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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부장 교사가…중1 담임이…쉬쉬하던 초·중·고도 공론화

    학생부장 교사가…중1 담임이…쉬쉬하던 초·중·고도 공론화

    “성추행은 장소 가리지 않고 계속” 남교사의 여교사 성희롱 사례도 개강 맞은 대학가 교수 폭로 지속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대학가를 넘어 초·중·고교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교육계도 미투 운동에 뚫린 셈이다. 그동안 교육계는 학연·지연으로 얽혀 있고 미투 운동의 파급 효과가 학부모와 학생에게까지 미친다는 이유로 성폭력 피해 폭로와 공론화를 쉬쉬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에 ‘스쿨미투’라는 페이지가 개설됐다. 초·중·고교 등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를 제보하는 공간이다. 이날 현재까지 10여건이 올라왔다. 자신을 외고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제보자는 “7년 전쯤 교무실 청소를 할 때면 학생부장 교사가 뒤에서 안거나 어깨동무를 하면서 가슴을 툭툭 만졌다”면서 “처음에는 교무실 구석에서만 자행되다 나중에는 면학실, 급식실을 가리지 않고 계속됐다”고 폭로했다. 계약직 남교사라고 밝힌 다른 제보자는 “2011년 지방의 한 사립여중에서 일할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여학생이 담임 교사의 성추행 사실을 상담해 왔다”면서 “차에서 학생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담임 교사에게는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지만 해당 사실을 다른 교사에게 상담한 저는 이유 없이 해고당했다”고 공개했다. 미투 운동은 이제 미성년자로까지 확산되는 형국이다. ‘대한민국 고2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어린 시절 영어 과외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그때만 생각하면 자꾸 울컥울컥 눈물이 나고 그때의 기억들이 머릿속을 점점 어지럽게 만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개강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미투 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신한대의 대나무숲에는 사회복지학과 A교수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잇따랐다. 한 제보자는 “3년 전 A교수가 ‘너는 화장하면 안 돼. 얼굴이 야하게 생겨서’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다른 제보자는 “질문이 있어 연구실에 갔더니 교수가 느닷없이 한 번 안아보자고 하는가 하면 ‘노인의 성에 대한 논문을 써서 성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남자친구와의 성관계에 대해 묻고 다리를 만졌다”고 밝혔다. 신한대는 A교수의 강의를 중단했고 곧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미투 운동 확산에 따른 잡음도 나타나고 있다. 연세대 인권센터는 지난 2일 센터장 명의로 재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한쪽의 인권을 보호하는 길이 다른 쪽의 인권을 침해하는 길이 되지 않도록 해 달라. 정확한 조사 절차 없는 공개 사과 요구는 가해자에 대한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논란이 커지자 인권센터 측은 내용을 수정해 재발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여성대회를 열었다.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지·응원하는 ‘3·8 샤우팅’은 이날 광화문 행사를 시작으로 전주 경기전, 대구백화점 민주광장 등 전국에서 열린다. 이런 가운데 이날 전북에 있는 한 대학의 SNS에 익명의 여성이 “대학 강사로 있던 인권단체 전 대표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미투 운동은 ‘인권단체’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대학가 제보 공론화… 공동행동… 8일은 #미투 정점 찍는 날

    동국대, 카톡오픈방 열어 피해 상담 고려대는 대자보 붙여 규탄 목소리 주요대 총학들 ‘미투 지지’ 연대 성명 여성의 날엔 신촌 등서 거리행진도 檢 “이윤택, 경찰 성폭력수사대서 수사” 교육부, 고은 詩 교과서 삭제 본격 추진 박재동 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직 사퇴 대학가에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확산일로다. 집단 대응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동국대 총여학생회는 2일 학내 교수들에 대한 미투 운동을 학생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주 부총여학생회장은 “현재 동국대 교수 2명을 상대로 고발할 사안이 확인됐고, 피해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추가 제보를 받아 제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론화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총여학생회는 또 미투 운동만을 위한 대나무숲 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성폭력 피해 제보와 상담을 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도 열기로 했다. 주요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미투 운동은 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낸 용기로 연대해 더 성평등한 대학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점으로 미투 운동 지지와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외침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여학생위원회는 학내 대자보를 통해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가해자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동국대와 중앙대 등도 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등에서 대학생 공동행동에 나선다. 중앙대 박지수 성평등위원장은 “낙태죄 폐지를 중심으로 진행하려다 최근 성폭력 고발이 늘고 있기 때문에 대학과 직장 내 성폭력 근절을 요구하며 행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화여대 학생신문인 이대학보는 교내 학생들이 경험한 성차별 사례를 모아 학보에 익명으로 게재할 계획이다. 각 대학의 페이스북 익명게시판인 ‘대나무숲’에는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글이 더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명지대 뮤지컬학과의 한 재학생은 대나무숲에 “술자리에서 뽀뽀, 터치, 성적 발언 등 선배·후배·동기 그리고 제가 당한 것들은 입에 올리기 싫을 만큼 추잡스럽고 교묘했다”고 썼다. 한편 경찰은 연극연출가 이윤택(66)씨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28일 이씨에게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 16명의 집단고소 사건에 대한 수사를 서울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에 맡겼다. 최근 홍익대 교수로 임용된 연희단거리패 김소희(48) 대표는 이씨의 성폭력을 방관 또는 조력했다는 의혹으로 강의에서 배제됐다. 학교 측은 “김 대표가 수업을 맡아도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예상돼 일단 교수 직무를 정지했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사만화가 박재동(66) 화백은 자신의 성추행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사단법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교육부는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고은(85) 시인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단독]‘미투‘ 낙인 효과?… “혹시 쟤도 당했나”

    [단독]‘미투‘ 낙인 효과?… “혹시 쟤도 당했나”

    같은 업종 있다는 이유로 편견 교수들 “女대학원생 뽑기 싫다”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투 주변인에 대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투 운동이 벌어진 영역에 발을 담그고 있거나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과 같은 업종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편한 시선’을 받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미투 운동이 사회 깊숙이 곪아 있던 성폭력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미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욱더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미투 운동과 무관한 학생들의 피해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예대 공연학부 연극전공 16학번이라고 밝힌 A씨는 학교 익명게시판인 대나무숲에 “학과 점퍼를 입고 버스를 타자 남자 2명이 ‘쟤 연극과인가 봐. 쟤도 성추행당한 거 아냐’라면서 ‘연극하는 애들은 다 더러워’라며 수군거렸다”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말조심하라’고 하고선 버스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서울예대 교수를 포함해 문화·예술계 인사 상당수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이 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낙인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성추행 혐의가 드러나고 있는 배우 조민기(53)씨가 교수로 재직한 청주대의 17학번 학생 B씨는 “조민기의 성추행 기사가 나가자, 지인들에게서 ‘너는 괜찮으냐. 혹시 너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묻는 연락을 수도 없이 받았다”면서 “아니라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도 이상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 같아 괴롭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서는 미투를 성범죄가 아닌 여성의 문제로 치부하는 비뚤어진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여자 대학원생을 뽑기가 싫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교수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괜히 (여자 대학원생을) 만났다가 꼬투리 잡히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언제 어디서 고발당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라면서 “성희롱 폭로는 쉬워도 아닌 것을 증명하는 건 어려운 것 같다. 애초에 그냥 남자 대학원생들만 뽑고 마음 편하게 지도하고 싶다”며 미투 운동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대학생은 “요즘은 여자친구한테도 미투 당할까 무섭다”고 했다. 김수정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는 “미투 운동이 지속될수록 범죄가 나쁘다는 명제에는 누구나 찬성하지만 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가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아이고 성희롱인 줄 몰랐네” 민주당 의원들 대상 교육 실시 왜

    “아이고 성희롱인 줄 몰랐네” 민주당 의원들 대상 교육 실시 왜

    정치권에서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제대로 알기 열풍이 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성평등교육을 실시했다. 민주당이 의원들을 대상으로 이런 교육을 실시한 건 17대 국회 이후 오랜만의 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회적 현상인 미투 운동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 미투 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외부 강사를 데려오지 않고 비례대표인 정춘숙 의원이 일일 강사로 나섰다. 정 의원은 여의도 입성 전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상임대표 등을 역임한 성폭력 문제 전문가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여러 상임위가 열려 일정이 빠듯했음에도 80여명의 의원들이 교육에 참석하는 등 미투 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30여분간 진행된 교육에서 다양한 성폭력 사례 특히 페이스북의 국회 보좌진 익명 게시판인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게시된 다양한 문제를 제시했다. 게시판에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의원님이 그걸(미투 운동) 응원하시다니?일상에서는 성차별적인 발언, 술자리에서는 성희롱 발언을 아무 생각 없이 내뱉던 의원님의 입이 아직 제 눈에 선하네요’, ‘의원회관 내의 성추행과 성희롱에 대해 쉬쉬해왔다. 가능하면 지금이라도 추악한 악의 근원을 도려내야 한다’, ‘술 처먹고 밤마다 여자 직원들한테 전화질하는 걸로 유명한 보좌관이 결국 사고 쳤다’ 등의 고발이 많았다. 또 술자리에서 러브샷, 블루스 강요 등도 문제라고 지적됐다. ‘여성의원들 무섭다. 무슨 말하기가 겁난다’ 등도 성희롱 사례로 설명했다. 특히 칭찬이라고 착각하고 ‘요즘 여기자들은 성적이 아니라 외모로 뽑았다’고 건네는 말이 성희롱 사례로 제시되자 남성 의원들이 뜨끔해했다는 후문이다. 정 의원은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동료 의원이 성희롱을 저질렀다면 이게 바로 성희롱이라고 꼭 말해주기, 성희롱 사건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기, 만약 실수했다면 즉시 사과하기, 시도당·지역위원회 출마 시 성평등 교육 이수증 제출 등이다. 의원들은 이날 교육이 매우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한 남성 의원은 “처음에는 왜 교육을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문제 사례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특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희롱 사건을 봐야 한다는 점에서 크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씨줄날줄] 또 하나의 외규장각 약탈품/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또 하나의 외규장각 약탈품/서동철 논설위원

    지금 국립고궁박물관의 ‘조선의 국왕’ 전시실에 가면 최근 프랑스에서 돌아온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孝明世子嬪冊封竹冊)을 만날 수 있다. 조선은 왕실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그 내용을 새겨 보관했는데, 주인공이 왕이나 왕비이라면 옥책(玉冊), 세자나 세자빈이라면 대나무를 엮은 죽책(竹冊)을 만들었다.효명세자는 순조의 맏아들로 21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효명세자빈 풍양 조씨는 헌종의 어머니로 효명세자가 익종에 추존되면서 신정왕후가 됐다. 그는 82세까지 살면서 흥선군의 둘째 아들 고종으로 하여금 왕위를 넘겨받게 하고, 3년 동안 수렴청정을 하기도 했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은 강화도 외규장각에 보관되어 있었지만 그동안 불탄 것으로 알고 있었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를 점령한 프랑스 해군이 외규장각 수장품 가운데 의궤 등을 약탈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프랑스군은 퇴각하면서 강화행궁과 강화유수부는 물론 외규장각에도 불을 질렀으니 약탈한 것보다 훨씬 많은 자료가 잿더미가 됐다. 당시 외규장각 수장품은 강화부 외규장각 봉안 형지안(形止案)의 존재로 알 수 있다. 형지안이란 ‘현재의 상황을 적어 놓은 문서’라는 뜻이다. 프랑스의 침략이 있기 9년 전인 1857년의 마지막 봉안 상황을 정리한 이 형지안은 옥책·죽책 같은 왕실 귀중품 99점과 도서류 1007종, 5067책을 보관하고 있었음을 알려 준다. 여기에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있다. 그런데 프랑스군이 정리한 ‘전리품 목록’을 보면 ‘887㎏ 남짓의 은괴 19상자와 외규장각 비치품 359점’이 전부다. 구체적으로는 ‘가철된 큰 책 300권, 가철된 작은 책 9권, 흰색 나무상자에 든 작은 책 13권, 또 다른 작은 책 10권과 8권, 지도 1부, 평면천체도 1부, 족자 7개, 대리석판 3개, 백색의 대리석판이 들어 있는 작은 상자 3개, 3개의 갑옷과 투구, 가면 1개’다. ‘가철된 큰 책’은 의궤를 지칭할 것이다. ‘효명세자빈 죽책’은 ‘백색의 대리석판’, 곧 옥책을 넣은 작은 상자에 함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프랑스군이 의궤 같은 서적은 국립도서관에 넘긴 반면 옥책이나 죽책같은 왕실 귀중품은 내용을 알아보는 노력도 없이 자국 고관대작들에게 선물로 뿌렸다는 것이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은 프랑스 경매에 나온 것을 사들였다고 한다. 의궤도 297점을 영구대여 형식으로 돌려받았지만, 1점은 영국에 있고 2점은 행방을 알 수 없다. 또 무엇이 어디서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외규장각 약탈의 역사가 수습되려면 아직도 시간이 필요하다.
  • “교수님을 고발합니다” 대학가도 미투 ‘태풍’

    “학위 볼모로 애인ㆍ노예 취급” “학교가 의혹 조사하라” 요구도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법조계와 문화·예술계, 종교계에 이어 대학가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 거장과 신인 사이에 ‘입신양명’을 놓고 형성된 갑을 관계가 성폭력의 빌미를 제공했다면, 대학가에서는 학점·학위를 둘러싼 교수와 제자 사이의 철저한 주종 관계가 성폭력을 일으킨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25일 각 대학 익명 게시판인 ‘대나무숲’과 홈페이지 등에 교수들의 성추행과 성희롱을 폭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동덕여대 한 단과대학 홈페이지의 ‘Q&A’ 게시판에는 “졸업을 앞두고 힘들었던 시절 교수님방에서 껴안고 뽀뽀하려 (해서) 겨우 빠져나와 떨면서 도서관으로 향했던, 여행 가자는 둥 애인 하자는 둥 문자 보내며 혼자 늦은 졸업생인 것을 위로해 주는 척 성추행하던 A교수, 아직 교직에 몸담고 있다는 게 황당하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게시됐다. 문화·예술계와 대학의 교집합 격인 서울예대 대나무숲에는 “미투 운동을 보면 ○○○과의 ○○○ 교수님도 해당되시던데 학교가 무엇을 하고 있나”면서 “설마 침묵하고 쉬쉬해 할 것인가. 해당 학과뿐만 아니라 대의원, 총학생회 측도 묵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다른 학생은 “이 상태로 방관하면 ‘성추행, 성희롱이 일어나는 꼴통 학교’가 될 것”이라면서 “학교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학교 측에서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다 같이 시위하자”며 학생 측의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세종대 대나무숲에는 “강사가 학생들에게 성희롱하듯 말하고 우리를 애인, 노예쯤으로 여기는 모습을 많이 봤다”는 글이 올랐다. 한양대 인권센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도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대학원생 A씨를 면담하고 진상 조사에 나섰다. A씨는 “지도교수가 손을 잡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고, ‘단둘이 만나고 싶다’, ‘오빠라고 생각해라’, ‘열렬한 관계가 되자’ 등과 같은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교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수의 성폭력 문제는 대학가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왔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과거에는 별일 아닌 듯 여겨 듣지 않았던 성폭력 피해 폭로를 지금은 대중들이 들으려 하기 때문에 미투 운동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교수님을 고발합니다” 대학가도 미투 ‘태풍’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법조계와 문화·예술계, 종교계에 이어 대학가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 거장과 신인 사이에 ‘입신양명’을 놓고 형성된 갑을 관계가 성폭력의 빌미를 제공했다면, 대학가에서는 학점·학위를 둘러싼 교수와 제자 사이의 철저한 주종 관계가 성폭력을 일으킨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25일 각 대학의 익명 게시판인 ‘대나무숲’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교수들의 성추행과 성희롱을 폭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계와 대학의 교집합 격인 서울예대 학생들의 폭로가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난다. 서울예대 대나무숲에는 “미투 운동을 보면 ○○○과의 ○○○ 교수님도 해당되시던데 학교가 무엇을 하고 있나”면서 “설마 침묵하고 쉬쉬해 할 것인가. 해당 학과뿐만 아니라 대의원, 총학생회 측도 묵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대학 다른 학생은 “이 상태로 방관하면 ‘성추행, 성희롱이 일어나는 꼴통 학교’가 될 것”이라면서 “학교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학교 측에서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다 같이 시위하자”며 학생 측의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한양대 대나무숲에는 “내 동기와 선배, 후배가 말도 못할 만큼의 일들을 마주했을 것이며, 나 역시 피해자이고 가해자였다”고 토로하는 글이 올랐다. 세종대 대나무숲에는 “강사가 학생들에게 성희롱하듯 말하고 우리를 애인, 노예쯤으로 여기는 모습을 많이 봤다”는 글이 올랐다.이런 가운데 한양대 인권센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도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한 대학원생 A씨를 면담하고 진상 조사에 나섰다. A씨는 “지도교수가 손을 잡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고, ‘단 둘이 만나고 싶다’, ‘오빠라고 생각해라’, ‘열렬한 관계가 되자’ 등과 같은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조교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수의 성폭력 문제는 대학가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왔다. 교수가 학점 부여와 논문 심사 등에 있어 전권을 쥐고 있다 보니 피해를 겪어도 불이익을 당할까 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학생이 많았던 것이다.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부위원장은 “교수와 학생 간 위계가 엄격하고 권위 있는 교수에게 후한 평가를 받는 것이 학위와 임용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성폭력을 당해도 맞서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남정숙(현 인터컬쳐 대표) 전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20일 청와대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더이상 #미투(Me too)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권력형 성폭력 방지 및 지원기구’를 긴급 구성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정부를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과거에는 별일 아닌 듯 여겨 듣지 않았던 성폭력 피해 폭로를 지금은 대중들이 들으려 하기 때문에 미투 운동은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서울예대 학생들 ‘미투’ 성범죄 몰래카메라 문화 폭로

    서울예대 학생들 ‘미투’ 성범죄 몰래카메라 문화 폭로

    서울예술대학교 학생들이 SNS를 통해 학내에서 벌어졌던 각종 성추행 행위에 대해 고발하고 나섰다.최근 ‘서울예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에는 학내 군기문화 중 하나인 ‘강간몰카’ 피해자의 제보글이 올라왔다. ‘강간몰카’란 신입생 환영식 등에서 선배들이 강간하는 상황을 가짜로 연출하면서 마요네즈나 계란을 정액으로 속여 후배들에게 먹이는 등의 행동으로 글쓴이는 이 문화가 다른 과에도 행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입생 오티에서 남자 선배가 여자 선배를 방으로 끌고 가더니 잠시 후 나와 ‘이게 내 정액인데 핥아 보라’며 얼굴에 들이밀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다른 재학생은 “웃옷 단추를 뜯고 멱살을 잡고 바닥으로 내리찍었다. 계단에서 후배들과 동기들이 내려다보고 있었고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면서 “서프라이즈라며 웃었고 저에게 여우주연상이라며 박수를 쳤다”고 적었다. 이 대학 졸업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글쓴이는 선배들이 성폭행 상황을 연출하고 당황한 자신의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찍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오티 때는 여자들에게 쫄쫄이를 입히고 500㎖짜리 페트병 윗 부분을 잘라서 회음부 가까이에 넣게 하여 마치 남자의 성기가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이게 하고 다녔다”며 “일본 야동에 나오는 단어를 신음소리 비슷하게 내라면서 시킨 선배도 있었다”며 제보했다. 서울예대 총학생회는 21일 “학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 군기를 포함한 강압적 일들에 대한 조사와 진상 규명에 총력을 다 할 것을 약속 드린다. 서울예대 내에서 성추행, 강간 몰카, 오티 몰카 등의 추악한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명을 통해 성추행 논란이 제기된 오태석 서울예대 초빙교수의 해임을 요구했다. 서울예대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에서 “오 교수의 이번 학기 수업을 전부 배제했다”며 “오 교수에 대한 신분상 조치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 정관과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는 교수, 직원, 학생 등 구성원들과 적극 소통하며 철저한 진상 파악에 최선을 다하고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여성 연출가와 오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 목화 출신 배우 등은 SNS를 통해 “2002년 서울예대 극작과에 입학했을 때 밥자리, 술자리에서 내 신체를 만졌다”, “연극 뒤풀이에서 주무르고 쓰다듬는 행위를 번갈아 했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희곡 ‘웨딩드레스’가 당선된 이후 희곡 창작과 연출을 해왔다. 대표작으로는 ‘템페스트’, ‘로미오와 줄리엣’, ‘자전거’ 등이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영상] 손석희 앵커를 당황시킨 홍선주의 성폭행 피해 답변

    [영상] 손석희 앵커를 당황시킨 홍선주의 성폭행 피해 답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성폭력 실태를 구체적으로 폭로한 당사자가 배우 홍선주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인터뷰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인터뷰 내용에 경악했고, 인터뷰를 진행한 손석희 앵커는 당황한 표정에 “참담하다”는 말을 했다.홍선주는 19일 JTBC ‘뉴스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윤택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홍선주는 익명을 요구해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음성변조했다. 그러나 김소희 연히단거리패 대표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이에 분노한 홍선주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터뷰한 피해자가 자신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홍선주는 “2004년, 2005년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며 “안마라는 이름으로 수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강요 받았다”고 말했다. “나는 너와 너무 자고 싶다 그러면서 XX얼마나 컸는지 볼까하고 X속으로 손이 쑥 들어와서 내가 급하게 피한 적도 있다”고 한 홍선주는 “발성을 더 키워야 한다면서 X쪽에 막대나 나무젓가락을 꽂고 버텨야 한다면서 직접 꽂아줬다”고 폭로했다. 이런 답변을 들은 손석희 앵커는 당황한 탓인지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가까스로 입을 뗀 손석희 앵커는 “이 내용을 방송해도 될지 걱정이 될 정도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손 앵커는 “이윤택은 교육훈련의 연장이다, 물리적 강제는 없다는 입장인데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에 홍선주는 “요구를 거부했을 때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여자단원에게 폭언을 하거나 면박을 주거나 협박을 하거나, 역할을 자르겠다고 하는게 물리적 강요가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물리적 강요가 아니면 여자단원들이 모두 사랑해서 (이윤택과 관계를) 한 건지 되묻고 싶다”고 답했다.“질문을 하기에 자꾸 주저하게 된다”고 한 손 앵커는 “이거를 그대로 다 말하기엔 상황이 심각한 게 많다”고 했다. 이어 실례로 불이익을 당한 사례가 많았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홍선주는 “안마를 거부하면 단원들을 모아 한 명을 두고 거의 마녀사냥 하듯 비난하다 결국 캐스팅에서 배제된다”고 증언했다. 홍선주는 또 “극단 내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고 그런 성폭행 때문에 임신을 해 힘들어한 친구를 들은 적도 있고, 낙태를 한 친구도 있었다”며 “그것이 알려지는 게 선생님께 누가 되는 거라며 여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을 질책하고 비난하고, 그런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선배들 때문에 2차 상처를 받았다”고 한 홍선주는 “이윤택의 기자회견에서 김소희 대표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했지만 내가 있던 2000년 중반부터 2010년 전까지에도 기수가 높은 선배로서 안마를 조력자처럼 시키고 후배들을 초이스한 역할을 했었다”고 폭로했다. 김 대표가 권유한 (이윤택의) 안마를 거부했던 일화를 소개한 홍선주는 “과일 쟁만으로 가슴을 치면서 어쩜 그렇게 이기적이냐. 너 하나 희생하면 편해지는데, 너만 생각하냐며 끝까지 들어가라고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홍선주는 이 때문에 “이 감독보다 여자 선배들이 더 원망스러웠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접한 네티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동영상을 돌려 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아래 영상에서 손석희 앵커가 당황한 부분은 2분15초부분 나온다.    
  • 변진호, 아내 홍선주의 김소희 대표 비판 지지…“함께 하겠다”

    변진호, 아내 홍선주의 김소희 대표 비판 지지…“함께 하겠다”

    공연연출가 변진호씨가 아내 홍선주씨의 성폭력 고발을 지지했다. 홍선주씨는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을 묵인하는 걸 넘어서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변진호씨는 21일 아내 홍선주의 글을 공유하며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에 피해자들과 함께 할 것이며, 더 이상 숨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홍선주의 어려운 결정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지지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들을 향해 “이제 숨지 마세요. 잠시라도 마지막이라도 모든걸 내려놓으시고 진심으로 책임지는 모습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19일 한 익명의 제보자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4~2005년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면서 “안마라는 이름으로 수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피해자는 “(이윤택 연출가가) ‘나는 너와 너무 자고 싶다. 가슴이 얼마나 컸는지 볼까’라면서 가슴으로 손이 쑥 들어와 급하게 피한 적도 있다”면서 “발성을 키워야 된다면서 사타구니 쪽에 막대나 나무젓가락을 꽂은 적도 있었다”고 주장했다.또 “안마를 거부하면 전체 단원을 모은 뒤 거부한 1명을 두고 마녀사냥하듯, 거부한 여자 단원에 대해 안 좋은 점을 이야기했다. 사전에 캐스팅된 역할을 배제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극단 내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도 있고, 그로 인해 임신하거나 낙태한 친구도 있었다”면서 “그런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선생님(이윤택)에게 누가 되는 것이고, 네가 잘못한 일이라면서 여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을 질책하고 비난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나에게 ‘이윤택이 안마를 원한다. 들어가라’고 등을 떠민 건 여자 선배였다”면서 “김소희 대표는 (이윤택의) 조력자처럼 후배를 초이스하고 안마를 권유했다. 나에게 과일이 든 쟁반을 주면서 이윤택 방에 가서 안마를 하러 가라고 했다. 내가 거부하자 가슴팍을 치면서 ‘왜 이렇게 이기적이냐. 너만 희생하면 되는데 왜 그러냐’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아직까지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김소희 대표는 19일 “저희 극단이 잘못한 일로 책임감은 크지만 JTBC 뉴스에 나온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방송국에 정정 신청 해 놓았다. 인터뷰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사실을 밝히는 데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다 할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김소희 대표의 반박은 곧 무너졌다. 피해자가 자신의 실명을 드러내고 나왔기 때문이다. 전 연희대거리패 단원인 홍선주씨는 JTBC와 인터뷰한 당사자가 자신임을 밝히며 “김소희 선배님, 저 찾으셨다구요? 해명하고 싶으시다구요? 찾으셨으니 하세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저를 알릴 수 없었습니다”라면서 “극단을 운영하는 입장이기에 혼자만의 선택을 할 수 없었고,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 하기에 그 아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언젠가 알게 되더라도 이해하리라 믿습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홍선주씨는 어린이극단 ‘끼리’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지현이(이윤택 연출가에게 성폭행당해 낙태까지 했다고 주장한 배우)와 함께 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소희 대표는 JTBC 취재진을 통해 “그 시절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나서 벌어진 실수였다. 당시 홍선주씨에게 상처를 준 일에 대해 미안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울산 ‘대나무 울타리’디자인 특허 등록

    울산 ‘대나무 울타리’디자인 특허 등록

    울산 태화강대공원의 ‘대나무 울타리 디자인’이 특허 등록됐다. 울산시는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에서 솎아내기 한 대나무로 만든 ‘대나무 울타리’ 디자인을 특허청에 출원·등록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울산시는 매년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에서 매년 솎아내는 7만~8만 그루의 대나무를 주변 울타리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울산 대나무 울타리는 전남 담양군 죽녹원, 경남 거제시 맹종죽테마파크 등 다른 지역과 달리 ‘X자’ 대나무 배열에 녹색 끈으로 묶어 매듭을 짓은 친환경적 공법으로 제작됐다. 울산시는 지난해 4월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을 출원한 뒤 심사 단계를 거쳐 지난달 최종 디자인등록을 완료했다. 심사는 출원된 디자인의 동일·유사성 또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지 등으로 이뤄졌다. 울산시는 대나무 울타리뿐 아니라 솎아내기 한 대나무를 재활용해 만든 옹기 대나무 숯, 숯 주머니, 숯 비누 등을 울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디자인 등록이 완료된 십리대숲 대나무 울타리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과 맞물려 울산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요즘 난리 난 중기부 ‘아무말 대잔치’…꽉 막힌 조직문화, 진짜 확 바뀌나요

    [관가 인사이드] 요즘 난리 난 중기부 ‘아무말 대잔치’…꽉 막힌 조직문화, 진짜 확 바뀌나요

    “A국장님, 회식할 때 제발 술잔 좀 돌리지 마세요. 너무 더러워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건배사 강요’ 실화냐.” 직장인들의 흔한 ‘뒷담화’처럼 보이는 이 표현들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것이다. 중기부가 내부 인트라넷에 익명으로 운영하는 ‘아무말 대잔치’가 ‘행정 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히면서 공직사회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관가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건강한 소통·토론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한 주무관이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아무말 대잔치’는 어느새 중기부의 대표적인 소통 창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2월 5일 개설된 뒤 2개월여 동안 제안 415건, 조회 22만 8794회, 댓글 1874건, 추천 8342회 등을 기록했다. 중기부 직원라면 누구나 제안방 또는 정책토론방에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고, 그중에서 공감을 가장 많이 얻은 게시물이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따로 뽑힌다. 홍종학 장관도 ‘종이학’이라는 별명으로 직접 게시판에 글을 쓰거나 직원들이 쓴 글에 댓글을 단다. # 개설 두 달 만에 제안 415건ㆍ조회수 22만 넘어 ‘아무말 대잔치’에는 정책 제안부터 조직에 대한 불만과 같은 민감한 내용까지 여과 없이 올라온다. 단순히 제안 또는 불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제도 개선이나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 직원이 공무원들의 회식 관행인 술잔 돌리기에 대해 지적한 이후 중기부 회식 자리에서 상사들이 잔을 돌리기 전 후배들의 눈치를 보고 스스로 자제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엘리베이터에서 백팩을 뒤로 메는 분들 때문에 불편하다. 민폐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음날 중기부 청사 엘리베이터에는 백팩을 앞으로 메거나 손으로 들고 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 실제 술잔 돌리기 자제ㆍ문서 양식 개선 이끌어내 ‘아무말 대잔치’라고 해서 정말 ‘아무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한클릭 줄이기 문서 양식’ 아이디어가 채택되면서 전 직원들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들이는 시간이 대폭 단축되기도 했다. 중기부에서 ‘아무말 대잔치’ 게시판을 설계·관리하는 김용천 고객정보화담당관실 사무관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조직 문화가 변화된 사례를 보면서 위력을 느낄 때가 많다”면서 “장관의 의지와 직원들의 참여, 시스템적 뒷받침이라는 3박자가 골고루 맞아 활성화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중기부의 ‘아무말 대잔치’ 사례를 바라보는 다른 부처 공무원들의 시선은 어떨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러움 반, 걱정 반이다. 공직사회에도 허심탄회하게 아무런 이야기나 편하게 할 수 있는 ‘소통의 광장’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익명성을 담보로 올린 글이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등 역기능을 우려하는 시선이 교차한다. 공무원들이 ‘아무말 대잔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8일 열린 정부 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를 모범적인 ‘업무 혁신’으로 평가하면서다. 이 총리는 당시 “업무 혁신을 위해 ‘아무말 대잔치’와 같이 부처 내 소통 활성화를 전 부처에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치켜세웠다. # “허심탄회한 공간 부러워” VS “비난창구 될라” 경제 부처의 A사무관은 “상하관계가 엄격한 우리 부도 인트라넷에 익명 게시판을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며 “공무원도 사실 직장인인데 업무나 관계에서 비롯된 스트레스가 어쩔 수 없이 생긴다. 공개적으로 이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시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서는 후배 공무원이 선배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익명 게시판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할 말은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한다는 것이다. B사무관은 “만약 익명 게시판이 생긴다면 ‘밥 먹을 때와 휴가 갈 때는 제발 눈치를 주지 말자’는 글을 올리고 싶다”면서 “단체로 식사를 할 때마다 상사들이 밥을 빨리 먹어서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 그래서 음식을 남기면 ‘왜 이렇게 밥을 못 먹냐’는 잔소리를 듣는다”고 꼬집었다. 반면 경제 부처 C과장은 “만약 부내에 비슷한 게시판이 생긴다면 아무리 익명이라고 해도 활성화가 될지 모르겠다”며 “관리자가 마음만 먹으면 누가 썼는지 다 알 수 있는데 누가 대놓고 올릴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실제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대나무숲’ 역시 익명성을 믿고 무차별적으로 특정인을 비난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부작용이 일기도 했다. # 홍종학 장관 혁신 의지와 직원 적극 참여 시너지 김 사무관은 “아무말 대잔치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익명으로 너무 ‘센’ 글이 올라오면 어떡하나, 끊기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지만 기우(杞憂)에 불과했다”면서 “하루에 10건 정도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전산 부서에서도 절대 실명을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기부 국장급 관계자는 “아무말 대잔치를 조직 혁신의 원동력으로 인식한 기관장의 강력한 의지와 직원들의 적극적 참여 등이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공무원 대나무 숲] ‘패싱’할 용기

    미국 철학자 랠프 에머슨은 ‘불신은 대단히 비싼 대가를 치른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사람을 신뢰할 때 그들도 나를 진심으로 대해 주고, 상대방을 최고로 생각하면 그들도 나에게 최고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즉 신뢰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다. 효율적 업무수행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며 그것은 높은 업무성과로 직결된다. 서로 간 신뢰도가 낮은 조직에서 업무에 대한 최고 노력과 구성원 간 협력에 힘 쏟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조직에서 구성원 간 신뢰는 소통이 잘 이뤄지는 건강한 조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 국정과제 수행이 업무라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났다. 새 정부와 ‘늘공’(‘늘 공무원’의 약자. 공무원시험을 거친 직업 공무원을 지칭)들 사이의 신뢰도는 그리 높아 보이진 않는다. 늘공들을 신뢰하지 않으면 국정철학의 공유나 정책 추진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에게 국정과제 추진은 조직의 미션과 전략 수행이며 업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추진은 공무원들에게 불가피한 일(업무)이었다. 누구든 상사의 바람직하지 않은 지시를 거부할 용기(?) 또한 쉽지 않다. 지난 정권의 일부 정책과 관련된 공무원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다. 국가를 위기에 빠트릴 만한 비위를 가진 간 큰 공무원들이 얼마나 있을까. 최근 늘공들 사이에선 불편한 업무지시가 떨어지면 휴직을 내는 것이 상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오간다. # 소통과 소신만이 신뢰 회복의 길 이런 것들이 점점 공무원들을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의 길로 인도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행정적 절차상 문제점이 없다면 늘공들을 조사하고 불신할 이유도 없다. 공무원이라는 단어에 깔린 불신이 늘공 개개인이 가진 능력과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한다. 새 정부에 갖는 국민의 기대와 대통령의 국정운영 취지가 변색되지 않도록 부패와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아 새로운 미래와 역사를 창조해 나가길 바란다. 이제는 공무원들도 움츠리지 말고 직언과 소신을 가져야 한다. 잘못된 관행으로 굽은 곳은 스스로 펴 다시 굽혀지지 않게 하고, 막힌 곳은 뚫어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때이다. 서로 불필요한 불신으로 소모되는 에너지를 국정과제 추진에 매진했으면 좋겠다. 공무원 스스로가 본인을 곧게 만들어 청와대, 장관의 옳지 않은 지시도 패싱할 용기가 필요하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
  •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150년 만에 귀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150년 만에 귀환

    19세기 중반 이후 150여년간 행방이 묘연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됐던 조선 왕실의 어책이 프랑스에서 돌아왔다.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프랑스 개인 소장자로부터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을 구매한 뒤 지난 20일 국내에 들여와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했다고 31일 밝혔다.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은 1819년(순조 19년) 효명세자빈을 책봉할 때 수여한 것으로 조선 왕실의 중요한 의례 상징물이다. 죽책이란 왕세자, 왕세자빈, 왕세손 등을 책봉할 때 그에 관한 글을 대나무쪽에 새겨서 수여하는 문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해외 경매에 나온 한국 문화재를 살펴보던 중 지난해 6월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프랑스의 한 경매에 출품된 사실을 확인한 뒤 이 죽책을 상속받은 소장자와 협의해 약 2억 5900만원을 주고 사들였다. 구매 대금은 온라인 게임회사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을 활용했다.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조선왕실의 뛰어난 공예 기술을 엿볼 수 있는 자료를 환수한 것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라졌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고국의 품으로

    사라졌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고국의 품으로

    화마로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프랑스에서 국내로 환수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조선왕실의 소중한 문화재인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프랑스 경매에 출품된 것을 발견해 매입을 추진한 결과 지난 20일 국내로 안전하게 들여왔다”고 31일 밝혔다. 죽책은 1857년까지 강화도 외규장각에 소장돼 있다가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프랑스 경매에 출품된 이 죽책은 과거 파리의 고미술 시장에서 한 보석상에 거래된 뒤 그의 집안에서 상속되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65세인 그의 손녀가 집안에 대대로 전해오는 이 유물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경매에 물품을 내놓으면서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김동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차장은 “국외 경매에 나온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던 중 죽책을 발견했다”며 “고화질 사진을 입수해 죽책문의 내용을 판독하고 이를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에 기록된 내용과 대조한 결과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입수 경위를 설명했다. 효명세자빈 죽책은 1819년(순조 19년) 헌종의 어머니인 신정왕후가 효명세자빈으로 책봉될 때 수여된 것으로 조선왕실의 중요한 의례 상징물이다. 높이 25cm, 각 폭 너비 17.5cm, 전체 너비 102cm에 이른다. 크기, 재질, 죽책문의 서풍과 인각 상태 등 면에서 전형적인 조선 왕실 죽책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왕실 공예품의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죽책이란 왕세자, 왕세자빈, 왕세손 등을 책봉할 때 그에 관한 글을 대나무쪽에 새겨서 수여하는 문서로, 착한 일은 권하고 나쁜 일은 하지 말라는 내용을 주로 담는다. 죽책은 조선왕실의 어책과 어보와 아울러 조선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의 시대적 변천을 반영한다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에 지난해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환수된 효명세자빈 죽책은 왕실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실 전문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된다. 박물관은 조사, 연구, 전시 등을 통해 이 죽책을 조선의 높은 문화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고목 아래서/이경형 주필

    오후엔 좀 풀려 영하 10도였다. 바람은 없고 하늘은 쾌청했다. 두툼하게 챙겨 입고 손녀의 반려견을 데리고 헤이리 마을 산책길에 나섰다. 날씨 탓인지 평소 주말과는 달리 한산했다. 1시간 반 넘게 거닐다 잔설이 있는 ‘노을 동산’ 중턱의 고목 아래 벤치에 앉아 잠시 쉬었다. 마을 상징목인 500년 된 느티나무는 몇 년 전 썩은 밑둥치 속을 긁어내고 밀봉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친구가 차 마시면서 소개해 준 ‘눈’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전라도 곡성의 할머니들이 펴낸 시집 속의 짧은 시다. “사박사박/장독대에도/지붕에도/대나무에도/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잘 살았다/잘 견뎠다/사박사박” 모르긴 해도 70~80대 할머니가 눈 내리는 날에 지나온 날들을 회상했을 것이다. 그가 겪은 삶의 궤적을 두고 ‘잘 견뎠다’는 말 말고는 무슨 말을 덧붙일 수 있겠나. 시의 감동이 진하게 밀려온다. 서쪽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다. 석양이 아름답다. 나의 인생 시계는 몇 시쯤일까. 빈 하늘을 배경으로 앙상한 고목 가지를 올려다본다. 500년을 잘 견뎌 온 네 앞에서 “나도 잘 견뎠다”고 말하기가 쑥스럽다. khlee@seoul.co.kr
  • [공무원 대나무숲] 남자 공무원도 괴롭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각 분야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반 공직사회에서 여성 점유율이 현저히 높아지고 있는 것도 예외는 아니다. 일선 시군도 여성공무원이 급증한 가운데 여성 간부들이 배출되는 등 공직사회 문화가 남성 위주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가미된 문화로 경향이 변하고 있다. # 힘든 업무ㆍ숙직 전담…피로도 쌓여 섬세하고 꼼꼼한 여성의 공직사회 진출은 여러 측면에서 분명 순기능이 있다. 반면 여성 공무원이 늘면서 공직사회에 예기치 않은 애로사항이 늘어나는 것 역시 현실이다. 일선 시군에서 주로 남성들이 숙직을 담당하면서 야간에 발생하는 긴급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여성 공무원이 늘어난 만큼 상대적으로 남성 공무원이 줄어 숙직이 잦아지면서 업무 피로도와 불만이 쌓이고 있다. 여성공무원도 숙직하면 되지만, 우리나라 특히 일선 시군은 여성들이 숙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고 무엇보다 여성 공무원이 싫어한다. 힘든 업무에 대부분 남성을 배치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도 쌓이고 있다. 각 시군은 힘든 업무에는 주로 남성을, 교육·문화·예술 업무에는 여성을 배치하고 있다. 힘든 업무에 여성 공무원을 배치해도 감당하지 못해 의도적으로 출산, 육아휴직을 가는 사례가 많다. # 육아휴직땐 인력 공백 없게 제도화 저출산 극복이 시대의 화두이기 때문에 자녀 출산과 육아를 위해 휴직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로 인해 생기는 인력 관리의 어려움, 남성 공무원의 애로가 그만큼 쌓이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 후 아직 자녀가 없는 여직원의 부서 배치를 극도로 꺼리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남성 공무원들은 여성이 배치되면 업무분장을 안정되게 하려고 출산, 육아휴직 계획을 넌지시 묻기도 한다. 이것은 분명 병적인 현상이다. 이런 문화를 개선하려면 여성 공무원이 많이 늘어도 남성 공무원들의 애로와 이로 인한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하고 탄력적인 인력 운영을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여성 공무원이 눈치를 보지 않고 자녀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는 제도와 분위기,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여성만의 좋은 특성이 효율적으로 반영돼 공직사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女공무원 증가 반길 수 있는 문화를 여성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을 탓할 수 없는 문화를 위해서는 남성 공무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반에 그런 현상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 지난해 공무원시험 성적 상위자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뉴스가 남성 공무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사라지는 그런 바람직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기초자치단체 과장급
  • 한ㆍ중ㆍ일 ‘호랑이 미술 ’ 삼국지

    한ㆍ중ㆍ일 ‘호랑이 미술 ’ 삼국지

    한국, 중국, 일본은 원시 신앙, 도교, 불교 문화의 중흥과 맞물려 ‘산중의 왕’ 호랑이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용맹한 기품을 지닌 모습은 군자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민간에서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영물로 숭상됐다. 그런 만큼 호랑이는 동아시아 삼국의 주요 미술 소재로 사용됐다. 후대에 남겨진 작품들을 통해 각국의 개성 넘치는 호랑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26일 개막하는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한국·일본·중국’은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로 살아남은 동아시아 호랑이들에 주목한 전시다. 회화, 조각, 공예 등 총 145점이 오는 3월 18일까지 공개된다.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제안으로 공동 협의체를 창립한 도쿄국립박물관, 중국국가박물관이 올해 한국에서 열린 제10회 국립박물관장 회의와 연계해서 공동 개최한 특별전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 ‘수호랑’을 주제로 삼국 호랑이의 예술적 특징을 비교해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우리나라의 미술품 중에서는 조선 후기 풍속화가 김홍도(1745~1806?)가 그린 ‘송하맹호도’와 ‘죽하맹호도’가 눈길을 모은다. 각각 소나무와 대나무를 배경으로 호랑이의 표정이 살아 있는 듯 생동감 있다. 또 한 변의 길이가 약 2m에 달하는 대형 걸개 작품인 ‘용호도’는 조선시대 관청의 문이나 대청에 붙인 세화로 추정된다. 거침없는 붓놀림이 일품이다. 중국 작품은 호랑이 토템을 보여주는 지배층 무기와 도자 베개 등 다양한 공예품이 출품되었다. 반면 호랑이가 서식하지 않은 일본의 경우 불교나 도교의 도상에 용과 호랑이를 결합한 6폭 ‘용호도’ 병풍 등이 대표적이다. 전시는 한·중·일 삼국 작품 비교뿐 아니라 호랑이를 키워드로 한 각국의 시대별 문화적 조류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관람료는 2000~3000원(문의 1688-036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판다가 ‘꼿꼿이’ 일어선 모습 본 적 있나요?

    판다가 ‘꼿꼿이’ 일어선 모습 본 적 있나요?

    하루 10~12시간, 평균 12.5kg. 판다(Panda)의 식사 시간과 식사량이다. 메뉴는 주로 대나무다. 판다 앞발 발가락에는 패드가, 발바닥에는 보조엽이 부착돼 있어 대나무 줄기를 잡고 잎을 떼어내기에 편리하다. 때문에 하루 종일 앉아서 먹기만 한다. 중국 북동부 라오닝성 선양 야생 동물원(Shenyang Forest Wild Zoo)에서 판다 훈련을 위해 먹이를 이용하는 모습을 지난 21일(현지시각) 중국 매체 CGTN이 소개했다.판다는 힘들게 서서 먹는 걸 매우 싫어한다. 하지만 판다를 보러 온 많은 관광객들은 판다가 일어서는 모습에 환호한다. 먹이를 잡기 위해 일어서다 주저앉아 엉덩방아 찧는 모습도 영상을 보는 재미다. 어떤 판다는 일어서서 먹이를 잡지 못하자 바구니를 내팽개치는 짜증 섞인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랑스럽고 귀여워 보인다. 판다이기 때문이다.사진·영상=CGT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대호의 암 이야기] 건강한 생활습관이 가장 과학적인 암 예방법

    [이대호의 암 이야기] 건강한 생활습관이 가장 과학적인 암 예방법

    무술년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다짐을 한다. 특히 다이어트, 운동, 금연 등 건강과 관련된 다짐이 많다. 그러나 술과 관련된 다짐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일정량의 음주는 도리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술, 즉 ‘에탄올’을 마시면 우리 몸은 대사과정을 통해 에탄올을 ‘알데하이드’로 변화시킨다. 알데하이드는 유전자에 악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우리 몸은 ‘알데하이드 디히드로제나제2’(ALDH2)라는 효소를 이용해 알데하이드 축적을 막는다. 그러나 효소가 작동하지 않으면 알코올 중독과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사람들이 이런 효소가 잘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를 많이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네이처 1월호에 술과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알데하이드가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 유전자를 손상시키는 다양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알데하이드 디히드로제나제 효소 기능이 떨어지면 유전자 이상 위험이 4배나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우리 몸의 유전자 복구 기전이 잘 작동하지 않으면 유전자 손상과 암 발생이 증가한다. 즉 알데하이드가 축적되면 유전자 손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술로 인해 매년 1만 2000명 이상의 암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는 독특한 음주문화를 가지고 있다. 좋든 싫든 모두 다 같이 술을 마시고 2차, 3차까지 가서 폭음을 한다. 하지만 꼭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술자리 앞사람은 알데하이드 디히드로제나제 효소가 정상일까. 다른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2006~2010년 40~70대 성인 34만명을 대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관찰했다. 흥미로운 점은 5가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질 경우 5년 동안 암 발생률이 평균 32%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대장암은 25%가 감소했고 유방암도 35% 줄었다. 건강한 5가지 생활습관의 첫째는 금연이다. 단순히 흡연량을 줄이는 게 아니라 담배 한 개비조차 피우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체질량지수(BMI)는 18.5에서 25 사이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는 적절한 운동이다. 일주일 동안 속보, 자전거 등 중등도의 운동을 150분 이상 하거나 조깅이나 달리기, 빠른 수영, 에어로빅 등의 고강도 운동을 75분 이상 하는 것이다. 넷째는 건강한 식습관이다. 야채는 하루에 400g 이상, 과일은 5조각 이상 먹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음주다. 적절한 음주는 일주일에 와인 6잔, 맥주 6잔 정도다.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금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가지 건강한 생활습관 중 2가지를 지키면 암 발생률은 13%, 3가지를 지키면 19%, 4가지는 24%, 5가지 모두 지키면 32%나 감소했다.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금연으로 5년간 암 위험을 27%나 줄였다. 금주만으로는 5%가 감소했다. ‘1월 1일’과 ‘12월 31일’이 특별히 다른 날은 아니지만,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존경하는 은사님은 “대나무는 매듭을 짓는다. 속이 빈 대나무가 높이 자랄 수 있는 이유는 매듭을 짓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은 매듭짓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시작해야 한다. 5가지를 모두 지키기 어렵다면 그중에서 4가지만이라도, 아니 3가지만이라도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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