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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대북정책 조율 나선다

    북한이 총참모부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대남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남북간 긴장 상태가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 새 행정부와 대북정책 엇박자를 막기 위한 조율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통미봉남’ 우려를 해소하고, 우리측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측의 이해를 높여 지지와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이달 중순쯤 열릴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 한·미동맹 이슈는 물론, 양국의 대북정책 입장을 조율하고 구체적 방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달 중순 한·중·일 등 아시아 순방을 추진 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TV 원탁대화에서 “한국의 협조가 있어야 미국과 북한이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북한이 알아야 한다.” 며 “‘통미봉남’ 용어는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함에 따라 외교라인에서는 미국측에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뒤 19~20일 러시아에서 북핵 6자회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회의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정책적 조율이 이뤄진 뒤 러시아 회의에서 한·미간 실무협의가 추가로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측의 상생·공영정책과 ‘비핵·개방·3000’ 구상에 대한 지지를 강조함과 동시에 탈북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간 민·관 차원의 대북정책 협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통일부와 통일연구원, 학계 등 민·관 ‘1.5트랙’이 3월 중 방미, 양국간 대북정책을 추가로 협의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달 6~9일 대통령 자문단과 청와대·외교통상부 관계자의 방미 협의에 이어 대북정책에 초점을 맞춘 협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르면 이달 말 부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덕수 신임 주미대사는 최근 외교부 북핵외교·평화외교기획단장으로부터 현안을 보고받고 한·미간 대북정책 조율 방향 등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MB정부 대북정책 전환 압박 노림수

    MB정부 대북정책 전환 압박 노림수

    북한이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에 이어 30일 노동당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을 통해 남북기본합의서의 서해 해상경계선 관련 조항들을 폐기하고,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를 위한 합의사항들을 무효화한다고 일방적으로 천명하면서 대남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남북 긴장 책임 남측에 전가 의도 북한이 지난 1953년 이후 서해 경계선으로 인정돼온 북방한계선(NLL)을 거듭 인정하지 않겠다며 ‘전쟁접경의 최악의 상태’까지 거론한 것은 남북의 긴장을 고조시켜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함과 동시에 긴장의 책임을 남한에 넘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특히 이날 조평통 성명에서 ‘리명박 패당’, ‘리명박 역도’를 14번이나 거론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또 NLL조항 폐기와 남북간 합의 무효화도 이 대통령이 남북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취하게 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면담에서 “한반도 정세에 긴장이 조성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며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를 우려하는 중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에 메시지를 보낸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NLL 문제를 다시 거론하며 긴장감을 조성했지만 남한 정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수위를 높이면서도 그 책임은 남측에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김 위원장 후계구도가 거론되는 등 불안정한 데다 중국의 영향으로 개혁·개방에 대한 관심이 커진 주민 결속을 위해 대남 압박을 통한 한반도 긴장을 조성한다는 해석도 있다. 통일연구원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해 금강산 사건, 개성공단 제한에 이어 올들어 서해 충돌 가능성까지 수위를 높인 것은 대내적 체제 불안과 개방 압력을 대남 공세로 무마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분하고 의연히 대응” 한편 정부는 관련 당국간 협의를 거쳐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응하되 북한이 도발을 할 수 있는 명분은 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정부는 북한 조평통의 성명에 대해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당장 군사적 긴장이 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는 (북이 군사적 도발을 할) 빌미를 주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달라져 대화에 나올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는 기존 입장에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남북간 기싸움이 언제,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양측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서해도발 엄포는 성동격서인가/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해도발 엄포는 성동격서인가/박정현 논설위원

    애당초 게임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북한은 꼭 10년 전 시비를 걸어왔고, 결과는 참담했다. 박정성 제2함대사령관이 이끄는 연평해전에서 우리 해군은 북한 함정 두 척을 침몰시켰다. 북한군 수십명이 사망했지만, 해군은 11명 부상에 그쳤다. 3년 뒤 서해교전에서는 우리 해군이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군사력의 차이가 아니라 햇볕정책이라는 정치적인 이유가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서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곤 하던 북한이 올들어 서해상 긴장감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존재조차 몰랐던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라는 자가 군복을 입고 TV에 출연한 모습은 10년만이라고 한다. 그가 ‘전면 대결태세 진입’을 예고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출동 가능성을 내비친 지 꼭 2주일만인 어제 군복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로 바뀌었다. 노동당의 통일 및 대남정책을 맡는 최고의 대남기구인 조평통의 성명은 북한이 가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으름장이자 엄포다. 조평통은 새벽 6시 비상(非常)한 시간대에 내놓은 성명에서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조평통이 남측에 보낸 메시지의 핵심은 서해 NLL 폐기, NLL상의 무력충돌 가능성이다. 정부는 서해 전선 이상무와 단호한 군사적 대응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 정도면 비상한 상황이다. 그들이 성명에서 밝혔듯 남한에는 보수정부가 들어서 있다. 7년 전 서해교전처럼 북한의 군사력 열세를 덮어주려는 햇볕정책은 이제는 없다. 그럼에도 북한은 서해 NLL에서 금방이라도 무력충돌을 벌일 듯한 기세다. 북한이 서해상 긴장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는 이유가 뭘까. 북한은 성동격서의 전술을 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군사·안보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북한이 긴장감을 높이는 서해상보다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땅굴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970년대 들어 세 차례 발견됐고, 1990년에 마지막으로 발견된 뒤 잊혀져 있던 북한의 땅굴이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TV에 등장할 무렵에 국가정보원 소속 정보대학원의 한 교수가 땅굴 보고서를 냈다. ‘북한이 김포까지 땅굴을 파는 등 남침준비가 임박했다.’는 내용의 60쪽짜리 보고서는 일부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졌다고 한다. 그는 경의선 개통도 남침대비용 지뢰 제거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즉각 교수 개인의 판단에 따른 의견이고 국정원의 공식보고서나 논문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소속 직원의 개인적 행동으로 혼란을 일으킨 데 유감을 표시하면서 땅굴 보고서는 그다지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하면 너무나 조용한 해프닝으로 결론났다. 땅굴 주무부처인 국방부는 흔한 해명자료도 내지 않았다. 땅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이 땅굴을 계속 파고 있다고 주장하는 시민들은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이란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경기도 연천과 화성 등에 땅굴이 있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땅굴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들이 제시하는 증거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한다. 1990년 이후 ‘제5의 땅굴’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없다. 북한이 땅굴 파기를 중단했다는 얘기도 듣지 못했다. 땅굴을 중단해야 할 상황변화도 없는 것 같다. “서해 전선 이상무!”가 지하땅굴에도 적용되고 있을까. jhpark@seoul.co.kr
  • [北 대남·대미 압박 왜] 긴장감 조성… 대북정책 전환 노려

    북한이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남 군사적 대응조치와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고수 등 남북간 무력충돌 가능성을 시사하고,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을 상대로 북·미 관계정상화와 핵문제는 별개라고 주장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또다시 소용돌이치고 있다. 새해 들어 남북 관계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에 앞서 북한이 대남·대미 공세를 높여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북한 군부가 서해상 재충돌이 우려되는 수준의 대남 압박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난해 12월 군사분계선 통행 제한·차단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12·1’ 조치 이후 남측의 대응에 불만을 품고 추가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은 당시 12·1조치를 ‘1차적 조치’라고 강조, 추가 조치를 시사했었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육로 통행 차단에 의한 개성공단 위협 등에 이어 서해상 충돌 가능성까지 내놓으며 북한 군부가 대남 압박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 등을 통해 남측이 남북 관계 개선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하고, 고강도 압박을 통해 남측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전환해 보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한반도 정세를 불안케 함으로써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측의 관심을 유도하고 제대로 대응하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북측은 그동안 북방한계선(NLL)을 부인하면서 NLL 이남 해상으로 선포한 자신들의 해상군사분계선 고수를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북측이 경비정을 NLL 남쪽 수역으로 출동시킬 경우 ‘제3의 서해교전’ 발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남북 양측이 서해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함정간 무선통신망(핫라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남북 관계가 나빠지면서 북측의 응답률이 저조해지는 등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충돌 가능성은 더 높아진 상태다. 해상에서의 사소한 움직임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는 셈이다. 북측이 위협 수위를 대폭 높인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무력 충돌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우리측의 반응을 지켜본 뒤 추가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북한은 지난 13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 이어 17일에도 조선중앙통신 문답을 통해 오바마 미 신 행정부를 상대로 미국의 핵위협이 제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보다 북·미 관계정상화가 먼저’라던 북측은 미국측이 ‘관계정상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6자회담의 의무와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받아치자 이제는 ‘관계정상화와 핵문제는 별개’라며 미국측을 다시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북측은 특히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인준 청문회에서 철저한 핵검증을 강조하고 대북 강경파가 잇달아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개발했다.”거나 “북한이 신고한 모든 플루토늄을 무기화했다.”고 언급함에 따라 이를 계속 반박하고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북한 문제를 우선 순위로 끌어들여 협상하려는 의도도 있어 북·미간 줄다리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대남·대미 압박 왜] “미국 겨냥한 남한 때리기 전략” “북한 군부 입김 강화 주목해야”

    북한의 17일 성명에 대해 남북 관계·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남·대미 압박에 나선 것”이라며 특히 북한 군부의 입김이 계속 거세지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북 관계의 긴장을 조성하고 북핵 문제에 있어서 미국을 압박해 오바마 행정부의 관심을 끌려는 것으로도 분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8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은 대남용이고 외무성 대변인 문답 내용은 대미용 성격이 강하다.”며 “같은 날 두 군데에서 발표한 것은 전방위 압박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양 교수는 “북한의 ‘12·1조치’에도 남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소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군사적 긴장 조성이라는 고강도 압박 카드를 꺼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바꿔보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당장 군사행동에 나서기보다는 남측의 반응을 보면서 시기와 강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양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북한의 2차적 고강도 압박인 만큼 정부는 일이 터진 뒤 수습하기보다 사전에 긴장 관계를 제대로 관리해야 안보 불안을 줄일 수 있다.”며 “남북간 기싸움을 할 때가 아니라 북한을 대범하게 포용해야 북핵 6자회담에서도 우리 역할을 더할 수 있다.” 고 강조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성명이 오바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나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남 군사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과 관련, 북한의 초점은 어디까지나 북·미 관계 개선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또 “군사적 위기를 조성해 남한의 국가신인도 등에서 우리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면서 대북 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있지만 남북 사이에 실제로 충돌이 벌어지면 북·미 관계 개선에도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측이 북한의 핵무기가 폐기돼야 국교를 정상화한다고 밝히자 이에 대응해 기선 제압용으로 의제를 선점하려는 시도”라며 “군사적 긴장 조성을 통해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중요한 상대로 대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또 “미국을 직접 도발하기는 부담이 많고 미국이 간과할 수 없는 관심 지역인 남한 서해상을 이용하는 것으로, 실제로는 미국을 겨냥한 ‘남한 때리기’”라며 “12·1조치 후 남북 대립이 소강상태이고, 전단만 가지고 문제제기하기는 명분이 없고 남측이 단지 지켜보는 상황에서 상황 반전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술”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지금 실제로 군사적 도발을 할 상황은 아니지만 서해상에서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남한을 시험할 수는 있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에 유화적으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미국·중국에 한반도에서 긴장 조성을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경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모닝브리핑] 정부 “南비난 北신년사는 남북합의 위반”

    정부는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 등을 통해 우리 정부를 비난한 것은 남북간 합의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대남 비방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5일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당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우리 국민에 대한 선전·선동을 했다.”며 “상호 내정에 간섭하지 않기로 한 남북간 합의를 정면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31일 대통령 연두 업무보고에서 북측이 대화에 나오면 다양한 분야의 남북경협을 추진하겠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던 통일부가 이날 새해 첫 대북 메시지를 통해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보고를 받은 뒤 “(대북 지원에 앞서)북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으며, 2일 신년사에서도 “북한은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구태를 벗고 협력의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남북경색 한동안 지속될 듯

    남북경색 한동안 지속될 듯

    북한은 1일 올해 정책방향을 담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한 정부에 대해 ‘약속 이행’을 압박하면서 이례적으로 거친 비난을 퍼부었다.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 없이는 남북관계에 진전이 없을 것임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강경한 대남 정책기조를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美자극 발언은 자제 이는 ‘남측에는 양보 없다.’는 메시지로 해석돼 당분간 남북관계가 남북 어느 한쪽의 결단 없이는 경색국면의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만나서 협의하자.”는 남측 당국의 제의에 북측은 줄곧 “먼저 공동선언 이행 의사를 밝히라.”고 주장했다.이런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서두르지 않고 원칙에 입각해 남북문제를 풀겠다.”고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남북관계의 정체기가 한동안은 더 갈 것임을 예상케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문제를 풀어갈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어설프게 시작해 돌이키기 힘들게 만드는 것보다는 어렵지만 제대로 시작해 튼튼한 남북관계를 쌓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린다.’는 자세로 이해된다. 남측 정부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과 강경입장과는 달리 북측은 신년 사설에서 미국에 대한 적극적인 대화 자세를 나타냈다. 예년과 달리 주한미군기지 철폐,미군철수 등 자극적인 발언을 삼갔고 더 나아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거론했다.앞서 직접 대화를 천명한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달 말 출범을 앞두고 기대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대남관계는 정체·대치 상태로 두고 미국 새 정부와의 관계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집단주의와 자력갱생 등 사상을 강조하고 1950년대 천리마운동식 대중동원을 강조하는 등 과거회귀적이고 더욱 보수화된 모습을 보인 것도 특징이다. 남북관계 경색과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대미 관계 조정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자력갱생과 대중동원을 통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경제난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北내부 단속·경제난 극복 의지 통일연구원 박영호 선임연구위원은 “대미 유화 메시지도 있지만 보다 많은 내용은 이완돼 가는 북한 내부를 단속해 나가겠다는 내부 메시지에 무게가 실려 있다.”면서 “외형적으로 남북관계의 정체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 실현 등을 강조하는 표현을 쓴 것에 주목한다.”며 “북측이 남북관계를 완전히 단절시키거나 큰 폭으로 악화시키기에는 대내외적인 부담이 많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긴장을 높여 남측을 압박하거나 적당한 선에서 경색을 유지해 나가면서 실리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난감한 대북전단 살포

    정부가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와 관련해 유관부처 합동으로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지만 납북자가족모임·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대북 단체들이 20일 전단 10만장을 살포,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 단체 회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김포시 월곶면 일대에서 국군포로의 생사 확인과 송환 촉구,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가계도와 건강이상설 등의 내용을 담은 전단 1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나눠 담아 황해도쪽으로 날려 보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리려고 (노무현 전대통령 시절부터)지난 5년간 전단을 보냈는데 이제 와서 당국이 문제 삼는 것은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의 책임을 전단 보내는 것에 떠넘기려는 처사”라며 “바람이 북쪽으로 불고 있어 북에 (잘)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 첫 유관부처 공동 대책회의를 열어 전단 살포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통일부·경찰청 등 유관부처 합동으로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 대표는 “통일부에서 엄청나게 (전단 살포에 대한)자제 요청을 했다.”며 “임원 회의를 통해 앞으로 전단을 계속 날려 보낼지를 결정해 내일 중으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단 날리기가 중단되려면)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북한의 공식 사과와 신문·방송을 통한 대남 비방을 중단하라는 (북에 대한)정부의 요청,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해결 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행위가 법을 어긴 것은 없어 경찰이 배치되지는 않았다. 정부는 민간 단체에 계속 자제 요청을 하고 부처별로 직무 범위 내에서 대처하겠다고 대외적으로는 밝히면서도 법적으로 제재할 수단이 없어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관련 단체들과 수차례 만나 상호비방 금지 합의 등 남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상황 등을 설명하며 설득했다.”며 공은 민간 단체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정부가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으나 뾰족한 방안은 없다.”면서 “단체들도 남북 관계 개선을 고려한다면 자제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의 80여 입주기업 대표들은 25일 개성을 방문,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책임자를 만날 계획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北의 위협적 언행 남북 모두에 짐 된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를 겨냥해 연일 공세적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그제는 노동신문이 이 대통령을 ‘역도’(逆徒)라고까지 지칭하면서 새 정부의 ‘비핵·개방 3000’정책을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최근 개성공단 남한 당국자 추방, 서해상 미사일 발사에 이어 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인 것이다. 북의 이같은 대남공세는 남북관계의 앞날을 어둡게 한다. 북측은 더는 분별없는 언행을 자제해야 한다. 북한체제의 특성상 노동당 기관지의 논평은 북한당국의 공식 입장이다. 그런 노동신문이 이 대통령을 실명 비판한 것은 대선 이후 처음이다. 새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고, 선(先)북핵 해결을 요구하자 작심하고 정면 대응한 셈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새 정부의 핵심 대북 정책인 ‘비핵·개방 3000’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표출했다. 노동신문 논평원이 “핵 억제력을 순순히 내놓을 우리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것은 결국 ‘북핵 해결을 전제로 한’ 남북경협은 곤란하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북측의 이런 태도는 사리에 어긋난다. 한반도 비핵화 등 기존 남북간 합의는 물론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에도 어긋나는 자가당착인 까닭이다. 우리는 북측의 일련의 위협적 언행이 남북 모두에 이롭지 않다고 본다. 특히 북측은 “남조선이 우리와 등지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두고 보겠다.”고 추가 강공을 예고했다. 그러나 북측은 더 이상의 공세는 남북경협이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남측 여론에 찬물을 끼얹는 일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남측도 북측의 이런 의도적 긴장고조 전술에 강경대응할 필요는 없겠지만, 무시하기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국방부가 어제 북측의 비방에 유감을 밝히면서도 대화 의지를 피력하는 어른스러운 자세를 보인 것은 그래서 다행이다.
  • [개성 경협사무소 南직원 철수 파문] MB의 실용·상호주의에 첫‘시위’

    남북관계 냉각의 신호탄인가, 단순한 기싸움의 연장선인가. 북한의 요구로 개성 남북경협사무소에 상주하던 남측 당국 인원 11명 전원이 철수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북핵문제 타결 없이는 개성공단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아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대응을 했다는 점에서 “올 것이 왔다.”는 반응과 남북관계가 급랭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북측이 통일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은 대통령을 바로 ‘치면’ 퇴로가 없으니까 장관을 먼저 친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이 함께 상주하며 경협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남북경협사무소에서 남측 인력의 철수를 요구한 초유의 사태는 ‘실용주의’를 앞세워 대북 강경책으로 돌아선 남측 정부에 대한 불만이나 항의 표시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북 전문가는 “민간 법인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가 아닌 남북경협사무소 남측 당국 인원을 철수시킨 것은 남측 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만 표시로 보인다.”며 “북측 당국 인원은 철수하지 않았고 남측 민간인도 남아 있으니 남북 경협교류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통일장관 발언에 이어 26일 통일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까지 파악한 뒤 계속 철수하라고 요청한 것 같다.”며 “과거에는 남측에 뭔가 항의를 할 경우 북측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는데 이번에는 인원을 철수시킴으로써 상징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이번 철수 요구 조치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한 달 이상 지속해온 관망적 태도를 마감하고 대남정책을 수립한 데 따른 행동인지, 기싸움의 연장선상에서 상징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분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추가 조치를 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남측 정부가 6·15나 10·4남북정상선언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으려 한다는 북측의 우려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남측의 정치·외교적 상황을 이용한 압박 카드로 보는 시각과 대남정책 수립에 따른 전면적 행동의 신호탄이라는 의견을 함께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남측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라는 점에서 북측이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핵문제 진전을 남북관계 발전과 연계하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천명됐지만 각론은 다음달 중순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구체화될 것”이라며 “비료·쌀 등 대북 인도적 지원과 경협사업도 정상회담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강도 높은 조치에 대해 이명박 정부 또한 물러설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결과적으로 대남 압박카드 차원을 넘어 남북관계의 일시적 단절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북측이 24일 철수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본부 차원에서 즉각 나서지 않고 외부에도 사흘이 지나서야 공개한 것에 대해 대응이 미흡하고 안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두 요청이었지만 민감한 시기인 만큼 ‘해프닝’이 아니라 파장을 고려하고 대응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통일은 없다’저자가 통일장관?

    ‘통일은 없다’저자가 통일장관?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로서 ‘한국의 네오콘’으로 불리는 남주홍(56)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가 국무위원으로 내정되면서 통일부가 존치될 경우 통일장관으로 부임할 것으로 알려지자 인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 국무위원 내정자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안보통일보좌관 출신의 보수적 안보론자로, 그동안 ‘통일은 없다’ 등의 저서를 통해 ‘햇볕정책’ 등 지난 10년간 정부의 대북정책의 오류를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 특히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6·15남북공동선언에 대해 ‘대남 공작용 공작문서’라고 비판하고 지난해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부도날 수밖에 없는 약속어음’이라고 지적하면서 ‘빠른 통일’보다 ‘바른 통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대결적 북한관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과연 통일장관에 맞느냐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남 내정자의 발탁은 비핵화와 개방을 대북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삼는 ‘전략적 상호주의’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꾀한다는 이명박 당선인의 대북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는 평가다. 지난 10년간 햇볕정책 및 대북 포용정책을 비판해 온 보수론자를 기용함으로써 통일부 조직을 쇄신하고 북측에 더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측은 당초 통일부를 외교부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엇박자를 보여 온 대외정책과 대북정책을 조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북핵 6자회담 등 정치적 협상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는 남 내정자가 통일부 수장으로 앉을 경우 북핵 문제도 한·미 공조 강화 등을 통한 안보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통일부 통폐합 논란] 北 왜 반응 없나

    통일부를 외교통상부와 통합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이 나왔지만 당사자라 할 북한은 침묵하고 있다.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북측은 대신 남북정상회담 ‘10·4선언’ 및 북핵 6자회담 ‘10·3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이나 보도를 연일 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통일부 통폐합에 대해서는 관망하면서도 남북 및 6자회담 합의를 강조하며 우회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대북·외교 소식통들은 18일 “이명박 당선인측이 북한에 ‘채찍과 당근’이라는 혼재된 사인을 주고 있어 북한이 이에 대한 득실을 고려한 뒤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참여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해온 이 당선인측이 선(先)비핵화를 강조하면서도 남북간 화해와 평화 유지를 위한 노력을 더할 것이며 통일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통일부를 통폐합했다고 밝히는 등 북한을 설득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대한 북한의 평가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도 대남정책과 대외정책이 통일전선부와 외무성을 통해 조율돼 한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통일부 폐지에 대한 진의를 파악한 뒤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1월 말이나 2월 중 비료 지원을 요청할 경우 북측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전 비료 지원을 위한 남북간 비공식 접촉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측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대구가 낳은 민족시인 이상화

    [문학이 머문 풍경]대구가 낳은 민족시인 이상화

    “태백산이 높솟고 낙동강 내다른 곳에/오는 세기 앞잡이들 손에 손을 잡았다/높은 내 이상 굳은 나의 의지로 나가자 나가 아 나가자.”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대륜고등학교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노래한 민족시인 이상화의 정신이 도도히 살아 있다. 상화는 한때 대륜고의 전신인 대남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이 학교의 교가도 작사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겨 굴종을 강요받았던 암울했던 현실을 넘어 언젠가 봄을 맞이할 미래 세대에 대한 상화의 투자였다. 상화는 이 교가가 문제되어 사직을 하고 교가 부르기도 한때 중단됐었다. 하지만 일제의 만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화가 지은 교가는 긴 세월을 넘어 오늘도 달구벌에 울려 퍼지고 있다. ●주먹이라도 굵어야 한다 상화는 1901년 음력 4월5일 대구에서 태어났다. 열다섯살 때인 1915년 대구를 떠나 경성 중앙중학교에 입학해 3년을 마치고 다시 대구에 내려온다.1919년 3·1운동 대구거사 모임에 참여하지만 거사 직전에 일제에 발각돼 검거망을 피해 서울로 탈출한다. 프랑스 유학을 꿈꾸며 일본으로 건너갔던 상화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귀국,1927년께 대구로 다시 낙향했지만 일본 관헌에 의해 구금되는 등 고초를 겪는다. 1933년 강사자격증을 취득한 상화는 교남학교에 들어가 교육사업에 전념하게 된다. 이곳에서 영어와 작문을 강의하면서 뜻밖에 과외활동으로 권투부를 만들었다. 대구에서는 최초로 권투부를 만들면서 상화는 ‘나라 빼앗긴 피압박 민족은 주먹이라도 굵어야 한다.’는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그러나 그가 작사한 교가가 문제되어 학교를 사직, 미래 세대에 대한 상화의 투자는 미완성으로 끝났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일제는 시인에게 시를 쓸 수 없도록 강제했지만 상화는 시를 쓰며 저항했다.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하늘 푸른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중략)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비록 나라는 빼앗겼지만 민족혼을 일깨워줄 봄은 결코 빼앗길 수 없다는 강렬한 저항의 메시지가 담겼다. 교남학교를 사직한 상화는 현재 대구시 계산동에 남아있는 고택으로 이사와 문학에 열중하지만 1943년 위암진단을 받는다. 결국 그해 4월25일 그토록 간절히 기다렸던 봄을 보지 못한 채 타계했다.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뒷산 경주 이씨 가족묘지에 묻힌 상화는 아마 오늘도 못다 부른 조국의 노래를 계속하고 있으리라. ●시민이 지켜낸 상화 고택 대구시 중구 계산동 2가에 자리한 상화 고택은 상화가 타계한 1943년까지 2년6개월간 마지막 창작의 불꽃을 사른 곳이다. 생가인 서문로 12번지 일대는 개발로 흔적없이 사라졌고, 계산동 고택에는 상화의 체취가 유일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이곳을 관통하는 도로 개설이 계획되면서 상화 고택이 헐릴 위기에 처하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나섰다.2002년 8월 대구지역 문화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보존운동본부’를 결성, 시민 40만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또 군인공제회가 상화 고택 바로 옆에 26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계획하자 보존운동본부는 상화 고택 보존에 제약이 따른다며 반대운동에 들어갔다. 공제회측은 운동본부의 의견을 존중해 상화 고택을 매입해 보존키로 하고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고택을 사들였고 내년 초 대구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보존운동본부 윤순영(52·여·분도예술기획대표) 공동상임대표는 “사라질 뻔했던 상화 고택을 시민들이 지켜냈다.”면서 “앞으로 고택 보존을 넘어 상화 고택을 대구문화의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상화의 시비는 1948년 대구 달성공원에 세워졌는데 국내 최초의 시비다. 시비 앞면에는 ‘나의 침실로’ 일부가 새겨져 있다. 1995년 대구 두류공원 인물동산에는 상화의 동상이 세워졌다. 친일 과거사 청산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상화가 살아 있다면 뭐라고 했을까. 빼앗긴 들은 되찾았지만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고 노래했을까.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시론] 김정일 위원장 답방의 조건/김근식 경남대교수 극동문제연구소

    6·25 4주년을 즈음하여 남북관계가 훈풍을 맞고 있다.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해군함정간 무선교신이 이루어지고 휴전선 근처에서 양측의 선전활동도 중지되었다.인천에서는 남북 해외 동포가 모여 우리민족대회를 성황리에 끝냈고 북측 인사가 참여하는 국제학술회의도 개최되었다. 특히 김대중 도서관이 주최한 6·15 기념 국제토론회에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고 이 자리에서 남북 양 정상간 ‘간접적인’ 의사교환이 이루어진 것은 특기할 만한 대목이다.지금껏 남북정상의 의견교환이 공식적인 특사방문이나 당국간 회담의 상대측 대표를 통해 진행되었음을 감안하면 이번처럼 민간차원의 학술토론회에서 북측 고위인사와 남측 대통령이 환담함으로써 양측 정상의 의사가 교환된 것은 그 자체로서 남북관계의 발전을 짐작케 한다. 이번의 풍성한 6·15 행사를 전후해 우리 언론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설이 꾸준히 제기되었다.특히 이 부위원장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남북관계를 크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노 대통령도 이 부위원장과의 환담에서 ‘남북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2차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노 대통령이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대북 경제지원’을 공식제안함으로써 과거 2000년 3월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대비되는 서울선언이라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섣부른 분석도 나오고 있다.그러나 지금 시기에 남북 양 정상간의 간접대화나 노 대통령의 이른바 ‘서울선언’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생각이다. 최근의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 가시화와 북측의 적극적인 대남관계 개선 의지는 오히려 난항중인 북핵문제의 우회적 통로로서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마찬가지로 노 대통령의 대북 경제지원 용의 표명도 분명하게 북핵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한 것이다.따라서 북핵이라는 당면한 이슈가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최근의 남북간 호의적 조짐만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을 예견하는 것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북핵 문제의 해결이라는 조건을 필요로 한다.6·15 공동선언에 명시된 대로 김 위원장 답방은 ‘적절한 시기’가 되어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북핵문제 해결 이전에는 특사 파견이나 답방 추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노무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북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남북의 결단만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에는 양측 모두에 부담이 존재한다.북으로서는 적어도 핵포기의 명백한 입장이 정상회담의 선물로 제시되어야 하지만 아직 그럴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남으로서도 최근 한·미관계의 재조정 분위기에서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북정상회담을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금 시기 김 위원장의 답방을 점치기보다는 그 성사를 위한 조건 마련에 남북이 나서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일 것이다.북측은 다음주 개최예정인 3차 6자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주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고 남측은 다소 소극적인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남북관계의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핵문제 해결 이전이라도 노 대통령의 서울선언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려는 주도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답방은 의도적으로 갑자기 성사되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의 긍정적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근식 경남대교수 극동문제연구소
  • ‘김정일 밀사’ 서울 와 있다?/정형근한나라의원 주장 파문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11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가진 ‘대남밀사’가 현재 서울에 체류하고 있다고 주장,파문이 일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지금 김정일의 메시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 하얏트 호텔에 머물고 있다.”면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내년 총선 전에 김정일 위원장이 답방할 것이라는 얘기가 유력한데 북한과 모종의 거래를 통해 총선 직전에 여러가지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는 11차 남북장관급회담 일행과 별도로 왔으며 이름은 남모씨”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에 확인해 본 결과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정부 당국자는 “정 의원이 지목한 인사는 UC버클리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토니 남궁(58) 박사로,미국 민주당 인사들과 북측 인사,특히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한성렬 차석대사 등과 친분이 깊은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박정경기자olive@
  • 이능문 소설 ‘금붕어의 메시지’ 50대남자·40대여자 ‘특별한’ 사이버 만남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사이버세상’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이런 일상적 의문에 문학적 리얼리티와 적절한 품격으로 응답해 주는 이능문(사진)의 좀 특별한 소설 ‘금붕어의 메시지’(도서출판 무한)가 나와 눈길을 끈다. 소설이면서도 편년체로 기술된 사서(史書)처럼 아귀가 딱 들어맞는 시간과 장소를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의도는,흔히 이런 종류의 소설에 대해 독자들이 갖기 쉬운 부정적 선입견을 단번에 허문다.문단에서는 ‘너무 위험하다.’며 기피하는 이런 실험적 글쓰기가 오히려 문단의 기성복 같은 흐름에 맞서는 신선한 반란처럼 인식되는 탓이다. 50대 직장인 ‘줄리안’과 40대 여성 ‘크리스티’는 서로의 세계에 발을 딛고 서서 멀지만 가깝게,그리고 느슨하지만 집요하게 서로의 의식을 천착한다.서로에 대해 아는 게 없는 두 남녀가 시·청각이 차단된 온라인을 통해,그것도 자신의 정체성과는 무관한 아이디 하나를 통로삼아 서로의 삶을 고백하고,흉금을 들춰보이는 것. ‘채팅’이라는 방법이 그렇듯 그들은 서로에게 부담없는 편안함으로,그러나 결코 서로에게 소홀하지 않는 진지함으로 일상의 여백을 채워간다.작가는 자칫 농(弄)이 개입하기 쉬운 ‘사이버 커뮤니티’에 적절한 리얼리티의 소재를 삽입해 그들이 나누는 사유와 사고,체험이 가식이나 허위에 가려지지 않은 채 서로가 진실한 실체로 다가서도록 이끈다.‘충동적 돌발’보다는 일종의 ‘점층적 완성’이다. 이렇게 전개되는 ‘금붕어…’지만 우리 현실에서 부정적 사회현상으로 굳어져 버린 ‘사이버 일탈’의 속물성은 드러내지 않았다.작가는 이런 점에서 현대인의 고독을 육욕으로 이해하는 평상성을 거부한 셈이다.오히려 지순한 인간심성의 본질을 작품에 투영시켜 세상을 정화하려는 듯한 교조성이 문학적 상상력의 제약으로 비치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작가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해운회사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 다시 무역회사로 자리를 옮겨 해외 현지법인 지점장까지 맡았는가 하면 건설관련 컨설팅 일을 하다 지금은 아시아경제연구원 해외분야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 北 서해충돌 유감표명/ 北 과거 유감 표명 사례

    그동안 북측이 군사적 긴장상황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간접적인 유감 표명까지 포함해 대여섯 차례에 불과하다.특히 이번 김령성 북측 상급(장관급)회담 대표단장은 남측에 직접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해 2000년 남북정상회담 뒤 진전된 남북관계를 반영했다.그동안 북측의 대남 유감 표명 사례는 대부분 간접적 형식 또는 낮은 수준에서 이뤄졌었다. 다음은 그간 북한이 남한에 유감을 표명했던 사례들이다. ◇68년 1월21일 무장공비 침투사건= 72년 5월 김일성 주석이 방북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을 만나 이에 대해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었으며 우리 내부의 좌익맹동분자들이 한 짓으로 결코 나나 당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유감 표명. 이후 올해 5월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방북한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대표에게 “극단주의자들이 일을 잘못 저지른 것이다.미안한 마음이다.그때 그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응분의 벌을 받았다.”고 말함. ◇76년 8월18일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사흘 뒤 군사정전위 북한측 수석대표가 북한인민군 최고사령관의 “공동경비구역내에서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유엔군 사령관에게 전달. ◇95년 6월27일 시아펙스호 인공기게양 사건= 전금철 북측 수석대표가 7월21일 이석채 남측 수석대표에게 전문을 보내 “아래 일꾼들의 실무적 착오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앞으로 호상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는 데 대하여 언명하는 바이다.”라고 유감 표명. ◇96년 9월18일 동해안 잠수함침투사건= 12월29일 중앙통신과 평양방송을 통해 “막심한 인명피해를 초래한 잠수함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공개 발표. 박록삼기자
  • “대화”“침략 보복”北, 강온 줄타기

    북측이 ‘6·29서해교전’이후 대남 정책에서 강경과 온건을 동시에 구사하는 ‘줄타기’를 하고 있다. 북한의 이같은 이중 행동은 우리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국내를 비롯,미국내 보수 강경세력들에게 비판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북측은 특히 7·4남북공동성명 30주년을 맞는 지난 4일 강·온이 대비되는 두 메시지를 한꺼번에 내보였다.4일 대남정책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성명과 ‘공화국 정부 비망록’이라는 형식까지 동원,남북간의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북한은 “대결과 반목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을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서해 교전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북한은 평양방송을 통해 대남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양형섭 부위원장은 7·4공동성명 발표 30주년 평양시 보고회에서 “내외 호전광들이 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협하고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한다면 인민군대와 인민은 침략자 도발자들에게 무자비한 보복타격을 안길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남조선 군부 호전계층의 반공화국,반평화,반통일 책동의 연장으로 남조선 군당국은 이에 대한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추진협의회(민화협) 김창수(金昌洙) 정책실장은 “북한은 미국의 입장 변화가 있거나,자신이 변화를 주도하고 싶을 때 강·온 양면책을 쓴다.”면서 “이는 북측이 남북 관계를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말했다.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대남정책에서 온건파와 군부내 강경파의 입장 충돌이 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이경형 칼럼] ‘야누스 북한’ 다루기

    북한의 야누스적인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남쪽의 월드컵 경기를 인민들에게 방영해주다가 느닷없이 3,4위전이 있던 날 무력 도발을 했다.그러고는 이틀 뒤 우리의 월드컵 선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그 다음날엔 북의 경수로 핵안전규제훈련요원 25명을 남한에 보냈고,7·4남북공동성명 30주년이 되는 어제는 북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남북간의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북한의 이같은 냉온탕식 대남 정책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탈냉전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악하고 있는 북한 권력체제 아래서는 강경·온건파의 입지에 따라 대결과 화해의 무게가 수시로 달라진다고 한다.북한을 연구하는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늘 제기되는 쟁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북한 안에 ‘의미있는’ 대남 강·온 양파가 과연 있는가 하는 문제다.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일성 주석보다는 못하지만 상당한 수준의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그래서 아무리 군부 강경파가 득세한다고 해도 김 위원장의 의사에 반해 이번처럼 제멋대로서해 도발을 할 수 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적어도 김 위원장의 묵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2년전 6·15 남북공동선언이 나온 후에도 북한은 군대가 각 분야에 앞장서는 이른바 ‘선군(先軍)정치’를 강조해왔다.바꿔 말하면 북한내 물적·인적 자원의 동원은 인민군이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이다. 이번 교전 사태의 정부 대응조치를 둘러싸고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정당간 입장도 따지고 보면 이러한 북한내 강·온파의 실재 여부를 보는 인식과 연결되고 있다.현 정부가 이번 사태를 북한군 일부가 도발한 것으로,혹은 우발적 사건으로 보려는 시각의 바탕에는 강경 군부의 실체를 인정하고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북한내 강·온파란 유명무실하거나 설사 있다 해도 김정일 위원장의 묵인 속에 행동하는 ‘위장된 강경파’라는 인식이다.그래서 이회창 후보는 이번 사태가 결코 우발적이 아니며,안보는 등한히 하고 ‘퍼주기’만 해온 햇볕정책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서해 사태 이후 북한이 보여주는 일련의 화해 제스처가 눈길을 끈다.마치 이번 서해 도발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담겨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전쟁과 평화,대결과 화해라는 두 얼굴의 북한을 다루는 데는 ‘인내는 하되 때때로 단호함’이 필요할 것 같다.설령 북한내 강경 군부의 존재를 인정한다 해도 김 위원장의 완전한 통제 바깥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그렇다면 최고지도자로서 서해 사태를 일으킨 해당 군부에 대한 응분의 조치가 있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로서도 압력 수단을 구사할 수 있다고 본다.말로만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호응도에 따라 대북 민간 교류에서부터 금강산 관광,인도적 식량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선택 가운데 다만 작은 몇가지라도 일정기간 동결하는 방안은 가능하다고 본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현 정부가 아무리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다고 해도 큰 덩어리의 대북지원을 할 수는 없으며,또 하지 않는 것이 순리다.그런 의미에서 대북포용정책의 기본틀은 유지하되 서해 사태에따른 불쾌감의 표현으로 일부 지원은 내년 2월 정권교체기까지 유보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민주당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 적극적으로 마무리했다면 지금처럼 공화당의 부시 행정부와 피곤한 씨름을 하지 않아도 됐을것이다. 북한은 현 정부가 그래도 햇볕정책의 큰 줄기를 유지하고 있을 때 남한에 성의를 보이는 것이 조금이라도 득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은 고집과 ‘벼랑 끝 버티기’전술이 가져온 득실을 이제는 따져볼 때가 왔다.김 위원장이 정말 ‘통 큰 정치’를 한다면 지금이야말로 그 진면목을 보일 때가 아닌가 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꼬이는 南·北·美관계/강수 두는 워싱턴-정부 입장-北 유화손짓

    6·29서해교전 이후 남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꼬여가고 있다.가뜩이나 북한정권을 신뢰하지 못하는 미국 부시 행정부는 다시 강경쪽으로 선회하고 있다.우리 정부는 한반도 안정을 위해 북·미 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그나마 북한이 유연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한반도 긴장상태를 다소나마 누그러뜨리고 있다.남북한,미국 등 3자의 입장을 살펴본다. ■강수 두는 워싱턴/ 對北 유화책 거두는 美 “햇볕 조율”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최소한 3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피력했다.서해교전의 진상파악이 우선이고 다음에 동맹국인 한국과의 대화가 필요하며 이후 평상심을 되찾는 것이라고 했다.각 단계마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없으나 북·미간 냉각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해교전의 진상파악에는 국방부를 중심으로 한 부시 행정부내 강경파들이 주도하고 있다.월드컵 행사동안 한반도 상공에서 24시간 활동하던 미U-2 정찰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첩보위성 등으로부터 입수된 각종 위성사진과 통신,감청자료 등을 총체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워싱턴의 군사 소식통은 “북한 함정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치밀하게 주도한 무력도발이라는 데 미 국방부내에서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공격명령 등 군사상 지휘계통을 추적하느라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 소식통은 누가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를 찾으려 한다면 분석작업은 수개월이 걸리고 이때부터는 한국과의 대화도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다만 이 과정에서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는 ‘햇볕정책’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과의 대화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다.한국 정부로서는‘햇볕정책’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다.부시 행정부가 다시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평상심은 북한의 대응에 달렸다.파월 장관은 다음 ‘기회의 창구’를 보겠지만 모든 상황에 확신이 서야 한다는 전제를달았다.이는 북한의 정확한 해명과 재발방지 다짐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31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북·일,북·미간 대화재개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실제 한국과 일본은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미대화도 주선할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파월 장관은 북한 대표단과 만날 가능성은 있으나 북·미간 고위급 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때문에 북·미간 대화재개는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와 부시 행정부내 강경파의 입지 및 미국의 대화의지에 전적으로 달렸다고 볼 수 있다.셋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특사파견은 고사하고 대화재개의 움직임조차 기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mip@ ■정부 입장 변하나/ 무조건 대화 촉구했던 南 강경 ‘동조' ? 서해교전 및 미국의 대북특사 방북 철회로 드러난 한·미 이견해소와 한반도 긴장조성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1단계 해법은 우선 ‘한·미 공조 회복’이다. 이와 함께 북한이 미측의 대화는 거절하면서도,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성명으로 발표한 대남(對南)유화 제스처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기대해온 ‘북·미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희망 그래프를 그 반대로 돌려보겠다는 얘기다.정부는 그러나 미국과 공동으로 진행중인 서해교전의 성격 규명작업 결과 북한의 의도적 도발로 명확히 판명날 경우,대북정책의 전략적 수정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공조로 = 정부는 특사파견 철회를 계기로 표면에 드러난 한·미 이견과 관련,“현실로 존재하는 시각차”라면서 “한·미간 서해교전 진상규명을 한 뒤 대북정책 재조율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여러번 약속을 어기는 바람에 현재로선 미측에 북한을 믿어달라고 설득할 명분이 없어졌다.”고 말해 당분간 북한과 대화 테이블을 펴지 않겠다는 미측 입장에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대미 특사 파견도 서해교전 원인이 규명된 뒤 특사의 급과 시기를 본격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는 기본적으로 북·미 관계 경색이 장기화할 경우자칫 2003년도 위기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과 미국·일본의 외무장관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이달 말의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내 자성론 = 정부내에선 서해교전의 성격 규명이 안된 상태에서 미측에 무조건 대북 대화를 촉구하고,민간교류 지속 방침을 밝힌 데 대한 비판론도 일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국민들의 정서와 거리가 먼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는 것이며 2보전진을 위한 1보 후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해교전 성격이 북측의 명백한 도발로 규명된다면 대북 정책에 대한 일부수정도 고려되고 있다는 시사로 풀이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 ■北 유화손짓 배경/ 교전·특사파문 확산 불원 ‘제스처' 북한이 4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과 비망록,노동신문 등을 통해 내놓은 내용들은 적극적 대남 유화 메시지로 가득하다.‘대화와 협력관계지속’‘6·15공동선언 정신’을 뚜렷이 부각했다.서해교전이라는 불씨가 있음에도 남한을 비난하는 내용은찾아볼 수가 없다.북·미 대화가 어긋난 지금 남북관계 타개에 나설 뜻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 당국의 비망록과 조평통 성명은 모두 7ㆍ4남북공동성명 3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대부분의 성명에서 북한은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남북간 신뢰구축이 필요하다.’‘전쟁과 대립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을 해야 한다.’는 등 전향적 입장을 피력했다.북·미 대화를 위한 미국의 특사 파견 철회나 서해교전 등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대북 시각의 확산을 막고 긴장 국면을조속히 일단락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의 대남 유화 메시지는 서해교전 사태 이후 꾸준히 이어져 왔다.서해교전 직후 이광근 북한 축구협회장은 남한의 월드컵 4강 선전을 축하하는 서신을 보내온 바 있다.또한 2002 민족통일대축전을 준비중인 남측 인사들의 9∼13일 평양 방문에 동의했다.또 대북 경수로 북측 핵안전규제요원 25명을 남한에 보냈다.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의 약속을 지키면서 민간부문의 교류와 경제협력을 이어가려는 모습을 내비쳐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항상 북·미관계가 안될 때 남북관계에 나서는 등 북·미와 남북이라는 두축을 한꺼번에 돌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현재로선 남북대화에 응하고 싶다는 긍정적 제스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북 당국간 대화가 조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한·미 양측의 서해교전 진상규명 결과가 곧 나올 것이고 현 분위기에선 북한이 책임에서 배제되는 결론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남북한간 상당기간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같은 상황과 별도로 “이날 내놓은 성명 가운데 북측의 적극성을 시사한 대목이 두드러지게 많아 북측이 가까운 시일내 대화를 제의해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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