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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시 중대장 이대용씨의 회고:「내가 겪은 6·25」 하

    ◎혹한속 중공군 6개 사단의 포위 돌파/평양서 재편성… 「인해전술」과 싸우며 남하/51년 7월 대대장으로… 금성·금화서 공방전/저격능선 「고지쟁탈」 전투중 미 유학 명령 1950년 10월28일 하오 6시45분.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여서 벌써 어둠이 깔렸다. 제7연대 제1중대는 5대의 트럭에 분승,주둔지인 압록강변을 떠나 초산읍으로 철수했다. 다음날인 29일 새벽 5시쯤 제1대대 수색대를 태운 군용차 한 대가 초산읍에서 다시 남쪽을 향하여 떠났다. 제1대대의 철수를 엄호하기 위하여 북한공산군의 출몰이 염려되는 구용동 남쪽 고개를 수색·점령·확보하기 위해 먼저 떠난 것이다. 그날 아침 6시30분쯤 제7연대 제1대대는 군용트럭을 타고 초산읍을 출발,남쪽으로 내려가 고장에서 연대본부와 합류했다. 이때 중공군은 고장 남쪽에 있는 풍장 일대에서 아군이 남하하는 퇴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아침 식사가 끝나자 제2대대와 제3대대는 이들 중공군을 일제히 공격,돌파작전을 개시했다. 우리 공군 전폭기들이 중공군 진지를 강타하면서 제7연대의 돌파작전을 근접지원해주었다. 중공군은 남으로 좀 밀려나는 듯했으나 그들의 두꺼운 포위망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달이 없는 어두운 밤이 됐다. 지형은 폭이 50∼1백50m 가량 되는 좁은 계곡이 길게 남북으로 놓여 있고 계곡 양쪽의 산줄기들은 가파르고 높았다. 이날 밤 12시 정각,중공군은 야간공격을 감행했다. 그들의 야간전투는 혀를 찰 만큼 아주 능숙했다. 얼마 안가서 제7연대의 전방부대가 무너지고,전방에서 흩어진 연대병력은 하나밖에 없는 자동차도로를 따라 북쪽을 향하여 달아나고 있었다. 후방으로 멀리 떨어져서 재편성을 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후방에서는 이미 다른 중공군 부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숨 돌릴 새없이 달려들었다. 재차 흩어져서 다시 더 먼 후방으로 달려가 보아도 그곳에서도 전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리 제7연대는 중공군 제40군예하 1개 사단과의 첫 전투에서 크게 패배했다. 중공군은 우선 병력면에서도 우리 제7연대의 약 3배나 됐다. 군용트럭 수백 대와 사단포병 야포 6문,대전차포,기타보급품을 버린 채 제7연대는 낭림산맥의 지맥인 유령산맥 깊은 산중으로 이리저리 흩어져 들어갔다. 중공군은 이 분산병력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들은 악착같이 우리 부대를 추격하며 남쪽으로 통하는 길목을 모두 차단하고 있었다. 중공군과의 싸움에 들어가기 전 필자의 지휘하에 있던 병력은 제1중대원 약 1백60명,배속된 중기관총반원 약 10명,귀순 동화된 북한공산군 포로 남녀 약 25명,간호학생 2명,한국청년단원 약 10명 등 모두 2백명이 넘었으며 이 중 여자 등 비무장인원을 제외한 전투가능 인원은 약 1백85명 정도였다. 필자는 이 전투가능병력 중에서 약 60명을 잃은 채 잔여인원을 이끌고 유령산맥으로 들어갔다. 높은 산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 그곳은 벌써 깊은 겨울이어서 뜯어 먹을 풀조차 없었다. 중공군을 만나면 싸우기도 하고 피해 달아나기도 하면서 남으로 남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중공군의 포위망을 계속해서 뚫어봐도 눈에 보이는 것은 중공군뿐이고 아군은 도대체 전혀 보이질 않았다. 중공군과 만나 교전이 이루어질때마다 아군의 병력은 자꾸 줄어만 들었다. 중공군 6개 사단의 포위망을 뚫는 데서 우리 제7연대의 인명피해는 엄청났다. 당시 제7연대에는 8명의 영관급 장교가 있었는데 이 중 6명의 손실이 있었다. 부연대장 최영수 중령,제2대대장 김종수 중령,제1대대 부대대장 조현묵 소령,연대정보주임 김재강 소령 등 4명은 포로가 됐고 제3대대장 조한섭 소령은 전사했으며 연대작전주임 조윤재 소령은 무참히 학살당했다. 포위망을 뚫고 용케도 살아나온 사람은 연대장 임부택 대령과 제1대대장 김용배 중령 두 사람 뿐이었다. 그러나 김용배 중령은 그후 전사했다. 더욱이 장병들의 손실은 말할 수 없이 컸다. 내가 덕천지방 동쪽 송정리에서 대동강을 건너 남중리의 적군과 최후의 교전을 갖고 포위망을 뚫은 뒤 제6사단 사령부에 도착,사단장 장도영 준장에게 신고를 한 것은 그해 11월9일 오후 3시경이었다. 나는 중공군 포위망을 뚫고 나와 사단장에게 첫번째로 신고식을 갖는 장교가 된 것이다. 군악이 울려 퍼졌다. 군인 20명을 3렬 횡대로 하여 세워놓고 마지막에 서울적십자병원 간호학생 2명을 세웠다. 중대장인 나는 3렬횡대의 6보 앞 중앙에 섰다. 나는 사단장에게 다음과 같이 신고했다. 『경례! 바로! 제7연대 제1중대장,이대용 대위는 적포위망을 돌파하고 사병 20명,민간인 간호학생 2명을 지휘하여 1950년 11월9일 사단사령부에 도착했기에 이에 삼가 신고합니다. 경례! 바로!』 사단장의 위로와 격려사가 있었다. 군예대 여자 가수가 나의 목에 하늘색 머플러를 걸어주었다. 사단사령부에서 할당해주는 민중 사랑방에서 하룻밤을 자고 서울적십자병원 간호학생 박태숙·정정훈양에게 하사관 1명을 딸려 서울로 떠나 보냈다. 깨끗이 보호하고 온 처녀들이 도중에서 무슨 변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든든한 하사관을 경호원으로 배정,서울까지 가게 한 것이다. 11월22일까지 제7연대장 임부택 대령과 김용배 중령이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나왔고 후방에서 신병들과 육군종합학교 출신 신임 소위들이 보충돼 제7연대는 11월25일 재편성을 했다. 병력숫자로는 제7연대가 제대로 모습을 갖춘 셈이었다. 재편성이 끝나기가 바쁘게 제7연대는 덕천 남쪽 북창으로 이동하여 중공군과 대결하게 됐다. 북창과 가창 사이에 있는 미럭고개에서 큰 접전이 벌어졌으나 신병들인 아군이 중공군의 공격을 견뎌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중공군의 진격은 계속되었고 우리 제7연대는 평양 상원 서흥 시변리 삭녕 전곡을 거쳐 다시 38선에 배치되었다. 북한공산군이 남침한 1950년도 저물어 갔다. 그해 12월31일 밤이었다. 중공군의 대공세에 밀린 제7연대 제1중대는 동두천 의정부를 거쳐 서울 북방 창동에 배치되었다. 해를 넘겨 1951년 1월6일 경기도 광주를 거쳐 백암리로 가는 도중에 나는 제1대대 부대대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대대장 대리로 제1대대를 지휘하게 되었다. 영하의 매서운 바람이 살을 에듯이 불어댔다. 1·4후퇴라고 일컬어지는 설상의 피란민대열이 남으로 남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중공군도 각종 보급품들이 달리고 장티푸스까지 만연하자 지칠 대로 지친 모양이다. 중공군은 양지리 북쪽에서 더 이상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 제7연대는 그동안 중공군과 싸우면서도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처음엔 대단한 적군으로 생각했으나 나중에 알고보니 그들도 별것이 아니었다. 절대로 불패의 군대가 아니었다. 이때부터 우리는 그들과 싸워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나는 약 2개월간 제1대대를 지휘하고 나서 대대장이 새로 부임함에 따라 부대대장 직책을 수행하게 되었다. 용문산지구 전투,춘천지구 전투,구만리지구 전투,풍산리지구 전투,백암리지구 전투를 끝으로 나는 그해 7월9일 제7연대를 떠나 제2사단 제32연대 제1대대장으로 부임했다. 같은 해 10월27일에는 제32연대 제3대대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금화지구 파조봉­이실골 전투,금성지구 전투를 하면서 제32연대 제3대대는 금성 바로 앞산인 424고지까지 1개 소대를 진출시켰다. 여기서 중공군과 매일같이 폭격전과 수색전으로 투덕거리며 한겨울을 보냈다. 미군과 교대하고 금화 쪽으로 빠져나왔다. 제32연대는 제3대대는 금화 동북방에 있는 저격능선에 배치됐고 한국군에도 임시계급제도가 도입되어 일선 보병대대장들에게는 1952년 3월부터 모두 육군중령 계급이 부여됐다. 저격능선은 지형상 항상 긴장상태에서 적과 공방임무를 수행해야 했달. 그러던 중 나는 미 육군보병학교 초등군사반 유학생으로 선발되었다. 2년여의 전진을 씻고 부산항에서 미국행 군용수송선을 탄 것이 1952년 9월2일이다. 이때의 군복은 카키색 군복이고 모자도 카키색 군모였다. 6·25가 일어났을 때,내가 춘천도서관으로 가던 때의 군복도 카키색 군복,모자도 카키색 군모였다. 카키색 군복으로 맞이한 나의 6·25는 카키색 군복으로 막을 내렸다.
  • 새 모습의 새 야당을 기대한다(사설)

    지방자치 광역의회의원선거 결과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대개들 이런 분석을 했다. 첫째 민자당이 큰 지지를 받고 압승을 한 것은 집권당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에 기초한 것이기에 앞서 국민들이 혼란이나 균열보다 안정을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니 집권당은 보다 새로운 면모와 추진력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신민당을 비롯한 야당 진영이 참패한 것은 스스로의 분열과 정치적 구태와 부조리 등 복합적인 요인도 작용했지만 그보다는 그들의 국정담당 능력에 대한 깊은 불신감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한표에 의한 국민의 심판,다시 말해 선거라는 사태결과에 대한 이런 평가분석은 대체로 공감을 갖게 한다. 뒤집어 얘기하면 그것은 또한 이런 충고도 될 것이다. 즉 정부와 여당은 이번 선거의 승리가 국민의 지속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착각하거나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격려와 함께 질책의 소리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결과에 대한 노태우 대통령의 인식과 평가도 이런 것이었다. 물론 집권층 지도부 인사들의 자세 또한 그러해야 할줄 안다. 다른 하나 야당참패의 교훈은 보다 심각하고 현실적이다. 야당이 패했다 해서 유권자들은 그들이 힘없고 자금이 약했다고 동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 쪽이 많다. 이번 결과를 거울삼아 뼈아픈 자각과 반성 아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야당은 이제 그 설자리마저 잃게 될 것이라는 냉철한 예측마저 없지 않다. 선거과정에서도 야당권은 대동제휴는커녕 분열의 양상만 더했다. 수권정당으로서의 태세나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는 어느 한구석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는 괜히 자금 조직의 열세나 투표율을 탓할 게 못된다. 물론 여야가 함께 새 모습을 갖추는 일은 시급하다. 다만 여당으로서는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정진하고 노력한다면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그러하지 못하다. 지금 당장 뼈를 깎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 환골탈태하는 용기를 갖지 않으면 이미 철회된 국민의 신뢰를 쉽게 되찾기 어려울 것이다. 결론컨대 야당은 어떤 형태로든 근본적인 변화로서새롭게 탄생해야 한다. 책임전가나 회피같은 미봉책으로는 될 일도 안 된다. 그 지도층이 얄팍한 술수로 현실을 모면하려다간 더 큰 일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당의 조직과 구성인물에 대한 통상적인 개편만으로 될 일도 아니다. 그들 자신을 포함한 근본적인 수술과 수혈이 필요한 것이다. 야당은 이제 변해야 한다기보다 새로 태어나야 한다. 우선 그 지도부부터 분명한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할 것이다. 야권지도부의 인책과 그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재편성은 그 스스로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정치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과제이다. 그 과정에서 여당의 역할 또한 막중하다. 정당의 구도와 체질을 개선하고 정치풍토 전반의 개선 정착을 위해서는 야당이 해야 할 몫과 함께 그것을 북돋고 키워가는 여당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선거 이후 정치권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 “새 활로 찾기”… 야권재편 회오리/신민·민주 내부진통의 안팎

    ◎“김 총재 용퇴해야”… 서명파,강경자세/신민/“당대당 통합”·“범야결집” 계파간 갈등/민주 신민·민주당 등 야권이 광역의회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당노선 재정립,야권 대통합문제 등이 강력히 제기돼 격심한 내부진통을 겪고 있다. 양당내에서는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한 당지도부 인책론이 대두되는가하면 일부 통합파 의원들은 김대중 총재 2선 퇴진론,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론 등을 부르짖으며 잇따라 모임을 갖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대중 총재 등 신민당 주류측도 이와관련,오는 24일 당무회의·의총 연석회의에서 대응방안을 밝힐 예정이고,통합파 의원들도 이를 토대로 향후 통합행보를 구체화할 예정이어서 내주부터 본격적인 야권재편의 회오리가 몰아칠 조짐이다. ○…22일 상오 여의도 당사에서 이우정 수석최고위원 주재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선거패인을 분석한 뒤 야권통합문제와 관련,『단순한 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의미가 없으며 체질개선을 위한 범야권의 대동단결이 중요하다』는 원칙론적인 입장만 정리. 그러나이에 앞서 당내 통합서명파인 조윤형 국회부의장과 정대철·김종완 의원 및 탈당한 이해찬·이철용 의원과 민주당 이철 사무총장은 21일밤 별도 회동을 갖고 『야권이 이런 상태로 가다가는 다가 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조만간 김 총재를 만나 『야권 대통합을 위해서는 용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키로 의견을 집약. 따라서 이날 하오 위장염으로 입원중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이같은 당안팎의 기류를 보고 받은 김 총재가 오는 24일 당무회의·의총에서 야권통합 및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 그러나 김 총재가 통합파 의원들의 요구대로 당장 야권 대통합을 위해 자신의 2선 후퇴 카드를 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 왜냐하면 김 총재는 여전히 김영삼 민자당 대표와의 「동상이몽격 공조체제」 유지를 통한 직선제하의 대권 재도전이라는 자신의 대권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 이번 선거에서 신민당이 의석수에서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재 측근들은 『김 총재의 최종 목표는 대권이고 이런 점에서 이번 선거에서 인천을 제외하고는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득표율이 지난 대선·총선 때보다 다소 높아진 것은 오히려 고무적』이라고 애써 자위하고 있는 행태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그러나 이번 패배의 근본적 원인이 신민당의 지나친 지역당적 이미지와 이로 인한 「호남 대 비호남구도」를 극복하지 못한 데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통합파 의원들은 어떤 형태로든 야권 대통합을 위해 김 총재의 2선 후퇴를 견인해 내겠다는 기세. 다만 통합파 의원들 중에서도 정대철 의원 등은 일단 당내에서 김 총재의 2선 후퇴를 촉구한 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압력수단으로 탈당도 불사한다는 입장인 반면 조 부의장 등은 『김 총재가 물러날 가능성이 전무한 만큼 처음부터 신야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혼선. 이에 반해 이용희·박영록 최고위원 등 총재 측근들은 『차기 총선을 7개월 남겨놓고 헤쳐모이자는 것은 이적행위』 『야권통합의 구심점으로 김 총재 외에 대안이 있으면 밝히라』고 강력히 반발. 이같은 난기류 속에서 조 부의장 등 적극 통합파들은 이중재·양순직씨 구정치인과 연계,야권 대통합이 불가능할 경우 고흥문씨를 당대표로,또 다른 「젊은 기수」를 대권 후보로 내세우는 「신역할분담론」에 입각한 중부권 중심의 신야당 건설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 ○…민주당은 현재 당무가 마비되고 있는 가운데 이기택 총재·김현규 부총재 등 주류파와 박찬종 부총재 등 비주류,이부영 부총재의 민련과,이철·장석화 의원 등의 통합파는 각각 다른 각도에서 향후 진로를 모색. 이중 이철 사무총장 등 통합파는 이미 신민당의 통합파 의원 및 탈당 의원들과 접촉을 개시했으며 이들은 일단 목표를 범야권통합으로 잡고 있으나 구체적 행동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 이 총재·노무현·김광일 의원 등 주류측은 전국적으로 고른 득표율을 바탕으로 민주당을 재결속한 뒤 신민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이루는 단계적 야권통합 쪽에 뜻을 두고 있으나 당내 호응도가 신통치 않은 상황. 그러나 통합파들의 주장처럼 김대중 신민당 총재와 이기택총재의 2선후퇴를 통한 통합과 신당 창당을 통한 야권세력 흡수 등 2가지 방안 모두가 현실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우선 당내 결속 쪽으로 방향을 유도해 간다는 방침. 그동안 당무를 방관해왔던 박찬종 부총재·홍사덕씨 등은 선거결과에 따라 민주당의 지도노선에 대한 비판을 가하며 이 총재 인책 및 야권통합 전열형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내 통합파 의원들조차도 『누구도 당지도부에 대해 돌을 던질 자격이 없다』며 비주류들의 기회주의적 태도를 비난하는 등 분열상까지 노출. 이같은 민주당내 계파들은 야권통합이라는 대전제에는 맥을 같이하고 있으나 방법론에 있어서는 『신민·민주당의 지도부 퇴진이 야권통합의 촉매가 되어야 한다』 『김대중 총재와 이기택 총재가 물러가지 않으면 신당 창당도 불사한다』는 강성기류와 『당내 결속을 우선한 뒤 통합대열에 참여해야 한다』는 단계론이 혼재해 있어 현재로서는 행동통일이 어려울 전망.
  • “한표의 향방” 뜬눈으로 확인/광역선거 투·개표 순조롭게 진행

    ◎당락 드러나자 환호·탄식 엇갈려/새벽까지 「민의」 주시… 「역전드라마」엔 박수도/역·터미널 북적… 고속도 자가용 행렬 “눈살” 30년 만에 부활된 전국 15개 시·도 의회의원선거는 일부에서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큰 탈없이 무난히 치러졌다.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상오 7시부터 하오 6시까지의 투표가 끝나자 빠른 곳은 하오 7시쯤부터 개표에 들어가 8백66명의 지역일꾼들을 가려내는 작업에 밤새 바쁜 일손을 놀렸다. 눈에 띄는 사고도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 이날 개표작업에서 당선자가 확정될 때마다 민자·신민·민주 등 각 정당과 무소속 등 후보진영은 탄성을 지르거나 풀죽은 모습을 보여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대다수의 국민들 또한 TV로 생중계된 개표진행방송을 지켜보느라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며 이번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각 개표장에서는 개표관리위원과 참관인들이 하오 7시쯤부터 모여 정전 등의 사태에 대비해 양초 등을 준비하고 공정한 개표관리를 다짐한 뒤 개표소별로 개표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전국의 2백98개 개표소 주변에 4만3천여 명의 정·사복 경찰을 배치해 개표방해나 개표장 난입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한국전력은 투·개표장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2중전원을 설치하는 한편 자동전환 비상조명기를 준비했다. 각축전이 치열했던 일부지역에서는 개표진행상황이 역전에 역전을 걷,개표장에 나온 출마자는 물론 참관인과 유권자의 손에 땀을 쥐게 했고 21일 새벽까지도 당락이 불분명한 후보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이에 앞서 유권자들은 투표개시 시간인 상오 7시가 되기 전부터 투표소에 나와 귀중한 한표를 던졌다. 농번기를 맞은 농촌지역에서는 유권자들이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친 뒤 들녘으로 나가 농삿일을 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또 일부 도시지역 유권자들은 단체관광을 떠나기에 앞서 관광버스를 타고 투표소에 나와 투표를 하기도 했다. 서울 중구 필동 동원교회에 차려진 중구 제1선거구 필동 제3투표소에서는 이날 상오 11시쯤 무소속 전상기 후보(49)의 기표란에 인주가묻은 투표용지 13장이 무더기로 발견돼 전 후보측의 항의로 투표가 40여 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또 전남 함평군에서는 정신착란증세를 가끔 보여온 김 모씨(43·전남 함평군 대동면 서호리)가 상오 7시55분쯤 투표를 마치고는 갑자기 투표함을 들어 내던지는 촌극이 벌어졌다. 한편 재야단체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는 이날 전국의 회원을 모두 동원,주로 투표율이 낮은 아파트지역을 대상으로 선거참여 및 공명선거캠페인을 벌였다. 이날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서울역·청량리역·상봉동 시외버스터미널에는 투표를 일찍 마치고 나들이에 나서는 시민들로 크게 붐볐다. 도 경부·중부고속도로와 국도 등도 빽빽히 늘어선 자가용 행렬로 속도가 많이 떨어져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날 「정치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동 제1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투표한 주부 문응숙씨(47)는 『지난 기초의회선거 때도 제일 먼저 투표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웬지 제일 먼저 투표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다』며 기초선거 때보다 투표율이 높아지길 기대했다.
  • 한표 호소…탈법 감시…긴장의 철야/「광역」득표전 끝낸 각당의 표정

    ◎“안정의석 확보”… 자정까지 강행군/민자/백중지역 순방,약식 옥외집회도/신민/민주/“정치개혁 큰 호응… 좋은 결과 나올 것” 19일 동안의 광역선거운동이 19일 자정으로 모두 끝나고 드디어 투표일을 맞았다. 여야는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이날 당수뇌부 기자회견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으며 저녁 늦게까지 막판 혼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집중지원활동을 펼쳤다. ○…민자당의 김윤환 총장·장경우 부총장·강재섭 기조실장 등 선거관련 당직자들은 이날 자정넘게까지 중앙당사에 머물며 각 선거구별 상황을 체크. 이들은 지난 19일간의 선거운동기간중 집권당으로서는 공명기조 아래 할만큼 했다면서 『진인사 대천명의 심정』(장 부총장)을 피력. 특히 각 후보들에게 최후까지 득표전을 벌이도록 독려하며 청년당원으로 「감시단」을 편성,골목지키기 등으로 투표당일 새벽까지 철야로 야당측의 불법선거운동을 막도록 지시. 이에 앞서 김영삼 대표와 김윤환 총장은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민자당을지지해 달라는 최후의 호소를 했고 김 대표·김종필 최고위원은 막판까지 접전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에서,박태준 최고위원은 전남 광양에서 득표지원활동을 계속. 이날 상오 호남방문을 끝내고 상경하기에 앞서 전주 코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 대표는 『국민들이 현명하고 의식이 전체적으로 극단적 행동을 그만해 주기를 바라고 있으므로 집권당이 안정 속에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의석을 확보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이번 선거결과를 낙관적으로 전망. 김 대표는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들에게 특별히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선거가 결코 여야대립이라는 중앙정치의 연장이 돼서는 안 되며 어디까지나 주민복지와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지역의 참일꾼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 김윤환 총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치안·교통·환경·주택 등 민생문제해결과 안정 속의 개혁을 추진키 위해 민자당측이 안정의석을 확보케 해 달라』면서 『어느때보다 안정이 요구되는 이때 민자당이정치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국민들의 냉철하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지지를 호소. 이날 낮 전주에서 귀경한 김 대표는 동대문 갑·을,중랑 을,동작 갑·을 등 5개 지구당순방을 강행하면서 당원들에게 막바지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당부. 김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서초갑·을 당원간담회에 참석,『야당은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자신들의 노력만으로 된 것처럼 뇌까리고 다니지만 민주주의의 토양을 묵묵히 닦았던 지난 시절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야당의 독선적인 왜곡과 자기 합리화를 지적했더니 이를 쓸데없이 반박하더라』며 최근 자신의 「색깔론」 등에 대해 신민당측이 과민반응을 보인 것을 겨냥. 김 최고위원은 이어 『오늘의 민주화는 어제의 노력이 밑받침되어 달성된 것』이라며 60∼70년대의 개발시대논리를 거듭 강조하고 『내 욕심이나 내 한풀이에만 연연해 세상을 시끄럽게 하거나 남을 헐뜯는 작태는 버려야 한다』고 주장. 김 최고위원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야권을 비난했으나 신민당측이 김 최고위원의 「색깔론」과 관련,고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의식했음인지 「붉은 빛 정당」 「붉은 띠를 두른 철부지를 부추기는 정당」 등의 원색적 발언은 자제. 한편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이날 광역의회 전체 정수 8백66석중 민자당 4백62∼4백69,신민당 1백90∼1백93,민주 35∼41,무소속 1백51∼1백56석을 차지할 것 같다는 여권의 최종 판세분석을 소개. 특히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서울에서는 민자당이 62∼63석으로 정원(1백32)의 과반수에 약간 미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신민당은 50,민주당은 10,무소속은 15석 정도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 그 동안 민자당의 과반수 의석확보가 불투명했던 인천(정원 27) 대전(〃 23)지역에서는 민자당 후보가 각 14∼15명과 13∼14명이 당선되는 것으로 분석돼 50% 이상 의석차지지역으로 분류. 이 분석에 따르면 호남에서 민자당 후보가 3∼4명만 당선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광주지역에서 친여 무소속 2명 정도의 승리를 점치기도. 또 신민당은 영남과 강원에서 단 1석도 얻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눈길. ○…신민당 김대중 총재는 이날상오 여의도 당사에서 기권방지캠페인을 겸해 강도 높은 대여공세로 신민당 후보 「엄호사격」을 퍼부운 뒤 저녁 늦게까지 서울시내 백중지역을 돌며 직접 표밭갈이에 합류. 김 총재는 이날 김포당원단합대회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양재역 등 전철역 주변과 강서을구의 방산시장 등 시장통을 순회하면서 여권이 「금권·관권선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바람몰이를 통한 부동표 흡수에 총력. 김 총재는 특히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감 확산,당내 공천잡음 등으로 신민당 바람이 기대보다 미흡하다고 여기는 듯 중앙선관위의 위법경고에도 불구하고 강서구 방산시장 옆 공터에서는 약식 옥외연설회까지 감행하는 등 「연두색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안간힘. 김 총재는 3백∼4백명의 당원·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연단 대신 마련된 트럭 위에 올라 『이번 선거는 노 정권의 3년 실정에 대한 심판의 기회』라고 규정한 뒤 『이번에 신민당이 이기면 명년의 구청장·시장선거를 이겨 결국 대통령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두게 된다』고 자신의 대권구도와 연계하며 지지를 호소. 김 총재는 이어 「단골메뉴」인 내각제개헌 포기문제를 거론,『민자당은 이번 광역의회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이겨 국민지지를 빌미로 내각제를 하려 한다』고 예단한 뒤 『그렇게 될 경우 대통령 직선제는 없어진다』며 신민당에 대한 지지를 유도. 김 총재는 특히 당의 공천 후유증으로 인해 무소속 및 군소야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가능성을 우려한 듯 『우리당이 공천한 분만 지지해 달라』 『공천탈락으로 탈당한 사람들은 당명에 볼복종한 사람들이므로 당선돼 신민당으로 들어온다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등 「고정지지표」의 분산을 예방하는 데도 주력. 김 총재는 이날 김우정 수석최고위원과 일부 전국구 의원들을 대동하고 마지막 지원유세에 나섰는데 하오에는 당공천 잡음문제로 이해찬 의원이 탈당해 지구당이 마비상태인 관악을 및 강남·송파·강동 등 취약지역을 집중 방문,세반전을 위해 전력. ○…민주당의 이기택 총재 등 당지도부는 서울지역 강남·북 2개반으로 나뉘어 이날밤 자정까지 「반민자 비신민」의 구심세력인 민주당에 표를 몰아줄 것을 호소하는 것으로 선거지원활동을 마감. 이 총재는 그간의 지원유세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전국을 다녀본 결과 민자·신민 양당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반응과 우리당의 새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면서 『상상 이외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장담. 이 총재는 이날 새벽 성내전철역에서 출근길의 승객들에게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은평·서대문·마포·동대문·성동 등 11개 강북지역지구당과 시장·상가 등을 돌며 『오늘의 정치가 아무리 혐오스럽다 해도 소중한 주권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부동표 획득에도 안간힘을 쓰는 모습. 이 총재는 이날 상오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선거에서 나타나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새정치구현에 앞장설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주역이 되어 1노3김 시대와 망국적인 지역감정에 기초한 기형적인 양당구조를 청산해 나가겠다』고 선거 후의 민주당의 진로까지 제시.
  • 북한,조총련청년 반한선동 밀봉교육/타스통신 전 평양특파원 폭로

    ◎평양서 40일씩 군중 동원방법등 집중주입/한국학생층 시위 부추기려 다수 서울 잠입 북한은 한국에서의 반정부시위를 선동할 목적으로 조총련계 청년들을 한 번에 20명씩 평양으로 끌어들여 40일 정도씩 여러회에 걸쳐 비밀교육을 실시한 사실이 소련의 한 언론인에 의해 폭로됐다. 지난해 5월까지 7년3개월간 타스통신 평양특파원으로 지내다 추방당한 알렉산드르 제빈씨는 타스통신 발행의 시사주간지 「에코 플라네트」 최신호에 기고한 「평양도심에서의 어느날」이라는 기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제빈씨는 북한에서 특별교육을 수료한 조총련계 청년들이 일본에 돌아온 후 북한당국의 지시에 따라 한국인 관광객,특히 젊은층을 대상으로 반정부 활동을 벌이도록 적극 권유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제빈 기자는 한국 언론종사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입북훈련을 받은 조총련계 청년들 가운데 다수가 『한국으로 들어가 반한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의 기사의 요약이다. 『한국에서는 정치제도나 특히 주한미군문제로 반정부·반미시위가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나 반소시위는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노태우 대통령간 제주정상회담을 놓고 한국의 급진적 학생들이 항의시위를 벌였다는 서울발 AP통신 보도를 보고 평양의 어느 술집에서 있었던 재일교포 청년들과의 만남이 기억에 떠올랐다. 평양 중심 대동강 기슭에 있는 이 술집은 경화만을 받는 특별한 곳으로 동경이나 홍콩처럼 흥청대는 분위기였으며 김일성 배지를 가슴에 단 사람들이 가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마셔대고 있었다. 손님 가운데 북한인은 별로 없고 거의가 재일교포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조총련계였으며 필자가 만난 김호일은 일본 모리오네지방 조총련 책임자였다. 김을 통해 그의 동료 김상호·김배봉·김재진과도 인사했다. 이들 청년들은 「우리는 40일 동안 사회주의 조국에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과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의 혁명적 위업을 연구했으며 동시에 조국통일사업에 관한 문제들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필자는 대화를 통해 이들이 「반인민독재투쟁을 위해 군중을 어떻게 동원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음을 알게 됐다. 그들은 분명히 「반민족적 체제와의 투쟁에 인민이 앞장서야 할 것」이라는 명제하에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과정을 졸업한 사람들은 일본으로 돌아가 반한 선전자료들을 한국의 보통사람들에게 보내는데 적극 참여하도록 지시받았다는 것이다. 자료를 보내는 방법으로는 일본을 관광하는 한국인들에게 접근,주소를 알아낸 후 이 주소를 통해 선전물을 발송토록 했으며 조총련계가 한국으로 들어갈 경우 친척·친구와 특히 젊은층을 대상으로 선전활동을 벌이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전의 주요목적은 한국인에 대해 평양의 인상을 좋게 하고 조국통일에 대한 북한노선을 심어주는 반면,서울측은 통일에 대한 말로만 떠들고 실천을 하지 않고 있다는 식으로 강조하는 데 있었다. 비밀교육을 받은 재일교포 청년들은 이미 한 번 이상 북한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들은 평양으로 떠나기 전에 일본정부에 대해 「친지방문」이라는 구실을 항상 내걸었다. 그러나 이들이 북한체류중 친지를 방문한 것은 단 한 번뿐이고 그 나머지는 이같은 비밀강습을 받는 데 보낸 것이다』
  • “자금출처 조사 남녀차별은 부당”/국세심판소 결정

    ◎“여자라고 증여세 과세 때 불이익 줘선 안돼/부녀자도 직업·소득 있으면 동등 취급해야”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물릴 때 차별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국세심판소의 심판결정이 나왔다. 이 같은 결정은 과세의 남녀평등 원칙에 대한 조세정책 당국의 자각을 담고 있다. 이는 향후 각종 조세관련 규정이나 세무행정관행에 남아있는 남녀차별적 요소의 시정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급의류 판매업자인 송모씨(42·여)는 지난 88년 자신의 소유인 전남 순천시 남대동 96소재 1백36평의 대지에다 3억1천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연건평 4백7평짜리 4층건물을 신축,본인명의로 보존등기를 했다. 송씨는 그후 순천세무서로부터 자금출처조사가 나오자 신축자금 중 83%에 해당하는 2억5천7백97만원은 자신의 소득 및 차입금으로 충당했다는 증빙자료를 제시했다. 자금출처조사에 관한 국세청 규정은 부동산취득자의 성별·연령별로 차이를 두어 남자의 경우 40세 이상은 취득자금의 60%,▲30세 이상은 70%,▲미성년자·부녀자는 취득자금의 80% 이상 출처를 입증해야만 증여세를 물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취득자가 미성년자·부녀자인 때에는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이 같은 기준에도 불구하고 취득자금 1백%에 대한 출처를 입증해야 한다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순천국세청은 이 같은 예외규정을 근거로 송씨에 대해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5천2백29만원은 남편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 2천4백83만원과 방위세 4백14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송씨가 불복,국세심판소에 국세청의 증여세부과결정 취소를 청구한 것이다. ○…국세심판소는 지난 13일 열린 심판에서 『일정한 직업과 소득이 있는 부녀자가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단지 부녀자라는 이유만으로 자금출처 조사에서 남자에 비해 과세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당하며 여성의 사회활동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시대흐름에도 맞지 않는다』고 송씨에 대한 증여세 부과결정을 취소토록 결정했다. 국세심판소는 특히 『부녀자는 직업·소득원의 유무에 관계없이 자금출처 조사기준을 성인남자보다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는 국세청의 관계규정은 현행법체계상 타당하지 않다』며 『일정한 직업·소득이 있는 부녀자가 성인남자와 같은 기준의 자금원을 제시하는 경우,자금출처 미제시분에 대해서는 관세관청이 증여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성인남자와 동일하게 취급,증여세를 물릴 수 없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심판소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남녀 구분없이 25세 이상은 부동산취득자금의 80%,20세 이상은 90%의 출처를 입증하면 증여세를 물리지 않으며,자금출처 의무조사 대상을 40세 이상인 가구주가 3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로 제한토록 관련규정을 개정했다.
  • 흑색선전… 인신공격… 고소·고발 잇따라(광역표밭)

    ◎“무등록운동원이 호별방문”… 형을 고발/“무소속후보 사퇴”… 비방유인물 나돌아 ○… 15일 상오 11시쯤 부산시 해운대구 제1선거구를 합동유세가 열린 올림픽공원에는 3천5백여 명이 모여 성황을 이룬 가운데 한 후보가 「모형소」를 유세장에 끌고 들어와 웃음을 자아내기도. 신민당 김익환 후보는 『20년 동안 붓을 벗삼아 산 서예가인 나를 정치판에 끌어들인 것은 3당 야합·공안통치 때문』이라며 민자당을 집중검토. 민주당 홍상기 후보는 『국회의원이고 장관이고 모두 부패해 믿을 사람 없으니 지자제선거라도 똑바로 투표,우리를 지켜야 한다』며 한 표를 호소. 민자당 김용완 후보는 「모형소」를 끌고 들어와 『저 소를 팔아서라도 해운대 발전에 앞장서겠다』며 지역사업을 공약. ○“여 후보 공약은 공약” ○…15일 상오 11시 해운대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해운대 제1선거구 합동유세는 동원된 청중들이 지지후보의 연설이 끝날 때마다 후보이름을 연호하며 집단퇴장하는 등 시종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 첫번째 등단한 신민당 김익환후보(54)와 뒤이어 등단한 민주당 홍상기 후보(57) 등 야당후보들은 저마다 지역개발에 앞장설 일꾼임을 내세우고 민자당 김용완 후보(48)에 대해 『엄청난 물량공세로 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다』고 협공. 마지막으로 나온 무소속 최정식 후보(51)는 지하철 2호선 연장에서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까지 지역현안이 망라된 민자당 김 후보의 공약을 일일이 공박하고 『김 후보는 인기를 끌기 위해 무작정 큰소리를 치지만 그같은 공약들이 이루어진다면 이 자리에서 할복자살하겠다』며 극언. ○군위원끼리 맞대결 ○…15일 하오 3시 전북 완주군 소양면 소양중학교에서 열린 완주군 제2선거구 합동연설회에서는 군정자문위원 출신의 민자·신민 두 후보가 서로 지역발전의 참일꾼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 민자당의 이석윤 후보는 등단하기 앞서 운동장에 엎드려 큰절을 올린 뒤 『지난번 총선에서 전라도 한풀이를 하자며 싹쓸이를 해 야당의원을 보냈더니 하는 짓이 이권이나 노리고 당리당략에 집착하는 꼴이 말이 아니다』고 수서비리와 관련 구속된 이 지역 신민당 김태식 의원을 간접적으로 맹비난하고 『우르르 쾅하는 천둥소리 비숫한 우루과이라운드라는 것이 농민에게는 정말 천둥처럼 무서운 것』이라면서 『피폐한 농촌을 되살리고 농촌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이 한몸 바쳐 일하겠다』고 다짐. 신민당 배평일 후보는 『정부의 실정으로 정든 고향과 농토를 버리고 도시로 가려 해도 농지마저 팔지 못하게 규정해 유사 아래 농촌이 가장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역개발,농촌경제 활성화,지방행정의 엄중감시 등을 공약. ○“민자후보 도와 달라” ○…출처불명의 저질 흑색선전물이 나도는 등 타락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경기도 동두천 시내에 14일 밤 제2선거구 무소속 후보 김 모씨(51)의 사퇴서가 뿌려져 소동. 16절지 1장으로 돼 있는 이 사퇴서에는 『이번 광역선거에서 조건없이 사퇴하며 사랑하는 김태중 민자당 후보에게 지지를 부탁한다』며 『사퇴로 당의 결속과 지역발전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고 적혀 있고 사퇴를 결심했다는 김 후보의 반명함판 사진을 좌측 상단에 부착. 김 후보측은 『전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한 뒤 『우리측 후보를 모함하기 위한 저질술책』이라고 비난. ○“보복성 고발인 듯” ○…법을 어겨가며 선거운동을 한다면서 동생이 형을 선거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해 충격. 강원도 양구군 농민회 회장 이준기씨(34·양구군 동면 팔랑2리3반)는 15일 친형 순기씨(37)와 태재옥씨(43)가 13일 하오 6시쯤 양구 제2선거구에서 출마한 민자당 이 모 후보(49)의 약력이 소개된 사진과 책자 등 인쇄물 5종 23장을 같은 마을에 사는 16가구를 호별방문,나눠주는 등 호별방문을 금지한 선거법을 어겼다며 양구경찰서에 고발. 이 같은 사태는 지난 5월 양구 농민회원 중 1명이 민자당 양구연락소 간판을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자 회원들이 동료를 풀어 달라며 최근까지 농성을 벌여온 일련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나 이 지역 유권자들은 혼탁한 광역선거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경악. ○…청주시 6선거구에서는 여당 후보가 자모회가 열린 국민학교 교실에 들어가 지지를 호소하다 학교측의 항의를 받고 쫓겨나는 해프닝이 발생. 14일 하오 3시쯤 청주시 복대동 서원국교에서 학년별 자모회가 열리고 있을 때 민자당의 김진호 후보가 부인과 함께 들어와 지지를 호소하다 학교측 항의를 받고 되돌아갔다는 것. 학교측은 학부모들의 오해를 살 것을 우려 김 후보가 사전에 아무런 양해도 받지 않고 불쑥 찾아왔다고 밝히는 등 해명에 진땀. ○…선거운동기간과 재산세 납부고지서 발부기간이 맞물려 이를 악용한 특정후보의 유인물 살포행위가 잇따라 발생해 말썽. 대구시 남구 대명4동 성당시장 일대의 경우 지난 14일 상오 김 모 통장(42)이 관내 각 가구에 재산세 납부고지서를 배포하던 중 민자당 성도용 후보운동원으로 보이는 30대 남자 1명이 뒤따라다니면서 성씨의 소형인쇄물을 돌리며 『잘 부탁한다』는 인사말을 했다는 것. ○후보가 선관위 고발 ○…경남 거창군 제3선거구의 무소속 박동윤 후보(45)는 15일 『군선관위가 확성기 작동을 잘못해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제대로 못 했다』며 군선관위를 검찰에 고발. 박 후보는 지난 14일 하오 3시 거창군 가조면 가조국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첫 연사로 등단했으나 확성기에서 심한 잡음이 나 청중들이 연설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는 것.
  • 신규공장 입지지정 60일내 승인/상공부/22개 인허가업무 일괄처리

    ◎건축중인 공장 매매도 허용 공장설립에 관한 절차가 크게 간소화된다. 상공부는 15일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의 관계규정에 따라 공장설립업무처리 지침을 제정,개별공장 설립자가 입지지정 승인을 받으려면 종전 22종류의 인·허가를 건마다 개별적으로 받도록 돼 있던 것을 시·군·구의 공장설립민원실에서 신청을 받아 60일 이내에 일괄처리토록 간소화했다. 또 공장의 대표자를 변경할 경우에도 종전에는 공장건설을 끝낸 후에 가능하던 것을 공장의 최종건축 전이라도 공장용지 등을 양수한 사람이 대표자 변경을 위해 공장설립변경신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건축중인 공장의 양도·양수를 허용했다. 이 지침은 아파트형 공장의 입주업체를 위한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공장동과 별도의 부대동을 건설토록 하되 부대동 건설이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관청에서 분양면적(전용면적기준)의 20% 범위내에서 문방구·공구점·약국 등으로 용도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공동설립신고 때부터 설립 완료보고 때까지의 기간은 4년 이내로 하되 시도 지사의승인을 받아 1년까지 연장이 가능토록 했다.
  • 「정평위」의 권유는 옳다(사설)

    한국카톨릭이 『국가의 법질서를 거스를 권한이 교회에는 없다고 본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매우 정의로운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강기훈씨가 주장하고 있는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천명도 아주 타당하고 옳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명동성당이 강씨 등 구속영장이 나와 있는 수배중인 「대책회의」 간부들에게 실정법을 존중하기 위해 자진출두할 것을 권하고 더 이상 「감춰주는 일」을 맡을 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한 것은 성숙하고 현명한 판단이다. 그것은 교회가 검찰의 편으로 돌아섰다는 뜻도 아니고 이른바 「민주운동권」 세력의 부도덕성에 대한 심증이 생겼다는 것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국법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에,교회가 초월적 권한이나 행동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한 것뿐이다. 한국천주교의 이 같은 공식태도 표명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이른바 「유서대필 공방」사건의 「대책위원회측」 진술에 입각한 진상조사를 끝낸 뒤에 내려진 것이다. 공권력의의도나 간여와 관계없이 교회적 양심과 양식 아래 판단한 결과인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정평위가 「자진출두」를 권유했다면,「대책위원회」측이나 강씨는 그 뜻에 따르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권유에 강력한 반발을 보이고 강씨는 오히려 김수환 추기경과의 면담을 요청했고,공동대표는 계속 명동성당에 머물 뜻을 밝혔다. 그것도 그냥 머무는 것이 아니라 「수배를 해제하고 사전구속영장을 철회하라」는 요구와 함께 단식농성에 들어가며 출두권유를 거부한 것이다. 일종의 「자해공갈」과도 같은 이런 방법으로 국법을 희롱하는 행동을 「교회와의 흥정」까지 곁들여 행사한다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교회로 하여금 옳은 일이 아닌 줄 알더라도 편을 들라고 떼를 쓰는 것과 같은 행동이다. 교회는 진리를 생명으로 하는 곳이므로 정당한 논리 위에서만 강할 수 있다. 교회의 지원을 가장 효과적으로,최대한으로 받기 위해서도 정당한 질서 위에 임해야 한다. 그를 위한 「권유」를 걷어차고 단식농성이나 특별면담 같은 편법의 방법을 취하는 것은,도와주려는 세력을 당황스럽게 하는 일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단식농성」을 선언한 공동상임대표 3인 중의 한 사람이 「동지」들도 모르게 도주하다가 붙잡혔다는 사실이다. 「20대 경호원」까지 대동할 만큼 막강한 힘을 가진 지도부의 일원인 상임대표가 「동지」들 모르게 도피를 시도했다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 내부적 합의의 검증에도 이르지 못한 부실한 것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든다. 강씨가 「무죄」를 호소하기 위해 굳이 김수환 추기경에게만 집요하게 매달리는 일도 이해하기 어렵다. 사제란 기본적으로 죄의 고백에조차도 침묵을 지켜야 하는 신의 사도다. 강씨의 유무죄를 막론하고 세속의 법 앞에 변해할 처지에 있는 분이 아니므로 그저 부담만 줄 뿐이다. 추기경이 지닌 종교적 관용의 깊이와 세속적 판단의 순진함에 기대어 교회에 은신처를 오래 갖고 있겠다는 속셈으로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성당측이 「대책위」측의 상임대표 등 일부 대표자급 농성자들이 자수하는 대신 경찰이 포위망을 늦춰 퇴로를 터주고,강씨를 붙잡기 위한 병력투입을 자제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경찰은 공권력이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 경우는 경찰의 입장이 옳다. 강씨를 비호하여 꼭꼭 숨겨놓고 싶어하는 운동권측의 진의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공권력은 이 사회의 안녕을 위해 지켜야 할 우리 모두의 보루이다. 운동권이 명동에서 나오는 길은 「자진출두」를 포함한 정정당당한 길밖에 없다.
  • “안보환경 호전” 예측은 아직 금물/「탈냉전이후의 동북아」 세미나

    ◎한반도 비핵지대화등 구체 논의 가능성 커져/미·소·중·일 세력균형의 「신열강시대」 본격화 미소의 신 데탕트선언,중소정상회담,일북 수교원칙합의,한소 수교 등 최근 2∼3년간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같은 동북아 질서의 지각변동은 향후 한반도의 안보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남북관계에는 어떻게 작용하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부분 『탈냉전시대에 있어 동북아질서는 결국 미·소·중·일 등 4강이 서로 협력하고 견제하면서 세력균형을 형성하는 새로운 열강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 과정에서 비핵지대화 논의 등 한반도의 안보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논의들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대한 독자적 대책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민족통일연구원 주최로 열린 「전환기의 동북아질서와 남북한 관계」란 세미나에서 박영규 민족통일연구원 국제연구실장은 이와 관련,「미소의 대동북아 정책과 동북아 군사질서 재편가능성」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의 기본입장 변화,소련의 획기적인 양보,그리고 지역분쟁과 영토문제 등 역내 국가간의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는 한 동북아 및 아태지역에서의 군사질서 재편은 가까운 시일내에 커다란 진전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고르바초프가 핵무기의 감축 및 제거와 함께 아태지역의 비핵지대화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미국의 동북아 군사력 재편과 미소간의 군사적 절충,그리고 미·북한 접근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군이 결정된 현상황에서 미국은 고립된 북한에 긴장완화의 명분을 주기 위한 방편으로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 및 한반도 비핵지대화 문제가 미소간에 동북아 군사문제의 일환으로 논의되는 과정에서 남한내에서는 현실적인 안보상황이 변화된 것 같은 환상이 너무 빨리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남한내의 여론을 자극함으로써 남한의 안보정책 수립 및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소련의 대아태지역 평화공세 강화,한중수교 및 한중,일소 관계증진에 따라 향후 북한의 대미·일 평화공세가 강화되고 이러한 외교공세의 일환으로 대남평화공세 역시 일층 거세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남한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림으로써 남한의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박경서 중앙대 교수는 질의를 통해 『동북아질서 개편에 있어 한반도의 핵문제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통일에 있어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핵철수 주장의 이면에 중소의 요구가 반영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을 심각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종서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군축협상 또는 핵 논의라는 단어만 나오면 움츠러드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핵협상에 과감히 응해 그 내용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종욱 서울대 교수는 또 「동북아질서와 중일의 역할」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미국은 현재 전략군과 해외고정배치병력을 위주로 하는 방어전략을 수정,기동력에 의존하는 신속대응전략 개념으로 방향을 전환시키는 한편,대외적으로 동맹국가들에 대해 방위분담금 증액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동북아에서의 긴장이 완화된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주한미군의 철수가 불가피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데 이의가 없으나 이로 인해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좋아진다는 낙관적인 예측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특히 『아시아에서의 냉전체제의 와해는 오히려 안보문제의 중요성을 보다 부각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과 일본이 모두 한반도에서 남북한간에 세력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스스로의 안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유럽에서는 통일독일의 출현이 나토라는 안보체제의 테두리 안으로 실현됨으로써 주변국가들의 의구심을약화 또는 해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한반도의 경우에는 통일한국을 견제할 수 있는 다자간 동맹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모두 분할통치(Divide and Rule)의 이점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의철 민족통일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한반도의 주변 4강이 만일 한반도의 통일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의 통일외교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하는가 하는 데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단기적 측면에서 통일한국의 출현이 달갑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아시아에서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적 발언권을 높이려는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통일한국의 출현을 필요로 하는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여·야의 지방순회 지원 이모저모

    ◎“부동표를 잡아라”… 당 수뇌들 빗속 강행군/안정논리 바탕,폭력시위 강도 높여 비판/민자/충청지역서 “세 몰이”·“세 차단” 격돌/신민·민주 서로 견제… 정치공세 대선 방불/야권 이틀째 지상순회 지원유세에 나선 여야 수뇌부는 11일 경기 강원 충청 전남 경북지역을 돌며 광역의회선거 중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특히 충청지역에서는 민자당의 김종필 최고위원과 신민당 김대중 총재가 동시에 「세 몰이」 작전과 「세 차단」 작전을 펴 눈길을 끌었다. ○…이틀째 강원지역에 대한 광역의회선거 지원유세에 나선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은 11일 상·하오에 걸쳐 강릉시(위원장 최각규)·명주 양양(위원장 김문기)지구당 단합대회와 동해(위원장 홍희표)·태백(위원장 유승규)·삼척(위원장 김일동)지구당 단합대회에 참석,이번 선거에서의 필승을 거듭 강조한 것을 끝으로 이 지역의 선거유세를 마감. 이날 상오 강릉시 동명극장에서 열린 강릉·명주·양양지구당 단합대회에서 김 대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광역선거의정치적 중요성,공명선거의 실현,정원식 총리서리의 폭행사건,3당통합 등 자신의 단골메뉴를 골고루 나열하며 이번 선거의 압승을 강조. ▲강릉∼원주간 4차선도로 완공 ▲무공해첨단산업단지 조성 ▲강릉의 북방교역전진기지화 등 지역공약사업을 조목조목 들며 서두를 꺼낸 김 대표는 곧바로 정 총리서리 폭행사건에 언급,『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파렴치한 행위로서 국민들이 응징해야 마땅하다』면서 『일부 급진세력은 체제전복의 착각에서 깨어나야 할 것』이라며 전날보다 강도높게 비난. 김 대표는 이어 선거의 공명성과 관련,『집권당은 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러야 할 책임이 있다』고 공명선거를 거듭 당부한 뒤 『이 시점에서 국민에게 믿음과 안정을 주고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정당이 민자당 말고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며 당원들의 최선을 당부.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박태준 최고위원보다 하루 늦게 이날 지방순회 유세에 나선 민자당의 김종필 최고위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부여지구당과 논산지구당 단합대회 및 연기·대덕지구당 단합대회에 연이어 참석,특유의 「안정논리」를 내세우며 민자당의 필승을 강조. 김 최고위원은 이날 행사에서 구신민주공화당 시절 이 지역이 자신의 표밭이었던 점 등을 의식,신민당 등 야권의 노선 등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의 대동단결을 역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재야·운동권의 정권타도투쟁 등에 대해 야권이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 등을 지적,『우리의 현실은 아직도 화염병이 난무하고 국민이 선택한 정부를 타도,임시정부를 세우겠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세력이 엄존하고 있다』면서 『이번 광역의회 후보 중에는 이같은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며 야권의 「선동적」 논리를 반박. ○…민자당의 박태준 최고위원은 호남방문 이틀째인 이날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전남지역 지구당위원장과 광역선거대책위원 3백여 명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전남을 더 이상 「소외된 땅」이 아니라 밝은 미래가 확실히 보장된 「약속의 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언약하는 등 이 지역에서의 신민당 「녹색바람」 차단에 안간힘. 박 최고위원은 광양만·목포권·광주권의 3대 거점에 대규모 공단을 건설하겠다는 등 굵직한 공약들을 제시하면서 『이같은 지역발전을 주도하고 밝은 미래를 이끌어갈 역량있는 선도그룹은 민자당』이라고 강조. ○…경북지역 지구당을 순회중인 김윤환 민자당 사무총장은 이날 하오 안동파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민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이해찬 의원 등 3명의 의원들이 밝힌 내용을 보더라도 신민당의 후보공천 과정이 국민들로부터 도덕적 의심을 받고 있다면서 『신민당은 공천대가를 특별당비니 하는 말로 구차하게 변명할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김 총장은 이어 무소속 후보의 사퇴압력설과 관련,『우리 당은 무소속 후보 사퇴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언급. ○…전날에 이어 중부권 표밭갈이에 나선 신민당 김대중 총재는 이날 청주·온양·서산 등 충남북을 오가며 당원단합대회에참석,신민당측 후보들을 지원. 김 총재는 특히 민자·신민 양당 대결 분위기 조성을 통해 민주당 등 여타 야당과 무소속 후보를 견제하려는 의도인 듯 『이번 선거는 노 정권 3년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이라고 규정하는 등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기도. 김 총재는 이날 상오 청주 국제관광호텔에서 열린 당원단합대회에 참석,무공해공업 유치·깨끗한 문화전원도시 건설 등 지역개발공약과 내각제 반대,공안통치 종식 등 다소 빛바랜 정치성 주장들을 뒤섞어 대선유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변을 토하기도 했으나 5백∼6백여 명의 청중들은 담담한 표정. 김 총재는 『인물을 보고 찍기보다는 정당 중심으로 투표해야 된다』고 신민당 지지를 호소한 뒤 『야권통합을 위해서도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그 구심점은 신민당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 신민당보다 먼저 이곳에서 지원유세를 벌인 민주당측을 견제. ○…충청지역에 이어 이날 경기지역 선거지원활동에 나선 민주당의 이기택 총재는 이 지역이 여야 공히 각축지역으로 꼽고 있는 점을의식,정치이슈인 세대교체론을 특히 부각. 이 총재는 이날 상오 가평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구시대 정치와 새 정치의 결전으로 그 양상이 굳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운동 과정 자체가 바로 1노3김 청산을 위한 국민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물갈이론」을 강조. 이 총재는 이날 상·하오 가평 양평 여주 장호원 광주 등 5곳의 당원단합대회에 참석해 『곳곳에서 민자당 후보들에 의한 선물제공·향응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만 선관위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법타락행동을 방조하고 있다』고 비난.
  • 빗길 고속버스 전복… 28명 사상/어제 낮 정읍서

    ◎과속질주… 가드레일 받고 논에 굴러/5명 절명… 부상자 전주서 치료 【전주=임송학 기자】 9일 낮 12시40분쯤 전북 정읍군 태인면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회덕기점 1백4㎞ 지점에서 광주발 성남행 광주고속소속 전남6바1392호 고속버스(운전사 이문행·44)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3m 아래 논바닥으로 굴러 승객 정종림씨(29·여·경기도 하남시 강이동)와 정씨의 딸 김진경양(5),아들 근성군(4) 등 일가족 3명을 비롯,5명이 숨지고 이야순씨(68·여·전남 함평군 대동면 덕산리) 등 23명이 중경상을 입고 전주 예수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승객 정기범씨(31·경기도 성남시 태평2동 2238)는 사고 순간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차가 갑자기 좌우로 흔들리자 승객들이 「어∼어∼」하며 비명을 지르는 사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논바닥에 처박히면서 전복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차량 앞뒤에 다른 차량이 없었고 사고지점이 커브길도 아닌 점으로 미루어 빗길을 과속으로 달리다 운전부주의로 미끄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 농지 7천여 ㏊ 침수/남부 폭우·폭풍피해 상보

    ◎부산·충무선 산사태도/어선 대피소동… 철도운행 문의 빗발 때아닌 집중호우로 남부지방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큰 피해를 냈다. 9일 아침부터 온종일 쏟아진 호우로 충청·강원 일부와 영·호남지방에서는 논일하던 농부가 급류해 휩쓸려 실종되는가 하면 가옥이 파손되고 7천㏊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인명과 재산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광주·전남지역에서는 1백∼2백㎜ 가량의 집중호우로 농민 1명이 실종되고 농경지 6천㏊가 침수됐다. 이 비로 전남 나주군 봉황면 덕곡리 마을 앞 만봉천 물이 불어 이 마을 농민 공미예씨(52·여)가 9일 상오 6시30분쯤 논을 둘러보고 귀가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밖에 영암·강진·장성군 등지에서 가옥 3채가 전파돼 14명의 이재민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9일 하오 2시30분쯤 부산시 북구 구포동 구포역 위쪽 1백여 m 지점의 만덕천과 낙동천이 범람해 경부선 선로 노반으로 흘러들어 철도선로를 침식,경부선 상·하행선이 3시쯤부터 모두 불통됐다가 하오 4시30분부터 하행선만 개통돼 이용객들이 큰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부산지방철도청은 하오 4시 부산발 서울행 제16열차를 울산을 거쳐 대구로 우회운행시키는 등 긴급 임시운행을 했다. 이 때문에 부산역에는 2천여 명의 승객들이 몰려와 환불소동 및 열차운행을 문의하는 등 소동을 빚고 있으며 부산지방철도청은 서울발 부산행 하행선의 철도를 확보,예정시간보다 5∼6시간 늦게 운행시켰다. 또 9일 낮 12시쯤에는 해운대구 석대동 석대쓰레기매립장에서 산사태가 발생,인근 10여 가구가 대피했으며 하오 1시쯤에는 금정구 청룡동 화신개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길이 1백여 m,높이 10여 m 옹벽이 무너져 내려 토사가 주택가로 계속 흘러들어 인근 주민들이 긴급대피하고 있는 등 부산시내 아파트 신축공사장 4곳의 옹벽이 무너져 내렸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남지방에서도 3명이 실종되고 곳곳에 농작물이 침수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이 지역에 새벽 2시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하오 10시 현재 장승포시 1백65㎜,1백66㎜,남해군 1백77㎜ 등 평균 1백6.9㎜의 강우량을 보였다. 또 3명의인명피해도 발생,낮 1시30분쯤 양산군 원동면 염포리 김철수씨(42)가 모내기를 마치고 귀가중 염포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으며 낮 12시30분쯤에는 울산군 온산면 광양리 임춘배씨(31)가 어로작업을 마치고 귀가중 광양목 하구에서 배가 뒤집혀 실종됐으며 낮 12시께 일행 3명과 지리산 등산을 마치고 하산하던 서영대씨(38·대구시 중구 두류동)가 산청군 시천면 내대리 거림계곡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그밖에 충무시 북신동 배일아파트 63가구 2백여 주민들이 아파트 뒷산의 붕괴위험으로 피신했으며 창원시 소계동,마산시 양덕동·석전동 등 도로가 물에 잠겨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서해남부 및 남해서부 전 해상에서는 이날 낮 12시를 기해 폭풍주의보가 내려져 목포와 여수·완도 앞바다 등 전 해상의 해상교통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목포항과 여수항을 기점으로 운항하는 연안여객선 10여 척을 비롯,모든 여객선의 운항이 중단돼 섬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또 각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어선들도 인근 항 포구로 긴급 대피,폭풍주의보가 해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청양】 또 상오 11시쯤 충남 청양군 운곡면 신대리 삼광광업소(대표 이석훈) 침사지의 벽에 구멍이 나면서 침사지내의 모래와 돌가루가 섞인 물 3백여 t 가량이 그대로 유출돼 개천과 인근 저수지로 흘러 들었다. 주민과 삼광광업소에 따르면 돌가루가 섞인 물을 거르는 역할을 해주는 침사지의 끝부분 벽에서 갑자기 직경 1m 가량의 구멍이 생기면서 침사지내에 있던 모래 등 3백여 t이 밖으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 외대동문회 사과 성명

    한국외국어대 총동문회는 5일 하오 6시 서울힐튼호텔 2층 지리산룸에서 김현욱 총동문회장 등 임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어대생들의 정원식 총리서리에 대한 집단폭행사건과 관련된 성명을 발표,『정원식 선생이 국무총리서리이기 이전에 한 노교수로서 후배들을 위한 마무리강의를 하는 신성한 강단에서 상상을 초월한 반지성적 행위로 곤욕을 당한 데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위용 드러낸 경복궁 근정전/임영숙 문화부 부장급(오늘의 눈)

    유월 하늘에 날아오를 듯 치켜선 근정전 처마의 전선과 북악의 산 그림자,그리고 천년의 세월을 간직한 듯한 수제천의 유장한 가락이 어울려 만들어낸 아름다운 정경. 5일 상오 10시30분 경복궁 복원 기공식에 참석한 이들은 이 정경 속에서 정일의 한 순간을 맛보았다. 조선조 이후 근정전에서 처음 열린 국가적 공식행사는 그토록 격조가 있었다. 이날 행사의 핵심은 개기고유제. 궁궐을 지을 때나 성곽을 축조할 때 천지신명께 먼저 고하여 시공과정의 무사고와 안택을 기원하는 전통의례인 이 의식이 진행되는 30분 동안 경복궁은 조선왕조 5백년의 위엄을 되찾았다. 비록 등가·헌가의 궁중음악 격식을 제대로 갖추진 못했지만 국립국악원·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KBS국악관현악단연주자 1백20명이 정재국 국악원 악사장의 집박 아래 수제천과 종묘제례악·서일화지전(해령) 등을 연주했고 중요 무형문화재 종묘제례 예능보유자 이은표옹(77)의 집례에 따라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 전례연구위원 8명이 엄숙하게 전통의식을 거행했다. 노태우 대통령이 이날 치사를 통해 얘기했듯이 『우리 겨레의 자존과 긍지가 깃든 경복궁을 복원하여 일제에 의해 훼손된 민족사의 정기를 회복』해야 한다는 느낌을 절실하게 와닿게 한 의식이었다. 심지어는 경복궁 안에서 근무하는 문화재관리국 직원들까지도 이날 경복궁의 아름다움과 위용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복궁 복원 기공식이 의식으로서 성공한 것은 의식 자체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근정문의 역할이 크게 기여했다. 일제의 조선총독부가 근정전을 가로막고 들어선 이후 근정전 출입은 동쪽 행각을 파고 만든 협문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따라서 근정전의 위엄을 좀처럼 맛보기 어려웠는데 이날 행사를 위해 근정전의 정문인 근정문이 열림으로써 정전·편전·침전으로 이어지는 전통궁궐 양식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선총독부 건물이 헐리기 전이라도 일반인의 근정문 출입이 허용된다면 『제대로 된 궁궐 하나쯤 갖는 호사』를 최소한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삼화 상장폐지… 5년만에 처음/대동화학은 유예 연장… “특혜의혹”

    ◎투자자들,“형평성 잃었다” 비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상장폐지 유예(예고) 기간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31일 증권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31일로 상장폐지 예고기간이 끝난 2개 회사의 폐지승인 여부를 검토한 결과 대동화학에는 1년간 더 유예기간을 주는 대신 삼화는 상장폐지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화의 상장주식 1백10만주는 1일부터 한달 동안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는 정리매매기를 거친 뒤 7월 초순 주식시장 거래종목으로서의 자격이 박탈된다. 유예기간을 연장받은 대동화학은 매매중단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에 거래를 할 수 없는 처지이나 1년 동안 더 상장종목으로 존속하면서 폐지사유 해소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주식시장 상장회사가 흡수합병이 아닌 경영부실을 이유로 상장폐지되기는 지난 86년 10월의 신흥목재 이후 삼화가 처음이다. 한편 대동화학에 대한 유예기간 연장처분을 두고 형평성을 잃은 특혜가 아니냐는 비난이 투자자들 사이에 일고 있다. 증관위의 이날 유예연장 결정은 대동화학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이 이 회사를 제3자에 인수시킨 후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88년 7월 마련한 상장폐지 예고제를 스스로 유명무실화하는 자의적인 조치라는 비판이 거세다. 우선 주거래은행의 요청이 있으면 폐지가 유예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을 뿐더러 폐지예고기간이 끝나버린 뒤에야 나온 주거래은행의 경영정상화 의지표명이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 같은 의사는 대동화학의 정상적인 폐지예고기간중에 나왔어야 된다는 반박인 것이다.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 법인(관리종목)을 지정하고 사유기준별로 유예기간을 결정하는 증권거래소 역시 이번 2개 회사의 상장폐지 신청을 증관위에 제출하면서 대동화학의 조건부연장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거래소는 이들 회사의 유예기간이 종료되기 직전인 지난 3월중 『지정기간까지 해당사유를 해소시키지 못하면 상장폐지를 위한 절차개시가 불가피하다』면서 이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었다. 현재 상장폐지 기준에 걸려 관리종목에 지정된 회사는 모두 23개사이며 이번 대동화학과 삼화가 상장폐지 예고제 실시 이후 예고기간이 종료된 첫 회사들이다.
  • “「김씨수첩」은 강씨 필적”/검찰 최종결론

    ◎유서·자술서·노트필체와 동일”/명동성당에 출두중재 요청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분신자살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강력부(부장 강신욱 부장검사)는 29일 김씨의 수첩이라고 「전민련」측이 검찰에 넘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던 수첩의 필적은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의 것으로 공식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1일 이 수첩의 조작여부를 밝혀낸 데 이어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필적감정결과를 통보받은 결과 이 수첩의 필적은 유서와 강씨의 자술서,강씨의 재학중 노트의 필적과 일치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날 수첩의 찢겨진 3장은 수첩과 대부분 겹쳐 조작된 것이 분명하고 추가 의뢰됐던 지난 84년 단국대 화학과 2년 재학중일 때 강씨가 썼던 화학노트의 필적,자술서 등의 필적은 모두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날 상오 강력부 신상규·남기춘 검사와 수사관 4명을 명동성당으로 보내 경갑실 본당 수석신부에게 강씨를 연행할 수 있도록 중재를 요청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강씨에게 이미 구속영장이 나와 있으며 강씨가 농성중인 성당 밖으로 나와 검찰에 출두하는 형식으로 연행에 응하도록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검찰은 『원한다면 변호사를 대동하고 연행에 응해도 좋으며 관례를 깨고 조사기간 동안이라도 변호사의 접견을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줄 것을 부탁했다. 검찰은 그러나 강씨가 경신부의 중재마저 거부할 때 구속영장을 집행하기 위해서 강제연행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공권력의 투입을 포함한 강제연행의 방법과 시기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강씨 “불응” 재확인 한편 강씨는 서준식 전민련인권위원장과 함께 29일 하오 3시 서울 명동성당 사제관 2층 수석사제실로 경갑실 신부를 방문,검찰의 영장집행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경 신부는 1시간40분 동안 강씨 등과 면담을 마친 뒤 강씨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 검찰의 적법한 영장 집행에 응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으나 강씨는 『유서를 대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전했다. 경 신부는 또 『강씨와의 대화결과 강씨와 검찰측 사이에 진실규명을 가로막는 커다란 벽이 있음을 실감했다』며 『필요하다면 사제단과 협의,진실이 밝혀지도록 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한­EC고위협의회/내일 서울서 개막

    우리나라와 EC(유럽공동체)간 경제협력 통상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한·EC고위협의회가 27일 서울에서 개막된다. 이상옥 외무장관과 프란스 안드리에센 EC 집행위 부위원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이번 회의는 한·EC간 경제협력증진방안,통상현안,우루과이라운드협상 대처방안 및 대동구권 공동진출방안 등을 협의한다.
  • 대형 농기계의 국산화율/93년까지 80%로 높인다

    ◎정부,6개 업체에 1천7백억 지원 정부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형 트랙터와 콤바인(3∼4조식),승용 이앙기 등 대형 농기계의 국산화율을 현재의 50%에서 오는 93년까지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이를 위해 농기계 업체들에 대해 공업기반 기술자금 등을 집중지원하기로 했다. 24일 상공부가 발표한 농기계 국산화추진계획에 따르면 농기계 수입이 근년 들어 급증,지난해의 수입실적은 콤바인(5천4백만달러)과 트랙터(3천1백만달러) 등 모두 1억4백만달러어치로 89년의 2천9백만달러보다 3.5배나 늘어났다. 또 국산으로 공급되는 일부 콤바인과 트랙터 등의 경우에도 국산화율이 낮아서 많은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바람에 대일 무역역조의 한 원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사후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상공부는 대동공업 등 6개 농기계 제조업체에 대해 올해부터 93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1천7백31억원을 투자,업체별로 이들 대형 농기계의 국산화율을 평균 80%까지 끌어올리도록 할 계획이다. 상공부는 또한 ▲전국 9개도에 오는 92년까지 농기계 종합부품센터를 신설하고 ▲농기계 업체의 직영수리점을 현재의 17개에서 54개로 37개 늘리며 ▲수리점 소요부지는 계열기업 여신금지대상에서 제외하고 ▲부품공급업체들의 부품확보를 위해 연리 8%에 1년 거치 4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2백50억원의 재고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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