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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긴장의 끈 놓지 말라”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긴장의 끈 놓지 말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분위기가 좀 좋아졌다고)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10일 계열사인 LG필립스LCD의 경기 파주 사업장을 돌아봤다. 강유식 ㈜LG 부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도 대동했다. 사업장을 돌아본 뒤 구 회장은 “2분기 이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턴어라운드(호전)되고 있다.”고 임직원을 격려하면서도 “단기적인 턴어라운드를 넘어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체질을 강화하는 노력과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육성과 같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앞으로 TV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풀 고화질(HD) TV용 화질 향상 패널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마우스나 키보드 대신 손가락이나 손바닥을 이용해 신속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는 듀얼 터치 LCD 스크린과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접히는 화면(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도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구 회장은 권영수 사장 등 LG필립스LCD 경영진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구성원들을 격려해 더욱 치열해진 경쟁환경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생산성 극대화로 수익성을 끌어 올린 ‘맥스 캐파’ 활동에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서울광장] 정상회담, 꼭 ‘흥행대박’ 이어야 하나

    [서울광장] 정상회담, 꼭 ‘흥행대박’ 이어야 하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란 드라마의 개봉이 박두했다. 대선을 코 앞에 둔 10월초에 열리는 탓인지 벌써부터 극적 긴장감이 팽팽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협연할 변주곡이 과연 대선 정국에 큰 파고를 몰고올 것인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이미 그 시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범여권 손학규 예비후보까지 “만에 하나 대선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겠다면 노 생큐”라고 경계심을 표출했을 정도다. 노 대통령이 친노 후보를 위해 선거구도의 변화를 꾀할 것이란 추측일 게다. 흔히 선거는 구도와 바람에 좌우된다고 한다. 현 선거구도는 참여정부 경제실패론에다 열린우리당·민주당의 대통합 좌절로 인해 범여권에 불리해 보인다. 그래서 범여 주자들에겐 평양행 이벤트로 바람몰이에 나서고 싶은 유혹이 솔깃할 법하다. 일부 주자들이 앞다퉈 내놓는 대규모 대북 투자 공약이 그 증좌다. 이해찬 전 총리는 평양의 관문인 남포에 공단을 만들어 ‘대동강의 기적’을 견인하겠단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10개 정도 더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범여권의 움직임을 의식한 듯 이명박 후보도 어제 남북경제공동체협정 추진의사를 서둘러 발표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으로 인한 ‘쪽박 걱정’이나 ‘대박 예감’이 부질없기는 매한가지란 생각이다.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한 직후 총선에서 여당은 참패했다. 거꾸로 2002년 2차 북핵 위기 속에 치러진 대선에선 야당의 이회창 후보가 무릎을 꿇었다. 정상회담이 야권에 불리하기 때문에 대선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난센스지만, 여권의 용들이 이를 승천의 디딤돌로 기대하는 것도 희망사항일 뿐일 듯싶다. 그렇다면 주연배우인 노 대통령부터 ‘흥행 대박’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남북은 평화와 공동번영, 그리고 통일을 이번 회담의 포괄적 의제로 이미 설정했다. 평화는 북핵과 군축, 평화체제 등이, 공동번영은 각론적 경협방안이 세부 의제가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의 입장에선 앞의 두가지 의제보다 통일 분야에서의 모종의 ‘화려한 합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임기말 대통령이 단번에 통일 방안에 합의하겠다는 것은 과욕이다.1972년의 7·4공동성명은 민족대단결에 대한 남북간 정반대 해석으로 효력을 상실하지 않았던가. 남북기본합의서는 완벽한 통일 로드맵이었으나,92년 발효되자마자 사문화됐다.2000년 정상회담에선 6·15공동선언 제2항을 통해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사이의 공통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북핵 실험 등 악재 속에 통일의 길은 여전히 요원하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화를 “자정이 지나면 좋든 싫든 찾아오는 새벽”에 비유했다. 세계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는 이벤트를 이어가는 것은 유익한 일이다. 그러나 통일은 남북 어느 한쪽이 체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저절로 다가오진 않는다. 노 대통령이 정상간 잦은 만남으로 통일의 징검다리를 놓겠다는 실용적 자세로 임해야 할 이유다. 서독의 역대 총리들도 당적은 바뀌더라도 그런 취지의 ‘작은 발걸음 정책’을 이어가며 통독을 이뤘지 않았던가. 정상회담은 정치적 흥행 카드가 아니라, 통일을 향한 겸허한 발걸음이어야만 한다. kby7@seoul.co.kr
  • 아태정책연구원 정책연구포럼

    아태정책연구원 정책연구포럼

    아태정책연구원(이사장 신희석)은 13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동문회관 국제회의장에서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 ‘남북한 정상회담과 동북아국제정치경제전망’을 주제로 정책연구포럼을 개최한다.
  • 규장각에서 찾은 조선의 명품들/신병주 지음

    조선시대의 학문연구기관이자 도서관이었던 규장각은 정조가 즉위한 1776년 국가기관으로 설치된 뒤 1781년에는 벌써 3만권 남짓한 도서목록이 작성될 만큼 성장했다. 규장각 자료는 한일합방 이후 조선총독부 취조국, 다시 경성제국대학으로 넘어갔고,1945년 서울대가 넘겨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소장 자료는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비롯한 도서 2만 5000책과 문서 5만점, 목판 1만 7800장 등 22만여점에 이른다. ‘규장각에서 찾은 조선의 명품들(신병주 지음, 책과함께 펴냄)’은 우리나라 기록문화의 보물창고인 규장각 서고에서도 정수를 추려낸 것이다.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의 학예연구사인 지은이에 따르면 TV드라마 ‘대장금’의 주인공은 ‘중종실록’에 여섯 차례나 등장한다.‘대비전의 증세가 나아지자 왕이 약방들에 차등있게 상을 주었다.…의녀 신비와 장금에게는 쌀과 콩 각 10석씩을 하사하였다.’는 기록 등이 그것이다. 조선시대에도 외국어 학습 교재가 있었는데 중국어 회화 교재로 가장 유명한 것이 ‘노걸대(老乞大)’였다.3명의 고려 상인이 말과 인삼, 모시를 팔고자 중국에 다녀 오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으로 중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실용회화 교재이다. 또 조선시대 국가나 왕실에서 거행한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남긴 의궤에는 사용된 물품의 재료, 수량, 빛깔뿐만 아니라 김노미(金老味), 김돌쇠(金乭金) 등 미천한 일꾼들의 이름까지 적어 남다른 사명감으로 작업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조선왕실 최고의 요양소였던 온양행궁을 담은 ‘온양별궁전도’, 박지원의 ‘열하일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이수광의 문화 백과사전 ‘지봉유설’, 조식의 ‘남명집’, 이지함의 ‘토정유고’ 등 40건이 넘는 조선시대 대표적 기록문화의 내용을 소개하고 오늘날의 의미를 새겼다. 규장각에서 15년째 근무하며 다른 연구자가 넘보기 어려운 영역을 개척한 지은이는 “이 책은 선조들이 잘 차려 놓은 밥상에 단지 숟가락 하나만 올려 놓은 것”이라면서 “명품의 밥상을 풍성하게 차려준 선조들의 문화 역량과 기록 보존 전통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1만 85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日 세지마 류조 前 이토추상사 회장 별세

    日 세지마 류조 前 이토추상사 회장 별세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이토추 종합상사를 성장시킨 세지마 류조 전 회장이 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95세.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관동군 직속상관이었던 것을 비롯,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군부출신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류조 회장은 이날 오전 0시55분 도쿄 자택에서 숨졌다.1938년 육군대학 졸업 후 일본군 대본영 참모로서 활동했다. 종전 뒤에는 옛 소련군의 포로로 잡혀 11년동안 시베리아에서 억류생활을 했다. 1956년 귀국,1958년 이토추에 입사해 주로 항공기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전무, 부사장을 거쳐 부회장, 회장을 지내다 2006년 퇴임했다. 치열한 항공기 판매전을 그린 소설 ‘불모지대’의 주인공 모델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고 이병철 삼성 초대 회장, 박태준 전 회장과도 오랜 친분을 쌓았고 포항제철(현 포스코) 설립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83년에는 안보협력 차관 40억달러(약3조 7500억원) 제공을 내세우며 당시 나카소네 총리의 첫 공식 방한을 성사시켰다. 81년 3월 나카소네 내각의 임시행정조사위 위원에 취임해 일본 내에서 반발이 많았던 국철, 전매공사 민영화 작업에 나서 노동계, 정계의 반발을 무마시켰다. 오부치 게이조, 다케시다 노보루, 미야자와 기이치,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 등 정계 요인들과 교분이 두터웠다. 전성기 때 정·재계 직함만 100여개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 전쟁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로 전후 정치 막후에서 활동한 것에 대한 비판도 따랐다. 생전 자서전에서 ‘대동아전쟁’을 자위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극우파란 평가를 받아왔다. hkpark@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6) 장성 갈재~정읍 태인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6) 장성 갈재~정읍 태인

    해남 땅끝 마을에서 한양 남대문에 이르는 호남대로는 980리 길이다. 조선시대 9대로 가운데 제7로가 바로 이 호남대로이다. 옛 선조들은 해남에서 보름 동안 걸어 한양에 당도했다. 하루 평균 65리(26㎞) 정도를 쉬지 않고 걸어야 했다. 영남대로는 960리 길이지만 지세가 험준해 속도가 떨어진다. 이에 비해 호남대로는 20리 더 멀지만 평야지대가 많아 비교적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옛길은 국도 1호선과 겹치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면서 남에서 북을 향한다. 도시가 형성되고 새로운 도로가 건설되면서 많은 부분이 훼손되기도 했지만 부분적으로 남은 옛길은 정다운 옛 모습을 어느 정도 간직하고 있다. ●노령산맥 토박이들은 장성 갈재라 불러 노령산맥은 전라도를 남북으로 가른다. 토박이들은 노령산맥 대신 장성 갈재라 부르기를 더 좋아한다. 해남을 떠난 길손이 닷새쯤 걸으면 장성 갈재를 넘어 전라북도 땅에 이른다. 갈재는 해발 276m밖에 되지 않지만 많은 전설이 내려오는 제법 험한 고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노령보 고개길이 사나워 전에는 도적이 떼를 지어 있으면서 백주에도 살육과 약탈을 하여 통하지 않았는데 중종 15년에 보를 설치해 방수(防守)하다가 뒤에 폐지했다.’고 적고 있다. 장성 갈재에서 내려다 보면 남으로 전남 장성군이, 북으로는 동학의 고장 전북 정읍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멀리 펼쳐진 호남평야의 끝자락을 바라보노라면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옛길은 호남고속도로,1번국도, 호남선철도 등과 함께 갈재를 넘는다. 고속도로와 철도는 터널을 통해 전남·북을 소통시키지만 1번 국도는 고속도로 서편으로 꼬불꼬불 힘겹게 고개를 넘는다. 옛길은 호남고속도로의 동편으로 갈재를 넘고 있다. 서편보다 지형은 험준하지만 지름길이기 때문에 많은 이가 자연스럽게 이 길을 선택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수십년 동안 통행이 거의 없는 옛길은 희미한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숲이 우거진 곳은 길을 잃기 십상이다. 어렵사리 갈재를 넘으면 마을 앞 커다란 당산나무가 길손을 반긴다. 전북에서 처음 만나는 자연 부락인 정읍시 입암면 군령마을이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군대가 주둔하고 있었던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전에는 힘든 고갯길을 넘은 길손들이 쉬어가던 주막과 역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험준한 노령산맥에는 산적과 도둑이 많아 도방소도 설치됐었지만 이 역시 흔적조차 찾아 볼수 없다. 하지만 갈재에서 희미해졌던 옛길은 이곳에서 다시 모양을 되찾는다.1번 국도와 호남고속도로를 왼편에 끼고 옛길은 정읍시내를 향한다. 입암 저수지를 지나 고개를 내려가면 현재 입암면사무소 자리인 천원역 터에 이른다. 역은 없어진 지 오래이고 우물만 덩그렇게 남아있다. 그러나 옛길은 그런대로 형체를 잃지 않고 입암초등학교 옆을 지나는 골목길로 남아있다. ●보천교 총본부 있던 대흥리에 전국 부자들 모여 옛길은 ‘보천교’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진 입암면 대흥리에서 1번 국도와 잠시 겹치게 된다. 대흥리는 보천교(普天敎)의 교주 차경석(車京石·1880∼1936)이 교단의 총 본부를 만든 곳이다. 차경석은 이곳에 왕국을 건설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을 헌납하면 정도에 따라 사후에 벼슬을 얻을 수 있다고 해 전국에서 부자들이 몰려들었다. 함경도에서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자가 거액의 재산과 식솔을 거느리고 이곳에 몰려왔다. 애초 입암면 대흥리는 농가 십여호로 이루어진 가난한 촌락이었으나 교세가 확장하면서 700여가구에 이르렀다. 교전인 십일전(十一殿)은 부지가 1만여평, 건평 350평, 높이가 99척이나 되는 웅장한 건물로 경내에는 3개의 탑이 있고 4대 문루가 있었다. 일제의 강력한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교세를 확장해 한때 교도가 600만명에 이르렀다. 이 마을 전호남(64)씨는 “보천교가 흥할 때 대흥리는 서울이 될뻔 했던 곳이라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이제 모두 옛날 얘기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교단의 내분과 화재로 내리막 길을 걷게 됐지만 이곳에 남았던 건물을 뜯어다가 서울 조계종 대웅전을 지은 것만 봐도 보촌교의 규모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선비들이 급제하려면 반드시 건넜던 과교 대흥마을을 거쳐간 옛길은 1번 국도에서 오른쪽으로 벗어나 정읍시 시기동을 향한다. 늦더위에 오곡이 여물어가는 들판을 가로 질러 정읍시내 초입인 과교천을 넘는다. 과교는 이곳을 건너야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에 오를 수 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보러 한양 가는 선비들은 반드시 거쳐가는 명소였다. 옛 모습의 과교는 찾을 길이 없고 현재는 정읍시내를 거쳐 태인과 전주시로 가는 차량들이 끊임 없이 오가는 2차선 시멘트 다리로 바뀌어져 있다. 과교를 넘어 정읍시내로 들어서면서부터 옛길은 찾기 힘들어진다. 대동여지도와 대동지지에 표기된 옛길은 도시 발달과 함께 사라졌다. ●최치원이 군수·이순신이 현감 역임했던 ‘태인´ 정읍시 북면을 지난 옛길은 농공단지를 지나 태인면에 이른다. 태인은 예전에는 1만가구가 넘는 큰 고을이었지만 지금은 여느 농촌 도시와 같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예부터 태인 주민들의 자긍심은 대단하다. 전라도를 대표하는 문향(文鄕)으로 꼽히는 고을이기 때문이다. 정극인이 말년을 보내며 상춘곡을 지은 곳이고 전라도를 대표하는 무성서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도 이곳이다. 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에도 무성서원만은 남겨두었다. 최치원은 이곳 군수를 지냈고 이순신은 현감을 역임했다. 동학혁명을 이끌었던 전봉준의 본적지 역시 태인이다. 이곳에는 1421년(세종3년)에 창건됐던 향교가 지금도 남아 있다. 옛 태인면사무소 옆에는 최치원이 세웠다는 피향정이 세월의 흐름을 꿋꿋이 견디며 온전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태인초등학교 입구 옆에 복원된 동헌도 태인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신정일 우리땅걷기본부 대표 “걸어야 사유할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사고가 시작되면 사물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게 됩니다.” 사단법인 우리땅걷기운동본부 신정일(53) 대표는 “걷는 것은 궁극적으로 내가 나를 만나 나와 대화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옛길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오랜 유산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는 옛길이 더 이상 파괴되거나 잊히지 않도록 이를 복원하고 관광자원화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오늘날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옛길에 대한 관심이 없지만 이는 곧 우리의 과거를 잃어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장성 갈재를 넘는 옛길이 거의 사라진 것을 보고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문경새재처럼 옛길을 하루 빨라 복원해야 합니다.” 신씨는 수많은 사연이 얽혀 있는 갈재야말로 호남을 상징하는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있을 때마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새로운 도로를 개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옛길을 복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고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옛길 복원과 함께 이곳에 얽힌 전설과 역사를 문화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면 어떤 관광개발사업보다 지역을 널리 알리고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예전에 동원이나 객사가 있던 곳이 면사무소나 학교가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도 아는 사람이 드물지요. 옛 선조들의 영혼이 얼마나 안타깝게 생각하실지 걱정이 앞섭니다.” 그는 옛길과 지역 문화를 재조명하는 작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 땅 방방곡곡을 발로 뛰면서 기록하고 역사를 되짚어 내는 그는 “길위에 모든 것이 있다.”고 말한다.“명성 높던 고을들이 옛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쇠락해져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신씨는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지도 한장만 가지고도 옛길을 답사 할 수 있도록 폐허가 된 곳은 복원하고 남아있는 길은 보존하며 기록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힐 “北, 연내 핵불능화 합의”

    |파리 이종수특파원|북한이 연말까지 모든 핵시설을 신고하고 불능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2일 밝혔다. 제네바에서 이틀간 북·미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제2차 회의를 가진 힐 차관보는 이날 양측이 매우 유익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힐 차관보는 또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의혹과 관련,“이 문제와 관련해 매우 좋은 토론을 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이 문제는 핵 프로그램의 전면신고와 관련해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관계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10시15분(이하 현지시간)쯤부터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1시간45분가량 북한대표부내 잔디밭에서 통역 2명만 대동한 채 수석 대표회담을 갖고 북·미 관계정상화와 2단계 비핵화 이행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양국 수석대표의 단독 대좌에서 중요한 성과물이 나올 것 같다는 예상이 나돌았다. 정태영 미주국 부국장과 헨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나머지 양국 대표단은 같은 건물내 회의실에서 별도의 회의를 갖고 세부사항들에 관해 의견을 조율했다. 수석대표 회담에서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 삭제, 대북 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 등 북·미 관계정상화의 목표 및 순서,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농축우라늄(UEP) 의혹을 포함한 비핵화 2단계 이행의 완료시기 및 순서 등을 놓고 단계별 ‘행동 대 행동’에 대해 집중 협의를 했다. 힐 차관보는 회의에 앞서 “우리는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는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신속하게 비핵화로 가는 만큼 신속하게 정상화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북 관계는 우리가 북한이 비핵화될 때까지 한 단계씩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관계라고 본다.”면서 “나는 양자 관계에 우리(미·북)가 어디로 가고 있고 그 순서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부상도 취재진과 만나 ‘오늘 회담 전망은 어떠냐.’는 질문에 “두고 보십시다.”라면서 “아무래도 가기 전에 인사하고 가야지.”라고 말해 발표할 것이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이날 오후 아태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가 열리는 호주 시드니로 떠났다. vielee@seoul.co.kr
  • 지방아파트 침체 장기화 우려

    지방아파트 침체 장기화 우려

    지방의 아파트 분양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사업계획 승인신청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9월 분양가 상한제도가 분양가를 지금보다 낮춰 사업 승인을 받아놓고 보자는 목적이다. 여기에다 지속적으로 쌓여온 미분양 물량과 겹쳐 자칫 미분양 사태가 고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음달 1일 이후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하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9월1일 전에 사업계획 승인 신청을 하더라도 분양승인 신청을 12월1일 이후에 하면 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분양가 낮아져 이윤 줄기 전에” 30일 시·도에 따르면 전국에 올해들어 사업승인을 신청하거나 받은 아파트의 분양승인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 울산의 경우 사업승인 신청은 8건에 7430가구, 대구 28건에 1만 8165가구, 경남 13건에 9212가구, 전남은 19건에 8065가구에 이른다. 지난해의 경우 울산이 8건 5375가구, 대구가 23건 1만 4119가구로 상당수 늘어났다. 이는 다음달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가 싸져 업체로서는 큰 폭의 이익을 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서둘러 9월 이전에 분양승인 신청을 하려는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에 반영되는 택지비는 감정가로 산정한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가 지금보다 10∼20%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양한 혜택에도 분양시장 요지부동 분양이 봇물을 이루면서 지방마다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심화되고 있다. 울산 도심 10여곳에 건축 중인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는 대부분 미분양 상태다. 지난 6월 부도가 난 남구 신정동 태화로터리 옆 신일해피트리 주상복합아파트는 355가구 가운데 180가구가 미분양 상태(사업사측 신고)였다. 울산지역은 연말까지 1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미분양 아파트 적체로 새 아파트인데도 매매가가 분양가를 밑도는 분양·매매가격 역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부산의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대를 넘어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는 현재 분양공고 중인 1만 8215가구 가운데 7000여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전남지역에는 아파트 분양경기 침체와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아파트를 짓거나 완공한 뒤 부도가 난 건설업체가 20여개에 이르는 등 지역 건설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 짓고 있는 46층 주상복합 아파트인 신영아파트는 전체 2104가구 가운데 1129가구가 분양되지 않았다. 울산 분양업체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최소 계약금에다 중도금 저리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분양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늘어난 사업계획 승인 신청 물건이 분양으로 이어지면 내년부터 미분양이 크게 늘어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뇌졸중 위험 높이는 유전인자 세계 첫 규명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유전자 중에서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를 찾아내고 유전자 내 특정 위치의 염기서열 변이가 뇌졸중 위험과 관련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향후 관련 연구가 진행되면 유전학적으로 뇌졸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예측해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 이채영 교수팀은 29일 신경계와 심장 혈관계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 펩티드 Y(NPY) 유전자가 뇌졸중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과 관련이 높으며 이 유전자 내의 특정 위치 2곳의 염기서열이 바뀌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뇌졸중 위험이 5.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특정 유전자(NPY)가 혈전 등이 혈관을 막아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한 것으로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행하는 국제저널 ‘스트로크(Stroke)’ 10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뇌졸중 위험과 관련한 통계유전학적 연구를 진행하는 곳은 이 교수팀을 포함해 3∼4곳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허혈성 뇌졸중 치료를 받은 환자 271명과 55세 이상의 일반 건강검진자 455명의 NPY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 비교해 NPY 유전자 내에 45가지의 염기서열 변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특정 위치 2곳(C4112T,A6411C:A,T,G,C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염기 아데닌, 티민, 구아닌, 시토신)의 변이가 허혈성 뇌졸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을 밝혀냈다. 이 교수는 “C4112T와 A6411C 위치의 염기서열이 바뀐 사람은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5.7배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허혈성 뇌졸중 가운데 발생빈도가 높은 대동맥경화증(LAA) 및 작은 동맥 폐쇄와 관련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와 작용 메커니즘 연구가 병행되면 상당한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마을 신앙’ 변천사 한눈에

    ‘마을 신앙’ 변천사 한눈에

    국립민속박물관은 2005년 우리나라 마을신앙의 종합적인 양상을 파악하고자 150명 남짓한 소장파 민속학자들로 네트워크를 짰다. 이해 정월 대보름, 민속학자들은 대보름 동제(洞祭)가 남아있는 전국 139개 마을로 달려가 각각 1박2일 동안 현지조사를 벌였다. 이듬해에는 그동안 발간된 각종 보고서와 논문, 자료집을 토대로 우리나라 마을신앙의 종합적인 양상을 파악하여 1만 2000여개를 분류했다. 민속박물관이 22일 펴낸 ‘현장조사보고서-한국의 마을신앙’은 바로 2년동안에 걸친 작업의 결과를 두 권의 책과 CD롬에 담은 것이다. 이번 보고서 발간 작업은 그동안 민속학자들의 노력으로 적지않은 자료가 축적되기는 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현재의 양상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추진된 것이다. 예를 들어 인천 소래포구 대동마을굿은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인 김금화 만신이 주무(主務)를 맡고 있다. 그는 1983∼1989년에도 주무를 맡은 적이 있다. 이전에는 소래포구에 선적을 두고 있는 바다호의 단골만신이 주무였지만 해파리가 기승을 부리고 30년 만에 흉어가 들자 주무 자리를 넘겨주어야 했다.2000∼2003년에는 이 지역 출신의 안음전 만신이 주무를 맡았으나, 이번에는 가족들이 반대하여 2004년부터는 다시 김금화 만신을 불렀다고 한다. 소래포구 대동마을굿은 한국전쟁 이전에는 소를 잡고 기생을 부르는 등 4∼5일 동안 벌어지는 큰 굿이었다. 이 때는 화랭이패가 주도하는 경기도식이었으나, 바다호 단골만신이 주무로 활동한 시기는 인천식, 다시 김금화 만신 때는 황해도식 굿으로 바뀌었다. 한 시기의 조사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현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소래대동마을굿은 증명하고 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양주 불곡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기도 양주 불곡산

    대동여지도에 경기도 양주의 진산이라 되어 있는 불곡산(佛谷山·465m)은 한북정맥이 도봉산으로 연결되기 직전에 솟아난 암봉이다. 웅장한 도봉산의 자태에 비해 자칫 낮고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암릉과 능선, 탁월한 조망 등 근교산행지로 부족함 없는 조건을 갖췄다. 특히 주말이면 인파로 들끓는 도봉산, 북한산에 비해 제법 한산한 편이라 조용한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장소.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서울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불곡산에서 호젓한 산행을 만끽할 수 있다. ●남·북쪽으로 백화암·부흥사 불곡산은 ‘불국산(佛國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불곡산이든 불국산이든 부처의 자비로운 기운이 골골이 배어 있다는 한뜻이리라. 이름값을 하듯 산의 남쪽과 북쪽에는 각각 백화암과 부흥사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 때인 898년(효공왕 2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화암은 창건 당시에는 불곡사(佛谷寺)라 불렀으나 이후 재난과 중건을 거듭하다 1956년 복원되면서 절 이름이 백화암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절 앞마당에는 수백년 된 느티나무가 있어 사찰의 역사를 실감나게 한다. 또 백화암 아래에 있는 약수터는 가뭄에도 물이 줄지 않고 혹한에도 얼지 않는다고 전한다. 불곡산 산행 들머리는 크게 양주시청, 유양리 공단 입구(채석장)와 백화암 입구, 산북리 등 4군데로 나뉜다.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3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볼거리가 많은 백화암, 정상부, 임꺽정봉을 중심에 놓고 교통편을 참고하면서 적절하게 등산 코스를 잡으면 편리하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코스는 백화암 입구∼시멘트길∼백화암∼십자고개∼정상∼불무리 쉼터∼420봉(무덤)∼임꺽정봉∼유양리 공단 입구. 이 코스는 임꺽정봉까지 올라가 전망을 감상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임꺽정봉 직전 안부까지 되돌아 내려와 남쪽계곡으로 내려서는 것이 좋다.3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두 번째 코스는 백화암에서 부흥사를 거쳐 산북리로 넘어가는 코스. 백화암 입구에서 출발해 시멘트길∼백화암∼십자고개∼정상을 거쳐 불무리 쉼터∼부흥사∼산북리로 이어지는 이 코스는 백화암과 부흥사 두 절집을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불무리 쉼터에서 임꺽정봉을 거쳐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더 타고 올라가다 부흥사로 내려설 수도 있다. 반대로 산북리 샘내 정류소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거쳐 백화암으로 내려오는 역코스도 3시간 정도 걸린다. 세 번째 코스는 양주시청 뒤 현충탑에서 출발해 십자고개∼정상∼불무리 쉼터∼임꺽정봉을 거쳐 유양리 공단 입구로 내려오는 코스로 주능선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잇는 방법이다. ●정상에 서면 도봉산·북한산 ‘한눈에´ 불곡산 주능선은 온통 암릉으로 되어 있으며, 구간구간 아찔한 곳이 있으나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정상에서 임꺽정봉까지 암릉 구간이 특히 재미있다. 화강암과 소나무가 조화로운 불곡산 정상에 서면, 사방이 활짝 열린다. 시원스레 뻗은 산줄기들 중에서 특히 남서쪽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도봉산과 북한산 능선의 흐름이 압권이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경기도 남북합작 벼농사 수해피해규모 파악 못해

    북한 지역에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가 남북합작 벼농사의 피해실태를 파악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21일 경기도에 따르면 평양시 인근 강남군 당곡리에서 남북합작으로 논 200㏊에서 벼농사 공동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북한측과의 통신두절로 피해실태를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당국과 언론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7∼11일 대동강 중·상류에 524㎜의 집중 호우가 내려 강이 범람하고 평양시 일대 저지대와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체 농경지의 11% 이상이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대동강변에 위치한 당곡리 지역도 심각한 수해를 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허기지는 학력위조 보도/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사회 유명인사들의 학력위조 사건은 우리사회 엘리트 계층의 도덕적 치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예술계, 연예계, 학계, 그리고 종교계까지 확산된 학력위조 실태는 한국 사회 엘리트들에 대한 대중의 냉소와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이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시각은 대동소이한 것 같다. 새로운 사실의 발견, 학력위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지식인 및 엘리트층의 도덕성 질타, 대학 등 제도화된 기관들의 학력 검증시스템의 문제, 흥미를 끄는 해당 당사자의 휴먼스토리 등이 그것이다. 상대적으로 서울신문은 색다른 접근을 시도한 것 같다.8월16일자 ‘씨줄날줄’에 실린 함혜리 논설위원의 “가짜의 경제학” 칼럼은 비용과 이익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루어 재미를 더했다. 특히 8월10일자에 실린 박건형 기자의 “대형포털 인물DB 조작 무방비”와 8월11일자 “중견그룹 회장등 무더기 ‘학력세탁’” 기사는 다소의 아쉬움은 있지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10일자 기사는 인명 데이터베이스의 문제점을 잘 설명해 주었다. 포털 등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들이 자기기입식 조사로 수집되었고 이를 검증할 장치가 없음을 지적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또한 인명 데이터베이스간의 경쟁으로 연예인 인명정보처럼 특정 기업들 간에 데이터를 교류 또는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기사에서 지적한 내용들은 포털이나 인명데이터베이스 회사, 학술진흥재단과 같은 공공데이터베이스 모두가 안고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기자는 포털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유통되는 인명정보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대학교육의 핵심기관인 학술진흥재단 데이터베이스의 신뢰성 문제이다.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깊이 다루어져 있지 않아 아쉽다. 8월12일자 기사는 훌륭한 탐사보도가 될 수 있었지만, 반쪽짜리로 머문 기사이다. 기자는 국내 주요 인명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김옥랑(62·동숭아트센터 대표) 단국대 교수가 졸업했다고 밝힌 미국 퍼시픽 웨스턴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뒤 국내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김 교수 외에 적어도 5명이 있는 것을 밝혀냈다. 또 이 대학 출신의 국내 중견기업 간부들도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기사는 여기서 머물고 있다. 참조한 데이터베이스가 어디인지 출처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비인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교수가 되었으면 이는 심각한 위법행위를 암시하지만 기사에는 ‘익명의 5명’으로만 다뤄지고 있고 후속보도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시간에 쫓겼는지 퍼시픽 웨스턴대학만 조사한 것도 안타깝다. 왜냐하면 서울신문은 이미 2006년 10월23일자에 국정감사 내용을 보도하면서,“학술진흥재단이 2005년 10월부터 미국의 ‘퍼시픽 웨스턴대’‘코헨 신학대’와 러시아의 ‘극동 예술아카데미’ 등 4개 외국대학이 고등교육과정 평가인증기관에 등록되지 않아 학위신고 접수를 보류했다.”는 내용을 실은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언론이 이 사실을 다루었지만, 하나같이 특정의원의 국정감사 질의문으로 처리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언론은 학력위조를 파헤칠 구체적 단서를 1년동안 묵히고 있었다. 이처럼 서울신문을 보면서 갖는 아쉬움은 “좋은 기사 아이템은 많지만,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탐사물은 적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 원인은 기자인력의 문제, 탐사비용의 문제, 하루하루의 경쟁에 민감한 편집국의 ‘하루치기 마감문화’ 때문일 수도 있다. 유명 해외 언론사들은 편집국에 리서처가 있어서 기자에게 중요 데이터를 분석한 정보를 제공해서 깊이있는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앞의 두 기사는 리서처가 부재한 서울신문 편집국의 공복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맛있지만 약간은 허기진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北 기록적 폭우… 평양 이달들어 이틀 빼고 날마다 비

    北 기록적 폭우… 평양 이달들어 이틀 빼고 날마다 비

    ‘북녘 하늘이 뚫렸다.’ 북한에 8월 들어 최고 730㎜의 기록적인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까지 평양에 565.0㎜의 폭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함흥 497.0㎜, 사리원 426.2㎜, 남포 385.2㎜, 신의주 371.1㎜, 개성 329.8㎜의 비가 내렸다. 또 황해도 신계군 730.1㎜, 평남 양덕군 616.0㎜의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평양에는 8월 들어 2일과 17일, 단 이틀을 제외하곤 날마다 비가 쏟아졌다. 반면 남한에서는 강원 춘천이 407.0㎜로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으나 다른 지역은 청주 256.5㎜, 서울 206.6㎜ 등 200㎜대에 머물러 북한에 비해 적은 비가 내렸다. 김승배 기상청 통보관은 “북한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해 가장자리에 든 반면 남한은 북태평양 고기압 중심에 있었다.”면서 “확장된 북태평양고기압이 대륙에서 내려온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부딛치며 북한에 많은 비를 뿌렸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대동강 중·상류에 7일부터 11일까지 평균 524㎜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홍수가 역대 최악의 호우로 기록된 1967년의 472㎜(8월25∼29일)보다 52㎜가 더 많아 기상관측 이래 최다 강수량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북 기상관측기구 사이에는 직접적인 교류가 이뤄지지 않아 실시간으로 기상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측이 중국의 기상관측기구에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데이터를 전달하면, 이를 다시 기상청이 제공받는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남북 접촉시 기상관련 교류를 제안해왔지만 북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간접적으로 데이터를 얻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피해상황은 우리도 보도를 통해 확인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대공원 곤충특별전

    서울대공원은 18일부터 곤충 특별기획전을 연다. 서울대공원은 기존 대동물관 오른편 곤충관을 곤충박물관으로 업그레이드한 기념으로 ‘반딧불이 특별전’‘초등학교 교과서 곤충 한마당전’‘딱정벌레들의 퍼레이드’‘아기곤충전’‘곤충 아카데미’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10월 말까지 마련되는 반딧불이 특별전에선 어린이들이 반딧불이의 유충을 보며 생태와 활동 등 생활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특히 이달 24일엔 시민들과 함께 동물원 계곡에 애반딧불 유충 1만마리를 방사하는 행사를 진행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北 큰비 수백명 사망·실종

    北 큰비 수백명 사망·실종

    지난 7일부터 북한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수백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되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이 수해 복구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수해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의 육로 방북 추진이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문제없다고 내다봤다. 중앙통신은 이날 “7일부터 연일 내리는 집중호우로 많은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12일까지 수백명이 사망 또는 행방불명됐다.”고 전했다.AP통신은 북한에서 활동하는 국제적십자사연맹 대표단의 테리에 뤼스홀름 대리대표의 말을 인용,2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엿새 동안 평양 460㎜를 비롯, 황북·평남·강원지역에 평균 200∼300㎜의 비가 내렸다. 특히 대동강 상류인 평남 양덕에는 500㎜, 평강·회양에는 600㎜ 이상의 큰 비가 쏟아졌다. 잠정 집계된 피해 규모는 ▲사망·실종 수백명 ▲주택 파손 6만 3300여가구 ▲건물 파손 3만여동 ▲철도·교량 유실 610여개소 ▲침수·유실 농경지 수만정보 등이다. 특히 평양의 경우 대동강·보통강이 범람해 보통강호텔, 능라도, 창광원 등 저지대가 침수되고 지하철 역이 침수되는 등 교통·통신이 일부 두절됐다. 지난해 심각한 수해를 입은 평남 양덕의 복구된 철도 노반 및 교량이 또다시 유실됐다. 오는 17일까지 지역별로 2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수해에도 노 대통령의 육로 방북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 관계자로부터 개성∼평양고속도로와 철도는 높은 곳에 위치해 별 피해가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당국이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엔(UN) 조사단은 며칠 후 평양과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둘러볼 예정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성남, 문화센터 → ‘도서관’ 개명

    성남시는 지역내에서 사실상 도서관 기능을 하고 있는 ‘문화정보센터’의 명칭을 모두 ‘도서관’으로 통일한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중앙문화센터는 ‘성남시립중앙도서관’으로 바뀐다. 또 성남시수정문화정보센터(수정구 단대동)는 ‘성남시수정도서관’, 성남시중원문화정보센터(중원구 성남동)는 ‘성남시중원도서관’, 성남시분당문화정보센터(분당구 정자동)는 ‘성남시분당도서관’으로 각각 명칭이 변경됐다. 시 관계자는 “문화정보센터란 명칭이 백화점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센터’명칭과 비슷해 도서관 이용 시민들의 혼란을 야기시켜 왔다.”며 “이번 명칭 변경으로 도서관의 친밀감 강화는 물론 시민들의 정보욕구 충족과 지역문화·평생교육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는 명칭변경과 함께 28일부터는 대출권수를 확대하고 대출기한도 늘리기로 했다.1인당 3권으로 제한하던 대출 권수는 4권으로 늘리고 대출기간도 14일까지로 한정하던 것을 1회에 한해 1주일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李 “군대동원 발언 왜곡은 선거법 위반” 朴 “李측서 구전홍보단 운영 금품 살포”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측의 치열한 난타전이 9일에는 ‘허위사실 유포’와 ‘불법 구전홍보단’을 둘러싸고 당 선관위와 중앙선관위 고발로 이어졌다. 박 후보측은 이 후보측의 ‘국정원 직원 내통설’을 다시 들고 나왔고, 이 후보 관련 검찰 수사 발표가 늦어지는 것도 문제삼았다. 이 후보측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전날 박 후보가 연설회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 추진 과정에서 이 후보가 반대한 것을 겨냥해 “군대라도 동원해 막고 싶은 분도 계셨다.”고 말한 데 대해 반격했다. 그는 “하지도 않은 발언을 지어내 이 후보를 공격한 것은 선거법상 금지된 허위사실 유포행위”라며 당 선관위에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당시 행정복합도시 반대자들에게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으라는 얘기냐.”고 반어법적으로 표현했는데, 박 후보가 충청도 지역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이처럼 말했다는 설명이다. 장광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후보측에서 이 후보 캠프를 ‘범죄집단’ 등으로 표현한데 대해서도 “정말 해도 너무 하지만, 참고 또 참겠다.”고 일축했다. 박 후보측 이정현 대변인은 이 후보측이 불법 구전홍보단을 운영하면서 1억 56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해 온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자들을 당 선관위에 고발했다. 이 대변인은 “이 후보 캠프 대외협력위원회가 지난달 9일부터 40일 동안 연구원, 강사 등 65명으로 구전홍보단을 구성, 불법으로 이 후보를 홍보해 왔다.”며 이 후보 캠프 내부문건을 증거 자료로 공개했다. 이들은 전국 13개 팀을 구성해 택시를 타거나 미용실·이발소 등을 돌며 이 후보를 홍보하고, 박 후보 관련 최태민 의혹 등을 퍼뜨리는 활동을 했다는 주장이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후보가 도곡동 땅과 다스, 양평 별장의 실제주인이라고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검찰은 중간수사 결과를 늦추는 이유를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홍 위원장은 또 이 후보측의 ‘국정원 직원 내통설’과 관련,“직위 해제된 직원 박광씨의 윗선인 국정원 고위간부가 정치인 중 누구와 접촉했는지 국정원은 조사 결과 이미 알고 있다.”며 진상 공개를 촉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최재경 특수 1부장은 “정치권에서는 별의별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 확인할 게 남아 있다.”면서 “사안마다 수사가 끝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구전홍보단 문건과 관련, 이 후보측 박형준 대변인은 “실무자가 만들었다 폐기한 문건으로 대외협력위원장인 정의화 의원은 물론 정종복 본부장, 김대식 단장에게 보고된 적도 없고, 실행도 안 됐다.”고 주장했다.홍희경 김지훈기자 saloo@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34) 부안 능가산 내소사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34) 부안 능가산 내소사

    한반도 서쪽 끝 국립공원 변산반도의 능가산 자락에 소담한 연꽃 형상으로 앉은 내소사(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국립공원 안에 들어있어 철을 가리지 않고 신도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지만 항상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손을 맞는 정갈한 고찰이다. 언제 어디에서건 평상심을 허물지 않는 법랍 높은 선지식(善知識)을 닮았다고나 할까.‘맑고 때 묻지 않은 사찰’을 들 때 빠지지 않는 도량,‘스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절집’의 명성만큼 내소사는 숱한 사연과 스님 이야기를 감추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대승경전 능가경을 설했다는 ‘능가산’.‘능히 모든 마장(魔障)을 끊고 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 담긴 불가의 마음속 성지이자 길지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내소사의 주봉인 관음봉이 능가산이라 불리면서 이 내소사는 ‘능가산 내소사’로 통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1300년 고찰 내소사(來蘇寺)에 ‘내생(다음 세상)에 반드시 소생(蘇生)하라’는 창건주의 절절한 원이 서렸음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사찰이 처음 섰을 때의 이름은 내소사가 아닌 소래사(蘇來寺)였다고 한다. 백제 무왕 34년(633년) 혜구(惠丘)라는 스님이 대소래사와 소소래사 등 두 개의 절을 세웠는데 대소래사는 불 타 없어지고 지금의 소소래사만 남았다는 것이다. 원 이름인 소래사는 고려시대 정지상의 ‘제변산소래사’를 비롯한 시문들과 조선 중종25년(1530년)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명확히 등장한다. 김정호의 ‘대동지지’에 소래사와 내소사란 표현이 혼용되지만 조선 숙종 26년(1700년) 조성된 ‘영산회 괘불’에 ‘내소사’란 이름이 처음 나오고 이후 ‘해동지도’‘변산내소사사자암중건기’등 18∼19세기 문헌엔 모두 내소사로 기록되어 있다. 소래사가 내소사로 바뀐 것을 놓고 세간에서는 “이곳 석포리에 상륙한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절에 찾아와 큰 시주를 한 뒤 이를 기념해 이름을 바꿔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손사래를 친다. 이곳은 당시 나당 연합군에 맞서 싸운 백제의 마지막 저항지였던 만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절에 시주한 소정방의 이름 ‘소’자 에 절의 개명을 연결한 것이 맹랑해 보이지만 실제로 ‘부안군지’에는 이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사대주의에 빠진 학자들이 이야기를 허투로 꾸며 군지에 올린 사실이 나중에 확인됐고 부안군과 사찰측이 그 기록을 삭제키로 합의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전한다. 사찰의 이름이 바뀐 연유는 아직도 명확치 않다. 하지만 소래사면 어떻고 내소사면 또 어떠한가.“이곳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과 일이 소생되기를 바란다.”는 큰 뜻에 차이가 없을 바에야…. 아무튼 학계에서는 ‘부안지’를 비롯한 여러 사료에 전하는 “경오년에 변산에 큰 불이 나 사찰과 임야가 모두 불탔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1810년경 대소래사가 화재로 없어진 것으로 본다. 남은 소소래사는 1633년 청민(靑旻)이 중건했고,1902년 관해(觀海)가 수축한 뒤 만허(萬虛)가 보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600m에 걸친 전나무숲을 관통해 천왕문에 서면 기둥의 예사롭지 않은 주련이 눈에 든다. ‘鐸鳴鐘落又竹(탁명종락우죽비) 鳳飛銀山鐵城外(봉비은산철성외) 若人問我喜消息(약인문아희소식) 會僧堂裡滿鉢供(회승당리만발공)’/목탁소리 종소리 죽비소리 어울리니, 은빛 산속에 봉황새가 날아드네. 누가 내게 무슨 기쁜 일 있나 묻는다면, 당우(堂宇)에서 스님들께 발우가득 공양 올린다고 하리. 내소사에 주석하며 호남지역에 선풍을 크게 일으킨 해안(海眼·1901∼1974) 대종사가 득도하면서 남긴 오도송. 얼핏보면 산 속에서 수행하며 부처님께 예불하고 공양 올리는 기쁨의 평범한 표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저 스스로를 범부(凡夫)라 부르며 평생 수행에 몰두했던 선지식의 ‘칼날 같은 사자후’라는 주지스님의 귀띔에 주련을 다시 보지 않을 수 없다. 어릴 적부터 신동으로 소문났던 해안 스님은 내소사에서 만허 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출가해 호남 선(禪)불교의 여명을 밝힌 인물. 평생 수행과 정진으로 일관해 ‘호남지역의 대도인(大道人)’으로 추앙받았는데 늘상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절은 전쟁을 하는 곳이야. 죽느냐 사느냐 하는 막다른 골목에서 생명을 걸고 싸우는 전쟁터란 말이야.” 환갑을 맞던 해에는 스스로 자신의 장례를 치르며 “다시 태어났다는 각오로 새롭게 수행자로 거듭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일주문 왼쪽으로 난 비탈길을 오르면 내소사를 중창시킨 해안 스님을 비롯한 고승들을 모신 부도전이 있다. 해안 스님의 부도앞 비석엔 ‘해안범부지비’라 쓰여져 있다. 뒷면에 탄허 스님이 쓴 비문 ‘生死於是 是無生死(생사가 이곳에서 나왔으나 이곳에는 생사가 없다)’에 눈길이 쏠린다. 해안 스님 입적후 제자들이 오대산의 탄허 스님을 찾아가 어렵게 부탁해 받은 글. 오랜 세월이 흘러도 내소사의 사격과 선풍이 변치 않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천왕문 앞에는 ‘할아버지 당산목’이라 불리는 수령 700년의 거대한 느티나무가 서 있다. 일주문 앞에도 비슷한 나이의 느티나무가 서 있는데 ‘할머니 당산목’이라 이름붙인 점이 흥미롭다. 과거엔 음력 정월 대보름 전날밤 이 느티나무 앞에 제수를 차려 내소사 스님이 주관해 절안에서 재를 모신 뒤 내소사 입구 느티나무에서 마을사람들과 합동으로 동제를 지내곤 했단다. 토속신앙과 불교가 융화된 독특한 당산제로 다른 지방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1914년 실상사(實相寺) 터에서 옮겨왔다는 봉래루 누각을 지나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아상(我相)을 버리고 나 자신을 낮춘다.’는 바로 그 하심(下心)으로 몸을 옮기면 이내 대웅전으로 치닫는다. 계단을 올라 허리를 펴면 맞은 편 정면에 단청이 모두 지워진 알몸의 소박한 대웅전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kimus@seou.co.kr ■미완의 대웅전이 된 까닭은 내소사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ㅁ’자 가람배치의 정점인 대웅보전(보물 291호)이다.1633년 만들어져 지금까지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조선중기의 대표작격 전각. 전각의 단청은 모두 벗겨졌지만 “남길 것도 가져갈 것도 없는 무소유의 경지를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이렇듯 이름난 전각이지만 누가 어떻게 세웠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대신 숱한 설화들만 전한다. 설화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대웅보전은 호랑이가 화현(化現)한 대호(大虎)선사가 지었고, 관세음보살상 등의 벽화는 관세음보살의 화현인 푸른 새가 그린 것으로 통한다. 그 내용은 이렇다. “대웅전 건립공사를 맡은 화공이 단청을 하는 동안 절대 안을 들여다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여러 날이 지나도 기척이 없어 궁금해진 이 절의 사미승이 문틈으로 엿보니 푸른 새 한 마리가 붓을 문 채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를 눈치챈 새가 마무리를 안 하고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미완의 대웅전으로 남게 됐다.”설화의 내용대로 대웅보전의 동쪽 도리중 하나는 바닥 색칠만 한 채 단청을 넣지 못했다. 천장의 공포 한 군데에도 목침 크기만 한 빈 공간이 있는데 법당을 지을 때 동자승이 재목을 감추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의장(意匠)과 기법도 독창적이다. 아주 복잡한 구조의 다포식 구조이지만 못을 쓴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순전히 나무로만 깎고 짜맞춘 솜씨가 그야말로 구도의 경지 그 자체이다. 법당 안 벽면에 그려진 관세음보살상 등의 탱화도 모두 일품. 특히 삼존불을 모신 후불벽의 ‘백의관음보살 좌상’은 남아있는 백의관음보살중 가장 큰 것. 백색 옷으로 전신을 감싼 채 바위에 앉은 모습인데 총 6칸 흙벽에 단숨에 그려나간 신심이 엿보인다. 대웅전 전면의 8짝 봉합창문을 장엄(莊嚴)하고 있는 꽃 문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연꽃, 국화, 모란 등 여러 꽃무늬를 조각한 꽃문살인데 마치 꽃잎이 살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름답고 정교하다. “부처님집 방안은 용봉도 날고 아름다운 음악이 있고 온갖 꽃비가 내리는구나.” 조계종 문화부장을 지낸 혜자 스님이 자신의 책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에 남긴 글이다.
  • [아프간 사태 분수령] 고민 깊어가는 우리 정부

    [아프간 사태 분수령] 고민 깊어가는 우리 정부

    “우리가 던질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납치단체측이 석방조건을 바꾸기만 바랄 뿐이다.”(정부 고위 당국자) 주 아프간 한국 대사관과 탈레반 무장세력이 전화통화에 이어 직접 대면접촉을 시도하면서 양측의 직접 협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며칠째 접촉 장소 및 안전보장 문제 등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접촉 자체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측이 대사관과 인질간 전화통화를 허용하는 등 한국 정부와의 접촉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면접촉이 이뤄질 경우 장기화 국면을 맞은 석방협상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대면접촉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직접접촉에는 나섰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는 당국자의 발언이 이를 대변한다. 먼저 사태 초기부터 유지해 온 ‘납치단체와 협상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원칙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동참, 파병까지 한 상황에서 탈레반을 직접 만나 협상할 경우, 그들을 인정해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또 아프간 정부와 미국측이 수감자·인질 맞교환을 거부하고 있어 우리측이 독자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카드는 물밑으로 몸값 협상을 하는 정도다.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 인질 2명의 우선 석방을 요구할 수도 있다. 물론 아프간 정부와 미국측에 유연한 대응을 요청해 온 만큼 비밀리에 일부 수감자를 석방하는 등 맞교환 명분을 살려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이에 따라 대면접촉을 하더라도 결과에 따라 원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탈레반측이 한국 정부가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석방조건을 바꾸는 등 우호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며 “다시 인질 추가 살해 협박 등 강경론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면접촉을 하더라도 장소 및 안전보장 문제가 관건이다. 정부 대표단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할 경우,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또 아프간 정부 관계자 및 지역 원로들을 협상장에 대동하지 않고는 탈레반측과 통역 없이 대화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프간 정부측에 의존할 경우 또다시 협상이 공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대면접촉은 우리의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을 연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만일 군사작전을 하더라도 준비에 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직접접촉을 통해 시간을 벌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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