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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인·명물을 찾아서] 진주 이반성면 ‘경남수목원’

    [명인·명물을 찾아서] 진주 이반성면 ‘경남수목원’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대천리 야산에 조성된 경남수목원이 자연학습과 녹색 휴식 공원으로 인기다. 토요일인 지난 14일 낮 12시쯤 경남수목원 안쪽 입구에 있는 주차장은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차량이 꽉 들어차 있었다. 400여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에서는 들어오고 나가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었다. 시원하게 뻗어 있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메타세쿼이아 길 옆에 조성된 1만여㎡에 이르는 넓은 잔디밭은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비롯해 준비해 온 음식을 먹으며 여가는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동물원과 열대식물원에도 관람객 발길이 이어졌다. 경남수목원은 남해고속도로와 국도 2호선과 인접해 있다. 접근하는 교통이 편해 가까운 진주시, 창원시 등의 경남 도민들뿐만 아니라 순천, 부산 등 전국에서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 경남수목원은 1993년 4월 5일 문을 열었다. 산림학술연구와 나무 유전자를 보존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자연학습 및 휴식 공간을 제공해 산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조성됐다. 지역에 수목원이 조성된 것은 1987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서다. 당시 노 대통령은 경기 국립수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좋은 시설을 지역에도 조성하도록 검토해 보라고 지시해 지역 수목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면적은 58㏊에 이른다. 야산과 구릉 지역 등으로 이뤄졌다. 국내외 식물 2700여종, 24만여 그루를 심었다. 자연 그대로 야산에 침엽수원, 상록활엽수원, 낙엽활엽수원, 장미·철쭉원, 화목원 등 5개의 전문 수목원을 잘 가꿨다. 잔디원, 수종식별원, 약용식물원, 수생식물원, 대나무 품종원, 대나무숲 관찰원, 민속식물원, 무늬원, 송림원, 목단작약원, 유전자보전원 등 11개의 작은 정원도 조성했다. 연못 6곳과 500여m에 이르는 물길이 있는 수생식물원에는 가시연꽃, 수련, 꽃창포 등 150여종에 이르는 수생식물이 자란다. 열대식물원과 난대식물원, 선인장온실, 생태온실 등 4개의 온실이 있다. 열대식물원에서는 300여종에 이르는 열대, 아열대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0.5㏊ 규모의 무궁화공원으로 가면 65종의 무궁화를 볼 수 있다. 무궁화 관련 영상, 사진, 고서 등을 갖춘 홍보관도 있다. 산림표본관에는 목재·석엽·종자·곤충표본 등 1720종 5442점이 전시돼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산림박물관과 3.5㏊에 이르는 야생동물관찰원도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 시설이다. 동물원은 50여종 400여 마리의 다양한 야생동물을 사육하고 있다. 당나귀, 너구리, 수달, 삵, 고라니, 양, 염소, 꽃사슴, 독수리, 미어캣, 타조, 공작 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해발 300m쯤 되는 정상에는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수목원 시설 구석구석을 걸어서 구경할 수 있도록 산책길도 잘 조성됐다. 호수와 계속, 언덕으로 이어지는 숲속 산책길을 따라 꽃과 나무를 만나고 자연과 어울리며 숨 쉬다 보면 한나절이 금방 지나간다. 겨울을 빼고 하루 평균 평일에는 1000여명, 휴일에는 5000여명이 경남수목원을 찾는다. 지난달 5일 어린이날에는 1만 5000여명이 몰려 곳곳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평일에는 주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소풍이나 야외학습을 많이 온다. 주말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다. 수목원 안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이나 간단한 음식은 먹을 수 있지만 취사는 금지다. 이용시간은 3~10월에는 오전 9시~오후 6시, 11~2월에는 오전 9시~오후 5시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어린이 500원이다. 매주 월요일은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기 위해 휴장한다. 강금동(35)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 산림연구과 주무관은 “볼거리가 많은 시설들이 있다. 아늑한 숲속을 걸으며 여유도 즐길 수 있어 방문객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나이 80에 문인화로 ‘힐링아트’ 시작한 국민주치의 이시형 박사

    [김문이 만난사람] 나이 80에 문인화로 ‘힐링아트’ 시작한 국민주치의 이시형 박사

    ‘치유’라는 단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오른 요즘이다. 세로토닌은 몸에 행복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어느 날 한 정신과 의사는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 사회에 대해 “이제 세로토닌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세로토닌 문화원’을 설립해 그저 바쁘게만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정신적 폐단을 지적하고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화두로 던졌다. 현재는 ‘병원이 필요 없는 사람’을 만드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에 ‘힐링아트’라는 또 하나의 단어를 꺼내들었다. 바로 ‘문인화’다. 문인화를 통해 생명과 사물의 본질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마음의 깨끗한 기운과 여백을 찾아 스스로 치유하자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세로토닌 문화원에서 이 시대의 대표적 정신과 의사로 통하는 이시형(80) 박사를 만났다. 문화원 앞마당에서 인사를 나눴다. 아담한 잔디밭 가장자리에는 푸름이 짙은 나무들이 빙둘러 서 있었다. “지금 꽃은 다 졌지만 때가 되면 이곳에는 목련도 피고, 튤립도 있고, 작약도 있어요. 밤에는 별들도 볼 수 있지요. 주택들이 밀집돼 있지만 아주 조용해요. 회원들도 오고 변호사, 화가 등 여러 지인들이 자주 찾아와 자연과 밤하늘을 함께 노래하기도 하지요.” 친숙하게 오랫동안 사귄 벗을 소개하는 듯했다. 그는 4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첫 문인화 전시회를 연다. ‘치유적 예술로서의 문인화’라는 제목으로 강연 시간도 가진다. 나이 80인 정신과 의사가 문인화 50여점을 내걸었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는 전시에 앞서 직접 그리고 쓴 그림과 글을 모아 ‘나이 여든 소년 산이 되다’라는 문인화첩을 냈다. 삶에 대한 깊은 사색, 진정한 치유와 행복을 담고 있다. 책을 펴냄과 거의 동시에 전시회를 갖는 셈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들이 이어졌을까. “사태(책을 내고 전시하는 일)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빠지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어떤 치기에서 시작됐지요. 작년 말쯤 나이 80이 된다고 생각하고 보니 그동안 해 왔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모든 것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다 이루어졌지요. 그러면서 이제 가장 못하는 일을 한번 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교실 뒤편 게시판에 제 그림이 한번도 걸려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는 즉시 주변 사람들을 꼬드겼다. ‘초등학교 때 교실 뒷벽에 한번도 그림이 걸려보지 못한 사람 모여라’고 했더니 20명쯤 됐다. 평소 존경하는 김양수 화백을 찾아갔다.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그림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허락을 받아낸 그는 일주일에 한번 지인들과 함께 김 화백에게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대나무, 매화 등 사군자부터 시작했다. 배울수록 그림이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대로 잘 그려나가는데 자신은 영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공부를 그만두기로 했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실컷 바람을 잡아놓고 도중하차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시 붓을 들었다. 이번에는 사군자가 아닌 산과 나무, 바위를 그렸다. 초가집과 산골, 홍천의 선마을 풍경을 생각나는 대로 그렸다. 조금은 쉬어졌다. 또 생각날 때마다 글귀를 써 넣었다. 차츰 문인화의 구상에 빠졌고 마음이 편해지면서 잡념이 사라졌다. 저절로 치유가 된다는 것을 느꼈다. ‘힐링아트’라는 말도 떠올랐다. 그림을 시작한 지 5개월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김 화백이 같이 그림을 배운 동료들을 모아놓고 “문인화는 담백하고 순수해야 하는데 이 박사의 그림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으뜸이다. 잘 그린 그림도 있고 좋은 그림도 있다”면서 “세로토닌 문화 후원회원을 상대로 경매에 내놓기로 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또한 화첩을 만들고 개인전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며칠 뒤 김 화백과 인사동 갤러리 골목에 갔더니 갤러리 주인들이 다들 서로 전시하겠다고 나섰다. 아니 이게 웬일이람? 뿐만 아니다. 출판사와 갤러리 전시 계약까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 계속 벌어졌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이희수 교수가 책 제목을 ‘여든, 산이 되다’라고 정했다. 이를 본 서울대 김병종 교수가 ‘여든 소년의 작품’이라는 말과 함께 ‘소년’을 추가하게 되면서 ‘여든 소년 산이 되다’라는 제목으로 출간과 전시를 하게 됐던 것. 그림 여백에 그가 직접 쓴 글귀를 잠시 들여다본다.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흘러오는 세월도 넘칩니다’ ‘맨손의 새는 자유로이 난다’ ‘네가 오는 길 달 지고 마중 나가마’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그런 밤입니다’ ‘사랑은 아프다 하지만 그 아픔이 그립다’ ‘한겨울의 파란 이끼를 피워내는 늙은 바위의 힘’ 등이다. 선시(禪詩) 같은 느낌이 든다고 그에게 말했다. “문인화 수업은 제게 참으로 많은 걸 깨우치게 했습니다. 저는 시인도, 화가도 아닙니다. 그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던 생각과 작업의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창조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자연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습니다. 무뚝뚝하던 바위에 그렇게 따뜻한 마음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물의 본질을 보면서 80년 동안 살아온 내공이 자연발생적으로 부려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인화는 치유의 예술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번에 같이 문인화를 배운 동료 중에 성질이 급하고 격한 사람이 있는데 최근 그 성질이 다 없어졌다. 앞으로 일반인들에게 힐링아트를 보급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요즘 탈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추세인 만큼 기업 CEO들도 감성과 부드러움으로 경영하는 ‘세로토닌 기업문화’로 눈을 돌릴 때가 됐다고 강조한다. 화제를 세월호 얘기로 잠시 돌렸다. “역사적으로 이런 일은 처음일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애도가 아니라 분노입니다. 누구 하나 원칙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선현의 말씀 중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지요. 선현이 교훈을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설마’가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예방에 대한 개념이 없어졌어요.” 세월호로 생긴 집단 우울증을 어떻게 치유하는 것이 좋으냐고 물었다. “사고가 단발로 끝난 것이 아니라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정서에는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슬플 때는 슬퍼하고 아플 때는 충분히 아파해야 합니다. 그것을 막으면 안 되지요.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유가족들도 기운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서 세로토닌을 얘기한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후 슬프고 힘든 뉴스를 접하면서 세로토닌 균형이 깨지게 됐으며, 자연과 함께 움직이면서 힐링을 하게 되면 세로토닌 분비가 다시 되살아난다고 말한다. 우울증 등을 치료하는 좋은 약도 많지만 세로토닌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 아침에 태양을 보면서 30분 동안 걷는 것이 가장 좋다고 귀띔한다. 그는 성장하는 중학생들에게 세로토닌 분비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지금까지 160여개의 북을 제작해 각 학교에 보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원래는 고등학교에는 보내주지 않았는데 단원고만큼은 예외로 하고 그들을 위한 북 제작을 이미 마쳤다. 학교 측이 북을 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대로 보낼 예정이다. 힘든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기 위해서다. 건강관리에 대해 물었더니 “아들이나 딸, 손주뻘 되는 사람들과 늘 기분좋게 만난다. 주말에는 강원도 홍천 선마을에 가서 산에도 가보고 사물도 천천히 관찰하고 그러니 병이 생길 일이 없다”면서 겨울부터 본격적인 문인화 교실을 열어 또 하나의 힐링아트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면 더욱 건강해지지 않겠느냐며 웃는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인생이 더 길고 복잡해졌지요. 따라서 후반전을 위해서는 전반전에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나이 들면 모든 것이 나약해지거든요. 베이비붐 세대들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300년을 해 온 일들을 우리나라는 40년 만에 이루어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들입니다. 후반전을 위해 개인의 노력도 우선 중요하겠지만 기업과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어릴 적 꿈에 대해서는 “중학교 때 주로 유럽 쪽을 무대로 한 세계문학전집을 읽었는데 나중에 커서 혼자 유럽의 낯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을 상상했다. 나이 70이 거의 다 돼 혼자 유럽 그 상상의 무대에서 직접 꿈을 펼쳐봤다”며 웃는다. 나이 80에 새로운 것, 더구나 제일 못하는 그림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의 인생사에도 새로운 용기를 주지 않을까.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시형 박사는 193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정신과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스턴 주립병원 청소년 과장, 경북대·서울대 외래, 성균관 의대 교수, 강북삼성병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을 세계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로 대한민국에 뇌과학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또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세로토닌하라!’ ‘배짱으로 삽시다’ ‘우뇌가 희망이다’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 등 76권의 책을 펴냈다. 2007년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 2009년에는 세로토닌 문화원을 건립했다. 현재 세로토닌 문화원 이사장,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 서울사이버대 석좌교수, ㈔한국산림치유포럼 회장,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사장, 한국청소년희망재단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 브라질 월드컵 승패 예측은 중국 판다가?

    중국이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브라질월드컵에서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당시 화제가 됐던 ‘점쟁이 문어’ 파울을 모방해 자국을 상징하는 동물 판다를 이용한 승부 예측에 나선다고 3일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는 32개국이 참가하는 본선 조별 경기의 경우 판다에게 각각 승리, 무승부, 패배가 적힌 3개의 대나무 광주리에서 음식물을 고르게 해 해당 국가의 승부를 예측할 계획이다. 16강전부터는 나무 두 개에 해당 국가의 깃발을 꽂아놓고 한 개를 골라 오르게 하거나 판다 두 마리가 해당 국가의 유니폼을 입고 달리기 시합을 벌이는 식으로 승부를 점치게 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토박이 사라진 도시 유권자/정기홍 논설위원

    지난해 기초행정구역인 읍·면·동을 넘어 주민등록을 옮긴 사람은 741만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의 14.7%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이동의 통계치다. 2010년에 실시한 인구 총조사(5년마다 실시)에선 1~2인 가구가 전체의 48.2%에 이르렀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주택이 아닌 오피스텔, 고시원 등에 사는 1인 가구가 9.6%, 2인 가구는 2.5%였다. 2000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1~2인 가구가 늘고 있다는 것은 ‘철새 인구’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지방선거가 바짝 다가섰지만 후보자의 면면을 제대로 몰라 ‘까막눈 투표’가 될 우려가 커졌다. 특히 이사가 잦은 도시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이 더하다. 가장 많은 후보자가 출마한 기초의회의 경우 1034곳의 선거구에서 2898명을 뽑지만 선별하기가 무척 힘들어 애를 먹고 있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의 본질이 무색하다. 선거 무관심에서 벗어날 방안은 없을까. 지역에 얽힌 사연을 아는 것도 후보자를 고르는 빠른 길이 아닐까. 지역의 숨은 이야기는 가지가지다. 서울의 명칭이 ‘눈 설(雪)+울타리’의 줄임말에서 유래됐다는 것은 흥미롭다. 조선의 건국을 도운 무학대사가 명당을 찾으러 한양땅에 왔다가 다른 곳과 달리 한곳만 눈이 쌓이지 않아 ‘온기 있는 땅’이라 하여 이곳을 도읍지로 정했다고 한다. 서울이 ‘눈으로 울타리가 처진 곳’이란 뜻이다. 서울 왕십리의 명칭도 무학대사가 만난 노인이 “이곳에서 서북쪽으로 10리를 더 가라”고 말해 지금의 경복궁에 터를 잡았다는 데서 나왔다. 왕십리와 경복궁이 10리 거리이니 그 근거가 와 닿는다. 구로(九老)는 아홉 노인들이 한가로이 살았다 해서, 동작(銅雀)은 구리가 많이 나와 붙여진 이름이다. 중랑(中浪)은 본래 ‘양’(梁)자를 썼는데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복모음인 ‘양’자 발음을 못 해 명칭을 바꿨다고 한다. 대나무가 많은 경기 안성시 일죽면은 본래 죽일면이었지만 어감이 좋지 않아 이름을 바꾼 경우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우리의 행정 지명은 150여만개에 이른다. 한국땅이름학회의 배우리씨가 했던 ‘남한 토박이 땅이름’ 조사(1989년)에서는 한자 행정 지명의 경우 용산(50곳)이 가장 많았고 신흥(48곳), 신촌(43곳), 금곡(42곳)이 뒤를 이었다. 말(馬)과 관련한 지명이 전국에 744곳이라는 조사도 있다. 지명은 지역민의 삶과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1, 2 선거구니 ‘1-가·나’라는 행정 용어가 헷갈리는 지방선거다. 사는 곳의 유래를 찾다 보면 지역에 대한 애정도 많아지고 후보자의 면면을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총 9141억원이 투입된 이번 선거에서 한 표의 소중함을 내 고장의 작은 역사에서 찾아보는 것도 의미는 크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무려 250kg ‘버마왕뱀 마사지’, 간 큰 손님은 공짜

    무려 250kg ‘버마왕뱀 마사지’, 간 큰 손님은 공짜

    간 큰 손님에게는 뱀 마사지가 무료로 제공되는 동물원이 있다. 필리핀 세부 시티 동물원에서는 무게만 무려 250kg에 달하는 버마왕뱀 마사지 이벤트가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최근 보도했다. 이 독특한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두어야 한다. 각각의 길이만 5미터에 육박하며 몸무게를 합치면 250kg에 달하는 미쉘, 월터, EJ, 대니얼이라는 이름의 버마왕뱀이 마사지를 하기 때문이다. 마사지 과정은 준비된 대나무 침대 위에 참가자가 누우면 버마왕뱀이 온몸을 휘감으며 마사지가 시작되고 뱀의 무게로 인해 도움의 손길이 없이 혼자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마사지 참가자는 “뱀이 혀를 낼름거리는 것은 약간 간지럽지만 몸 위를 기어다니는 것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마사지 효과가 좋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버마왕뱀은 인도왕뱀 중 가장 대형이며 전세계에서 가장 큰 6 종의 뱀 중 하나로 알려졌다. 동물원 관계자는 “뱀마사지는 매우 안전하다. 마사지가 시작되기 전에 각각의 버마왕뱀에게 10마리 이상의 닭을 먹여 공복이 없도록 하고있다.”고 전했다. 이어 “뱀은 공격을 받지 않으면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버마왕뱀은 독이 없기 때문에 인명사고의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덧붙였다. 사진=Caters News Agency/데일리메일  유지해 해외통신원 jihae1525@hotmail.com
  • [김준의 바다맛 기행] 울진대게냐 영덕대게냐

    [김준의 바다맛 기행] 울진대게냐 영덕대게냐

    대게는 경북 울진 앞바다가 주 서식지다. 그런데 식객들은 울진대게보다 영덕대게라 해야 진짜 대게로 생각한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문제는 유통이었다. 교통이 불편한 울진보다는 접근성이 좋았던 영덕의 강구항에 대게잡이 어선들이 몰려들었다. 대구를 비롯해 내륙으로 이어지는 교통여건이 좋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울진의 변이다. 반면 영덕은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 바다에서 해마다 3, 4월에 잡히는 대게가 다른 지역의 게보다 속살이 꽉 차 있고 맛도 좋아 영덕대게라 했다고 한다. 이는 영덕대게의 변이다. 결정적인 증거라며 울진군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울진 특산물 ‘자해’(紫蟹)를 원조의 근거로 제시했다. 자해는 대게를 말한다. 영덕에서도 고려 태조 23년(940년) 왕건이 예주를 순시할 때 수라상에 대게를 진상한 것을 제시하고 있다. ●10여년 자라야 상품가치 높아 원조논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영덕은 고려 때 예주 부사가 대게 맛이 특별해 이곳에 가마(車)를 타고 와 머물러(留) 차유마을이라 했다며 원조마을을 제시했다. 울진은 평해읍 거일마을의 지형이 게알을 닮았고, 대게가 많이 잡혀 ‘기알’이라 부르다 ‘거일’로 되었다고 맞불을 놓았다. 차유마을은 경정리의 한 마을로 작은 포구가 있다. 거일리는 후포항과 가깝다. 두 마을은 직선거리로 25㎞ 떨어져 있다. 두 마을 사이 동쪽 바다에 왕돌짬이라는 대게 주 서식지가 있다. 짬은 경상도에서는 바위를 말한다. 왕돌짬에서 울진 배가 잡으면 울진대게가 되고, 영덕 어민이 잡으면 영덕대게가 되는 것이다. 대게는 영덕과 울진만 아니라 포항, 삼척, 동해, 강릉, 양양, 속초, 고성 등지에서도 잡힌다. 대게는 여러 개의 그물을 연결해 수심 200~300m 아래로 내려 잡는다. 깊은 곳에 살기 때문이다. 초겨울에 시작해 초여름까지 잡는다. 상품가치가 높은 대게는 10여년, 심지어 15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7년이 지나야 알을 낳는다고 하니 자원관리가 쉽지 않다. 황금색을 띠는 대게를 참영덕대게라 하는데, 워낙 귀해 가락지를 키워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 이렇게 품질이 보증된 살이 꽉 찬 게를 ‘박달대게’라고 한다. 이는 그만큼 가짜 대게가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붉은 홍게는 대게보다 작으며 붉은빛을 띠고, 살이 적고 짠맛이 나며 수분이 많다. ●다리가 대나무 같아서 ‘대게’ 불러 냉수대에 분포하는 대게 5종 가운데 우리나라에는 붉은 대게와 대게 두 종이 잡히고 있다. 중국에서는 죽해(竹蟹)라고 한다. 대게는 ‘큰 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여덟 개의 다리가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경상, 강원, 함경 3도 11개 고을의 토산물로 ‘자해’를 소개했다. 발해(拔蟹)라고도 했다. 대나무처럼 곧은 다리가 여섯 마디라고 해서 ‘죽육촌어’(竹六寸魚)라고도 불렸다. 대게는 크기가 아니라 단단함이 상품가치를 결정한다. 선별할 때 물렁게를 가장 먼저 빼낸다. 배의 색깔이 짙을수록 살이 차고 단단하다. 망망대해에도 대게잡이 포인트가 있다. 그러나 강구에서 만난 한 어민은 이를 “자식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비밀”이라고 했다.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어떻게 먹을까 영덕이든 울진이든 대게 먹길 원한다면 때를 맞춰야 한다. 바다 것들은 철이 있고 때가 있다. 철이라 함은 계절을 말하기도 하지만 ‘물때’도 생각해야 한다. 겨울이 제철이라고 알지만 5월 초까지는 대게를 권할 만하다. 오히려 많이 잡히기 때문에 값도 싸고, 외국산을 국산 대게로 속여 팔지도 않는다. 제대로 대게를 맛보자는 생각에서 후포항을 지나쳐 강구항으로 향했다. 항구에 들어서자 가게마다 내세우는 ‘원조’ 경쟁이 만만찮다. 가게 앞에선 지나는 차를 붙들기 위해 너도나도 손짓을 한다. 제법 규모가 있는 가게들은 경쟁적으로 큼지막하게 방송국 이름과 방송된 날짜가 적혀 있다. 음식 맛은 방송국에서 평가한다. 요즘 세태다. 자리를 잡기 전에 주인이 대게를 보여줬다. 한 마리에 3만원, 3마리는 6만원에 사라고 권했다. 여기에 밥과 탕이 따라나온다. 식당주인은 수족관에서 꺼낸 대게를 보여주며 따개비가 붙어 있지 않고 다리가 긴 것은 국내산이고, 따개비가 붙은 것은 수입산이라 알려줬다. 그러나 알려줘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간택’된 대게는 먼저 기절시켜야 한다. 옛날엔 대게를 뜨거운 물에 넣었다. 요즘엔 육즙이 빠져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증기로 기절시킨다. 솥에 넣었을 때 게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집에서 삶을 때는 뜨거운 물을 입에 부어 기절시키면 좋다. 대게 맛의 포인트는 긴 다리에 있다. 게 눈 감추듯 먹던 속도가 느려질 때쯤 게딱지에 담긴 밥이 나왔다. 배가 고플 때는 느끼지 못한 느끼함도 전해지니 양을 적당히 시키는 것이 좋다. 집에서 쪄 먹을 경우 게딱지에 붙어 있는 살과 국물을 긁어 냄비에 넣고 밥을 비벼 먹으면 좋다.
  • 中황룽 보호구서 ‘희귀 야생 판다’ 반년만에 포착

    中황룽 보호구서 ‘희귀 야생 판다’ 반년만에 포착

    최근 중국 황룽에서 희귀한 야생 대왕판다가 반년 만에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황룽 자연보호구관리국이 22일 쓰촨성 황룽 자연보호구역에서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된 판다 사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 중 컬러 사진은 지난해 9월 24일 처음 촬영된 야생 판다이며, 적외선 촬영된 흑백 사진이 야간에 촬영된 두 번째 판다이다. 쓰촨성은 판다의 고향이지만 야생 판다를 만나기 쉽지 않다. 특히 2008년 쓰촨 대지진으로 대나무숲이 대량으로 파괴된 뒤에는 야생 판다를 보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야생 판다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룽 자연보호구역은 길이 3.6km의 계곡으로 해수면에서 3000여m 내려간 곳에 있는 울창한 원시림이다. 이 구역에는 판다들이 4~5개의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과거 관찰된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국내 최초 ‘오죽’에 꽃 피었다

    국내 최초 ‘오죽’에 꽃 피었다

    경남 진주성에 있는 오죽(烏竹·줄기가 검은 대나무)밭에서 오죽 꽃이 핀 모습이 관찰돼 화제다. 대나무는 60~120년 만에 한 번 꽃을 피우고 말라 죽기 때문에 꽃을 보기가 어려운 데다 오죽 꽃은 더욱 희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는 17일 진주시 진주성 안 논개사당 정원에 식재된 오죽 300여 그루에서 동시에 꽃이 핀 모습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산림자원연구소는 오죽에서 꽃이 핀 것이 관찰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일반 대나무는 줄기가 녹색이지만 오죽은 검은색이다. 줄기 색이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오죽이라 부른다. 논개사당 정원에 있는 꽃이 핀 오죽들은 높이 6m 안팎에 지름은 1~3㎝다. 남부산림자원연구소는 대나무에 꽃이 핀 다음에 열매가 열리고 이듬해 말라죽기 때문에 논개사당 정원에는 오죽을 새로 심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개화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60~120년 만에 핀다는 주기설과 특정한 영양분이 소진되면 꽃이 핀다는 영양설 등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최수민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박사는 “과거에는 대나무 개화 현상이 넓은 면적에서 동시에 일어났으나 최근에는 소규모로 피는 게 관찰되고 있으며 오죽에서 꽃이 피는 것은 매우 희귀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200년 전으로 떠나는 행궁 한 바퀴

    200년 전으로 떠나는 행궁 한 바퀴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11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 화성행궁 신풍루 앞. 갑옷 등으로 무장한 조선의 무사 17명이 나타났다. 무사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장창과 칼날이 달처럼 생긴 월도를 자유자재로 휘두른다. 큰 기압 소리와 함께 세워진 볏짚단과 대나무가 한번에 잘려 나갈 때면 관객들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온다. 궁수들은 전쟁터를 연상시키듯 활을 들고 뛰어가면서, 때론 옆으로 돌면서 민첩하게 움직이는 자세로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린다. 신라시대 화랑들이 익힌 권법인 본국검과 창검무예를 익히기 전에 배웠던 권법도 보여준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이들의 기합 소리, 허공을 가르는 검과 창 동작 속에서 웅장한 조선 무사의 기백이 다시 살아나는 듯하다. ●행궁 초입서 본 ‘무예24기’와 장용영 수위의식 화성행궁에 가면 볼 수 있는 ‘무예 24기’ 공연이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두 차례 공연을 한다. 무예 24기는 조선 정조시대 때 지상무예 18가지와 마상무예 6가지를 합해 만든 24가지 무예로, 무예 교과서인 ‘무예도보통지’에 실려 훈련도감, 장용영 등 중앙 군영을 비롯해 전국 군영에서 사용됐다. 조선 무예는 화려하고 현란한 액션의 중국 무술이나 날카로운 검으로 정제된 동작을 구사하는 일본 무예와는 전혀 다르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크고 활달한 동작으로 단호하고 강인한 힘을 발산하는 것이 무예 24기의 특징이다. 신풍루 앞에서는 매주 일요일 2시 장용영의 수위 의식이 열린다. 정조대왕의 친위 부대였던 장용영 군사들의 화성행궁 수위 및 훈련을 보여주는 의식이다. 토요일에는 궁중무용, 무등돌이, 전통 줄타기 등의 상설 공연도 펼쳐진다. 장용영 수위 의식과 연계해 진행되는 정조대왕 거둥은 정조의 능행차를 축소한 것으로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시연된다. ●화성열차 등 행궁 안 체험 천국 화성행궁 안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체험할 수 있다. 왕과 왕비의 의상 체험, 한지 탁본 뜨기, 구슬공예, 뒤주 체험, 한자스티커 붙이기, 전통 다도 체험, 도자기 만들기, 한자 부채 만들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홍보관 지하 영상실에서는 ‘화성이와 함께하는 수원화성 여행’이란 3차원(3D) 애니메이션이 무료로 상영된다. 화성행궁과 화성 주요 지점을 오가는 화성열차도 타볼 만하다. 이곳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가즈 다카는 “일본에서 화성행궁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보고 찾아왔는데 역사는 물론 무예 등 역동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융릉을 참배할 때 머물던 임시 처소로, 우리나라 행궁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아름다워 행궁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 정조의 모친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 열리기도 했다. 수원문화재단 라수홍 대표는 “일제에 의해 훼손된 것을 화성 축성 당시 행궁을 비롯한 건축물 모습과 특징까지 모두 기록해 놓은 화성성역의궤를 토대로 주요 건물 482칸을 복원했다. 전문가들의 철저한 고증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TV 드라마 ‘대장금’ ‘이산’과 영화 ‘왕의 남자’ 등이 이곳에서 촬영되는 등 영화 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요 관광지를 자전거로 탐방할 수 있도록 자전거 대여소도 운영하고 있다. 대여소는 화성행궁광장, 연무대 국궁체험장, 화서문 입구, 장안문 종합안내소 등 화성 주변 4곳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자전거는 화성행궁광장에 60대 등 모두 135대가 비치돼 있으며 하루 이용 요금은 1000원이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는 보호자가 있어야 빌릴 수 있다. ●행궁 뒤 성곽둘레길 5.4㎞ 나들이 코스로 딱! 화성행궁 뒤편 팔달산에 오르면 화성 성곽둘레길을 만날 수 있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수원에는 ‘화성 성곽둘레길’이 있다. 성곽 둘레길은 걷는 재미와 함께 200년 전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성곽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녀를 동반한 가족 봄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성곽둘레길은 서남암문(화양루)~서장대~화서문(서문)~장안문(북문)~화홍문~방화수류정~동장대(연무대)~창룡문(동문)~봉돈~동남각루를 잇는 5.4㎞ 코스다. 성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시간 정도이며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길이 험하지 않아 노약자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둘레길은 큰 원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좋다. 성곽 가운데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는 군사 지휘소로,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벌어지는 전투나 군사훈련을 지휘하던 곳이다. 서장대에서 성곽을 따라 내려가면 다산 정약용이 설계한 화서문을 만난다. 문 옆에는 공격하는 적들을 삼면에서 저격할 수 있도록 지은 서북공심돈이 자리한다. 성곽 옆에 조성된 장안공원을 지나면 화성의 북쪽 문인 장안문을 만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성문으로 문루의 높이가 13.5m, 너비가 9m에 달한다. 국보 1호인 서울 숭례문보다도 크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크게 훼손됐으나 1975년부터 5년간 복원했다. 이어 7개의 아치형 수문을 거느린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 나타난다. 화홍문은 7칸의 홍예 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마루 형식 문루를 세운 것이다. 연못을 끼고 있는 방화수류정 주변은 경치가 아름다워 수원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화홍문을 지나면 연무대가 나타난다. 동장대로로 불리는 이곳은 당시 군사들이 활을 쏘며 무예를 연습하던 군사 훈련장이다.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국궁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어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과 봉돈을 지나 계속 걷다 보면 동남각루에 이른다. 여기서 팔달문 사이는 성곽이 한국전쟁 때 파괴된 데다 시장과 상가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복원되지 못했다. 보물 402호인 팔달문은 사통팔달로 통한다는 의미로 지었다. 서울의 남대문이나 동대문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문루의 네 귀에 높은 기둥이 없는 점이 다르다. 이렇듯 화성의 시설물들은 지형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배치됐다는 점에서 여타의 성과는 다르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종석(55·교수·수원시 망포동)씨는 “도심 속에 이렇게 아름다운 성곽이 보존돼 있다는 게 놀랍다. 구불구불한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조선시대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제주 올레길 못지않은 매력도 있어 건강 삼아 지인들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외국 같은 생태교통마을 행궁동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을 포함해 모두 144만 6000여명의 관광객이 화성행궁을 비롯한 화성을 찾았다. 화성행궁이 있는 행궁동은 생태교통마을로 유명하다. 지난해 9월 주민들이 차 없는 불편을 체험하는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2200가구 주민 4300명이 한달간 석유 연료가 고갈된 상황을 전제로 자동차를 포기하는 ‘불편 체험’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목받았다. 거리 상가 간판과 벽면을 깔끔하게 단장하고 도로는 아스팔트 대신 대리석을 깔고 자동차보다 보행자가 우선되는 특화거리로 리모델링해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공방거리로… 행궁길은 변신 중 화성행궁 앞을 통과하는 행궁길은 공방거리로 변신 중이다. 규방공예와 한지, 서각, 칠보, 가죽 등의 공예공방과 갤러리 30여개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나눔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행궁길 초입에 설치된 솟대도 공방거리의 명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높이와 알록달록한 색채를 자랑하며 조화롭게 서 있는 솟대는 지역 주민과 공방작가들이 만들었다. 주말 행궁길에는 거리 판매대가 설치되고 공예 체험 행사와 벼룩시장, 다양한 먹거리 판매 행사 등이 마련돼 화성행궁을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김민서(49·여·용인시 서천동)씨는 “화성행궁의 역사와 공방, 갤러리, 카페 등이 오밀조밀하게 이어지는 풍경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서울 인사동 부럽지 않은 매력이 있어 행궁에 올 때면 반드시 들른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8년째 도서관에 ‘출근’하는 박춘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8년째 도서관에 ‘출근’하는 박춘씨

    도서관과 주식, 세계관. 세 단어는 서로 어울리지 않고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박춘(62·서울 강동구 둔촌동)씨에겐 그의 후반부 인생을 지배하는 키워드이자 서로 일맥상통한다. “세상을 살다 힘들고 어려울 땐 도서관으로 가라.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3년간 책을 읽어라. 그러면 지금과 다른 세상이 보이고 다른 삶을 찾을 수 있다.” 서울 송파구 동남로 263 송파도서관에서 8년째 책을 보고 있는 박씨는 두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는 2006년 가을부터 지하철을 타고 도서관으로 출퇴근을 계속하고 있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주는 건 도서관’이라는 그의 지론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회사나 학교를 다니며 바쁠 때는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 미처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찾게 된다. 그는 “도서관에 오면 그동안 흘려 넘겼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면서 “책을 읽으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되면 뭔가 정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그는 또 “한 시대의 천재와 수재들이 온 힘을 쏟아부어 평생을 통해 터득한 지식과 지혜를 단 몇 시간 또는 며칠의 독서를 통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우리는 보통 행운아가 아니다”라고 했다. 봉제공장, 부동산중개업 등 자영업을 하며 살아오던 그는 2003년 가을 병원에 입원했다. 진단을 해보니 몸이 굳는 강직성 척추염이었다. 일명 ‘대나무병’으로 불렸다. 8개월 동안 병원을 다니며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다. 의사가 1시간 이상 움직이라고 해 동네 운동장을 돌며 몸을 추슬렀다.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60만원을 줘 주식을 했다. 집안 살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자는 생각이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6개월 지나니 20만원이 남아 아들에게 돌려줬다. 2006년 11월부터 송파도서관에 나오기 시작했다. 아파트를 팔아 상가를 구입했으나 시행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빈털터리가 됐다. 아픈 몸으로 일을 할 수도 없었다. 아내가 근근이 생계를 꾸려갔지만 고교와 대학에 다니는 두 아들을 뒷바라지하기엔 힘에 부쳤다. 인생의 나락에 빠져든 느낌이었다. 우연히 신문에서 강태공에 대해 쓴 칼럼을 읽었다. 낚시를 하며 때를 기다리던 강태공이 70대에 위수에서 주 문왕을 만나고, 80대에 목야에서 은나라를 쳐부수고 재상이 돼 제나라 시조가 됐다는 내용이다.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강태공은 여든에 세상을 움직였는데 예순도 되지 않은 내가 움츠려 들어서야 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나이를 잊어 먹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건강을 되찾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도서관을 찾았다. 제대로 공부해서 주식도 해보기로 했다. 경제학, 회계학 등 경제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밑바닥을 다졌다. 워런 버핏과 벤자민 그레이엄의 주식 분석에 대한 책도 읽었다. 3년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아내가 준 100만원으로 다시 주식을 했다. 다행히 경제에 대한 기반을 다진 때문인지 손실을 보지 않았다. 그의 주식에 대한 기본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고평가가 되면 매매한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과 같은 주식투자 달인들의 투자법이다. 또 하나는 재물의 값이 떨어지면 이제 오를 일만 남았고 반대로 값이 올라가면 내려간다는 것이다.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 나오는 내용이다. 주식의 가치는 경제학과 회계학을 공부하면 알 수 있다. 소액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나 애널리스트를 두고 있는 펀드사 등에 비해 자본력이 뒤지고 정보에 어둡다. 개미들이 큰 손을 당해낼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은 개미들처럼 주식을 마음대로 사고팔 수 없다. 주식 매매의 기동성은 소액투자자들이 훨씬 뛰어나다. 그렇다면 주식이 쌀 때 사서 갖고 있다 값이 오르면 팔면 된다. 그는 이 원칙을 고수해 두 번째 주식투자에서는 실패를 하지 않았다. 수익률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주식은 두렵고 알면 알수록 겁이 난다고 했다. 주식을 하기에는 경제적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문명의 시원, 자본주의 태동 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로마, 중국, 영국·프랑스·독일, 일본 등 강국의 역사에 대해 공부했다. 자본주의를 태동시킨 중세 유럽사와 케인즈학파에 대해서도 책을 읽었다. 왜 근대로 접어들면서 서양이 동양을 점령하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이 일어났을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한 서구 문명이 오늘날 어떻게 지구의 표준적인 가치척도가 됐을까. 궁금증이 커지자 스스로도 종잡을 수 없었다. 마음 가는 대로, 닥치는 대로 책을 봤다. 동·서양 철학, 사상사, 신학, 사회사…. 송파도서관 3층에서 책을 보는 그는 종종 눈이 아프면 2층 어문학실로 가 잡지를 본다. 우연히 수필문학을 읽다 수필가를 공모한다는 공고를 봤다. 디지털에 문외한 이어서 휴대전화도 없는 그는 아들을 시켜 평소 써놓은 글 5편을 워드프로세서로 쳐 보냈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당선통지서가 날아와 수필가로 등단했다. 그는 수필반 동료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필 장르는 체험의 문학으로, 나의 체험을 객관화하면서 나를 비추어보는 인간탐구의 문학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서 “통찰(성찰)을 통해 인생의 깨달음을 얻는 데서 수필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인간이 살아온 자취와 생각의 틀을 지나치게 되면 글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러한 체험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사유의 틀은 독서로 얻은 철학, 역사 등 지식을 통해 더 다듬어지고 심화될 것”이라면서 독서관을 피력했다. 그의 사고의 중심은 경제에 있다. 그는 이 편지에서 “문명은 소유권 보장과 사유권의 확대, 확장을 통해 진보해왔다”면서 “경제적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세상을 이해하기 쉬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철학이야기’,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철학의 탄생’ 등 철학도서를 추천한 뒤 우리가 뿌리 내리고 있는 대한민국을 알기 위해서는 ‘헌법이야기’ ‘이승만의 삶과 국가’ ‘한국전쟁’을 일독할 것을 권했다. 또 ‘존 메이너드 케인즈 Ⅰ,Ⅱ’ ‘자유의 길’ ‘국부론’ ‘자본론’ 등의 경제관련 책을 추천했다. 그는 오전 11~12시쯤 도서관으로 와 4~5시간 책을 보고 1시간 남짓 공원을 산책한 뒤 오후 7시쯤 아내 가게로 가 함께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간다. 점심은 도시락을 싸오거나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종종 생각을 글로 옮기기도 한다. 서세동점에 대해 글을 쓰려다 보니 우선 우리나라 역사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있다. 1년 반이나 됐다. 세종, 세조, 선조, 인조실록을 떼고 요즘에는 광해군조를 읽고 있다. 그는 올바르게 살아가려면 옳음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하고 그래야지만 옳음을 체화하게 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의 가방끈이 긴 것은 아니다. 전남 보성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다. 그러나 그는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서 나름대로 세상을 보는 눈과 안목을 길렀다. 이제 생을 정리할 나이가 됐다. 그는 경제적 여유가 있든 없든 한 번쯤 사회와 단절돼 도서관에 파묻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작은 목표를 세우면 분별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책을 좋아하면 괜찮겠지만 그러지 않으면 도서관에 오는 것이 고역이지 않겠느냐고 묻자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책과 담을 쌓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책과 인연이 있는 나를 찾을 수도 있다”면서 “도서관은 숨어있는 나를 발견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코 나이 때문에 망설이지 말라”고 덧붙인다. 그는 책을 소화하는 방법은 저자의 지식과 체계를 다시 한번 자신의 사유의 공간을 거쳐 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독서는 지식을 흡수하는 것이지만 산책을 하면 흡수한 지식을 다시 끄집어 내 나의 체계로 재해석하고 재정리하게 돼 독서보다 산책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책을 덮고 목련, 진달래,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오금공원으로 나갔다. stslim@seoul.co.kr
  • 정글에서 ‘잃어버린 세계’ 발견? “동화 속 세상 같아”

    정글에서 ‘잃어버린 세계’ 발견? “동화 속 세상 같아”

    멕시코 정글에 동화에서나 등장할 것만 같은 독특하고 이색적인 풍경이 화제로 떠올랐다. 멕시코를 횡단하는 시에라마드레 산맥 인근에 펼쳐진 이곳은 언뜻 보면 ‘잃어버린 세계’를 연상케 할 만큼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졌다. 정글 속에 펼쳐진 정원 안에는 각종 신비로운 조각상과 기둥들이 즐비하고, 한쪽에는 작고 아담한 폭포가 보는 이들을 시원하게 한다. 길게 이어진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좁고 긴 계단 위로 대나무로 만들어진 정원이 있고, 작은 돌들을 촘촘하게 박아 만든 또 다른 오솔길을 지나면 각종 독특한 석재로 만든 아름다운 터널도 있다. 이 동화 속 ‘잃어버린 세상’의 주인은 영국의 백만장자로 알려진 에드워드 제임스다. 재력있는 예술 후원가로도 유명했던 그는 멕시코의 정글 한가운데에 ‘괴짜스러운’ 조각상들을 모은 공간을 창조했다. 그는 평소에도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을 이용해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나 마그리트 등을 전폭 지원할 만큼, 독특한 예술작품과 예술세계를 선호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정원의 가이드는 “에드워드는 20년을 투자해 이 정원을 건설했다. 하지만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며 여전히 최종 디자인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면서 “그는 모두가 어리둥절하고 깜짝 놀랄만한 것을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드워드는 이 정원 건설을 위해 수 년 간 자신의 땅에 난초 수 천 송이를 심어 길러왔는데, 1962년 일시적인 한파로 이 꽃들이 모두 시들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에 정원 건설 관계자들에게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시멘트 꽃’을 주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주위의 증언에 따르면 그의 상상력은 시멘트 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복합적 구조를 가진 조각상을 직접 디자인하거나 예술적 철학과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창조해내기도 했다. 그는 대부분의 작업을 ‘재미’로 즐겼으며, 종종 옷을 입지 않고 정원을 거닐고 수풀 사이에서 낮잠을 즐기기도 했다. 에드워드는 1984년 이탈리아에서 사망했으며 한때 정원 건설 및 입장이 금지돼 있다가 1990년대에 들어 멕시코 정부가 이를 관광지로 승인하면서 매년 7만 5000명이 찾는 유명한 ‘잃어버린 세계’가 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50m 고공서 ‘수십만 벌떼’와…세계 최대 ‘벌꿀나무’

    50m 고공서 ‘수십만 벌떼’와…세계 최대 ‘벌꿀나무’

    ‘달콤한 꿀’ 한 통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희생이 뒤따를까?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한 히말라야 세계 최대 벌꿀 채집현장을 본다면 ‘꿀 한 방울’에 맺혀있는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조금이나마 느껴질 것이다. 네팔 카스키 지역에는 높이 5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벌꿀지대가 있다. 지역 주민들은 ‘기원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 방식으로 히말라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천연 벌꿀을 채집해오고 있다. 이들의 벌꿀 채집 방식은 무척 독특한데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수십 개의 꿀벌 집에 기거하는 수만 마리 꿀벌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검은 연기’가 필요하다. 주민 일부는 히말라야 산기슭에서 해당 연기를 내는 특정 식물을 채집해오고 여기에 불을 붙여 연기를 내 일시적으로 벌들을 쫓아낸다. 다음에는 주민 중 가장 숙련된 기술자들이 온 몸을 작업복으로 철저히 무장하고 50m 길이의 밧줄 사다리를 오른다. 이들은 두 개의 대나무 장대를 활용해 꿀벌 집을 밑에 설치해둔 바구니에 떨어트린다. 이는 벌꿀 채집 중 가장 위험한 과정으로 밧줄 하나에 의지해 혹시 모를 추락에 항상 대비해야하고 호시탐탐 공격기회만 노리는 수만 마리 꿀벌들의 견제도 이겨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야 맛 좋고 영양가 높은 벌꿀이 얻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카스키 지역 주민들은 근심이 가득하다. 지구 기후변화로 꿀벌 개체수가 계속 줄어들어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최근 늘어나는 네팔 관광수요에 편승해 ‘히말라야 벌꿀 채집 체험’이라는 1인당 1,000 달러(약 107만원)짜리 관광 상품을 유치해 나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여기에도 부작용이 있다. 관광객들이 본인 등산장비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며 나무에 오르기 때문에 꿀벌 집과 나무가 손상되고 있는 것. 또한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 의료용 벌꿀 수요가 늘고 있고 네팔 정부가 여기에 발맞춰 적극 벌꿀 수출에 나서는 중이라 정작 벌꿀 채집의 중심인 카스키 주민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Andrew Newey/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무사의 복수 결투 보듬는 민중 한국 관객 공감하고 좋아하길”

    “무사의 복수 결투 보듬는 민중 한국 관객 공감하고 좋아하길”

    일본의 거장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79)의 작품을 일컬어 ‘눈의 연극’ 또는 ‘3분 안에 관객들을 사로잡는 연극’이라고 한다. 연극 ‘무사시’의 내한 공연을 앞둔 18일 서울 세종로 코리아나호텔에서 만난 니나가와는 이런 평가의 바탕이 된 자신의 연극관부터 명쾌하게 풀었다. “관객이 어떤 마음으로 극장을 오는지 생각해 봤죠. 고된 일을 끝낸 사람, 슬픈 연애를 하는 사람,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 등 객석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이 사람들을 극의 세계로 빨리 끌고 와 극을 즐기도록 해야 했던 겁니다.” 2009년에 초연한 이노우에 히사시 원작의 ‘무사시’는 17세기 일본의 전설적 무사인 미야모토 무사시와 숙명의 라이벌 사사키 고지로가 벌이는 진검승부를 다룬다. 일본의 전통으로 가득한 무대가 과연 한국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그는 “보이는 것은 복수를 꿈꾸는 무사의 치열한 결투이지만 큰 가치는 그것을 보듬는 민중의 역할”이라면서 “한국 관객들도 그 점을 공감하고 좋아해 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무사시’에서는 붉게 타오르는 거대한 보름달과 출렁거리는 푸른 파도의 대비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긴장감이 휘감도는 간류섬 결투의 배경이다. 그가 “주의 깊게 봐주길 바란다”고 한 것은 무대를 장식하는 대나무들이다. “극작가 이노우에의 집에 있던 대나무 정원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대나무가 소리 없이 이동하면서 장면 전환이 되고, 반사되는 빛까지 섬세하게 연출했죠.” 그 대나무는 마루와 마당으로도 연결되면서 작품 속에서 중요한 배경으로 활용됐다. “1분은 몰라도 2분은 지각하면 안 된다”는 말에서 극 초반의 이 장면에 대한 그의 애정이 스쳤다. ‘무사시’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일본 연예계의 젊은 스타들과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영화 ‘데스노트’로 잘 알려진 배우 후지와라 다쓰야, 차세대 스타 미조바타 준페이가 각각 무사시와 고지로 역을 맡았다. 스즈키 안, 가무사카 나오마사, 요시다 고타로 등이 무대에 오른다. 이노우에 작가는 다쓰야를 염두에 두고 ‘무사시’를 쓰기도 했다. 니나가와 연출은 “다쓰야는 연극병에 걸린 배우이고, 준페이는 그 병이 전염된 친구”라고 극찬하며 “그런 젊은 배우를 중견 배우들이 서로 도우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여왕이 CBE(대영제국 커맨더 훈장)을 수여하고 일본에서 문화훈장을 받은 거장인 그는 “3년 안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10편 정도 연극화하고 싶다. 늘 조금 더 좋은 연출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겸손의 덕을 보였다. ‘무사시’는 오는 21~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02)2005-0114.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천마총 유물 41년 만에 모두 공개한다

    천마총 유물 41년 만에 모두 공개한다

    5세기 말~6세기 초 만들어진 신라시대 왕릉급 무덤인 경주 천마총의 유물이 발굴 41년 만에 모두 공개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18일부터 오는 6월 22일까지 국보와 보물 11점 등 총 1600여점의 천마총 출토 유물을 공개하는 ‘천마(天馬), 다시 날다’전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전시에서는 최근 보존 처리 과정에서 천마문이 새롭게 발견된 죽제(竹製) 금동장식 말다래(흙이 다리에 튀지 않게 안장 밑에 늘어뜨리는 판)를 비롯해 그동안 실물이 공개되지 않았던 기마인물문(騎馬人物紋) 채화판과 서조문(瑞鳥紋·봉황 등 상서로운 새 문양) 채화판이 처음 공개된다. 앞서 지난달 박물관은 백화수피(白樺樹皮·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천마도 말다래 2점을 언론에 먼저 공개한 바 있다. 이영훈 관장은 이날 “1973년 발굴 당시 자작나무 껍데기로 만든 기마인물문 채화판과 서조문 채화판 등은 그림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으나 최근 보존 처리를 거쳐 말을 탄 사람과 새 문양이 뚜렷이 드러났다”면서 “전시에서 선보일 1600여점은 천마총의 모든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2010년 ‘황남대총’, 2011년 ‘보문동합장분’에 이은 세 번째 신라 능묘 특별전이다. 새롭게 발견된 죽제 금동장식 천마문 말다래는 얇은 대나무살을 엮어 바탕판을 만들고 앞면에 천을 댄 뒤 천마문을 투조한 것이다. 최근 복원 과정에서 금동투조장식이 새롭게 확인됐는데 천마의 몸을 마름모·점렬 무늬 등이 가득 채우고 있는 등 널리 알려진 백화수피제 말다래의 천마문과 유사하다. 백화수피제 말다래 한 쌍 가운데 훼손이 심했던 위쪽 말다래도 처음 공개된다. 위아래로 겹쳐 부장된 2점의 말다래 중 아래쪽 유물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해 교과서 등에 사진이 실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통합신당은 진검승부의 선택” 安, 눈물 보이며 참석자 설득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추진하는 통합신당의 핵심 기구인 새정치비전위원회가 13일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새정치비전위원회는 앞으로 통합신당이 창당 명분으로 내세운 새 정치를 구현할 혁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 책임이 막중하다. 혁신안의 성과에 따라 6·4 지방선거 구도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비전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에게 “죽비(竹?·대나무 회초리)가 돼 달라”며 강도 높은 개혁안을 요구했다. 새정치비전위원회는 이날 안 의원 측 추천 인사인 백승헌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최태욱 한림대 교수를 간사로 선정했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새정치연합 중앙당 발기인 20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새 정치 실현에 대한 본인의 초심이 변하지 않은 점 등을 설명하며 참석자들을 다독였다. 안 의원은 통합신당 합의 결정에 대해 “타협하거나 회피한 게 아니고 새 정치를 제대로 이루기 위한 진검 승부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참석자들을 설득하면서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안 의원은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호랑이 굴에 들어가면 호랑이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이번 결정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신당 추진단 총괄위원장에 김효석 공동위원장을 선임했다. 이탈설이 나왔던 이태규 새정치기획팀장은 총괄지원단장으로 복귀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수색에 주술사 동원한 총리실 국제적 조롱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수색에 주술사 동원한 총리실 국제적 조롱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실종사건에 대한 말레이시아 당국의 부실 대응이 비판을 받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부 관리가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의 위치를 찾기 위해 주술사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말레이시아 매체인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를 인용해 말레이시아의 유명한 주술사인 이브라임 마트 진이 지난 10일 실종기 위치를 찾기 위한 기도를 올렸다고 13일 보도했다. 라자 보모(보모는 말레이시아에서 주술사를 가리키는 말)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이 주술사는 지난 50년간 활동해 왔으며 그 동안 말레시아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 때도 여러 차례 희생자를 찾기 위한 주술을 시행해 명성을 얻었다. 이번 기도에는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 관리가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 말레이시아 투데이는 라자 보모가 대나무 쌍안경을 이용해 주술을 시행했으며 “비행기가 여전히 상공에 있거나 바다에 충돌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 매체는 앞서 말레이시아 총리실 관계자가 이슬람의 전통에 어긋나지 않는 한 주술사를 포함해 실종기의 위치를 찾기 위한 어떤 도움도 환영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알려지자 그동안 말레이시아 정부의 대응 태도에 불만을 품어왔던 중국인들의 비난과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은 (희생자 추적에) 10대의 위성을 동원했는데 말레이시아는 주술사를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인이라고 밝힌 또 다른 네티즌은 “말레이시아인인 것이 처음으로 부끄럽다”면서 “말레이시아가 무슨 잘못을 해서가 아니라 생각 없는 총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생황’ 대중화 앞장서는 연주가 김효영

    [김문이 만난사람] ‘생황’ 대중화 앞장서는 연주가 김효영

    봄은 생(生)이요, 동(動)이다. 지천에서 잔뜩 웅크리고 지내던 만물이 기지개를 켠다. 두꺼운 옷을 입었던 꽃망울들이 ‘까꿍’하며 하나 둘 얼굴을 내민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그것을 시늉하며 코끝을 간질인다. 저절로 눈을 감으니 잠시 취해버린다. 몽환 속에서 김홍도의 ‘송하취생도’(松下吹笙圖)가 나타난다. 큰 소나무 아래에 한 사내가 ‘생황’(笙簧)을 처연하게 불고 있다. 그림 오른쪽 위에는 ‘균관삼차배봉시 월당처절승룡음’筠管參差排鳳翅 月堂凄切勝龍吟)이라는 글자가 날렵하게 적혀 있다. 무슨 뜻일까. ‘길고 짧은 대나무통은 봉황의 날개인가, 월당의 생황소리는 용의 울음보다 처절하네’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그림 속의 생황 연주자는 주나라의 태자 진(晉)이란다.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산수에만 뜻이 있어 계곡에서 노닐다가 15세 때 한 도사를 만나 생황을 배우고 나더니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버렸다는 전설도 있다고 한다. 김홍도의 ‘월하취생도’(月下吹笙圖)에도 한 서생이 맨다리로 양 무릎을 세우고 파초를 깔고 앉아 ‘생황’을 불고 있다. 뿐만 아니다. 신윤복의 ‘연당(蓮塘)의 여인’에서는 생황을 든 여인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고 ‘선유도’에서는 뱃머리에 걸터앉은 여인이 생황으로 풍월을 연주하며 뱃놀이의 흥을 돋우고 있다. 에구 어찌할거나, 염양춘(艶陽春)이다. 벌써 봄이 무르익어가는구나! 여기에 나오는 ‘생황’은 어떤 악기일까. 우선 그 역사를 잠시 되짚어본다. 아악(雅樂)에 쓰이는 관악기 중 하나로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알고 보면 천년 세월을 간직한 천상의 악기로 전해져 온다. 고구려, 백제 시대 때부터 널리 연주됐다는 기록이 ‘수서’와 ‘당서’ 등에 나타나 있으며 통일신라 때 제작된 오대산 상원사의 동종 비천상에 생황을 연주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악학궤범’에 의하면 세종 때 제조된 생황은 회례연에서, 성종 때에는 종묘제례악에서 향비파, 해금, 대금 등과 함께 연주됐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다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황엽장(簧葉匠)의 사망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생황을 만들 수 없게 되자 중국에서 구입해 연주했다는 내용이 ‘악장등록’과 ‘영조실록’에 전한다. 조선후기에 들어 생황이 널리 연주됐다는 사실은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에도 잘 나타나 있다. 최근에 와서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에서 기생 매향이 생황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며 세종문화회관 정면 벽의 부조 ‘비천상’에서도 두 선녀가 생황과 피리를 불고 있다. 생황은 우리나라 전통 관악기 중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화음악기로 음 빛깔이 밝고 아름다우며 합주에 자주 쓰인다. 특히 단소와 만드는 2중주는 ‘생소병주’(생황과 단소 합주)라고 할 정도로 조화를 잘 이룬다. 바가지 형태의 토대에 길이가 다른 여러 개의 죽관(17, 24, 36관 등)을 꽂아 음정을 만들고 취구(吹口)를 통해 들숨 날숨으로 여러 화음을 내는 악기가 바로 ‘생황’이다. 전통적으로는 17죽관, 오늘날에는 24관의 생황이 주로 쓰이고 있으며 개량형태로 36관과 37관으로도 연주되고 있다. 생황은 생김새가 봉황이 날개를 접은 모양이라고 해서 봉생(鳳笙)이라고 하며 ‘하늘의 소리’ ‘천상의 소리’로 불리는 아름답고 신비한 악기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황이 다른 전통악기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는 이유는 조선시대 때 두 차례 큰 전쟁을 겪으면서 그 맥이 끊어지다시피 했고, 조선후기에 다시 살아났으나 주로 기생과 상류층의 취향이라는 점에서 자생력을 제대로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생황이 요즘 들어 젊은 연주자들에 의해 봄이 생동하듯 다시 연주되면서 예술인과 일반인들에게도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효영(40)씨가 1년에 100회 이상 무대에 설 만큼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생황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독주무대만 한 달에 5~6회 정도 갖는다. 그러기를 13년째. 생황을 들고 전국은 물론 해외무대에도 여러 차례 다녀왔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이기도 한 그는 ‘해금, 생황, 피아노 앙상블 사이의 사계이야기’ ‘김효영 생황음반 환생’ ‘김효영 생황음반 두 번째 환생, 향가’ 등의 음반을 내고 생황의 소리를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삼청각 카페에서 김씨를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일반인들을 위한 연주회를 갖는다. 어째서 생황이 봄을 부르는 악기라고 할까. “우선 생긴 모양을 보십시요. 여러 죽관들이 생명의 솟아오름을 나타내고 있지요. 두 번째는 수룡음(水龍吟)을 들 수 있습니다. 수룡음은 한국의 전통악기 중 유일한 화음악기인 생황의 깊고 부드러운 음색에다 그 위로 하늘거리듯 맑고 고운 가락이 잘 어우러지는 곡입니다. 소리 자체가 봄꽃이 피어오르듯 반짝반짝거립니다. 특히 ‘신수룡음’은 겨울이 지나 다시 환생하듯 샘솟는 봄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세종실록’에는 생황을 ‘마치 봄볕에 모든 생물이 돋아나는 형상을 상징하고 물건을 생(生)하게 한다’는 뜻으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대표적인 생황곡으로 알려진 ‘염양춘’(무르익어가는 봄)은 전통가곡 중 계면조 ‘두거(頭擧)의 선율을 기악곡으로 만들어 차분하면서도 유려해 봄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황은 과거에 단소와 이중주를 많이 했으나 지금에는 해금, 피아노 등 전통과 서양악기 사이에서 다양한 협주를 통해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생황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빼어난 화음을 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음색 또한 참으로 신비합니다. 현대음악과도 잘 어울려 국악의 대중화는 물론 우리 국악창작의 앞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는 2009년 발표한 첫 번째 앨범 ‘환생’을 통해 전통의 수룡음을 오늘날 분위기에 맞게 재해석한 ‘신수룡음’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또한 2011년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향가와 생황의 만남’이라는 독주회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새로운 접목을 시도했다. ‘서동요’ ‘혜성가’ ‘제망매가’ ‘처용’ ‘찬기파랑가’ ‘헌화가’ 등 신라시대 향가 6곡을 생황의 선율과 화음에 맞게 창작곡으로 연주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 그는 “천년 전, 향가와 생황은 함께 존재했으며 생황에 담긴 신비로움은 여러 변화를 겪으며 다양한 형태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면서 “향가의 낯선 어투에 담긴 내용은 지금도 충분히 음악적으로 공감되며 당시를 상상하게 된다”고 말한다.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치 않은 인간사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 두려움, 슬픔, 관용, 용서, 고백 등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생황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뿐만 아니다. 그는 생황으로 동요, 클래식, 속주, 아르페지오 같은 새로운 주법을 선보이기도 하고, ‘방자전’ ‘왕자호동’ 등 영화와 발레음악, 그리고 컴퓨터 음악과의 크로스오버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판타지아’, 피아졸라의 ‘탱고’, 비발디의 ‘사계’ 등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생황으로 거침없이 연주하면서 생황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중국과 스페인, 오스트리아, 페루 등 외국 연주회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 생황의 소리를 알리기도 했다.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파리에 머물면서 다양한 창작활동과 현지 연주자들과 교류를 가질 예정이다. 이때에도 유럽 여러 나라에서 생황 연주회를 통해 한국 전통생황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어떻게 해서 생황과 인연을 맺었을까.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피아노를 곧잘 쳤다. 국악고등학교에서는 피리를 배웠다. 추계예술대를 나온 그는 여자 피리 연주자로서는 처음으로 국립국악원에 들어갔다. 1년 정도 지날 무렵 스승인 손범주 선생의 권유로 추계예술대학원에서 생황연주와 작곡 등을 공부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피리를 배울 때 음색에 반해 처음 시작하게 됐는데 생황을 처음 본 순간 더 강렬한 매력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생황의 계보는 조선시대 마지막 장악원의 연주자 박덕인을 비롯 근대에 이르러 김계선, 김태섭, 정재국, 손범주 등으로 이어지며 최근에는 김씨를 필두로 여러 생황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는 “그동안 악기연주의 명맥을 어렵게 어이온 명인들의 노력과 최근 젊은 연주자와 작곡가들이 생겨나면서 대중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국내외로 열심히 뛰면서 한국형 생황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김효영은 스승 권유로 대학원때 생황 전공… 속주·아르페지오 새 연주법 개발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국악고등학교에서 피리를 배웠다. 추계예술대학을 졸업하고 국악원에 들어갔다. 이때 스승 송범주의 권유로 생황을 배웠고 추계예술대 교육대학원에서 생황을 전공했다. 생황연주는 28세 때부터 시작해 13년째 생황의 레퍼토리를 넓혀오고 있다. 동요, 클래식, 탱고도 연주하고 속주, 아르페지오 같은 새로운 연주법도 개발했다. 발레, 영화음악, 컴퓨터 음악을 넘나들며 생황 연주를 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이기도 하다. 2005년 ‘고양 국악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아트 프론티어’로 선정됐다. 2013년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신진여성 문화인상’을 수상했다. 주요 독주회로는 ‘춤추는 생황’(2009, 서울 남산국악당), ‘천년의 사랑’(2010, 아람누리새라새극장), ‘환생’(2010, 국립부산국악원, 국립제주박물관), ‘전주세계소리축제초청 생황콘서트’(2011, 전주소리 문화의전당 연지홀), ‘국악열전 천년의 숨길, 마음에 귀 기울이다’(2012, 경기도 국악당), ‘컨플루언스앙상블 콘서트(2013,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김효영생황 단편영화 herstory’(2013, 대학로예술극장) 등이다. 음반으로는 ‘김효영 생황음반 환생’(2009)과 ‘해금, 생황, 피아노 앙상블 사이의 사계이야기’(2010), ‘김효영 생황음반 두 번째 환생, 향가’(2012) 등이 있다.
  • 울산 태화강 대공원에 계절별 테마 산책길

    도심 속의 쉼터인 울산 태화강대공원에 계절별 테마 산책길이 조성된다. 울산시는 태화강대공원에 계절별로 테마가 있는 산책길인 피라칸사스나무길, 단풍나무길, 배롱나무길을 각각 조성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십리대숲과 실개천 사이에 조성될 피라칸사스나무길은 대숲과 피라칸사스의 붉은 열매가 어우러져 겨울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풍나무길은 공원의 중심인 대나무생태원 옆 광장에서 대숲 산책로 구간에 만들어진다. 공원 방문객에게 그늘을 제공하고, 단풍이 물들면 국화전시회와 함께 완연한 가을 정취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실개천 산책길에는 여름에 붉은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백일홍)를 심을 계획이다. 시는 피라칸사스나무길과 단풍나무길 조성사업을 이달 중 완료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배롱나무길은 하반기 중 조성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은 계절별로 옷을 갈아입는 태화강대공원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게 될 것”이라며 “계절별 산책길이 조성되면 십리대숲과 어우러져 도심 속의 최고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자기 싫은데” 비틀비틀 ‘판다 아기’의 귀여운 잠투정 [영상]

    “자기 싫은데” 비틀비틀 ‘판다 아기’의 귀여운 잠투정 [영상]

    좀처럼 잠을 자려하지 않는 아기 때문에 골치가 아픈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자식을 재우기 위해 필사적 분투(?)를 펼치는 엄마 판다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아기 재우기(baby back to bed)’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해당 영상은 총 3분 56초의 시간 동안 엄마 판다와 아기 판다의 치열한 신경전을 담고 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잠’ 때문. 태어나지 얼마 안 된 아기 판다는 호기심에 자꾸 우리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하지만 이내 실패한다. 어느 새 눈치를 채고 쫓아온 엄마 판다가 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아기 판다는 아장아장 피해보지만 결국 부처님 손바닥 안일뿐이다. 곧 엄마 판다는 아기 판다를 질질(?) 끌고 잠자리가 있는 방으로 향한다. 아기 판다는 소심히 저항해보지만 아직 엄마 판다를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엄마 판다의 이름은 ‘옌옌’, 아기 판다의 이름은 ‘옌 자이’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물원에 살고 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이들은 ‘자이언트 판다’ 종으로 옌 자이는 이제 생후 7개월째다. 자이어트 판다는 중국 쓰촨 성, 티베트 고산 지대에 서식하는 곰과 포유류다. 보통 단독 생활을 하지만 발정기인 봄에는 여러 마리가 모여 산다. 주식은 대나무 잎·조릿대·죽순이며 풀·쥐·토끼·새 등을 먹기도 한다. 귀여운 외모와 온순한 성격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총 개체수가 2,500 마리 정도로 극히 적어 멸종위기 종으로 보호받는 중이다. 개체수가 줄어든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산악지역 개발로 서식지가 사라진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디스크 참으며 붓 잡은 민화 화가·연구원 박차고 그릇 잡은 도예가, 그 손으로 한국의 美 함께 만든다

    디스크 참으며 붓 잡은 민화 화가·연구원 박차고 그릇 잡은 도예가, 그 손으로 한국의 美 함께 만든다

    “이명박 정권 초기 (김윤옥) 여사께서 사람을 보내 한복치마에 민화를 그려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러시아 순방을 앞둔 시기였죠.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했는데, 중간에 다리를 놨던 분이 ‘돈 받고 하시겠어요, 아님 끌려가서 그냥 하시겠어요’라고 (농담조로) 말해 바로 그렸습니다.” 전통 민화의 현대적 변화를 꾀하는 작가 서공임(왼쪽·54)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크게 웃었다. 지금도 하루 12~16시간씩 작업한다는 작가는 심한 목 디스크에 시달리면서도 우두커니 앉아 그림을 그린다. 이런 작가에게 재미있는 일화가 숨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1996년 인사동을 방문한 스페인 국왕 부부는 커피 냄새에 이끌려 카페인 줄 알고 제 작업실을 방문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찾던 소피아 왕비는 ‘일월오악도’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기념으로 호랑이 그림을 가져갔죠.” 작가의 작업실은 서울 북촌 효자동의 한옥에 자리한다. 홀로 온종일 화폭과 씨름하며 기껏해야 하루 1시간 남짓 인근 둘레길을 걷는 것이 유일한 삶의 위안이다. “‘과거와 똑같은 민화를 그리는 사람이야’란 소리가 제일 듣기 싫었다”는 작가는 전통 민화를 재해석해 주목받고 있다. 작품 제목도 이채롭다. 부부를 뜻하는 매화와 대나무에 까치가 등장하는 그림에 ‘죽매쌍희’ 대신 ‘결혼 축하드려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이름을 다는 식이다. 전 세계를 돌며 전시를 연 작가는 “몸 망가지며 그린 그림이 외국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을 보면서 역시 민화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제 작가는 지구촌 아동을 돕는 유니세프 카드에 작품이 실릴 만큼 유명해졌다. 옆에서 물끄러미 지켜보던 도예가 이기영(오른쪽·59)씨도 입을 열었다. “조선 후기 시골 장터의 환쟁이가 연명을 위해 그린 조잡한 그림이란 인식이 강해 지금도 민화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어요.” 이씨는 프랑스에서 발전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따고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다 도자기에 빠져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민화를 현대적인 그릇에 담아내겠다며 직접 그릇 제작소를 열기도 했다. “도자기를 굽던 중 그릇에 새겨 넣을 그림을 고민했는데 민화가 눈에 들어왔어요. 민화의 매력은 상상력과 자유분방함입니다.” 그는 두드러짐의 미학을 첫손에 꼽았다. “지배계층의 핍박을 받던 서민들이 마음껏 키우고 줄이거나 생락하면서 자유롭게 숨을 쉬었다”는 것이다. 2010년에는 민화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민화에 홀리다’(효형출판)를 펴냈다. 책에는 서 작가가 그린 작품이 실렸고, 이를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그룹 2NE1 씨엘의 외삼촌인 그는 작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순수후원단체인 aba그룹 대표도 맡고 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민화에 홀리다’전은 오는 23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갤러리에서 이어진다. (02)726-4456.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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