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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칼럼] ‘구경꾼 문화’ 지원 정책과 작별하라

    [서동철 칼럼] ‘구경꾼 문화’ 지원 정책과 작별하라

    일산신도시에 이웃해 사는 선배 두 사람으로부터 얼마 전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머니들이 취미로 플루트며 클라리넷을 분다는 것이었다. 벌써 3~4년 경력이 붙어 이제는 오디션을 거쳐 동네 교향악단 단원으로 활동할 정도의 실력이 됐다고 했다. 60세 안팎이다. 느지막한 나이에 오케스트라에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소식은 감동이었다. 처음 들어간 오케스트라의 연습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단체로 옮기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일산신도시를 포함해 인구 100만명 남짓한 고양시다. 아마추어 교향악단이 하나도 아니고 복수로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악기를 꾸준히 연습해 연주 활동을 즐기는 분위기가 이렇듯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전국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소개하는 웹서비스에는 115개 단체가 가입했다. 서울 같은 대도시는 물론 수원, 부천, 용인, 성남, 고양 같은 수도권에 원주, 천안, 전주, 군산의 단체도 보인다. 세종시에서도 벌써 활동하고 있다. 웹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단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오는 14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갖는 아마추어 단체를 보자. 서울 강남·서초 지역의 직장인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표방하는 이 단체의 연주 곡목은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다. 어떤 프로 악단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우리 문화가 어느새 이렇게 발전했는지…. 오케스트라뿐만이 아니다. 일산신도시에는 자치단체가 세운 대형 공연장 말고도 소극장이나 아트센터라 이름 붙인 소규모 공연장이 아는 것만 4~5곳 있다. 100석이 넘은 수준급 공연장도 있지만, 지난해 찾았던 곳은 길가 건물 한편에 작은 무대를 만든 소박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지역의 클래식 기타 앙상블과 포크 기타 동아리, 플루트 앙상블, 색소폰 앙상블, 노래 클럽, 요들 클럽 등이 줄지어 있어 대관이 어렵다. 최근에는 음향장비와 30~40석 공간을 갖추어 공연 무대로 영업하는 동네 카페도 생겨났다. 공연계가 불황이라는 것은 ‘구경꾼’을 불러모아야 하는 ‘예술 공급자’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우리 문화예술의 앞날이 밝은 것은 아마추어 문화예술인들의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문화 선진국이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문화와 예술 활동에 참여해 즐기는 나라다. 수준 높은 공연물을 언제라도 풍성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전제다. 하지만 우리 문화예술 지원 정책은 스스로 즐기는 문화에 대한 지원은 외면하다시피 했던 반면 볼거리를 파는 공급자들에게만 초점을 맞추었다. 수천만~수억원을 교향악단이나 오페라단 등에 지원해 운영자의 배만 불리는 지원 정책은 근본부터 손을 봐야 한다. 문화예술 지원 정책을 수요자 위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단체는 일정 액수의 회비로 연습장을 빌리고 지도자를 초빙한다. 하지만 한 차례 오페라 공연에 쏟아부을 예산이라면 수십개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를 활성화할 수 있다. 젊은 연주자를 트레이너로 지원하고, 지휘자도 파견하라. 일정 규모의 합창단을 조직한 마을과 직장에 지휘자와 반주자를 지원해 보라. 합창 운동의 도화선이 될 것이다. 국악, 발레, 서예, 그림, 문학 등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당연히 투입된 예산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젊은 예술가의 고용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 아마추어의 수준이 올라가고 동네 공연이 활성화하면 주민이 누리는 ‘삶의 질’도 높아진다. 최순실 사태에서 보듯 ‘해충’들이 문화체육관광부 주변에 꼬여 드는 것은 공급자에게 지원하는 뭉칫돈이 달콤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일당이 문체부에서 한 짓도 그럴듯한 명분을 만들어 거액을 빼돌리는 사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늦었지만 작은 지원이라도 목말라하는 현장에 골고루 혜택을 주는 ‘문화 소비자를 위한 문화정책’으로 전환하기 바란다. 효과적인 ‘벌레’ 퇴치 수단이 될 것이다.
  • 중국인, 더 오래 살고 더 많아진다…2020년 77.3세

    중국인, 더 오래 살고 더 많아진다…2020년 77.3세

    2020년 중국인 평균 수명이 77.3세에 도달하고, 2030년에는 79세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중국 국무원(國務院)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3차 5개년 계획, 이른바 ‘스산우위생과건강계획(十三五卫生与健康规划·이하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중국인 평균 수명 증가로 인해 이른 시일 내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기준 중국인 평균수명으로 집계된 76.3세과 비교해 12개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향후 중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영아 사망률 및 임산부 사망률 감소와 인구의 고령화 추세 등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더욱이 이날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향후에도 국민 수명 증진을 위해 위생수준 향상 및 고급 의료서비스 증진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위생과 건강 분야 10대 업무’를 추진, 도시는 물론 농촌에 거주하는 국민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농촌 지역 기반 병원을 설립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같은 도·농간 의료 서비스 격차 줄이기 정책의 이면에는 도·농간 중국인 수명 격차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지난헤 12월 기준,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대도시 거주 주민의 평균 수명은 80세였던 반면, 시장(西藏), 윈난(云南), 칭하이(青海) 등 15곳의 내륙 소도시 주민의 평균 수명은 68~70세에 그쳤던 것으로 보고됐다. 때문에 이날 밝힌 10대 업무에는 △중대 질병 전문 병원 설립 △무료 진료 담당 종합 병원 및 전문 의료원 설립 △영유아 위생 보건 및 출산 서비스 보장 △여성의 건강 증진 사업 △노인 건강 서비스 제공 △양로 서비스 제공 전문 병원 건립 △장애인 건강 증진 사업 △가족 계획 정책 보완을 통한 출산율 증진 △중의약 건강 서비스 시스템 구축 및 중의와 양의의 동등한 발전 증진 △식품 의약품 안전관리 강화 등이 포함됐으며,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국내외에 공고히 했다는 분석이다. 국무원 관계자는 “13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국민의 건강과 위생 증진을 국가 기본 국책으로 지원할 것”이라면서 “국민 의료 서비스 품질의 수준을 높이는데 정부가 가진 의한 과학 신기술을 전면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6년 기준 전세계인 평균 수명은 71.4세이며, 중국은 76.3세로 지난 6년 동안 총 17개월 증가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올 부동산시장 ‘대체로 흐림’… 수도권은 지역 따라 ‘햇살’도

    올 부동산시장 ‘대체로 흐림’… 수도권은 지역 따라 ‘햇살’도

    새해 부동산 시장은 대체로 흐린 가운데, 곳에 따라 소나기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도권은 지역에 따라 햇빛이 계속 비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좀더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집값 조정 가능성”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시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6인에게 ▲2017년 부동산 시장 전망 ▲피해야 할 투자지역 ▲관심 있게 봐야 할 지역 ▲유망 투자 상품 ▲무주택자 내 집 마련 시기 등에 대해 물어봤다. 먼저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지역별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상과 입주물량 과다, 대출규제 강화, 정국 불안 등이 겹치면서 주택 수요가 줄고 거래량도 감소할 것”이라면서 “주택시장이 위축기에 접어들어 2017년은 전반적으로 조정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과 수도권은 약보합세 또는 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은 “대출규제와 금리 상승으로 거래량이 줄면서 서울과 수도권 시장 모두 침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2016년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부동산시장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면서 “서울은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2만 7516가구로 2016년 2만 3779가구보다 증가량이 미미해 높은 전세가율이 유지되면서 매매수요가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경기도와 지방에 대해선 “과잉 공급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조정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센터 연구위원은 수도권 내에서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서울은 입주량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수도권은 입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약보합, 지방 중소도시는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동부산권을 제외한 지방 집값이 많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면서 “수도권에선 서울은 보합 혹은 약간 상승하겠지만 경기, 인천 외곽은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센터장은 “강남권 재건축시장이 지난해보다 다소 위축될 것”이라면서 “서울은 강남 접근성이 개선된 금천, 구로, 강서 등이, 수도권은 하남미사와 다산신도시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영남·경기 남부·김포 투자 피해야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가 현재로서는 위험이 클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피해야 할 투자지역에 대한 질문에 함 센터장은 “경북 포항, 충북 청주, 충남 천안, 경기 평택, 시흥, 화성, 김포 등은 입주량 증가에 따른 초과 공급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규정 위원도 “지방 재고주택, 특히 2016년부터 하락세로 전환한 대구와 경상권, 충청권은 위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승배 대표도 “동부산권을 제외한 지방은 모두 피해야 할 투자처”라고 답했다. 박 수석위원은 “경기 남부 지역과 충청권, 영남권 등 전반적으로 입주물량이 많은 곳은 일단 피해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입주물량이 많이 나오는 수도권 지역과 역전세난이 예상되는 서울 역세권 지역”을 피해야 할 곳으로 꼽았다. 김광석 센터장은 용인시와 김포한강신도시를 피해야 할 곳으로 분류했다. 그는 “용인시는 2016년 2800가구, 2017년 6800가구, 2018년에 1만 60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또 김포한강신도시는 자족도시 기능을 갖추지 못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수도권·역세권·소형이 유망 그렇다면 관심 있게 봐야 할 지역은 어디일까. 박 수석위원은 “강북 뉴타운과 재개발 사업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일단 분양계약 후 1년 6개월 뒤 전매가 가능하고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접 개발사업을 하는 김승배 대표는 “2016년 수도권 주민등록인구가 13만명 증가했다”면서 “수도권의 인구 집중 현상이 계속되는 만큼 수도권 역세권 소형주택의 선호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석 센터장은 “위례신도시 내 금싸라기로 평가되는 서울 송파권역의 분양을 챙겨봐야 한다”면서 “공공택지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가격도 주변보다 저렴하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 센터장은 수도권 알짜택지를 추천했다. 함 센터장은 “하남 감일지구, 성남 고등지구 등 저평가된 수도권 알짜 택지지구가 실수요자들에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위원은 “서울 강남과 대도시 도심 재건축과 일반분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건축은 관리처분임박 이후 단계 사업장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팀장은 “국제학교와 신공항 건설 기대감이 남아 있는 제주 지역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피스텔보다 다가구주택이 매력” 투자 유망 상품에 대해선 강남 재건축을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김규정 위원은 “신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의 투자 매력이 여전이 유효하다”면서 “시장 조정기에 저가 매수를 검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추천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예금금리보다 수익성이 높고 베이비부머 은퇴 등으로 여전히 수요가 살아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저점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먹자골목이나 역세권, 대학가를 중심으로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을 찾아봐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석 센터장도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는 수익형 부동산이 강세를 보였다”면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임대수익은 높지만 감가상각이 심한 상품이라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기존 다가구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의 투자매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함 센터장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경기 위축이 겹치면서 대출을 못 갚아 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많아질 것”이라면서 “낙찰가율이 낮아지면 경매시장이 다시 매력적으로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승배 대표는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수도권 역세권 소형 아파트가 투자할 만한 부동산 상품”이라고 전했다. ●“올 상반기는 넘기고 내집 마련”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시기를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대부분 한 템포 쉬어 갈 것을 권했다. 가격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급하게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함 센터장은 “시기보다는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는 구입 능력이 중요하다”면서 “전매규제 등으로 청약시장이 실수요로 재편될 지역을 살펴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김규정 위원은 “일단 내년은 넘겨 2018년 상반기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승배 대표는 “수도권은 무리하게 대출을 받지 않는 수준에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지방은 좀더 기다려 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시장 상황을 잘 관찰하며 결정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일단 2017년 상반기는 넘긴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광석 센터장은 “가격조정이 발생한 이후 시점인 2018년 상반기쯤에 내 집을 장만하는 것이 실속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올해 한국 과학계는 뭘하지?

    [뉴스 뜯어보기] 올해 한국 과학계는 뭘하지?

    2016년 세계 과학계는 연초부터 숨가쁘게 움직였다. 2월 말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예측했던 중력파의 존재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시작으로 3월에는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천재 이세돌 9단의 대결, 하반기에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골디락스 행성 ‘프록시마b’의 발견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과학계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 5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과학기술 50주년’이라는 모토로 다채로운 과학기술 관련 행사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복잡한 정국 상황 때문에 기억에 남는 행사는 없다. 그렇지만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는 어느 기관처럼 항상 그렇듯이 연구자들은 사회의 스포트라이트와 상관없이 지금 이시간에도 묵묵히 연구현장을 지키고 있다. 올해 국내 과학계에서 선보일 새로운 연구성과는 무엇들이 있을까. ● “숨만 쉬어봐, 어떤 질병인지 알려줄께” 질병진단 정밀호흡센서 등장 현재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폐암, 폐결핵 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을 채취하거나 조직 검사, 컴퓨터 단층촬영(CT) 같은 영상 진단 등 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환자는 시간 및 비용 부담이 크다. 음주측정기처럼 간단하게 숨쉬는 것만으로도 각종 질환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실제로 사람이 숨을 쉬면서 내뱉는 호흡 속에는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질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아세톤은 당뇨, 톨루엔은 폐암, 황화수소는 구취 등과 연관돼 있다. 현재도 호흡 속 가스를 분석하는 장비가 있지만 크기가 커서 휴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혈액검사에 비해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올해 안에 국내 연구진이 호흡만으로도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초소형 센서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 센서는 음주측정기처럼 가벼울 뿐만 아니라 혈액 검사만큼 정확하다. 이 센서는 기체분자 1000만개 중 1개를 인식하는 ppb 수준의 유기 화합물 가스를 검출할 수 있다. 나노 촉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휴대가 편리한 것은 물론 무선통신 시스템과 연결해 스마트폰과 연동돼 원격진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원격진료와 관련해 멀리 떨어진 환자의 초음파 영상 진단과 검진이 가능한 이동식 소형 경량 의료용 로봇도 올해 등장한다. 의료기관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산간이나 도서벽지에서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인터넷으로 연결해 초음파 영상을 촬영하고 기계 손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의사 ’아바타 로봇’인 셈이다. 이 로봇에는 ‘햅틱 인터페이스 기술’이 적용돼 의사가 로봇과 인터넷으로 연결돼 로봇팔로 환자를 맥진했을 경우 환자를 누르거나 만지는 힘을 멀리서도 정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오지에 있는 환자를 간단하게 진료하거나 만성질환자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용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악안면 성형수술은 윗턱과 아래턱의 기형 때문에 치아가 맞지 않아 얼굴 모양의 변형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수행되는 외과수술이다. 특히 턱 신경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정밀하고 복잡한 수술로 알려져 있다. 치아 임플란트 수술도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자칫 치아신경을 건드려 안면마비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들 수술 뿐만 아니라 두개골 함몰 재건수술 같이 근육과 신경이 복잡하게 지나가는 수술은 사전 준비가 복잡하고 어렵다. 이 때문에 3차원(3D) 환자맞춤형 모델링 영상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정밀한 입체영상을 만들어 수술부위를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한 뒤 수술에서 필요한 사항과 수술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수술계획 소프트웨어가 올해 등장해 복잡한 수술의 성공률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정확한 내비게이션…백색소음으로 잡는 층간소음 우리나라 인구의 65%, 대도시 인구의 80% 이상이 아파트나 연립주택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가장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층간소음’. 특히 요즘처럼 실내 활동이 많은 겨울철에는 층간소음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심할 경우 이웃간 살인사건까지 벌어질 정도로 심각하다. 층간 소음의 50~60%는 아이들이 뛰거나 어른들이 걷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소음이 대부분이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물 설계단계부터 저감기술을 적용하고 거실에 카펫처럼 흡음제를 깔아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층간소음을 완전히 줄일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내 연구진은 사물인터넷(IoT)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소음별 크기와 지속시간, 거주자의 연령과 연령에 따라 싫어하는 소리, 소리의 주파수를 분석해 특정 주파수를 이용해 윗층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중화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굳이 윗층과 아래층 사이에 소리를 막는 두꺼운 마감재를 넣을 필요가 없게 돼 공사 비용도 줄이고 손쉽게 층간소음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운전자에게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도 올해 등장한다. 현재 내비게이션 GPS 오차범위는 10m 정도 되지만 이를 70㎝ 이내로 줄이는 초정밀 GPS 위성보정 시스템이 그것이다. 현재와 같은 오차범위를 가진 시스템에서는 교차로가 복잡하게 엉켜이는 도심이나 고속도로의 진출입로가 여러 개인 곳은 헷갈려 원하는 곳이 아닌 전혀 다른 장소로 빠져나가게 돼 난감할 때가 간혹 있다. 그러나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은 2만2000㎞ 상공에 있는 위성이 내려보내는 위치정보 신호를 국내 7개 기지국에서 받아 중앙처리국에 보낸 뒤 보정값을 계산해 다시 위성에 쏘아올리고 내려받는 방식이다. 7개 기지국에서 받은 정보를 보정해 다시 받기 때문에 GPS 정보의 정확도는 그만큼 더 높아지게 된다. 초정밀 GPS는 일반 차량이나 항공기의 내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드론 등 무인이동체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는 2020년경이 되면 내비게이션 때문에 잘못된 길을 들어설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치유산균으로 아토피 잡고, 슈퍼컴으로 작황 예측 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만성적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은 부모들의 고민꺼리다. 환경오염, 식품첨가물, 집먼지와 진드기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발병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김치가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아토피를 앓는 연령대가 대부분 김치 먹기를 어려워하는 영유아들이다. 이 때문에 김치에서 유용한 유산균만 추출해 알약 형태로 만들거나 가루형태로 만들어 우유나 물에 타먹기 좋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최근 개발이 완료된 김치 유산균 ‘와이셀라 시바리아 WIKIM28’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WIKIM28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킨 동물을 이용한 실험에서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한 가려움과 붓기 등 증상을 40% 정도 줄일 뿐만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혈중 면역글로불린E(IgE) 생성을 절반 가까이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진이 민간기업과 기술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제품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식량전쟁에 대비한 연구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식량 작물의 미래 생산성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기술이다. 전국 농경지를 가로 세로 각각 30m 단위로 쪼개 여기서 생산되는 작물의 생산성과 작황을 예측하려는 것.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2000년부터 2080년까지 20년 간격으로 예측을 하는 것을 목표로 기후변화 시나리오, 연도별 변동성, 작물별 특성, 농지의 특성 등 수많은 변수를 계산하기 위해 서버 640대 분량, 중앙처리장치(CPU) 3840개로 구성된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총 830만 시간, 약 947년이 걸리는 대규모 계산에 해당한다. 이번 예측기술이 완성되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농업 생태계 변화와 미래 주요 식량작물 생산성을 예측해 국내 작물 수급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같이 식량안보 위기 국가를 대상으로 식량생산 예측정보를 제공해 식량원조 정책수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인식 AI “범인 꼼짝마” 지난해 초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대국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AI와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업들도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형세다. 국내에서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인식할 수 있는 AI ‘엑소브레인’이 대표적이다. 엑소브레인은 지난해 11월 국내 퀴즈왕들과 장학퀴즈 대결을 펼쳐 압도적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CCTV 동영상 속 대상을 분석해 추적할 수 있는 시각인식 AI ‘딥뷰’(DeepView)도 조만간 등장할 계획이다. 엑소브레인과 함께 토종 AI인 딥뷰는 CCTV 동영상 속 인물이나 차량을 파악한 뒤 다른 동영상 속에 나타나는 대상이 같은 사람이나 물체임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CCTV를 이용해 건물 칩입자나 뺑소니 차량을 찾기 위해서는 동영상을 일일이 돌려보면서 사람이 직접 조사해야 하지만 딥뷰 기술을 활용하면 순식간에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서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알아야할 과학 이슈 중 하나로 꼽힌 유전자 가위 기술 역시 올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연구 중 하나로 예상된다. 최신 유전자 가위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유전 질환 뿐만 아니라 비유전성 질환 치료 가능성에 국내 연구진이 본격 나설 예정이다. 실제로 생쥐를 이용해 노인성 황반변성 질환을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치료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VEGF라는 성장인자가 망막에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노인성 황반변성이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내고 유전자가위를 주입해 VEGF 유전자 일부를 제거해 치료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가 성공할 경우 다양한 유전성 난치병 치료 뿐만 아니라 비유전성 난치병 치료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뉴스뜯어보기] 올해 한국 과학계는 무얼 연구할까?

    [뉴스뜯어보기] 올해 한국 과학계는 무얼 연구할까?

    2016년 세계 과학계는 연초부터 숨가쁘게 움직였다. 2월 말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면서 예측했던 중력파의 존재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시작으로 3월에는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천재 이세돌 9단의 대결, 하반기에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골디락스 행성 ‘프록시마b’의 발견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과학계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설립 5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과학기술 50주년’이라는 모토로 다채로운 과학기술 관련 행사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복잡한 정국 상황 때문에 기억에 남는 행사는 없다. 그렇지만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는 어느 기관처럼 항상 그렇듯이 연구자들은 사회의 스포트라이트와 상관없이 지금 이시간에도 묵묵히 연구현장을 지키고 있다. 올해 국내 과학계에서 선보일 새로운 연구성과는 무엇들이 있을까. ● “숨만 쉬어봐, 어떤 질병인지 알려줄께” 질병진단 정밀호흡센서 등장 현재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폐암, 폐결핵 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을 채취하거나 조직 검사, 컴퓨터 단층촬영(CT) 같은 영상 진단 등 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환자는 시간 및 비용 부담이 크다. 음주측정기처럼 간단하게 숨쉬는 것만으로도 각종 질환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실제로 사람이 숨을 쉬면서 내뱉는 호흡 속에는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 중 일부는 질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아세톤은 당뇨, 톨루엔은 폐암, 황화수소는 구취 등과 연관돼 있다. 현재도 호흡 속 가스를 분석하는 장비가 있지만 크기가 커서 휴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혈액검사에 비해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올해 안에 국내 연구진이 호흡만으로도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초소형 센서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 센서는 음주측정기처럼 가벼울 뿐만 아니라 혈액 검사만큼 정확하다. 이 센서는 기체분자 1000만개 중 1개를 인식하는 ppb 수준의 유기 화합물 가스를 검출할 수 있다. 나노 촉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휴대가 편리한 것은 물론 무선통신 시스템과 연결해 스마트폰과 연동돼 원격진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원격진료와 관련해 멀리 떨어진 환자의 초음파 영상 진단과 검진이 가능한 이동식 소형 경량 의료용 로봇도 올해 등장한다. 의료기관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산간이나 도서벽지에서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인터넷으로 연결해 초음파 영상을 촬영하고 기계 손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의사 ’아바타 로봇’인 셈이다. 이 로봇에는 ‘햅틱 인터페이스 기술’이 적용돼 의사가 로봇과 인터넷으로 연결돼 로봇팔로 환자를 맥진했을 경우 환자를 누르거나 만지는 힘을 멀리서도 정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오지에 있는 환자를 간단하게 진료하거나 만성질환자 관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용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악안면 성형수술은 윗턱과 아래턱의 기형 때문에 치아가 맞지 않아 얼굴 모양의 변형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수행되는 외과수술이다. 특히 턱 신경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정밀하고 복잡한 수술로 알려져 있다. 치아 임플란트 수술도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자칫 치아신경을 건드려 안면마비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이들 수술 뿐만 아니라 두개골 함몰 재건수술 같이 근육과 신경이 복잡하게 지나가는 수술은 사전 준비가 복잡하고 어렵다. 이 때문에 3차원(3D) 환자맞춤형 모델링 영상기술을 이용해 환자의 정밀한 입체영상을 만들어 수술부위를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한 뒤 수술에서 필요한 사항과 수술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수술계획 소프트웨어가 올해 등장해 복잡한 수술의 성공률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정확한 내비게이션…백색소음으로 잡는 층간소음 우리나라 인구의 65%, 대도시 인구의 80% 이상이 아파트나 연립주택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가장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층간소음’. 특히 요즘처럼 실내 활동이 많은 겨울철에는 층간소음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심할 경우 이웃간 살인사건까지 벌어질 정도로 심각하다. 층간 소음의 50~60%는 아이들이 뛰거나 어른들이 걷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소음이 대부분이다.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물 설계단계부터 저감기술을 적용하고 거실에 카펫처럼 흡음제를 깔아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층간소음을 완전히 줄일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내 연구진은 사물인터넷(IoT)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소음별 크기와 지속시간, 거주자의 연령과 연령에 따라 싫어하는 소리, 소리의 주파수를 분석해 특정 주파수를 이용해 윗층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중화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굳이 윗층과 아래층 사이에 소리를 막는 두꺼운 마감재를 넣을 필요가 없게 돼 공사 비용도 줄이고 손쉽게 층간소음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운전자에게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도 올해 등장한다. 현재 내비게이션 GPS 오차범위는 10m 정도 되지만 이를 70㎝ 이내로 줄이는 초정밀 GPS 위성보정 시스템이 그것이다. 현재와 같은 오차범위를 가진 시스템에서는 교차로가 복잡하게 엉켜이는 도심이나 고속도로의 진출입로가 여러 개인 곳은 헷갈려 원하는 곳이 아닌 전혀 다른 장소로 빠져나가게 돼 난감할 때가 간혹 있다. 그러나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은 2만2000㎞ 상공에 있는 위성이 내려보내는 위치정보 신호를 국내 7개 기지국에서 받아 중앙처리국에 보낸 뒤 보정값을 계산해 다시 위성에 쏘아올리고 내려받는 방식이다. 7개 기지국에서 받은 정보를 보정해 다시 받기 때문에 GPS 정보의 정확도는 그만큼 더 높아지게 된다. 초정밀 GPS는 일반 차량이나 항공기의 내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드론 등 무인이동체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는 2020년경이 되면 내비게이션 때문에 잘못된 길을 들어설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치유산균으로 아토피 잡고, 슈퍼컴으로 작황 예측 영유아와 어린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만성적 염증성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은 부모들의 고민꺼리다. 환경오염, 식품첨가물, 집먼지와 진드기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발병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김치가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는 이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아토피를 앓는 연령대가 대부분 김치 먹기를 어려워하는 영유아들이다. 이 때문에 김치에서 유용한 유산균만 추출해 알약 형태로 만들거나 가루형태로 만들어 우유나 물에 타먹기 좋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최근 개발이 완료된 김치 유산균 ‘와이셀라 시바리아 WIKIM28’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WIKIM28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킨 동물을 이용한 실험에서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한 가려움과 붓기 등 증상을 40% 정도 줄일 뿐만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혈중 면역글로불린E(IgE) 생성을 절반 가까이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진이 민간기업과 기술이전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제품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식량전쟁에 대비한 연구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식량 작물의 미래 생산성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기술이다. 전국 농경지를 가로 세로 각각 30m 단위로 쪼개 여기서 생산되는 작물의 생산성과 작황을 예측하려는 것.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2000년부터 2080년까지 20년 간격으로 예측을 하는 것을 목표로 기후변화 시나리오, 연도별 변동성, 작물별 특성, 농지의 특성 등 수많은 변수를 계산하기 위해 서버 640대 분량, 중앙처리장치(CPU) 3840개로 구성된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 컴퓨터를 사용할 경우 총 830만 시간, 약 947년이 걸리는 대규모 계산에 해당한다. 이번 예측기술이 완성되면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농업 생태계 변화와 미래 주요 식량작물 생산성을 예측해 국내 작물 수급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같이 식량안보 위기 국가를 대상으로 식량생산 예측정보를 제공해 식량원조 정책수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인식 AI “범인 꼼짝마” 지난해 초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 대국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AI와 빅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업들도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형세다. 국내에서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인식할 수 있는 AI ‘엑소브레인’이 대표적이다. 엑소브레인은 지난해 11월 국내 퀴즈왕들과 장학퀴즈 대결을 펼쳐 압도적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CCTV 동영상 속 대상을 분석해 추적할 수 있는 시각인식 AI ‘딥뷰’(DeepView)도 조만간 등장할 계획이다. 엑소브레인과 함께 토종 AI인 딥뷰는 CCTV 동영상 속 인물이나 차량을 파악한 뒤 다른 동영상 속에 나타나는 대상이 같은 사람이나 물체임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CCTV를 이용해 건물 칩입자나 뺑소니 차량을 찾기 위해서는 동영상을 일일이 돌려보면서 사람이 직접 조사해야 하지만 딥뷰 기술을 활용하면 순식간에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에서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알아야할 과학 이슈 중 하나로 꼽힌 유전자 가위 기술 역시 올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연구 중 하나로 예상된다. 최신 유전자 가위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유전 질환 뿐만 아니라 비유전성 질환 치료 가능성에 국내 연구진이 본격 나설 예정이다. 실제로 생쥐를 이용해 노인성 황반변성 질환을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치료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VEGF라는 성장인자가 망막에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노인성 황반변성이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내고 유전자가위를 주입해 VEGF 유전자 일부를 제거해 치료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가 성공할 경우 다양한 유전성 난치병 치료 뿐만 아니라 비유전성 난치병 치료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지진전문가 모셔와 TF 꾸릴 것… 도시철도 등 내진보강에 700억 투입”

    “지진전문가 모셔와 TF 꾸릴 것… 도시철도 등 내진보강에 700억 투입”

    “올해 서울시에 지진 전문가 2~3명 정도를 외부 수혈할 생각입니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이 5일 본부장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진 방재 관련 학위를 가진 분들을 모셔올 필요성을 느낀다. 새롭게 전문가를 뽑고 가능하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볼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 지진 발생 이후 지진 방재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는 일이 점차 중요해지자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시는 지진 방재 대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해 왔다. ‘전국 최초 건축물 내진성능 자가점검시스템 구축·운영’(2012년), ‘민·군·관이 참여한 지진 방재 종합훈련’(2016년 10월), ‘민간건축물 지진안전성표시제 조례 제정’(2016년 12월) 등이 대표적이다. 김 본부장은 “현장에서 의견을 듣고 민간 건축물의 세제 감면과 인센티브를 더 높여야 한다고 중앙정부에 건의도 한 상태”라면서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는지 지속적으로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지진교육에도 서울시는 신경을 쏟는다. 김 본부장은 “시에서 운영 중인 지진체험관이 낮에만 운영되다 보니 직장인들의 참여가 어려워 야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참여자가 점차 늘어나 체험관이 사람들로 꽉 들어찬다”고 말했다. 올해 예산 800억원 가운데 우선순위 첫 번째는 시설물 내진 보강 분야다. 김 본부장은 “시민들의 이용이 많은 도시철도나 도로시설물 내진 보강에 700억원 정도를 투입할 계획”이라면서 “학교의 내진설계율도 약 28%에 불과해 우선 2018년까지 40곳을 정해 내진 보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국민안전처, 국토해양부 등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지진에 강한 서울 만들기 실현을 위해 지방정부로서 노력하지만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면서 “지진조기경보시스템 구축, 활성단층(지진 가능성이 있는 곳) 조사, 도로시설물·도시철도 등의 내진 보강을 위한 국비 지원 등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김 본부장은 서울에서의 지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역사적으로 봐도 서울과 주변에 여러 차례 큰 지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은 워낙 사람이 밀집해서 사는 대도시라는 점을 고려해 예산을 조기에 투입하고 지진 재난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내진설계 안 된 체육관이 지진대피소… ‘건축 전 단층조사’ 조례 시급

    내진설계 안 된 체육관이 지진대피소… ‘건축 전 단층조사’ 조례 시급

    땅 33㎡(10평)당 약 6명이 몰려 사는 도시 서울. 상상하기도 싫지만 강진이 덮친다면 어떻게 될까. 국민안전처가 지난해 7월 남북단층이 있는 서울 중랑교를 진앙지 삼아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한다고 가정해 분석한 결과 모두 1433명이 숨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진도 6.5 강진 때는 사망자가 1만 2778명으로 10배가량 늘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1518년(중종 13년) 서울에서 규모 6.0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한 기록이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서울신문의 신년기획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1000만 인구가 사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지진 대비 상황과 문제점 등을 살펴봤다. 서울은 지진 무풍지대이자 무방비지대였다. 기상청이 1978년 지진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후 서울에서 감지된 가장 큰 지진은 규모 3.3(1989년 3월 11, 13일)이었다. 집안 집기류가 흔들리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서울에서 지진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학교 등 공공시설과 철도 등 공중이용시설 중 다수가 강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됐다. 하지만 ‘9·12 경주 강진’ 이후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크게 증폭되면서 건축물 등의 내진 설계를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낡은 학교 시설물에 대한 우려가 크다. 초·중·고교 건물 3451동 가운데 규모 6.0의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건물 비율은 26.6%(917동)에 불과하다. 학교 건물 10곳 중 7곳 이상은 강진 앞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전국 전체 학교의 평균 내진 비율(23.8%)보다 약간 높지만 학생과 학부모는 안심할 수 없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체육관 등 학교 건물이 지진 대피소로 지정돼 있는데 정작 이 건물 대부분은 내진 설계가 안 돼 있다”면서 “‘대피소가 가장 위험하니 가면 안 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시민의 발인 지하철도 위태롭다. 열차가 다니는 교량과 터널, 역사 등 도시철도 시설물 604개 가운데 452개(74.8%)만 내진 성능을 갖췄다. 시 관계자는 “지어진 지 오래된 1~4호선 시설물이 특히 지진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1995년 일본 오사카·고베 일대를 덮친 한신 대지진 때 철로가 엿가락처럼 휘었던 장면을 떠올려 보면 대비가 필요하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와 교량 등 시설물의 내진율은 81.4%다. 강남·북을 오가며 출퇴근할 때 시민들이 이용하는 잠수교 북단 지하차도나 동작지하차도 등은 서울시 기준상 내진 설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하수처리시설도 내진율은 21.5%에 불과해 강진 때 하수도 역류 등으로 물난리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지진에 강한 서울을 만들겠다’며 지진 방재 종합계획을 세웠고 경주 지진 이후 보완해 9월 발표했다. 핵심은 올해부터 4년간 5500억원을 투자해 주요 시설물의 내진 성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공공건축물 1334곳 중 내진 성능을 갖추지 못한 251곳을 대상으로 올해 ‘내진성능평가’를 완료해 결과에 따라 내진을 보강해 나간다. 내진율 100%에 미치지 못한 공공건축물, 도로시설물, 하수처리시설 등의 내진 성능도 최대한 빨리 확보한다. 특히 도시철도는 모든 노선이 규모 6.3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보강 공사의 속도를 높이기로 하고 올해 지난해보다 200억원 더 많은 498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또 지진 발생 때 신속한 정보 전달을 위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서울안전앱’을 내년 상반기까지 만들고 교통방송과 지하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정보 전달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지진에 대비하려면 한반도 땅 밑 구조, 즉 활성단층(진앙이 되는 살아 움직이는 단층)을 파악해야 한다. 손 교수는 “단층의 위치를 알아야 위험시설물 등을 건설할 때 피해 짓거나 내진 설계를 강화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활성단층 지도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에도 북한 원산에서 충남 보령까지 잇는 활성단층인 ‘추가령단층대’가 지난다. 추가령단층대는 지난해 경주 지진을 만든 양주단층대와 마찬가지로 규모가 크고 폭이 넓은 ‘1등급’이다. 문제는 돈이다. 땅을 깊게 파 주요 지점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다. 서울처럼 대도시는 땅이 아스팔트로 덮인 까닭에 더 어렵다. 손 교수는 “단층 조사는 수십년이 걸려도 꼭 해야 한다”면서 “예컨대 3층 이상 건축물을 지을 때 땅을 파면 지하 단층 조사를 반드시 하도록 조례를 만들어 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쌓으면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획일화된 기준으로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대신 여건에 따라 유연한 기준을 적용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예컨대 한강변 건물은 무른 퇴적층에 세워진 탓에 지진파가 오면 더 위험하다”면서 “이런 터에 세우는 건물은 내진 기준을 높이고 대신 단단한 지반에 지은 건물은 내진 기준을 완화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면지역 작은학교 살리기 대책 방향

    면지역 작은학교 살리기 대책 방향

    전남을 비롯한 도 단위 면지역 학교들이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학생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초등학교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문화 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지역민과 동문들 또한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서 1면 1교정책을 유지하고자 하지만 지속적인 학생 감소로 이마저 흔들리고 있다. 전남의 경우 인접학년 학생수가 6명을 넘지 못하면 복식학급으로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복식학급이란 두 개 학년을 한 학급으로 통합하여 한 선생님이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막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고 한다. 자녀가 복식학급에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교육의 질을 걱정하는 학부모가 이사를 나가거나 읍지역 학교로 자녀를 통학시켜 학생이 더 줄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면지역 학교는 복식학급을 운영해야 하고, 읍지역 학교는 과밀학급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면지역 학교는 서서히 고사하고 있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전남 교육청이 도입한 제도의 하나는 제한적 공동학구제이다. 이 제도는 읍지역 초·중학교 학생들의 읍과 면지역 학교로의 취학은 허용하지만 면지역 학생들의 읍지역이나 타 면지역 학교로의 취학은 허용하지 않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읍·면 소재 학교의 균형적 발전과 면지역 소규모 학교를 활성화시키고자 한다. 통학버스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무료로 제공하고, 때로는 해외 수학여행을 무료로 보내주며, 전입학시 소정의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유인을 내걸기도 한다. 그런데 이 제도를 활용해 면지역 학교로 학생을 유치하는 과정에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필요한 학년의 학생을 사정하다시피 유치한 경우 학부모들이 아이를 전학시키겠다며 학교에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읍지역 학부모가 면지역 학교로 자녀를 통학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들 정도가 되려면 거기에 상응하는 정도의 충분한 유인이 있어야 한다. 면지역 학교에서 내세우는 강점은 학급당 학생 수가 작아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습지도와 진로지도, 기본학력 보장, 행복한 학교생활 등이다. 실제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에 크게 만족하고 학생들도 함께 행복하게 커가는 경우가 많다. 면지역 학교들은 학교공개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학교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고 있다. 그런데 홍보 행사에 찾아오는 학부모는 많지만 실제로 전학을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장거리 통학에 따르는 시간, 에너지 낭비, 위험 등을 고려할 때 자녀가 기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선뜻 학교를 옮기기 어려울 것임은 짐작이 간다. 만일 그 학교가 마음에 들어 아예 부모가 이사를 들어오고자 할 경우에는 주택과 직장이 문제가 된다. 제주도는 제주도로 이사 오고자 하는 사람이 늘자 소규모 학교 무상임대주택 제공 사업을 시작하였다. 기대 이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주택 사업비용이 많이 들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자녀가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자라고 자녀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를 찾는 부모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도시에서 아주 멀지 않은 면지역에서는 이 제도를 도입해봄직하다. 도로 사정이 좋아지면서 많은 면지역이 읍이나 대도시로부터 출퇴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면지역 학교가 활성화되어 면지역사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고, 읍이나 도시지역의 과밀학급 해소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면지역 초등학교는 학생이 존재하는 한 유지시키겠다는 의지를 국가가 표명하여 이 학교들을 지켜가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지역민의 의지와 참여가 수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를 존치만 시켜 놓으면 면지역 학교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외면당하게 될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면소재지에 거주하면서도 자녀는 읍지역 학교로 보내는 부모도 있다. 지역사회가 이러한 학부모에게 심적 압박감을 주어 주민간 갈등이 생겨나기도 하고 아예 지역을 떠나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지역민이 학교를 활성화시키는 데에는 동참하지 않으면서 그냥 유지만 하고자 하는 데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지역민이 지역 학교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실천하며 사회에 보여줄 때 국가와 국민의 공감 및 지원을 끌어내는 것도 용이하다. 면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자이고 빈곤하여 기여할 여력이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고 한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지자체 및 교육청의 행·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학교와 지역기관장(면, 농협장 등)이 힘을 합쳐 번영회, 청년회, 향우회, 동문회 등 한국형 시민단체의 적극인 동참을 이끌어 냄으로써 학교가 활성화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성공한 지역 사례를 잘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 이를 확산시켜가는 ‘밝은 점 찾기 전략’을 구사할 때 면지역학교 활성화 노력은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학교살리기의 주체는 당연히 학교구성원들이겠지만 이들의 힘에는 한계가 있다. 면지역 학교에 근무하는 한 선생님이 SNS에 올린 글이 귓가에 맴돈다. “전교생이 18명인데요. 학급이 둘이나 줄어서 쫓겨날 뻔 했습니다. 운 좋게 남아서 만기는 채우고 나갑니다. 아마 3년 안에 폐교될 듯 싶어요. 저야 나가면 그만이지만 여기 남아있는 분들은 사활을 걸고 계세요. 올해 기준 학생이 한명만 더 있음 학급하나 살릴 수 있었어요. 장학금 30만원에 도서벽지까지 올 사람도 없지만 있다면 제 자비라도 털고 싶네요.” 사태가 더 악화되어 지역사회 학교가 사라지면 젊은 사람들이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땅이 된다.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학교를 지켜가는 것이므로 국가와 국민 그리고 지역의 한국형 시민단체들이 작은 학교 살리기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 교육이 꿈꾸는 아름다운 작은학교가 방방곡곡에 가득하게 될 것이다.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 한 자녀 정책 폐지에도 둘째 안 낳겠다는 중국인

    베이징 등 대도시 외동 만족 “교육·양육 공공서비스 부족” 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중국의 젊은 부부들은 좀처럼 둘째를 낳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관영 인터넷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전국부녀연합회는 최근 10개 성과 직할시의 0~5세 한 자녀를 둔 부모 1만명을 대상으로 둘째 아이를 낳을 계획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낳지 않겠다’고 응답한 가정이 53.3%였다. ‘낳을지 말지 불확실하다’는 가정도 26.2%였다. ‘낳을 의지가 있다’고 답한 가정은 20.5%에 불과했다. 결국 응답자의 80%가 둘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셈이다. 부녀연합회 측은 “특히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경제적으로 발달한 도시 지역의 부부들이 둘째를 낳을 생각이 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둘째 낳기를 주저하는 요소로는 교육, 의료, 위생, 생활환경이 꼽혔다. 부녀연합회 천샤오샤 국장은 “부모의 80%가 교육, 의료, 양육 등 공공서비스 부족 때문에 둘째 계획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할머니·할아버지가 아이를 돌보는 현상은 3세대가 지나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통계연감 2016’에 따르면 중국 가임연령 여성의 출산율은 1.047명에 그치고 있다. 이는 세계 출산율 2.5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1953년 36.28%였던 0~14세 비중은 2010년 16.6%로 급감했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인구 비중은 4.41%에서 10%대로 급증했다. 중국 인민대학교 인구개발연구센터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16~59세 노동가능인구는 지난해 기준 9억 1100만명(총인구의 66.3%)이다. 노동가능인구는 2030년에 8억 2400만명(56.9%)으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지구를 보다] 우주서 본 구름같은 오로라…색과 빛의 마법

    [지구를 보다] 우주서 본 구름같은 오로라…색과 빛의 마법

    일생에 한 번쯤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은 오로라. 환상적인 색채를 뽐내는 오로라는 땅 위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기상관측위성인 '수오미 NPP'가 촬영한 오로라의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해 동짓날 적외선으로 촬영된 사진 속에서 구름처럼 넓게 펼쳐져 보이는 것이 바로 오로라다. 사진이 촬영된 이 지역은 캐나다로 동그랗게 밝게 보이는 지점들은 캘거리 등 대도시의 불빛.     수오미 NPP가 적외선으로 촬영한 탓에 아름다운 오로라의 색채는 볼 수 없으나 앨버타, 브리티시컬럼비아 등 캐나다 북부를 아우르는 위용은 놀라움을 준다. 지구촌 인류 중 가장 명당 자리에 앉아 오로라를 구경할 수 있는 사람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이다. 지난해 4월 NASA가 공개한 ISS에서 촬영한 오로라 영상은 그중 단연 압권. 풀-HD보다 4배나 높은 울트라-HD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이 영상에는 녹색의 환상적인 색채로 지구를 덮고 있는 오로라의 경이로운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오로라는 태양표면 폭발로 우주공간으로부터 날아온 전기 입자가 지구자기(地球磁氣) 변화에 의해 고도 100∼500 km 상공에서 대기 중 산소분자와 충돌해서 생기는 방전현상이다. 너풀너풀 하늘에 날리는 모습 때문에 ‘천상의 커튼’이라고도 불리는 오로라는 ‘새벽’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우로라’(Aurora)에서 유래했다. 오로라는 북반구와 남반구 고위도 지방에서 주로 목격돼 극광(極光)이라 불리기도 하며 목성, 토성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시아 7개 대도시서 찾아본 공존의 길

    아시아 7개 대도시서 찾아본 공존의 길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기획/신현준·이기웅 편/푸른숲/432쪽/2만 5000원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뜻하는 젠트리피케이션. 서울에서는 홍대 앞, 한남동, 서촌, 가로수길 등에서 정형화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있지만, 아시아의 많은 도시는 아직 젠트리피케이션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가 기획한 이 책은 베트남 하노이를 비롯해 중국 베이징과 선전,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아시아 7개 대도시의 8개 지역에서 나타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분석했다. 도시학자, 사회학자, 문화학자, 지역 전문가 등 아시아 학자 8인은 각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이자 관찰자의 렌즈를 들고 현장을 파고든다. 도시 미화 정책으로 정치 재기를 시도하는 방콕 정부의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지역 유지와 새로 들어온 자영업자, 예술가 사이에 남모를 갈등이 존재하는 도쿄 무코지마 등 아시아 여러 도시는 서울에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과 닮아 있다. 하지만 베이징 다자란 지역이나 베트남 하노이처럼 지형의 특수성이나 토지소유제도, 마을 공동체 등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다양한 변수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상쇄된 경우도 있다. 책은 일정한 공식으로 규정되기 어렵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젠트리피케이션 현장을 소개한다. 책을 엮은 이기웅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발현 여부는 도시를 둘러싼 다양한 조건의 결합과 작용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국가와 자본을 넘어선 시민사회의 힘으로 혁명을 하지 않고도 젠트리피케이션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하프타임]

    체육회 K스포츠클럽 대상자 공모 대한체육회는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지역 주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스포츠 종목을 즐길 수 있는 K스포츠클럽(종합형스포츠클럽) 대상자를 공모한다고 26일 밝혔다. 대도시형 5종목, 중소도시형 3종목 이상의 체육시설을 확보하고, 1종목 이상의 엘리트 선수반을 운영할 수 있으며, 클럽하우스를 보유한 클럽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 K스포츠클럽에 선정되면 대도시형은 연간 3억원, 중소도시형은 연간 2억원씩 최대 3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응모 기간은 내년 2월 8일까지다. ‘더퀸즈’ 대표팀 1000만원 기부 여자골프 4개국 투어 대항전 ‘더퀸즈’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이 우승 상금 중 1000만원을 기부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26일 신지애, 고진영 등 대표팀 9명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중앙자살예방센터를 방문해 기부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성금은 중앙자살예방센터를 통해 가족의 자살로 어려움을 겪는 유가족의 심리치료와 생계비 등으로 사용된다.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우두커니 알 수 없는 존재감, 공허함만 맴도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우두커니 알 수 없는 존재감, 공허함만 맴도네

    연재를 시작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건물을 직접 가서 본 후 글을 쓰겠다는 것이었다. 사진도 가급적 직접 찍은 것을 사용하고자 했다. 이제 연재의 마지막 글을 쓰면서 그 원칙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접는다. 직접 보지 않은, 아니 그럴 수 없는 도시에 대한 글이기 때문이다. 사진 자료는 북한의 도시와 건축 연구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인 재미 건축가 임동우 선생으로부터 받았다. 구글 어스와 네이버, 다음 지도 등으로 평양의 주요 거리 이름을 파악했고, 주로 서구인들이 유튜브에 올려놓은 관련 동영상을 통해 낯선 도시의 거리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만든 국가공간정보유통시스템인 브이월드(http://map.vworld.kr) 역시 평양에 대한 입체 건물 정보를 비교적 자세히 소개해 놓고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즉 공개된 자료들을 가지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상당 부분 추측하며 쓰는 글이다. # 쉽게 가볼 수 없는 도시 ‘평양’ 개별 사례를 이야기하기 전에 사회주의 도시계획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토지와 자본이 원칙적으로 국가 소유이므로, 도시 내의 자원을 분배하는 도시계획이야말로 사회주의 이념의 기본을 잘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이들은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도농 간의 격차를 줄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대도시라는 개념 자체에 반대한다. 도시가 성장하면 사회적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많은 수단을 동원한다. 자연스러운 성장 보다는 계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중국과 같은 예외가 있지만, 사회주의 계열 국가에 대체로 거대 도시가 많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어쩔 수 없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가장 대표적인 도시에 국한되고 그다음 도시들은 규모가 상당히 작아진다. 북한의 경우도 수도인 평양직할시의 인구는 325만명이지만, 두 번째 도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함흥과 청진은 67만명에 불과하다. 또한 같은 이유에서 도농 간의 통합을 지향한다. 그래서 도시 안에도 의외로 경작지가 있다. 평양의 채소 공급지로 알려져 있는 대동강의 두루섬 같은 곳이 대표적인 예다. 또 다른 특징은 직주근접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사회주의만의 독창적인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생산과 유통시설을 주거지역에 근접 배치해 노동자 계급의 복지를 증진시키려는 것이 목적이다. 북한 관련 동영상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이러한 도시구조와도 관계가 있다. 대한민국으로 치면 아파트 단지 내에 공장과 매장이 들어서는 것 같은 상황인데, 이렇게 다양한 도시 기능이 복합된 주거 지역을 특별히 ‘마이크로 디스트릭’(micro district)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1920년대에 처음 도입된 이 개념은 소련이 붕괴되면서 비판받기 시작해 지금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직주근접은 물론 자본주의 도시 이론에서도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한다. 이처럼 자본주의 도시와 사회주의 도시가 서로 이론적 입장을 교환 혹은 공유하는 것은 일종의 사상적 역설이라고나 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푸리에 등이 꿈꿨던 이상적 공산사회의 도시건축적 장치인 아케이드가 오히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더 발달했다는 지적 등을 언급할 수 있겠다. 평양의 경우 요즘은 오히려 체제의 선전을 위해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는 추세지만 기본적으로는 중층의 획일적인 밀도로 도시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고밀도에 익숙한 자본주의 도시와 비교하면 길도 넓고 공원 등 녹지 등이 많이 확보돼 있어 마치 전원 도시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전쟁 시 폭격에 대비해 미리 도시의 각 지역을 이격시킨 것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폭격기 조종사들이 ‘더이상 폭격할 목표물이 없다’며 그냥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평양은 완벽하게 파괴된 바 있다. 그 뼈저린 기억이 아직 남아 있어서 도시계획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체제의 선전과 홍보를 위한 대규모 가로와 광장, 그리고 각종 기념물들이 더해지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사회주의 도시, 그중에서도 특정 개인 및 집단을 우상화해 온 평양의 도시적 특징이 만들어진다. # 무지개떡 건축은 평양을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 이런 배경에서 보면 평양에 사회주의판 무지개떡 건축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처럼 거리를 활기 있고 즐겁게 만드는 역할보다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들을 충족시켜 주는 정도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반적인 경제 수준, 특히 소비문화의 현격한 차이 또한 염두에 두고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유튜브의 관련 동영상들을 살펴보면 일부 지역에 이런 건물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분포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영상으로 확인한 범위 내에서 이야기하자면 대표적으로는 서울의 강북에 해당하는 서평양의 주요 간선도로인 영광거리(평양역과 평양대극장 사이)와 김일성광장을 관통하는 승리거리의 남단 부근에서 많이 발견된다. 다만 서울로 치면 강남에 해당하는 대동강 너머의 상대적 신개발지 동평양 지역의 동영상에서는 이렇다 할 무지개떡 건축의 존재를 볼 수 없었다. 물론 주로 관광객들이 검열을 받아 가며 찍어 올린 동영상임을 감안하고 봐야 할 것이다. 심지어 관광객들이 갈 수 없는 거리도 많다고 하니 평양이라는 도시 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할 상황은 아니다. 특이한 것은 동영상에 등장하는 무지개떡 건물들이 대체로 오래돼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물의 양식에서 유럽의 사회주의 건축의 영향이 읽히기도 한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재건에는 구소련을 포함한 동구권 국가들과 중국 인민지원군이 대거 참여했다. 사회주의 도시계획의 이념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을 때는 이런 유형이 많이 지어졌지만 그 이후에는 점차로 사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뿐이다. 한국전쟁 당시 평양은 너무 심하게 파괴돼 다른 공산권 국가들은 아예 수도 이전을 권했으나 김일성의 의지, 그리고 젊은 건축가 김정희 등의 노력으로 1953년 그러니까 한국전쟁 종료를 전후해서 ‘평양 마스터플랜’의 발표와 함께 전후복구가 시작된 바 있다. 최근에는 대동강변의 미래과학자거리에 초고층 주상복합이 등장하는 등 북한이 국제도시로서 평양의 외형적 면모를 일신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 몇 장의 사진을 소개한다. 전후 복구 과정에서 지어진 것으로 짐작되는, 동유럽 사회주의 건축의 분위기가 풍기는 사례부터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사례까지 비교적 다양하다. 지명이 보이는 사례의 경우 지도에서 확인해 보면 역시 평양 구도심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 거의 전부가 서평양 중에서도 오래된 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 1은 전혀 위치를 짐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간판이 아예 없기 때문에 거리에 면한 저층부의 용도가 무엇인지도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색채와 창을 내는 방식 등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저층부에 비주거 기능이 들어가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주거 부분은 발코니와 창틀에 화분이 놓여 있는 등 어느 정도 생활의 흔적과 온기가 느껴진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아 비교적 오래된 건물로 짐작된다. 역시 창턱이 높고 게다가 입구에도 계단이 있어서 거리의 분위기를 밝게 하는 데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 2는 ‘대동문’이라는 이름으로 보아 평양성 내성의 동문이면서 북한 국보 4호인 대동문 인근 지역에 있는 건물인 듯하다. 대동문이 인민대학습당과 만수대 회관 중간의 대동강변에 있으므로 이 역시 서평양의 구도심 지역이다. 식료품 상점으로서 일상생활을 위한 기초적인 먹거리 공급이 주목적이므로 거리의 분위기를 활기 있게 하는 데는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도시 같으면 창문의 높은 턱을 없애고 밖에서도 내부를 훤히 볼 수 있거나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을 것이다. 상층부는 주거 시설일 텐데 생활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상가 부분은 타일로 비교적 깨끗하게 마감했다. 사진 3은 여러 가지 점에서 흥미롭다. 일단 건축 양식으로 보아 전후에 동구권 국가들이 직접 참여해 건설한 사례로 짐작된다. 서구 고전 건축에서 흔히 사용되는 저층부의 거친 석재 처리, 난간의 디테일, 그리고 외벽의 색채 등에서 그런 단서를 읽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석재는 아니고 콘크리트에 도색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점은 낚시도구라는 일종의 여가를 위한 도구를 파는 상점이라는 것이다(물론 대동강 등에서 생계형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나 확인할 방법은 없다). 역시 밖에서 내부가 잘 보이지 않고 높은 창턱, 입구의 계단 등 또한 공통적이다. 에어컨 실외기를 무심하게 거리 쪽으로 설치하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남북한이 공통이다. 사진 4는 비교적 신시가지다. ‘창전’이라는 이름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만수대 주변, 북한의 최고 부촌으로 알려진 창전거리 인근 지역으로 추측된다. 부착형 간판과 수직형 돌출 간판이 동시에 붙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그러나 옷상점에서 기대하는 화려한 전시와 조명 등의 개념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역시 창턱이 높고 입구에는 계단이 있다. 보행자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려는 노력이 특별히 보이지 않는다. 거리에 면해 있다고 해서 보행자 친화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디테일의 지원을 받지 않는 개념은 무의미하다. 사진 5는 5, 6층 내외의 중층 건물이다. ‘오탄’은 서울의 여의도에 해당하는 양각도 건너편의 대동강변 지역이다. 식료품 상점이지만 역시 내부가 잘 보이지 않고 높은 창턱과 입구의 계단 등도 예외 없는 공통점이다. 상층부 주거의 열린 창문을 통해 커튼, 일부 생활 집기 등이 엿보인다. 구매활동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먼 오직 실용적인 목적에만 충실한 디자인이다. 남북 관계가 최악의 상태인 지금 북한의 도시와 건축에 대한 관심은 단순 호기심이거나 혹은 공허함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지 관계라는 것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시각은 당연히 전면적으로 수정돼야 한다. 여느 도시나 그렇듯이 수많은 층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평양이라는 도시를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로 이 연재의 관점이 적절하다고 생각돼 제일 마지막 대상지로 삼게 됐다. 이것으로 부족한 글을 마친다.
  • 터키 프로축구 베식타스 홈 구장 두 차례 폭탄공격… 29명 희생

    터키 프로축구 베식타스 홈 구장 두 차례 폭탄공격… 29명 희생

     터키 프로축구 베식타스의 홈 구장인 보다폰 아레나 바깥에서 지난 10일 밤(이하 현지시간) 두 차례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 영국 BBC가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10시를 전후해 적어도 29명이 목숨을 잃었고 16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관리들은 베식타스와 부르사스포르의 리그 경기가 끝난 뒤 두 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폭탄이 탑재된 차량과 자살폭탄 차량이 경찰 간부들을 향해 돌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총격전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도 나왔는데 현지 당국은 10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의 공격이 축구 경기가 끝난 지 2시간 뒤에야 시작돼 관중들이 이미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라 그나마 더이상의 희생자는 없었다. 부르사스포르 구단은 트위터를 통해 팬들이 다쳤는지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술레이만 소일루 내무부 장관은 “경기가 끝난 뒤 부르사스포르 팬들이 빠져나간 출구 쪽에 배치됐던 특수경찰 병력을 향해 폭탄 차량이 돌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공격은 자살폭탄 차량이 막카 파크 근처에서 폭발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방송 NTV는 첫 번째 공격이 폭동진압 경찰을 태운 버스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사고 현장 도로에는 헬멧들과 차량 파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근처 건물들의 유리창은 폭발 영향으로 깨져 있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최근 정정이 매우 불안해 대도시들에서 잇따라 무장공격이 발생해 수십명이 희생되고 있는데 프로축구 경기를 둘러싸고 참사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직 이번 공격을 주도했다고 자임하는 테러 집단은 없지만 올해에만 쿠르드족 반군과 이슬람국가(IS)들이 번갈아 자행했다고 주장한 테러 공격들이 있었다. 마크 로웬 BBC 터키특파원은 ”터키 경찰은 주로 보안요원을 겨냥하는 쿠르드 반군집단에 의심을 집중할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발생한 주요 테러 참사는 다음과 같다.  2월 17일 앙카라 군 호송차량에 대한 공격으로 28명 희생  3월 13일 쿠르드 전사들의 앙카라 자살폭탄 차량 공격으로 37명 사망  6월 29일 IS 전사들의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총격과 폭탄 공격으로 41명 희생  7월 30일 군 기지를 공격하려던 쿠르드 전사 35명 군에 사살  8월 20일 가지안텝 결혼식 도중 IS가 자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폭탄 공격으로 적어도 30명 희생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송파구 나눔발전소, 혁신사례 ‘국제 인증’

    “지속 가능한 에너지 복지 모델” 서울 송파구가 ‘혁신도시’의 면모를 국제적으로 드날리게 됐다. 송파구는 7일 혁신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를 자랑하는 ‘2016년 광저우 국제 도시혁신상’을 수상했다고 8일 밝혔다. 공익 발전소 모델인 ‘나눔발전소’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제기구인 세계지방정부연합(UCLG)과 세계대도시연합, 중국 광저우시가 공동주최하는 이 상은 도시 혁신 사례 발굴·공유를 통해 세계 도시 간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상했다. 각국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 도시혁신상 기술위원회’는 올해 세계 60개국 217개 도시에서 제출된 389개의 혁신사례를 놓고 두 차례 심사를 거쳐 15곳의 혁신도시를 선발했다. 미국 보스턴, 벨기에 브뤼셀, 덴마크 코펜하겐, 핀란드 탐페레, 이스라엘 메나셰 등이 포함됐다. 특히 송파구는 최종 5개 도시로 뽑혀 트로피와 함께 상금 2만 달러(약 2300만원)를 받았다. 송파구 ‘나눔발전소’는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공익 발전소로, 전력 판매 순익 100%를 에너지 빈곤층·저개발 국가 지원과 후속 나눔 발전소 설치에 재투자하는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이다. 지난해까지 20여년 동안 이산화탄소 2만 1848t을 줄이고 에너지 빈곤층에 35억원 상당의 전기를 제공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송파나눔발전소 2호의 운영 순익 일부와 발전소 공동운영 협약자인 ㈔에너지나눔과평화의 지원금을 합쳐 베트남에 풍력·태양광 병합형 발전기 2기(총 4.28㎾)를 지원했다. 심사위원단은 “송파나눔발전소가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에너지 복지를 결합하는 창조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며 “비정부기구·주민·기업·지자체가 함께하는 민·관 거버넌스의 모범적인 행정모델로서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우리 구 환경·복지 정책이 국제적 혁신사례가 된 것은 67만 송파구민 모두가 적극 참여해 준 결과”라며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도시로서 혁신행정을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현장 행정] 전국 중구끼리 뭉치니 도시재생 해법 보이네

    [현장 행정] 전국 중구끼리 뭉치니 도시재생 해법 보이네

    “상주인구는 적지만 유동 인구는 웬만한 도 인구보다 많은 곳이 바로 광역 대도시 중심부인 중구입니다. 구도심의 재생 전략과 공통 관심사를 함께 논의하는 이런 자리야말로 맞춤형 회의체죠.” 서울 중구를 비롯해 전국 7개 특별시·광역시의 현직 중구청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색회의가 5일 인천 중구청에서 열렸다. ‘제28차 전국 대도시 중심구 구청장 협의회’로 1996년 김동일 당시 서울 중구청장의 제안으로 조직된 이후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시·도지사 협의회 등 지자체 모임기구는 있어도 같은 이름의 지자체만 모인 경우는 유일무이할 것”이라며 “공통된 지리적 요건 덕분에 비슷한 도시 문제를 토론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중구청장들은 매년 상·하반기 각 도시를 순회하며 우의를 다진다. 이날은 최 구청장과 주최지인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을 비롯해 김은숙 부산·김성환 광주·박용갑 대전·박성민 울산 중구청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은 서문시장 화재 뒷수습을 하느라 불참했다. 티타임에서 각 구청장은 대구 소식을 걱정하며 “그쪽 재래시장 안전대책은 어떠냐”고 서로 물었다. 이날 회의에서 각 중심구의 우수행정 사례 17건을 발표하고 공유했다. 최 구청장은 역점사업인 새로운 골목문화 만들기, 야외 테라스 영업 허가 사례를 전파했다. 그는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70%가 중구를 찾지만, 중구 골목은 참 무질서하고 지저분했다”며 “지난 5년간 지속가능한 골목문화 조성을 위해 주민 주도로 콘셉트를 바꿨다”고 소개했다. 또 “외국처럼 휴게·일반 음식점과 제과점의 옥외 영업을 일부 허가해 지역상권을 살리고 불법영업도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은 차이나타운 근처 동화마을 조성사업이, 부산은 특화 먹거리·외국어 가격 표시제 등 국제·자갈치시장의 글로벌 시장 육성안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최 구청장은 인천 중구청 앞 일본 조계지와 한국근대문학관을 시간을 쪼개 둘러보며 인천의 관광정책을 벤치마킹했다. 야간 문화답사 프로그램인 ‘정동야행’을 히트시킨 주인공답게 일대를 꼼꼼히 훑었다. 그는 “인천이 선교·철도·우편 등 신문물 전파, 개화기 지역문학 등 개항지로서 관광 콘텐츠가 뜻밖에 많더라”며 “정동야행 콘텐츠를 보완할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고 흡족해했다. 구청장들은 다음번 회의 장소를 부산으로 정한 뒤 “앞으로 좀더 자주 만나 우의를 다지자”고 의기투합했다. 최 구청장은 “지난여름 수해 때는 인천 중구를 십시일반으로 도왔고 대구 화재도 마찬가지”라면서 “지역 간 협력의 본보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서울 중구가 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부산 최대 20만명 등 방방곡곡 활활 타오른 ‘촛불’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 첫 주말인 지난 3일 집회에서 국민의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광주와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 곳곳에서는 촛불집회 사상 역대 최대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치켜들었다.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인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는 이날 오후 6시쯤부터 주최 측 추산 15만명의 구름 인파가 모였다. 이들은 전일빌딩~금남공원에 이르는 400m 구간을 발 디딜 틈 없이 꽉 메우는 등 역대 촛불집회 가운데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집회는 각계 시민의 자유발언 중심으로 진행됐다. 집회 도중 박 대통령, 최순실, 김기춘, 새누리당, 재벌 등을 형상화한 인물을 포승으로 묶어 하옥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2개 대열로 나눠 1시간쯤 금남로를 행진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이날 광주 촛불집회에 참석해 “만약 국회가 탄핵을 부결한다면 우리의 촛불이 국회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에서도 이날 오후 6시부터 부산 진구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 중앙도로에 주최 측 추산 20만명(경찰 추산 2만 3000명)이 모였다. 부산 집회 역시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가장 큰 규모였다. 참가자들은 문현교차로까지 3㎞ 구간을 행진하며 ‘하야송’을 합창하거나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대구에서는 중구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에서 대구비상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시국대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5만명(경찰 추산 8000명)이 참가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범어동 새누리당 대구시당사까지 행진을 벌였다. 대전에선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앞에서 중·고등학생 등 시민 600여명(주최 측·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대전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렸다. 인천, 춘천, 세종시, 제주, 울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각 수만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 등을 촉구했다. 전국 종합·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마지막 목격자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연진희 옮김, 글항아리 펴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저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구소련 벨라루스의 ‘전쟁고아클럽’과 ‘고아원 출신 모임’ 101명을 인터뷰해 복원해 낸 비극적인 역사. 벨라루스는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 전초지로 삶이 철저히 파괴된 지역으로, 인구 4분의1이 사망하고 전쟁 고아는 2만 5000명에 달했다. 책은 참극 속에서 가장 작고 무기력한 존재였던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들이 증언하는 소름끼치는 전쟁의 악은 부서져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기억과 역사로 남아 있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작가의 고국 벨라루스와 소비에트연방 현대사의 독특한 한 장을 써내고 있다. 420쪽. 1만 6000원. 쫓겨난 사람들(매슈 데스먼드 지음, 황성원 옮김, 동녘 펴냄)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과 교수의 빈곤 현장연구 기록물이다. 저자는 수년 동안 밀워키 지역 도시 빈민들과 함께 살며 빈곤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해냈다. 여덟 가정의 도시 빈민층 이야기를 통해 대도시의 주거 정책이 어떻게 가난과 불평등을 야기하며 지속하는지를 보여 주는 ‘빈곤, 불평등 연구의 전범’으로 평가된다. 저자는 주거 문제가 빈곤의 주요 원인이며 여성이나 흑인과 같은 소수자일수록 퇴거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질적·양적 연구를 통해 드러낸다. 저자는 ‘게을러서 가난’한 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은 게으름을 통해 하루하루의 생존 전쟁을 치러내기 위한 에너지를 분배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540쪽. 2만 5000원. 1%를 위한 나쁜 경제학(존 F.윅스 지음, 권예리 옮김, 이숲 펴냄) 주류 경제학의 문제점과 새로운 경제학의 가능성을 제시한 책. 자유 시장, 수요 공급, 국가 부채, 세계화 등 주요 주제에 대한 주류 경제학의 이론과 주장이 내포한 허구를 실증적으로 파헤치고 1%의 부자들에게 봉사하는 경제학이 어떻게 99%의 대중을 불행하게 했는지를 제시한다. 특히 임계점을 넘어버린 소득격차와 양극화, 심화되는 계급 간 갈등과 대립으로 미래가 불투명한 우리 현실에 대한 효과적 제안과 자료를 담고 있다. 저자는 경제 체제가 다수를 위해 작동하는 사회에선 어느 누구도 빈곤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44쪽. 1만 6000원.
  • 中, 롯데 계열사 전방위 세무조사

    “탈탈 털리고 있습니다.” 1일 중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롯데 관계자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에 진출한 롯데 그룹의 각 계열사에 대해 전방위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 관계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에 대한 보복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보복 조치는 지난달 29일 시작됐다. 베이징·상하이·청두 등 대도시에 진출한 롯데마트에 대대적인 소방 안전 점검이 개시된 것이다. 이후 백화점, 마트, 슈퍼마켓, 영화관 등에도 소방·위생 검사 공무원들이 들이닥쳤다. 베이징 알루미늄 공장 및 제과 공장 등 생산라인도 점검을 받아야 했다. 중국 당국은 상하이에 있는 롯데 중국 본부에 대해 전격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고, 선양의 대형 쇼핑몰 공사는 돌연 중단됐다. 상하이의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조사는 경북 성주 롯데골프장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최종 확정된 데 이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16일 롯데 측과 사드 배치 부지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앞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일정이 진척되자 한국 연예인의 방송 출연과 공연을 차단하는 등의 강화된 한류 규제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조사가 사드와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 “롯데의 경영 문제에 대해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며 “관심이 있으면 유관 부문(당국)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데 결연히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사드의 한국 배치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함으로써 우리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 제조공장이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는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다. 롯데백화점은 5개 점포, 롯데마트는 116개 점포, 롯데시네마는 13개 지점이 있다. 중국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여겨 공격적인 투자를 했으나 그 실적이 좋지 않다. 롯데그룹은 실적이 좋지 않은 법인을 정리하는 등 중국 내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정부의 세무조사 등에 대해 롯데그룹은 최순실 게이트에 이어 사드 역풍이 닥치는 것 아니냐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세무조사보다는 소방점검을 나온 사업장이 더 많다”면서 “정확한 배경에 대해 파악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포토] “연인같죠” … 다정한 밀라노·파리 시장

    [포토] “연인같죠” … 다정한 밀라노·파리 시장

    30일(현지시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된, 도시기후 리더십 그룹인 C40 세계 대도시 시장회의 도중 이탈리아의 쥬세페 살라(왼쪽) 밀라노 시장과 프랑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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