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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바수술 향후 5년내 中전역 확대 보급”

    “카바수술 향후 5년내 中전역 확대 보급”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카바’(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의 해외 진출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급여 적용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의술이 해외에서 큰 관심을 끄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송 교수가 이런 논란에 회의를 느껴 해외로 진출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12주마다 中 연수단 자격 평가 건국대병원은 다음 달 3~4일 일본 고베에서 열리는 일본 CCT(Complex Cardiovascular Therapeutics 2012)학회에서 송 교수의 카바 수술 장면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고 23일 밝혔다. CCT학회는 심혈관 치료를 위한 전문의 연구 모임이다. 이번 생중계는 CCT학회가 일본의 흉부외과 및 심장혈관 전문의들에 대한 교육을 하기 위해 마련했다. 중국에서도 대규모 카바 연수단을 파견해 실무교육을 받고 있다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새달 3~4일 수술 日학회 생중계 건국대병원은 11월 3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30분 동안 일본 현지에 카바 수술 장면을 생중계로 내보낸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김용인 교수가 오전 9시 30분부터 일본 현지에서 카바 수술의 원리와 방법에 대해 특강을 한 뒤 송 교수의 수술 장면을 연결해 중계하는 방식이다. 일본 측은 이를 위해 사이타마현 아게오중앙종합병원의 테도리아 교수를 건국대병원에 파견해 수술 전 과정을 브리핑하도록 했다. 앞서 중국 닝샤자치구와 헤이룽장성 지역에서 선발된 8명의 현지 의료진도 지난 8일 건국대병원을 방문해 12주 일정으로 카바 연수를 진행 중이다. 병원 측은 이번 연수가 지난 6월 건국대병원이 중국, 러시아와 체결한 ‘카바 수술을 통한 의료협력 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이후 12주마다 의료연수단을 파견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11월 4일부터는 중국 상하이에서 선발된 의료진이 이 병원을 찾아 1주일 일정의 ‘카바 아카데미’에 참여하게 된다. ●흉부외과·심장혈관 전문의 교육 송 교수는 “중국 연수단이 카바 이론 강의와 수술 참관, 동물 실험 등 강도 높은 연수를 받고 있다.”면서 “소정의 시험과 평가를 거쳐 자격증을 수여하고 연수 평가 결과를 중국 당국에 직접 통보하게 된다.”고 전했다. 송 교수는 이어 “내년 3월부터 중국에 카바 수술을 본격적으로 보급해 향후 5년 내에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부동산플러스] 강남 힐스테이트 에코 26일 분양

    강남 힐스테이트 에코 26일 분양 현대건설은 26일부터 서울 강남구 자곡동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강남 힐스테이트 에코’(조감도) 오피스텔 468실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23.1㎡ 이하가 441실. 2.75m 높이의 ‘우물천장’으로 설계, 개방감을 높였다. 디지털 도어록, 무인경비 시스템, 보안용 폐쇄회로(CC)TV, 차량출입통제 시스템 등 최첨단 보안 시스템 적용. 3.3㎡당 분양가는 1100만원대. 2014년 10월 입주 예정. (02)572-0050. 세종 한양수자인 24일 분양 ㈜한양은 24일부터 충남 세종시 고운동(1-1생활권) M3 블록에 ‘세종 한양수자인 에듀그린’(조감도) 아파트 463가구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59㎡ 171가구와 84㎡ 292가구. 가까운 곳에 32만㎡ 규모의 근린공원과 국제·과학고가 들어선다. 일부 가구에는 3면 개방 발코니, 4베이 구조가 설계됐다. 분양가는 3.3㎡당 700만원대 중·후반. 2015년 6월 입주예정. 1899-0777. 청주 복대 ‘두산위브지웰시티’ 두산건설이 충북 청주 복대동에 ‘두산위브지웰시티’(조감도)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지상 45층의 8개동 1956가구. 전용면적 85㎡ 단일 평형. 현대백화점 충청점과 롯데아울렛이 단지에 인접. 세종시까지 승용차로 20분 거리. 건폐율이 30% 미만으로 주거환경 쾌적. ‘범죄예방 환경 디자인’(CPTED)의 인증을 받았다. 분양가는 3.3㎡당 870만원. 2015년 입주 예정. (043)249-9300. 부영 평택 ‘사랑으로’ 3310가구 부영주택은 경기 평택청북 ‘사랑으로’(조감도) 부영 임대 아파트 1~5차 3310가구를 공급 중이다. 59~84㎡ 규모. 단지에 43만 9000㎡ 규모의 퍼블릭골프장 건설. 녹지율이 42%로 주거환경 쾌적. 고덕국제신도시, 미군기지 이전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 홈플러스 등 대형 상가 인접. 84㎡ 임대 분양가는 1억 3000만~1억 4000만원. 1~2차는 즉시 입주, 5차는 오는 12월입주 예정. (031)686-5228.
  • ‘광해’도 1000만… ‘극장가의 왕’ 되다

    ‘광해’도 1000만… ‘극장가의 왕’ 되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지난 20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달 13일 개봉한 지 38일 만이다. 한국영화로는 일곱 번째,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를 포함하면 여덟 번째다. ‘광해’는 9월 개봉작으로는 첫 1000만 관객 돌파, ‘도둑들’에 이어 한 해 두 편의 1000만 관객 달성 기록도 쏟아냈다. ‘광해’의 흥행 성공은 익숙한 ‘왕자와 거지’의 구도에 코미디와 메시지를 버무려낸 탄탄한 시나리오, 이병헌 등의 호연, 추창민 감독의 연출력 등 콘텐츠 완성도가 담보됐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지도자에 목마른 대중의 기대가 투영된 영화 속 하선(광해군 대역을 맡은 광대) 캐릭터가 대선 정국과 맞물려 공감을 얻었다. 물론 올 들어 시장점유율이 21%까지 추락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CJ E&M(공동제작·배급사)이 홍보·마케팅 비용으로 30억원가량 쏟아붓고, 개봉 초기 900개 안팎의 스크린에서 상영하는 등 든든한 지원을 받은 것도 단단히 한몫했다. 하지만 ‘광해’는 잉태부터 탄생까지 지금껏 6편의 1000만 영화와는 차별성을 지닌다. ‘괴물’ ‘도둑들’ ‘태극기 휘날리며’ ‘해운대’는 감독이 각본을 썼고, ‘왕의 남자’ ‘실미도’는 원작이 존재했다. 반면 ‘광해’는 2009년 말 CJ E&M 기획팀 인턴이 내놓은 A4용지 한 장 반짜리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다니던 안소정씨는 ‘광해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 정적의 독살 위협 때문에 대역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동법 시행과 실용외교 등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부분을 대역이 했다고 하면 어떨까.’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때마침 학계·출판계에서는 광해군 재조명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아이디어가 채택되자 사학과 출신 김보연 프로듀서가 서너 달을 매달려 20쪽 분량의 트리트먼트(줄거리와 중요 장면, 등장인물을 압축한 글)를 썼다. ‘올드보이’의 황조윤 작가가 바통을 이어받아 시나리오를 탈고한 게 지난해 초. CJ E&M 임상진 기획1팀장은 “‘마파도’만 했으면 추창민 감독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면서 드라마와 코미디를 고급스럽게 풀어 가는 능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추 감독이 시나리오를 손보고, 제작사 리얼라이즈가 합류하면서 지난 2월 촬영을 시작했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들고 제작사를 찾아가거나 제작사가 감독을 고용한 뒤 투자자를 구하고 배급사와 접촉하는 충무로의 제작 시스템과는 달랐던 셈이다. CJ가 원안부터 시나리오는 물론 제작까지 참여한 ‘기획영화’란 얘기다. 물론 기획영화는 1990년대부터 있어 왔다. 감독의 철학보다 트렌드를 읽어 낸 제작·기획자의 아이디어가 중심이 된 영화들이 ‘결혼 이야기’(1992)를 계기로 쏟아졌다. 제작사 신씨네가 실제 20대 부부들을 취재해 삶의 방식을 녹여낸 코미디가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1990년대 기획영화들은 심재명(명필름)·오정완(영화사 봄)·김미희(좋은영화) 등 걸출한 프로듀서들의 창의성과 아이디어에 의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재명 대표는 “1990년대에는 프로듀서, 작가, 감독 개인 역량이 중요했고, 이들이 영화를 주도했다. 반면 ‘광해’는 CJ에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감독을 뽑고, 전문제작사가 나중에 붙는 분업화된 시스템이란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도 “1990년대에는 프로듀서의 통찰력이나 창의력이 영화를 좌우했다. 하지만 ‘광해’는 특정인의 영화가 아니다. 분업과 협업, 팀워크로 만든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국영화 관객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06년이다. ‘왕의 남자’(2005년 12월 말 개봉)와 ‘괴물’ 등 두 편의 1000만 관객 영화가 나오면서 9174만명이 봤다.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무려 63.6%였다. 벌써 두 편의 1000만 관객 영화가 나온 올해는 9월 말까지 8612만명이 한국영화를 봤고, 점유율은 57.8%다. 올해 1억명 돌파도 무난하다. 이쯤 되면 한국영화 르네상스다. 전찬일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30~40대가 영화관을 찾으면서 외연이 확장됐고, ‘최종병기 활’ ‘도가니’ ‘완득이’ ‘부러진 화살’ ‘범죄와의 전쟁’ 등 완성도 높은 영화가 쏟아지면서 한국영화끼리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차대전 전범 참배하면서 “조상 기리는데 韓·中 난리”

    2차대전 전범 참배하면서 “조상 기리는데 韓·中 난리”

    18일 일본 도쿄 구단시타의 야스쿠니 신사에는 가을비가 내렸지만 이른 아침부터 참배객이 줄을 이어 우경화된 일본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2차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20일까지 추계대제(秋季大祭)가 이어진다. 전날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에 이어 이날도 일부 각료를 포함해 여야 정치인들이 연신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8시를 넘어서자 하타 유이치로 국토교통상과 시모지 미키오 우정민영화 담당상이 와서 참배했다. 하타 국토교통상은 패전일인 8월 15일에도 참배했던 인물이다. 국민신당 소속의 시모지 우정민영화 담당상은 당당하게 “각료로서 야스쿠니를 찾았다.”고 밝혔다. 2009년에 출범한 민주당 정권은 한국, 중국 등의 반발을 고려해 각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금지했으나 지난 8월 15일 하타 국토교통상 등 2명이 이를 깼다.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등 여야 정치인 67명은 연이틀 참배 행렬을 이어 갔다. 8월 15일의 50여명보다 참배자가 증가했다. 정치인들의 참배가 끝난 9시 이후부터는 일반 시민이 몰려들었다. 전세버스로 시가현 등의 지방에서 올라온 참배객도 눈에 많이 띄었다. 신사에는 2차대전 A급 전범 14명과 전몰 군인 등 246만 6000여명의 위패가 있다. 도쿄가스 등 일반 회사들도 버스를 전세 내 직원들의 참배를 지원했다. ‘영령에 보답하는 회’라는 띠를 두른 자원봉사자들이 참배객들을 안내했다. 신사 한쪽 구석에는 70, 80대 노인 20~30여명이 전통극 공연을 보고 있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새김하는 듯 지긋이 눈을 감은 사람들도 많았다. 신사 내 전쟁기념관인 ‘류슈칸’에서는 태평양전쟁 당시 해군 대장이던 야마모토 이소로쿠와 육군 소장 가토 다케오를 추모하는 ‘대동아 전쟁 개전 70년 전시회’가 열려 야스쿠니 신사의 성격을 짐작하게 했다. 진주만 공격 당시 전사한 9명의 군인을 신격화한 초상화와 진주만 기습 성공 통신 문서 등도 전시돼 있다. 해군 복장으로 참배한 70대 노인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조상들의 넋을 기리는데 왜 한국과 중국이 야단이냐. 일본이 싫으면 절대 일본에 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자본가 타도” 외쳤던 마오쩌둥…딸은 재벌을 사위로

    “자본가 타도” 외쳤던 마오쩌둥…딸은 재벌을 사위로

    농민, 노동자들과 함께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毛澤東)이 아이러니하게도 억만장자를 외손녀 사위로 맞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마오쩌둥과 그의 세 번째 부인인 허쯔전(賀子珍) 사이에서 태어난 장녀 리민(李敏·76)의 딸인 쿵둥메이(孔東梅·40)가 억만장자 재벌인 천둥성(陳東升·55) 타이캉(泰康)생명보험 회장과 결혼했다고 보도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인터넷포털 인민망도 ‘마오쩌둥의 외손녀가 누구랑 결혼했다고?’라는 제목으로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 밖에 대부분의 지방 유력지들과 인터넷포털도 리민이 딸과 천둥성을 대동한 채 국경절 연휴기간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장시(江西)성 징강산(井岡山) 등 공산혁명 성지를 둘러봤고, 이때 천둥성은 자신을 “징강산의 사위”라고 불렀다며 ‘쿵·천 커플’의 결혼 소식을 알렸다. 앞서 홍콩 언론들은 지난 12일 천둥성이 우한(武漢)대 동창이던 전 부인 루양(陸昻)과 지난해 이혼했으며 지난 15년간 불륜 관계였던 쿵둥메이와 베이징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15살 연하인 쿵둥메이는 1996년 베이징항공항천대를 졸업한 뒤 타이캉생명 창업에 동참했다가 천 회장과 알게 돼 연인 사이로 발전했으며 둘 사이에는 이미 3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쿵둥메이는 현재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다산쯔(大山子) 798예술특구에 베이징둥룬쥐샹수우(北京東潤菊香書屋)를 창업해 ‘홍색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국화 꽃향이 나는 서재란 뜻의 ‘쥐샹수우’는 마오쩌둥이 생전에 사용하던 서재의 이름이다. 마오는 국민당군에 패해 징강산에서 전열을 재정비하던 1928년 비서인 허쯔전을 세 번째 부인으로 맞이해 슬하에 6명의 자녀를 뒀으나 내전 등에서 모두 죽고 리민만 남았다. 첫번째 부인 뤄이슈(羅一秀)와의 사이에는 자식을 남기지 않았다. 두번째 부인 양카이후이(楊開慧)와의 사이에서 아들 셋을 뒀으나 모두 죽었고, 장손인 마오신위(毛新宇)가 인민해방군 장성으로 활동하고 있다. 네번째 부인 장칭(江靑)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 리너(李訥)는 베이징시 부서기 등을 역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서울광장] 다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다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8일 한국 대선이 경제분야에서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했다면서 작은 구상과 세부적인 관리를 중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속한 고령화에따른 문제 해결과 수출 주도 성장모델을 택하고 있는 후발 국가들과의 경쟁에 대응하는 경제 목표의 큰 그림이 없으면 국가경제가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희식 개발모델과 외환위기 이후의 신자유주의식 경제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경제 밑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MB(이명박)경제’를 대신할 청사진으로 ‘창조경제’(박근혜 후보), ‘일자리 대통령’(문재인 후보), ‘혁신경제’(안철수 후보)를 내세우고 있으나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 같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에 재갈을 물리고 복지란 이름으로 사회적 약자의 굶주림과 박탈감을 채워 주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한결같이 표심(票心)만 겨냥해 배 부른 자의 몫을 뺏거나 나라 곳간을 풀어 갈증을 해소해 주겠다고 접근하다 보니 생긴 결과다. 더구나 과거와 같은 이념적인 대치전선도 없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감언이설에 현혹되기에는 내상(內傷)이 너무도 깊다.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및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관련기관,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떨어뜨렸다. 동시에 잠재성장률은 3% 중반 전후로 제시했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1980~1988년 9.1%, 이후 10년간 7.4%,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4.7%로 떨어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다시 3.8%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차기정부 집권기간 동안 연평균 잠재성장률이 3.7%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대내외 여건 변화와 정책 구사 등에 따라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 수도 있지만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은 반드시 후유증을 남긴다. 게다가 속을 들여다보면 상태는 훨씬 더 심각하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4.5%인 반면 실질 국내총소득(GNI) 증가율은 3.4%로 1.1% 포인트 낮았다. 상대적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내수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구나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의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990년대에는 3.72배였으나 외환위기 직후 4.55배로 치솟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격차가 해소되기는커녕 4.8~5배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 결과, 중위임금 3분의2 미만인 저임금근로자의 비중은 22.2%(2010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세 번째로, 중위소득 50% 미만이 차지하는 2인 이상 가구의 비율인 상대빈곤율은 일곱 번째로 높다. 특히 지난 4년간 가계의 실질소득은 2.4% 증가에 머문 반면 기업의 실질소득은 16.1%나 급증했다. 감세, 규제 완화 등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부자 기업-가난한 가계’라는 새로운 양극화를 낳은 것이다. 기업을 지원하면 이윤이 낙수효과를 통해 성장과 투자, 고용으로 이어질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기업의 배만 불렸다. 그러다 보니 월소득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빈형 자영업자가 170만명에 이른다. 전체 자영업자의 23.7%다. 올 들어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은 55%나 늘었다. 7등급 이하 저신용층도 500만명이나 된다. 차기정부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따라서 지금의 대선 공약으로는 성장률 추락과 양극화 심화, 저출산-고령화로 활력을 잃은 한국경제를 살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먼저 각 경제주체의 경제활동 참여율부터 높여야 한다. 그러자면 새 정부의 경제 밑그림은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성장’이어야 한다. 복지도, 경제민주화도 모두가 성장에 함께 참여하고 과실을 나누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것이 플러스 정치다. djwootk@seoul.co.kr
  • 금융사 기프트카드 낙전수입 5년간 143억

    금융사들이 기프트 카드(일정 금액을 미리 넣어두고 차감해 가는 선불카드)의 ‘낙전’으로 올리는 수익만도 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이 귀찮게 여겨 환불을 받는 데 소홀한 탓이 크다. 금융사들이 홍보를 게을리해 고객들이 손쉽게 환불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기프트 카드 잔액의 소멸시효 경과로 은행 및 카드사들이 올린 수익은 143억원으로 나타났다. 카드 수만 201만개다. 연도별 수입액은 2007년 5억 8600만원에서 지난해 51억 5200만원으로 9배나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33억 100만원을 기록해 지난해 수익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쓰고 남은 기프트 카드 잔액은 금융사 콜센터(ARS), 인터넷 홈페이지, 영업점 방문 등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영업점 방문을 통한 환불 비중이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콜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한 환불 비중은 각각 11%, 5%에 그쳤다. 콜센터나 인터넷을 통해 간단히 환불 신청을 할 수 있는데도 이 같은 사실을 고객들이 잘 몰라 낙전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사들이 홍보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은행계 카드는 영업점 방문을 통한 환불만 허용하고 있어 시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물길 못 잡는 ‘인천만 조력발전’ 개발

    물길 못 잡는 ‘인천만 조력발전’ 개발

    정부가 추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천만조력발전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이 ‘십인십색’이다. 중앙부처 간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물론, 지자체들도 찬반으로 나뉘어 있다. 지방의회 또한 지자체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주민 간에도 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반목이 계속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인천만조력발전사업에 대한 관계 부처들의 의견을 물은 결과, 환경부는 해양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며 반대를 표명했다. 사업 예정지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갯벌을 지닌 습지보호구역인 점을 강조했다. 어업을 보호해야 하는 농림수산식품부도 대동소이한 견해를 밝혔다. 문화재청은 ‘사업부지가 천연기념물이 있는 문화재보호구역이므로 문화재 사전현상 변경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찬반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지만 반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부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인천만조력발전 건설을 위한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반영을 요청함에 따라 관련 부처와 지자체로부터 의견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8일 국토부에 인천만조력발전을 반대한다는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역시 환경문제를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아울러 조력댐으로 생기는 도로가 현재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인 영종도∼신도∼강화도 간 도로와 중복되고,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유치에도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정작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는 지역인 강화군과 옹진군은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화군은 군사시설보호법·수도권정비법 등으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강화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내 전체가 섬으로 이뤄져 만성적인 낙후를 겪고 있는 옹진군 역시 지역발전과 연계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강화군의회는 반대 분위기가 강하고, 옹진군의회는 조건부로 찬성하고 있다. 어업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고, 조력발전으로 조성되는 인공섬(10만㎡)을 주민들이 활용할 방안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도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옹진군이 주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 19%, 반대 17%, 조건부 찬성 64%으로 나타났다. 옹진군 관계자는 “조건부 찬성은 상황 변화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뭐라 단정 지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력발전소 건설의 핵심 절차인 ‘중앙연안관리심의회’에의 공유수면 매립안건 통과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인천만조력발전은 2017년까지 사업비 3조 9000억원을 들여 강화도∼장봉도∼영종도를 잇는 17㎞에 방조제를 건설하고 조수간만을 이용하는 3만㎾급 수차발전기 44기를 설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사업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필리핀 친정 잘 다녀왔어요”

    “엄마, 언니 셋, 오빠, 남동생과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냈어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사는 페비안 리엘 페르난데스(30·여)는 8일 친정 나들이 소감을 밝히며 활짝 웃었다. 결혼 이주 여성인 그는 지난 3~7일 3박5일 일정으로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있는 친정을 다녀왔다. 3년여 만에 이뤄진 친정 방문은 동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가 펼치는 지원 프로그램 덕분이다. 모범적으로 가정을 꾸리고도 경제적 어려움 탓에 멀리 떨어진 핏줄을 만나지 못하는 저소득층 결혼 이주 여성들을 위한 사업이다. 이번에 필리핀 출신 4명과 이들이 한국에서 이룬 가족 10명을 선정해 나들이를 도왔다. 선물 구입비와 여행 경비로 가정당 300여만원을 지원했다. 유덕열 구청장은 “지역엔 결혼 이주 여성이 2000여명 거주한다.”면서 “더 많이 혜택을 받게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회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거들겠다.”고 말했다. 2009년 결혼하면서 한국에 정착한 페르난데스는 세 살배기 딸을 안고 처음으로 고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후원을 받아 늦어도 2년 뒤면 다시 마닐라를 찾아가게 됐다는 생각으로 벌써 꿈에 부푼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1월 한국으로 둥지를 옮긴 카스트로 베비린(27·휘경2동) 역시 남편 송낙경(42)씨를 대동해 이들과 나란히 소박한 소원을 풀었다.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걸리는 남중국해에 자리한 팔라완 섬을 찾아가 못내 그리웠던 가족들 품에 안겼다. 또 님파시 불라완(33·장안1동)과 남편 김용경(47)씨 부부, 에코나 자넷브리(30·제기동)와 남편 장대식(31)씨 부부도 각각 마닐라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북쪽 수리가오를 방문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한글날 특집 쉿! 욕 없는 교실 만들기(KBS1 오전 10시 55분) 프로그램 ‘예그리나’는 ‘욕설 없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진행하는 다양한 솔루션 가운데 학생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매일매일 서로 예그리나의 하루 일과를 살펴본다. 그렇게 고운 말, 미운 말을 짚어주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욕설로 얼룩진 자신의 언어 습관을 돌아본다. ●사랑아 사랑아(KBS2 오전 9시) 윤식(선우재덕)은 승희(황선희)의 사진과 배냇저고리를 싸들고 서울로 올라와 명주(이일화)를 기다리지만 곱단(이지은)이 대신 나온다. 그리고 곱단은 윤식을 만나지 않겠다는 명주의 편지를 전한다. 노경(오창석)은 승아(송민정)와의 지난 일을 털어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한편 말년(김보미)은 삼추(김규철)와 결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엄마가 뭐길래(MBC 밤 7시 45분) 사업 실패로 집을 날린 뒤 이를 숨긴 채 문희 여사의 집에 들어온 서형과 승수. 문희 여사는 일단 이들과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문희는 서형과 미선을 데리고 찜질방에 가려 하고 시집 식구들과 함께 가기 싫은 미선은 핑계를 대고 따로 찜질방에 들른다. 하지만 그곳에서 문희와 서형을 발견하고는 숨기 위해 불가마방으로 향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생후 5개월인 현욱이는 태어나자마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현욱이는 선천성 심장질환과 함께 호흡곤란을 가져오는 기관협착증을 앓고 있다. 그리고 선천성 심장 질환인 대동맥 판막 협착과 좌심실, 우심실 사이에 구멍이 생긴 심실중격결손으로 인해 폐동맥 고혈압과 심부전까지 앓는 상황인데…. ●희망풍경(EBS 밤 12시 5분) 한 해 약 261회, 총 1566시간의 자원봉사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은 김승용씨. 그는 선천적 정신지체장애를 딛고 날마다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 봉사란 살아가는 이유이자 행복하고 아름다운 꿈 그 자체라고 말한다. 자신을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승용씨의 바쁘고 행복한 삶의 모습을 엿본다. ●가족(OBS 밤 11시 5분) 충남 공주시의 조용한 산중. 시끌벅적 하루도 조용한 날 없는 서당이 있다. 엄한 아버지 같은 정병호 큰 훈장님과 정다운 어머니 같은 정민호 작은 훈장님, 그리고 저마다 가슴에 사연 하나씩 품고 서당에 온 23명의 아이들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두 훈장님을 부모님이라 여기며 한솥밥 먹고 지내는 이들의 일상으로 빠져본다.
  • [사건 Inside] (45)가짜 치매 할머니, 가짜 아들과 은행에…치매 노인 울린 사기꾼들

    [사건 Inside] (45)가짜 치매 할머니, 가짜 아들과 은행에…치매 노인 울린 사기꾼들

    지난 4월 2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은행에 중년의 한 남성이 할머니를 대동하고 들어왔다. 이 남성은 은행 직원에게 자신이 이 할머니의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어머니가 통장을 잃어버리셨다고 하네요. 재발급을 받아야 하는데….” 할머니는 아들의 도움으로 서류를 작성해 은행 직원에게 건넸다. 할머니의 신분증과 서류를 확인한 은행 직원은 두 사람에게 새 통장을 발급했다. 은행 업무에 어두운 노인들이 자녀와 함께 은행을 찾는 것은 흔한 일. 하지만 두 모자는 달랐다. 이들은 실제로 모자 지간도 아닐 뿐더러 통장 주인도 아니었다. 이들은 은행 직원이 만들어 준 통장으로 실제 주인인 김모(82·여)씨의 예금 6억 4000만원을 몽땅 인출한 뒤 자취를 감췄다. 아들을 자처하던 이모(46)씨는 범행 5개월 뒤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이씨에게는 공범들이 있었고 이들은 계획적으로 김 할머니의 예금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치매 할머니 집에 CCTV 달아준 ‘양아들’의 속내는… 이씨가 김 할머니를 알게 된 것은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다방. 치매 초기 판정을 받은 김씨는 동네 다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았다. 평소 김씨는 “집에 폐쇄회로(CC)TV를 달아야 하는데….”라는 말을 자주 했다. 남편과 단 둘이 사는 고급 빌라에 도둑이 들까 걱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씨가 다방을 찾을 때마다 말동무가 돼 줬던 다방 여주인은 건축일을 하는 신모(57)씨를 소개시켰다. “꼭 우리 어머니 같아서 제가 정말 잘 해드리고 싶어요. 또 불편하신 점은 없으세요?” 착실한 인상의 신씨는 서글서글한 태도로 김씨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처음에는 CCTV 공사만 하겠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집수리까지 도맡았다. 급기야 ‘양아들’을 자처하면서 김씨의 잔 심부름까지 도맡았다. 그러나 신씨의 행동은 돈을 노린 ‘거짓 효도’였다. 이 동네 주민 대부분이 부유층인 것을 알고서 먹잇감으로 치매를 앓고 있는 김씨를 고른 것이다. ●남의 돈을 태연히…사기꾼이 생각해낸 ‘깜짝 무기’는… 김씨는 치매기 때문에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간단한 은행 업무를 부탁해 왔다. 신씨가 노린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김씨의 부탁으로 은행을 드나든 신씨는 김씨의 통장에 6억 4000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속웃음을 지었다. 은행 심부름으로 김씨의 인적 사항과 계좌 번호, 통장 비밀번호 등을 이미 알고 있는 터였다. 단지 거액을 감쪽같이 인출하기 위해서는 어렵지 않은 준비만이 필요했다. “제법 큰 건수가 있는데 이건 어린아이 손목 비트는 것보다 더 쉬워. 같이 해볼테야?” 범행 계획을 짠 신씨는 교도소 동기였던 이씨를 끌어 들였다. 마침 빚 1억여원을 갚지 못해 고민하던 이씨는 신씨의 설명을 듣고 곧바로 범행에 합류했다. 문제는 큰 돈을 의심없이 뽑기 위해서는 본인 확인이 필요했다. 신씨는 우선 김씨의 신분증을 위조한 뒤 김씨와 닮은 할머니를 섭외했다. “할머니는 그냥 저 사람(이씨) 옆에만 있으시면 돼요. 저 사람이 알아서 말할테니 고개만 끄덕이시다가 몇 글자만 써주세요.” 4월 2일 돈을 인출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끝냈다. 이날 은행을 찾은 이씨와 할머니는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내밀면서 통장 분실신고와 인감 변경신고 등을 통해 계좌 비밀번호를 변경했다. 이날 이들이 인출한 돈은 무려 9000만원. 하지만 본인 확인을 마쳤기 때문에 은행 직원은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이후의 범행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이들은 지난 4월 30일까지 19차례에 걸쳐 김씨가 예금해 둔 6억 4000만원 모두를 인출했다. ●5개월만에 6억 4000만원을…사기꾼이 돈 탕진한 곳은 이들의 범죄 행각은 한 달 사이에 예금 전액이 빠져나간 것을 수상히 여긴 은행 직원의 통보로 들통이 났다. 은행의 연락을 받고 확인에 나선 김씨의 가족들은 날벼락 같은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은행 CCTV를 분석한 뒤 이씨 등을 용의자로 확정하고 추적을 시작했다. 또 위조 신분증이 이용된 점을 중시, 은행 내부에 공범이 있는 지도 조사했다. 하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별다른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 해당 은행도 “정상적인 업무 절차를 밟았지만 범행 수법이 교묘해 속아 넘어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경찰은 먼저 CCTV에 얼굴이 잡힌 이씨가 강원랜드 카지노에 드나들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경찰에 붙잡혔지만 이미 ‘양아들’ 신씨는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김씨의 대역을 맡았던 할머니도 찾을 길이 없었다. 할머니의 아들임을 자처하던 이씨는 “할머니는 신씨가 섭외해 일로만 만난 사이고, 인적 사항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인출한 돈으로 빚을 갚은 뒤 나머지는 모두 도박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심지어 “또다른 범행으로 김씨의 돈을 갚아 주려고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까지 했다. 경찰은 이씨를 구속하고 신씨와 신원 불명의 할머니를 추적 중이다. 하지만 김씨가 잃어버린 6억 4000만원은 한푼도 찾을 수 없게 됐다. 경찰은 김씨가 ‘양아들’ 신씨를 잘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돈도 돈이지만 자신이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해 마음에 상처를 받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외로움을 타는 노인들의 경우 말벗이 돼 주고 잔 심부름을 해주는 사람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쉽게 믿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심리를 이용해 김씨처럼 무방비 상태로 사기에 걸려들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길섶에서] 브라우니/최광숙 논설위원

    어느 날 조카 녀석이 품 안에서 작은 강아지 인형을 꺼내더니 식탁 위에 올려 놓는다. 그러고는 “브라우니, 이모 물어 물어!”라고 소리친다. KBS의 ‘개그콘서트’에서 정 여사가 몇 년이나 쓰던 물건을 갖고 와 환불을 요구하며 생떼를 쓰다가 궁지에 몰리면 늘 “브라우니, 물어!”라고 외치는 것을 보고 흉내를 내는 것이다. 요즘 강아지 인형 브라우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더니 어느새 조카의 친구가 됐나 보다. 조카는 집에서도 학교 숙제하라고 자기 엄마가 잔소리를 하면 자기 방으로 가 위풍당당하게 브라우니를 대동하고서는 “엄마, 물어 물어!”라고 소리를 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광화문 지하도 작은 가게에도 브라우니 인형을 판다. 장난꾸러기 조카든 뻔뻔한 정 여사든 어느 주인님이 무슨 소리를 외쳐도 브라우니는 싫은 내색 하지 않고 묵묵히 미소만 짓는다. 누가 뭐래도 들은 척도 안 하고 평상심을 유지하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브라우니. 만약 브라우니가 사람이라면 거의 경지에 오른 도인(道人)이리라.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오바마·롬니, 오하이오주 동시 유세 ‘격돌’

    오바마·롬니, 오하이오주 동시 유세 ‘격돌’

    미국 대선 레이스의 마지막 승부처인 TV토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버락 오바마(왼쪽) 대통령과 밋 롬니(오른쪽) 공화당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오하이오주에서 동시에 유세를 펼치며 막판 지지 몰이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볼링그린 주립대와 켄트 주립대를 방문해 주요 지지층인 젊은이들과 중산층 유권자들에게 또 한번의 선택을 호소했다. 지난주 오하이오 방문 당시 자동차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인 점을 감안해 중국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관행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발표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도 “불공정 무역 관행에 맞서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롬니는 25일에 이어 이날도 버스 투어를 통해 3개 지역에서 유권자들과 만났다. 오전에는 오하이오주 출신의 전설적 골퍼 잭 니클라우스를 대동해 친밀도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WTO 제소를 ‘정치쇼’로 일축했던 그는 “중국이 공정한 경쟁을 하면 시장을 더 개방하겠지만 그들이 우리를 속인다면 응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 모두에게 오하이오주는 양보할 수 없는 격전지다. 10여개 경합주 가운데 오하이오는 두 번째로 선거인단 수가 많다. 역대 공화당 후보 중 이곳에서 지고 대선에서 이긴 경우는 없다. 다음 달 2일부터 오하이오주에서 조기 투표를 실시하기 때문에 두 후보는 아직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주를 제쳐두고 오하이오주에 각별히 힘을 쏟고 있다. 오바마의 오하이오주 방문은 올 들어 13번째이고, 롬니는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지난 5월 이후 10번이나 방문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선 오바마가 오하이오주에서 롬니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뉴욕타임스와 CBS,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 지역에서 오바마의 지지율은 53%를 기록해 43%를 얻은 롬니 후보를 10% 포인트 앞섰다. 전국 지지율도 격차가 커지고 있다. 갤럽의 26일 여론조사에선 오바마가 50%, 롬니가 44%였다. 중립적인 정치전문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같은 날 지지율은 오바마 48.9%, 롬니 44.9%였다.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는 다음 달 3일부터 3차례 진행되는 TV토론의 막바지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콜로라도주 덴버, 16일 뉴욕주 호프, 22일 플로리다주 린에서 열리는 TV토론은 부동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대구스타디움 안전진단비 과다책정 의혹

    대구스타디움의 정밀안전진단 용역비가 과다하게 계상, 발주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시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시가 지난 7월 발주한 대구스타디움 정밀안전진단 용역비가 2억 9628만원으로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25일 밝혔다. 김화자 의원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1억 8395만원보다 1억 1233만원이 많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더구나 상암월드컵경기장은 연면적이 16만 4813㎡에다 부속건축물 9동이 있어 14만 1859㎡인 대구 스타디움보다 넓다. 따라서 면적당 용역비는 상암경기장보다 2배 가까이 높게 계상됐다는 것이다. 올해 정밀 안전진단을 하는 전국 7개 경기장 중 대구와 제주월드컵경기장(용역비 2억 261만원)을 제외한 5개 경기장은 모두 2억원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특히 2007년 정밀안전진단을 한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연면적 7만 703㎡에 997만원, 2010년 실시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은 연면적 9만 8461㎡에 2614만원의 용역비만 들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에는 공공건축물은 준공 10년 뒤 최초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이후 5년마다 하게 돼 있다. 김 의원은 “경기장이란 특수성도 있겠지만 구조나 규모가 크다는 것 이외 다른 요소가 없어 정밀안전진단 방법과 용역 업무는 대동소이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구스타디움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 용역비는 국토해양부 기준을 적용했다.”면서 “상암월드컵경기장의 경우 예산이 적게 책정돼 육안점검과 주요구조부 중심으로 안전진단을 했다.”고 말했다. 대구스타디움의 안전진단 용역은 지난 7월 23일 시작돼 다음 달 20일까지 진행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중국 변방 소도시 지안은 옛 고구려의 수도 국내성

    우리나라 국토의 끝이 향한 곳은 어디일까. 바다? 절반은 맞다. 국토의 남쪽 끝이 바다니까. 그럼 북쪽 경계는 어디일까. ‘비무장지대’라고 답한다면 가차없이 ‘땡’이다. 백두산과 그 옆을 흐르는 두만강, 압록강 등 두 개의 강이 현재 우리나라의 북쪽 끝이다. 중요한 건 이들이 대륙과 연결돼 있다는 것. 더 오래전엔 대륙 자체가 우리나라의 최북단이었다. 역사는 우리에게 속하되, 소유권은 중국이 갖는 묘한 상황 탓에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이처럼 북쪽으로 향한 공간이 단절된 탓에 우리의 사고 또한 한반도, 특히 남한에 머무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옛 지도를 들고 우리 역사의 수도를 걷다’(이현군 지음, 청어람미디어 펴냄)는 바로 이 지점에서 가치를 갖는다. 역사에 대한 시각을 폭넓게 키우는 기술, 이른바 지리적 상상력을 줄곧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 고려 등의 역사 수도를 종횡하며 지리적 상상력을 한껏 키운다. 답사지를 수도로 택한 것은 당대 문화와 문물의 정수가 모여 있는, 또 당대 역학 관계의 꼭지점이었던 곳이 수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양한 종류의 옛 지도를 따라 고도를 돌면서 당시 수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왜 그곳을 수도로 정했는지 등을 세세하게 전한다. 저자가 첫 번째 코스로 꼽은 곳은 중국 지린성의 지안(集安)이다. 고구려의 수도였을 당시엔 국내성(國內城)으로 불렸던 곳이다. 현재 구도로 판단하면 수도로서의 모습이 선뜻 그려지지 않는다. 북한 쪽에서 보든, 중국 쪽에서 보든 변방의 소도시에 불과하니 말이다. 하지만 당대의 세력권을 표시한 지도를 보면 고개가 주억거려진다. 라이벌이었던 백제 등 삼남을 굽어보고, 대륙을 째려볼 수 있는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압록강을 끼고 있으니 수도로 삼기엔 그만이었을 게다. 저자는 이처럼 대륙을 향했던 고구려의 국내성(지안)과 평양, 백제의 공주(웅진)와 부여(사비), 신라의 경주(서라벌), 고려의 개성(개경) 등 역사 수도 6곳을 옛 지도와 함께 돌아본다. 다만 고구려의 남쪽 수도였던 평양, 고려의 수도 개성 등은 답사가 불가능해 ‘대동여지도’나 ‘해동지도’ 등의 옛 지도와 ‘동국여지승람’, ‘택리지’ 등 옛 문헌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평양은 곧잘 서울과 비교된다. 북한산 아래 한강을 따라 자리 잡은 서울과 금수산 아래 대동강변에 세워진 평양이 형태상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반만년 역사를 지닌 한반도에서 역사와 문화가 지층처럼 남아 있는 역사수도는 서울만이 아니다.”라며 “옛 수도를 큰 틀에서 봄으로써 지리적 상상력과 역사를 보는 시각을 확장할 때”라고 지적했다. 1만 45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범야 연합연대론 띄우기…“단일화 물 흐르듯 될 것”

    범야 연합연대론 띄우기…“단일화 물 흐르듯 될 것”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의 ‘보수 대동맹’에 맞서 ‘범야권 연합연대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뿐 아니라 통합진보당 탈당파와 시민사회 등 민주 개혁 세력이 반(反) 박근혜 진영으로 뭉쳐야 한다는 요지다. 박 원내대표는 21일 전남 화순의 김대중대통령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민주평화아카데미 초청 강연에서 “역대 모든 대통령이 임기 말에 친인척과 측근 비리로 불행한 결말을 맞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제 ‘맑은 대통령’을 바라고 있고, 그래서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후보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협력적 경쟁을 해야 할 때이며 후보 단일화 방식을 말할 때가 아니다.”며 “후보 단일화는 국민의 힘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의 범야권 연합연대론은 문·안 후보의 단일화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민주화 진영,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시민사회 진영 등이 합쳐지는 대통합 구도를 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과 통진당 탈당파 등 범야권 진영의 정책 연대와 현 집권 세력의 연장을 반대하는 이들의 가치 연합이 결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4·11 총선은 민주당의 선거 전략의 실패로 패배했지만 박근혜 후보 지지표는 이미 다 나왔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젊은 표는 더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민주당이 단결해 반드시 (박 후보와) 1대 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알 힐랄 구단주 ‘사우디 왕자의 품격’

    알 힐랄 구단주 ‘사우디 왕자의 품격’

    ‘오빤 사우디 스타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명문 알 힐랄 선수단이 전날 울산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0-1로 진 뒤 20일 오후 김해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지난 15일 입국한 구단주와 선수단 30여명의 5박6일 울산 체류기는 많은 뒷얘기를 남겼다. 알 힐랄의 구단주는 압둘라흐만 빈 무사드 빈 압둘 아지즈(45) 왕자. 사우디의 현 국왕은 13명의 부인에게서 35명의 아들을 두고 있는데 아지즈 왕자는 일곱 번째 부인의 둘째 아들로 알려져 있다. 산유(産油) 부국의 왕족 출신이라서인지 아지즈 구단주는 왕복에만 5억원가량 소요되는 구단 전용 전세기를 선수단과 함께 타고 지난 15일 김해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을 영접한 프로축구연맹 직원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아지즈 구단주 혼자 전세기에 싣고 온 여행가방만 무려 30개가 넘었고 전용 요리사 2명까지 대동했던 것. 개인용 수저와 식기를 담은 가방도 따로 있었다. 선수단 일행은 울산의 5성급 호텔에 묵었는데 구단주는 로열 스위트룸 3개실을 빌렸다. 그의 각별한 축구사랑은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태풍 ‘산바’가 몰아친 16일, 프로축구연맹에 선수들이 다칠 수 있다며 인조잔디 구장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던 그는 강풍이 불자 실내체육관으로 변경해 달라고 하더니 비가 그치자 이번엔 다시 천연잔디 구장 섭외를 요청했다. 특히 수중전을 접해보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수중 전용 축구화 18켤레를 주문, 580만원을 현금 결제하는 통 큰 면모를 과시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朴-文-安 대선 3강 프레임 전쟁

    朴-文-安 대선 3강 프레임 전쟁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18대 대통령 선거가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 후보의 3각 경쟁 구도로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프레임 전쟁의 막이 올랐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반면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서 프레임 전략은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을 자극하는 강력한 효과를 지닌다. 대선을 90일 앞둔 20일 세 후보 모두 향후 한달 이내의 초반 기선 제압이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물고 물리는 삼각 프레임 공방에 주력하고 있다. 프레임은 대중이 정치사회적 현상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틀을 의미한다. 박 후보 측이 문 후보에게 덧씌우는 프레임은 무능과 아마추어로 비치는 ‘친노(친노무현) 이미지’다. ‘노무현의 친구’로서 참여정부 실패에 무한 책임이 있는 2인자라는 점에서다. 측근 비리가 잦은 정권이었으며 말로는 서민 정권이라고 외쳤지만 실제로는 서민을 배반한 정권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계산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노무현 정권은 집값 폭등과 대학 등록금 급등, 저축은행 사태의 원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문 후보가 용광로 선대위를 말하지만 사실은 진영 논리에 가장 깊숙이 매몰돼 있다.”고 주장했다. 친박(친박근혜) 관계자는 “박정희와 노무현의 대결 프레임으로 간다면 박 후보가 밀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에서 보는 ‘필승 프레임’은 후보 능력과 자질에서 ‘개인 박근혜’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박정희의 딸’이 아닌 ‘정치인 박근혜’가 대선 필승 카드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박 후보가 지난 15년간 국회에서 보여준 능력과 경륜은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따라올 수 없다는 논리가 곁들여진다. 박 후보가 수년간 40~5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위기 극복 능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박 후보가 “어떤 경우든지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거나 그 분야에서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야권의 ‘단일화 프레임’ 깨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안 후보를 겨냥한 박 후보의 프레임 공세는 안 후보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신구(新舊) 대결’에 대한 뒤집기로 요약된다. 참신하고 기대되고 빚진 것이 없다는 안 후보의 논리를 뒤집으면 ‘참신한 새것’이 아닌 ‘숙성되지 않은 날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정에 대한 기대보다 불안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계산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 후보가 문 후보를 공격할 때는 이념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고 안 후보에게는 검증이라는 무기가 이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해 3공화국을 연장하려는 ‘낡은 정치 세력’ 프레임으로 공세를 취하고 있다.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유신 체제 핵심 역할론’ 등 역사관을 계속 부각시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와 그 주변 인물들을 새로운 정치 구현에 한계를 지닌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겠다는 전략이다. 서민과 대비되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귀족적 이미지와 불통 이미지도 박 후보에 대한 주요 공격 포인트다. 박 후보가 미래 지향적인 정치인이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실정의 공동 책임론도 내세운다. 안 후보가 내세우는 프레임 전쟁의 핵심 메시지는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다. 기성 정치권 출신인 박·문 후보를 ‘낡은 체제의 정치인’으로 규정,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안 후보는 기성 정당인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위선을 행하고 있다.”며 구체제 프레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약점이 되는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해서는 오히려 ‘새로운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 이미지로 반전시키려 한다. 야권 단일화 일전이 예고된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프레임 대결은 복잡하다. 선의의 경쟁 속에 지지율 동반 상승을 꾀하는 2인 3각의 전략적 복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내세우는 ‘기성 정치인 대 새로운 정치인’이라는 프레임을 탈피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문 후보가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도 기존 대선 후보의 관행이었던 소속 의원들을 무더기로 대동하는 인위적 병풍을 치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안 후보는 민주당을 흔들지 않겠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하되 진보뿐 아니라 중도와 보수 표심까지도 공략하는 행보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 후보가 이날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참배한 게 대표적이다. 기성 정치권의 인식 틀을 뛰어넘을 수 있는 탈(脫)여의도 정치 주자라는 프레임을 선점,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일만·김경두·안동환기자 golders@seoul.co.kr
  • [문화마당] 왕노릇/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문화마당] 왕노릇/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

    근래 TV에서건 영화관에서건 왕을 보는 일이 잦아졌다. TV에서야 사극은 어느 방송사건 적어도 한 군데는 꼭 편성하는 관계로 늘 있어 왔지만, 영화의 경우 한 해에 사극이 올해만큼 집중되는 것은 1960년대 사극영화의 전성기 이래 드문 현상이다. 알다시피 ‘가비’(장윤현), ‘후궁: 제왕의 첩’(김대승), ‘나는 왕이로소이다’(장규성),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김주호),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가 개봉했고, ‘관상’(한재림), ‘전령’(권종관)이 올해 제작에 들어간다. 최근 사극은 그 모양새가 다양해졌다. 이전의 사극이 주로 역사적 정보를 전달하고 충실하게 재현하는 정통사극이었던 데 비해 근래에는 ‘퓨전사극’ 이라는 이름 하에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과감히 섞고 여기에 판타지적 요소까지 버무림으로써 전혀 새로운 유형의 사극을 만들어냈다. 어찌 보면 퓨전사극에서 역사는 배경으로 내려앉고 현재의 이야기를 과거(역사)의 시간과 공간에 가서 풀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래서 정통사극은 중장년 남성을 중심으로 시청자·관객층이 형성되어 있지만, 퓨전사극은 젊은 남녀와 중년여성의 충성도가 높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만화 등 스토리산업은 역사라는 좋은 자양분을 획득했지만 역사와 상상, 팩트와 픽션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뒤섞여 버림으로써 역사학계의 우려 또한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역사에 대한 관심이 비등하고 있으니 오히려 잊혀지고 박제된 역사보다는 끊임없이 탐구하고 재해석되는, 살아 있는 역사가 더 낫지 않겠는가. 사극에서의 재해석 작업은 주로 인물을 통해서 이루어질 때가 많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부분 왕이 있다. 사극에서 수많은 왕들이 다루어지지만 가장 인상적인 경우는 연산군이나 광해군, 세조나 태종과 같은 ‘문제적 인간’ 그리고 세종이나 정조와 같은 성군 혹은 개혁군주로서 극적인 스토리를 가진 왕일 것이다. 또 그간 주로 조선의 왕들이 사극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제는 고려·신라·고구려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도 넓어졌다. 이 왕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연산군은 ‘왕의 남자’(이준익)를 통해, 세종은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와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서, 정조가 드라마 ‘이산’과 영화 ‘영원한 제국’ 그리고 선덕여왕, 태종 무열왕 등 신라의 왕들이 드라마 ‘선덕여왕’과 ‘대왕의 꿈’에서 나왔거나 다루어질 예정이다. 왕의 등장은 폭넓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과거 역사가 왕조시대였으니 왕이란 존재는 무소불위의 최고 권력자인 동시에 가장 외로운 존재라는 상대성, 그리고 정치와 인간에 관한 풍부하고 원초적인 에피소드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궁궐이라는 공간은 외양의 화려함과 늪과도 같은 음험한 공간으로 제시되니 볼거리로서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왕을 통해서 백성·민초의 현실을 말할 수 있고, 현재의 정치 지형과 현실을 대입할 수 있으니 왕이란 존재는 이야기의 원천 소스로서 꽤 특장이 많다. 이병헌의 1인2역 연기가 인상적인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유곽에서 광대놀음을 하는 이야기꾼 하선이 일종의 ‘가케무샤’(影武者)로서 왕을 대신하여 왕의 자리를 지킨 15일간의 이야기이다. 왕과 꼭 닮은 외모로 왕을 연기한 천민, 그리고 그가 천민의 삶을 살았기에 백성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백성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대동법)나 정책(친명배금이 아닌 등거리 외교)을 펴게 되었다는 스토리는 영화적 상상이지만 현실의 반영이고 희망과 기대의 선언이다. 대체로 왕은 태생적으로 결정되나, 제왕의 품격과 자질을 갖추기까지에는 부단한 공부가 필요했던 터. 왕 노릇을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평생 궐문 한 번 들어서지 못했을 하선이 진짜 왕보다 더 왕 노릇을 잘한 것은 그가 핍박받는 천민이었고 그렇기에 백성의 마음을 이심전심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선도 이제 채 석 달이 남지 않았다. 우리의 ‘왕’은 누가 될까? 누구든 제대로 ‘왕 노릇’을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 침수·정전·산사태·항공기 무더기 결항… 남해안 ‘패닉’

    침수·정전·산사태·항공기 무더기 결항… 남해안 ‘패닉’

    17일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해 내륙을 관통한 제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와 침수, 도로통제,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경남 일대의 낙동강 하류에는 6년 만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낙동강 삼랑진 일대의 수위는 오후 한때 7m를 넘어 경보수위(7.8m)에 근접했고, 구포 일대는 4.5m의 수위를 보였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4시 30분을 기해 낙동강 삼랑진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대체했다. 이는 2006년 7월 18일과 19일 대구·경북 지역의 폭우로 낙동강 진동과 삼랑진에 홍수경보가 발령된 이후 6년 만이다. 낙동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밤사이 상류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가 합쳐져 낙동강의 수위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 범람 우려 대책반 운영 이날 오후 1시 25분쯤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을 덮쳐 집 안에 있던 이모(53·여)씨가 매몰됐다가 1시간여 만에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 대동리에서도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토사가 주택을 덮쳐 유모(29·여)씨와 유씨의 남동생 등 2명이 토사에 묻혔다가 2시간 만에 구조됐다. 경남 함양군 삼정리에서도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토사가 권모(40)씨 집을 덮쳤다. 권씨는 아내와 함께 대피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과 거창군 남상면을 지나는 왕복 2차선 88고속도로 확장 구간 절개지 2곳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경찰 순찰차와 승용차, 버스 등 차량 16대가 고립되거나 토사에 휩쓸렸다. 이 사고로 토사에 휩쓸린 차량(5대) 탑승객 5명이 찰과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오후 늦게까지 양방향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항공기 결항은 물론 해상교량 차량운행 통제와 KTX, 경전철 등의 감속 운행도 이어졌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동해남부선 사방∼안강역 구간에서 집중호우에 따른 선로 침수로 경주∼포항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경부고속선 울산∼부산 구간에서는 이날 오전 초속 30∼40m의 강풍이 불어 KTX 열차가 안전 매뉴얼에 따라 시속 170∼190㎞로 감속 운행하기도 했다. 전라선 여수엑스포역에서도 초속 38m 강풍으로 10시 여수발 용산행 KTX 704열차(승객 52명)가 25분 늦게 출발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태풍에 따른 경전철 운행통제 기준에 따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10분까지 운행을 중단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날 오전 목포 죽교동과 고하도를 잇는 목포대교, 여수시 남산동과 돌산도를 잇는 돌산대교, 여수시 수정동과 돌산도를 잇는 거북선대교, 고흥 도양면 용정리와 소록도를 잇는 소록대교, 소록도와 고흥 금산 신촌리를 잇는 거금대교 등 6개 해상교량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경남 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교와 남해군~사천시를 잇는 창선·삼천포대교, 창원시 성산구와 마산합포구를 잇는 마창대교도 오전 동안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저지대 주민 긴급 대피령 부산·경남·전남 해안가 저지대 주민들에 대해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예산리 등 성주읍내 3개리 저지대 주택 300여 가구가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여수, 광양, 고흥 등 저지대 86가구가 침수돼 주민 207명이 대피했으며 울산 태화강 하류 둔치도 이날 오전 한때 완전히 물에 잠겼다. 여수와 광양에서는 농경지 300㏊가 침수됐다. 전국종합·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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