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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지킴이’를 찾아서] 소외된 문화유산 지킨다… 우리는 ‘문화재 의병’

    [‘문화재지킴이’를 찾아서] 소외된 문화유산 지킨다… 우리는 ‘문화재 의병’

    우리나라는 국가·시도지정문화재만 1만 건이 넘는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비지정문화재까지 헤아린다면 그 수는 엄청나다. 정부에서 모두 관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문화재를 제대로 보존, 관리하기 위해 시민과 기업이 ‘문화재지킴이’로 나섰다. 서울신문은 국내외에서 모범적으로 활동하는 문화재지킴이 현장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짚어 보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싣는다. #지난 23일 오후 12시 10분, 전북 전주시 덕진동의 조경단(肇慶壇·전북 기념물 제3호)에 노인 40여명이 들어섰다. 전주 지역 문화재 보호 자원봉사단체 ‘온고을지킴이’ 회원들이다. 손에는 저마다 집게, 빗자루, 낫, 호미 같은 도구를 들었다. 제단까지 이어진 신도에 촘촘히 앉아 돌 사이에 끼인 잡초들을 뽑아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몇몇 노인들은 담장 주위에 깊게 뿌리 내린 풀들을 뽑았다. 햇살이 따갑고 무더웠지만 잡초 제거와 청소에 여념이 없었다. 조경단은 214만 8760㎡(65만평) 규모로 조성된 전주 이씨 시조 이한(李翰)의 묘역이다. 지인 소개로 문화재지킴이 회원이 됐다는 김점례(80)씨는 “전주 토박이지만 조경단을 찾은 건 처음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내 지역 문화유산을 알게 됐고, 후손에게 잘 물려주기 위해 활동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온고을지킴이’는 정년 퇴직을 한 노년층이 주축으로, 평균 연령이 70세다. 지역 문화재를 보존·보호하고 관광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2009년 결성됐다. 최종배 총무는 “국보나 보물은 관리가 잘되는데 지방 문화재는 거의 방치 수준”이라며 “지역의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를 찾아내 주기적으로 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9일, 경북 김천시 감천면 도평리의 청현사(淸顯祠·조선 전기 문신 박원형과 그 부인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 오래도록 적막만 감돌던 사당에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지역 문화재지킴이 시민단체 ‘우리문화봉사회’ 회원 100여명이 사당을 찾은 것이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대부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었다. 이들은 조를 나눠 마당에 수북이 자란 풀들을 뽑거나 걸레로 사당의 마루에 쌓인 먼지를 닦았다. 처마 곳곳에 쳐진 거미줄도 제거하고 훼손된 창호지나 벽지도 교체했다. 회원들은 인근의 영모재(永慕齋·병자호란 때 활약한 이원영 장군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재실)도 찾아 깨끗하게 청소했다. 정수연(11)양은 “우리 고을 문화재를 청소하는 것도 보람 있지만 문화재에 얽힌 전설, 유래 등 옛이야기를 알게 돼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서울 ‘문화살림’ 등 자발적인 시민단체 수십여개 우리문화봉사회는 2013년 3월 20여명으로 출범했다. 회원들의 활약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가족 단위 봉사자들이 늘어 출범 3년 만에 회원 수가 350여명으로 급증했다. 주말 현장 정화 활동은 100여명씩 돌아가면서 한다. 이지응 사무국장은 “회원들이 고향의 문화유산을 모르고 있다가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하며 우리 고장 문화재를 알게 되고, 자신의 손으로 우리 지역 문화재를 지켜야겠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문화재를 내 손으로 지키자는 문화재지킴이 활동이 전국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주말이면 지역 곳곳의 문화재 현장에 문화재지킴이 회원들이 모여 정화 활동을 하거나 사람들에게 지역 문화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문화재지킴이 활동은 지역별 단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 ‘문화살림’, 경북 안동 ‘안동문화지킴이’, 광주 ‘대동문화재단’, 제주 ‘제주문화지기’ 등 수십 개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각 단체는 자체적으로 교육도 한다. 회원들에게 지역 문화재에 어떤 것들이 있고 그 가치는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청소나 페인트칠 방법 등을 알려준다. ●“지역 소외된 문화재에 새 생명 불어넣는 역할” 20년 넘게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조상열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회장은 “문화재지킴이는 문화재 의병”이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 자발적으로 의병으로 나섰듯 한 나라의 국격(國格)인 우리 문화재를 우리가 지키자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장영기 문화재청 활용정책과 전문위원은 “문화재지킴이는 지역의 소외된 문화재에 새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주·김천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지역 ‘브랜드타운’ 랜드마크로 뜬다

    지역 ‘브랜드타운’ 랜드마크로 뜬다

    대형 건설사들이 브랜드타운 조성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동일 브랜드 아파트 수천여 가구를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브랜드타운은 입주가 끝나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잡게 된다. 커뮤니티 시설, 조경 등을 연계할 수 있어 생활 편의도 좋아져 브랜드타운 조성 유무는 집값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수원시 권선도시개발지구에 조성해 7000여 가구의 브랜드타운을 이룬 ‘수원 아이파크시티’의 지난달 실거래가(5단지 전용면적 84㎡)는 4억 3500만원이었다. 주변의 1753가구 규모 단지인 ‘권선자이 e편한세상’의 같은 달 거래가는 4억 1000만원으로 다소 낮았다. 또 4200여 가구 규모로 힐스테이트 브랜드 타운을 이룬 경남 창원 감계지구에서 지난해 4월 분양한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2차’ 전용 59㎡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같은 해 1월 분양한 ‘창원 감계 푸르지오’의 비슷한 평면에 비해 2~3배 높다고 주변 중개업자들이 전했다. 브랜드타운의 기본 속성이 대단지 아파트라는 이유로 거래도 활발하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충남 천안시 백석지구에 조성된 ‘백석 아이파크’(1040가구)에서 지난달까지 15개월 동안 이뤄진 거래는 총 86건으로 12가구당 1가구꼴이었다. 바로 옆에 있는 ‘백석 계룡리슈빌’(901가구)은 같은 기간 66건 으로, 13가구당 1가구꼴로 거래됐다. 미묘한 차이의 원인 중 하나를 ‘백석 아이파크’의 배후에서 찾을 수 있다. 천안 백석지구에서 아이파크는 3개 단지에 총 3400여 가구의 브랜드타운을 이루고 있다. 총선 이후 분양이 본격화된 가운데 경기, 인천 등지에서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타운 아파트 공급이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GS건설이 오는 5월 경기 용인시 동천2지구 A-2블록에서 분양하는 ‘동천자이 2차’의 규모는 1057가구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1437가구 규모의 1차 공급분 및 추후 공급분을 합치면 3000여 가구가 넘는 자이 브랜드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경기 양주신도시 A-18블록에 1160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 2차’를 공급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미 지난해 8월 1차로 761가구 분양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에 이 지역에 총 1921가구의 e편한세상 브랜드타운이 형성되는 셈이다. 포스코건설은 상반기 중 인천 송도국제도시 E5블록에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분양 물량은 총 351가구 규모로 많다. 하지만 이미 송도국제도시에 더샵 브랜드 아파트 1만 1280여 가구가 입주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9월 경기 평택시 세교동 세교지구 3블록에서 ‘힐스테이트 평택 3차’를 분양한다. 지난해 1차 822가구, 2차 1443가구에 더해 3차로 542가구가 더해지면 총 2807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브랜드타운이 완성된다. 브랜드타운 형성 기회가 꼭 대형 건설사에만 몰리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택 부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중견사를 중심으로 브랜드타운 시도가 늘고 있다. 신영의 계열사인 신영신도시개발은 이달 충북 청주시 복대동 대농3지구에서 아파트 466가구, 오피스텔 50실 규모의 ‘청주 지웰시티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2007년 아파트 2164가구, 오피스텔 216실 규모의 1차에 이어 2013년 아파트 1956가구가 더해지면 총 4852가구(실) 규모의 초고층 복합단지가 완성된다. 반도건설이 다음달 경기 김포시 한강신도시 Ac20블록에서 ‘김포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6차’ 199가구를 분양하면 이미 입주한 1, 2차 1945가구에 공사 중인 3~5차 1603가구까지 총 3750여 가구의 브랜드타운이 형성된다. 넓은 부지가 없다면 브랜드타운이 형성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의 브랜드타운은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사업지구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서울 강남 재건축 일정이 추진될수록 이 지역에서 GS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내비 목소리가 기계음이라고?… 모두 전문 성우가 녹음했어요!

    내비 목소리가 기계음이라고?… 모두 전문 성우가 녹음했어요!

    “알았어, 그만 재촉해!” “내가 그 길 아니라고 했잖아.” “길 찾느라 고생했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내비게이션의 목소리와 대화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막히는 길을 우회해 빠른 경로를 알려주기도 하고, 간혹 잘못된 길을 알려줘 이동 시간이 더 걸리게도 만드는 내비게이션은 이제 운전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다. 최근에는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하는 기술이 적용돼 아는 길마저 내비게이션에 의지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처럼 어느덧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온 내비게이션이지만 정작 우리가 내비게이션에 대해 아는 건 알려주는 길대로 따라가는 것밖에 없다.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사람의 목소리일까, 기계의 목소리일까?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최단 경로가 정말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리는 구간일까? 평소 우리가 궁금해했던 ‘내비게이션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봤다. ●궁금증 1-내비게이션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 내비게이션에서 길 안내를 할 때 나오는 음성은 모두 전문 성우가 녹음한 목소리다. 기계음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전부 직접 녹음된 음성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로 녹음하지만 최근에는 남성 안내 음성도 많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업체별로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는 어린이용 뽀로로, 연예인, 사투리 음성 등도 있다. ●궁금증 2-어떤 내비게이션이 가장 정확할까? 아쉽지만 결론만 먼저 얘기하면 정답은 “없다”이다. 각 내비게이션 업체마다 보유하고 있는 지도 데이터가 다르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경로를 산출해 내는 ‘알고리즘’, 즉 경로 계산 방법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에 업체별로 보유한 지도 내에서 최단거리를 설정한 뒤 현재의 교통 상황 등 추가 정보를 반영해 가장 짧은 시간이 걸리는 경로를 안내하는 원리는 같다.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지도가 업체마다 다르고 현재의 교통 상황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또 얼마만큼 가중치를 부여해 반영하는지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 업체가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업체들마다 자신들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결론은 운전자들이 직접 사용해 본 뒤 스스로 결정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한 내비게이션 업체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에서 길 안내의 정확도는 대동소이해 시간 차이가 나 봐야 1~2분 내외”라면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이 가장 정확하다고 믿는 편이 속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금증 3-내비게이션에도 ‘인공지능’이 있다? 일상적으로 사용해 왔던 내비게이션에도 ‘인공지능’(AI)이 존재한다. 물론 구글의 ‘알파고’처럼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은 아니지만 단순히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똑같은 경로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맵피’, 현대·기아자동차 순정 내비게이션 등을 만드는 현대엠엔소프트의 경우 과거 빅데이터와 실시간 시설 장비 정보, 기존 이용자 정보 등을 모두 종합해 일정한 패턴을 생성한 뒤 교통 정보를 제공한다.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는 “교통 정보 품질평가지표(Q-STA)와 상습 정체 구간 분석이 가능한 교통혼잡도 분석 시스템(C-STA)을 기반으로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한다”면서 “가까운 거리일수록 실시간 교통 정보를 많이 반영하고 원거리로 갈수록 과거 빅데이터나 기존 이용자 정보 등의 반영률을 높게 한다”고 설명했다. ‘티맵’의 SK텔레콤 관계자는 “‘티맵’의 경우 ‘데이크스트라 알고리즘’이라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는데, 국내 실정에 맞게 다양한 예외 처리를 하는 등 많은 ‘현지화’를 진행했다”면서 “그만큼 운영 노하우가 경로에 많이 반영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아이나비’의 팅크웨어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이용해 기존에 쌓아 왔던 25만개의 도로 링크 정보를 활용해 실시간 길 안내를 제공한다. 이들 업체는 추가로 더 정확하고 빠른 길 안내를 위한 기술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이나 공휴일, 명절 등 일정한 패턴을 벗어난 교통 흐름 발생 시 정확한 속도를 산출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궁금증 4-어떤 내비게이션이 많이 사용될까? 최근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대부분의 차량에 내비게이션이 없었을 당시엔 기존 차량에 추가로 설치하는 ‘애프터마켓’이 주도했다. 하지만 현재는 차량에 기본으로 장착되는 순정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내비게이션이 합세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1위를 해 오던 팅크웨어(아이나비)는 최근 KT, LG유플러스와 함께 손잡고 ‘올레 아이나비’와 ‘U네비’를 선보였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SK텔레콤의 티맵을 추격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김기사를 인수한 카카오가 ‘카카오택시’를 무기로 세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아울러 네이버도 현대엠엔소프트의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브랜드 맵피와 손잡고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했다. 다만 정확한 집계는 어려운 상황이다. 애프터마켓, 순정 내비게이션, 모바일 내비게이션 등 시장이 나뉘어 있고, 이들 내비게이션을 동시에 쓰는 사용자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 애프터마켓 시장에서는 팅크웨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각각 가장 많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세조가 세운 ‘깨달음의 사찰’… 연산군 땐 기생 관리 장소로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세조가 세운 ‘깨달음의 사찰’… 연산군 땐 기생 관리 장소로

    한양은 유교를 국시로 내세운 조선의 계획도시였으므로 고려시대 절이 남아 있었다고 해도 훼철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1000년이 넘은 불교국가의 전통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없었고, 불덕(佛德)에 의지하는 분위기는 왕실이 더욱 짙었다. 태조는 도성 안 세 곳에 사찰을 세웠다. 곧 흥천사, 흥덕사, 흥복사다. 태조가 신덕왕후 강씨의 무덤인 정릉을 덕수궁 터에 만들고, 명복을 비는 원찰로 세운 것이 흥천사다. 그런데 태종이 배다른 어머니의 무덤을 도성 밖 오늘날의 돈암동 고개 너머로 옮겼으니 흥천사도 돈암동에 다시 터를 잡아야 했다. 흥덕사는 ‘태상왕이 새 전각을 희사하여 사찰로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태조가 왕위에서 물러난 이후에 지은 절이다. ●‘불교대호왕’ 세조, 원각사를 조선 불교 거점으로 흥복사는 탑골공원 자리에 있었다. 세조는 흥복사를 넓혀 원각사를 건립하고 불경을 간행하는 등 불교의 거점으로 삼았다. 원각사의 흔적은 지금도 국보 제2호 십층석탑과 대원각사비(大圓覺寺碑)로 남아 있다.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라는 탑골공원은 3·1운동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세조는 불교대호왕(佛敎大護王)으로 불릴 만큼 조선왕조에서는 전무후무한 불교 후원자였다. 그가 불교중흥에 힘쓴 것은 흔히 조카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업보(業報)를 씻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어린 단종이 즉위함에 따라 왕권을 제약할 만큼 성장한 신흥사대부를 견제하겠다는 목적이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실제로 도성 한복판에, 그것도 주변 어디서나 바라보이는 12m 불탑이 세조 13년(1467년) 완성됐을 때 유신(儒臣)들의 굴욕감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시기, 석탑의 8층 이상이 땅바닥에 끌어내려진 것도 그 불쾌감의 일단을 보여 준다. 십층석탑은 1946년 미군공병대의 크레인을 동원하고서야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였던 만큼 세조는 원각사를 창건하고자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웠다. 실록에는 일종의 창건설화마저 등장한다. 효령대군이 회암사에서 원각법회를 베풀자, 여래가 나타나고 신(神)의 음료라고 할 감로(甘露)가 내렸다. 황색 가사를 입은 신승(神僧) 3인이 나타나니 밝은 빛이 일어나고, 채색 안개가 공중에 가득 찼으며, 부처님의 사리가 저절로 늘어나는 분신(分身)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세조는 ‘이처럼 기이하도록 상서로운 일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우므로 홍복사를 다시 세워 원각사를 삼고자 한다’고 했다. 원각(圓覺)이란 깨달음의 다른 말이다. 회암사에서 원각법회가 계획됐을 때부터 세조는 도성에 새로 지을 거대 사찰의 성격과 구체적인 이름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흥복사는 세종시대까지도 왕실의 불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세조는 원각사 조성의 명을 내린 이튿날 흥복사에 거둥했는데 왕세자와 효령대군, 임영대군, 영응대군, 영순군 같은 왕실의 핵심 인사들이 앞장선 가운데 영의정 신숙주와 좌의정 구치관, 병조판서 윤자운을 비롯한 관리들을 대동한다. 못마땅한 신하도 없지 않았겠지만,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세조는 앞서 회암사의 법회에서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고 했을 때부터 대사면령을 내리며 민심을 자기편으로 이끌었다. 이후에도 13차례에 걸쳐 상서로운 조화가 있었다며 사면령을 내리거나 관계자를 포상했다. 원각사를 인간의 뜻이 아니라, 신의 뜻에 따라 새로 짓는 것으로 뇌리에 각인시키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사림정치 기반 공고해지면서 사찰 명맥 끊겨 하지만 세조가 승하하고 예종마저 재위 14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데 이어 13세에 불과한 성종이 즉위하자 사정은 달라졌다. 사림정치의 기반이 공고해지면서 성종 5년(1474) 원각사의 백옥불상은 회암사로 옮겨지고 승려들도 퇴출된다. 연산군은 즉위 10년(1504) ‘흥덕사를 원각사로 옮기게 하라’고 전교한다. 이듬해 장악원(掌樂院)을 원각사로 옮기도록 했다. 사찰로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흥덕사와 원각사의 기능도 이때 완전히 중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예악(禮樂)을 관장하던 장악원의 기능도 기생과 악사를 관리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 조광조를 비롯한 신진사대부가 조선을 성리학적 이상국가로 만들겠다며 도학정치를 부르짖던 중종시대 원각사터는 집터로 팔려나갔다. 반정으로 중종이 집권한 직후 원각사 건물은 한동안 한성부 관아로 쓰이기도 했다. 이후 명종시대 잇따라 큰불이 나고,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원각사터는 빈터로 남게 된다. 원각사의 역사를 살펴봤을 때 오늘날까지 십층석탑과 탑비가 남아 있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軍 작전지휘권 움켜쥔 시진핑, 마오쩌둥 ‘절대권력’ 넘어서나

    軍 작전지휘권 움켜쥔 시진핑, 마오쩌둥 ‘절대권력’ 넘어서나

    軍 장악력, 마오 주석에 버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작전지휘 총사령관’(軍委聯指總指揮)에 취임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에 이어 군사작전을 실행하는 합동참모본부의 총사령관까지 직접 맡게 된 것이다. 이는 군 통수권자인 시 주석이 군 통합작전도 직접 지휘하겠다는 뜻으로, 그의 군 장악력이 마오쩌둥(毛澤東)에 버금갈 정도로 강력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오전 베이징 모처에 신설된 ‘중앙군사위 연합작전지휘센터’를 시찰했다. 연합작전지휘센터는 시 주석의 지시로 최근 국방 개혁을 통해 미국의 합동참모본부를 본떠 만든 조직으로, 육해공군과 전국 5대 전략군구의 훈련 및 전투를 총지휘하는 곳이다. 언론들은 이날 시 주석의 이름 앞에 기존 3대 주요 직책 외에 ‘연합작전지휘 총사령관’이라는 새로운 직책을 붙여 보도했다. 시 주석은 ‘총사령관 좌석’에 앉아 연합작전지휘센터 운영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시 주석은 “당이 제시한 ‘강군 목표’에 따라 새로운 군사전략방침을 관철하고, 지휘작전 핵심 기능을 연구하는 데 집중해 중국몽(中國夢)·강군몽(强軍夢)을 함께 실현하라”고 지시했다. 또 “능히 싸울 수 있고, (싸우면) 이기는 것을 근본 목표로 삼아 연합작전지휘를 방해하는 모순과 문제들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단호하게 수호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날 시 주석이 군복과 군화 차림으로 군 수뇌부를 대동한 채 연합작전지휘센터를 시찰하는 모습을 약 5분간 방영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군 기구의 구체적인 위치나 외부 전경 등은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구마모토 지진 현장엔 ‘인증샷’ 정치인도 ‘호통’ 관료도 없었다

    [World 특파원 블로그] 구마모토 지진 현장엔 ‘인증샷’ 정치인도 ‘호통’ 관료도 없었다

    지진 피해 현장인 일본 구마모토 시내는 20일 이른 아침부터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여진이 이어졌다. 전날 저녁에도 진도 5의 강한 여진이 두 차례나 발생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강진에 이은 여진이 일주일째 계속되면서 피난자들의 피로도 한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재해 당국은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으로 사망한 50대 여성 등 11명이 지진 발생 뒤 병세 악화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 희생자는 59명으로 늘어났다. 이날까지 여진이 687회 발생한 가운데 기상 당국은 “지진 활동이 여전히 활발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21일에는 시간당 50㎜의 폭우를 동반한 150㎜가량의 많은 비가 예상돼 당국은 ‘토사 경계령’까지 내렸다. 연쇄 지진으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산사태, 토사 유출 등 2차 피해 가능성이 크다. 아베 신조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구마모토현, 오이타현의 10만이 넘는 피난민에게 언제까지 피난생활을 지속시켜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노약자의 건강악화 등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 확산되는 가운데 도시 기능과 시민 생활을 언제까지 ‘비상 모드’로 맞춰놓기도 어렵다. 구마모토 현정부 관계자는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날 피난소 곳곳에 간이 진료소와 화장실 등의 시설들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베 정부에게 정상 복귀를 결정해야 할 부담은 여느 때보다 크다. 지난 14일 규모 6.5의 첫 지진 뒤 “후속 강진은 없다”는 기상 당국의 오판으로 16일 새벽 덮친 7.3의 강진에 의해 희생자가 컸다. 집으로 돌아가 잠자다 심야에 덮친 강진으로 집이나 토사가 무너지면서 목숨을 잃거나 다친 이들이 많았던 탓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과 시민 사회는 당국의 책임론을 꺼내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의 상황’으로 돌리는 분위기다. 지진 피해지역 시찰계획을 밝혔던 아베 총리는 이를 무기한 연기시켰다. “총리가 시찰 가면 (관계자 보고 및 동원 등으로) 자칫 구조작업에 방해된다”는 게 방문 자제 이유다. 지진 피해지역인 구마모토에서 지척인 야마구치를 선거구로 둔 아베 총리로서는 현지 방문을 통해 관심을 나타내고 싶을 만도 한데 도쿄에서 구호·구조활동에 집중할 뿐이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무원들이 피해 현장에 불쑥 나타나 현장 구조 지휘자들을 불러내 보고받고 엉뚱한 훈수와 지시를 쏟아내거나 현장을 헤집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모습은 이곳에선 보이지 않았다. 신속한 결정에 따라 수많은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화급한 지경에 현장 지휘자들을 붙들고 호통치고, 브리핑을 요구하는 정치인 등의 모습도 이곳에선 없었다. 구마모토 현의 지휘본부를 중심으로 중앙정부, 자위대와 연결한 전문가들의 활약만 두드러졌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피난소의 식수 공급소와 급식대 등에는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피난민들의 대열은 대피 첫날처럼 일주일째 여전히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 악전고투의 피난 생활이지만 불만을 모르는 듯 불평은 들리지 않았다. 정부 발표와 지시에 토를 다는 이도 없다. 정부나 시민들이나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으면서 일상으로의 복귀와 언제 올지도 모르는 후속 강진이라는 두 가지 준비를 함께하고 있었다. 일본 교통의 대동맥인 신칸센 철도가 이날 연결되고, 시내 상점들도 하나둘씩 개점 준비를 하는 등 일상으로 향하고 있었다. 글 사진 구마모토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봄,봄,봄! 여수 오동도(梧桐島)와 순천만 국가정원

    봄,봄,봄! 여수 오동도(梧桐島)와 순천만 국가정원

    ● 단연코 엄지척!! 동백(冬柏)의 섬 - 여수 오동도“다들 소리를 얻고 돌아갈 작정으로 내려오지만 누구나 동백이 피는 걸 보고 올라가는 건 아니란 얘기죠.” 윤대녕의 소설 ‘천지간(天地間)’의 글귀이다. 더 늦기 전에 동백을 보아야 한다. 봄이 생생해지기 전까지는. 동백(冬柏)은 호남(湖南)의 꽃이다. ‘천지간’ 소설의 주 무대인 완도(莞島)에서 빛고을, ‘광주(光州)’까지 동백의 붉은 흐드러짐은 영남의 벚꽃과 비견할 만하다. 호남(湖南)의 동백은 단연 오동도(梧桐島)이다. 붉은 동백을 4월 중순 여수(麗水) 오동도에서 만났다. 얼마나 곱기에 오죽이나 할까? ‘낮’은, 차마 풍광을 담아낼 가락이 없어, 청맹과니 같은 ‘밤’이 되어서야 노래로 여수의 풍광을 담을까? 버스커 버스커는 ‘여수 밤바다’를 불렀다. 그렇게 아름다울까? 여수는 정말 아름답다. 이제껏 여수를 못 보고 나폴리니 뉴욕을 떠들어 댄다는 것은 여행의 구분이 없는 한국 사람이다. 그 중 여수 바다의 아름다움을 꽉 채운 알맹이는 오동도다. 여수 바닷가에서 오동도를 바라다보면 거칠 것이 하나 없다. 정말이지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풍경이 없다. 경치가 윤기가 되어 흐른다. 반대로 오동도에서 여수(麗水)를 들여다보면 왜 옛사람들이 지명(地名)에 ‘아름다울 려(麗)’를 붙였는지 조상님들 마음짐작이 간다. 군더더기 없이 바다의 풍광을 한껏 안아버린 선 굵은 모양이다. 그렇게 여수(麗水)와 오동도가 만났다. 오동도는 1968년 우리나라 최초로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2만 7000㎡ 정도의 작은 섬이다. 방파제의 길이는 768m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동백기차(트랙카)를 타고 가도 되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여수 바닷가의 풍광을 감상해도 된다. 섬의 모양새가 오동나무 잎처럼 생겼다 해서 오동도라고 불리게 되었지만 현재는 섬의 명물인 동백나무와 시누대, 참식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등 190여종의 남도의 희귀한 수목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중 동백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중부 이남에서만 볼 수 있는데, 오동도에서 가장 큰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백은 수명이 길고 해풍에 강한 특징으로 바닷가에서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현재 여수시의 꽃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오동도는 볼거리가 많은 데 그 중 유람선이나 모터보트를 이용해서 선착장에서 출발, 오동도 해안가의 병풍바위, 용굴, 지붕바위, 용치굴 등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 도시가 아니라 정원(庭園)입니다- 순천만 국가 정원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게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소설 ‘무진기행(霧津紀行)’의 무진(霧津)이 바로 순천(順天)이다. 당대 최고의 소설가, 김승옥의 고향도 순천이다. 김승옥은 무진에서 보낸 어린 시절 성장의 느낌을 물안개로 표현했다. 맞는 말이다. 순천에서 평생을 보낸 김보렴(74.여)씨가 기억하는 순천도 ‘물안개’였다. ‘션찮은 구뎅이만 옴팍 옴팍 있는 갯부닥(갯벌)’이 지금은 ‘순천 문지방이 닳도록 솔찮게’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변했다. 순천만 국가정원이다. 이미 4월 14일에 2016년 순천만 국가정원 누적관람객이 10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순천은 이제 대표적인 전라남도의 ‘관광도시’가 되었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원래 ‘2013 순천만 국제 정원 박람회’가 폐막한 후 대회장을 개조하여 지금까지 ‘국가정원’이라는 명칭으로 계승되어 온 것이다. 이 곳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프랑스, 중국, 네덜란드, 미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일본, 태국 등 총11개국의 국가별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물의정원, 숲의 정원에는 메타세콰이어 숲과 소나무 숲, 편백나무 숲 등 숲의 정원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 밖에 한방약초원, 수목원, 국제습지센터, 저류지, 꿈의 다리 등은 이 곳을 방문한 모든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힐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4년에 개통한 스카이 큐브(순천만PRT 모노레일)는 가족동반 관람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동도와 순천만 국가정원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여수는 반드시, 순천만 국가정원은 일부러라도 꼭! 2. 누구와 함께?- 누구든지 좋다.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이라면 이 곳에서 최고의 우정을 만들 수도 있다. 3. 교통편?- 웹페이지를 참조바람.오동도 : http://www.odongdo.go.kr/ 순천만 국가정원 : http://www.scgardens.or.kr/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오동도 선착장과 순천 국가정원 주변은 너무 많은 관람객들로 인해 생각보다 주차시설이 부족하다.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당연히 유명할 만하다. 6. 관광지의 사람들의 친절도?- 왜 유명한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누구나 친절하다. 7. 전문성은?- 오동도는 국립공원이고 순천만 역시 국가정원이다. 동네 공원 수준은 결코 아니다. 8. 관람시간과 입장료의 가성비?- 너무 다양하다. 역시 웹페이지 참조. 오동도 : http://www.odongdo.go.kr/ 순천만 국가정원 : http://www.scgardens.or.kr/ 9. 감탄하는 점?- 여수 오동도 주변의 풍광과 순천만 국가정원의 넓이. 10. 아쉬운 점?- 날씨가 좋아야 한다. 특히 여수 오동도는. 날씨를 마음대로 조정 못해 아쉽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이대로 쭉!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오동도는 기대보다는 날씨를 먼저 체크해야 하고, 순천만 국가정원은 충분히 기대를 가져도 된다. 다만, 둘 다 입장 전 소책자를 통해 볼거리를 미리 챙겨놓을 것. 13. 추천하고픈 사람?- 가족단위 여행객. 특히 노부모님을 모시고 계시는 30~40대의 가장들이 효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14. 비추하고픈 사람?- 걷는 것 자체를 안 좋아하는 분. 단체 관광객들이 없는 조용한 장소를 원하는 분. 15. 먹거리 정보- 여수, 순천에서 맛없는 집을 찾아내서 소개하는 것이 더 나을 듯. 웬만하면 기본 이상은 한다. 다만, 여수, 순천 시내에 있는 식당들이 대개가 최강의 고수(?)들이니 귀찮더라도 시내로 나오길 바란다. 시내 음식점 수준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광고글 난무한 블로그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여행Tip :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 여행지의 음식점 정보에 대한 힌트(Hint)를 드리자면, 항상 해당 도시의 시청(市廳) 주변의 식당은 늘 기본이상은 한다. 여수시청이나 순천시청 근처로 찾아가서 마음에 드는 간판으로 들어가면 된다. 블로그에 없는 식당도 과감히 용기내어 가보는 것도 여행의 매력이다. 16. 쇼핑매력도- 갓김치, 게장 등 먹거리 물품들 17. 숙박편의성- 여수 엠블호텔에서 유스호스텔까지 편차가 크다. 더구나 단체관광객 위주의 여행지여서 개인, 가족일 경우 펜션이나 호텔 등지로 가는 것이 좋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주변도 최강이다. 여수의 경우 해상케이블카, 향일암, 아쿠아리움을 추천한다. 특히 해상케이블카의 경우 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탈이 짜릿하다. 순천의 경우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순천만에코촌 등지이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여수 오동도의 경우 유람선도 좋지만 모터보트를 탈 기회가 된다면 강추!! 순천만 국가정원의 경우 너무도 당연히 스카이 큐브는 기본!! 20. 총평- 날씨가 좋다면 인생 최고의 여행지가 될 수도 있다. 봄에 최적화된 관광지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법률정보]‘무죄’ 자신있어도 초기부터 변호사 조력 받아야 안심

    [법률정보]‘무죄’ 자신있어도 초기부터 변호사 조력 받아야 안심

    #최근 강간미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피의자 A씨.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막무가내로 자신을 고소하자 덜컥 겁부터 났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너무나도 당당하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 억울하지만 자신이 무죄라고 단순히 주장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A씨는 변호사를 선임했고, 변호사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측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부분을 포착해 강조했다. 결국 A씨 사건을 진행한 검찰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는 실제 형사법 전문 이승우(법무법인 법승·사법연수원 37기) 변호사가 최근 담당한 사건으로, 이 변호사는 A씨처럼 형사사건의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되었을 땐 죄가 있든 없든 사건 초기부터 혼자 대응할 것이 아니라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형사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되었을 때 법률문제에 있어서 비전문가인 피의자 혼자서 전문가인 검사를 직접 상대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와 함께 해야 하는 이유는 수사기관 조사과정을 통해 사안 자체를 확대시킬 수도, 확대시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들은 내용을 받아 적은 수사관의 조서에도 수사관의 주관적인 의사가 개입되기 마련”이라면서 “스스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 경우 수사기관에 이실직고하면 처벌을 줄여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불필요한 진술과 표현으로 처벌을 더 받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형사 사건에서 변호사를 대동해서 출석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이 피의자에게 보장하는 법적 권리일 뿐만 아니라 형사 사건의 수사절차와 법률에 있어 문외한인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절차 진행과 판단에 이끌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또 심리적으로도 법률 조력인인 변호사가 함께 있다는 안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호인이 사건의 조사과정에 있어서 사건에 대한 수사 방향을 인지하고 그 방향이 적절한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의 진술이 핵심 증거로 대두되는 성범죄 사건의 경우에 특히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의 진술 내용을 탄핵하고 피의자의 주장을 강화하며 피해자의 진술에 반하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또한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불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해줄 수 있으며, 법원의 재판과정에서 의뢰인의 주장을 법률적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재판부에 전달하여 재판부를 설득하고, 이에 기하여 피고인의 권익을 보호해준다. 따라서 이미 형사소송이나 재판까지 홀로 가 불리한 상황일지라도 변호인을 뒤늦게라도 선임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유리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경제적 형편이 어렵거나 그 밖의 사유로 개인적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을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에 따라 법원에 국선변호인의 선정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성범죄와 같은 형사 사건에서 국가는 피해자가 원할 경우에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준다. 이 때문에 피해자와의 접촉 자체가 차단되어 있는 피의자는 불리한 조건에서 사건이 진행된다. 게다가 피의자는 사건 초반부터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전략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며, 전반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최소한 기소유예를 받아내는 것이 필요하기에 개인적인 변호사 선임이 필수적이다. 이 변호사는 “무죄의 증거가 아무리 많고 죄가 없어 억울하더라도, 그 증거와 진술을 합리적으로 일치시킬 수 있는 변호사의 조사 참여와 조력 등을 통하여 유리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소야대 정국] 고졸 이하 학력도 4명 ‘금배지’ 출신학교 다양화

    [여소야대 정국] 고졸 이하 학력도 4명 ‘금배지’ 출신학교 다양화

    37명 배출 고려대 가장 큰 폭 상승 새누리 연대↓ 고대↑·성대 약진 국민의당 서울대 출신 전체 42% 더민주 영남권 대학 출신 늘어 6명 20대 총선 당선자의 출신 학교 집계 결과 한국항공대 등 새롭게 현역 의원을 낸 대학이 나오고, ‘고졸 이하’ 의원이 탄생하는 등 출신 학교가 다양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신문이 3당 4·13 총선 당선자들의 출신 대학과 고등학교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서울대 출신은 새누리당에서 21.3%(26명), 더불어민주당에서 27.6%(34명), 국민의당에서 42.1%(16명)를 나타냈다. 서울대 출신 비중은 야권에서 높아진 경향을 보인 셈이었다. 19대 총선에서 서울대를 나온 새누리당 당선자는 26.3%였고, 민주통합당의 서울대 출신은 26%였다. 상위 대학 가운데에는 성균관대의 약진이 눈에 띈다. 각 당 당선자들의 출신 대학 순위를 매겨 보면 지난 선거에서 4위에 머물렀던 성균관대가 27명으로 연세대를 제치고 3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온다. 19대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의원을 각각 10명씩 배출했던 성균관대는 이번 선거에서 각각 9명, 12명의 졸업생이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금배지를 단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는 19대 총선에서 21명(7%)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표면적으로 상위 대학에서 국회의원을 다수 배출했지만 비서울권 대학을 나온 의원이 19대 총선 때 60명에서 68명으로 소폭 늘어나는 등 일부 변화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추혜선 당선자와 새누리당 비례대표 문진국 당선자 등 고졸 이하 학력 소유자도 4명이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조훈현 국수의 최종 학력은 중학교 졸업이다. 새누리당은 당선자들의 출신 대학 순위를 매기면 지난 선거에서 2위였던 연세대 출신이 고려대에 밀려 성균관대와 함께 공동 3위가 됐다. 고려대는 19대 당선자 중 7.2%를 차지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비중이 2배 이상 늘어난 15.6%를 차지했다. 더민주 당선자 중 19대 총선과 비교해 이화여대 출신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4년 전 선거에서는 한명숙 당시 당 대표의 동문인 이화여대 출신이 9명으로 이른바 ‘이대 출신’이 공천에서 우대를 받았다는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이대 출신은 5명(4%)에 그쳤다. 더민주는 영남권 대학 출신이 다수 들어온 것도 특징이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최인호(사하갑) 당선자와 부산외대 출신 박재호(남을) 당선자 등으로 영남권 대학 출신은 영남대와 포항공대 출신 각각 1명씩을 포함, 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남권 대학 출신은 전남대 출신 2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국민의당은 서울대 출신이 전체 의원 38명 중 절반에 가까운 16명에 이른다. 서울대 의대 출신인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천정배 공동대표,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 박주선 최고위원 등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국민의당의 서울대 편중은 창당 이후 의원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부터 이미 화제가 된 바 있다. 야권 관계자는 “호남 출신 엘리트 법조인들이 야당으로 많이 편입됐고, 이들이 국민의당으로 옮겨가며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처음 배출한 대학도 눈에 띈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정치권에서는 드문 항공대 출신이다. 더민주 김철민(경기 안산상록을) 당선자는 대전 한밭대 출신이다. 각 당 당선자들의 출신 고등학교를 분석해 보면 새누리당에서 대전고 출신이 경기고 출신을 넘어선 것이 눈에 띈다. 19대에서는 경기고 출신이 8명으로 각각 5명씩의 당선자를 배출한 경복고, 경북고, 대전고를 압도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경기고 출신이 4명에 그친 반면 19대와 같은 숫자의 당선인을 배출한 대전고가 1위에 올라섰다. 호남의 전통 명문인 광주제일고 출신 당선자는 모두 국민의당에서 나왔다. 광주 동·남갑의 장병완, 광산갑의 김동철, 전남 여수을의 주승용, 고흥·보성·장흥·강진의 황주홍 당선자가 광주제일고 출신이다. 반면 더민주는 광주제일고 출신 당선자가 19대 총선에서는 8명이었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1명뿐이었다. 민주통합당 시절인 당시 국회에서 광주제일고가 8명, 경기고가 8명이었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는 금호고, 대동고, 동성고, 서석고, 인성고 등 광주의 다른 고등학교 출신들이 각각 1명씩 배출됐다. 당선자들의 출신 고등학교 중에는 지역 전통의 명문고를 포함, 복수의 당선자를 배출한 고등학교도 있었지만 모두 142개 학교가 당선자를 한 명씩 배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관가 블로그] 강화된 청사 보안… 민원인 불편 어떻게

    [관가 블로그] 강화된 청사 보안… 민원인 불편 어떻게

    출입문에 엑스레이·금속탐지기… 근무 중 청소 ‘진풍경’까지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이모 사무관이 지각하게 된 사연은 이랬다. 서울에서 세종을 오가는 출퇴근 버스가 지연돼 헐레벌떡 청사로 뛰어오니 오전 9시 전에는 늘 열려 있던 회전식 쪽문이 닫혀 있었다. 쪽문 앞에는 공무원들이 길게 늘어서 출입증을 찍고 있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차례를 기다리다 쪽문을 통과해 건물로 들어서니 이번에는 엑스레이 탐지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방 검사만 받으면 되겠지 했는데,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해 온몸을 훑었다. 이 사무관은 주머니 속 먼지까지 탈탈 턴 후에야 사무실행 엘리베이터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 6일 ‘공시생’ 송모(26)씨의 인사혁신처 침입 사건이 알려진 뒤 정부청사엔 비상이 걸렸다. 8일부터 금속탐지기가 등장했고, 평소 2명 수준이던 출입구 방호 인력이 2배로 늘었다. 공항 수준의 검색에 공무원들 사이에선 곧 탐지견도 등장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공시생 송씨가 출입증을 훔친 장소인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체력단련실 156개 개인 사물함에는 잠금장치가 설치됐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출입로와 연결된 서울청사 지하 1층 남문은 7일부터 폐쇄됐다. 야간 순찰도 강화돼 서울청사 본관과 별관에선 6일부터 3인으로 구성된 특별순찰조가 근무하고 있다.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청사 안팎을 점검하며 청사에 남은 인원을 파악한다. 정부대전청사와 세종청사는 아침 사무실 청소 시간을 오전 7시에서 9시로 늦췄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미화원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가뜩이나 바쁜 아침 시간, 일하는 공무원을 피해 미화원들이 바쁘게 비질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혼란스럽다는 민원에 대전청사는 출근자가 있는 사무실에 한해 청소 시간을 오전 8시로 당겼다. 점심시간 세종청사에선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으니, 나갈 때 꼭 문단속을 해 달라”는 구내방송이 나왔다. “인사처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냐. 보안도 중요하지만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공무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불만을 터뜨렸다. 보안은 강화됐지만, 민원인을 상대하는 일이 많은 사회 부처들은 고민이 많다. 보건복지부의 한 공무원은 “관(官)은 국민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하는데, 오갈 때마다 검문검색을 하고 공무원을 대동하게 하니 민원인들이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특수경비원들도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인원은 제한적인데 보안이 강화되다 보니 2시간 근무 후 2시간 쉬던 근무 시스템이 2시간 근무 후 1시간 휴식으로 바뀌었다. 한 경비원은 “이동 시간을 빼면 그나마 1시간도 못 쉬고, 이렇게 피로도가 누적되다 보니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청사 경비 인력은 총 535명, 이중 보안·경비를 주로 담당하는 사람은 431명이다. 다른 경비원은 “사람이라도 늘리고선 보안을 강화해야 하는데, 있는 인력을 쥐어짜니 용역 경비원들만 과부하가 걸린 상태”라고 털어놨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100년 현대사 ‘비운의 1번국도’ 시작점, 목포

    100년 현대사 ‘비운의 1번국도’ 시작점, 목포

    길은 거기에서 시작됐다. 뭇 사내들과 아낙들이 이고 진 채 거처를 옮겨다니며 발바닥으로 꾹꾹 다진 길이었다. 정주(定住)의 안온함을 뒤로 하고 삶을 찾아, 죽음을 피해 옮겨야함[移住]은 인간의 새로운 숙명이 되었다. 애초에 인간은 짐승과 흡사했다. 머무르지 않았고, 머무를 수 없었다. 길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역시 근대에 접어들며 오랫동안 인간의 발때 묻은 길을 대신하는 길을 만들었다. 아스팔트로 널찍하게 다져진 국도는 새로운 길의 시작이었고,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다. 선거는 끝났고, 누군가는 낙담하고 누군가는 환호한다. 덤덤한 마음으로 길을 떠나야할 때다. 대한민국의 국도 1번이 시작되는 길을 찾았다. 전남 목포다. 영산로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북쪽으로 이어졌다. 나주, 광주, 장성을 거쳐 전주, 천안, 평택, 서울을 지나 파주까지 잇고 있다. 철책에 막혔을 뿐 북한땅 신의주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1번 국도는 제 모습을 완성시킨다. 식민의 시절에 닦여 전쟁과 분단으로 가로막힌 한국 현대사 속 비운의 길이며, 여전히 사람의 손길, 발길을 갈망하는 미완성된 길이다. 그렇게 길의 시원(始原)을 더듬어 갔다. ●신의주까지 939㎞·판문점까지 498㎞1, 2번 국도의 시작인 영산로의 시작점에 ‘국도 1, 2호선 기점’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돌비석과 도로원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신의주까지는 939㎞이고, 판문점까지는 498㎞임을 알려 준다. 도로원표 너머 바로 위쪽에는 얼마 전까지 목포문화원으로 쓰던 건물이 영산로를 굽어보고 있다. 원래는 목포일본영사관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르네상스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목포일본영사관은 역사적으로도 건축학적으로도 의의가 깊기에 1981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일제는 1897년 10월 1일 목포항을 개항한 이후 1900년 1월 이곳에 일본영사관을 착공한 뒤 열 달 만에 완공했다. 쌀과 소금 등 수탈 물자를 본국으로 실어 날라야 했고, 본국에서 가져온 전쟁물자를 만주 대륙으로 가져가야 했던 그들로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길이었다. 100년 전 어느 날 이 높은 곳에서 '대동아공영권 건설의 큰 뜻'을 품은 채 흐뭇하면서도, 우려 섞인 눈빛으로 이 길을 주시했을 그들의 얼굴이 절로 떠오른다. 그리고 지금 무료한 표정으로 옛 식민의 수뇌부가 봤을 눈높이쯤에 놓인 벤치에 앉아 영산로를 내려다보고 있는 중씰한 사내 두엇의 시선 역시 그 길 언저리에 닿아 있다. 옛 일본영사관 돌계단 아래 도로원표 옆에는 놀이터가 있지만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노인들만 서너 명 길가에 걸터 앉아 두런거리고 있다. 이제는 쇠락했지만 한때 조선 땅 최고의 번창함을 자랑했던 목포시 영산로는 세상의 변화와 시대의 교체를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쇠락한 식민지 중심가에는 고적함만 피식민의 좌절과 울분 서린 기억은 잠시만 접어 두자. 영산로는 누가 뭐래도 목포 제일의 번화가였다. 돈이 모였고, 문화와 예술이 모였고, 멋과 풍류가 모였다. 호남 최대의 일본식 정원이 꾸며진 이훈동 정원과 그의 호를 딴 성옥기념관은 그 시절이 당대를 어떻게 선도했는지 고스란히 증명한다.이훈동정원은 1930년대 일본인이 지은 집을 당시 조선내화 창업자인 이훈동이 사들여 꾸몄다. 여전히 ‘이훈동’이라는 문패가 걸려 있다. 석등과 석탑, 연못, 정원 등은 일본 여느 곳보다 더 일본의 전통을 품고 있으며 일본식 정원에 없던 벚나무, 동백나무 등 여러 꽃나무들을 심어 자신만의 뜰로 꾸며 놓았다. 호남에서 가장 큰 개인 정원이라는 설명도 덧붙는다. 너무도 유명한 곳이지만 개인 소유 건물이기에 미리 목포시 등을 통하지 않고는 들여다보기 어렵다. 이훈동 정원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바로 옆 성옥기념관에서 어느 정도 풀어낼 수 있다. 각종 개인 소장품과 당시 기록물 등은 조선내화 창업자이자 전남일보 발행인으로서 성옥 이훈동이 목포, 전남 경제권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짐작하게 하고 나아가 당시 시대상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특히 그곳 근처에는 더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의 잔혹상이 있다. 바로 목포근대역사관이다. 일제의 조선 수탈 전진기지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을 개조해 만들었다. 당시 8곳에 이르는 동양척식회사 지점 중 소작료를 가장 많이 거둔 곳이다. 2층에는 일제의 잔혹한 만행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노약자와 임산부는 조심하라는 경고 문구까지 있을 정도다. 문구 만으로도 당시의 잔혹한 식민지 수탈의 참상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역사관 맞은편 모퉁이에는 적산가옥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가 여행객들의 입소문을 많이 탔다. 호남선의 종착역인 목포역은 영산로 시점에서 천천히 걸어도 10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가는 길에 초원실버호텔 오른쪽이 오랜 시절 복달임하는 음식으로 손꼽히던 민어회를 전문으로 파는 ‘민어의 거리’다. 식민의 시절은 물론 지금까지도 날이 서서히 더워지는 7~8월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물론 값이 많이 비싼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곳들은 목포를 찾는 이라면 결코 모두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다. 영산로를 모두 밟으려면 신의주, 최소한 파주까지 가야 한다. 하지만 짧은 10분 남짓 동안 느린 걸음만으로도 100년 남짓의 시간을 단숨에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시간 이동의 길이다. 사진=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목포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내고장 기업탐방] 맥주 마시고 일자리도 나누고… ‘하버드 부부’의 톡 쏘는 발상

    [내고장 기업탐방] 맥주 마시고 일자리도 나누고… ‘하버드 부부’의 톡 쏘는 발상

    “우리가 마셔 본 맛있는 맥주를 아산·천안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북한 대동강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맥주시장에 수제 맥주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 주세법 개정으로 개성이 있는 수제 맥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하우스 맥주’ 생산지가 전국에 70여곳이고 30여개가 올해 안에 문을 연단다. 수제 맥주공장 가운데 충남 아산 지역에 ‘브루어리304’가 있다. 이 맥주 공장의 주인은 실내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이미혜(47) 대표와 ‘범한정수’의 윤용집(51) 대표다. 하버드대 석·박사 출신들이다. 6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 동암리 공장을 찾았다. ‘브루어리304’는 천안 맥주 공장의 지번을 딴 것이다. 윤 대표는 “하버드에서 공부할 때 학교 앞 술집에서 에일 맥주를 처음 마셔 보고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맥주 공장까지 차렸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 맥주는 라거다. 사전적으로 에일 맥주는 ‘맥주통 위쪽에서 효모를 발효시켜 향이 진하고 쓴맛이 난다. 유럽의 하우스 맥주 대부분이 에일이다. 반면 아래쪽에서 발효시키는 라거 맥주는 청량감이 강하다’이다. 이 대표는 “대화하면서 즐기는 술 문화를 형성하는 데 좋은 에일 맥주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서 세 종류의 에일이 나오는데 ‘블론드’는 풍부한 거품에 맛이 달콤하고, ‘팜하우스’는 화려한 향에 부드러운 맛이 난다. ‘엠버’는 진한 비스킷 맛과 구수함 등 남성적인 묵직한 맛이 일품이다. 지난 1일부터 서울 홍대 ‘제비다방’, 가로수길 ‘개미집’, 경기 포천의 푸른솔CC와 인천 ‘파운드’, 천안지역 맥주집에 납품하고 있다. 각종 행사와 파티에도 협찬한다. 한 달 생산가능량이 4000ℓ 정도로 걸음마 단계치고는 적지 않다. 값도 20ℓ짜리 케그(맥주 보관용기) 한 통에 15만원선으로 저렴하다. 맥주 브랜드는 ‘플루토’(Pluto), 즉 명왕성이다. ‘얼음의 행성’으로 불리는 특성이 맥주가 본디 추구하는 시원한 맛과 이미지가 닮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플루토는 태양계 행성에서 탈락한 비운의 행성이지만 많은 사람이 사랑한다. 수제 맥주는 주류는 아니지만 사랑받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미국 탐사선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을 처음 촬영한 사진을 보내온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맥주 공장의 시작은 결혼과 유학이었다. 윤 대표가 서울대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각각 토목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끝내고 돌아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던 1993년 연세대 심리학과 출신인 이 대표와 만나 결혼했다. 4년 뒤 부부는 유학길에 올랐는데, 둘 다 전공을 건축디자인학으로 바꿔 하버드대 건축대학원 석·박사과정에 들어갔다. 그때 유학 생활의 고단함을 아들을 재운 뒤 맥주로 달랬다고 한다.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를 딴 윤 대표는 귀국 후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로 10년간 일했다. 2014년에 학교를 나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았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잘 알려진 범한정수다. 반도체를 세척하는 초순수물을 제조한다. 천안과 기흥, 베트남, 중국 시안 등 국내외에 4개 법인이 있다. 맥주 공장이 범한정수 아산 공장의 1층 빈 사무실에 든 데는 이유가 있다. 윤 대표가 “범한정수의 물 정수 기술을 활용하면 수질이 중요한 맥주의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추정한 덕분이다. 맥주 양조의 시작은 5리터 곰솥을 사용한 홈브루잉이었다. 실력이 쌓인 뒤 범한정수에서 특수 제작한 40ℓ 맥주양조 파일럿시스템을 활용했다. 마침 주세법도 완화되자 맥주 대량 생산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소량 생산의 아마추어 실력으로는 대량 생산할 맥주의 품질을 맞출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급기야 2014년 10월 캐나다 맥주 공장을 5일간 견학한 뒤 1억여원어치의 발효조 등 탱크 5대를 들여왔다. 에일 맥주의 원조인 영국 전문가도 불러 천안 공장에 장비를 설치했다. 한 번에 1000ℓ의 맥주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양조사 민성준(27)씨를 영입해 맥주 개발을 맡겼다. 민씨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수제 맥주집 ‘히든트랙’에서 양조사로 일하다 윤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지난해 11월 합류했다. 공장장인 민씨는 “맥주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맥주의 마력에 빠졌다”며 “온도와 압력 등 발효 과정과 일정한 맛을 내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민씨는 조만간 영국 에일 맥주 전문가와 힘을 합쳐 새 맥주 개발에도 나선다. 이 회사는 최고의 재료로 맥주의 맛을 최고로 끌어내려고 한다. 미국산 몰트(맥아)와 홉을 수입한다. 회사에서 맥주에 최적화된 물도 개발했다. 이 대표는 “기본에 충실하고 맥주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는 양조장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달 중 천안에 직영 매장을 연다. 초여름부터 양조장에서 맥주 제조법도 가르칠 예정이다. 민씨가 강사다. 또 맥주 제조용 물과 주조 탱크를 개발해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도 아닌 아산에서 맥주 판매가 경제성이 있겠느냐고 하니 윤 대표는 “장사는 맥주 공장이 유지될 정도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눈독을 들인 고객은 길 하나 건너에 있는 빨간 지붕의 삼성SDI 기숙사 직원과 인근 지역주민들이다. 그는 “맛있는 맥주를 지역 주민과 함께 나누고 특히 ‘폭탄주’가 아닌 가족이 함께하는 건전한 술 문화를 제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총선 D-7] “野 찍으면 죄인” vs “與 대표가 경제 민주화 몰라” 27석 혈투

    [총선 D-7] “野 찍으면 죄인” vs “與 대표가 경제 민주화 몰라” 27석 혈투

    4·13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5일 여야 지도부는 주요 승부처인 수도권과 ‘캐스팅보트’인 충청권 공략에 나섰다. 특히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수도권과 충청에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역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남은 기간 동안 이들 중원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하루 대전과 충북, 세종 등 충청권에 집중했다. 전날 텃밭이면서도 야당과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경남 창원과 김해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은 충청권의 박빙 지역구 위주로 유세를 이어 간 것. 김 대표는 이날 오전에 대전 서갑·을, 유성갑·을을 찾은 뒤 충북으로 넘어가 청주 상당, 서원, 흥덕에서 지원 유세를 진행했다. 특히 대전 서갑·을과 유성갑·을은 신도심으로 야권 지지세가 좀 더 높은 지역으로 분석된다. 원도심인 대전 동구, 중구, 대동구 등에서 어느 정도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대전의 신도심 공략에 남은 당력을 쏟는 모습이었다. 김 대표는 충청권의 보수층 결집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그는 대전 서구 괴정동 한민시장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운동권 야당의 승리를 방기하면 우리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고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되어선 안 된다. 4·13을 ‘충청 정치의 식목일’로 삼아 새로운 미래와 희망을 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세종에 출마한 박종준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김 대표는 무소속 이해찬 후보에 맞서 여론조사상 우세로 나오는 현재 추세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1시간 이상 이 지역에서 머물렀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아산의 5개 선거구를 찾은 데 이어 평택갑·을, 화성병, 시흥갑·을 지역구를 지원 유세했다. 이날 동선은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일정으로 대부분 지역이 여당과 박빙을 이루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경기 성남 분당과 용인, 수원, 군포, 안양 만안 등 경기 지역을 집중 공략한 데 이어 경기권과 가까운 충청 지역을 방문한 뒤 곧바로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와 당력을 집중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날 경제심판론을 재점화하며 정부·여당과 각을 더욱 세웠다. 그는 아산에서 열린 합동 유세에서 “경제민주화를 이해 못 하는 분은 정치민주화도 모르는 분”이라며 “정치민주화를 이해한다면서 경제민주화는 이해 못 한다는 사람의 머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또 “지난 8년간 새누리당 정권이 우리 경제를 현재 모습으로 만들어 놓고도 조금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반면 야권 연대에 대한 발언은 이날 들리지 않았다. 중앙당 차원에서 야권 연대 논의를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지만 충남에서는 특히 국민의당 바람이 거세지 않아 후보 단일화 등에 대해 발언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호남 방문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전남 여수을에 출마한 더민주 백무현 후보가 이날 “문 전 대표의 여수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호남에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당 지도부와 의견 조율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 후보 외에 전북 등에서도 일부 후보가 문 전 대표의 지원 유세 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과 의정부 등 경기 북부권 지원에 나섰다. 안 대표로서는 6일부터 영남권을 시작으로 다시 전국 유세에 나서기 전 자신의 지역구와 수도권 등의 지지를 확실히 다져 놓기 위해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노원에서 출근 인사를 한 뒤 오전 내내 지역에 머물며 지역 인사들과 면담한 후 오후에는 후보자 TV토론회에 나섰다. 안 대표 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2위인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고, 사실상 ‘안철수 낙선’에 출마의 방점을 찍고 있는 더민주 황창화 후보의 지지율도 1위 자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노원병 판세가 좋아지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야권 연대 무산의 책임을 지고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은 6일 광주에서 지원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당내 야권 연대 논란으로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후 26일 만의 첫 공식 일정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北核도 파나마 유령회사 통했다

    전 세계 유명 인사와 국가 지도자들의 조세 회피를 도운 의혹을 받는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가 북한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페이퍼컴퍼니 설립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전날 공개된 조세 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분석한 결과, 북한 평양 대동신용은행(DCB) 계열사인 DCB파이낸스가 모색 폰세카의 고객 명단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DCB와 DCB파이낸스는 북한의 무기 수출과 핵실험을 위해 자금 세탁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2013년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다. 모색 폰세카는 2006년 6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평양 측 인사들이 DCB파이낸스를 설립하도록 도왔다. 그해 10월 북한은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후 모색 폰세카는 DCB파이낸스를 고객사로 관리하다가 2010년 버진아일랜드 금융조사국이 조사에 들어가자 관계를 단절했다. 모색 폰세카는 법정대리인을 통해 “2010년까지 DCB파이낸스가 북한 회사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2006년 10월 핵실험 이후 미 재무부는 북한 주요 무기상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단천산업은행과 금융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DCB파이낸스와 모회사인 DCB를 2013년 특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 정권이 조세 회피처에 금융회사를 세우는 데는 북한에서 20년간 거주한 영국인 은행원 나이절 코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홍콩의 HSBC에서 일했던 코위는 1995년 북한으로 건너가 최초의 외자 은행인 DCB의 초대 행장에 취임했다. 2006년에는 DCB 중국 다롄지점 대표인 김철삼과 함께 공동으로 DCB파이낸스를 설립했다. 코위는 한국어와 중국어에 유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5년 7월에는 모색 폰세카를 통해 북한 정부와 관련된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인 피닉스커머셜벤처스를 버진아일랜드에 세우기도 했다. 이 회사의 주주 명부에는 지도층의 가명으로 추정되는 ‘태영남’이라는 북한 국적의 인물이 올라와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높은 전셋값에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인기

    실수요 주목… 7년 연속 감소세 금융 혜택 등에 입주 부담 줄어 신규 분양 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공급과잉 논란이 일고 있지만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7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전세가율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즉시 입주할 수 있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신규 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공급된 신규 아파트는 51만 7342가구로 2000~2014년까지 연평균 26만여 가구가 분양된 데 비해 약 2배 이상의 물량이 쏟아졌다고 부동산114가 3일 집계했다. 공급과잉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다. 역으로 국토교통부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 수가 전국적으로 7년 연속 감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매년 2월 기준으로 준공 후 미분양 가구 수는 ▲2009년 5만 988가구 ▲2010년 5만 40가구 ▲2011년 4만 2874가구 ▲2012년 3만 1452가구 ▲2013년 2만 7867가구 ▲2014년 2만 193가구 ▲2015년 1만 4460가구 ▲2016년 1만 414가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새 아파트의 특화된 조경과 평면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각종 금융 혜택과 무상 옵션을 제공하는 단지도 있어 실수요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면서 “특히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전셋값에 조금 보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소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소진되는 가장 큰 이유가 지난 3월 현재 전국 평균 73.56%에 달하는 높은 전세가율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건설사들은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입주 조건을 완화하고 있다. 전세가율이 79.92%인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서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를 분양하는 롯데건설은 전용면적 99~134㎡형에 한해 1억원대 즉시 입주 조건과 다양한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전세가율이 76.84%인 인천 계양구 중 귤현동 일대에서 분양 중인 ‘계양 동부센트레빌’도 84~145㎡ 일부 잔여 가구에 한해 분양가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전세가율은 79.18%인데, 이 일대 약대동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분양 중인 ‘부천 아이파크’도 즉시 입주가 가능한 단지다. 전용면적 159~182㎡ 중 10층 이하 잔여분에 대해서는 분양가 할인과 함께 발코니 확장비 및 인테리어 비용이 지원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구관이 명관” 타워형 밀어낸 판상형 주상복합

    “구관이 명관” 타워형 밀어낸 판상형 주상복합

    청주 푸르지오 등 全판상형 분양 분양·매매가 1000만원 차이도 대우건설·신영 컨소시엄이 이달 중순 이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일대에 분양하는 3차 ‘청주 지웰시티 푸르지오’는 최고 49층에 이르는 초고층 주상복합이지만, 단지 내 506가구 전체가 판상형으로 구성됐다.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의 ‘킨텍스 원시티’ 역시 오피스텔 170실은 타워형으로, 아파트 2038가구는 100% 판상형으로 구성됐다. 현대건설은 광주 광산구 쌍암동 일대에서 분양할 ‘힐스테이트 리버파크’의 단지 내 아파트 1111가구 중 81%를 판상형으로 설계했다고 3일 밝혔다. 건설사들이 ‘중대형 주상복합=타워형’이란 공식 깨뜨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타워형으로 설계된 주상복합은 통풍, 환기, 공간 활용 측면에서 불편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주상복합의 인기를 갉아먹는 요인이 된 탓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이후 유행한 타워형은 빌딩처럼 생긴 아파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 ‘Y’, ‘ㅁ’형으로 보인다. 엘리베이터를 3~4가구가 함께 쓰는 구조로 가구마다 창문이 ‘ㄱ’자로 배치된다. 건축비가 많이 드는 대신 조망권과 일조권 확보에 유리하고, 단지 내 녹지 공간을 판상형에 비해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통풍·환기에 불리해 관리비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생긴다. 이에 비해 고전적인 아파트 구조인 판상형은 앞뒤가 뚫려 있어 통풍이나 환기가 우수하고, 정남향 방향으로 배치되는 대부분의 가구가 난방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타워형 설계를 채택한 주상복합에 대한 선호는 4~5년을 주기로 부침을 겪었다. 타워형 설계 주상복합의 위용이 눈길을 끌며 수요를 증가시키다가 실제 살아 본 이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며 수요가 주춤했다. 건설사들이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평면구조 변화를 꾀하며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타워형이 첫선을 보인 2000년대 초·중반 개성 있는 구조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주목받으며 전국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2000년 6103가구 ▲2001년 1만 4407가구 ▲2002년 2만 8976가구 ▲2003년 2만 9526가구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환기의 어려움과 같은 타워형의 단점이 부각되면서 ▲2009년 6710가구 ▲2010년 5772가구 ▲2011년 4957가구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건설사들이 주상복합 설계에 타워형 대신 판상형 평면을 적용하기 시작하며 주상복합의 인기가 다시 높아져 분양 물량이 늘었다. ▲2012년 1만 2329가구 ▲2013년 1만 3582가구 ▲2014년 2만 2262가구 ▲2015년 3만 8956가구 등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건설사들은 타워형 일변도의 주상복합 구조에서 벗어나 판상형과 타워형을 혼합 배치하거나 100% 판상형이 적용된 평면을 설계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유인을 느끼고 있다. 판상형 설계가 도입된 주상복합이 청약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는 데다 분양가도 높게 책정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지난해 12월 경기 광명시 일직동에서 분양한 ‘광명역파크자이2차’는 85% 이상을 판상형으로 배치한 단지다. 이 단지의 판상형 구조인 전용면적 59㎡A타입의 평균 분양가는 3억 8600만원인 반면, 같은 평형에 타워형 구조인 59㎡B타입의 평균 분양가는 3억 7600만원으로 판상형보다 1000만원 정도 낮았다. 청약 결과는 가격과 비례해 1순위 청약 결과 판상형 A타입의 경쟁률은 71.01대1, 타워형 B타입의 경쟁률은 13.26대1로 차별화됐다. 분양가에서부터 벌어진 격차는 이후 매매가에서도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지난 3월 현재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지난해 8월 입주) 중 판상형 구조인 전용면적 84㎡A타입의 평균 매매가는 6억원인 데 비해 타워형 구조인 84㎡B타입의 평균 매매가는 5억 8250만원이다. 또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의 ‘위례힐스테이트’에서도 판상형 구조인 전용면적 129㎡A의 평균 매매가는 7억 8500만원으로, 타워형인 전용면적 131㎡B의 평균 매매가 7억 7500만원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당신이 알아채지 못하는 ‘심장질환’ 징후 7가지

    당신이 알아채지 못하는 ‘심장질환’ 징후 7가지

    심장 관련 질환은 더이상 부모님 세대 등 노년층이 걱정해야할 수준을 뛰어 넘었다. 이유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불규칙한 생활습관이다.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도 심혈관계 질환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만연돼 있다. 하지만 몸은 정직하다. 심각하게 아프기 전 반드시 '시그널'을 보낸다. 몸을 사용하는 이가 가볍게 여기며 넘길 따름이지 반드시 SOS 신호를 보내는 만큼 그 시그널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쉽게 드러나는 것이 흉통이다. 하지만 심장 관련 질환으로 흉통이 나타날 정도라면 이미 일정 정도 상황이 진행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해외언론들은 심장 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는 심장관련 질환 전조 증상 7가지를 소개했다. 1. 심한 코골이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을 멈추는 수면 무호흡 증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비만 혹은 비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데, 심장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면성 무호흡을 동반한 코골이 증상은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할 경우 심장마비 및 중풍,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2. 붓고 피가나는 잇몸 잇몸 질환 역시 중요한 시그널이다. 잇몸과 관련한 바이러스 성 질환 등은 잇몸을 상하게 할 수 있으며, 이는 턱뼈의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염증성 질환이 지속될 경우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테롬성 동맥 경화증은 대동맥의 동맥류와 뇌혈관 뇌동맥 경화증, 심장의 협심증의 원인이 되며, 특히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무시한 채 방치할 일이 결코 아니다.   3. 어깨 또는 목 근육 통증 늘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직장인들에게 어깨와 목 주변의 뻐끈함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앉은 자세의 문제 만은 아니다. 여기에서도 심장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많은 심장마비 또는 심근경색 환자들은 질환을 발견하기 전 심장부위의 통증 뿐 아니라 목이나 어깨 결림 등의 불편함을 호소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4. 성 기능 장애 이는 남성의 자존심 문제 만이 아니다. 성기능장애는 동맥장애의 증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동맥에 각종 찌꺼기가 쌓이면 성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결국 순환계로서 심장 혈관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한 젊은 남성이 발기부전을 겪는다면 심장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경우 성욕 감소는 폐경의 증후이고 폐경기가 되면 여성의 심혈관 질환의 위험 역시 치솟는다. 폐경이 직접적으로 심장관련 질환을 유발하지는 않더라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에 변화를 유발하면서 심장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 속쓰림 및 소화불량 속쓰림과 소화불량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에게 감기처럼 나타나는 증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 역시 심장질환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메스꺼움이나 구토증상, 호흡이 거칠어지고 소화가 되지 않는 증상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신호가 심장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흔치 않다”고 경고했다. 6. 쉽게 붓는 발과 다리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이 증상은 심장질환 중에서도 심부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 특히 다리가 잘 붓는 사람 중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호흡이 불규칙해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심장 건강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7. 심장마비 직전의 증상 단순한 심장질환의 전조가 아닌, 심장마비 직전의 증상은 더더욱 숙지할 필요가 있다. 턱 주변과 목, 어깨 등이 갑자기 참기 어려울 정도로 아픈 경우, 의심해야 한다. 또한 구토가 나거나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경우,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러움증이 심각해지는 경우, 가슴 한 가운데가 눌리는 느낌 등은 심장마비를 의심할 상황이다. 이때는 급히 119로 전화하거나 주변 사람들은 응급처치로서 심폐소생술을 처치해야 한다. 자신에게 심장질환이 없다 하더라도 미리 심폐소생술을 숙지해둬야할 이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산을 닮아 있었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 엄홍길 대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산을 닮아 있었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 엄홍길 대장

    안나푸르나에서 겸허함 배웠고 히말라야 휴먼 원정대 영화로 남아 2006년 여름에 만난 엄홍길은 전사(戰士) 같았다. 허벅지 인대가 땅긴다며 잠시도 앉아 있지를 못하고 거실을 어정거렸다. 뜨거운 심장과 혈액을 히말라야 고봉 능선의 어디쯤에 두고 온 듯했다. 그때는 로체샤르(8400m) 3차 도전에 실패한 직후였다. 머리에서 산이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편안한 표정은 아니었다. 그 만남이 있고 9개월 후 엄홍길은 4차 도전을 했고, 성공했다. 동시에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16좌 완등’ 주인공이 됐다. 10년이 흘러 다시 만난 쉰여섯 살의 엄홍길은 산을 닮아 있었다. 허예진 머리카락에 여유를 담은 미소. “돌아보니 산이 품을 내주어 내가 그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거인의 깨달음은 ‘겸허함’이었다. -1977년 9월 15일. 네팔 현지시간 낮 12시 50분에 고상돈(1948~1979) 선배가 에베레스트(8850m) 정상에 올랐다. 신문을 보는데 가슴이 터지는 것 같았다. ‘고상돈’이라는 이름 석자는 나에게는 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고상돈 선배의 세계 최고봉 정복은 고1 우리 반 교실에서도 화제가 됐다. 대부분 친구들은 “뭐하러 그 추운 데까지 날아가서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달랐다. 이미 나는 산을 잘 타는 학생으로 약간 이름을 알리고 있던 터였다. 그걸 아는 한 친구가 말했다. “홍길아, 너도 나중에 한 번 해 봐.” -그로부터 일주일 정도가 지나 산소마스크를 쓰고 오른손에 태극기를 든 영웅의 모습이 신문 1면에 일제히 실렸다. 정성껏 사진을 오려 내 방 벽에 붙였다. 사진을 보고 또 보았다. 머릿속에는 온통 히말라야 빙벽을 올라가는 내 모습뿐이었다. 당시 나의 산악 등반 능력은 이미 수준급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앞에서 깔아 준 줄을 잡고 암벽을 오르는 게 아니라 내가 선봉에 서서 루트를 개척하는 경지에 올라 있었다. -경남 고성에서 농사꾼으로 살던 아버지는 시골살이를 답답해하셨다. 1960년 첫째인 나를 낳고 3년 후 과거에 군 복무를 해서 익숙했던 경기 의정부로 이사를 오셨다. 그런데 하필 터를 잡은 게 등산로였다. 도봉산을 찾는 등산객들을 상대로 작은 매점을 차렸다.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부모님과 도봉산 망월사와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산은 집이기도 했고 놀이터이기도 했다. 호암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아침에 학교에 갈 때는 1시간을 뛰어서 내려갔고, 오후에는 1시간 30분 동안 산길을 올라왔다. 그 어릴 적부터 하루에 2시간 30분씩 산을 탔던 셈인데, 처음부터 힘들다는 불평도 없이 잘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에서 나는 ‘산에 사는 아이’로 통했다. 지금처럼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게 없던 시절, 친구들에게 우리 집은 인기가 아주 많았다. 봄에는 버찌를 따려 벛꽃나무에 오르고, 진달래를 따 먹었다. 여름에는 계곡물을 막아 물장구를 치며 고기나 가재를 잡았고, 가을이면 다래·밤·잣 등을 찾아다녔다. 겨울에는 눈길을 헤치며 토끼를 잡으러 다녔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클라이밍(암벽 등반)에 관심이 생겼다. 주말이면 산악회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도봉산 두꺼비바위에서 등반하던 산악인들에게 클라이밍의 기초부터 배웠다. 그러나 내가 그들보다 더 산을 잘 타는 ‘날다람쥐’로 성장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상에, 어쩜 그렇게 산을 빨리 올라가니.” 어른들은 일주일이 무섭게 늘어가는 나의 빠른 실력 향상에 혀를 내두르곤 했다. -1980년 2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전문 산악인이 되기로 한 이상 대학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한 선배가 대청봉 밑에서 ‘희운각’ 산장을 운영했는데 그 일을 도우며 산을 탔다. 그때 만난 사람이 정양근 형이었다. 그가 1983년 스물일곱 나이에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를 만나 세상을 뜰 때까지 그는 나에게 정신적 지주였다. 하도 설악산을 헤집고 돌아다니다 보니 나중에는 능선들이 손금 보듯 훤했다. 일반 등산객들은 대청봉까지 2, 3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1시간이면 올랐다. 5시간이 걸리는 설악동까지의 코스도 2시간 30분이면 충분했다. 사람들은 나를 ‘축지법 청년’이라고 불렀다. 체력이 절정에 달해 어떻게든 발산을 해야만 했는데, 그것이 아무리 험준한 산도 한달음에 내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집에 있는 부모님은 한숨이 늘어갔다. “그렇게 대학도 안 가고 등산만 하면 도대체 나중에 뭘 해 먹고 살려는 거냐.” -그런 걱정과 반대에도 당시 벌이는 꽤 쏠쏠했다. 설악산 등반객들 때문에 산장 운영은 꽤 벌이가 되는 장사였다. 명절이나 휴가철이면 ‘돈을 라면박스에 쓸어 담는다’며 즐거워했다. 군대 가기 전 1년 반 정도의 설악산 산장 생활은 전국 산악인들과의 인연을 맺는 귀한 시간이기도 했다. 일반인 등반객들이 뜸한 비수기가 되면 보름 정도씩 지리산, 오대산, 소백산 등 다른 산을 찾아가 그곳에서 활동하는 산악인들과 만나 등반도 하고 식사도 했다. 얼마 후 전국적인 인맥이 형성됐다. -내가 도달하지 못한 산 정상이 하나씩 둘씩 줄어갈수록 가슴속에 있던 히말라야에 대한 꿈은 점점 더 커져갔다. 그러기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었다. 군대였다. 십수년을 산에서 보내서였을까. 몸으로 하는 거라면 뭐든지 자신이 있었던 시절. 육군은 재미가 덜할 것 같았다. 해군에 입대했다. 인천에서 작은 군함을 탔는데 3개월 만에 배의 엔진에 불이 나서 대기발령을 받게 됐다. 그때 지체 없이 해군특수전단(UDT)에 지원했다. 석 달간의 수병 생활도 지루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UDT 훈련은 산악인으로서 나의 능력을 몇 단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엄청난 양의 수영은 폐활량과 근력을 키워 주었다. 경주 감포에서 독도까지 5박 6일 동안 헤엄쳐 가 본 적도 있었다. 6개월 동안 다이빙, 수중 폭파, 수중 침투, 육상 침투, 낙하산 공중침투 등 훈련을 다 견뎌내야 했는데, 1주일간 단 한숨도 잠을 안 잔 적도 있었다. -1984년 9월 제대를 하고 나서 그해 연말부터 에베레스트 원정을 준비했다. 박영배 대장이 나를 원정대원으로 뽑아 주었다. 대원을 선발할 때에는 등반 기술, 체력도 중요하지만 정신력과 인간성도 중요한 심사 요소로 본다. 1년가량 혹독한 훈련이 이어졌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속보 산행을 하며 지구력 훈련을 하면서 암벽과 빙벽에 붙어살았다. -히말라야 도전은 집에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1985년 겨울 D데이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저 얼마 있으면 네팔에 갑니다.” 아버지는 펄쩍 뛰셨다. 죽을지도 모른다며 절대로 안 된다고 하셨다. “저는 정상까지는 안 가요. 꼭대기는 선배들이 오르고 저는 그냥 심부름 정도만 하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차마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처럼 원정대 스폰서가 흔치 않아서 그동안 모아둔 돈 500만원을 고스란히 털어 넣었다. 그렇게 떠난 첫 도전에서 에베레스트는 나를 품어 주지 않았다. 1993년 초오유(8201m)와 시샤팡마(8201m) 등정 성공을 시작으로 1998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히말라야 16좌 중 10번째 등정이었는데, 고1 때의 다짐으로부터 20여년 만이었다. -많은 사람이 히말라야 16좌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봉우리가 무엇인지 묻는다. 안나푸르나(8091m)다. 네 번을 실패했다. 1998년 네 번째 도전에서는 동료를 3명이나 잃었고 나 자신도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다. 7600m 지점 급경사에서 미끄러지는 셰르파를 구하려다 함께 굴러떨어졌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발목이 완전히 꺾여 돌아가 있었다. 사고 지점에서 4600m의 베이스캠프까지 그 다리를 하고 2박 3일 동안 내려왔다. 유독 그 봉우리만 실패를 거듭한 이유를 떠올려 보면 젊은 날 그 산에서 떠나간 정양근 선배가 떠오른다. 언제나처럼 자만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고 싶었을 것은 아닐까. -어쨌든 안나푸르나 4차 등정 실패 후 병원에서 “다시는 산에 오를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11번째 봉우리를 앞에 두고 평생의 여정이 끝나는가 싶었다. 어둠 속의 고통을 말해 무엇하겠나. 10개월간 고통 속에서 도봉산을 오르내리며 재활했고 다시 몸을 만들 수 있었다. 이듬해 5번째 안나푸르나로 향했고 결국 정상에 섰다. 그곳에서 배운 겸허함은 16좌 완등을 무사히 마치게 해 준 힘이었다. -2007년 16좌 등반을 완료하자 기쁨과 함께 허탈함이 밀려왔다. 주변에서 “이젠 편하게 살라”고 했다. 목숨을 건 사투가 그들에게 꽤나 힘겨워 보였는가 보다. 엄홍길휴먼재단을 만들기로 했다. 네팔의 산골 오지 학생들에게 학교를 지어 주는 프로젝트인데 16개를 건립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13개가 착공돼 있다. -2013년 말 영화 ‘해운대’, ‘국제시장’을 만든 윤제균 감독이 연락을 해 왔다. 감독이 아닌 영화 제작자로서였다. 에베레스트 8750m 지점에서 조난당한 후배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2005년 휴먼원정대를 꾸린 것을 영화로 만들자는 거였다.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고 자문을 해 달라고 했다. “절대로 안 됩니다. 가까스로 치유한 유족의 상처를 다시 건드리게 됩니다.” 완강히 거절을 했다. 사실 앞서 2005년에도 여러 영화 제작자가 연락을 해 왔다. 그때도 같은 이유로 모두 거절을 했다. 그러나 윤 감독의 집요함은 이전 제작자들과 달랐다. “산과 사람의 역사를 함께 조명하자”고 했다.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마음을 바꿨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를 영화를 통해 전하기로 했다.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추락한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휴먼원정대를 통해 일깨우고 싶었다. ‘배려와 양보가 사라진 이기적인 사회에서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동료애와 희생정신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가. 정신이 황폐화된 채 맞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는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렇게 해서 영화 ‘히말라야’(2015년·황정민 주연)가 탄생했다. -나는 지금도 히말라야에 오르고 싶다. 도시는 너무 답답하다. 야생마처럼 멋대로 천지를 달리다가 갇힌 기분이다. 열정을 불태우던 시절이 그립다. 체력적으로 아직 8000m 산에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시간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매월 많게는 10번 정도 강의를 한다. 말하는 것을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군부대, 경찰, 관공서, 기업체, 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강연 의뢰를 받는다. -지금도 웬만하면 오전 스케줄은 비우고 북한산을 오른다. 내 산책 코스는 북한산 백련사 입구에서 진달래 능선을 지나 대동문까지 오른 후 아카데미 하우스로 내려오는 길(10㎞)이다. 1시간 30분 정도면 완주하는데 요즘은 나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서 이렇게 저렇게 인사를 하다 보면 2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산에 오르는 길은 ‘이러다 죽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상황의 연속이다. 산은 사람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곳곳에 크레바스가 도사리고 있다. 눈사태도 감수해야 한다. 8000m 고봉에서는 산소가 해수면의 3분의1밖에 안된다. 두세 발짝 움직이고 나서 3~5분간 숨을 거칠게 쉬어야 다음 한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유일한 동반자는 시련을 참아내는 내 안의 용기와 인내뿐이다. 정상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고 완전히 탈진이 된 후 하산을 한다. 오를 때는 정상이라는 결과에 몰입해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내려올 때는 정신이 돌아오면서 겁이 나기 시작한다. 사고도 내려올 때 더 많이 일어난다. 우리들 인생과 비슷하다고나 할까.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엄홍길 대장은 1993년 초오유(8201m)를 시작으로 2007년 로체샤르(8400m) 등정까지 세계 최초로 8000m 이상 히말라야 고봉 16좌를 완등했다. 2005년에는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숨진 고 박무택, 백준호, 장민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휴먼원정대’를 조직했다. 세계 산악계 최초로 동료를 구하러 목숨을 건 등반을 감행해 ‘휴머니스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는 엄홍길휴먼재단을 운영하며 네팔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 건립에 분주하다. ▲1960년 경남 고성 출생 ▲양주고, 한국외국어대 중문학 학사·체육교육학 석사 ▲밀레 홍보팀 기술 고문, 상명대 자유전공학부 석좌교수, 대한산악연맹 대회협력위원장 ▲체육훈장 거상장·맹호장·청룡장, 대한민국 산악대상, 대한민국 창조경영인상 수상 히말라야 16좌 등정 일지 초오유→시샤팡마(1993년·8027m)→마칼루(1995년·8463m)→브로드피크(1995년·8047m)→로체(1995년·8516m)→다울라기리(1996년·8167m)→마나슬루(1996년·8163m)→가셔브룸1(1997년·8068m)→가셔브룸2(1997년·8035m)→에베레스트(1998년·8850m)→안나푸르나(1999년·8091m)→낭가파르바트(1999년·8125m)→칸첸중가(2000년·8586m)→K2(2000년·8611m)→얄룽캉(2004년·8505m)→로체샤르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백화점·마트·전통시장 등 100여곳 최대 80% 할인 ‘창원 블랙데이’

    ‘군항제도 구경하고 물건도 싸게 사고.’ 진해군항제 기간인 다음달 1~3일 3일 동안 경남 창원시 백화점과 중·대형 마트, 시장이 동시에 대규모 할인 판매를 하는 ‘창원 블랙데이’가 열린다. 창원시와 지역 상공·경제계 등이 군항제와 연계해 소비 촉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대규모 쇼핑행사다. 10~80% 할인한다. 행사에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대동백화점, 시티세븐몰, 뉴코아아울렛,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규모 점포 17곳이 동참한다. 또 기업형슈퍼마켓(SSM) 27곳과 농협하나로마트 24곳, 전통시장 20곳을 비롯해 모두 100여곳이 참여한다. 소상공인과 상점 거리 등도 동참한다. 블랙데이 기간 대규모 점포에서는 구매 상품에 따라 상품권이나 사은품, 식당 할인권을 주고 게릴라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한다. 창원시는 관광객들이 군항제 구경과 쇼핑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행사 참여 업체와 할인 내용 등을 시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송정재 창원시 경제국장은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유명 축제와 연계해 실시하는 지역 맞춤형 대규모 할인행사가 축제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부고] 코리안리 창업주 원혁희 회장 별세

    원혁희 코리안리재보험 회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원 회장은 1926년생으로 대동상업고와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1957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1974년 풍림산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퇴직했다. 1998년 2월 코리안리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이후 코리안리 명예회장, 상근회장(이사), 이사회 의장직을 지냈다.  ‘책임경영에 따른 신상필책’을 경영신조로 내세워 코리안리를 글로벌 10대 재보험사로 성장시켰다. 현재 셋째아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차려졌다. 발인 4월 1일 오전 7시 (02)2227-7500.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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