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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일본인 달라진 씀씀이

    일본에는 ‘10억원 모으기’ 같은 유행은 없다.일본 돈으로 치면 1억엔(100엔=1054원)쯤이지만 평생 1억엔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일본인은 별로 없다.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의 3.5배쯤 되는 터라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그 “마음 먹으면”이 그리 쉽지 않고,악바리처럼 모으지도 않는다.만일에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정신은 여전해도 ‘저축벌레’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견실한 중견기업에서 19년째 일하고 있는 화이트 칼라인 오베(44·도쿄 거주)는 연봉 950만엔가량을 번다.일본 국세청의 2002년 조사에 따른 일본 샐러리맨의 평균 연수입이 447만 8000엔(평균 43.3세)인 것과 비교해 평균을 훌쩍 넘어선 고소득자다. 일견 풍족해 보이는 그이지만 집 한칸 없다.‘무소유의 철학’같은 것도 없다.“독신인 탓에 집이 필요하지 않고,지금와서 25년짜리 장기대출로 주택을 구입해 늙어 죽을 때까지 갚는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혀 그냥 월세집에 사는 게 편하다.”는 설명. 도쿄 도심의 회사까지 50분쯤 걸리는 부도심권에 사는 그의 집은 공영주택의 방 두칸짜리 월세 10만엔의 30년 넘은 아파트다.이것저것 떼고 손에 쥐는 월급이 42만엔쯤되는 그는 월세 외에도 전기,가스,수도세를 뺀 가처분 소득이 27만엔 안팎인데도 남는 것은 제로다. 월급의 사용내역을 보면 월세 10만엔,광열비 5만엔,오사카(大阪)에 사는 부모님 용돈 6만엔과 자신의 용돈 5만엔 정도이다.16만엔 정도가 남지만 “잔업하고 피곤하면 택시를 타거나,낡은 아파트와 가전제품을 수리하거나 바꾸는 데 생각하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게 의외의 씀씀이에 대한 오베의 변이다. “일하는 게 재밌다.”는 그는 자동차도 없다.주말이면 집안 청소를 하거나 음악을 듣는 게 고작이다.용돈으로 정한 5만엔의 대부분도 CD나,책 구입에 쓴다.“독신이라 세탁이나 다리미질,요리 같은 귀찮은 일들은 돈으로 해결하고 만다.”는 그가 19년간 모은 저축이라곤 1000만엔을 조금 넘는다.특별히 몇살 때까지 얼마를 모은다거나 하는 계획은 없다.연금이 있어 딱히 노후가 불안하지도 않다고 덧붙인다. ●부부가 따로 벌어 각자 생활 즐겨 여유가 있기로는 맞벌이 부부도 마찬가지이지만 억척스럽게 돈을 모으겠다는 생각은 없다. 경찰 공무원인 다바타(37)는 조그만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는 부인(29)과 작년 어떤 모임에서 만나 결혼했다.그가 3년 전 장만한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다바타는 부인 아야의 월급이 얼마인지 모른다.자가(自家)라 월세가 들어가지 않는 만큼 월 생활비 15만엔 중 10만엔은 자신이,5만엔은 부인이 충당한다.그밖의 수입은 각자 알아서 관리한다. 월 5만엔 정도를 용돈으로 쓰는 다바타의 연수입은 700만엔 정도.다달이 하는 일이 달라 수당이 붙고 안붙고에 따라 손에 쥐는 월급은 40만엔이 되기도 하고 30만엔으로 줄어들기도 한다. 구입 당시 3500만엔하던 방 세칸짜리 집(72㎡)은 800만엔을 자신의 돈으로,나머지는 25년 장기대출로 장만했다.저금은 불과 500만엔밖에 갖고 있지 않은 그는 “아내가 곧 회사를 그만두고 캐나다로 단기유학을 떠나고 그 뒤 아이라도 갖게 되면 돈을 모으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예상했다. 재작년 취재현장에서 알게 돼 결혼에까지 이른 신문기자 부부인 미치코(30)도 부부가 생활비와 월세를 공동부담한다.“남편과 함께 공동의 지갑을 만들어 생활비를 절반씩 분담한다.”는 그녀는 “아파트를 구입할까 하고 저금도 슬슬 생각한다.”고 했다. 남편(33)은 연수입 650만엔,자신은 560만엔 정도인 이들 부부는 눈코뜰 새 없는 기자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30대 초반의 신혼부부인 만큼 여행하랴,취미생활에 필요한 물건 사랴 돈쓰기에 바쁘다. 이처럼 일본인들이 저축에 눈을 돌리지 않다 보니 작년 연말 내각부 발표의 ‘가계 저축률(가처분 소득 중 저축비율)’은 조사를 시작한 1955년 이후 최저인 6.2%를 기록했다. ●“악착같이 모으다간 따돌림 당하지” 8년 전 회사를 퇴직하고 지금은 연금생활을 하고 있는 스즈키(68)의 개인자산은 집(2500만엔 추산)과 저축(900만엔가량)이 전부다.연금은 월 27만엔.얼마전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조사한 “디지털 생활을 즐기는 일본인 60대”의 전형적인 경우이기도 하다.이 신문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인 대도시 60대의 세대당 평균자산은 현금과 부동산을 합쳐 3600만엔이었다. 스즈키는 수입이 전혀 없는 부인과 두 식구 생활에 27만엔이면 충분할 것 같지만 그것으로는 용돈(평균 5만엔),차량 유지비(2만엔) 외에 술친구와 어울리고,해외여행·독서 등 자신을 위해 들어가는 돈을 생각하면 턱없이 모자란다.그래서 지금은 저축을 매달 조금씩 헐어쓰고 있다. “일본인에게 1억엔을 모으라고 한다면 모을 수 있는 사람이 100명에 1명꼴쯤 될까.”라고 되묻는 스즈키는 “악착같이 돈만 벌고,쓸 때 제대로 쓰지 않고,책도 사읽지 않으면 필시 따돌림 당하기 십상이며 그런 점이 한국과 다른 문화가 아닐까.”라고 나름대로 분석을 한다. 7년 전 편집·교정 전문회사를 설립해 연 매출 7000만엔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이노우에(40)는 연수입이 1000만엔에 육박하지만 지금까지 저축은 1000만엔이 채 되지 않는다. “일본인들에게 저축이란 1년치 수입의 개념으로 혹시 실직하더라도 다른 일을 찾아볼 기간 동안의 월급 대신이란 의미”라는 그는 “돈을 많이 번다는 꿈은 중요하지만 1억엔이라면 너무 피곤할 것”이라고 손을 내젓는다. ●교육비에 등줄기 휘기는 한국과 마찬가지 돈벌고,쓰는 가치관에 다소 차이는 있어도 고물가와 교육비로 등골이 휘기는 우리와 사정이 비슷하다. 1000만엔에 조금 못미치는 연봉을 받는 가와무라(48)는 세 자녀를 두고 있다.4월이면 쌍둥이 두 아들이 중학교에 진학한다.사립학교를 보낼 생각이지만 1인당 연 100만엔이 넘게 들어가는 사립중학교의 교육비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말이 1000만엔이지 세금,보험,연금을 떼고 수중에 남는 수입은 700만엔쯤.교육비와 생활비,장기주택대출금 상환 등을 빼고 나면 자신의 용돈은 봉급쟁이 평균(4만 8000엔)을 밑도는 3만엔 정도이다.이도 모자라 “아내가 아르바이트에라도 나서야 할 형편이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하면 집에서 뒷바라지해야 하기 때문에 저축을 헐어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arry04@˝
  • 두원수 하나로통신 홍보실장

    두원수(44·상무보) 하나로통신 홍보실장은 기자들로부터 ‘진정한 하나로 맨’이란 말을 듣는다.취재현장과 밀착해 있다는 뜻이다. 요즘 그는 ‘전투’를 앞두고 있다.7∼8월이면 부산·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이 시작되기 때문이다.이달 초부터 대구·인천에서 시행돼 열전은 시작된 셈이다. “시장의 96%를 갖고 있는 KT와의 싸움이 힘들겠지만 분위기를 띄울 복안은 있습니다.” 그는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대도시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를 한데 묶은 ‘번들상품’으로 승부를 걸게 될 것이라고 기본전략을 밝혔다.회사가 지난해 말 11억달러의 외자유치에 성공,자금 여력이 좋아졌고 홍보도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았다. 두 실장은 본래 컴퓨터전문지 기자 출신이다.LG EDS(LG CNS의 전신)에서 첫 홍보를 시작해 데이콤을 거쳤다.하나로통신과의 인연은 지난 97년.창설 멤버다.신윤식 전 하나로통신 회장이 데이콤 사장으로 있을 때 눈여겨 보았다가 스카우트했다.기자 출신이어선지 직언을 잘해 현장을 경영에 제대로 접목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하나로통신 경영권 분쟁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자신이 한때 근무했던 데이콤을 내세운 LG와의 다툼에서 여론을 하나로통신으로 몰아가는 데 한 축을 담당했다.그는 “최고경영자의 공백기에 치열한 싸움이 전개돼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정기홍기자 hong@˝
  • [열린세상] 공자(孔子)의 지방분권론/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

    21세기는 지방의 개성이 왕성해 짐으로써 그 생기가 온 나라에 퍼지고 솟아올라 드디어 나라 전체에 기가 충만하게 되는 시대다. 자님이 살아 계신다면 아마도 열렬한 지방분권론자로서 활약하실 것이다.지방분권은 ‘군자의 큰 나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일찍이 공자께서는 “소인 집단은 겉으로 보면 일치 단결해 있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화합하지 못한다.그러나 군자들은 서로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화합한다(君子和而不同,小人同而不和·논어,子路篇).”고 했다.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말은 국토의 균형발전이 왜 필요하고 21세기의 우리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왜 지방분권이어야 하는가를 극명하고도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모든 지방이 중앙의 명령에 복종하여 하나처럼 되면 겉으로는 일사불란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그 내실은 화합하지 못하고 티격태격 다투게 된다.지역의 특성이 무시되고 모든 지역이 강자의 논리에 따라 하나의 모델로 균질화되기 때문이다.이러한 나라에서 지방이 추구하는 정책은 똑같은 내용을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달성하는 것이 소원이다.전국은 어디를 가나 개성이 없어 결국 같은 모양을 하게된다. 이웃과 똑같다면 작은 것은 큰 것에 질 수밖에 없다.그러므로 중앙집권체제에서는 중앙정부가 아무리 균형발전을 외쳐도 수도권과 대도시로의 집중은 멈추지 않는다.서로 다르지 않은 존재가 같은 이익을 좇을 때는 다툼도 그치지 않는다.백화점의 모든 진열대에서 똑같은 품목의 상품을 팔면 점포 주인들의 사이가 좋을 수 없는 것과 같다.중앙 부처마다 관할권을 장악하고 지방을 할거적으로 통치하는 집권체제에서는 자신의 지방이 잘 살지 못하면 그 모든 책임은 네 탓이 된다.자연히 지역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으로서 지역감정이 아니라 모든 책임을 중앙에 전가하는 원망의 지역감정만이 판을 치게 되는 것이다. 나라의 어디를 가더라도 똑같은 모습이라면 그 나라는 작은 나라이다.온 나라의 어디를 가 보아도 새롭고 다양한 풍경이 있다면 그 나라는 큰 나라이다.작은 나라인 집권체제에서 지방이 추구하는 것은 ‘남보다는 큰 것’(Number One)이다.그러나 지역의 개성과 특징을 중시하는 군자의 나라에서 지방은 ‘유일함’(Only One)을 추구한다.인간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유일한 존재(Only One)이다.따라서 이러한 인간들로 구성된 사회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해야 하며,이러한 사회로 구성된 지방 또한 화이부동(和而不同)해야 한다. 우주의 대원리는 화이부동에 입각하고 있다.인간이 만든 기계도 화이부동의 원리로 움직인다.자동차는 2만 5000여개의 서로 다른 부품으로 그리고 컴퓨터 시스템은 100%가 화이부동의 원리로 구성되고 있다.기계와 마찬가지로 인간 사회는 그 구성원이 서로 다른 개성과 특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화합하면서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물에 물을 탄 것은 동(同)이라고 한다.가야금의 같은 줄만을 두드리는 것이 동(同)이다.남이 하는 대로 따라만 하는 것을 부화뇌동(附和雷同)이라 한다.부화뇌동하는 소인들은 자기의 개성과 생각이 없으므로 비록 사회에 존재하나 양적으로 하나를 부가했을 뿐,자신의 사상이나 기능으로 사회의 창조적 존재로서 참여하지는 못한다.이것이 ‘동이불화’(同而不和)하는 우리 국토의 모습이다. 화(和)란 물에 물을 더하는 것처럼 성질이 같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화합이란 물,간장,소금,고기,양파,마늘이 조화를 이루어 맛있는 요리가 되듯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맛을 내는 것이다.이렇게 볼 때 조화란 개성과 특질을 살리면서도 하나의 큰 목표를 위해 협조하는 것이다. 21세기는 지방의 개성이 왕성해 짐으로써 그 생기가 온 나라에 퍼지고 솟아올라 드디어 나라 전체에 기가 충만하게 되는 시대다.우리는 지방분권으로 국토의 모든 지역이 서로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모든 단위에서 혁신이 일어나 스스로가 책임을 지고 협력하는 큰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공자님 살아 계신다면 지방분권을 이래서 강조하실 것이다. 강형기 충북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
  • [오픈코리아-소통하는사회를만들자](3부)개방압력 파도 슬기롭게 극복을(상)”

    올해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쌀을 포함한 농산물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때보다 더 큰 폭의 시장개방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0년의 농정실패를 교훈삼아 향후 10년의 농정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이다.농림부장관을 지낸 김성훈(金成勳·6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표를 권혁찬 경제부장이 만나 개방파고를 헤쳐 나갈 ‘지혜’를 들어봤다. 최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비준을 받았습니다만,난항이 컸습니다.보고 느끼신 점이라면. -한·칠레 FTA는 태어나서는 안 될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그러니 진통과 갈등이 클 수밖에 없었지요.일찍이 YS(김영삼)정권 때 계륵(鷄肋)이라며 칠레와의 FTA를 폐기했었습니다.그러다 단순히 칠레가 지구 남반구에 있어 우리 농업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으로 추진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칠레가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하지만 돌(Dole) 등 다국적 기업이 대형 농장을 좌지우지하는 과일수출 강국입니다.그런데 양국 전문가들의 공동연구도 생략된 채 통상교섭본부에서 강하게 밀어붙인 것입니다. FTA는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무역에서 상호 보완적인 나라끼리 맺는 것이 관례입니다. 이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합니다.우리나라는 대폭적인 관세감축 또는 ‘영세화(零稅化)’가 목적인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1000여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를 약속했기 때문에 DDA 협상에서도 똑같이 약속해야 합니다.잘못된 파트너를 선택한 정책의 실패라 할 수 있습니다. 농업시장 개방이 대세 아닙니까. -93년 UR 타결과 95년 WTO 가입으로 우리나라 농업시장은 이미 개방됐습니다.DDA 협상에선 정부보조금과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느냐 또는 대폭 삭감하느냐 여부가 당면과제입니다.우리나라가 나라별 식량사정과 농업기반 조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일괄적인 철폐에 합의하면 농지가격이 중국 등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농업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지난해 기준 26.9%에 불과합니다.또 논농사는 단순히 10조원이 조금 넘는 상품(쌀)의 생산에 그치지 않습니다.홍수방지,지하수 함양,청정산소 공급,국토의 균형발전,경관 유지,전통문화 보전,식량안보 등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NTC)이 있습니다.이를 일부만 돈으로 환산해도 23조원이 넘는 혜택을 국민에게 무상 제공하고 있는 셈입니다.우리 국민이 즐겨먹는 중·단립종 자포니카 쌀은 생산지가 미국 캘리포니아와 중국 동북3성,호주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합니다.이들의 수출여력은 우리 국민 쌀 수요의 4분의1도 안됩니다.우리의 쌀 산업이 한꺼번에 무너지면 아무리 비싼 값을 주어도 절대 수요량 확보가 어렵습니다. 쌀 재협상에서 관세화 또는 관세화 유예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만. -올해 쌀 재협상에선 현재 4%인 MMA(최소시장개방) 물량을 몇%로 더 늘려주느냐의 ‘관세화 유예’논의만 있을 뿐 별 대안은 없습니다.일본 등이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는 관세화를 선택했으나 우리와는 처지가 다릅니다.일본은 UR 협상때 미리 값싼 수입쌀을 조금 수입하는 발빠른 조치를 통해 99년 관세화로 돌아설 때 1300%의 고(高)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습니다.2000년 타이완도 660%의 높은 관세벽을 인정받아 자국 쌀을 보호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렇게 대처하지 못해 이제 340% 수준을 유지하기도 어렵게 됐습니다.따라서 관세화 유예의 조건을 얼마나 유리하게 얻어낼지에 협상전략을 집중해야 합니다.일본의 특례(1300% 관세 인정)에서 보듯 관세화 유예협상에서 미국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꿰뚫어 미국 쌀 업계에 로비를 하고,해당 의원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초동 전략이 중요합니다.중국이라는 새 변수에 대해서도 중국식 ‘콴시(關係)’를 근거로 ‘주고받기식’ 전략이 필요합니다. UR 이후 농정의 잘못된 점은. -98년 농림부장관으로 취임했을 때 농촌경제는 일반기업의 사업장 폐쇄나 은행의 대량실직 사태와 비교해도 그 이상의 참상이었습니다.부실기업과 은행은 150조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지만 빚더미에 눌린 농촌은 방치됐습니다.62조원의 구조개선 및 농특자금은 농가 자부담액 등을 제외하면 40조원도 채 안되는데,그 대부분이 융자형태여서 고스란히 부채로 남았습니다.농가부채는 정책실패의 결과였습니다.아쉬운 점은 공적자금 투입을 농가부채에 적용하지 못한 것입니다.재정사정도 어려웠지만 농업대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 있었던 것입니다.부채소각(탕감)에 대해 ‘도덕적 해이’라는 여론몰이 탓도 있었습니다.문제는 또 있습니다.농산물 관련 국제통상협상을 외교채널에서 총괄함으로써 농림부의 과장(부이사관급)이 중국과의 마늘협상,한·칠레 FTA 등에서 교섭팀의 말석을 겨우 차지하고 있습니다.비전문기관의 일방적인 교섭논리에 떠밀려 다닐 수밖에 없지요.수세적 통상외교에서는 품목별로 전문성을 띤 개별 정부부처에 교섭권을 분산시켜 대응해야 합니다. 농업·농촌을 실질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로 농업경쟁력 증대를 가격과 비용,규모화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십중팔구 실패하게 된다는 점입니다.쌀은 생산비 중 44%가 땅값(토지용역비)입니다.이는 미국·중국의 10배가 넘고 호주에 비하면 20배가 넘는 금액입니다.캘리포니아 쌀의 생산비와 비교하면 우리 쌀이 3.9배쯤 생산비가 높지만 토지용역비를 뺀 생산비만 따지면 1.8배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땅값은 장기적으로 내리도록 유도하되 그 대가로 직불제와 가격보상,그리고 농업·농외 소득기회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둘째,범국가적으로 친환경유기농업을 대대적으로 육성·지원해야 합니다.환경 생태계를 살리고 국민건강을 지키며,우리 농축산물이 차별성을 갖는 길입니다.셋째,소득안전망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보강해야 합니다.농촌의 교육,의료,보건,복지,정보화 정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 지원해야 합니다.농촌을 살기 좋고 쾌적한 삶의 터전으로 가꿔야 합니다.선진국은 도시와 농촌의 인프라에 별 차이가 없도록 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넷째,농가부채 문제는 옥석을 구분해 정책실패에서 비롯된 부분은 부실기업과 마찬가지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혁명적 조치가 필요합니다.일찍이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진언한 바와 같이 농사를 일반상업과 같이 수지가 맞도록 후하게 키워야(厚農)하고,공업처럼 편리하게 해야(便農) 하며,농민을 사회적으로 다양한 공익기능 수행의 대가로 존중받게(上農)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농협개혁 문제가 논란인데요. -자주 불거지는 농협문제는 농정실패의 부산물입니다.농림부가 해야 할 일을 농협에 떠맡겨 생긴 일이지요.감시·감독 기능을 소홀히 해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들입니다.농협개혁은 선출직인 지역농협 조합장이나 중앙회장에게 맡길 성질이 아닙니다.정부가 개혁을 주도해야 합니다.선출직은 악역을 맡지 못합니다.유통 중심의 품목별 조직을 육성하고 도·군지부 등 군더더기 중앙회 조직은 축소·폐지해야 합니다.지역농협에 책임운영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도시자본의 농촌 유치정책은 방향이 제대로 됐다고 보십니까. -모든 선진국은 예외없이 농지의 공익적 기능을 보전하고 있습니다.그에 따라 농민의 사적재산 사용권이 억제(가격하락)되는 대가로 정부는 과감한 소득보상 직접지불을 하고 있습니다.미국 농민은 소득의 45%,유럽연합(EU)은 60%가 정부 직접보상의 결과입니다.농지전용은 억제돼야 합니다.이미 대도시 근교의 농지 70%가 도시민에 의해 불법·편법으로 소유돼 투기대상이 돼 있는 마당에 더 많은 도시민의 투기를 불러들이면 천추의 한을 남길 것입니다.현행 농지제도(농업진흥지역)가 마치 경제활성화의 걸림돌인 것처럼 주장한다면 이는 고의적으로 농업포기를 강요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FTA 후속대책도 중요하지만 농가소득 창출에 장애가 되는 규제들을 과감히 풀어야 합니다.농민들이 된장,고추장,간장,순대,편육 등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왜 국세청이 조선총독부 시절부터 갖고 있던 주세법을 틀어쥐고 있습니까.주류에 붙는 세금이 비싸다 보니 알코올 40도짜리 민속주가 밸런타인 양주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민속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외국에서는 ‘홈 메이드’ 치즈나 잼이 제일 비쌉니다.우리는 식품위생법에 걸려 농민들이 된장·고추장을 만들어 팔 수 없습니다. 평소 정책 수혜자와 피해자의 형평성을 강조하셨는데.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사회주의를 극복하고 보편적 제도로 정착한 데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J R 히크의 ‘보상의 원칙’과 존 롤스의 ‘최약자 보호원칙’이 경제·사회 정책의 기조를 이루어 왔기 때문입니다. 어떤 한 정책에서 수혜자와 피해자가 함께 발생하면 정부가 나서 그 혜택을 고루 공유할 수 있도록 형평성과 보상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우리 사회에는 승자에 대한 찬사와 대책은 있어도 패자와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합니다. 국토대청소 운동을 제안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얼마 전 대통령이 주재하는 ‘일자리 창출’ 경제지도자회의에 경실련 대표로 참석했습니다.그 자리에서 단기대책에 더해 후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국가적인 공공사업을 제안했습니다.1930년대 미국의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쓰레기로 썩어가는 바다와 하천,저수지 등을 대청소하는 공공근로사업을 전개해 일자리도 만들고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뜻입니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
  • “교육하기 좋아야 기업하기도 좋다”

    경기도 화성시 남양면 소재 초·중·고교들이 대도시 명문학교에 버금가는 교육환경을 갖추게 된다. 경기도와 도 교육청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화성시 남양면 남양·활초초교와 남양중·남양종합고교 등 4개교에 오는 2006년까지 모두 60억원을 투자하는 ‘교육모델시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남양지역에는 현대기아자동차기술연구소를 비롯,20여곳의 연구소와 기업체가 있으나 열악한 교육환경 탓에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특히 현대기아자동차기술연구소의 경우 현재 5000여명에 달하는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앞으로 2년간 70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것. 근무중인 연구원들도 자녀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교육문제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거나 가족들을 서울 등 대도시로 떠나 보내고 혼자 남아야 하는 ‘기러기아빠’ 처지에 놓이게 된다.도는 이에 따라 남양지역의 교육여건을 대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남양·활초초등학교와 남양중학교 등 3개교를 교육모델 시범학교로 선정,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학교마다 과학영재학급을 운영하고 도립예술단원들이 찾아가 음악·무용·연극 등 문화·예술분야의 이론과 실기를 가르친다. 남양종고에는 소규모 영어마을이 조성되는 등 외국어 교과 특성화학교로 육성된다.교육활동과 모든 생활이 영어로만 이뤄지는 외국어 기숙사와 외국어 종합센터를 건립하고 외국어 집중 이수과정이 운영된다.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영재반을 운영하고 성적우수 학생에게는 해외연수 기회도 줄 계획이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교육여건은 우수기업과 인재의 지역유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앞으로도 이같은 교육지원사업을 주요 산업단지가 소재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오픈코리아소통하는 사회 만들자]제2부(하) 전문가 진단 및 처방 1. 고양·서울시 광역도로 다툼

    이 교수는 고양시가 서울시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서울시가 한발 양보해 지역간 광역교통망을 구축하는 데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시가 대중교통을 생각한다면 더욱 더 주변지역과 연계된 교통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더구나 서울시가 자신들의 행정구역내에서만 도로망을 잘 구성하면 대중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장기적인 교통문제의 해결방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 국장은 서울시가 대중교통 중심의 수요관리 위주의 교통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대도시의 공급위주 교통정책은 이제 한계에 왔고 영국 런던은 이미 1960년대부터,자동차 왕국인 미국의 주요 도시들도 90년 이후부터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정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것이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이런 갈등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앙정부와 서울시,인접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해 하루빨리 광역교통계획을 수립,사업의 우선 순위 등을 마련,갈등을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다.˝
  • 에도의 여행자들/다카하시 치하야 지음

    ‘크로노폴리스 도쿄(Chronopolis Tokyo) 24시’ 올해 마이니치신문의 한 신년 특집기사엔 이런 제목이 붙었다.크로노폴리스는 초시계란 뜻의 크로노그래프와 도시국가를 일컫는 폴리스의 합성어.2003년 ‘에도(江戶) 400년’을 맞아 그들은 에도 곧 오늘날의 도쿄가 시공을 초월한 역동적인 도시임을 강조하기 위해 크로노폴리스(시간도시)란 말을 만들어냈다.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드는 도쿄엔 최근 한국 젊은이들의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이른바 ‘밤도깨비 투어’로 주말의 하네다 공항은 야심한 시간에도 발디딜 틈이 없다.우리는 얼마나 에도,나아가 오늘의 도쿄를 알고 있을까. ●다양한 인물군상의 흥미로운 여행담 일본의 역사평론가 다카하시 치하야(61)가 쓴 ‘에도의 여행자들’(김순희 옮김,효형출판 펴냄)은 ‘여행’이란 키워드로 살펴본 에도시대(1603∼1867)의 생활사 혹은 풍속사다.전란의 시대를 거쳐 세워진 에도 바쿠후는 270여년에 걸쳐 평화를 누렸다.‘도쿠카와 평화’라 불리는 이 시기를 거치며 에도는 오늘날의 세계도시 도쿄의 기틀을 갖춰갔다. 에도는 18세기 초에 이미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였다.저자는 당시 에도를 비롯해 일본 각지를 돌아다녔던 학자,문인,승려,공직자,외국인 등 다양한 인물군상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한다. 에도시대 이전까지의 여행은 대부분 업무를 위한 것이었다.그러나 에도시대에 접어들어 도카이도(東海道,도쿄에서 교토에 이르는 국도) 등 다섯 개의 가도가 정비되고 숙박시설이 갖춰지면서 사원참배나 성지순례를 명목으로 한 유람여행이 등장했다.서민들도 비로소 오락으로서의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이와 같은 서민들의 여행은 에도시대 중기부터 성행했다.그것은 ‘고(講)’의 발달과 무관치 않다.고란 사원에 참배하거나 영산을 찾아가기 위해 조직한 단체를 가리키는 말.가장 인기를 누린 것은 이세신궁 참배를 위한 이세고와 후지산 순례를 위한 후지고였다. 에도시대의 진정한 여행가로 하이쿠 시인을 빼놓을 수 없다.대표적인 인물이 ‘하이쿠의 아버지’ 마쓰오 바쇼다.바쇼의 인생은 방랑 그 자체였다.“도카이도의 어느 한 곳도 모르는 사람은 하이카이를 잘 할 수 없다.”고 갈파한 바쇼는 하루에 30∼40㎞를 아무렇지도 않게 걸었다.“방랑에 병들어 꿈은 마른 들판을 헤매며 다닌다.” 바쇼는 이 유명한 하이쿠를 마지막으로 50세에 여행지 오사카에서 죽었다. ●신혼여행 1호 주인공은 사카모토 료마 메이지시대 개막을 앞둔 에도시대 말기엔 신혼여행도 생겨났다.일본엔 원래 신혼여행이란 관습이 없었다.누구나 신혼여행을 가게 된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부터다.에도 바쿠후 말기의 개명파 지사 사카모토 료마는 1866년 신부 오료와 함께 규슈의 가고시마 온천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이것이 일본의 신혼여행 1호다.에도시대 말기엔 ‘효도여행’까지 나타났다. 저자는 에도시대 여인들의 여행이 얼마나 어려웠는가를 선구적인 여성시인 이노우에 쑤조의 ‘동해일기’를 예로 들며 설명한다.여자들의 여행을 그토록 어렵게 만든 것은 검문소와 통행증이다.여자들의 통행은 까다로워 ‘온나 데가타(女手形)’란 엄격한 규정의 여자 통행증이 따로 있었다.특히 에도를 떠나는 여자들에 대한 감시는 더욱 심했다. ‘아라테메바(改め婆)’라 불린 히토미온나(人見女)의 존재가 그런 사정을 잘 말해준다.여자 여행객들의 몸수색을 담당한 히토미온나는 때론 속옷까지 벗게 해 성별을 확인하는 등 모욕을 주기도 했다.이런 일은 웬만큼 지위가 높은 이들도 예외가 아니었다.저자에 의하면 이는 봉록이 1만석 이상인 다이묘(大名)의 처자식들이 에도에서 인질로 살아야 하는 통제정책 때문이었다. ●조선통신사들의 선린 외교여행도 다뤄 책은 에도시대 조선통신사의 선린 외교여행도 다뤄 눈길을 끈다.일본이 에도시대의 쇄국체제 아래서 유일하게 국교를 연 나라가 조선이다.나가사키의 데지마에 네덜란드 상관이 있어 네덜란드와 교역을 하고 있었지만 국교를 맺었던 것은 아니다.청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메이지시대 이후 조선을 얕보고 지배하려는 정책 때문에 에도시대 통신사의 역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지적한다.한반도는 군사력에선 일본에 뒤지기도 했지만,문예나 학술 면에선 고대부터 늘 앞섰던 문화선진국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이 책에선 1719년 통신사로 에도에 갔던 제술관 신유한이 남긴 기행문 ‘해유록(海遊綠)’을 토대로 조선통신사의 일본 여행을 살펴본다. ‘에도시대의 에도’와 ‘21세기의 에도’.수백년전 에도여행과 오늘의 도쿄여행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크다.그 사이에 놓인 간극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것은 역사적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결코 부질없는 일이 아니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씨줄날줄] 남북한 인터넷/이기동 논설위원

    인터걸들이 유명세를 타던 1980년대말에서 90년대초 사이 모스크바를 가본 이라면 호텔 층마다 위압적인 자세로 버티고 앉아있던 여인들을 기억할 것이다.러시아어로 ‘제주르나야’,우리말로는 ‘근무자’쯤으로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다.당시 이들은 본업 외에 투숙객들에게 밤의 여인들을 소개하며 부수입을 얻고 있었다.하지만 이들의 원래 임무는 투숙객들의 동태를 감시하는 일.외국인은 모두 스파이로 간주하던 시절의 유산이다. 비단 호텔뿐이랴.취재해서 기사쓰는 것보다 서울로 송고하는 일이 훨씬 더 힘들던 시절.인터넷은커녕 팩스로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 국제전화 회선을 신청하면 만 하루 지나 통화시간을 잡아주는 때였다.주택도 마찬가지.혁명 뒤 러시아의 모든 대도시에는 단독주택이 싹 사라지고 모두 집단거주 아파트로 바뀌었다.통제 편의 때문이다.평양 주민도 모두 아파트에 산다.어쩌다 단독주택이 눈에 띄지만 당 고위간부나 혁명영웅들을 위한 극소수 예외일 뿐.평양의 전화 역시 과거 모스크바처럼 모든 회선을 중앙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이다.모든 게 이런 식이다. 지난 16일 김정일 생일을 맞아 북한에 인터넷이 개통됐다는 소식이다.최초 가입자가 1000명쯤 되고 설치비 외에 가입비가 300유로(44만원)쯤 된다고 외신이 전하고 있으니 아주 터무니없는 소식은 아닌 듯싶다.인터넷 인구 1000명이라면 이는 정부기관,군부대에 설치된 기존 노선에 이어 대학행정에까지 인터넷이 개방된다는 의미다.지난해 독일회사와 국제인터넷 서비스협약을 맺었으니 인프라는 완비된 셈이다.실제로 현재 평양주재 영국대사관은 특수 회선으로 본국과 이메일 교신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일전 국회 답변에 나선 고건 총리가 남북간 인터넷 접촉을 추진할 것이라고 답한 것은 지나친 우문우답.지금의 북한 인터넷은 일반국민용이 아니라 행정전산화 초보단계쯤으로 보면 된다.더구나 “북한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남북 인터넷 접촉을 추진한다.”는 말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희망사항처럼 들린다.체제안보를 정권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는 정권이 어느 천년에 남북한 인터넷 접촉에 응할까.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보가 흐르는 것은 좋은 일.큰 변화도 시작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니까.이산가족끼리 인터넷 서신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게 됐으면 좋으련만. 이기동 논설위원˝
  • 수원 동서로 웨딩거리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청앞 사거리∼수원시청 사거리 1.5㎞ 구간의 ‘동서로’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 못지않게 잘 나가는 ‘웨딩거리’로 불린다. 상가 건물과 주택 사이로 한두집 건너 들어선 웨딩전문점들은 초라한 변두리 거리를 신부화장하듯 예쁘게 치장해 놓고 있다. 현재 동서로변에 문을 연 웨딩전문점 등은 40여곳으로 웨딩드레스,사진촬영,메이크업 등 결혼과 관련한 모든 일을 한꺼번에 처리해주는 토털 서비스로 신세대 예비커플들을 유혹하고 있다.3∼4층짜리 건물 또는 극장 전체를 웨딩숍으로 꾸미는 등 매장면적이 1000여평이 넘는 대형업소도 5∼6군데나 있다.웨딩전문점 가운데 단일 매장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한 업소에서 연간 1000쌍 이상의 결혼식을 처리해 줄 정도로 이곳 웨딩거리의 주가는 치솟고 있으나 역사는 고작 5년에 불과하다. ●3년만에 정착 98년초 이곳에서 조그만 사진관을 운영하던 이모(37)씨가 건물 4층 전체를 전세내 화려한 인테리어의 웨딩숍을 차린 후 사정이 달라졌다.시내 웨딩업소들이 하나둘씩 옮겨왔으며 손님들이 몰리자 경기지역내 다른 웨딩업소들도 덩달아 이곳으로 이전,불과 3년만에 ‘결혼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이곳 업주들은 “타지역 웨딩거리에 비해 서비스는 물론 기술과 가격면에서 월등하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특히 사진촬영 기술만큼은 전국 최고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부산,광주,충남,강원도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고 있다.결혼 명소로 알려진 서울 아현동·압구정동·청담동 웨딩전문점을 외면하고 이곳까지 내려오는 서울고객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귀띔한다. ●서울사람도 많이 와요 “10년전만 해도 서울에 비해 드레스 등의 디자인수준이 떨어졌으나 지금은 이쪽 제품이 더 낫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습니다.” 한 웨딩전문점 예약실장 이향순씨는 “기술과 서비스면에서 서울에 못지않고 가격도 20∼30% 저렴하기 때문에 실속파 예비 신랑·신부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대도시 웨딩전문점의 경우 건물 임대료가 비싸 공간이 협소하다.그 때문에 사진촬영 스튜디오나 메이크업 장소 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데다 가격도 비싼 편이다.반면 이곳 토털전문점들은 웨딩드레스 전시실,촬영스튜디오,메이크업실 및 피부관리실은 물론 결혼식 및 야외사진 촬영을 위한 각종 소품과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사진기술은 최고 특히 동서로 웨딩전문점들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평생 한번인데”라며 집착을 보이는 사진촬영부문에 유난히 강한 면을 보여준다.10여년 이상 경력의 웨딩사진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표정과 포즈를 잡아 주기 때문.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수십 컷의 사진을 촬영한 후 현장에서 신랑·신부가 마음에 들어하는 한 컷을 뽑는다.당사자들도 평소 갖고 있는 외모 콤플렉스 등을 적당히 보완할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이달말 결혼 예정인 김모(23·여·경기도 평택시)씨는 “평생 간직할 결혼 및 야외촬영 사진을 잘 찍고 싶어 찾았다.”며 “시설도 좋고 가격도 적당한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비용은 야외 및 스튜디오 사진 촬영이 60만∼120만원,메이크업 15만원,웨딩드레스 대여는 30만원,신랑 예복은 8만원 안팎. “서울이나 대구 등 타지역 웨딩전문점에 비해 가격이 너무 저렴해 업계의 ‘이단아’로 취급받을 때가 많습니다.”웨딩전문점 ‘결혼만들기’ 사진작가 최정익(30)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인력 및 기술력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가격에서 거품을 뺄 수 있었다.”며 “동종 업소들끼리 경쟁하다 보니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길섶에서] 첫사랑/이기동 논설위원

    시골 고향집 아래채 장롱에서 우연히 찾아낸 오래된 나무주판.뒷면에 잉크로 여러 번 써놓은 한 이름에 심장이 멎는다.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지난해 큰 집수리 때 밖으로 나온 모양이다.대도시로 전학가 처음 만난 여학생.끝내 속마음을 전하지 못한 숫기없는 시골학생은 소녀의 이름이나마 이렇게 긁적였던 모양이다. 30년을 훌쩍 넘긴 세월.냉기가 가시지 않은 방에 한참을 그렇게 쭈그리고 앉아 그때를 생각한다.“손도 잡지 못한 수줍음.짙은 밤꽃 냄새 아래 들리는 것은 천지를 진동하는 개구리소리…아,지금은 먼 옛날.하얀 달밤.밤꽃 내.개구리 소리….”시인 조병화의 ‘첫사랑’의 한 구절을 떠올린다.이제는 함께 중년이 됐을 여인. 서울로 돌아온 날 밤.이와이 지 감독의 ‘러브 레터’를 비디오로 다시 본다.첫사랑 여학생에게 끝내 속마음을 감춘 채 사고로 세상을 뜬 주인공.뒤늦게나마 그가 남긴 사랑의 흔적들을 확인해가는 여학생.학교 도서대출카드 뒷면에 그가 남긴 소녀의 초상….사랑도 섹스도 돈으로 하는 세상.모두들 마음속 첫사랑의 추억을 한번이라도 되새긴다면 세상이 이렇듯 살벌하지는 않으련만. 이기동 논설위원˝
  • [녹색공간] 녹색도시의 꿈/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남산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모습은 희뿌연 스모그 사이로 우뚝 솟은 빌딩과 아파트만이 보이고 푸른 숲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회색도시 그 자체다.담장 너머로 길게 자란 감나무,마당 한 귀퉁이에서 흐느적거리던 봉숭아,과꽃,채송화,맨드라미,백일홍…. 동네를 가로질러 졸졸졸 흐르던 개울,밤이면 강변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던 별무리들,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그리운 이름들의 목록은 언제부터인가 사라져 버렸다.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치장한 거대한 괴물을 연상케 하는 것은 비단 서울만이 아니다.부산,대구,대전,인천,광주 등 대도시들도 모두 서울의 모습을 닮아가면서 삶의 터전이 갖추어야 할 모습과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사람과 어울려 살던 그 많은 생명체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우리나라에서 도시화는 1960년대 후반부터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도시 인구가 1984년에 대략 3000만명 정도였는데,불과 이십년 만에 4400만명으로 늘어났다.이는 해마다 평균 약 7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이제는 열명 중 아홉명은 도시에 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도시화 열풍이 우리에게만 불었던 것은 아닌 듯하다.유엔 인구국에 따르면,20세기가 시작될 무렵 지구촌 사람들은 열명 가운데 한명만이 도시에 살았다고 한다.불과 100년이 지난 후인 지금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서 살고 있다. 생태학의 눈으로 보면,도시는 숙주(宿主)의 양분을 취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는 한낱 기생충에 불과하다.식량 생산과 폐기물 처리를 대부분 도시 바깥의 농촌 지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외부로부터의 도움이 없이는 한 순간도 유지할 수 없는 곳,에너지의 순환 구조가 너무나 손상되어 회복조차 불가능한 곳이 바로 도시다.과밀과 시끄러움으로 대표되는 도시의 조건은 생태적 감수성을 극도로 제한할 뿐만 아니라,인간의 지각,사고,정서에 치명적인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새집 증후군’이 부스럼이라면 ‘도시 증후군’은 암(癌)에 비유해야 할지도 모른다.소음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폐쇄적인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조용한 시골 단독 주택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무기력,착각,환각 등의 심리적 이상 상태에 시달릴 확률이 50%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생태적이고 대안적인 삶의 방식이 대부분 도시 바깥에서 추구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회색 바탕에 제아무리 녹색을 덧칠한들 도시는 도시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게다가 도시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이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어쩌면 인류가 역사에서 획득한 모든 삶의 지혜와 상상력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후 변화나 산림 훼손 같은 지구적인 환경 문제들의 뿌리가 도시에 있다면,버린 자식처럼 마냥 방치해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전지구적 생태계의 위기가 곧 도시의 위기라는 사실이 분명해질수록,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녹색 도시의 꿈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메마르고 거친 도시 생활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의 얼굴을 한 도시,맑은 하늘과 숲이 어우러진 푸른 도시,맑은 개울과 총총한 별들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도시를 얘기하고 꿈꾸는 이유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월드이슈-히잡금지와 문명충돌] '이슬람 머리수건’ 논란 일파만파

    프랑스 하원이 지난 10일 이슬람 여성들의 머리수건 등 종교적 상징물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한데 이어 다음달 2일 상원에서도 이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돼 프랑스에서 이슬람 머리수건 등 종교적 상징물의 교내 착용을 금지하는 법 제정은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대해 이슬람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머리수건 논쟁은 프랑스 국경을 넘어 문명 충돌 경향까지 띠면서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가 공화국 정신을 바탕으로 한 ‘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제정하려는 이 법에 대해 이슬람 사회에서는 이슬람 혐오증의 표출이며,명백한 종교 및 인권 탄압이라며 연일 격렬한 시위에 나서고 있다.이런 가운데 벨기에와 독일에서도 일부 보수파 정치인들이 이와 유사한 법을 제안했다. 다른 한편으로 머리수건 문제는 성차별 논쟁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이다. ●모호한 기준,되풀이되는 논쟁 프랑스는 ‘비종교성(세속주의)’의 원칙에 따라 지난 1904년 2500개의 종교 교육기관을 폐교한데 이어 1905년 법을 제정,학교나 기타 공공기관에서 종교적 상징물 착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다.학교를 종교로부터 자유롭고,중립적인 장소로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이 법은 그러나 종교 상징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 이슬람교 여학생들의 머리 수건 착용이 문제가 될 때마다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머리수건을 착용한 터키 여학생 4명이 퇴학처분됐던 1994년 이후 머리수건과 관련해 100여건의 퇴학조치가 취해졌지만 절반 이상이 법원에 의해 취소됐다. ●국민 70%가 지지 지금까지 문제를 애써 무마하는데 급급해 왔던 프랑스 정부가 국내 외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법 제정을 강행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가장 큰 이유는 예방차원에서다.프랑스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9·11 테러,이라크 전쟁 등으로 인종 및 종교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가 종교 갈등의 무대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학교를 종교로부터 중립적인 공간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보수적 성향이 강한 프랑스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다.프랑스 국민의 70%는 법 제정에 공감하고 있다. 법 제정이 이슬람교도 등 이민족의 프랑스 동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프랑스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는 약 500만명에 이른다.이들 중 4분의 3은 1970∼80년대 모로코 튀지니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이민한 사람들과 그들의 2·3세들이다.대부분 대도시 외곽의 이민자 집단 거주지에서 살며 그들만의 종교과 언어,문화를 고집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총선,대선 등 정치적인 일정을 앞두고 우파 정부가 극우파와 잠재적인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정적인 효과 우려 이에 대해 프랑스 국내외의 이슬람 사회와 인권단체,기독교계,지식인 층에서는 “이 법이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으며,종교·인종 갈등을 심화시킨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프랑스 이슬람교평의회(CFCM)와 프랑스 이슬람단체연합(UOIF),전국이슬람여성연대(LNFM) 등 이슬람교 관련 단체들은 “머리 수건 착용은 이슬람교의 가르침이며 착용 금지는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사회학자 에드가 모렝은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계란을 깨기 위해 도끼를 휘두르고 있는 격으로 머리수건 문제가 과장돼 있다.”며 “법으로 머리수건 착용을 금지하기보다는 이슬람 사회가 프랑스 주류사회에 동화되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란출신 작가 겸 저널리스트인 아미르 타헤리는 “2002년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 180만명의 이슬람 여학생이 있으며,이들 중 머리수건을 쓰고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은 2000명에 불과하다.”면서 “머리수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은 이슬람 공동체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치유책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 “여성 존엄성 위해 금지 마땅” 여성단체에서는 이슬람 여성들의 머리 수건 착용이 남녀 평등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역사학자이자 철학자인 엘리자베드 바당테르는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교 여성들의 머리수건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복종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를 묵과하는 것은 성평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창녀도,하녀도 아닌’이라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파델라 아마라는 “머리수건은 “여성을 압박하기 위한 도구”라고 말했다. ●새로운 논란의 시작 유럽 인근 국가의 보수주의 성향 정치인들은 프랑스 정부의 이번 법 제정에 고무돼 비슷한 법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벨기에의 알랭 데스텍스 상원의원은 “다원적 문화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적 갈등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것을 예방해야 하며,이슬람교인들이 사회에 통합되고 동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며 법안을 제안할 것임을 시사했다.독일 서부 헤센주의 다수당인 기독교민주당은 이슬람 관리들의 머리수건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스위스의 제네바대학과 프라이부르그대학의 이슬람연구 및 철학교수인 타리크 라마단은 “유럽사회는 이슬람 교세의 확장으로 정체성이 와해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이러한 두려움은 이슬람 혐오증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프랑스의 법 제정은 논쟁의 마무리가 아니라 새로운 논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lotus@˝
  • 휘발유 소비 급감… 정유업계 시름

    정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휘발유 소비량이 6052만배럴로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던 지난 98년에도 휘발유 소비량이 6100만배럴을 넘어섰다.업계는 붕괴위기에 처한 석유시장을 살리기 위해 유사휘발유에 대한 사법경찰권제도를 도입하고 관세법 개정 및 원유수입부과금 인하를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유사휘발유 780만 배럴 유통 정유업계는 휘발유 소비량의 급감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라크전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은 데다 내수경기 침체까지 겹쳐 휘발유 소비심리가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고유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운전자들의 운행자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세녹스를 비롯한 유사휘발유가 약 780만 배럴 이상 유통돼 휘발유 소비량의 12%대를 넘어선 것이 주요 이유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올해 휘발유 소비량이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던 업계로선 깊은 충격에 빠진 셈이다.올해 들어 유사휘발유의 유통이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여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대도시 도심까지 진출한 유사휘발유 업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담당 공무원들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관세법 개정·원유수입부과금 인하 요구 업계는 또 원유 기본관세를 0∼1% 수준으로 내리는 관세법 개정과 ℓ당 14원인 원유수입부과금의 인하를 제기하고 있다.정부는 올해 원유관세 4000여억원,수입부과금 8000여억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26개국이 원유 무관세이고 주요 경쟁국인 중국·타이완도 지난해 무관세로 전환했다.미국은 0.3%를 부과하고 있고 석탄재원 마련을 위해 0.9%를 부과하고 있는 일본도 오는 2007년 4월부터 무관세가 적용된다.정부는 원유관세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5%에서 3%로 낮췄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는 2006년부터 유럽 국가들의 기준보다 엄격한 30(현재 430)의 경유와 50(현재 130)의 휘발유를 공급할 예정이다.그러나 이를 위해 약 1조원 내외의 막대한 투자재원이 필요한데 정부정책자금 저리융자 및 초저유황 자동차연료에 대한 세금감면 등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석유협회 주정빈 차장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석유수요가 감소,정체되고 있고 유사휘발유까지 범람하면서 석유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정부가 국내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인 지원책들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고용직공무원 기능직 전환등 전목련, 4대 역점사업 추진

    독자노선을 내세우고 있는 가칭 전국목민연합공무원노동조합(전목련) 준비위원회는 ▲지방 고용직공무원의 기능직 전환 ▲기능직공무원의 업무수행력 향상 ▲5·6급 정년차별철폐 등 내부차별 개선 ▲대도시근무수당 등 각종 복리혜택 개선 등 4대역점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목련은 그러나 근속승진제 확대 실시에 대해서는 “조직형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한편 지난 7일 전목련 위원장으로 선출됐던 박용식 중앙부처 공무원직장협의회연합회장은 조만간 연합회장직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병·의원 계약제 새 쟁점으로

    요양기관 계약제 전환문제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정부가 지난 달 20일 발표한 참여복지 5개년 계획 가운데 ‘현행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계약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대목이다.의협은 물론 ‘전면철회’를 주장한다. 지금은 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지만,일부 기관에 대해서는 앞으로 쌍방계약에 의해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쪽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의사들 입장에서는 꼭 반대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간질환의 대가인 대학병원의 한 의사가 개업을 했다면,건보 적용을 받지 않고 전원 비보험환자만 받더라도 환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그러나 보험 비적용을 원할 경우 시설,인력,장비 등을 고려해 지정하되 전국적인 분포 등을 감안해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시행하고,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일부 지역은 강제지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예컨대 노인들이 주로 사는 농촌지역에 비보험 요양기관이 많다면,상대적으로 높은 진료비를 노인들이 감당하기는 무척 어렵다. 복지부는 다만 이같은 방안은 장기과제로 검토하고 있을 뿐,구체적으로 시행시기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그러나 이처럼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계약제로 전환하는 것은 ‘상호 계약’을 핑계로 의료기관을 정부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독재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건보공단)가 지정하고 싶은 곳만 찍어서 운영할 공산이 크다는 우려다.다시 말해 공단의 입맛에 맞는 요양기관만을 선별적으로 선정하는 ‘선별지정제’로 운영되면서,정부의 개입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반박이다. 김성수기자˝
  • 중국판 '새마을운동’ 깃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농촌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소비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중국정부는 8억 농촌인구의 소득증대와 구매력 증가,내수 확대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야심찬 ‘농촌개혁 청사진’을 내놓았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채택한 2004년 당 중앙 1호 문건(정식명칭:농민수입 증가에 관한 의견)을 8일 발표했다.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정책 발표 이후 농촌 개혁 청사진은 이번이 여섯번째지만 ‘중국판 새마을 운동’에 비견될 정도로 농민 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추기는 처음이다. 당 중앙 1호 문건은 올해부터 농민 소득증대와 제조업·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폭 늘어난 관련 예산을 집행키로 했다고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천시원(陳錫文) 판공실 부주임은 “농촌 인프라 건설과 공공 건강·위생,교육,농민 보조금 분야에서의 농촌 예산을 지난해보다 300억위안(4조 5000억원)이 는 1500억위안(22조 5000억원)으로 증액키로 했다.”고 밝혔다.사상최대 규모로 편성된 농촌 예산은 내달 5일부터 열리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전인대) 2차 회의에서 심의,확정될 예정이다. 관영 신화통신도 올해부터 농민들이 내는 농촌세 세율을 현행보다 1%포인트 인하하고 특용작물 재배 시 내는 특산세 폐지 등의 농촌 세제개혁을 단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또 120억위안(1조 8000억원)의 보조금을 직접 쌀 경작 농민들에게 지원키로 했다.지난해 중국의 식량수요는 4650만t이었지만 실제 생산량은 4300만t에 머물러 350만t이나 수입했다.농민들의 경작 의욕 고취도 이번 개혁안의 초점인 셈이다. ●소비거점으로의 전환 배경 중국 정부가 농촌 개혁에 나선 것은 날로 확대되는 도농간 빈부격차가 한계점에 달해 농민들의 불만이 체제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천시원 판공실 부주임은 “농민 소득을 올리지 못하면 중국 전체의 번영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지난해 중국농민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2622위안(약 39만원)으로 도시 평균 소득(8500위안·127만원)의 3분의1에도 못미친다.상하이나 선전 등 대도시와 비교하면 16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농민들의 수입 증가율은 평균 3∼4%에 그쳐 10% 전후인 도시들에 훨씬 못 미친 상황이다.이 때문에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6기3중전회)에서 기존의 성장우선 전략에서 균형발전 전략으로 경제정책 변화를 결정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지도부는 당시 오는 2007년까지 ▲도농간 ▲동·서부간 ▲계층간 균형발전을 위한 청사진 수립을 지시했다. ●장기적 도시화를 위한 시간 벌기 이번 농촌개혁에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농민들의 직업훈련이다.중국정부는 올해 직업훈련 예산을 지난해 5000만위안(75억원)에서 3억위안(450억원)으로 6배나 증액시켰다. 장기적으로 8억 농민들을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이전시키려는 포석이다.고용확대를 늘리기 위해 농촌 민간기업인 향진기업(鄕鎭企業)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민궁(民工·농촌의 도시근로자)으로 불리는 9900만명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해서 취업을 했다.또 1억 5000만명 안팎의 농촌 유휴 노동자들의 일자리 확보가 시급하다.중국 농촌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3억∼4억명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oilman@˝
  • 대도시 근무수당 신설 쟁점화

    서울시와 서울시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이 대도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을 위한 ‘대도시 근무수당’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 적지 않은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물론 대도시에 근무처가 있는 중앙부처는 “서울시가 도입하면 우리도 한다.”며 내심 반기고 있다.하지만 중소도시를 비롯한 지방공무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일반시민들의 기류도 엇비슷하다. 현재 행정자치부는 교통이 불편하고 문화·교육여건이 열악한 곳에서 근무할 경우 4단계로 나눠 2만∼5만원의 ‘특수지 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따라서 서울시 공직협 등의 주장은 이른바 ‘오지(奧地)수당’처럼 대도시 근무자에게도 혜택을 달라는 것이다. 서울시 공직협 하재오 회장은 8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다른 지방보다 주택구입비,생계비,교통비 등이 많이 든다.”고 설명하면서 “대도시근무수당을 신설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그는 중앙인사위원회도 방문,이같은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는 진급 때문에 대도시를 선호했지만,이제는 대도시에 근무한다고 해서 진급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는 수당 규모와 관련,매달 10만원가량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미국의 주요 도시와 도쿄·런던 등지에서 (대도시근무수당을) 시행 중”이라며 “적절한 대안을 마련해 중앙부처와 협의,시행하겠다.”고 밝혔다.관계자는 “지방에서 서울로 파견근무할 때도 별도 수당을 주고 있다.”면서 “외교통상부도 재외공관 지역별로 수당을 달리 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도시근무수당 신설은 정부가 일률적으로 수당 규정을 개정하거나,각 지자체가 수당 신설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는 것을 통해 가능하다.후자일 경우 서울시는 시의회에서 조례를 마련,시행한다는 복안이다. 중앙인사위도 전체적으론 긍정쪽이다.이미 외국에서 시행 중인 곳이 많은 만큼 우리도 시행할 필요가 있는지 스크린하겠다는 입장이다.물론 서울시가 앞장서줄 것을 기대한다.하지만 행자부는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부정적이다.중소도시를 비롯한 지방에 근무하는 공무원들과의 형평성 시비를 염두에 둔 듯하다.결과적으로 일반기업의 봉급인상만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비슷한 맥락이다. 조덕현기자 hyoun@˝
  • 유사휘발유 30여종 판친다

    유사휘발유가 넘쳐나고 있다. 주유소 판매가격이 15주 연속 상승하는 등 고유가 행진을 벌이면서 서울 등 대도시의 중심지에서도 유사휘발유를 파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다. 유사휘발유는 교통세,교육세,주행세를 내지 않아 ℓ당 990원으로 가격경쟁에서 일반휘발유(ℓ당 1300원)를 앞서고 있다.특히 세녹스가 지난해 법원에서 세금과 관련해 무죄판결을 받은 뒤 이에 고무된 각종 아류 첨가제들이 30여종 등장했다. ●유사휘발유 시장점유율 최소한 8% 대한석유협회는 지난해 11월까지의 휘발유 소비량 5548만배럴중 약 500만배럴이 유사휘발유로 판매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는 8000억원에 이른다. 이미 많이 알려진 세녹스를 비롯해 LP파워,파워엑스,유레카파워,골드파워,카스파워,UV그린파워,파워-큐,제트-파워,그린오토파워 등이 운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대부분 환경부로부터 첨가제 인증을 받지 못한 불법 유사 석유제품이지만 워낙 종류가 많아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반휘발유와 연료첨가제는 제조원료에서 차이가 난다.일반휘발유는 원유를 정제하면 나오는 경유나프타와 방향족화학물(BTX·벤젠,톨루엔,크실렌) 등을 배합해 만든다.연료첨가제는 용제에다 BTX,솔벤트,톨루엔,시너,아닐린,아세톤 등을 일정한 기준없이 배합한 제품이다.지난 2002년에 선보인 세녹스는 용제(60%),BTX(30%),메틸알코올(10%)을 혼합해 제조됐다. ●유사휘발유 자동차에 결함 줄 수도 석유협회는 환경성능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를 인용,세녹스 등 유사휘발유가 자동차에 치명적인 결함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연료공급장치 계통의 고장,엔진내부 이물질 축적,연비저하,엔진시동 불량 등을 들고 있다. 반면 세녹스 제조사인 프리플라이트는 세녹스 사용시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등의 배출농도가 기존 휘발유에 비교해 35%와 76%나 감소하고,연료소비율이 14%까지 개선된다며 국내 석유업체들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13일 개봉 '열두명의 웬수들’도대체 조용할 날이 없네

    13일 개봉하는 ‘열두명의 웬수들’(Cheaper by the dozen)은 14명의 주인공들로 내내 화면이 붐비는 할리우드산 가족코미디다.한 중년부부가 무려 12명이나 되는 아들딸들을 ‘교통정리’하느라 엎치락뒤치락 엮는 해프닝을 밝고 경쾌하게 그렸다. 시골학교 풋볼팀 코치인 톰(스티브 마틴)부부는 캠퍼스 커플로 결혼해 자녀를 12명이나 뒀다.가지 많은 나무에는 바람 잘 날이 없는 법.너댓살쯤 돼보이는 꼬마에서부터 반대를 무릅쓰고 이성과의 동거를 감행한 ‘머리 굵은’ 20대까지 이들이 눈높이를 맞춰야 할 아들딸의 나이대도 천차만별이다. 소박한 시골생활에 행복을 느끼던 가족에게 그러나 뜻밖의 변화가 닥친다.톰에게 명문대학팀 코치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고,대도시로 이사를 하면서 14명의 가족들은 전에 보지 못한 서로의 이기적인 모습에 실망하고 불신한다.책을 출판하고 인기 소설가를 꿈꾸는 엄마(보니 헌터)가 며칠 동안 집을 비운 사이 집안의 질서는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영화는 우여곡절을 거쳐 종국에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으로 해피엔딩하리란 암시를 곳곳에 던져놓는다.한시도 조용할 새 없는 톰 가족이 아들 하나만 키우며 자기 중심적으로만 사는 이웃집과 나란히 대비되는 설정도 그렇다. 꼬마 주인공들이 엮는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채워지는 ‘나홀로 집에’류의 전형적인 할리우드 가족코미디.맏딸 노라의 이기적인 동거남 역에는 ‘우린 방금 결혼했어요’에 출연했던 애슈턴 커처. 가족사랑을 웅변하는 행복한 결말에,온가족이 함께 봐도 좋을 영화를 찾는다면 무난할 듯싶다. 황수정기자˝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7·끝)농촌의 미래를 위한 제언

    인간생활의 필수인 의·식·주(衣食住)의 한 축,그래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으로 여겨지던 우리의 농업이 위기를 맞은 지는 이미 오래다.오늘의 농촌은 인력의 노령화와 경쟁력 상실,갚을 능력을 한참 넘어선 부채,시장개방 등 안팎으로 시달린 나머지 실낱같은 희망조차 포기해야 하는 절박한 현실에 맞닥뜨려 있다.그동안 온갖 처방들이 무위로 돌아갔지만 그래도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농업인과 농정입안가,전문가들로부터 고질적인 부채 해소와 고소득 창출,정책자금의 효과적 지원 방안을 들어보고 농촌의 살 길을 찾아 본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정분석실장 김정호 농림부 농업정책과장 나승렬 한우리영농조합 법인대표 이은욱 ●빚 안지고 살기, 고소득 창출방안은 나승렬(농림부 농업정책과장) 의욕적인 농가,발전 가능성이 높은 농가,젊은 농업인,자본 축적이 안된 농가가 빚을 진다.고령 농가,영세 농가는 빚이 거의 없다.빚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농촌사업을 하면서 빚은 언제든 질 수 있다.다만,건전성이 담보돼야 한다.갚을 능력이있는 범위에서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게 농정의 방향이다. 김정호(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정분석실장) 우선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현재 우리 농촌은 생산성에 비해 소비성향이 높은 편이다.농가부채는 생산을 위한 투자라기보다는 소비성 부채다.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영농규모를 늘리는 일이다.농산물 시장개방 시대에서 국내 농산물 가격은 정체 또는 하락이 있을 뿐이다. 이은욱(47·전남 해남군 현산면 한우리영농조합법인 대표) 농민도 이제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통한 틈새농업으로 가야 한다.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이냐도 문제다.즉 판로 확보가 중요하다.농가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우리 농산물의 소비촉진과 대도시와의 농산물 직거래를 대폭 지원해야 한다. ●부채 해소 방안은 나승렬 정부가 직접 농가부채를 경감하는 방안은 그리 올바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정부는 농가가 스스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모화 사업을 지원하면 된다.과거의 빚 때문에 경영에 방해된다면 이를 해소해주려고 한다.이를 위해 올해 2000억원의 경영회생자금을 마련했다.부채상환 능력이 부족한 농가에는 국민복지 차원에서 종합복지자금을 투입해 돕는 방안이 있다. 김현국(69·전국농민회총연맹 장흥농민회 회장) 경영개선자금 금리(6.5%)를 저리로 하고 이를 15년 이상 장기상환으로 돌려야 한다.탕감해 달라는 말이 아니다.농협에서 일반대출 금리를 대폭 내려야 한다.자체적으로 지역농협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정도로 농협마다 돈이 남아 돌고 있지 않나. 이주영(40·전농 경북도연맹 사무처장) 정부가 농가의 채무 이자를 보전해 주거나 금리를 1%대로 대폭 낮춰 줘야 한다.특히 부채를 갚는데 도움이 되는 직접지불제를 농업 전 분야로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 김정호 농가부채가 어떻게 해소될 수 있나.해소시킬 필요도 없다.기업도 사업을 하려면 남의 돈을 빌려서 한다.농촌도 마찬가지다.부가가치가 높은 고단위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부채를 얻어 집중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다만,현재의 부채가 고정화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사업을 통해 자신의 능력범위에서 돈을 빌리고 정부도 그 한도에서 지원해야 한다. ●효과적인 정책자금 지원과 농촌회생 방안은 김현국 영농자금 등 정책자금은 연리가 4%로 비싸고 1년만에 상환해야 한다.연체율이 15%다.금액을 늘려 혜택을 골고루 주고 금리도 3% 이하로 내려야 한다.마을별 경지면적별로 할당돼 액수가 너무 적다.40가구에 3200여만원이 나와 가구당 100만원이 안된다.그래서 다른 일반대출을 쓴다.젊은이들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문화·환경 등에 정부 투자를 늘리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은욱 정부지원 가운데 잘못된 게 하나 있다.꼭 무슨 사업을 하라고 권장할 게 아니다.군이나 면 등 그 지역에서 농민들이 올리는 사업계획서를 중시해야 한다.공산품 분야에서 남는 이익을 돌려 농업 관련 세금을 줄이는데 써야 한다.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농민들 스스로 자신이 만든 제품을 차별화하고 직접 판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나승렬 농촌도 시장주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우선 농업경영인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신지식인 농업인 등 모범 농업인 수상자들을 보면 자주와 경영혁신 노력이 남다르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시장개방 시대에 농가 재정지원을 위해 올해 119조원을 만들었다.법과 제도 개선도 정부가 할 일이다.농민단체도 경제성 있는 사업을 찾아내고 서로 정보교환을 해야 한다. 김정호 정책자금이 적은 게 아니다.오히려 많아서 문제다.정책자금의 과다가 농가부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정책자금은 농가의 규모,사업성,농업인의 상환능력 등을 모두 고려해서 지원해야 한다. 자금운영은 농협이나 일반 금융기관에 맡겨야 한다.정부가 금융기관에 농업인에 대한 우대금리를 권장하는 방안도 있다.그러나 정부는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농촌 스스로 살 길을 찾는 게 경쟁력을 갖고 세계 농업시장에 맞서는 길이다. 특별취재팀 ■김충실 경북대 교수 농업경제학 농업은 지속 가능한 국민경제의 기초산업이며 안전장치다.이 명제는 유럽연합(EU),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국정운영 경험에서 진실로 입증됐다. EU의 실체는 사실상 출발 당시부터 공동농업정책(CAP)을 주관하는 것이었으며,그래서 수십년간 EU 예산의 90%가량을 이 부문에 투입했다.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개방이 구체화되기 전인 2002년에 무려 76%의 농업보조를 추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막강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놨다. 그런데 우리 정부 국정운영의 현실은 어떤가? 시장기능을 강조하면서도 선진국이 그 기능 도입의 필수 전제로 수용하는 농업의 유지·발전을 사실상 경제성장의 장애물로 취급하고 있다.이것은 국정시스템의 중요한 오류다.이런 시스템 하에서는 아무리 농정당국이 애를 써도 정상적인 농정이 수립될 수 없다. 식량자급률 30% 미만인 나라에서 유휴농지를 걱정하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지만,지금 정부의 농정계획에는 선택과 집중을 강령으로 농지는 60% 이하로 농가 수는 10∼20% 이하로 축소하는 밑그림이 그려져 있다.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는 서울신문 기획기사는 이런 상황의 단면을 잘 진단하고 있다.상황이 이대로 전개되면 농업과 농심의 황폐는 물론이고,국민소득 2만달러의 꿈도 물거품이 되리란 걸 쉽게 전망할 수있다. 이쯤해서 더 늦기 전에 국정운영의 틀부터 수정하고 획기적인 농정의 틀갈이 작업을 단행해야 한다.시장기능에 따른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못하는 일을 정부의 ‘보이는 손’으로 정책을 보완하는 것이다. 현재 농민들이 저항하는 주요 이유가 바로 정부의 ‘보이는 손’짓에 대한 반사적 반응이다.이 반응은 흔히 말하는 집단이기주의가 아니라 농사짓는 민초중의 민초들이 참을 만큼 참다가 가장 낮은 단계의 생존조건을 요구하는 몸부림이다. 이미 2001년에 한국농업정책학회,국회통일농어업의정연구회,WTO국민연대가 공동으로 마련한 정책토론회에서 필자는 범정부적인 농정 마스터플랜이 시급함을 주장했다.그로부터 몇개월 후,오늘의 ‘농특위’가 배태됐지만,농민들은 희망 대신 더욱 혼돈된 오늘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언젠가 노무현 대통령이 “농업문제가 이토록 심각한 상태에 이르도록 지금까지 뭘 했는가.”라고 탄식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통치권자가 향후 10년간 119조원의 대규모 농정투융자 계획을 발표하고 각종 농정목표와수단,그리고 FTA이행 특별법을 포함한 4대 특별법까지 동원해도 농민들은 물론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 및 관계전문가들조차 부정적인 반응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안타깝게도 상호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인 농업 및 농가경제 청사진이 없기 때문이다.위기 국면으로 접어든 농정문제가 회생불능의 임계권으로 접어들기 전에 농민도 순응할 수밖에 없는 농정 마스터플랜을 구축하지 못 한다면 참여정부에 이르러 한국 농업은 사실상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정치권의 판갈이보다 더 시급한 것이 잘못된 국정운영의 틀속에서 왜곡될 수밖에 없는 우리 농정의 틀갈이다.이대로는 안 된다.참여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선진 각국의 정책행태를 교훈삼아 세계경제-한국경제,세계농업-한국농업의 틀 속에서 과학적인 마스터플랜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정의 총체적 틀갈이를 해야 한다.농민들도 답답하지만 이제 시위보다는 뼈를 깎는 각오로 농업회생을 위한 획기적인 농업·농정 틀갈이에 역량을 결집해 주도적으로 양보와 저항의 균형점을 제시하는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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