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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1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국감 활약은 그의 ‘분홍색 원피스’만큼 인상적이었다. 삼성을 정조준하는 대범함과 숨진 노동자 옷을 입고 나타나는 기민함도 보였다. 1992년생 의원을 향한 시기, 질투,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도 ‘잘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 513호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뜨거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원하게 잘 웃었고, 솔직한 화법을 썼다. -정치를 의식하면서 살았나요. 이를테면 국회의원이 돼야지, 그런 생각? “아니요. 오히려 어머니는 ‘평범하게 살아라. 그래야, 세상이 너에게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거기에 맞춰 살았고요. 그러다 직장에서 성추행을 겪고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을 당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기만 한다면,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세상이 질문하지 않을 텐데. 그게 진짜 설명이 필요 없는 삶이 아닌가?’라고.” -내가 평범해지는 대신 세상을 바꾸겠다 생각한 거네요. “그렇죠(웃음). 세상이 좀더 나아질 수는 없을까? 아, 세상을 바꿔 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보통 사람들은 조직에 자신을 맞추고, 집단에 녹아들고 싶어 합니다. 게임회사 재직 때 장기자랑 건으로 인사팀 관계자를 쏘아붙인 일화도 있더군요.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 왔다’고. 그 대범한 성격은 타고난 건가요. “어머니도 저더러 ‘어릴 때부터 애가 간이 컸다’고는 하시더라고요(웃음). 하지만 그보다는 행동하거나 말하지 못했다가 후회한 경험들이 쌓이고 말하지 않는 게 더 괴롭다는 걸 깨달았어요. 행동하고 나서 힘든 게 차라리 낫다는 걸 체득한 거죠. 직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성추행과 갑질 피해를 본 후배를 도운 것도 그런 맥락이에요. 행동하는 게 제가 행복해지는 길인 거죠.” #2 류 의원은 덩치 큰 가구 대신 스타트업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빈백을 방에 들여놨다. 여기저기 놓인 노란색 소품이 창밖의 은행나무와 묘하게 어울렸다. 문에는 ‘비동의 강간죄를 소개하고 싶어 대자보를 붙입니다’라고 쓰인 노란색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그는 자기 1호 법안인 ‘강간죄 개정안’(강간의 정의를 폭행과 협박에서 상대방의 동의 여부, 위계 위력으로 확장하자는 안)에 동참할 의원을 찾으려고 회관 곳곳에 포스터를 붙였다. 지난 8월 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비동의 강간죄, 진행사항은 어때요. “법사위 의원님들 찾아가기도 하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요. 다들 눈치를 자주 보시는 것 같아요. (종교계 눈치요?) 한편으로는 왜 여성의 표는 의식하지 않지?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 거지? 화가 나요. 신중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놈의 신중함 때문에 많은 제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신중함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에 대한 변명이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1인 시위 중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기억하시느냐’고 외친 일도 주목받았어요. 시선을 끄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아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요. (시위를 한 지) 막 40일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60명이 넘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돌아가셨어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업재해 사망률 1위 국가인데 이런 사고가 나면 기업들은 노동자 개인의 과실이라고 변명을 해요. 실상은 안전 시스템 미비, 효율만 따지는 기업문화가 문제라는 거죠. 이건 우리가 비용 효율만 따져 가며 기업들에 특혜를 늘려 줘서 그런 건데, 이제 정상으로 돌릴 때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에서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니 하루빨리 준비가 되길 촉구해야겠죠.” -정치를 하면서 참고하는 모델이나 영향을 준 사람이 있나요. “딱히 롤모델이라는 건 없지만,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분이라면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떠오르네요. 예전에 한 게임 회사 과로사 사건 뒤에 이 전 대표님 의원실에서 나섰고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돌았는데, 그때 (회사가) 떼먹은 야근수당을 주더라고요(웃음).” -본인이 자주 이야기하는 ‘약자의 무기’로서 정치가 작용한 거군요. “네. 일상 속에서 정치가 이렇게 효과를 발휘하는구나 체감했죠. 예전 회사에서 부당해고 사례가 몇 건 있어서 당시 회사 임원이 증인으로 나갔는데 그걸 주도한 것도 이 전 대표님 의원실이었고요. 여러 영향을 받았죠.” #3 정의당 비례 1번으로 주목받고 대리게임 의혹을 치렀으며 박원순 조문 거부와 본회의 원피스 복장으로 단숨에 논쟁의 중심에 선 그다. 파격만 있을까 의심했는데, 정쟁에 가려 잊고 있었던 ‘입법 노동자’의 본모습이 엿보였다. -아참, 멘사 회원이라면서요. “민망해서 이걸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데…(웃음). 무엇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 드리고 싶어요. 최근에는 총선 1호 공약인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를 요청했습니다. 공짜 야근 이제 그만 없애야죠. 최대한 많은 여야 의원의 서명을 받아 곧 발의할 예정입니다. 채용비리처벌법, 임금체불방지법 그리고 부당권고사직방지법을 담은 청년 노동자 보호 3법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게임’, ‘노동’, ‘원피스’, ‘최연소’ 등 정치인 류호정에게 여러 꼬리표가 달렸어요. “저는 ‘정의당 류호정’이고 싶어요. 정의당엔 정말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계셔요. 큰 정당, 큰 단체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다가 결국 안 돼서 여기로. 그래서 전 필요할 때 마지막에 곁에 있어 주는 사람. 그게 거대 양당이 할 수 없는 정의당만의 역할이니까요.”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류 의원 가방 속이 궁금해 지하철 출퇴근 ‘최애템’ 게임기힐링 영상 즐겨보는 태블릿PC 21대 최연소 정치인의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류호정 의원은 흔쾌히 가방을 열어젖혔다. 노란색(정의당의 상징색) 스포츠 브랜드 배낭에서 나온 아이템은 태블릿PC와 무선 이어폰, 화장품 파우치, 볼펜, 휴대용 게임기, 휴대용 칫솔 그리고 ‘민총이’(민주노총 캐릭터) 엠블럼. 이것도 저것도 전부 노란색 천지다.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는 그는 이동 중에 간간이 휴대용 게임기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닌텐도 스위치의 인기 타이틀)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게임광이다. 이화여대 재학 당시 리그오브레전드(LoL·이하 롤) 대리게임 의혹을 겪고 사죄도 했지만, 게임 자체를 그만두진 않았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를 끝내고 지난 주말 롤 ‘골드티어’(중상위권 레벨)를 찍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스트레스 해소 목적도 있지만 롤을 매개로 청년들과 더 편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도 류 의원에 대한 TMI(Too Much Information). 음악은 즐겨 듣지 않지만, 라디오는 챙겨 듣는다. 즐겨 듣는 라디오는 없고 주파수 잡히는 대로 듣는 편. 아이패드로는 조간 뉴스를 꼼꼼히 챙기고, 힐링이 필요할 때는 고양이와 새 영상을 찾아본다. 가장 최근에 산 아이템은 스마트워치(애플 워치). 밀려드는 연락을 바로바로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 밤운전보다 무서운 건 손님 갑질… “우린 을 중의 을”

    밤운전보다 무서운 건 손님 갑질… “우린 을 중의 을”

    대리운전 기사 김재철(46·가명)씨는 손님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던 지난 8월 2일을 잊지 못한다. 김씨는 그날 저녁 7시 서울 미아사거리역에서 첫 콜(대리요청)을 받고 월계동으로 이동했다. 만취 상태로 보였던 60대 남성은 5000원이 인상된 요금(3만원)을 안내받자마자 김씨에게 험악한 욕설을 쏟아냈다. “나이도 드신 분이 왜 그렇게 사세요”라고 억울함에 풀어낸 김씨의 항변은 무자비한 폭력으로 되돌아왔다. 남성은 차 트렁크에서 목검을 꺼내 마구 휘둘렀다. 김씨의 얼굴도 주먹으로 맞아 부어올랐다. 가해 남성은 출동한 경찰 앞에서도 “대리기사 주제에 가르치려 한다”며 당당했다. 가해자는 전치 3주를 진단받고 일도 하지 못한 김씨에게 30만원으로 합의하자고 종용하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그 사건 이후 김씨는 고객들의 언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신경이 곤두서고 손을 부들부들 떤다. 야간노동의 대표 직종 중 하나인 대리운전 기사들은 밤의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기사들에 대한 승객의 폭언과 위협, 폭행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제5조의 10항)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대리운전 기사는 법외의 존재다.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위하여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운전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시행한 대리운전기사 700명에 대한 설문 결과 68.4%가 대리운전 중 정신적·신체적(성폭력 포함) 피해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물리적 폭행 사례도 전체의 20.9%인 100건에 달했다. 열에 아홉(97.1%)은 욕설·괴롭힘을 경험했다. 대리운전 기사는 야간노동자를 받는 특수건강검진 대상자격도 없다. 고용 주체가 없는 특수고용직의 플랫폼 노동자들이다.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는 지난 9월 17일 대리운전 기사 15명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서울신문이 확인한 진단 결과 11명이 뇌심혈관계 질환(최고위험군 2명, 고위험군 5명, 중증도 4명)이 중증도 이상 위험군으로 판정됐다. 업무 중 고객의 육체적·정신적 폭력으로 인한 위험도 역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우 노동자건강증진센터장은 ”업무 중 정신적 폭력에 대한 위험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대리운전 기사들의 건강 문제는 사고 등의 위험과 연결돼 특수건강진단 대상을 확대하는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리운전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동대문에서 의류 도매업을 하던 박한수(48·가명)씨는 코로나로 사업이 기울자 대리운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우한에 패션 매장까지 연 박씨는 지난 1월 그야말로 바이러스의 최전선에서 직격탄을 맞고 귀국했다. 박씨는 “매달 수입이 150만원 수준이지만 그나마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목검 폭행을 당한 김씨도 올 들어 코로나 사태로 사업이 기울자 대리운전에 뛰어들었다. 코로나로 인한 생계 위기는 많은 이들을 밤의 운전기사로 내몰았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코로나 재난으로 저녁 술자리가 줄면서 ‘대리운전 콜’은 쪼그라든 반면 진입장벽이 낮은 대리운전의 시장 경쟁이 가속화됐다”며 “코로나의 역설”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대리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리운전 기사 규모는 16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올해 시장 규모는 약 2조 7672억원. 전국 3058개(2월 기준, 국토부 조사)에 달하는 대리운전 업체에 등록하면 누구나 일할 수 있어 정확한 통계는 없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노사 협의에 맡긴 택배 과로사 대책

    노사 협의에 맡긴 택배 과로사 대책

    코로나19 확산 이후 업무량 급증으로 택배기사들의 과로사가 잇따르자 정부가 하루 최대 작업 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배송이 지연되더라도 택배기사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했다. 택배가격과 배송수수료를 올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사 협의’에 맡긴 대책이 상당수라 실효성을 담보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택배기사들의 작업 조건 실태와 직무 분석을 거쳐 적정 작업 시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그 한도에서 작업을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택배기사들의 하루 평균 작업 시간은 현재 12.1시간이다. 오후 10시 이후 심야배송 제한도 권고한다. 오후 10시부터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차단하고 미배송은 지연 배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연 배송을 이유로 택배기사에게 계약 갱신 거절 등 부당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표준계약서에 명시하기로 했다. 노사 협의를 거쳐 택배기사의 토요일 휴무제도 도입한다. 택배사와 대리점의 갑질 관행도 개선한다. 김 장관은 “택배기사 수수료 저하를 야기하는 홈쇼핑 등 대형 화주의 불공정 관행을 조사하고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택배비는 2269원, 택배기사가 받는 배송 수수료는 건당 800원이다. 배송 수수료를 올리려면 택배가격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부터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택배 분류 작업은 노사 의견 수렴을 거쳐 명확화·세분화하기로 했다. 택배기사들은 분류 업무가 택배기사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택배사업자들은 배송 업무에 포함된다고 맞서고 있다.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는 택배기사 본인이 직접 제출하도록 하고, 신청서 작성 강요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택배기사 업무, 오후 10시 ‘강제 종료’ 검토…주 5일제도 유도

    택배기사 업무, 오후 10시 ‘강제 종료’ 검토…주 5일제도 유도

    주간 택배기사 오후 10시 이후 배송 제한 추진대형화주 ‘백마진’ 조사해 적정 배송료 보장산재보험 확대도 유도…보험 제외자 전수조사 코로나19 사태로 업무량이 급증한 택배기사의 과로를 막기 위해 하루 작업시간 한도를 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택배사들이 주 5일 근무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택배기사 과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택배사별로 상황에 맞게 1일 최대 작업시간을 정하고 그 한도에서 작업을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택배기사 작업 조건에 대한 실태조사와 직무 분석 등을 거쳐 적정 작업시간의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택배사별로 자동화 설비 등 여건에 따라 적정 작업시간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 중단 권고 택배기사는 대부분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택배사나 대리점과 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다. 특고는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장시간 근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정부는 주간 택배기사에 대해서는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제한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오후 10시를 배송 마감 시각으로 정하고 심야 배송이 계속될 경우 작업체계를 조정해 적정 작업시간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오후 10시부터는 아예 업무용 앱을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택배사별로 배송량 등을 고려해 노사 협의를 거쳐 택배기사의 토요일 휴무제를 도입하는 등 주 5일 근무제 확산을 유도하기로 했다.택배기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 원인으로 지목되는 택배 분류작업은 노사 의견수렴을 통해 명확화·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업무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택배기사들은 분류작업이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택배사는 배송 업무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어 의견이 맞서고 있다. 택배기사에 대한 택배사와 대리점의 갑질 등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김현미 장관은 “택배기사 수수료 저하를 야기하는 홈쇼핑 등 대형 화주의 불공정 관행을 조사하고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택배기사의 배송 수수료는 1건당 800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배송 수수료가 하락할수록 택배기사는 소득 유지를 위해 배송을 많이 해야 한다. 정부는 배송 수수료를 떨어뜨리는 대형 화주의 이른바 ‘백마진’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백마진은 택배사가 대형 화주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로, 배송 1건당 600원 수준이다. ●택배기사 작업시간, 갑질 금지 등 표준계약서 마련 대리점이 택배기사에게 부과하는 위약금 등이 불공정 거래에 해당할 경우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택배기사의 적정 작업시간, 심야 배송 제한, 분류작업 기준, 갑질 금지 등을 포함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택배 사업자 인정 요건으로 활용하는 등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행 법규상 택배기사는 산재보험 적용 대상인 14개 특고 직종에 속하지만, 본인이 신청하면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 부담을 기피하는 대리점주 등의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신청서 대필 의혹도 제기됐다. 고용부는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한 택배기사 약 1만 6000명에 대한 전수 조사를 거쳐 위·변조 등 법 위반이 적발되면 적용 제외 취소 등 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는 본인이 직접 제출하도록 하고 적용 제외 강요 행위 등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秋 아들 의혹 제기’ 당직사병 “황희 의원 사과...처벌 원치 않아”

    ‘秋 아들 의혹 제기’ 당직사병 “황희 의원 사과...처벌 원치 않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이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한 당직 사병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처벌 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4일 당직 사병 A씨가 법률 대리인을 통해 낸 처벌 불원서를 접수했다. A씨의 대리인인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황 의원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 사전에 약속한 대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경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황 의원은 SNS에 A씨의 실명을 공개하며 “산에서 놀던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는 말과 함께 A씨에 대한 수사를 주장했다. 이후 비판이 들끓자 A씨의 실명을 지우고 일부 표현을 수정했다. 이에 A씨 측은 “검찰 수사로 밝혀진 사실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 고소 등 끝까지 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고, 황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직 사병에게 피해가 갔다면 백번 사과해야 할 일”이라며 사과했다. 다만 A씨 측의 처벌불원서 제출로 황 의원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 경찰 측은 “황 의원은 해당 SNS 글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명예훼손 등 3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 중 반의사 불벌죄인 명예훼손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는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원피스’ 말고 ‘입법 노동자’ 류호정, 나의 진짜 꼬리표 [아무이슈]

    ‘원피스’ 말고 ‘입법 노동자’ 류호정, 나의 진짜 꼬리표 [아무이슈]

    정의당 류호정의 국감 활약은 그의 ‘분홍색 원피스’만큼 인상적이었다. 삼성을 정조준하는 대범함과 숨진 노동자 복을 입고 나타나는 영리함도 보였다. 1992년생 의원을 향한 시기, 질투,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도 ‘잘한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지난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513호에서 요즘 가장 바쁜 그를 만났다. 그는 뜨거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원하게 잘 웃었고, 솔직한 화법을 썼다.●어릴 적부터 ‘간 큰’ 내가 ‘정치’ 뛰어든 이유 - 정치를 의식하면서 살았나요. 이를테면 국회의원이 되어야지…. “아니요. 오히려 어머니는 ‘평범하게 살아라. 그래야, 세상이 너에게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거기에 맞춰 살았고요. 그러다 직장에서 성추행을 겪고 노조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을 당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모두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기만 한다면,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세상이 질문하지 않을 텐데. 그게 진짜 설명이 필요 없는 삶이 아닌가?’라고.” -내가 평범해지는 대신 세상을 바꾸겠다 생각한 거네요. “그렇죠. (웃음) 세상이 좀 더 나아질 수는 없을까? 아, 세상을 바꿔보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로.” -보통 사람들은 조직에 자신을 맞추고, 집단에 녹아들고 싶어합니다. 게임회사 재직 때 장기자랑 건으로 인사팀 관계자를 쏘아붙인 일화도 있더군요.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왔다’고. 그 대범한 성격은 어디서 온건가요. 타고난 건가요. “어머니도 저더러 ‘어릴 때부터 애가 간이 컸다’고는 하시더라고요. (웃음) 하지만 그보다는 행동하거나 말하지 못했다가 후회한 경험들이 쌓이고 말하지 않는 게 더 괴롭다는 걸 깨달았어요. 행동하고 나서 힘든 게 차라리 낫다는 걸 체득한 거죠. 직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성추행과 갑질 피해를 본 후배를 도운 것도 그런 맥락이에요. 행동하는 게, 제가 행복해지는 길인 거죠.” ●의원회관 513호… 노란색 대자보? 류 의원은 덩치 큰 가구 대신 스타트업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빈 백(bean bag)을 방에 들여놨다. 여기저기 놓인 노란색 소품이 창밖의 은행나무와 묘하게 어울렸다. 문에는 ‘비동의 강간죄를 소개하고 싶어 대자보를 붙입니다’라고 쓰인 노란색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그는 자기 1호 법안인 ‘강간죄 개정안’(강간의 정의를 폭행과 협박에서 상대방의 동의 여부, 위계 위력으로 확장하자는 안)에 동참 할 의원을 찾으려고 회관 곳곳에 포스터를 붙였다. 지난 8월 발의한 이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 비동의 강간죄, 진행사항은 어때요. “법사위 의원님들 찾아가기도 하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해요. 다들 눈치를 자주 보시는 것 같아요. (종교계 눈치요?) 한편으로는 왜 여성의 표는 의식하지 않지?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 거지? 화가나요. 신중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놈의 신중 때문에 많은 제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신중’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두려움, 두려움에 대한 변명이죠.”●문 대통령 향해 “기억하시느냐” 화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1인 시위 중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기억하시느냐’고 외친 일도 주목받았어요. 시선을 끄는 방법을 아는 것 같아요.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까요. (시위를 한 지) 막 40일이 넘었는데 그 사이에 60명이 넘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돌아가셨어요. 우리나라가 OECD 산업재해 사망률 1위 국가인데 이런 사고가 나면 기업들은 보통 변명을 해요. 노동자 개인의 과실이다. 실상은 안전 시스템의 미비, 효율만 따지는 기업문화가 문제라는 거죠. 이건 우리가 비용 효율만 따져가며 기업들에 특혜를 늘려줘서 그런 건데, 이제 정상으로 돌릴 때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에서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준비가 되길 촉구해야겠죠.” - 정치를 하면서 참고하는 모델이나 영향을 준 사람이 있나요. “딱히 롤모델이라는 건 없지만,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분이라면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님이 떠오르네요. 예전에 게임회사 과로사 사건 뒤에 이 전 대표님 의원실에서 나섰고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돌았는데, 그때 (회사가) 떼먹은 야근수당을 주더라고요. (웃음)” - 본인이 자주 이야기하는 ‘약자의 무기’로써 정치가 작용한 거군요. “네. 일상 속에서 정치가 이렇게 효과를 발휘하는구나! 체감했죠. 예전 회사에서 부당해고 사례가 몇 건 있어서 당시 회사 임원이 증인으로 나갔는데 그걸 주도한 것도 이 전 대표님 의원실이었고요. 여러 영향을 받았죠.”●“멘사 회원? 굳이…결과로 보여주고 싶다” 정의당 비례 1번으로 주목받고 대리게임 의혹을 치렀으며 박원순 조문 거부와 본회의 원피스 복장으로 단숨에 논쟁의 중심에 선 그다. 파격만 있을까 의심했는데, 정쟁에 가려 잊고 있었던 ‘입법 노동자’의 본모습이 엿보였다. - 아참, 멘사 회원이라면서요? “전 민망해서 이걸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데…. (웃음) 무엇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근에는 총선 1호 공약인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 요청을 했습니다. 공짜 야근 이제 그만 없애야죠. 최대한 많은 여야 의원의 서명을 받아 곧 발의할 예정입니다. 채용비리처벌법, 임금체불방지법 그리고 부당권고사직방지법을 담은 청년 노동자 보호 3법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게임’, ‘노동’, ‘원피스’, ‘최연소’ 등등. 정치인 류호정에게 여러 꼬리표가 달렸어요. “저는 ‘정의당 류호정’으로 있고 싶어요. 정의당엔 정말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이 계셔요. 큰 정당, 큰 단체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다가 결국 안 돼서 여기로. 그래서 전 필요할 때 마지막에 곁에 있어주는 사람. 어쩌면 그게 거대 양당이 할 수 없는 정의당 만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류호정 TMI… 그녀의 가방엔 뭐가 있을까21대 최연소 정치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가방 속엔 무엇이 들었을까.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류 의원은 ‘흔쾌히 가방 문을 열어젖혔다. 노란색(정의당의 상징 색) 스포츠 브랜드 배낭에서 나온 아이템은 태블릿PC와 무선이어폰, 화장품 파우치, 볼펜, 휴대용 게임기, 휴대용 칫솔 그리고 ‘민총이(민주노총 캐릭터)’ 엠블럼. 이것도 저것도 ‘노란색’ 천지다. 분당에서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는 그는 이동 중에 간간히 휴대용 게임기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닌텐도 스위치의 인기 타이틀)을 하고 있다고 했다. 류 의원은 게임광이다. 이화여대 재학 당시 리그오브레전드(LoL·이하 롤) 대리게임 의혹을 겪고 사죄도 했지만, 게임 자체를 그만두진 않았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를 끝내고 지난 주말 롤 ‘골드티어’(중상위권 레벨)를 찍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동안 게임 할 시간이 없어 레벨이랄 게 없었다고 했다. 스트레스 해소도 목적이지만 롤을 매개로 청년들과 더 편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도 류 의원에 대한 TMI(Too Much Information). 음악은 즐겨듣지 않지만, 라디오는 챙겨 듣는다. 즐겨 듣는 라디오는 없고, 주파수 잡히는 대로 듣는 편. 아이 패드로는 조간 뉴스를 꼼꼼히 챙기고, 힐링이 필요할 때는 고양이와 새 영상을 찾아본다. 가장 최근에 산 아이템은 스마트워치(애플 워치)다. 밀려드는 연락을 바로바로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취중생] “유족께 죄송” 하지만 “기억 안 난다”는 ‘을왕리 참변’ 가해자

    [취중생] “유족께 죄송” 하지만 “기억 안 난다”는 ‘을왕리 참변’ 가해자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 9월 9일 오전 1시쯤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당시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피해자가 중앙선을 침범한 승용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딸이 사건 발생 다음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가해자들이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도 변호사부터 찾았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여론은 공분했습니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58일째 되는 날인 지난 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 320호 법정에서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오전 10시 45분쯤 피고인 임모(33·구속)씨와 김모(47·불구속)씨가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은 채 법정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임씨는 음주 상태에서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한 사람이고 김씨는 당시 조수석에 앉았던 사람입니다. 김씨 역시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사건 발생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김씨는 사건 발생 전날인 지난 9월 8일 오후 5시쯤 일행 2명과 함께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해변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그러다 김씨는 일행 중 한 명에게 “대리비나 택시비를 다 줄테니 걱정 말라”는 말을 임씨에게 전하라며 임씨를 술자리에 불렀습니다. 임씨는 “반드시 귀가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김씨의 말을 듣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오후 9시쯤 식당에서 나와 편의점에서 술을 구입하고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근처의 한 호텔로 이동해 2차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임씨는 차를 식당에 그대로 두고 호텔로 이동하였습니다. 임씨 입장에서는 나중에 대리운전기사를 호출하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 식당에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술자리는 밤 12시가 넘을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임씨가 술에 취해 일행 중 한 명과 다투고 “집에 갈테니 빨리 대리운전을 불러 달라”면서 객실을 나가 호텔 엘리베이터로 갔습니다. 김씨는 임씨를 뒤따라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 뒤 임씨에게 “우선 차로 가자”고 말했습니다. 이후 김씨는 호텔 주차장에 내려가 벤츠 승용차 차문 잠금을 해제해 임씨를 운전석에 타도록 했고 자신은 조수석에 탔습니다. 이 벤츠 승용차는 김씨가 운영하는 회사 소유의 차입니다. 김씨는 일행이 대리운전기사를 수차례 호출해도 대리운전기사가 배정되지 않자 임씨에게 호텔 근처 편의점에 가자고 했습니다. 임씨는 “편의점이 바로 앞인데 여기서 기다리면 안 되냐”고 말했지만 김씨는 “여기는 잘 안 잡히니 편의점으로 가자”고 요구했습니다. 이 대목이 검찰이 김씨에게 음주운전 방조 혐의가 아닌 음주운전 교사 혐의를 적용한 이유입니다. 결국 두 사람이 탄 차는 제한속도를 시속 약 22km 초과하면서 도로 중앙선을 침범해 피해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했습니다. 임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94%로, 검찰은 당시 임씨가 “혀가 꼬이고 비틀거리며 혈색이 붉은 등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검찰은 임씨뿐만 아니라 김씨에게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음주 상태에서 차를 운전한 사람은 임씨이지만 검찰은 김씨를 공동정범으로 판단했습니다. 공동정범은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저질렀을 때 전원을 그 죄를 범한 사람으로 처벌하는 것을 말합니다. 임씨와 김씨가 이 사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에 있어 공동의 실행 의사와 행위가 있었다고 본 것입니다. 검찰은 “김씨가 운영하는 회사 소속 임직원에게만 자동차종합보험이 적용되는 사실을 알고 있던 위 벤츠 승용차의 실질적인 소유자 및 관리자인 김씨에게는 임씨로 하여금 운전하지 않도록 하고, 임씨에게 운전을 하도록 했다면 안전하게 운전하여 사고 발생을 미리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술에 취한 임씨에게 위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운전을 전적으로 맡겨둔 채 조수석에 앉아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관리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장을 물었습니다. 임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한 반면 김씨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김씨 변호인은 먼저 “김씨는 유족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씨 변호인은 이후에 “김씨가 가지고 있는 기억은 동료들과 식당에서 술을 마신 사실과 임씨가 뒤늦게 합석한 사실,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호텔에 간 사실”이라며 그 이후 상황은 김씨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습니다. 김씨 변호인은 이어 “(이 사건이 발생한) 사실관계를 다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동승자인 김씨에 대해 ‘윤창호법’(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공동정범 성립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씨 변호인은 또 “김씨가 (사건 발생 당시) 만취 상태여서 대부분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임씨 진술과 술자리 동석자의 진술에 의존해서 (검찰이) 상황을 구성했다”면서 “임씨가 어느 정도로 술을 마셨는지에 대한 인식 자체도 김씨는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음주운전 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공판기일부터 시작되는 증거조사를 위해 검찰은 임씨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김씨 변호인은 이 사건 발생일에 임씨와 다툰 술자리 동석자를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이 두 사람에 대한 증인신문은 다음 공판기일로 지정된 다음달 8일 오전 10시 재판에서 진행됩니다. 이 사건 피해자 유족은 지난 9월 21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고인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가해자들이 응분의 처벌을 받는 그 날까지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되어 다시는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윤창호법이 2018년 12월 18일부터 시행됐지만 음주운전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는 인식이 아직도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음주운전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하고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질 필요가 있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전태일들’의 친구 이낙연은 어떤가/이창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전태일들’의 친구 이낙연은 어떤가/이창구 정치부장

    근무지가 광화문이어서 점심시간에 종종 청계천을 걷는다. 가급적 ‘전태일 다리’를 반환점으로 삼는다. 빠른 걸음으로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데다 전태일 열사 동상에서 심호흡을 한 번 할 수 있어 좋다. 기자로서의 마음가짐도 다잡아 본다. 동상 옆 동판에는 열사의 일기에서 발췌한 글이 있다.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괴로워했던가.… 꼭 돌아가야 한다.…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1970년 8월 9일) 지금의 평화시장은 50년 전 11월 13일 열사가 자기 몸을 불사를 때와는 많이 다르다. 어린 ‘시다’들이 허리를 펴지 못한 채 하루 15시간 노동을 갈아 넣었던 다락방 봉제공장은 이제 없다. 대신 들어선 현대식 의류센터에는 4만원이 넘지 않는 패딩을 파는 옷집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파는 아주머니도 고르는 손님도 전태일 나이(살아 있다면 72세)쯤 되어 보인다. 전태일 다리와 시장통에 줄지어 선 오토바이 옆에는 다음 콜을 기다리는 택배 노동자들이 웅크리고 앉아 있다. 봉제공장이 사라졌다고 잔인한 현실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주무시는데 죄송합니다. 집에 가면 (새벽) 5시, 밥 먹고 씻고 (분류작업 때문에)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 못 자고 나와서 또 물건 정리해야 합니다. 오늘 420개를 들고 나왔습니다. 저 너무 힘들어요.” 지난달 12일 과로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가 동료에게 남긴 이 카톡 메시지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열사의 절규는 무엇이 다른가. 열사 50주기를 맞아 노동자들은 ‘전태일 3법’의 국회 통과를 갈망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1조를 개정해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도 근로기준법을 적용받게 하자는 것, 노조법 제2조를 개정해 택배기사·대리운전기사·보험판매원·플랫폼 노동자 등도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고 하청·간접고용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그리고 매년 2400명이 죽어 나가는 산재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전태일 3법’은 노조 밥그릇 지키기나 기업 때리기를 위한 법이 아니다. 노조 밖에서 장시간·저임금에 시달리는 90% 노동자들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어느 택배회사의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500억원이나 많아졌어도 택배 노동자의 몫인 건당 배달수수료는 25년째 750원인 모순을 바꿔 보자는 정당한 요구이다. 어두컴컴한 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서 혼자 일하다 끼여 죽임을 당하는 야만을 멈추자는 외침이다. 더불어민주당 말고는 아무도 대신할 수 없다. 국민들이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을 안겨 준 건 바로 이런 일을 하라는 명령이다. “지체된 개혁입법을 반드시 완수하겠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그 시작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9월 7일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명연설이었다. 이 대표가 강조했듯 이 법안들은 코로나19 사회를 밑바닥에서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자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주춧돌이다. 기자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전남지사와 국무총리 등 탄탄대로를 걸어 온 이낙연(68)과 전태일은 동년배이지만, 삶의 궤적은 다르다. 그러나 지금 이 대표가 결단하지 않으면 ‘전태일 3법’은 다시 미뤄지거나 누더기가 될 것이다. 우리 시대 수많은 ‘전태일들’의 친구로 기억되는 것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더 벅찬 일이고, 대통령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 대표도 오는 13일 전태일 다리에서 크게 심호흡하길 바란다. window2@seoul.co.kr
  • 가장·아이 잃은 유족들 오열… 슬픔은 끝나지 않았다

    가장·아이 잃은 유족들 오열… 슬픔은 끝나지 않았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2018년 12월 18일부터 시행됐지만 음주운전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여론의 공분을 일으킨 두 사건의 첫 재판이 5일 같은 날에 열렸다. 그런데 일부 가해자는 “기억이 안 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유족 측은 재판부에 “피해자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운전자 임모(33·구속)씨와 동승자 김모(47·불구속)씨의 첫 공판을 이날 열었다. 두 피고인은 지난 9월 9일 오전 1시쯤 음주 상태로 차를 운전하며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 중앙선을 침범해 당시 맞은편에서 치킨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피해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94%였다. 당시 임씨가 운전한 벤츠 승용차는 김씨 회사가 소유한 차였다. 검찰은 김씨가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달라’는 임씨의 요구를 거절하고 “우선 차로 가자”며 벤츠 승용차 차문의 잠금을 해제한 뒤, 자신은 조수석에 앉고 임씨에게 운전하게 했다면서 김씨가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것이 아니라 음주운전을 교사했다고 밝혔다. 임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김씨는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유족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김씨가 윤창호법 공범 성립이 가능한지에 대해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고, 음주운전 교사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을왕리 사건 피해자의 유족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로 아이를 잃은 유족은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11단독 권경선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58)씨는 지난 9월 6일 오후 3시 30분쯤 서대문구에서 술을 마시고 승용차를 몰다가 인도의 가로등을 들이받았고,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당시 근처 햄버거 가게 앞에 있던 이모(6)군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4%로 역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김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유족은 울분을 토로했다. 이날 법정에서 증거자료로 제출된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재생되자 유족은 오열했다. 당시 사망한 아이 주변에는 9살 형도 같이 있었다. 이군의 아버지는 “첫째 아이가 동생을 지켜 주지 못했다며 자책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거운 판결을 통한 예방이다. 기존 판결과 다르지 않다면 계속해서 더 많은 피해자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만 295명에 달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을왕리 사건’ 알고 보니… 대리·택시비 준다며 불러 놓고 음주운전 강요

    [단독] ‘을왕리 사건’ 알고 보니… 대리·택시비 준다며 불러 놓고 음주운전 강요

    경찰, 음주운전 방조 아닌 ‘교사’ 판단 동승자까지 윤창호법 적용한 첫 사례 지난 9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인천 을왕리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들이 첫 재판을 앞둔 가운데 음주 차량 동승자가 대리운전비나 택시비를 내주겠다며 운전자를 술자리에 불러놓고 음주운전을 시킨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검찰은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봤다. 3일 서울신문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 9월 8일 오후 5시쯤 동승자 A(47·불구속 기소)씨는 일행 2명과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해변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셨다. A씨는 일행 중 한 명에게 “대리비나 택시비를 다 줄 테니 걱정 말라”는 취지의 말을 운전자 B(33·구속 기소)씨에게 전하라면서 B씨를 술자리에 부르도록 했다. B씨는 A씨 일행과 합류해 오후 9시쯤 식당에서 나와 편의점에서 술을 사고 을왕리해수욕장 근처의 숙소로 함께 이동해 2차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는 밤 12시가 넘을 때까지 이어졌다. 일행과 다툼을 벌인 B씨가 집에 가겠다며 자리를 뜨자 A씨가 따라나섰다. 다른 동석자가 대리운전을 불렀지만 기사가 빨리 배정되지 않자 A씨는 자신의 벤츠 승용차 운전석에 B씨를 태우고 운전하도록 했다.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94%였다. 이렇게 A씨와 B씨가 탄 차는 9월 9일 오전 1시쯤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해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 배달을 하던 피해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했다. B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동승자 A씨가 B씨의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보고 공동정범으로 판단해 A씨에게도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동승자에게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안팍 법률사무소는 “동승자는 운전자와 더불어 사고 발생을 막아야 할 주의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현저히 해태하여 사고를 발생시킨 중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도 반드시 엄벌에 처하여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A씨와 B씨의 첫 공판은 5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대리비 줄게” 불러놓고…‘을왕리 음주운전’ 부추긴 동승자

    [단독] “대리비 줄게” 불러놓고…‘을왕리 음주운전’ 부추긴 동승자

    지난 9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인천 을왕리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들의 첫 재판이 곧 열리는 가운데 가해자 중 한 명인 동승자가 사건 발생 전날 음주운전자를 술자리에 부를 때 “대리운전비 또는 택시비를 다 줄테니 걱정 말고 나오라”고 말을 해놓고 정작 운전자에게 음주운전을 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판단했다. 3일 서울신문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 9월 8일 오후 5시쯤 동승자 A(47·불구속 기소)씨는 일행 2명과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해변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셨다. 그러다 A씨는 일행 중 한 명에게 “대리비나 택시비를 다 줄테니 걱정 말라”는 취지의 말을 운전자 B(33·구속 기소)씨에게 전하라며 B씨를 술자리에 부르도록 했다. B씨는 A씨 일행과 합류해 오후 9시쯤 식당에서 나와 편의점에서 술을 구입하고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근처의 한 숙소로 함께 이동해 2차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는 자정을 넘길 때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다툼이 발생해 B씨가 집에 가겠다며 자리를 떴다. 따라나선 A씨는 다른 동석자가 호출한 대리운전기사가 빨리 배정되지 않자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소유의 벤츠 승용차 운전석에 B씨를 태우고 운전하도록 했다.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94%였다. 이렇게 A씨와 B씨가 탄 차는 지난 9월 9일 오전 1시쯤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하여 당시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 배달을 하던 피해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했다. B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동승자 A씨가 단순히 B씨의 음주운전을 방조한 것이 아니라 음주운전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보고 공동정범으로 판단해 A씨에게도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동승자에게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안팍 법률사무소는 “동승자는 운전자와 더불어 사고 발생을 막아야 할 주의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현저히 해태하여 사고를 발생시킨 중대한 책임이 있다”면서 “운전자뿐 아니라 동승자도 반드시 엄벌에 처하여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A씨와 B씨의 첫 공판은 오는 5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멘탈헬스코리아, 가정폭력 생존자를 위한 정신건강 사회적 처방 커뮤니티를 만들다

    멘탈헬스코리아, 가정폭력 생존자를 위한 정신건강 사회적 처방 커뮤니티를 만들다

    가정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하는 가정폭력은 유독 다른 범죄에 비해 죄의식이 낮고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 또한 충분히 마련되어있지 않다. 물론 폭력을 가해와 피해로 나눌 수 있지만 그것을 알아도 가족이기에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특수성을 가져 그 자체로도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 가정폭력의 문제점은 가장 안전한 울타리라고 여겨지는 가정에서 이뤄지는 폭력이기에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뽑을 수 있다. 인터넷이나 학교 교육에서는 만일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면 국번 없이 112에 신고하는 것을 권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말하는 자체로도 피해자를 문제아 취급하거나 심각성을 경미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다가 신고를 하려는 시도 자체도 부모님의 억압으로 인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며 신고가 접수된다고 해도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헌신적 노력보단 형식적인 절차만을 더 강조하기도 한다. 가정폭력 피해 청소년 중에서는 쉼터에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위치가 알려지고 한정된 장소에서 계속 인원은 늘어나니 기간이 어느 정도 차면 퇴소 조치하는 경우가 많다. 계속해서 피해자들에게 집에 돌아가라는 말을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엄청나다. 필요한 것은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과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심리적 지원이다. 형식적인 절차가 아닌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필요하다. 정신보건법 제 2조 4항에 따라 ”미성년자인 정신질환자에 대하여는 특별히 치료, 보호 및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라고 안내되어있지만 미성년자는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 또한 자유롭지 않다. 미성년자 혼자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았다고 해서 법 위반사항은 아니나 ‘진료 계약’ 자체가 법률행위라 볼 수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와의 계약 상대방(의사)은 법정대리인인 부모의 동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병원 중 부모의 동의 없이 청소년 진료를 진행하는 정신건강의학과도 간혹 있으나 열에 아홉은 부모 동의를 요구한다. 지금 가정폭력을 대처하는 현재의 방식은 경제적, 심리적 독립이 자유롭지 않은 미성년자 자녀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양대 대학원 의학과 문경서 씨는 「여성의 전화」에 상담해온 여성 등 14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 「구타당하는 아내의 무기력, 자아 강도 및 자아 기능에 관한 연구」에서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경험했거나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 경제력과 사회능력이 낮을수록 노예화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힌 바 있다.이는 가정폭력을 경험한 자녀가 성인이 되어 독립한다고 해도 어릴 때 당했던 폭력의 잔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피해자를 힘들게 한다는 증거이다.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피해자가 보호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와 지원이 아낌없이 나와야 한다. 가해자 중심이 아닌 피해자 중심의 처벌과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말이다. 더불어 어린 시절 학대의 트라우마를 함께 나누고 치유하는 생존자들을 위한 사회적 연결망과 지지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이에 멘탈헬스코리아는 가정폭력 생존자들을 위한 사회적 처방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함께 모여 경험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며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아동학대가 영향을 미치는 정신질환의 가능성을 낮추고 고립이 아닌 연대를 통해 지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한 대한민국 청소년,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므로 주저 없이 참여하기를 권한다. 글 멘탈헬스코리아 피어스페셜리스트 조현수
  • 다시 감옥에 갇힌 이명박 “날 구속할 순 있어도 진실 가둘 수 없어”(종합)

    다시 감옥에 갇힌 이명박 “날 구속할 순 있어도 진실 가둘 수 없어”(종합)

    MB, 251일 만에 재수감“걱정 마라. 믿음으로 이겨내겠다”대법 “다스 실소유주는 이명박”징역 17년형, 벌금 130억 확정만기출소시 95세, 2036년 석방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말을 남기고 251일 만에 다시 재수감됐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58억원의 형량을 확정했다. MB “대법,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해” 강한 불만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재수감을 앞두고 측근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이 전 대통령의 대리인인 강훈 변호사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은 측근들이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하자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대법 형이 확정됐을 당시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한탄한 뒤 “내가 재판에 임했던 것은 사법부가 자유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 때문이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형을 확정받았지만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돼 남은 수형 기간은 약 16년이다.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95세인 2036년에 석방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6분쯤 논현동 자택을 떠나 2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고, 간단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뒤 곧바로 서울 동부구치소로 출발했다.251일 만에 동부구치소 독방 재수감대통령 예우 감안… 가장 최신 시설 지난 2월 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이후 251일 만에 재수감되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에 위치한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22일 구속돼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약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던 곳이다. 동부구치소는 지상 12층 높이의 최첨단 시설로 지어져 전국 구치소 중 가장 최신 시설로 꼽힌다. 2017년 6월 옛 성동구치소를 확장 이전하면서 지금의 모습과 이름을 갖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 등을 고려해 앞선 수감 때처럼 동부구치소 12층의 독거실을 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층은 독거실과 혼거실 섞여 있는데, 교정 당국은 다른 수용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독거실은 화장실을 포함해 13.07㎡(3.95평)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의 독거실(10.08㎡·3.04평)보다 약간 크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된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해 전담 교도관도 지정된다.MB, 수용기록부용 ‘머그샷’ 촬영재소자 동일 입감 절차 김기춘·친형 이상득도 동부구치소 거쳐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신체검사와 소지품 영치, 수용기록부 사진(일명 머그샷) 촬영 등 일반 재소자와 동일한 입감 절차를 받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을 동부구치소에 수감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경호 부담 등을 이유로 두 전직 대통령을 한곳에 둘 수 없는 사정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18년이 확정된 최서원씨(64·개명 전 최순실)가 동부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청주여자교도소로 이감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으로 수감됐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포스코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도 동부구치소를 거쳐 갔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구치소에 머무르다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인데다가 고령에 지병도 있어 교도소 이감 없이 동부구치소에서 형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이감 없이 각각 서울구치소와 안양교도소에 수감 생활을 했었다.대법 “횡령·뇌물수수 원심결론 잘못 없다” 李 상고 기각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횡령 내지 뇌물수수의 사실인정과 관련한 원심 결론에 잘못이 없다”면서 이 전 대통령 측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1∼2심과 마찬가지로 다스의 실소유주를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10년을 넘게 끌어온 다스 실소유주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이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한 사건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항소심의 실형 선고에 따른 보석취소 결정에는 재항고하더라도 즉시항고의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보석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재항고해 구속집행 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즉시항고가 제기됐을 때는 해당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는 형사소송법 제410조를 근거로 재항고가 즉시항고와 같은 성격인 만큼 결정 전까지 구속의 집행이 정지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재항고 결정과 무관하게 이 전 대통령은 실형이 확정된 만큼 통상 관례대로 2∼3일간 신변정리 시간을 보내고 기결수 신분으로 수감된다.MB, 다스 회삿돈 349억 횡령,삼성이 내준 다스 美소송비 119억총 163억 뇌물 챙긴 혐의 대법 “이건희 사면이 뇌물 대가”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스 회삿돈 약 349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전자가 대신 내준 다스의 미국 소송비 119억여원을 포함해 모두 163억원가량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공소사실 가운데 뇌물수수 85억여원 혐의와 횡령 246억여원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했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보고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법인카드 사용액 등을 횡령액으로 봤다. 삼성이 대납한 다스의 미국 소송비 역시 대부분 뇌물로 인정했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을 뇌물 대가로 판단한 것이다.국정원 특활비 4억 국고손실 혐의 인정원세훈 전달 10만 달러도 뇌물 간주 또 국가정보원에서 넘어온 특수활동비 4억원에 대해서는 국고손실 혐의를 인정했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전달한 10만 달러도 뇌물로 간주했다. 2심에서는 뇌물수수 혐의 인정액이 94억원으로, 1심보다 8억여원 늘면서 형량이 2년 가중됐다. 법리해석 차이로 다스 횡령액도 252억여원으로 5억원 더 늘었다. 재판부가 인정한 삼성 뇌물액은 1심 때는 61억원이었지만 항소심에서는 89억원으로 늘었다. 국정원 특활비, 원 전 국정원장의 뇌물 혐의 등 대부분 혐의도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봤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핵심은] 죽어서야 보이는 택배 노동자의 삶

    [핵심은] 죽어서야 보이는 택배 노동자의 삶

    올해만 13명의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길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섬처럼 떨어져 지내야 했던 모두를 연결해준 택배 노동자들. 크고 작은 박스를 주고받으며 어느새 일상에 스며든 존재지만, 막상 그들의 삶이 어떠한지는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는 수많은 이들이 괴로움을 호소하며 죽어간 후에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택배 노동자들의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 핵심 ① 수년간 일해도 입직신고조차 안돼 지난 8일 배송 업무 중 사망한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씨는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택배 일을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숨지기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0일부터 일한 것으로 신고됐습니다. 그간 입직신고 즉, 일을 시작한다는 신고가 되지 않았던 거죠. 산업재해보험법상 택배기사,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같은 특수고용직(특고) 노동자와 계약한 사업주는 노무를 제공받은 날을 기준으로 그다음 달 15일까지 입직신고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국에 5만여명으로 추정되는 택배기사 중 실제 신고된 사람은 2만 4845명에 그쳤습니다. 신고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이유는 사업주들이 산재보험 가입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입직신고를 하면 산재보험에 자동으로 가입되고, 그러면 사업주들이 보험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를 피하고자 택배기사들의 입직신고조차 건너뛰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김원종씨를 비롯해 최근 잇따라 과로사로 숨진 CJ대한통운, 한진택배 기사 9명도 모두 입직신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렇다고 사업주와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택배기사들이 입직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처벌이 가벼운 것도 문젭니다. 산재보험법에 따라 특고 노동자가 입직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부과하는 과태료는 1건당 5만원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일각에선 과태료 처분을 벌금으로 강화해 입직신고를 손쉽게 누락할 수 없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핵심 ② 산재보험 포기 강요에 신청서 대필까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제도도 걸림돌입니다. 입직신고 후 노동자 스스로 70일 안에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를 내면 이를 허용합니다. 선택의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인데 이 점을 악용해 대리점 직원이 신청서를 대필로 작성해 내는 일이 관행처럼 이뤄져 왔습니다. 실제 택배기사들의 산재 가입률은 매우 저조합니다. 입직자 2만 4834명 중 산재보험에 가입된 택배기사는 9854명으로 39.7%밖에 되지 않습니다. 10명 중 6명이 가입을 못 한 셈입니다. 업무 특성상 다치거나 사망할 위험이 높은데도 보상받을 수 없죠. 지난달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가 택배기사 8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5.2%가 업무 중 상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균 근로시간도 산재보험법상 과로로 인한 질병이 인정되는 주당 60시간을 훌쩍 넘은 71.3시간이었습니다.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도 절반에 가깝다. (택배기사는 사업주가)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면 저항할 방법도 없다”며 “(이러한 분위기에서) 산재보험 제외 신청서에 서명하라고 하면 내용은 보지도 않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산재보험 가입이 능사는 아닙니다. 어떻게든 보험료 부담을 택배기사에게 떠밉니다. 택배기사가 한 건당 800원 정도를 받고 배송을 하면 대리점이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떼 갑니다. 산재보험 가입을 빌미로 이 수수료를 올리려는 업체도 적지 않습니다.■ 핵심 ③ 새벽부터 분류작업 떠맡지만 대가는 없어 “새벽 5시, 밥 먹고 씻고 한숨도 못 자고, 바로 출근해 또 물건을 정리해야 한다”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진택배 기사 김모씨가 사망 전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그는 ‘오늘도 택배 420개를 분류하고 배송했다’고 말했습니다. 택배연대노조는 김씨가 할당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분류작업을 빼고도 10시간 이상 일했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택배기사의 업무가 과중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이 ‘까대기’라고 불리는 분류작업입니다. 배송 업무 외에 하루 평균 7시간가량 걸리는 분류작업까지 도맡다 보니 체력이 한계에 달하는 겁니다. 그러나 분류작업에 대한 대가는 없습니다. 배달 건수에 따른 수수료만 받을 뿐입니다. 과로사한 노동자가 6명으로 가장 많은 CJ대한통운이 먼저 나서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택배기사 전원이 산재보험에 가입하도록 추진하고, 분류작업에 4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업무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계획입니다. 정부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는 특수고용노동자 등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1970년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온몸에 불을 붙였습니다. 당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수많은 노동자가 속절없이 죽어갔습니다. 노동의 가치는 물론 생명의 가치까지 가벼이 여겨지던 시절이었죠. 그로부터 50년이 흘렀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고 최저임금이 매년 갱신됩니다.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한 것 같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과로로 죽는 노동자가 존재합니다. 특고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노동환경이라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과로사 위기에 몰린 택배기사들, 입직신고 절반도 안돼

    과로사 위기에 몰린 택배기사들, 입직신고 절반도 안돼

    지난 8일 배송 업무 중 사망한 택배기사 CJ대한통운 김원종씨는 산업재해보험을 적용받지 못했다. 그는 일을 시작한 지 3년 넘었지만, 숨지기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0일부터 일한 것으로 신고됐다. 사망 당시 입직신고 즉, 일을 시작한다는 신고를 하지 않아서다. 산업재해보험법상 택배기사,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계약한 사업주는 노무를 제공받은 날을 기준으로 그 다음 달 15일까지 입직신고를 반드시 해야 한다. 하지만 전국에 5만여명으로 추정되는 택배기사 중 입직이 신고된 사람은 2만 4845명에 그쳤다. 입직신고가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이유는 대다수 사업주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산재보험 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입직신고를 하면 산재보험도 자동으로 가입된다. 이를 피하고자 택배기사들의 입직신고조차 건너뛰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김원종씨를 비롯해 최근 잇따라 과로사로 숨진 CJ대한통운, 한진택배 기사 9명도 모두 입직신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실적으로 사업주와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택배기사들이 먼저 입직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입직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 처벌이 가벼운 것도 문제다. 산재보험법에 따라 특고 노동자의 입직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부과하는 과태료는 1건당 5만원에 불과하다. 과태료 처분을 벌금으로 강화해 입직신고를 누락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제도도 걸림돌이다. 입직신고가 돼도 노동자가 70일 안에 스스로 산재 적용 제외 신청서를 내면 이를 허용한다. 이 점을 악용해 산재 적용 제외신청서를 대리점 직원이 대필로 작성하기도 한다. 김원종씨의 산재 적용 제외 신청도 대필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 택배기사들의 산재 가입률은 대체로 저조했다. 입직자 2만 4834명 중 산재보험에 가입된 택배기사는 9854명으로 39.7%밖에 되지 않는다. 입직자 10명 중 6명이 산재보험에 가입되지 못하는 셈이다. 업무 특성상 부상당하거나 사망 위험이 높은데도 보상받을 수 없다. 지난달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가 택배기사 821명을 대상으로 설명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5.2%가 업무 중 상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평균 근로시간도 산재보험법상 과로로 인한 질병이 인정되는 주당 60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71.3시간이었다. 김태완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일할 때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도 절반에 가깝다. (택배기사는 사업주가)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면 저항할 방법도 없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산재보험 제외 신청서에 서명하라고 하면 내용을 보지도 않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중3 가짜뉴스에 모두가 속았다” 이근 대위, 최초 유포자 잡았다

    “중3 가짜뉴스에 모두가 속았다” 이근 대위, 최초 유포자 잡았다

    이근 대위 ‘가짜뉴스’ 유포자는 중3 학생 해군특수전단(UDT/SEAL) 출신 유튜버 이근 대위에 대해 각종 음해성 가짜뉴스를 유포한 사람들이 잡혔다. 여기엔 중학교 3학년 학생이 포함돼 있다. 16일 화제 된 내용에 따르면 이근 대위의 관계자는 “중학교 3학년이 포함된 디씨인사이드 ‘가짜사나이’ 갤러리 운영자를 제보를 통해 잡았다”고 밝혔다. 이근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근대위 ROKSEAL’에 ‘내부고발자를 만났습니다’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의 콘텐츠 ‘가짜사나이’ 갤러리 관리자 중 한 명 A씨의 내부고발 인터뷰가 담겨 있었다. A씨는 ‘가짜사나이’ 갤러리에서 이근, 로건, 정은주 등에 대한 여론을 선동하고 조작했다며 “이근의 세월호 3000만원 사건부터 김계란에 대한 안 좋은 악성 댓글 및 가학성 논란을 우리가 삭제하지 않고 오히려 더 이슈화시키기 위해 우리끼리 입을 맞춰 진행했다”며 “어떤 이슈가 떴을 때 작은 사안이라도 방치하고 놔둠으로써 가짜뉴스가 더욱 유포되고 많은 사람이 유입돼서 갤러리라 유명해지게 했다. 이근의 빚투 사건부터 에이전트H에 대한 학폭 논란, 이근의 세월호 사건, ‘가짜사나이’의 가학성 논란, 로건 논란, 또 다른 교관에 대한 악성 댓글과 소문까지 통제하지 않고 여론조작을 하고 선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단톡방 내부에선 (교관들의 문제가) 화제가 될 때 기뻐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단순히 재미를 쫓고 희열감을 느끼기 위해 조작했다”고 털어놨다. 갤러리 운영자들의 내부고발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김계란과 로건을 향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 둥 심한 게시글이 올라오는 걸 보게 됐고 제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가짜뉴스를 우리가 선동하고 그 분들에게 피해가 가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더 이상 이런 악의적인 이슈를 쫓기 위한 가짜뉴스와 여론 선동과 조작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이근 “가짜뉴스 갤러리의 총 관리자는 미성년자” 이근은 “해당 영상에 나오는 사람은 부 관리자”라며 “갤러리의 총 관리자가 미성년자 신분인 관계로, 따로 촬영을 하지 않았다. 법정 대리인 입회하에 나눈 대화 내용을 글로 정리했다”며 ‘가짜사나이’ 총 관리자의 사과문을 공개했다. 가짜뉴스 최초 유포자로 지목된 중3 학생의 부모는 “아들은 전교 1등을 하는 등 모범생이다. 선처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3 운영자는 가짜뉴스 생산 및 전파를 시인하며 반성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근 측 법률대리인은 “경찰 신고 등 법률적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가짜사나이’ 관리자는 “갤러리가 커질 때, 다른 부매니저와 함께 단톡방을 만들어서 갤러리의 우호적인 글들을 검열했다. 지속적으로 갤러리의 다른 글들을 삭제하거나 관리해서 갤러리 이용자들의 생각을 조작했고 다른 사건도 터트리자면서 모함했다. 그 후 사람들을 더 끌어모아서 글을 올리라 하였고 공론화하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끝난 후 갤러리의 긍정적인 댓글들을 삭제하고, 부정적인 글들만 남겨뒀다. 개념글의 긍정적인 글들은 삭제하면서 여론 관리를 했고, 갤러리가 계속 활발해져서 제가 큰 갤러리에 대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세월호 사건은 갤러리에 많이 올라와 더 큰 논쟁거리여서 놔두고, 가세연에서도 다루고 일부러 좀 크게 논란될 거 같아서 제가 사실관계 여부를 따지지 않고 갤러리에 올라와도 긍정적인 여론을 검열하게 했고 국내야구 갤러리에 더 공론화되게 올리라고 지시했다. 죄송합니다”고 덧붙였다. A씨가 공개한 ‘가짜사나이’ 갤러리 운영진의 대화 사이에는 이근 등을 향한 심한 욕이 담겨 있었다. 디시인사이드 측은 “심한 수위의 비방 게시물 정리되지 않음”의 이유로 ‘가짜사나이’ 갤러리를 이날 오전 폐쇄했다. 해당 갤러리는 지난 8월 만들어져 26만명 가량의 회원을 모으고 디시인사이드 인기 갤러리 5위에 링크되기도 했다. 한편 이근은 최근 채무 논란부터 유튜버 김용호의 폭로로 과거 성추행 벌금형 판결, UN 경력 위조, 폭행 전과 등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이근은 채무 논란에 대해 당사자와 만나 오해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성추행 의혹엔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며 추행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UN 경력 허위 의혹에 대해서는 UN 여권을 공개하며 반박했다. 이근은 지난 14일 김용호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고소했다.‘가짜사나이’ 갤러리 운영자의 사과문[전문] 갤러리가 커질 때, 다른 부매니저와 함께 단톡방을 만들어서 갤러리의 우호적인 글들을 검열했습니다. 지속적으로 갤러리의 다른 글들을 삭제하거나 관리해서 갤러리 이용자들의 생각을 조작하였고 다른 사건도 터트리자면서 모함했습니다. 그 후 사람들을 더 끌어모아서 글을 올리라 하였고 공론화하라 하였습니다. 사건이 끝난 후 갤러리의 긍정적인 댓글들을 삭제하고, 부정적인 글들만 남겨두었습니다. 개념글의 긍정적인 글들은 삭제하면서 여론 관리를 하였고, 갤러리가 계속 활발해져서 제가 큰 갤러리에 대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갤러리에 많이 올라와 더 큰 논쟁거리여서 놔두고, 가세연에서도 다루고 일부러 좀 크게 논란될 거 같아서 제가 사실관계 여부를 따지지 않고 갤러리에 올라와도 긍정적인 여론을 검열하게 했고 국내 야구 갤러리에 더 공론화되게 올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택배기사 산재보험 사업주 강요로 제외”…신청서 대필 의혹

    “택배기사 산재보험 사업주 강요로 제외”…신청서 대필 의혹

    고용노동부 관련 기관들을 대상으로 15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택배기사가 배송 작업 도중에 사망한 사고로 불거진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의 산재보험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노동부는 신청만 하면 산재보험 적용에서 제외되는 허점을 인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김원종(48)씨 사망사고를 거론하면서 소속 대리점에서 택배기사들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대필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업주의 권유나 강요 등이 있었다고 판단되는데 (사실일 경우) 제대로 처벌해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김씨는 지난 8일 배송 업무를 하던 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숨졌다. 그는 지난달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해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이번 사고가 과로사로 밝혀지더라도 보상받을 수 없다. 특고는 산재보험 필수 적용 대상이지만, 김씨처럼 본인이 신청하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보험료 부담을 기피하는 사업주가 많아 특고 종사자 가운데 실제 산재보험에 가입한 노동자는 전체의 20%가량에 불과하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CJ대한통운 송천대리점은 지난달 10일 해당 대리점에서 김씨를 비롯해 직원 9명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신청서의 필체가 김씨의 평소 필체와 달라 대필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할 때 (사업주가) 자세한 설명보다는 ‘이것을 신청하면 월 급여가 더 많아진다’는 식으로 회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며 특고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현황에 관한 전수조사를 주문했다.이날 민주노총 전국택배연대노조도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주가 택배기사 대신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불법 사례가 많다”면서 “산재보험 적용신청 제외 제도를 없애고 고용부가 제출된 신청서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잇따른 의원들의 지적에 박화진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제도를 (특고에게) 확대한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의원들의 지적을 수긍했다. 그러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택배 분류작업의 과중한 업무 부담도 언급됐다. 박 실장은 택배기사 측은 배송만 업무라고 보는 반면 택배사는 분류작업도 택배기사 업무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 입장이 다르다고 설명한 뒤 “분류작업은 (업무 분장이) 명확하지 않다”고 맹점을 짚었다. 이 같은 문제를 풀어내려면 “분류작업을 누가 해야 하며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노사 간 큰 틀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합의를 이루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논의의 자리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박 실장은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근 성추행 피해자 “사실 왜곡에 충격…2차 가해도 심각” 호소

    이근 성추행 피해자 “사실 왜곡에 충격…2차 가해도 심각” 호소

    과거 성추행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진 이근 예비역 대위(36)가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피해자가 거짓 발언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근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고 밝힌 하서정 변호사(홈즈 법률사무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근이 실체적 진실로 확정된 법원의 판결을 근거없이 부정한다”며 “사실관계 및 법률적 판단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발표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고, 이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인터넷 상에서는 피해자에 대해 네티즌들의 추측성 발언이나 유언비어 유포, 명예훼손 및 모욕의 2차 가해가 무수히 많이 행해지고 있다”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근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잘못을 감추는 발언을 중지하고 어떠한 언급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피해자나 위 사건에 관한 추측성 발언이나 유언비어, 명예훼손이나 모욕성 발언이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 유튜브, 포털 사이트, SNS 상에 게시되는 경우 이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사건 유포 경위에 대해서는 “피해자는 이 사건이 어떤 경위로 알려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언론 등에 제보한 사실이 없다”면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누군가 알게 될까 두렵고 이를 숨기고 싶은 마음에 어떤 손해배상도 요구하지 않았고 피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그저 잊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근이 확전 판결 이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것을 봤다”며 “추행 및 길었던 재판 과정 중에서 받은 고통을 다시금 떠올리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더 이상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이근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이 사건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명예훼손, 모욕성 발언 등의 2차가해 행위를 하지 말 것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이근은 지난 2017년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에서 20대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에 대해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도 “명백히 어떠한 추행도 하지 않았고 이를 밝혀내기 위해 제 의지로 항소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또한 “어쩔 수 없이 법의 판단을 따라야 했지만 ,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억울한 심정이며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근은 논란 속에서도 자신의 SNS에 일상 사진을 연이어 올리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근은 14일 새벽 인스타그램에 맥주를 들고 고양이를 다리 위에 올린 채 앉아 찍은 일상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근대위 #이근 #KENRHEE #ROKSEAL #UDTSEAL #UDT’라는 해시태그를 단 뒤 “모두 즐거운 밤 되세요”라고 인사하며 윙크하는 표정의 이모티콘까지 덧붙였다.한편 이근은 최근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의 콘텐츠 ‘가짜사나이’에서 훈련 교관으로 활약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라디오스타’, ‘집사부일체’, ‘장르만 코미디’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5년 형기 마쳤지만… 3년 보호감호에 또 묶였습니다”

    “25년 형기 마쳤지만… 3년 보호감호에 또 묶였습니다”

    “하찮은 죄인이었지만, 이제는 사회의 건강한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강도상해 등으로 25년형을 선고받은 A씨는 2015년 형기를 모두 마쳤지만 바깥 세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7년간의 보호감호 집행이 남은 탓이었다. 피보호감호자는 일반 수형자와 달리 형을 이미 마친 사람으로 노동이나 작업이 강제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그러나 2018년 가출소되기까지 3년간 경북북부제3교도소(구 청송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받은 A씨는 다른 수형자들과 마찬가지로 작업을 해야 했다. 하루 최대 20시간씩 비닐장갑을 포장했던 A씨는 “부당함을 알면서도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답게 살고픈 간절함에 묵묵히 일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억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던 A씨는 정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결국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13일 공익인권법센터 공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A씨의 대리인단은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호감호제도의 근거가 되는 사회보호법 부칙조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사회보호법은 1980년 신군부가 삼청교육대를 해산하며 전과자를 사회에서 격리 수용하겠다는 목적으로 제정했으나, 2005년 ‘이중처벌’의 위헌성이 인정되며 폐지됐다. 그러나 법안 폐지 전 보호감호형을 선고받은 경우 계속 집행하도록 하는 부칙 조항을 통해 현재 16명이 보호감호 집행 중이고, 41명은 형기를 마치는 대로 감호 집행을 받게 된다. 헌재는 앞서 2015년 현행 보호감호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적지 않은 수의 보호감호 대상자가 일시에 석방될 경우 초래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날 발언에 나선 이상현 변호사(사단법인 두루)는 “A씨의 사례만 보더라도 피보호감호자들은 수형자들과 다름없는 제약을 받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어촌계장이 공무원 대신 새우젓 선물…대법 “대리선물도 뇌물”

    어촌계장이 공무원 대신 새우젓 선물…대법 “대리선물도 뇌물”

    공무원이 직무 관련자에게 본인 이름으로 선물을 보내게 했다면 직접 금품을 주고받지 않아도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경기도청 공무원 A씨 등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경기도청 수산과장이었던 A씨는 2013년 11월 당시 김포 어촌계장 B씨로부터 “선물할 사람이 있으면 새우젓을 보내주겠다”는 말을 듣고 B씨에게 명단을 보냈다. B씨는 명단에 기재된 329명에게 개당 7700원짜리 새우젓을 A씨 이름으로 발송했다. A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B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아들이 수산업경영인 자격을 얻는 데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제출하고(위조사문서행사) 아들이 수산업을 이어받을 것처럼 꾸며 수산업경영인 육성자금 5000만원을 지급받은 혐의(사기)로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새우젓 발송 사실을 사전에 알았고 어로행위 단속 등 김포 어촌계와 밀접한 업무를 담당한 점을 들어 B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B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에서는 새우젓 발송으로 A씨가 얻은 이익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B씨가 A씨에게 부정 청탁을 한 정황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는 제3자 뇌물제공죄도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재판부는 뇌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금품이 직접 오가지 않아도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판례를 인용하며 뇌물죄를 인정했다. 두 사람이 서로 새우젓 제공에 대해 합의했고, 발송 방식도 함께 의논한 점이 그 근거다. 재판부는 “새우젓을 받은 사람은 보낸 사람을 B씨가 아닌 A씨로 인식했다”며 “A씨는 B씨가 출연한 새우젓을 취득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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