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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T-2000 세력 뭉치기 힘겨루기 새국면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기술표준 논쟁이 위험수위를 넘었다. 서비스업체들이 시작한 신경전에 장비업체들도 가세하면서 복잡하게 꼬였다.기술표준을 정해야 할 데드라인이 이달 말로 임박했지만 업체들의 대립으로 자율조정은 물건너간 분위기다.정보통신부의 최종조율여부가 주목된다. ◆역전 노리는 삼성전자=막판 세 규합에 나섰다.24일 현대전자·텔슨전자와 함께 동기식(미국식) 여론몰이를 다시 시도하고 있다.이들은“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 동기식 기술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거듭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세에 몰렸다.한국통신·SK텔레콤·LG텔레콤 등 3대 서비스 사업자들이 모두 비동기(유럽식)를 선언하면서 외롭게버텨왔다.대세도 비동기쪽으로 완전히 기운 듯했다.그러나 최근 들어 정통부가 동기를 강력히 유도하는 인상이 짙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2동1비’로 방향을 잡았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것이다.삼성전자측은 힘을 얻은 듯 막판 대역전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틀전 “IMT-2000 표준방식에 관한 제조업체 회의’를주도했다.현대전자 한화정보통신 해태전자 어필텔레콤 텔슨전자 등을 원군으로 활용했다.회의에서는 비동기(유럽식)진영의 LG정보통신과팬택을 ‘왕따’시키는 데 일단 성공했다. ◆LG정보통신도 반격=기술팀을 통해 삼성전자측의 이같은 주장을 즉각 조목조목 반박했다.한 관계자는 “기술자라면 기술문제만은 제대로 얘기해야 하는데도 삼성측 기술자들이 일방적인 주장을 늘어놓아화가 난다”며 발끈했다. LG측은 삼성전자측의 동기진영 규합전략에 대해 맞불을 놓기로 했다.앞으로 비동기 진영의 시스템·부품업체들과 연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성미전자 등 비동기 진영을 기술설명회에 대동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위험한 밥그릇싸움=양측은 서로 ‘국익론’을 펴고 있다.동기 진영은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비동기 진영은 ‘동기보다 넓은 시장’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저마다 계산이 다르다.삼성전자는 ‘동기진영 1위’를 유지해야 한다.LG정보통신은 새로운 판을 짜는 게 목적이다. 세몰이 과정의 무리한진행도 이런 배경과 맞물린다.삼성전자측은이날 ‘이동통신 시장 전망’자료를 ‘IMT-2000 시장 전망’이란 이름으로 내놓았다.전자로는 비동기 시장 규모가 얼마 안되지만 후자로는 월등히 높다.결국 고의성 시비를 낳았다.정부산하 기관인 ETRI(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를 동기식 설명회에 참석시킨 것도 정부의 개입 논란으로 이어졌다. 박대출기자 dcpark@
  • 창원국제기계박람회 혈세 5억 ‘펑펑’

    경남도와 창원시가 6일간 열리는 국제행사를 위해 5억원의 예산을들여 임시 전시장을 건립키로 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는 오는 10월 2∼7일 열리는 국제기계박람회에서 참가업체들이 출품하는 기계를 전시하고 부대행사를 열기 위해 창원종합운동장에 연면적 9,500㎡의 임시 전시장을 건립키로 하고 업체를 선정중이라고 22일 밝혔다. 도는 박람회에 19개국에서 241개사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계약 목표액은 1억달러라고 밝혔다. 도는 당초 창원시 두대동에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종합전시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번 박람회에 필요한 부스 500개를설치하기에는 면적이 좁아 임시전시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종합전시장은 연면적 8,581㎡로 임시전시장의 면적과 별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서울 코엑스,부산 수영만전시장에 이어 국내에서는 세번째로 크다.이곳을 사용할 경우 6일간 임대료는 1,300만원에 불과하다. 도민들은 “도가 박람회의 외형을 키우는데 급급하기보다 도내 업체들이 기계를많이 팔 수 있도록 ‘실속있는’ 행사를 여는 방안을 연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일본의 보수 우경화

    일본의 우경화 바람이 심상치 않다.일본 우익단체가 태평양 전쟁을철저히 미화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검정 신청하고 패전 55주년을 맞아 10명의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경화의 길을 걷고있는 것이다.일본은 지난해부터 국기·국가를 법제화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등 보수우경화를 가속화하고 있어 주변국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교과서 문제 일본 우파 학자들의 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지난 4월 문부성에 검정을 신청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는 근·현대사를 철저히 왜곡하고 있다.핵심은 일본의 침략전쟁 미화. 문제의 교과서는 한일합방을 강점이 아닌 구미열강의 지지를 받은합법적 조치로 묘사하고 있다.또 태평양 전쟁을 대동아(大東亞)전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일제의 한반도 식민지화에 관해서만 간단히 언급할 뿐 한국인들에게 강제로 일본어 교육을 받게 하고 일황에게 충성을 바치도록 강요한 사실은 슬그머니 빼버렸다. 이 교과서는 일본의 동남아시아 침략과 관련,일본이 그곳에 진출한서방 강대국들에게 승리를 거둠으로써 동남아 국가들의 전후 독립 달성을 가능하게 했다며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다. 또한 가미카제 공격으로 목숨을 바친 젊은이들의 편지를 인용하면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사참배 우익단체는 매년 8월15일이면 야스쿠니 신사를 일본군의‘위대함’을 알리는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패전 55주년을 맞은지난 15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우익들로발디딜틈이 없었다.태평양 전쟁에 대한 향수와 일황 숭배주의,역사미화의 복고풍 구호가 신사 안팎에서 물결쳤던 것이다.그러나 이날의 신사참배는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만의 잔치가 아니었다.야스오카 오키하루(保岡興治) 법무상을 비롯한 10명의 각료와 78명의 중·참의원이 참배하는 등 일본의 내로라하는 정치인들도 신사에서 머리를 숙였다.도지사로는 처음으로 신사를 참배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 도지사는 “도민의 80%가 참배에 찬성하고 있다”면서 “공인으로서 참배하는게 뭐가 잘못됐냐”고 반문했다. 우익단체들은 가미카제 특공대가 자폭하고 진주만이 불타는 그림들을 신사를 찾은 중고생들의 교육자료로 이용하고 있다.특히 이날 신사곳곳에서는 “야스쿠니 참배를 반대하는 자는 반일(反日) 조센징(朝鮮人)이다.역사를 왜곡하는 중국인을 몰아내자”라는 우익단체들의 구호가 울려퍼지기도 했다. 지난해 제정된 법률에 따라 공식 식순에 들어간 ‘기미가요’제창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처럼 여겨졌다. ◆우익단체 활동 4년전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댜오위타이(釣魚台) 군도(일본명 尖閣列島)에 등대를 설치해 외교분쟁을 일으켰던 우익단체 청년사(靑年社)가 지난 4월 이곳에 다시 50㎝ 높이의 목재로 된 신사를 설치,양국간 갈등을 다시 재연시켰다.중국은 중·일관계를훼손하는 도발적인 행동이라고 성토했음은 물론이다. 홍콩의 댜오위타이군도 수호행동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일본 군국주의의 도래를 상징하는 것이며 일본정부가 과거 침략행위에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청년사 대변인은 이 조형물이 2차 대전 당시 무명의 작은 섬들에서 숨진 주민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세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아키타(秋田)현 가나자와(金澤)시의 이시카와(石川) 호국신사에지난 4월 일제의 침략전쟁을 찬미하는 ‘대동아 성전대비(聖戰大碑)’가 건립됐다.높이 12m의 이 석비는 전 광동군 작전참모가 중심이돼 1억엔을 들여 설립했으며,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전 농수상도 기부금을 냈다는 후문이다. 이시하라 도쿄도 지사는 지난 4월9일 육상자위대 네리마(練馬) 주둔지의 부대창설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재일 한국인과 타이완출신중국인을 겨냥,“3국인,외국인의 흉악한 범죄가 계속되고 있어 지진이 일어날 경우 소요사건이 예상된다”면서 자위대의 대응을 강조,물의를 빚었다. 이처럼 일본 우익단체나 우익인사는 거침없는 언행을 일삼으며 우경화를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최근 2년 日 우경화 일지. ◆1999년 6월23일 가메이 시즈카 의원,“일본은 2차대전때 주변국 침략안했다”고 주장◆ 〃 8월9일 일장기와 기미가요를 국기와 국가로 하는 법 제정◆ 〃 8월15일 일본 정부가 주최한 ‘전국 전몰자추도식’에서 기미가요 공식 제창◆ 〃 11월 니시오 간지 전기통신대 교수,한반도 식민통치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부인하는 ‘국민의 역사’ 발간◆2000년 1월12일 보수-우익 성향의 잡지 ‘사피오’,일본의 핵무장론 거론◆ 〃 1월23일 일본 우익단체,‘20세기 최대 허구 난징 대학살 철저검증’ 집회 개최◆ 〃 4월 ▲우익단체 태평양전쟁 미화하는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신청 ▲우익단체 ‘청년사’,댜오위타이에 신사 설치 ▲아키타현에일본의 침략전쟁 미화하는 비석 건립◆ 〃 5월15일 모리 요시로 총리,‘신의 나라’ 발언 파문◆ 〃 6월 청년사 회원,일본 황실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한 월간지 사무실에서 난동◆ 〃 8월15일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와 야스오카 오키하루 법무상 등 일본 정치인 80여명 야스쿠니 신사 참배
  • 남북이산상봉/ 이호철·장가용씨 소망

    ◆ 동생 만난 이호철씨. “이산의 아픔을 담은 소설을 쓰겠습니다” 8·15 남북이산가족 교환 방문단 민간 지원 요원으로 북한에 다녀온소설가 이호철(李浩哲·68)씨는 18일 오후 김포공항에서 북한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절절한 심정을 소설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를 위해 이씨는 조만간 북한 방문 일정과 메모를 정리, 집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분량이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씨의 소설은 여동생과 만난 이씨의 경험과 다른 이산가족들의 아픔과 한,북한의 변화한 모습,분단 반세기만의 소회,통일의 바람 등을포함한 ‘통일 소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산이 고향인 이씨는 6·25당시 혈혈단신으로 남으로 내려왔다.이번 상봉에서는 일정에도 없던 열 살 아래의 여동생 영덕씨(58)를 만나는 기쁨을 누렸다.남동생 호열씨(64)는 중풍으로 쓰러져 만나지 못했다. ◆ 어머니 만난 장가용 박사 . “돌아가신 아버지 장기려(張起呂)박사는 ‘모든 이산가족들이 가족을 만나기 전에는 나도 만날수 없다’며방북신청을 거부했지만 저는 어머니(김복숙·90)를 보고싶은 마음을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방북 일정을 마치고 18일 돌아온 장가용(65) 서울의대 교수는 꿈에도 그리던 어머님을 만났다는 기쁨과 이제 언제나 다시 볼 수 있을까하는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방북신청에서 400명에 들지 못했을 때 얼마나 속이 상하고 화가나던지.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다른 이산가족들도 다 마찬가지더라구. 아버님도 이런 뜻에서 끝까지 방북을 거부하셨구나 싶더라구요” 다행히 대한적십자사의 배려로 방북단의 의료책임자로 평양에 간 장교수는 “미국에 사는 교포를 통해 어머니 사진을 보긴 했지만 50년만에 직접 뵌 어머니는 생각보다 훨씬 고운 모습이었다”며 “구순의나이치고는 몸 건강도 괜찮아 보여 한시름 놓았다”고 말했다. 그리던 어머니였지만 어머니는 말수가 적었다. “이게 꿈이에요,생시에요” “어머니,이놈아 하고 나무라셔야지 왜 존대를 하십니까” 평소 아랫사람에게도 철저히 존대를 했던 어머니였기에 오랜만에 만난 장교수에게도 무심결에 존대를 했다. 18일아침 평양을 떠나기 전 30분동안 가족을 만났을 때 어머니는말문이 트였다. 어머니는 30분내내 “이제 가면 언제오냐”며 손을 놓지 못하셨고장교수는 “1∼2년내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올테니 그때까지 몸 건강히 살아계세요”라며 기약없는 약속을 했다.갑자기 전쟁전 열식구 수발하시느라 고생만하시던 어머니 모습이 겹쳤다.평양 최고의 명문이던 서문고녀를 나오고도 꼿꼿한 남편을 만나 갖은 고생 다하신 어머니.어린시절 뛰어놀던 대동강은 강폭이 3배나 넓어졌고 평양 시내도옛모습은 간데 없었지만 어머니는 그대로 남아있었다.동생들은 오빠가 어머니를 빼닮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번에 100명씩 만나면 앞으로 700번을 만나야 이번에 신청한 사람들이 다 만날 수 있어요.그분들 언제 돌아가실줄도 모르는데 하루빨리 ‘만남의 광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장교수는 국에 든 고기가 가로 세로 1∼2㎝크기로 반듯하게 썰려 있는걸 보고 북한의 ‘힘’을 느꼈다고 전했다.온갖 재료를 듬뿍 넣은남한 음식에 비하면 소꿉장난 같았지만 부족한 물자로 최선을 다하는모습에서 자신감을 엿보았다. 장교수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평생을 인술을 펴는데 보낸아버지의 뜻을 이어 북한에서 자신의 의료기술을 베풀 기회를 갖길원했다. 김재천 류길상기자 patrick@
  • 이선행씨 꿈같은 방북기 “꽃다웠던 아내모습은 어디로…”

    아내와 자식을 각각 북에 두고 온 뒤 남으로 내려와 지난 68년 재혼한 이선행(80)·이송자(81) 부부는 평양 방문에서 북에 사는 가족들을 만났다.다음은 선행씨의 방북기. △14일 북행(北行) 하루 전.청와대 오찬을 마치고 숙소인 워커힐호텔로 들어서니 비로소 내일이면 북의 가족을 만나러 간다는 게 실감이나기 시작했다. △15일 오전 7시.짐을 꾸려 호텔 로비로 내려오니 마음은 벌써 평양에 가 있는 것 같았다.꿈 속을 거닐듯 발걸음이 가벼웠다.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했다.이륙 1시간 뒤 비행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이산가족,대한적십자사 관계자,보도진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버스를 타고 평양∼순안간 고속도로를 따라 평양으로 향해 오후 2시쯤 숙소인 고려호텔에 도착했다. 오후 6시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상봉의 순간이 왔다. “아닌데….아닌 것 같은데…” 나는 너무 늙어버린 북의 아내 홍경옥(76)을 한 눈에 알아보지 못했다.26세 꽃다웠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깊은 주름만 속절없이 패어있지 않은가. “혼자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 많았지” 하지만 최근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경옥이는 50년만에 본 남편의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안타까웠다.어린애였던 장남 진일이(56)와 셋째 진성이(51)는 내가 죽은 줄 알고 오래 전부터 제사를 지내왔다며가족사진을 내밀었다. 아내는 내가 북의 가족들을 만나는 바로 앞에서 큰아들 박위석(61)을 만나 눈시울을 붉혔다. △16일 오전 10시부터 객실에서 개별 상봉을 했다.북의 아내와 아들진일·진성이가 찾아왔다. “진일아,손주들 이름이 뭐랬지” 진일이는 백지를 꺼내더니 북의 친척들과 손주들의 이름을 도표처럼그려가며 일일이 가르쳐줬다. “이게 우리집 새 족보다” 절로 함박웃음이 나왔다. 같은 시각 아내는 북의 큰아들과 만났다.처는 “위석이가 ‘외손자가 공부를 잘 해서 인민학교 단위원장(학생회장)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면서 “헤어질 때 7살짜리 응석받이였던 위석이 모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훌쩍 2시간이 지났다.점심을 먹은 뒤 오후 3시쯤 유람선을 타고 대동강 유람에 나섰다.대동문·연광정 같은 유적과이끼 낀 평양성 성벽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란봉은 보기 좋았다. △17일 이산가족 방북단 선정 통보를 받고 북에 갈 날을 기다릴 때는그렇게 안가던 시간이 개별 상봉때는 왜 그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 나는 북의 아내에게 “스물여섯 예쁘던 얼굴이 왜 이리 쭈글쭈글해졌어”라고 말했다.그 동안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남북 가족이 함께 하는 점심시간이 됐다.그동안 몇번 지나가면서 아내,북의 아내가 스쳐 지나갈 기회가 있었지만 선뜻 인사를 나누지 못했는데 북측 안내원이 합석을 권유,비로소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었다. 진일이는 아내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아버지를 돌봐 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어서 통일이 돼서 아버지 90세 생일상은 제가차려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18일 아침 일찍 숙소로 배웅을 온 북쪽 가족들을 보니 그제야 “정말 가야 하는구나” 하고 실감이 났다.모두들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뜨렸다.겨우 버스에 올라 멀어지는 가족을 바라보면서 15일 왔던 길을 되짚어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1시쯤 비행기가이륙했다.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평양의 모습을잠시 내려다보는데 불과 1시간도 안돼 김포공항에 내렸다. 이렇게 짧은 길을 그렇게 오래 걸려 돌아오다니…. 특별취재단 연합
  • 北 조선국립교향악단 “남북 화해·협력시대 도래 확신”

    ●북한조선국립교향악단을 위한 만찬이 18일 오후7시부터 1시간30분동안 숙소인 인터컨티넨털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주재한 만찬에는 북측 단원 132명을 비롯해 박권상KBS사장과 소프라노 조수미씨,지휘자 곽승씨,국회 문화관광위원,언론사 문화부장 등 320여명이 참석했다.박 장관은 환영사에서 “여러 악기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교향악을 만들어내듯이 50년 동안 반목해온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허이복 단장은 “남녘 동포들이 따뜻한 동포의 정으로 맞아줘감사를 드린다”면서 “조선국립교향악단은 동포들의 마음에 감동적인 선율을 선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만찬장에는 월북 작곡가 고(故)김순남씨의 딸인 성우 김세원씨(55)부부가 북측 요청으로 특별 초청됐다. 김씨는 남편 강현두 서울대 교수와 함께 나와,북측 허 단장과 김병화 상임지휘자,박지원 장관,박권상 사장 등과 함께 한 테이블에 앉았다. ●만찬장 입구에는 남북 교향악단을 상징하는 하프모양의 대형얼음조각 2개가 세워졌으며 만찬장 내부에는 남한의 남대문과 북한의 대동문을 본뜬 폭 8m,높이 2m의 대형 얼음조각이 설치됐다.또 디저트접시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악보가 장식으로 붙어 있어 눈길을끌었다. ●이에앞서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는 김순규 문화관광부차관,강대영 KBS 부사장 등이 나와 허이복 단장 등 북측 일행을 맞았다. ●호텔에서 오후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측 지휘자 곽승씨와 북측지휘자 김병화씨는 악수를 나누며 특별한 인연을 과시했다.두 사람은지난 90년 곽씨가 평양에서 열린 ‘범민족 통일음악제’에서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하면서 만난 인연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소프라노 조수미씨와 북측 ‘여성고음’ 리향숙씨도 손을 꼭 잡고 간담회장을 나가면서 “잘 해보자”고 우의를 다졌다. ●이날 KBS 시청자상담실에는 음악회 입장권 구입방법을 묻는 전화가폭주. 20일과 22일 공연은 각계 인사등 전원 초청형식 음악회로 진행되며 21일 두차례 공연은 전체객석중 90%를 일반 판매중이다. 허윤주 장택동기자 rara@
  • 남북이산상봉/ 귀환 방문단 밤새 얘기꽃

    “평생의 소원을 풀었습니다.이제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핏줄을 만났다는 기쁨과 흥분을 뒤로 한채 집으로 돌아온 이산가족들은 헤어지는 순간까지 눈에 담으려던 혈육의 모습을 떠올리며 하얗게 밤을 지샜다.상봉 당시를 되새기며 밤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는가 하면,어떤 가족들은 허탈함과 사무쳐오는 그리움을 추스르지 못해 식욕부진,불안,우울증 등 상봉 후유증을 겪고 있다.장엄한한편의 드라마가 막을 내린 18일 밤은 이산가족들에게 또다른 만남을기약하는 시간이었다. *부모·자식. ■15일 서울에서 형님 이종필씨(69)를 만난 동생 종덕씨(63·충남 아산시 탕정면 명암1구)는 “치매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가형님을 알아보셨다”며 기적같은 상봉 순간을 상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99세로 이산가족 상봉자중 최고령인 조원호 할머니는 20여년간 치매를 앓아 사람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으나 상봉 첫날 아들 종필씨를 알아보는 기적과도 같은 상봉을 연출했다. 헤어지면서 “통일의 그날까지 몸 건강히 잘 있으라”는 형님이 말에 눈물만 나오더라는 종덕씨는 “어머니가 헤어지는 순간에도 형님을 알아보시며 손을 놓지 않으셨다”고 회고했다. ■북쪽의 아들 강영원씨(66)를 만나고 온 박보배 할머니(90·전주시인후동)는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이 대학교수로 잘 살고 있어 한시름 덜었다”며 “아들이 며느리가 직접 지은 한복 두벌과 며느리와손주 모습이 담긴 가족사진을 주었는데 평생 제일 맘에 드는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강씨의 남쪽 조카인 강석기씨(39)는 “큰아버지가남쪽 가족들의 사진이 든 앨범을 소중히 가지고 가면서 ‘우리가 죽더라도 너희들은 꼭 통일을 이룩해 서로 왕래하며 지내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산가족 방문단 의료진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고 장기려 박사의 아들 장가용(張家鏞·65) 서울대 의대 교수는 “현대적 도시로 변해버린 평양에서 만난 북한사람들로부터 ‘물자는 풍족하지 못해도열심히 사는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장교수는 “회색빛고층아파트가 즐비하고 대규모 지하철이 다니는가 하면 대동강 폭도3배로 넓어지는 등 완전히 현대적인 도시가 돼 옛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고 평양의 오늘을 전했다. *부부. □50년전 소식이 끊긴 남편 이복연씨(73)를 기다리면서 평생 수절하며 살아온 이춘자씨(72·안동시 동부동)는 “떠나는 남편에게 ‘건강하십시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이제는 50이 넘은 아이들에게도아버지가 살아계신 모습을 보여줘 여한이 없고 막상 다시 헤어지자니너무 섭섭했다”고 울먹였다. 심장병과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있는 이씨는 남편과 헤어진 뒤 곧바로 아들 이지걸씨(53)의 경기도 일산집으로 가 안정을 취했다. □상봉을 거부하던 아내와의 극적인 해후로 화제가 됐던 북한의 영화촬영감독 하경씨(74)의 남쪽가족들은 짧은 만남 뒤의 긴 이별을 괴로워했다. 17일 남편 하씨와 만난 아내 김옥진씨(78·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는그날 밤 곧바로 성남으로 내려왔으나 18일에는 애끊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듯 하루종일 집을 비웠다. 장남 문기씨(54)는 “통일되면 다시 만나자고 약속은 했지만 그 약속을지킬 수 있을지 착잡한 마음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형제·자매. ■서울을 찾은 언니 김옥배씨(62·평양음대 무용과 교수)를 어머니홍길순씨(88)와 함께 상봉했던 숙배씨는 “살아 있는줄 몰랐을땐 가끔 그립기만 했는데 이제 헤어지고 나서 보고 싶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어머니는 가슴이 아프다며 식사도 안하시고 어제는 혼절까지 하셨다”며 “헤어지는건 정말 사람이 할 짓이 아닌 것 같다”고말했다. 김씨는 이어 “언니는 해방 직후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서를 53년째간직하며 힘들 때마다 ‘훌륭한 사람이 돼라’는 내용의 아버지 유서를 보고 또 봤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북한 최고의 인민화가 정창모씨(68)의 여동생 춘희씨(61·경기도군포시 수리동)는 “오빠는 매우 당당하고 소신이 뚜렷한 사람이었다”며 “가족을 버리고 월북한 이유와 북한에서의 생활,앞으로의 계획등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춘희씨는 북한에서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고 있는 오빠로부터 귀중한그림을 선물받았다. 4점은 북한에서 직접 가져왔고,4점은 약 40분간에 걸쳐 그린 수묵화였으며,통일을 염원하는 ‘통일조국 만세’라는글도 선물받았다.“오빠에게 한복 두벌과 양복을 선물했다”고 밝힌춘희씨는 “그러나 시간이 없어 충분히 선물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기타. □남측 이산가족들의 3박4일간 평양방문에 남북적십자 교류전문위원자격으로 동행했다 돌아온 소설가 이호철(李浩哲·68)씨는 50년만의혈육의 상봉을 직접 체험하고 목격한 감동이 가시지 않은 듯 흥분을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북에서 보고 들은 모든 것들을 연작이든 단편이든 반드시소설로 작품화하겠다”고 밝혔다. □평양에서 가족을 만나지 못한채 돌아온 이종백씨(69·서울 양천구신정동)는 큰 소리로 엉엉 울면서 김포공항 입국장을 빠져 나와 보는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씨는 “바로 아래 동생 종윤(60)이가 아파서 만나지 못하고 생전 얼굴도 모르던 동생 종덕(53)이만 보고 왔는데 주위 친지들의 소식을 잘 알지 못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통곡했다.그는 또 “종윤이를 못 만나게해 북에 눌러앉으려다 주위의 설득으로 참고 왔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김재순기자 fi
  • 문화스냅-2000 여름/ 록 페스티벌 열기

    지난 12일 창원시 종합운동장. 폭염이 퍼붓는 운동장 한복판에서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뒤엉켜 구르고 뛰고 소리지르느라 창원벌이 요란하다.간간이 소방호스로 물이 객석에 뿌려진다.온 몸이 땀에 젖어 그야말로 ‘물에 빠진 생쥐’꼴이지만 이들은 록 리듬에 맞춰 이날 밤 11시까지 10시간 가량 시간관념을 잃고 젊음을 불태우느라 여념이 없다. 포항에서 달려온 주부도 있고 대구에서 김밥을 싸들고 온 고딩(고등학생을 가리키는 은어)도 있고 서울에서 딸이 좋아하는 일본 뮤지션을 보기 위해 손잡고 내려온 40대 부인도 있었다.모두 자신이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 지난달에는 소요 록스티벌과 부산 국제록페스티벌이 열기 속에 펼쳐졌다.기대가 컸던 제1회 대한민국 록페스티벌과 2회째를 맞은 트라이포트 록페스티벌은 돌연 취소돼 우리는 정녕 미국의 우드스톡이나 일본의 후지 같은 록페스티벌을 가질 수 없는가 탄식을 하게 만들긴 했다.성급한 이들은 한국 록의 죽음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포에버 피스 2000’ 공연은 살인적 더위와 부족한홍보,지리적 한계 때문에 관객은 적었지만 그 열기는 한국 록의 앞날을 확신해도 좋을 만큼 뜨거웠다. ?7월 록페스티벌 지난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국제록페스티벌은 일본의 남성 5인조 그룹인 ‘시얌 샤이드’와 3인조 여성그룹 ‘미사일 걸 스쿠트’ 외에 5개국 19개팀과 국내 인디밴드 12개팀이 참가했다.7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부산지역 록팬들의 갈증을 해소해줬다.내년에는 국고 5억원을 지원받아 모두 17억원의 예산을 투입,국제적 음악축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소요 록페스티벌 또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1회 대회를 올해도 이어갔다는 점에서 반길만 하다.특히 인디밴드나 메이저밴드 외에도 고교생이나 아마추어 밴드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냄으로써 록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취소된 두개의 록페스티벌 기획사도 빠른 시일안에 조그만 규모로나마 다시 개최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포에버피스 2000 이경미(17·창덕여고 1년)양.일본의 전설적인 비주얼록그룹 X-저팬의 보컬리스트였던 토시를 만날 수 있다는 일념 하나로 고속버스로 6시간 거리의 창원에 달려왔다. 팬클럽 ‘T.Z’회원 30여명을 모아 여관에서 칼잠을 지새며 이틀의공연을 빠짐없이 지켜봤다.“꿈만 같아요.어제 한끼도 못먹었습니다. 저에겐 ‘신’(神)과 같은 존재인 토시를 만날 수 있다니…”마산에서 달려운 김경욱군은 “군대가기 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위해” 이곳을 찾았단다.바리케이드 위에 발을 올리고 뒤로 한바퀴돌아 관중들의 머리위에 넘어지는 ‘서핑’에 열중한다.‘보디가드’ 아저씨들의 제지를 못 본체 하며. 그의 말.“정말 기분 째지게 좋은데,안전은 나도 나름대로 신경쓰며즐기고 있는데 자꾸 말리는 저 아저씨 너무 미워.한대 때려주고 싶어.”“하참,얘네들 체력도 참 대단하데이.”근처 아파트촌에서 ‘마실다니듯’ 나온 한 중년 신사는 혀를 끌끌찬다.이런 팬들이,그리고 무더위속에서도 웃통을 벗어제끼며 연주에열중하는 뮤지션들이 록의 앞날을 버팀목처럼 버텨주고 있는 것이다. ?고군분투 ‘록’앨범 이 여름 우리의 록밴드들은 댄스와 힙합그룹의 기세에 눌리고 음반시장의 축소라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고 있다. 판매량은 잘해야 3만∼5만을 오르내리고 어떤 경우 3000장 안쪽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열심이다. 이달 ‘귀곡(鬼哭)메탈’이란 새로운 장르를 창시한 레이니 선의 2집 ‘유감’을 시작으로,크리스천 음악에 프로그레시브록을 혼융시켰다는 평을 듣는 예레미가 오케스트라와 공동작업을 하는 등의 화려한사운드로 꾸민 3집 ’플라잉 오브 이글’을,롤러코스터가 1집을 훨씬 뛰어넘는 음악성으로 단단히 무장한 2집 ‘일상다반사’를,퍼니파우더가 풍자와 익살이 가득 담긴 가사를 경쾌한 리듬과 적절히 비벼놓은 ‘더 그레이티스트 히츠’를 내놓았다.다소 낯선 다양한 장르가선보이고 있는 것. 하지만 이들이 더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잡기란 쉽지 않은 일.방송의 외면탓. 그러나 “우리의 음악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이 있는 한” 그들은좁은 공간에서 최선을 다해 연주한다.개런티는 ‘입에 풀칠’할 정도로 매니저 등을 대동한4인조 밴드의 경우 점심값에 교통비 제하면남는 게 없지만 그래도 ‘쨍하고 해뜰날 돌아올거야’를 외치며 오늘도 무대에 오른다. 글·사진 창원 임병선기자 bsnim@. * 록 축제가 성공하려면. 이틀걸려 22시간동안 진행된 ‘포에버 피스 2000’ 록페스티벌을 전량 녹화한 케이블채널 NTV(채널 19)의 홍수현 PD가 한국 록문화와 축제문화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NTV는 오는 22일과 24일밤 자정,음악채널 KMTV(채널 43)는 24일 자정과 31일 밤10시 각각 2시간 분량으로편집한 실황을 녹화방영한다. [편집자 주]한국에서 록페스티벌이 성공하려면 어떤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가. 일반 사람들은 록을 단지 시끄러운 음악으로 알고있다.거친 랩과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과격한 율동,그 모습에 열광하는 청소년들. 방송에서는 물론 레코드점에서도 록 음악은 들을 수 없고 찾을 수 없다. 적지 않은 록페스티벌들이 기획됐다가 공연 며칠 전 취소된다.좋은취지의 공연들이 관객의 외면으로 썰렁하게 끝나기 일쑤다. 한국에는 공연과 함께 놀 수 있는 부대시설이없다.공연에만 집중하는 관객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록 음악이 생소한 이들을끌어들일 만한 이벤트와 부대시설이 구비됐으면 한다. 한국에서는 CD판매가 저조하다.공연장에서만 즐기고,자신이 좋아하는 그룹들의 공연만을 관람한 뒤 등을 돌리고 만다.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을 짜깁기 해서 듣고 있다.이건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길 기다리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 한 밴드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우리 음악이 시끄럽지만 자꾸 듣게되면 우리들의 음악도 귀에 익을 것이다.”댄스와 발라드가 우리 주변에 익숙해진 것은 방송의 힘이다.듣고 싶든 듣고 싶지 않든 그 음악들은 우리 주변에 늘상 자리잡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듣기 좋은 음악처럼 느껴지는 것이다.방송에서만이라도균일하게 음악을 내보내야 한다. 국민적인 축제가 없어 노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다. 브라질의 삼바,미국의 독립기념일 등등 그들 국민들이 1년내내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가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우리 국민들이 1년에 1주일 아무 일도 않고즐길 수 있는 축제가 자리잡히면 사람들에게 록축제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수현 NTV 프로듀서 518316429@hanmail.net
  • 남북이산상봉/ 北방문단 창덕궁 관람

    “어휴,담 너머가 바로 고향집인데….당장 담이라도 넘어 가보고 싶은 마음이야.” 2박3일 동안 서울을 둘러본 북측 방문단은 16일 창덕궁 관람을 하면서 옛 생각이 나는 듯 감회에 잠겼다. 특히 서울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고층 건물이 늘어서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는 서울에서 고색창연한 창덕궁을 둘러보며 젊은날의 추억에 잠겼다. 홍두혁씨(67)는 16일 창덕궁 담 너머를 가리키며 “우리 집이 성균관대 후문 교직원 청사 바로 뒤 명륜동 3가여서 창덕궁에 자주 왔다”면서 “담 너머가 고향집이라 담이라도 넘어 가보고 싶다”고 가슴벅찬 눈빛으로 말했다. 주영훈씨(69)는 “내가 관훈동에서 태어나 형님의 이름이 영관, 내이름이 영훈”이라면서 “바로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바로저 담 너머에 있는 중앙학교를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또 “예전에는 왕가의 친척들이 살고 있어서 함부로 드나들지 못했는데 담 너머로만 바라보던 곳을 이제야 들어오게 됐다”면서 “옛 집과 모교도 꼭 가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가회동에 살았다는 김동진씨(74)는 창덕궁 너머를 가리키며 “사람들도 많아지고 골목이 변해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면서“벌써 50년이 넘었으니…”라고 세월의 무상함을 되씹었다. 북의 원로 국어학자 류렬씨(82)는 창덕궁을 둘러보며 “남쪽에 있을 때 돈암동에 살아서 자주 찾아 왔었다”면서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북의 계관시인 오영재씨(65)는 창덕궁에서 매미 소리를 들으며 “매미 소리가 들려요.대동문이나 묘향산·금강산 매미 소리는 다 같아. 묘향산에 와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는 짤막한 즉흥시를 짓기도 했다. 창덕궁을 방문한 북측 이산가족들은 한결같이 “처음보는 우리들을서울 시민들이 반겨줘 통일의 기운이 가까이 와 있는 것을 느꼈다”면서 “거리,아파트 옥상에서 웃으며 손을 흔드는 모습에서 통일의염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예상 밖의 환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恨은 풀고… 情은 잇고…

    “하루 빨리 통일의 그 날이 와서 서로 이웃집 다니듯 다니며 정을나누도록 하자”(북측 방문단 류열씨) “우리 오래오래 살아 꼭 다시만나자우요”(남측 방문단 최성록씨). 정든 고향 땅에서 뜬 눈으로 설레는 밤을 보낸 남북 이산가족들은 16일 서울과 평양에서 다시 만나 2시간여에 걸쳐 못 다한 얘기를 주고받았다.분단 50년 만에 이뤄진 전날 상봉의 흥분과 감격,맺힌 한이채 가시지 않은 듯 숙소 곳곳에서 오열의 소리도 들렸으나 첫날의 단체상봉 때보다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남과 북은 이날 가족단위의 개별상봉에서 안내원을 배석시키지 않아이산가족들이 반세기 동안 쌓이고 쌓인 얘기를 거침없이 털어놓으며오붓하고 단란한 시간을 보냈다. 또 각자 준비해 온 때묻은 사진과앨범을 꺼내 놓고 지난 시간을 되새기는가 하면 정성껏 마련한 선물도 주고받았다. 류미영(柳美英) 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방문단 100명은 두 팀으로 나눠 이날 오전 10시,오후 3시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남측 가족들과 이틀째 상봉했다. 이들은 워커힐 호텔과 잠실 롯데호텔에서 남측 가족들과 50년만에처음으로 한자리에 앉아 점심식사를 했으며 식사도중 웃고 울기를 되풀이하며 오랜 세월 가슴 속에 묻어둔 한을 풀고 얘기꽃을 피웠다.방문단은 상봉이 없는 시간에는 롯데월드 민속관을 둘러봤다. 류 단장은 이날 오후 서울에 살고 있는 차남 인국(53)·맏딸 근애(62)·막내딸 순애(48)씨와 비공개리에 상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충식(張忠植)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단장으로 한 남측 방문단도 두팀으로 나눠 오전과 오후 번갈아 호텔에서 북측 가족들과 개별상봉을 갖거나 대동강 유람선 관광 및 단군릉 참관 행사를 가졌다. 경남 산청이 고향인 북한 원로 국어학자 류열씨(82)는 전날에 이어여동생 인자씨(59·부산) 등 4명과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만나 남쪽가족들의 안부를 일일이 물으며 지난 세월을 되새겼다. 1·4 후퇴 때 생이별한 아내를 50년 만에 만난 남측 방문단 최성록(崔成祿·79)씨는 이날 평양 고려호텔 숙소로 찾아온 아내 유봉녀씨(75)의 손가락에 금가락지를끼워 주며 다시 한번 울음을 터뜨렸다.한편 전날 밤 단체상봉에서 과도한 감격과 흥분 때문에 이근하씨(71·경기 시흥시 신천동)가 급성폐렴증세를 보여 16일 아침 병원치료를받고 오후 일정에 참가했으며,정명희씨(71·강원 동해시)는 발목을삐기도 했다. 특별취재단
  • 남북이산상봉/ 평양 방문 이틀째 표정

    남쪽 이산가족 방문단 100명은 16일 오후 평양 관광에 나서 대동강을 따라 남쪽 만경대까지 운항하는 대동강 유람선을 타는 것으로 고향을 못가보는 아쉬움을 달랬다. ■유람선 관광 북쪽 안내원들은 유람선 관광이 남쪽에서 온 손님들에게는 처음 개방된 것임을 강조했다. 대동강 유람선은 평소 평양과 남포간을 하루 한차례씩 운항하던 것이었으나 남쪽 이산가족들을 위해 평양과 만경대 구간을 특별 운항했다. 평양이 고향인 강성덕씨(67)는“겨울에 스케이트를 타고 학교 다닐때 보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고향에 온 느낌을 말하기도 했다.평양인근 순안이 고향인 임선근씨(74)도“그때 모습 그대로 생각이 난다”면서 환경 정리가 잘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관사 이상렬씨(60)는“30년 배를 몰았지만 오늘같이 기쁜 날은 없었다”며“빨리 통일을 앞당기자”고 말했다. ■푸에블로호 대동강을 관광하던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쑥섬 근처에 정박된 미국 정보함 푸에블로호를 발견했다.지난 68년 1월 북한이나포,원산 앞바다에 정박해 놓았던 배다. 지난해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지시로 대동강 기슭 ‘충성의 다리’ 부근에 옮겨져 일반에 공개됐다. 이곳은 1886년 8월 미국 상선 ‘제너럴 셔먼’호가 침몰된 장소로북한은 김 위원장의 고조부인 김응우가 결사대를 조직,이 배를 침몰시켰다고 주장한다. ■단군릉 방문 대동강 유람을 마친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원들은 다시버스를 타고 40여분간을 달려 평양시 강동군 대박산 기슭에 자리한단군릉을 찾았다. 단군릉 참관은 이산가족 방문단원들에게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민족단일성과 통일을 강조하기 위한 북측의 배려에서 마련된 듯한 인상을줬다. ■생일 케이크 방북단의 이동선씨가 71회 생일을 맞자 북측은 ‘특별생일 케이크’를 전달했다.북한에서는 결혼,돌,회갑,칠순 잔칫상에케이크를 준비한다. 빵이 아니라 설탕을 굳힌 뒤 염색한 케이크이다.이름도 ‘축탑’ 이다. 평양 공동취재단
  • 남북이산상봉/ 평양방문단 개별상봉 백태

    방북 이틀째인 16일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오전 10시20분부터 각자의 호텔 방에서 비공개로 아무런 방해 없이 북측 가족들과 오붓한시간을 갖고 혈육의 정을 나눴다. ■개별상봉에서 남측 가족들은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편지와녹음 내용들을 소개해 북측 가족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뜻하지 않은 동생까지 만나 상봉의 기쁨이 더한 김준섭씨(67·서울강동구)는 두 딸인 성희씨와 인숙씨가 북에 있는 삼촌과 고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소개했다.동생 경숙씨는 ‘태어나 한번도 본적이 없는삼촌과 고모,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의 친형제가 살아 있다는 게 정말실감나지 않습니다. 부디 통일이 되어 다시 만나는 날까지 몸 건강히잘 계십시오’라는 내용의 조카들의 편지를 떨리는 목소리로 읽다가끝내 목이 메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선물”이라며 흐느꼈다.김씨는 동생 창섭(62),경숙씨(54)를 만나러 왔는데 예정에 없던여동생 영숙씨(41)까지 만났다. 채성신씨(73·경기 하남시 덕풍동)도 9세때 헤어진 여동생 정열씨(62)를 만나 자신의 아내가 ‘아가씨,남편으로부터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고향생각에 슬퍼할 때마다 아가씨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통일이되면 만날 수 있길 바래요’라는 내용의 육성 녹음과 함께 다른 가족들이 전하는 안부 녹음도 함께 들려주기도 했다. ■개별상봉에서는 뜻밖의 만남도 있었다.경기 개풍군이 고향인 상환식씨(74·경기 부천시 원미구)는 지난번 북측으로부터 사망했다는 통보를 받은 동생 복식씨(60)를 만나 믿어지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척추질환 때문에 의사의 여행금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오빠와 사촌동생을 만나러 먼길을 온 김금자씨(69·여·서울 강동구 둔촌동)는 첫날 오빠는 못만나고 사촌언니들만 만난뒤 이날 언니들로부터 “어젯밤 고향 친지들을 수소문해보니 오빠는2년 전 고혈압으로 사망했다더라”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김씨는 “오빠가 죽은 줄 진작 알았더라면 이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오지 않았을 걸…”이라며 통곡했다. ■가족 상봉의 충격 때문에 첫날밤 심한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등폐렴 증세를 보인 이근하씨(71·경기 시흥시 신천동)는 이날 아침 팔에 링거주사를 꽂은 채 식당에 등장,식사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평양친선병원으로 실려가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기도.이씨는 그러나치료를 받은 뒤 오전 10시30분쯤 숙소에 돌아와 가족들을 만난 뒤 대동강을 유람하는 등 건강을 회복했다. ■이번 상봉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딸을 한꺼번에 만난 이환일씨(82·경기 안산시 선부3동)는 남한에 있는 현재의 아내가 애지중지하던 자신의 금목걸이를 녹여 만든 금반지 세 개를 북측 가족들에게 일일이 끼워주고 난 뒤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찍어보는 감격의 순간을 맛보았다. 아들 응섭씨는 “반갑기도 하지만 다 늙어서 이렇게 만나게 되니 서럽고 안타까운 점도 많다”면서 “한 조국인 우리가 이제는 통일의염원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저는 농사꾼이므로 이제 나라의 쌀독을채우는 조국 통일의 역군이 되갔습니다”고 말했다. ■평양이 고향인 강성덕씨(72·여·대구 달서구 진천동)는 언니를 만나 남측에서 준비해간 금목걸이 금반지 시계 밍크목도리등과 함께조카사위들에게 줄 와이셔츠 넥타이 속옷 등을 아예 여행가방째 건넸다. 강씨는 “어머니는 1·4후퇴때 9남매 중 유일하게 언니만 평양에 남겨두고 내려와 평생을 죄책감을 안고 살아왔다”며 어머니의 유품인털옷을 전해줘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1951년 인민군 입대 통지서를 받고 이별한 아내 박택용씨(71)를 만난 최태헌씨(69)는 “내가 (가족들을) 다 버리고 남으로 갔지만 혼자살며 애들 잘 키웠소. 내가 못한 짓 조금이라도 보답될까 해서 준비했소”라며 서돈짜리 금가락지 2개를 아내 손에 끼워줬지만 박씨는아무 말도 없었다.최씨는 헤어질 때 겨우 네살이던 아들 희영씨(53)와 남동생 태화씨(67)에게도 반지와 시계를 끼워주며 “나를 용서하라”는 말을 계속했다. 아내에게서 스무살의 꽃다운 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는 최씨는 “그때는 밭일도 같이 하고 일하다 새참도 함께 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말도 잘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오후 8시30분쯤 고려호텔‘매대’(매점)에 설치된 텔레비전을 통해서울에서 북측 방문단이 남측 가족들을 상봉하는 장면이 방영되자 순식간에 판매 여직원 10여명이 몰려들어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가족들이 얼싸안고 통곡하는 장면이 이어지자 너나 할 것없이 눈물을 훔쳤다. 평양 공동취재단
  • [외언내언] 일본의 二重플레이

    여의도 63빌딩 특별전시관에서는 한국전쟁 50주년 기념 ‘피카소와게르니카’전이 열리고 있다.게르니카는 스페인의 도시 이름이다.1937년 파리 국제박람회 스페인관에 전시될 작품소재를 궁리하고 있던피카소에게 나치 독일이 고국의 소도시 게르니카를 무차별 폭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이 소식을 들은 피카소는 전율했다.그는 분노를화폭에 옮기기 시작해 3주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전세계에 반향을 일으킨 걸작 ‘게르니카’다.그런데 피카소가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이 작품을 만들고 있을 때 일단의 게슈타포가 들이닥쳤다.그들은 ‘게르니카’ 밑그림들을 보더니 ‘이것은 당신이 그린 것이오?’라고 물었다.이에 피카소는 ‘아니오 당신들이그린 것이오’라고 대답했다. 15일 서울과 평양에서 이산가족들이 보여준 눈물의 드라마는 세계를 울렸다.전세계 매스컴은 이를 경쟁적으로 전했고 장삿속에 강한 일본 언론들도 이 ‘좋은 볼거리’를 열심히 취재했다.그러나 어느 매스컴에도 비극의 단초,이 백성의 가슴에 한(恨)의 씨앗을 뿌린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보도는 없었다.프랑스 어느 TV가 심층보도를 하긴 했지만 그것도 겨우 6.25와 분단에 그치고 말았다. 한국의 20세기 100년은 피와 눈물로 점철된 비극의 역사였다.그렇다면 우리민족을 20세기 내내 불행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한 최초의 원인제공자는 누구일까.일본 하타 스토무(羽田孜) 전총리가 그 원죄는 일본에 있다고 자백했다.14일 스위스에서 열린 도덕재무장 국제회의에서 “불행한 상황이 한반도에 존재하는 것은 2차대전 이전과그 기간 중 일본의 행위라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실토한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전직 총리가 해외에서 사과발언을 한 바로 그날 일본의 현직 각료들은 2차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안치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식으로 참배를 했다.그런가 하면 아키히토(明仁)일왕과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가 참석한 전몰 추도식에서 ‘천황의 성전’을 찬양하는 기미가요가 제창되고 아키타현에는 일제침략을 찬미하는 ‘대동아성전비’가 세워졌다.이 얼마나 얄미운 이중 플레이인가. 우리들에게는 망언 시리즈 주인공으로 기억되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도쿄 도지사가 “공인도 신앙의 자유는 있다”고 주장했다지만 연이은 망언과 최근 교과서 역사왜곡 등을 보면 그들은 지금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음이 분명하다.다행히 ‘평화 유족회’ 등시민단체에서 항의시위가 있었다고 하나 일본에서 이들의 외침은 아직은 모기소리에 불과한 모양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 이산가족 상봉을 보고/ 눈물이 바다를 이룰때까지…

    서울과 평양에서 마침내 눈물의 큰 강이 흐르기 시작했다.흔히 눈물은 슬프고 안타까워 흘리는 것이지만 이번만은 너무나 가슴이 벅차서 흘리는 눈물일 줄이야!우리겨레가 역사적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린적이 과연 몇번이나 될까.반세기 동안 맺히고 맺힌 한과 응어리를 단숨에 확 풀어버리는 순간의 이 뜨거운 것.기쁨에 겨우면 눈물이 절로 난다는데 이산가족의 눈물이야말로 기쁨을 초월한 인간이 누릴수 있는 최상 최고의 경지에서 치솟은 환희의 상징물이 아닐까. 지금까지 우리는 꾸준히 이산가족 상봉을 시도해왔다.15년전 KBS가북에서 온 이산가족의 상봉과 결합을 도모하여 눈물의 홍수를 자아낸바 있지만 그때 필자가 쓴 시 ‘바보상자가 나를 울렸다’는 바로 이산가족의 심정을 토로한 것이었다. 나는 18세 때 고향인 원산을 떠나 혈혈단신 38선을 넘어와 지금 백발이 성성한 칠순에 접어들었지만 부모의 생사와 형제들의 소식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분단의 아픔과 한을 해학과 유머로 얼버무리고있지만 패전국도 아닌 우리가 왜 독일모양 남북으로 갈려야만 했는지그게 원망스러울 뿐이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 어머니! 부르는 소리를 잊은지 50여년! 그래서 이산가족을 다룬 작품에서 ‘죽는 그날까지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아버지 어머니 부르게 해다오’라고 절규하기도. 몇해전 일본의 시지 ‘시와 사상’이 인권문제 특집을 했을 때 내게도 청탁이 있어 이 작품을 번역해서 보냈더니 권두에 다룬 것을 보고 우리의 이산가족이 세계적인 인권문제로 부상되어 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우리 주변에는 이산가족이 너무 많은 탓인지 나의 절규쯤은 귓등으로 흘려 버리고 있는듯 하지만 이웃나라에서는 꽤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나를 두고 한국의 윤리시즈라고까지 부르고 있지만 율리시즈는 만년에 고향에 돌아가지 않았느냐고 그보다 더 혹독한 처지임을 실토한바 있다. 하지만 해방 55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서 율리시즈 신세는 일단 회복한듯 하다. 남북의 비행기 KAL과 고려항공이 남북을 오가기도 처음 있는 일. 남북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뤄진 오후 4시40분 대동강이 남쪽의 눈물을,그리고 한강이 북쪽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자식의 얼굴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채 기진해버린 95세의 할머니,오빠를 부등켜 안고 통곡하는 누이,피는 이데올로기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상봉의 기회를 아직 누리지못하고 있는 이산가족은 백두산과 한라산의 수목을 합친 것만큼이나 많다.나도 그중의 한 사람이지만당장에 상봉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부모들의 생사확인이나 가족들의소식만이라도 알았으면 일단 恨은 풀릴 것이다. 6·25 사변전처럼 안부를 전하는 편지 왕래만이라도 될 수 있다면오죽이나 좋을까.겉치레의 효과보다 실속있는 결속이 더 절실하다. 그동안 남북간의 대화를 통한 좋다만 있는 간혹 있었지만 지속성이없었다. 바라건데 이번의 이산가족 상봉이야 말로 남과 북에서 흘린 강물이바다를 이룰 때까지 온 겨레여 울고 또 울자. 김광림 시인·원산출생
  • KBS·MBC 특집다큐 풍성…북한에선 여름휴가 어디로 갈까

    한층 가깝게 다가온 북한 사람들,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사람살이와는 얼마나 다를까.KBS와 MBC는 그 해답을 특집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여준다. MBC가 16일 준비한 다큐는 ‘북한 2000,사람 사는 이야기’(낮12시30분)와 ‘평양 50년’(오후7시25분) 등 두편이다.‘북한 2000…’에서는 귀순자 김순영씨와 그의 어머니 최금란씨,98년 북한을 방문했던김승규씨, 얼마전 북한에서 누이를 만나고 돌아온 남보원씨 등이 출연한다.이들은 북한의 휴가,음식,연애방식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북한에서는 여름철 피서를 위해 휴가를 내거나 해수욕을 즐기려 바닷가를 찾는 일이 드물다.휴양소는 차관급 이상만 사용할 수 있고 일반 노동자들은 주말에 대동강 등 가까운 곳으로 나가 음식을 해먹고돌아오는 것이 고작이다.‘귀신을 믿지 말라’는 당의 방침에 따라 TV에서는 여름철 납량물을 찾을 수 없다.또 여자들은 절대 바지를 입을 수 없다.연애풍습을 보면 비교적 개방적인 평양에서는 남녀가 손을 잡고 다닐 수 있다고 한다. ‘평양 50년’에서는 대중문화를 만날 수 있다. 북한에도 여성들의쌍꺼풀 수술과 피부 맛사지가 있다.더 놀라운 것은 쌍꺼풀 수술이 무료라는 점이다.‘노란 셔츠 입은 사나이’ ‘황성옛터’ 등 남한 가요도 큰 인기를 끌었다.또 복권도 발매된다.한장에 1원이고 1등 당첨금은 2,000원에 이른다.아울러 북한에 불고 있는 영어교육바람 등도소개된다. KBS 1TV가 조선중앙TV와 함께 만들어 15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북녘 땅 고향은 지금’(밤10시10분)은 16일 사리원을 소개한다.중요무형문화재 17호로 지정된 봉산탈춤을 황해북도 예술단풍물패의 공연으로 감상할 수 있다.또 길이 12㎞의 정방산성이 있는 정방산을 찾아간다.옥토로 이름났던 사리원시 미곡리 마을을 찾아가 이곳 토박이인김복심 할머니에게서 고향에 얽힌 이야기도 들어본다. 전경하기자 lark3@
  • 광복55돌 기념행사 다채

    제55주년 광복절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전국에서 펼쳐졌다. 특히 새천년 들어 처음 맞는 이날 광복절 행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맞물려 6·15 남북공동선언을 지지하고 남북화합을 다지는‘민족화해’의 행사로 꾸며졌다. 정부는 15일 오전 충남 천안시 목천면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3부요인,애국지사를 비롯한 광복회원,주한외교사절단,해외동포,해방둥이 등 각계인사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식을 가졌다. 경축식은 윤경빈(尹慶彬)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이어 독립유공자 포상 및 대통령 경축사,축가,광복절 노래 제창,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서울 등 각 지방자치단체도 건국 이래 최대규모의 불꽃놀이와 봉화점화식 등 남북화합을 기원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축하하는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이날 오후 8시45분 서울 남산 팔각정에서는 고건(高建)서울시장과이북5도민 대표가 봉수대에 불을 지폈고,한강시민공원 불꽃축제 개막을 알리는 소형로켓을 발사했다.오후 9시부터는 축하공연과 함께 25분간 7,200발의 폭죽이 서울 하늘을 수놓았다.봉화 점화식은 전국 36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특설무대에서시민 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통일맞이 대동제’ 행사를 열었다.지방에서도 시·군·구 단위로 경축식을 가졌으며 지역실정에 맞는 경축연회와 타종행사,걷기대회,단축마라톤,무궁화전시회,사생대회 등 200여가지의 문화·체육행사가 펼쳐졌다. 정부는 광복절을 맞아 전국민에게 모든 고궁과 능·원 등 정부관리문화재 구역을 무료개방했다. 노주석기자 joo@
  • ‘벤처위기론’ 새 수익모델로 돌파

    ‘벤처 위기론’속에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코스닥 증권시장이 15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코스닥 등록기업들은합병, 영업양수도,기업분할,A&D(인수·개발)를 통해 구조조정에 적극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양수도는 합병보다는 필요한 영업부문만을 인수하는 것으로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사업다각화를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기업분할은 영업양수도와는 반대로 일정 사업부문을 분리함으로써 규모를줄여 모기업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최근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합병을 단행한 회사는 텔슨정보통신 등 8개사이다.이중 한마음상호신용금고는 부산지역의 대동·동남·복산상호신용금고 등 3개사를 합병해 지역성을 탈피하는 효과를 얻었다. 영업 양수회사는 대원SCN 등 6개사.이중 디지탈임팩트가 새한의 홈비디오 사업부문 영업권을 159억원에 양수했으며 엔피아(구 개나리벽지)는 데이콤의 엔피아사업팀을 30억원에 양수하면서 전기통신업체로변신했다. 레미콘회사인 한일흥업도 한국미디어산업기술의 영업권을31억원에 양수,인터넷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기업분할은 98년 12월 새로 도입된 제도로 풍성전기 새롬기술 한국정보통신 제이씨현시스템 4개사가 기업분할을 했다. 코아텍시스템과 리타워테크놀러지스는 A&D를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했거나 진행중이다.그러나 구조조정을 전후하여 주가가 크게 상승한 곳은 리타워테크놀러지스 엔피아 한일흥업 등으로 이들은 부문별 선두주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벤처기업들도 확실한 수익모델 창출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합병 및 영업양수도,기업분할 등 여러 형태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선임기자
  • [외언내언] 사이버 知日

    영국 정보가 모자라면 런던의 일본 서점에 가볼 일이다.일본상사 영국주재원 부인들이 펴낸 일본생활안내서는 특히 압권이다.이삿짐 꾸리는 방법,영국병원과 유치원 이용방법 등 일상사에 필요한 자잘한지식을 꼼꼼하게 전한다.일본어로 된 영국정원(庭園)연구서도 있다. 영어학원 가이드는 수용인원과 비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일본이세계를 지배했던 영국을 본뜨려고 애썼다는 사실을 접어두고라도 일본인들의 영국지식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아주 철저하다. 대조적인 것은 국내 대기업의 한 런던주재원의 경험이다.그는 이삿짐에 반입금지품목을 갖고 들어가다 영국세관에서 짐을 푸는 창피를당했다.어떻게 짐을 꾸리는지 사전 정보가 없었던 탓이다.실제 우리상사 주재원들은 물론 공무원들이 낸 보고서는 모두 두리뭉실한 영국 개론에 머물러 생활 정보가 태부족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일본 배우기,즉 지일(知日)열풍이 분다고 한다.일본어 공부방도 있고 한·일 네티즌간의 채팅도 가능하다.일본 영화,음악과 연예인 등의 다양한 콘텐츠도 서비스한다.일본신문을 인터넷으로 볼 수 있고 한글로 번역도 해준다. 특히 일본인들의 한국관심보다 우리의 일본알기가 더 열기인 것같다.무엇보다 한국의 인구당 인터넷 사용자 비율이 일본보다 높은 점등한국의 정보통신혁명이 강한 때문일 것이다.이제 막 시작한 일본 문화 개방도 일본 관심을 부채질한다.이미 일본영화 ‘철도원‘과 ‘러브레터’의 국내팬 까지 형성됐을 정도이다.대학입시를 위해 제1 또는 제 2외국어로 일본어를 공부한 신세대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다만 사이버 일본 바람이 자칫 저질 일본문화를 선호하는 일회성 관심으로 흐를까 우려된다.그렇지 않아도 굽높은 구두와 헤어스타일 등 일본의 패션이 아시아를 누비고 있다.선정적인 일본만화와 일본 TV프로그램이 판치는 사태로 ‘문화 대동아(大東亞)권’이 형성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싸구려 정보에 휘말리지 말고 일본의 본질과 실상을 가려내는 일이네티즌들의 과제다.일본이 영국 정원과 일상을 연구하듯 우리도 보다 풍부해진 정보로 일본의 기본을 더 공부해야 한다.사이버시대 광복절에그것이 바로 극일(克日)하는 길일 터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LA서 연일 모금행사… 조명 한몸에

    [로스앤젤레스 최철호특파원] 민주당 전당대회 조명의 초점은 대통령후보인 앨 고어에 맞춰져 있다. 공화당 전당대회와는 달리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현직 대통령인 빌클린턴이 개막식부터 출연,대대적으로 행사 흥을 돋울 계획이다.곧바로 이어지는 연설에는 힐러리 여사가 나온다.클린턴 대통령 부부의연설 내용은 현 행정부가 이룬 업적이 무엇이고 남겨진 일이 무엇이며,따라서 고어가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연설키로돼있다. 클린턴은 11일 로스앤젤레스에 딸 첼시까지 대동,각종 파티 등 행사에 출연하고 있다.클린턴은 도착일인 11일엔 전당대회기금 마련 만찬에서 연설한 것을 비롯,12일 연예인과의 “헐리우드 경의(敬意)축제”,13일은 가수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주최 만찬 등에 이르는 눈코뜰새 없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으며 꽤많은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당내 행사에서 흥을 돋우는 인물은 클린턴 대통령을따라 갈 사람이 없다고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하지만 일각에서는고어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흐려질 것을염려한다.특히 클린턴부부의 모임은 기념관 건립이나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힐러리의 모금을 위한 성격이어서 고어측 일부에서는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자신의 기념관 건립비용,힐러리의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12일 13일의 모임은 또 모금 규모가 170만달러에 달하면서 1,000달러짜리 참석티켓을 배부하는 등 구설수에도 오르고 있다.하지만 고어 진영은 이런 타당한(?)우려를 하면서도 클린턴이 몰고올 특유의 바람도 무시할수 없어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다. hay@
  • 8·15 경축행사를 보면

    제55주년 광복절 경축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뜻깊게 진행된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라는 상징성에다 광복의 의미를 새기자는 차원에서 준비했기 때문이다.특히 이번 각종 행사에는 민간사회단체도 적극 참여,국민의 행사로 승화시켰다는 평이다. ◆중앙경축행사=정부는 2개월에 걸쳐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진행되는 중앙경축행사를 준비했다.기획에서부터 자료수집,현지답사,전문가 의견 등을 청취하고 행사의 주제인 화해와 협력의새 시대 개막에 맞도록 식장을 디자인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각 시·도의 추천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해방둥이는 모두 104명.해방둥이가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중앙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단체 경축행사=대규모 시민단체의 행사로는 우선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통일맞이 대동제’를 들 수 있다.8·15 저녁 세종로 특설무대에서 열린무대로 진행된다.시민단체 소속 3만여명이 참석한다.행사는 통일세상 한마당(1부)을 시작으로 공동선언 실천 선포식(2부),통일맞이겨레 대합창(3부)으로 이어져 통일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갈망을 표출한다. ◆지방행사=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시민 참여형’ 행사가 주를 이룬다.시·도 단위로 진행되던 경축식을 시·군 지역까지 확대하고 전국 21개 지자체에서 일제히 타종행사를 연다. 최여경기자 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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