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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도 태풍권 진입

    “감사원도 태풍권에 진입했다.” 청와대가 25일 신임 감사원장에 윤성식 고려대 교수를 내정했다고 발표하자,감사원 고위관계자가 푸념처럼 내뱉은 말이다.참여정부 들어서도 ‘무풍지대’처럼 비쳐졌던 감사원에 이제 변혁의 회오리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그래선지 감사원 직원들은 이날 가급적 말을 아꼈다.앞으로 불어닥칠 변화의 무게를 종잡지 못하겠다는 표정과 함께였다.물론 공식적인 반응은 “윤 내정자가 잘 이끌어 나갈 것”이란 기대섞인 반응들이다. 윤 내정자는 대통령직 인수위 때부터 ‘정부개혁의 비전과 전략’ 등의 책자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정부혁신 마인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인물로 ‘감사원의 개혁없이 정부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펴온 감사원 개혁론자다.앞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와 감사원이 ‘감사원을 적발위주 기관에서 평가 감사기관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던 것도 윤 내정자의 아이디어가 밑그림을 제공했다는 게 정설이다. 윤 내정자는 특히 “현재 감사원의 적발위주 감사는 공무원 행태에 너무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성과감사로의 전환을 시도해야 하며,새로운 전문인력 보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감사원에는 성과감사 기관으로의 전환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업무전환,그리고 각계 전문가들의 대폭 보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한 관계자는 “정말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원 안팎에서는 ‘파격적’ 감사원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각 부처 장관들에게 감사결과를 통보하는 부총리급 감사원장으로 50세의 행정학자인 윤 내정자의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행정경험은 물론이고 감사위원회의를 이끌려면 법률관계도 해박해야 한다는 점도 거론된다. 또 내부에는 비슷한 나이의 과장들도 많아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에 대한 걱정들도 적지 않다.감사원은 업무의 특성상 70여명의 과장급 가운데 50대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윤 내정자는 지난 96년부터 감사원 성과감사 자문위원을 했기 때문에 업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감사원 개혁이론을현실에 접목시키는 데 행정경험이 부족하고,감사원이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하는데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이 ‘테러보복’ 가자지구 공습

    위태위태하던 중동평화 로드맵이 결국 존폐 위기를 맞게 됐다.19일 예루살렘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살폭탄테러로 지난 35개월간 힘겹게 전개된 평화정착 논의가 회생과 좌초의 기로에 내몰렸다. 이스라엘은 지난번 예루살렘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이날 가자지구에 대해 공습에 나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아부 샤나브의 차량을 폭격,그를 포함한 3명이 사망했다고 하마스측 대변인이 전했다.이와 함께 탱크와 장갑차,공격용 헬기로 무장한 이스라엘군은 21일 새벽 요르단강 서안의 나블루스와 제닌 지역에 전격 진입했다. 이같은 조치들은 이스라엘 아리엘 샤론 총리 내각이 대책회의를 갖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승인한 뒤 이뤄졌다.다만 팔레스타인 용의자에 대한 정밀 제한 공격을 실시키로 한 이스라엘 정부는 전면적인 공격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중동평화 로드맵을 적극 추진하는 미국의 뜻을 쉽게 거스를 수 없는 이스라엘은 “최종 목표는 평화정착”이라며 외교적 해결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대신 팔레스타인 정부에 이슬람 과격단체들에 대한 신속한 무장해제를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난과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당국도 로드맵을 회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양대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공습 직후 이스라엘에 대한 휴전을 파기한다고 선언하고 보복을 다짐했다.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도 이스라엘측의 공습을 “추악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앞서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는 즉각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와의 예정된 대화를 중단하고 테러 용의자 검거를 지시했었다.또 20일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가능성과 대책을 논의했다.3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팔레스타인 내각은 이번 자폭테러의 책임을 주장하는 두 무장단체,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결의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지기반이 약한 압바스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대책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치안조직들은 사실상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영향력 내에 있고,더욱이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과격단체들의 유혈 보복 가능성도 높아 압바스 총리의 입지도 좁아져 중동평화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가전업계도‘달구벌’로 간다/U대회 특수기대 판촉 열전 돌입

    ‘월드컵 특수(特需)여 다시한번’ 가전업계가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에 맞춰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시작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월드컵 당시 디지털TV 등을 중심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가전업체들은 이번에도 ‘유니버시아드 특수’를 기대하며 ‘달구벌’ 현지를 달구고 있다. LG전자는 대회 개막일인 21일부터 엿새간 대구시내에서 디지털TV 시연회 등을 통해 디지털TV의 선명한 화질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때마침 대회 개막과 함께 광역시 중 처음으로 대구에서 디지털방송이 시작된다.LG전자는 여세를 몰아 다음달부터 부산,광주,울산 등 광역시로 디지털TV 로드쇼를 확대,추석과 혼수시즌을 겨냥한 대대적 판촉 활동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대회 공식파트너로 참가,대대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주경기장내에 홍보관을 설치,첨단 이동통신 기술과 AV 신기술을 선보이고 캠코더 무료 대여,경기장 현장 사진 촬영 등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단독으로 중국 대표팀을 후원하게 돼 12억 중국인들의 마음도 움직일 채비를 갖췄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이번 대회를 국내 판매기반 확충의 계기로 삼고 있다.대구 소재 백화점중 처음으로 롯데백화점에 입점하게 된 것을 계기로 ‘유니버시아드 축하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히트상품 시연회와 대회축하 특가 할인판매,사은품 증정 등의 판촉 행사를 벌인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손짓하는 中 등 떠미는 韓

    ‘한국 기업에 중국 웨이팡시(市)를 팝니다.’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산둥성(山東省)의 도시 웨이팡을 새로운 투자 적격지로 소개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우리의 산업자원부 차관에 해당하는 상무부 부부장이 직접 웨이팡 당서기(일종의 시장) 등 지방공무원 50여명을 데리고 입국,투자유치를 벌이고 있다.중국 ‘무명’도시의 고위관료들이 직접 날아와 토지 장기 무상 임대 등의 파격 조건을 내걸고 한국기업 투자 유치에 나선 것은 한국정부가 교훈으로 삼을 대목이다.국내에서 외국기업들의 투자계획이 각종 행정 규제에 걸려 발목이 잡혀있는 것과 아주 대조적이란 지적이다. ●“웨이팡이 한국 기업에 최적지” 웨이팡 투자유치단은 20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이 자리에서 웨이팡시 당서기 장촨린(張傳林)은 “현재 산둥성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80%가 ‘임가공(賃加工)을 통한 재수출 업체’들인 만큼 웨이팡시야말로 한국 기업에 가장 적합한 기업환경을 갖췄다.”고 역설했다.웨이팡시공무원들은 한국 기업인 참석자들을 일일이 붙잡고 영어를 섞어가며 투자조건을 설명했다. 웨이팡 시당국은 모든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 기업소득세(법인세)를 2년간 면제하고,이후 3년 동안에는 50%를 감면해주겠다고 홍보했다.생산한 제품의 70% 이상을 수출하는 기업이나 수익금의 일정 한도를 재투자하는 기업은 기업소득세 면제 혜택을 받는다고 밝혔다.설비기자재에 대한 수입관세도 면제하고 토지사용료나 전기요금 등의 운영비용에 대한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심지어 한국인 유학생이 웨이팡 현지에서 투자창업을 하면 아파트와 사무실을 무상 제공한다는 조건도 내세웠다. 웨이팡은 산둥성 칭다오(靑島)와 지난(濟南) 사이에 있는 인구 860만명의 광역도시로,넓이(1만 5800㎢)는 서울의 25배나 된다. 전형적인 시골 도시지만 주민들의 교육열과 의식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웨이팡이 임가공 수출업체가 많은 한국 기업에 적합한 이유는 근로자 임금과 물류운송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이다.웨이팡의 평균 근로자 임금은 월85∼90달러로,인근 칭다오의 100달러,상하이와 광저우의 150∼200달러에 비해 낮은 편이다.현재 웨이팡에는 162개의 한국 업체가 등록했으며,이 가운데 108사가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 투자유치와 한국의 투자규제 중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내국민 대우정책’을 편다고 밝혔다.자국인 기업에 대한 형평성을 빌미로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혜택을 줄일 방침이다.하지만 이는 또 다른 투자 유인책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KOTRA의 장행복(張幸福) 칭다오 무역관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혜택을 줄일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규제는 전혀 없고 도리어 이를 미끼로 ‘지금 어서 투자하라.’고 독려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웨이팡을 포함한 산둥성의 투자유치 제1목표는 ‘한국’”이라고 전했다.그는 “투자유치에 실패한 공무원은 즉시 경질하고,실적을 올린 공무원은 파격적으로 승진시키는 모습을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반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 ▲노조의 무리한 요구 ▲융통성 없는 기업규제 ▲반미시위 등으로 투자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자원부 투자정책과 박기영(朴起永) 서기관은 “지난 5월 LG필립스의 파주공장 설립건(件)이 여론에 떠밀려 규제완화가 됐을 뿐,아직 10여건 이상은 투자계획이 발표됐음에도 실현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책 /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

    류재화 옮김 우물이 있는 집 펴냄 로마는 흔히 신분질서가 확고한 경직된 사회로 간주되지만 사실은 신분 혹은 계급간의 이동이 활발했던 사회다.심지어는 황제의 자리도 특정 도시나 특정 가문의 전유물이 아니었다.이민족과의 결혼도 빈번했고,신분제도도 완화돼 노예의 삶의 질이 평민의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노예가 어느날 제국의 2인자가 되는 일도 가능했다. 로마의 신분제는 우리의 통념과는 달리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었고 대대로 지속되는 것도 아니었다.신들을 모시는 제례의식에서도 노예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누구 못지않게 컸다.노예가 엘리트 계층으로 편입된 경우도 있었다.클라우디스 황제 때부터 트라야누스 황제 때까지는 이례적으로 해방노예들이 내각 구성원으로 선발됐다.그로 인해 제국시절의 원로원 의원들은 이 노예 출신들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나르키수스 같은 노예는 권력의 2인자로 등극해 신하들의 승진과 재산,목숨까지 좌지우지할 정도였다. 프랑스의 제롬 카르코피노가 쓴 ‘고대 로마의 일상생활’(류재화 옮김,우물이 있는집 펴냄)은 ‘세계제국’ 로마의 일상생활사를 2000년의 시간 장벽을 넘어 생생하게 전해준다.역사학자이자 지리학자,비문(碑文)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역사에 대해 섣불리 평가하기보다는 생활상 그 자체를 실증적으로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1939년에 첫 출간된 이 책은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 등 수많은 로마연구자들의 필수 참고문헌이 돼왔지만 국내에서는 이제야 비로소 완역본을 얻었다. 그동안의 로마역사서들은 로마 건국에서 멸망까지 정치와 황제를 중심으로 기술된 것들이 대부분이다.그러나 이 책은 정치나 전쟁,황제의 무훈과 치적 등을 크게 다루지 않는다.그 대신 먹고 마시고 단장하고 일하고 즐기고 사랑하고 질투하는 인간 삶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추적한다. 서기 1세기경 로마 주민은 이미 100만명에 이르렀다.이중 15만명이 실업자로,그들 대부분은 국가가 지원하는 연금으로 생활했다.인구팽창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주택난.제국의 수도에는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6층(약 18m)의 주택,즉 ‘인술라(insula, 공동주택)’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다.그것은 당시로서는 현기증이 날 만큼 높은 것으로 수도와 화장실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물은 우물에서 길어와야 했으며 화장실은 돈을 내고 사용하는 공공시설물이었다.요즘은 이런 고층주택의 주인은 보통 맨 위층에 거주하지만 로마시대에는 1층은 건물 주인이나 그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1차 임대자가 차지했다.꼭대기로 올라갈수록 가난한 사람들이 살았다.주인은 세입자가 세를 제때에 내지 않으면 위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치워 버려 외부와의 통행을 차단하기도 했다. 고대 로마시대 공공화장실은 무척이나 특이한 장소였다.화려한 대리석으로 꾸며졌으며 분수대가 설치되기도 했다.겨울에는 난로를 피워 안을 따뜻하게 했다.고대 로마인들에게 공공화장실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사교장이었다. 공중목욕탕 또한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고대 로마에서 처음으로 공중목욕탕이 설립된 것은 기원전 2세기 무렵.공중목욕탕은 대중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책임지고 해준다는 제국 통치이념의 상징이었다.여러 황제를 거치면서 로마의 목욕탕은 수천 개가 넘었다.요컨대 고대 로마의 목욕탕은 단순히 몸을 씻는 장소가 아니라 최고의 복지공간이었다.로마 시민들에게 목욕은 최고의 레저였으며,공중목욕탕은 황제도 자주 이용했다. 로마제국의 사치와 방탕을 이야기할 때 흔히 드는 일화가 귀족들이 산해진미가 가득한 연회에서 구토를 해 가며 음식을 먹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과장된 면이 많다.책에 소개된 로마인들의 연회 혹은 식생활 문화를 보면 아침식사는 대부분 물 한 잔 정도로 건너뛰었고 점심은 간식 수준으로 가볍게 먹었음을 알 수 있다.하지만 저녁은 성찬이었다.부자들이 베푸는 연회의 경우 7번에 걸친 요리가 나왔다.그러나 일부 부자나 미식가들과는 달리 대부분 로마인들의 저녁식사는 소박했다. 고대 로마에도 페미니즘이란 것이 있었을까.로마 사회에서 가장의 권한은 2세기 들어 여권이 신장됨에 따라 급속히 약화됐다.가장이 자식과 부인에 대해 모든 권한을 가진다는 법률도 사라졌다.처녀 때 누리던 편안한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을 등한시하거나 금기시되던 일에 도전하는 여성들도 생겨났다.이혼이 만연했으며 재산을 노리고 결혼하는 일도 흔했다.고대 로마에도 ‘페미니즘 현상’이 있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편 저자는 고대 로마의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편협한 이기심의 결과라는 견해를 펴 눈길을 끈다.여성들은 남성의 영역으로 간주됐던 문화와 예술,스포츠를 즐겼지만 직업활동에는 관심이 없었다.그들은 직업을 천하게 여겼다.로마 여인들은 어느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남자들을 흉내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현대 역사학에서 생활사 혹은 일상사는 갈수록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거대담론보다는 소소한 일상생활이 인간을 지배하는 하나의 코드로 인식되면서 역사분야에서도 수많은 무명씨들의 삶이 각광받고 있다. 찬란하고 오만했던 세계의 중심 로마.이 책은 그 영원의 도시 속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 고대 로마인들의 감정과 의식,고민과 희망을 엿보게 한다.그들의 생활상뿐만 아니라 정신세계까지 만날 수 있다는 데 또 다른 미덕이 있다.이 책에는 고대 로마연구의 제1텍스트,미시사의 고전이라는 평가가 따른다.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北 올 줄 알아… 퍼뜩 오이소”北선수단 참가에 들뜬 대구

    “더 준비할 것도 없습니더.퍼뜩 오기만 하이소.”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21∼31일) 개막을 이틀 앞둔 19일 오후 북한이 대회 참가를 최종 결정하자 그동안 노심초사한 대구 시민들의 얼굴에 단숨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기대했던 ‘북한 특수’가 물거품이 되지나 않을까 은근히 걱정한 관계자들도 “이제야 두 다리를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겠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미녀 응원단’ 303명을 맞기 위해 개원 5년 만에 대대적으로 내부 시설을 고친 대구은행 연수원은 단숨에 활기를 되찾았다.유창섭(49) 연수원장은 “북한의 불참 시사로 속을 끓였지만 이젠 엔도르핀이 막 솟는다.”며 반가워했다. 연수원은 북한의 요청에 따라 4인용 침실을 5인용으로 바꾸고,각 방마다 기초화장품과 드라이기,헤어 스프레이,브러시,스타킹,손톱손질 기구,반짇고리,다리미 등 젊은 여성들의 몸단장에 필요한 물품들을 비치했다.각 층에 마련된 휴게실에는 텔레비전을 비치했고,냉장고에는 8·15콜라와 생수 오미자 및 홍삼 음료 등을 채워 넣었다.간식으로 컵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온수기도 설치했다.또 ‘북측 응원단이 남기는 글’이라는 대형 메모판을 5층과 6층에 마련했다. 응원단 숙소에 음식을 제공할 삼성에버랜드 유통사업부 역시 체증이 풀린 것 같다는 분위기다.조리 담당자는 “애써 개발한 메뉴를 북녀들에게 선보이지도 못할까봐 걱정했다.”면서 “담백한 음식을 선호하는 북측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귀순자들의 조언까지 받았으니 이제 북녀들이 맛있게 먹는 것만 보면 된다.”고 전했다. 메뉴는 개인별로 한끼당 1만원 상당의 한식과 쇠고기,장어 등 특별식과 함께 북한산 신덕샘물을 제공한다. 한편 ‘금남의 집’ 침입을 막기 위해 숙소 공중전화를 없앴고,연수원 둘레에 2m 높이의 철책을 치고 5m 간격으로 외등을 설치했다. 대구 박지연기자 anne02@
  • “백두산·한라산이 전방 지킵니다”을지부대 GOP 근무 백두산·한라산 이병

    민족의 영산(靈山)인 백두산과 한라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2명의 동갑내기 육군 이등병이 동부전선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열흘 간격으로 각각 육군 을지부대 전방소초(GOP) 대대에 배치된 백(21·서울 구로구 구로 2동) 이병과 한(강원 춘천시 석사동) 이병이 주인공.이들은 현재 이 부대의 동쪽과 서쪽 끝 중대에 배속돼 대북 경계임무를 맡고 있다. 이들의 전입을 놓고 부대 안팎에서는 남과 북을 상징하는 영산이 자연스럽게 합쳐져 민족통일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부전선에서 가장 험준한 이 부대는 백두대간의 허리에 해당되는 지점이어서 두 병사의 만남은 두 동강난 한반도의 허리를 잇는 미래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등 부대원들에게 기분좋은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백두산과 한라산의 특징이 뚜렷한 만큼 이들의 취미와 출생지,가족관계도 크게 다르다. 4중대에서 81㎜ 박격포 탄약수로 근무중인 백 이병은 서울 구로고 출신으로 음악감상이 취미인 반면 3중대 소속 소총수인 한 이병은 강원도 춘천의중경고를 졸업했으며 농구를 즐긴다. 입대일자는 지난 4월 입대한 백 이병이 두달 정도 빠르다. 이들은 “우리가 군 복무를 마칠 때쯤 GOP 통문이 활짝 열리고 비무장지대(DMZ)가 개방되기를 기대한다.”면서 “그 날이 올 때까지는 철통같은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책꽂이

    ●한 달이 행복한 책(유린 지음,오늘의 책 펴냄) 행복은 몇몇 사람들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니다.가슴 훈훈하게 하는 사랑과 아낌없이 줄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에게든 행복은 깃든다.진정한 행복은 으레 그렇듯 우리의 소박한 일상에 있다.저자는 가장 커다란 행복은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을 이겨낸 다음에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법이라고 말한다.7500원. ●전쟁 속의 여인들(사오도메 가쓰모토 지음,지명관 옮김,소화 펴냄) 유대인 절멸정책의 선봉이었던 SS(나치 친위대)대장 하이드리히가 체코의 부총독으로 부임한 뒤 암살당하자 히틀러는 체코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조치에 들어간다.그중 대표적인 것이 리디체마을의 학살이다.이 책엔 인간의 광기 그 끝을 보여주는 나치의 리디체마을 학살,미군에게 무차별 공습을 당한 일본 여성들의 증언,일본에 의한 난징과 충칭에서의 대량학살 이야기 등이 실렸다.6000원. ●애덤 스미스 구하기(조너선 B 와이트 지음,안진환 옮김,생각의 나무 펴냄)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국부론’이지만 스미스 자신은 인간의 행복과 덕성의 근원을 탐구하는 ‘도덕감정론’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스미스는 인간관계보다 부를 우선으로 치는 세상에 환멸을 느끼곤 했다.시장경제의 필수사항인 신뢰와 도덕,덕성을 강조하는 그의 사상이 이 ‘경제이론소설’ 곳곳에서 부활한 스미스와 주인공 번스의 대화를 통해 생생하게 드러난다.1만 3000원. ●난세 1.2(이보가 지음,강성위 등 옮김,일송-북 펴냄) 중국 청왕조의 몰락과정을 다룬 역사소설.청말에 쏟아져나온 ‘견책소설’의 선구다.견책소설이란 청말 사회나 관계의 수많은 병폐를 폭로하고 비판한 소설을 일컫는다.각권 9000원.
  • “한나라 공천때 절반물갈이”/안상수 특보단장 발언 논란 중진들 “혼란 야기한다” 반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특보단장이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시사해 당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안 의원은 14일 “내년 총선에 나올 주자들의 절반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개혁적인 소장파들의 생각”이라며 “당의 안과 밖에서 절반씩 참신한 인재를 많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쇠한 수구정당의 이미지를 벗고 개혁적·합리적 중도보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타성에 젖은 노쇠한 인적 구성부터 쇄신해야 한다.”고 밝혀 ‘재창당’에 따른 대규모 ‘인적청산’을 예고했다. 안 의원은 “최 대표와 사전조율을 한 것은 아니지만 대표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기획위원장도 이날 주요당직자 워크숍에서 “최소한 역대 수준인 30%의 ‘개혁공천’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위원장은 “정치신인들의 공정한 기회보장과 입당문호를 넓히는 조치가 필요하며,완전 국민참여 경선이 안되면 투표의사를 가진 유권자라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진 의원들은 반발했다.신경식 의원은 “당을 백지상태로만들면 10배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중진모임 간사인 김용갑 의원도 “나이 많고 다선이라고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좌파적 생각”이라고 발끈했다.한 영남권 중진은 “젊은 사람이 나라를 맡아 안보·경제불안만 야기했는데 ‘젊음타령’이냐.”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운영위를 통과한 당헌당규에 따르면 중앙당이 지구당 조직책을 복수로 임명,지구당이 경선 등을 거쳐 위원장으로 선출해야 하나 기존의 단수 방식도 여전히 가능하다. 즉 일부 하향식 공천을 통해 중앙당이 지구당의 물갈이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초·재선 의원 12명이 ‘선명야당’을 기치로 비주류 노선의 ‘국익우선연대’(가칭)를 다음주에 발족하기로 해 주목된다.홍준표 의원은 “최병렬 대표도 국익에 위배되면 가차 없이 비판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에 “당내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주도하는 김문수 정형근 안택수 이윤성 의원은 내가 아는데 결코 ‘반최(反崔)’ 모임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o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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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무원은 파우치 형태로 데워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 ‘풀무원 해장국(사진)’을 출시했다.600g(2∼3인분),2500원. ●신세계백화점은 21일까지 점별로 ‘2003년 가을 웨딩컬렉션’을 마련했다.강남점에서는 ‘생활혼수박람회’,‘혼수예물 보석초대전’을,영등포점에서는 ‘실속혼수 가구 창고 공개’ 등을 진행한다. ●애경백화점 수원점은 21일까지 4층에서 ‘신사·스포츠 의류 가을상품 특별전’을 열고 최고 70% 할인 판매한다.갤럭시 150수 정장 39만원,피에르가르뎅 순모정장 25만원,슈페리어 점퍼 26만 5000원. ●행복한세상은 15일 하나로클럽 목동점 1주년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와 사은행사가 펼쳐지는 ‘고객초대대축제’를 마련했다.이날 생일을 맞은 하나로클럽 회원에게는 생일 케이크를 증정하며,선착순 3000명에 한해 기념 떡도 증정한다. ●LG생활건강은 일반 칫솔보다 칫솔모가 가는 ‘아트만케어 미세모 칫솔(사진)’을 선보였다.개당 2100원대. ●갤러리아 수원점은 17일까지 2층에서 ‘가을 신상품 조조할인 이벤트’를 열고,선착순 구매고객 3명에게 10∼20% 할인 판매한다.가피엘·이헌영·디아프레·코로소는 20%,마담포라·에스깔리에·가피·가나레포츠는 10%.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21일까지 ‘여름방학 특집!신비한 동물의 세계 특집전’을 연다.악어,뿔개구리,프래디독,독거미 등 동물·곤충 45종 100마리를 전시한다. ●CJ뉴트라는 알로에의 유용 성분 파괴를 최소화해 피부와 장 건강에 좋은 ‘썬 알로에(사진)’를 18일 출시한다.백화점,대형할인점,CJ뉴트라 전문매장,홈페이지(www.cjnutra.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1000㎖(병) 3만원.080-310-1010. ●네이트몰(mall.nate.com)은 유명브랜드 의상과 액세서리를 최대 80%까지 할인판매하는 ‘패션 브랜드 아울렛’을 오픈했다.캘빈클라인·바나나 리퍼블릭·아이잣바바·새틴·바니&트위티·비비안 등 성인·아동·속옷 브랜드 60여종이 참여했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도서를 주문하면 고객이 원하는 지정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한 ‘편의점 무료 픽업서비스’를 실시한다.서비스 가능 편의점은 서울·경기·강원의 LG25,훼미리마트,바이더웨이와 충청·전라의 LG25. ●해태제과는 자일리톨 껌의 기능을 강화한 ‘닥터크리닉(사진)’을 출시했다.500원. ●CJ몰(www.CJmall.com)은 17일까지 광복절을 기념해 할인쿠폰 1만 3장을 발행하는 ‘대한독립만세,만세장 쿠폰 받아 만만세’이벤트를 진행한다.이벤트 코너를 방문하면 선착순으로 1인당,1장씩 다운 받을 수 있다. ●애경산업은 2단 미세모로 잇몸 보호에 좋은 ‘2080 소프트’와 3단 구조모로 치아세정 효과가 뛰어난 ‘2080 파워플러스’ 2종을 내놓았다.2080소프트 2500원대,2080파워플러스 2300원대.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5)이어령-세계사 새 조류와 한국 지성인

    “우리는 지금 하나의 벽화 앞에 있다.그것을 너무 떨어져서 또는 너무 가까이 가서 바라보면 안된다.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것이다.말하자면 형상의 윤곽만 짐작할 수 있는 그런 원거리와 반대로 어느 부분의 디테일만 보이는 근접된 거리에 서지 않는 것이 좋다.”(이어령 ‘저항의 문학’(1959)중에서) 전후문학(戰後文學)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어령 선생의 글을 접한 적이 있다.무덤 속에서 죽은 이상(李箱)을 깨워낸 그는 당대의 한국문학에 현대성과 보편성이라는 화두를 던졌다.그리고 지금도 그는 한국사회의 한 끝에 서 있다. 어느 날 아침 라디오에서 기업가들을 앞에 놓고 세계사의 향방을 이야기하는 선생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그 젊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하시는 말씀이 최신식이었던 까닭이다.나는 오늘도 그런 기대를 안고 선생을 찾아갔다. “문명비평가로서,중앙일보 고문으로서 선생님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내 나이가 이제 고희를 지났습니다.새로 시작하기보다는 정리하는 쪽으로 하려고 합니다.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하나는,내가 본래 문학평론을 했기 때문에 현암출판사 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와 소설을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방식으로 정밀 분석하는 시리즈를 내려고 합니다.두 번째는 10월부터 일본문화연구소의 초청으로 일본에 장기체류하게 되는데 거기서 동아시아 문화 읽기를 시리즈 방식으로 써나가려고 합니다.마지막은,서양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한국의 입장에서 새 문명의 지도를 그려보려는 뜻에서 세계 각국을 주유하면서 석학들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특히 마지막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잘 알다시피 영국·미국·호주·필리핀·싱가포르·일본 이런 나라들은 해양 국가들입니다.미국이라는 게 큰 대륙이지만 문명사적으로 보면 유럽에서 떨어져나간 섬이죠.일본이 대륙권 문화에서 떨어져나간 섬처럼 말이죠.소위 섬들의 문화입니다.그런 해양 세력 하고 유럽 중심 속의 유라시아 하고 우리나라·러시아·중국 등을 대비해 보려고 합니다.그러니까 사실상 문명 충돌은 헌팅턴이 본 것처럼 이슬람 대 기독교,이렇게 되는 게 아닙니다.지정학적인,지리적인 위치에 따라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부딪치는 관계인 거죠.우리는 반도라는,양립성을 가지고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위치에서 세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선생을 문명비평가라 칭한 것은 잘한 일 같다. “선생님께서는 1934년생이신데요.어느 누구보다 부단한 갱신을 이뤄 오셨습니다.이를 가능케 한 시대나 세대상의 배경은 없을는지요?” “내가 성장하던 시대는 자기 정체성이 분명하게 없었던 시대였죠.서울의 도시체험이라고 하는 것도 첨단 도시가 아니라 완전히 폐허의 도시였어요.전쟁 때문에 울타리도 없고 길거리도 없고.한마디로 우리 세대는 자기 정체성마저도 상실된 시대이기 때문에 제로에서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나는 이것이 굉장한 불행인 줄 알았는데 내 일생을 살아가는 데 귀중한 체험이 되었습니다.연필이 왜 좋은가.만년필이 있고 볼펜이 있는데.지울 수 있기 때문이죠.한번 쓰면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게 요즘 젊은 세대들이 아닌가 해요.386세대,한총련세대 전부 지워지지 않는 볼펜 같습니다.우리 세대는 확실하게 지워질 수 있었습니다.끝없이 자기를 소거했던 거죠.내가 컴퓨터를 좋아하는 것은 아무리 어마어마한 것이라 해도 컴퓨터는 딜리트 키 하나만 누르면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이 쾌감이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겁니다.이것이 지금까지의 내 문학이론의 기본적인 바탕입니다.끝없이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자기를 몰입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선생은 말을 끊을 사이도 없이 숨 가쁘게 말씀을 이어간다.나는 선생의 어조와 표정에서 씌었거나 들린 사람의 표징을 본다. “선생님은 문학비평에서 문명비평으로 그 폭을 넓혀 오시지 않았던가요?” “내가 역사나 사회로부터 도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문학이라는 것은 사회개혁의 수단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것이지 내가 사회와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나 보고 직함이 많다고 하는데,그러나 나는 너무나도 단순하게 살아왔습니다.창조적 상상력을 위해서 일평생을 바쳤고,그것이면 뭐든 가리지 않고 지적 호기심을 바쳤다고 할 수 있지요.책도 그렇게 읽었고.다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을 나는 믿지 않는 사람이에요.인생이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재미없게 왜 한 우물만 파느냐.토끼도 수십 마리 쫓아라,놓쳐도 좋다,수백 개의 우물을 파라는 겁니다.끝없이 수맥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우물을 하나 파서 마십니까.나는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고 토끼를 잡는 사람도 아니고 토끼를 쫓고 우물을 파는 사람,창조가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습니다.진짜로 토끼를 잡아서 놔주면 내 작업은 끝난 거예요.이것을 잡을 때까지 전심을 다하는 그 긴장을 나는 사랑하는 것이지 토끼 잡아서 뭐합니까.내가 목마름의 갈증이 있는 한 나는 또 하나의 우물을 파지만 우물을 파서 마셔도 내 갈증이 없어지지 않는데 내가 왜 한 우물만 팝니까.우물 파기와 토끼 잡기,이것이 내 평생의 일이지요.” 이제 나는 질문을 선생의 문명비평 쪽으로 돌려본다.“선생님께서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쓰신 칼럼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불러일으켰던 것으로 아는데요.” “내가 그 칼럼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오늘날 전쟁이 뭐냐 하는 것이었어요.새로운 시대에 있어서의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평화다,반전이다,참전이다를 가릴 것 없다는 거죠. 우리의 생활 곁에 끝없이 선고받은,종전 없는 전쟁이 들어섰다는 거죠.부뚜막에 전쟁이 올라와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죠.그것을 갖다가 모럴문제,환경문제,발전문제로만 보는 것은 좁다 이거죠.그러니까 새롭게 보아야 하는 것이죠.” “오늘날 세계는 이라크 전쟁,북한의 핵문제 같은 ‘낡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가 하면 초국가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해 나날이 새로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과연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는지요?” “오늘날 어느 나라를 보든지 세계 시스템이라는 것은 국민국가예요.국민국가라고 하는 틀이 점점 커져서 글로벌화하다 보니까 다민족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어요.중국 같은 나라가 55민족이 사는 나라가 아닌가 말이에요.미국도 다민족 국가고.스위스도 조그맣고 말레이시아도 조그마하지만 전부 다민족 국가예요.언어도 다 다르고.그게 바로 네이션 스테이트예요.그런데 지금 남들은 그런 국민국가에서 벗어나서 국민국가 자체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국민국가는커녕 통일도 못하고 있단 말이죠.그런 와중에도 한국은 세계적인,소위 보편적인 시스템에 들어서 있습니다.한국은 지금 세계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이 보편 시스템에 들어와 있는 걸 거부할 수가 없어요.인권,보편주의,보편성,합리성,자유,평등 이걸 거부할 수가 없어요.북한은 80%의 질서 속에 남아 있고 우리는 20%의 질서 속에 들어와 있어요.지금 남한은 20% 중에서,세계 IT 국가 중에서도 최강국이다 이거예요.이걸 잘 알아야 된단 말이죠.그러니까 민족주의적 감상으로 보면,핵문제 등에서 물보다 피가 더 짙다고 얘기하면서,정권이 뭐 민족이냐 이런 디테일한 문제를 따지기 전에 그냥 진짜 민족이다 우리끼리,그러니까 남의 나라가 위협하면 같이 싸워야 된다,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현실적으로는 북핵문제라든지 이웃나라와의 공조문제라든지 했을 때는 20%에 속해 있으면서도 80%에 남아 있는 북한을 아우르는 데에서 오는 사고의 편차,물질적 경제적인 편차,국제적 외교관계들을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상황이 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지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요?” “소위 ‘엔드 오브 히스토리(end of history)’, 역사는 결론이 났다.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렇게 보았습니다.헤겔식 절대주의죠.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충돌론에서 정반대로 문화는 상대주의다,어느 하나가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나는 후쿠야마도 헌팅턴도 잘못됐다고 봅니다.문명충돌이라고 할지라도 이슬람 하고 이렇게 싸우는 것이 아니죠.명색은 지금 이라크와 미국이 붙어서 기독교문명과 이슬람문명이 싸우는 것 같지만,그러면 왜 유럽이 미국하고 손잡고 싸워야 하는데 안 그러느냐.왜 이슬람국가들이 다 같이 싸우지 못하고 방관하는 나라가 있느냐는 거죠.지금은 소위 지정학적 내셔널리즘이 지배하고 있어요.글로벌까지도 아니에요. 지역 컬처입니다.그럼 지역 컬처는 뭐냐.크게 보면 대륙문화권과 해양문화권의 충돌입니다.그러니까 세계를 좀더 복합적으로 크게 보아야 합니다.이런 눈으로 우리 반도를 보면 우리는 국내적으로가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볼 수 있어요.그렇다면 혼자,일국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고 어딘가와 연맹을 지어야 하는데 이념적 연맹이 아니고 세계 시장질서 속에서 하나의 경제권이라는 연맹을 맺어야 해요.쉽게 말하자면 세계시장이 글로벌리즘으로 바뀌면서 경제내용이 바뀌었다는 거지요.물동 중심의 경제가 지금 문화 콘텐츠 중심 경제로 바뀌고 있어요.배고픈 경제로부터 눈 고픈 경제,귀 고픈 경제로 바뀌고 있어요.이러한 경제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 공유권을 만들어야 합니다.이것은 정치이념이나 경제이념 하고는 달라요.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나라 위에 경제 공동체가 생기고 그것이 한 단위가 되어 세계시장에 참여하게 되는 거지요.그러니까 결론은 창조적인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겁니다.화석처럼 굳은 사고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강렬한 해체를 통해서 재창조해야 합니다.” 선생의 사고는 크고 넓다.그 속에서 나는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선배들의 세계관을 엿본다.386이라는 이름으로 한정된 세계관으로는 이 세계관에 맞서 양립할 수가 없음이 명약관화하다.큰 사고가 없이는,우물 안 사고로는 한국사회는 이미 대적할 수 없는 괴물이 돼 버린 것이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문명비평가 이어령 ●긴장감 부르는 예리한 눈매·맺힌 입술 이번이 몇 번째 만남인가.나는 선생을 기억하지만 선생은 기억이 없으시다.‘구운몽’에 그런 구절이 있다.귀인은 잊기를 잘 한다고.귀해 보이는 인상이다. 그리고 귀가 긴 선생.집안이 원래 대대로 장수를 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었는데 앞에 우뚝 선 모습이 칠순의 연세에 그렇게 단단해 보일 수가 없다. 옛날 1950년대,1960년대 문학잡지에 나오는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모습에서 그렇게 변한 게 없다.안경 너머로 눈매가 날카롭다.맺힌 입술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갖게 한다.저 모습 어디서 그 예민한 비평 감각이 솟아오르는 것인가. ●한국문학에 현대성·보편성 척도 제시 1934년생 충남 아산 출생.서울대학교 문리대 학생 시절부터 28세로 요절한 천재 이상(李箱)의 문학을 재발견해 냈다. 1950년대 후반에 걸쳐 김동리,조연현,서정주 등 이른바 문협 정통파의 전통주의,복고주의에 대해 전통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구세대 문학에 대한 전후세대 문학의 독자성을 주장했다.(‘저항의 문학’)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특히 문학의 창조적 측면에 언어에 대한 관심을 중심으로 비평활동을 전개하면서 김수영 등과 이른바 불온시 논쟁을 벌이면서 ‘문학적’ 저항을 주장했다.소설가 남정현이 ‘분지’로 필화를 겪을 때 증인 신분으로 변론을 맡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오랫동안 이화여자대학교에 재직하면서 ‘장군의 수염’ 등을 위시한 소설 창작,‘문학사상’ 창간,이후 문화부장관,중앙일보 고문 등을 지내면서 다방면에 걸쳐 광범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현대 한국문학에 현대성·보편성의 척도를 제시해온 비평가다.
  • [열린세상] 복개가 아닌 복원을

    “경작이 뭐예요,엄마?” 놀기만 하던 아이가 한자시험을 본다며 한 질문이다.기회다 싶었다.경작이란 밭을 갈아서 일구는 것이다.마음의 밭을 일구는 것이 교양이고 문화다.그러니 놀지만 말고 마음의 밭 하나 경작해보는 건 어때? 아이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난 녹지 보존을 선택할래.”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녹지개발이야말로 생산 증대와 풍요를 보장하는 보증수표라고 생각했다.청계천을 복개하고 그 위에 시멘트 고가도로를 건설한 것도 그런 믿음 때문이었다.그런데 이제는 복개했던 청계천을 복원하겠다고 난리다.‘미래는 먼 과거에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박태원의 ‘천변풍경’(1938년)을 보면 청계천 빨래터에는 주인이 있었다.무슨 소리냐고? ‘주인’은 천변에 솥을 걸고 빨랫줄을 친다.그러고는 빨래하는 아낙들에게 자릿세를 받는다.경성부청에서 따낸 당당한 허가증으로 편의시설을 갖춰 놓고 사용료를 거둬들인 셈이다. 한 여자가 빨래를 하고 그냥 자리를 뜨려 한다.그러자 다른 아낙들이 자릿세도 모르는 걸 보면 시골서 갓 올라온 모양이라고 쑥덕거린다.그 시절 빨래터 주인에게 청계천은 돈줄이었다. 청계천이 복개된 것은 지난 1970년대의 일이다.빨래하던 아낙들의 수다와 시름은 복개천 아래 잠겼다.때 늦게 부청의 허가를 얻어 막차를 탄 빨래터 주인의 꿈과 좌절도 그 아래에 묻혔다.매몰돼 버린 꿈과 좌절은 복계천 위의 빽빽한 피복공장으로 되살아난다. 살아 생전 전태일은 피복공장에서 하루 16시간씩 일하는 어린 견습공(시다)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그들의 고달픈 노동이 없었다면 동대문 의류상가가 지금처럼 발전했을까? 청계고가 위로 신나게 달리는 승용차들을 바라보던 ‘시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다림질의 열기 속에서 여름이면 멱감던 고향 마을 시냇가를 떠올렸을까? 힘겨운 노동에서 벗어나 남들처럼 고가 위를 시원하게 달려볼 날을 고대했을까? 고가 위를 달리고 싶던 그들의 꿈이 실현된 이 마당에,청계고가는 마침내 헐리기 시작했다.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깊은 한숨을 제외하면,맑은 물길이 도심을 흘러간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을 내걸고 또 다른 ‘청계천 복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들린다.청계천복원추진본부는 청계천을 옛 모습대로 복원해서 녹지와 자연을 서울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데 관심이 있다기보다,세운상가를 중심으로 한 도심 낙후 지역의 대대적인 재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청계천이 번쩍거리는 상가와 요란스러운 테마공원으로 도배될까 무섭다.경성부청이 아니라 서울시청이 자릿세를 거두기 위해 기왕의 허름한 삶을 몰아내고 견고한 인공도시를 세울 것 같아 두렵다. 도시가 견고해 보이는 까닭은 인간의 생물학적인 조건을 은폐했기 때문이다. 잿빛 시멘트 철골 구조물과 매연을 내뿜는 차량 홍수 속에서는 생명체가 숨쉬기 어렵다. 치명적으로 오염된 물과 공기로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게다가 무릇 태어난 모든 것은 사라진다.견고하기 이를 데 없던 청계고가도,그것을 건설한 사람도 모두 사라졌다. 인도의 황량한 고원 지대에서 자연 친화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들은 땅을 하루치,이틀치로 헤아린다고 한다.땅 넓이는 일굴 수 있는 시간 단위로 측정된다.그들에게 땅은 시간처럼 흘러가는 것이다.그들은 땅을 필요 이상으로 경작하여 착취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제 개발이 아니라 보존이 화두인 시대다.개발이 아니라 제대로 복원된 청계천이 도시 생활의 즐거운 물길 하나를 열 수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양적 생산성에 비길 수 있겠는가. 임 옥 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 강남 재건축 대대적 투기조사

    국세청이 투기 조짐이 재연되고 있는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와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 아파트 거래자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선다.또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고가(高價) 분양 건설업체에 대한 세무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11일 부동산가격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강남 일대의 재건축 추진 단지와 주상복합 아파트를 대상으로 투기 혐의자를 선별,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21면 중점 조사 대상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개포 주공,도곡 주공,서초구 반포 주공,삼호 가든,송파구 잠실 주공,가락 시영,강동구 둔촌 주공,고덕 주공 등 재건축 추진 아파트다.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 아파트,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강남구 대치동 우성·선경·미도아파트도 포함된다. 국세청은 올 1∼7월 이들 아파트단지의 거래 자료를 정밀분석,세금탈루 혐의가 있는 부동산 투기자를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할 방침이다.아울러 신규 분양 가격을 높게 책정해 기존 아파트의 가격상승을 부추긴 혐의가 있는 건설업체를 선별,법인세 탈루 혐의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강남 개포,대치,도곡동 일대에 투기대책반을 집중 투입해 현장에서 투기 거래를 색출하기로 했다. 오승호기자 osh@
  • “소말리아인 비참한 눈빛 잊을 수 없어”/ 군출신 평화운동가 강요식 ‘평화사랑모임’ 대표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 평화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최근 결성한 ‘평화사랑모임’도 소말리아 파병 때부터 마음 속에 소중하게 간직해 온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난 1993년 6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한국 군(軍) 최초로 유엔 평화유지군(PKO)으로 파병된 ‘상록수부대’ 일원으로 근무했던 강요식(42·육사 41기·예비역 소령)씨.요즘 평화운동을 전개하느라 무척 바쁜 그를 만나 군인에서 반전(反戰)운동가로 변신한 뒤 근황을 들어봤다. ●주위 만류 뿌리치고 민간인 변신 200여일간의 파병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가족들이 있는 고국으로 돌아왔다.고국은 그에게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귀국 직후 PKO 유공자로 선정돼 정부의 표창도 받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소령으로 진급해 수방사 대대장직도 마쳤다. 하지만 남은 인생을 군대보다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사회를 위해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결심이 서자 1997년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민간인’으로 전격 변신했다.전역 이후 한때는 여론조사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디.2년 넘게 국회의원 보좌관으로도 일했다.주로 맡은 분야는 국방분야였다.당시 김한길·유삼남씨는 보좌관을 맡은 지 얼마되지 않아 장관으로 발탁됐고,정대철 의원은 당 대표로 영전했다.덕분에 장관 제조기’란 별명을 듣기도 했다.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굶주림에 지쳐있던 소말리아 현지인들의 눈빛이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바쁜 보좌관 생활 속에서도 ‘소말리아’에 대한 기억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특히 소말리아인들의 굶주림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뭔가 돕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 주간청소년신문 사장과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문화육성회 이사로 활동 중인 그는 최근 파병 체험기 출간과 함께 ‘평화사랑모임’을 출범시켰다.이 모임에는 정치·경제·사회 등 각계 인사 200∼30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전쟁난민 지원을 위한 모금운동과 해외 파병장병 지원 등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지난달 출판기념회 때 마련한 책 판매대금과 후원금의 일부를 금명간소말리아 어린이들을 위해 전달할 계획이다. 강씨는 “소말리아에서 보낸 200여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면서 “평화를 갈구했던 상록수 부대원들의 정신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평화운동을 다각적으로 펼쳐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PKO 파병 체험기 출간 한국의 PKO 파병 1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중순 파병 당시 현장의 참상과 상록수부대 활동상을 담은 체험기 ‘신(神)마저 버린 땅 소말리아’를 펴냈다.파병생활을 함께 했던 군 관계자와 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10년이 지났지만 파병 때의 추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전후 세대들에게 전쟁의 참상과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책을 냈습니다.” 파병 당시 그는 대위로 보급장교였다.매주 주둔지와 평화유지군 사령부를 방문해 물자를 공급받고,소말리아 인근 국가인 케냐를 오가며 식료품을 조달하는 게 주임무였다.이 과정에서 내전(內戰)으로 인해 계속되는 전쟁과 수많은 소말리아인들이 굶어죽어가는 참상을 아주 가까이에서 목격했다.평소 그는기록에 남다른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당시의 상황을 꼼꼼하게 정리한 각종 자료들은 이번에 출간된 책을 통해 빛을 보게 됐다.그는 “전쟁처럼 비참한 것은 없다.”면서 “어떤 이유로든 무력을 동반하는 전쟁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그가 평화운동에 뛰어든 직접적인 계기이기도 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NGO / 시민단체, 광복절 행사 ‘선의의 경쟁’

    8·15 광복절 58주년을 맞아 시민사회단체들은 비록 성격과 지향점은 다르지만 선의의 경쟁속에 나름대로 ‘뜻깊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하루동안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을 촉구하는 국·내외 시민사회단체의 대대적인 평화·통일 캠페인이 경쟁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통일연대,민중연대 등 보수와 진보진영의 각 시민사회단체들은 도라산역과 금강산 등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한목소리를 낸다. 특히 지난 2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당시 현장에 ‘인간방패’로 나섰던 ‘이라크 반전평화팀’(IPT)은 미국·일본 등 외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반전행사를 알차게 치를 계획이다. 그러나 한총련 등 일부 반미단체들의 미군기지 기습시위 등 반미 과격 집회도 동시에 열릴 예정이어서 자칫 평화적 행사에 ‘옥에 티’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일을 노래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등은 15일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8·15특집평화콘서트’를 연다.통일의 ‘시발역’인 도라산역에 모여 평화·통일을 노래하는 한편 북한어린이 돕기와 북한내 수액(링거액) 공장건설 지원을 위한 성금도 모금한다.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와 통일연대 등으로 구성된 ‘2003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도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해외동포 등 8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화와 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회’를 갖는다. 남측 인사 300여명과 북측 인사 400여명,해외동포 150여명 등이 어우러지는 이 행사의 개막식과 본대회는 능라도공원에서,남북합동공연과 폐막식은 고구려 유적지인 대성산성 남문 앞에서 열린다. 또 사단법인 ‘지우다우(지금 우리가 다음 우리를)’는 13일 전국 대학생 815명이 육로를 통해 금강산을 방문,3박4일간의 ‘8·15기념 금강산 대학생 평화캠프’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이 임시중단돼 취소 가능성이 우려됐지만 북측이 지난 10일 ‘개최를 허용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와 민주노총,학술단체협의회 등 10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정전 50주년 한반도 평화대회 조직위원회’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27일을 ‘평화의 날’로 제정하자는 운동을 펼쳐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전쟁을 반대한다 진보 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반전 행사도 예정돼 있다.통일연대와 ‘미군 장갑차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 등은 15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10만여명이 참가하는 ‘반전평화 8·15 통일대행진’행사를 마련했다.이들은 “정전 50주년을 맞은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여전하다.”며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평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같은 장소에서 자유시민연대 등 보수성향 단체로 구성된 반핵반김 8·15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주최하는 ‘건국 55주년 반핵반김 8·15국민대회’도 열린다. 앞서 평화네트워크는 지난달 24일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으며,대한국제법학회와 통일연구원도 지난달 25일 ‘한국 정전 50주년과 한반도 평화’ 학술세미나를 열어 한반도의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정치·군사적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술단체협의회도 지난달 25일 일본,미국,중국 등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 정전 50주년 국제평화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하지만 한총련 등 일부 반미단체들은 지난 7일 한총련의 미군 훈련장 장갑차 점거 시위에 이어 15·16일 이틀간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1만여명이 참가하는 반미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이후에는 전국 93개 미군기지를 상대로 기습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혀 경찰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지구촌이 함께 나선다 15일은 광복절이자 2차 세계대전 종전일이기 때문에 한국·일본 평화운동 단체가 공동주관하는 국제적 반전행사도 열린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8·15 반전 서울대회’ 조직위원회는 서울 종로에서 ‘반전평화행진’을 벌이고,동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해소와 평화를 촉구하는 ‘서울선언(가칭)’을 채택한다. 한국은 IPT와 ‘IPT지원연대’ 등을 중심으로,일본은 일본의 재무장과 군국주의화를 비판하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전국 교환회’(ZENKO),‘민주주의적 사회주의 운동’(MDS),‘평화와 생활을 잇는 모임’ 등 진보적 좌파단체 인사 100여명이 방한,행사를 치른다. 또 미국의 ‘글로벌익스체인지’와 미얀마의 ‘바이얀’ 등 반전평화단체 대표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한국·일본 반전평화 운동가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지역의 위기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반전 국제연대활동을 통해 평화적 해결을 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수리산개발 갈등만 증폭

    경기 남부지역의 진산인 수리산 개발을 둘러싸고 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경기도는 오는 2014년까지 1895억원을 들여 군포시 속달동 및 안양시 안양동 수리산 일대 776㏊에 경기도를 상징하는 ‘도민의 숲’을 조성한다.지난달 3일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했으며 올 한반기에 구체적인 기본계획을 수립,내년부터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뉴욕의 센트럴파크,런던의 하이드파크를 능가하는 규모로 조성될 이곳에는 습지지역동물서식지,조류서식관찰지,곤충학습장,산림욕장,야생화정원 테마가든,수변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군포지역 시민단체들은 그러나 공원조성 사업이 그동안 자연녹지로 보전돼 온 수리산을 오히려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군포시 경기도민의 숲 주민대책위원회는 “인공적으로 대규모 숲을 조성하면 연간 100만여명의 사람들이 찾게 돼 자연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지난 5일부터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공원조성 반대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사업대상 부지 주민들도 “조상 대대로 살아온 농토와 삶의 터전을 잃게 돼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된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수리산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군포지역 26개 시민·시회단체로 구성된 수원∼광명고속도로 건설 반대 범시민 대책위원회는 최근 고속도로 건설계획 불허를 요구하는 건의문을 건설교통부에 제출했다.건교부는 현재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광명시 소하동간 총연장 26.34㎞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민자사업으로 오는 2005년 착공될 예정이다. 대책위는 건의문에서 “경기도 중심부의 허파 역할을 하는 수리산에 고속도로가 뚫리면 녹지가 크게 훼손되고 생태계와 귀중한 문화재가 파괴될 것”이라며 “과밀로 발생하는 문제를 고속도로 건설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수도권 분산 원칙에도 어긋나고 심각한 교통·환경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간자본으로 건설되는 도로의 경우 고비용·저효율의 실패 사례가 많고,공공성보다 기업이윤을 추구함으로써 주민들에게 피해만 준다.”며 “고속도로 민자건설 승인 요청에 대해 재정이나 투자평가 기준보다 수도권에 대한 수요관리와 녹지및 자연환경 보전 원칙을 우선 고려,사업을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군포 김병철기자 kbchul@
  • [사설]‘환율전쟁’ 대비책 세워라

    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그동안 중국에 대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미국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한국과 일본·타이완에 대해 환율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미국의 경제 전문 통신사인 다우존스는 최근 “미 의회 소속 회계감사국(GAO)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일본·타이완에 대해서도 환율조작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미국 수출업체들도 한국이 외국환 평형기금을 통해 원화값 상승을 인위적으로 막고 있다며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국에 관한 한 미국의 이같은 주장은 얼토당토않다.한국은 이미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해 시장 상황에 따라 매일 환율이 달라지고 있다.또 2002년 1월 이후 지난 19개월 동안 한국의 통화가치 상승률이 12%로 일본(11%)은 물론이고 중국(0%)·타이완(2%)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대대적인 ‘환율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현재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폭이 국내총생산(GDP)의 5.1%에 달했으며,앞으로 18개월 이내에 7%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런 상황에서부시 행정부는 막대한 무역적자의 책임을 자국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국의 탓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기보다는 초강대국의 힘을 앞세워 대미 무역흑자국들과의 ‘환율 전쟁’으로 해결하기로 한 것 같다.미국은 지난 1980년대에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과 환율 전쟁을 벌인 전례가 있다. 우리는 그런 관점에서 ‘환율 전쟁’의 1차적인 표적은 중국이지만,대미 무역에서 계속 흑자를 내고 있는 한국도 포화망을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본다.따라서 환율 전쟁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선 외국환 평형기금을 통한 지나친 시장 개입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원화 절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를 수용해야 한다.기업들도 이제는 새로운 환율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 [CEO 칼럼] 우리미래 도덕성 회복으로

    사회가 어지럽고 혼란스럽다.정부의 리더십 부족과 북핵문제,경제 침체,노사 갈등과 파업,청년실업,각종 부정부패 사건 등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힘들다.대형 사건에는 으레 정치인과 사회 저명인사,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를 살려 가까운 장래에 2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하지만 소득 2만달러 시대란 이토록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나라에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그래서 좀 더 냉철하게 우리를 돌아보면서 얽혀있는 난제를 풀 수 있는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우리는 과거 수십 년동안 땀 흘려 일한 결과 국제적으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경제적인 삶의 질 또한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하루 하루가 어지러울 정도로 사건,사고가 터지고 있는 지금의 사회 시스템으로는 우리의 진정한 미래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믿음이다. 사회가 이토록 혼란에 빠진 배경에는 복합적인 이유들이 내재되어 있다.우선 소위 지도층 인사와 가진 자들의 전도된 가치관이 문제다.자신의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의 물질 만능주의적 사고는 지금 횡행하는 사회병리 현상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두번째는 법이 제구실을 못한다는 점이다.법은 계속 만들어지지만 지켜질 수도 없는 법들이 많아 존재가치와 목적이 사라진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세번째는 사회의 불문율과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서구 사회는 구성원들간에 암묵적으로 합의된 불문율과 사회규범을 어겼을 때 작동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자정작용(自淨作用)을 한다. 마지막으로 도덕성 회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많은 국민들이 부정부패나 도덕성 타락을 개탄하고,이로 인한 좌절감과 상실감으로 신음하고 있지만,정작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무덤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 가운데 우리가 진정 절박한 심정으로 대해야 할 과제는 바로 도덕성의 회복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의 이해와 전략이 필요하다.우선 이 과업은 우리 세대에서 끝내기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최소한 50년 내지 100년의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국민정신개조운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다음은 그저 ‘잘해 보자’는 식의 호소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는 일이다.사회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통해 개별 시스템들이 호환되며 선순환을 거듭하는 기틀을 구축해야 한다.또 규제 일변도의 법을 혁파하고,지킬 수 있는 법을 만들어 철저히 집행함으로써 국민들이 ‘법을 지키면 이익’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범 사회적인 도덕성 회복 운동을 전개하는 일이다.과거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 아래 온 국민이 똘똘 뭉쳤던 새마을운동의 기억을 되살린다면 이 또한 국민적인 정신재무장 운동으로 충분히 승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도덕성 회복은 혼탁한 사회를 구하고 우리의 미래를 여는 데 시급하고도 필수 불가결한 국가적 어젠다이다.인간다운 삶에 대한 척도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님이 분명할진대 우리는 그 당위성을 인정하고,이미 황폐화되다시피 한 우리의 자아를 ‘도덕의 거울’에 비추어 보는 일에서부터 단초를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김 종 훈 한미파슨스 대표
  • 성북구 3S 금연확산 / 조례마련·서포터스 모집

    지난해부터 서울 성북구가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연운동인 3S(Stop Smoking in Seongbuk)운동이 탄력을 얻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금연건물 지정이 확대되면서 전국적으로 금연 열풍이 일고 있고,성북구도 조례 공포와 금연 서포터스 모집 등 점차 제도가 정착되면서 금연운동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구는 법 규정 때문에 강제적으로 금연운동을 할 수는 없지만 행정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 금연운동을 최대한 확대할 방침이다.구는 이에 따라 지난 6월 19일 ‘금연환경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선포한 데 이어 ‘금연서포터스’30명을 오는 20일까지 모집,금연캠페인을 전체 구민운동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금연서포터스’가 하는 일은 차량이나 티셔츠 등에 금연 관련 홍보물을 부착하고 다니며 담배끊기를 홍보하는 ‘걸어다니는 금연홍보물’이 되는 것.이들은 또 금연지도자 교육을 받고 학교나 단체 등에서 금연교육도 한다.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자율적으로 금연시설 지정 신청을 한 ‘클린에어존’에 대한 조사도 병행한다. 구는 이와 함께 동별 1곳 이상의 약국 및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금연센터’를 지정,각종 금연홍보물과 홍보대를 비치하고 약사와 의사에게 금연상담을 맡기기로 했다. 관내 학교에 대한 금연교육도 강화된다.이미 동덕여대에 금연동아리인 환경지킴이가 결성됐고 고려대에도 조만간 금연동아리가 결성될 것 같다. 11월에는 성신여대 입구 ‘하나로 거리’를 금연홍보거리로 지정,바닥이나 각종 시설물 위주로 금연 홍보물을 조성할 예정이다.음식점 등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클린에어존’을 신청한 업체에 대해서는 각종 시설개선기금 융자 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준조세 성격 10개 부담금 폐지/ 예산처, 부처서 멋대로 인상해온 9개 직접관리

    준조세 성격을 갖는 정부 부담금 가운데 징수실적이 미미한 10개 부담금이 관련부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폐지된다.또 관련 부처들이 멋대로 인상해온 부담금 9개가 추가로 기획예산처의 관리대상에 포함돼 부담금 인상이 어려워진다. 예산처는 8일 부담금운용심의위원회를 열어 부담금을 이같이 대폭 정비하기로 했다.관계자는 “지난 2000년 부담금관리기본법이 제정된 후 처음으로 102개 정부 부담금에 대한 대대적인 평가 작업을 통해 이러한 정비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부담금의 연간 징수규모는 6조 3000억원 가량이지만 폐지되는 10개 부담금의 전체 징수실적은 1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하지만 부처들은 부담금을 그대로 두자면서 폐지에 반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폐지되는 부담금은 부실채권정리기금 출연금·소하천 원상회복 예치금·도시공원법상 원인자부담금·산업단지 원인자부담금·수자원 원인자부담금 등이다. 예산처는 또 한해 징수실적이 1500억원인 방송발전기금 징수금과 700억원인 경륜경정기금 징수금 등 9개 부담금을 관리대상에 추가했다.이들 기금은 앞으로 부담금을 올리려면 부담금운용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고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그만큼 부담금 운용이 투명해지게 된다. 관리대상이 되는 부담금은 기반시설부담금·산림복구하자보수보증금·사방사업 원인자부담금·사방사업 수익자부담금·마사회특별적립금 출연금·전통소싸움 이익금 출연금·항만시설손괴자 부담금 등이다. 이와 함께 강원랜드가 내는 연간 700억원 규모의 관광진흥기금을 지방세인 레저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회원제골프장 입장료에 부과되는 국민체육진흥기금(1인당 3000원)을 특별소비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특소세로 전환되더라도 입장료 인상 요인으로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이용부담금(t당 평균 100원)을 환경개선을 위해 인상하는 방안도 내놓았다.아울러 신용보증기금 출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출연금의 통합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옴에 따라 신보·기신보 두 기관의 통합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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