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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경선 이미 시작됐다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선전이 조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경선전에 들어가기도 전에 ‘합종연횡설’이 나오는가 하면 유력후보를 ‘무력화’시키려는 전략이 동원되기도 한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친박 대 반박(反朴)’‘주류 대 비주류’‘강남 대 강북’의 대결로 몰아가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주자들간의 신경전이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시장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감지된다. 박진 의원은 14일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20㎏’ 감량 도전기가 담긴 ‘돌고래 다이어트’를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에 앞서 첫 포문은 지난달 27일 ‘나 돌아가고 싶다’는 출판기념회를 통해 공식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이 열었다. 맹형규 의원은 지난달 31일 당 정책위의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경선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3일에는 이재오 의원이 ‘수채화 세계도시 기행’을 들고 나왔다. 박계동 의원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초선인 진영 의원도 조만간 경선 레이스에 가세할 예정이다. 굳이 따지자면 맹형규·박진 의원은 박심(朴心)의 훈풍이 작용하고 당내 최대 계파인 국민생각의 전·현직 회장이다. 홍준표·이재오·박계동 의원은 비주류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소속이다. 이명박 시장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한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홍 의원은 방송인터뷰를 통해 “이재오 후보, 박계동 후보와 단일화될 것”이라며 ‘짝짓기 전략’을 공개했다.‘반박(反朴)연대+강북연대’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맹 후보를 포위하려는 전략이다. 합종연횡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친박’ 진영에선 오랫동안 준비해온 박진 의원이 맹 의원에게 쉽사리 양보할 것 같지 않다. ‘반박’쪽도 홍 의원의 기대와는 달리 사정은 여의치 않다. 이재오 의원은 “경선에 뛰어든 분들이 좋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울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단일화 제의를 일축했다. 박계동 의원측은 ‘지지세력의 합의에 따라’라는 단서를 달면서 “오랜 민주화 동지였던 이재오 의원과는 선의의 경쟁을 펼쳤고 지지기반도 겹쳐 막판까지 가면 단일화를 할 생각이 있다.”고 홍 의원이 아닌 이 의원을 ‘제휴가능 대상’으로 정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나라 재선거 완승

    한나라 재선거 완승

    10·26 재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지난 4·30 재·보선에 이어 또다시 전패(全敗), 향후 정국 운영에 부담을 안게 됐다. 반면 한나라당은 혼전 끝에 4곳 모두 싹쓸이에 성공해 희비가 엇갈렸다. 이에 따라 각당의 의석 분포는 열린우리당 144석, 한나라당 127석, 민주당 11석, 민주노동당 9석, 자민련 3석, 무소속 5석으로 조정됐다. 한나라당의 공천 잡음이 변수로 예상됐던 경기 광주에서는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가 접전 끝에 같은 당 출신의 무소속 홍사덕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이 차지했던 경기 부천 원미갑에서는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가 당선됐고, 민주노동당이 실지 회복에 나선 울산 북구에서도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가 금배지를 달았다.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의 대리전으로 관심을 끌었던 대구 동을에서도 비례대표 의원 출신인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가 끝까지 1위를 지켜 지역구 배지를 달았다. 각당은 이날 개표가 완료되자 심야 지도부회의 등을 통해 승패의 원인과 정치적 파장을 분석하고, 향후 정국 구상과 당내 추스르기에 들어갔다. 현 정부의 정체성과 색깔론을 놓고 공방을 벌인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거 결과를 토대로 치열한 정국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6개월 만에 2차례의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에 완패함으로써 조기 전당대회 등 지도부 인책론, 대권주자 조기 당복귀론 등으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공천 파동 등으로 고전이 예상됐던 재선거에서 승리를 거둬 ‘박근혜 체제’가 더욱 공고하게 됐다. 조승수 전 의원의 낙마로 실지회복을 노린 민주노동당은 노조 강세지역인 울산 북구에서 한나라당에 뒤져 충격에 휩싸였다. 한편 중앙선관위(위원장 유지담)는 이날 53만 8046명의 유권자 가운데 21만 7351명이 투표에 참여, 최종 투표율이 40.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0년 이후 실시된 10차례의 재·보선 가운데 2001년 10월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율(41.9%)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투표율이다. 울산 북구가 52.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대구 동구을 46.9%, 경기 광주 36.7%, 경기 부천 원미갑 29.0% 등의 순이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10·26재선거 3題] 적지 도전·명예회복 실패한 두 실세

    10·26 재선거의 낙선자 중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2명이 포함돼 있다.‘노무현의 왕(王)특보’로 불리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노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평가받는 이상수 전 의원이다. 이 전 수석은 수석비서관 자리를 내던지고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 동을에 도전했지만 끝내 높은 지역벽을 넘지 못했다. 그는 이번 패배로 5차례의 영남권 도전에서 모두 고배를 든 셈이 됐다. 대구 동을은 여당 실세인 이 전 수석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최측근인 유승민 후보가 맞붙은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어 초미의 관심을 모았다. 실제 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 전 수석으로서는 이번에 ‘희망의 빛’을 발견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대구 동갑에 출마해 더블 스코어 차로 패한 반면, 이번에는 44%의 지지를 받아 지역구도 극복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유승민 후보는 당선 직후 “여당 후보측이 박근혜 대표를 조직적으로 음해해서 힘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의 ‘금고지기’를 맡았다가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이상수 전 의원도 절치부심했던 명예회복에 실패했다. 경기 부천 원미갑에 출마한 이 전 의원은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에게 무릎을 꿇어 ‘4선(選) 의원’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전 의원이 재기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는 역설적인 평가도 나온다. 여당의 인기가 바닥인 상황에서 연고도 없는 지역에 출마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선전’한 셈이라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이 ‘비리 정치인’의 굴레를 벗고 ‘정상 정치인’의 이미지를 확보한 것만 해도 수확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10·26재선거 與 전패] 10·26재선거이후 정국전망

    [10·26재선거 與 전패] 10·26재선거이후 정국전망

    10·26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이 4곳을 싹쓸이함으로써 여야 지도부의 위상을 비롯, 향후 정국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 4·30 재·보선에서 ‘23대0’ 참패에 이어 또다시 전패(全敗)한 열린우리당은 심각한 민심 이반을 재확인했다. 여권으로서는 향후 정국 운영 방식에 궤도 수정을 하든지, 아니면 또다른 ‘탈출구’를 모색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당장 문희상 의장 등 지도부 책임론이 강하게 몰아닥칠 전망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박풍(朴風)’의 위력이 건재함을 재확인했다. 박근혜 대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되면서 ‘정체성 논란’ 등에서 대여 공세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 명암 교차 여야 지도부의 앞길에는 명암이 교차하게 됐다. 이는 여야 대권주자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한나라당에서는 대선 예비주자들간의 대권 경쟁이 점차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리전’ 성격인 대구 동을에서 자신의 ‘복심’인 유승민 후보가 당선됨으써 당 운영을 비롯, 대권 가도에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공천 결과에 반발, 홍사덕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기 광주에서도 승리, 공천 후유증을 ‘간신히’ 잠재우며 지도부 비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호재에 힘입어 박 대표는 최근 ‘상한가’를 달리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견제할 토대를 마련, 대권가도에서도 힘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문희상 체제’에는 적신호가 울렸다. 물론 지도부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전 초반부터 선거결과와 당체제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 안팎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질 것이 뻔하다. 이에 따라 여권 내부에서는 ‘인책론’과 ‘대안부재론’을 놓고 치열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예비 대선주자들의 조기 복귀론과 맞물려 치열한 당내 세력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노무현 대통령이 수세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포스트 연정 구상’을 내놓을 지가 주목된다. 지도체제 개편 시기와 관련해 오영식 공보 부대표는 “선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내부에서 인적 체제정비론의 필요성이 제기되더라도 국민의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대여 공세 수위 높일듯 한나라당은 잇단 재선거 완승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향후 정국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를 ‘민의의 심판’으로 해석하면서 ‘정체성 논란’과 관련,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전여옥 대변인이 논평에서 “참패한 열린우리당은 민심을 읽고 국민의 심판에 무릎 꿇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정기국회에서 국가보안법과 사립학교법 등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사안에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여권의 대응 여부에 따라 정국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번 재선거가 일시적 ‘마취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단 1석의 승부’

    재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당의 움직이 더욱 분주해졌다. 한나라당은 전승을 목표로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막판 역전을 위해 가능성 있는 지역에 대한 집중지원에 나섰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 각 당의 내부상황이 바뀔 공산이 크고, 나아가 대선 구도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각 당 지도부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열린우리당은 종반으로 가면서 경기 부천원미갑과 대구 동을의 분위기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부천에선 이상수 후보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하는 등 최소한 ‘1석 건지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4곳 모두 승리에 기대감을 보였다. 부천원미갑과 울산 북에서는 두 자릿수로 앞서고 있고, 경기 광주와 대구 동을도 우세한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막판까지 재선거를 통해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다. 민노당은 종반으로 가면서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정갑득 후보의 지지율이 제자리에 머물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전승으로 끝날 경우 열린우리당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4·30 재보선에 이어 연속 전패를 당해 내년 지방선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문희상 의장 체제가 흔들리면서 조기 전대를 비롯해 대선주자 복귀론 등이 또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박근혜 대표의 친정체제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면서 대권 경쟁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1석이라도 승리하면 분위기는 바뀐다. 특히 대구 동을에서 승리할 경우 영남 교두보를 확보함과 동시에 문 의장 체제는 완전하게 안전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 박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공산이 크다. 특히 ‘노무현-박근혜’의 대리전에서 패한 만큼 당내 대선 후보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경기 광주에서 무소속 홍사덕 후보가 당선될 경우도 난감해진다.박준석 구혜영기자 pjs@seoul.co.kr
  • 재보선현장 이색유세

    “박근혜, 알지예. 기호 1번입니더.”(한 여당후보 운동원),“저기 떡볶이집 딸을 제가 잘 알고, 약국 아저씨는 죽마고웁니다. 우리 딸은 저 학교 다녔어요.”(경기지역 한 야당 후보) 10·26 재선거는 역대 어느 재·보궐선거보다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 분위기가 뜨거운 만큼 유세장 주변의 진풍경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인물 위주’로 몰고 가는 득표 전략이나 ‘인간성’으로 밀어붙이는 배짱 유세가 돋보인다. 상대적으로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이나 당명은 ‘홀대’를 받고 있다. ●“날 좀 봐줘요” 대구 동을 지역은 결과를 예단키 힘들 정도로 접전이다.‘노무현 vs 박근혜’의 대리전이기도 하지만,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의 ‘넉살’도 팽팽한 판세에 한몫하고 있다. 이번 출마로 4전5기를 다짐하고 있는 이 후보는 “이번에도 안 찍어주면 또 나옵니더. 배지 한번 다는 게 소원입니더.”라며 지역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광주의 한나라당 유세 현장에서는 공천에 탈락한 홍사덕 무소속 후보가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깜짝 출연해 머쓱한 장면을 연출했다. 홍 후보는 이날 시청 앞 감초당약국 네거리에 설치된 연단에 올라가 정진섭 후보에게 한 표를 호소하던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전 원내대표, 정 후보에게 차례로 악수를 청한 뒤 연단 주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부탁했다. 경기 부천 원미갑의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는 ‘동네 아저씨’ 스타일로 밀어붙이는 케이스. 시의원을 3차례나 지낸 그는 웬만한 후보들은 알기 어려운 동네 뒷골목 얘기를 술술 풀어나가며 바닥을 훑고 있다. ●“노란색은 가라” 전통적으로 재·보선에서는 연령대별 투표율 등의 영향으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여왔다. 요즘처럼 여당 지지율 하락현상까지 겹치면 여당 후보로서는 설상가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재선거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후보들의 운동 구호에서는 ‘여당’을 찾을 수 없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여당 후보가 철저히 개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 여당 후보는 유세 차량이나 사무실에 당 이름이 적힌 홍보물을 내걸지 않았다. 이강철 후보는 아예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옷을 입고 다니며 “기호 1번”이라고 소개한다. 전 대변인은 “이곳의 노인들은 ‘1번’ 하면 한나라당으로 착각하지 않겠느냐.”고 곤혹스러워했다. 부천 원미갑의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도 얼굴 사진을 확대한 홍보물을 내걸고 “기호 1번”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운동원들은 열린우리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대신 빨간색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하고 있다. ●“스타일 구기네” 처음 지역구에 ‘입문’했거나 유세 현장에 익숙지 않은 국회의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울산 북구 재선거를 ‘홈 경기’로 여기고 있는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숙박업소도 제때 잡지 못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전국체전 기간이 지난 14∼20일로, 공교롭게 유세 기간과 겹쳐 저렴한 숙박업소를 잡을 수 없었던 것. 한 당직자가 무심코 특급호텔의 하루 20만원짜리 방을 예약했다가 지도부로부터 ‘불호령’을 받기도 했다. 결국 지도부는 한동안 선거대책본부 옆 쪽방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전국구 배지를 떼고 지역구에 첫 도전장을 내민 대구 동을의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는 목이 쉴 대로 쉬었다.‘중앙정치 무대에선 ‘프로’로 통하던 그가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3일 하루에만 18곳을 도는 등 목을 혹사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강약고저를 조절하지 못하니, 지역구 아마추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막판 혼탁은 여전”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가 종반에 치달을수록 흑색선전과 허위사실 유포가 극성을 이루고 있다. 혼전 양상인 한 선거구에서는 A후보쪽이 경쟁 후보인 B후보를 가장, 자정쯤 유권자의 집으로 무작위 전화를 걸어 잠을 깨우는 등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 B후보쪽이 주장했다.“모 시의원이 모 정당에 5억원을 지원하고 시장 공천을 약속받았다더라.”라는 괴소문이나, 특정 후보의 아들이 미국 국적자라는 낭설도 떠돌고 있다. 한 여당 후보는 지역내 교육관련 예산 50억여원을 확보했다고 주장해 다른 후보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박찬구 이종수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10·26 재보선 현장을 가다] ‘노·박 대리전’ 대구동을

    [10·26 재보선 현장을 가다] ‘노·박 대리전’ 대구동을

    “반쪽짜리니까 여당 의원을 테스트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이강철씨요?그 사람 열린우리당 아닙니까.” 대구 동을은 아직은 냉랭하지만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이지만 밑바닥 정서는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재선거전이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노-박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제2의 영천대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꿈틀대는 민심 대대적인 언론 보도 탓인지 초반부터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비교적 높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정치 불신이다. 정치인은 똑같다는 정서가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머릿속에 가득하다. 11일 밤 반야월시장에서 장사를 끝내고 부인과 함께 집으로 향하던 박복환(71·신기동)씨는 “오늘도 몇 푼 못 벌었다.”면서 푸념을 늘어 놓았다. 이어 “어떤 후보가 와서 인사를 하기에 ‘정치를 똑바로 하라.’고 야단을 쳤다.”면서 “다 똑 같은 놈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누구를 찍으면 좋겠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밑바닥에선 한나라당 정서가 강하다는 것이 느껴지지만 드러내놓고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에게 호감을 보이는 유권자는 많지 않다. 오히려 ‘지금까지 한나라당을 찍었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을 쉽게 한다. 반면 ‘바꿔보자.’는 쪽에서는 적극적이다. 방촌시장에서 만난 직장인 장경옥(48·봉무동)씨는 “친구들과 선거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한번 바꿔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다.”고 전했다. 우모(53·검사동)씨도 “한나라당 정서가 있지만 생각만큼 크지 않다.”면서 한나라당 프리미엄에 제동을 걸었다. 대구에서 4번이나 낙선한 이 후보에 대한 동정론도 한몫하고 있다. ●‘공중전’과 ‘지상전’ 한나라당은 지난 11일 선거대책위 발대식에 박근혜 대표가 참석한 것을 시작으로 총력전에 나섰다. 선거사무실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무실 외벽엔 “정권을 찾아 오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유 후보가 박 대표로부터 공천장을 받는 사진이 걸려 있다. 당 마크도 큼직하게 박혀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 후보의 ‘개인플레이’로 대응 중이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두텁기 때문이다. 이 후보 사무실 외벽에는 “공공기관 동구 유치”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지만 열린우리당 명칭이나 로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 후보 캠프는 당 지도부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조차 주저한다. 지난 11일 지역신문 창간 기념일에 참석한 문희상 의장도 이 후보를 만나지 않고 그냥 상경했다. 지난 4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혁신박람회 참석차 대구에 갔지만 통상적인 지역 유지들과의 오찬을 생략했다. ●최대 이슈, 공공기관 유치 대구시 평균 재정 자립도가 32%이지만 동구는 24%에 그친다. 때문에 이전이 확정된 12개 공공기관 유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야월시장 근처 공원에서 만난 60대 아주머니들은 “힘있는 사람이 와야 공공기관 유치도 가능한 것 아니냐.”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측의 ‘힘 있는 후보론’이 적어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일에는 성공한 듯하다. 유 후보측에선 공공기관 유치에 예상외로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자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유치는 전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결정 사항이고, 대구시장이 한나라당 소속임을 강조하며 ‘이 후보의 실세론’에 맞불을 놓고 있다. ●최대 변수,‘박풍’ 양 캠프 모두 가장 큰 변수를 ‘박풍(朴風)’으로 꼽는다. 택시기사 이종수(58)씨는 “특히 여성 유권자들이 박 대표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옥석(75·여·검사동)씨는 “박 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고, 주부 이모(53·방촌동)씨도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박풍’이 몰아쳤던 영천선거와 다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방촌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30대 아주머니 장모씨는 “표로 연결되는 것은 나이 드신 할머니들에게 해당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최근돈, 자민련 이명숙, 무소속 조기현 후보도 두 후보 사이를 파고 들며 바닥표를 다지고 있다. 대구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홍사덕 변수’ 여야 속앓이

    여야는 7일 다음달 26일 치를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거의 확정했다. 각 당은 지원유세 일정과 구체적 전략을 짜는 등 본격적 선거전에 돌입했다. 재선거 대상지는 대구 동을, 경기 광주, 부천 원미갑, 울산 북구 등 4곳. 재선거 이전의 주인은 열린우리당 1곳, 한나라당 2곳, 민주노동당 1곳이다. 여야는 적어도 본전은 해야 한다는 강박감 속에 지지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겉으로는 ‘엄살’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다.●대구 동을:노-박 대리전 열린우리당 이강철 후보와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가 맞붙었다. 각각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의 측근 인사로 ‘노-박’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당 차원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4곳 가운데 그나마 근소한 차이로 접근한 곳”이라면서도 “지난 4·30 재선거 때 경북 영천에서 16% 이상 앞서다가 선거 당일 역전당할 만큼 지역 정서가 강하기에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한나라당은 “최근 달라진 지역 정서 등으로 쉬운 싸움은 아니겠지만 박 대표 등 당 차원의 집중적 지원을 통해 초반에 격차를 벌여 승기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본다.●경기 광주:‘홍사덕 변수’ 여야 모두 ‘홍사덕 위력’에 속앓이가 심하다. 열린우리당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 전 의원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열린우리당 이종상, 한나라당 정진섭 후보가 2,3위를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가 될 경우 여당은 ‘탄핵 면죄부’, 한나라당은 ‘공천 실패’라는 후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고심이 크다.한나라당은 홍 후보의 출마 철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당의 조직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부천 원미갑:여 실세 통할까 노 대통령 선대위 총무위원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이상수 후보의 재기 여부가 관건. 그러나 자체 분석에서 이 후보가 한나라당 임해규 후보를 추격하다가 주춤한 상태여서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임 후보측은 10%대로 앞서고 있다고 판단, 바닥표를 훑으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울산 북구:민노당 탈환 촉각 민주노동당의 정창윤 울산시당 위원장과 정갑득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후보 자리를 놓고 2파전을 벌이고 있다. 당은 전통적 강세지역인데다 조승수 전 의원의 의원직 박탈이 부당하다는 지역 정서에 힘입어 승리가 무난하다고 분석한다.이종수 이지운기자 vielee@seoul.co.kr
  • 野 ‘대통령 심판’ vs 與 ‘동구 개발론’

    10·26 재선거 지역 가운데 대구동을은 결국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한나라당은 박 대표의 비서실장인 비례대표 유승민 의원을 사실상 후보로 확정했다. 열린우리당은 ‘대리전’ 대신 ‘개인전’이라는 게 표면적인 입장이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대리전으로 몰고가는 것은 지나치게 정략적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열린우리당은 대신 유 의원과의 대결이 아닌 박 대표와의 대결로 규정하면서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아군’인 노 대통령의 부담을 차단하고,‘적군’인 박 대표의 부담은 살려 놓겠다는 ‘이중전략’이 엿보인다. 이에 따라 박 대표를 위시한 한나라당 중앙당 차원의 대규모 지원에 대해선 우회작전으로 맞설 태세다. 중앙당 지원을 배제시키면서 철저하게 이강철 개인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 전 수석측 조승근 대변인은 “쉬운 싸움은 아니다.”면서 “동구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만큼 지역 발전을 들고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구와 박 대표의 지역구인 달성이 공공기관 유치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선전하면서 ‘박풍(朴風)’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선거전을 ‘노 대통령 심판론’으로 몰고갈 경우 자신 있다는 눈치다. 그러나 공천 후유증과 대구에서만 4차례 낙선한 이 전 수석에 대한 동정론이 만만치 않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대구지역에서 터진 한나라당의 ‘맥주병 투척사건’과 ‘국감 술자리파문’도 걱정거리다. 특히 신경쓰는 부분은 공천 과정이다.1차 후보자로 접수한 15명을 놓고 여론조사와 서류심사를 거친 뒤 조기현 전 대구 행정부시장과 주진우 전 의원, 김종대 계명대 초빙교수 등 세 사람을 예비 후보자로 압축했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이 전 수석과 맞대결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자 유 의원을 ‘전략’ 공천했다. 또 대구시지부에서는 유 의원을 공천해 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추가 공모’라는 절차적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략 공천을 했지만 후유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박준석 구혜영기자 pjs@seoul.co.kr
  • 대구동을 ‘노·박 대리전’ 가나

    ‘10·26 재선거’가 서서히 여의도를 옥죄고 있다. 오는 11일 끝날 국정감사에서 재선거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분위기다. 필승의 각오 못지않게 여야 4당의 전략적 고민과 딜레마도 만만치 않다.●열린우리당, 무공천…“글쎄요” 민주노동당 조승수 전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북구는 열린우리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때문에 지도부는 민노당과 교감 속에 아예 공천을 포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연정 논란으로 서먹해진 양당 사이에 훈풍을 불어넣어 다양한 정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깔렸다. 하지만 ‘무공천’시나리오의 최대 걸림돌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수성(守城)’에 나선 민노당쪽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1일 민노당의 핵심 인사를 만나 ‘무공천’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민노당쪽은 “(소연정 등의)오해를 받기 싫다.”며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2일 “무공천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당 차원에서 검토했지만 민노당이 소연정 오해를 받을까봐 싫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당쪽이 “해볼 만하다.”며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당 지도부의 전략적인 선택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4,5일 후보를 공모키로 했다. 울산과학대 교수 출신인 이수동 울산시당 정책실장과 박재택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한나라당, 노-박 대리전(?)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대표비서실장을 대구동을에 출마시키느냐가 고민거리다.4일 경기 광주지역과 함께 후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지만 사정이 복잡하다. 유 실장이 출마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열린우리당 후보 공천이 유력시되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맞붙게 된다. 이 경우 ‘노무현-박근혜 대리전’ 양상을 띤다. 당 지도부는 ‘유 실장카드’를 유력하게 검토해 왔다. 하지만 유 실장은 공천 신청도 하지 않았다. 후보로 추대하는 모양새를 원한 듯했다. 이 때문에 유 실장을 전략 공천하면 공천을 신청한 15명이 “우리는 들러니냐.”며 반발할 게 걱정된다. 공천심사위는 지난달 30일 조기현 전 대구 행정부시장, 주진우 전 의원, 김종대 계명대 초빙교수 등 3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이강철 전 수석과 ‘가상 대결’ 여론조사를 통해 3일까지 최종 후보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이 확실한 우세를 보이지 못하면 유 실장을 ‘낙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더라도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이겨도 본전’인 대구동을을 지켜내야 하는 것은 박 대표의 부담이다. 후보가 유 실장이라면 그 부담은 가중된다.●민주당, 제3당의 힘(?) 민주당으로서는 단독 3당으로 격상한 이후 첫번째 검증 무대다. 당내에서는 상승세를 몰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4곳 가운데 후보가 확정된 경기 광주와 부천 원미갑에 힘을 싣고 있다. 유종필 대변인은 당 조직위원장 출신인 이상윤 후보와 변호사인 부천원미갑의 조용익 후보가 둘다 ‘지역밀착형 인사’로 “(판세가)비교적 괜찮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얼마나 여론의 주목을 받고 선전할 수 있을지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호남향우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자평하면서도 여당과 제1야당의 프리미엄이 아무래도 껄끄러운 이유다.●민노당, 포스트 조는 부인(?) 민노당은 조 전 의원의 ‘낙마’ 이후 지역 여론이 ‘민노당 살리기’쪽으로 결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누가 후보로 나서느냐에 달렸다. 당초 정창윤 울산시당 위원장과 정갑득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간 2파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조 전 의원의 부인인 박이현숙 울산시당 여성위원장이 부상하면서 경선 구도가 복잡해졌다. 박 위원장은 ‘평등세상을 여는 울산여성들’대표를 맡아 지역내 진보 여성운동을 이끄는 등 ‘만만찮은’ 경력을 갖고 있다. 당내에서는 박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 똑같이 당내 기반을 가진 정 위원장과 후보 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당 관계자는 “노조출신과 당내 인사가 맞대결을 형성하는 것이 전통적인 경선 구도”라면서 “박 위원장의 결심에 따라 변수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박찬구 이종수기자 ckpark@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KTX정차 광명역 vs 영등포역

    29일 실시된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철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서울신문 보도로 불거진 고속철도 ‘광명역 축소·폐지 및 영등포역 정차’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열린우리당 서재관 의원은 “영등포역 정차는 새로운 지역갈등 유발과 주변지역 과밀 우려가 있다.”면서 “건설교통부는 광명역 활성화 정책을 고수하는데 폐지·축소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같은 당 장경수 의원은 “이철 사장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광명역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질타했다. ●與 서울 서남부·野 수도권 중서남부 ‘대리전´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은 “광명역 축소 또는 폐지는 주무부처와 한번도 상의나 검토가 안 된 (사장의)월권행위”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 당 안상수 의원은 “광명역은 시발역에서 제외되고 연계교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수도권 중서남부 주민들의 교통편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활성화 방침을 밝혔지만 주차장 증설과 연계 셔틀버스 운행이 전부이고 내년 예산에도 전혀 배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영등포는 철도 이용객의 10%에 달하는 주요 역이나 고속철 미정차로 서울 서남부권 주민들이 열차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고속철 정차시 월 9억 4000만원의 이용객 순증 효과가 기대되는 등 정차 명분이 충분한 만큼 광명역 정상화 전까지 정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은 “국책사업에 대한 책임규명 및 국민·지역간 갈등 문제가 간과되고 있다.”면서 “책임소재를 밝힐 감사원 특별감사 등을 요구할 의향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철 사장은 “광명역 활성화 기조는 변한 게 없지만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한다는 원칙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이 문제는 건교부와 해당 지자체 등과 공동 용역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자료부실” 30분 만에 중단… 새달 5일 재국감 한편 이날 국감은 철도공사의 자료 제출 부실 문제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30분 만에 감사가 중지되고, 추가감사 결의가 이뤄지는 등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광명역 운영적자 세부내역’ 등 109건이 미제출됐고 불성실 이유를 들어 이철 사장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건교위는 완전한 자료제출을 전제로 다음달 5일 오후 2시 추가 감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LG 두가족 ‘디스플레이 경쟁’

    LG 두가족 ‘디스플레이 경쟁’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LG가(家)의 ‘집안 경쟁’도 볼 만하다. 삼성만큼 시끄럽지는 않지만 조용한 가운데 내부 기(氣)싸움은 뜨겁다. 삼성전자와 삼성 SDI가 LCD(액정표시장치)와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CEO(최고경영자)까지 나서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면,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PDP와 LCD 분야에서 누가 먼저 확실한 세계 1등을 달성하느냐는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와 삼성 SDI가 LCD와 PDP의 대표 선수로서 양 진영의 ‘대리전’을 수행하는 측면이 크다면,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후발주자로서 선발업체를 확실히 따돌리는 것이 관심의 대상인 셈이다. 이는 LG필립스LCD의 인사말인 ‘확실하게 1등합시다.’라는 대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LG필립스LCD의 파주LCD산업단지 가동과 LG전자의 구미 PDP A3라인이 완전 가동되면 양사의 확실한 비교 우위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DP를 제조하는 LG전자와 LCD를 생산하는 LG필립스LCD(LGPL)가 세계 1등을 향해 앞다퉈 생산시설 확대에 ‘올인’하고 있다. 또 40인치 이상의 대형 LCD와 PDP간의 디스플레이 주도권 전쟁에서는 ‘한지붕 두가족’이라는 대립각을 곧추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6600억원을 투입한 구미 A3(4기)라인을 이달부터 가동하면서 지난 3년간 삼성 SDI가 독주해온 세계 PDP 시장에서 반전할 계기를 잡았다. 기존 A1,A2와 A3라인의 생산 능력을 합치면 월 최대 35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어 삼성 SDI(월 30만대)를 크게 앞지르게 된다. LG전자측은 내년이면 삼성 SDI를 따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LG전자 관계자는 “세계 PDP시장에서 점유율 30% 이상을 달성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던 LGPL은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LCD 반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LCD 부문의 월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9억달러를 돌파했다. 또 10인치 이상의 대형 LCD 부문에서도 LGPL과의 매출액 격차를 갈수록 줄이고 있다. 그러나 LGPL도 믿는 구석이 있다. 내년 상반기 파주 LCD단지가 본격 가동되면 지금까지의 수세를 바로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동유럽 지역에 LCD모듈공장 설립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LGPL은 현재 폴란드를 포함한 몇몇 동유럽 국가와 협상을 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공장부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차붐’ 먼저 웃다

    신임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수원 차범근 감독과 부산 포터필드 감독의 맞대결에서 차 감독이 먼저 웃었다. 수원은 2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후기리그 개막전에서 전기리그 우승팀 부산을 맞아 전반 먼저 한 골을 내줬으나 후반 시작하자마자 곽희주(25)가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포항에서 임대된 이후 첫 출전한 이따마르(25)가 후반 22분 안효연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넣어 2-1로 역전, 차 감독에게 후기리그 첫 승리의 기쁨을 안겼다. 산뜻한 출발은 부산의 몫이었다. 전반 38분 루시아노의 패스가 흘러나오자 역시 포항에서 임대해 첫 출전한 다실바(29)가 페널티구역 정면에서 달려들며 슛, 먼저 골그물을 흔들었다. 하지만 부산은 전반 막판부터 퍼붓는 수원의 소나기 슈팅 공세를 더이상 버텨내지 못했다. 전반 46분 수원 장지현이 날린 중거리슈팅이 부산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에 막히는 등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더니 후반 시작하자마자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얻어낸 장지현의 프리킥을 부산 수비수들이 혼전중 걷어냈으나 이를 받은 곽희주(25)가 슛,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후반 22분 수원 이따마르가 안효연의 패스를 받아 왼쪽에서 낮게 깔아찬 것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며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 대리전’ 승부를 결정지었다. 부산 역시 전세가 뒤집힌 뒤 박성배, 루시아노 등이 막판 공세로 역습을 펼쳤으나 뽀뽀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대 왼쪽을 살짝 벗어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편 포항은 ‘라이언킹’ 이동국(26)이 모처럼 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전북을 2-0으로 꺾었고,FC서울은 김은중과 김동진의 연속골로 광주를 2-0으로 눌렀다.‘축구 천재’ 박주영은 김동진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득점포인트를 올렸다. 또 대전은 대구를 2-1로, 인천은 울산을 1-0으로 각각 꺾었다.부산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이번엔 로펌대리전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고발·폭로전으로 비화되고 있는 두산 비자금 사건의 양쪽 변호인 대결도 볼만하게 됐다. 먼저 두산 비자금건을 검찰에 진정한 박용오(오른쪽) 전 회장측은 법무법인 로고스를 선임했다. 김승규 전 법무부장관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로고스는 전통적으로 검찰 출신이 주축이 된 형사파트가 강한 로펌으로 유명하다. 로고스의 대표 변호사인 황선태(58·사시 15회) 변호사와 손진영(55) 변호사가 박 전 회장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다. 황 변호사는 광주·대전지검장을, 손 변호사는 서울고검 형사부장을 지냈다. 또 최근에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무료 변론한 차형근(47) 변호사도 가세했다. 박용성 회장측은 법무법인 김&장을 선택했다. 김&장의 오세헌(46·사시 24회) 변호사와 최찬묵(44·사시 25회) 변호사가 대리인이다. 오 변호사와 최 변호사도 모두 검찰 출신. 오 변호사는 서울지검 공안1부장을, 최 변호사는 서울지검 총무부장을 지냈다. 법조계에서는 박용성 회장측이 국내 최대 규모의 김&장을 선택한 것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지만 박용오 전 회장의 선택을 놓고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로고스를 고른 것은 의외라는 평. 로고스는 형사사건이 전문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일각에서는 “박 전 회장측이 진정을 하기는 했지만 이미 자신도 이번 수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도 “진정은 수사의 단서일 뿐이지 수사가 (진정한) 그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2)-4세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2)-4세 경영

    지난 4일 경기도 광주 선영에서 가진 고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의 32주기는 침울했다고 한다. 생전에 인화와 우애를 가르치고, 강조했던 선친 앞에 얼굴 들기가 부끄러웠던 탓이다. 이날 가문에서 축출된 박용오 전 회장과 경원, 중원씨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형제의 난’ 이후 두산가는 ‘언론 기피증’을 보이며, 숨을 죽이고 있다. 내부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하루빨리 이 악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또 검찰 수사 이후 몰아칠 ‘후폭풍’과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단속도 눈에 띈다. 재계 최초로 경영에 참여하는 두산가 4세들이 이를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관심을 끈다. ●악몽 같았던 일주일 두산산업개발은 지난달 15일 ㈜두산 지분 280만주(12.8%)를 계열사와 박용곤 명예회장,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에게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각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권 안정,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이유를 댔다. 경영권 분쟁을 대비하기 위한 ‘용곤(73)-용성(65)-용만(50)’ 3형제의 치밀한 정지작업이라는 사실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지난달 18일, 용성 회장은 용곤 명예회장의 지시로 대한상의 제주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서울로 올라왔다. 이어 두산그룹은 용성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고, 용오(68) 현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형제간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두산가의 우애가 또 한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용곤 명예회장의 ‘연막’도 그럴듯했다.“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두산그룹의 회장으로 폭넓은 인맥과 신망을 얻는 용성 회장이 적임자”라고. 그러나 안으로는 이미 ‘용곤-용성-용만’ 3형제와 용오 전 회장 일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우애 깊은 형제가 원수 사이라는 것은 사흘 후에 드러났다. 두산은 지난달 21일 용오 전 회장이 용성 회장 취임에 반발, 검찰과 모방송사에 그룹의 경영현황을 비방한 투서를 제출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이를 확인시켜 주듯 용오 전 회장은 이날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승계는 내가 용성 회장 등과 관련된 비리를 적발하자 나를 밀어낸 것으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진실공방 게임은 이어 본격화됐다. 용곤 명예회장은 “그룹과 가족에 대한 반역 행위”라고 규정했으며, 용성 회장은 지난달 22일 “이번 사태는 두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용오 전 회장의 두산산업개발 경영권 탈취 미수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승자 없는 ‘형제의 난’ 두산가 ‘형제의 난’은 다른 국내 재벌가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궤를 달리한다. 대부분 재산과 ‘대권’ 싸움이어서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구분됐지만, 이번 두산가 분쟁은 승자가 없는 오직 패자만 있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비리 의혹을 폭로한 용오 전 회장 일가는 마지막 ‘무기’를 던짐으로써 가문에서 축출이라는 비애를 맛봤다. 또 지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두산산업개발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그야말로 ‘동생들과 조카의 사법처리’ 빼고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용오 전 회장의 부인 최금숙 여사가 지난해 암으로 죽고 나서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어, 용오 전 회장이 극단적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용오 전 회장 부부는 미국에서 만나 연애 결혼해 부부 금실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용곤-용성-용만’ 3형제도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형제간 우애와 집안 망신,109년 전통의 명예, 경영 차질 등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또 자칫 집단 사법처리 가능성도 있어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지 용오 전 회장 일가를 가문과 그룹에서 축출한 것이 유일하게 얻은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얻기 위해 이같은 처참한 분쟁이 일어난 걸까. ●‘원’자 돌림 4세 9명 경영수업 ‘원’자 돌림의 4세 15명 가운데 두산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이는 총 9명이다. 이들 사이의 신경전도 예사롭지 않다. 두산 3세간 일어난 ‘형제의 난’도 사실상 4세들을 위한 ‘대리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두산측 설명은 이렇다.“당사자가 아닌 이상 누가 알겠나.(용오 전 회장)눈에 뭐가 씌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그러나 결과가 뻔한 싸움에서 용오 전 회장이 나선 것은 자식들을 위해 총대를 멘 부문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는가.” 4세간 역학 구도를 보면 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가장 앞선다.4세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용성 회장의 장남 진원씨는 지난 5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관리 총괄 상무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섰다. 두산 경영에 참여치 않는 박용현(62) 서울대 의대 교수의 장남 태원씨도 네오플럭스 상무로 일하며, 두산의 M&A(인수합병)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네오플럭스는 최근 삼성전자의 소형가전 자회사인 노비타를 인수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정원 부회장과 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가 5%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1999년 벤처투자로 대박을 터뜨리며 자신감이 넘쳐났던 용오 회장의 장남 경원씨는 두산가의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 회의를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2001년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큰 손해를 보기도 했던 경원씨는 2003년 전신전자를 인수, 아예 독자노선을 걸었다. 수년 전부터 ‘밖’으로만 돌았던 경원씨의 행보를 보면 이미 ‘정원-진원’을 비롯한 4촌 형제와 경원씨간의 대립 구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용오 전 회장이 지난해부터 두산산업개발을 탐낸 것도 결국 두산 지분이 4세대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두 아들만 소외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형제의 난’ 이후 용오 회장과 자제들이 경영에서 빠진 만큼 두산의 경영구도에서 용만 부회장과 장손인 정원 부회장의 ‘파워’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용성 회장은 사실상 그룹의 상징적인 존재로 활동하고, 내부 살림은 용만 부회장과 정원 부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용만 부회장이 용성 회장에 이어 두산의 향후 ‘대권’을 잡을지도 관심사다. 정원 부회장은 두산가가 장자 상속의 전통을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미래의 그룹 총수 1순위다. 그는 올 초 그룹 사장단 회의로부터 ‘2004 두산 경영대상’ 특별상을 받을 정도로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용만 부회장의 4세 경영 과외도 ‘형제의 난’이 마무리되면 빨라질 전망이다. 용만 부회장은 현재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과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등 두산 4세들의 경영수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반면 가족간 우애는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가는 계속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을 원칙으로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용오 전 회장 일가가 빠진 가족회의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최근 물밑에서 용곤 명예회장과 용오 전 회장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경원-서미경 부부 곤혹 두산가 장손인 박정원(43)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은 공군 참모총장과 민자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기 전 의원의 딸 소영(40)씨와 결혼했다. 부친인 박 명예회장과 김 전 의원은 경동고 선후배 사이로 동창회 모임에서 두 사람의 혼담이 오간 인연으로 맺어졌다는 후문이다. 김 전 의원은 포스데이타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상민(15)양과 상수(11)군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녀 박혜원(42) ㈜두산 잡지BU 상무는 의사인 서경석(45)씨와 인연을 맺었다. 자녀는 주원(18)양과 장원(15)군으로 학생이다. 박지원(40)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평범한 집안 출신인 서지원(36)씨와 혼인했다. 아들 상우(11)군과 딸 상진(5)양이 있다. 두산가에서 요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는 박경원(41) 전신전자 대표의 부인 서미경(39)씨로 보인다. 박 사장이 이번 ‘형제의 난’에 깊숙이 연관된 데다 연일 시끄러운 ‘X파일’ 사태도 친정과 적잖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경씨의 부친은 서상철 전 동자부장관.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고려대 교수로 있다가 전두환 정권 때 경제관료로 영입됐다. 안타깝게도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 ‘X파일’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자금 전달자로 나오는 서상목 전 의원이 바로 미경씨의 숙부다. 장남 상호(16)군과 차남 상모(13)군을 두고 있다. 용오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37)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는 평범한 집안 출신인 정윤주(37)씨와 백년가약을 맺고, 아들 상윤(6)군과 딸 상이(4)양이 있다. 용성 회장의 장남 박진원(37)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와 차남 박석원(34) 두산중공업 차장은 모두 평범한 가문의 딸들인 김선영(34)씨와 정현주(35)씨를 배필로 맞아들였다. 상효(6)-상인(2)과 상현(7)-상은(2) 등 각각 딸만 두고 있다. 용만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는 최근 구자철 한성 회장의 딸 원희(26)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은 범 LG가(家)로 구태회 LS 명예회장의 4남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셋째 남동생이다. 박용훈(두산산업개발 부회장)-구선희(고 구철회씨의 4녀) 부부에 이은 두산가와 LG 구씨가의 두번째 사돈이다. ●두산의 역대 악재들 이번 ‘형제의 난’ 외에도 두산가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던 악재는 더러 있다. 대표적인 예가 두산중공업 노조원인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과 낙동강 페놀 사태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배달호씨의 분신 자살은 두산가와 노조의 악연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용성 회장은 “결코 원칙을 저버릴 수 없다.”면서 “지금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불법 파업의 뿌리를 뽑겠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었다. 이는 노조의 극한 투쟁으로 이어졌고, 배씨의 자살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인화를 5대째 강조하는 두산가와 노조의 궁합이 맞지 않은 것도 꽤 아이러니하다. 두산가로서는 노사 합의만 되면 불법이 합법화되는 노조의 관행을 더 이상 둘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번 굳어진 노조와의 악연은 두산가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올 초 인수한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의 노조도 한동안 두산 인수를 격렬히 반대했다. 또 두산 계열사 노조는 이번 ‘형제의 난’과 관련해 그룹 회장직을 둘러싸고 형제들끼리 이전투구를 벌여 사회적 파장을 야기하고, 두산의 도덕성을 바닥에 추락시킨 책임을 지고 박용성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즉각 퇴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두산가가 다시 기억하기 싫은 사건으로 낙동강 페놀 사태가 있다. 여전히 반세기 최대의 환경오염 사건으로 꼽힌다.1991년 ‘맥주로 돈 번 회사가 먹는 물을 망쳐 놓다니….’라는 구호가 전국을 들끓게 했으며,2차 페놀 사건이 터지면서 당시 박용곤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었다. 또 두산 불매운동으로 매출액이 급감했으며, 당시 환경처 장관과 차관이 경질된 초유의 사건이었다. ●숨은 그림자 박용욱 회장 ‘용’자 돌림 가운데 막내인 박용욱(45) 이생그룹 회장은 두산가에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가장 먼저 깨뜨리고 독자사업에 나섰을 뿐 아니라 ‘KS(경기고-서울대)’가 수두룩한 두산가에서 박 회장은 서울고-인하대를 나왔다. 또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수 있었지만 박 회장은 대학생 시절부터 홀로 무역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당시 부친으로부터 받은 지분을 종자돈으로 삼아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대의 소그룹으로 키웠다. 반면 용곤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박용훈(63·박우병 전 고문의 장남) 부회장은 두산산업개발에 몸담고 있다. 박 부회장의 부인은 LG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씨의 4녀 선희(61)씨다. 구철회씨는 1999년 LG화재를 갖고 LG에서 독립했다. 박 부회장은 두산식품 부사장을 거쳐 92년부터 두산건설(현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비상근으로 실제 경영에는 참여치 않고 있다. ●‘두산호’ 이끄는 전문경영인 유병택(61) ㈜두산 부회장은 일명 ‘면도칼’로 불린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기민함이 탁월하고, 현장 경험이 많다.69년 동양맥주에 입사한 후 두산기계와 두산음료 등 그룹내 요직을 거쳤다. 강문창(62)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68년 동양맥주로 입사한 이후 경리와 영업, 총무, 기획, 해외현장 등을 두루 거쳐 해박한 실무지식을 자랑한다. 제주에서 상고 야간을 나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수재형 경영인이다. 자신의 이력은 ‘두산 입사, 두산 퇴사’를 영광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두산맨이다. 건설업을 주력기업으로 만든 주인공이기고 하다.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경(55) ㈜두산 전략본부 사장은 두산그룹 ‘10년 구조조정’의 숨은 공신이다. 전략기획통으로 통한다. 두산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부터 일찌감치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3M과 한국코닥, 코카콜라, 한국네슬레, 두산씨그램 등 돈이 될 만한 회사는 가리지 않고 팔았다. 모기업인 동양맥주도 매각했다. 이런 ‘무차별 구조조정’을 주도한 인물이 박용만 부회장이고, 그를 보좌한 이가 이 사장이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냉철한 판단력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일 욕심 많기로 소문난 이 사장은 성격도 급하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북고 동기생이다. 김대중(57) 두산중공업 사장은 경북 안동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69년 동양맥주에 입사했다.㈜두산 주류BG와 ㈜두산 테크팩BG 사장을 거쳤다. 두주불사형으로 알려진 그는 주류업계의 ‘히트상품 제조기’로 불렸다. 청하, 설중매, 그린, 산 등 두산의 주류 히트상품은 그의 손을 거쳤다. 김 사장은 불도저 같은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노사 화합과 현장 경영을 토대로 그는 중공업분야에서 ‘신인’이라는 우려를 씻고,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최승철(57)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77년 두산메카텍의 전신인 두산기계에 입사한 뒤 기계업종 외길을 걸어왔다. 김홍구(59) 두산산업개발 사장은 건설사 사장 가운데 흔치 않은 수주영업 전문가로 통한다.‘똑똑하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 두뇌회전이 빠른 명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 ‘똑게’로 불린다. golders@seoul.co.kr ■ 6형제가 좌장… 이사회보다 막강 두산가(家)의 가족회의는 좀 특별하다. 단순히 형제간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모임일 뿐 아니라 사실상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그룹의 중요 결정 사항은 가족 회의에서 정해진다. 이 때문에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가족회의는 평상시 한 달에 한 번씩 3대(3∼5세)가 모여 선친 박두병 초대 회장이 강조한 ‘가화만사성’을 되새기며, 인화와 우의를 다진다. 가족 중 그룹경영 참가 선수인 ‘박용곤-용오-용성-용만’뿐 아니라 박용현 서울대 의대 교수(전 서울대 병원장)와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등 ‘용’자 돌림 6형제가 가족회의의 좌장들이다. 집안 대소사 등이 화젯거리로 등장하지만 경영이나 사업 얘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룹에 위기가 오거나 비상 사태, 중대한 경영 결정을 내릴 때 열리는 가족회의는 ‘숨겨진’ 비공식 최고 기관이다. 경영진에 대거 포진한 ‘원’자 돌림의 4세들도 이런 경우엔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표시한다. 이 때문에 각 계열사 이사회는 가족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추인하는 역할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두산 오너가가 고작 5%대의 지분으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셈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룹 경영과 관련된 모든 중요한 결정은 가족회의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형제의 난’ 기폭제도 사실상 가족회의에서다. 지난 5월 열린 가족회의에서 용곤 명예회장은 용오 회장 일가의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M&A(인수합병) 시도 대가로 그룹 회장 교체를 언급했으며, 지난달 가족회의에서 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추대와 용오 회장의 퇴진을 최종 결정했다. 당시 가족회의는 보안요원이 배치되는 등 살벌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회의의 경영 행위에 대해 “기업을 가족 소유물로 여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시민단체와 두산 노조 등은 “가족회의를 통해 그룹의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전근대적 족벌경영 체제가 두산그룹의 현주소”라며 기업을 족벌의 사유물로 여기는 이같은 그룹 체제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4세들도 분기별로 한번씩 ‘패밀리 미팅’을 갖고 우애를 나눈다. 모임의 주관은 장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맡고 있다. golders@seoul.co.kr ■ 두산가 4형제 경영스타일 ‘아름다운 형제’에서 한순간에 ‘돈 앞에 형제도 없는’ 처지로 추락한 ‘박용곤-용오-용성-용만’ 4형제의 성격과 스타일은 어떨까. ▲ 2000년 초 우애 깊은 형제였던 박용오(오른쪽) 전 회장과 박용성(왼쪽) 회장, 박용만 부회장 등 3형제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용곤 명예회장은 집안의 장자로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러나 그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용오 회장이 ‘반란’을 일으킨 것은 그의 통제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묵한 성품으로 말이 거의 없다. 내부 회의에서도 말을 듣는 입장이지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 임원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그를 가장 어려워한다. 그는 또 게임의 룰을 중요시 여긴다. 용오 회장의 이번 행위에 대해 “가문에서 빼버리겠다.”고 강경 대응한 것도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깬 데 대한 분노로 보인다. 그는 골프에서도 룰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두번 다시 골프를 치지 않는다. 용오 전 회장은 어느 자리에서나 격의없는 대화와 만남을 좋아한다. 체면보다 실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다.‘형제의 난’ 역시 이같은 그의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 그는 미식가이자 애주가로 통한다. 술을 통해 상대의 스타일이나 됨됨이를 파악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장 근로자들과도 곧잘 술자리를 갖고 어울린다. 그의 애주론은 이렇다.“술은 백년지기를 만나는 마음으로 즐겁게 마시면 오히려 호쾌해져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용성 회장은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정부와 재계, 사회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비유를 동원하는 그의 발언은 화제가 된다. 어느 사업이 좋다면 경쟁 업체를 무조건 따라서 투자하고 보는 풍토를 비판한 ’들쥐떼론’과 전통 산업은 외면하고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만 좇는 기업 풍토를 비튼 ‘첨단병론’ 등이 대표적이다. 또 소탈하면서도 집념과 추진력이 대단하다. 박 회장은 1995년 세계유도연맹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서울에 돌아갈 생각하지 말고 모두 창 밖에 뛰어내리자.”고 할 정도였다. 그는 사진과 음악을 좋아한다. 해외출장 때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틈만 나면 사진을 찍는다. 또 클래식 마니아로 소장한 CD만 2만장이 넘는다. 용만 부회장은 꼼꼼히 따져 보고, 분석하는 일을 좋아한다.2002년 디스크 수술 이후 의사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했을 때다. 강사의 수영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분석했으며, 과도한 수영 연습으로 어깨 근육이 찢어지기까지 했다. 그는 또 재계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한다. 냉철하고 전략적인 그의 성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두산의 구조조정 10년 동안 15개 기업의 M&A를 진두지휘한 경험을 책으로 풀어내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운이 작용하는 ‘감(感)의 경영’을 싫어한다. 경영은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재계 인사이드] ‘형제의 난’ 진원지는 박경원?

    ‘두산가 경영권 분쟁의 배후 인물은 박경원 전신전자 사장(?)’ 두산 3세간 일어난 ‘형제의 난’은 사실상 4세들을 위한 ‘대리전’이라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그 4세 가운데 핵심 인물은 ‘박경원·중원 대(對) 박정원·진원’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박경원(41) 전신전자 사장과 박중원 두산산업개발 전 상무는 박용오 전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며,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또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는 박용성 회장의 장남이다.이들 4인방 가운데 박 부회장과 박 상무는 그룹의 성장세와 맞물려 승진 가도를 달린 반면 박경원 전신전자 사장과 박 전 상무 형제는 지분 하락에 따른 소외감에 시달렸다는 후문이다.이를 만회하기 위해 박 사장 등 박용오 회장 일가가 요구한 것이 두산산업개발의 독립이었으며,M&A(인수합병) 시도였다는 분석이다. 박경원 전신전자 사장은 두산가 4세 가운데 유일하게 ‘두산 명함’이 없다.2002년 그룹을 떠나 벤처업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두산 소속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것이 아니러니하다. 박 사장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1987년 두산건설(현 두산산업개발)에 입사했으며,99년 두산건설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잠시 두산상사에 머물기도 했지만 그에게 두산건설은 사실상 고향이었다. 자기만의 사업에 관심을 가졌던 박 사장은 2000년부터 불기 시작한 벤처붐에 큰 관심을 가졌으며, 다양한 벤처사업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인들과 공동으로 벌인 각종 벤처사업에서 상당한 손해를 봤던 박 사장은 2002년 그룹을 박차고 본격적인 벤처사업에 뛰어들었다.2003년 전신전자를 인수했지만 적지 않은 적자를 기록했다.전신전자는 2002년 12억원,2003년 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 7억원의 흑자로 반전됐다. 이 과정에서 두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두산에서 박용오 전 회장가의 지분은 대폭 줄었다.1999년 3.4%로 형인 박용곤(4.94%) 회장에 이어 동생인 박용성 회장, 박용현 일가와 비슷했지만 지분 매각으로 현재는 형제 가운데 가장 지분율이 낮다.특히 박경원 사장은 지분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는 4세간 향후 후계 구도를 놓고 3세들의 힘겨루기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한국전쟁/박태균 지음ㆍ남과 북 뭉치면 죽는다/서울대 행정대학원 통일정책연구팀 지음

    25일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55주년이다. 최근 평양에선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성대히 개최되고, 남북 장관급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 화해무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쟁을 현대적 시각에서 재조명보고, 남북관계를 새롭게 짚어보는 두 권의 책이 나왔다. ● 한국전쟁/박태균 지음 먼저 ‘한국전쟁’(박태균 지음, 책과함께 펴냄,1만 6800원)은 한국전쟁의 의문과 쟁점을 역사학자 특유의 시각으로 파헤친 한국전쟁사다. 한국전쟁에 관한 기존의 저서들은 대부분 외국 학자나 국내의 정치·사회학자가 쓴 것임에 비추어 이 책은 현재 활발하게 한국 현대사의 진실과 의혹을 규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역사학자가 썼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저자는 우선 전쟁 이해 당사자들이 한국전쟁에 대해 ‘성공’이라고 자평하는 것과 달리 역사적으로 ‘실패의 연속과정’이라고 해석한다. 전쟁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등 모든 국가가 실패한 전쟁이라는 의미다. 냉전의 대리전 양상을 띤 한국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채 한반도의 분단을 고착화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권력이 이야기하는 대로, 이데올로기 가득한 시선으로만 바라 보고 있다고 비판한다. 전쟁의 원인에 대해서는 기존의 내적기원론과 외적기원론을 비판하는 한편 대안을 모색한다. 외세가 분단을 강요하기는 했지만, 분단을 유지시키려는 내부적 힘이 있었기에 분단이 60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쟁 과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답을 논리적으로 제시한다. 전쟁이 왜 하필 50년 6월에 시작되었는지, 전쟁이 왜 모두의 실패였는지, 중부전선을 형성하고 2년이나 전쟁이 계속된 이유가 무엇인지 등 한국전쟁에 대한 의문과 쟁점을 총 망라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참전하는 과정, 인해전술 주장의 허구성, 남과 북에 대한 선택권을 준 포로교환의 문제점 등 색다른 시각도 눈에 띈다. ● 남과 북 뭉치면 죽는다/서울대 행정대학원 통일정책연구팀 지음 ‘남과 북 뭉치면 죽는다’(서울대 행정대학원 통일정책연구팀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1만 5000원)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도발적 시각으로 남북관계를 짚었다. 책은 ‘남과 북은 한민족이 아니다.’란 선언으로 시작된다. 반세기 동안 분단과 서로 다른 체제 아래서의 경험은 이미 남북한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의 선을 넘어선 장벽을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일독일의 현주소를 그 근거로 들이민다. 한때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었던 서독은 동독을 흡수통일한 이후, 천문학적 금액을 동독 경제부흥에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는 것이다. 한때 세계2위에 달하던 국가경쟁력은 15위로 급락했고,1인당 GNP도 1만달러 이상 감소했다. 그런데 오히려 독일보다 더욱 불리한 여건에 있는 우리가 대책없는 통일을 밀어붙일 경우 그 대가는 혹독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막연한 민족 감정을 기반한 한건주의식 통일정책은 지양하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입각해 세계속에 북한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한 변화를 유도하는 통일정책이 가장 현실적인 통일방법이라고 역설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클릭 이슈] ‘총장억류’ 영남대등 구조조정 진통

    [클릭 이슈] ‘총장억류’ 영남대등 구조조정 진통

    국공립대 통합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사립대학들도 구조조정의 진통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대구 영남대. 이 학교는 무용학 전공 통합방침을 둘러싸고 학교측과 학생들이 대립, 총장과 학생 등 10여명이 탈진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동기(53) 총장은 무용학 전공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지난 14일부터 국제관 회의실에 억류됐다 20일 오전 5시40분쯤 다리 경련과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 건강이 악화돼 구급차편으로 영남대 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대학측은 우 총장이 창문조차 없는 회의실에서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 장애 등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고 19일 오전부터 죽으로 식사를 대신하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해 왔다고 전했다. 학교측이 이처럼 강경 대응방침을 고수하는 것은 이번에 밀리면 향후 추가로 실시될 여타 학과 통폐합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용학과 통합이 대학 구조조정의 전초전 또는 대리전인 셈이다. 영남대 의료원에 입원 중인 우 총장은 측근을 통해 “앞으로 학생대표와 대화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학생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호한 자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러서지 않기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앞서 18일 오후에는 농성 중이던 학생들이 우 총장과 면담 도중 극도로 흥분, 이 가운데 10여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옮기기도 했다. ●총장·학생 잇단 탈진… 병원 실려가 영남대는 200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체육학부 내 무용학 전공을 체육학 전공과 통합시키기로 했다. 학교측이 통합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정원미달이다. 무용학 전공은 2002학년도에 체육학 전공에서 별도로 분리 신설됐으나 지난 2003학년도와 2004학년도 2년간 잇따라 정원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무용학 전공자가 급감하는 것이 전국적 현상이라는 것. 이로 인해 서원대학교가 무용학과를 폐지하는 등 다른 대학들도 입학생 부족으로 무용학과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기존 무용학 전공 재학생들은 통합에 따른 불이익이 전혀 없다고 학교측은 주장하고 있다. 무용학 전공 졸업장을 수여하고 발레 전공 교수를 추가로 배치하는 한편 발레 연습실 시설을 확충하는 등 무용학 전공학생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통합 방침 철회만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남대는 무용학과 이외에도 4∼5개 학과에 대해 유사학과를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개발학과를 행정학부에, 자연자원대 응용미생물학과와 이과대 생화학과를 생명공학부에 각각 통합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로써 학부 정원은 전체 5250명에서 5118명으로 132명이 줄어든다. 또 대학원도 500여명인 정원에서 80명을 감축,420명 정도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무용과 체육은 엄연히 다르다는 입장이다. 무용을 전공하면 시·도립 무용단에 취업할 수 있고 무용이나 요가학원을 개설할 수 있으나 체육을 전공해서는 불가능하다는 것. 또 경북 예고 등 대구지역 학교에서만 120명의 학생들이 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원미달은 학교측의 홍보나 경영미숙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계명·대구미래大도 갈등 장모(22·여·무용학 전공 4년)씨는 “이같은 점을 감안하지 않은 채 학교측이 수의 논리만을 적용,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대구가톨릭대 등 지역 무용과 학생과 무용인 등을 대상으로 ‘무용학 전공 통합저지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지속적인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비싼 돈 들여 십수년 동안 가르친 무용인데, 이제와서 아이들이 체육학과 졸업생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계명대학교도 내년 신입생 입학전형에서 프랑스어문학과와 신학과, 디지털물리학과 등 주간 3개 학과와 영어영문과, 수학과, 통계학과 등 야간 7개 학과에 대한 폐지 계획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어문학과 학생 20여명은 지난주 두 차례에 걸쳐 계명대 본관 앞에서 학과폐지 반대, 구조조정 전면 백지화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다른 해당과 학생들도 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항의글을 올리는 등 인터넷 시위를 하고 있다. 대구미래대는 방송영상사진과를 실용미디어창작과로 개편하고 애완동물과를 폐과키로 결정,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내년 지방선거 잠룡 대리전? 차차기 대결?

    내년 지방선거 잠룡 대리전? 차차기 대결?

    내년 ‘5·30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여야가 ‘빅2’, 즉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 구도를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지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선거 결과는 이후의 정국 운영은 물론 오는 2007년 대선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많은 탓에 전초전격인 ‘빅2선거’에 관심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오는 8월 말까지 당원으로 가입해야만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당헌 당규를 개정하면서 계파별로 ‘인물 고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전체 후보의 30%를 전략공천 몫으로 남겨놓아 ‘거물급 영입’은 뒤로 미뤄질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전 기획위원장은 “젊은 의원들 중심으로 ‘차차기’ 구도로 갈 것인지, 아니면 각 계파의 ‘대선 대리전’으로 갈 것인지를 봐야 한다.”면서 ‘2대 관전포인트’를 제시했다. 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따라 출마 후보도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차차기 구도’는 18대 대선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가게 될 젊은 의원들이 후보군의 중심이다.‘대리전’ 구도는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계파들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게 되는 상황이다. 당 내분 격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당내 경선이 연령·선수에 따라 차차기냐, 대리전이냐는 구도로 형성되기보다 본선 경쟁력 위주로 짜여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취임 초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자에 이해찬 총리, 진대제 장관도 있고, 경기도에는 김진표 부총리가 출마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들 세 사람이 유력하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 총리는 지난 20일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한번 해 봤으니 또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가 여전히 거론되는 가운데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 김한길·신기남 의원과 유인태 서울시당위원장이 후보군에 든다.‘주니어 그룹’에는 김영춘·임종석 의원 등이 있다. 경기도지사 출마자로 부천시장을 지낸 원혜영 정책위의장과 김진표 교육부총리, 배기선 의원, 천정배 전 원내총무 등이 유력한 가운데 ‘주니어 그룹’에서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가 뛸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 직계 및 재야파 출신으로 분류되는 이 총리와 유 서울시당위원장, 신기남 의원, 원혜영 정책위의장, 배기선 의원 등은 정동영(DY) 통일부장관보다 비교적 김근태(GT) 복지부장관과 친한 편이다. 김한길 의원과 천정배 의원은 ‘구 당권파’로 DY계로 분류된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경선에 양대 세력이 각각 출마하면 4·2전당대회처럼 세력대결의 양상이 재현되며 ‘대리전’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 대선 대리전과 차차기 구도가 복잡하게 얽힐 것 같다. 우선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이른바 ‘3룡(龍)’의 대선 대리전 성격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당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차기 주자’들과의 합종연횡도 불가피하게 될 상황도 미리부터 그려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시장와 손 지사를 각각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당내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와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 의원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수도권 패키지 출마론’이 흘러나오는 등 발빠른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에 비해 박 대표는 ‘측근 정치 불가’ 원칙을 고수하며 특정인과의 연대를 멀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3룡의 경쟁구도에 따라 세불리기를 위해 탄력적 응집력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 박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는 맹형규·진영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발연에서는 이재오·홍준표·박계동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수요모임에선 원희룡 의원이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주류인 ‘국민생각’의 박진 의원도 ‘차차기’를 위한 포석으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기지사 후보의 경우 ‘친박(親朴)’ 진영에서는 이렇다 할 인사가 없는 상태다. 국민생각의 임태희 의원이 있긴 하지만 성향상 ‘친손(親孫)·비박(非朴)’에 가깝다. 반면 발전연에서는 김문수·전재희 의원이, 수요모임에서는 남경필·정병국 의원이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상태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할인점 ‘토종 3파전’

    할인점 ‘토종 3파전’

    백화점업계의 만년 2위인 현대백화점그룹이 ‘할인점’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롯데·신세계·현대 이른바 유통 ‘빅3’가 백화점에 이어 할인점에서도 결국 맞붙었다. 빅2만의 대결로 다소 싱거운 싸움이 됐던 할인점 시장이 현대의 뒤늦은 가세로 불꽃 튀는 ‘대첩’을 치르게 됐다. 할인점 사업의 승패에 따라 전체 유통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은 팽팽하다. 백화점이 오너 1·2세들의 싸움이었다면 할인점은 2·3세들의 대리전이라는 점도 관전 열기를 높이는 요인이다. ●만년 2위 현대의 도전 유통업계에 빅3 구도가 굳어진 지는 오래다. 롯데는 백화점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7조 6000억원으로 2위 현대(3조 7000억원)와 갑절 가까이 차이난다. 롯데와 현대의 급성장으로 3위 자리로 밀려난 신세계는 가장 먼저 할인점 사업에 뛰어들어, 구겨진 ‘유통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할인점 이마트는 지난해 롯데마트(2조 7000억원)의 3배 가까운 매출액(7조 2000억원)을 올렸다. 상대 진영에서는 맥을 못추지만 적어도 롯데는 백화점에서, 신세계는 할인점에서 펄펄 날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현대는 ‘1위’가 없다. 고급 백화점이라는 이미지 관리에 신경쓰다가 신규 시장(할인점) 진출의 때를 놓친 점이 두고두고 현대의 발목을 잡았다. 업계가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와의 인수 협상에만 주목하는 사이, 농협과의 물밑 제휴협상을 소리없이 성사시킴으로써 일단 저력을 보여주었다. ●우리증권 “현대, 할인점 사업 쉽지 않을 것” 현대는 농협의 강점인 생식품과 현대의 강점인 패션잡화가 결합되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할인점(가칭 하나로현대클럽)이 탄생, 유통업계에 회오리를 몰고올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우리투자증권 박진 애널리스트는 12일 낸 보고서에서 “현대가 신성장 동력 마련에 눈을 돌린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존 할인점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회사의 주식 투자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대와 농협의 합작법인이 얼마나 빠르게 점포망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인지, 백화점과 할인점의 운영방식 차이, 또 수익성 확보와 사업이념의 차이 등을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지 등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의 할인점 성패 요인 가운데 하나는 부지 확보다. 할인점 업계의 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삼성테스코) 경영진이 입만 열면 토로하는 고민이 “전국에 웬만큼 값싸고 목좋은 땅에는 이미 국내외 할인점이 들어서 있어 땅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농협이 ‘하나로마트’ 부지로 확보해 놓은 땅이 있다고는 하지만 수익성을 맞추려면 최소한 점포 수가 20개는 돼야 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시장의 포화를 우려하는 이도 적지 않다.1998년 5조원대이던 전체 할인점 매출액은 불과 6년새 20조원대로 4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신장세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전국의 할인점 수는 현재 280여개. 연말께 300개에 육박한 뒤 2008년에는 420∼450개로 늘어 완전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때문에 기존 업체들은 중국 등 해외로 이미 눈을 돌린 상태다. ●2·3세들의 대리전? 현대백화점그룹의 할인점 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는 정지선 부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 경청호 기획조정본부 사장이다. 정 부회장은 정몽근(고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3남) 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신규 사업 진출의 의사결정에 정 부회장이 어느 정도 간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그룹의 중대 활로라는 점에서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시장을 지켜야 하는 이는 롯데 신동빈(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의 아들) 부회장과 신세계 정용진(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딸인 이명희 회장의 아들) 부사장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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