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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400년 전통 스위스 시계산업의 시사점/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열린세상] 400년 전통 스위스 시계산업의 시사점/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스위스 시계산업은 품질의 대명사인 ‘메이드 인 스위스’(Made in Swiss)를 대표한다. 생산품의 95%가 수출되며 명품시계, 스포츠시계, 쿼츠시계, 패션시계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스위스 시계산업군에는 소수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방형 개인기업부터 대량생산하는 대기업까지 존재하지만, 특정 개별 기업보다는 생산 클러스터인 지역공동체가 시계산업을 선도한다. ‘시계 밸리’(Swiss Watch Valley)로 불리는 이러한 생산 클러스터는 프랑스어 권역인 제네바로부터 독일어 권역인 바젤로 이어지는 활 모양의 스위스 동북부 지역에 걸쳐 있다. 라쇼드퐁에 국제시계박물관, 빌에 스위스 시계산업협회가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시계는 프랑스와 독일의 다문화적 특징이 반영돼 우수한 기계적 성능과 예술성을 자랑한다. 과학과 예술이 결합된 스위스 시계의 탄생 배경이다. 스위스 시계산업은 16세기 중반부터 시작됐으며, 초기에는 프랑스와 독일 기술에 의존했다. 당시에도 세계 최고의 시계 생산 국가가 된 것은 독특한 산악 지형과 열악한 기후 조건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낙농 농부들은 여름에는 농사를 주업으로, 겨울에는 시계 제조를 부업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풍부한 시계 제조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으로 세계 시계산업을 선도했다. 수제 명품시계의 핵심 부품과 소재, 손목시계, 그리고 방수시계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400년간 스위스 시계산업이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은 바로 장인정신이다. 개별 시계 회사와 산업협회, 그리고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다양한 부품과 완제품에 ‘Swiss Made’라는 예외 없는 엄격한 품질 기준이 적용된다. 시계산업에 특화된 실용적 교육기관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약 60%의 학생이 진학하는 실습 중심의 응용과학 대학과 함께 시계 전문학교가 만들어졌다. 대표적으로 뇌샤텔의 오트에콜ARC대학과 보스테프 시계전문학교가 있다. 스위스 시계산업도 쿼츠 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1969년 12월 25일 일본 세이코사가 ‘아스트론’으로 불리는 전자 쿼츠시계를 출시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정확성과 가격 경쟁력을 가진 일본 쿼츠시계는 스위스 기계시계를 대체했다. 그 결과 10여년 동안 시계 수출 시장 점유율이 55%에서 30%로 급감했다. 스위스에서만 1000여개의 회사가 사라졌으며 종사 근로자는 9만명에서 3만명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쿼츠 위기는 1983년 스와치시계의 등장으로 극복됐다. 스와치는 고품질·저가의 패션 쿼츠시계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면서 필요 부품을 55% 줄이는 동시에 자동화된 대량생산으로 생산비용을 80% 절감했다. 스와치시계는 첫 5년 동안 4000만개가 판매됐다. 스와치로 인한 스위스 시계산업의 빠른 회복은 시계 제조에 필요한 설비와 기술, 그리고 고숙련 인력 등과 같은 산업 인프라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는 패션 쿼츠시계의 효율성과 전통적인 명품 기계시계의 품질이 공존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스와치사와 오메가사가 협력해 바이오세라믹 소재의 문스와치라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간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다양한 산업을 육성했다. 디지털 변환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 여부의 기로에 서 있다. 스위스 시계산업이 전통과 혁신을 결합시켜 지속적인 성장 모델을 개발했듯이 우리 역시 역경과 도전에 흔들리지 않을 혁신적인 산업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현재의 우수성이 미래로 연결돼 먼 훗날 400년 이상 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 김정은 “전쟁준비 공세적으로”… 北 당 중앙군사위 개최

    김정은 “전쟁준비 공세적으로”… 北 당 중앙군사위 개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오는 21∼24일 실시되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자유의방패’(UFS)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 지도하에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유사시 적들의 공격을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으로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동시다발적인 군사적 공세를 취하기 위한 확고한 전쟁 준비 태세를 갖출 데 대한 문제”가 논의됐다고 밝혔다.신문은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현 조선 반도 지역 정세를 심도 있게 개괄 분석하시고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칠 데 대한 강령적 결론을 하시었다”고 전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 지도의 서울 주변과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부근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하는 모습이 담겼다.김 위원장은 “전쟁억제력 사명 수행의 위력적인 타격 수단들을 더 많이 확대 보유하는 것과 함께 부대들에 기동적으로 실전 배비(배치)하는 사업을 계속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배치된 신형무장 장비들을 최대의 전투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실전훈련들을 적극 벌리며 항상 동원된 전투준비 태세를 유지함으로써 군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무게감이 상당한 군사 회의를 빈번하게 개최하는 것은 그만큼 한반도 안보 정세가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한 후 남북 간 ‘안보 블록’이 선명해지고 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미일 vs 북중러 간 대립각이 더 공고화되고 있다.김 위원장은 군수공장 임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군수공업 부문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군의 작전수요에 맞게 각종 무장 장비들의 대량생산 투쟁을 본격적으로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장 장비생산 능력조성과 생산계획 목표를 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등 무기 공급을 계획·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급 공백에 의한 전쟁지속능력 저하를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급이 중요한데 북한은 오랫동안 외부에서 전투기, 전함 등 전술 무기 조달 등을 하지 못한 데 반해, 러시아로 포탄 등 재래식 무기를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군사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무기 지원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당 중앙군사위는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의 확대 변화된 작전영역과 작전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 지침을 시달”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결정된 군사적 대책에 관한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 회의에서는 박수일 북한군 총참모장(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격)을 해임하고 리영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새로 임명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해임, 강등, 재신임을 반복하는 김정은식 ‘회전문 인사’가 다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리영길은 박정천이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에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후 후임으로 임명된 바 있다. 박정천은 김 위원장이 3~5일 중요 군수공장을 시찰할 때 수행하며 모습을 드러내 다시 일정 수준 직책을 맡은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렀다.리영길은 2013년 총참모장에 올랐다가 2016년 해임 사실이 알려져 ‘처형설’까지 나왔다가 2018년 총참모장으로 복귀했다가 한국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 국방상을 두루 거쳤다. 9월9일 정권 수립기념일 75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개최할 계획도 밝혔다. 신문은 “공화국창건 75돐 경축 민간무력열병식준비를 잘할 데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 ‘이차전지 광풍’ 에코프로 ‘2조원 매출’ 유지…전해액 첨가제 신사업도

    ‘이차전지 광풍’ 에코프로 ‘2조원 매출’ 유지…전해액 첨가제 신사업도

    ‘이차전지 광풍’의 주역 에코프로가 2분기에도 ‘매출 2조원’을 유지했다. 계열사를 통해 리튬염 기반 전해액 첨가제 사업도 추진한다. 에코프로그룹은 3일 올해 2분기 매출 2조 172억원과 영업이익 170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분기 기록한 1824억원보다 6.6%나 감소했다. 에코프로 측은 메탈 가격 및 환율 변동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에코프로는 매출 4조 816억원에 영업이익 352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13%, 58%씩 증가했다.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은 매출 1조 9062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3조 9172억원에 영업이익 22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12%, 54%씩 성장했다. 전동공구용 양극재 판매량이 다소 주춤했으나 전기차용은 수요가 늘었다. 전동공구용 양극재는 다품종 소량생산인 반면 전기차용은 소품종 대량생산이라 생산 효율이 높아졌다는 게 에코프로 측의 설명이다. 3분기에는 메탈 가격 하락으로 평균 판매가가 낮아지면서 일시적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친환경 솔루션 기업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분기 매출 565억원에 영업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160억원, 영업이익 232억원이다. 에코프로 측은 그룹사와의 밸류체인 확대를 위해 리튬염 등을 활용한 전해액 첨가제 등을 생산하는 신사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정 중 양극재가 담기는 용기인 ‘도가니’와 양극재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첨가물 ‘도펀트’도 생산할 예정이다.
  • 김병욱 의원 “포항, 첨단산업도시 대도약 발판 마련됐다”

    김병욱 의원 “포항, 첨단산업도시 대도약 발판 마련됐다”

    김병욱 국회의원 인터뷰 초격차 기술·경제 활성화 기대…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도 구축 “정부, 산단부지와 용수, 전력 확보에 적극 나서야”김병욱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20일 경북 포항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데 대해 “포항이 첨단산업도시로 대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27일 평가했다. 그는 포항이 이차전지 원소재부터 양극재, 음극재 생산까지 대량 생산시설이 집적돼 있어 이차전지 핵심소재의 대량생산과 소재 공급의 요충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미 양극재 국내 최대 생산량인 15만 t을 생산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포항에서 글로벌 양극재 수용량의 16.5%인 100만t가량을 생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의원은 황산코발트, 수산화리튬, 전구체 생산을 국산화한 포항이 양극재 공급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그는 “포항은 이차전지 산업의 앵커 기업과 전후방 연계기업 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초격차기술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향후 5년간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에 1890억원을 투입해 30개 사 이상 유치할 수 있는 기업집적화 시설과 수소연료전지 관련 실증 및 성능평가 시설이 조성될 계획”이라며 “포항이 첨단산업도시로 대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포스코·에코프로를 비롯한 기업과 지자체, 포항시민들이 힘을 하나로 모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의원은 “힘들게 얻어낸 성과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과 기업의 유기적 협력과 공조체제 구축이 꼭 필요하다”며 “이차전지 산업육성과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설 부지와 용수, 전력 확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포항, 첨단산업도시 대도약 위한 발판 마련”

    “포항, 첨단산업도시 대도약 위한 발판 마련”

    초격차 기술·경제 활성화 기대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도 구축 김병욱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20일 경북 포항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데 대해 “포항이 첨단산업도시로 대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27일 평가했다. 그는 포항이 이차전지 원소재부터 양극재, 음극재 생산까지 대량 생산시설이 집적돼 있어 이차전지 핵심소재의 대량생산과 소재 공급의 요충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미 양극재 국내 최대 생산량인 15만t을 생산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포항에서 글로벌 양극재 수용량의 16.5%인 100만t가량을 생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의원은 황산코발트, 수산화리튬, 전구체 생산을 국산화한 포항이 양극재 공급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그는 “포항은 이차전지 산업의 앵커 기업과 전후방 연계기업 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초격차기술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향후 5년간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에 1890억원을 투입해 30개 사 이상 유치할 수 있는 기업집적화 시설과 수소연료전지 관련 실증 및 성능평가 시설이 조성될 계획”이라며 “포항이 첨단산업도시로 대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은 포스코·에코프로를 비롯한 기업과 지자체, 포항시민들이 힘을 하나로 모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의원은 “힘들게 얻어낸 성과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과 기업의 유기적 협력과 공조체제 구축이 꼭 필요하다”며 “이차전지 산업 육성과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시설 부지와 용수, 전력 확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고기보다 더 고기 같은 대체육, 미생물로 만든다고?

    고기보다 더 고기 같은 대체육, 미생물로 만든다고?

    육식을 위한 축산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체육에 관한 관심이 높다. 대체육은 동물 세포를 추출하거나 비동물성 재료를 이용해 만드는데 식감이나 향은 아직 실제 고기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다. 국내 연구진이 미생물 세포공장을 이용한 시스템 대사공학 기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생물공정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을 통해 대체육의 풍미와 색감을 높일 수 있는 천연물질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바이오엔지니어링’에 실렸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화석연료인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화학산업을 대체하기 위해 바이오산업의 핵심인 미생물 세포공장을 효과적으로 개발하려는 학문 분야로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가 창시했다. 연구팀은 각종 식품과 화장품에 이용되는 아미노산, 단백질, 지방, 지방산, 비타민, 향미료, 색소, 알코올, 기능성 화합물, 기타 식품 첨가물 등을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종합 정리했다. 또 미생물 유래 물질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한 전 세계 기업들도 종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생물 세포공장을 이용해 대체육 개발과 대체육 향미와 식감 개선이 가능해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가축 사육이나 물고기 양식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정 선인장에서만 서식하는 연지벌레에서 추출해야 하는 칼민, 닭 볏이나 소 안구에서 추출해야 하는 하이알로룬산, 상어나 생선의 간에서 추출하는 오메가3 지방산도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대체 생산할 수 있다. 이번 논문의 제1 저자로 참여한 최경록 카이스트 연구교수는 “김치 같은 전통 발효식품뿐만 아니라 조미료 주원료인 글루탐산나트륨,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버터도 미생물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미생물 세포공장 개념은 익숙하다”라며 “앞으로도 미생물 세포공장으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다양한 종류의 식품과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은 식량 위기와 기후변화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빅데이터 자동화 시스템 ‘혁신 공장’… 고객 맞춤 전기차 생산

    빅데이터 자동화 시스템 ‘혁신 공장’… 고객 맞춤 전기차 생산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앞서가기 위해 공정 전반을 혁신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신설 중인 전기차 공장에는 빅데이터 기반 자동화 시스템 등 차세대 기술이 집약돼 있다. 지난 4월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기공식을 가졌던 기아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2025년 하반기 양산에 돌입해 연간 최대 15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곳은 유연한 생산은 물론 저탄소, 지능화 인간 친화를 추구하는 혁신 공장으로 현대차그룹은 이곳이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적인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9년 만에 국내 최초로 신설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약 1조원이 투입된다. 이 공장에는 ‘셀 방식’의 생산 시스템이 적용된다. 기존 자동차 공장에서 볼 수 있는 컨베이어 시스템에 ‘옵션장착장’(셀)을 도입한 것이다. 대량생산을 상징하는 컨베이어 시스템과 첨단 지능형 공장인 셀 시스템을 적절히 융합해 다양한 품종의 차량을 유연하게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계획이다. 차량 제조 과정의 한 단계인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유해물질을 저감하는 건식부스도 운영한다. 아울러 자연채광을 활용하고 제조 공정을 대폭 축소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기존 공장 대비 20% 저감할 방침이다. 머신러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차량 하부의 도장품질 검사 및 글라스·엠블럼·로고 장착 등의 공정을 자동화할 예정이다.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거나 사람이 위를 보면서 작업하는 공정도 기계가 수행하게끔 해 노동자의 피로도를 낮춘다. 기아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라는 신개념 자동차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 공장에서 최초로 생산된다. 프로젝트명은 ‘SW’이며 중형급 사이즈로 개발된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한다. 이 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완성차 생산기지다. 약 2조원을 신규로 투자하며 올해 4분기 착공에 나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 역시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자동화 시스템을 탑재한 친환경 생산기지가 될 예정이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도 상반기 중 내연기관 생산시설 일부를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변경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4조원을 투자하고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와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 등 인프라 확충에도 힘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글로벌 공동 R&D센터 유치 시급하다/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글로벌 공동 R&D센터 유치 시급하다/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지난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 사흘 전 핵심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일 중국 상무부와 관세총국은 중국이 전 세계 공급의 94%와 90%를 각각 차지하는 갈륨과 게르마늄 및 관련 화합물 수출 시 새달 1일부터 당국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대한 중국의 대응 조치다. 미중 경쟁이 본격화된 이후 2020년 제정된 중국 ‘수출통제법’의 첫 적용 사례다. 수출 통제 조치가 장기화되면 갈륨과 게르마늄의 글로벌 가격 상승과 첨단기술 상용화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갈륨은 차세대 반도체, 전자기기, 태양광 패널, 전기차 등에 주로 쓰인다. 게르마늄은 광섬유통신, 야간투시경, 인공위성용 태양전지 등에 활용되는 핵심 광물이다. 향후 지정·지경학적 환경 변화에 따라 핵심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한 국가들의 수출 제한 조치, 국유화 등 자원의 무기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이 핵심 광물과 희토류는 4차 산업혁명 가속화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전환에 절대적이다.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특정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 감소 노력의 구체화·다각화가 시급해졌다. 안정적이고 탄력성 있는 공급망 확보에는 핵심 광물 부국들과의 협력이 우선이다. 한국은 지난해 6월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 참여했다. 지난달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한ㆍ베트남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달 27일 울란바토르에서 한국, 미국, 몽골이 민간 부문도 일부 참여한 핵심 광물 대화를 처음 갖고 더 많은 관련 정보 교환 및 협력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호주 등 핵심 광물 부국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에서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대체할 국가가 없다. 핵심 광물 자원의 개발, 생산까지 현재의 기술로는 15~16년이 걸린다. 얼마 전 스웨덴에서 발견된 리튬 광산이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려면 15~16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미중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핵심 광물 공급망 변동과 취약성, 에너지 전환, 기후변화로 그렇게 기다릴 여유가 없다. 광산 개발, 정련, 제련을 앞당기는 신기술과 대체기술의 개발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된 소듐을 활용한 소듐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 대체재로 개발됐으나 내구성, 대량생산 및 상용화에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있다. 또한 핵심 광물 생산은 오염물질을 다수 배출하는 환경 파괴적 산업이므로 친환경 기술의 개발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신기술, 대체기술, 친환경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는 막대한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이 모여 집단 리더십과 협력을 발휘해야 한다. 신기술, 대체기술, 친환경기술 개발을 위한 ‘글로벌 R&D센터’ 설립을 제안한다. MSP 13개 회원국 혹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14개 회원국이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할 수 있다. 센터의 목적과 추진 방향에 관한 특정국의 지배적 위치 방지를 위해 참여국의 동일 지분·출자 원칙이 바람직하다. 참여국은 자국 정부뿐 아니라 관련 민간기업도 함께 참여토록 해 진정한 국제 민관 협력을 이끌 수 있다. 핵심 광물의 95%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R&D센터’ 유치에 적합한 나라다. 게다가 한국은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안전하고 깨끗하며, 물가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잘 갖춰진 인프라에 인적 자원도 풍부하고 기술 수준도 높다. 우리가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전 세계에 유익한 일에 우리가 솔선수범하는 것은 글로벌 중추국가로 인정받는 길이다.
  • 전기차 배터리, ‘충’추‘전’국시대 [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전기차 배터리, ‘충’추‘전’국시대 [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1 테슬라 NACS냐, 현대차 CCS냐2 국내 충전기 43만기… 대미 공략3 배터리 교체형 vs 주행거리 확대 규격도 방식도 통일되지 않았다. 뚜렷한 패권자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요즘 전기차와 함께 무르익고 있는 ‘충전’ 시장 이야기다. 지방의 패자(覇者)들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한다. 여러 기회가 난립하는 전기차 충전 시장을 세 장면으로 압축해 봤다. ●현대차·기아, NACS 방식 채택 고민 첫째는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 규격을 접수하고 나선 테슬라다. 테슬라는 독자적인 방식의 충전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을 채택하고 있는데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리비안과 볼보까지 포섭해 이를 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도 현재 채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테슬라 충전 규격 생태계는 더 확장될 전망이다. 미국 켄터키 등 일부 주 정부는 아예 NACS 채택을 보조금 지급 기준으로 못박기도 했다. 포드와 GM이 선택하니 우르르 몰려드는 모양새. 테슬라는 이대로 미국 내 충전 규격을 통일할 것인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 핵심은 ‘급속충전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는지다. 그러나 급속충전의 규격이 국가마다 제각각이라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이 규격을 통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테슬라의 NACS와 더불어 한국·유럽과 호환되는 콤보(CCS)를 채택하고 있으며 일본(차데모)과 중국(GB/T)이 자체 규격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내 NACS 생태계가 확대되는 것은 단순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에서 현재 CCS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기아는 이런 움직임에 편승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등은 800V 초고속 충전이 강점인데 500V 기반인 NACS를 사용하면 전압 차이로 효율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은 일단 NACS 채택에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주 정부까지 나서서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언제까지 버텨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CCS가 다른 지역에서도 호환되고 있는데도 굳이 테슬라의 NACS를 강조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처럼 전기차 생태계를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의 하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일본과 중국도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신형 규격(Chaoji)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도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2030년까지 국내 충전기 123만기” 완성차 업계가 규격을 둘러싸고 패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 전력을 공급하는 충전기 시장은 더 많은 인프라를 깔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영토 전쟁을 펼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회사는 25곳(급속충전 기준)이나 된다. SK그룹 계열인 ‘SK시그넷’과 롯데그룹에 인수된 ‘이브이시스’(옛 중앙제어), 중견기업인 ‘대영채비’가 수위를 다투고 있다.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전국에 24만 5000기가 깔린 것으로 파악된다. 환경부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2030년까지 이를 123만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토종 충전기 기업들은 국내를 넘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미국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는데 현지에서는 ‘차지포인트’, ‘블링크차징’ 등의 쟁쟁한 회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국내 업계 “무선 충전 등 기술 고도화” 중국에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충전 대신 배터리를 교체하는 서비스를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2018년부터 배터리 교환소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는 현재 중국을 넘어 덴마크 등 유럽에서도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니오의 교환소에서 배터리를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짧긴 하다. 국내에 교환형 전기차 배터리를 도입하는 것을 두고 정부 차원에서도 다각도로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실화는 어렵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소품종 대량생산’이 이뤄지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다. 차종끼리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로,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해도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화재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도 불분명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보다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차라리 무선 충전이나 자율주행 로봇이 주차장에서 알아서 충전해 주는 솔루션 등 충전 기술을 고도화하는 쪽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신간] 재앙이 된 지구온난화 해법은…‘지구혁명을 향한 도전’

    [신간] 재앙이 된 지구온난화 해법은…‘지구혁명을 향한 도전’

    창가학회 명예회장, 국제창가학회 회장이자 불교 철학자인 이케다 다이사쿠와 독일 연방의회 환경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환경학자 에른스트 U. 폰 바이츠제커의 대담집 ‘지구혁명을 향한 도전’(연합뉴스 동북아센터)은 자원 낭비형 사회에서 지속 개발이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책이다. 6일 책에 따르면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는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는 물론,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상 고온과 거듭되는 산불, 각종 풍수해와 역병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이라도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 폐기라는 자원 낭비형 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사회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특히 방향 전환의 방편으로 저자들은 우선 각국이 지구가 처한 위험을 파악한 자료를 공개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급한 에너지 대책도 요구한다. 에너지 사용의 절감, 재생 에너지의 개발과 확산, 에너지세 도입, 에너지 가격의 점진적인 상승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일상에서 충족함을 느끼는 삶의 방식, 시민사회의 감시 등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유한한 외부의 자원이 아니라 무한한 인간 내부의 힘을 끌어내는 것이 인간혁명이며, 지구혁명은 이런 인간혁명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또한 모두가 같은 지구에 살고 있다는 이웃 의식과 함께 미래 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모두가 같은 지구에 살고 있다는 이웃의식과 함께 미래 사회에 책임을 진다는 발상이 필요합니다. 개인이나 자국이 타인 및 타국과 공존공영해 간다는 가치관을 공유해야 합니다.” 화광신문사 옮김. 312쪽.
  • 찬밥 소형차, 해외선 불티… 단종된 ‘쏘울’까지 생산 풀가동

    찬밥 소형차, 해외선 불티… 단종된 ‘쏘울’까지 생산 풀가동

    “한국은 작은 차를 선호하지 않지만 해외에선 인기가 여전해요.” 호남을 강타했던 폭우가 잠시 걷힌 지난달 29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 1공장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2021년 국내에서 단종된 소형차 ‘쏘울’이 생산라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고 있던 것. 한때 ‘세계 3대 디자인상’을 거머쥐며 명성을 떨쳤으나 대형차를 선호하는 한국에서는 설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래도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찾는 사람이 아직 많아 생산은 계속되고 있었다. 1공장에서는 쏘울과 함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셀토스’가 생산되고 있었다. 2019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모델이다. 셀토스는 바로 옆 2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준중형 SUV ‘스포티지’와 함께 기아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전날 공개됐던 기아의 올해 상반기 사상 최다 판매 실적(157만 5920대)에서 스포티지(26만 485대)와 셀토스(15만 7188대)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현재 하루에 2100여대를 쏟아내는 오토랜드 광주는 1965년 기아의 전신 ‘아시아자동차공업’의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이탈리아 피아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1970년 ‘피아트 124’를 처음 생산하며 승용차를 만들어냈다. 1974년 기아산업에 인수된 뒤 ‘프라이드 베타’ 등을 만들다가 외환위기와 기아그룹 부도와 함께 1998년 현대자동차에 매각됐다. 이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2021년 기아가 사명에서 ‘자동차’를 떼는 등 대대적으로 브랜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오토랜드 광주’로 명칭이 바뀌었다. 현대차에 인수된 직후인 1998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5만 9864대에 그쳤고 매출도 6300억원에 불과했다. 자체적으로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의미다. 이후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개편하고 라인 합리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는 등 생산 혁신을 거듭한 끝에 2014년 53만 8896대의 사상 최대 생산량을 달성하며 ‘연간 50만대 생산’의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연간 40만~50만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생산량의 65%는 해외로 수출된다. 현대차·기아는 4일 주요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상반기 82만 180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현대차·기아가 스텔란티스(80만 6819대)를 제치고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미국 내 판매량 4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국내선 찬밥, 수출은 대박…‘똘똘한 소형차’ 전진기지[르포]

    국내선 찬밥, 수출은 대박…‘똘똘한 소형차’ 전진기지[르포]

    “한국은 작은 차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해외에선 인기가 여전해요.” 호남을 강타했던 폭우가 잠시 걷힌 지난달 29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 1공장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2021년 국내에서 단종된 소형차 ‘쏘울’이 생산라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고 있던 것. 한때 ‘세계 3대 디자인상’을 제패하며 명성을 떨쳤으나, 대형차를 선호하는 한국에서는 설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래도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찾는 사람이 아직 많아 생산은 계속되고 있었다. 1공장에서 쏘울과 함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셀토스’가 생산되고 있었다. 2019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모델이다. 셀토스는 바로 옆 2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준중형 SUV ‘스포티지’와 함께 기아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전날 공개됐던 기아의 올해 상반기 사상 최다 판매 실적(157만 5920대)에서 스포티지(26만 485대)와 셀토스(15만 7188대)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현재 하루에 2100여대의 자동차를 쏟아내는 오토랜드 광주는 1965년 기아의 전신 ‘아시아자동차공업’의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 이탈리아 피아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1970년 ‘피아트 124’를 처음 생산하며 승용차를 만들어냈다. 1974년 기아산업에 인수된 뒤 ‘프라이드 베타’ 등을 만들다가 외환위기와 기아그룹 부도와 함께 1998년 현대자동차에 매각됐다. 이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2021년 기아가 사명에서 ‘자동차’를 떼는 등 대대적으로 브랜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오토랜드 광주’로 명칭이 바뀌었다. 승용차 외에도 중형 트럭의 대명사인 ‘봉고’와 전기차 버전인 ‘봉고EV’가 이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차에 인수된 직후인 1998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5만 9864대에 그쳤고, 매출도 6300억원에 불과했다. 자체적으로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의미다. 이후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개편하고 라인 합리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는 등 생산 혁신을 거듭한 끝에 2014년 53만 8896대의 사상 최대 생산량을 달성하며 ‘연간 50만대 생산’의 고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연간 40만~50만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생산량의 65%는 해외로 수출된다. 이렇듯 내수를 넘어 꾸준히 해외 사업의 기회를 엿본 덕에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실적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4일 주요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상반기 82만 180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현대차·기아가 스텔란티스(80만 6819대)를 제치고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포드에 이어 미국 내 판매량 4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도시의 성장은 농촌 희생 없인 불가능했을 일… ‘연대의 책임감’ 공간을 살린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도시의 성장은 농촌 희생 없인 불가능했을 일… ‘연대의 책임감’ 공간을 살린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영국의 농촌 풍경은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끝도 없어 펼쳐지는 초원이 부드러운 지평선을 만들고, 그곳에서 양 떼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린다. 하지만 목장의 아름다움에만 취해 낭만에 젖어 들진 마시라. 영국의 목장엔 파란만장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민초가 겪었던 고난과 역경이 녹아 있다. 또한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투쟁, 농촌의 변화가 촉발한 도시 변화의 역사가 각인돼 있다. 농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은 약탈뿐만 아니라 영국 산업혁명이 촉발된 곳으로서의 흔적도 묻어 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도시 성장의 이면엔 농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쌀값을 인위적으로 낮춘 1960~1970년대의 ‘저곡가 정책’은 농촌 붕괴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지만 도시 내 인력 공급을 통해 산업화를 촉진하는 기반이 됐다. 지난 칼럼에서도 강조한 바 있지만 산업이 변화하면 일자리가 변하고 이는 공간에도 영향을 준다. 농업이 뜰 때는 농업에 맞는 공간이, 제조업이 뜰 때는 제조업에 적합한 공간이 번성한다. 공간의 변화를 추동하는 힘은 바로 일자리다. 일자리가 사라지는 지역은 사람을 밀어내고, 일자리가 생기는 곳은 낯선 이들을 끌어들인다. 산업구조 변화와 일자리의 변화 그리고 공간의 변화에 대한 가장 드라마틱한 서사가 존재하는 곳은 바로 영국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산업혁명을 전후로 영국 농촌의 변화와 도시 성장의 관계를 소개하려 한다. 영국의 예는 풍요로운 우리 사회의 이면에 드리운 그림자를 반추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양들이 사나워지고 마침내 인간들마저 집어삼킬 정도였다’ 아주 오래전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4세기엔 영국 지주들의 땅이 프랑스에도 걸쳐 있었는데, 여기엔 모직공업의 중심지인 ‘플랑드르’도 포함돼 있었다(현재 플랑드르는 네덜란드에 속해 있다). 플랑드르엔 모직물 제조 기술자가 많았다. 이들은 영국 본토에서 양털을 값싸게 공급받아 모직물을 만들어 다시 영국 본토에 비싼 값에 팔았다. 14세기 중반부터 영국과 프랑스는 왕위계승권을 둘러싸고 100년 넘게 지리멸렬한 전쟁을 벌였다. 백년전쟁에서 승리한 프랑스는 플랑드르를 얻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컸다. 영국이 더이상 플랑드르에 양털을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랑드르의 기술자가 영국으로 대거 넘어왔다. 영국은 해외에 모직물을 내다 팔았다. 품질 좋은 영국 모직물은 금세 소문이 났다. 15세기 말 양털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졌고 영국은 모직물 공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했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양은 턱없이 부족했고 양털 가격은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다. 돈 냄새를 가장 빨리 맡은 사람은 지주들이었다. 이들은 양을 키우면 돈이 된다는 걸 간파했다. 이해타산이 빠른 지주들은 농지에 울타리를 치고 양을 키우기 시작했다. 소작으로 농사를 지어 먹고살던 농민들은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일부 지주는 농민들이 이용하던 공유지에도 울타리를 치고 자기 땅이라고 우겼다. 이게 16세기 초에서 17세기 중반에 걸쳐 일어난 1차 인클로저(enclosure) 운동이다. 울타리가 쳐진 목장에선 많은 사람이 일할 필요가 없었다. 10명이 일하던 농경지가 목장으로 변하면서 1명의 양치기만 필요해졌다. 지주들은 떼돈을 벌었다. 토머스 모어는 그의 저서 ‘유토피아’(1516)에서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양들은 온순하고 많이 먹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제가 듣기로 양들이 사나워지고 게걸스러워지기 시작하여 마침내 인간들마저 집어삼킬 정도라고 합니다. … 욕망에 굶주린 대식가 한 명이 땅 몇천 평을 울타리 하나로 둘러치고 농부들을 몰아낸 형국으로 혹독한 국가적 역병이라 불러야 마땅하겠습니다. 농부들 가운데는 속임수나 혹은 강압에 의해 그들 소유의 토지에서 쫓겨났으며, 일부는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땅을 팔고 떠났습니다.”(토머스 모어(김남우 역) ‘유토피아’ 중) 지주의 횡포에 농민들은 분노했다. 1549년 7월엔 로버트 케트가 이끈 농민군이 봉기했다. 이들은 지주가 둘러친 울타리를 파괴했다. 이 난을 주도했던 케트는 두 달 만에 붙잡혔고 런던탑에서 처형됐다. 몰락한 농민들이 도시로 흘러들었다. 하지만 도시엔 집도 일자리도 부족했다. 도둑과 거지가 넘쳐났다. 영국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도시 빈민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1601년 엘리자베스 1세는 ‘구빈법’을 제정했다. 이 법을 통해 빈민의 구제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이 만들어졌다. 빈민을 노동능력이 있는 사람, 노동능력이 없는 사람, 빈민 아동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노동할 수 있는 이들은 일을 하게끔 도왔고 노인, 장애인 등 일할 수 없는 이들은 ‘구빈원’에 수용했다. 농민의 희생이 커질수록 지주의 부도 커졌다. 다수의 빈민이 발생하자 국가는 이를 수습하기 위한 빈민 정책을 폈다.●극단까지 내몰렸던 노동자의 삶, 딱 죽지 않을 만큼만 바뀌어 독자들도 잘 알고 있듯이 18세기 영국의 도시는 ‘격동’ 그 자체였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생산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증기기관이 가장 먼저 쓰인 곳은 다름 아닌 ‘방적기’다. 당시 모직물은 면직물로 대체되고 있었다. 기계가 면을 뽑아내기 전까지는 집마다 조그만 기계를 놓고 실을 뽑는 ‘가내수공업’이 대세였다. 당시 면을 뽑기 위해서는 손으로 물레를 돌려야 했다. 사람이 물레를 돌리니 상품의 질도 균일하지 않았다. 1764년 ‘하그리브스’가 아내의 이름을 딴 ‘제니 방적기’를 만들었는데, 이 기계는 한 번에 8가닥의 실을 뽑아냈다. 1768년엔 수력을 이용한 방적기가 등장했다. 1769년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 특허권을 냈고, 1779년 제니 방적기와 수력 방적기의 장점을 이용한 뮬 방적기가 개발됐다. 인도에서 쓰이던 전통적인 방적기는 면화 45kg을 가공하는 데 5만 시간이나 소요됐다고 한다. 뮬 방적기는 이걸 2000시간으로 줄였다. 뮬 방적기에 증기기관이 결합될 경우에는 작업 시간이 300시간으로 줄었다. 증기기관을 장착한 기계 덕분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공장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일할 사람도 필요했다. 이 많은 사람이 어떻게 공급될 수 있었을까. 산업화와 맞물려 진행된 ‘2차 인클로저 운동’은 도시 내 공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당시 지주들은 이곳저곳에 땅을 가지고 있었다. 지주들은 자그마한 땅, 그러니까 이곳저곳 흩어져 있던 ‘땅뙈기’를 강제로 통합하거나 맞교환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려 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 대부분은 고용이 승계되지 않았다. 몰락한 농민의 도시 유입이 이어졌다. 도시에 빈민이 넘쳐나니 인클로저 운동에 제재를 가할 법도 했지만 영국은 오히려 그 반대로 나갔다. 인클로저 운동은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의회 구성원 대부분이 귀족이나 지주였기 때문이다. 인클로저 운동은 더욱 체계화되고 공식화됐다. 국가가 농민들의 희생을 묵인한 것이다. 도시에 일할 사람이 차고 넘치니 임금이 낮아졌다. 노동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하루에 16시간 정도를 일했다. 이제는 방직기계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인식이 커졌다. 노동자들은 밤에 몰래 공장에 들어가 망치로 기계를 때려 부쉈다. 19세기 초 요크셔, 랭커셔 등 양모산업 중심지로부터 시작된 러다이트 운동은 전국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다급해진 정부도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1802년 공장법이 도입됐다. 이 공장법은 1833년까지 여러 차례 개정됐다. 노동시간은 최대 12시간으로 제한됐고,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의 야간노동이 금지됐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았는가. 지주의 횡포에 일자리를 잃고 떠도는 농민이 사회문제화되자 정부가 나섰다. 이번엔 공장주는 산업의 변화를 이용해 권력 집단으로 부상했고, 노동자들은 사회 안녕을 위협하는 존재로 취급됐다. 국가는 사후 대책으로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공장법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진 건 아니다. ‘생의 극단까지 내몰렸던 노동자의 삶’이 딱 죽지 않을 만큼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1830년대 출판된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당시 런던 빈민의 비참했던 삶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한 집단의 경제적 풍요는 다른 집단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 집단의 경제적 풍요는 다른 집단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허구생 ‘빈곤의 역사, 복지의 역사’ 중). 공간도 마찬가지다. 한 공간의 경제적 풍요는 다른 공간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증기기관은 교통의 발달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도시는 ‘철도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1829년엔 맨체스터에서 생산된 면을 리버풀까지 옮기기 위해 50㎞에 이르는 철도가 개설됐다. 도시와 도시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철도를 통해 무거운 화물을 먼 곳까지 운반할 수 있었다. 증기기관차로 인해 도시는 농촌인구를 더 강하게 빨아들이는 빨판까지 갖추게 됐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물건을 파는 상인이 모여들었다. 음식점과 호텔도 늘었다. 1850년 정도엔 런던에 런던 브리지역, 유스턴역, 패딩턴역, 킹스크로스역, 비숍스게이트역, 세인트판크라스역, 워털루역 등 7개의 종점역이 생겼다. 런던 지하철은 1863년에 개통됐다. 19세기 중반 런던은 가장 큰 인구 흡입력을 가진 대도시로 떠올랐다. 19세기로 들어서면서부터 영국의 도시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9세기 말부터 전기에너지 기반의 대량생산이 대세가 됐고 이는 공장의 자동화를 더욱 촉진했다. 석탄에서 석유로의 전환은 화물차의 보급을 확대했다. 생산성이 폭증했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넓은 토지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가 필요했다. 기업의 생산 활동이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서 도시가 팽창했다. 20세기 후반에는 컴퓨터, 인터넷, 반도체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했다. 이제 영국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맞고 있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의 흐름보다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이동하는 인구의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융복합 산업의 대도시 입지 선호가 강해지면서 ‘농촌 대 도시’의 구도가 ‘중소도시 대 대도시’의 구도로 바뀌고 있다. 영국도 런던권 쏠림으로 인한 지역 격차 확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시기만 다를 뿐 영국과 유사한 과정을 밟아 왔다. 영국의 농촌에서 공급된 인력이 영국의 산업화를 촉진하는 동인이 됐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1960년대 산업화 과정 속에서 농촌의 젊은이가 도시로 대규모 유입됐다. 이들은 제조업을 성장시키는 주역이 됐다. 1970년대 중반부터 산업단지가 도시 외곽에 지어지는 과정에서 도시는 계속 팽창했다. 1990년대 초부터 컴퓨터와 정보화 기반 산업들이 성장했고, 이는 도시 외곽뿐만 아니라 도시 내 정보기술(IT) 기업 일자리를 증가시켰다. 2010년 이후 고부가가치 일자리는 대도시, 대도시 중에서도 광역교통의 결절점에서만 성장하고 있다. 이젠 수도권만 활황이다. 학생도, 의사도, 근로자도, 투자자도 지방을 떠나고 있다. 대학도, 병원도, 회사도, 부동산도 수도권만 살아남을 기세다. ●대도시·중소도시·농촌은 ‘원팀’… 연대하여 지방도시 위기 극복을 도시의 성장은 농촌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그랬다. 농촌의 붕괴가 현실이 된 지금은 큰 도시가 중소도시의 희생으로 인해 성장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가 성장하고 있다면 그건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성장이 혼자만의 힘으론 어려운 것처럼 공간도 그러하다. 어떤 공간이 성장하고 있다면 그건 주변 공간에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농촌에, 대도시는 중소도시에 빚을 지며 성장해 왔다. 그러니 잘나가는 곳은 그렇지 못한 곳에 대해 ‘연대의 책임감’을 져야 한다. 이런 책임을 무시하면 ‘도덕적 의무감’을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깊숙이 진행되면서 수도권 쏠림의 흐름은 더 강해질 것이다. 지방의 대도시마저 붕괴한다면 수도권의 성장도 불가능하다. 대도시, 중소도시, 농촌은 원래 한 팀이었다. 지방도시의 위기가 더 깊어지기 전에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익을 중소도시와 농촌에 교차 보전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타코, 요즘 뜨는 데엔 이유가 있다/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타코, 요즘 뜨는 데엔 이유가 있다/셰프 겸 칼럼니스트

    ‘우리가 사는 이곳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가’란 질문에 대부분 여러 가지 이유로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살수록 삶은 더 팍팍해지는 것 같고 정치나 경제는 나아지긴커녕 오히려 퇴보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현실의 고민거리에서 잠시 시선을 떼고 생각해 보면 적어도 먹거리 선택의 다양성만큼은 분명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흔치 않던 음식들이 심심찮게 보이고, 더 새롭고 창의적인 음식들이 주변을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 유행한다는 타코를 한 입 베어 물고 난 후 든 생각이다. 타코는 멕시코인의 영혼의 음식이라 할 만큼 대표적인 ‘국민 음식’으로 통한다. 요즘은 멕시코를 너머 전 세계에서 소위 ‘핫한’ 패스트푸드로 각광받는다. 타코 가게인 ‘타케리아’가 속속 생겨 나고 사람들은 이를 먹기 위해 줄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체 타코는 어떤 음식이길래 이토록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것일까. 타코는 옥수수 반죽을 구워 만든 전병의 일종인 토르티야에 고기와 야채, 소스를 얹어 싸서 먹는 음식을 총칭한다. 우리나라가 쌈의 종주국이라고 자처하지만 타코도 일종의 쌈 음식이다. 베트남 월남쌈이나 중국 꽃빵도 비슷하다. 토르티야에 어떤 재료를 얹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지만 ‘타코’로 수렴된다. 타코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토르티야에 대해 알아야 한다. 옥수수는 고추, 콩과 함께 멕시코 원주민들의 주식 중 하나였다. 15세기 스페인인들이 멕시코에 당도하기 이전부터 멕시코 원주민인 아즈텍인들은 말린 옥수수를 이용해 토르티야를 만들어 먹었다. 이 토르티야를 제대로 만들려면 상당한 수고가 필요하다.옥수수는 곡물 중에 껍질이 가장 두껍고 질기다. 이 때문에 쌀알에서 껍질인 겨를 분리하듯 말린 옥수수에서 껍질과 알곡을 따로 처리하기가 꽤 곤란했다. 고대 멕시코인들은 어떻게 생각해 냈는지 지혜를 발휘했다. 모닥불에서 남은 재나 석회를 물에 풀어 알칼리성 물을 만든 다음 말린 옥수수를 삶아 낸 것이다. 이렇게 부드러워진 껍질을 제거하고 옥수수 낱알을 맷돌로 갈아 반죽인 ‘마사’를 만든다. 마사를 종잇장처럼 얇게 펴서 구워 만든 게 바로 토르티야다. 옥수수를 말리고 삶고 갈아 치대 반죽을 만들어 굽는 일을 매번 식사 때마다 할 수 없는 노릇이라 마사를 다시 말린 후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들어 보관하기도 했다. 필요할 때 마사 가루(마사 하리나)에 물을 부어 반죽을 하는데 일종의 인스턴트 반죽 믹스와도 같은 역할이었다. 이렇게 옥수수를 알칼리 처리를 하는 걸 닉스타말화라고 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 보존 기간도 늘어나고 칼슘과 같은 영양성분도 강화될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되며 특유의 독특한 풍미도 함께 부여된다. 이쯤 되면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스페인 지배를 받기 전부터 원주민들이 먹어 온 음식인데 왜 토르티야란 스페인식 명칭으로 부르는 것일까. 여기엔 사연이 있다. 멕시코에 당도한 스페인 사람들은 원주민들이 동그란 옥수수 전병을 먹는 걸 보고 고향에서 먹던 달걀 오믈렛인 토르티야를 떠올렸다. 원래 고대 아즈텍인들은 토르티야를 ‘틀락스칼리’(tlaxcalli)라 불렀는데 발음이 어려워 토르티야로 굳어졌다고 전해진다. 명확하진 않지만 이 때문에 스페인에서 토르티야라고 하면 달걀 오믈렛을, 멕시코에서는 옥수수 전병을 부르는 말이 됐다.맛있는 피자의 첫째 조건이자 핵심이 토핑보다는 도우에 있는 것처럼 타코도 토르티야의 품질이 맛의 수준을 좌우한다.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저품질의 토르티야를 쓰는 걸 거부하고 직접 옥수수를 갈아 반죽한 수제 토르티야를 이용해 만든 타케리아가 점점 늘고 있다. 수제 토르티야는 공장 제품에 비해 훨씬 특유의 풍미가 강하고 구수하다. 풍미가 강렬한 토핑일수록 맛이 진한 수제 토르티야가 어울린다. 토핑은 돼지고기와 부속물을 이용해 만든 전통적인 스타일이 몇 가지 있지만 사실상 제한이 없다. 돼지, 소, 닭고기를 올릴 수도 있고 해산물, 치즈, 야채, 심지어 어제 먹고 남은 음식 등을 자유롭게 올려 캐주얼하게 즐기는 것이 타코의 매력이자 정체성이다. 타코는 멕시코 농민들이 도시락처럼 들고 가 새참처럼 먹었던 음식이었지만 도시에 와서는 끼니 사이사이를 책임져 주는 간식이자 주식이 됐다. 미리 만들어 놓은 토핑에 토르티야를 살짝 구워 내 토마토나 고추, 향신료 등을 넣고 갈아 만든 소스인 다양한 살사를 얹어 내면 순식간에 근사한 끼니가 완성된다. 식기 없이 손으로 먹기도 편해 패스트푸드 아이템으로는 제격이다. 전통 멕시코식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와 창의력이 가미된 다양한 타코를 먹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 해남군 ‘수산양식기자재 산업단지’ 들어선다

    해남군 ‘수산양식기자재 산업단지’ 들어선다

    전남 해남군이 해양수산부 수산양식 기자재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19일 해남군에 따르면 수산양식 기자재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수산양식 기자재산업 육성과 양식업의 기계화, 현대화를 위해 양식업과 관련된 기자재의 생산·유통·수출, 연구개발, 실증 기능이 집적된 산업단지를 조성하게 된다. 2027년까지 5년동안 총 사업비 425억원(국비 212억5000만원)을 투입해 해남군 산이면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부지 3만3058㎡에 연구지원센터, 물류·유통·홍보센터, 생산·실증단지 등을 건립한다. 전국에서 처음 조성되는 수산양식 기자재 전문 산업단지는 전국 최대 수산업 지역인 전남의 수산양식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 수산물은 어획에서 양식 중심으로 전환되고, 양식수산물의 대량생산과 기술 발전으로 수산양식 기자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전남은 타 시도에 비해 어업세력, 어선현황, 어업면허, 수산물 생산량이 월등하며, 전국 대비 해면양식업 75%, 연근해어업 18%, 내수면어업은 3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클러스터가 조성될 솔라시도는 서남해안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 인근 연안시군과 접근성이 용이하고, 첨단 스마트화 연구개발의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국내 첨단 미래기술을 융합한 수산양식 기자재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수산양식 기자재 산업의 혁신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투자로 글로벌 첨단 수산양식 기자재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일본 스마트폰 ‘멸종 위기’…마지막 남은 소니도 삼성에 밀려” 고조되는 日위기론

    “일본 스마트폰 ‘멸종 위기’…마지막 남은 소니도 삼성에 밀려” 고조되는 日위기론

    일본 기업 브랜드의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전자 회사들이 휴대전화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지난달에만 교세라, FCNT(옛 후지쓰), 발뮤다 등 3개 업체가 잇따라 시장 철수 또는 경영파탄을 발표하면서 위기감이 한층 고조됐다. 일본 지지통신은 8일 현 상황과 관련해 ‘멈추지 않는 일본 스마트폰의 쇠퇴…일본 대기업 철수로 외국산이 장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매체 J캐스트는 7일 ‘일본산 스마트폰 멸종 위기…재기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기사를 각각 내보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것은 이제 소니 그룹과 샤프뿐”이라고 전했고, 산케이신문은 “국내 시장에서 미국 애플에 이어 점유율 2위인 샤프는 대만 홍하이정밀이 매각됐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대기업은 소니만 남게 됐다”고 했다.후지쓰의 휴대전화 사업본부를 전신으로 ‘애로우스’(arrows) 시리즈와 ‘라쿠라쿠 스마트폰’을 생산해 온 FCNT는 지난달 30일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하고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 및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한국으로 치면 경영파탄에 따른 기업회생 신청이다. 고령자 등을 겨냥해 사용 편의성을 중시하는 ‘단순 단말기’ 전략을 내세웠지만, 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작이 쉬운 해외산 스마트폰에 밀려 큰 어려움을 겪었다. ‘간탄 스마트폰’ 시리즈와 ‘G’zONE TYPE-XX‘를 생산하는 교세라는 FCNT보다 보름가량 앞선 지난달 16일 수익성이 떨어지는 개인 소비자용 스마트폰 판매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던 가전업체 발뮤다도 지난달 12일 ‘발뮤다폰’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파나소닉과 NEC는 10년 전인 2013년 일본 내 개인용 스마트폰에서 철수한 상태다.유일하게 남은 순수 일본 기업 소니도 ‘엑스페리아’ 시리즈를 국내외에 내놓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재 일본 국내시장에서도 삼성전자 ‘갤럭시’(4위)에 밀려 시장 점유율 5위에 그치고 있다. 산케이는 “미국 애플과 구글 등이 대량 생산으로 비용을 절감해 만드는 고성능 단말기를 이길 수 없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해외 업체들이 독식할 기세”라면서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화 약세와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인한 원가 상승도 겹치면서 잇따른 철수가 나타났다”고 했다. “국내업체들이 고전하는 것은 글로벌 판매를 전제로 대량생산을 실현한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국내에서는 10개 이상의 업체가 경쟁해 왔지만 국내용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세계 진출에 실패했다. 독특한 생태계를 가진 갈라파고스 제도에 비유한 ‘갈라파고스폰’이라는 호칭은 상징어가 됐다.”모바일 기기 인플루언서 사노 마사히로는 “일본 시장에서는 이미 스마트폰이 포화상태에 달했고, 제품 성능 향상도 한계에 다다라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2019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등으로 매장에서의 대폭 할인에 대한 규제가 더해져 판매가 더욱 부진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시장을 둘러싼 문제들은 모두 제조사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해외 제조사들까지 일본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내에서는 일본 기업의 잇따른 스마트폰 사업 포기가 향후 경제 안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령자, 어린이 등 틈새 수요에 대응하는 단말기 개발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쿠스쿠스, 포용과 나눔을 품은 음식/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쿠스쿠스, 포용과 나눔을 품은 음식/셰프 겸 칼럼니스트

    음식의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종종 전혀 다른 지역인데도 유사성을 가진 음식을 발견하게 되는 재미가 있다. 예를 들면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의 ‘소브라사다’와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지방의 ‘은두야’는 만드는 방식이 거의 같다. 소브라사다에는 색깔과 풍미를 위해 훈제 고춧가루인 피멘톤을, 은두야는 아찔하게 매운맛을 주는 고추를 갈아 넣는다는 차이 정도만 있을 뿐이다. 이런 비슷한 음식의 연원을 찾아보면 대개 세 가지 이유로 수렴된다. 하나는 정치다. 어떤 문화권 세력이 다른 문화권을 지배하면서 자연스럽게 식문화도 영향을 주고받는다. 스페인 남부와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남는 아랍 문화의 흔적, 스페인·포르투갈 문화가 이식된 남미 음식이 대표적이다.나머지는 종교와 상업적 이유다. 서로 다른 지역에 같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거주하게 되면 식재료가 교역을 통해 움직인다. 세계 각지에 있는 한인마트나 차이나타운을 생각하면 쉽다. 중세와 근대에 걸쳐 각 나라에서 추방된 유대인들이 세계 각지에 자리잡으면서 유대 식문화도 함께 퍼져 나간 사례는 세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에겐 생소한 쿠스쿠스도 식문화의 유사성과 전파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식재료 중 하나다. 쿠스쿠스는 북아프리카의 베르베르족이 발명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의 지역뿐만 아니라 그리스, 중동, 시칠리아 일부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쿠스쿠스는 언뜻 보기에 쌀이나 조 같은 곡물처럼 보이지만 밀가루를 가공한 음식이다. 건조 파스타의 재료이기도 한 듀럼밀로 만들기에 일종의 파스타로 이해해도 좋다. 쿠스쿠스는 전통적으로는 곱게 간 세몰리나에 소금물을 조금씩 뿌려 가며 손으로 비벼 만드는데 이 과정이 보통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비벼 작게 뭉친 후 한 번 체에 걸러 균일하게 작은 입자를 가진 것만 사용하는 과정을 보면 한 톨 한 톨 허투루 사용할 수 없게 된다.밀가루로 만드는 음식은 대개 반죽하며 글루텐을 형성한 후 빵이나 국수의 형태로 소비하는 데 비해 쿠스쿠스는 글루텐을 형성하지 않고 굳이 수고스러운 작업을 거쳐 만드는 게 독특하다. 국수나 수제비, 파스타처럼 끓는 물에 삶기보다는 주로 쪄서 먹는다. 전통적인 쿠스쿠스는 냄비와 찜기가 2단으로 돼 있는 전용 냄비인 쿠스쿠시에라를 사용한다. 아래 냄비에서 스튜나 육수를 끓이면 나오는 증기로 쿠스쿠스를 쪘다가 먹을 땐 끓인 내용물에 쿠스쿠스를 적셔 먹는 식이다. 쌀이나 콩류 같은 다른 곡물 음식과의 차이는 바로 질감이다. 모순된 비유인 듯하지만 마치 부드러운 모래알 같다고 할까. 찰기는 전혀 없는 대신 입안에서 기분 좋게 까슬거리며 하나하나의 형태가 느껴지지만 딱딱하거나 거슬리는 것 없이 부드럽다.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식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속 입안에 넣게 되면 묘한 매력이 있다. 전통 방식대로 손으로 빚어 만든 쿠스쿠스는 우리가 거의 접할 기회가 없다. 시중에 판매되는 건 대부분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건조 쿠스쿠스다. 기계로 작게 빚은 다음 초벌로 익힌 후 건조한다. 손으로 만든 쿠스쿠스가 생면 파스타라고 한다면 공장식 쿠스쿠스는 건면 파스타 정도라고 할까. 건조 쿠스쿠스는 삶을 필요 없이 뜨거운 육수나 소스에 담가만 놓아도 부드럽게 익어 그 자체로 매력이 있는 또 하나의 장르다.시칠리아의 서쪽에 있는 트라파니는 쿠스쿠스로 유명하다. 주로 북아프리카 연안 지역과 활발히 교역하던 지역이라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걸로 추측하지만 언제부터 어떻게 쿠스쿠스가 전래됐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주로 양고기 국물에 쿠스쿠스를 곁들인 북아프리카와는 달리 트라파니 지역에서는 풍부한 해산물을 사용한다. 쿠스쿠스에 홍합, 오징어, 새우, 스캄피, 성대 등 지역의 흔한 해산물과 토마토를 넣어 만든 수프를 넣어 흡수시키면 완성이다. 마치 맵지 않은 매운탕에 고슬거리는 식감의 곡물밥을 넣은 것 같은 맛을 낸다. 쿠스쿠스가 가진 식재료적 미학은 포용과 나눔이다. 어떤 국물 요리에도 어울리는 포용력은 마치 파스타처럼 다양한 지역에서 현지의 식문화와 결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리고 수분을 머금으면 두 배가량 부풀어 올라 여럿이 나눠 먹을 수 있는 푸짐한 음식이다. 이런 점 때문에 쿠스쿠스를 주식으로 활용하는 문화권에서는 일상의 영역뿐만 아니라 축제나 종교의식에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떡과 같은 존재감이라고 하면 적절할까. 지역에 따라 모습과 이름은 다르지만 같은 역할을 하는 식재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늘 들뜨게 된다.
  • 씨 마른 토종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성공

    씨 마른 토종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성공

    자원량이 급감한 우리나라 토종가리비인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국자가리비는 한쪽면이 굵은 부채모양의 방사륵(放射肋·조개 껍데기 겉면에 부챗살처럼 도드라진 줄기)으로 되어 있다. 다른 면은 국자처럼 움푹 패여 있어 국자가리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껍데기가 부채모양을 하고 있어 부채조개라고도 불린다. 주요 양식품종인 홍가리비와 달리 다년생(3년 이상)이고, 크기가 8~12㎝로 대형이다. 국자가리비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자원량이 많았지만 지금은 양식연구에 필요한 어미조개 확보조차 어려울 정도로 급감했다. 수산자원연구소는 국자가리비는 단맛을 비롯해 상품성이 뛰어나 외래종인 해만가리비(미국산) 만큼 양식대상종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가리비는 단년생으로 4월 산란 뒤 대부분 폐사해 해마다 봄철 폐사 전 홍수 출하가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해 홍가리비 대체품종으로도 국자가리비의 가치가 높다. 수산자원연구소는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 1월 연구사들이 통영앞바다에 직접 잠수를 해 국자가리비 모패 12마리를 확보했다. 이어 모패 성(性) 성숙도 조사와 다양한 산란자극 등 산란유도를 통해 국자가리비 수정란과 유생을 확보했다. 연구소는 시행착오와 연구를 거듭한 끝에 최근 0.7~1㎝ 크기 치패(어린 조개) 1000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수산자원연구소는 앞으로 모패 확보와 치패 사육방법에 대한 생리·생태연구에 집중해 2025년부터는 올해 생산한 치패를 모패로 활용해 인공종자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2027년도부터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분양과 양성기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자가리비 인공종자가 다량 생산되면 가리비 양식 품종 다변화와 함께 경남 수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토종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최초 성공...경남수산자원연구소

    토종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최초 성공...경남수산자원연구소

    자원량이 급감한 우리나라 토종가리비인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돼 국자가리비 자원 증산이 기대된다.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국자가리비는 한쪽면이 굵은 부채모양의 방사륵(放射肋·조개 껍데기 겉면에 부챗살처럼 도드라진 줄기)을 가지고 있고 다른 면은 국자처럼 움푹 패여 있어 국자가리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껍데기가 부채모양을 하고 있어 부채조개라고도 불린다. 주요 양식품종인 홍가리비와 달리 다년생(3년 이상)이고, 크기가 8~12㎝로 대형이다. 국자가리비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자원량이 많았지만 지금은 양식연구에 필요한 어미조개 확보조차 어려울 정도로 급감했다.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국자가리비는 단맛을 비롯해 상품성이 뛰어나 외래종인 해만가리비(미국산) 만큼 양식대상종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 인공종자 대량 생산을 통한 자원회복과 양식기술 개발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수산자원연구소는 특히 홍가리비는 단년생으로 4월 산란 뒤 대부분 폐사해 해마다 봄철 폐사 전 홍수 출하가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해 홍가리비 대체품종으로도 국자가리비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국자가리비 인공종자 생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 1월 연구사들이 통영앞바다에 직접 잠수를 해 국자가리비 모패 12마리를 확보했다. 이어 모패 성(性) 성숙도 조사와 다양한 산란자극 등 산란유도를 통해 국자가리비 수정란과 유생을 확보했다. 수산자원연구소는 시행착오와 연구를 거듭한 끝에 최근 0.7~1㎝ 크기 치패(어린 조개) 1000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수산자원연구소는 앞으로 모패확보와 치패사육방법에 대한 생리·생태연구에 집중해 2025년부터는 올해 생산한 치패를 모패로 활용해 인공종자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고 2027년도부터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분양과 양성기술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국자가리비 인공종자가 다량 생산되면 가리비 양식 품종 다변화와 함께 경남 수산을 대표하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화연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는 “국자가리비 모패 확보부터 치패 생산까지 참고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처음 시작하는 연구여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인공종자 다량 생산을 통해 새로운 양식품종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CJ제일제당, 친환경 바이오 소재 분야 집중… 새 먹거리 창출

    CJ제일제당, 친환경 바이오 소재 분야 집중… 새 먹거리 창출

    CJ제일제당이 주력 사업인 식품을 넘어서 그린 바이오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에 잰걸음이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FNT 사업부문을 통해 웰니스 식품 소재와 영양 대체단백, 배양단백 등 새로운 부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CJ제일제당은 신성장동력인 ‘화이트바이오’(친환경 바이오 소재) 사업에서 대량생산 역량 확보 등 친환경 소재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CJ제일제당의 합작사인 CJ HDC 비오솔은 충북 진천에 생분해소재 컴파운딩 공장 준공식을 갖는 등 대량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섰다. 240억원을 투자한 진천공장에서 생산되는 생분해 컴파운딩은 생활용품 포장재, 화장품 용기 등 생활과 밀접한 곳에 쓰이는 소재부터 자동차 부품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해양 생분해(PHA)와 산업 생분해(PLA)를 섞은 화장품 용기를 CJ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인 ‘웨이크메이크’의 ‘워터벨벳 비건 쿠션’ 제품에 적용하는 등 사업성과 수익성을 검증했다. PHA와 PLA는 미생물이 식물 유래 성분을 먹고 세포 안에 쌓아놓는 고분자 물질로서 토양과 해양을 비롯한 대부분 환경에서 분해되는 물성을 가진 소재로, 환경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 또 FNT 사업부문은 ‘식품&뉴트리션 분야 토털 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원료 경쟁력 강화와 연구개발 고도화 및 전략적 투자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은 올해 연간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사업부문 매출을 2025년에는 2조원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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