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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핸드메이드 라이프/윌리엄 코퍼스웨이트 지음

    ‘더 단순하게 사는 방법을 찾을 때마다 우리는 두가지 점에서 남을 돕게 된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삶을 위해 세상의 자원을 소비하는 경우가 줄어든다는 점, 그리고 이웃의 풍족한 삶을 모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에게 좋은 역할 모델을 제시해 준다는 점이다.’(166쪽) 미국 메인주 북부 해안가에서 40여년간 자급자족하는 생활방식을 유지해 온 저자는 그 스스로가 단순한 삶, 자연친화적인 삶을 성공적으로 향유하는 역할 모델이 돼 왔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스코트·헬렌 니어링 부부 등 자연주의자의 인생 철학을 잇는 그의 소박한 일상은 현대인에게 진정한 웰빙의 의미를 묻는 동시에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라고 격려한다.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의 전통 주거형태인 ‘유르트’에 매료된 그는 유르트 재단을 만들어 세계 각국에 현대식 유르트를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책은 저자가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며 터득한 삶의 공예술과 자급 생활방식을 토대로 얻은 성찰을 담고 있다.‘내 손으로 일구는 삶’이라는 뜻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내손으로 만드는 기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강조한다. 이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주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자연주의자이자 사회운동가이기도 한 그의 관심사는 단순히 개인적 삶의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발언한다. 소박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위해서는 개인의 자발적 참여와 더불어 행복한 아이들을 길러내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피력하고,‘불필요한 것들’을 소비하기 위해 돈을 버는 대신 ‘꼭 필요한 것들’을 구하기 위해 일을 하는 생산 시스템을 꿈꾼다. 그가 추구하는 또다른 삶의 방식은 ‘문화혼합’이다. 책에는 그가 적극적으로 부딪친 여러 문화권 사람들과의 우정, 그들에게서 배운 소수 민족의 지혜와 그 안에 담긴 독특한 미의식이 담겨 있다. 손에 꼭 맞는 손도끼를 갖게 된 사연, 인디언의 나무공 만드는 법 등을 적은 글에는 저자의 애정어린 마음이 전해진다. 세계 곳곳의 민속 공예품과 대자연, 땀흘려 일하는 이들의 소박한 일상을 담아낸 사진작가 피터 포브스의 컬러 사진들도 인상적이다.1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산하기관 탐방] 경기 내수면시험장

    [산하기관 탐방] 경기 내수면시험장

    자연경관이 수려한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광탄리 흑천(黑川)가에 경기도 내수면개발시험장이 자리잡고 있다. 도시민들에겐 다소 생소한 명칭의 이곳은 경기도 내수면개발의 종합적인 이용방안의 연구,담수어의 양식에 관한 시험·연구,담수어종묘의 생산보급,지역특성 어종의 양식기술 및 요리법의 개발보급,양어기술의 지도교육 및 양식 적지조사를 담당하는 도립 연구기관이다. 우리나라에는 국립수산과학원 산하에 청평,진해,양양 등 3개 국립내수면연구소와 경기도내수면개발시험장,삼척시내수면개발사업소 등 9개 도·시립 내수면시험장이 있다. 한마디로 지역내 민물고기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곳으로 보면 된다. 초가을 바람이 쌀쌀한 12일 내수면개발시험장에는 물고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초·중·고교생들로 붐비고 있었다.지난 한해 방문객 수는 모두 5만여명.올들어 지난 9월말 현재 이미 9만여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7월 시험장안에 문을 연 ‘생태학습관’에서는 70여종에 이르는 각종 민물고기를 보고 만질 수 있다.황쏘가리,열목어,어름치,모래무지 등 천연기념물과 가는돌고기,누치,대농갱이 등 경기도 특산어류 등이 300여평의 학습관을 오밀조밀하게 채우고 있다. 시험장 한쪽에 80m 정도의 길이로 만들어진 ‘야외터치학습장’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누구나 신발을 벗고 물 속에 들어가 물고기들을 실제로 만져보고 그 촉감을 느껴볼 수 있다. 요즘 시험장에서 뜨는 최고 인기어종은 철갑상어다.국내 처음으로 철갑상어 치어 대량생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민물에서만 살기도 하고,알을 낳을 때만 민물로 돌아오기도 하는 철갑상어는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과 한강,대동강 주변에서 잡히기도 했으나 지금은 더이상 자연상태의 철갑상어를 찾기 어렵다. 입장료 무료.개관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문의는 031-772-3480.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시론] 美대선과 북핵 해법/유찬열 덕성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시론] 美대선과 북핵 해법/유찬열 덕성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지금 미국에서는 2004년 11월의 대선을 위한 레이스가 한참 진행중이고 아직은 그 결과를 예단하기에 이르다.그러나 미국 대선 결과가 전 세계의 안보 상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다.공화당 행정부의 대외정책 방향과 민주당의 외교 정책 방향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국제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 금지를 위해 전 세계를 선과 악의 세계로 구분하고,임시 연합(ad hoc coalition)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며,외교적 방법보다는 상대적으로 군사적 수단에 더 의존하려 한다.반면,민주당은 일방주의보다는 동맹국과의 외교 협력을 중시하고 역시 상대적이긴 하지만 군사적 해결 이전에 더 많은 외교 수단의 동원을 중시한다. 한반도 문제의 경우에도 비슷한 차이가 감지된다.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다자 회담뿐 아니라 양자 회담을 추진해야 하고,정책의 실패로 인해 북한이 추가로 핵무기를 생산했을 수 있다는 것 등이 비판에 포함된다. 공화,민주 양당의 기본 노선과 대북 핵정책에 관한 시각 차에 비추어,양당 후보가 집권했을 때의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법은 상당한 차이를 낼 것으로 보인다.부시 후보가 재집권할 경우에는,미국의 북핵 해법은 그동안 추진해 오던 전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6자 회담을 지속해서 북한핵의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의 폐기를 추진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점진적 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수술적 공격’의 구체적 수순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두 번째 집권 시기의 시한을 감안,한층 더 강경하고 신속하게 행동할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 한반도에 높은 지정학적 이익을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이미 외교 노력은 소진되었고 북한의 붕괴보다는 정권 교체 또는 북핵 제거가 미국의 제한적 목표라고 말해 베이징 정권의 협력을 유도하려 할 것이다. 케리 후보가 집권한다면 부시 진영과는 크게 다른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대화의 형식에서는 다자 회담뿐 아니라 양자 회담을 별도로 추진하고,평양 정권의 진정한 의도가 핵의 대량생산인지,아니면 국제 공동체로의 재진입인지를 일차로 확인하려 할 것이다.북한이 부시 행정부 초기에 제네바 합의로의 복귀를 희망했고,러시아,중국,한국 정부 모두 제네바 합의로의 복귀를 선호해 온 것에 비추어,외교적 해결을 중시하는 민주당 행정부는 정치,경제적 보상의 대가로 핵 동결을 추구하는 정책을 일단은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추가로 생산했을 수 있는 핵은 그 상태에서 또다시 동결해서 더 이상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려 할 것이다.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대북 선제 공격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케리 후보도 시사한 바 있다. 이처럼 공화·민주 양당이 구사하는 정책 모두 한국에는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부시 행정부의 경우에는 북핵 문제의 완전 해결을 모색할 수 있으나,그 과정에서 위험의 수위가 높은 것이 약점이다.반면,민주당의 양자 협상에 의한 해법은 미봉적 해결 가능성은 클 수 있으나,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통한 비밀 핵개발을 한 데서 나타나듯 평양 정권의 성실한 합의 이행에 관한 신뢰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따라서 우리는 장·단기적 국가 이익을 신중하게 고려해 새로 성립되는 미 행정부와의 외교 관계 강화와 한·미 동맹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유찬열 덕성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미생물서 화학물질 ‘숙신酸’ 추출 성공

    국내 연구진이 석유에서만 추출할 수 있었던 다기능 산업용 화학물질을 한우의 위(胃)에 사는 미생물로부터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40·LG화학 석좌교수)교수 연구팀은 맨하이미아균(菌)의 게놈 염기서열을 완전 해독,여기에서 화학물질인 숙신산(酸·Succinic Acid)을 대량으로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19일 발표했다.이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권위의 생명공학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19일자)에 게재됐으며 국제 공인 유전자은행(GenBank)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는 이 교수팀 외에 바이오벤처기업 아이디알 인용호 박사,제노텍 김재종 사장,한국생명공학연구원 허철구 박사 등이 공동 참여했다. 맨하이미아균은 한우의 반추위에서 분리해 낸 토종세균으로 숙신산을 분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이 교수팀의 성과는 맨하이미아균의 게놈서열과 대사(代謝)과정을 정확히 분석해 냄으로써 순도높은 숙신산을 다량으로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호박산(琥珀酸)으로도 불리는 숙신산은 식품·의약품 첨가제,범용 화학물질 등으로 널리 활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생분해성 고분자원료,차세대 청정용매 등으로 각광받으면서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숙신산을 포함한 전세계 유기산 시장 규모는 연간 10억달러에 이르며 해마다 10%씩 성장하고 있다. 이 교수는 “숙신산은 다양한 활용도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저렴한 생산기술 개발경쟁이 이뤄져 왔다.”면서 “개발공정을 좀더 보완하면 맨하이미아균을 이용한 숙신산의 공장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소모적인 석유의존 기술을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日도요타, 中시장 대대적 공략

    日도요타, 中시장 대대적 공략

    세계 2대 자동차 메이커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중국에 4억 6100만달러를 투자해 중국 광저우(廣州)자동차와 5대5 비율의 합작기업을 세우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요타가 현재 3%에 불과한 중국내 시장점유율을 2010년까지 10%로 높이겠다는 목표아래 이같은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도 우위 유지를 위해 2008년까지 각각 1억달러 이상을 투자,생산량을 두배로 늘리기로 하는 등 세계 자동차 메이저들의 중국시장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폴크스바겐·GM등과 치열한 경쟁 중국에 생산설비 투자를 꺼려하던 도요타가 입장을 급선회,중국내에 대규모 합작기업을 세우고 대대적인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시장 공략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그동안 중국에 생산시설을 세워 자사 브랜드로 생산하는 것에 대해서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자세로 일관해 왔다.중국 경쟁사로의 기술 유출과 중국산 차량의 해외시장 수출증가에 따른 ‘부메랑효과’를 경계해 온 것.중국에 생산시설을 세워 대량생산에 들어갈 경우,몇년안에 비교적 저렴한 원가로 생산된 중국산 도요타 승용차가 가격우위를 바탕으로 유럽과 미주시장에서 일본산 도요타를 밀어내고 시장을 독식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해 왔다. 하지만 중국정부가 외국자동차 기업의 중국내 독자투자를 불허한 채 기술이전 등을 전제로 한 현지업체와의 합작기업 설립만을 허용하는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도요타는 톈진(天津)에 소규모 합작기업을 설립·운영해 왔지만 일본산차량의 수출을 위주로 중국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런 자세 때문에 과감한 시설투자 및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중국시장을 치고들어온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처졌고 최근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올 1·4분기의 경우,폴크스바겐은 중국시장의 4분의1을 차지했고 GM은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윤축소·가격인하 경쟁 불보듯 도요타가 ‘관망과 주저’에서 대대적인 투자와 적극적인 시장공략으로 전략을 바꿈에 따라 중국내 자동차업계의 가격인하와 이윤저하도 예상된다.베이징현대의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중국산 차량과의 ‘격돌’이 당겨질 전망이어서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2003년 현재 중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100가구당 2.04대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데다 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승용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자동차업계의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전문가들은 2010년쯤엔 중국은 연 1000만대의 자동차 생산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 현지의 자동차판매가 연간 600만대를 넘어서는 2007·2008년이 되면 두자릿수의 판매 증가시대도 함께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시장전망이 장밋빛만은 아니다.중국은 올 상반기 승용차 3392대 등 15만 623대의 차량을 해외에 수출하는 등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월드이슈-하이브리드 경제] ‘전기 만드는 집’ 뜬다

    [월드이슈-하이브리드 경제] ‘전기 만드는 집’ 뜬다

    고유가라지만 석유를 안 쓸 수도 없고,대체에너지라는 풍력·태양열·수소에너지 등은 아직 경제성이 없고….고유가에 석유매장량 고갈에 대한 경고가 나오는 에너지 위기 시대를 맞아 그 해법으로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Hybrid·잡종) 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경제는 석유를 적게,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쓰며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차와 집의 구조를 바꾸고 전기를 생산·분배하는 방법을 바꾸는,‘생각의 혁명’이 필요하다고 에너지 전문가들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을 통해 최근 지적했다. ●다양한 에너지원에 쌍방향 이동 현 전기배선은 발전소에서 가정까지 먼 거리를 이동하며 전기를 전달만 한다.전기는 화력·수력·원자력 발전소에서만 나온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경제에서는 가정이나 공장에서도 전기를 만든다.물에서 뽑아낸 수소에너지가 가장 광범위한 에너지원이다.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이나 태양열 집열판,소형 풍력발전기,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생물자원 등도 에너지원이다.쓰고 남으면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팔 수도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17만 가구가 지붕에 태양전지를 설치,생산한 전기를 발전소에 팔고 있다.뉴질랜드에서는 휴가용 콘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뒤 휴가기간이 아닌 동안에 생산된 전력은 발전소에 판다.인도네시아 설탕공장은 사탕수수 폐기물에서 매년 500㎿ 전기를 생산해 쓰며 남은 전기는 판다.인도에서는 갈대와 쌀겨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경제에서는 ‘잡종’ 에너지원에서 나오는 전력을 수용하고 쌍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전기배선이 필수다.이 전기배선을 이용해 수소전지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료를 채울 수 있다.하이브리드 차량은 물론 석유도 쓴다.가정의 전력이 모자라면 차량의 전력을 빌려 올 수도 있다.즉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가 일체가 되기도 하며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절약은 기본 다양한 에너지원이 있지만 솔직히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석유나 석탄만큼의 대량생산은 어렵다.따라서 하이브리드의 한 축은 절약이다. 초소형 발전소로 변신한 가정은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구조가 기본이다.50㎝ 두께의 단열재,3중 유리창 등을 설치,열전도에 의한 전력낭비를 최소화한다.온수에서 나오는 열을 다시 모아 전구를 켜는 통합열전기(CHP·Combined Heat and Power) 시스템도 갖춘다.여름이면 태양열을 일정 수준만 통과시키는 창을 설치,에어컨 가동을 줄인다.집 외곽엔 태양열과 태양광을 맘껏 받아들이는 저장소가 설치된다.전기배선 길이가 짧아져 이동에 따른 열 손실은 거의 없다. ‘에너지 낭비 제로’를 위한 가정용 제품은 이미 시장에 나와있다.한 대당 1000∼2000달러인 옥수수 난로는 여러 회사 제품이 있다.독일 제너택은 물을 데우는 과정에서 낭비되는 열을 다시 집적시켜 에너지로 만드는 히터 겸용 발전기,영국 엑셀은 기존 제품보다 열을 20∼40% 절약하는 단열재 등을 각각 만든다. 이런 제품들을 이용,런던 남쪽에는 2년전 84채의 ‘에너지 제로’ 단지가 세워졌다.이 곳의 전력은 폐기물 연소로 가동되는 소형 발전소가 공급한다.이 단지를 설계한 건축가 빌 둔스터는 5000가구를 지으면 일반 가구의 건설비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왓슨빌에는 257채의 ‘에너지 제로’ 집이 있다.태양전지판으로 전기를 생산하며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해 일반 가정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전기료를 물고 있다. 스웨덴에선 지열을 이용해 온수를 공급하는 집이 수천가구 있다.오스트리아는 2010년까지 새로 건축되는 가구의 4분의1을 절약형 집으로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업적인 사례도 있다.미 유타주의 인공스파 제조사인 불프로그는 한달 사용료를 4분의1로 줄인 제품을 만들었다.온수공급관을 제품내에 설치,온수공급 과정의 열 손실을 최소화했다. ●초소형 발전기 대량생산체계 필요 뜬구름 같은 소리지만 하이브리드는 우리 생활에도 녹아 있다.현재 전열기는 에너지 소비면에서 초기 모델보다 30% 효율적이다.냉장고는 70년대 모델보다 75%의 전력을 덜 쓴다. 물론 하이브리드가 에너지 생산·소비의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물이 많다.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생산구조.발전설비는 대형으로 소량만 생산해왔다.그러나 가정이나 공장이 발전소로 변하려면 각자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초소형 발전기를 수십만대 생산할 수 있는 생산체계가 필요하다.또 빨래는 날이 맑을 때 하고,차를 주차할 때 수소전기에 충전시킨다는 등 에너지 재고량과 사용량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생활습관이 요구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美·日, 자동차 대체엔진 ‘각광’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백문일기자|가솔린을 대신할 대체엔진 차량에 범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국제유가가 12일에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1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경질유는 배럴당 45.50달러로 마감했으며,일각에서는 6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엔진에 전기모터를 단 ‘하이브리드 차량’에 이어 미국과 일본의 업체들은 수십억달러씩을 투자해 ‘수소연료 차량’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량생산 채비를 갖추려 한다면,수소연료 차량은 아직 시험단계에 불과하다.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45달러를 넘어서자 효율성이 높고 친(親)환경적인 수소연료 차량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인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다만 경제적·기술적 한계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꿈의 수소연료 차량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는 수소연료 전지를 장착한 미니밴 ‘하이드로젠3’을 내놓았다.수소를 흡입해 동력을 뿜어내는 엔진으로 차량 가격은 100만달러이다.아직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 밖에 있으나 배기가스가 전혀 없어 미래의 자동차로 손색이 없다.하이브리드 모델의 선두주자인 도요타자동차 역시 수소연료 차량이 미래의 ‘최후승자’가 될 것으로 보고 개발투자를 늘리는 중이라고 회사관계자가 13일 밝혔다. 수소연료는 도시내 환경오염뿐 아니라 석유 의존도와 지구내 온실가스의 축적을 줄이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유럽을 필두로 각국이 매년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은 부시 행정부의 친(親) 석유재벌 정책을 비판하며 자동차를 위한 수소연료개발연구소의 출범을 에너지 공약으로 내세웠다. 다만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널려있다.수소를 만들고 이를 분배하는 파이프 라인의 건설과 충전소 보급에서 수소를 담을 연료탱크의 개발 등이 모두 난제이다. 현재 천연가스에서 증기와 촉매제를 이용,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분리하는 방안이 고안됐으나 가솔린을 얻는 비용의 3배가 든다.더욱이 수소가 가볍기 때문에 가솔린보다 같은 거리를 낼 연료탱크의 크기가 4배나 크다.엑손모빌 연구소의 마이클 래미지 전 부회장은 “당장은 닭과 달걀의 문제처럼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가 있다.”고 말했다. ●거세지는 하이브리드 열풍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자동차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닛산도 가세할 태세다.미국에서는 도요타의 대표적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구입하기 위해 4∼7개월을 기다릴 정도다. 1997년 처음 하이브리드 차량을 상용화한 도요타는 아이치현 도요사 시(市)의 쓰쓰미 공장에서 프리우스 자동차 라인을 풀가동중이다.월 생산능력이 1만대이지만 내년 상반기에 1만 5000대로 높여 연간 18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2006년까지는 연산 30만대가 목표다.수요가 지난해 4만 3000대에서 6월 말 현재 6만대를 넘어서자 다음달 ‘렉서스 RX400’과 SUV 차량 ‘하이랜더’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혼다는 ‘인사이트 쿠퍼’와 ‘시빅’에 이어 중형차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연말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닛산도 2005년 승용차 알티마를 하이브리드형으로 준비하고 있다.미국의 포드는 10월 하이브리드형 SUV ‘에스케이프’를 내놓을 예정이다.당초 지난해에 이어 이달 중 시판할 예정이었으나 생산시스템의 문제로 시판을 두차례나 연기했다. taein@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7) 자동차 메이저들 각축

    [차이나 리포트 2004] (7) 자동차 메이저들 각축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중국은 지난해에 4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으며,생산능력이 매년 100만대씩 늘고 있다.중국은 이미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소비시장으로 부상했다.오는 2010년에 가면 중국의 자동차 수요량은 지금의 미국시장에 필적하는 연간 1300만∼160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같은 시장 전망은 세계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을 중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미국의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일본의 도요타,혼다,마쓰다,독일의 벤츠,BMW,폴크스바겐,프랑스의 르노닛산 등 세계의 자동차 메이저들이 총출동해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고 있다.한국의 현대도 여기에 ‘참전’했다.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2010년쯤 3~4개사 구도 재편 예상 중국의 자동차산업정책을 주도해온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후즈시앙(胡子祥)소장은 “2010년쯤 3∼4개의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며,중국에서 살아 남는 기업들이 세계의 자동차산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중국에는 200만대 규모의 승용차 시장에 22개의 국내업체와 19개의 해외합작업체 등 41개 업체가 뒤엉켜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다.다국적기업들과 중국기업들이 자본·기술 등 다양한 형태로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미국의 GM,독일의 폴크스바겐,일본의 도요타가 ‘3강’으로 꼽힌다.한국의 현대는 일본의 혼다,프랑스의 시트로엥과 함께 ‘3중’을 형성하고 있다.초기 진입자였던 폴크스바겐사와 시트로엥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고,후발주자들인 GM,혼다,현대가 세력을 키워가는 추세다. 최근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소비가 위축되자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투자는 늘리고,값은 내려라.’는 것이 경쟁의 모토다.각 업체들은 작년에 평균 6.9% 가격을 내린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에 비해 9.2%를 더 내렸다.다른 한편으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라인을 확대해 최신 모델을 투입하고 있다. ●GM 가장 공격적… 연 130만대 생산방침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는 회사는 미국의 GM이다.GM은 지난 달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본부를 상하이로 옮기기로 결정했다.상하이GM의 관계자는 “검토 대상인 일본,한국,중국,호주 가운데 상하이를 선택했다.독일의 폴크스바겐이 중국본부의 기능을 아시아 총본부로 격상한 데 대한 대응전략이다.”라고 설명한다.GM사는 앞으로 5년간 중국에 30억달러를 투자해 승용차 생산규모를 130만대로 확장할 방침이다.이런 적극적 공세에 힘입어 6월 판매실적 1위 업체로 부상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에는 비상이 걸렸다.90년대말까지만 해도 75%를 차지했던 시장 점유율이 지난 6월에는 27%까지 떨어졌다.잃어버린 시장을 되찾기 위해 지난 달부터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든 모델의 가격을 평균 5% 내렸다. 후발 주자인 도요타는 비교적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2008년까지 생산라인 확장 규모를 GM이나 폴크스바겐보다 적은 50만대로 설정하고 있다.미국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렉서스를 올 하반기에 중국시장에 투입해 고급화 전략으로 맞설 계획이다. 혼다(1998년 중국 진출)와 현대(2002년 진출)는 후발주자이지만 중국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지난 6월 광저우혼다는 2만 1275대를 팔아 상하이GM에 이어 2위의 판매실적을 올렸다.이 회사의 인기 모델인 어코드와 피트는 두 달을 기다려야 살 수 있다.베이징현대의 아반떼와 동펑위에다의 액센트 역시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아반떼는 지난 달 8515대가 팔려 전체 모델중 2위,준중형차 시장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액센트(중국시장에서는 千里馬) 역시 소형차 시장에서 판매실적 1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중국산車 수출땐 한국 최대 피해국 될것 중국산 자동차가 세계시장에 수출된다? 그럴 경우 최대 희생자는 한국이 될 것이다.저렴한 인건비와 저평가된 인민폐(위안화)로 인해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그 가능성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의 혼다는 광동성 광저우에 동펑자동차 및 광저우자동차와 합작으로 연산 5만대의 수출전용공장을 세우고 1300cc급 승용차를 아시아와 유럽지역에 수출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소형차 폴로를 지난해부터 호주에 수출하고 있다.연간 15만대 규모의 수출용 생산공장을 별도로 지을 예정이며,중국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수출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자동차 가격은 국제시장가격의 평균 1.6배 수준으로 아직은 가격경쟁력이 없다.이치(一汽)폴크스바겐의 인기 제품인 아우디 1.8T는 대당 4만 2700달러(미국시장가격 2만 6000달러),현대의 쏘나타는 3만 200달러(미국시장가격 1만 8800달러)나 된다. 그러나 점차 대량생산체제를 갖추면서 소형차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가격경쟁력을 갖춰가기 시작했다.1000cc 이하의 소형 자동차의 가격은 4200∼6000달러로 이미 국제시장 가격과 비슷하다. 중국산 자동차 가격이 비싼 원인은 부품을 수입해다 쓰는데 수입관세가 높기 때문이다.그러나 2006년 7월까지 부품관세율이 10%로 인하될 예정이며,델파이,보쉬,이톤 등 세계적 부품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어 부품산업의 빠른 발전이 예상된다. 중국 국가정보센터의 장우시엔(張宇賢) 부주임은 “2007년 전후로 폴크스바겐,GM,현대,포드 등의 공장들이 준공되면 부품산업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으며,가격과 품질 모두 국제수준에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자동차 생산능력 연산 1500만대에 이를듯 세계의 자동차 기업들에 중국시장은 ‘재앙을 잉태한 희망’이다.당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지만 머지 않아 대재앙을 몰고올 지도 모른다는 뜻이다.다국적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에 생산설비를 확장하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들의 중국내 승용차 생산능력은 2004년 270만대에서 2008년에는 700만대로 늘어난다.여기에다 20여개 중국업체를 합하면 연간 1500만대의 생산시설을 갖게 된다. 중국에서 무분별한 투자 확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컬러TV가 잘 보여준다.중국의 실리콘밸리로 일컬어지는 베이징시 중관춘 일대에서는 요즘 컬러TV를 무게로 달아 팔고 있다.㎏당 얼마라는 식으로 값이 결정된다. 한때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했던 외국투자업체들의 제품은 중국업체에 밀려나 대부분 자취를 감추고 일본의 소니와 한국의 삼성 브랜드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승용차도 ㎏으로 팔릴 날이 올지 모른다.중국에 투자한 12개의 해외업체중 과연 몇 개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차이나 리포트 2004] (7) 자동차 메이저들 각축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중국은 지난해에 4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으며,생산능력이 매년 100만대씩 늘고 있다.중국은 이미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소비시장으로 부상했다.오는 2010년에 가면 중국의 자동차 수요량은 지금의 미국시장에 필적하는 연간 1300만∼160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같은 시장 전망은 세계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을 중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미국의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일본의 도요타,혼다,마쓰다,독일의 벤츠,BMW,폴크스바겐,프랑스의 르노닛산 등 세계의 자동차 메이저들이 총출동해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고 있다.한국의 현대도 여기에 ‘참전’했다.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2010년쯤 3~4개사 구도 재편 예상 중국의 자동차산업정책을 주도해온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후즈시앙(胡子祥)소장은 “2010년쯤 3∼4개의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며,중국에서 살아 남는 기업들이 세계의 자동차산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중국에는 200만대 규모의 승용차 시장에 22개의 국내업체와 19개의 해외합작업체 등 41개 업체가 뒤엉켜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다.다국적기업들과 중국기업들이 자본·기술 등 다양한 형태로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미국의 GM,독일의 폴크스바겐,일본의 도요타가 ‘3강’으로 꼽힌다.한국의 현대는 일본의 혼다,프랑스의 시트로엥과 함께 ‘3중’을 형성하고 있다.초기 진입자였던 폴크스바겐사와 시트로엥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고,후발주자들인 GM,혼다,현대가 세력을 키워가는 추세다. 최근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소비가 위축되자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투자는 늘리고,값은 내려라.’는 것이 경쟁의 모토다.각 업체들은 작년에 평균 6.9% 가격을 내린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에 비해 9.2%를 더 내렸다.다른 한편으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라인을 확대해 최신 모델을 투입하고 있다. ●GM 가장 공격적… 연 130만대 생산방침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는 회사는 미국의 GM이다.GM은 지난 달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본부를 상하이로 옮기기로 결정했다.상하이GM의 관계자는 “검토 대상인 일본,한국,중국,호주 가운데 상하이를 선택했다.독일의 폴크스바겐이 중국본부의 기능을 아시아 총본부로 격상한 데 대한 대응전략이다.”라고 설명한다.GM사는 앞으로 5년간 중국에 30억달러를 투자해 승용차 생산규모를 130만대로 확장할 방침이다.이런 적극적 공세에 힘입어 6월 판매실적 1위 업체로 부상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에는 비상이 걸렸다.90년대말까지만 해도 75%를 차지했던 시장 점유율이 지난 6월에는 27%까지 떨어졌다.잃어버린 시장을 되찾기 위해 지난 달부터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든 모델의 가격을 평균 5% 내렸다. 후발 주자인 도요타는 비교적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2008년까지 생산라인 확장 규모를 GM이나 폴크스바겐보다 적은 50만대로 설정하고 있다.미국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렉서스를 올 하반기에 중국시장에 투입해 고급화 전략으로 맞설 계획이다. 혼다(1998년 중국 진출)와 현대(2002년 진출)는 후발주자이지만 중국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지난 6월 광저우혼다는 2만 1275대를 팔아 상하이GM에 이어 2위의 판매실적을 올렸다.이 회사의 인기 모델인 어코드와 피트는 두 달을 기다려야 살 수 있다.베이징현대의 아반떼와 동펑위에다의 액센트 역시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아반떼는 지난 달 8515대가 팔려 전체 모델중 2위,준중형차 시장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액센트(중국시장에서는 千里馬) 역시 소형차 시장에서 판매실적 1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베이징·상하이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mhlee@kiet.re.kr ■중국산車 수출땐 한국 최대 피해국 될것 중국산 자동차가 세계시장에 수출된다? 그럴 경우 최대 희생자는 한국이 될 것이다.저렴한 인건비와 저평가된 인민폐(위안화)로 인해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그 가능성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의 혼다는 광동성 광저우에 동펑자동차 및 광저우자동차와 합작으로 연산 5만대의 수출전용공장을 세우고 1300cc급 승용차를 아시아와 유럽지역에 수출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소형차 폴로를 지난해부터 호주에 수출하고 있다.연간 15만대 규모의 수출용 생산공장을 별도로 지을 예정이며,중국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수출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자동차 가격은 국제시장가격의 평균 1.6배 수준으로 아직은 가격경쟁력이 없다.이치(一汽)폴크스바겐의 인기 제품인 아우디 1.8T는 대당 4만 2700달러(미국시장가격 2만 6000달러),현대의 쏘나타는 3만 200달러(미국시장가격 1만 8800달러)나 된다. 그러나 점차 대량생산체제를 갖추면서 소형차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가격경쟁력을 갖춰가기 시작했다.1000cc 이하의 소형 자동차의 가격은 4200∼6000달러로 이미 국제시장 가격과 비슷하다. 중국산 자동차 가격이 비싼 원인은 부품을 수입해다 쓰는데 수입관세가 높기 때문이다.그러나 2006년 7월까지 부품관세율이 10%로 인하될 예정이며,델파이,보쉬,이톤 등 세계적 부품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어 부품산업의 빠른 발전이 예상된다. 중국 국가정보센터의 장우시엔(張宇賢) 부주임은 “2007년 전후로 폴크스바겐,GM,현대,포드 등의 공장들이 준공되면 부품산업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수 있으며,가격과 품질 모두 국제수준에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자동차 생산능력 연산 1500만대에 이를듯 세계의 자동차 기업들에 중국시장은 ‘재앙을 잉태한 희망’이다.당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지만 머지 않아 대재앙을 몰고올 지도 모른다는 뜻이다.다국적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에 생산설비를 확장하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들의 중국내 승용차 생산능력은 2004년 270만대에서 2008년에는 700만대로 늘어난다.여기에다 20여개 중국업체를 합하면 연간 1500만대의 생산시설을 갖게 된다. 중국에서 무분별한 투자 확대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컬러TV가 잘 보여준다.중국의 실리콘밸리로 일컬어지는 베이징시 중관춘 일대에서는 요즘 컬러TV를 무게로 달아 팔고 있다.㎏당 얼마라는 식으로 값이 결정된다. 한때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했던 외국투자업체들의 제품은 중국업체에 밀려나 대부분 자취를 감추고 일본의 소니와 한국의 삼성 브랜드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승용차도 ㎏으로 팔릴 날이 올지 모른다.중국에 투자한 12개의 해외업체중 과연 몇 개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100년기업 100년상품] 한국의 장수 상품들

    기업이 길이 존속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게 오랫동안 제품 브랜드를 지켜내는 일이다.뛰어난 품질과 브랜드 전략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의 ‘장수만세’를 외치고 있는 우리 상품들을 되짚어 봤다. 국내 유일의 100년 상품은 동화약품의 ‘부채표 활명수’.1910년 한일합방 직후 일본상표법에 따라 특허등록해 공식적으로는 100년이 안됐지만 실제로 회사(동화약방)를 차려 대량생산을 한 것은 1897년부터였다.1924년에는 영원한 서민의 술 ‘진로’가 평안남도 용강의 진천(眞泉)양조상회에서 처음 생산됐다.초기에는 평남지역에서 복의 상징으로 통했던 원숭이가 상표에 쓰였다가 55년 지금의 두꺼비로 교체됐다.6·25전쟁 뒤 기반을 서울로 옮기면서 남쪽에서 교활하다고 여기는 원숭이는 용도폐기됐다. 이듬해인 25년에는 조선무약이 ‘기사회생 우황청심원’을 발매했다.현재 ‘솔표 우황청심원’으로 바뀐 이 약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는 한국의 대표명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수많은 유사제품 중 지금도 솔표의 시장점유율이 제일 높다.유한양행이 33년에 출시한 ‘안티푸라민’은 여전히 소염진통제의 대명사로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46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문구회사인 동아연필이 설립돼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손에 쥐어봤을 ‘동아연필’을 만들기 시작했다. 50년 동방청량음료(지금의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생산을 시작했다.칠성사이다는 단순한 음료수라기보다는 중장년층에 향수의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60년에는 광신화학공업사(지금의 모나미)가 설립돼 63년 ‘모나미 볼펜’과 ‘모나미 싸인펜’ 생산을 시작했다.40년이 넘은 지금까지 그 모양 그대로 간직한 가장 친숙한 필기도구다.같은해 ‘이태리타올’이 처음 나왔다.이태리타올은 장수브랜드 차원을 떠나 손바닥만한 때밀이용 수건을 가리키는 보통명사가 된 지 오래다.원조 이태리타올의 특허권이 소멸된 70년 송월타올이 자사 브랜드로 생산을 시작했다. 동아제약이 61년 출시한 ‘박카스’는 지금도 연간 2000억원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웬만한 제약회사의 전체 매출액보다 많은 액수다.처음에는 정(錠)제 형태로 나왔으나 물에 잘 녹지 않는 문제가 발견돼 63년 지금의 드링크 형태로 바뀌었다.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강신호 회장이 독일 유학시절의 기억을 살려 박카스란 이름을 지었다. 70년대 들어서 ‘장수 과자’들이 잇따라 선보였다.70년 해태제과에서 ‘부라보콘’이 나왔고,71년에는 농심이 ‘새우깡’을,74년 오리온제과가 ‘초코파이’를 각각 내놓았다.‘야쿠르트’(71년 한국야쿠르트)와 ‘바나나맛우유’(74년 빙그레)도 빼놓을 수 없는 베스트셀러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에이즈치료제 ‘퓨전’ 주원료 국내서 대량생산기술 개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치료하는 주원료인 펩타이드를 10배나 빨리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과학기술부는 바이오벤처기업 ㈜코바이오텍의 강충경 박사팀이 미생물학적 생산 기술을 활용,단백질의 작은 단위인 펩타이드로 이뤄진 세계적인 에이즈 치료제인 ‘퓨전’(Fuzeon)을 간편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강 박사는 “대표적인 에이즈 치료제인 퓨전은 3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물질로,현재는 100여 단계의 화학적 합성방법을 통해 생산기간만 4∼5개월 걸린다.”면서 “화학합성이 아니라 미생물 유전체인 ‘재조합 대장균’의 배양을 통해 10단계만의 합성으로 2주내 퓨전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술따라 맛따라] 청양 ‘둔송 구기주’

    충남 ‘청양’이라면 누구나 매운 고추를 떠 올린다.하지만 그 지방에 가 보면 고추보다 구기자가 더 유명하다.가는 곳곳마다 ‘구기자’가 청양의 대표 특산품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있다.전국 구기자 생산량의 40% 넘는 양이 이곳 청양에서 생산된다고 한다.충남 청양군 운곡면 광암리에서 청양 ‘둔송 구기주’를 빚는 장인 임영순(65)씨의 집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유,오시느라 힘드셨지유.” 순한 눈매의 임씨는 구기주부터 한잔 건넸다.하얀 잔에 담긴 술은 노르스름한 색이 너무 진해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입에 가져다 대어보니 약재의 향이 강하고 맛은 시큼하면서 달착지근했다.16도나 되는데 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로부터 구기자의 효능과 약효는 각종 문헌에 기록이 남아있다.규합총서 기록에 의하면 한 여인이 구기자를 먹어 390세가 되어도 얼굴빛이 15∼16세 소녀와 같았다 한다.또한 조선시대 민속주 연구논문 자료에 의하면 구기자 열매,꽃,뿌리로 술을 빚었다는 기록이 ‘산림경제’,‘증보산림경제’,‘임원십육지’에 소개되어 있다. 임씨는 이처럼 명약과도 같은 구기자술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것일까.그것은 순전히 시집을 ‘잘못’온 탓이라 한다.21살에 시집을 온 그녀는 혹독한 시집살이를 했다.외아들을 빼앗겼다고 느낀 시어머니는 매일 술을 마시며 주정했다.혹시 술이 떨어지는 날이면 날벼락이 떨어졌다.남편 또한 술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보름에 한 번씩 술을 빚었고 시어머니와 남편의 술은 끊을 수 없어도 건강을 지키기위해 몸에 좋다는 구기자와 두충,감초 등을 듬뿍 넣었다. 그는 ‘술꾼’인 시어머니와 남편을 위해서 아침에 술국을 끓인 일이 없다한다.임씨가 빚은 술은 숙취가 없고 그나마 몸을 덜 해쳤기 때문이다. 어느새 그는 잔치마다 불려 다니며 술을 빚어주게됐고 인근에서 최고의 술도가로 손꼽혔다.1996년 ‘명인’이란 칭호를 받았다.하지만 술을 본격적으로 빚지않는 바람에 1999년에는 ‘명인’자격을 반납했다. “제가 무슨 장사꾼도 아니고 술을 만들어 부귀영화를 부릴 것도 아니고 당연히 반납을 했지요.”라며 “무슨 쥐꼬리만큼 지원을 해주고 ‘살균기,여과기를 갖추어라.’라는 등 규제가 심하고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어 술을 팔 자신도 없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한다.하지만 주변에서 우리전통 ‘구기주’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없다며 만류에 못 이겨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고민하고 있는 임씨에게 아들이 ‘어머니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술을 만들지 마세요.’라는 충고를 했다.“저의 대답은 간단했지요.‘술을 팔아 돈을 벌 생각은 없고 그저 빚이나 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어요.”라며 “지금도 돈을 벌기보다는 사람을 버는 것이 좋다고 믿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하지만 그녀는 술도가를 만들면서 들어간 ‘빚’때문에 자신의 꿈인 불쌍한 노인들을 위해 보금자리를 마련해 여생을 바칠 계획이 늦추어지고 있는 것이 여간 안타깝지않다고 한다. 20년째 같이 살며 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며느리 최여옥(42)씨는 “제가 약초를 조금 넣으면 어머님이 어느 샌가 약초 한주먹을 더 갖다 넣으시곤 합니다.”라며 “아마 40년이 넘게 술의 맛이 변하지 않는 것도 어머님의 ‘고집’때문이 아닌가 합니다.”라고 말한다.또한 약주로는 드물게 16도를 유지하는 비결은 수입쌀도 2등급 쌀도 아닌 1등급짜리를 쓰는데 있다고 한다. 임씨가 예전에 시집살이를 하면서 빚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마시면 누룩의 진한 맛이 입에 남지 않고 감칠맛이 일품인 우리나라 최고의 약술인 ‘둔송 구기주’가 만들어진다. “저는 욕심 없습니다.농사를 지어 밥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습니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대에 영합해 ‘우리 것’을 자꾸 바꾸어 가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라면서 “우리 정부도 제대로 된 ‘민속주’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합니다.가령 양조장은 주세를 5%를 부과하고 민속주는 40%를 부과하기 때문에 민속주를 만들면 빚만 쌓여가지요.그러니까 자꾸 사람들을 속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라며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우리 것을 보존할 수 있는 첫걸음임을 강조했다.041)942-8138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따라 빚으세요 (1) 쌀 3㎏을 곱게 빻아 백설기를 만들고 누룩 1㎏과 섞어서 4일간 발효시킨다. (2) 쌀 4㎏을 쪄서 누룩 1㎏와 섞어 밑술을 만든다. (3) 구기자는 따로 달여서 구기자 뿌리,잎,두충피,두충잎 등과 섞은 뒤 밑술과 잘 섞어서 15일간 발효시킨다. (4) (1)과 (3)을 섞어서 10일간 숙성시킨다. (5) (4)를 잘 걸러내면 맛있고 몸에 좋은 둔송 구기주가 완성된다.˝
  • [술따라 맛따라] 청양 ‘둔송 구기주’

    [술따라 맛따라] 청양 ‘둔송 구기주’

    충남 ‘청양’이라면 누구나 매운 고추를 떠 올린다.하지만 그 지방에 가 보면 고추보다 구기자가 더 유명하다.가는 곳곳마다 ‘구기자’가 청양의 대표 특산품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붙어있다.전국 구기자 생산량의 40% 넘는 양이 이곳 청양에서 생산된다고 한다.충남 청양군 운곡면 광암리에서 청양 ‘둔송 구기주’를 빚는 장인 임영순(65)씨의 집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유,오시느라 힘드셨지유.” 순한 눈매의 임씨는 구기주부터 한잔 건넸다.하얀 잔에 담긴 술은 노르스름한 색이 너무 진해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입에 가져다 대어보니 약재의 향이 강하고 맛은 시큼하면서 달착지근했다.16도나 되는데 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로부터 구기자의 효능과 약효는 각종 문헌에 기록이 남아있다.규합총서 기록에 의하면 한 여인이 구기자를 먹어 390세가 되어도 얼굴빛이 15∼16세 소녀와 같았다 한다.또한 조선시대 민속주 연구논문 자료에 의하면 구기자 열매,꽃,뿌리로 술을 빚었다는 기록이 ‘산림경제’,‘증보산림경제’,‘임원십육지’에 소개되어 있다. 임씨는 이처럼 명약과도 같은 구기자술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것일까.그것은 순전히 시집을 ‘잘못’온 탓이라 한다.21살에 시집을 온 그녀는 혹독한 시집살이를 했다.외아들을 빼앗겼다고 느낀 시어머니는 매일 술을 마시며 주정했다.혹시 술이 떨어지는 날이면 날벼락이 떨어졌다.남편 또한 술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보름에 한 번씩 술을 빚었고 시어머니와 남편의 술은 끊을 수 없어도 건강을 지키기위해 몸에 좋다는 구기자와 두충,감초 등을 듬뿍 넣었다. 그는 ‘술꾼’인 시어머니와 남편을 위해서 아침에 술국을 끓인 일이 없다한다.임씨가 빚은 술은 숙취가 없고 그나마 몸을 덜 해쳤기 때문이다. 어느새 그는 잔치마다 불려 다니며 술을 빚어주게됐고 인근에서 최고의 술도가로 손꼽혔다.1996년 ‘명인’이란 칭호를 받았다.하지만 술을 본격적으로 빚지않는 바람에 1999년에는 ‘명인’자격을 반납했다. “제가 무슨 장사꾼도 아니고 술을 만들어 부귀영화를 부릴 것도 아니고 당연히 반납을 했지요.”라며 “무슨 쥐꼬리만큼 지원을 해주고 ‘살균기,여과기를 갖추어라.’라는 등 규제가 심하고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어 술을 팔 자신도 없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한다.하지만 주변에서 우리전통 ‘구기주’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없다며 만류에 못 이겨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고민하고 있는 임씨에게 아들이 ‘어머니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술을 만들지 마세요.’라는 충고를 했다.“저의 대답은 간단했지요.‘술을 팔아 돈을 벌 생각은 없고 그저 빚이나 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어요.”라며 “지금도 돈을 벌기보다는 사람을 버는 것이 좋다고 믿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하지만 그녀는 술도가를 만들면서 들어간 ‘빚’때문에 자신의 꿈인 불쌍한 노인들을 위해 보금자리를 마련해 여생을 바칠 계획이 늦추어지고 있는 것이 여간 안타깝지않다고 한다. 20년째 같이 살며 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며느리 최여옥(42)씨는 “제가 약초를 조금 넣으면 어머님이 어느 샌가 약초 한주먹을 더 갖다 넣으시곤 합니다.”라며 “아마 40년이 넘게 술의 맛이 변하지 않는 것도 어머님의 ‘고집’때문이 아닌가 합니다.”라고 말한다.또한 약주로는 드물게 16도를 유지하는 비결은 수입쌀도 2등급 쌀도 아닌 1등급짜리를 쓰는데 있다고 한다. 임씨가 예전에 시집살이를 하면서 빚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마시면 누룩의 진한 맛이 입에 남지 않고 감칠맛이 일품인 우리나라 최고의 약술인 ‘둔송 구기주’가 만들어진다. “저는 욕심 없습니다.농사를 지어 밥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습니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대에 영합해 ‘우리 것’을 자꾸 바꾸어 가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라면서 “우리 정부도 제대로 된 ‘민속주’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합니다.가령 양조장은 주세를 5%를 부과하고 민속주는 40%를 부과하기 때문에 민속주를 만들면 빚만 쌓여가지요.그러니까 자꾸 사람들을 속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라며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우리 것을 보존할 수 있는 첫걸음임을 강조했다.041)942-8138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따라 빚으세요 (1) 쌀 3㎏을 곱게 빻아 백설기를 만들고 누룩 1㎏과 섞어서 4일간 발효시킨다. (2) 쌀 4㎏을 쪄서 누룩 1㎏와 섞어 밑술을 만든다. (3) 구기자는 따로 달여서 구기자 뿌리,잎,두충피,두충잎 등과 섞은 뒤 밑술과 잘 섞어서 15일간 발효시킨다. (4) (1)과 (3)을 섞어서 10일간 숙성시킨다. (5) (4)를 잘 걸러내면 맛있고 몸에 좋은 둔송 구기주가 완성된다.
  • [녹색공간] ‘바이오 매스’를 아시나요?/오정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석유파동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가 1963년 정립한 ‘카오스이론’이 현실로 드러난 듯하다.나비의 날갯짓처럼 국지적인 사건이라 여겨졌던 것이 거대한 폭풍우가 되어 전세계의 경제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세계는 바야흐로 고유가시대를 맞아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국내에서의 파장도 커서 석유가격이 40달러를 넘을 경우 아예 자가용을 팔아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는 시민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앞으로 다가올 에너지위기는 전 지구적 차원의 에너지 고갈로 더 이상 에너지원을 석유자원에 국한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케 하는 에너지 위기인 것이다.미국의 에너지 장관 스펜스 에이브러햄은 “에너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미국 안보가 위협받고 미국인의 생활형태가 바뀔 수밖에 없는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다. 학자들 간의 의견차이는 다소 있으나,지금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 중 석유는 40년,천연가스는 65년,핵발전의 원료인 우라늄은 70년,그리고 석탄은 230년 후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하지만 석탄은 환경오염과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때문에 에너지원으로서의 활용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따른 대량폐기 사회시스템은 자연의 정화능력을 초과하여 다양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따라서 대체에너지 개발은 시대적 소명이 되었다.대체에너지라는 용어는 1974년 석유파동 이후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에너지원이라는 뜻으로 재생에너지 8개 분야(태양열,태양광발전,바이오매스,풍력,소수력,지열,해양에너지,폐기물에너지),신에너지 3개 분야(연료에너지,석탄액화·가스화,수소에너지) 등 11개 분야가 지정되어 있다.이중에서 산림과 관련된 바이오매스는 미래의 대체에너지원으로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이오매스(biomass)는 생물자원(bio)의 량(mass)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재생가능한 생물유래의 유기성 자원으로서 화석자원을 제외한 것’을 통칭하는 용어이다.즉 생물이 태양 빛을 사용하여 무기물질인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광합성작용을 통해 생성하는 유기물로서 생명체와 태양이 존재하는 한 지속적으로 재생산이 가능한 자원이다. 바이오매스의 연소에 의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생물의 생장과정 중에 광합성에 의해 대기 중에서 흡수한 이산화탄소이므로 바이오매스는 우리들의 일생동안에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양을 증가시키지 않는 ‘탄소 중성(carbon neutral)’이라고 불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그러므로 지구온난화방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산림이 전체 국토면적의 64%를 차지하고 있어 바이오매스의 대부분이 산림에서 비롯되는데 그 양은 2002년 말 현재 46만 1635t으로서 이용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목질 바이오매스가 안고 있는 단점인 수집비용 저감과 열효율에 관한 연구가 추진되어 효율적인 공급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하며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계획도 마련되어야만 한다. 이제 곧 여름이 오고 장마가 지면 물난리,산사태가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할지도 모른다.‘치산치수’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국가 통치와 경영의 원천덕목이라는 사실을 되새겨 본다. 오정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 서울대 출신 45년 양복匠人 이순신씨

    가업(家業).사전적 의미는 대대로 물려받은 직업이란 뜻이다.세업(世業)이라고도 한다.선대의 업을 물려받아야 하는 후대 입장에선 도박일 수 있다.후대의 적성과 가업의 계승이 어긋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할아버지,아버지의 거대한 그늘에 눌려 평생 자리를 찾지 못하고 ‘짝퉁’으로 인생의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다.‘청출어람(靑出於藍).’그렇게 호락호락한 사자성어가 아니다. 장인을 천하게 취급하는 분위기도 가업을 쉬 포기하게 하는 요소가 돼왔다.이런 탓에 유럽이나 일본처럼 수백년 전통의 장인 명가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했다.더군다나 장인이 추구하는 옛것이 성장의 가파름과 무관할 때 장인 명가의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를 물려 고집스럽게 양복을 지어온 명문대 출신 재단사가 있다.서울 소공동 해창양복점 사장 이순신(68)씨.대학생이 귀했던 1950년대 명문 서울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그가 40여년 동안 한 길만 걸어온 사연은 무엇일까. ●75년의 궤적을 쌓은 해창양복점 “저쪽 길 건너 해창양복점이오.” 양복점이 운집한 소공동에서 가장 오래된 양복점을 물으면 재단사들은 입을 모아 해창을 가리킨다.경쟁자들마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세월의 누적이 해창을 믿게 만든다. 지난해 12월 해창은 롯데호텔 본점 지하아케이드인 롯데 일번가에서 소공동 양복점거리로 되돌아왔다.롯데백화점이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자 다시 옛 둥지를 찾은 셈이다.1929년 부산에서 문을 처음 연 해창양복점은 우리나라 수제 양복의 산실이다.해창은 30년대는 서울 을지로4가에서,해방 전후에는 소공동,79년에는 롯데일번가로 자리를 바꿨지만 해창 특유의 브리티시 스타일 양복에는 변함이 없다. 해창의 창업자인 이씨의 아버지 이용수씨는 보통학교를 마친 뒤 일제시대 당시 면서기로 근무를 하다 작은아버지가 있는 일본 고베로 향한다. 항구도시인 고베의 한 양복점에서 이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해군복과 예복 등을 지으며 양복기술을 습득한다.그리고 23세에 귀국해 자신의 가게를 시작한다. ●은행 취직 대신 가업을 잇다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학을 졸업했지만 이씨는 주저없이 아버지의 양복점을 첫 직장으로 택했다.살림집과 붙어 있던 양복점에서 살다시피 했던 그는 자연스럽게 재단사로 진로를 정했다.주위의 시선을 고려하면 쉽지 않았을텐데,이씨는 “은행에 다니는 것보다 옷을 만드는 것이 훨씬 재미있어서”라며 선택이유를 평범하게 밝혔다.의외로 아버지도 아들을 이해하고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이씨는 이미 고교 2학년때 수를 놓아 교복의 명찰을 만드는 방식을 처음 고안해낼 정도로 감각을 타고 났다. 당시 상과대학 학장이던 은사는 “상대생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냐?”면서 그의 장래를 걱정했지만 1년 뒤 제자를 다시 만났을 때는 잘 선택했다며 격려해 주었다. “동창들 가운데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친구들은 많아요.하지만 그들만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죠.나도 내 분야에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성공한 셈입니다.” 적성을 찾은 이씨는 지난 1959년부터 고객의 몸치수를 재고 직접 재단을 했다.1970년에는 노동부 주관의 양복재단 1급 기능사 자격증도 거머쥐었다.옷을 짓는 일뿐만 아니라 국내외 양복관련 단체에서도 맹활약했다.70∼80년대에는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영국,프랑스,독일,미국,일본 등 전세계 20여개국 양복제작자들의 단체인 세계주문복업자연맹에서 회장으로 활동했다. ●꼼꼼한 이병철,소탈한 정주영 해창의 오랜 역사가 말해주듯 해창을 거쳐간 단골 명사들도 적지 않다.웬만큼 멋을 찾는 사람들은 옷의 맛을 찾아 해창의 문턱을 넘는다. “제일모직에서 복지를 새로 만들면 인근 양복점에서 고 이병철씨의 옷을 시범으로 만들었습니다.지금은 고급 복지로 평가받지만 초창기에는 물에 적시면 사용한 실의 수축정도가 달라서 복지가 울었어요.” 옷이 사람의 성격을 반영하듯 단골인 이병철씨와 정주영씨의 취향도 제각각이었다.이병철씨는 권위적인 느낌의 옷을 좋아하며 옷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폈으며 정주영씨는 소탈하고 서민적인 양복을 즐겨 입었다.해창의 단골손님으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해 부통령이었던 이기붕씨,화신백화점의 박흥식씨,한국일보의 장기영씨 등이 있다. “젊은 시절 음식점 국일관에서 일했던 이기붕씨는 정치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적으로는 무척 세심한 사람이었어요.옷을 가지고 가면 옷상자까지 되돌려주고 상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옷값은 즉시 지불했죠.” 풍채가 좋았던 한국일보 창업자인 장기영씨는 검정색 계통의 옷을 즐겨 입었다.전기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던 시절 숯다리미는 불의 강도 조절이 어려워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옷에 흠을 냈던 일화도 있었다. ●“사람의 개성과 옷이 조화를 이뤄야” 40여년 동안 쌓은 이씨의 옷 철학은 비싼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란다.옷은 입는 사람의 개성과 품위,지위와 함께 조화를 이뤄야 제값을 한다고 말한다. “옷은 사람에게 제2의 피부로 감정표현이 가능합니다.비싸고 좋은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품격에 맞는 옷을 입어야 인상이 좋게 보이고 호감도 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점차 사양길에 접어든 맞춤 양복에 대한 아쉬움은 떨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해창은 대량생산보다는 다품종 1제품 생산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도 양복 한벌을 짓는데 1주일여가 소요된다.다음 공정으로 넘어가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제대로 된 옷이 나오기 때문이다. “양산을 많이 하면 품질을 조정하기 힘들죠.수량이 많아지면 사람의 개성이나 취향을 제대로 맞출 수가 없어요.” 옷에 대한 그의 순수한 열정은 역시 후학 양성으로 귀결된다.이씨의 아들도 불투명한 맞춤복의 미래 탓에 기성복 수출 쪽에서 일하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대학에 양복재단 관련 학과를 세우려고 하는데 이를 하겠다는 학교재단이 거의 없어요.요즘 젊은 사람들은 10년이나 소요되는 재단사에 뛰어들지 않습니다. 관련 학과라도 만들어야 맞춤양복의 명맥을 잇지 않을까요.” ■프로필 ▲1936년 1월 8일 서울 출생 ▲1955년 2월 서울고등학교 졸업 ▲1959년 2월 서울대 상과대학 졸업 ▲1959년∼현재 해창양복점 경영 ▲1966년∼현재 세계주문복업자연맹 한국대표 ▲1976∼1986년 한국복장기술경영협회 회장 ▲1984년 9월 제19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양복심사장 ▲1984년∼현재 서울대 총동창회 이사 ▲1991∼1999년 세계주문복업자연맹 부회장 ▲1997∼2003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객원교수 ▲1999∼2003년 세계주문복업자연맹 회장 ▲2003∼현재 세계주문복업자연맹 명예회장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 5월에 떠나는 5감 여행-하동

    매화부터 벚꽃,배꽃까지.달포 넘게 꽃멀미를 앓은 섬진강의 5월은 차분하고 그윽하다.이맘때 하동의 향기는 5할이 다향이다.지리산 화개골 30리.가파른 산기슭마다 여린 찻잎을 따는 아낙의 손놀림이 바쁘고,그 아래 다원에선 고소한 냄새 솔솔 풍기며 차를 덖는다.나머지 향기 5할의 진원지는 섬진강가 식당이다.재첩을 끓이면서 나는 달큰한 냄새.예전의 ‘재첩국 사이소’란 정겨운 목소리는 없지만,뼛속까지 시원한 국물맛이 어디가랴.강변 백사장엔 지리산에서 날아온 패러글라이더들이 내려앉고,평사리 들녘엔 자운영이 보랏빛 물결을 이루는 5월의 하동,누구에게나 고향 같은 곳이다. 글 하동 임창용기자 sdragon@ ●다향 가득한 화개골 “올핸 일교차가 심해 찻잎이 예년만 못하네요.” 화개골에 자리잡은 ‘도심다원’ 대표 오시영씨는 ‘아쉽다.’는 말과 달리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아마도 30년 이상 산기슭을 오르내리며 ‘산사람’의 여유가 몸에 밴 듯하다.2만여평의 자생 차밭을 갖고 있다는 오씨와 함께 산에 올랐다. 하동의 차밭은 거칠다.정원처럼 가꾼 보성이나 제주의 차밭과는 영 다르다.강변의 일부 차밭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기슭을 따라 듬성듬성 성긴 모양을 하고 있다.대부분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지 않고,예로부터 내려온 자생차밭이기 때문이다. 요즘 이곳에선 세작이나 중작용 찻잎을 딴다.곡우 전후에 잎을 따는 우전이 첫물차라면,세작은 두물차,중작은 세물차쯤 된다.중작 이후엔 대작을 딴다.굵은 찻잎이 대부분인 대작은 숭늉 대신 끓여 마시는 차로,또는 티백용으로 나간다.물론 가장 먼저 따는 우전차가 귀한 만큼 값도 비싸다.그중에서도 대숲 아래서 자란 찻잎으로 만든 죽로(竹露)차를 최고로 친다.그러나 막상 차를 만드는 오씨는 “차 맛은 오히려 두물차인 세작이 더 은근하고 향도 좋다.”고 귀띔한다.갓 나온 순보다는 찻잎이 제모양을 갖추었을 때 우려내야 향과 맛이 제대로 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그는 “우전차가 비싼 것은 적게 나오는 데 따른 ‘희소가치의 값’”이라고 했다. 화개장터를 지나서부터 간간이 보이는 자생 차밭은 녹차시배지와 차문화센터,쌍계사,칠불사 입구를 지나 화개골 30여리에 걸쳐 퍼져 있다.산기슭 중에서 경사가 덜 가파른 곳엔 어김없이 차밭이 자리잡고 있다.말이 밭이지 멀리서 보면 그저 잡초 무성한 잡목숲이나 다름없다.수건을 쓰고 찻잎을 따는 아낙들은 꼭 나물을 뜯는 것처럼 보인다. 하동의 차밭 면적은 500㏊에 달한다.그중 화개 지역에만 350㏊의 차밭이 있다.면적만으로 따지면 전남 보성보다 넓다고 한다.화개천을 따라 길을 오르다 보면 다원들이 계속 이어진다.대부분 자체의 차밭에서 나온 찻잎으로 차를 생산해 판다.시중보다 30∼40% 싸게 구입할 수 있다.차 구입뿐만 아니라 차 시음,차를 만드는 과정도 구경할 수 있다. 하동의 차는 수제 덖음차다.찻잎을 일일이 손으로 무쇠솥에서 덖어 만든다.솥에서 덖은 찻잎은 차의 성분이 잘 우러나도록 손으로 비비는 과정,건조와 끝덕기를 거쳐 차로 완성된다.보성이나 제주에서 대량생산하는 녹차는 대부분 찻잎을 수증기로 쪄서 말리는 증제차다. 차시배지와 차문화센터에도 가보자.차시배지는 신라 흥덕왕때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차씨를 가져와 심었다고 전해지는 곳.그러나 최근 구례 화엄사 뒤 차밭이 시배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하동군이 최근 건립한 차문화센터는 차의 역사와 함께 차문화 발달,차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곳.녹차 무료 시음장도 있다. ●섬진강의 진객 ‘재첩’ 5월 이후 섬진강은 재첩잡이꾼들의 차지다.해 저물녘 작은 배들을 띄워놓고 가슴팍까지 몸을 담근 채 재첩을 잡는 풍경은 종종 ‘한국의 미’로 소개될 만큼 아름답다. 섬진강변에서 평생을 살아왔다는 김상모(66)씨는 “예전에 먹고 살기 어려웠을 때는 재첩을 식량 대용으로 썼다.”며 “보릿가루와 함께 죽을 쑤어 춘궁기를 넘겼다.”고 말했다.“5,6월에 잡히는 재첩이 맛도 있고 영양가도 높아요.7월 하순이 지나면 산란을 시작하기 때문에 알이 빠진 재첩은 진기가 빠져 제맛이 안 납니다.” 60년대만 해도 이맘때 섬진강에 들어가면 모래 반,재첩 반일정도로 재첩이 깔려 있었다고 한다.하지만 광양제철소 건설 등 섬진강 하구 일대의 환경 변화,해수면 상승 등으로 재첩 어획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서식지도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그래도 국내 생산량의 70%는 섬진강에서 난다.아직 물이 깨끗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수요가 많다 보니 섬진강변에서도 중국산 재첩을 쓰는 식당이 있다.요즘은 운반기술이 발달해 산 채로 옮겨온 것을 쓴다고 한다.식당이나 상인들 스스로 ‘국산만을 써 섬진강 재첩의 이미지를 지키자.’는 움직임도 있으나 워낙 가격 차이가 커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섬진강에서 잡은 재첩은 1㎏에 5000원(껍질째) 정도로 인근 식당에 팔린다.따라서 인근 식당이나 길가 판매소에서 그 이하의 값으로 일반인들에게 파는 것은 대부분 중국산이라고 보면 된다. ●악양 들판의 보리와 자운영 이맘때 악양면 평사리에 가면 자운영이 보랏빛 꽃물결을 이루며 들녘을 가득 메운다.맥주보리 이삭이 누렇게 익어가는 풍광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논둑을 사이에 두고 자운영 꽃밭과 맥주보리 물결이 끝없이 이어진 풍광은 이맘때 하동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평사리 들판은 예전에 만석군이 서넛은 나올 정도로 땅이 기름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댁의 문전 옥답이 바로 이곳이다.하동군에선 소설의 유명세를 빌려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지세 좋은 곳에 소설속 최참판댁을 그럴듯하게 재현해 놓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외지인들이 이곳에 오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바로 자운영이다.맥주보리야 벼농사가 시작되기 전 수확하는 이모작으로 심었다고 하지만 자운영은 왜 키웠을까.‘자운영 쌀’을 위한 것이란다.꽃이 질 무렵 논을 갈아 엎으면 자운영 줄기와 꽃이 거름이 되어 기름기 잘잘 흐르는 ‘자운영 쌀’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가을엔 맛좋은 쌀을 수확하고,봄엔 곱디고운 자운영 꽃밭을 이루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섬진강 재첩은 알맹이가 꽉 차고,국을 끓이면 맑은 우윳빛이 돈다.이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 염도가 적당하고 강바닥의 모래알이 보일 정도로 깨끗한 물에서 자라기 때문이다.또 곱게 발달한 모래톱과 각종 먹이생물이 풍부해 고품질의 재첩을 길러낸다. 하동군청 직원 지이우씨는 “6,7월이면 인근 주민들이 새까맣게 몰려 잡는다.”며 “그래도 재첩이 계속 나오는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재첩요리는 국과 회 두가지.재첩국은 예전엔 껍데기까지 함께 끓였으나 요즘엔 알맹이만 가려내 만든다. 먼저 재첩을 깨끗이 씻어 가마솥에 넣고 2∼3시간 정도 삶아 국물을 우려낸다.국물 빛깔이 맑으면서 뽀얘야 제대로 우려낸 것이다.이어 재첩을 건져 알맹이와 껍데기를 분리해주는 선별기에 넣어 알맹이만 골라낸다. 재첩 알맹이를 씻어 처음에 우려낸 국물에 넣어 다시 한번 푹 끓이면 재첩국이 완성된다.재첩국엔 양념을 넣지 않고 천일염으로 간만 맞춰 먹는다.부추나 파를 잘게 썰어 넣어 먹으면 향과 함께 맛을 더해준다. 재첩회는 국을 끓일 때 분리된 재첩알맹이에 몇 가지 야채와 과일을 채로 썰어넣고 과일식초로 만든 초고추장으로 버무려 만든다.미나리,부추,당근,양파,상추,쑥갓,사과,배 등이 들어간다. 새콤달콤하면서 재첩의 쫄깃함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이때 ‘손맛’에 따라 업소의 명성이 달라진다.대접에 밥을 덜어 참기름과 잘 버무려진 재첩회를 얹어 비벼서 먹으면 재첩의 또 다른 참맛을 느낄 수 있다.하동에서는 섬진교 인근 하동읍내 초입에 나란히 붙어 있는 ‘동흥식당’(055-884-2257)과 ‘여여식당’(884-0080)이 재첩 전문집으로 유명하다.읍내리 청탑예식당 건물 1층의 ‘청탑한식’(882-9988)의 재첩회 맛도 괜찮은 평가를 받는다.재첩국 5000원.재첩회는 3만원짜리 1접시면 서넛이 먹을 수 있다.하동읍내 시외버스터미널 입구에 가면 야외에 할머니 몇 분이 큰 통을 걸어놓고 재첩국을 끓여 판다.한그릇에 2000원. 섬진강 참게를 맛보고 싶으면 남도대교 인근의 ‘은성식당’(884-5550)에 가보자.주인 이동수씨가 자연산만을 고집하며 운영한다.고소한 참게와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진 참게탕을 특히 잘한다.이씨는 “양식은 자연산에 비해 다리가 길고 등껍질에서 흰 빛이 난다.”고 구별법을 귀띔해준다. 하동 글 임창용기자 sdragon@ ●가는 길·숙박 서울에선 경부 또는 중부고속도로∼대전-진주 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를 차례로 갈아타야 한다. 남해고속도로 하동IC에서 빠져 19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면 섬진강을 따라 오른쪽으로 하동읍 입구,평사리 벌판,화개골 입구가 차례로 이어진다. 서울에서 하동 시외버스터미널(055-883-2663)까지 하루 6회 고속버스가 출발한다.4시간30분 소요.부산에선 하동까지 4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하동읍내에서 화개장터,쌍계사,평사리공원,최참판댁까지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다. 하동엔 아직 관광호텔이 없다.섬진강변이나 화개골의 여관을 이용하거나 최근 많이 지어진 황토방 민박을 이용해야 한다.화개면 일대에 덕은리 ‘온천모텔’(883-6434),탑리 ‘황토방 별장’(883-7605),평사리 ‘섬진강변의 미리내’(884-7292) 등이 묵을 만하다. ●쌍계사와 칠불사 하동 화개골에 가서 쌍계사와 칠불사를 빠뜨릴 수 없다.쌍계사는 다양한 문과 전각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매혹적이다.경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계류,적당한 높낮이와 아기자기한 동선을 따라서 걷다보면 쌍계사의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신라 성덕왕 21년(722년) 세워졌으나 임진왜란때 불타 없어진 것을 조선 인조 10년 다시 지은 것이다.부도와 대웅전,팔상전 등 보물과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이 눈길을 끈다. 쌍계사 서쪽 반야봉 남쪽에 자리한 칠불사는 불교 남방전래설의 근거로 내세워지는 사찰.AD 97년 가야 수로왕의 7왕자가 수도끝에 성불했다고 해 칠불사란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임금이 사찰을 찾자 7왕자가 나타났다는 연못 ‘영지’,한번 불을 때면 100일동안 따뜻함을 유지한다는 온돌 ‘아자방’이 눈여겨볼 만하다. ■ 패러글라이딩대회 15일 개막 하동 섬진강 재첩국과 화개골의 향기 좋은 햇차를 마셨다면 지리산으로 눈을 돌려보자. 15일부터 22일까지 악양면 지리산 형제봉과 구제봉 활공장에서는 ‘제1회 아시아 패러글라이딩 선수권대회’가 열려 볼거리를 제공한다.‘항공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패러글라이딩의 아시아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다.이번 대회는 한국·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8개국과 호주·러시아·독일·헝가리·마케도니아·우크라이나등 총 14개국 104명의 선수가 참가해 진검승부를 가린다. 아름다운 섬진강과 지리산을 배경으로 형형색색의 낙하산을 타고 하늘을 유영하는 모습은 마치 한 마리 새가 나는 것 같다.또 모터패러의 축하비행과 무료로 행글라이딩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시뮬레이션 체험 등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패러글라이딩 선수 참가자격 아시아권 국가들의 경우 국가별로 최대 23명(남자20,여자3명)까지 출전이 가능하고,비아시아권 선수들은 세계랭킹 순으로 출전이 허용된다.또한 세계랭킹 1000위 이내에 등록되어 있는 선수이거나 패러글라이딩 경기에서 30㎞ 이상 거리를 2회 이상 비행한 경력이 있는 선수에게만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경기방식 ‘크로스컨트리’라고 하는 장거리경주 방식이다.이륙장을 출발해 지정된 몇 군데의 포인트를 돌고 정해진 목표지점에 빨리 도착하는 레이스이다.마치 육상종목 중 마라톤과 같은 이 크로스컨트리 경기는 보통 40∼60㎞ 코스에서 길게는 100㎞가 넘는 장거리를 날아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출전선수 중 보통 10∼30% 정도만 완주에 성공한다. 골까지의 비행거리 점수와 도착순서에 따른 비행시간 점수가 합산되어 부여되지만 완주에 실패하고 도중에 불시착선수에게는 각자 착륙지점까지의 비행거리 점수만 인정된다.점수계산 방식은 가장 먼저 골인한 선수에게 1000점 만점이 주어지고,나머지 선수들은 승자와의 시간과 거리 차이에 따라 각각 점수를 부여받는다. 선수가 코스를 완주했는지는 지정된 턴 포인트에서 자신의 GPS(자동항법장치)에 체크를 해서 심사관에게 제출해 완주여부를 검사받게 된다. 이렇게 그날그날의 기상에 따라 경기코스를 달리 해가며 비행을 거듭해 각 선수가 6일 동안 여섯 번의 비행에서 얻은 득점을 종합한 총점으로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우승국을 가리는 단체전의 경우는 국가별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산한 점수를 그날의 국가득점으로 계산해 전체 경기에 따른 총점 순으로 국가 랭킹을 결정한다. ●관전 포인트 이번 대회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강세가 예상된다.그러나 일본이 최근 대표선수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에 들어간 상황이라 한국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목할 만한 선수는 2003년도 한국리그 우승자 ‘피수용’,2003년 한국챔피언 ‘원용묵’ 등과 국제경기경험이 풍부한 ‘정세용’,세계적인 패러글라이더 디자이너이자 백전노장인 송진석 등은 강력한 남자 우승후보이며 2002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프레월드챔피언십대회에서 여자부 1위를 차지한 ‘박정훈’ 선수는 여성부 우승후보 1순위로 우리가 눈여겨 볼 선수들이다. ●각종 이벤트와 볼거리 16일 오후 3시부터 모터패러글라이더 10여대가 연막을 뿌리며 묘기를 부린다.행사장에 설치된 30m의 타워크레인에 행글라이더를 매달아 일반인들이 행글라이더의 묘미를 맛 볼 수 있게 한 시뮬레이션도 볼 만하다. 완주점을 통과한 패러글라이더들이 공중에서 수직하강,나선형 비행 등 자신의 기량을 과시하는 묘기도 좋은 볼거리다.또한 직경 1m의 원안에 착륙하는 ‘정밀착륙시범’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윤청 홍보단장은 “우리나라는 약 15년 전부터 전 세계 패러글라이딩 장비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패러글라이딩 종주국으로 공인받고 있다.”며 “대회기간에 열리는 하동의 ‘녹차축제’와 더불어 관광한국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한준규기자 hihi@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 20일부터 23일까지 화개골 운수리 차시배지 및 쌍계사 일원에서 펼쳐진다.올해로 9회째.20일 개막 전야제를 시작으로 하동차 다례 시연,어린이 차예절 경연,야생차 글짓기 및 그림 그리기,야생차 학술 세미나,찻사발 전시회,세계차박람회,햇차 무료시음회 등이 진행된다. 녹차 목욕,야생차 마사지,야생차 농가 방문,야생차밭 사진촬영 등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이밖에 향토음식 요리경연대회,민속놀이 경연,영호남 화합 찻잎따기 등 이벤트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대회기간중 우전차 1통 4만원 등 하동차를 대폭 할인 판매한다.문의 하동군 문화관광과(055-880-2371∼4). ˝
  • [월드이슈-슬로푸드운동] 美 슬로푸드운동 뿌리내린다

    제 고장에서 나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해 집에서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규격화되고 표준화된,인간을 속도의 노예로 만든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개념에서 출발한 슬로푸드 운동은 단순히 반(反)패스트푸드 운동에서 벗어나 국적 불명의 식품을 배격하는 건강한 먹거리운동,환경운동,지역농가 지원 운동으로 발전해가고 있다.일종의 웰빙 식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1986년 이탈리아에서 출발,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서 세를 늘려왔던 슬로푸드 운동이 패스트푸드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지난 30년간 값싸고 간편한 햄버거와 감자 튀김에 ‘중독’됐던 미국인들은 건강의 최대 적인 비만의 주범으로 패스트푸드가 지목되는 것을 비롯,패스트푸드의 폐해가 잇따라 공표되면서 점점 슬로푸드 운동 제창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3년새 회원수가 급증,현재 전국 62개 지부에 1만 2000명의 유료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8만여명이며 이중 3만 5000명 가량이 이탈리아인이다. ●패스트푸드 본고장 美서도 큰 반향 특히 패스트푸드가 미국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체격도 왜소하게 변형시킨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했다. 최근 영국의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가 독일 뮌헨대의 존 콤로스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보도한 것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난과 패스트푸드 때문에 유럽인들보다 체격과 신장이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인들의 평균 신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네덜란드인보다 약 5㎝가 작았다.영국인들도 미국인들보다 약 1.3㎝가 큰데 독립전쟁 당시에는 미국인 남자 평균신장이 영국인 남자 평균신장보다 5㎝나 컸다고 콤로스 교수는 말했다. 패스트푸드를 몰아내자던 출범 초기의 과격했던 ‘슬로푸드’운동은 실생활에서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지금은 특정 식품에 대해 금지나 불매운동을 벌이지는 않는다. 슬로푸드 회원들은 가끔씩 풀어 키운 닭과 유기농 식품,직접 짠 과일 주스,소량생산된 맥주를 사서 한시간 이상 걸려 스스로 음식을 만드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활동이 저조했던 영국에서도 최근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1997년 출발,광우병 공포와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중산층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해 최근 정치인들이 슬로푸드 운동에 가세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현재 100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치인 켄 리빙스턴은 런던식품위원회를 설치했고,찰스 클라크 교육장관은 학교급식 식재료의 투명한 공급체계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요리책 전문 출판사인 그랍 스트리트는 하반기중 600여가지의 전통식당들이 자랑하는 음식들의 조리법을 담은 일명 슬로푸드의 ‘성경’격인 요리책을 펴낼 예정이다. 영국의 슬로푸드운동 단체들은 이탈리아처럼 교육에 슬로푸드 운동을 접목시키고 있다.교육 당국에 학교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의 투명한 조달 및 현지 식품 조달비율을 높이고 유기농산물 사용을 늘리도록 촉구하는 등 조직화하고 있다.단순한 잘 먹기 운동에서 환경운동 단체로 성격이 변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운동은 올해안에 세계 최초의 음식대학을 개교,본격적인 슬로푸드 운동 확산에 나선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문화적·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슬로푸드 운동의 철학과 개념을 가르친다.졸업생들은 음식평론가,매니저,식재료 구매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다.오는 10월4일 개교하는 음식대학은 3년 과정과 2년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가진 자들의 운동” 비판도 슬로푸드 운동의 가장 큰 약점은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재료인 유기농 식품이 대량생산된 슈퍼마켓 상품에 비해 최소 3∼4배가량 비싸다.이 때문에 슬로푸드운동은 ‘가진 자들’을 위한 운동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슬로푸드USA회장 패트릭 마틴스는 “모든 사회운동은 여성 참정권이나 민권운동,환경운동을 막론하고 교육받은 엘리트로부터 시작됐다.”며 수요가 늘어나면 이런 식품을 생산하는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8주간의 건강여행’의 저자인 앤드루 웨일 박사는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하는 데 부자일 필요는 없다며 흔히 사용하는 몇가지 식품을 신선식품과 유기농 식품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1986년 反맥도널드 운동에서 시작 슬로푸드 운동은 이탈리아 브라 마을 출신의 음식·와인 저널리스트 카를로 페트리니 주도로 1986년 시작됐다.로마의 유서깊은 스페인 광장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미국의 맥도널드가 매장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맥도널드 반대’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빨리 먹는 음식문화를 거부하는 것이다.동시에 먹는 것의 즐거움,전통음식의 보존 등을 강조했다.국제적인 운동이 된 것은 1989년 파리의 코믹극장에서 슬로푸드 선언문이 채택되면서부터다.최근 광우병이나 유전자조작식품이 현안이 되면서 회원 가입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 브라에 있는 본부에서는 그 철학과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각종 행사와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주요 행사로는 포도주 컨벤션,미각의 전당,슬로푸드 시상대회 등이 있다.장기 프로젝트로는 미각의 방주,포도의 유전자조작 반대 운동,미각교육 등이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술따라 맛따라-서울 ‘송절주’

    “약주는 균이 살아 있어야 제 맛이 납니다.” 서울 송절주(서울 무형문화재 2호) 기능 보유자인 이성자(57)씨는 “요즘 나오는 약주는 살균 과정을 거치면서 효모균이 모두 죽어 마치 생수가 아닌 증류수를 마시는 느낌이 난다.”고 했다. “살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기 보관을 위해섭니다.더 이상의 발효를 막아 술이 쉬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요.하지만 혀끝에 착착 달라붙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맛 또한 죽어버립니다.” 이씨는 송절주를 1년에 서너번 정도만 담근다.그것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지인들이 부탁해서,또는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해서다.또 1년에 한 두번 서울 한옥마을에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서 송절주 빚는 법을 시연할때뿐이다. 이유는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아 장기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상온에서 1주일만 지나면 금방 맛이 변해 유통과정을 거쳐 전국적으로 판매하기가 도저히 불가능하다.한때 대량생산도 해보았지만 미처 팔리기도 전에 술이 상해 절반 이상 반품이 들어와 엄청난 손해를 보기도 했다. 남들처럼 살균시설을 갖추면 상온에서도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지만 이씨는 이를 포기했다.제맛을 잃은 술을 팔기 위해 생산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절주(松節酒)는 이름 그대로 소나무 가지의 마디가 들어간 술이다.싱싱한 소나무 가지에서 잘라낸 마디와 솔잎,그리고 한약재인 당귀,진득찰을 넣고 삶은 물로 술을 빚는다.관절염과 피부 습진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알코올 도수는 16도. 송절주의 유래에 대한 정확한 고증은 없다.그러나 ‘임원십육지’‘규합총서’ 등에 소개된 것으로 보아 조선 중엽인 16세기 이후 빚어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의 시댁인 전의 이씨 집안에선 대대로 가양주로 송절주를 빚어 마셨다고 한다.이씨는 91년 작고한 시어머니 박아지씨로부터 송절주 기능을 전수받았다. “저나 시어머니 모두 술은 잘 못해요.시어머님은 시조부님께서 술을 워낙 좋아하셔서 집에 술이 끊기지 않도록 수시로 술을 빚으셨다고 해요.술빚는 솜씨가 좋아 근동에 소문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송절주를 대량생산할 수 없어 시작한 것이 증류소주인 한주다.한주는 송절주를 증류해 얻는다. ‘한주’란 이름은 문화재보호재단에서 붙여줬다고 한다.송절주 생산이 어려워 이를 증류한 소주를 선보인 뒤 반응이 좋자 재단측에서 대량생산해 판매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고어체 아래아 ‘ㆍ’를 쓰는 ‘한’은 술을 내릴 때 소주고리에 맺히는 소주방울이 꼭 땀(한)과 같다는 의미와 함께 ‘크다’라는 뜻,또 한민족의 ‘한’의 의미를 혼합했다. 한주의 생산공장은 충북 옥천에 있다.처음엔 서울에서 생산했으나 깨끗한 지하수를 찾기 어려워 옥천까지 가게 됐다고.약주인 송절주는 상온에서 며칠만 놓아두어도 맛이 변하지만,증류소주인 한주는 오래 놓아둘수록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송절주는 쌉싸름하면서 감칠맛이 특징.매운맛도 미세하게 느껴진다.입안을 가득 채우는 솔향도 좋다.증류주인 한주도 똑같지는 않지만 이같은 맛을 느껴볼 수는 있다.그래서 송절주 맛을 잊지 못하는 이들은 한주를 즐겨 마신다고 했다. 한주는 대부분 명절 선물용으로 나간다.일부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도 인기 품목.그러나 대부분의 민속주가 그렇듯 고가의 도자기에 술을 담느라 값이 만만치 않다. 수요가 선물용에 몰려 있는 탓에 일반 유리병을 쓸 수도 없고,도자기에 계속 담자니 값이 비싸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다.사소한 문제 같지만 이는 우리나라 민속주 업계가 풀어야할 공통 숙제다. 글 임창용기자 sdragon@ ■ 따라 빚으세요 술 재료:멥쌀,찹쌀,송절,솔잎,진득찰,당귀. 1.멥쌀 3㎏을 하룻밤 불려놓았다가 백설기를 찐다. 2.통밀누룩 2㎏을 가루로 만든다. 3.송절과 솔잎,당귀,진득찰을 넣고 삶은 물 6ℓ에 백설기와 누룩가루를 섞어 독에 담는다. 4.1주일 정도 발효시킨다(밑술 완성). 5.멥쌀 5㎏과 찹쌀 5㎏을 섞어 고두밥을 찐다. 6.고두밥 및 누룩가루 0.5㎏,약재 삶은 물 6ℓ를 밑술에 섞는다. 7.3주 정도 익히면 16도의 송절주가 완성된다. 8.용수를 박아 술을 떠내거나 보자기로 술덧을 짜내 병에 담는다. 9.보자기에 짜낸 술은 찌꺼기를 다시 가라앉히고 말간 빛깔이 나는 윗부분의 술만 따라 마셔야 송절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 ‘쌀·쇠고기 연계전략’ 승부수

    우리나라의 쌀 시장 개방협상이 이달부터 본격 시작된다.첫 협상은 이달 중순쯤 미국과 갖게 된다.정부 관계자는 2일 “관세화 유예기간을 연장하고 이에 따른 의무도입(MMA·최소시장접근) 물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협상의 우선 목표”라면서 “최대한의 실익을 찾기 위해 쌀 수출국들의 이해를 고려한 개별 협상전략을 구사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쌀 협상의 최대 관심은 우리나라가 농업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요구를 어떻게 실리적으로 수용할 것인지에 모아진다.미국,중국 등은 자국산 쌀을 더 많이 수입하라고 압력을 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첫 협상 파트너 우리나라는 이달부터 미국 중국 태국 호주 인도 아르헨티나 이집트 캐나다 파키스탄 등 9개국과 1대1 협상을 한다.협상시한은 오는 9월 말까지다.양자 협상을 원만히 끝내도 개별 국가와의 협상타결안을 9개국 모두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만약 관세화 유예에 대해 1개국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내년 1월부터 쌀 시장은 자동적으로 개방된다.12월 말까지는 이번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WTO(세계무역기구) 회원국들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협상의 우선 논제는 관세화를 하지 않는(관세화 유예) 대신,최소한의 물량만을 수입하는 의무도입(MMA) 방식의 증량 규모다.이번 협상에서는 미국을 전략적으로 잘 이용하느냐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미국의 경우 농산물 생산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2%로,대두 41%,옥수수 38%,쇠고기 20%에 비해 훨씬 낮지만 우리의 입맛에 맞는 중단립종(자포니카)을 주로 수출한다. 우리나라 수입쌀의 시장규모는 연간 1억달러 정도에 불과하지만 쇠고기는 9억달러나 된다.미국으로선 쌀시장보다 쇠고기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다.우리나라는 지난 1월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일본과 캐나다는 미국의 요구로 이미 제한적으로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완강히 버티고 있다.따라서 정부는 쌀 협상과 연계해 일본과 캐나다가 허용한 범위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쌀 시장의 전면 개방에 대해 중국보다는 덜 공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일본시장에서 가격이 절반 수준이고,품질도 우수한 중국산 자포니카 쌀에 참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이렇듯 이번 협상에서 미국과는 타협의 여지가 있다.때문에 미국과 먼저 유리한 합의안을 이끌어낸 뒤 이를 중국 등에 ‘모범답안’으로 제시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물론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중국의 개방압력이 최대 난제 중국은 세계 쌀 재배면적의 23%,생산량의 37%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이다.더구나 쌀알이 둥글고 단단한 자포니카를 지린,랴오닝,헤이룽장 등 동북 3성에서 재배한다.3곳의 쌀 재배면적(216만㏊)은 우리나라 전체 재배면적의 두배가 넘는다.지난해 우리나라가 들여온 MMA 물량 20만 5000t 중에서 중국산은 58%나 된다. 중국은 특히 현재 t당 400∼500달러인 쌀 수출가격을 한국 쌀시장이 개방되면 250∼350달러 수준으로 낮춰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그렇게 되면 중국산 쌀에 높은 관세를 매겨도 중국산은 국내산보다 30%가량 낮아지게 된다.중국산 쌀 생산비는 t당 80∼90달러로 대량생산 체제인 미국과 비교해도 3분1에 불과하다. 다만 지난해 홍수 등으로 중국의 쌀 생산량이 전년대비 5%나 감소한 점,재고량 부족 등으로 국제 쌀 가격이 최근 폭등하고 있는 점은 쌀 협상을 앞둔 우리에겐 반가운 소식이다.국제연구기관들은 오는 2013년까지 국제 쌀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경작지 감소로 중국 등의 수출 여력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쌀 수출국들이 가격 등에서 예전과 같은 시장경쟁력을 갖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이같은 예상이 현실화되면 무리하게 관세화 유예를 하고 의무수입물량을 늘리는 것보다 시장을 개방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타 협상국들의 입장 태국은 세계 1위의 쌀 수출국이다.올해 예상 수출물량은 880만t으로 세계 쌀 수출의 28%를 차지한다.그러나 태국산 쌀은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이 싫어하는 장립종(인디카)이어서 그리 위협적인 상대는 아니다.때문에 태국은 가공용 쌀 시장 개방에 대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 가능성이 있다. 호주는 쌀 생산량의 70% 정도가 우리나라에 수출이 가능한 자포니카다.하지만 토양과 농업용수 문제로 연간 수출량이 들쭉날쭉해 위협적인 쌀 수출국은 아니다.호주는 국내 쌀시장보다 쇠고기 시장을 노리고 자국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이번 쌀 협상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인도 등 나머지 국가들도 경쟁력을 갖고 있는 협상국으로 보기는 어렵다. 쌀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일본도 위협적일 수 있다.일본은 협상대상국은 아니지만,만약 우리나라가 관세화를 통한 쌀시장 개방이라는 전략을 선택한다면 ‘고시히카리’ 등을 앞세워 고급쌀 시장을 집중공략할 가능성이 있다.일부 중국인들은 자국산 쌀보다 8배 이상 비싸도 일본산 고급 쌀을 수입한다. 전세계적으로 자포니카를 생산·소비하는 지역이 적은 점은 우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자포니카는 세계 쌀 교역량의 10%(300만t)에 불과하다.우리나라는 1980년 최악의 냉해로 쌀값 안정을 위해 자포니카 쌀 220만t을 수입했다.그 여파로 당시 자포니카 쌀의 국제 시세는 t당 350달러에서 540달러로 급등했다. 세계농정연구원 최용규 원장은 “자포니카 쌀은 생산과 소비의 작은 변화에도 가격이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구조를 갖고 있다.”면서 “만약 쌀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국내에서 일정한 양의 쌀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비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토종개구리로 ‘슈퍼세균’ 잡는다

    항생제 남용과 생태 파괴 등으로 인해 웬만해서는 죽지 않는 ‘독종 세균’이 골칫거리로 등장한 가운데,해결의 실마리가 토종개구리에서 발견됐다. 서울대 약학대 이봉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국내에서 서식하는 개구리로부터 항생 기능이 뛰어나고 내성균에도 강한 ‘펩타이드’라는 항생물질을 발견했다고 6일 발표했다.‘슈퍼 세균’에 맞설 ‘슈퍼 항생제’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교수팀은 ‘핵자기공명법’을 이용해 한국산 청개구리와 참개구리·옴개구리에서 펩타이드를 추출했으며,이 펩타이드의 3차원 구조를 바꿔 항생물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해외에서 개구리의 펩타이드를 이용한 항생물질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 왔으나 기존의 항생물질은 크기가 커서 먹는 약품으로 개발되기 어려웠고 대량생산도 어려웠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펩타이드의 크기를 축소시켜 먹는 약물 개발과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르면 3년 안에 연고제 형태의 펩타이드 항생제가 선보이고,이후 먹는 약품 출시도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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