다고 하지 않았다면 어디 카페에라도 가서 기다렸을 텐데 윤재는 곧 도착할 것 같다고 했고 나는 윤재와 새로운 곳에 가려고 했으므로 땡볕을 참았다. 원래 약속했던 시간보다 삼십여 분이 지나서야 윤재가 지하철 역사 안쪽에서 뛰어 올라왔다. 내 얼굴을 보자마자 미안하다고 했는데 왜 늦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느꼈다. 아니, 윤재가 정말 미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미 기분이 상해서 윤재가 사과할수록 서운함만 더 커졌다. “뭐 하느라 늦었어?” “미안해.” “왜 늦었는데?” 진짜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다. 윤재는 대답이 없다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그게 버스 때문에.” “버스?” “딴생각하다가 정거장을 놓쳐서. 괜히 좀 돌아오느라.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 윤재의 답은 계속 늘어졌고 종종 끊겼다. 둘러댈 말을 찾는 것 같기도 했다. “너 지하철로 왔잖아.” 내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그래도 왔잖아.” 윤재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중간에 갈아탔어. 너무 오래 걸려서.” 말을 마치자마자 입을 다물었고 나를 앞질러서 걸어 나갔다. 윤재가 입은 파란색 티셔츠 위에 등을 따라 흐른 땀자국이 남아 있었다. 우리는 그날 가려고 했던 새로운 곳에 가지 않았고 나는 하려던 말을 하지 않았다.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서 늘 마시던 아메리카노를 시켜 놓고 마주 앉았다. 윤재는 유독 말이 없었고 내가 나서서 평소에 하던 얘기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잘되지 않아 곧 일어났다. 그 후로 한동안 윤재와 연락하지 않았다. 뜸하게 업데이트되는 윤재의 SNS 피드를 보며 나는 혼잣말했다. 그냥, 나를 보듯 너를 보며 살아야 했을까. 그날 내가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윤재는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윤재의 글을 한 번 더 읽었다. 색연필을 손에 잡고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하얀 종이 위에 윤재의 이름을 썼다. 윤재를 부르고 나니까 쌓여 있던 말들이 술술 풀려 나왔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대로 모두 적었다. 나만 너무 길게 쓰는 게 아닌지, 내용이 너무 튀는 게 아닌지, 윤재를 난처하게 할 만한 말은 없는지, 신경을 쓰느라 자주 주저했지만 멈췄다가도 다시 적어나갔다. 그동안 못한 이야기들을 모두 적고 나서 추신을 남겼다. - 너의 다음 책이 또 뭘 남길지 궁금해. 색연필을 내려놓고 앞을 봤다. 윤재도 조금씩 손을 움직여 가며 누군가의 책에 메시지를 적고 있었다. 윤재가 잠깐 고개를 들었을 때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내가 어떤 책에 답글을 적고 있는지 윤재가 볼 수 있도록 앞에 놓인 윤재의 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윤재가 쓰던 것을 멈추고 책을 덮었다. 나는 윤재의 책을 두 손으로 잡았다가 내려놓고 민트색 표지 위에 내 손을 포개어 올렸다. 나를 바라보던 윤재의 눈매가 조금씩 휘었다. 윤재의 입술이 살짝 열렸다. 우리가 함께 만든 첫 번째 책이야,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 시진핑, 대만 향해 “통일은 필연”… 젤렌스키 “드론 100만대” 전의

    시진핑, 대만 향해 “통일은 필연”… 젤렌스키 “드론 100만대” 전의

    2024년을 열면서 각국 정상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올 한 해 국제 정세를 내다봤다.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및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과 전 세계 인구의 40억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상 최대 선거의 해’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담은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극명한 대조를 이룬 신년사의 주인공은 곧 2년째로 접어드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새해 전야에 발표된 20분간의 영상 연설을 통해 “676일 전, 나는 바로 이 장소에서 전면전의 시작을 알렸다”며 “2023년은 고사하고 2022년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오늘 우리는 2024년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국민을 치하했다. 그는 “적들이 얼마나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든, 얼마나 많은 포격과 공격을 가하든 우리는 여전히 일어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새해에는 고글을 쓰고 1인칭 시점에서 조종하는 FPV 드론 100만대를 포함해 자국산 무기로 흑해 등에서 적을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1년 전 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대한 분노를 쏟아 냈던 푸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쟁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4분 길이의 사전 녹화 연설에서 러시아 군인들을 “영웅”이라고만 불렀을 뿐 우크라이나와 서구에 대한 발언은 전혀 없었다. 새해를 앞두고 양측은 치명적 공방을 벌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40명 이상이, 러시아 서부 국경도시 벨고로드에서 24명이 사망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서방 언론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실패하고 서방의 지지가 약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전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월 대선에서 다섯 번째 임기에 도전하며 모든 언론이 그의 손아귀에 있어 당선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오는 13일 대만 대선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조국 통일은 역사적이고 필연적이며 양안(중국과 대만)의 동포들이 손을 잡고 민족 부흥의 위대한 영광을 함께 누려야 한다”면서 통일 의지를 밝혔다. 반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양안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서방 언론은 시 주석이 연설에서 짧게나마 “일부 기업은 운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일부 국민들은 고용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기 침체에 대해 말한 것을 주목했다. 반면 중국 관영언론은 올해가 신중국 건국 75주년이 되는 해로 세계 일부 지역에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만 시 주석은 평화 수호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대만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중미 관계 항로의 키를 잡고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기를 원한다”는 신년 축전을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중 관계는 전 세계의 번영과 기회를 촉진했다”고 화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신년사에서 “올해는 외교에 있어 긴박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 국제 정세를 예단하기 어렵고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중요한 국정 선거가 치러지는 해”라고 전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 가을 미국 대통령선거 등 유럽을 포함해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유럽연합(EU)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올 7월 파리올림픽, 6월 EU 의회 선거를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할지 아니면 독재 세력에 굴복할지, 유럽을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차단할지 등을 선택해야 해 프랑스는 물론 EU에 결단을 요구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영국 보수당인 토리당 출신으로 14년 만에 실각 위기에 놓인 리시 수낵 총리는 경제 업적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 경제는 성장했고, 인플레이션은 절반으로 줄었다”고 역설했다.
  • “한국 경제 좀 낫겠지만, 큰 기대 금물… ‘반도체 부활’ 증시는 낙관”

    “한국 경제 좀 낫겠지만, 큰 기대 금물… ‘반도체 부활’ 증시는 낙관”

    2023년 한국 경제는 1%대 성장이라는 어둡고 긴 터널에 머물렀다. 올해 우리 경제는 저성장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세밑(지난해 12월 21일~28일) 서울신문은 우리나라 경제전문가 20명에게 ‘2024년 경제전망’을 물었다.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아주 조금’. 2024년 경제를 조망한 20인 전문가의 한 줄 평은 대략 이렇다. 희망을 노래하기는 이르다는 이야기다. 지독하게 어려웠던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조금 좋아지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치(2.1%)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렸고,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 과반이었다. 그나마 주식시장은 낙관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경제성장률이 1%에 머물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가 12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10명이 ‘1.5% 이상 2.0% 미만’ 성장을 예상했고, 2명은 1.5%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 경제성장률을 ‘1% 이상 1.5% 미만’으로 내다본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반도체 말고는 성장률을 끌어올릴 동력이 별로 없다. 거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여파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 보이지 않는 터널 ‘경제성장률’12명 “1%대 성장에 머물 것”부동산PF 부실 여파 여전 나머지 8명은 모두 ‘2% 이상 2.5% 미만 성장’을 택했다. 한국은행이 2.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3%, 국제통화기금(IMF)·한국개발연구원(KDI)·아시아개발은행(ADB)이 2.2% 성장을 전망한 것을 생각하면 2% 이상을 택한 전문가들 역시 2%대 초반 성장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높다. 2.5%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없었다. 전반적 경제 상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65%에 해당하는 13명이 ‘다소 나아지겠지만 정도는 미미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4명이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2명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확실히 나아질 것으로 본 전문가는 1명뿐이었다. 경기 흐름에 대한 시각은 제각각이었다. ‘상저하고’(상반기에 나빴다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라는 응답이 절반(10명)이었는데 ‘상고하저’(상반기에 좋았다가 하반기에 나빠질 것)라는 대답도 7명으로 적지 않았다. 2명이 ‘상저하저’(상·하반기 모두 나쁠 것)로 매우 부정적이었으며, ‘상고하고’(상·하반기 모두 좋을 것)는 1명에 불과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반기까지는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다. 하반기 금리가 내려가면서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가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그보다는 조금 나을 것”이라면서도 “세계 경기가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 물건이 생각보다 많이 팔리지 않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정환 교수는 “부동산 PF가 관건이다. 건설업계가 잘 버티면 다행이겠지만, 문제가 터지면 상저하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부 역점 정책 ‘가계부채 연착륙’GDP 대비 부채 100% 넘어OECD 회원 중 유일 국가 정부가 올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정책을 세 개 꼽아 달라는 요청에는 ‘가계부채 연착륙’이 가장 많은 11표를 받았다. 좀처럼 줄지 않는 가계부채를 의식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4%로 13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를 넘긴 것은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이 9표로 뒤를 이었다. 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위기감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율은 0.72명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출산율은 0.68명으로 0.7명 선이 무너지고, 내년에는 0.65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한 국가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출산율은 2.1명이다. 초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11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약 97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9%를 차지했다. 올해 말에는 비율이 20%를 넘어 본격적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부동산 경기 안정화(8표), 수출회복(7표), 잠재 성장률 제고(6표), 신성장 동력 창출(5표)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르면 2분기 ‘美금리 인하’ 전망韓금리 0.5~1%P 내릴 듯물가상승률 2.5~3% 전망 미국 기준금리는 올 2분기, 늦어도 3분기에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절반(10명)이 2분기부터 미국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했고, 7명은 3분기에 인하될 것으로 봤다. 2명이 1분기 인하를 예상했고 1명은 답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분기부터 내려갈 것이라는 답변이 절반(10명)이었다. 2분기 인하가 5명, 1분기 인하가 2명, 4분기 인하가 1명이었다. 1명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1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폭은 0.5% 포인트에서 1% 포인트 사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등이 0.75% 포인트 인하를 내다봤고,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1% 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두 차례 인하할 것이다. 인하폭은 0.25% 포인트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길게 보면 한국, 미국 모두 2% 전후 수준까지 내려야 한다”고 했다. 물가상승률은 ‘2.5% 이상 3% 미만’이 12명으로 한은 전망치 2.6%와 대체로 비슷했다. 6명은 물가상승률이 2.5% 미만일 것이라고 답했다. 2명은 물가가 3% 이상 오를 것으로 봤다. 한은은 “연말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2% 부근으로 근접해 갈 것”이라면서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 3.0%, 하반기 2.3%를 제시한 바 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은 금리를 가파르게 올려 물가를 한 번 꺾었지만, 우리나라 금리는 그 정도로 높지는 않다. 금리 인하가 있기 전까지는 현재 물가인 3%에서 3.5%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이 11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올해보다 나쁠 것이라는 전망도 7명으로 적지 않았다. 서서히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1명,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1명이었다. 신진영 원장은 “부동산 경기는 4분기부터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 방안으로는 ‘금리 인하’가 8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 밖에도 ‘공급확대’, ‘실거주 의무 폐지 등 각종 규제완화’가 각각 2명의 선택을 받았다. ‘정책 대출상품 확대’, ‘양도세·취득세 감면 연장’이 필요하다고 각각 1명이 답했다. 반면 5명은 활성화 대책이 필요 없다고 했다. 신진영 원장은 “이미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한경 교수 역시 “아직도 부동산 가격은 높은 편”이라면서 “당분간 하향 안정화로 가야 자산 가격의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 가계부채 감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반등 계기 보이지 않는 ‘부동산’‘경기 활성화’ 감세 등 제안“여전히 집값 높아” 반박도 역대 최대 수준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올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13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4명은 가계부채가 오히려 불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오태동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부채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고,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부채가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부채 감소를 전망한 전문가는 3명이었다. 전문가 20명 전원이 ‘반도체’를 수출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수출 부진이 우려되는 업종으로는 14명이 석유·화학을 택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사이클은 바닥을 지났거나 지나는 중이다. 올해부터는 나아질 것”이라면서 “석유·화학 쪽은 대중국 수출이 상당히 중요하다. 중국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보여 석유·화학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동차 수출 전망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엇갈렸다. 9명은 유망 업종으로, 6명은 부진 우려 업종으로 자동차를 택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지난해 꽤 선전한 자동차는 올해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마일드한 경기 침체 양상을 보여 자동차가 올해만큼 팔리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20명 전원 수출 유망 ‘반도체’ 꼽아“바닥 지났거나 지나는 중”석유·화학 업종 부진 우려 원·달러 환율을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12명은 환율이 1250원에서 1300원 사이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5명은 1300원에서 1350원 사이, 2명은 1200원에서 1250원을 예상했다. 1명은 답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근거로 올 증시를 낙관했다. 15명이 제시한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는 2200~3000이었다. 고점 평균은 2830이었다. 신진영 원장과 윤성훈 선임연구원이 각각 올 코스피 밴드를 2500~3000으로 가장 밝게 봤다. 이경수 센터장과 이정환 교수의 상단이 2700으로 가장 낮았다. 올 한 해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대다수(16명)가 올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난해보다 커질 것으로 봤다. 중국 경기 둔화 지속(9명)과 글로벌 경기 침체(6명)를 올 한 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중국, 미국 경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중 갈등, 중국·대만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교역과 관련된 불안 요인도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태상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은 “인공지능(AI)의 일자리 대체 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의 영향으로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는 뉴 앱노멀(새로운 비정상·New abnormal)이 초래하는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더 커져미중 갈등 속 40개국 선거美 우선주의 심화 가능성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4명)을 꼽은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현실화되면 미국 우선주의가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을 포함해 올해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국가적인 선거가 치러진다. 거기에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그간의 호조를 이어 갈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대선과 중국 부동산 침체 리스크 등 예측하기 어려운 이벤트 때문에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들(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태상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오태동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한동환 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장,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국민당에 기부하라” 대만 대선 앞두고 연일 파문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국민당에 기부하라” 대만 대선 앞두고 연일 파문

    중국이 오는 13일 대만 대선에서 친중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야당인 국민당에 기부하도록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대만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내 전국대만동포투자기업연합회(이하 연합회) 상무 부회장이 중국 당국 요청으로 연합회 소셜미디어(SNS) 단체대화방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연합회 상무 부회장은 이 글에서 친중 성향 제1야당인 국민당의 정치헌금 특별계좌를 적고 1만 200 대만달러(약 42만원) 이상의 소액 기부를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기업인들의 기부금을 확인할 수 있도록 끝자리 금액을 200 대만달러(약 8000원)로 맞춰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친미,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여당인 민진당 측은 “대만 기업인들은 국민당에 기부하지 않으면 보복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어려운 입장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만의 정치 기부금법에 따르면 개인과 기업은 연간 최대 30만 대만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다.자유시보는 중국이 다음 주 토요일 이뤄지는 대만 선거에서 친중 후보의 당선을 위해 중국에 기반을 둔 대만 기업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국민당에 투표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진당의 한 의원은 “정치 기부금은 공개 정보이므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기업인들의 기부금을 식별하기 위해 구체적 금액을 요구하는 것은 위협으로 보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폭로된 기부금 제안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면 국민당에 기부하고 국민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내용의 중국식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안보전문가인 랴오훙샹 전 대만 국방대 교수는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딥페이크 동영상을 내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랴오 교수는 숙련된 컴퓨터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손쉽게 가짜 동영상을 만들 수 있으며, 예를 들어 대선 후보가 뇌물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 딥페이크 동영상은 그것이 가짜라고 빨리 발표되더라도 유권자들의 마음에 의심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 선거에 개입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연일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위협은 대만 민주주의의 기초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국민당 측은 민진당의 기부금 강요 의혹 주장에 “뒷받침할 증거를 제공하지 않으면, 국민당에 대한 흑색선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만 총통 선거(대선)는 오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며 차기 총통은 5월 20일 차이잉원 현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 전시장에 쏟아지는 용의 기운

    전시장에 쏟아지는 용의 기운

    용의 상징과 의미에서 피어난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전시도 열린다. ●전지전능한 존재, 민속 문화 속 용 국립민속박물관은 3월 3일까지 특별전 ‘용(龍), 날아오르다’를 연다. 우리 민속에서 용은 수신(水神)이나 우신(雨神)으로 역할한 만큼 조상들은 농사에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용에게 비를 내려 달라고 빌었고,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풍어를 빌었다. 전시에 소개된 용왕과 용궁부인을 그린 무신도, 기우제 제문 등으로 과거의 풍습을 짚어 볼 수 있다.상상의 동물인 용의 모습에는 아홉 동물의 특징이 어우러진 것으로 전해진다.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닮은꼴이라는 것이다. 박물관 측은 ‘운룡도’(雲龍圖), ‘문자도’(文字圖), ‘대모함’(玳瑁函) 등의 그림과 공예품을 전시장에 내놓아 이런 용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박물관은 관람객들이 더 실감 나게 ‘청룡의 해’를 즐길 수 있도록 1세대 ‘청룡 열차 체험 코너’도 꾸며 놓았다. 1973년 5월 5일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개장과 함께 달린 청룡 열차는 우리나라 최초의 롤러코스터로 1983년까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전시장에서는 일인칭 시점의 영상을 보며 청룡 열차를 타고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다. ‘MBC 청룡 야구공’, ‘한국 프로야구 원형 딱지’ 등도 전시돼 있어 프로야구단 ‘LG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 시절의 추억을 물씬 느낄 수 있다.●용 그림엔 행운 바랐던 염원 담겨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곳곳에서 관람객들이 용과 관련된 전시품을 찾아보는 ‘용을 찾아라’ 기획을 마련했다. 고구려실에서는 고구려 강서대묘의 널방 동벽에 그려진 ‘청룡도’를 감상하며 죽은 자를 지키는 사신(四神)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서화실에서는 가로, 세로가 각각 2m가 넘는 대규모의 용호도를 통해 용 그림을 정월 초 궁궐이나 관청 대문에 붙여 일 년 내내 재앙을 피하고 행운을 바랐던 옛사람의 마음을 느껴 본다. 왕실 항아리인 ‘백자 청화 구름용무늬 항아리’에서는 코발트 물감으로 그려진 오조룡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고사인물화보첩’에 수록된 영조 시기 화원 진재기의 작품인 ‘용을 타고 내려오는 소사’도 선보이고 있다.●곳곳에서 용 주제 다양한 전시회 한국만화박물관은 국내 대표 만화가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작가들이 용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 70여점을 선보이는 신년 카툰전 ‘행복하세龍’을 2월 29일까지 진행한다. 울산박물관도 용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 유물을 짚어 보는 기획전 ‘용오름’을 2월 25일까지 선보인다.
  • 자국 중심주의·권위적 포퓰리즘 득세… 무역 규제·이민 장벽 등 불확실성 고조

    자국 중심주의·권위적 포퓰리즘 득세… 무역 규제·이민 장벽 등 불확실성 고조

    “각국 선거에서 분노한 포퓰리스트들이 승리하면 정부를 상대로 무역 규제, 외국인 투자 통제, 이민 장벽 등을 강화하게 할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가 알던 것과는 아주 다른 세상으로 세계 경제를 몰아넣을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공정책 교수인 다이앤 코일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인구 대국인 인도를 포함해 미국, 대만, 인도네시아, 남아공, 유럽의회 등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이어지는 2024년을 내다보며 1930년대를 떠올렸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재집권하면 권위주의적 정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공화당 의원은 12월 초 CBS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미국이 독재정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기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이 재선돼야 하는 이유로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재집권 시 국제질서가 뒤집히고 시대의 균형추가 권위주의와 독재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재집권이 상징하는 것은 ‘권위주의적 포퓰리즘’과 자국 중심주의의 확산이다. 권력을 쥐기 위해 일반 대중을 동원하고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과 국민 의사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정치·사회적 지위에 부여된 권한을 내세워 복종을 강요하는 권위주의는 모순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권력을 내세우면서 대중을 선동하는 이 퇴행적 정치가 세를 불리면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유럽에서 이뤄진 선거가 이런 양상의 전초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난민을 기꺼이 받아들였던 독일이었지만, 지방선거가 열린 헤센주와 바이에른주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했다. 이들은 난민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일자리를 자국민에게 주어야 한다며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을 부추겨 지지율을 전 선거에 비해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반이슬람·반이민·반유럽연합(EU)을 외친 극우 성향 자유당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조사기관 유럽 일렉츠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올 6월에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정당이 득세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의회 내 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지난해 초에는 의석 6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번 조사에선 84석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코일 교수는 올해는 동맹이 불안해지고 ‘라이벌 블록’ 경쟁, 자국 중심주의로 분열되면서 안보 문제가 각국 정책 결정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많은 지역에서 소득 정체, 생활 수준 하락, 불평등 심화로 세계화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파 민족주의자들의 당선은 세계의 성장을 더욱 약화시키고 경제를 멍들게 하는 악순환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톰슨로이터연구소의 산업 분석가 브라이스 잉글랜드도 “2024년에는 권위주의 성향 후보들의 포퓰리즘 캠페인이 기존 제도에 도전하면서 민주주의가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동시에 세계경제는 여러 가지 도전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군부로 향한 ‘시진핑 칼날’… 로켓군 간부 등 장성 9명 숙청

    군부로 향한 ‘시진핑 칼날’… 로켓군 간부 등 장성 9명 숙청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중국 시진핑 3기 체제 반부패 사정 캠페인의 주된 목표는 군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핵무기를 운용하는 로켓군 간부를 포함해 군 장성 9명을 파면하고 지난 두 달간 공석이었던 국방부장(국방장관) 자리에 둥쥔(62)을 임명했다. 30일 중국 관영신화통신의 이런 발표에 대해 지난 10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위 간부의 부패 척결을 해 온 가운데 3연임 이후 군부 숙청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파면된 장성 가운데 5명은 중국 로켓군과 공군의 전현직 간부로, 로켓군은 2015년 말 시 주석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창설된 뒤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했다. 둥 신임 국방부장의 전임자인 리상푸 전 부장은 친강 전 외교부장에 이어 지난해 8월 말부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만 정보기관은 리 전 부장의 실각에 대해 규율 위반과 부정부패 문제라고 밝혔는데, 친 전 외교부장의 갑작스러운 실종을 시작으로 로켓군 간부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로켓군의 부패 및 기밀을 미국에 넘긴 간첩 혐의와 관련해 최소 70명이 체포됐다는 보도도 있다. 리 전 부장은 러시아 무기를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 제재 대상이었지만 둥 부장은 미국의 어떤 제재 목록에도 올라가 있지 않다. 군사지휘권은 시 주석에게 있기 때문에 국방부장은 군사외교의 얼굴에 지나지 않지만 최근 1년 4개월 만에 복원된 미중 고위급 군사대화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둥 부장은 해군 출신 첫 국방부장으로 해군 최고 사령관이 되기 전에는 중국이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작전을 감독했다. 따라서 그의 임명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낳는다. 게다가 시 주석은 최근 해경에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에서의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영토는 1㎜라도 양보하지 말라”는 시 주석의 주문에 2024년 바다 위의 주권 다툼은 더 치열해질 예정이다.
  • ‘민주주의 슈퍼볼’ 펼쳐진다… 한미 등 60개국서 40억명 투표행렬

    ‘민주주의 슈퍼볼’ 펼쳐진다… 한미 등 60개국서 40억명 투표행렬

    세계 정치 권력의 지형이 격동하는 2024년은 21세기 인류 역사에서 가장 결정적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진행되고 인구의 절반인 40억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주권자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행사하면서 정권 유지와 교체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슈퍼볼’이 열리는 해라고 불린다. 한편에서는 전쟁과 독재, 권위주의와 극우 포퓰리즘, 자국 이기주의의 흐름 속에서 ‘민주주의 죽음’을 목도하는 순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미중 패권 경쟁의 대리전 양상을 띠는 대만 총통(대통령) 선거는 1월 13일 치러진다. 대만 독립·친미 성향을 띤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와 친중 세력인 중국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맞붙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양안 갈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인구 최다국이자 중국의 공급망을 대체할 국가로 부상한 인도는 올해 4~5월 하원 총선거를 치른다. 인도의 하원 의회인 ‘로크 사바’가 총리를 선출하는 만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려면 여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 만약 모디 총리가 뜻밖의 패배를 당하면 인도를 서방의 동맹국으로 끌어들이고, 중국의 대체재로 삼으려는 미국의 전략은 타격을 받는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2년 가까이 전쟁 중인 러시아(3월 15~17일)와 우크라이나(3월 31일)는 2주 간격으로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올해 24년째 장기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부정선거와 정적 암살 의혹을 받으면서도 1인 독재 체제를 공고히 한 푸틴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다. 우크라이나는 전시에 대선을 치를 수 있느냐에 대해 여전히 논쟁 중이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계엄 중에 선거를 진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10월 총선도 미뤘다. 대선을 치르려면 계엄을 일시 해제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있어 대선 실시가 불투명하다. 6월 6~9일에는 유럽연합(EU)의회 선거가 있다. 27개 EU 회원국의 4억명에 이르는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 705명을 선출한다. 인구수에 따라 의원 수가 결정돼 독일이 96명으로 가장 많고 벨기에는 1명이다. 각국에서 유권자가 원하는 정당에 투표하면 득표율에 따라 의원이 되는 비례대표제를 적용한다. 의회가 구성되면 EU 집행위원회가 교체된다. 이번 EU의회 선거의 관심사는 극우 정당의 행보다. 이들이 유럽 내에서 세를 불리고 있어 EU의회에도 대거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지향점은 반EU·반이민 정책이다. ‘민주주의 본산’인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판을 치면서 솅겐 지역 국경 길이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약 6.5배(315㎞→2048㎞) 늘었고, 육로가 막히자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 난파 사고로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익사하는 이주민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1월 5일 열릴 미국 대선을 세계 질서 전체를 뒤흔들 최대 분수령으로 평가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재대결하는 이번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바이든노믹스가 폐기되면서 국제 정치와 경제에 연쇄 파장을 부를 수 있다. 물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돼도 경제 정책을 국가 안보 정책으로 간주하는 보호무역주의 경향과 각국의 경제 블록화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도 총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리시 수낵 총리는 조기총선을 10~11월 중에 치를 것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하원 자동해산 시점은 올 12월 중순이라 직전에 총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악화한 경제 상황과 두 개의 전쟁, 안보적 불확실성 속에서 세계 유권자의 선택이 한 해 내내 주목받게 될 것이다.
  • 시진핑 3기 반부패 표적은?…핵무기 운용 로켓군 대대적 숙청 이유

    시진핑 3기 반부패 표적은?…핵무기 운용 로켓군 대대적 숙청 이유

    지난 3월 공식 출범한 중국 시진핑 3기 체제 반부패 사정 캠페인의 주된 목표는 군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핵무기를 운용하는 로켓군 간부를 포함해 군 장성 9명을 파면하고 지난 두 달간 공석이었던 국방부장(국방장관) 자리에 둥쥔(62)을 임명했다. 30일 중국 관영신화통신의 이런 발표에 대해 지난 10년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위 간부의 부패 척결을 해온 가운데 3연임 이후 군부 숙청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파면된 장성 가운데 5명은 중국 로켓군과 공군의 전·현직 간부로 로켓군은 2015년 말 시 주석의 전폭적 지원으로 창설된 뒤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했다. 둥 신임 국방부장의 전임자인 리상푸 전 부장은 친강 전 외교부장에 이어 지난 8월 말부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대만 정보기관은 리 전 부장의 실각에 대해 규율 위반과 부정부패 문제라고 밝혔는데, 친 전 외교부장의 갑작스러운 실종을 시작으로 로켓군 간부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로켓군의 부패 및 기밀을 미국에 넘긴 간첩 혐의와 관련해 최소 70명이 체포됐다는 보도도 있다. 리 전 부장은 러시아 무기를 불법구매했다는 이유로 미국 제재 대상이었지만, 둥 부장은 미국의 어떤 제재 목록에도 올라가 있지 않다. 군사지휘권은 시 주석에게 있기 때문에 국방부장은 군사외교의 얼굴에 지나지 않지만, 최근 1년 4개월 만에 복원된 미중 고위급 군사대화가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둥 부장은 해군 출신 첫 국방부장으로 해군 최고 사령관이 되기 전에는 중국이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작전을 감독했다. 따라서 그의 임명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낳는다. 게다가 시 주석은 최근 해경에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서 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영토는 1㎜라도 양보하지 말라”는 시 주석의 주문에 2024년 바다 위의 주권 다툼은 더 치열해질 예정이다.
  • “중국, 대만 민진당 집권 연장하면 5월 이전 보복나설 것”

    “중국, 대만 민진당 집권 연장하면 5월 이전 보복나설 것”

    미국과 중국의 대리세력이 치열하게 맞붙는 양상인 대만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진당 집권에 대한 중국 측의 우려를 대만 언론이 전했다. 보수적 성격의 대만 언론인 연합보는 31일 1월 13일 대선 개표가 끝난 이후부터 신임 총통의 취임식 예정일인 5월 20일까지 약 100여일이 ‘가장 관건이 되는 시기’라면서 양안(중국과 대만)이 미묘한 탐색의 시간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만약 현재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어 민진당 집권이 12년으로 연장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드시 대만에 대한 ‘행동’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 개인의 결정이 아니라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사망을 둘러싼 소문과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내부 불만이 폭발 임계점에 도달한 것과 관련돼 있다고 연합보는 분석했다. 연합보는 1월 대만 대선 결과가 중국이 그동안 선전했던 내용에 부합하지 않으면 시 주석에 대한 내부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는 폭발의 시발점이 될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대만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승리하면 차기 총통이 취임하기 전인 5월 20일 이전에 양안의 상호 입장을 조정하는 완충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문은 또 “내년 가장 불안정한 시기는 대만 신임 대통령 취임한 (5월20일) 이후부터 미국 대선이 치러질 11월 사이가 될 것”이라면서 “특히 라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국은 무력과시, 정보전 등 제한적인 군사행동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그간 독립 성향의 민진당 현 정부를 여러 차례 노골적인 어조로 비난하면서 라이 후보가 당선되면 양안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위협’을 가해왔다. 30일 3인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라이 후보가 대만 분리 독립을 강력히 주장하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성명에서 “라이 후보는 완고한 대만 독립론자이자 양안 평화 파괴자로서의 진면목을 드러낸 것”이라며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 평화는 물과 불처럼 대립하는 것이며, 대만 독립 행위를 분쇄하고 통일을 완성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밝혔다. TV토론에서 라이 후보는 국민당의 허우 후보와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친중 정책을 주장한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따라야 할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라이 후보는 “(친중 성격의 야당인) 국민당이 집권한다면 이는 양안 서비스 무역 협정이 복귀되고, 대만의 학교와 직장에 많은 중국인이 자리 잡을 것”이라며 “이는 대만 젊은이들과 우리 산업에 영향을 미쳐 우리 사회의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실용적인 대만 독립 운동가라며 “대만의 경제성장을 위해 중국에 의존할 필요도, 중국의 위협에 굴복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반면 허우 후보는 민진당이 집권한 지난 8년 동안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됐다며, 현재 여당의 중국 정책은 “메뚜기가 수탉을 자극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허우 후보는 “현재 대만 해협은 전쟁 위기에 처해 있다”며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국과도 평화를 이루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이라며 평화를 강조했다. 게다가 국민당 집권시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민중당 커 후보와의 연정 가능성도 높다고 제안했다. 대만은 1996년 첫 직접선거 이후 총 7번의 총통(대통령)선거를 치렀으며 이 기간에 국민당과 민진당이 번갈아 집권당을 맡았다. 이런 가운데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27∼29일 성인 1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민진당 라이 후보가 39.6%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 후보(28.5%)를 11.1%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1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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