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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내년 5월 푸틴 만나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년 5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내년 5월 9일 열리는 대(對)독일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김 제1위원장을 초청했다고 전했다. 방문이 성사되면 김 제1위원장이 2011년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된 후 첫 외국 방문이 된다. 러시아가 김 제1위원장을 초청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북한의 지지를 얻는 것 외에도 북한을 통과해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설치에 북한의 협력을 얻는 등의 정치·경제적 목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은 기념행사에 다른 정상들과 함께 참석하는 것이 아닌 단독 방문을 바라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 실제로 방문이 이뤄질지는 김 제1위원장의 최종 판단에 달려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배심원 12명 중 9명이 백인… “몸싸움 중 총격은 정당방위”

    편의점에서 담배를 훔친 혐의를 받았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은 정수리, 눈, 턱, 오른쪽 가슴, 오른팔에 최소 6발의 총알을 맞고 죽었다. 조준사격을 당한 것처럼 보였다. 일부 목격자는 그가 총을 맞을 당시 “두 손을 들고 항복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흑인 사회는 대런 윌슨 경관의 기소만이 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으나,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은 “윌슨 경관을 기소할 ‘상당한 근거’가 없다”고 결정했다.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윌슨 경관은 유죄판결은커녕 재판정에 서지 않아도 된다. 윌슨 경관의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의 조사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불기소 처분과 비슷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배심의 결정을 대독한 매컬러크 검사는 “팩트와 픽션은 구분돼야 한다”며 “경관의 기소를 주장하는 여러 증언 중 물증과 모순되는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는데 총을 쐈다”는 피해자 측 증언보다 “몸싸움 중 어쩔 수 없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사했다”는 가해자 측 증언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인터뷰한 대다수 전문가는 “경찰의 정당방위를 옹호해 온 대배심의 경향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입을 모았다. 마크 채멀 변호사는 “현행법상 경찰관 목숨이 위태롭다고 판단할 때는 경고사격을 하지 않고 바로 실탄을 쏠 수 있으며 위협 상황이 해소되기 전까지 계속 쏠 수 있다”면서 “유죄가 확실하지 않은 피고인을 법정에 서지 않도록 하는 것은 대배심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소 결정을 하려면 배심원 9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백인 9명과 흑인 3명으로 이뤄진 대배심의 구성상 기소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인권변호사 신시아 히난은 “배심원들의 편견이 작용한 결정”이라며 “9·11 테러 이후 경찰 공권력은 신성불가침이 됐다. ”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용어 클릭] ■대배심(Grand jury) 미국은 형사재판의 첫 관문인 기소 단계부터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에게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정식재판에서 피의자의 유무죄를 결정하는 배심원단(소배심)보다 숫자가 많기 때문에 대배심이라고 한다.
  • 아베 “한·일 솔직하게 대화해야” 정상회담 군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6일 한·일 관계와 관련, “(양국 간) 과제가 있기에 정상 레벨을 포함해 모든 레벨에서 전제조건 없이 솔직하게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 일·한 협력위원회 합동 총회에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가 대독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일·한 양국은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면서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양국은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서도 서로 노력하고 협력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호 왕래가 현재 500만명을 넘을 정도로 긴밀한 관계가 됐고 미국의 동맹국인 일·한 그리고 일·미·한(한·미·일)의 연대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탱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일·한, 한·일 협력위원회는 1969년 제 조부 기시 노부스케를 초대 회장으로 설립됐다”면서 “그 이후 양 위원회는 모든 분야의 교류를 촉진하고 양국의 우호친선·상호 이해를 심화시킴에 있어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대통령과 여야 더 자주 더 깊이 대화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회를 찾아 새해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여야 지도부와 국정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지난해 정기국회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로, 대통령 시정연설을 국무총리가 대독하는 게 관례가 되다시피했던 과거 정부와 비교해 진일보한 행태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특히 정부 예산안에 담긴 새해 국정 방향과 나라 안팎의 주요 현안에 대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 것은 정국 흐름을 대립과 파행에서 대화와 상생으로 돌려놓을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당3역,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새정치민주연합 당3역은 어제 1시간 남짓 이뤄진 회동에서 실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새해 예산안을 법정 시한인 오는 12월 2일까지 처리한다는 원칙과 세월호특별법 등 이른바 ‘세월호 3법’도 당초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이달 안에 처리하기로 하는 등 몇 가지 합의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의 현안에 있어서는 대통령과 야당이 세간에 알려진 자신들의 입장을 거듭 제기하는 선에 머문 게 사실이다. 새정치연 측이 방위사업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 필요성을 강조한 데 반해 박 대통령은 강력한 수사 의지를 밝힌 데서 보듯 사안마다 서로의 보는 결이 다르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눈에 띄는 합의가 없었다고 해서 어제 대화가 지닌 무게와 가치를 가볍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언론 보도나 아랫선의 보고를 통해 상대의 입장을 전해듣는 대신 직접 얼굴을 맞대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양측의 거리는 그만큼 가까워지고 소통의 문은 넓어지게 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공감의 폭을 넓혀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대화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은 합의라도 철저히 이행하는 관례를 만드는 일이다. ‘세월호 3법’ 이달 처리와 새해 예산안 12월 2일 처리가 그 첫 과제다. 인위적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춘 새해 예산안은 유례없이 많은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면밀한 심사가 요구된다. 올해 정부의 국채발행 잔액이 이미 500조원을 넘어선 만큼 우리 후대가 떠안을 부담을 줄이려면 팽창예산이 효과적인 경기부양으로 이어지도록 할 최선의 방안을 여야가 찾아야 하며, 단 한 푼의 국민 세금도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상임위별로 꼼꼼하게 예산을 따지고 조정해야 한다. 혹여라도 의원들이 과거처럼 제 지역구 살림 챙기기에만 급급해한다면 그 폐해가 나라 전체와 국민 개개인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을 여야는 특히 유념해야 한다. 지금 국회엔 예산안 말고도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과 ‘김영란법’과 같은 공직비리 근절 법안,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필두로 한 국민안전 관련 법안 등 민생과 직결된 법안들이 즐비하다. 정부로서는 모두 야당의 협력이 절실한 사안들이다. 대통령이 적극 나서 야당을 설득하고 야당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타결이 가능한 일들이다.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와 별개로 원활한 국정을 위한 정치지형을 구축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라는 점에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더 자주 만나 더 깊이 대화하길 바란다.
  • 통일교, 美 뉴욕서 “영원한 평화의 나라 창건에 매진”

    통일교, 美 뉴욕서 “영원한 평화의 나라 창건에 매진”

    ‘통일교 미국 제1도시 뉴욕에서 재도약 다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하 가정연합)이 40여년 전 고 문선명 총재가 미국 선교의 교두보로 삼았던 뉴욕에서 향후 걸어갈 새 길을 선포했다. 2012년 9월 별세한 문 총재의 2주기 기념식을 통해서다. 평화세계 실현이라는 문 총재 선교 노정의 출발지에서 가정연합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자는 결기 아래 재도약 의지를 다져 종교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지난 20일 뉴욕 맨해튼센터 해머스테인볼룸에서 열린 문선명 총재 2주기 기념식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가정연합 지도자들이 결집해 열기로 가득 찼다. 정치·종교·문화계 지도자를 포함해 2000명이 모인 가운데 문 총재의 2주기를 추도하며 새 도약을 다짐했다. 문 총재 별세 이후 가정연합을 이끌고 있는 한학자 총재는 장남 문효진씨의 부인 문연아 세계평화여성연합 세계회장이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1971년 미국에 도착했을 때 남편과 저는 영적, 도덕적 쇄신을 위한 대중운동을 통해 대각성을 불러일으키고자 다짐했다”며 “우리는 이 나라를 치료하고, 개인주의와 부패의 불꽃을 진화하고, 미국 건국 당시 보편화돼 있던 하나님을 중심으로 한 정신에 다시 불을 붙이기 위해 왔다”고 회고했다. 한 총재는 특히 “참부모의 심정으로 전 인류를 포용하라는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평화세계 실현을 위해 모든 것을 투입했다”며 “이제는 평화와 번영의 하나 된 세계를 만드는 위대한 사명에 모두가 함께 동참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한 총재의 인사말에 환호하며 응답했고 미국의 타 종교 지도자들과 가정연합 목회자, 일반 신도들이 이어 간 문 총재 추도사 및 가정연합 재도약 다짐에 기도로 동참 의지를 밝혔다. 이날 2주기 기념식은 1974년 9월 18일 문 총재가 3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어 지금도 미국 사회에 회자되는 이른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연설’ 40주년 기념도 겸해 의미를 더했다. 문선명, 한학자 총재 내외는 1965년 미국을 포함한 40개국, 1969년 21개국 세계 순회에 나섰다. 1971년 12월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미국 중심의 세계 선교 계획을 세운 뒤 본격적인 선교 활동을 시작한 곳이 뉴욕이었고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연설은 문 총재 내외가 미국에 하나님의 뜻과 미국이 갈 길을 제시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가정연합의 목회자 400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뉴욕과 워싱턴DC에 각각 80명 정도가 몰려 있지만 뉴욕은 선교와 비즈니스, 모든 측면에서 미국 사회에 최고의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가정연합 세계화의 으뜸 도시다. 따라서 문 총재 2주기 기념식을 가정연합 미국 선교의 교두보였던 뉴욕에서 열었다는 점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김기훈 가정연합 북미대륙회장은 “한국의 가정연합 전국 교구장과 간부 30여명이 미국 10여개 가정연합 성지를 순례한 뒤 이날 기념식에 참석했고 미국 각지의 가정연합 지도자들이 드물게 한데 모여 추모와 도약을 다짐한 각별한 만남의 자리였다”며 “이날 집회를 토대로 의사와 소방수의 사명처럼 미국가정회복운동을 주도했던 문 총재의 유지를 받들어 한 총재를 중심으로 가정연합의 비전인 영원한 평화의 나라 창건을 위해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뉴욕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용인 역북우남퍼스트빌’ 서비스 면적 극대화로 중대형 안 부럽네

    ‘용인 역북우남퍼스트빌’ 서비스 면적 극대화로 중대형 안 부럽네

    - 67㎡A타입 처인구 최초 4BAY•84㎡ 중대형 못지 않는 넓이 자랑 - 용인 역북우남퍼스트빌••• 전용 67~84㎡ 총 914가구 규모 우남건설은 용인시 역북동에서 공급 중인 ‘용인 역북우남퍼스트빌’ 분양전환 임대아파트(10년)에 혁신평면을 선보여 수요자는 물론 부동산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확장 시 4BAY(방 3개와 거실 전면향 배치)는 물론 세대독립 평면 등분양아파트에나 선보일 법한 설계를임대 아파트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용 67㎡A타입의 경우 소형평형임에도 방3개와 거실이 전면으로 배치되는 4BAY로 꾸몄다. 처인구 일대에서는 소형이 4BAY로 공급되는 최초의 사례다. 여기에 각 타입별로 서비스 면적을 넓혀 입주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실 사용면적을 넓혔다. 또한 역북우남퍼스트빌은 분양아파트와 달리 전세대가 발코니확장을 무료로 제공하여 부담을 확 줄였다. 전용 72㎡역시 소형평형임에도 4BAY는 물론 방을 4개나 배치 했다. 현관을 지나 들어서면 좌우로 자녀나 서재 용도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이 3개 있으며 거실을 지나면 안방 1개가 위치해 총 4개의 방을 제공했다. 전용 84㎡B타입의 경우는 4BAY와 4ROOM 여기에 3면이 개방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 일조권은 물론 채광, 통풍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서비스 면적도 넓게 줘 입주자로 하여금 공간 활용도를 높이도록 했다. 전용 84㎡B의 경우 서비스 면적이 무려 41.7㎡에 달해 실제 입주자가 체감 하는 실 사용면적은 126.2㎡에 달한다. 우남건설 관계자는 “전용 84㎡에 사는 입주자들의 경우 실제는 전용84㎡의 아파트에 살지만 체감 할 수 있는 면적은 중대형대아파트에 사는 것과 같다”며 “임대 아파트로 공급하지만 분양아파트 못지 않은 평면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용인역북우남퍼스트빌 67㎡A타입 투시도 역북우남퍼스트빌은 총 914가구 규모로 2개 단지 총 13개동으로 구성됐다. 지하 2층 ~ 지상 20층 규모로 전량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84㎡이하다. 주택형별 가구 수는 전용면적 ▲ 67㎡ 541가구▲ 72㎡ 170가구▲ 84㎡ 203가구다. 분양 전환 임대아파트지만 10년 동안 내 집처럼 거주할 수 있다. 임대기간은 10년이며 5년이 경과하면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로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용인행정타운, 용인세브란스병원과 가깝고 용인 초•중•고교가 있어 교육환경도 좋다. 정당당첨자 계약기간은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용인시 처인구유방동소재 견본주택에서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6·끝) 국가 100년 미래 전략을 갖춰라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6·끝) 국가 100년 미래 전략을 갖춰라

    “Chosun을 Josun으로 바꾸느라 얼마나 번거로웠는지 아십니까. 앞으로 더 이상 그런 일은 안 했으면 합니다.” 미국 보스턴미술관의 ‘한국실’ 관계자는 2012년 기자에게 이렇게 푸념했다. 조선왕조의 영문 표기를 ‘Chosun’에서 ‘Josun’으로 바꾸라는 한국 정부의 ‘지시’에 한국실과 한국 작품의 영문 표기를 모조리 교체하느라 돈과 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는 불만이었다. 미국인의 귀에는 별 차이도 없는 표기를 굳이 많은 돈을 들이면서까지 바꾸는 한국 정부의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우리는 정권에 따라 혹은 정책 담당자에 따라 나라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들을 너무 쉽게 바꾼다. 정권이 바뀌면 하루아침에 멀쩡했던 정부 부처가 사라지고 생경한 이름의 부처가 새로 생긴다. 정부 부처의 이름이 바뀌는 것은 이제 일도 아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책의 콘텐츠를 고민하기에 앞서 정부 조직 개편과 이름 바꾸기에 혈안이 된다. 이전 정권의 색깔을 최대한 빼고 새 정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욕심에서다. 내무부에서 행정자치부를 거쳐 행정안전부로 개명했던 부처가 박근혜 정부 들어 단어 순서만 바꿔 안전행정부가 된 것은 거의 병적인 개명 집착증이라 할 수 있다. 안전을 중시한다는 취지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이름을 바꾸는 데 수억원의 비용이 들었다는 추산이 있다. 부처 간판부터 명함까지 모조리 다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 놓고도 정작 안전은 소홀히 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반면 미국은 새 정부가 들어서도 정부 부처가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1903년 설립된 상무노동부가 1913년 상무부와 노동부로 분리된 뒤 두 부처는 100년 넘게 같은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한 외교관은 “정부 부처가 명멸하고 이름이 바뀔 때마다 해당 국가 상대역(카운터파트)에게 새 명함을 건네며 부처가 바뀐 이유를 설명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털어놨다. 우리는 유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 역사는 70년 정도밖에 안 된다는 점을 망각한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도 정권이 바뀌어도 면면하는 민주공화국으로서의 전통을 제대로 수립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은 각료를 새로 지명할 때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직접 각료 후보자를 소개하며 지명 이유를 설명한다. 각료를 교체할 때도 국민들에게 떠나는 각료의 공적을 일일이 설명하는 게 불문율이다. 한국 대통령은 어떤 때는 직접 시정연설을 하고 어떤 때는 국무총리에게 대독하게 하는 등 일관성이 없는 반면 미국 대통령은 매년 의회에 나와 직접 시정연설을 한다. 시정연설에는 반드시 대통령 부인이 참석한다. 한 외교관은 “평소에는 그토록 으르렁대던 미국 정치인들이 시정연설차 의회에 입장하는 대통령에게 여야를 막론하고 오랜 시간 기립박수를 보낼 때는 미국의 전통과 저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6·25참전 해외영웅들 한시도 안 잊어”

    “6·25참전 해외영웅들 한시도 안 잊어”

    한국전쟁 정전 61주년(27일)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들이 열렸다. 한·미 정부는 이날 오전 알링턴 국립묘지 원형극장에서 한국전 정전 6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안호영 주미대사와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 데이비드 핼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 래리 키나드 참전용사협회장과 참전용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헌화를 시작으로 연방우정국의 ‘한국전 명예훈장 우표’ 헌정식 등이 열렸다. 오후에는 알링턴 셰라톤호텔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겸한 기념행사가 이어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신경수 국방무관이 대독한 기념 축사에서 “어떤 이는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모르는 나라에 와서 만나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참전용사들의 영웅적인 희생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참전용사들의 희생은 한·미 동맹의 뿌리가 돼 지금도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알링턴 하야트호텔에서는 한국전쟁유업재단(이사장 한종우 시러큐스대 교수)이 개최한 참전용사 후손 청년봉사단 행사가 열렸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13개국에서 온 후손 70여명이 참전용사 10여명과 만나 이들의 경험을 기록하는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특히 조지아주 고교 역사교사 2명을 초청, 미 고교 역사교과서의 한국전쟁 기술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한국전쟁 관련 내용이 소홀히 취급됐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청원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 이사장은 “미 고교 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한국전쟁 관련 부분은 베트남전쟁에 비해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고작 한두 문단으로 처리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행사를 후원한 국가보훈처 최완근 차장은 “여러분의 할아버지는 여러분의 나이에 전쟁의 공포와 추위를 겪으면서도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고 격려했다. 낙동강 전투에서 한·미 합동작전을 이끌었던 백선엽 장군 딸 백남희씨도 행사에 참석, “할아버지의 활동을 돌이켜 보려는 젊은이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광역단체장 인터뷰] “농업·관광·탄소산업 집중 육성… ‘전북 123 시대’ 열겠다”

    [광역단체장 인터뷰] “농업·관광·탄소산업 집중 육성… ‘전북 123 시대’ 열겠다”

    전북도가 변하고 있다. 민선 6기가 출범한 지 2주 남짓 됐지만 도청 곳곳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직원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신임 지사가 권위를 버리고 웃는 낯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직원들을 도닥이기 때문이다. 간부는 물론 하위직들도 형식적인 회의 자료와 보고서가 대폭 줄어 과중한 업무부담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있다. 결재 방식도 달라졌다. 민선 4, 5기에는 과장급 이상만 지사 결재를 받았으나 이제 6급 이하 직원들에게도 지사실의 문호가 개방됐다. 도청사도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도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16일 집무실에서 만난 송하진 전북지사는 “도정을 툭 터놓고 재미있게 이끌어 가겠다”며 민선 6기 도정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제34대 전북지사로서 도정에 임하는 기본 원칙은. -도정의 책임자로서 목표와 행동을 분명히 하겠다. 모든 일을 겸손하게 추진하되 비굴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 당당하게 일을 추진하겠지만 결코 오만하지는 않겠다. 현안 사업을 추진하다 넘어야 할 산을 만나면 가슴을 열고 도민들을 만나 여론에 귀를 기울이겠다. 안 되는 일은 ‘이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하고 될 수 있고 되어야 하는 일은 ‘이건 반드시 하겠다’고 말하겠다. →전북의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전북은 현재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화시대 뒤안길에 나앉으면서 상대적 낙후의 그늘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 공항, 항만 등 사회기반 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고 경제적 침체는 사회, 문화, 정치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산업 중심에서 지식기반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21세기에 전북의 창의적 특성과 고유성, 시대적 흐름을 잘 파악해 우리 지역의 발전 동력을 개발해야 한다. 전북의 가능성과 잠재역량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도의 발전 방향은. -새로운 전북시대를 열어 가겠다. 인간의 가치를 소중히 하고 생태의 가치를 우선하겠다. 지식의 가치를 높이고 변화의 가치를 존중하겠다. 이와 함께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겠다. 전북은 분명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관광객 1억명, 소득 2배, 인구 300만 시대의 초석을 놓겠다. 이른바 전북발전 123정책이다. 전북의 발전은 안으로부터의 발전을 추구하겠다. 사회간접자본(SOC) 기반 구축과 함께 농업, 관광, 탄소산업으로 시작될 것이다. →한때 소외됐던 농업을 도정의 중심으로 환원시켰다. -민선 6기 도정의 키워드는 농업이다. 5000년 농도인 전북에서 농업은 선진국으로 가는 최후의 보루이자 미래의 불루오션이다. 전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사람들이 찾는 농촌, 제값 받는 농업, 농촌과 농업과 농민이 모두 즐거운 삼락농정(三農政)을 펼치겠다. 전통농업을 과학화해 전북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고 농산물 가치소비시대를 선도하겠다. 나아가 식품산업을 융합해 농생명 연구개발특구로 육성하겠다. →농업과 관광산업을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산업화시대에 밀려 등한시했던 농업농촌, 생태자연, 전통문화를 전북의 대표적 관광자산으로 육성하겠다. 사람과 돈이 모이는 자랑스러운 자산으로 키우겠다. 생태자연과 농업농촌을 살려 농촌마을에 사람이 오도록 하겠다. 전북 전체를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어 국내외 모든 관광객들이 어디서든 즐기고 체험하고 머무르고 우리의 상품을 사 갈 수 있는 토털관광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전통적인 농업도 중요하지만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과제인데.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 또한 멈추지 않겠다. 전북의 첫 번째 미래산업은 탄소산업이다. 이미 전주시장 재임 시절 탄소섬유 연구개발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국가사업화와 기업유치에 성공했다. 이제 전북을 자동차, 조선, 해양, 항공, 농기계, 레포츠 등 100조원대의 탄소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 탄소산업은 일자리 창출과 도민 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전북의 인구는 매년 감소 추세인데 인구를 30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는데. -과거 ‘300만 전북도민’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전북의 꿈과 희망을 수치로 나타낸 상징적 슬로건이다. 새만금이 2030년 완공되면 76만명이 유입되고 전북혁신도시도 장기적으로 20만명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87만명인 인구에 이를 더하면 결코 무리한 목표는 아니다. →도정의 변화를 선도할 조직개편과 인사 방향은. -시대 변화에 맞게 조직을 개편하겠다. 새만금과 환경을 분리하고 농업과 관광 분야를 강화하겠다. 일부 조직은 이름부터 추상적이다. 명칭부터 구체적으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아울러 조직이 바뀌면 인적변화도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확 뒤집지는 않겠다. 다만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면 무리수가 따르고 성공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계를 밟아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고 도의회와의 조율에도 신경을 많이 쓰겠다. 정무부지사와는 일정 부분 업무를 분담하겠다. 정무부지사가 지사의 연설문이나 대신 읽는 ‘대독 부지사’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새만금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민자·외자 유치가 관건인데. -새만금사업은 국책사업임에도 전북에 한정된 사업인 양 비쳐지는 게 큰 문제다. 실제로 방조제 완공 외에는 지지부진한 게 현실이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국가가 책임지고 주도하는 가운데 전북은 도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협조해 조기 완공되도록 해야 한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개발, 친환경 개발이 되도록 추진하겠다. →전북지역 14명의 시장·군수 가운데 절반이 무소속이다. 시·군과의 협치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시장·군수와 정치인은 다르다. 정치적인 의미보다는 전북발전이란 같은 목표가 있기에 협력관계다. 시장·군수들과는 철저히 수평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소통을 위해 막걸리 잔을 놓고 흉금을 털어놓을 생각이다. 소통은 잦은 회의에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인정하는 것이다. 사적으로 자주 만나 공식석상에서 풀기 어려운 현안을 처리하겠다. 부지런히 만나고 현장을 방문해 화합하겠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임 병장 “간부들도 날 왕따시켰다”

    임 병장 “간부들도 날 왕따시켰다”

    군이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초(GOP)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인 임모(22) 병장이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날 변호인 입회하에 진행된 조사에서 임 병장은 “초소에 나를 놀리고 비하하는 내용의 글과 그림이 있는 것을 보고 격분했다”며 동료 부대원들이 자신을 무시해 화가 났고, 간부들도 자신을 따돌리는 데 가담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수사 당국은 이 같은 진술에 따라 초소에 그려진 임 병장 비하 그림에 대해 곧바로 현장 보존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군 수사 당국은 국군강릉병원에서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상태로 수사를 진행했다. 군은 사건 원인 규명과 함께 총격 당시 부상자에 대한 응급치료를 늦게 해서 일부 부상자가 과다 출혈로 사망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이 여전히 수사 과정을 공개하지 않아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중간수사 결과를 왜 발표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부상자 치료와 사망자 장례가 끝나지 않아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국방부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사건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 25일 사건이 임 병장에 대한 집단 따돌림 때문이라는 식으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김 장관은 이날 백승주 차관이 대독한 대국민 성명에서 “본의 아니게 집단 따돌림이 사고의 동기가 된 것처럼 오해를 야기해 유가족 여러분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희생자들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함으로써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장관의 공식 사과로 희생자들을 명예롭게 보낼 수 있게 돼 지체 없이 장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김 장관의 발언에 항의해 장례식을 무기 연기하기로 한 전날의 방침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영결식은 28일 오전 8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대한민국 국무총리 활용법

    [이도운의 빅! 아이디어] 대한민국 국무총리 활용법

    “미국 부통령의 역할은 두 가지다. 첫째, 아침에 일어나 대통령의 건강을 체크한다. 둘째, 이상이 없으면 조용히 하루를 보낸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들은 우스갯소리지만 미 권력 ‘2인자’의 처지에 대한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다. ‘웨스트 윙’이나 ‘하우스 오브 카드’같은 미 정치 드라마를 봐도 부통령은 대통령과 국정을 논하는 파트너라기보다는 정치 현안과 정책 방향을 놓고 대통령 비서실장과 신경전을 벌이는, 좀 성가신 인물로 묘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무총리가 미국의 부통령과 비슷한 존재다. 총리는 부통령처럼 대통령 유고시에 대행을 맡게 된다. 총리의 의전서열은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다섯 번째다. 그렇다면 총리의 국가 권력서열은 얼마쯤 될까. 총리실에서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한 기자가 말했다. “솔직히 100위 안에나 들까요?”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가 반박했다. “그래도 10위권에는 들겠죠.” #대독, 방탄도 중요한 역할이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주장 가운데 공감하는 것이 있다. 책임총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책임총리라는 말에 가장 어울렸던 인물은 아마도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의 김종필 총리였을 것이다. 김 총리는 국민회의·자민련 공동정부의 한 축을 이끌었고, 실제로 각료의 절반을 임명했다. 그러나 그런 김 총리도 ‘책임질 만한 권한’은 갖지 못했던 것 같다. 당시 정부 조직개편을 앞두고 김 총리는 총리실 산하에 별도의 국정홍보처 설치를 원했지만, 청와대는 23명짜리 공보실로 축소해 버렸다. 대통령에게 총리는 계륵 같은 존재다. 총리가 너무 잘하면 대통령의 위상이 깎일까 신경쓰인다. 이회창 총리는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다 행사하려다가 쫓겨났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측근은 “누가 잡은 정권인데, 혼자서 빛 보려고 하느냐”고 이 총리를 비난했다. 반면, 총리가 주어진 역할을 못하면 정권에 부담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충청도 출신 정운찬 총리를 내세워 정부부처 세종시 이전을 막아보려 했지만 실패했고, 본격적인 레임덕을 맞이하게 됐다. 우리 정치현실에서 총리의 가장 무난한 역할은 ‘대독’과 ‘방탄’이다. 폄하하는 뉘앙스로 쓰이지만, 사실은 그 역할이 대통령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김황식 총리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대통령이 챙기지 못한 행사에 열심히 모습을 드러내고, 국회에서 나름 소신껏 야당의원들의 공세에 맞섰기 때문이다. #권력에는 빈 공간이 필요하다 안대희 후보자가 낙마하고 문창극 후보자도 곤란한 지경에 빠진 것을 보면, 정홍원 총리도 어려운 시기에 대독과 방탄의 역할을 나름대로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정 총리의 측근들은 “대통령이 독대라도 한번 해줬으면…”이라는 말을 하곤 했다. 정 총리가 가끔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를 하긴 하는데, 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관련 수석, 비서관 등 무려 8명이나 배석을 하더라는 것. 그런 자리에서 총리가 대통령과 속 깊은 얘기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 보니 장관들도 총리의 권위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곧 새 총리 후보자를 물색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총리 인선 과정에서 야심찬 정치인이나 합리적인 야당인사들도 거론됐다. 둘 다 좋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현재 청와대의 권력 운용 스타일이나, 안팎으로 어려운 정치·안보 상황을 감안할 때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차라리 박 대통령과 뜻이 맞는 대독, 방탄 총리가 차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미국 정치권이 어리석어서 2인자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1인자와 2인자가 권력투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권력에는 빈 공간이 필요한 것이고, 그곳이 총리의 자리다. 다만 박 대통령이 누구를 새 총리로 임명하더라도 최소한의 의전적, 정치적 예우는 해줘야 한다. 그래야 총리실과 내각이 굴러가는 시늉이라도 할 것이다. dawn@seoul.co.kr
  • [사설] 文 후보자 스스로 총리감인지 되돌아보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망언성 발언들이 항간을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한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은 아무리 교회 안에서 한 종교적 발언이라 하더라도 국민 정서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망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 지는 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다”고도 했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서울대 초빙교수로서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한 강의의 일부다. 일본 극우파의 망언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일반 국민도 그 의미를 다 알 만한 ‘책임총리’에 대해 “책임총리 그런 것은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망언 제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인물이 과연 총리가 될 수 있는지 강한 의문이 든다. 문 후보자는 자신의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음에도 사과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평소의 소신을 그대로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소신은 일본 역사학자들이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체계화한 ‘식민지 근대화론’이나 ‘정체성론’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식민사관의 대변자 같다. 국민감정으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렵다. ‘세월호 사고도 잘못된 현실에 경종을 울리려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종교적 명분으로 포장을 해도 그릇된 의식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이런 인식으로 우경화로 치닫는 일본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 생각만 해도 숨이 차오른다. ‘언론인 시절에 특정 장소에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며 전체 강연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발언 전체를 담은 동영상을 보면 보도된 내용보다 더 심각하다.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여 물러난 안대희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에 변호사 사무실에서 의뢰인들에게서 받은 돈이며 사건 수임의 배경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면 받아들여졌을까. 책임총리에 대한 언급도 황당무계하기는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보장 등을 언급하며 ‘책임총리’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헌법은 행정 각부를 통할하고 국무위원 제청권과 해임권을 갖는다고 총리의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제에서 총리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한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만기친람’이 끊임없이 문제가 돼 왔을 뿐 아니라 사회부총리를 둬 ‘권한의 분산’을 계획하고 있는 마당이다. 헌법이 보장한 권한조차 행사하지 못하고 ‘의전총리’, ‘대독 총리’에 머물며 국록을 축냈던 관행을 바꿔보자는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런데도 문 후보자는 처음 듣는다는 식으로 동문서답을 하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은 또다시 허점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지명되자마자 터져 나올 정도로 문 후보자의 문제적 발언은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이었다. 알고도 통과시켰다면 청와대의 인식 수준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고 몰랐다면 허술한 검증이 되풀이된 셈이다. 또 여론의 향배에 귀를 기울일 텐가. 새누리당 초선의원을 비롯해 이미 여권 안에서도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 후보자는 자신이 진정 총리감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 책임총리 선긋기… 대통령 국정철학과 엇나간 총리 후보

    책임총리 선긋기… 대통령 국정철학과 엇나간 총리 후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책임총리제와 관련해 “처음 들어 보는 얘기”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 후보자가 국정이나 행정 경험이 전무한 언론인 출신인 데다 총리의 역할마저 스스로 제한하는 듯한 인식 수준으로 총리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총리 후보 지명 전까지 서울대 초빙교수였던 문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한 뒤 집무실로 복귀한 자리에서도 “책임총리라는 말을 아예 처음 들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책임총리라는 게 뭐가 있겠나. 나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책임총리’를 처음 들어 봤다는 게 말실수인가”라는 질문에도 “말실수를 한 것이 기억이 안 난다. 말실수한 것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문 후보자의 이날 발언은 총리 역할에 대한 본인의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우리나라의 현행 대통령 중심제하에서 총리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상황 인식이란 의미도 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개혁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책임총리를 부인하는 발언을 한 것은 여러모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날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의 국정과제들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밝힌 총리 인선 배경과도 거리가 먼 발언이다. 책임총리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었던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가 직접 입안한 것이라는 점도 문 후보자의 발언과는 배치된다. 금태섭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문 후보자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또다시 대독총리 역할을 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문 후보자가) 벌써 제2의 윤창중이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국정 기조가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고 몰아붙였다. 유은혜 원내대변인도 “(박 대통령이) 얼굴마담, 바지총리를 세워 놓고 이 나라는 내 뜻대로 끌고 가겠다는 뜻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실제 책임총리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총리·경제부총리·사회부총리 등 ‘3두 체제’에 의해 내각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책임총리제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총리 임명권을 갖고 있고, 정치적 책임을 대통령이 지는 우리나라의 정치구조에서 책임총리제는 사실상 어렵다”고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정책 총리’를 넘어서/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책 총리’를 넘어서/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총리공관으로 가주세요”라고 말한 뒤 이내 눈을 감는다. 총리공관 가까이에 다가서면 “조금 앞에서 좌회전해서 청와대로요”라고 소리 친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뒤를 힐끗 쳐다보지만 말할 겨를도 없이 택시는 순식간에 청와대 앞에 도착한다. 매일 새벽잠에서 덜 깬 상태로 택시를 잡아 타고 “청와대행”을 주문하면 택시 기사들이 눈 붙일 여유도 주지 않고 이런저런 정책 불만에서부터 호소와 요구를 쏟아내더란다. “청와대에서 이렇게 해 주셔요. 이런 것 고쳐주셔요….” 도착 때까지 택시 기사들이 거는 말에 응답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고 했다. 청와대에 근무했던 지인의 경험담이다. 그 지인이 생각해 낸 꾀는 (청와대 인근) “삼청동 총리공관 갑시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택시 기사들이 관심을 두지도, 말을 걸지도 않아 편안히 눈 붙인 채 목적지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총리 위상을 희화적으로 보여준다. 권력이 집중된 청와대와 대통령에 비해 총리는 까딱하면 ‘의전용’, ‘대독용’이 된다. 역할이 두드러져도 부담스럽고, 드러나지 않아도 걱정스럽다. 김종필·이해찬처럼 정권 지분을 흔들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 예도 없진 않지만 대통령의 낙점으로 자리에 올라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지내는 예가 대부분이다. 정책 영역과 권한을 쥔 장관들에게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경우도 다반사였다. 모든 일을 직접 챙기는 ‘만기친람형’ 박근혜 대통령의 첫 총리인 정홍원 총리는 오히려 그전의 무색무취형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1년 동안 그는 깐깐하게, 때로는 모나게 정책 현안을 챙겨왔다. 현안조차 밑에 맡기며 무난하게 보이길 바랐던 이전 총리들과는 달랐다. 그는 보고서를 밤새 읽어내고, 문제다 싶은 부분은 꼬치꼬치 따지고 호통치며 보완을 채근해 왔다. 매주 일요일 장차관들을 소집해 정책현안 점검 회의를 정례화하며 ‘현안 선제 대응’을 강조한다. “내가 이해를 못하는데 국민이 어떻게 느끼겠느냐”며 정책 세부 내용과 대국민 접근방식을 따져 든다. 그러다 보니 “장관들이 총리에게 꽉 잡혀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깐깐하고 엄한 총리”란 평가가 쫙 퍼져 있다. ‘정책총리’를 자임하는 정 총리는 현장에 무게를 둬 왔다. 수출 현장에서 관세 등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매주 토요일은 양로원과 장애아동시설, 홀몸노인과 극빈가정 등 소외된 곳을 찾았다. 정권 2년차를 맞아 그가 더 욕심낼 부분은 대통령이 국정 문제점과 불편한 진실을 직시토록 하는 일이다. 직설적인 솔직함으로 현 정부와 다른 ‘절반의 생각’을 전달하고, 현장의 아픔과 불만을 보여주며 가려진 곳을 들춰내야 한다. 정 총리는 현장을 다니며 “자립도 꿈 꾸기 힘든 어려운 사람들이 이리 많다…”며 가슴을 치며 복지행정 개혁을 재촉하고 있다. 현장의 절박함을 대통령도 같이 느끼도록 해야 한다. 격주로 대통령을 만나는 주례 보고에서 독대도 늘리고, 더 적나라한 사실들을 전해야 한다. ‘민심총리’이자 반대편 이야기도 전하는 ‘통합총리’가 될 때 정책총리의 역할도 더 빛날 것이다. jun88@seoul.co.kr
  • [北 김정은 집권 2년] 당·정·군 권력 지형도

    [北 김정은 집권 2년] 당·정·군 권력 지형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돌연 사망하면서 그의 37년 철권통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김정은 시대’가 시작된 지 17일로 만 2년이 된다. 김 위원장 사망 당시 28살의 ‘불안한 후계자’에 불과했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북한 군부의 실세였던 리영호 총참모장의 전격 해임을 통해 권력 의지를 과시했고 이후 당·정·군을 빠르게 장악해 가며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에 올랐다. 아직 김일성 주석이나 김 위원장이 행사했던 절대 권력에는 못 미치지만 자신만의 독자적인 위상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안정적인 권력기반과 김 위원장이 남긴 ‘핵 유산’을 토대로 경제 개혁·개방과 대외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김정일의 그림자를 벗어나기까지 지난 2년간의 과정과 향후 김정은 시대가 어떻게 전개될지 짚어봤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의 보필을 받으며 권력 장악을 꿈꿨던 어린 김정은은 집권 2년 만에 친·인척의 도움 없이 안정적 권력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핵심후견세력인 ‘로열패밀리’(김경희·장성택)가 여전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집권 초기 두드러졌던 ‘가족통치’ 형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로열패밀리의 집사 격이었던 최룡해 총정치국장은 김 제1위원장의 최측근으로 확실히 자리잡았고, 박봉주 내각 총리, 리영길 군총참모장을 비롯한 신진 엘리트들이 대거 등장해 권력의 중심부에 올라섰다. 선군정치 덕에 북한 권력의 핵심을 장악했던 군은 의도적인 ‘군부 힘빼기’ 과정에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작전국장 등 4대 핵심직위 전원이 교체돼 김정일 시대 때 누렸던 영향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현재 북한 권력 지형은 김정일의 권력 절대독점 시대에서 김정은 집권 1년 로열패밀리에 의한 과도기적인 가족통치 시대를 지나 친인척 세력과 신진세력, 노회한 정치군인들이 김 제1위원장을 떠받들며 그의 권력을 절대화하는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체제를 지탱하는 세력 간 줄다리기는 있을 수 있어도 김 제1위원장의 권력을 넘볼 만한 세력은 북한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강력한 권력 의지와 리더십, 김경희와 장성택 등 친인척 세력과 최룡해로 대표되는 항일빨치산 2세대의 지원, 최고지도자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과 복종을 요구하는 스탈린식 정치 문화와 공안기관에 의한 철저한 엘리트·주민 통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봉건적 권력세습이 단기간 내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의 핵심 측근 세력들을 당과 군, 내각에 배치하고 군 핵심인물들을 당의 핵심보직인 상무위원에서 전원 제외함으로써 군에 대한 당의 통제력을 높여가고 있다. 다만 김정일 시대의 선군 정치로 군 자체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졌던 터라 군 보수 세력의 힘은 아직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점에서 세력 간 갈등이 김 제1위원장의 권력 공고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개혁파 권력의 원심력인 고모 김경희(현재 와병중)가 사망할 경우 장성택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을 보좌하는 세력 간 균형이 깨지고 군 보수파에 일시적으로 힘이 쏠릴 공산이 크다. 그동안 김 제1위원장은 군사적으로는 호전적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요소까지 도입해 개혁·개방을 추진하며 아버지와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여왔다.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도 다소 개선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지난해 이후 북한을 탈출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북한 주민의 지지율이 50%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61.7%에 달했다. 이는 군부 강경파의 힘을 빼는 동시에 이들의 불만을 억누르며 경제개혁을 추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핵·경제발전 병진노선’을 추진해 왔던 김 제1위원장의 정책이 한계에 부딪히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종합] 朴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합의를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특검 수용 입장은

    [종합] 朴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합의를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특검 수용 입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저는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 후 국회에서 처음으로 가진 새해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정부는 여야 어느 한쪽의 의견이나 개인적인 의견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다.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서 요구하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요구에 대해 여야가 합의할 경우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앞서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지금까지도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정부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반드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정부의 의지와 사법부의 판단을 믿고 기다려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31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진행 중인 사법부 판단과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던 기본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당시 야당의 특검 요구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서 이날은 “여야 합의를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한 만큼 진일보한 입장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여야 합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해서 앞으로 어떤 선거에서도 정치개입의 의혹을 추호도 받는 일이 없도록 공직기강을 엄정하게 세워가겠다”면서 “국가정보기관 개혁방안도 국회에 곧 제출할 예정인 만큼 국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검토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새해 예산안과 관련 “내년 예산안은 경기회복세를 확실하게 살려가기 위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가장 큰 역점을 두었다”면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국회와 정부,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관련 법안을 원할하게 처리해 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외국인 투자촉진법안, 관광분야 투자활성화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법안, 창조경제구현을 위한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안 등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소득세법안과 주택법안이 통과돼야 우리 경제회복을 위해 중요한 주택경기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법안들이 제 때 통과되지 못하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들 법안이 꼭 통과되도록 협조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무리하며 “국회를 존중하기 위해 앞으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며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도 약속했다.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지난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네번째다. 나머지는 모두 국무총리 대독으로 진행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태우 “5공 비리 청산”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투표”…국정방향 제시·파격 제안 자리로 활용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박근혜 대통령이 역대 네 번째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을 했고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해에는 국무총리나 경제부총리가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대독했다. 시정연설은 기본적으로 국회에 제출된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영계획안에 대한 국회 심의에 앞서 정부의 계획을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한 자리이지만, 국정전반에 대한 방향을 밝히거나 파격 제안을 하는 자리로도 활용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8년 10월 연내 제5공화국 비리를 청산하겠다고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10월 대선 자금 의혹과 관련한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해 강한 후폭풍을 불러왔다. 시정연설 때 역대 대통령은 당시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수모를 겪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38분간 시정연설을 했으나 본회의장에서는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탓에 민주당도 냉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연설 때는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며 빨간 넥타이와 머플러를 착용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野, 박승춘 보훈처장 강연 동영상 공개… “대선개입 증거”

    野, 박승춘 보훈처장 강연 동영상 공개… “대선개입 증거”

    31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대선 개입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파행을 빚는 등 진통을 겪었다. 박 처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내용의 안보교육을 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추궁을 시작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박 처장이 강연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며 “대선 개입의 증거”라고 제시했다. 동영상에는 박 처장이 지난해 1월 보수단체 모임 강연에서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가. 남북공조를 중시하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가”라고 말하는 모습과 지난 1월 “2년 동안 보훈처가 이념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선제 보훈 정책을 추진하는 업무를 했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강 의원은 “보훈처가 이념 대결을 하는 조직인가”라고 물었고 박 처장은 “보훈처는 이념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업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박 처장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속내를 얘기했다”고 몰아세웠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박 처장이 잇따른 대선 개입 추궁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박 처장이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박 처장을 국가보훈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도 “보훈처장의 답변 태도는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의원이 국민의 대표인데 여야 의원도 설득 못 하고 국민이 뭘 판단하나. 우리가 ‘핫바지’인가”라면서 “그럼 우리 의원들은 다 빼놓고 국민한테 나가서 호소하라”고 질책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보훈교육연구원에서 ‘6·25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통일전쟁으로 봐야 한다’, ‘미군이 철수해야 한반도 평화통일이 온다’고 강연했는데 이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라고 반격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도저히 안 되겠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파행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보훈처의 선거 개입은 중대 범죄”라며 박 처장의 ‘퇴출’을 주장했다. 야당은 지난 28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도 도마에 올렸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을 상대로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와 사전 협의와 조율을 거친 ‘대리 담화’가 확실한데 청와대가 이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호창 무소속 의원도 “대독·남탓·대국민 협박·대국민 기만담화”라고 꼬집었다. 국감이 점점 정치 공방으로 흐르자 김 위원장은 야당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대선 끝난 지가 언젠데 계속 대선을 거론하느냐”면서 “그 문제는 양당 합의로 특위를 구성해 다루고 상임위에서는 현안 질의만 하자”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편파적”이라며 반발했고, 김 위원장은 “뭐가 편파적이냐. 위원장으로서 소회도 말 못하나”라고 소리쳤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朴대통령 새달 중순 국회 시정연설

    朴대통령 새달 중순 국회 시정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다. 대통령의 정기국회 시정연설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시정연설은 주로 새해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이지만,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30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라면서 “구체적인 일정은 여야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다음 달 2~9일 서유럽 순방에 나서는 만큼 시정연설은 다음 달 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경우 지난 2월 취임식과 지난 9월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에 이어 세 번째 국회 방문이 된다. 야권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 거리두기’가 정국 파행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시정연설이 꽉 막힌 정국을 풀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정국 향배가 달린 만큼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발언 내용과 수위를 놓고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역대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한 사례는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다른 해에는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해 왔다. 반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정치 쇄신’ 차원에서 시정연설에 매년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48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여성의 잠재된 능력과 끼가 사회 발전에 적극 활용되고 발휘돼 국가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일과 가정의 양립을 통해 여성들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겠다”면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비롯한 여성 일자리 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고, 육아 부담 때문에 경력 단절이 없도록 보육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故이수현 장학금 수여식 한·일 정상 추모 메시지

    故이수현 장학금 수여식 한·일 정상 추모 메시지

    2001년 1월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고 사망한 이수현(당시 26세)씨의 뜻을 이어받아 만든 이수현현창장학회가 17일 도쿄 요쓰야 주부회관에서 장학금 수여 행사를 가졌다. 이수현현창장학회는 2002년 1월 사망 1주기에 이씨의 부모가 고인의 뜻을 담은 장학금 제도를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해 발족됐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이날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은 김원진 주일 한국대사관 공사가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고 이수현군의 숭고한 희생은 한·일 양국 국민들이 마음으로 통하는 계기를 열어 줬다”며 “고인의 선행이 우리에게 주었던 감동을 오늘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이 새기며, 한·일 양국 간은 물론 아시아 국가 간의 우호협력 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기하라 세이지 일본 외무성 대신정무관이 참석해 아베 신조 총리가 보낸 메시지를 대독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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