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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만 다쳤다, 누굴 위해 공공예산 줄였나” 英의 분노

    “서민만 다쳤다, 누굴 위해 공공예산 줄였나” 英의 분노

    화재 원인은 ‘냉장고 폭발’ 유력… 17명 사망·입주자 20명 연락두절 영국 런던 노스켄싱턴의 24층 아파트 ‘그렌펠 타워’에서 14일(현지시간) 발생한 화재는 테러나 방화가 아닌 안전 불감증이 부른 예고된 참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세계 2대 금융 중심지인 런던에서 후진국형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영국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특히 그렌펠 타워가 서민층 주택인 데다 최근 부실 리모델링 공사로 화재 위험을 우려한 입주민들의 민원이 많았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와 공공부문 예산 삭감을 내세운 보수당 정부에 대한 비난이 고개를 들고 있다.런던 경찰청의 스튜어트 쿤디 국장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까지 17명이 사망했지만 애석하게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경찰은 전날 사망자가 6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니 코튼 런던 소방대장은 “37명의 부상자가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이 중 17명은 중환자실에 있다”며 “이번 화재와 테러가 관련돼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공식 실종자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입주민들이 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수가 4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명확한 발화 원인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냉장고 및 가스 폭발, 배선 결함 등 의견이 분분하다. 한 생존자는 데일리메일에 “4층에 사는 이웃이 화재 직전 자신의 냉장고가 폭발한 것 때문에 불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근 10년간 영국에서는 냉장고 폭발로 인한 화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7층에서 탈출한 한 주민은 대피 도중 건물 안에서 가스 폭발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푸른색 불꽃을 봤다고 진술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가스 공급 관련 보수가 이뤄졌다며 작업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배선 결함이란 주장도 있다. 아파트 입주자 모임인 ‘그렌펠 액션그룹’은 “2013년에도 배선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지만 건물 관리 회사인 ‘켄싱턴·첼시 임대관리소’(KCTMO)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불이 삽시간에 번졌다는 점에서 부실 공사 논란도 불거졌다. 1974년 건설된 그렌펠 타워는 1000만 파운드(약 143억원) 정도를 들여 2015년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했다. 당시 건물 외벽에 붙인 피복이 가연성 소재로 굴뚝 같은 역할을 해 불길이 고층으로 순식간에 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을 수전이라고 밝힌 입주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피복 때문에 불안하다는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으나 관리 당국은 아무것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민은 화재 때 피복이 건물에서 떨어져 나가는 장면을 회고하면서 “그런 싸구려 피복은 독일이나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는 쓰지 않고 영국에서나 쓴다”며 “당국은 우리 같은 서민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가디언은 불길이 빠르게 확산된 것이 건물 외벽의 부실 피복 자재와 연관성이 있는지가 조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건물 외부 단열패널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건물 외벽 공사를 할 때 단열패널을 접착제 등으로 부착한 다음 외벽 피복을 덧붙인다. 단열패널은 보통 가연성 소재임에도 당국의 방화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화를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런던 소방대는 지난 4월 고층 빌딩에 단열패널을 사용하게 되면 화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리모델링 시공업체인 라이든 건설은 이에 대해 “모든 공사는 화재, 보건, 안전 기준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건축과 관련한 비리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번 참사는 테리사 메이 정부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렌펠 타워가 서민들이 사는 공공임대주택이어서 당국에 무시당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며 시민들의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불이 났을 때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스프링클러(살수기)조차 없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에서는 30m 이상의 새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재해 발생 시 대피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비상계단 역시 한 곳에만 설치돼 있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2009년 6명이 목숨을 잃은 런던 남부 라카날 하우스 화재 직후 우리 당 의원이 모든 고층아파트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아직도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가디언은 “이번 참사는 보수당 정부의 예산 삭감, 지역 당국의 관리 부실, 입주민들에 대한 능멸이 합쳐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상자 아닌 ‘사각 테이프’ 안에 들어가는 고양이…왜?

    만일 당신이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면 다음과 같이 한 번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방이나 거실 바닥에 색깔이 있는 테이프로 고양이 몸집보다 좀 더 크게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을 만들어놓으면 당신의 고양이는 아마 관심을 보이고 그 안에 들어가 앉거나 누울지도 모르겠다. 최근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네티즌들이 이와 같은 놀이를 하며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대니엘 매시선은 “최근 내 어머니가 핀터레스트(SNS)에서 이런 것을 발견했다”면서 어머니의 고양이가 바닥에 테이프를 붙여 만든 사각형에 관심을 두고 그 안에 들어가 앉아있는 모습을 담은 두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곧 두 장의 사진은 많은 네티즌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 중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은 곧바로 이를 따라 해본 뒤 인증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리안 네메스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자신의 고양이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른 평범한 고양이들처럼 행동해 화가 난다고 밝혔다. 다른 이들은 고양이들이 사각형 안에 들어가 있을 때가 밖에 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고양이는 사각형 안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았으며 옆에 머물기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고양이가 사각형 안에 들어가는 현상은 지난 2014년 인터넷상에서 관심을 끌었던 ‘동그라미 속 고양이’의 다른 버전이다. 당시 바닥에 만든 동그라미 속에 스스로 고양이가 들어가 있는 사진이 해외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고양이들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아직 연구된 적이 없어 수수께끼로 남아있지만, 가능한 이론 두 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첫 번째는 바닥에 붙여놓은 테이프의 냄새가 원인이라는 것. 캣 센스라는 책을 쓴 작가 존 브래드쇼는 “고양이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위해서는 고양이들이 우리보다 귀와 코를 훨씬 더 많이 쓴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고양이가 관심을 두는 것이 원 자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라면서 “고양이는 단지 ‘5분 전까지 냄새가 나지 않았던 곳에서 냄새가 나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견해는 “고양이만의 생존 메커니즘일 수 있다”고 캣 컨피덴셜 등 고양이 행동 저서 시리즈를 쓴 작가 비키 홀스가 말했다. 그녀는 “고양이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생존주의자다. 무리가 없는 고양이는 새로운 뭔가를 경험할 때 그것이 안전한지 위험한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생존의 관점에서 볼 때 고양이가 새로운 것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고양이의 생존 비결 중 하나가 바로 호기심에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이런 호기심이 고양이를 사각형 안에 들어가게 하는 이유일지 진실은 고양이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후지’ 카메라 시연회의 ‘반라 女모델’…진땀 사과

    ‘후지’ 카메라 시연회의 ‘반라 女모델’…진땀 사과

    후지 영국 지사가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남성 사진작가들 앞에 반라의 여성 모델을 피사체로 내세운 사실이 알려져 성상품화 및 시대착오적 관행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해당 행사에 참가했던 사진작가 대니 노스가 현지 언론과 SNS 등에 상황을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있었던 이 발표 이벤트는 아직 시중에 출시되지 않은 후지의 새 카메라 모델 GFX 50s를 일부 프로 작가들에게 사전 공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행사에서는 먼저 한 시간 남짓한 카메라 기술 관련 문답이 진행됐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작가들이 GFX 50를 직접 사용해 사진을 촬영해보는 시간에 주최 측이 반라의 여성 모델을 피사체로 등장시킨 것. 노스에 따르면 여성은 멜빵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상반신에는 멜빵을 제외한 어떠한 옷가지도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노스는 본인의 SNS에서 “만약 당신이 행사에 참가한 유일한 여성이었다면 어떤 기분이었겠는가”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는 생각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전했다.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노스는 이번과 같은 상황이 “구닥다리지만 아직까지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어떤 필요성이나 논리적 근거가 없는 관행이다”고 비판했다. 현지 매체 메트로가 해당 사태에 관련해 문의하자 후지 영국 지사는 ‘어떠한 언론 발표도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가 이내 태도를 바꿔 입장 표명에 나섰다. 메트로측에 보낸 이메일에서 후지는 “이번 행사는 현직에 있는 프로 사진작가들과 함께 실제 촬영상황을 시연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피사체의 선택은 적절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누구든 상처를 입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 기획은 외부의 프로 사진작가에게 의뢰해 이뤄졌고, 피사체 선택은 후지의 가치관에 벗어난 것이었다”며 “사전에 알았다면 조정을 거쳤을 것이며 자사 브랜드를 홍보함에 있어 고의적으로 그런 선택을 했을 리 없음을 알린다”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무대 위 컴버배치, 스크린에 또 뜨다

    무대 위 컴버배치, 스크린에 또 뜨다

    영국 드라마 ‘셜록’ 시리즈로 국내 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국내 연극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국립극장은 NT 라이브 ‘프랑켄슈타인’과 ‘제인 에어’를 오는 26일까지 해오름극장에서 번갈아 상영한다. NT 라이브는 영국 국립극장이 화제가 된 연극 작품을 촬영해 각국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생중계하거나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립극장이 2014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이후 지난 2년 동안 ‘리어왕’,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햄릿’,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 총 7편의 작품을 소개했다.●사다리·철조물 위에 새긴 ‘제인 에어’ ‘제인 에어’는 영국 작가 샬럿 브론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14년 영국 국립극장과 브리스틀 올드 빅 극장이 공동 제작했다. 영화 ‘미스터 홈즈’, ‘패딩턴’ 등에서 활약한 배우 마들렌 워렐이 19세기 영국의 보수적인 사회 속에서 당당하고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여성상을 연기한다. 연극 ‘피터팬’, ‘보물섬’ 등 고전소설 해석에 뛰어난 능력을 지닌 것으로 정평난 연출가 샐리 쿡슨이 특유의 감각으로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받은 작품이다. 사다리와 철조물이 주를 이루는 간결하고 감각적인 무대 위에서 피아노·드럼·베이스로 이뤄진 재즈 앙상블이 직접 연주를 들려준다. 220분이라는 다소 긴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서사시적인 소설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압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이다.●대니 보일 감각적 연출 ‘프랑켄슈타인’ 2015년 국내 상영 당시 100%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던 ‘프랑켄슈타인’도 앙코르 상영한다. 원작은 메리 셸리가 1818년 출간한 동명의 소설로,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인간의 형상을 닮은 피조물을 만들어내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미국 드라마 ‘엘리멘트리’에서 인기를 모은 조니 리 밀러가 공동 주연을 맡았다. 두 사람은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그가 만든 피조물을 서로 번갈아 연기하며 각각 다른 매력을 뽐낸다. 두 사람은 무대를 장악하는 연기를 선보이며 영국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로런스 올리비에 어워즈’ 최우수연기상과 ‘이브닝 스탠더드 어워즈’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영화 ‘더 비치’, ‘스티브 잡스’, ‘슬럼독 밀리어네어’ 등으로 유명한 대니 보일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력이 더해진 수작이다. 1만 5000원. (02)2280-4114.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2년 전과 닮은꼴´ 톰 브래디 “MVP 트럭은 화이트에게”

    ´2년 전과 닮은꼴´ 톰 브래디 “MVP 트럭은 화이트에게”

     2년 전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직후 톰 브래디(40·뉴잉글랜드)는 부상으로 받은 트럭을 동료 코너백 맬콤 버틀러에게 양보했다. 경기 막바지 결정적인 인터셉션으로 승리를 지켜냈다는 이유에서였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애틀랜타에 25점 뒤지던 제51회 슈퍼볼을 뒤집을 수 있도록 동료들을 침착하게 독려해 34-28 거짓말같은 대역전 드라마를 지휘했던 브래디는 다음날 아침 슈퍼볼 MVP 기자회견 도중 “제임스 화이트가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위스콘신대학 출신의 3년차 러닝백인 화이트는 14리셉션 20포인트 득점으로 대역전승에 단단히 한몫했다. 뉴잉글랜드의 마지막 두 차례 결정적 터치다운 과정에 러싱을 선보였고 투포인트 컨버전과 5야드짜리 터치다운 패스도 잡아냈다. 그의 이날 세 차례 터치다운은 슈퍼볼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몇 시간밖에 잠을 못 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브래디는 화이트와 자신의 아홉살 배기 아들 잭을 비유했다. “그는 모든 일을 올바르게 해내 환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농을 건넨 뒤 ”2015년 11월 디온 (루이스)가 다쳤을 때 그가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모두들 여겼는데 믿기지 않을 만큼 잘해냈다. 난 그가 이룬 모든 업적이 자랑스럽고, 루키로서 그가 성장해온 것을 지켜봤는데 이런 큰 게임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110 리시빙 야드를 기록하며 러닝백으로서 슈퍼볼 기록을 남겼다. 이른바 ´패싱백(passing back)´이란 이름의 팀 전술은 지금까지는 케빈 포크, 대니 우드헤드, 셰인 비린과 루이스에 의존했는데 이제 화이트가 그 역할을 떠맡고 있다.   2년 전 플레이오프 경기에 바람 뺀 공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이유로 시즌 초 4경기 결장 징계를 받았던 이른바 ´디플레이트 게이트´와 관련해 브래디가 이번 슈퍼볼 우승으로 통쾌한 설욕을 했다는 시각이 있다. 브래디와 정확히 슈퍼볼 도전과 우승 역사를 함께 하는 빌 벨리칙 감독이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와 이 일로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는 얘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브래디는 이날 구델 커미셔너가 자신을 소개하자 마이크를 잡고 ”커다란 영광“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둘은 함께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구델은 슈퍼볼 MVP에게 주어지는 피트 로젤 트로피를 시상했다.    디플레이트 게이트 재판의 주심이었던 리처드 버먼 연방법원 판사는 AP통신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뉴잉글랜드의 슈퍼볼 우승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것이 가능하며,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고 치하했다. 브래디는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마친 뒤 피트 로젤 트로피를 손에 쥐고는 ” 집에 가져간다“고 말한 뒤 무대를 빠져나가 구델 커미셔너를 향했다고 ESPN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홍상수 세 번째 ‘노크’…이번엔 황금곰상 품나

    홍상수 세 번째 ‘노크’…이번엔 황금곰상 품나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가 오는 9일(현지시간) 개막한다. 한국 영화가 오랜만에 경쟁 부문에 진출하고, 슈퍼히어로물이 공식 상영되는 등 화제가 풍성하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칸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베를린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초청받았다. 한국 작품의 베를린 경쟁 부문 진출은 4년 만이다. 홍 감독은 ‘밤과 낮’(2007),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에 이어 세 번째로 최고상인 황금곰상에 도전하게 됐다. 이 작품이 국내 영화 팬들에게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 까닭은 홍 감독과 주연 배우 김민희의 스캔들 때문이다.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밤의 해변에서…’는 유부남과 불륜 사이인 유명 여배우가 잠시 따로 시간을 갖기 위해 함부르크와 강릉을 여행하며 사랑에 대해 고민을 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스캔들 이후 공식 석상에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두 사람이 베를린에서 함께 공식 일정을 소화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밤의 해변에서…’와 함께 황금곰상을 다투는 작품은 모두 17개다. ‘양철북’(1979)으로 유명한 독일 거장 폴커 슐렌도르프가 신작 ‘리턴 투 몬턱’으로 오랜만에 베를린에 얼굴을 비친다. ‘유로파, 유로파’(1989), ‘토탈 이클립스’(1995) 등으로 널리 알려진 폴란드 여성 거장 아그네츠카 홀란드는 미스터리 스릴러 ‘포콧’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자녀를 품에서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의 정신적 상실감을 다룬 ‘아들의 자리’(2013)로 황금곰상을 거머쥐었던 루마니아 출신 칼리 페터 네쩌 감독은 ‘아나, 내 사랑’으로 4년 만에 다시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난민 문제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화염의 바다’가 황금곰상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올해 다큐멘터리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진출한 독일 안드레스 바이엘 감독의 ‘보이스’도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독일 현대 미술의 거장이자 전위 예술가인 요셉 보이스를 다뤘다. 개막작인 프랑스 에티엔 코마 감독의 ‘장고’도 눈에 띈다. 벨기에 출신 프랑스 재즈 기타리스트로, 집시 스윙의 창시자인 장고 라인하르트의 삶을 그렸다. 비경쟁 6개 작품 중에서도 화제작이 눈에 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로건’이 슈퍼히어로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상영)를 갖는다. 20년 가까이 울버린(로건)으로 열연한 휴 잭맨의 마지막 엑스맨 시리즈로, 노년의 울버린이 등장한다. 대니 보일 감독도 자신의 출세작 ‘트레인스포팅’의 후속편을 21년 만에 베를린에서 첫선을 보인다. ‘T2: 트레인스포팅2’다. 이완 맥그리거, 조니 리 밀러, 로버트 칼라일, 이완 브렘너 등 1편 배우가 총출동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로는 장우진 감독의 ‘춘천, 춘천’, 차재민 감독의 단편 ‘12’ 등 네 편이 신인 감독의 작품이나 실험성 짙은 작품을 소개하는 포럼 부문에, 문창용·전진 감독의 다큐멘터리 ‘앙뚜’가 10대 청소년이 심사위원으로 나서는 제너레이션 부문에서 선보인다. 이수원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독일과 동구권을 중심으로 세계적 감독들의 신작이 경쟁 부문에 대거 포진했다”고 평가했다. 영화제는 19일 폐막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왕, 세계 정상들과 티샷

    왕, 세계 정상들과 티샷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2주 연속 우승을 벼르는 왕정훈(22)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그러나 기대했던 타이거 우즈(미국)와의 샷 대결은 아쉽게 불발됐다. 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조직위원회가 1일 발표한 대회 1, 2라운드 조 편성에 따르면 왕정훈은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마르틴 카이머(독일)와 함께 치른다. 웨스트우드는 2010년, 카이머는 2011년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톱 랭커들로 조직위가 왕정훈의 ‘이름값’을 그만큼 인정한 셈이다. 왕정훈은 지난달 29일 끝난 EPGA 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우승, 이번 대회에서 2주 연속 정상에 도전한다. 지난해 EPGA 신인상 수상자인 왕정훈은 또 카타르 대회 우승으로 투어 상금 2위에 올라 있다. 왕정훈은 지난주 대회 우승자라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 복귀 2차전을 치르는 우즈와 한 조로 묶일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우즈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자 대니얼 윌릿, 매슈 피츠패트릭(이상 잉글랜드)과 동반라운드를 펼치게 됐다. 왕정훈은 2일(한국시간) 오후 5시 15분 1번홀에서 티오프하고, 우즈는 오후 1시 15분 10번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주한미대사 “긴급상황 발생” 기자회견 돌연 취소 왜

    주한미대사 “긴급상황 발생” 기자회견 돌연 취소 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5일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돌연 연기했다. 주한미국대사관 측은 전날 외교부 기자단에 5일 오전 11시 주한미국대사 관저에서 송별 기자회견을 한다고 공지했었다. 대사관 측은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을 불과 1시간가량 앞두고 “급한 사정으로 회견을 연기하겠다”면서 “‘어전트’(urgent·긴급한)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사관 측은 연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무산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공보실 관계자는 갑작스런 기자회견 연기 이유에 대해 “현재로써는 저희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니얼 턴불 주한미국대사관 대변인은 기자단과의 통화에서 갑작스럽게 회견이 연기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외교나 정부 쪽 일에서 종종 발생하는 바와 같이 대사의 관심을 요구하는 어떤 사안이 발생해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일정을 다시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맞춰 퇴임할 것으로 알려진 리퍼트 대사의 임기가 연장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현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차기 주한대사 인선을 착수했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는 것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리퍼트 대사는 최근까지 이달 하순에 이임 리셉션을 계획하는 등 귀국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사의 임기가 혹시라도 연장됐다 하더라도 기자회견을 굳이 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다른 관측도 나온다. 리퍼트 대사가 간담회가 아닌 기자회견을 계획했던 점에 비춰 특정 현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려 했을 가능성과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제동을 걸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리퍼트 대사는 미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10일에도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예정했다가 하루 전에 돌연 연기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매킬로이 잡고 로즈 꺾고 미국, 8년 만에 라이더컵

    매킬로이 잡고 로즈 꺾고 미국, 8년 만에 라이더컵

    미국이 유럽과의 남자골프 대항전에서 8년 만에 라이더컵을 탈환했다. 미국 골프대표팀은 3일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7628야드)에서 열린 미국·유럽 남자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 사흘째 최종일 경기에서 우승에 필요한 승점 5점을 추가했다. 전날까지 승점에서 3점을 앞섰던 미국은 이날 싱글 매치 플레이 12경기에서 7승1무4패로 크게 앞서 최종 승점 17-11로 우승했다. 미국은 이로써 2년마다 열리는 라이더컵에서 2010년과 2012년, 2014년 등 최근 3회 연속 유럽에 우승을 내준 뒤 2008년 이후 8년 만에 라이더컵을 찾아왔다. 1927년 이후 역대 전적에서도 26승2무13패로 절대 우위를 이어 갔다. 미국은 싱글 매치 첫 주자로 나선 패트릭 리드가 유럽팀의 ‘에이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1홀 차로 제압했지만 조던 스피스, J B 홈스, 지미 워커가 줄줄이 져 승점 1점 차까지 쫓겼다. 그러나 리키 파울러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로즈(남아공)를 꺾은 데 이어 브룩스 켑카가 마스터스 우승자 대니얼 윌릿(잉글랜드)을 제압하고 브랜트 스네데커가 앤디 설리번(잉글랜드)을 제쳐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우승에 필요한 승점 0.5를 남기고 라이언 무어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1홀 차로 따돌려 미국의 우승을 확정했다. 미국은 우승이 결정된 뒤에도 계속된 경기에서 잭 존슨과 더스틴 존슨이 승리해 우승을 확인했다. 유럽팀은 비록 8년 만에 라이더컵을 넘겨주긴 했지만 토마스 피터스(벨기에)라는 별 하나를 수확했다. 피터스는 대회 싱글 매치에서 미국의 장타자 J B 홈스를 상대로 2홀을 남기고 3홀을 앞서는 완승을 거뒀다. 앞서 피터스는 포볼 2경기에서 2승, 포섬 2경기에서 1승1패를 기록, 이번 대회에서 승점 4를 유럽팀에 보탰다. 라이더컵에 첫 출전한 선수가 승점 4를 벌어들인 건 피터스가 처음이다. 이전 기록은 승점 3.5로 1983년 폴 웨이(잉글랜드), 1999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폴 로리(스코틀랜드)가 작성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단독 선두 안병훈 타이틀 방어 순항

    올 시즌 국내 무대에 처음 출전한 안병훈(25·CJ)이 타이틀 방어를 위한 첫발을 사뿐히 내디뎠다. 안병훈은 2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6933야드)에서 시작된 제32회 신한동해오픈골프대회(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의 스코어를 적어 냈다. 2위 그룹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다. 안병훈은 경기를 마친 뒤 “타이틀 방어에 부담을 느꼈는지 첫 두 홀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침착함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이후 버디 기회를 잘 살렸다”고 자평한 뒤 “좋아하는 코스라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95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6·이진명), 아시안투어 상금 1위 스콧 헨드(호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그는 “퍼트 라인 보는 데 캐디 도움을 톡톡히 봤다. 어제 비가 내려 그린이 부드러웠던 데다 큰 실수도 없었다”면서 “내일은 오늘보다 바람이 덜 불 것이라는 예보가 있는데, 그렇다면 경기하기에 더 수월할 것”이라고 2라운드를 낙관했다. 대니 리가 3언더파 68타로 공동 10위에 오른 가운데 부문 2위로 시즌 상금왕에 도전하는 박상현(33·동아제약)은 2언더파 69타로 공동 19위에 포진했다. 그러나 상금 1위 최진호(32·현대제철)는 보기와 버디 3개씩을 맞바꾸고 더블보기 1개를 범해 2오버파 73타로 공동 76위까지 밀려났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퇴계가 사랑한 기생…그의 순애보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퇴계가 사랑한 기생…그의 순애보

    두향의 남자, 퇴계의 여자 중국 개화기의 대표적인 사상가 양계초(梁啓超)가 “아득하셔라, 이부자(李夫子) 님이시여”라며 거리낌없이 성인이라 칭한 퇴계 이황. 이 근엄 무쌍한 도학자에게 실로 가슴 아픈 러브 스토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그것도 이팔 청춘 한창때가 아니라, 불혹(不惑)을 훌쩍 넘긴 나이에 맞닥뜨렸던 가슴 아픈 사랑이었다. 그 상대 여성은 그럼 누구였던가? 되도록이면 팩트에만 근거하여 퇴계의 러브 스토리를 재구성해보도록 하자. 내가 더듬어본 자료에 의하면, 퇴계의 사랑과 그 상대 여성이 일반에게 알려진 계기는 정비석의 '명기열전'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두향(杜香)이라는 단양 기생과 퇴계 사이에 있었던 러브 스토리를 소설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단양기 두향’편을 씀으로써 퇴계와 두향의 슬픈 사랑을 세상에 알린 것이다. 단양에 두향이라는 명기의 슬픈 사랑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정비석이 안 것은 오래 전의 일이었지만, 그 상대 남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작가가 단양에 내려갈 때마다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물어보고 자료를 뒤져봤지만, 종내 그들의 사연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고서를 뒤적이다가 우연찮게 두향의 무덤에 관한 한시 두 수를 발견하게 된다. 그중 한 수는 조선 후기에 우리나라에 고구마를 처음으로 전파시킨 이광려(李匡呂)라는 실학자의 작품으로, 그가 두향묘를 참배하고 지은 시라 한다. 孤墳臨官道 국도변에 외로운 무덤 하나 頹沙暎紅萼 물가 모래에 어리는 붉은 꽃 杜香名盡時 두향이란 이름 잊혀질 때야 仙臺石應落 강선대 바위도 사라지리라 이로써 ‘두향’이 ‘전설’이 아니라 ‘실화’임을 확신할 수 있었을 뿐더러, 시편에서 풍기는 가락으로 보아 두 사람의 사랑이 예사롭지 않은 거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아니면, 한낱 기생의 무덤을 두고 대시인들이 이런 시를 남겼을 리 만무한 노릇 아닌가. 그뿐 아니다. 400년도 더된 무덤이 아직까지도 보존되고 있어, 한때 이 무덤을 찾은 노산 이은상이 다음과 같은 소회를 그의 기행문 속에 남겼던 것이다. '내 비록 풍류랑은 아닐망정, 그 무덤 앞에 꽃 한 송이 못 놓고 가는 것이 어떻게나 서운한지 모르겠다.' 이 무덤의 주인 두향의 남자는 누구일까? 작가는 우연찮은 기회에 마침내 ‘그 남자’를 알아내게 됐는데, 정말 이럴 수가? 입이 딱 벌어지는 사실이었다. 작가가 전하는 전말은 다음과 같다. 퇴계학 관련자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안동 도산서원으로 내려가던 중 기차가 단양을 지날 때, 작가가 단양 명기 두향의 남자를 몇 해째나 찾아봤지만 알아내지 못했노라고 푸념처럼 말하자, 동행하던 한문학자 이가원(李家源) 교수가 불쑥 이렇게 말하더라는 것이다. “두향의 상대 남자는 바로 퇴계 아니오.” 이 교수는 퇴계학의 권위일 뿐 아니라 퇴계 14대 후손이기도 하다. 어찌 믿지 못하리오. 알고 보니 이미 오래 전부터 퇴계 문중에서 두향묘를 관리해오고 있다고 한다. 이 교수 역시 몇 년 전에 두향묘를 찾아, 무덤 한가운데 소나무 한 그루가 나 있는 걸 보고는 마을 사람에게 베어달라고 하면서 돈까지 주고 왔다는 것이다. 이로써 퇴계와 두향과의 관계는 의심할 수 없는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정비석은 안동에서 올라오던 길에 우정 단양에서 내려 강선암 아래 쑥대밭 속에 누워 있는 두향의 묘를 주민의 도움으로 찾았다. 과연 무덤 한가운데는 이가원 교수가 말한 대로 소나무 그루터기 하나가 박혀 있었다. 의심할 바 없는 퇴계의 여자 두향의 묘였다. 작가는 한 길 넘는 쑥대밭 속에 누워 있는 두향에 대해 창연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어 주머니돈을 털어 촌민에게 건네며 표석 하나만이라도 세워달라는 부탁을 하고는 귀로에 올랐다고 한다. 매화, 시, 음률로 맺어지다 퇴계가 단양 군수로 온 것은 명종 3년(1548년) 정월, 그의 나이 48살 때였다. 그때 단양 관기인 두향의 나이는 18살, 30년이란 세월이 두 사람 사이를 흐르고 있었지만, 둘 사이에는 공유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세 가지였다. 첫째가 매화, 둘째가 시, 셋째가 음률이었다. 퇴계는 대철학자이지만, 동시에 빼어난 시인이기도 했다. 그는 특히 매화를 깊이 사랑하여 생전에 백 수가 넘는 매화시를 지었을 뿐만 아니라, 매화시만으로 ‘매화시첩’을 만들기도 한, 그야말로 매화 마니아였다. 아래의 시는 그가 얼마나 감각적인 시인인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가작이다. 步躡中庭月趁人 뜰을 거닐으니 달이 사람 좇아오네 梅邊行遼幾回巡 매화꽃 언저리를 몇 번이나 돌았던고 夜深坐久渾忘起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나길 잊었더니 香滿衣巾影滿身 꽃내음 옷에 스미고 그림자 몸에 가득하네 또한 퇴계는 일종의 음악론인 ‘금보가(琴譜歌)’를 쓰기도 할 만큼 음률에도 밝았다. 그렇다면 두향이 사정은 어떤가? 일단 미모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미인급에는 못 미치는 듯하지만, 아주 귀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다름아닌 양매(養梅)와 거문고의 고수였던 것이다. 게다가 시에도 밝았다. 그러니 퇴계와 두향은 유효 거리 내에서는 언제든지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활성 원소와 다름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당시 퇴계는 두 번째 부인 권씨를 잃은 지 2년이 지난 홀아비 신세였음에랴. 퇴계가 두향을 만났을 때는 권씨가 세상을 떠난 지 이태가 지난 뒤였다. 이래저래 활성 기체 같았던 두 남녀의 첫 얽힘에 대해서는 상상으로나 그려볼 수 있을 뿐, 어차피 기록은 없다. 그러나 매화와 음률, 시 등으로 두 사람이 30년 세월과 신분을 훌쩍 뛰어넘어 서로에게 침잠했을 거라고 짐작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듯하다. 교양과 기예, 재능과 학문을 갖춘 젊은 여인의 향기 속에 퇴계는 속절없이 빠져들었을 것이다. 전하는 얘기에 의하면, 양매의 고수인 두향이 집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30년 묵은 백매와 청매 두 분(盆)을 퇴계의 거처에 옮겨두었다고 한다. 퇴계가 특히 매화를 혹애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백매와 청매는 참으로 기품 높은 나무로, 고수는 서로 한눈에 알아본다고, 퇴계는 한눈에 그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챘을 것이다. 그 무렵 매화를 읊은 퇴계의 시가 여러 편 전하는데, 다음의 시가 두향의 매화를 보고 지은 것으로 보인다. 獨倚山窓夜色寒 홀로 산창에 기대니 밤기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 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 달이 걸렸구나 不須更喚微風至 구태여 소슬바람 다시 불러 무엇하리 自有淸香滿院間 맑은 향기 저절로 온 뜰에 가득한데 퇴계는 두향이 어린 나이임에도 깊은 인품과 내명(內明)한 자질을 지닌 여인임을 알고는 여러 번 감탄했다고 한다. 더욱이 퇴계는 남녀상열지사에 대해서는 상당히 열린 마음의 소유자였다. 청상이 된 며느리를 재혼하라면서 친정으로 돌려보내기까지 한 휴머니스트였다. 단양은 벽지이지만 산수가 빼어나기로 이름 높은 고장이다. 예로부터 단양에 부임해오는 원님들은 모두 울며 왔다가 울며 간다는 말이 전해진다. 올 때는 궁벽한 곳으로 간다고 눈물짓지만 갈 때는 아름다운 고장을 떠나기 못내 아쉬워 운다는 것이다. 명승으로 꼽히는 곳을 들자면, 먼저 정도전의 전설이 얽혀 있는 도담삼봉을 비롯해, 석문(石門), 사인암(舍人巖), 상·중·하선암(下仙岩), 구담봉(龜潭峰) 그리고 옥순봉(玉筍峰) 등 팔경을 앞세울 수 있고, 그밖에도 기암괴석, 옥류가 곳곳에 널려 있다. 퇴계와 두향은 이 절경들을 둘러보면서 꿈결 같은 생의 한때를 보냈을 것이다. 지금 흔히 말하는 ‘단양팔경’은 퇴계의 아이디어로, 그때 두향과 같이 다니면서 퇴계가 스스로 이름 붙이고 정한 것이다. 그렇다고 퇴계가 공무를 뒤로 하고 매양 놀기만 한 것은 물론 아니다. ‘성(誠)’이라면 둘째 가기 서러워할 퇴계 아니던가. 그는 단양이 물이 많은 고장임에도 자주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린다는 사실을 직시하고는 최초로 물을 가두는 보를 쌓는 등, 뛰어난 치적을 올린 지방관이었다. 이 보가 생긴 이후로 단양에서는 굶는 사람이 없어졌다 한다. 지금 충주호를 보면 4백 년 전 퇴계의 선견지명을 능히 알 수 있다. 이 보의 이름은 복도소(複道沼)라고 한다. 이 보가 완공되었을 때 퇴계는 준공기념으로 ‘복도별업(複道別業)’이라는 네 글자를 크게 써서 부근의 바위에 새기게 했는데, 그 각자는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또 남아 있는 퇴계의 글이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퇴계가 아침마다 세수를 한 곳에 새겨져 있는 ‘탁오대(濯吾臺)’ 세 글자다. 퇴계와 두향은 특히 남한강 가 강선대(降仙臺) 위에서 자주 거문고를 타고 시를 읊으며 노닐었다. 강선대는 백 명이 올라가 놀 수 있을 만큼 너른 너럭바위로, 지금은 충주호에 잠겨 있지만, 갈수기에는 가끔 그 모습을 물 위로 드러내기도 한다. 두 사람은 단양팔경 속을 거닐며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았다. 그러나 퇴계와 두향의 단양 시절은 가을이 미처 다 가기도 전인 시월에 갑자기 막이 내린다. 불과 아홉 달 만에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 것은 퇴계의 넷째 형 이해(李瀣)가 충청도 관찰사로 부임하게 된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형이 자기의 직속상사로 온 것이다. 공사가 엄격했던 퇴계는 이를 피하기 위해 인근 고을인 경상도 풍기 군수로 옮겨가게 되었다. 두향과의 이별은 피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짧은 인연 뒤에 찾아온 갑작스런 이별은 두 사람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감정이 얼마나 절절했을 것인가는 미루어 짐작할 수밖엔 없다. 단양을 떠날 때 퇴계의 짐은 책 두어 궤짝과 괴석(怪石) 두 개뿐이었다고 한다. 단양을 떠나 한 나절쯤 가면 풍기와의 경계인 죽령에 이른다. 두 사람은 아마 거기에서 작별한 듯하다. 그리고 그로부터 21년 후 퇴계가 70살로 눈을 감을 때까지 두 번 다시 서로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편지 왕래는 있었던 모양이다. 두향에게 보낸 다음의 시를 보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黃卷中間對聖賢 옛 책 속에서 성현을 만나보며 虛明一室坐超然 빈 방안에 초연히 앉았노라 梅窓又見春消息 매화 핀 창으로 봄소식 다시 보니 莫向瑤琴嘆絶絃 거문고 마주앉아 줄 끊겼다 한탄 마라 퇴계의 나이 52세 되는 해(1552년)의 작품이다. 그러니까 두향과 헤어진 지 4년째 봄을 맞아 쓴 시이다. 시문의 끝 구절에 "거문고 마주 앉아 줄 끊겼다 한탄 마라"는 두향의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임이 분명해 보인다. 두향은 이 시 한 편을 받고 평생을 거문고 가락에 실어 노래로 불렀으리라. 퇴계와 헤어진 후 두향은 기적에서 몸을 빼내 이듬해 봄, 강선대가 눈 아래 굽어보이는 적성산 기슭에 움집을 짓고는 평생 홀로 살았다고 한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세월을 두 번씩이나 보낸 두향이 이 초당을 떠나게 된 것은 퇴계의 부음을 들었을 때였다. 두향은 바로 집을 나서 죽령을 넘어가는 험란한 200릿길을 단신으로 걸어 나흘 만에 안동 도산서당이 있는 도산면 토계리에 도착했다. 그러나 빈소에는 찾아가지 못하고 멀리 상가가 보이는 산기슭에서 소복한 차림으로 망곡하며 하룻밤을 지새울 수밖에 없었다. 두향과 헤어진 후 퇴계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풍기군수를 일년 남짓한 퇴계는 병을 이유로 사직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조정에서는 계속 퇴계를 불러, 부제학, 공조판서, 예조판서 등을 역임했지만, 이미 벼슬에는 뜻이 없는데다 병약한 퇴계는 번번이 사직서를 내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가 평생 동안 사직서를 쓴 것만도 80여 회나 된다고 한다. 말년엔 안동에 서당을 지어 은거하며 제자들을 가르쳤다. 퇴계의 학문적 성취는 대개 두향과의 이별 이후인 50대~60대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자연과 학문 속에서 위안을 찾으며 살아갔던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명산인 청량산을 특히 자주 찾았고, 때로는 며칠씩 산에 있다가 내려오기도 했다. 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그의 명시조 '청량산 육륙봉'은 그래서 태어난 것이다. 청량산 육륙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 백구야 헌사하랴 못 믿을손 도화로다 도화야 떠지지 마라 어주자 알까 하노라 퇴계에게 또 하나의 큰 위안은 매화였다. 죽을 때까지 매화를 가까이하며 뜰에도 심고 방안에서도 가꾸던 퇴계는 마치 매화 대하기를 사람 대하듯 했다고 한다. 매선(梅仙)이라 하기도 하고 매형(梅兄)이라 부르기도 했다. 병으로 몰골이 심히 초췌할 때엔 매화 보기가 부끄러우니 다른 방으로 옮기라고도 했다. 세상을 떠날 때 퇴계의 마지막 말은 자신이 사랑하던 매화를 보며 ‘저 매화분에 물을 주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물녘이 되자 누워 있던 자리를 정리하게 한 후, 제자들이 일으켜 앉히자 앉은 채로 숨을 거두었다. 1570년 음력 12월, 향년 70세. 바깥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죽기 전 퇴계가 손수 지어놓은 묘비명 끝 구절은 다음과 같은 글이었다. 근심 속에 낙이 있었고, 즐거움 속에 근심이 있었네(憂中有樂 樂中有憂) 조화를 좇아 사라짐이여,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乘化歸盡 復何求兮) 이보다 더 아름답고 완벽한 종결이 있을까. 강선대 위 초막으로 돌아온 두향은 이듬해 봄 거문고와 서책 등을 모두 태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어 퇴계의 뒤를 따랐다. 자료에 따라서는 강물에 뛰어들었다고도 하고 부자차를 끓여 마시고 죽었다고도 하는데, 증거는 없지만 아마도 후자가 아닐까 싶다. 깔끔한 성품의 두향이 강물에 빠진 시신을 수습하는 폐를 남에게 끼치고 싶진 않았으리라. 유언은 그녀가 생전 퇴계와 노닐었던 강선대 아래에 묻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무덤은 전 충주호가 생겨나면서 수몰을 피해 200m쯤 위로 묘가 옮겨졌다. 두향이 죽은 뒤 퇴계의 제자인 이산해가 해마다 제사를 지내주었고 한다. 지금도 퇴계의 후손들과 유학자들은 퇴계의 제례를 지내고 나면 충북 단양의 강선대로 와 두향의 묘를 참배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두향을 향한 퇴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그의 시 한 편을 읽는 것으로 퇴계와 두향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끝내기로 하자. 前身應是明月 내 전생은 응당 밝은 달이었으리 幾生修到梅花 몇 생애나 더 닦아야 매화가 될까. 글·사진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바람 뚫고 활짝 핀 ‘로즈’

    바람 뚫고 활짝 핀 ‘로즈’

    2013년 US오픈 챔피언 저스틴 로즈(36·영국)가 1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복귀한 골프(남자)의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로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올림픽골프코스(파71·7128야드)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골프 남자부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로즈는 14언더파 270타로 따라붙은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을 2타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13언더파 271타의 맷 쿠처(미국)에게 돌아갔다. 둘은 17번홀까지 15언더파로 팽팽히 맞섰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각각 버디와 보기를 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스텐손의 세 번째 샷이 다소 짧아 핀에서 10m나 멀리 떨어진 반면 로즈는 세 번째 샷을 1m 안쪽에 붙여 승기를 잡았다. 스텐손은 버디 퍼트에 이어 파 퍼트마저 빗나가 사실상 우승 2위로 밀려났고 로즈는 여유 있게 챔피언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뒤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안병훈(25·CJ)은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막판 힘을 바짝 냈지만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이자 로즈와 함께 영국 대표로 출전한 대니 윌릿과 동반플레이를 펼친 안병훈은 특히 18번홀 깃대 약 30m를 남겨두고 60도 웨지로 시도한 세 번째 샷을 이글로 연결시켜 갤러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왕정훈(21)도 4언더파 67타로 선전했지만, 최종 합계 2오버파 286타, 공동 43위에 그쳤다. 왕정훈은 “여기 와서 오늘 처음으로 즐겁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해서 다행”이라면서 “하지만 지금 다시 치라면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회가 끝나버렸네요”라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박인비(28·KB금융그룹), 김세영(23·미래에셋), 전인지(22·하이트진로), 양희영(27·PNS창호) 등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 네 명은 16일 오전 처음으로 전원이 코스에 나서 메달을 향한 첫 연습라운드를 가졌다. 리우데자네이루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리우 골프] 로즈 112년 만의 올림픽 챔피언, 안병훈은 10타 뒤진 11위

    [리우 골프] 로즈 112년 만의 올림픽 챔피언, 안병훈은 10타 뒤진 11위

    2013년 US오픈 챔피언 저스틴 로즈(36·영국)가 1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복귀한 골프(남자)의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로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올림픽골프코스(파71·7128야드)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남자부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로즈는 14언더파 270타로 따라붙은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을 2타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13언더파 271타의 맷 쿠처(미국)에게 돌아갔다. 둘은 17번홀까지 15언더파로 팽팽히 맞섰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각각 버디와 보기를 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스텐손의 세 번째 샷이 다소 짧아 핀에서 10m나 멀리 떨어진 반면 로즈는 세 번째 샷을 1m 안쪽에 붙여 승기를 잡았다. 스텐손은 버디 퍼트에 이어 파 퍼트마저 빗나가 사실상 우승 2위로 밀려났고 로즈는 여유있게 챔피언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뒤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안병훈(25·CJ)은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4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막판 힘을 바짝 냈지만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이자 로즈와 함께 영국 대표로 출전한 대니 윌렛과 동반플레이를 펼친 안병훈은 특히 18번홀 깃대 약 30m를 남겨두고 60도 웨지로 시도한 세 번째 샷을 이글로 연결시켜 갤러리에게 인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왕정훈(21)도 4언더파 67타로 선전했지만, 최종합계 2오버파 286타, 공동 43위에 그쳤다. 왕정훈은 “여기 와서 오늘 처음으로 즐겁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기분좋게 마무리를 해서 다행”이라면서 “하지만 지금 다시 치라면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회가 끝나버렸네요”라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남자부에 이어 17일부터는 나흘 동안 같은 장소에서 여자부 경기가 열린다.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박인비(28·KB금융그룹), 김세영(23·미래에셋), 전인지(22·하이트진로), 양희영(27·PNS창호) 등 네 명이 출전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리우데자네이루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리우 골프] 1타 잃은 안병훈, 선두에 8타 차 공동 18위

    [리우 골프] 1타 잃은 안병훈, 선두에 8타 차 공동 18위

    안병훈(25·CJ)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골프 남자부 2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여전히 상위권 진입 가능성을 남겨뒀다. 안병훈은 13일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 골프 코스(파71·7128야드)에서 열린 이틀째 2라운드 경기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오버파 72타를 쳤다. 중간 합계 2언더파 140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공동 18위로 대회 반환점을 돌았다. 10언더파 132타인 단독 1위 마커스 프레이저(호주)에는 8타 뒤졌다. 그러나 공동 6위와 불과 3타 차이밖에 나지 않아 메달권 진입 가능성은 충분하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를 시작한 안병훈은 2번 홀(파4)에서 약 4.6m를 남기고 시도한 파 퍼트가 빗나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5번 홀(파5)과 13번 홀(파4)에서 또 한 타씩 잃으며 버디 없이 보기만 3개 기록하게 된 안병훈은 이후 버디 2개로 만회하며 3라운드 이후를 기약했다. 14번 홀(파3)에서는 약 12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잡아 분위기를 바꿨고 16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홀 2m 거리에 보내 한 타를 더 줄였다. 토마스 피터스(벨기에)가 9언더파 133타로 선두 프레이저에 1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랐고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은 8언더파 134타를 쳐 단독 3위로 2라운드를 마쳤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는 이날만 무려 6언더파를 몰아치며 5언더파 137타를 기록, 공동 6위에 포진했다. 왕정훈(21)은 이날 1오버파 72타를 쳐 이븐파 142타로 공동 30위다. 리우데자네이루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112년만에 올림픽 돌아온 골프…韓 안병훈, 첫 버디 주인공

    112년만에 올림픽 돌아온 골프…韓 안병훈, 첫 버디 주인공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에 다시 채택된 골프가 1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힘찬 서막을 열었다.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파71·7천128야드)에서 아디우손 다 시우바(브라질)의 티샷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시우바는 브라질이 이번 대회 개최국인 점이 고려돼 첫 티샷을 했다. 안병훈도 시우바, 그레이엄 딜렛(캐나다)과 함께 1조에 편성돼 올림픽 정식종목에 복귀한 골프 경기의 첫 조에 편성됐다. 안병훈은 시우바, 딜렛에 이어 세 번째로 티샷했다. 112년 만의 올림픽 첫 버디 주인공은 안병훈이었다. 그는 2번 홀(파4)에서 5m 남짓 되는 버디 퍼팅을 침착하게 성공하며 역사적인 첫 버디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아쉽게 첫 보기도 안병훈의 몫이었다. 2번 홀 버디에 앞서 1번 홀(파5)에서 그는 1m가량의 파 퍼팅을 놓쳐 첫 보기를 기록했다.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쓰리 퍼팅을 했다. 첫 홀 아웃은 딜렛이 했다. 딜렛은 1번 홀에서 가장 먼저 퍼팅을 하고 난 뒤 홀아웃을 했다. 뉴질랜드 대표로 나선 대니 리가 2조에서 출발했고, 한국 대표팀의 왕정훈(21)은 안병훈보다 44분 뒤인 오후 8시 14분 티샷을 했다. 최경주(46·SK텔레콤)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따라다니며 지켜봤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7번홀까지 2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 음모론/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정치 음모론/박홍기 논설위원

    음모론은 위기의 경고등과 같다. 넓게는 그 사회, 좁게는 그 조직의 불확실·불안정 탓에 불신과 의구심이 팽배하다는 증후다. 음모론은 경쟁과 투쟁이 불가피한 정치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수시로 고개를 들고 있다.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좌·우 이념도, 보수·진보 정파도 가리지 않는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하기 위해 활용되는 것이다. 강자에게는 도구, 약자에게는 무기나 다름없다. 미국 역사학자 대니얼 파이프스는 음모론을 ‘둘 이상의 사람이 불법적이거나 범죄적인 행동을 함께할 목적으로 담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전상진 서강대 교수는 저서 ‘음모론의 시대’에서 음모가 성립하는 다섯 가지 최소 요건을 제시했다. 권력을 지닌, 둘 이상의 사람들(음모집단)이, 어떤 뚜렷한 목적을 위해, 비밀스런 계획을 짜서 중요한 결과를 불러올 사건을 일으키는 것으로 규정했다. 음모론은 대체로 합리적 의심 또는 악의적인 의도에서 출발하고 있다. 미심쩍은 비판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을 때 공고해지고 확산된다. 묵살하거나 억압할 때 커질 수밖에 없다. 목적성이 짙은 유언비어나 괴담도 음모론의 한 범주다. 지난 15일 발생한 터키 쿠데타에 대한 자작극설이 나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반대파를 제거해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쿠데타를 꾸몄을 것이라는 음모론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휴가지인 마르마리스에서 전용기를 타고 이스탄불로 이동할 때 쿠데타군의 F16 전투기 2대가 따라붙었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표적인 근거다. 쿠데타 세력의 어설픈 작전도 석연치 않은 데다 준비해 놓은 듯한 대규모 숙청 진행도 음모론 중의 하나다. 음모론은 폭발성이 강하다. 터무니없어 보이던 음모론이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일의 틈새를 그럴싸한 논리로 파고들어서다. 유명 인사에게 음모론이 덧씌워지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미국 여배우 메릴린 먼로(1926~62)의 자살, 영국 다이애나(1961~97) 황태자비의 교통사고 사망을 둘러싼 갖가지 음모설이 아직도 나도는 이유다. 미국 존 F 케네디(1917~1963) 전 대통령의 암살도 마찬가지다. 리 하비 오스왈드가 암살범으로 판명됐지만 중앙정보국(CIA)의 음모설, 연방수사국(FBI)의 개입설, 쿠바의 보복설 등이 항간에 떠돌고 있다. 새누리당이 때아닌 정치 음모설에 휩싸였다. 새누리당 친박계 서청원 의원이 어제 4·13 총선의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과 관련, “음습한 공작정치 냄새가 난다”며 음모설을 주장하면서다. 당권을 장악하려는 친박·비박계 간 갈등의 산물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숱하게 봐 온 정치 음모론의 전형이다. 정치를 비롯한 음모론을 막을 묘책은 따로 없다. 다만 책임 윤리와 투명성이 치유의 수단임에는 확실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골프 프리즘] 한국 라이벌은 한국계 소녀들

    [골프 프리즘] 한국 라이벌은 한국계 소녀들

    올림픽 무대에서 순혈주의가 사라진 건 꽤 오래전 일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서서히 다국적 ‘올림피언’들이 등장한 뒤 2006년에는 한국계 풋볼스타 하인스 워드가 미국프로풋볼(NFL) 챔프전인 슈퍼볼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43야드 터치다운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단 안현수를 경험하면서 국내 스포츠팬들에게도 이방인들의 스포츠 성공 신화는 이제 익숙한 일이 됐다. ●최대 4장 티켓 확보는 대한민국뿐 개막을 2주 남짓 남겨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세계랭킹순으로 따져 최대인 4장의 출전 티켓을 확보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 여자 선수는 세계 33개국에서 60명이 참가한다. 그러나 이 4명이 전부가 아니다. 60명 중에는 한국인의 피가 엄연히 흐르고 있는 한국계도 4명이나 된다. 따라서 모두 8명의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들이 리우의 코스와 그린을 뛰게 된다. 여자골프 전체 출전 쿼터 가운데 무려 13%에 이른다. 올해 21개 대회가 치러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토종’ 한국선수가 거둔 우승컵만 6개, 한국계가 따낸 우승 역시 6승이다. LPGA 투어를 분할 점령한 한국-한국계의 경쟁구도가 리우의 볼거리다. ●‘올해만 4승’ 리디아 고, 금메달 1순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고보경)는 39주 연속으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1강’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금메달 1순위 후보다. 서울 태생의 고보경은 6세 때 이민을 떠나 뉴질랜드 국가대표를 거치며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뒤 2004년 LPGA 데뷔 이후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 치웠다. 통산 14승 중 지난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클래식 우승을 포함, 올해만 4승을 거둬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부문서 모두 1위를 독주 중인 리디아 고는 2009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데뷔한 뒤 통신 4승을 올린 큰언니뻘의 ‘베테랑’ 캐서린 브리스토우(31)와 함께 메달 사냥에 나선다. ●호주는 한국계 선수로만 2명 채워 호주는 아예 한국계 선수로만 리우행 쿼터 2명을 채웠다. 호주 여자골프의 백전노장 캐리 웹(랭킹 58위)이 대기 멤버로 밀려난 가운데 생일이 4일 차인 스무 살 동갑내기 이민지(14위)와 오수현(41위)이 리우행 비행기를 탄다. 호주 아마추어 무대를 제패한 이들은 캐리 웹 재단의 장학금을 받고 무럭무럭 자라난 ‘웹 키즈’다. 호주 서부 퍼스에서 태어난 이민지는 10세 때 티칭프로인 어머니에게 클럽 잡는 법을 배웠다. 2014년 프로 전향 후 지난해 LPGA 무대에 입성, 킹스밀컵 챔피언십과 지난 4월 롯데챔피언십을 석권하며 2승을 올렸다. 부산에서 태어나 9세 때 골프를 시작한 오수현은 2004년 태평양을 건너가 2013년 호주 국가대표를 지냈다. 2014년 프로로 전향한 뒤 올해 LPGA에 뛰어들어 두 차례의 ‘톱10’ 성적을 냈다. ●김세영 동기 노무라, 최근 상승세 주목 부모 모두 한국인이면서도 국적만 다른 이들 세 명 외에 노무라 하루(일본)는 어머니만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중·고교를 나온 노무라는 일본 대표로 올림픽 그린을 밟는다. 김세영(24·미래에셋)의 동기이기도 한 노무라는 주니어 시절 한국인 어머니 성을 따라 문민경으로 활동했지만 2011년 프로 전향을 앞두고 아버지의 나라인 일본의 국적을 선택했다. 올해에만 LPGA 투어 2승을 거둔 상승세가 돋보인다. 특히 노무라는 2012년 미야자토 미카의 우승 이후 4년 만에 LPGA 정상을 밟은 터라 일본 여자골프의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무라는 2009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금왕 출신인 현역 최고령인 오야마 시호(39)와 나란히 리우 메달 사냥에 나선다. ●남자부,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 ‘유일’ 남자부에서는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6·이진명)가 유일한 한국계다. 인천 태생으로 2002년 당시 초등학교 6년생이던 그는 국가대표 주니어대표를 지낸 뒤 바로 이민을 떠났다. 대니 리는 2008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18세로 타이거 우즈가 보유한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 치워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이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를 신고한 그는 그러나 스윙교정 실패와 부상이 겹쳐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가 지난해 5월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당당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대니 리는 호주프로골프(APGA) 3승을 거둔 라이언 폭스(랭킹 44위)와 함께 리우 올림픽 코스에 발을 내딛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씨줄날줄] 브렉시트와 영국의 분화/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브렉시트와 영국의 분화/구본영 논설고문

    스코틀랜드 노래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 백파이프에 실려 오는 선율은 언제 들어도 애절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반발한 스코틀랜드에서 독립 여론이 비등한다기에 다시 들어 봤다.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언 리 주연의 영화 ‘워털루 브리지’ OST로 들었을 때의 가슴 뭉클했던 정한(情恨) 그대로였다. 이 노래는 우리의 귀에도 익숙하다. 안익태의 곡이 나오기 전 애국가를 이 곡조에 따라 불렀지 않나. 물론 ‘올드 랭 사인’은 ‘즐거웠던 옛날’(the good old days)이라는 뜻의 스코틀랜드어다. 영국과 합치기 전의 옛날이 그리워진 건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스코틀랜드에서 독립 지지율이 59%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설마 했던 브렉시트가 현실화하자 영국이 사분오열 위기를 맞았다. 외신은 최소 2년은 소요될 영국의 EU 탈퇴 과정을 “세상에서 가장 복잡하고 긴 이혼”에 비유했다. 그러나 영국은 ‘EU와의 이혼’에 앞서 스코틀랜드나 북아일랜드와의 이별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그러잖아도 스코틀랜드는 1707년 잉글랜드에 병합된 이래 끊임없이 독립의 불씨를 지펴 왔다. 켈트족이 다수인 데다 앵글로색슨계가 주류인 잉글랜드와는 경제적 이해도 엇갈린다. 영국의 금융업에 대한 EU의 과도한 규제가 브렉시트의 한 요인이었지만, 1·2차 산업 위주인 스코틀랜드는 62%가 잔류를 택했다. 투표 직후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제2의 독립 국민투표를 고려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설상가상일까. 주민 56%가 EU 잔류에 투표한 북아일랜드에서도 독립 움직임이 고개를 들었다. 자치정부 마틴 맥기네스 부수반은 아일랜드와 통일할지를 결정할 주민투표 실시를 예고했다. 100년 전까지 한 국가였던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종교는 가톨릭 대 신교로 갈려져 있으나 민족적 동질성을 갖고 있다. ‘아! 목동아’로 번안된, ‘오 대니 보이’(Oh! Danny boy)라는 민요의 애잔한 멜로디에 켈트족의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 영국의 국호는 ‘그레이트 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다. 북아일랜드가 독립하면 더는 ‘연합왕국’일 수 없게 되고, 스코틀랜드만 떨어져 나가도 ‘그레이트 브리튼’이란 말이 무색해진다. 까닭에 이 섬나라에 울려 퍼지는 ‘올드 랭 사인’과 ‘오! 대니 보이’ 노랫말이 영국인들에게는 사면초가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영국 저명 인사들의 잇단 탄식이 그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가수 메리앤 페이스풀은 “우리는 극우에 현혹돼 인종차별적이었던 ‘리틀 잉글랜드’로 돌아갔다”고 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은 브렉시트에 더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금처럼 (투표 결과를 잔류로 바꿔 줄) 마법을 원한 적이 없다”고 했다니 말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미·중 6~7일 전략대화 의제 ‘北 비핵화’… 38노스 “北, 영변 핵연료 재처리 움직임”

    북한 핵 문제가 오는 6~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직후 열릴 미·중 간의 대회에서도 미국 측은 “북한 비핵화 없이 대화는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3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방안이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우리가 희망하는 성과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놓고 협상하기로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전략경제대화를 활용해 미·중이 함께 성취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셀 차관보의 발언은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선 리 부위원장의 행보를 의식한 것으로, 중국이 전면적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하겠다는 의미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선(先)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제재를 이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러셀 차관보는 “우리의 정책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은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라고 못박았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언급하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도발적 행위를 삼가고, 대신 (비핵화에 관한) 국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북한을 재차 압박했다. 하지만 이번 전략경제대화는 리 부위원장의 방중 직후 열리는 것이라 중국이 북한 측 입장을 미국에 전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중국은 지난 2월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방미 기간에 북한 비핵화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논의를 병행할 것을 제안한 만큼 이번에도 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화보다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려는 한·미·일 3국의 셈법이 그만큼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달 22일 촬영된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시작했거나 준비 중임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전설도 넘본다…겁없는 녀석들

    전설도 넘본다…겁없는 녀석들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에 혜성처럼 등장한 왕정훈(21)과 이수민(23·CJ오쇼핑)이 또 한 차례 우승에 도전한다. 왕정훈은 19일부터 나흘간 아일랜드의 K클럽(파72·7350야드)에서 열리는 아일랜드오픈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전까지는 대기 순번을 받아 결원이 생기면 출전 기회를 얻는 ‘대기자’ 신분이었지만 이제는 당당히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다. 왕정훈은 2주 전 하산 2세 트로피를 들어 올린 데 이어 한 주 뒤에는 모리셔스오픈까지 제패해 투어 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2주 연속 투어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수민은 왕정훈에 앞서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월 말레이시아오픈에서 당했던 뼈아픈 역전패와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우승해 겁많던 스키 선수에서 배짱 두둑한 청년으로의 변신을 입증했다. 둘의 행보는 특히 개막을 80일 앞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과 맞물려 특히 주목받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안병훈(25·CJ그룹)과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의 출전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그러나 이수민과 왕정훈이 한 달 사이 승수를 세 개나 올리면서 누구도 리우행 비행기 티켓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8일자 세계 랭킹에서 안병훈이 25위로 가장 앞서가는 가운데 김경태는 45위, 이수민은 69위, 왕정훈이 70위다. 100위권 밖 랭킹에서 두 차례의 우승으로 이수민을 턱밑까지 따라붙은 왕정훈의 약진이 눈에 띈다. 아일랜드오픈은 올해부터 그 격이 크게 달라졌다. 두바이 듀티프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데다 세계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운영하는 재단인 ‘로리 파운데이션’이 후원한다. 총상금은 지난해 250만 유로에서 올해는 400만 유로(약 53억 3000만원)로 껑충 뛰어 유럽투어의 특급 대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수민과 왕정훈이 우승했던 대회들보다 2~3개나 많은 액수다. 상금이 늘어나면서 이 대회에 뛰어든 선수도 막강해졌다. 매킬로이는 물론이고 올해 마스터스 토너먼트 챔피언 대니 윌렛(잉글랜드), 전 세계 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마르틴 카이머(독일), 그레임 맥다월(북아일랜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 유럽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급 거물들이 빠짐없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따라서 이수민과 왕정훈 둘 중 하나가 우승하면 ‘대박’이 따로 없다. 더 두둑한 우승 상금을 챙기는 건 물론 특급 대회에서 특급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진정한 챔피언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경쟁에서도 2위 김경태를 더욱 압박하는 등 또 다른 국면을 만들 수 있다. 왕정훈은 오후 4시 35분 10번홀에서, 이수민은 오후 9시 5분 1번홀에서 티오프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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