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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산동네 ‘40년 연탄배달’ 김성수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산동네 ‘40년 연탄배달’ 김성수씨

    어릴 적, 철부지 꼬마는 차갑게 내리는 눈발에도 아랑곳없이 동네 아이들과 연탄재를 발로 차며 놀았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어둠이 몰려와 등을 떠밀었을 때야 귀가했으므로 몸은 꽁꽁 얼어버렸다. 기다리던 어머니는 야단 대신 얼음장처럼 찬 손을 어루만지며 “얘야, 연탄불에 고구마 올려놨다.”고 하셨다. 이뿐이랴. 겨울은 시계바늘을 과거로 돌려 추억의 창고문을 자주 열게 한다. 문득, 창밖에 내리는 하얀 눈을 보면서 ‘도라지 위스키의 낭만’처럼 지금쯤 어디에서 ‘나만큼 늙어가고 있을’ 아련한 첫사랑도 떠오른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찹쌀떡∼, 메밀묵∼’ 소리에 화들짝 일어나 침을 삼키며 달려나갔던 정겨운 광경이 새삼 그려진다. 또 있다. 요즘 같은 날씨에 가장 생각난다. 힌트, 두 단어로 표현된다. 하숙집 아랫목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애인처럼 정성으로 돌봐주면 활활 불꽃을 피운다. 다 타고 재가 되면 동네 언덕길에 산산이 으깨어져 등꼬부라진 할머니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전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시 한편이 있다.‘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이 연탄재를 통해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속물성과 허위를 준열하게 질타하고 있음이다. 아울러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이며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이면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는 것’이라고 했다. 맞다.‘연탄’이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연탄 한 장은 어떤 보석보다 값진 것이다.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추위란 뼛속까지 에이기에 연탄 한장에 삶과 죽음을 갈라놓을 수도 있음이다. ‘연탄배달의 기수’ 김성수(65)씨.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40년째 연탄배달로 생활하고 있다. 열아홉 구멍 숭숭 뚫린 시커먼 연탄 수십장씩 지게에 올려놓고 달동네 언덕을 숨이 차도록 오르락 내리락 해왔다. 독거 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결코 지게를 내려놓지 못한 세월이지만, 겨울의 강을 건너야 할 사람에게 스스로 얼음판이 되어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한 ‘산타’의 길을 걸어왔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주, 때마침 영하 6도의 추운 날씨였다. 서울 이대 앞 전철역에서 옛날 대흥극장 쪽으로 향했다. 신협건물을 끼고 우측으로 돌아서자 가파른 언덕길이 나온다. 휴대전화로 김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조금만 더 올라오란다. 좁은 언덕길 양쪽에는 구멍가게,00양장점,00상회,00쌀집 등의 간판이 즐비해 1960년대의 흑백필름을 연상케 했다. 언덕 아랫길만 하더라도 외래어간판들로 북적대는 거리가 아닌가.10분여를 더 걸었더니 언덕 꼭대기 한편에 ‘三표연탄’이라는 글자가 전봇대에 메달려 있고 그 옆에 시커먼 판자로 가려진 연탄창고가 눈에 들어왔다. 이때였다. 골목길에서 잠바차림에 모자쓴 아저씨가 걸어나왔다. 직감으로 “김 선생님이시죠?”라고 했더니 씩 웃는다.“배달은 언제 나가세요.”라고 물었다. “오후에 할머니 혼자 사는 집에 열댓장만 갖다 주면 된다.”고 했다. 만난 시간이 오전 10시여서 혹 아침 식사를 했느냐고 하자 고개를 가로젓는다.“선생님, 시장하신 것 같은데 순대집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하시죠.”라는 말에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인터뷰 장소를 인근 순대집으로 옮겼다. 막걸리 한잔을 쭉 들이켠 김씨는 “이 동네 누구 집에 숟가락 젓가락 몇개 있는 거 다 알아유.”라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입을 열었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초겨울이면 월동준비 1순위로 집집마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연탄을 들여놨으니 ‘누구집 강아지 이름’까지 손바닥 보듯 했을 터. 올 겨울 연탄 배달량이 얼마나 됐는지 궁금했다.“신수동, 창천동, 염리동 일대에 할머니들만 사는 곳에 2200장을 보냈시유.” 대한적십자사의 주문으로 200장씩 모두 열한 집에 보냈단다. 연탄 한 장당 가격이 370원. 또 장당 이문(利文), 즉 배달료가 70원이라고 하니 올 겨울 14만여원이 주머니에 들어온 셈이다. 작년 이맘때 7000장을 배달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하루 200장은 배달혀야 먹고 살아유.”라며 또 한잔의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켠다. 점점 시름이 깊어진다. “이 동네에는 연탄 쓰는 집이 30가구 정도 돼유. 그런데 구의원이나 정치인, 여러 단체 등에서 공장에서 연탄을 다량으로 싸게 구입해 없는 집, 있는 집 할 것 없이 다 돌립니다. 어떤 집에는 부모 자식 돈버는 부잣집인데도 쌀이며 연탄까지 갖다 줘유. 진짜 없는 집은 배가 고픈디 말이여유. 정부에서 하는 일이 왜 그런디유?” 김씨는 안양에 있는 연탄공장에서 타이탄트럭 한 대분(1200장)을 받으면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노고산동과 인근 독거노인들이 사는 집 위주로 배달해오며 생계를 꾸려오고 있다. 연탄배달 외에는 주로 라면박스 같은 것을 주워다가 고물상에 내다 판다. 박스 1㎏에 40원을 받으니 리어카 하나 가득해 봐야 겨우 4000원을 받는 셈. 리어카를 채우려면 일주일은 돌아다녀야 한다.“우리 집 말여유? 혼자 세들어 살지유. 외풍도 세고 비도 줄줄 새는 그런 집이여유.” 결혼 얘기가 나오자 잠시 창밖을 응시한다. 빈 속에 막걸리 몇잔 들이켜서인지 어느새 눈이 젖어 있었다.“고생 고생 해서 번 돈, 아이들 엄마가 어느날 훌쩍 다 갖고 도망가 버렸어유. 그때 아내를 찾으려고 1년 동안 실성하다시피 지낸 것 외에는 연탄배달만 줄곧 해왔시유.” 김씨는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많은 식구들이 논농사 12마지기에 의지하기엔 벅찼다. 그래서 대홍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아버지가 서울에서 일자리를 구하자 함께 상경했다. 그는 스무살 무렵 곧바로 5사단 현역으로 자원입대했다.3년 동안 군복무를 마친 후에는 서울 신촌 인근의 건재상에서 장당 30원을 받는 벽돌배달 일을 했다. 당시 라면 한 봉지에 16원, 막걸리 한 주전자에 30원 하던 시절이었다. 스물다섯 살 되던 1966년에 지금의 노고산동으로 옮겨 한 기와집 추녀 끝에 조그마한 연탄가게를 마련했다. 이어 리어카를 장만하고 지게를 만들어 본격적인 ‘시커먼(?) 인생길’로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동네에서 한달 3만장씩 팔았다. 특히 연대와 이대, 이대부고 등 주변 학교에 배달을 맡아 그럭저럭 돈벌이도 괜찮았다. 박정희 정권 때 정부시책으로 가구당 연탄 50장씩 할당하는 카드제가 실시되던 시기였다. 결혼도 이 무렵에 했다. 하지만 막내딸이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인 1978년 어느날 아내가 집을 나가버렸던 것.“지나가는 버스만 쳐다봐도 아내가 탄 줄 알고 막 쫓아가고 했시유.” 시련을 딛고 다시 연탄배달에 전념했다. 결국 한때 삼표, 삼천리, 대성, 한일연탄 등 여러 연탄집들이 경쟁적으로 있었지만 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들이 대대적으로 보급되면서 다들 사라지고 삼표연탄만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오게 됐다. “얼마 전 구청에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자동차가 몇대냐 직원은 몇명이냐고 합디다. 그래서 ‘리어카 한대와 지게 하나.’라구 했지유. 저는 살아오면서 쓸데없는(나쁜) 일은 한번도 안했는데 자꾸 이상한 쪽으로 물어봐유.” 주위에서 속이거나 힘들게 해도 싫증 한번 내보지 않았다는 김씨. 또 매서운 산동네의 겨울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40년 동안 한결같이 새벽 4시에 일어나 고단한 하루를 시작했다. 딸 둘을 키워 시집보내고 지금은 무자식처럼 외롭게 산다. 워낙 가난해서 누가 버린 옷과 양말을 주워다 입고 신어도,‘연탄 한장 갖다 주세요.’라는 말에 항상 위안을 삼으며 살아왔다. “배고픈 거 하늘이 알겠어유, 땅이 알겠어유.” 침묵이 흘렀다. 잔주름 가득한 이마가 할말 많다는 듯 위아래로 미동한다. 그것도 잠시, 김씨는 또한번 씩 하고 웃더니 손을 툭툭 털며 일어선다. km@seoul.co.kr
  • 대장금 작가 손 빌려 ‘세계의 딸’ 전기출간

    타이완의 첫 여성 총통을 내다보고 있는 뤼슈롄(62) 부총통이 소설 ‘대장금’의 작가인 유민주씨의 손을 빌려 전기를 출간했다. 뤼 부총통은 23일 유씨를 타이베이로 초청,‘세계의 딸(世界之女)-뤼슈롄’이라는 제목의 전기 출판기념식을 대대적으로 가졌다고 타이완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타이완 민주화 운동과 여성운동 역사에서 손꼽히는 입지전적인 인물인 뤼 부총통은 자신의 이미지를 타이완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끈 드라마 ‘대장금’에 결부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작가 유씨는 “뤼 부총통과 충분한 인터뷰를 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며 “그래서 ‘전기식 소설’ 방식으로 일부 내용이 약간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전기에선 출생, 성장, 진학, 유학 생활부터 여권 및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뒤 정치범으로 옥고를 치르고 천수이볜 총통과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 일까지를 드라마틱하게 서술하고 있다.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치열하게 개척해온 뤼 부총통의 인생이 마치 ‘대장금’의 일생을 연상시키는 대목이 적지 않다. 홍콩 연합뉴스
  • [주말탐방] B-boy의 세계

    [주말탐방] B-boy의 세계

    한손으로 물구나무 서 몸을 튀기는 ‘원핸드 팝´할 땐 코피 뚝뚝 연습한 걸 거리로 따지면 서울~부산 갈 정도. 2년간 하루 4시간 자며 구슬땀… 세계대회 우승 제일 싫어하는 말 백댄서. 가수를 받쳐주는 존재가 아니라 내자신이 주인공 고난이도 기술 연마엔 무리인 20대 중반이면 은퇴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문화의 블루오션 각광 춤추는 거리 악동들이라고? 이제 세계로 점프! # 1. 나는 비보이다.13살 때부터 춤을 췄다. 미국의 전설적인 비보이 레니게이드, 레디오트론, 아이반의 비디오를 보고 한마디로 ‘코피가 났다’. 비보이들의 ‘성서’로 불리는 영상을 보면서 그들은 흑인이고, 우리는 한국사람이니까 따라잡을 엄두도 못냈다. 교본도 스승도 없는 마당에 비디오를 보면서 무조건 따라했다. 서울의 봉천, 잠실, 목동, 혜화 전철역에서 춤을 연습했다. 잠실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 비보이들의 연습장이었다. 다른 비보이들과는 배틀로 춤실력을 겨뤘다. 전철역에서 토마스를 7바퀴,8바퀴,9바퀴씩 누가 더 많이 하나 경쟁하다 보면 3시간이 훌쩍 갔다. 지하철공사 직원들에게 쫓겨나기 일쑤였다. 열심히 춤연습을 하고 있으면 지나가던 아저씨들이 만원씩 쥐어주고 갔다. 돈을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한손으로 물구나무를 서서 몸을 튀기는 원 핸드 팝을 하는데 코피가 뚝뚝 떨어진 적도 있다. 원 핸드 팝으로 움직인 거리를 재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정도다. 격렬한 춤 때문에 손목이 삐는 것은 예사였다. 지금도 자주 팔이 빠진다. 예전에는 공연할 때 관객 반응을 먼저 봤지만, 이젠 내 몸 상태도 걱정해야 한다. 독일의 배틀 오브 더 이어, 영국의 비보이 챔피언십과 같은 비보이 세계대회에서도 우승했다. 허무했다. 대회를 위해 2년동안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연습했다. 하지만 우승의 기쁨이 모든 것을 채워주진 못했다. 우승 상품으로 매년 나오는 한 운동복 회사의 옷이 그때의 치열함을 생각나게 한다. 제일 싫어하는 말은 백댄서다. 우리는 가수 뒤를 받쳐주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주인공이다. 20대 중반이 되면 더 이상 고난이도 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무리다. 슬슬 비보이로서는 은퇴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요즘은 비보이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연기 수업을 하고 있다. 비보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광고를 보면 뿌듯하다. 이제 더 이상 지하철역에서 연습하지 않는다. 미국이나 일본의 비보이들은 여전히 거리에 남아있는데 말이다. 비보이 연습장과 공연장을 보면 스파르타식으로 연습했던 우리의 땀이 이제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2. 나는 비걸이다.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공부보다는 춤 연습을 하는 시간이 더 많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수업이 끝나면 연습실로 갔다. 아는 오빠들이 하는 배틀을 구경하다 너무 멋있어서 그때부터 춤을 배우게 됐다. 여자는 한명밖에 없었지만 다들 친절하게 가르쳐줬다. 하지만 힘이 달리다 보니 오빠들처럼 고난이도의 기술을 구사하기는 힘들었다. 비걸로 이름을 날리고 싶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춤을 춰서 돈도 벌고 부모님께 효도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작은 비보이대회에서 우승했을 뿐인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봐 주시는 부모님이 고맙다. (이상은 비보이들이 주인공인 댄스 코미디 ‘피크닉’의 배우 오세빈(24), 최윤희(18)씨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비주류, 하위문화였던 한국의 비보이들이 화려하게 주류문화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각종 광고와 공연의 중심이 됐고, 차세대 한류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와 같은 비보이 공연을 중국, 일본 단체관광객이 보도록 유도하는 등 한국 비보이의 세계화를 추진중이다. 관광공사의 한화준 행사운영팀장은 “‘난타’ ‘점프’나 비보이 공연은 비언어극이라 해외 관객들도 쉽게 좋아하고, 입장권 가격도 뮤지컬에 비해 중저가라 판매에 유리한 공연소비재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6월에는 서울시와 관광공사가 함께 세계적인 권위의 비보이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젊은이들의 놀이문화로만 여겨졌던 비보이가 ‘대중문화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신기하고 재미있고 신난다. 거리에서 탄생한 문화이다 보니 누가 시작했고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비보이들이 세계 최고가 된 것에 대해 오세빈씨는 “한국 비보이들은 착하다. 세계 대회에 갔을 때 일본 비보이들은 옷을 다 벗고 돌아다니는 등 황당하게 놀더라. 미국 비보이들은 갱인 경우도 있다. 공연을 해야 하는데 총을 맞고 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직 춤만 췄기 때문에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것이다. 세계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 관심이 집중되자 비보이들 세계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나이에다 춤만 추고 사회경험이 전무한 젊은이들이다 보니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했거나 대학교도 나오지 못한 경우가 많아 부당하게 이용당하는 일도 많다고 토로했다. 비보이에 대한 관심이 과열됐다는 우려도 있다. 말은 세계 비보이대회이지만 해외 대회가 ‘비보이 올림픽’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비보이들이 국위를 선양하는 것은 맞지만, 지나친 상업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의 거품을 빼고 젊은이들의 놀이문화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보이들은 기획사와 매니저가 생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적다. 오히려 비보이계의 톱스타가 생겨 온국민이 춤을 즐기자는 주장이다. 비보이를 주제로 한 공청회에서는 ‘비보이 학원’을 설립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제 한국의 비보이들은 거리를 떠났다. 공연장에서 촬영현장에서, 언제까지 박수를 받을지는 오로지 비보이들의 손에 달렸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어떤 공연 있나 기자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비사발)’를 보러 간 때는 수요일 낮 4시였다. 연일 매진인 화제의 공연이라지만 과연 낮시간에 누가 공연장에 왔을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기우였다. 지난해 12월9일 홍익대 근처에 355석의 비보이 전용관을 세우고 ‘비사발’이 첫 공연을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그동안 무려 15만명이 다녀갔다. 이날 낮에도 공연장은 단체로 온 학생과 회사원, 휠체어를 탄 소년, 서로 손을 꼭 잡은 연인,30·40대 주부,50대 부부 등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비사발’을 볼 때는 휴대전화를 끌 필요가 없다. 마음껏 사진을 찍어도 된다. 공연장이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했던 ‘관전매너’의 틀을 깬다는 의도에서다. ‘비사발’의 내용은 쉽다. 프리마돈나를 꿈꾸던 발레리나가 비보이와 사랑에 빠져 발레를 포기하고 브레이크 댄스를 배운다는 것. 입장권은 3만∼5만원으로 공연문의는 (02)323-5233.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무언극이다 보니 중국, 일본, 미국 관광객은 물론 중동 지방에서도 취재진이 다녀갔다. 거리 문화를 처음 공연장으로 끌어들인 ‘비사발’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여러 비보이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난타’의 제작사인 피엠씨프러덕션이 국악과 브레이크 댄스를 결합해 만든 ‘비보이 코리아’는 내년 1월31일까지 정동 전용관에서 공연된다. 비보이계의 스타 팝핀 현준이 안무감독을 맡았다.2만∼5만원으로 문의는 (02)739-8288. 비보이 춤과 줄 인형극을 결합한 ‘마리오네트’는 내년 1월12일부터 두달간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재공연에 들어간다. 지난 9월 공연에서 유료관객 점유율 88%에 연일 매진 사례를 이룬 바 있다. 힙합 대신 영화 ‘아멜리에’ 주제곡에서 영감을 받은 음악은 동화적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로 새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전석 3만 5000원으로 공연문의는 (02)3448-4340. ‘점프’를 제작한 기획사 예감은 댄스 코미디 ‘피크닉’을 준비중이다.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그간의 지적에 따라 비보이들이 연기 맹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은 내년 4월15일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5회 공연을 마친 뒤 5월21일부터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73회 공연에 들어간다. 내년 7월에는 홍콩페스티벌에도 참여하는 등 세계 공연무대에서 한국 비보이들의 실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 비보이 비보이의 비(B)는 브레이크 댄스의 약자이다. 여성은 비걸이라 부른다.1970년대 미국 뉴욕 뒷골목에서 치열한 패권싸움을 벌이던 흑인과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유일한 위안은 힙합 음악이었다. 춤을 출 때만큼은 총질이나 칼부림을 하지 않기로 묵계를 맺었다. 이 때문에 비보이 경연대회를 ‘배틀’이라 부르고, 상대방의 기를 꺾기 위한 기기묘묘한 동작이 개발됐다. # 프리즈(freeze) 순간 멈춤. 춤 중간이나 마지막에 포인트를 잡는 동작으로,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 토마스(thomas) 손을 바닥에 짚고 공중에서 다리 엇갈려 돌기. 체조의 안마 동작에서 유래했다. # 윈드밀(windmill) 어깨 탄력을 이용, 다리를 풍차처럼 돌리는 동작이다. # 나인틴(nineteen) 물구나무를 선 상태에서 원심력을 이용해 빠르게 회전하는 동작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4부자 육사동문’ 탄생

    ‘4부자 육사동문’ 탄생

    4부자 육사동문 가족이 탄생했다. 20일 발표된 2007학년도 육군사관학교 합격자 가운데 천안 북일고 출신 이재환(20)군이 부친과 두 형을 육사 선배로 둔 ‘동문 패밀리’의 막내로 밝혀졌다. 재환군의 부친인 이우형 중령은 육사 37기로 57사단에서 대대장으로 근무 중이다. 형제인 재훈(63기), 재영(65기)군은 각각 4학년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2학년 재영 군과는 쌍둥이 형제로 재환 군이 형이다. 한편 육사 전체 수석은 청주 중앙여고 박미나(19)양이 차지했다. 여자가 수석을 차지한 것은 여생도 입학이 허용된 1998년 이후 네번째다. 160명을 선발한 해사에서는 울산고 백승재(19)군이, 공사에서는 경남 김해고 최건호(18)군이 전체 수석을 차지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여행·레저 단신]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스키장으로 go! 현대성우리조트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대대적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15억원을 들여 제작한 화려하고 웅장한 공연을 감상하며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정상휴게소 광장에는 24일부터 ‘눈의 여왕’을 테마로 한 눈조각공원이 만들어진다.(033)340-3000.●와우!엔돌핀 크리스마스 서울랜드는 25일까지 꿈과 환상의 겨울축제 ‘엔돌핀 크리스마스’를 진행한다. ‘최고 산타를 찾아라’,‘보물찾기 산타 미션’ 등의 이색행사와 뮤지컬 ‘춤추는 동화’, 직장인 밴드 초청 행사인 ‘너희가 직밴을 알아’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02)509-6000.●63시티‘크리스마스 & 송년 패키지´ 63시티(www.63.co.kr)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해 63빌딩 관람 및 식사, 다양한 연계 서비스를 패키지로 이용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송년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63씨월드와 전망대를 관람하고, 중식당 ‘백리향’ 또는 양식당 워킹 온 더 클라우드에서 코스 요리를 즐긴 다음, 뮤지컬·유람선·호텔 등 다양한 부가 특전을 선택할 수 있다.(02)789-5550.●에버랜드 `크리스마스 해돋이 투어´ 에버랜드가 다채로운 크리스마스와 신년 해맞이 이벤트를 준비했다.23·24일과 30·31일 4일 동안 운영되는 ‘크리스마스 해돋이투어’는 정동진, 낙산, 경포대, 태백산 등을 다녀올 수 있다.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여행자 보험과 왕복 교통편이 포함돼 있으며, 가격은 4만5000원에서 5만5000원까지 다양하다. 예약전화 정동진(02)458-4440, 낙산(02)563-7800, 경포대(02)465-1150, 태백산(02)3141-8500.●롯데월드 `크리스마스 매직파티´ 롯데월드는 크리스마스를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롯데월드 크리스마스 매직파티’를 23일부터 3일 동안 어드벤쳐 전역에서 진행한다.24일 밤에는 매직아일랜드 상공을 2006발의 불꽃으로 화려하게 물들이는 불꽃축제가 펼쳐진다. 또 23·24일에는 200여 가족이 직접 크리스마스 케익을 만드는 가족케익 만들기 이벤트가 펼쳐진다.
  • “中 박물관 벌써 올림픽 대비”

    “中 박물관 벌써 올림픽 대비”

    |베이징 서동철특파원|21세기 경제대국을 꿈꾸는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역점을 두어 정비에 나서고 있는 분야의 하나가 박물관이라는 사실은 조금 뜻밖이었다. 요즘 베이징은 도시 전체가 공사장이라지만, 박물관들은 더욱 경쟁적으로 건물을 새로 짓거나, 개보수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BOCOG)가 박물관에 특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는 명쾌하다.▲중국 고유의 스타일(中國風格)로 ▲문화적 면모(人文風采)를 펼치면서 ▲현대적 감각을 살려(時代風貌)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大衆參與)를 이끌어낸다는 베이징 올림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근접한 분야가 박물관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서울시립박물관에 해당하는 서우두(首都)박물관은 1981년 베이징의 공묘(孔廟)에서 처음 개관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한 불과 다섯달 뒤인 2001년 12월 새로운 박물관 건설 계획을 확정지은 뒤 4년동안의 공사 끝에 지난해 재개관했다. 서우두박물관은 지상 5층, 지하 5층에 길이 152m, 폭 66m, 높이 41m의 초대형이다.5층에는 ‘베이징의 옛 이야기’라는 주제로 일종의 민속박물관을 만들었다. 다른 층은 고고미술사 박물관의 성격으로 불교미술실과 도자실은 중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동편에서 인민대회의당을 마주보고 있는 중국국가박물관은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국가박물관은 2003년 중국 문화부가 주도해 중국역사박물관과 중국혁명박물관을 합친 것이다.2004년 시작된 증축공사는 2007년에 끝날 예정이다. 6만 5000㎡(1만 9697평)인 박물관 면적을 두배가 훨씬 넘는 15만㎡(4만 5455평)로 넓히는 대역사이다. 국가박물관은 증축공사에 맞추어 소장품을 늘리고 전시의 질을 높이는 한편 각종 장비들도 초현대식으로 바꾸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박물관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고궁박물원(古宮博物院)은 회화관과 진보관 등 전시시설을 갖고 있지만, 자금성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자금성은 요즘 공사를 하지 않는 곳이 없다는 불평이 터져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최근 우리 국립민속박물관과 문화교류협정을 맺은 중국농업박물관은 지난 9월부터 아예 문을 닫고 33만㎡(10만평)에 이르는 부지의 전시 시설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또 동악묘(東岳廟)에 있는 베이징민속박물관도 문화혁명 등을 거치며 파괴된 서쪽 터의 3분의1을 올림픽 이전까지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원나라 시대인 1329년 세워진 동악묘는 중국 민간신앙의 보고이다. 리핑(李萍) 베이징민속박물관 서기 겸 상무부관장은 “동악묘에는 조선의 사신들이 들렀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현재는 많은 외국 대사관이 이웃해 있어 한 해 1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찾는다.”면서 “특히 주변에 올림픽 경기장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 중국의 민속을 외국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획전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dcsuh@seoul.co.kr
  • ‘마리화나’ 美 최대 경제작물

    마리화나(대마초)가 옥수수와 밀 등 전통 작물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경제 작물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12개주에서 1위,30개주에서 상위 세번째 작물로 재배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대마초 재배 합법화’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미 ABC방송은 18일(현지시간) 대마초 정책 연구가인 존 게트먼의 보고서를 통해 대마초의 시장 가치가 한해 358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중 캘리포니아에서만 전체 3분의 1인 138억달러 정도가 생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옥수수의 경제적 가치는 233억달러, 밀은 75억달러로 나타났다. 미 연방정부가 지난 30년 동안 대대적으로 대마초 단속을 벌였지만 생산량은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마초는 연방정부에 의해 헤로인, 환각제인 LSD와 함께 ‘1급 마약’으로 지정돼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생산을 통제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롭 캠피아 대마초정책 프로젝트 소장은 “현재의 대마초 법률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면서 “형사 처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술과 담배처럼 합법화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하버드대 제프리 미론 방문교수도 지난해 대마초 합법화를 통해 단속 등으로 인한 법률 비용 77억달러 절감 효과와 62억달러의 징세 효과가 예상된다고 발표했었다. 최근 타계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등 당시 500명 이상의 경제전문가들이 이 방안을 지지했었다. 대통령 직속 마약통제정책실은 이에 대해 “아무리 경제성 있는 작물이라고 해도 대마초는 마약일 뿐”이라면서 “일부 사람들이 장밋빛 미래만 얘기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미국내의 모든 대마초 재배자들이 국제 마약조직과 연계된 범죄자들이라고 덧붙였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마리화나’ 美 최대 경제작물

    미 ABC방송은 18일(현지시간) 대마초 정책 연구가인 존 게트먼의 보고서를 통해 대마초의 시장 가치가 한해 358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중 캘리포니아에서만 전체 3분의 1인 138억달러 정도가 생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옥수수의 경제적 가치는 233억달러, 밀은 75억달러로 나타났다. 미 연방정부가 지난 30년 동안 대대적으로 대마초 단속을 벌였지만 생산량은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마초는 연방정부에 의해 헤로인, 환각제인 LSD와 함께 ‘1급 마약’으로 지정돼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생산을 통제하고 세금을 징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롭 캠피아 대마초정책 프로젝트 소장은 “현재의 대마초 법률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면서 “형사 처벌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술과 담배처럼 합법화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하버드대 제프리 미론 방문교수도 지난해 대마초 합법화를 통해 단속 등으로 인한 법률 비용 77억달러 절감 효과와 62억달러의 징세 효과가 예상된다고 발표했었다. 최근 타계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 등 당시 500명 이상의 경제전문가들이 이 방안을 지지했었다. 대통령 직속 마약통제정책실은 이에 대해 “아무리 경제성 있는 작물이라고 해도 대마초는 마약일 뿐”이라면서 “일부 사람들이 장밋빛 미래만 얘기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미국내의 모든 대마초 재배자들이 국제 마약조직과 연계된 범죄자들이라고 덧붙였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우리구서 여권 발급받으세요”

    “우리구서 여권 발급받으세요”

    신설 자치구 여권과 8곳의 ‘주민 러브콜’이 뜨겁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달초 문을 열었지만 주민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기존 종로, 강남, 서초, 영등포구청 등으로 쏠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이들 자치구는 주민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갖가지 편의 제공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용산구 여권과는 우체국 택배를 통해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여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민원 ‘원스톱’ 서비스 차원에서 여권과 사무실내에 수입인지 판매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5일 여권과를 새롭게 연 강동구는 ‘홍보 대작전’에 들어갔다. 주요 골목에 ‘여권 발급 강동으로 오세요’라는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 30개를 내걸었다. 또 지역 신문과 구청 인터넷 방송, 인터넷 신문 등을 통해 여권과 신설 소식을 알리고 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하루 평균 250∼300명의 주민들이 여권과를 이용해 이용률이 나쁘지 않다.”면서 “오는 26일 구에서 발행하는 소식지가 나가면 이용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여권과를 유치한 중구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일 개소식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린 데 이어 지역 신문 등에 여권과 신설을 알리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기존 여권과의 ‘역공’도 만만치 않다. 송파구는 여권 발급의 A부터 Z까지를 담은 안내책자를 제작했다. 신청서 양식의 작성 요령과 구비서류, 기간 연장 및 재발급 등 여권발급에 관한 기본 내용은 물론 여권 분실 때 유의사항, 안전여행 체크 리스트, 여행 중 유의사항 등을 꼼꼼하게 담았다. 또 민원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발급된 여권을 배달해주는 ‘문앞 배달제’도 실시하고 있다. 착불요금 3000원을 주면 여권을 찾기 위해 다시 구청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게 된다. 친절함과 빠른 일처리가 신규 여권과의 장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로 등 기존 구청의 여권과가 접수에 최소 1시간 정도 줄을 서야 하는 것에 반해 접수 창구를 늘린 신설 여권과는 즉석에서 일처리가 되고 있다. 특히 처리 기간도 여권 접수부터 발급까지 1주일이 채 안 걸린다. 이는 기존 여권과가 2주일 정도 소요되는 것에 견줘 절반 수준이다. 최여경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대선 D-365] 대선후보 부동산·남북·교육정책 비교

    [대선 D-365] 대선후보 부동산·남북·교육정책 비교

    1년 앞으로 다가온 17대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서려는 정치인들의 정책비전은 무엇일까? 당내 경선경쟁이 한창인 한나라당의 ‘빅3’는 한반도 내륙운하(이명박), 열차페리(박근혜)구상 등의 대형 공약으로 이슈 선점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권의 경우, 정계개편 논란에 뚜렷하게 부상하는 후보가 없는 실정이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책 마련에 돌입한 지 오래다. 부동산·조세·남북문제·교육문제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한 대선주자들의 정책 방향이 무엇인지를 짚어 본다. ●부동산 세금 강화 vs 공급 확대 대선주자들은 내년 대선에서 빅 이슈로 떠오를 정책으로 경제문제, 특히 부동산문제를 꼽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부동산 정책 해법으로 이원화된 종합경제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시장경제원리에 따른 주택정책과 복지 측면에서 다뤄야 할 주택정책으로 나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무주택자를 위해서는 분양과 임대를 적절히 조합하는 주택정책을 펴는 동시에 용적률을 높이고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푸는 공급확대정책을 강조한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정부가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를 위한 부분만 정책을 만들어 개입하고, 나머지는 시장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저소득 무주택자에게 전세금 정도의 조성원가 수준으로 아파트를 분양하고 주택공사가 우선 매수권을 갖는 환매조건부 분양제도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가도 찬성한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도 분양원가를 전면 공개해야 하고 환매조건부 분양제도를 추진해야 한다는 고 전 총리와 의견을 같이한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토지임대부 분양정책의 단계적 도입을 주장한다. ●野 反햇볕… 고건 ‘가을햇볕´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정책의 지향점이 엇갈린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햇볕정책 재검토와 대대적 정비를 요구한다. 박 전 대표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핵 불용 원칙과 북핵 레드라인을 설정하는 동시에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손 전 지사는 국제 공조 속에서 한국의 위치를 찾기 위해 6자회담 틀에서 북핵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김 의장은 한반도에 위기가 다가올수록 포용정책을 강화해야 하고, 정 전 의장도 햇볕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한다. 고 전 총리는 안보와 포용의 원칙을 시기에 따라 적절히 배합하는 ‘가을햇볕 전략’을 제안한다. ●학교에 선발권 vs 3不 고수 박 전 대표는 자립형사립고와 특목고 등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해 학생의 선택권을 최대한 도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손 전 지사는 교육의 권한을 국가가 아닌 교육기관이 갖도록 바꾸고 학생들이 자율적인 선택권을 가질 것을 주장한다. 고 전 총리도 대학의 다양한 방식의 학생선발권 보장과 특성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다만 김 의장과 정 전 의장은 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를 허용하지 않는 참여정부의 ‘3불정책’은 유지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이종락 구혜영기자 jrlee@seoul.co.kr
  • [지금 강릉에선] 첨단기업 속속 유치… 과학산업단지 가속

    [지금 강릉에선] 첨단기업 속속 유치… 과학산업단지 가속

    강원도 강릉시가 ‘제일(第一) 강릉’의 명예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과학산업단지에 기업들의 입주가 속속 가시화되고 침체의 길을 걷는 경포대를 살리는 계획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관광휴양 자원과 해양도시의 이점을 십분 살린 첨단 산업단지의 본격 가동이 강릉의 옛 명성을 되찾게 해 줄 핵심 인프라이다. 특히 대전동·사천면 일대 51만 3000여평에 조성중인 과학산업단지에 첨단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활기가 넘친다. 1991년 시작된 후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내년 말까지 부지조성을 모두 끝내고 본격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세라믹 신소재와 해양생물분야 업체 5곳은 이미 입주를 끝냈고 25개 업체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입주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과학산업단지 입주 속속 과학산업단지내 입주 업체는 수도권과의 거리 때문에 물류비용에 구애받지 않는 부가가치가 큰 첨단업종 위주로 정해 놓고 있다. 신소재, 해양생물 외에 약초와 감식초 등을 소재로 한 천연물생산업체와 영상산업을 주축으로 한 정보문화산업 관련 업체가 주요 유치대상이다. 입주업체에 대한 인센티브도 다양하다. 기업이전자금 전액과 컨설팅 비용 지원은 기본이고 이전 기업체 직원들의 자녀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조례가 제정돼 있다. 주택구입 임대비용도 직원 10명에 한 해 50%까지 시예산에서 지원토록 했다. 입주업체 지원을 위해 행정기구도 현재의 기업유치계를 기업육성과로 승격시켜 기업관련 업무를 원스톱 처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관련 조례가 이번 회기 중 시의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해양심층수 활용에 기대 최근에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해양 심층수를 개발하고 관련 연구소도 건립한다는 데 합의했다. 올 연말까지 해양심층수 개발 타당성 조사를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된다. 해양심층수 타당성 조사에서 취수 거리와 해저 지질, 지형, 배후 부지 등을 검토해 경제성이 드러나면 300여억원을 투자해 하루 5000t 규모의 해양심층수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구소도 건립해 심층수를 음료·수산·관광 등 각 분야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한다. 수산분야의 증·양식사업은 물론 음료, 해수탕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심층수는 강릉지역이 휴양·웰빙의 본고장으로 자리잡는 데 한몫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과학산업단지가 들어오면 지역에서만 최소한 5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해마다 줄어드는 인구도 첨단기업유치로 다시 증가세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부활하는 경포대 ‘오고 싶고, 걷고 싶은 경포’를 테마로 낙후됐던 경포지역이 새해부터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새로 단장된다. 도립공원으로 묶여 개발행위가 엄격히 제한됐던 경포대 일대를 문화와 관광이 살아 숨쉬는 명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도립공원 규제완화 움직임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당장 새해부터 해변에 난립한 건물 57개동이 철거돼 해안선이 깔끔하게 정비된다. 예산에 철거비 30억원도 책정해 놓았다. 지저분한 진안·호수·해변 상가의 간판을 정비하고 해변도로는 차 없는 관광도로로 바꾼다. 경포호수∼주문진을 잇는 도로도 국비 등 5억 2000만원을 들여 해안생태 자전거전용 도로로 꾸민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해변에는 아예 차량 접근을 막아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대신 경포호수 주변과 상가 등 외곽지대에 대규모 주차공간을 새로 조성한다. 선교장·해운정·경포대·금란정·호해정·방해정·허균생가 등 경포호수를 둘러싸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누각(樓閣)과 문화재를 연계한 문화재 탐방 순환로도 새로 개설한다. 옛 문인들의 향취가 묻어나는 정자와 누각을 살려 강릉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문화 탐방 순환로 곳곳에는 그늘집과 벤치, 체험공간을 설치하고 문화해설사와 문화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관광객들에게 강릉의 역사를 들려준다. 특히 둘레가 4.3㎞에 이르는 경포호수 주변을 사람 중심의 휴식지로 만든다. 야생화를 심어 야생화공원으로 꾸미고 호수 안에는 부들과 갈대, 연꽃 등을 심어 수생식물 관찰포를 조성할 계획이다. 호수내 홍장암 인근과 자동차극장, 교산교 입구에는 호수 안으로 진입할 수 있는 20∼30m의 철새 탐방대와 망원경 등을 설치하고 2700평 규모의 호수내 습지도 조성해 생태학습장으로 만든다. ●규제와 백사장 유실이 걸림돌 걸림돌도 적지 않다. 도립공원지역에 대한 건축물 규제 완화와 맞물려 대대적인 정비사업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지만 정부에서 경포지역만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 최근 몇 년간 주기적으로 너울성 파도로 해변 백사장이 크게 파여 나가고 있어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강문·안목·남항진·영진 등 횟집들이 몰려 있는 지역마다 백사장이 사라지고 도로가 침하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릉시 김남대 기획계장은 “수도권과의 거리와 각종 규제 등으로 체계적인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강릉이 간직하고 있는 자원을 살려 기업을 유치하고 문화 인프라를 잘 연계해 관광객을 끌어들여 옛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최명희 강릉시장 “첨단·문화가 어우러진 고품격 웰빙도시 건설” “첨단산업과 문화재가 어우러진 품격 높은 휴양·웰빙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최명희(52) 강릉시장은 풍부한 자원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생기를 잃어가던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과학산업단지가 새해에 완공돼 첨단업체들이 가동되기 시작하고 산재해 있는 문화재를 잘 살리면 ‘제일 강릉’의 옛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한발 더 나가 ‘환동해 중심도시’로의 업그레이드도 꿈꾸고 있다. 취임한 지 5개월 남짓됐지만 그동안의 방만하게 운영되던 시행정을 추스르고 일일이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산업단지 입주를 타진 하는 등 하루가 짧다. 특히 과학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업유치와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일자리를 많이 마련하는 것만이 침체된 도시를 살리는 길이라는 소신에서다. 최 시장은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 첨단기업 위주의 기업체를 많이 유치하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기업유치를 위해 전담팀까지 두고 수시로 기업체를 찾아 세일에 나선다. 벌써 30개에 이르는 업체가 유치됐거나 유치를 희망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내년 공단조성이 모두 끝나면 지역경제가 확 달라질 것이라고 자가진단하고 있다. 산업 육성을 위해 인근 강릉대, 관동대 등과 함께 산·학·연·관의 협력체제를 강화해 기술혁신 네트워크 구축도 꾀하고 있다. 최 시장은 “강릉은 우리나라 IT산업의 심장뿐 아니라 환동해 중심도시로 우뚝 설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화재를 이용한 관광객 유치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옛 선비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곳의 문화재를 잘 활용하면 관광상품으로 충분하다는 계산에서다. 보고 스쳐가는 관광이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강릉의 역사와 선비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시내 한복판에 있는 임영관(고려시대 이후 손님을 맞이하던 숙소) 객사문(임영관의 정문) 복원이 마무리됐고 선교장(조선시대 전통가옥)도 옛 모습을 살려 부속건물 증축을 끝냈다. 최근에는 문화재를 배경으로 드라마와 영화 촬영이 활기를 띠면서 간접홍보 효과까지 얻고 있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건교부 사무관과 양구군수, 행정자치부 소방과장, 강릉부시장, 강원도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한 최 시장은 “고향을 위해 머슴을 자처한 만큼 전국제일의 휴양도시와 기업도시를 반드시 일궈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제주 허파 곶자왈 보호하자”

    “제주 허파 곶자왈 보호하자”

    ‘곶자왈 한평씩 사세요’ 제주 생태계의 보고인 곶자왈을 사들여 영구 보존하자는 운동이 펼쳐진다. 제주도는 청정제주의 허파인 곶자왈을 난개발에서 보호하기 위해 제주도민은 물론 내·외국인, 기업체 등과 함께 ‘곶자왈 한평 사기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고 15일 밝혔다. ●2016년까지 사유지 200만평 대상 제주도는 지난 3월 제정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이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어 곶자왈 사유지의 10%인 6.6㎢(200만평)를 오는 2016년까지 10개년 계획으로 매입키로 하고 ‘곶자왈 한평사기 운동’ 추진 모델을 개발했다. 내년 3월 지역의 기관·단체, 기업체, 주민, 학생이 참여하는 민간 주도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제주 내셔널트러스트사업’법인도 조직, 이 운동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평당 3만 5000원 수준 내셔널 트러스트는 시민들이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과 문화자산을 확보해 영구히 보존·관리하는 환경운동.1895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고 19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도 도입돼 광주 무등산공유화 운동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강화 매화마름 군락지, 고고학자 최순우 옛집, 동강 제장마을 등이 이 운동으로 영구보존됐다. 도는 곶자왈 매입 가격을 3.3㎡(1평)당 3만 5000원으로 추정할 경우 10년간 추진할 1단계 운동기간의 매입비가 모두 7000억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유지 곶자왈의 경우 갈수록 개발압력이 거세져 보전을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면서 “매입한 곶자왈에는 생태체험교육센터 건립과 생태관광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등 수익사업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곶자왈에는 보호종인 천금량을 비롯해 개가시나무, 큰톱지네고사리, 큰우단일엽, 쇠고사리, 나도은조롱, 개톱날고사리, 검정비늘고사리, 숫돌담고사리 등 무수한 휘귀식물이 이곳에서 자란다. 해발 200∼600m 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경·안덕곶자왈, 애월곶자왈, 조천·함덕곶자왈, 구좌·성산곶자왈 등이 있다. 곶자왈은 제주도 전체면적(1848.2㎢)의 6%인 110㎢를 차지하고 있고 이 가운데 60%(66㎢)가 사유지여서 용암석 및 희귀수목 채취 등의 불법 훼손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개발 압력도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곶자왈이란 ‘곶자왈’의 ‘곶’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가르키며 ‘자왈’은 크지 않은 돌이나 자갈 따위가 많이 모인곳을 이르는 제주사투리. 곶자왈은 한라산 화산 폭발과 함께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낸 돌무더기 위에 다양한 식물군들이 자라 숲을 이루고 나무나 돌에 붙어사는 착생식물들이 군락을 이룬 제주 자연생태계의 보고.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비결은 이미지 트레이닝”

    육군이 14일 올해의 최우수 공격헬기 조종사(탑 헬리건:Top Helligun)로 선정한 항공작전사령부 105항공대대 전수홍(40·3사 26기) 소령의 1등 비결은 단점 보완과 복습,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전 소령은 지난 10월 2주간 비승사격장에서 열린 ‘2006년 육군 항공사격대회’에서 최고점수인 240점(250점 만점)을 얻어 탑 헬리건의 영예와 함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코브라 헬기(AH-1S)를 ‘애마’(愛馬)로 삼고 있는 전 소령은 “그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를 기초로 나한테 부족한 야간사격 훈련과 이미지 트레이닝에 집중했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섬에서 맛본 피자와 햄버거

    섬에서 맛본 피자와 햄버거

    이종욱_ 육군 병장, 인천 옹진군 백령면 아마 상병 때일 것이다. 나는 대대 정문 위병소에서 근무 중이었다. 서서히 다가오는 차를 검문하려고 세웠다. 앗! 대대장님 차였다. “차렷, 경례, 필승! 근무 중 이상 무!”를 외치고 나서 검문을 하였다. 차 안에는 대대장님 가족이 함께 타고 있었다. 후에 대대장님은 사모님이 마련해주신 햄버거와 피자를 쉬는 시간에 먹으라며 부대원들에게 건네셨다. 인천에서 뱃길로 네다섯 시간이나 걸리는 이곳 백령도에는 햄버거와 피자가 아주 귀하다. 입대 후 처음 먹어보는 햄버거는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꿀맛이었다. 대대장님 사모님은 이처럼 언제나 잊지 않고 간식거리를 보내주셨다. 그 덕분에 고향 경주와 한참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도 나는 어머니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약간은 수줍은 듯이 따뜻하게 웃으시며 간식을 준비해 오시던 대대장 사모님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우셨다. 나는 얼마나 감동을 받았던지, 사모님 같은 분과 결혼하겠다는 다짐을 할 정도였다. 대대장님 또한 아버지처럼 자상하신 분이다. 사모님 못지않게 먹을 것을 챙겨주시는 것은 물론, 4백여 명이나 되는 대대원의 이름을 모두 외우시고 사소한 일까지도 기억하시는 분이다. 한번은 양면 괘지에 편지를 쓰고 있는 나를 보시고는 며칠 후 예쁜 편지지를 사다주셨을 정도로 자상한 분이시다. 그랬던 두 분이 이제 대대를 떠나셨다. 이임식 때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오신 사모님을 보자 나는 무척이나 서운했다. 언제나 부모님을 떠올리게 해주셨던 두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대대장님, 사모님!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부시맨’ 고향 되찾다

    ‘부시맨’ 고향 되찾다

    영화 ‘부시맨’으로 널리 알려진 남부 아프리카의 산(San)부족이 보츠와나 정부에 의해 강제 이주당한 지 4년 만에 고향 칼라하리 사막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보츠와나 로체베 고등법원은 13일(현지시간) 산족이 정부를 상대로 2002년 제기한 소송에 대해 원고가 조상 대대로 살던 곳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2만년 전부터 칼라하리 사막에 정착해온 산족은 최근까지도 수렵과 채집 등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전통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보츠와나 정부는 칼라하리 자연보호구역내 동물보호를 이유로 1997년부터 산족을 이주시키는 정책을 펼쳤다. 사막 외곽에 학교와 병원시설 등을 갖춘 정착촌을 만들어 산족을 회유하는 한편 사막에 식수 제공을 끊고, 사냥 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이주를 강요했다. 정부의 이주 정책에 떠밀려 새 정착촌으로 옮긴 산족은 1000여명. 벨기에 면적에 해당하는 드넓은 사막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던 이들은 현대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대신 지독한 향수병에 시달려야 했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알코올 중독과 에이즈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심각했다. 견디다 못한 산족은 결국 소송을 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칼라하리 사막에 매장된 다이아몬드 때문에 산족을 강제 이주시켰다는 주장이 영국의 소수부족 보호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산족은 최근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전쟁을 다룬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주연배우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에게 지원을 요청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날 판결에서 정부와 다이아몬드 업체 드비어스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어떤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구 행동주의자들이 오래전에 사라진 부시맨의 생활양식을 낭만적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난해온 정부는 항소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임통감… 3개월 급여 국고반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고이즈미 전 정권이 ‘국민과의 대화’(타운미팅)에 아르바이트 질문자를 동원, 대대적인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일본 정부가 13일 공식 확인하면서 당시 관방장관이던 아베 신조 총리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이에 여론조작이 이뤄질 당시 관방장관으로서 국민과의 대화를 주관했던 아베 총리가 이날 스스로 정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3개월분 급여를 국고에 반납하기로 했다. 일본 언론들도 아베 총리가 자신도 책임이 있는 여론 조작 사태로 인해 정권의 도덕성이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을 조기에 차단키 위해 서둘러 불끄기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했다. 일본 내각부는 실태조사 결과 고이즈미 정권시절 교육·사법제도, 규제 개혁과 해양국가 등을 주제로 열린 ‘타운미팅’ 174차례 가운데 모두 15차례(발언 115차례)나 정부측이 질문자에게 유리한 질문을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이날 발표했다.●정부, 아르바이트 질문자 고용 또 정부측이 아르바이트 질문자를 동원하거나 의뢰한 경우가 71차례로 전체 타운미팅의 40%에 달했다. 사례비(1인당 5000엔·약 4만원)가 지불된 사례도 25차례(65명)였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게도 정치적 책임이 있었다.”고 밝힌 뒤 오후에 기자들과 만나 “당시 관방장관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총리로서의 급여 3개월 분을 국고에 반납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아울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관계자들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한 뒤 처분해야 한다.”고 말해 여론조작 등에 관계된 관계자를 엄중 처벌할 방침을 비쳤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 이부키 분메이 문부과학상, 후유시바 데쓰조 국토교통상 등 관계 각료들도 14일 3개월치 급여를 반납할 방침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정부대변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 크게 반성한다.”면서 공식 사죄했다.●공산당, 폭로로 쟁점화 타운미팅은 고이즈미 전 총리가 2001년 취임시 개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여론을 수렴한 이 자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 재임시 총 174차례 열렸고, 이른바 고이즈미 개혁 추진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이번 정부 발표로 실은 여론 조작의 무대로 활용됐음이 드러났다. 아베 총리는 향후 타운미팅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 낭비가 없도록 철저하게 강구해 국민과의 쌍방향 대화의 장소로 활용하고 싶다.”면서 “내가 총리로 재직하는 동안 이런 문제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여론조작 파문은 지난 11월 중순 중의원 교육기본법 특별위원회에서 공산당측이 “타운미팅 가운데 8차례가 교육개혁을 주제로 열렸는데 5차례의 경우 문부과학성이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에 유리한 질문을 던지게 했다.”고 폭로하며 꼬리를 물고 파문이 커졌다. 당시 문부과학성은 아르바이터에게 교육기본법 개정과 의무교육비 국고부담, 국립대학 법인화 등 고이즈미 정권이 추진했던 교육개혁에 유리한 질문을 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부성이 작성한 질문안에는 “의뢰받았다는 말은 하지 말라.” “가급적 자신의 언어로 질문하라.”는 등 주의사항까지 있었다.taein@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50) 철학이란 무엇인가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50) 철학이란 무엇인가

    나는 고교생 시절에 읽은 대학의 은사 열암 박종홍(洌巖 朴鍾鴻) 선생님의 글을 지금 떠올린다. 그 분이 철학을 공부하고픈 학도들에게 보내는 글이라고 기억한다. 다른 모든 학문들(경제학/정치학/생물학/수학 등)은 학문의 대상이 각 학문의 이름에 새겨져 있는데, 철학은 학문의 대상이 명기되지 않은 유일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철학의 본질을 아주 적확하게 지적한 것이라 생각된다. 철학은 어떤 특정한 연구대상이 없다. 그것은 모든 것이 곧 철학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렇지만 철학은 여타의 학문처럼 대상학일 수 없다. 철학은 대상학이 아니고, 사유학이다. 그러면 철학은 논리학과 같은 것인가? 아니다. 논리학이 사유의 학문처럼 보이지만, 논리학은 논리라는 대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므로 논리학도 역시 하나의 대상학이다. 더구나 논리학은 비논리적인 것을 배척하지만, 철학은 비논리도 배척하지 않는다. 단적으로 철학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보고 생각하는 방법과 사유하는 길을 탐구한다. 그래서 보는 방법과 사유하는 길이 다르면, 결국 철학이 달라진다. 이 세상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사람들만큼 다양한 철학이 존재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사실상 대학에 들어가서 철학 공부를 하면서 느낀 첫 의문은 ‘과연 철학적으로 진리가 가능한가’ 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철학사에 등장하는 각종의 철학들은 천차만별이어서 철학사가 무수히 죽은 철학자들의 묘지명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회의 속에서도 나는 다른 학문보다 철학이 더 재미있었으므로 철학공부를 떠나지 못했다. 늦게서야 나는 세상의 철학이 그렇게 복잡다단하지 않고, 대체로 두 가지의 사유방식이 동서고금의 철학사를 관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구성적 사유와 해체적 사유 그 두 가지 사유방식은 구성적(constructive) 사유와 해체적(deconstructive) 사유를 말한다. 전자는 세상의 진리를 인간이 구성한다고 여기는 철학을 말하고, 후자는 인간이 세상의 진리를 구성한다는 생각을 해체시킴과 함께 이미 자연 그대로 놓여 있는 진리와 한몸이 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말한다. 구성적 진리를 흔히 인간주의라 부르고, 해체적 진리를 흔히 자연주의라 명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인간주의는 인간중심주의라는 말로 번안되지만, 자연주의는 자연중심주의라는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다. 자연의 세계에서 중심이란 존재하지도 않고, 자연은 인간처럼 제왕의 입장에서 군림하기를 욕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각 구성주의와 해체주의라고 요약해서 말하기도 한다. 구성주의가 인간중심주의이고, 해체주의가 자연주의라면, 신중심주의는 어디에 귀속할까? 신중심주의는 인간중심주의와 같은 계열에 속한다. 신중심이나 인간중심이나 다 중심주의 사상이고, 다만 중심의 주체가 신이냐 인간이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구성주의는 신이나 인간이 세상의 진리를 창조하거나 제조한다는 사상을 담고 있고, 신과 인간이 진리를 가능케 하는 원인이고 결과로서의 자연과 역사는 언제나 신과 인간에게 종속된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신과 인간의 원인행위는 언제나 타동사적이고 비가역적(irreversible) 인과율의 의미를 지닌다. 신과 인간이 세상에 진선미를 던진다. 자연과 역사는 이 진선미의 적용대상이고, 신과 인간은 진선미의 주체가 된다. 주체는 주인이고 객체는 종이다. 타동사적이고 비가역적 인과율은 주종(主從) 관계를 지우지 못한다. 신이 주인이면 인간과 자연과 역사는 신의 종과 부가물이고, 인간이 주인이면 자연과 역사는 인간에게 종속된다. 해체적인 사유에서 그런 주인과 종의 이분법은 성립하지 않는다. 자연으로 인간을 해체시켰으니, 누가 자연의 주인과 종이겠는가? 일체자연의 세계에서 원인과 결과가 위계질서로 구별되지 않고, 자연의 자기 원인은 본체가 되고, 그 결과는 원인의 현상에 해당한다. 그리고 원인의 본체와 결과의 현상은 서로 돌고 돌기 때문에, 그런 인과율을 가역적(reversible)이라고 말한다. 바닷물과 하늘의 구름은 원인과 결과의 상관성을 지니지만, 원인의 바다가 결과의 구름이 되고, 또 결과의 구름이 원인의 바다로 변하기도 하므로 거기에 일체가 돌고 도는 가역성이 자동사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구성주의와 해체주의는 각각 타동사와 자동사(또는 재귀동사)의 세계관을 필연적으로 안고 있다. 구성주의는 신과 인간이 스스로 설계한 세계를 장악하는 것을 진리라 여기므로 이런 진리를 철학적으로 소유론적 진리라 부를 수 있고, 해체주의는 자연이 자동사적(재귀동사적)으로 나타내는 일체존재의 진면목을 인식하려고 하므로 존재론적 진리라고 불려진다. 소유론적 진리에는 지성(이성)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진리창조의 근간이 되고, 존재론적 진리에는 자연과 함께 살게끔 되어 있는 자연성(본성/불성)이 곧 진리의 본질로 등장한다. 구성철학은 세상을 새롭게 만들려는 행동이 가장 중요한 진리의 척도일 때에 환영받지만, 해체철학은 행동으로 세상을 만든다는 생각이 헛된 망상이고, 인간이 세상을 관조하는 것이 더 세상의 복이 된다고 여기는 시절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배를 타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던 시절에, 말을 타고 서부를 개척하기 위하여 치달릴 때에, 해체적 관조의 철학이 요구될 리 없다. 거기에는 오직 신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면서, 행동하는 의지와 지성(이성)의 판단이 살 길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거칠기도 한 행동의 시대가 가고, 고요히 사색하고 관조하면서 마음을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지금과 같은 21세기 시대에 해체적 사색의 요구가 더 절실히 와닿는다. 구성적 진리에는 철학적으로 그동안 서양의 전통적 주류철학과 신학, 그리고 동양의 정주자학적 도덕주의가 다 귀속한다. 해체적 진리에는 동양의 불교사상과 노장사상, 그리고 유가의 육왕학적 자연주의와, 서양철학에서 그동안 비주류로 푸대접을 받아오던 해체주의가 같은 그룹의 계열을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서고금의 철학이 결국 구성주의와 해체주의라는 두 가지의 사고방식으로 대별된다고 하겠다. ●무수한 묘지명과 같은 다양한 철학사 이렇게 보면 철학사를 통하여 우리가 접하던 그 무수한 묘지명과 같은 학설들도 다 세상을 구성적 또는 해체적으로 읽었다는 세상보기의 이중성과 다름이 없겠다. 이 이중성은 세상을 무위적(無爲的)으로 놓아 두느냐, 또는 능위적(能爲的)으로 간섭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와 결부된다. 철학적 진리의 이중성은 세상의 이중성과 상관적이겠다. 언어학에서도 음운론이 이중적인 구조로 설명된다. 언어학자 야콥슨의 생각에 따르면, 지구상의 모든 언어의 음운은 반드시 두개의 대립된 구조를 한쌍으로 해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즉 ‘무거운/예리한’ ‘유성(有聲)의/무성(無聲)의’ ‘비음(鼻音)의/비비음(非鼻音)의’ 등등을 말한다. 이것은 수사학의 법칙이 ‘공시적이고 계열체적 은유법(synchronic paradigmatic metaphor)/통시적이고 결합체적 환유법(diachronic syntagmatic metonymy’으로 이중적 대대법의 구조를 띠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늘 철학사적으로 이상주의(맹자)는 현실주의(순자)와 대대적 구조를 띠고서 나타나고, 수학적 관념성의 진리(플라톤)는 경험적 즉물성의 진리(아리스토텔레스)와 대칭성을 띠면서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쾌락학파(Epicureanism)는 금욕학파(Stoicism)를 반드시 낳는다. 같은 유학 안에서도 엄숙주의적 정주학(程朱學)은 자연주의적 육왕학(陸王學)의 반작용을 초래하고, 같은 서양 중세기의 이성철학에서도 지성주의적 토미즘(Thomism)은 욕구주의적 스코티즘(Scotism)을 역설적으로 탄생시킨다. 더구나 상호 횡적 연결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자학과 토미즘이 아주 유사한 것은 양명학과 스코티즘이 서로 닮은 것과 함께 철학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특기할 만하다. 즉 동서고금의 철학이 그렇게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주 기본이 되는 몇 개의 철학소들(philosphemes)로 유형화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언어가 아무리 많아도 결국 유한한 몇개의 음소들(phonemes)로 제한되어 있듯이, 그리고 무한한 물질도 결국 유한한 원소들의 유사한 집합으로 계열화되어 있듯이, 다양한 철학들도 유한한 몇개의 철학소들의 집합으로 짜여져 있다는 것이다. ●몇개의 철학소로 이루어진 사유 동서고금의 철학들이 서로 상호 회통했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유사한 사유의 구조적 틀들을 함축하여 유형화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철학적 사유가 몇개의 유한한 철학소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겠다. 그러면서 서로 대대법적인 대칭으로 철학사가 나누어진다. 이 점은 불교철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종이 선종과 대대법적으로 얽혀 있고, 교종 가운데서 성기설(性起說=우주현상은 다 至善인 법성의 표현)을 주장하는 화엄종과 성구설(性具說=불성에도 선악의 종자가 깃들어 있음)을 말하는 천태종이 쌍벽을 이루고 있고, 선종에서도 화두선과 묵조선이 대대법적인 상관성을 띠고 분류된다. 이 모든 것은 마치 컴퓨터의 언어가 ‘0/1’로 나눠지는 양가성과 상통한 것 같다. 이런 사실을 프랑스의 베르그송은 그의 저서 ‘도덕과 종교의 두가지 원천’에서 이중성의 법칙(the law of dichotomy)이라고 명명했다. 그것은 인간의 사유는 시계의 추처럼 양극단 사이에서 왕복한다는 사실을 철학사적으로 진단한 것이다. 동서고금의 철학사를 가장 압축적인 철학소로서 요약하자면, 아마도 그것은 ‘구성/해체’의 이중성이겠다. 근대사 400여년(17~20세기)은 행동과 소유가 지배적인 구성주의 시대였다. 지리상의 대발견과 과학기술문명과 서양종교의 세계지배, 땅과 바다를 넓히기 위한 팽창적 정력 등이 그간의 역사였다. 하이데거는 그의 저서 ‘무엇이 사유라 불리어지는가?’에서 말했다.“지금까지의 인간은 몇 세기 동안 이미 너무 많이 행동했고, 너무 적게 사유했다.” 나는 인간이 이제 물질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자기 것을 바깥으로 확장시키는 절대주의의 열광적 심취보다, 깊이 사유하고 고요히 숙고하면서 마음의 평정을 터득하기를 배워야 할 때라고 본다. 인간은 이제 지난 시대와 같은 절대진리의 설교보다 고요히 본성에로 귀향하는 사유를 익혀야 할 때이리라. 지금은 철학적으로 절대진리를 해체시키는 시절에 이르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GT·DY 지지율띄우기 승부수?

    GT·DY 지지율띄우기 승부수?

    열린우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이 열악한 정치적 입지를 벗어나기 위한 회심의 일격을 준비중이다. 김 의장측은 ‘개헌’ 카드를 뽑아들었고, 정 전 의장은 당내 지지세력의 결집을 추진중이다. 두 사람 모두 각종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바닥세인 상황에서 대선주자로서 보폭 넓히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GT,‘개헌’을 두드리다 김 의장측은 최근 정치컨설턴트 회사에 개헌 관련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집권여당 의장이라는 한계 때문에 개인적 대권행보를 극도로 자제해온 점을 감안하면 ‘개헌 카드’에 승부수를 던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핵심 관계자는 12일 “4년중임제와 정·부통령제 개헌의 실효성과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필요하다면 공론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김 의장의 개헌론 점화는 최근 여권 일각의 원 포인트 개헌론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원 서신’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원포인트 개헌론을 시사한 것과도 절충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여권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는 김 의장으로서는 현실적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부통령제까지 건드릴 정도의 개헌이 공론화되면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의장측은 그동안 “대통령 단임제는 헌법적 결함이고,‘87년 체제’의 한계”라고 주장해 왔다. 김 의장측은 최소한 이번주 당내 ‘정계개편 설문조사’가 마무리되고 의원총회에서 당 진로의 가닥이 잡히면 개헌 논의에 탄력을 붙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DY, 지지의원 대규모 모임 구상…전격 취소 정 전 의장은 당초 소속 의원 60여명과 대대적인 송년모임을 갖기로 했으나, 현재의 당내 상황을 감안해 전격 취소했다. 지난 10월초 독일에서 귀국한 뒤 정중동 행보를 보여온 정 전 의장이 계파 의원들의 다잡기를 통해 본격적 대선 행보에 나서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심관계자는 “60여명의 의원이 초청에 응했다.”면서 “하지만 측근 회의를 통해 현 상황에서 대규모 모임이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이번 모임에서 ‘정동영계’의 세를 재확인하고 당 진로와 정계개편 등에 대한 의견과 향후 계획을 피력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정 전 의장은 김 의장과는 달리 절대 노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 지지자들도 안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계파 행보’라는 외부의 시선을 감안해 대규모 송년 모임을 취소하긴 했으나, 정 전 의장은 연말 연초를 전후해 의원들과의 접촉을 서서히 넓혀 나갈 예정이다. 그는 여당의 위기와 관련,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대로 무너질 순 없다는 생각으로 당 의원들도 만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경향신문-청와대 ‘날세운 싸움’ 왜?

    “어, 청와대와 경향신문이 왜 한판 붙은 거야?” 최근의 언론계 최대 화제는 단연 경향신문과 청와대의 갈등이다. 경향신문은 지난 7일자 5면에서 ‘청와대는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나.’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와대의 공개질문에 대한 입장을 대대적으로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경향신문이 6일자 1면에 ‘도탄에 빠진 민생’ ‘승부에 빠진 노심(盧心)’이라는 제목으로 “민생은 도탄에 빠졌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밤마다 정치에만 ‘올인’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자 강력 반발했다. 청와대는 브리핑을 통해 ‘하이에나 행태로는 정론지 못된다.’고 강력 비판하면서 “한나라당 대변인 수준의 정치평론을 기사화한 배경이 뭐냐.”는 등의 5개항을 공개질의했다. 경향신문의 노 대통령 비판기사와 청와대의 날선 반박은 양측의 갈등이 간단치 않다는 점을 짐작케 한다. 지금까지 경향신문은 이른바 보수언론인 ‘조·중·동’에 대비되는 진보성향의 언론사 가운데 한 곳으로 인식돼 왔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보수언론들은 그런 경향신문에 대해 한겨레 등과 함께 ‘친여매체’라는 딱지를 붙였다. 그럼에도 경향신문과 청와대는 왜 서슬퍼런 비판과 반박을 주고받았을까. 언론계 사정에 밝은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의 대응에 대해 “청와대가 ‘선물’을 준 언론사가 몇군데 되지 않지만 경향신문이 그중 하나”라면서 “이 부분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청와대로서는 당연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실제 청와대는 최근의 잇단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 노심초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정부가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는 한·미FTA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대책 등 서민관련 정책 실패도 가차없이 비판한다. 창간60주년 기념으로 노 대통령은 경향신문에 기고까지 했다. 그런 청와대의 입장에서 볼 때 “국민의 의사에 순응하지 않으면 노 대통령은 독재자가 될 것”이라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인터뷰 기사(9월28일자)가 양측 갈등의 기폭제가 됐다는 전언이다. 진보 성향의 경향신문이 한·미FTA 등에 반대하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언론계 일각에서는 경향신문의 의도된 ‘도발’로 풀이한다. 최근 열독률 상승에 따라 ‘합리적 진보’보다는 ‘읽히는 신문’ 만들기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것이다. 또한 내부에 친 민노당적인 목소리가 커진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있다. 어쨌든 경향신문이 청와대와의 ‘선긋기’를 통해 ‘친여매체’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증폭되는 AI 미스터리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북 익산에서 발병한 지 보름여만에 김제에서 추가 발생하면서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아직까지 바이러스의 유입 및 확산 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2차 전염인지 별개 감염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추가 발생 규모 예측과 방역망 구축 계획 수립에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23번 국도 타고 전염? 이번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메추리 사육농장은 지난달 19일 익산 소재 첫 발생 농장과 마찬가지로 23번 국도로 연결돼 있다.AI 바이러스가 차량이나 방역 인력에 묻어 번져나갔을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경우 그동안 실시된 대대적인 이동통제와 살처분 등 방역체계에 허점이 노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메추리의 잠복기가 닭보다 훨씬 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익산지역 발생 당시 전염된 뒤 이제서야 발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별도 발병으로 전국 확산? 이번 AI 발생이 2차 전염이 아닌 추가 발병이라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전국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익산 발생 농가 주변 10㎞까지를 ‘경계지역’으로 설정, 가금류의 반출입 제한 등 방역작업을 벌여왔다.그러나 세번째 발생 농가는 익산 첫 발생 농가 남쪽으로 18㎞나 떨어져 있어 방역망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게다가 이번에 발생한 AI 감염체는 닭이 아닌 메추리다. 익산 농장 감염체였던 닭에 이어 전체 가금류로 번지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AI 추가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철새가 주범? 방역당국은 이번 AI 발생사태의 원인을 아직 찾지 못했다. 다만 철새의 배설물 등이 첫 감염을 유발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환경전문가들은 “야생 조류는 고병원성 AI를 옮기지 않을 뿐더러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가금류도 자연상황에서는 저병원성으로 약화된다.”고 반박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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