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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바다가 예술을 낳았다

    이 바다가 예술을 낳았다

    1972년 뮌헨올림픽 개막 축전곡인 ‘오페라 심청’을 작곡했다. 1983년엔 콧대 높기로 소문난 ‘베를린 필하모닉’의 탄생 100주년 기념곡인 ‘교향곡 1번’을 작곡했다. 40세 이후, 그러니까 스스로 음악적 성숙도를 가르는 기준으로 삼았던 시기에 작곡한 오페라, 교향곡 등만 해도 무려 154편에 달한다. 이 같은 음악적 성과를 낸 그를 독일의 한 방송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의 한 사람’으로 선정했고,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작곡가”라고 상찬했다. 이 모두가 한 사람을 가리키는 수식어다. 경남 통영 출신의 음악가 윤이상(1917~1995)이 바로 그다. 해외에선 거장으로 칭송받지만 정작 자신을 낳아준 모국과는 오랜 시간 불화했던 그를 기리는 국제음악제가 오는 27일~4월 5일 통영국제음악당 등에서 열린다.<서울신문 2월 26일자 22면> 먼먼 통영까지 내려가서 음악제만 보고 올 수는 없는 노릇. 윤이상의 발자취를 따라 자박자박 통영을 돌아보고, 제철 맞은 도다리쑥국으로 겨우내 지친 몸도 추스르는 건 어떨까. 통영은 예향이다. 예술인을 많이 배출했다. 시인 유치환은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중앙동 우체국에서 여류 시인 이영도에게 연서를 썼고, 그 우체국 앞길은 현재 ‘청마거리’로 명명돼 있다. 시인 김춘수, 화가 이중섭과 전혁림, 시조시인 김상옥 등 당대를 풍미했던 예술인들도 펜으로, 또 붓으로 통영에 대한 사랑을 읊고 그려냈다. 이맘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가 윤이상이다. 한데 그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1967년에 터진 ‘동백림 사건’으로 북한 간첩으로 몰려 끝내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눈을 감은 비운의 음악가 정도가 전부이지 싶다. 사실 윤이상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정치적 논란과 그가 세계 음악사에 남긴 업적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윤이상기념공원의 이중도 팀장은 “클래식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윤이상은 일반적인 인식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음악가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며 “서양 음악에 동양의 혼을 불어넣어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했고, 비틀거리던 현대음악의 중심을 잡아 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재조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이상이 통영에 산 건 생애 전반부의 30년 정도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곳이지만 뜻밖에 통영에 남은 그의 흔적은 많지 않다. 생가터, 그의 이름을 딴 기념공원과 거리, 그가 교편을 잡았던 통영여고 정도가 그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의 전부다. 생가터는 통영 시내에서 해저터널로 가기 전, 통영냉장 쪽 맞은편 골목에 있다. 주소는 도천동 157번지다. 윤이상이 1956년 고국을 떠난 후 주인이 몇 차례 바뀌면서 생가 건물은 사라졌고 터만 남았다. 생가터 맞은편은 ‘윤이상기념공원’이다. 기념관 건물과 윤이상의 베를린 집, 그가 타던 벤츠 승용차 등이 전시돼 있다. 건물 주변엔 분수시설을 조성해 공원처럼 꾸몄다. ‘윤이상거리’는 그의 생가를 중심으로 유년 시절 노닐던 해방교에서 해저터널까지의 790m 구간에 조성됐다. 거리 입구에 윤이상의 부조상이 세워져 있다. 윤이상은 평소 “내 음악의 모태는 통영의 숲과 바다, 갈매기, 고기 잡는 소리”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생가터에 서면 이 같은 사실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현재 그의 생가터는 사방이 건물이다. 한데 그가 살았을 때는 달랐다. 게 등딱지만 한 집 수m 앞이 바다였다. 그게 일제강점기인 1932년께부터 간척돼 오늘의 모습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 팀장의 말에 따르면 통영 시절의 윤이상은 청마 유치환(1908~1967), ‘꽃의 시인’ 김춘수(1922~2004) 등과 나이를 격하고 자주 어울렸다고 한다. 이들은 윤이상이 생전에 입버릇처럼 되뇌었던 미륵산, 용화사 등을 주유하며 교분을 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미륵산은 통영 여정의 가장 앞줄에 두는 게 좋다. 통영 시가지와 한려수도를 한눈에 굽어보며 대략의 위치를 알아 두는 게 장소에 대한 현실감을 한결 높여준다. 전혁림미술관, 김춘수 유품 전시장, 달아공원, 미래사 등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들도 죄다 미륵산 자락에 매달려 있다. 미륵산 정상에 서면 한려수도의 빼어난 풍경이 주르르 펼쳐진다. 거미줄을 뽑아내듯 바닷물을 헤치며 나아가는 어선들이 한산도 등 다도해의 섬들을 종횡으로 엮어 그림 같은 풍경을 그려낸다. 관광엽서에서 흔히 보는 한려수도 사진은 십중팔구 이곳에서 찍는다 하더니, 과연 명불허전의 풍광이다. 발품 팔아 오를 수도 있지만 케이블카로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다만 케이블카 전망대에서는 통영 시내가 보이지 않는다. 다소 발품을 팔더라도 미륵산 정상까지는 올라야 360도 막힘 없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미륵산 정상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케이블카 요금은 왕복 1만원이다. 통영에서 요즘 ‘잘나가는’ 여행지는 동피랑 마을이다. 통영항의 강구안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들어선 달동네다. ‘동쪽의 피랑(벼랑)’에 들어선 마을이라 해서 이름지어졌다. 50여 가구가 비탈면에 지붕을 맞대고 모여 사는데, 집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가 멋들어지다. 동피랑을 내려오면서 통영의 명소들을 차례로 짚을 수 있다. ‘은하수를 가져와 피 묻은 병기를 닦는다’는 뜻의 수군통제영 건물인 세병관과 일제가 물자 운반을 위해 만든 해저터널 등 역사 유적들이 즐비하다. 고 박경리 선생 생가와 소설의 배경이 됐던 뚝지먼당 등도 이웃해 있다. 남망산 조각공원, 통영의 전경이 발 아래 깔리는 북포루 등도 묶어 돌아보길 권한다. 글 사진 통영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55 →가는 길:수도권에서 가자면 중부고속도로로 대전까지 가서 대전~통영선 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곧장 가면 된다. 통영을 효율적으로 돌아보려면 통영항을 경계로 북통영과 산양읍으로 나눠 일정을 짜는 게 좋다. 지리적으로도 북통영에서 산양읍 방향으로 훑으며 내려가는 게 맞다. 북통영 쪽에는 박경리 선생 생가가 있는 뚝지먼당, 벽화마을로 이름난 동피랑, 세병관, 충렬사, 청마 유치환을 기념하는 청마거리, 윤이상기념관 등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작지와 쓰레기장 등이 뒤엉켜 어수선했던 뚝지먼당 지역은 최근 대대적인 정비 작업을 거쳐 말끔한 공원으로 변했다. 하지만 박경리 선생이 쓴 여러 소설들의 배경이 됐던 달동네 풍경은 여전하니 꼭 찾아보길 권한다. 산양읍 지역에서는 해저터널, 전혁림미술관, 김춘수기념관, 통영국제음악당, 한려수도관광케이블카, 달아공원 등의 명소와 만날 수 있다. 특히 전혁림미술관 주변과 미륵산 중턱의 미래사 가는 길 등은 봄철 아름드리 벚꽃이 화사한 자태를 선사하는 곳이다. 꼭 메모해 두시길. 통영이 끼고 있는 해안선의 총길이는 무려 617㎞에 달한다. 서울~부산 거리의 1.5배에 달한다. 그 덕에 바다를 끼고 드라이브할 수 있는 도로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 산양일주도로다. 통영 시내에서 충무교를 건너 미륵도에 닿으면 곧 산양일주도로가 시작된다. 여기서 우회전해 통영대교를 지나 바닷길을 따라 달리면 당개, 당포, 달아전망대로 이어진다. 산양읍 쪽은 오후에 찾는 게 좋다. 저물녘 풍경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달아전망대가 특히 소문난 일몰 명소다. 통행량이 많은 산양일주도로를 피해 호젓한 해안도로를 달리고 싶다면 풍화일주도로가 낫다. 산양읍 풍화리를 한 바퀴 도는 17㎞의 해안도로다. 길은 좁지만 쪽빛 바다와 정감 넘치는 어촌 마을을 차례로 지난다. →먹거리:이즈음 통영에서 꼭 맛봐야 할 게 도다리쑥국이다. 봄철 포실해진 도다리에 쑥과 된장을 넣고 묽게 끓여낸 도다리쑥국은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통영여객선터미널 앞의 통영회식당(634-3500), 서호시장 내 분소식당(644-0495), 수정식당(644-0396) 등이 비교적 널리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인근 다른 식당들의 음식 솜씨도 이에 못지않다. 서호시장만 해도 십여개 식당에서 도다리쑥국을 낸다. 어느 집이나 재료는 신선할 터. 맛의 차이라야 습자지 한 장 정도지 싶다. 중앙시장 내 한산식당(644-5828)의 칼칼하게 끓여낸 복매운탕과 복국도 좋다. 보통명사화된 ‘충무김밥’의 경우 현지인들은 여객선터미널 앞 풍화김밥(644-1990)을 추천했다. 유명짜한 집들은 중앙동 문화마당 앞에 많다. 저마다 원조를 자처하며 ‘할매’ 또는 ‘3대’를 상호에 내건 집들이 늘어서 있다. 하지만 유명세와 불친절 오명은 비례할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는 게 좋겠다. 애주가라면 ‘다찌집’에 관심이 많겠다. 술과 안주를 ‘일체형’으로 내는 집이다. 예컨대 3만원짜리 기본상을 비운 뒤 술을 추가하면 ‘주인장 마음대로’ 술에 맞는 안주를 제공하는 식이다. 울산다찌(645-1350), 통영사랑 다찌집(644-7548) 등이 알려졌다. →잘 곳:국내 내로라하는 여행지답게 통영엔 다양한 규모의 숙소들이 즐비하다. ‘오션뷰’는 아니지만 충무관광호텔(645-2091), 비치호텔(642-8181) 등은 깔끔한 시설이 자랑이다. 충무마리나콘도(646-7001)는 가족 등 단체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오션뷰가 빼어난 모텔들도 발에 밟힐 만큼 많다. 통영항 쪽엔 한 집 건너 모텔인데, 강구안을 바라보고 있는 나폴리모텔(646-0202)이 추천할 만하다.
  • [사설] 부패와의 전쟁 ‘정략적’ 접근으론 실패한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그제 취임 후 첫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이 총리는 “정부는 모든 역량과 권한, 수단을 총동원해 구조적 부패의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총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총리는 취임 이후 국정 현안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사회 곳곳에 잔존해 있는 부정부패와 흐트러진 국가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의 담화 발표 하루 만에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포스코건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가 강력한 사정(司正)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듯하다. 부정부패 척결은 역대 정권에서도 늘 강조해 온 사안이고 현 정부에서도 국가 대혁신을 최대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부정부패를 향한 칼날을 이미 빼든 상태다. 검찰은 국민 안전을 중심으로 공공 인프라 분야 비리를 최우선으로 정하고 관(官)피아 범죄, 공기업 등 공공기관 비리, 민관 유착 비리를 척결하는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이 총리의 부정부패 척결 담화는 새로운 것도, 신선한 것도 아니지만 최근 드러난 방산 비리나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부패 고리를 보면 부정부패 척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대표적인 화두다. 반부패 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의 2014년 부패인식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175개국 중 43위,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는 하위권인 27위라는 현실이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정략적 의도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총리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집중 수사 대상으로 지목한 해외자원 개발 배임 의혹, 방위사업 비리, 대기업 비자금 조성 의혹 등 대부분이 공교롭게도 이명박(MB) 정권과 관련이 깊다.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방위산업 비리도 이명박 정권에서 진행된 사업이 수사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자원외교는 이명박 정권이 추진한 대표적 정책이니 말할 나위도 없다. 현재 국회에서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 자원외교를 꼭 집어 지목한 것도 오해를 불러올 여지가 다분하다. 당장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닥에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치공학적 차원에서의 ‘MB 정권 때리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조차 “자원외교 같은 경우 국조가 한창 진행 중인데 무슨 배경인지 모르겠다”고 당황스런 분위기를 숨기지 않았다. 역대 정권에서 보듯 요란한 부패 척결 운동은 대부분 실효성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변질됐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총리는 총리직을 걸고라도 굳은 의지를 현실화시켜야 하지만 부패척결의 칼날에 진정성이 없다면 국민적 지지를 받기는커녕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백색증 환자, 왜 테러 표적이 되었나…끔찍한 신체 절단 이유는?

    백색증 환자, 왜 테러 표적이 되었나…끔찍한 신체 절단 이유는?

    백색증 백색증 환자, 왜 테러 표적이 되었나…끔찍한 신체 절단 이유는? 알비노(백색증 환자)를 상대로 한 무분별한 살상 행위를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탄자니아 경찰이 주술사와 전통 치료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탄자니아 경찰의 아드베라 불림바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주술사와 무허가 전통 치료사 22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들 중 일부는 도마뱀 가죽, 멧돼지 이빨, 타조알, 원숭이 꼬리, 새 발톱, 당나귀 꼬리, 사자 가죽 등을 지니고 있었다고 불룸바 대변인은 덧붙였다. 탄자니아를 비롯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주술 의식을 행하면 재물과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미신이 퍼져 있다. 특히 올 연말 선거를 치를 예정인 탄자니아 정부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주술의식이 유행하면서 알비노의 희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지난 1일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도 최근 알비노 살해 행위를 탄자니아의 수치라고 규정하고 알비노 대상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탄자니아 법원은 지난 5일 알비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고, 이튿날에는 정체불명의 약재를 소지한 32명의 주술사가 살인혐의로 체포됐다. 탄자니아는 근친결혼 등으로 서구보다 훨씬 많은 인구 1400명당 1명꼴로 알비노가 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75명 이상의 알비노가 살해된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스코, 성과 연봉 차등폭 2배로 대폭 확대

    권오준 회장 취임 2년차에 들어간 포스코가 전 계열사 인사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보는 인사 혁신을 단행한다. 전 계열사의 직급 체계를 하나로 통일하고 성과별 연봉 차등 폭도 현재의 2배까지 확대한다. 소속이나 법인,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이 능력에 따라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계열사 간 인사 이동의 벽도 허물 계획이다. 포스코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내부 인사 방침을 13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은 우선 계열사마다 각기 다르게 사용하던 직급 체계를 일원화한다. 앞으로 전 계열사의 임원과 직원들은 P1(신입)부터 P13(회장)까지 13단계로 분류되는 직급 체계를 적용받는다. 모든 계열사의 직위(호칭)와 직책 등도 가능한 한 통일할 방침이다. 포스코에서 해외로 파견된 직원과 현지 채용 직원의 직급도 글로벌 직원을 뜻하는 ‘G’ 직급으로 단일화한다. 특히 포스코는 업무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봉제 직원은 평가 등급(S~B 등급)에 따라 변하는 연봉의 차등 폭을 지금의 2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같은 원칙은 계열사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 동일한 인사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통합할 예정”이라면서 “모든 그룹 임직원에게 하나의 인사 제도를 시행해 일체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또 직원의 국적이나 소속에 구애 없이 직무수행 능력만 갖추면 원하는 곳에서 일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포스코 일본법인 직원이 원한다면 포스코건설 인도법인에서 근무할 수 있다. 단 지원자가 실제 다른 근무지에서 일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인재인지를 평가하는 업무능력 검증을 거쳐야 한다. 전문임원과 경영임원을 나눠 육성하는 ‘듀얼래더’ 제도도 전 계열사와 해외법인으로 확대한다. 이처럼 포스코가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최근 철강업계에 드리운 위기가 짙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철강업계의 유례없는 위기론이 대두하는 만큼 조직의 경쟁 체계를 강화하고 결속력을 높여 ‘위기 속 재도약’이라는 승부수를 거는 셈이다. 권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업무에 몰입하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룹 통합 직급 체계를 구축한다”면서 “앞으로 그룹 통합 직급은 승진, 보직, 회사 간 이동 등 모든 인사의 기준점으로 활용되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선진 기업에 걸맞은 인사제도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백색증 환자, 신체 절단된 모습 “반복되는 테러, 도대체 왜?”

    백색증 환자, 신체 절단된 모습 “반복되는 테러, 도대체 왜?”

    백색증 백색증 환자, 신체 절단된 모습 “반복되는 테러, 도대체 왜?” 알비노(백색증 환자)를 상대로 한 무분별한 살상 행위를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탄자니아 경찰이 주술사와 전통 치료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탄자니아 경찰의 아드베라 불림바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주술사와 무허가 전통 치료사 22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들 중 일부는 도마뱀 가죽, 멧돼지 이빨, 타조알, 원숭이 꼬리, 새 발톱, 당나귀 꼬리, 사자 가죽 등을 지니고 있었다고 불룸바 대변인은 덧붙였다. 탄자니아를 비롯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주술 의식을 행하면 재물과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미신이 퍼져 있다. 특히 올 연말 선거를 치를 예정인 탄자니아 정부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주술의식이 유행하면서 알비노의 희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지난 1일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도 최근 알비노 살해 행위를 탄자니아의 수치라고 규정하고 알비노 대상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탄자니아 법원은 지난 5일 알비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고, 이튿날에는 정체불명의 약재를 소지한 32명의 주술사가 살인혐의로 체포됐다. 탄자니아는 근친결혼 등으로 서구보다 훨씬 많은 인구 1400명당 1명꼴로 알비노가 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75명 이상의 알비노가 살해된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가만히 있으라 1, 2부(KBS2 밤 9시 30분) 강력계 형사 박찬수 딸의 실종과 찬수 주변 인물들에게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가만히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그린 드라마. 찬수는 홀로 딸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는 강력계 형사다. 어느 날 찬수의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이 가장 믿고 아꼈던 준식이 용의자로 체포되는 비극적인 상황이 닥쳐온다. 과연 찬수는 가만히 살 수 있을까.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15분) 끝이 없는 집안 정리에 배우 김광규의 한숨은 멈추지 않는다. 결국 정리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대적인 집 정리를 시작한다. 광규는 자신의 옷장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옷들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가수 강남이 야마나시 이모네와 함께 방송인 전현무 집을 방문한다. 강남의 이모 야마나시는 현무가 반한 멸치볶음을 만들어 준다. ■슈퍼대디 열(tvN 밤 8시 30분) ‘독신남’ 한열 앞에 그의 첫사랑이었던 미래가 10년 만에 불현듯 나타나 벌어지는 이야기. 한열은 첫사랑 미래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평생 혼자 사는 게 목표인 남자다. 프로야구 재활 코치인 그는 에이스 류현우 선수의 부상 재발로 파면 위기에 놓인다. 한편 대학병원 최연소 암센터장 후보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싱글맘 닥터 미래는 갑작스런 통증으로 쓰러진다.
  • 백색증 환자, 왜 테러 표적이 되었나…주술사 미신에서 비롯

    백색증 환자, 왜 테러 표적이 되었나…주술사 미신에서 비롯

    백색증 백색증 환자, 왜 테러 표적이 되었나…주술사 미신에서 비롯 알비노(백색증 환자)를 상대로 한 무분별한 살상 행위를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탄자니아 경찰이 주술사와 전통 치료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탄자니아 경찰의 아드베라 불림바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주술사와 무허가 전통 치료사 22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들 중 일부는 도마뱀 가죽, 멧돼지 이빨, 타조알, 원숭이 꼬리, 새 발톱, 당나귀 꼬리, 사자 가죽 등을 지니고 있었다고 불룸바 대변인은 덧붙였다. 탄자니아를 비롯한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주술 의식을 행하면 재물과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미신이 퍼져 있다. 특히 올 연말 선거를 치를 예정인 탄자니아 정부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주술의식이 유행하면서 알비노의 희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지난 1일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도 최근 알비노 살해 행위를 탄자니아의 수치라고 규정하고 알비노 대상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탄자니아 법원은 지난 5일 알비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고, 이튿날에는 정체불명의 약재를 소지한 32명의 주술사가 살인혐의로 체포됐다. 탄자니아는 근친결혼 등으로 서구보다 훨씬 많은 인구 1400명당 1명꼴로 알비노가 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75명 이상의 알비노가 살해된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웃통 벗고 운전하던 남자, 우체통 번쩍 들더니...

    웃통 벗고 운전하던 남자, 우체통 번쩍 들더니...

    두 사람이 우체통을 탐낸 이유는 무엇일까? 번듯하게 길에 서있는 우체통을 훔친 남자가 수사망이 좁혀오자 경찰에 자수했다. 남자는 그러나 우체통을 훔친 이유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사건은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로사리오에서 최근 벌어졌다. 도시 중심부에서 길을 달리던 은빛 승용차가 멈춰서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아직 계속되고 있는 더위를 견디기 힘들었던지 웃통을 벗은 남자가 한 여자와 자동차에서 내려 우체통을 번쩍 들어올렸다. 두 사람은 해치백 승용차의 트렁크에 우체통을 싣고 유유히 사라졌다. 두 사람은 감쪽같이 우체통을 납치(?)했다며 쾌재를 불렀을지 모르지만 범행은 길을 지나던 한 소년의 핸드폰에 고스란히 잡혔다. 소년은 "길에서 우체통을 훔쳐가는 도둑을 봤다"면서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순식간에 영상이 퍼지면서 우체통절도사건은 큰 화제가 됐다. 급기야 사건을 인지한 검찰은 수사개시를 선언했다. 검찰은 "우체통이 비록 고정돼 있지는 않았지만 있어야 할 곳에 있던 우체통을 가져간 건 분명한 범죄"라면서 용의자를 반드시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자동차번호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가 주춤하는 듯했지만 검찰은 주변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목격자 수배에 나서는 등 사건해결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대대적인 수사가 전개되자 남자는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남자는 우체통을 훔쳐갔다고 털어놨지만 범행의 이유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아르헨티나에서도 우체통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로사리오 우체국에 따르면 15년 전만 해도 로사리오에는 우체통 70개가 서있었지만 지금은 28개만 남아 있다. 사진=트위터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병영상담관이 고충상담 내용 고자질…병사 자살기도

    병영상담관이 병사의 고충 상담 내용을 문제 당사자인 대대장에게 그대로 전해 해당 병사가 자살을 기도했다고 11일 OBS가 보도했다. OBS 보도에 따르면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서 대대장 당번병으로 일하던 A 일병은 지난달 8일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을 찾아가 고충을 털어놓았다.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대대장이 여러 차례 폭언을 했고 이 때문에 죽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해당 상담관은 A 일병이 털어놓은 상담 내용을 곧바로 해당 대대장에게 보고했고, 대대장은 바로 다음날 A 일병을 불러 추궁을 했다. 결국 A 일병은 자살을 결심, 5일 뒤 실제로 목을 맸으나 다행히 구조돼 현재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접수한 육군 본부와 헌병대는 A 일병이 가혹 행위나 폭언에 시달렸는지, 또 병영상담관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수사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획] 걸리면 ‘로또’...무기중개상의 세계

    [기획] 걸리면 ‘로또’...무기중개상의 세계

    탤런트 클라라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의도치 않게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클라라 회장님’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업체인 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가 소속된 일광그룹의 수장으로 ‘클라라 카톡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무기중개업계에서 꽤 알려진 무기중개업자였다. 합수단은 일광그룹의 계열사인 일광공영이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사업에서 터키 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장비 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이익을 챙긴 뒤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을 체포하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이 체포됨에 따라 과거 ‘린다 김 사건’에 이어 ‘무기중개상’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기중개상’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성공하면 로또 부럽지 않은 대박 무기중개상, 이른바 로비스트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역시 린다 김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故 장진영이 열연했던 배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녀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획득사업인 이른바 ‘백두사업’에서 미국 방산업체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성능 미달의 장비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이 계약 성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녀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빼어난 화술과 미모를 무기로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중개에 뛰어들어 공군의 무인공격기 도입사업(600억 원), 공대지 미사일 도입사업(2,000억 원),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685억 원) 등 국내외 주요 무기도입 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무기중개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잠시 손을 댔지만, 곧 ‘본업’인 무기중개업으로 돌아왔다. 중개업만큼 벌이가 쏠쏠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모 방송에 출연해 “로비스트는 개인적 능력과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수십 배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 2008년 사들였던 서초동 일대의 땅은 수십 억대 규모에 달한다. 린다 김 외에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故 조풍언 회장은 DJ정부 ‘얼굴 없는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지난 2012년 자택에서 1,400억 원을 강도들에게 털려 이슈가 됐던 무기중개상 김영완 씨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명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중개상들이 막대한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개하는 품목 자체가 워낙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물건들이며, 거래 과정 일체가 ‘군사비밀’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어느 정도 비리가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군에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시작하면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가한다. 입찰 참가 직후 소요 제기 부서나 그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사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개상 대부분이 소요 제기 부서나 계약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예비역 장교나 군무원이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계약조건 협상에 나서는 현역 군인들과 군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과거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사람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중개상들은 현역군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시하거나 용돈 명목으로 돈봉투를 쥐어주고 자신들이 중개하는 업체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업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일 경우 중개상들은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도 접촉해 전역 또는 퇴직 후 취업 알선이나 리베이트 제공을 제시하고, 정책결정자가 정치인일 경우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정책결정자들과 중개상들은 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촉도 쉽고 ‘딜’이 성사되기도 쉽다..." '중개상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을 움직여 군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를 들여오게 해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고 군의 전력증강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에서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가령 국민의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T-80U 전차나 BMP-3 장갑차는 극심한 부품난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조기퇴역이 결정되었고,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연간 유류 소비량의 반 이상을 잡아먹는 ‘기름 먹는 괴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는 것. 이면의 진실과 과정이야 어쨌든 거래가 성사되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개업자들은 총사업비의 1~5%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챙기는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5% 정도가 관례지만, 수수료율은 사업비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이번에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3억 1000만 달러 규모의 러시아 무기 도입사업을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380만 달러를 받았고, 지난 2002년 FX 사업에서 5조 4천억 원 규모의 F-15K 전투기 도입을 중개한 모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로 30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 수수료가 이렇게 큰 것은 무기 가격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개업자인 중고차 딜러가 2000만~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달리 무기 거래는 일반적인 자동차 거래가격에 ‘0’이 2~3개 더 붙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게는 수 십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씩 계약하는 전차의 경우 싼 것은 대당 30억 원, 비싼 것은 대당 120억 원에 달한다. 120억 원짜리 전차 100대 매매 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로 1%만 받아도 120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전차는 그래도 싼 편이다. 대당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전투기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으면 대당 10억 원이다. 전투기는 부대 편성을 위해 20대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1개 대대분만 팔아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구매 규모가 40~60대로 커지면 중개업자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흔히 ‘인생 한방’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로또’ 1등의 확률이 840만 분의 1이고, 이마저도 당첨 되더라도 금액이 수십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확률도 높고 액수도 더 큰 무기중개업에 퇴역 군인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기중개업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는 ‘캐 서방’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는 성공한 무기중개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리 오로프는 소총부터 헬기까지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부를 축적해 부귀영화를 누리며,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탑모델을 아내로 맞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영화 속 유리 올로프는 ‘죽음의 상인’으로 유명한 빅토르 부트(Victor Bout)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소련 정보기관 KGB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부트는 냉전이 끝난 직후 화물운송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해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구소련군의 무기를 수집, 세계 각지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에게 팔았다. 부트는 지난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될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어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여기서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대단히 간단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월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군 지휘관들에게 접근해 푼돈을 쥐어주고 부대에 방치된 각종 무기들을 고철 값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뒤 내전이 한창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싸게 파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부트의 실적은 무기중개업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바실 자하로프(Basil Zaharoff)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터키 태생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자하로프는 ‘죽음의 슈퍼 세일즈맨’이라 불렸으며, 20세기 초에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개입해 천문학적인 무기를 팔아 치웠다. 그가 무기중개상으로 처음 발을 내딛었었던 1877년, 그는 한 무역회사의 그리스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그리스 정부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무기였던 잠수함 1척을 판매한 뒤, 곧바로 이스탄불로 가서 “당신들의 적성국이 최첨단 무기인 잠수함을 구입했다”고 알려 터키 정부에 2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계약이 체결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간 자하로프는 “터키가 잠수함으로 흑해의 입구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으면 러시아의 안보가 흔들린다”고 위협해 4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자하로프의 능력을 높이 산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 비커스(Vickers)는 그를 임원으로 고용하고 로비스트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제2차 보어전쟁부터 러일전쟁, 발칸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기를 팔아 치웠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그의 중개로 거래된 무기는 전함 4척, 순양함 5척, 잠수함 54척, 전투기 및 비행선 5,500여 대, 야포 2,300여 문과 기관총 10만 정 등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는 ‘자하로프 시스템'(Zaharoff system)을 만들어 낸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잘생긴 외모와 14개 국어에 능통한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을 침대로 끌어들인 뒤 이들을 조종해 정치인들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킨 뒤 전쟁 당사국 모두에게 무기를 팔았다. 이러한 무기중개업을 통해 그가 벌어들인 돈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를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이 있었고, 원활한 무기 공급으로 전쟁에 기여했다고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부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은 말 그대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를 중개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거래는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무기중개업 역시 필요악이지만, ‘살상도구를 사고파는 것을 알선한다’는 점에서 무기중개업은 합법과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무기중개상들은 그 누구보다 준법정신과 애국심,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잡혀 있어야 하지만, 최근 ‘줄줄이 비엔나’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방산비리 사범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린다 김에서 ‘클라라 회장님’까지...무기중개상의 세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린다 김에서 ‘클라라 회장님’까지...무기중개상의 세계

    탤런트 클라라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의도치 않게 유명세를 탔던 이른바 ‘클라라 회장님’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된 이규태 회장은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업체인 일광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가 소속된 일광그룹의 수장으로 ‘클라라 카톡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무기중개업계에서 꽤 알려진 무기중개업자였다. 합수단은 일광그룹의 계열사인 일광공영이 지난 2009년 공군의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사업에서 터키 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면서 장비 원가를 부풀려 과도한 이익을 챙긴 뒤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을 체포하고 그룹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회장이 체포됨에 따라 과거 ‘린다 김 사건’에 이어 ‘무기중개상’이 또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도대체 이 ‘무기중개상’이라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일까? -성공하면 로또 부럽지 않은 대박 무기중개상, 이른바 로비스트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역시 린다 김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되었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 故 장진영이 열연했던 배역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녀는 김영삼 정부 시절 공군의 통신감청용 정찰기 획득사업인 이른바 ‘백두사업’에서 미국 방산업체의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성능 미달의 장비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이 계약 성공에 대한 대가로 미국 방산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그녀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빼어난 화술과 미모를 무기로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중개에 뛰어들어 공군의 무인공격기 도입사업(600억 원), 공대지 미사일 도입사업(2,000억 원), 전자전 장비 도입사업(685억 원) 등 국내외 주요 무기도입 사업에서 로비스트로 활약했다. 무기중개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는 부동산 개발 사업에 잠시 손을 댔지만, 곧 ‘본업’인 무기중개업으로 돌아왔다. 중개업만큼 벌이가 쏠쏠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모 방송에 출연해 “로비스트는 개인적 능력과 프로젝트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수십 배의 돈을 벌어들인다”고 밝힌 바 있었다. 실제로 그녀가 지난 2008년 사들였던 서초동 일대의 땅은 수십 억대 규모에 달한다. 린다 김 외에도 수백억 대 자산가로 알려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故 조풍언 회장은 DJ정부 ‘얼굴 없는 실세’로 위세를 떨쳤고, 지난 2012년 자택에서 1,400억 원을 강도들에게 털려 이슈가 됐던 무기중개상 김영완 씨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 중 한명으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을 정도로 정권과 깊은 유착 관계를 맺기도 했다. 무기중개상들이 막대한 돈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중개하는 품목 자체가 워낙 천문학적인 가격을 자랑하는 물건들이며, 거래 과정 일체가 ‘군사비밀’이라는 장막에 가려져 어느 정도 비리가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기중개상들이 돈과 권력을 쥐는 프로세스는 대략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다. "...군에서 대형 무기도입 사업을 시작하면 해외 업체와 손을 잡고 입찰에 참가한다. 입찰 참가 직후 소요 제기 부서나 그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 수시로 접촉해 사업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개상 대부분이 소요 제기 부서나 계약 담당 부서에 근무했던 예비역 장교나 군무원이기 때문이다. 가격이나 계약조건 협상에 나서는 현역 군인들과 군무원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과거 자신들의 상관이었던 사람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다. 중개상들은 현역군인들의 소득 수준이나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리베이트를 제시하거나 용돈 명목으로 돈봉투를 쥐어주고 자신들이 중개하는 업체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 사업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일 경우 중개상들은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윗선의 정책결정자들과도 접촉해 전역 또는 퇴직 후 취업 알선이나 리베이트 제공을 제시하고, 정책결정자가 정치인일 경우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정책결정자들과 중개상들은 사관학교 선후배 관계로 엮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촉도 쉽고 ‘딜’이 성사되기도 쉽다..." '중개상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을 움직여 군이 필요하지 않은 무기를 들여오게 해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고 군의 전력증강에 차질을 빚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에서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기도 한다 가령 국민의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 불곰사업으로 들여온 T-80U 전차나 BMP-3 장갑차는 극심한 부품난 때문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다가 조기퇴역이 결정되었고,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연간 유류 소비량의 반 이상을 잡아먹는 ‘기름 먹는 괴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는 것. 이면의 진실과 과정이야 어쨌든 거래가 성사되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중개업자들은 총사업비의 1~5%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중개업자들이 챙기는 수수료는 총사업비의 5% 정도가 관례지만, 수수료율은 사업비와 반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령 이번에 체포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은 3억 1천만 달러 규모의 러시아 무기 도입사업을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2,380만 달러를 받았고, 지난 2002년 FX 사업에서 5조 4천억 원 규모의 F-15K 전투기 도입을 중개한 모 중개업자는 중개 수수료로 30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중개 수수료가 이렇게 큰 것은 무기 가격이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개업자인 중고차 딜러가 2000만~3000만 원짜리 자동차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과 달리 무기 거래는 일반적인 자동차 거래가격에 ‘0’이 2~3개 더 붙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 번에 적게는 수 십대에서 많게는 수백 대씩 계약하는 전차의 경우 싼 것은 대당 30억 원, 비싼 것은 대당 120억 원에 달한다. 120억 원짜리 전차 100대 매매 계약을 중개하고 수수료로 1%만 받아도 120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전차는 그래도 싼 편이다. 대당 1,000억 원을 훌쩍 넘는 전투기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고 중개 수수료로 1%를 받으면 대당 10억 원이다. 전투기는 부대 편성을 위해 20대 단위로 구매하기 때문에 1개 대대분만 팔아도 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데, 구매 규모가 40~60대로 커지면 중개업자가 챙길 수 있는 수수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흔히 ‘인생 한방’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로또’ 1등의 확률이 840만 분의 1이고, 이마저도 당첨 되더라도 금액이 수십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확률도 높고 액수도 더 큰 무기중개업에 퇴역 군인들이 몰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무기중개업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국내에서는 ‘캐 서방’으로 불리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에서는 성공한 무기중개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유리 오로프는 소총부터 헬기까지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부를 축적해 부귀영화를 누리며,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탑모델을 아내로 맞는 등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산다. 일부 과장된 면이 있지만, 영화 속 유리 올로프는 ‘죽음의 상인’으로 유명한 빅토르 부트(Victor Bout)라는 실존 인물이 모델이다. 소련 정보기관 KGB에서 장교로 근무했던 부트는 냉전이 끝난 직후 화물운송회사를 설립하고, 그 회사를 통해 각지에 방치되어 있는 구소련군의 무기를 수집, 세계 각지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에게 팔았다. 부트는 지난 2008년 태국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의 함정수사에 걸려 체포될 때까지 약 20여 년에 걸쳐 수백억 달러의 어치의 무기를 팔아치웠고, 여기서 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대단히 간단했다. 소련이 망하면서 월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군 지휘관들에게 접근해 푼돈을 쥐어주고 부대에 방치된 각종 무기들을 고철 값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인 뒤 내전이 한창인 국가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비싸게 파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부트의 실적은 무기중개업 분야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바실 자하로프(Basil Zaharoff)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터키 태생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던 자하로프는 ‘죽음의 슈퍼 세일즈맨’이라 불렸으며, 20세기 초에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개입해 천문학적인 무기를 팔아 치웠다. 그가 무기중개상으로 처음 발을 내딛었었던 1877년, 그는 한 무역회사의 그리스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는 그리스 정부에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무기였던 잠수함 1척을 판매한 뒤, 곧바로 이스탄불로 가서 “당신들의 적성국이 최첨단 무기인 잠수함을 구입했다”고 알려 터키 정부에 2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계약이 체결된 직후 모스크바로 날아간 자하로프는 “터키가 잠수함으로 흑해의 입구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으면 러시아의 안보가 흔들린다”고 위협해 4척의 잠수함을 팔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었다. 자하로프의 능력을 높이 산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 비커스(Vickers)는 그를 임원으로 고용하고 로비스트로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어진 제2차 보어전쟁부터 러일전쟁, 발칸전쟁, 제1차 세계대전 등 대규모 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무기를 팔아 치웠다. 제1차 세계대전 중 그의 중개로 거래된 무기는 전함 4척, 순양함 5척, 잠수함 54척, 전투기 및 비행선 5,500여 대, 야포 2,300여 문과 기관총 10만 정 등이다. 그는 의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무기를 팔아먹는 ‘자하로프 시스템'(Zaharoff system)을 만들어 낸 것으로도 악명이 자자하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잘생긴 외모와 14개 국어에 능통한 유창한 화술을 바탕으로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을 침대로 끌어들인 뒤 이들을 조종해 정치인들을 움직여 전쟁을 일으킨 뒤 전쟁 당사국 모두에게 무기를 팔았다. 이러한 무기중개업을 통해 그가 벌어들인 돈은 추정조차 불가능하다. 다만 국가를 움직여 전쟁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천문학적인 돈이 있었고, 원활한 무기 공급으로 전쟁에 기여했다고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프랑스에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을 정도로 부와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져 있다. 무기중개업은 말 그대로 인명을 살상하는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를 중개해주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거래는 국가안보라는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것이고, 무기중개업 역시 필요악이지만, ‘살상도구를 사고파는 것을 알선한다’는 점에서 무기중개업은 합법과 불법 여부를 떠나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무기중개상들은 그 누구보다 준법정신과 애국심, ‘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바로잡혀 있어야 하지만, 최근 ‘줄줄이 비엔나’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방산비리 사범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경제 블로그] 뿌리내릴 새 없는 금융당국 정책

    [경제 블로그] 뿌리내릴 새 없는 금융당국 정책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넘었습니다. 진 원장은 국·실장의 70%를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능력 위주 인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금감원 임직원들 사이에 ‘한번 해 보자’는 의욕이 느껴집니다. 그러는 사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는 게 있습니다. 전임 최수현 원장의 ‘흔적’입니다. 최 전 원장이 야심차게 시도했던 정책들은 2년이 채 안 돼 존폐 기로에 놓였습니다. 대표적인 게 국민검사청구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국민 200명 이상이 요청하면 금감원이 해당 금융사에 대한 검사를 하도록 한 것입니다. 감사원의 국민감사청구제도를 벤치마킹해 2013년 5월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있는 줄도 모르는 국민이 태반입니다. 지금까지 3건 접수됐고, 이 가운데 ‘동양 사태’에 관한 1건만이 청구 15개월 만인 지난달 초 제재가 통보됐습니다. 기존에 발표된 제재 방침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금감원 내부에서조차 폐지론이 팽배한 실정입니다. 금융소비자 민원 해소를 위해 도입한 민원발생평가제도 역시 업계 반발과 규제 완화 흐름에 따라 사라지게 됐습니다. 금감원은 ‘빨간 딱지’로 불린 민원 처리 성적표 대신 정성 평가 위주의 소비자보호실태평가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네요. 잘못된 관행과 불건전 행위를 개선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소비자보호심의위원회와 금융 상품을 주제별로 알기 쉽게 소개한 ‘금융소비자리포트’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식이 뜸합니다. 금감원은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지만 유야무야 사라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전임자 흔적 지우기는 금융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새 수장이 내정되면서 벌써부터 기술금융 열기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입니다. 수장이 바뀌면 정책의 중심이 바뀌는 것은 일견 당연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국민감사청구제도나 기술금융은 도입 당시부터 비판이 적지 않았던 정책입니다. 때로는 잘못 꿴 정책이 수장 교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의도적인 전임자 색깔 빼기가 진행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새 수장은 자신의 색깔을 내보일 때 신중해야 합니다. 자신이 떠나고 난 뒤 폐기 처분되면 안 되니까요. 새 술도 좋고 새 부대도 좋지만 매번 이래서야 고객은 언제쯤 잘 익은 술을 맛보겠습니까.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새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

    [새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

    ‘드래곤 블레이드’는 최근 급팽창하는 중국 영화 시장의 단면을 엿보게 하는 작품이다. 중국의 거대 자본은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은 물론 해외 스태프들을 대거 영입해 대작들을 만들고 있다. 이 영화 역시 기획 단계부터 중국의 액션 스타 청룽을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존 큐잭, 애드리언 브로디, 한국의 아이돌 스타 최시원 등을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적벽대전’과 같은 역사적 서사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영화와 달리 이번에는 화려한 액션 및 전쟁 장면을 담았다. ‘반지의 제왕’ 등 웬만한 할리우드 판타지 영화 못지않은 기술적인 진보도 눈에 띈다. 내수용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한 중국 영화계의 야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내용적인 면에서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일단 영화의 배경이 광활한 실크로드인 만큼 거대한 스케일이 눈길을 끈다. 제작에만 7년이 걸렸고 7000만 달러(약 771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중국 서부에서 중부까지 3200㎞를 오가며 촬영을 진행한 덕분에 웅장한 볼거리가 화면을 압도한다. 영화 속 후오안(청룽)은 실크로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36개 부족의 분쟁 해결에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후오안은 누명을 쓰고 옌먼관으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무기와 전투 편대를 갖춘 로마 군대를 만난다. 후오안은 이 군대를 이끌고 있는 루시우스(존 큐잭) 장군과 결투를 하지만 각각 자국에서 반역죄의 누명을 쓰게 된 사연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이들은 실크로드의 평화를 위협하는 로마제국의 왕자 티베리우스(애드리언 브로디)에 맞서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극의 짜임새가 헐겁고 교훈적인 면만 강조한 탓에 밋밋한 영웅담을 보는 것처럼 맥 빠진 전개가 이어진다. 여러 민족을 규합해 공공의 적에 맞선다는 내용은 중화주의 사상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도 풍긴다. 스토리 안에 담아야 할 다양한 가치, 창의적 상상력이 취약한 중국 영화의 한계를 보여 준다. 물론 영화의 중심을 잡는 청룽의 캐릭터는 비교적 잘 구축됐지만 다른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조합이 부자연스러운 것도 안타깝다. 개봉 전의 대대적 홍보와 달리 한류스타 최시원의 분량도 5분 남짓에 불과하다. 그는 실크로드의 부사령관 잉포 역으로 출연해 극 초반과 후반에 강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였다. 오히려 후오안의 부하 중 한 명으로 출연한 유승준의 분량이 더 많다. 병역 회피 논란으로 2002년 입국 금지된 유승준은 청룽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JC그룹 인터내셔널과 전속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 활동 중이지만 국내 홍보 단계에서는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흑협’ ‘성월동화’ ‘삼국지-용의 부활’ 등을 연출한 리런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라식/라섹수술, 각막절개량을 줄이면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라식/라섹수술, 각막절개량을 줄이면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기존 라식, 라섹수술은 3~7일정도의 긴 회복기간이 필요하므로 바쁜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은 특별히 시간을 내어서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라식수술의 경우, 각막에 24mm정도의 상당한 양을 절개하므로 이 부분이 아물 때까지 최소 2일에서 4일정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 이 동안에는 눈에 자극이 되는 행동은 금물이기 때문에, 세안/샤워/화장을 할 수 없어 바쁜 현대인들은 무척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 절개 과정에서 각막신경 상당량이 손상이 된다. 이 손상된 신경들이 제대로 복구가 되지 않을 경우 결국 안구건조증이나 빛 번짐과 같은 각종 부작용의 발생위험성이 높아진다. 또한 각막절편을 젖혀, 각막내부가 외부환경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공기중의 세균, 먼지에 의해 염증이 생기거나 세균감염이 될 위험이 있다. 스마일라식(릴렉스 스마일라식, SMILE)은 유럽선진국에서 이미 높은 안전성을 인정받아 프리미엄 수술로 등극하였다. 유럽에서 이 스마일라식은 800만원대의 무척 고가의 수술법이지만, 국내에서는 좀 더 효율적인 가격인 1/3정도의 가격대 에서 수술을 할 수 있는 만큼 최근 국내에서도 대대적으로 성행 중이다. 우선 스마일라식은 일반 라식수술처럼 각막에 24mm라는 많은 양의 절개 또한 필요치 않다. 각막에 최소절개를 하는 수술 기술법을 성공시켜 각막에 단지 2mm의 절개만을 행한다. 수술 후 회복속도를 혁신적으로 줄이고 별도의 회복기간이 필요 없어 수술 후 하루만에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고 화장/세안/샤워가 수술 후 다음날 바로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절개량이 기존보다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현존하는 각막에 가해지는 신경손상 또한 무척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기존에 발생 가능했던 안구건조증, 각막혼탁 등의 부작용 예방에도 탁월하다. 이러한 스마일라식은 차원이 다른 혁신적 수술이기 때문에 스마일라식을 받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스마일라식 경험도와 기술력을 꼼꼼히 확인 한 후, 결정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안과의원 최초로 스마일라식 수술을 도입시킨 구형진원장을 필두 서울 강남의 눈에미소안과가 최근 3년간 스마일라식 12,000케이스를 달성하여 국내를 넘어 세계최다수술성과를 내었다. 이러한 뛰어난 스마일라식 수술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대표 원장인 구형진원장의 뛰어난 스마일라식 기술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구형진원장은 스마일라식 국내유일 독일인증 추천의료진 (SMILE Reference Doctor)로도 선정되었다. 최근에는 2014 세계안과전문학회에서 스마일라식 세계적 권위자상 (SMILE Global Luminary)을 수상하여 세계적으로도 공식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의료진이다.
  • ‘들썩’이는 은평뉴타운 ’핫’한 핵심입지 ‘은평미켈란 오피스텔’

    ‘들썩’이는 은평뉴타운 ’핫’한 핵심입지 ‘은평미켈란 오피스텔’

    서울 은평뉴타운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다. 은평구 진관동 일원의 대지면적 349만2421㎡, 1만7000여가구, 5만여명 수용인구의 은평뉴타운은 상암지구보다 6배 큰 면적을 자랑한다. 수용인구도 2배 이상에 달한다. 규모가 큰 만큼 개발도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입주 중인 삼송테크노밸리와 내년 완공될 예장인 롯데복합쇼핑몰을 비롯해 신세계복합쇼핑몰(2017년 완공예정), 카톨릭성모병원(2018년 완공예정), 소방행정타운(2018년 완공예정) 등의 개발이 맞물려 있다. 향후 증가할 상주인구는 2만4000명, 유동인구 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한꺼번에 몰린 호재에 폭발적인 수요 유입이 예상되면서 이를 겨냥한 주거상품 공급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지역 내 분양된 ‘신한헤스티아 3블록’ 오피스텔의 경우 1개월 만에 100% 분양 완료될 정도였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초역세권 '은평미켈란 오피스텔'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은평미켈란 오피스텔이 들어설 곳은 은평뉴타운 내에서도 가장 핵심지역으로 통하는 곳이다. 구파발역 인근으로, 역까지는 도보 30초 거리에 불과하다. 구파발역을 이용하면 단지에서는 광화문, 시청, 종로 등 서울중심업무지구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하다. 또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내부순환도로가 인근에 있어 수도권 쾌속 교통망을 갖췄다. 가히 서울 대부분 지역의 직장인 수요를 흡수 가능하다는 소리다. 중심상업용지 내에서는 보디 드문 소형오피스텔이라 희소성도 높다. 지하 4층~지상 18층 1개동, 총 512실 규모의 은평미켈란 오피스텔은 전 평형이 19.06㎡형으로 이뤄졌다. 특히 와이드형 수납공간과 매직스윙테이블 등 고품격 빌트인가구를 포함하고 있어 1~2인 가구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단지는 넓은 이격거리를 확보해 사생활 보호는 물론 개방감을 극대화시켰다. 이중창으로 설계돼 단열 및 소음예방에도 주안점을 뒀다. 입주는 오는 2017년 초 예정이다. 모델하우스는 은평구 진관동 87번지, 드림스퀘어 2층에 위치했다.분양문의: 1588-8355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동대문 물품보관함, 2억 귀금속 여주인 실종..알고보니

    동대문 물품보관함, 2억 귀금속 여주인 실종..알고보니

    ‘동대문 물품보관함’ 한 의류쇼핑몰 물품보관함에서 발견된 억대의 귀금속 소유자가 행방불명돼 경찰이 한때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강력범죄를 우려한 경찰은 넉달여 수사 끝에 40대 여주인을 찾아냈지만 이 여성이 장기간 대인기피증으로 가족을 떠나 혼자 생활해왔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8일 경기 군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동대문의 한 의류쇼핑몰 지하에서 물품보관함을 관리하는 업체 관계자가 회사 소재지에 있는 군포서를 방문했다. 그는 “누군가 7월 16일 보관함에 물품을 넣은 뒤 찾아가지 않아 열어봤더니 귀금속 수백 개가 나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습득물은 반지와 팔찌, 목걸이 등 2억원 상당의 귀금속 767점이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나 물품보관함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이 2개월 치만 녹화돼 귀금속 주인을 찾을 방법이 없었다. 자칫 2012년 11월 수원역 물품보관함에서 발견된 돈가방(4천995만원) 사건처럼 주인을 찾지 못해 보관함 관리업체의 소유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사실상 마지막 시도로,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측의 도움을 귀금속 사진을 회원들에게 돌렸다. 귀금속 규모로 미뤄 금은방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3개월여 만인 지난 2월 9일 한 상인에게서 연락이 오면서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다. A(46)씨는 경찰에 “사진에 있는 귀금속은 전처의 것”이라며 “해당 쇼핑몰에서 함께 금은방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7월 16일 이혼하면서 서로 나눠 가진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의 전 부인 B(42)씨를 소재를 파악하던 중 B씨가 지난해부터 행방불명됐다며 올해 1월 17일 가출신고된 상태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 여성이 억대의 귀금속을 보관한 뒤 사라진 상태여서, 경찰은 강력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1개 강력팀 전원을 투입해 수사에 착수했다. B씨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휴대전화 통화나 신용카드 사용 내역도 없었다. 경찰은 B씨의 과거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18일 만인 지난달 27일 서울 도봉구 한 주택가에서 B씨를 찾아냈다. B씨는 경찰에서 “이혼 후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때문에 가족과 연락을 끊고 혼자 지내왔다”며 “범죄 피해를 당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어 “물품보관함에 물건을 보관하면 오랫동안 안 찾아가도 되는 줄 알고 귀금속을 놔뒀던 것”이라며 “자칫 민사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경찰 덕분에 귀금속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군포서 형사팀 한 관계자는 “미궁에 빠질 뻔한 ‘귀금속 주인 찾기’가 해결되는가 싶더니 강력사건으로 확대되는가 싶었더니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며 “고생했지만 범죄 피해를 보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위 기사와 관련 없음) 뉴스팀 chkim@seoul.co.kr
  • [軍부대-지자체의 상생] 숙박업 매출 2~5배 껑충… 입·퇴소 날 고깃집엔 인산인해

    [軍부대-지자체의 상생] 숙박업 매출 2~5배 껑충… 입·퇴소 날 고깃집엔 인산인해

    ■경기 연천 청산면 신병교육대 들어와 화색 지난 5일 낮 12시쯤. 경기 연천군 청산면 궁평리. 수많은 차량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상가마다 인파로 북적였다. 물때를 만난 음식점 주인들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3년 전 5사단 신병교육대가 이전해 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외부에 알려진 것이라고는 국숫집 한 곳과 김치공장이 전부였던 곳이다. 인근의 신서면처럼 기차역이 있는 것도, 고대산처럼 명산이나 유명 관광지가 있는 마을도 아니다. 그랬던 이 마을에 인구와 상가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군부대의 신병훈련소가 들어서면서부터다. 2011년 12월 말 궁평1~2리 인구는 894명이었으나 지난 1월에는 916명으로 22명 늘었다. 아직 큰 변화는 아니지만, 청산면 12개 마을 중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했다. 20곳에 불과했던 상가도 4곳이 더 늘었다. 약국도 생겼다. 상가들의 매출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간 20기수 1만 4000명의 신병이 입·퇴소하고, 10만여명의 동반 가족들이 다녀가면서 주변 음식점과 주유소, 숙박업소 매출이 2~5배나 급증했다. 군부대에 온 가족들이 귀한 아들에게 밀가루 음식을 먹일 리 없지만 부대 정문 앞 국숫집 매출도 신병교육대가 이주해 오기 전보다 30%나 증가했다. 고깃집은 그야말로 ‘대박’이다. 4㎞ 거리 전곡읍내 고깃집까지 입·퇴소하는 날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김덕현 연천군 전 기획감사실장은 “청산면에서 시작된 경기 호황이 전곡읍내까지 들썩인다. 놀랍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신병교육대 주변으로 상가와 주택단지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청산면은 방문객들의 증가 등 변화 추세에 맞춰 교통 여건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면회객 편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37번 국도 전곡~영중 구간 확·포장공사에 신병교육대 방향 진출입 램프 설치를 연천군 및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또 신병교육대가 주민소득사업으로 연계되도록 가칭 ‘군사복지타운’ 조성 등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 ■경기 연천 신서면 신병교육대 나가자 울상 상가 10곳 중 6곳꼴 문닫고 매출 80% 추락 같은 날,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역 앞은 점심시간인데도 거리가 한산하다. 역 앞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이면도로 쪽은 더 하다. 한 번 가 봐라”라면서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켰다. 모텔·노래방·PC방은 물론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휴업·임대·매매를 알리는 누렇게 변색된 종이가 즐비하게 나붙었다. 조태곤 신서면장은 “140개 상가 중 89곳이 폐업을 했다. 나머지 업소들은 3년 전 대비 매출이 80%는 감소했을 것”이라며 “아침마다 들려오던 군가 소리가 그립다”며 깊은 푸념을 했다. 1981년 8700명에 이르던 신서면 주민 수는 현재 3205명에 불과하다. 1984년 436명에 이르던 대광중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56명으로 격감했고 1984년 3곳에 달하던 초등학교는 대광초교 1곳만 남았다. 대광초교 전교생은 480명에서 지금은 60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숨진 주민은 61명, 태어난 아기는 10명이다. 이대로 가면 사람이 한 명도 살지 않는 ‘무인지대’가 될지도 모른다. 주민들에 따르면 3년 전만 해도 대광리역 주변은 군부대 면회객들과 등산객이 뒤엉켜 어깨가 부딪히고 골목길이 혼잡할 만큼 성업했다. 지역이 이같이 쇠락한 것은 경원선 운행 구간이 의정부역~신탄리역(대광리역 다음)에서 소요산역~백마고지역(신탄리역 다음)으로 변경된 원인도 있지만, 군부대 이전 영향이 가장 크다. 2012년 5사단 신병교육대가 연천군 청산면 궁평리로 이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마을 출신 조봉안 연천군의원은 “그나마 올 연말에는 9㎞ 거리 연천읍 지역에 신축 중인 아파트로 130가구의 군인 가족들마저 빠져나간다”면서 “지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묘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은 지난해 12월 말을 끝으로 문을 닫은 의정부 306보충대대 주변 상권도 마찬가지다. 입영과 배웅을 위해 이곳을 찾던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게 되자, 주변 음식점과 숙박업소, 택시업계 등이 된서리를 맞았다. 입영일 하루 매출이 일주일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던 음식점들의 타격이 컸다. 반면 20기계화보병사단 신병교육대가 있는 경기 양평읍 주민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지난 1월부터 입영이 시작되면서 예비 장병과 가족·지인 등 연간 3만~4만명이 이 지역을 다녀가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국내외 공범·北 배후설 등 수사 초점… 공안정국으로 확대

    [美대사 피습 파장] 국내외 공범·北 배후설 등 수사 초점… 공안정국으로 확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과 관련, 검·경이 김기종(55)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에 대해 집중 검토에 들어가며 강력 사건이 공안 사건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무리하게 공안 사건으로 몰고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공범 여부, 북한 연계 여부가 확인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6일 “체포 당시 ‘한·미 합동훈련 반대’를 외치는 등 정치적 목적의 범행이라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단순 강력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가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지만 최근 행적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게 검·경의 설명이다. 김씨는 2006~2007년 나무심기 명목으로 북한 개성을 여섯 차례나 집중 방문했다. 2011년 12월엔 서울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 설치를 시도했다. 김씨는 평소 온·오프라인에서 북한의 주장과 유사한 주장을 다수 펼쳐왔다. 특히 2011년 2월부터 매달 자신이 주최해 온 ‘평화협정시민토론회’에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줄기차게 반복해 왔다. 지난해 9월 직접 연사로 나서 ‘인천아시안게임 북측 응원단 초청 논란’에 대해 “1953년의 정전협정으로 전쟁을 잠시 중단한 휴전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작성해 하루 뒤 범행 현장인 세종문화회관에 가져온 유인물에는 ‘남북 대화를 가로막는 전쟁훈련을 중단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시켜라’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북한 주장과 대동소이한 부분이다. 수사 당국은 최근 북한이 리퍼트 대사를 겨냥한 위협적인 발언을 늘린 점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 인터넷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리퍼트 대사가 ‘핵·경제 병진노선 포기’를 촉구한 뒤 “리퍼트는 혀가 제 목을 감는다는 말을 새겨야 할 것”, “리퍼트는 함부로 혓바닥을 놀리다가 종말을 맞이할 것” 등 협박성 글을 연속 게재했다. 김씨는 줄곧 단독 범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검·경은 수차례 방북과 여러 단체 활동 내역 등 김씨의 과거 행적과 이번 범행과의 관련성, 국내외 공범 또는 배후 세력 존재 여부 등을 광범위하고 심층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이날 새벽부터 김씨의 자택 및 사무실과 통신 내역을 전면 압수수색한 데 이어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기도 전에 40명 규모의 대형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도 김씨의 국보법 위반 여부를 비롯한 범행 동기·배후 부분을 최대한 신속·명확하게 밝혀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을 디딤돌 삼아 대대적인 공안 정국 조성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검·경 관계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어 확인하겠다는 것이지 아직까지 국보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물증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행적, 활동 상황, 압수수색 결과물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지역 발전 기대하며 내디딘 첫발, 아직도 제자리걸음만…] 문경, 자꾸 멀어지는 아리랑 도시의 꿈

    국립 아리랑박물관 유치를 추진 중인 경북 문경시가 ‘아리랑 도시’ 선포를 연거푸 연기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5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문경을 아리랑 도시로 선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문경새재가 오래전부터 서울과 영남지역을 잇는 연결로로 이용돼 아리랑고개의 원조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문경새재아리랑이 우리나라 근대 아리랑의 효시라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시는 애초 지난해 10월 문경시민문화예술회관에서 아리랑 도시 선포식을 가질 계획이었다. 정부가 아리랑의 유네스코 세계 인류 무형유산 지정(2012년 10월)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0월 1일을 ‘아리랑의 날’로 제정한 것을 감안했다. 이를 위해 시는 서예로 아리랑 가사 1만수 쓰기, 아리랑 포럼 구성 등 대대적인 준비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10억여원의 예산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서 선포식을 같은 해 12월로 연기했다. 아리랑이 2012년 12월 5일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날을 기념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역시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자 시는 선포식을 올해 3~5월쯤으로 또다시 연기했다. 시는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선포식을 오는 10월로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에서 개최되는 세계군인체육대회(10월 1~11일)에 맞춰 선포식을 하면 홍보 효과 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시의 움직임에 시민들은 불만을 떠뜨리고 있다. 또 시가 행사비 가운데 예산 확보가 어려운 6억원을 충당하기 위해 기업체에 손을 벌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시민들은 “시가 치밀한 준비 없이 의욕만 앞세워 졸속 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선포식 행사 관련 예산 확보가 제대로 안 돼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오는 10월 행사 개최 계획으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미동맹의 큰 별’이 지다...전쟁고아의 아버지를 기리며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미동맹의 큰 별’이 지다...전쟁고아의 아버지를 기리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호형호제하는 최측근 인사이자 ‘세준 아빠’로 알려질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마크 W. 리퍼트(Mark William Lippert) 주한 미국대사가 불의의 테러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 미국 시민들은 우방국 수도 한복판에서 자국 대사가 정치적 테러를 당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미국인들의 충격과 착잡한 심경은 핵심 군사동맹국 가운데 하나인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그것도 대낮에 자국 대사를 향한 테러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놀라움과 더불어 사건 발생 불과 이틀 전 대한민국을 위해 반평생을 헌신했던 전쟁영웅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오하이오 주 데이톤 시의 자택에서 향년 98세로 별세한 딘 헤스(Dean Elmer Hess) 미 공군 예비역 대령. 그는 한국공군 전투기 부대의 산파이자 1,000여 전쟁고아들의 아버지였으며, 무공과 더불어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휴머니즘을 잃지 않았던 참군인이었다. ▲한국공군의 산파(産婆)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의 전면 남침으로 전쟁이 벌어질 당시 대한민국 국군은 육·해·공군과 해병대라는 군대는 가지고 있었지만, 그 수준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공군은 제대로 된 전투기 한 대 없이 훈련기와 경비행기 몇 대만을 연락기 겸 정찰기로 가지고 있었고, 그마저도 제대로 운용할 여건이 되지 않았다. 공군은 밀려 내려오는 북한군에 맞서 처절하게 싸웠다. 2인승 훈련기를 타고 적진 상공까지 다가가서 창문을 열고 박격포탄과 수류탄을 던져 폭격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당시 한국공군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이러한 상황을 보고 받은 이승만 대통령은 트루먼 대통령에게 전투기를 제공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트루먼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국 공군을 공군답게 만들어주기 위한 군사고문단, 이른바 제6146부대가 창설됐다. 제6146부대장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P-47 전투기를 몰며 독일공군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던 조종사가 임명됐다. 그가 바로 딘 헤스 소령이었다. 일명 ‘한판 승부(Bout one)'라고 명명된 한국공군 강화 프로그램은 간단했다. 대대급 부대인 제6146부대가 F-51 무스탕 전투기 10대를 가지고 한국으로 가서 한국공군 파일럿과 정비사를 교육시킨 뒤 전투기를 한국에 인계하는 것이었다. 사실 미 공군은 ‘바우트 원’대대에 별 기대가 없었다. 한국에 전투기를 제공해 주는 생색만 낼 수 있으면 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 부대에 별다른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 심지어 전황이 악화되면서 전투기 한 대가 아쉬워지자 바우트 원 대대를 해체시키고 배속 전투기를 전량 제7공군으로 보내 전투 임무에 투입시키려고 했다. 대대장인 딘 헤스 소령은 “대대가 해체되면 대대원 전체가 육군에 입대해서 전선에서 적을 맞아 싸우겠다”며 상부의 지시에 항명으로 맞섰다. 전시 상관에 대한 항명과 명령 불복종은 총살감이지만, 헤스 소령이 목숨을 내놓고 항명한 덕분에 한국공군은 가까스로 최초의 전투기 대대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전투기가 부족하다는 상부의 압박이 들어올 때마다 교육 중인 한국군 조종사들과 함께 전투기를 타고 출격해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왔다. 훈련부대였음에도 불구하고 헤스 소령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무려 250회나 출격하며 각종 전투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미 공군 조종사들이 100회의 출격을 달성하면 일본이나 미국 등 후방으로 전출 보내주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그는 한국에 남았고 끝까지 대대를 지켰다.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군인으로서 부하들을 남겨두고 전선을 떠나지 않겠다는 그의 정신은 그가 탔던 전투기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는 당시 정비사였던 최원문 일등상사(전후 대령으로 예편)에게 “By faith, I fly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기체에 그려 달라”고 부탁했고, 최 일등상사는 “신념(信念)의 조인(鳥人)”이라는 글귀를 그의 전투기에 새겨 넣었는데, 이 문장은 훗날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의 기상을 상징하는 일종의 캐치프레이즈가 되었다. 그가 지켜낸 전투기 대대에서 키워진 조종사와 정비사들은 훗날 한국공군의 기틀을 세운 주역들이 되었다. 말 그대로 전쟁 중의 극심한 혼란 속에서 대한민국 공군이 진정한 공군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해준 산파 역할을 했던 것이다. ▲작전명 : 꼬마자동차 전쟁 중 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한 헤스 중령은 당시 미 공군에서 군종목사로 임무를 수행하던 러셀 블레이즈델(Russel L. Blaisdell) 중령과 함께 각지에서 고아들을 돌보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독일의 탁아소를 실수로 폭격한 뒤 충격을 받고 이후 전쟁고아들을 돌보는 것이 헤스 중령의 또 다른 직업처럼 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헤스 중령과 함께 고아들을 돌보던 블레이즈델 중령은 서울 시내에 작은 고아원을 차리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 시내를 돌며 고아들을 데려와 보살피기 시작했다. 미군 장교가 보살펴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고아원을 찾아온 아이들은 삽시간에 1,000여 명으로 불어났다. 보급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지만, 미군 장병들은 십시일반으로 자신들의 식량과 피복, 월급을 쪼개 고아원에 보내면서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1950년 그 혹독한 추위 속에서 목숨을 연명할 수 있었다. 문제는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전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시작됐다. 수십만 대군의 파상공세 앞에 전선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고, 중공군은 파죽지세로 서울 인근까지 당도했다. 이것이 1. 4 후퇴였다. 헤스 중령과 블레이즈델 중령은 아이들을 모아 일본으로 대피할 계획을 세웠지만 문제는 이동수단이었다. 그들은 미 공군 수뇌부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하지만 전황이 악화되어 단 1대의 항공기도 아쉬운 판국에 전쟁고아들을 실어 나를 비행기를 따로 편성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고, 미 공군과 UN군 수뇌부는 헤스 중령과 블레이즈델 중령의 간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들 사이에서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상부의 허가만 기다릴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들은 인맥을 총동원해 남는 비행기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당시 제5공군 작전참모였던 터너 로저스(Turner C. Rogers) 대령으로부터 주일미군에 여유 수송기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헤스 중령과 블레이즈델 중령은 주일미군사령부와 제5공군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단 하루 사용하는 조건으로 C-47 수송기 15대를 얻어냈다. 문제는 수송기를 사용하기로 한 당일 아침 정해진 시각까지 무려 1,000여 명의 아이들을 이끌고 서울에서 김포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블레이즈델 중령이 수소문 끝에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미 해병대 트럭들을 발견했고, 그 트럭들을 세워 아이들을 태울 것을 명령했지만, 곧 수송대 부대장인 미 해병대 대령이 “전시에 임무 수행중인 차량을 임의로 징발하는 것은 반역”이라며 블레이즈델 중령 일행에게 권총을 뽑아 들었다. 중령 일행은 눈물로 호소를 거듭한 끝에 12대의 트럭을 얻어냈고, 비록 2시간가량 늦긴 했지만 김포 비행장까지 아이들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헤스 중령은 적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에서 김포 비행장을 뜨려 하던 C-54 수송기들을 붙잡아 두고 있었고, 아이들이 비행장에 도착하자 트럭으로 달려가 정신없이 아이들을 안고 수송기에 태웠다. 헤스 중령은 훗날 회고록에서 “가장 마지막 차례의 아이가 수송기 안으로 들어오고 수송기 문이 닫히는 순간 내가 느꼈던 지극한 감사와 안도감은 내 평생 두 번 다시없을 것”이라고 소회했다. 헤스 중령과 블레이즈델 중령은 ‘꼬마 자동차 작전’ 직후 명령 불복종으로 소환되어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위기에 처했지만, 관련 내용이 미국 전역에 대서특필되면서 전쟁영웅으로 떠올랐고, 결국 징계 대신 훈장과 표창을 받고 대령까지 진급했다. ▲“한국이 통일되는 것을 볼 때까지 살고 싶다” 헤스 대령은 원래 목회자를 꿈꾸며 신학을 전공해 안수까지 받은 개신교 목사였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한국인 고아 소녀 한 명을 입양했다. 몸은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그의 온 신경은 제주도에 남겨진 아이들에게 쏠려 있었고, 그 와중에 고아들이 머물고 있는 제주도 고아원 임대료를 낼 돈이 없어 아이들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려 6만 달러의 거금이 필요했지만, 전쟁 기간 내내 가진 돈을 모두 털어 고아들을 보살폈던 그에게 그만한 돈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는 6. 25 전쟁 당시의 경험, 특히 고아들을 구한 ‘꼬마 자동차 작전(Operation Kiddy Car)’에 대한 이야기를 급히 책으로 써냈고, 이 책이 대박을 터트리며 벌어들인 인세 수입을 모두 제주도로 보냈다. 그가 쓴 '전송가(Battle Hymn)'는 미국 사회를 감동시키며 영화로까지 제작됐고, 헤스 대령은 책 인세 수입과 영화 로열티까지 벌어들인 모든 돈을 고아들에게 쏟아 부었다. 그가 돌본 고아들은 아버지와 같이 자신들을 돌보아 준 헤스 대령에게 보답하기 위해 노력했고, 환갑이 넘은 지금까지 종종 그를 찾아가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임종 직전까지 그의 곁은 입양해 온 한국인 딸이 지키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구한 고아들 가운데 미국에 정착해 종종 인사를 오는 ‘가슴으로 낳은 자식들’에게 종종 “한국이 통일되는 것을 볼 때까지 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마지막까지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간직하며 살았다. 미국 주요 언론들이 헤스 대령의 별세 소식과 한국 사랑으로 채워진 그의 삶을 보도한지 불과 이틀 후에 ‘친한파’ 미국대사에 대한 테러 소식이 미국 주요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헤스 대령과 8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블레이즈델 대령은 천국에서 이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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