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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후보검증 ‘大戰’ 번지나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후보검증’ 공방이 점입가경이다.두 사람 가운데 한사람은 망가질 수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이 13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번 ‘후보검증’ 파문의 주역인 정인봉 변호사를 윤리위에 제소, 징계키로 하는 한편 정 변호사가 확보한 자료를 당 경선준비위인 ‘국민승리위원회’에 제출토록 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은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정인봉-이명박측 격한 설전 박 전 대표의 법률특보인 정인봉 변호사는 “이 전 시장의 도덕적 흠결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며 연일 ‘이명박 X-파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박근혜 배후설’을 제기하며 정 변호사에 대한 ‘캠프 배제’ 조치와 함께 당 윤리위 제소를 요구하는 등 대대적 역공에 나섰다. 양측의 공방 결과에 따라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 변호사가 이 전 시장의 도덕적 흠결을 뒷바침할 결정적 증거를 내놓는다면 이 전 시장이, 그렇지 않다면 박 전 대표가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X-파일’ 실체 공방 그렇다면 과연 정 변호사가 확보했다는 ‘X-파일’은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의 최근 발언으로 미뤄 이 전 시장의 부동산투기 의혹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변호사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자료는 스스로 수집했고, 등기부등본부터 검토를 하고 하나하나 기초자료부터 차근차근 접근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바침한다. 정 변호사가 “공인으로서 도덕성 문제에 접근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이 전 시장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각종 의혹이 담겨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이밖에 지난 15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판결과 관련한 재판기록, 과거 이 전 시장이 설립했던 인터넷사업 관련 의혹, 현대그룹 경영자 시절의 비리와 관련된 자료 등이 거론된다. 그동안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해온 이 전 시장측은 대대적인 대응에 나섰다.이 전 시장의 비서실장격인 주호영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정 변호사의 돌출행동을 박 전 대표가 말렸다고 하는 것은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박근혜 배후설’을 제기한 뒤 “정 변호사를 ‘캠프’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윤리위에 제소된 정 변호사는 “윤리위에서 해명하고 결과가 나오는대로 모든 것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윤리위가 제출자료를 공개적으로 조사해 주기를 바란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따라서 소명과정에서 정 변호사가 확보했다는 자료가 공개될 가능성이 커 지도부로서도 고민이라는 관측이다.전광삼 김지훈기자 hisam@seoul.co.kr
  • [현장 행정] 도봉구 스쿨존 정비

    [현장 행정] 도봉구 스쿨존 정비

    도봉구가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학교 주변에 방치된 적치물을 대대적으로 치우고 있다. 등·하교 길에 함부로 버려진 건축폐자재 등이 때론 어린 학생들을 다치게 할 수 있고 정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자가 도봉구 가로정비팀과 동행취재한 정비구간에는 망가진 의류수거함, 노점으로 쓰인 폐자동차, 끝이 뾰족한 파라솔 등 별의별 물건이 거리에 버려져 있었다. ●쇠꼬챙이 등 함부로 버려져 1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창2동 창림초등학교 앞 도로.‘포장마차’로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손수레가 길 한쪽에 버려져 있다. 손수레에는 높이 2m쯤 되는 각종 짐이 실려 있고, 밧줄로 감겨 있다. 사용한 지 꽤 오래된 듯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다. 도봉구 가로정비팀 직원들이 밧줄을 조금 풀자 나무의자, 쇠파이프 등이 와르르 쏟아졌다. 직원들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직원들도 날카로운 쇠파이프에 다칠 뻔했다. 한 직원은 “짐을 아이들이 건드렸으면 큰 일이 날 뻔했다.”면서 혀를 찼다. 직원들은 짐을 풀어서 2.5t 화물차에 하나씩 실었다. 짐은 도봉동에 있는 불법적치물 수거장으로 옮겨졌다. 구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5일 안에 짐을 찾아가지 않으면 임의로 처분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낼 예정이다. 그때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구가 비용을 물고 쓰레기로 처리한다. 도봉구는 적치물 정비작업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오봉·창일·창림·신화·월천 등 5개 초등학교 주변의 8곳에서 2t가량의 쓰레기를 치웠다. 함부로 버려진 물건 중에는 건축폐자재, 손수레, 생활정보지 가판대, 과일좌판, 노점 차량, 쇠꼬챙이 등이 난무했다. ●어른의 무심함을 깨닫는 계기 도봉구는 ‘어린 학생에게 보행권을 되찾아 주자.’는 취지에서 지난 1일부터 불법적치물 정비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초등학교 24곳과 유치원 8곳, 어린이집 10곳 등 44곳의 반경 500m를 ‘스쿨존’으로 지정했다. 앞으로 스쿨존에서는 직원들이 수시로 순찰을 돌면서 위험요소를 없애기로 했다.15개 동사무소가 스쿨존 실태 조사를 통해 불법적치물을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구청 가로정비팀 4명은 자진 철거 또는 이동을 요구하는 안내문을 적치물에 붙였다.10일 동안 반응이 없으면 불법폐기물로 간주한다.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는 공고문을 붙이고 5일 동안 이의신청을 받는다. 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적치물을 수거장으로 옮겨둔다. 학교 앞에서 교통봉사를 하는 어머니회의 도움을 받았다. 어머니들에게 ‘구청이 불법적치물 정비를 위해 노력을 합니까.’‘어린이들이 불편을 겪는 적치물이 있습니까.’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어머니들의 반응이 좋아 단기간에 큰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이에 따라 1년에 두 차례씩 새 학기를 앞두고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이 매일 지나는 도로에 어른들이 그렇게 위험한 물건을 함부로 버린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조금 놀랐다.”면서 “정비작업을 보고 어른들이 자신의 무심한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日언론 6자회담 단독보도 왜 많나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신문이나 방송들은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크고 작은 단독 보도를 많이 했다. 이전에도 6자회담 등 북한 관련 다자회담이 열릴 즈음 회담의 전체 흐름에 영향을 주는 단독보도가 많았다. 예를 들면 아사히신문은 지난 12일 ‘미국, 북한 동결계좌 1100만달러 해제 한·일에 전달’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 등도 ‘북한이 초기이행 조치의 반대 급부로 전력 200만㎾ 상당의 중유 200만t 요구’를 전했다. 일본 언론들이 6자 회담 관련 뉴스를 신속하게 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 독자·시청자들은 북한 관련 뉴스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도쿄 외교소식통의 분석이다. 일본 국내에서는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를 인정한 뒤에 북한 때리기가 과열되면서 북한에 대한 뉴스나 특집은 최고로 인기있는 주제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일본 언론은 북한 취재에는 대대적인 인해전술을 전개한다. 일본의 유력 일간지인 요미우리·아시히신문은 기자 인력만 3000여명으로 우리나라의 비교적 큰 신문보다 10배 정도나 많다. 반박의 소지는 있지만 일본 정부의 교묘한 ‘언론 플레이’도 일본 언론의 빠른 보도에 일조하고 있다고 도쿄의 다른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미국 등을 통해 확보한 북한의 요구사항 등의 정보를 언론에 흘려 북한의 의도에 ‘물타기’를 시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6자 회담 때도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단독회담 때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계좌 일부 해제 방침에 대해 합의했고,6자회담에서 요구했던 것 등 북한 요구사항들을 일본 언론이 앞서 보도했다. 이런 일본 언론 보도는 북한의 요구 수준을 낮추게 하는 역할을 했고, 일본이 자국민 납치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더 끌게 하는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평이다. 일본 정부는 주한미군 재편 등 국익에 관련된 사안은 언론보도를 이용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이나 한국 등 관계국 등도 스스로 발설하기 어려운 내용을 일본 정부나 언론에 흘려 일본 언론의 단독보도가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등은 핵동결 대신 취해질 에너지 지원 등에서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과점적인 언론시장 환경도 주목된다. 일본은 중앙지가 요미우리·아사히·니혼게이자이·마이니치·산케이 등 불과 5개지에 불과하다. 기자클럽 운영이 폐쇄적이란 지적도 받는다. 특히 요미우리·아사히·니혼게이자이 등 3대 신문의 우월적 지위는 다른 신문들이 “용인한다.”는 것이 일본 중견 언론인의 증언이다. 따라서 정부가 주요 3대 신문을 이용한 언론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taein@seoul.co.kr
  • “백제·고대日 교류 증거가 전방후원분”

    2005년 10월말 국내 한 방송사가 “서울 강동구 일대에서 초대형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이 발견됐다.이로써 한성백제가 중국 요서와 일본 열도로 진출한 강력한 국력을 가진 고대왕국이었음이 입증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보다 10여년 전인 1990년대 들어 전남·전북 해안과 영산강 유역에서 ‘전방후원분’이 잇따라 발견됐다. 앞부분에 제사를 지낼 수 있는 4각형 공간이 있고 뒷부분에 무덤 시설이 있는 둥그런 형태의 전방후원분은 일본 고분시대의 대표적 무덤양식이다. 일본에서 3세기에 출현,7세기 전반에 소멸했다. 일본 전역에서 7000기 이상 발견되고 있다. 고대 일본의 고유 무덤양식인 전방후원분이 한반도에서 잇따라 발견되자 일본 언론과 학계는 “일본 문화가 한반도에 유입됐다.”고 흥분했다. 우리로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던 중에 일본 전방후원분 조성시기보다 앞선 한성백제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초대형 전방후원분이 발견됐으니 야단법석은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공조형물 흔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오보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그러면 우리 고대역사의 일부는 결국 일본의 ‘임나일본부’와 맥을 같이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 동국대 역사교육과 윤선태 교수는 “한반도에서의 전방후원분 논쟁은 ‘변경론’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동국대 건학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12일 열린 ‘21세기 동아시아 역사분쟁과 지역공존 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일그러진 고대의 변경’이라는 주제 발표문에서 윤 교수는 영산강 유역에 산재하는 10여기의 전방후원분의 ‘주인’과 관련해 ▲왜인설 ▲왜계 백제관료설 ▲해당지역 수장설 등을 제기하면서 특히 마지막 가설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倭)와 빈번하게 왕래한 이 지역 수장층이 한성백제 몰락 후 이 지역에 대한 백제의 영역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왜와 자신들이 통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왜의 묘제를 축조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백제도, 일본열도의 세력도, 해당지역 수장도 모두 공유할 수 있었던 공간이 분명 한반도에 있었다.”면서 “이 공간은 일종의 ‘변경’으로서 다양하고 이질적인 문화가 만나는 교류의 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한·일 양국은 아직도 분쟁의 소지가 될 고통의 역사관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고대의 ‘변경’에 대한 탐구가 동아시아 갈등 해소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100조원대 땅 우리가 맡겠다”

    “100조원의 땅을 우리가 맡겠다.” 장기간 방치되는 국유지에 대한 관리를 둘러싸고 정부 각 부처 및 기관간에 경쟁 전선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서울 남대문 세무서 부지 개발처럼 임대료 등 일정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데다 관리조직 확보 등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지난 2005년 놀고 있는 국유지를 적극 개발·활용하도록 국유지 총괄관리부서인 재경부에 권고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기 시작했다. 유휴 국유지는 서울시 전체 면적의 배가 넘는 4억 2000만평에 이른다. 액수로 따지면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100조원 규모라는 게 감사원측의 설명이다. 국유지는 현재 재경부가 총괄관리를 맡고, 청사·학교·도로·통신·문화재 등 행정·보존재산은 각 부처 및 산하기관이 관리한다. 나머지 잡종재산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하고, 일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맡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 국유지 위탁 경쟁이 붙게 됐다. 재경부는 전체 국유재산과 관련된 인프라 구축을 올해까지 마무리하겠다며 주도권 유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기존의 2부 6지방팀(180명)에서 1본부 2부 1실 8지방팀(270명)으로 인원을 50%나 늘리는 등 지난달 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달청도 지난해 하반기 국유재산 관리 업무의 일부를 재경부로부터 위임받으며 뒤늦게 경쟁에 가세했다. 일본인 명의의 재산, 주인 없는 부동산 등에 대한 소유권 보전업무도 추진할 계획이다. 총괄조직인 중장기개발팀, 국유재산관리팀도 출범시켰다. 감사원 관계자는 12일 “여러 기관에서 국유지 관리 경쟁이 일어난 것은 국유재산의 가치를 높이고 수익모델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씨줄날줄] 한일관계사/이용원 수석논설위원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문구만큼 한국·일본 양국의 관계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표현은 달리 없을 것이다. 지리상으로는 50㎞ 거리에 불과한 대한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국가요, 혈통상으로도 두 나라 국민은 이웃사촌이다.1987년 도쿄대 인류학과 가쓰로 하니하라 교수는, 서기 700년 무렵 일본 총인구에서 한반도 이주자의 비율이 80∼90%에 이른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대 일본인 유전자의 형질은 충남 지역 한국인의 것과 가장 비슷하다는 일본 학자의 연구 결과도 있었다. 따라서 지리상·혈통상으로 양국은 어떤 나라보다 가까울 수밖에 없다. 반면 양 국민이 상대에게 느끼는 정서적 간극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들보다 더 넓으니 ‘먼 나라’라는 표현 또한 틀린 말이 아니다. 정서적 간극이 넓은 까닭은 우선 역사인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고대에 우리 조상이 일본 열도로 건너가 나라를 세웠고 대대로 문화를 전해줬는데, 지난 100∼200년새 강해졌다고 우리를 침략해?’라는 서운한 감정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에 견줘 일본인들은 ‘고대에도 한반도에는 일본 식민지가 있었을 정도로 한·일 관계에서 우리가 항상 우위에 있었지.’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역사인식의 틈새를 좁히려는 노력이 양국 사학자·교육자 사이에서 꾸준히 있어 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한국의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의 역사교육자협의회가 공동 집필한 교재 ‘마주 보는 한일사’가 출간됐다. 양국의 역사교육을 담당한 교사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적잖은 가치를 지닌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집필 범위를 고대에서 개항기까지로 축소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근현대사를 다루는 부담이 큰 것이다. 이번에는 한·일 관계를 통사적(通史的)으로 다룬 고교생용 역사교재 ‘한일 교류의 역사-선사부터 현대까지’가 다음달 1일 양국에서 동시 시판된다고 한다. 한국의 역사교과서연구회와 일본의 역사교육연구회가 10년동안 공동 연구·집필한 이 책이 한·일 양 국민의 편향된 역사인식을 깨고 상대를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서로 미워하고 견제만 한다면 한·일 양국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기 때문이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수용자 1인 공간 6㎡ ‘닭장’

    여수출입국사무소에서 최악의 외국인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내 외국인 보호시설의 수용 환경과 안전관리 실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외국인 보호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인 뒤 개선을 권고한 것으로 드러나 당국의 무성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11일 법무부에 따르면 불법체류 외국인 보호소는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두 곳이며, 전국 21개 출입국사무소도 보호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들 보호시설의 보호 가능 인원은 1414명이며 현재 897명을 보호 중이다. 국가인권위가 지난해 1월 실사를 바탕으로 만든 ‘미등록 외국인 단속 및 외국인 보호시설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수용자들에게는 1인당 6㎡의 공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이는 외국인 보호시설의 위생과 시설이 유엔이 정한 피구금자 처우 최저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수준이다. 수용자 중 규정에도 없는 알몸 검사를 받은 경우도 34.1%였으며, 외국인 여성 가운데 18.3%가 남성 공무원에 의해 몸 검사를 받았다고 답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막오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전

    막오른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전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강원도 평창이 ‘수능´에 돌입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현장 실사단 16명이 전날에 이어 11일 모두 입국했다. 이들은 14일부터 나흘 동안 과테말라 IOC 총회(7월5일)에서 최종 개최지 투표 표심을 좌우할 실사를 벌인다. 실사단 구성과 그들이 들여다볼 내용, 앞으로의 일정 등을 살펴보고 평창의 준비상황 등을 짚어본다. 국제올림픽위원회 현장 실사단은 IOC의 유치도시 관련 부서가 선정한 13명의 조사평가위원회 위원과 사무국 요원 3명으로 구성됐다. 사무국원들의 임무가 조사평가위 지원과 함께 부정행위 차단임은 말할 나위 없다. 실사단은 경기장, 선수촌 시설과 교통망 등 주요 인프라를 점검해 후보도시의 올림픽 준비 상황 전반을 꼼꼼히 파악한다. 조사평가위원장은 동계올림픽 전문가인 이가야 지하루(일본) IOC 부위원장.IOC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선수 대표, 국제연맹 대표, 환경 수송 법률 등 전문가 대표 등으로 짜여졌다. 동계종목의 특성을 반영, 평가위원들의 국적은 미국과 호주, 캐나다, 아르헨티나 각 1인을 제외하고는 유럽 일색이다. 이들은 평창 실사를 마친 뒤 20∼23일에는 러시아 소치,3월14∼17일에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실사를 벌인다. 이 순서는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로부터 거리가 먼 곳에서 가까운 곳 순으로 정해졌다. 실사단은 평창 유치위원회가 지난달 제출한 유치파일 내용이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한편, 환경, 재무, 의료, 입국 등 17개 주제별로 꼼꼼히 평가 보고서를 작성한다. 평가위원회는 최종 투표 두달 전에 IOC 집행위원회에 보고하고 집행위는 한달 전 최종 리포트를 총회에 제출한다. 평창 유치위의 한 관계자는 “실사단은 지난해 6월 최종후보 도시 선정 때와 달리 점수를 매기는 식의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않고, 결정적인(critical) 약점에 대해서만 언급하곤 한다.”며 IOC 위원들의 표심에 악영향을 미치는 지적을 받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IOC 위원 116명 중 자크 로게 위원장을 비롯, 후보도시 국가의 위원 등 10명을 제외한 106명이 투표에 참여한다. IOC가 4월 중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비밀리에 실시하는 국민 지지도 조사도 실사 못지않은 비중을 갖는다. 인프라에서 가장 앞서지만 정작 시민들의 지지도가 61%로 현저히 낮은 잘츠부르크를 추월하기 위해선 도민과 국민 전체의 지지 열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유치위는 판단한다. 따라서 유치위원회는 이 시기를 즈음해 대대적인 국민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알펜시아 리조트로 ‘방점’ 찍는다지난해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최종 후보도시를 압축하면서 11개 기준 중 기반시설, 경기장, 빌리지 등 3개 항목에서 평창에 낮은 점수를 매겼다. 특히 빌리지 항목에서 평창은 7.2점을 받아 잘츠부르크(8.9점), 소치(8.6점)보다 뒤처졌다. 따라서 평창이 가장 역점을 기울여 보완한 부분은 지난해 10월 착공된 알펜시아 리조트.IOC본부로 사용될 특급호텔,503실의 콘도미니엄, 미디어센터 등이 들어서 올림픽 타운 구실을 한다. 한편 스키점프와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등이 모두 가까운 곳에 들어서 경기장 부족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평창은 이번 실사에서 4년 전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대회 준비를 평가받게 된다. 예를 들어 평창, 강릉, 원주 3개 축으로 분산됐던 경기장과 선수촌 시설을 평창과 강릉 2개 축으로 압축해 모든 경기장을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 중심, 경기 중심의 올림픽촌을 구현하는 것. 여기에 북한올림픽위원회의 공개 지지 천명을 등에 업고 분단 극복과 평화의 올림픽이라는 이미지를 덧붙이는 한편,IOC에 약속한 드림 프로그램 등을 새로운 장점으로 내세운다. 드림 프로그램이란 겨울 스포츠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선수들을 평창 등으로 초대해 동계 스포츠의 매력을 알리는 프로그램. 김남수 유치위원회 국제처장은 “동계스포츠의 신흥 시장인 아시아를 겨냥해 평창에서 대회가 열려야 한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치위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의 실사 일정을 그대로 본떠 최종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실사단을 맞아 인천공항 입국부터 28인승 전용 리무진과 의료진 24시간 대기, 이동시 경찰 에스코트 등으로 국빈급 예우를 펼친다. 실사단이 서울에 머무를 때는 호텔 신라를, 평창 현지에선 용평리조트에 묵고 30개 객실을 통째로 빌려 사용하는데 요금은 IOC가 부담한다. IOC는 실사단의 서울 이동 때 도로 신호등 조작 등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선의를 스스로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단이 서울로 다시 돌아오는 17일엔 설 연휴라 영동고속도로가 붐빌 것을 우려, 갓길 이용을 허용하는 등의 특별 대책을 강구 중이다. 평창과 강릉 등에선 실사단이 움직이는 거의 모든 곳에서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 행사가 이어진다. 특히 17일 용평리조트부터 영동고속도로 횡계 나들목까지 5000명이 참여해 펼치는 2014m의 ‘인간띠’ 잇기가 뜨거운 유치 열기를 드러내는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미국 ‘뼛조각 쇠고기’ 공세 왜

    손톱보다 작은 뼛조각이 뭐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라는 ‘국가적 대사(大事)’마저 뿌리째 흔드는 것일까. 따지고 보면 한·미 FTA에서 쇠고기 문제는 40% 관세 철폐로 귀착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에서 나온 뼛조각 공방은 지금 국가 차원의 자존심을 건 ‘힘겨루기’로 번졌다. ●뼛조각만 없으면 안전한가 뼛조각을 바라보는 양쪽의 시각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살코기로부터 뼈를 발라내는 과정에서 묻어나온 ‘미세한 뼛가루(bone chip)’라 일반 뼈와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광우병 위험이 제기된 뼛속의 골수가 아니라 뼈의 겉부분을 둘러싼 흰색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우리측도 이를 다소 인정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11일 “쇠고기 가공 과정에서 튀어나온 미세한 뼛조각이 반드시 광우병을 유발하는 특정위험물질(SRM)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1월 맺은 한·미 수입위생조건에서 ‘뼈를 제거한(deboned) 살코기’만 수입키로 한 만큼 검역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수출·수입업자들이 뼛조각의 크기나 비율 등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한국정부는 뼛조각 검역에 관여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우리측은 주권국가로서 검역을 민간에게만 맡길 수 없고 광우병 우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내세웠다. 실제 민간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 위험이 존재한다면 뼛조각에도 마찬가지”라면서 “현행 수입위생조건도 광우병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정부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미국,FTA 7차협상 앞두고 대대적 공세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에서 처음 뼛조각이 나왔을 때만 해도 미국은 우리측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요즘은 FTA의 선결조건으로 미 의회와 행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 재개방을 공공연히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5월 국제수역기구(OIE) 총회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고 있다. 이같은 평가를 받으면 ‘30개월’이나 ‘뼈없는’ 살코기 등으로 제한한 수입위생조건은 완화돼야 한다. 미국측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다. 때문에 지난 7∼8일 한·미간 기술협의에서 우리측은 “뼛조각이 나온 상자만 반송한다.”는 양보안을 내놓았지만 미국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농림부 관계자는 “우리 내부에서도 뼛조각 검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점을 미국측이 간파,FTA협상을 앞두고 강경하게 나오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뼛조각 기준만 고수하다 국제적 기준에 밀려 실익을 잃을 수도 있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 몫이어서 농림부는 딜레마에 빠졌다.FTA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쇠고기 검역문제를 핑계로 삼을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측 요구를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이고 FTA협상에서 반대급부를 노리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뼛조각 기준이나 인체유해 등의 검증 없이 무조건 통관을 금지하는 것은 제2의 무역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속셈은 ‘LA갈비’ 미국의 관심은 사실 뼛조각 문제가 아니라 갈비뼈가 붙은 살코기, 즉 ‘LA갈비’ 등의 통관에 있다.‘LA갈비’의 수입만 재개된다면 다른 부위는 양보해도 괜찮다고 여길 정도다. 미국의 수출업자들은 “한국시장에서 지난 20년간 맛과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수입만 재개되면 호주산을 밀어내는 건 시간문제”라고 자신한다. 2003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19만 9443t으로 수입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중 LA갈비가 68%였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LA갈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만만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주부들의 80%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꼭 뼛조각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FTA협상 과정에서 뼛조각 문제를 지렛대 삼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5월 OIE로부터 광우병 등급판정을 받으면 위생조건개정 협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번 논란은 본선을 앞둔 예선전 성격이 짙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020년까지 1600개 중대 없애고 장교 전역자 2600명 지휘관으로

    국방부가 본격적인 예비군 군살빼기에 나선다. 현재 3800여개인 예비군 중대는 2020년까지 크게 2200여개로 축소된다. 또 향토사단 예하 예비군 부대에 장교출신 전역자 2600여명을 상근직으로 뽑아 지휘관·참모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방개혁 2020에 따른 예비전력 정예화 방안의 일환이다. 1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국은 현재 3804개인 예비군 중대를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무려 41.4%나 감축해 2230여개만 남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읍·면·동마다 1개씩 편성된 지역 중대를 인근 시·군·구 중대로의 통폐합을 통해서다. 한 관계자는 “국방개혁 2020의 예비전력 150만명 감축계획에 따라 자원수가 적은 지역부터 통폐합이 불가피하다.”면서 “2010년까지는 100명 이하인 부대를 우선 통폐합,2015년까지는 300명 이하,2020년까지는 500명 이하인 부대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병력과 부대 규모 축소로 생기는 전력공백은 정예 관리인력을 충원해 상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장교출신 전역자를 뽑아 지휘관·참모 등 상근요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말 작성한 ‘예비전력분야 국방예산 효율화 방안’이란 보고서에서 예비전력을 관리할 예비역 상근간부 2600여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충원되는 예비역 장교들은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향토사단 예하의 향토방위대대 260여곳과 지역 동원센터 10여곳, 훈련센터 30여곳 등에 우선 배치된다. 상근간부 채용에 필요한 인건비는 감축되는 부대 유지·관리비와 예비군 중대장 인건비 등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현재 근무 중인 예비군 중대장 정년은 보장될 것”이라면서 “인건비도 자연감소되는 예비군 지휘관의 인건비 범위내에서 지출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어둔 저 능선 너머 걸어라 내 젊음아

    어둔 저 능선 너머 걸어라 내 젊음아

    취재 글 : 강성봉 기자 | 사진 : 한영희 ...행군 준비 끝! “지금쯤 아버지는 회사에서 일하고 계시고, 어머니는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고 계실 거예요. 여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친구들은 동아리활동을 하거나 데이트하고 있겠죠.” 같은 시간, 57사단 220연대 소속 전상훈 병장은 경기도 불암산 유격훈련장에서 전술복귀행군을 준비하고 있었다. 반합, 수통, 야삽, 판초우의, 활동복, 천막… 20kg이 넘는 군장을 꾸리고 전투화를 손질했다. 발에 물집이 안 잡히게 하기 위해 전투화에 깔창을 깔고 발바닥에 반창고를 붙였다. 오후 3시가 되자 병사들은 군장을 매고 계곡 아래에 모였다. “연대본부 행군 인원 보고, 총원 이십육, 열외 무, 현재원 이십육, 행군 준비 끝!” 오전부터 간간이 흩뿌리던 비는 멈췄고 계곡을 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병사들 말마따나 행군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힘찬 걸음 내딛고 “불암산 차렷!” 우렁찬 구호와 함께 행군이 시작되었다. 흰색 탄띠를 둘러맨 첨병이 선두에 서고 각 중대의 기수들이 파란 깃발을 펄럭이며 뒤를 따랐다. 유격훈련장 입구에서는 운전병들이 이온 음료수와 껌과 사탕 등을 나눠주었다. 앞으로 열댓 개의 껌과 사탕으로 심심한 입을 달래며 40km를 걸어가야 한다. 훈련 후 복귀행군이라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오랜만에 하는 바깥구경이라 병사들은 설렌다고 했다. “이게 무슨 꽃이야?” “아까 말해줬잖아!” “목련화?” “아니, 내가 아까 뭐라 그랬나… 음… 연산홍, 연산홍!” 선연하게 붉은 연산홍 꽃잎 아래를 지날 때 병사들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논두렁을 지나 들꽃이 흐드러지게 핀 강둑을 걸었고, 강물은 병사들의 발걸음을 따라 유유히 흘러갔다. 마을 어귀를 지날 때면 개와 닭이 짖어대느라 온 동네가 시끌벅적했다. “행군은 제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체력적으로 얼마나 튼튼한지, 정신적으로 얼마나 강인한지 한번 테스트 해보는 거죠.” 멀리 떨어진 도로에 수학여행 버스가 줄줄이 지나갔다. 여고생들이 창밖으로 손을 흔들자 병사들은 침묵에 잠겼다. ...잠시 멈추어 서서 퇴뫼를 지나 병사들은 군장을 벗고 들길에 주저앉았다. 10분간 휴식 시간. 병사들은 담배를 꺼내 물고 군화를 벗고 땀에 젖은 양말을 말렸다. 수통을 돌려 물을 마셨고 어디선가 건빵도 나왔다. 힘들어서 퍼진 이도 있고 아직 쌩쌩한 듯 장난을 거는 이도 있다. 이번이 아홉 번째 행군이라는 강덕윤 상병은 그다지 힘들지 않은 눈치였다. “시간도 잘 가고 재밌어요. 제가 촌에서 살아서 그런지 발이 워낙 튼튼하거든요.” 행군 출발 준비 신호가 들렸다. 병사들의 움직임이 부산스러워졌다. “가스마개 점검!” “수통!” “하이바!” 장구류 점검을 복창하며 병사들은 군장을 매고 일어섰다. 어느새 사위는 어둑해졌다. 저 멀리 험난한 비륵고개가 나타났다. 산으로 올라가니 어둠이 먼저 찾아오고 발소리가 뒤따랐다. 군화에 툭툭 차이는 나무뿌리와 돌덩이. 산새 소리,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총 철걱거리는 소리. 군장 삐걱거리는 소리.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산길엔 거친 숨소리만 들려왔고 조심스러운 걸음마다 부모님 생각, 친구 생각, 헤어진 애인 생각, 갖가지 상념들이 펼쳐졌다. “후반기교육 때부터 여자 친구한테 편지가 안 오는 거예요. 전화하니까 목소리도 예전 같지 않아서 친한 형한테 물어봤더니 다른 남자가 생겼더라고요. 한 달 정도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제가 맡은 일을 놓을 순 없었어요.” “대학 동기 여자애들은 4학년이 되어 진로 걱정할 때인데 난 나가서 뭐해야 하나 걱정이 많아요. 일, 이등병 때는 그런 생각을 할 시간도 없었는데 이젠 제대가 백 일 정도밖에 안 남다 보니 슬슬 압박감이 들어요. 군대 오기 전에 시간을 헛되이 쓴 게 후회되기도 하고요.” 산마루에 오르니 발밑으로 도시의 불빛이 깔렸다. 흔들리는 불빛에 상념은 멈췄다. 병사들의 입에선 짤막한 탄성이 터졌다. ...낙오는 없다 비륵고개에서 갓바위로 내려와 한 병사가 비틀거렸다. 다른 병사가 재빨리 달려와 부축했지만 둘은 대열의 맨 뒤로 쳐졌다. 체력이 고갈된 병사는 ‘앰비카(앰뷸런스)’에 실려 갔고 그를 부축하던 동료는 흘긋 뒤돌아보더니 바지를 추스르며 대열에 합류했다. 똑같은 군장을 매도 각각의 체력이 다르기 때문에 낙오하는 병사가 생긴다. 이럴 때 병사들은 전우애를 발휘하여 군장을 들어주고 서로를 부축한다. 이 사람이 저런 면이 있었구나. 평소에 무섭기만 하던 선임이 사뭇 달라 보이는 계기가 된다. 부대가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은 빨라졌지만, 길은 끝이 없었다. 병사들은 앞사람의 뒤꿈치만 보며 걸었다. 군장은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고 어깨는 마비될 듯 저렸다. 땀으로 가득 찬 군화는 찌걱거리고 발바닥은 뜨거웠다. “지금 제가 느끼는 피곤함과 갈증, 어깨에 둘러 맨 군장보다 훨씬 무거운 짐을 부모님은 짊어지고 걸어오신 것 같아요. 말썽만 부리던 못난 아들 남부럽지 않게 해주기 위해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온갖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제 앞에서는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어요. 고작 행군하면서 힘들다고 요령 피우려는 지금 제 모습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즐거운 표정을 짓자고 말하는 전상훈 병장, 힘들 때면 노래 가사를 중얼거린다는 김일 일병, 거리의 네온사인을 보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신에게 되물었던 이윤직 이병도 마지막 힘을 다해 순화궁고개를 넘었다. 고개를 넘어가는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려 병사들의 힘을 북돋아주었다. 곧이어 부대에 도착한 병사들이 외치는 “파이팅! 파이팅!” 소리가 행군의 선두에서 후미로 이어졌다. 가족들과 친구들의 박수와 환호는 없었지만 뿌듯한 성취감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다 왔어요. 다 왔어. 낙오하지 않고 행군을 무사히 마쳐서 기뻐요. 우리 분대원들도 낙오하지 않고 무사히 마쳐줘서 고맙고요. 안전하게 통제해주신 대대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머릿속으로 무수히 집을 짓고 다시 부수곤 하지만 지금의 집은 바로 이곳. 뜨거운 젊은 시절, 먼 길을 돌아 이제야 집으로 돌아왔다. 고된 행군 중에도 취재와 사진촬영에 협조해주신 57사단 장병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월간<샘터> 2006.07
  • [Metro] 성남 구시가지 부동산투기 단속

    전면 재개발이 시작된 성남 구시가지에 부동산투기 바람이 불면서 시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성남시는 재개발이 시작된 중원구 구시가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 지역에 대한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단속반을 편성해 현장에 투입한다고 9일 밝혔다. 시의 이같은 조치는 중동, 상대원1·3동에만 151개 부동산 중개업소가 난립, 부동산 거래가 과열양상을 보이는데 대한 극약처방이다. 이번 단속은 근거없는 개발계획을 유포하거나 확정되지 않은 상세 도면을 제시하는 투기 조장행위를 비롯해 미등록 중개, 등록증 대여, 중개수수료 과다요구 등이 중점 점검대상이다. 시는 단속현장을 캠코더와 카메라로 촬영해 사안별로 영업정지나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하고 사법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시는 또 중개 수수료 요율을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 요율표를 공인중개사 단체를 통해 모든 중개업소에 배부하고 이를 지키도록 지도해 나가기로 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주말탐방] PB마케팅의 세계

    [주말탐방] PB마케팅의 세계

    “나이도 있으신 만큼, 안정적인 재테크가 중요합니다.15억원 가운데 10억원은 정기예금 쪽으로 돌리고, 펀드 등은 5억원만 투자하시죠.” 지난 9일 오전 우리은행 PB(Private Banking) 센터인 서울 서초동 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에 들어선 이모(58)씨 부부.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곳 김인응 팀장이 이들을 상담실로 안내한다. 부부 중 남편은 중견 기업 최고경영자(CEO). 경기도 지역의 땅 보상금 5억원과 평소 갖고 있던 10억원을 합해 모두 15억원을 김 팀장에게 맡기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5평 남짓한 상담실 안은 모두 따뜻한 갈색 톤의 카펫과 가구 등 고급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CD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선율도 은은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씨는 “처음 왔지만 마치 절친한 친구 집에 온 기분”이라면서 “오늘 상담을 통해 상속, 증여, 자녀 장래 상담 등까지 함께 상의할 수 있는 좋은 동반자를 얻었다.”고 흐뭇해했다. ●PB고객 서비스는 연중 무휴 시중 은행들의 PB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 자산 관리에서 벗어나 고객의 재산 전반에 대한 ‘토털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음악회, 미술 전시회, 와인 품평회 등은 기본. 자녀 맞선 프로그램은 물론 풍수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연중 24시간 무휴는 PB 서비스의 기본이다. 시중은행 PB(Private Banker)들의 일상은 극소수 ‘VVIP’ 고객들을 위해 채워져 있다. 김 팀장의 하루의 시작은 오전 6시. 이때부터 한 시간은 오롯이 독서에 할애한다. 경제학, 심리학, 문학 등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한다. 미팅을 위한 일종의 ‘기초 작업’이다. 출근 시간은 7시40분쯤. 각종 경제 기사와 주가 동향, 금융 지표 등 국내외 시장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오전 9시에는 주요 고객들에게 그날의 중요 정보를 이메일로 발송한다. 오전 10시까지는 우수 상품이나 자산 운용방안 등 그날의 미팅을 위한 자료를 정리한다. 일과 시간에는 본격적인 고객과의 미팅이 시작된다. 김 팀장이 하루에 만나는 고객 수는 평균 5명. 그가 관리하는 10억원 이상 금융 자산고객 70여명은 한 달에 한 번은 그를 찾는다. 고객의 대다수는 기업 총수나 변호사, 의사 등 몸이 두 개는 필요한 직업을 갖고 있다.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도 많다. 상담을 마치고 나면 오후 9시를 넘기기 일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주식 시장과 글로벌섹터 등의 정보를 체크한 뒤 오후 10시에야 퇴근한다. 김 팀장은 주말에는 기업체 등 외부 강연에 주로 시간을 쏟는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얼마 전 강연에서도 의사 5명을 새 고객으로 맞았다. 그렇지만 그의 휴대전화는 여전히 ‘On’ 상태다. 주말에도 상담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PB는 성실성과 정직성, 전문성을 모두 갖춰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10년 가까이 관계를 유지하는 고객만 5명이 넘는다.”고 했다. ●골프와 와인, 미술 등은 필수 골프와 와인은 PB들의 필수 취미.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을 넘어 호흡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취향도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강남WM센터 이만수 부장은 PB계에 처음 와인 마케팅을 도입했다. 지난 2003년 처음 PB들을 대상으로 한 와인동호회를 만든 뒤, 이를 영업에 적용했다.PB들의 상당수는 포도주를 관리·추천하는 소믈리에 교육 코스를 밟는다. 미술,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 역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의 세미나를 통해 평균 이상의 ‘내공’을 쌓고 있다. 이 부장은 50여명의 고객 자산 2100억여원을 관리하고 있다. 이 부장은 “2000년대 들어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신흥 부자들은 대부분 외국 경험을 하면서 와인이나 미술 등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하게 됐다.”면서 “이들에게 상류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에티켓과 창의적인 투자를 도울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레슨 프로골퍼 출신인 박경호씨를 골프 컨설턴트로 영입했다. 박씨는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 2차례 필드 레슨을 갖고, 고객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골프 교실도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LPGA 투어인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최우수 고객 120여명을 초청, 프로 골퍼들과 라운딩을 주선하기도 했다. 음악회, 미술 전시회 등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경기도 신갈의 하나은행 연수원 내 야외공연장에서 PB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간 10회 정도 서양 고전음악 중심의 ‘하나빌 숲속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4년 갤러리 뱅크를 처음 선보인 국민은행은 기존의 전시 일변도에서 벗어나 올해에는 미술 동호회 구성과 아트 투어를 유도,PB 고객과의 ‘스킨십’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풍수지리 서비스도 PB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VVIP 혼사까지 PB 몫 PB마케팅은 사적인 영역에도 침투하고 있다. 고객의 자녀 혼사는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 하나은행은 정기적으로 VVIP 고객 미혼 자녀들의 맞선 행사를 열고, 고객 자녀들의 커뮤니티 모임도 주선하고 있다. 상류계층 형성을 유도하면서 현재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물론, 미래의 고객까지 창출하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 결혼정보회사 출신인 김희경 커플매니저를 PB고객부 커플매니징 팀장으로 영입했다. 김 팀장이 지금까지 주선한 고객 자녀는 모두 10쌍. 한 쌍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 고객자녀 초청 미팅파티도 일년에 두번씩 열고 있다. 김 팀장은 “한번 소개하면 99%가 만나겠다고 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결혼은 자산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인 만큼, 커플매칭 프로그램이 고객 유치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B고객 어떤 대우받나 세계적인 투자기관 메릴린치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5억원 이상 고액 예금계좌는 약 8만여개. 총액은 260조원이 넘는다. 그해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 예금의 32%에 해당한다. 은행권이 PB 마케팅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PB 마케팅이 처음 선보인 것은 1990년대 초반. 그러나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0년이 채 안 됐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교보타워 김인응 팀장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다양한 실적배당 상품이 도입되고 해외시장 분석이 시작되면서 PB 마케팅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VIP 마케팅은 있었다. 그러나 명절 때 선물을 돌리며 예금을 유치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PB 마케팅은 종합적으로 자산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시중은행들은 PB 센터를 일반 영업점과 따로 두고 전문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일반인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대부분 고급 빌딩의 고층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특징. 상당수가 전용 엘리베이터를 갖추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고객들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PB 센터에서 북적대는 은행 지점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발소리도 들릴 만큼 한적하다. 고객들의 상담 시간이나 횟수는 무제한이다. 고액의 투자나 세금, 이민 문제 등이 걸려 있으면 하루가 멀다 하고 전담 PB와 얼굴을 맞대고 상담할 수 있다. 출장 상담은 기본.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등은 상속·증여, 세무 문제 등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본점 차원에서 직접 고객을 찾아 자문을 해주기도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PB들이 본 한국 부자 유형 시중은행 PB들이 꼽는 한국의 부자는 상속부유층과 자수성가형, 그리고 벼락부자형 등 세 부류다. 상속부유층은 대대에 걸쳐 상당한 부를 유지한 케이스라 부에 대한 관리능력이 탁월하다. 그러면서도 일정 정도 이상의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다. 상당수가 특정 예술 분야에 고급 취미를 갖고 있다. 소위 ‘돈 있는 티’도 잘 내지 않는 편. 표시 안 나는 명품을 선호한다. 다만 자식 교육에는 거금을 아끼지 않는다.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선호한다. 자수성가형은 벤처사업가들이 많다. 연령도 50대로 상대적으로 젊은 편. 그러다 보니 돈 쓰는 행태도 공격적이다. 억대의 외제 고가 승용차나 명품을 ‘가볍게’ 구입한다. 그런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좋아한다. 벼락부자형은 보상받은 땅값으로 ‘인생’이 달라진 유형이다. 그러다 보니 돈을 제때 쓸 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B들은 이들에 대해서는 현금, 카드 등 각종 지출까지도 관리해주곤 한다. 조언을 잘 따르면 ‘업그레이드’되고, 과소비의 욕망에 굴복하면 부가 오래가지 못한다. 주위의 질시를 못 이겨 이민을 가는 경우도 상당수다.PB들이 기피하는 케이스다. 부자들의 직업별 특성도 다양하다. 먼저 기업가는 머릿속이 온통 ‘사업’으로 가득 차 있다. 와인 이야기를 하다가도 ‘와인 도매 쪽에 투자하면 어떨까.’라는 식으로 대화가 흘러간다.‘이성’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도 특징. 한 시중은행 PB는 “항상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다 보니 이성을 통해 위안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사 등 의료인 출신 부자의 관심은 ‘돈’이 90% 이상이다. 이들은 혼자 자영업 형태로 병원을 꾸려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책임질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독주를 많이 마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투자를 고민할 시간이 없다 보니 부동산을 많이 사들이면서 의외로 땅부자들이 많다. 한국전쟁 이전 부자 세대들이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요즘은 젊은 임대사업자 부자도 많다. 이들은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특징. 비교적 한가하다 보니 아이디어나 시장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제뜻’을 펼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몸무게 122kg→71kg로 반토막 감량한 비결은

    몸무게 122kg→71kg로 반토막 감량한 비결은

    “내 몸무게를 10개월만에 51㎏이나 뺐습니다.” 중국 대륙에 한 초등학생이 10개월여만에 몸무게를 무려 50㎏ 이상 빼는데 성공,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동북부 지린(吉林)성 지린시 펑만(豊滿)구에 살고 있는 한 초등학생은 10개월 동안 몸무게를 50㎏ 이상 빼는데 성공함으로써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고 성시만보(城市晩報)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10살의 둥둥(冬冬·가명)군.그는 지난해초 너무나 뚱뚱해 제대로 학교 생활을 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학교를 그만둔 지난해 3월 둥둥군은 키 134㎝에 몸무게가 무려 122㎏이나 됐다.그의 몸무게로만 따지면 미국 프로농구(NBA)에 맹활약하고 있는 중국 출신 야오밍(姚明·226㎝)보다 3㎏ 정도 가벼운 셈이다.키는 야오밍의 절반 밖에 안되는데…. 이같은 초비만 상태는 둥둥군의 생활에 커다란 불편을 초래했다.7층 건물을 걸어서 올라갈 경우 몸무게를 이기지 못해 숨을 헐떡거리다보니 30분 이상 걸렸다.옷을 갈아입을 때,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때,화장실에서 버지를 내리고 볼일을 볼 때에는 언제난 부모의 도움이 필요했다. 특히 몸무게가 너무 무거운 나머지 한번 넘어지기라도 하면 탁자,책상,의자 등 집안의 집기 등이 모조리 부서져 남아나질 않았다.그의 힘든 생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자연히 둥둥군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장기가 급속히 나빠지고 고혈압,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도 생겨 학교를 중퇴해야만 했다. “제발 저의 아들을 살려주세요.아들의 살을 빼지 못하면 생활할 수가 없습니다.” 이에 당황한 둥둥군의 부모는 도저히 아들이 살찌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언론을 통해 사회 각계 인사에 대대적으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이 사실을 가장 먼저 접한 창춘(長春)시내 캉다(康達)중의원은 곧바로 둥둥군의 부모에게 연락,그의 비만을 무료로 치료해주기로 결정했다. 캉다중의원의 도움으로 둥둥군은 지난해 4월 본격적인 살빼기(減肥) 작업에 들어갔다.중의약물요법·침구·안마 등 4가지 방법을 병행해 치료했다.캉다중의원 위수중(于樹忠) 주임은 “처음 살빼기 작업에 들어갔을 때 둥둥군은 움직이는 것을 너무나 싫어했다.”며 “둥둥군의 살빼기에 적극성을 띠도록 의사들은 ‘채찍과 당근’작전 병용했다.”고 털어놨다. 3단계로 실시된 둥둥군의 살빼기 작업은 10개월이 지난 6일 완전히 성공을 거뒀다.둥둥군의 몸무게는 51㎏이나 빠진 71㎏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이 덕분에 그의 몸무게는 같은 나이의 정상적인 어린이와 비슷한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날 오후 4시쯤 둥둥군은 활짝 웃는 얼굴로 퇴원했다.어머니를 만난 둥둥군은 “어머니,이제 집으로 돌아가 학교에 다시 갈 수 있게 됐다.”며 아직도 깍짓동만한 몸을 가냘픈 어머니의 품으로 날렸다. 퇴원하기 직전 위 주임은 “집에 가서도 이곳에서 하던 것처럼 규칙적인 운동,적당량의 식사 등 병원의 처방대로 반드시 견지해야만 한다.”고 당부한 뒤 “처방대로 계속하면 앞으로 3∼8㎏ 정도는 더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8일부터 공직감찰

    8일부터 공직감찰

    고위 공직자들의 정치권 줄서기, 공무원들의 복지부동·무사안일·부정부패 등에 대한 강도 높은 공직 감찰이 오는 12월 대선 때까지 연중 무휴 실시된다.<서울신문 1월31일자 2면 보도> 정부는 7일 감사원 주관으로 175개 기관 감사 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직기강 확립 300일 추진 결의대회’를 가졌다. 우선 8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대대적인 ‘설 전·후 공직기강 점검’에 들어간다.▲출장을 빙자한 외출, 무단 이석 후 골프장 출입, 도박, 사우나 행위 ▲음주 등 사적 업무를 보다가 밤늦게 청사로 돌아와 시간 외 근무상황을 부당하게 체크하는 행위 ▲허위출장 계상 후 부서 회식비 사용, 개인착복행위 ▲정당한 사유없이 민원접수 거절 및 지연처리, 부당 반려행위, 민원처리 관련 금품요구 행위 등이 집중 감사 대상이다. 특히 다음달부터 9월까지 고위 공직자들의 정치권 줄서기는 물론 고질적인 비리 및 회계 사각기관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를 벌일 방침이다.10월부터는 ‘지역상주 감찰반’을 운영, 공직자들의 선거 개입을 강력히 차단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의 방만한 예산집행 및 부실경영 등에 대해서도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6) 인왕산이 중인 터전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6) 인왕산이 중인 터전

    위항(委巷)은 꼬불꼬불한 거리나 골목,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를 가리킨다. 양반들은 넓은 집에 살았으므로, 좁은 골목에 모여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인 이하였다. 한양을 남촌과 북촌으로 나누면 그 중간지대인 청계천 일대가 위항이었으며, 좁은 집들이 모여 있던 누상동(樓上洞) 누하동(樓下洞)을 중심으로 한 인왕산 일대도 위항이었다. 청계천 일대에는 역관이나 의원으로부터 상인에 이르기까지 재산이 넉넉한 중인들이 살았으며, 인왕산 언저리는 위항인 가운데 주로 서리나 아전들이 많이 살았다. ●왕기 서린 인왕산 서울의 물길은 백악산과 인왕산 사이에서 시작하여 동쪽으로 흐르는데, 도성 한가운데를 흐르는 이 물을 개천(開川)이라고 하였다. 백악의 남쪽, 인왕산의 동쪽 명당에 궁궐을 지었다. 조선시대 한양의 주민들은 신분이나 직업에 따라 종로를 경계로 하여 살았다. 왕족과 양반 관료들은 경복궁과 창덕궁을 연결하는 직선 이북의 지역, 지금의 율곡로 양쪽 일대에 모여 살았다. 즉 계동·가회동·원서동·안국동 등의 북촌이 그들의 거주지역이었다.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의 주산은 백악(白岳·北岳)이다. 백악의 좌청룡인 동쪽의 낙산은 밋밋하고 얕은 지세인데, 우백호인 서쪽의 인왕산은 높고도 우람하다. 인왕산의 주봉은 둥글넓적하면서도 남산같이 부드럽거나 단조롭지 않으며, 북악처럼 빼어나지도 않다. 그러면서도 남성적이다. 그래서 한양에 도읍을 정할 무렵에 인왕산을 주산으로 삼자는 의논도 있었다. 이는 전설이 돼 민중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전해온 듯하다. 실제로 임진왜란을 겪고 나자 인왕산에 왕기가 있다는 소문이 다시 퍼져, 광해군 시대에 인왕산 기슭에다 경희궁(慶熙宮)을 세웠으며, 자수궁(慈壽宮)이나 인경궁(仁慶宮)도 세웠다. 실제로 이 부근에서 살았던 능양군(綾陽君)이 반정(反正)을 일으켜 광해군을 내몰고 왕위에 올라 인조(仁祖)가 되었으니, 인왕산 왕기설이 입증된 셈이다. ●장안의 명승지 인왕산 인왕산에는 왕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치도 좋았다. 서울의 명승지로는 반드시 인왕산이 꼽혔다. ‘동국여지비고(東國輿地備攷)’의 국도팔영(國都八詠)에는 필운대(弼雲臺)·청풍계(淸風溪)·반송지(盤松池)·세검정(洗劍亭)을 포함했다. 인왕산 자락의 명승지가 서울 명승지의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서울의 5대 명승지 가운데 인왕동과 백운동이 모두 인왕산에 있었다. 장안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도심 가까이 있으니, 성안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만한 명승지였다. 서울 시내에서 인왕산을 보면 앞 모습만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모습을 인왕산의 전부로 알고 있다. 실제로 조선시대에는 이 부분에만 집과 관청이 들어섰고 사람이 살았으며, 역사가 이뤄졌다. 골짜기를 따라 여러 개의 마을이 생겼는데, 강희언(姜熙彦·1710∼1764)의 그림에 그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그 뒤 몇개씩 합해져서 지금의 법정동이 되었으며, 몇개의 법정동이 합해져서 다시 행정동이 되었다. 사직동부터 체부동을 거쳐 필운동·누상동·누하동·옥인동·효자동·신교동·창성동·통인동·통의동·청운동·부암동까지가 경복궁에서 볼 수 있는 인왕산의 동네들이다. 인왕산에는 약수터도 많아서 조선시대만이 아니라 광복 이후에도 서울 사람들이 자주 찾아갔다. 그러나 1968년 1월21일 북한 특수군의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군부대가 주둔하며 일반인들에게 출입이 통제되었다. 그러다가 입산통제 25년 만인 1993년 2월25일부터 출입이 자유로워져, 서울시민들에게 등산로가 다시 개방되었다. 인왕산은 338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등산로가 14곳이나 되며, 서울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인왕산의 네 구역 인왕산은 경치가 좋은 명승지면서 경복궁에서 가까운 주택지이기도 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경복궁 건물이 모두 불타버려 폐허가 되기는 했지만, 양반과 중인들이 대대로 터를 물려가며 살았다. 그런데 명승지라는 이름에 비해, 이름난 정자들은 많지 않았다. 임금이 사는 경복궁이 너무 가까운 데다, 높은 곳에서 궁궐을 내려다보며 놀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도 이 일대에 건물을 지으려면 고도제한이 있다. 그래서 인왕산에 지어진 집들은 시대마다 그 구역이 달랐다. 경복궁이 정궁이었던 조선 초기에는 경복궁 옆동네에 관청만 있었고, 주택들은 많지 않았다. 안평대군의 별장인 무계정사가 인왕산에 있었지만, 경복궁이 내려다 보이지 않는 옆자락이었다. 그의 살림집은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는 뜻의 수성동(水聲洞) 기린교(麒麟橋) 부근에 따로 있었다. 수성동은 옥인아파트 자리라고 추정되는데,1960년대에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기린교를 없앴다고 김영상 선생이 증언하였다. 장동 김씨들이 모여 살았던 청풍계(지금의 청운동)나 위항시인들이 모여 활동했던 옥류동(지금의 옥인동)은 조선 후기에 와서야 활기를 띠었다. 임진왜란 중에 경복궁이 불타버려 오랫동안 폐허가 되자, 높은 곳에 집을 지어도 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아전들이 관아와 거리가 가까운 인왕산 중턱에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인왕산은 구역과 높이에 따라 고관들의 호화주택이나 별장, 위항인들의 초가집들이 섞이게 되었다. 6·25 전까지만 해도 누상동이나 누하동, 필운동 일대에는 초가집들이 듬성듬성 섞여 있었다. 다음 회에는 인왕산을 크게 네 구역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안평대군과 무계정사, 안동 김씨와 청풍계, 김수항의 청휘각과 송석원, 필운대와 육각현 순으로 살펴본다. ■ 역사기록이 전하는 인왕산 인왕산은 역사 기록에서만 보더라도 명산으로 꼽을 만하다. 조선시대 차천로(車天輅·1556∼1615)는 ‘오산설림(五山說林)’에서 인왕산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 무학(無學)이 점을 쳐서 (도읍을) 한양(漢陽)으로 정하고, 인왕산을 주산으로 삼자고 하였다. 그러고는 백악과 남산을 좌청룡과 우백호로 삼자고 하였다. 그러나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옛날부터 제왕이 모두 남쪽을 향하고 다스렸지, 동쪽을 향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자 무학이 “지금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200년 뒤에 가서 내 말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고 답했다. 이는 후에 인조반정으로 현재화된다. 또한 성현(成俔·1439∼1504)은 ‘용재총화(齋叢話)’에서 인왕산의 경치를 자랑했다. 한성 도성 안에 경치 좋은 곳이 적은데, 그중 놀 만한 곳으로는 삼청동이 으뜸이고, 인왕동이 그 다음이며, 쌍계동·백운동·청학동이 또 그 다음이다.(줄임) 인왕동은 인왕산 아래인데, 깊은 골짜기가 비스듬히 길게 뻗어 있다고 말했다. 유본해가 서울의 명승지와 동네를 소개하는 ‘한경지략(漢京識略)’에서도 그 사실을 적시했다. 수성동은 인왕산 기슭에 있는데, 골짜기가 깊고 그윽하다. 물 맑고 바위도 좋은 경치가 있어서, 더울 때 소풍하기에 가장 좋다. 이 동네는 옛날 비해당(匪懈堂) 안평대군이 살던 집터라고 한다.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있는데, 이름을 기린교라고 한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이라크 최악의 폭탄테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한 식료품 시장에서 지난 3일 트럭에 장착된 1t 규모의 자살폭탄이 터져 적어도 민간인 130명이 숨지고,300여명이 다쳤다고 AP·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어 4일에는 시장 도로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경찰 4명을 포함,11명이 사망했다.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 폭탄 테러로 가장 많은 민간인 피해를 낸 사례는 지난 11월23일 시아파 지역인 사드르 시에서 발생한 자동차 폭탄테러로 202명이 숨진 것이었다. 이번 테러는 폭탄을 실은 트럭이 식료품을 사드리야 시장 안의 가게에 배달한다며 진입한 뒤 사람이 많은 곳에 이르자 갑자기 폭발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테러 현장엔 폭발 충격으로 산산이 조각난 시신이 곳곳에 널렸으며 가게 30여곳과 가옥 40여채가 무너졌다. 이곳에선 지난해 12월에도 3발의 연쇄 폭탄공격으로 51명이 숨졌다. 이라크 당국은 이번 테러 공격이 시아파 주민이 주로 모이는 시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수니파 무장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사담 후세인의 추종자들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폭탄 테러는 이라크군과 미군이 수일 안에 바그다드에서 대대적인 수니ㆍ시아파 무장세력 소탕작전을 벌일 예정이던 가운데 발생했다. 잘마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는 “‘악의 군대’가 이라크인을 공포로 몰아넣기 위해 무엇을 하려는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폭탄테러가 일어난 뒤 바그다드의 수니파 지역에선 시아파와 수니파간 박격포 교전이 벌어져 2명이 숨졌다. 또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역인 키르쿠크에서도 이날 2시간 동안 폭탄 8발이 터져 2명이 목숨을 잃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中, ‘백두산 피켓’ 항의 앞서 성찰을

    중국의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중인 우리나라 쇼트트랙 3000m 계주팀이 시상대에서 ‘백두산은 우리땅’이란 피켓을 든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나라에 항의했다고 한다. 중국측은 “인민의 감정을 해치고 올림픽헌장 정신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자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였고, 국민들이 중계방송을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중국 정부가 당혹스러워하고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우리는 중국정부의 반발을 매도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두고 우리정부에 공식 항의하기에 앞서, 자기 성찰의 대목은 없었는지, 되돌아보는 기회는 가졌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최근 들어 동북공정, 창바이산 홍보 등을 통해 끊임없는 역사왜곡과 역사침탈을 하고 있다는 게 우리 국민들의 시각이다. 이번 동계아시안 게임 개막식에서도 백두산을 자국 영토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정치색 짙은 이벤트를 서슴지 않았다. 행사를 지켜본 어린 우리 선수들이 반감을 갖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선수들은 “백두산을 자신들 고유의 산인 것처럼 칭바이산 띄우기에 골몰하고, 경기에서 편파판정까지 하는 등 노골적인 반감을 사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반감이 ‘백두산 세리머니’사태까지 오게 했을 것이다. 물론 선수들은 순간적인 충동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할지라도, 사려 깊지 못했다는 비판은 면할 길이 없다. 어린 선수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런 사태까지 이르도록 한 데 대해선 선수단 관계자들의 책임이 크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조심하도록 하고, 선수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게 선수단의 책임이다. 앞으로 이같은 마찰을 빚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길 당부한다.
  • [서울광장] ‘盧 경제성적’ 어떻게 봐야 하나/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盧 경제성적’ 어떻게 봐야 하나/우득정 논설위원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는 병력의 절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당대 최고의 명장 폼페이우스를 패퇴시킨 요인을 ‘현실 안목’에서 찾았다. 그는 카이사르가 쓴 ‘내전기’에서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현실밖에 보지 못한다.”는 구절에서 해답을 구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 폼페이우스에 비해 그 이상에까지 시선이 미친 카이사르의 안목이 기원전 48년 로마 내전의 분수령인 파르살로스 회전의 승패를 결정지었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4년의 경제성적표를 두고 상반된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참모들은 “전혀 꿀릴 게 없다.”며 자신만만하다.‘자기도취’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다. 노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수출증가액, 경상수지, 주가, 환율, 성장률 등을 정부출범 당시와 비교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투로 자랑했다. 당초 7%를 목표로 했던 성장률은 4년 평균 4.2%로 추락했음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7위 정도의 성적이라며 경이적인 기록인 양 뽐냈다. 그것도 야당과 언론들이 끊임없이 위기니 파탄이니 하면서 저주하는 가운데 이룬 성과라고 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지칭한 ‘언론권력’들은 ‘잃어버린 4년’‘지난 4년 국토균형발전 사실상 실패’‘한국 4년 성장률 아시아 꼴찌 수준’‘성장·분배 다 놓친 첫 정부’‘정치에 휘둘린 참여정부 경제’ 등 온갖 험악한 용어를 동원하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내수의 대표적인 지표인 소비증가율이 외환위기 수습을 떠맡은 국민의 정부 시절에 비해 반토막이라고 혹평하는가 하면, 포퓰리즘에 기댈 때부터 최악의 성적표는 예견됐다며 노 대통령이 자랑하는 성적표를 사정없이 깎아내리고 있다. 똑같은 숫자를 놓고 극단적으로 상반된 평가가 내려지다 보니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왜 그럴까. 서로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다면 ‘서로’에서 한발 비켜선 연구기관들의 평가는 어떨까. 민간연구기관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국책연구기관들도 참여정부 4년의 경제성적에 그리 후한 점수를 주는 것 같지 않다. 첫단추부터 잘못 뀄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기존 질서를 바꾸겠다고 덤벼든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지역균형 개발과 행정수도 이전, 수도권 규제는 집값·땅값 폭등으로 이어졌고, 출자총액제한제로 대표되는 재벌 규제와 정부 역할 강화 등은 반기업 정서 확산 및 투자 위축으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경제정책에 꼬리표처럼 뒤따르는 성장과 분배 논란도 마찬가지다. 자유와 경쟁이라는 시장논리를 무시하고 가진 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겠다는 발상이 잠재성장력 위축, 기업경쟁력 약화, 국부의 분배 왜곡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물론 노 대통령이 끊임없이 자화자찬하듯 과거 정부와는 달리 무리한 부양책을 동원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또 2001년과 2002년 국민의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앞당겨 쓴 빚을 갚느라 출범 초기부터 기아선상에서 허덕인 만큼 참여정부가 민생문제를 만든 책임을 몽땅 뒤집어쓰기에는 억울하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할 것 같다. 특히 조세와 금융 규제에 과도하게 의존한 수요억제 정책, 건설에 편중된 경제사업 등이 그 대상이다. 참여정부 경제성적은 그때쯤에나 매겨져야 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15) 내리막길 대학교육

    [프렌치 리포트] (15) 내리막길 대학교육

    매년 가을 영국일간 더타임스의 대학·고등교육 분야 주간지인 ‘타임스하이어에듀케이션 서플먼트’는 세계 대학 랭킹을 발표한다.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프랑스의 교육 당국은 같은 반응을 보인다. 분개와 경악이다. 분개하는 이유는 선정 기준이 영·미의 대학시스템에 맞춰져 있어 프랑스의 독특한 학제를 전혀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고등교육은 그랑제콜을 중심으로 하는 엘리트 교육과 일반적인 지식인 양성과 학문 연구를 위한 대학교육으로 이분화돼 있다. 아무리 제도가 다르다해도 ‘세계 200대 대학’의 상위군에 속한 프랑스 대학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내심 경악한다. 영어권 대학은 물론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권 대학에도 밀리는 형편이다. ●세계 상위권 대학 한곳도 없어 지난해 10월 발표된 ‘타임스 하이어에듀케이션 서플먼트’의 랭킹에 따르면 1∼10위의 대학은 모두 미국과 영국의 대학들이 차지했다. 프랑스의 경우 최고의 수재들이 들어가는 에콜노르말(ENS)이 18위, 이공계 최고명문 에콜폴리테크니크가 37위, 정치대학(시앙스폴리티크)은 52위였다. 모두 그랑제콜이다. 대학가운데 가장 높게 랭크된 곳이 약학·의학·자연과학으로 유명한 파리 6대학인데 93위에 그쳤다. 이는 2005년도 순위에 비해 다섯계단 하락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프랑스의 대학을 거론할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소르본 대학의 순위가 궁금해진다. 파리대학이 재편된 이후 파리 4대학이 된 소르본 대학은 1215년 신학자들에 의해 설립돼 프랑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중세 시대부터 학사 과정에서 문법·수사학·논리학의 3학과 수학·기하학·천문학·음악의 4과를 가르쳐 유럽 전역에서 영재들이 몰려 들었다고 한다. 여전히 문학과 철학에서는 권위를 자랑하지만 더타임스의 ‘세계 200대 대학’순위에서는 200위에 랭크되는데 그쳤다. 참고로 1위는 미국의 하버드대,2위는 영국의 케임브리지대,3위는 영국의 옥스퍼드대가 차지했고 서울대는 63위에 랭크됐다. ●쓸모없는 대학 졸업장 프랑스의 교육제도는 1789년의 프랑스혁명 정신에 기초를 두고 있다. 교육은 공교육체제로 국가가 주도하며 모든 국민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무상교육과 의무(6∼16세)교육을 실시한다. 바칼로레아(대학수학자격시험)를 통과해야 진학할 수 있는 고등교육 과정의 특징은 교육기관과 수준이 다양하게 세분화돼 있다는 것이다. 수재들을 선발해 실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집중 교육하는 그랑제콜, 학문을 연구하기 위한 일반 대학,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단기 기술대학으로 나뉘어 각자 능력에 따라 진학한다.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상위 4%의 학생들이 2년 과정의 준비학교를 거쳐 진학하는 그랑제콜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엘리트 교육시스템이다. 입학하기는 매우 힘들지만 전문 분야 지식은 물론 리더십과 외국어까지 치밀하게 가르치며 고위 공무원이나 관리자급 엔지니어, 전문 경영인들을 배출한다. 기술계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단기 기술대학에서는 세분화된 특정 기능을 2년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해 2,3차 산업 종사자들을 양성한다. 문제는 가운데에 낀 일반 대학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05∼2006 학년도에 고등교육기관에 등록한 학생은 모두 227만 5000명이다. 이 가운데 82개에 이르는 일반 국립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은 130만 9000명이다. 의학, 약학, 법학의 경우 입학이 어렵지만 나머지 학과는 바칼로레아만 합격하면 별도의 전형없이 입학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문학, 언어학, 인류학, 사회학, 심리학 등 인문과학을 선택한다. 석사·박사로 자신의 연구를 심화시킨다면 좋겠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학사과정 후 취업을 원한다. 그러나 인문학은 취업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년층 실업률이 25%에 달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은 불안할수 밖에 없다. 지난해 봄 정부의 최초고용계약(CPE)제 도입계획에 대학생들이 대대적인 반대시위를 벌인 이유다. ●대학들 학생출석에 무관심 프랑스 대학교육이 오늘날 제 기능을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공교육 이념에 따른 무상교육이 대학생을 양산하는 토양을 제공했다.‘교육 평등과 기회의 확대’를 내세워 68혁명 이후부터 70년대 초까지 이뤄진 국립대학의 평준화는 대학교육의 질적 저하를 가속화시켰다. 여기에 30년전 30%였던 바칼로레아 합격률이 평균 76%로 높아지면서 학생수는 25년 만에 2배로 늘어났다. 반면 정부의 재정지원은 나아진 게 없으니 교육 여건이 뒷걸음질치는 것은 당연하다. 결과는 오늘날 목격되는 ‘하향 평준화’다. 프랑스 대학은 캠퍼스라는 것이 없다. 파리의 대학들도 5,6구를 중심으로 곳곳에 단과대학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양상이다. 소르본대학 본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교 건물들이 60년대에 콘크리트로 급조된 것이다. 관리도 허술해 형편없이 낡았다. 수업은 앙피테아트르라고 하는 강당에서 수백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들릴듯 말듯한 교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열심히 필기를 해도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교수와 토론하면서 학문을 연마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석사나 박사과정이라고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이나 영국 대학이 학비가 비싸기는 하지만 비싼 만큼 확실하게 가르친다. 프랑스는 정반대다.‘싼 게 비지떡’이 바로 여기에 적용되는 말이다. 아무리 공짜라지만 너무하다. 학교에선 학생이 출석을 하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다. 그런데도 대학 당국은 “대학은 전문가들을 훈련시키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하면 그만이다. 이런 환경에서 교육이 제대로 될리 없고,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고 어려운데 자질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기업들이 받아들일리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입학생의 46%가 중도 탈락하는데 이는 학업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졸업해봐야 별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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