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맞담배’ 리병철·김정식, ‘화성-15’ 발사 현장 불참···관심 증폭
北매체, 수행자로 호명 안해…배경에 관심 증폭정치적 위상 변화···군수분야 검열서 문제 가능성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던 북한 미사일 개발 주역인 리병철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과 김정식 부부장이 28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발사 현장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자칭한 이날 행사에 제외된 것을 두고 관심과 추측이 증폭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의 ‘화성-15’형 발사 참관 소식을 전하면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전일호 군 중장(국방과학원 소속 추정),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유진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이 수행했다고 호명했다. 이들은 김정은의 주요 미사일 발사 참관을 단골로 그림자처럼 수행해왔다.
하지만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그동안 빠짐없이 등장했던 리병철과 김정식이 제외됐다.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리병철과 김정식은 지난 7월 4일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1차 발사와 같은 달 28일 2차 발사,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북태평양상 발사에서도 김정은을 수행했다.수행 과정에서 이들이 김정은과 함께 담배를 들고 있거나, 김정은이 리병철에게 귓속말을 하는 등 가까운 모습이 북한 매체에 공개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7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는 리병철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김정식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각각 보선되기도 했다.이들이 돌연 제외된 배경에는 북한 권부 내의 정치적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김정은 체제에서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다시피 한 리병철과 김정식이 사실상 미사일 개발의 완성을 선언하는 행사에 모습을 안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며 “두 사람 모두 군 장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최근 노동당의 군 장악 시도는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최근 북한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군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을 진행해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을 처벌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김정은이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앞세워 황병서를 필두로 한 군총정치국을 견제하며 군에 대한 당(黨)의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군수분야도 검열대상이 됐고,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고, 리병철과 김정식의 위상에도 모종의 변화가 생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리병철은 공군 사령관을 지내다가 2014년 12월쯤 당 군수공업부로 자리를 옮겼으며 북한 미사일 개발 총책 역할을 해 왔다. 김정식은 탄도로켓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국가우주개발국 소속이던 지난해 2월 ‘광명성 4호 위성’ 발사 당시 김정은에게 직접 발사 과정을 설명한 것을 계기로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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